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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2.02.25 파이널 판타지 13-2 처음 시작하시는 분을 위한 약간의 팁 5
  3. 2012.01.22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2 - 도색 8
  4. 2012.01.07 MG RX-0 풀 아머 유니콘 건담 Ver. Ka 리뷰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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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11.11.27 자동차 월동준비 #4 - 엔진룸 디테일링과 각종 점검 2
  7. 2011.11.21 Ultima Tire & Trim Guard Plus+ 사용기 - #1 광택 및 발수성
  8. 2011.11.17 자동차 월동준비 #3 - 도장면 월동준비 4
  9. 2011.11.09 자동차 월동준비 #2 - 찬바람과 함께 찾아온 지름
  10. 2011.11.03 LSP 지속성 비교 2
  11. 2011.11.02 자동차 월동준비 #1 - 겨울용 타이어 장착 6
  12. 2011.10.20 제2차 날광과 웻룩 비교 실험 - 막눈 확정ㅠㅠ 6
  13. 2011.10.11 홧김에 해본 LSP 발수성 비교 테스트
  14. 2011.10.11 날광와 웻룩 비교 실험 - 1차 실패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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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2011.07.17 내 차는 소중하니까요! 8
  19. 2011.07.09 폴크스바겐 제타와의 인연 10
  20. 2011.05.16 타미야 1/24 포르셰 911 GT3 2
  21. 2011.05.14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1 - 사포질 4
  22. 2011.05.03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리뷰 14
  23. 2011.04.27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5 - 도색 (2010년) 10
  24. 2011.04.05 경제심리학 - 지름신과 행복하게 공존하는 법 2
  25. 2011.03.24 Mr.Children - 지진해일 피해자들에게 들려주고픈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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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2010.09.30 라스트 스토리(THE LAST STORY) - 진정한 짝퉁 파이널 판타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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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2010.08.25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3 - 디테일 업 16
2012. 3. 20. 11:26

먹선 색상에 관한 고찰

RG 스트라이크 먹선 작업을 하면서 처음으로 타미야 Panel Line Accent Color를 써보게 됐는데요.
Panel Line Accent Color 그레이의 색이 너무 밝아서 처음엔 걱정이 됐습니다.
이게 건담마커 회색 먹선펜보다 밝은 것은 물론이고, 거의 서페이서의 색과 맞먹을 수준의 밝은 회색입니다만...
'먹선'이라는 어감상 왠지 검정에 가까워야 할 듯한 느낌이고, 제가 지금까지 넣어왔던 회색 먹선도 검정색에 가까운 회색이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실제로 먹선을 넣어놓고 보니 이런 밝은 회색 먹선이 흰색 바탕엔 꽤 괜찮게 잘 어울리더군요.


생각난 김에 먹선이 검정색이 아닌 더 흐린 색이 잘 어울리는 이유에 대해 고찰해봤습니다.
지금까지는 남들이 그렇게 하니까 생각 없이 따라서 흰색 바탕에는 회색 먹선을 넣고, 빨간색이나 노란색 바탕에는 갈색으로 넣었는데요.
바탕색 + 검정색의 혼합색으로 먹선을 넣는 것의 과학적인 근거는 대체 무엇일까 이번 기회에 조사도 해보고 또 곰곰이 생각도 해봤습니다.
결국 딱히 적절한 자료는 찾지 못했지만, 그냥 제 생각에^^ 대략 세 가지 정도 이유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물의 패널 라인이라는 것은 조각조각 나뉘어진 외장 패널(판때기)들 사이의 틈입니다.
가장 흔하게는 자동차를 보면 문 틈이라든지 펜더나 범퍼 같은 패널들 사이의 틈새가 패널 라인이죠.

이 차의 패널 라인 근처에서 반사된 빛이 우리 눈에 어떻게 보일지 단면도로 나타내 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1. 빛이 외장 패널 표면에서 정상적으로 반사되어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경로를 나타냅니다.
    이부분들의 색상은 정상적으로 밝게 잘 보이겠죠.

  2. 패널 옆면 부분은 그림처럼 패널에 의해 그늘이 지거나, 그늘이 지지 않는 경우라도 빛이 패널 표면보다 비스듬히 비치기 때문에
    1번으로 표시된 패널 표면보다 살짝 어둡게 보이는 것이 보통입니다.
    매우 드문 상황으로 조명 자체의 방향이 아주 비스듬할 경우엔 패널 옆면이 수평 표면보다 더 밝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도어 뒷부분의 패널 라인 같은 상황이죠.

  3. 패널 라인 사이의 물리적인 틈새는 패널 속의 내부 부품에서 반사된 빛이 보여야 하지만,
    대개의 경우 패널의 그림자 때문에 내부까지 빛이 안 닿고, 따라서 검게 보입니다.

즉, 실물의 패널라인은 패널 옆면(2번)과 틈새 내부(3번) 때문에 빛이 덜 반사되는 관계로 패널 표면(1번) 부분보다 어두워 보이는 것입니다.

모형의 패널라인은 위 그림과 같은 내부구조를 갖지 않고, 부품 표면에 슬쩍 홈만 파여있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런 살짝 파인 홈은 그냥 놔두면 실물 패널 라인만큼 어두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먹선'을 넣게 되는 것이고요.

실물에서 3번의 틈새 부분은 검정색으로 보이는 것이 맞습니다만, 2번의 패널 옆면은 패널 표면 색에 비해 약간 어두운 정도입니다.
그래서 전체적인 먹선 색깔을 최대한 실물의 패널 라인 톤과 비슷하게 하기 위해서는...
검정색과 패널 옆면의 색을 섞어서 혼합색으로 먹선을 넣어야 맞는 것이 아닐까요?

여담으로 저는 다른 분들 작업 중에 가장 이해 안 되는 것이... 어두운 색 바탕에 밝은 색으로 패널 라인 먹선을 넣는 것입니다.
어떻게 패널 라인이 패널보다 더 밝을 수가 있을까요? 몸 속에서 빛이라도 새나오는 설정일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 패널 라인의 굵기와 스케일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시죠.
자동차 패널라인의 경우 폭이 굵어봤자 5mm를 넘지 않습니다.
병기라든지 항공기 같은 경우 더 기밀성이 높아야 하기 때문에 더 패널라인이 좁아야 하겠지만, 편의 상 5mm라고 치도록 하죠.

오토 모형 같은 경우 1/24 스케일이니까 스케일에 맞게 0.2mm 정도의 패널라인을 파놓고 검정색으로 먹선을 넣어도 크게 문제가 안 됩니다.
그렇지만 건담 프라모델 같은 경우 1/100, 1/144와 같은 소축척 모델들이 대부분인데...
스케일에 맞는 0.05mm, 0.035mm 같은 머리카락보다도 얇은 패널라인은 플라스틱 재질과 인젝션 공정 상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반다이 건프라를 보면 패널라인 폭은 0.2~0.3mm 정도 되는 것 같더라고요.
여기에 검정색으로 먹선을 넣는다면 '패널라인 폭이 막 20mm, 40mm 되는 실물 건담'의 모형이 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부자연스럽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실물 비율보다 훨씬 굵게 나온 건프라의 패널라인들을 어떻게 하느냐?
결국 바탕색과 검정색의 혼합색 먹선이 해법 아닐까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예를 들어 실물보다 4배 굵은 패널라인의 색은 검정색 : 바탕색 = 1 : 3으로 혼합된 색이 되어야 자연스럽습니다.

사진 이미지를 축소할 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납니다.
패널라인 굵기가 이미지의 픽셀 크기보다 작아질 정도로 사진을 축소한다면, 결국 픽셀 굵기의 혼합색 선이 남는 거죠.
아래 왼쪽 사진은 위 자동차 사진을 축소한 건데요.
오른쪽의 좀더 크게 표시한 사진을 보시면 더 확실히 알아보시겠지만
위 사진에서 새까맣게 보였던 앞 펜더 패널 라인들조차 차체의 은색과 혼합되어 회색처럼 돼버린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이유로 착시현상의 일종인 명도대비도 무시할 수는 없겠습니다.
밝은 바탕에 그어진 어두운 선은 명도 대비에 의해 실제 색보다 더 어둡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흰 바탕에 진한 회색의 먹선을 그으면 거의 검정색으로 먹선을 그은 것과 다름 없게 보입니다.
그래서 흰 바탕에는 Panel Line Accent Color의 회색 같은 밝은 회색 먹선 정도가 딱 알맞은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반면에 어두운 바탕의 패널라인은 명도대비가 거의 없어 워낙에 먹선이 잘 안 보이고...
그래서 귀찮게 바탕색과 검정색을 혼합할 필요 없이 그냥 검정색으로 먹선을 넣어도 괜찮은 것이고요.


뭐, 이 정도로 먹선 색상에 대해서 과학을 가장한 추측성 고찰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2012. 2. 25. 12:03

파이널 판타지 13-2 처음 시작하시는 분을 위한 약간의 팁

제가 FINAL FANTASY XIII은 국내발매 되기 전에 일본판까지 구입해서 열심히 했습니다만...
FINAL FANTASY XIII-2(이하 FF13-2)는 한글판으로 발매되고 나서야 시작했네요.
FF10-2가 전작 FF10의 이미지를 완전 망쳐버린 기대이하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FF13-2도 비슷하겠거니 하고 별 기대를 안 했거든요^^
그런데 이거 해 보니깐 꽤 좋습니다. FF13을 재밌게 하신 분이면 FF13-2도 재미있어 하실 듯...

저는 2주 정도 플레이해서 플래티넘 트로피까지 땄는데요. '초반에 이런 점은 좀 주의했으면 좋겠다' 싶은 사항들이 떠오르더군요. 
FF13을 해보셨든 안 해보셨든 FF13-2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 원활한 게임 진행을 위한 약간의 팁을 정리해봤습니다.

롤(Role)과 패러다임(Paradigm)

FF13을 해보신 분이라면 친숙하겠지만, 처음 보시는 분이라면 롤과 패러다임에 대해 좀 익숙해지는 적응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롤이 기존 RPG의 전사, 마법사, 승려 같은 직업과 다른 점은 이것이 영속적인 특성이 아니고 전투 중에 실시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과,
한 사람이 어떤 롤을 맡으면 자신과 주위사람에게 그 롤 특유의 능력치 상승이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어태커가 되면 자기 자신도 공격력에 50% 보너스가 추가될 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공격력도 30% 상승됩니다.

FF13과 비교해보자면 강력한 보조마법인 헤이스트, 슬로우, 스톱, 데스가 없어져버렸기 때문에 재머와 인핸서 롤 자체가 약해졌습니다.
그래서 안 그래도 역할이 애매한 재머와 인핸서인데 더더욱 사용할 일이 줄었죠. 

전투 포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 파티원 세 사람의 롤의 조합을 패러다임이라고 하는데요.
파티원 세 사람이 6가지의 롤을 가질 수 있으니 패러다임의 종류는 총 216가지가 가능하지만... 그 중에 6가지만 등록해서 쓸 수 있습니다.

기본 패러다임은 FF13과 마찬가지로 러시 어설트(BBA 혹은 BAB)가 좋습니다.

FF13 시리즈에는 체인 보너스라는 것이 있어서, 적을 때릴 때마다 체인 게이지라는 것이 올라가며 적에게 주는 대미지 배율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체인 게이지가 일정 이상을 넘어가면 적이 브레이크 상태가 되어 훨씬 더 대미지를 잘 받는 상태가 되거든요.
어태커는 이 체인 보너스가 거의 없는 대신, 공격력이 높고 일단 오른 체인 게이지를 잘 안 떨어지게 만들어줍니다.
블래스터는 반대로 체인 게이지를 확확 올려주지만, 안 때리고 있는 동안에는 체인 게이지가 쑥쑥 빠지고요.

러시 어설트가 좋은 점은 어태커가 한 사람 있음으로써 파티 전체의 공격력도 올라가고 체인 게이지가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며,
나머지 블래스터들은 체인 게이지를 올려주고 범위공격 마법 같은 것도 써주기 때문에 보스전이나 자코전 모두에 쓸만하다는 것이죠.
또 한 가지, 러시 어설트는 기본적으로 적이 여럿일 때 한 놈씩만 노려 집중공격으로 때려잡기 때문에 전투가 효율적이 됩니다.

FF13에서는 어태커가 둘 이상 있는 패러다임은 서로 다른 적을 노리는 어태커의 성질 때문에 전투의 효율이 안 좋았지만
FF13-2에서는 범위 설정이라는 것이 추가되어 어태커가 둘 이상 있더라도 '크로스' 범위 설정(X가 붙음)으로 집중공격을 하게 할 수도 있고,
러시 어설트라 하더라도 '와이드' 범위 설정(W가 붙음)으로 각각 다른 적을 공격하여 신속하게 자코들을 섬멸하도록 할 수도 있어 편리합니다.

그리고 적이 브레이크되었을 때의 집중공격이나 자코들 쓸어버릴 때는 케르베로스(AAA),
보스급 적들의 강력한 공격을 막을 때를 대비해서 그레이트 월(DDD),
보스급 등과 싸울 때 회복해가면서 장기전 하기 적합한 용전의 개가(BHA),
위급 상황에서 급속 회복을 위한 아스클레피오스(HHH) 또는 피닉스(HHD)
등이 추천할 만한 패러다임인데요. 
재머와 인핸서가 들어가는 패러다임을 추가하시거나 상황이나 취향에 따라 좀 변형해서 6개의 패러다임을 채우시면 될 것 같습니다.


크리스터리움(Crystarium) 성장 팁

FF13-2도 FF13과 같이 CP(crystarium point)라는 경험치를 모아 '크리스터리움'이라는 그림의 크리스털(동그란 놈)들을 하나씩 채우면서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레벨업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RPG들은 경험치를 얻으면 그에 따라 자동으로 레벨 업이 되게 되어 있지만,
FF13 시리즈는 레벨 업이 자동이 아닌 수동이라서, 반드시 틈틈이 크리스터리움에 들어가서 레벨 업을 시켜줘야 합니다.

FF13의 크리스터리움 시스템은 롤 별로 크리스터리움이 다 따로 있고 스토리 진행 단계마다 성장한계가 정해져 있어서
성장 자유도가 극히 낮고, 결국은 내가 키운 라이트닝이나 남이 키운 라이트닝이나 같은 능력치를 갖게 됩니다.

그렇지만 FF13-2에서는 달라진 것이...
크리스터리움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고, 다음 크리스털을 채워나갈 때마다 어느 롤의 레벨을 높일 것인지 정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작은 크리스털과 큰 크리스털이 있어서,
큰 크리스털의 경우 어떤 롤로 레벨 업을 했는지에 따라 'XX 라이즈' 이런 식으로 다른 보너스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그래서 큰 크리스털 레벨 업 시의 롤 선정에 신경을 쓰시면 다른 플레이어와는 다른 능력치를 가진 나만의 캐릭터를 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큰 크리스털은 어태커로만 레벨 업 하고, 작은 크리스털은 다른 롤 레벨 업 할 때 쓴다면
어태커 라이즈 보너스만 계속 쌓여서 물리공격력이 좀더 뛰어난(대신 다른 능력은 조금 떨어지는) 캐릭터로 키울 수가 있습니다.

롤 별 라이즈 보너스 능력치는

  • 어태커 - 물리공격력
  • 블래스터 - 마법공격력
  • 디펜더 - HP
  • 재머 - 짝수 레벨 업 시 물리공격력, 홀수 레벨 업 시 마법공격력
  • 인핸서 - 짝수 레벨 업 시 HP, 홀수 레벨 업 시 마법공격력
  • 힐러 - HP
 이렇습니다.

저는 가급적 세라는 마법공격력, 노엘은 물리공격력 위주로 키웠습니다만... HP에 신경을 덜 써서 그런지 좀 잘 죽는 경향이 있네요-_-

대략적인 캐릭터의 적성을 보자면 세라는 블래스터 > 어태커 > 재머 > 디펜더 > 인핸서 > 힐러,
노엘은 어태커 > 블래스터 > 인핸서 > 힐러 > 디펜더 > 재머 순서인 것 같습니다.
적성에 맞는 롤부터 레벨업하시고 가급적 그런 롤들로 큰 크리스털의 레벨 업을 하시면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크리스터리움 성장 보너스 우선순위

크리스터리움에는 레벨 업 보너스라는 것이 있어서 크리스터리움을 한 판 채우고 나면
ATB 게이지 레벨 업, 롤의 해방, 롤 보너스, 장비능력 UP, 필살기와 같은 여러 가지 특전 중 하나를 골라서 얻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모든 롤을 레벨 99까지 키우면 이 모든 레벨 업 보너스는 다 따게 되어 있습니다만... 효과 좋은 놈부터 먼저 따는 게 좋겠죠?

우선순위를 보자면 ATB 게이지 레벨 업이 가장 눈에 띄는 효과가 좋습니다.
원래 3번 때리던 시간에 4번, 5번을 때릴 수 있게 되니까요.

그 다음이 롤의 해방인데, 세라가 재머와 힐러 롤을 해방하고, 노엘은 인핸서와 힐러 롤을 해방하는 정도까지만 우선적으로 하시고,
마지막 한 가지 롤은 나중에 해방해도 됩니다.
그 다음 우선순위는 각 롤의 성능이 좀더 좋아지는 롤 보너스인데, 각 롤 당 2단계까지 가능하며, 어태커와 블래스터부터 따는 게 좋겠습니다.
한 가지 주의하실 점이라면 롤 보너스는 최근에 레벨을 많이 올린 롤 2가지 중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장비능력 UP이나 캐릭터 필살기 같은 것은 후순위로 미뤄두고 나중에 따도 무방합니다.
장비능력 UP은 높은 장비능력이 필요한 액세서리가 등장하기 시작하는 4장 정도부터 올리시면 좋을 듯...  


초반의 추천 몬스터

주인공은 둘 뿐인데 3인 파티를 기본으로 하는 FF13의 전투방식에 끼워맞추기 위해 FF13-2에서는 몬스터를 동료로 하게 되었습니다.
2장 이후부터 몬스터들이 전투 후에 일정 확률로 동료가 되는데,
마지막 타격을 동료 몬스터의 필살기로 날릴 경우 필살기 싱크로율(최대 300%까지만 반영)만큼 동료가 될 확률이 증가합니다.
또 프래그먼트를 모아서 얻는 프래그먼트 스킬 중에도 몬스터가 동료가 될 확률을 높여주는 스킬이 있습니다(상당히 후반에 가능).

그리고 또 제 느낌 상 캐릭터들 레벨이 높을수록 동료로 삼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 같더군요. 
원하는 몬스터가 동료가 안 된다고 너무 그놈한테만 매달리지 마시고,
마음을 비우고 스토리 진행 후 레벨 업 좀 된 상태로 나중에 돌아와 보면 곧바로 동료가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람은 여러가지 롤을 선택할 수 있지만 몬스터는 정해진 한 롤밖에 못하며, 패러다임에는 몬스터를 3마리까지 참여시킬 수 있습니다.

잘 키운 몬스터의 공격력은 세라나 노엘과는 단위가 다른 수준이라 어태커 몬스터 하나는 기본적으로 넣는 것이 효율적인 전투를 위해 좋습니다. 
전투 시에 적의 강력한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DDD 패러다임이 좋으니 디펜더 몬스터도 있는 것이 좋겠고요.
그럼 마지막 한 마리를 어떤 롤로 하느냐가 남는데... 초반에는 좋은 힐러, 재머, 인핸서 몬스터가 별로 안 나옵니다.
그래서 초반엔 블래스터를 넣는 것이 보통인 것 같고요, 후반에는 전체 회복이나 전체 보조마법이 가능한 힐러나 인핸서도 쓸만합니다.

초반에는 가급적 '대기만성' 성장타입의 몬스터는 키우지 말도록 합시다.
처음에 동료가 되는 힐러 '켓트시'가 바로 대기만성인데 초반에는 성장이 너무 더디고, 후반에는 다른 좋은 애들이 많이 나옵니다-_-

초반에는 성장 타입이 '조숙'인 몬스터가 좋습니다. 아주 적은 비용만으로도 초반 치고는 지나치게 강할 정도까지 성장이 가능합니다.
대표적인 조숙 몬스터로는 어태커 '호플리테'가 있는데요. 얘는 거의 동료 삼자마자 만렙 찍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아르카킬티 평원에 가면 비슷하게 생긴 '스쿠탈리'로 갈아타도 좋고요.
그리고 디펜더 '예니체리'도 조숙 타입인데,
2장에서는 동료로 삼기 힘드니 3장을 어느 정도 진행 후 브레샤 유적에 돌아와서 동료로 삼으시면 좋습니다.
브레샤 유적에서 나오는 그렘린은 조숙이 아닌 '성장양호' 타입이지만 우수한 블래스터로서 후반까지 쓸만합니다.
초반의 힐러라면 네오 보덤의 그래비톤 코어 근처에서 등장하는 '안테산산'이 그나마 괜찮습니다만...
레어 몬스터이기 때문에 동료 삼으려면 역시 3장을 어느 정도 진행 후에 네오 보덤에 돌아와서 동료 삼는 것이 좋습니다.
아니면 중반 아가스티아 타워 200년에서 푸딩위생병 나올 때까지 힐러 몬스터 없이 버티시는 것도...^^

몬스터 중에는 함께 전투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고 다른 몬스터에게 어빌리티를 계승시킬 용도로 키우는(먹잇감?) 놈도 있습니다.
이런 용도에 적합한 몬스터는 중반 이후에 많이 나오지만, 초반 등장 몬스터 중에도 예니체리가 이런 용도로 꽤 괜찮습니다. 
HP가 적어 불안한 동료 몬스터에겐 예니체리의 'HP+25%' 어빌리티를 계승시켜주면 좋고,
힐러 몬스터에겐 Lv. 20까지 키운 예니체리를 5번 계승시키면 '케알다' 마법 어빌리티가 추가됩니다.


몬스터 성장 팁

몬스터의 성장도 크리스터리움으로 하기는 하는데, 얘네들은 CP로 레벨 업 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 아이템으로 레벨 업 하게 되어 있습니다.
캐릭터 레벨 업 시에는 롤에 따라 롤 보너스라는 것이 붙지만 몬스터 레벨 업 시에는 아이템 별로 보너스가 붙습니다.

'힘의 XX' 아이템은 물리공격만 상승 보너스가 붙고,
'마법의 XX' 아이템은 마법공격만 추가 상승,
'생명의 XX' 아이템은 HP만 추가 상승되며,
'만능의 XX' 아이템은 물리공격, 마법공격, HP 모두에 상승 보너스가 붙습니다.

'만능의 XX'의 보너스 상승치는 각각의 전문 성장 아이템 상승치의 반입니다.
언뜻 생각해 보면 0.5 + 0.5 + 0.5 = 1.5이기 때문에 무난하게 키울 때는 '만능의 XX'가 보너스 상승치의 총합이 커서 좋습니다.
또 한 편으로 생각해 보면 각 몬스터의 특성과 롤에 맞추어 특정 전문 능력만 키우는 것도 좋고요.

나중에 최강 어태커 키츄를 목표로 한다든지 할 경우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힘의 XX'만 먹이는 것이 정답이겠습니다만...
초반에는 롤에 적합한 전문 성장 아이템 한 가지와 만능 성장 아이템을 섞어 먹이는 정도면 충분할 듯합니다.
예를 들어 어태커라면 '힘의 XX'와 '만능의 XX'를 섞어 먹이고, 블래스터라면 '마법의 XX'와 '만능의 XX'를 섞어 먹이는 식이죠.
엉뚱하게 어태커를 '생명의 XX'만 꾸역꾸역 먹여서 키운다든지 하는 실수만 안 하시면 될 듯...

단, 처음부터 어빌리티 계승 용도로 먹잇감으로 키우는 애들은 롤과 상관 없이 아무 거나 남아도는 거 먹여서 키우면 됩니다.

위에 XX라고 표기한 성장 아이템은 크리스터리움 레벨에 따라 5 레벨, 생물계 몬스터와 기계 계열 몬스터 별로 두 계통이 있습니다.
레벨 1 성장 아이템은 모든 타입을 상점에서 팔고요.
레벨 2~4 성장 아이템은 '만능' 타입 이외의 다른 전문 성장 아이템만 상점에서 팝니다.
그리고 레벨 5 성장 아이템은 라스트 보스 클리어 후에 반대로 '만능' 타입만 상점에서 팝니다.

아마도 전투에서 버신 돈의 대부분은 상점에서 몬스터 성장 아이템 구입하시는 데 쓰시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몬스터의 크리스터리움 레벨업 보너스(조숙 타입은 이거 없습니다^^)는 무조건 'ATB 게이지 레벨 업'이 좋습니다.

 
와일드 오파츠 사용은 신중하게

FF13-2의 테마는 '시간 여행'인데 이 시간대를 이동하는 게이트에는 '오파츠'라는 열쇠가 존재합니다.
메인 스토리 진행을 위한 시간이동 게이트는 각각마다 고유한 오파츠에 대응되지만... 
곁다리 서브 스토리로 가는 시간이동 게이트인 하늘색 게이트는 '와일드 오파츠'라는 공통의 열쇠를 사용합니다.

FF13-2 게임 전체를 통틀어 하늘색 게이트 숫자도 10개, 와일드 오파츠 숫자도 10개가 딱 맞게 존재합니다.
'실수하면 특정 게이트는 영영 못 연다' 같은 상황은 절대로 발생하지 않게 잘 배치되어 있기는 합니다만...
와일드 오파츠를 모든 하늘색 게이트마다 사용하고 다니다 보면 특정 시점에서는 진행이 막힐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아래의 딱 두 가지 정도만 주의하시면 될 듯하네요. 

4장에서는 와일드 오파츠가 메인 스토리 진행을 위해서 필요합니다.
(최소한 2개의 와일드 오파츠가 필요한데, 4장에서 스토리 진행 상 2개 얻을 수 있으니 미리 준비하실 필요는 없을지도...)

10개의 하늘색 게이트 중에서 야샤스산 AF100년에서 선레스 수곽 400년으로 가는 게이트와
아가스티아 타워 200년의 49층에서 오르바 마을 300년으로 가는 게이트는 열어봤자 얻을 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우선순위가 좀 떨어지는 편이니 초중반에는 열지 않으시는 편이 낫겠습니다.


시네마틱 액션

FF13-2에는 보스전의 끝무렵에 시네마틱 액션이라고 해서 일정시간 안에 특정 버튼을 눌러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실패해도 스토리 진행에는 지장이 없지만, 모든 시네마틱 액션을 Perfect하게 성공해야만 '망설임 없는 승리'라는 트로피를 딸 수 있습니다.

'망설임 없는 승리' 트로피에 카운트 되는 시네마틱 액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브레샤 유적 AF005년 패러독스 알파: 전투 도중 →, →, 전투 후 △ 연타
  • 브레샤 유적 AF005년 아틀라스: 전투 후 →, ×, →, ○, →, ○, →, ○
  • 선레스 수곽 AF300년 완숙대왕: 전투 도중 □, 전투 후 ↑, □, □연타, ×연타, →
  • 신수도 아카데미아 AF400년 제노비아: 전투 후 ↑, ←, ×, →, ×, →, ○연타
  • 아가스티아 타워 AF200년 데미 팔씨 아담: 전투 후 →, ↑, →, ×, ○연타, →, ○연타

혹시 시네마틱 액션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게이트를 '닫은' 후에 다시 방문해서 성공하면 트로피는 딸 수 있습니다.

만약 실패했다면 다른 애들은 나중에 라스트 보스 클리어 후 패러독스 엔딩 모으러 다닐 때 겸사겸사 따도 됩니다만,
제노비아는 패러독스 엔딩과 관련이 없을 뿐더러 신수도 아카데미아 AF400년에서 다시 처음부터 제노비아까지 가는 것은 엄청 귀찮습니다.
제노비아만은 반드시 시네마틱 액션에 실패했을 경우 재빨리 '재시작'해서 다시 전투하시기를 강추 드립니다.


초반에 도박이나 경마는 자제

3장에서 4장 넘어가는 길에 '일락의 궁전 제나두'라는 카지노 같은 곳이 열리는데요,
여기에는 프래그먼트도 5개 존재하고, 10,000 코인을 따면 얻을 수 있는 '승부사의 꿈'이라는 트로피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10000 코인을 딴다는 조건이 잃은 코인 생각하지 않고 딴 코인들의 총합만 10000이 되면 된다는 뜻인지,
아니면 '딴 코인의 총합' - '잃은 코인의 총합'이 10000이 되어야 한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정황 상 후자가 거의 확실한데, 혹시라도 실수로 10000 코인을 잃었다면 그때부터는 20000 코인을 따야 된다는 얘기가 되죠.

코인을 따는 방법은 슬롯 머신과 초코보 레이싱의 두 가지가 있는데요.
확률적으로 볼 때 슬롯 머신은 딸 확률보다 계속해서 잃어갈 확률이 높습니다.
반면에 초코보 레이싱은 실력으로 코인을 따는 것이기 때문에 딸 확률이 훨씬 높고요.
그치만 초코보 레이싱에서 안정적인 돈벌이를 하는 것도 초중반에는 불가능하니 도박이나 경마는 후반에나 가서 손 대는 게 좋습니다^^

초중반에 제나두에서 볼일이라고는 스토리 진행 중 가끔 왼쪽 건물에 들러서 '프래그먼트 스킬'을 얻는 정도가 되겠습니다.
초중반에서 가장 중요한 프래그먼트 스킬은 모그리를 던져 동료 몬스터를 얻을 수 있는 '모그리 캐처'입니다.



이상, 'FF13-2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서 초반에 이런 점을 주의하시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잘못 알고 있는 사항이 있다면 지적 부탁 드립니다.
2012. 1. 22. 09:26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2 - 도색

표면정리까지만 하고 묵혀두었던 엘 스트라이크 건담을 8개월만에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그동안은 프라가 아닌 차 표면정리^^에만 빠져있었더랬는데... 추운 겨울이 되니깐 그짓^^도 귀찮더라고요.
나름 자동차 월동준비도 다 해줬고, 이제 다시 건프라 복귀!!
겨울은 역시 따땃한 아랫목에서 조립이나 하는 게 최고입니다만... 역시 프라질의 꽃은 도색이죠~
도색은 환기와 통풍 관계로 겨울 날씨에 하기가 만만치는 않습니다만... 세차에 비하면야^^

8개월 전 제작기에서 RG 어드밴스트 MS 조인트(AMSJ)의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 재질 런너에 각종 모형용 프라이머를 뿌렸다가
완전 모두 실패한 모습-_-을 보여드렸는데요.

결국 모형용 프라이머/서페이서 중에선 AMSJ에 적합하게 PP표면에 도료를 잘 정착시켜주는 제품을 찾을 수 없었고,
꼭 모형용이 아니라 하더라도 PP 전용 프라이머 제품을 찾는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실은 집에 PP전용 프라이머라는 딱지가 붙은 제품이 이미 있었는데...(사진 왼쪽)
문제는 도색용이 아닌 접착용이라서... 설명서에는 PP 재질 표면에 칠한 후 마르자마자 순간접착제를 발라서 접착시키라고 합니다.
제 경우 접착을 할 게 아니니 프라이머가 마르자마자 도료를 칠해야 된다는 건데... 도색 공정상 쉽지 않아 얘는 후보에서 탈락시켰습니다.

그래서 결국 인터넷을 검색해서 PP 재질에 사용할 수 있는 도색용 프라이머를 구입했습니다(사진 오른쪽).
노루표 자동차용 플라스틱 프라이머 PP-100이란 제품인데요. 참 공업용스럽게 생겼죠-_-?
용량도 1ℓ나 됩니다. 모형용 서페이서처럼 회색 제품도 있는데 그건 4ℓ라서-_- 포기하고 1ℓ짜리 투명 프라이머로 했고요.

'자동차용'이니깐 혹시라도 킷이나 에어브러쉬에 해가 되지는 않을까 해서 런너에 실험해봤습니다.

건프라의 주된 재질인 폴리스티렌(Polystyrene, PS), 그리고 관절 폴리캡 재질인 폴리에틸렌(Polyethylene, PE),
프레임 가동부에 많이 쓰이는 ABS(Acrylonitrile Butadien Styrene), 그리고 ABS와 함께 AMSJ에 들어가는 폴리프로필렌(PP),
이렇게 네 재질의 런너를 조금씩 잘라서 조색 접시에 넣고 PP-100 프라이머 제품을 부었습니다.

10초도 지나지 않아 PS 런너의 붉은 색이 프라이머 용액에 녹아 나옵니다.
그리고 30분을 이 상태로 놔두니 PS 런너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떡이 돼버리네요.
ABS는 PS처럼 완전히 녹아내리진 않았지만 자세히 보면 녹아서 번호가 뭉개진 걸 알 수 있습니다.
재질이 녹아서 물러졌기 때문에 핀셋으로 집으면 핀셋이 런너에 푹 박혀버립니다.
PE와 PP 재질 런너는 30분을 담가놔도 눈에 띄는 이상은 없었고, 안전한 것 같네요.

사실 30분이나 푹 담가놓는다는 것은 상당한 가혹환경 테스트이고,
그냥 에어브러쉬로 뿌려주기만 하는 정도라면 ABS와 PP로 이루어진 AMSJ에 큰 위해는 끼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지만 PS 재질의 일반 부품에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일반 부품에 쓸 수 없다면 대체 저 1ℓ는 언제 다 쓰냐고요ㅜㅜ)

그리고 정말로 PP 재질 도료 정착에 좋은 효과가 있는지 도색 실험도 직접 해보았습니다.
이 프라이머는 신너로 희석하지 않고 바로 뿌리는 제품인데, 점성이 다소 있어서 2기압 이상의 압력으로 뿌려줘야 매끄럽게 칠해집니다.
이전 실험과 마찬가지로 프라이머를 뿌린 24시간 후에 SMP 울트라 화이트를 칠해주고, 다시 24시간 건조시킨 후에 긁어봤습니다.

손톱으로는 거의 안 긁힙니다.
그리고 아트나이프로 긁으니 아래처럼 정확히 칼로 긁은 부분만 벗겨지더군요.
손톱으로 살짝만 긁어도 나무껍질 벗겨지듯 확 들고 일어나던 다른 프라이머들과 완전 비교됩니다.

노루표 PP-100 자동차용 플라스틱 프라이머 제품 꽤 괜찮네요^^
AMSJ 도색에 딱 알맞은 제품을 찾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폴리캡이 외부로 노출되는 일부 킷 등 폴리캡 도색이 필요할 경우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폴리캡의 PE 재질은 연질이라서 프라이머가 아무리 좋아도 가동하다보면 도색이 깨질 수밖에 없긴 합니다만...

최대한 취급에 주의하시면 어느 정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포장단위가 너무 큽니다. 일생동안 RG 프레임만 도색하든지 누군가와 나눠 써야 할 듯...

 

 

AMSJ에는 위의 PP-100 프라이머 시공 후 SMP 수퍼 아이언 실버(단종되었음)를 올려주었습니다.
AMSJ같은 가동 프레임 뼈대 부분은 역시 메탈릭이 잘 어울릴 것 같죠?
도색이 조금 까지기는 했는데-_- 이건 프라이머의 문제라기보다는 관절 부품이라는 특성 상 동작 시 마찰되는 부위가 까진 겁니다.

어드밴스트 MS 조인트 이외의 대부분의 부품들은 모두 GSI 크레오스 서페이서 1000(회색)으로 표면정리를 마무리했고요.

흰색은 RG 사출색을 반영해서 3가지로 해주었습니다.
가장 밝은 흰색: SMP 울트라 화이트
약간 어두운 흰색: SMP 울트라 화이트 (95%) + SMP 울트라 블랙 (5%)
갈색 느낌 나는 어두운 흰색: SMP 울트라 화이트 (85%) + SMP 탠(15%) + SMP 울트라 블랙 약간

갈색 느낌 나는 어두운 흰색은 처음엔 흰색에 초콜릿색을 섞어봤는데, 갈색 느낌이 아니고 붉은 느낌이 나는 어두운 흰색이 나오더군요.

생각해 보니 커피우유가 누런 갈색인 반면 초코우유는 약간 붉은색이죠.

그래서 커피우유 색에 가까운 탠(tan)을 사용해서 다시 조색했습니다.

일부 부품은 원 사출색과는 달리 PG 스트라이크나 RG 퍼스트 건담 같은 느낌으로 분할 도색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출색 대로 칠하면 도색 안 한 것 같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꼭 있어서-_- 요런 식으로 살짝 배리에이션을 주는 게 좋겠죠?

도색 여부도 못 알아보는 사람이 분할도색을 알아볼 확률이 얼마나 될지는 논외로 합시다-_-

레드도 RG 사출색처럼 2가지로 했습니다만 역시 RG 사출색과는 다르게 칠한 부분이 한두 군데 있습니다.
먼저 공통으로 SMP 울트라 화이트를 바탕색으로 깔아주었고요.
밝은 레드: Finisher's 브라이트 레드 (90%) + Finisher's 파운데이션 화이트 (10%)
어두운 레드: Finisher's 실크 레드

RG 스트라이크의 파란 사출색은 원래 1종류이지만 억지로 2가지로 나눠봤습니다.
밝은 블루: Finisher's 수퍼파인 코발트 (40%) + Finisher's 블루퍼플 (40%) + Finisher's 파운데이션 화이트 (20%)
진한 블루: Finisher's 수퍼파인 코발트 (60%) + Finisher's 블루퍼플 (40%)
노란색은 Finisher's 딥 옐로우(90%)에 Finisher's 파운데이션 화이트를 약간(10%) 섞어서 칠했습니다.
레드와 마찬가지로 바탕색은 SMP 울트라 화이트로 깔아줬고요.


엘 스트라이커 팩의 검정색은 가이아노츠 미드나이트 블루를 사용했습니다.

관절이나 프레임 부분은 원래 픽스 풍의 밝은 회색으로 도색하고 싶었습니다만...
스트라이크 건담은 프레임이 외부에 많이 노출되는 디자인인데,

외부 노출 프레임을 밝은 색이나 메탈릭 컬러로 도색한 다른 작례를 보니 뭔가 좀 들떠 보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예전에 PG 스트라이크 도색 작업에서 했던 것처럼 노출된 프레임과 그렇지 않은 프레임을 다른 색으로 칠했습니다.

노출된 프레임과 무기는 PG 스트라이크 작업에도 사용했던 GSI 크레오스 건담컬러 CG101 팬텀 그레이로 칠했습니다.

사출색과 거의 비슷하게 블랙에 가까운 진한 회색인 듯...


관절이나 버니어처럼 노출이 덜 되는 전형적인 프레임 부위는 밝은 회색으로 칠했는데, 처음 계획했던 밝은 회색보다는 좀 어둡네요.

SMP 울트라 화이트 : SMP 울트라 블랙 = 2 : 1 비율로 조색했습니다.


킷에 동봉된 메탈릭 스티커를 마스킹 테이프처럼 활용해서 이런 식으로 분할 도색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머 슈나이더 칼날 부분은 진짜 칼처럼 보이라고 SMP 크롬 실버(수퍼파인 크롬으로 명칭 변경되었음)로 칠했습니다.

빔 사벨은 투명하게 빛나는 빔의 느낌을 주기 위해 웨이브 제 붉은색 마이크로 펄 파우더를 뿌렸습니다.

메인 카메라와 라이플의 조준경 부분은 파랗고 투명한 느낌을 주기 위해 푸른색 마이크로 펄 파우더를 뿌려줬습니다.
카메라 아이 부분은 전체적으로 무광 검정으로 도색한 뒤 눈 부분만 지워줘서 투명하게 비치도록 했습니다.
눈알 부분이 톡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이것으로 도색은 완료!
이제 먹선 넣고 데칼 붙이고 클리어 코트를 올리면 될 텐데요.
RG 스트라이크가 나온 지 9개월이나 됐음에도 불구하고 습식 건담 데칼이 아직도 발매가 안 됐습니다.
그렇다고 킷에 들어있는 '리얼리스틱 데칼'이라고 이름은 거창하지만 실상은 스티커인-_- 물건을 붙여주긴 쫌 그런데...

뭐 어떻게든 되겠죠^^

2012. 1. 7. 23:48

MG RX-0 풀 아머 유니콘 건담 Ver. Ka 리뷰

MG RX-0 Fullarmor Unicorn Gundarm "Ver. Ka"를 구입했습니다.
오랜만에 건프라에 마음이 동해서 '내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로서 무려 예약구매를 했고, 12월 23일 금요일 저녁에 받았습니다.
'풀 아머' 유니콘이니까 오랜만에 '풀 도색'해볼까 생각중이고요.
크리스마스에 조립은 이미 완료했지만, 리뷰 쓰는 데는 해를 넘겨 버렸네요^^

MG 유니콘 건담은 2007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발매된 MG RX-0 Unicorn Gundam "Ver. Ka"를 시작으로 해서
티타늄 피니쉬, OVA판, OVA 특별판 등등 여러 번 우려먹힌(?) 킷인데...
저도 작년에 그 중에서 OVA 특별판인 HD 컬러 + MS 케이지 버전을 이미 구입했었습니다.
건프라 팬이라면 MG 유니콘 건담은 익히 잘 아실 거라 생각되니 기존 MG 유니콘 킷들과의 차이점과 장단점 위주로 리뷰를 진행하겠습니다.

이번 풀 아머 버전의 가장 큰 특징은 사이코 프레임 색깔이 청록색으로 바뀌었고, 엄청난 대량의 무기들과 베이스재버까지 포함됐다는 점인데요.
저는 어느쪽이냐면... 덕지덕지 붙인 무장들보다는 청록색 영롱한 사이코 프레임 색깔에 반해서 구입했습니다^^

박스 아트가 꽤나 박력 있는데요.
기존 Ver. Ka 제품들은 흰 바탕에 별다른 액션 포즈 없이 카토키 자세로 서있는 MS의 약간 물빠진 보라색 톤의 담담한 박스아트가 특징인데...
풀 아머 유니콘도 그 기조는 동일하지만 박스 아트가 담담하지 않고 막 사이코 프레임에서 막 불똥이 튀고 이럽니다^^

HD 컬러 + MS 케이지 버전도 OVA 1화의 클라이막스 장면을 재현하여 폭풍이 난무하는 박스아트가 멋졌지만...
풀 아머 Ver. Ka는 뭔가 절제된 위엄 속의 폭풍 간지랄까? 그런 게 느껴지는군요^^

박스 가로 세로 길이는 유니콘 건담 Ver. Ka의 사이즈를 유지하면서 박스 두께(높이)만 키워놔서 언뜻 별로 안 커 보입니다.
MS 케이지 버전(7500엔)은 박스가 가로로 엄청 길어서 한 눈에도 커보였죠.
처음엔 '아니 풀 아머는 8000엔이나 되는데 박스는 왜 이리 작아?'라고 생각했지만 속을 들여다 보니 확실히 MS 케이지 버전보다 양이 많습니다.
런너가 38장이나 됩니다(그 중에 Q런너만 6장-_-).

MG 유니콘 건담은 변신 기믹이 매우 정교해진 대가로 가동성과 장갑 고정성, 발목 지지력 등을 희생한 킷으로 유명한데요.
과연 이런 유니콘이 저런 많은 무장들을 잘 지고 서있을 수 있을까요?

1. 부품 교체

'07년에 나온 최초의 MG 유니콘 Ver. Ka는 가동성이 워낙에 악명 높은 킷이라서... 작년에 OVA판이 나오면서 가동성이 개선되었습니다.
OVA판에서는 가동성 개선을 위한 신규 교체 부품을 아래 사진과 같이 R런너로 따로 사출해주었습니다.

오리지널 유니콘 Ver. Ka의 원래 부품은 그대로 원래 런너(C, F런너)에 여분으로 남아있고요.
그리고 종아리 속 사이코 프레임 교체 부품은 B런너에 시스템 인젝션 형태로 금형을 추가로 파서 붙어 나왔습니다.
이 덕분에 최초의 유니콘 Ver. Ka는 무릎이 60˚밖에 안 꺾였지만 OVA판에서는 90˚까지 꺾이게 되었고,
유니콘 Ver. Ka에서는 회전이 거의 불가능했던 허리도 OVA판에서는 360˚ 홱홱 돌아가고,
디스트로이 모드에서 덜렁거리던 뿔도 OVA판에서는 고정된 부품으로 장착이 가능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나... 풀 아머 유니콘 Ver. Ka는 마치 '원조인 Ver. Ka 계열이 OVA판 따위의 부품을 쓸 순 없다'는 무언의 외침과도 같이
위 사진의 R런너를 확 빼버리고 아예 기존 F 런너 자체를 새로 개선해서 넣어주었습니다.
F런너는 다리 부품만 있는 런너인데요, 오리지널판의 60˚ 꺾이는 다리 부품을 영상판 R런너처럼 90˚ 꺾이도록 F런너 금형 자체를 새로 판 거죠.
(허겁지겁 뜯어서 조립하느라 런너 사진을 못 찍은 관계로^^ 사진은 달롱넷에서 퍼왔습니다)

그렇지만 다리 부품의 F런너만 개량하고 엉덩이와 머리 부품이 있는 C런너의 금형은 새로 파지 않았기 때문에,
풀 아머 유니콘은 OVA판처럼 허리가 자유자재로 돌아가지도 않고, 디스트로이 모드 고정식 뿔도 없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풀 아머는 엉덩이 부품 때문에 허리가 안 돌아가지만 OVA판은 그 부품 높이가 낮아 허리 가동에 영향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엄청난 등짐을 지고 허리 돌릴 일이 뭐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필요가 없어서 안 돌리는 것과 불가능해서 못 돌리는 건 다르죠.


반다이는 왜 R런너를 안 넣어주고, 이렇게 F런너만 새로 파고 C런너는 그냥 놔두는 선택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R런너를 넣어주는 편이 유저들도 더 행복하고, 반다이에서도 F런너 금형 신규 제작 비용을 아낄 수 있어 더 이득이었을 텐데요.

제 불만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OVA판에는 신형 부품과 함께 여분으로 구형 부품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 둘의 조합이 가능했습니다.
신형 종아리 뒤쪽 부품은 너무 짧아서 무릎 뒤쪽 내부의 플라스틱 장난감스러운 구조가 훤히 들여다보인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아래와 같이 종아리 양 옆쪽 부품은 신형부품을 사용하되 뒤쪽 부품은 여분의 구형부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인데요.
가동성은 90˚는 아니지만 거의 그에 가까운 85˚쯤 되면서 무릎 뒤쪽은 들여다보이지 않는 (제가 생각하기에) 최적의 조합이 됩니다.

그렇지만 풀 아머에서는 F런너 자체를 신형으로 새로 뽑아버렸기 때문에 구형 F런너 여분 부품이 없어 이런 식의 조합이 불가능합니다-_-

풀 아머 무기 장착을 위해 교체된 부품들도 있습니다.
양쪽 종아리에 핸드 그레네이드를 달기 위해 종아리 프레임 부품의 버니어들이 부품 연결홈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바주카 양 옆과 아래쪽에 추가 무장을 주렁주렁 달기 위해 바주카 포신 부품들도 교체되었습니다. 

풀 아머 유니콘 Ver. Ka의 부품 교체에 대해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투자 대비 효율이 매우 안 좋은 변경이었다는 느낌입니다.
돈 들여 금형을 새로 파기까지 했으면서도 OVA판에서 이미 개선된 엉덩이 부품과 NT-D 고정뿔은 빼고 유저의 부품 선택권도 빼앗아버리고...


2. 사출색 변경

뭐니뭐니 해도 눈에 확 띄는 것은 청록색의 영롱한 사이코프레임입니다.

원작 소설 7권(OVA로는 아마도 5화)에서 유니콘 건담이 2호기 밴시와 싸우던 중에 사이코 프레임이 기존의 붉은색에서 '무지개빛'으로 바뀝니다.
그 후로도 평상시에는 붉은 색이다가 주인공 버나지가 뉴타입 능력을 극한까지 발현했을 때 무지개색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무지개빛'이라는 것이 쉽게 형상화할 수 있는 색깔이 아니죠.
그래서 지금까지 나온 모든 풀 아머 유니콘 모형과 소설책의 표지 그림까지 무지개색이어야 할 사이코프레임이 '청록색'으로 돼있습니다.

'무지개빛은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아무튼 붉은색은 아니다'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붉은색의 보색인 청록색으로 한 건지도 모르죠.
MG 풀 아머 박스아트의 사이코 프레임에서 불똥이 튀는 것도 어쩌면 무지개색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MG 풀 아머 유니콘 건담의 사이코 프레임 사출색은 박스아트의 색깔보다는 더 어둡고, 더 블루 톤이 강합니다.
횡단보도의 푸른 신호등이나 열대 바다 색깔을 연상케 하는 깔끔하고 신선한 느낌의 청록색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붉은 색에 비해서 훨씬 마음에 드는 색감이네요.
설정 상으로도 '짱 쎄진 모드^^'의 색상이라서 더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블랙라이트(자외선 등)를 비추면 사이코 프레임이 자외선에 반응해서 빛을 내는 것처럼 보입니다(물론 무지개색은 아닙니다).
전시할 장식장에 블랙 라이트를 켜두면 분위기 대박일 것 같네요.

제가 사용한 블랙 라이트는 '비밀펜'이라고 문구점에서 파는 천원짜리 제품에 들어있는 싸구려 LED 블랙라이트입니다.
이런 장난감 같은 것 말고 좀 제대로 된 블랙 라이트 제품은 만원 정도 하는 것 같네요.

기존 MG 유니콘 건담의 붉은색 사이코 프레임도 마찬가지로 블랙 라이트에 반응합니다.
MG는 확실히 빛이 나는데 가격이 저렴한 HGUC와 헤드 스탠드는 사진 상에서는 빛이 안 나는 것처럽 보입니다.
얘들도 사실 블랙 라이트에 반응하기는 하는데 MG보다 많이 희미해서 잘 안 보이는 겁니다. 이런 데서도 가격 갖고 차별하나-_-

MG 유니콘의 사이코 프레임은 일반 형광등 조명에서도 왠지 광채랄까 오묘한 색감이 느껴지는데, 그것도 자외선 반응 재질 때문인 듯합니다.

그리고 발과 백팩의 남색 부분 사출색도 청록색의 사이코 프레임에 어울리도록 맞춘 것인지
기존 유니콘 Ver. Ka의 약간 붉은 끼는 사라지고 좀더 진한 남색이 되었습니다.


그 외의 사출색은 오리지널 유니콘 Ver. Ka와 동일합니다.
OVA판은 관절 부품이 흑철색이었지만... 풀 아머 유니콘은 기존 유니콘 Ver. Ka와 같이 관절은 연한 회색, 무기는 짙은 회색입니다.
빔 사벨은 OVA판은 옅은 푸른색이었지만 풀 아머는 Ver. Ka 판과 동일하게 투명한 핑크색입니다.
여러 모로 '나는 OVA판이 아닌 Ver. Ka의 핏줄을 잇는 자다'라고 외치는 듯한 느낌이네요.


3. 추가 무장

결국 풀 아머 유니콘 건담의 포인트는 풀 아머인 것이죠.
소설 9권에서 유니콘 건담의 최종결전 출격 사양으로다가 함내에 있는 모든 무기를 주렁주렁 달고 나가는 설정이 풀 아머 유니콘 건담이고요.

아머(armor)라 하면 보통은 장갑(裝甲)을 의미하고, 기존의 풀 아머 건담이나 풀 아머 ZZ건담 등이 실제로 장갑이 강화된 데 반해,
풀 아머 유니콘 건담은 장갑은 한 톨도^^ 보강되지 않고 무기만 많이 들고 다닙니다.
기존 풀 아머 건담 류는 RX가 아닌 FA로 시작되는 형식번호를 가졌으나 풀 아머 유니콘은 그냥 RX로 시작하는 점도 다르고요.
그래서 풀 아머 유니콘의 명칭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논쟁이 있었습니다.

뭐 어쨌든 중요한 건 저는 이렇게 장갑 강화 안 하고 무기만 주렁주렁 달린 게 싫지는 않다는 것이죠^^

기존 유니콘 무장은 빔 매그넘 하나, 바주카 하나, 빔 사벨 4개(빔 부품은 2개), 그리고 실드 하나가 전부였지만...
풀 아머 유니콘에서는 빔 매그넘과 바주카는 각각 2개가 되고, 실드는 3개가 되고, 여기에 추가로
하이퍼 빔 자벨린 2개, 빔 개틀링 6개, 3연장 미사일 포드 2개, 3발짜리 핸드 그레네이드 8개, 그레네이드 런처 2개, 부스터 2개가 더 들어갑니다.
이 중에 미사일 포드, 그레네이드 런처, 그리고 핸드 그레네이드 중 4개는 바주카에 덕지덕지 붙는 무장들입니다.
기존 바주카 포신은 원통형의 통짜 사출이었는데, 추가 무기 장착을 위한 신형 바주카 포신은 두 쪽으로 나뉘어 있는 게 눈에 거슬리네요.
그리고 이번에 추가된 거대한 부스터 부품도 양쪽으로 나뉘어 있어서, 이들은 접합선 수정이 필요합니다.
바주카와 부스터에 접합선이 있다는 점, 빔 매그넘과 바주카 탄창이 헐렁해서 고정이 잘 안 된다는 점 정도가 불만이긴 하지만
무기의 디테일이나 퀄리티 측면에서 합격점 정도는 된다고 봐줄 수 있습니다.
웬만해서는 MG 급에는 구현해주지 않는 버니어 내부 색을 부품 분할로 구현해준 정도거든요^^
그런데 무기 조립을 위해 부품 다듬다가 부품이 너무 많아서 지쳐 죽는 줄 알았습니다.
런너 개수만 봐도 전체 38개 런너 중 소체 런너 18개보다 무장 런너 20개(베이스재버 포함)가 더 많은 데다가...
무장은 비슷비슷한 걸 막 6개씩 8개씩 만들기 때문에 훨씬 더 지겹습니다-_-

그래도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조립을 완료하고 나면 뽀대는 대박!!
언뜻 보시기에 이렇게 세우는 게 쉬워보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완전무장 상태로 바닥에 직립하는 건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저는 처음에 세울 때 한 시간 걸렸습니다ㅜㅜ
제가 시행착오를 가장 많이 겪은 부분은 뭐냐면 저 부스터를 올려놓는 받침대인데...
이걸 보면 누구나 "아, 이걸로 받치면 지지점이 네 군데가 되니 네발짐승처럼 안정적으로 설 수 있겠구나" 생각하겠지만, 그건 크나큰 오산입니다.
저 받침대는 정확히 수직 방향의 힘만 지탱해줄 수 있고, 아주 약간만 기울어져도 그냥 쓰러져버립니다.
부스터 받침대는 오로지 부스터만을 받치기 위해 사용해야지 행여 본체 무게를 의지하고 받치려 하다간 몇 시간이 걸려도 못 세웁니다-_-

그리고 고정하기가 매우 힘든 발목, 조금만 건드려도 후두둑 쏟아져 내리는 본체 장갑, 주렁주렁 달린 무기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는 팔 때문에
완전무장 상태로 바닥에 직립시키는 것은 무지무지 어렵습니다.
발목과 장갑 고정성 등은 반다이에서 계속 우려먹으면서 런너를 많이 찍어대서 금형이 노후화된 탓인지 기존 킷보다 더 헐렁해진 것 같습니다.
풀 아머 유니콘의 관절 및 장갑 고정성은 부품 표면의 코팅 두께 덕분에 매우 빡빡한 OVA 특별판이나 티타늄 피니쉬와는 비교도 안 되고,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최초의 오리지널 Ver. Ka판보다도 헐렁해진 느낌이라고 합니다.

완전무장 상태의 유니콘 건담을 자립시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발목을 지지할 수 있도록 발 옆의 뿔처럼 생긴 장갑과 발목 커버 부품의 아귀를 딱 맞춰 고정시키는 것입니다.
발목 관절이 워낙에 부실한 관계로 실질적으로는 발목장갑들이 무게를 지탱해줘야 하거든요. 

그리고 부스터 장착은... 제가 시행착오를 거듭해본 결과,
먼저 다른 무장만 장비한 상태에서 유니콘을 제대로 직립시키고, 그 후에 부스터를 끼우는 것이 그나마 쉽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딱 저 부스터만 빼고 다른 무장은 다 장비하고 세우면 조금 어렵긴 하지만 그럭저럭 잘 세워지긴 하거든요.
처음부터 부스터가 끼워질 각도와 부스터 받침대의 높이를 잘 계산해서 세우는 것이 포인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이퍼 빔 자벨린의 아래쪽 부분을 발에 살짝 걸쳐놓으면... 비로소 직립 포즈가 가능해집니다.
팔 포즈는 그냥 늘어뜨리거나 이렇게 어딘가에 무기를 걸쳐놓거나 하는 포즈 정도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게 마음 편합니다.
각 팔마다 실드에 하이퍼 빔 자벨린에 빔 개틀링 두 개에... 워낙 무거워서 다른 포즈를 취해놔도 시간이 지나면 줄줄 내려옵니다-_-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많은 무장들을 유니콘 등에 고정시켜 주는 부분은 매우 튼튼해서 이쪽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죠.
풀아머 유니콘 킷에는 무장들을 등에 결합/고정시켜주는 하니스 같은 기구가 들어있는데요.

기존 MG 유니콘 킷을 만들어보신 분은 백팩이 잘 빠진다는 걸 아실 겁니다.
그렇지만 마지막 하니스 부품을 사진처럼 꽂으면 하니스가 백팩과 등을 완벽하게 잡아주기 때문에 절대로 흔들리거나 빠지지 않습니다.
또 이 부품은 무기 무게 때문에 허리가 뒤로 넘어가는 것도 막아주고, 유니콘을 액션 베이스에 연결하는 역할도 합니다.
가히 MG 풀 아머 유니콘 건담의 핵심부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여기에 액션 베이스를 연결하면 완전무장 상태에서도 무게중심이 딱 맞기 때문에 애물단지 부스터 받침대도 필요 없습니다.
풀 아머 유니콘의 전시는 이렇게 액션 베이스 위에 올려놓으시는 것을 강력히 추천 드립니다.
저 가냘픈 유니콘 발목과 부스터 받침대를 믿고 위태위태하게 직립시켜 놨다가 넘어져서 어디라도 부러진다면...ㅜㅜ
그보다는 그냥 액션 베이스에 꽂아놓는 게 속 편하고 안전하고 백 배 낫죠.
들고 있기 힘든 무장들은 OVA 특별판 제품에 포함된 MS 케이지에다가 꽂아놓으셔도 됩니다.
그렇지만 오로지 풀 아머 유니콘의 무기 보관만을 위해 MS 케이지판 유니콘을 사실 분은 안 계시겠죠^^?
가격도 가격(7500엔)이거니와 풀아머 유니콘의 모든 무기를 수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4. 94식 베이스재버

MG 풀 아머 유니콘 건담 킷의 특징적인 옵션 장비가 바로 이 94식 베이스재버 입니다.
국적 불명, 의미 불명의 ベースジャバー(베에스쟈바아)라는 명칭을 영어 계열 외래어 표기법 식으로 변환 하려다 보니
그 중 베이스재버라는 이상한 표기가 그나마 제일 나아 보이긴 합니다만...

얘도 OVA 특별판의 MS 케이지와 마찬가지로 덩치는 무지 크기는 한데 디테일이 참 엉성합니다.
조그맣게 조각조각 기믹들로 채워진 유니콘 소체를 만들다가
접합선도 정직하게 나 있고 디테일도 뭉뚝하며 큼직큼직한 부품 몇개로 이루어진 베이스재버를 보니 뭔가 허전하네요.

유니콘에서 부스터를 떼다가 베이스재버에 붙여줘야 그나마 좀 봐줄만하고, 아마도 데칼을 다 붙여놔야 좀더 느낌이 살아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정성 들여 데칼 붙여줘 봐야 결국은 그냥 낙동강 오리알 신세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OVA 특별판의 MS 케이지 같은 경우는 유니콘 건담을 전시할 때 스탠드와 수납함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베이스재버는 풀 아머 유니콘 건담과 같이 전시하기가 좀 애매합니다.
일단 유니콘 건담을 베이스재버에 올려놓는 자세는 OTL자세라서 전혀 멋지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따로 전시하자니 유니콘 건담을 보완하는 역할이 아니라 부스터를 서로 가지려고 유니콘 본체와 경쟁하는 관계고요.
장비하고 남는 무기들을 걸어놓는 수납 역할이라도 하면 좋을 텐데 그런 것도 못 하며...
유니콘 건담 이외에 딱히 함께 놓으면 어울릴 만한 다른 킷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결론적으로 베이스재버는 그냥 어디까지나 재미로, 옵션으로 넣어준 것일 뿐,
퀄리티 면에서나 용도 면에서나 별 도움 안 되고 의미 없는 장비인 것 같습니다.


5. 씰과 데칼

Ver. Ka 하면 특유의 빨간 동그라미 데칼이 수백 개씩 들어있는 '지옥 데칼'로 유명하죠.
이번 풀 아머 유니콘은 그런 면에서 정말 데칼 지옥의 밑바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의 커팅 매트 크기가 A4인데요. 스티커 씰과 데칼이 반 이상을 뒤덮는군요ㅜㅜ

건식 데칼과 씰의 갯수에서 지금까지의 최고 기록이었던 시난주도 가뿐히 눌러버립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난주에 비해서 데칼 크기들이 작고, 붙여야 할 부분이 곡면이 아닌 평면이라는 것이겠죠.
그래도 며칠은 눈과 손이 고생할 각오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소체 부분의 데칼은 이전 오리지널 MG 유니콘 건담 Ver. Ka와 거의 다르지 않고,
갯수가 늘어난 것들은 대부분 추가 무장에 붙이는 것들입니다.

저 두껍고 잘 떨어지는 스티커 씰은 붙이고 싶지 않은데요-_-
원래 제 생각은 씰을 쓰지 않고 킷에 포함된 건식 데칼과 기존 MG 및 HG 유니콘 건담용 별매 습식 데칼을 대충 이용해볼 계획이었습니다.
다행히 무장용 마킹들은 대부분 씰이 아닌 건식 데칼 형태로 킷에 포함되어 있는데...
3개나 되는 실드와 신규 무장 하이퍼 빔 자벨린에는 유난히 스티커 씰이 많이 붙네요.
요것들은 안 붙이면 티가 많이 날 것 같은데 걱정입니다-_-

풀 아머 유니콘 건담용 습식 별매 데칼이 좀 빨리 발매돼 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건담 데칼은 1년 동안 신규 발매 소식도 없고... 갑갑하네요ㅜㅜ


6. 사출 불량

제가 구입한 이번 MG 풀 아머 유니콘 건담 Ver. Ka는 이상하게도 사출 불량 제품이 걸렸습니다.
런너들의 사출 상태가 전반적으로 불량하네요.

파팅 라인 부분에 붙는 플라스틱 지느러미들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는데(사실 이런 것도 기존 반다이 킷에서는 거의 볼 수 없죠)
일부 부품은 움푹 파이거나 이빨 빠진 것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습니다.
제 경우 C런너가 이런 현상이 가장 심했네요.
정수리를 덮는 장갑과 왼쪽 뺨 부품에서 이런 사출 불량이 확연히 보입니다.

이미 뜯어서 조립중이었고, 때마침 문제 있는 부품들이 제가 가진 OVA판 버전에서 남는 부품이라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만...
처음 구입하신 분들은 런너를 한 번 꼼꼼히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풀 아머 유니콘 건담을 구입한 다른 사람들에게 문의해본 결과 그들에게는 이런 사출불량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정말 재수 없게 저한테만 불량품이 걸린 것 같기도 하고요-_-


결론

풀 아머 유니콘 건담 Ver. Ka의 세일즈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기존과는 다른 청록색의 사이코 프레임, 그리고 거의 본체에 맞먹는 볼륨의 무장들이죠.
형광빛을 띤 청록색의 광채는 확실히 핑크색과는 다른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이 볼륨이 8000엔이라는 것은 5000엔짜리 기존 일반판이나 딸랑 MS 케이지 추가하고 7500엔인 특별판에 비해선 가격 대 성능 비가 좋은 겁니다.
용도가 애매한 베이스재버를 빼고 생각한다 해도 말이죠^^

추가된 무장 자체는 아주 단단히 고정됩니다.
문제는 이 무장을 들고 서 있는 유니콘 건담의 발목과 부스터 받침대인데요.
그냥 마음 편히 '원래 직립용 킷이 아니다', '액션 베이스는 필수다' 생각하시고 액션 베이스에 올려놓으시면 모든 고민은 해결됩니다.
유니콘 전용으로 나온 액션 베이스도 팔잖아요^^

그 외에 기존 제품에 비해 무릎 뒷부분이 휑해지고 OVA판에 비해 허리 가동도 안 좋아졌다는 단점도 있고,
베이스재버는 딱히 쓸 데가 없다는 점 등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장점이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는 킷이라고 판단 됩니다.

주의점은 무기 조립과 지옥 데칼 때문에 일반 MG 킷에 비해서는 2배 이상의 작업량이 예상 되므로 각오하고 구입하시라는 것과
혹시라도 저처럼 사출 불량 킷이 걸릴지 모르니 봉지 뜯으시기 전에 잘 확인해 보시라는 점 정도네요.

결론은 저처럼 이미 기존 MG 유니콘 건담을 갖고 계신 분이라도 또 구입하실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킷이라는 겁니다.
급하신 게 아니면 어쩌면 앞으로 이 킷의 단점까지 보완된 OVA판 풀 아머 유니콘이 발매될지도 모르니 더 기다려 보시는 것도 괜찮겠고요.
2011. 12. 14. 16:50

Ultima Tire & Trime Guard Plus+ 사용기 - #2 지속성 및 방오성

고민 끝에 월동준비로 장만한 외장 트림 코팅제 'Ultima Tire & Trim Guard Plus+(이하 UTTG)'의 두번째 사용기입니다.
지난 번 첫번째 사용기에서는 바르고 나서 바로 다른 제품들과 광택과 발수성을 비교했었는데요.
그로부터 4주가 지났습니다. 그동안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때는 얼마나 타는지, 코팅은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비교해봤습니다.

주된 구입목적은 트림 보호이긴 하지만 타이어와 휠에도 쓸 수 있는 제품이라서 트림, 타이어, 휠 세 군데에 발라주었는데요.
4주가 지난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트림 적용 비교

4주 전에 위 사진처럼 윈드실드 하단 트림에 왼쪽부터 303 Aerospace Protectant, Poorboy's World Bold N Bright, 그리고 UTTG를 발라줬습니다.


그리고 2주가 지난 후(그러니까 2주 전) 세차하면서 봤더니...

303아~ Bold N Bright야~ 어디로 갔니-_-
UTTG 외의 다른 두 약제는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네요. 방오성 테스트 같은 걸 시도해볼 수조차 없었습니다.
사실 303은 실내 트림용 드레싱이고, Bold N Bright는 타이어용 드레싱이니 처음부터 좀 불공평한 비교였지요.
그런데 제 수중에 비교할 만한 약제가 그런 것밖에 없었는걸요ㅜㅜ

그리고 시공 후 4주가 지난 오늘 찍은 사진입니다.

얼핏 보면 셋 다 날아가고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경계선이 보이시죠? 비록 약하긴 하지만 UTTG는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앙보다 오른쪽으로 있는 세로선이 UTTG 경계선입니다. 왼쪽 둥근 모양은 사진을 잘못 찍어 생긴 플레어 현상이에요-_- 죄송)

비교대상이 좀 신통치 않긴 했지만 아무튼 플라스틱 트림에서의 UTTG의 지속력, 봐줄만 하죠? 이래저래 근근히 한 달은 갑니다.



2. 타이어 적용 비교
4주 전에 운전석측 타이어에 UTTG, Poorboy's World Bold N Bright, 그리고 Lexol Premium Tire Shine을 발라줬습니다.

그리고 2주 전에 세차할 때 각 약제들이 잘 남아있는지 상황을 점검해보았습니다.
왼쪽사진에서는 위가 UTTG, 아래가 Bold N Bright입니다.
가운데 사진에서는 왼쪽이 Bold N Bright, 오른쪽이 Lexol Tire Shine입니다.
오른쪽 사진에서는 위가 UTTG, 아래가 Lexol Tire Shine입니다.

다른 두 제품의 광택이 UTTG에 비해 많이 흐릿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사진이 시공 후 4주가 지난 오늘 사진들인데요.
UTTG 이외의 다른 두 제품은 완전히 자국이 흐릿해져서, 없어진 건지 남아있는 건지 알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UTTG는 아주 또렷하지는 않지만 자세히 보면 남아있는 것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고요.

트림보다 더 가혹한 환경에 놓인 타이어임에도 불구하고 타이어의 다공질 재질 때문인지 UTTG는 매우 좋은 지속성을 보입니다.
타이어에서도 한 달은 지속될 수 있다고 봐야겠죠?
 

그런데 방오성은 어떻게 비교해야 할까요?
타이어라는 놈은 원래 검정색이라 육안으로 얼마나 더러워졌는지 알기도 힘든데...
그래서 제 나름대로 생각한 방법이... 세차 2주 후에 젖은 걸레로 타이어를 닦아서 먼지와 때가 걸레에 얼마나 묻어나오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2주를 지내는 동안 타이어에 먼지가 붙겠지만 방오성이 좋은 코팅이 되어 있다면 먼지가 정착하지 못하고 떨어져버리겠죠.

그런데 이 방법은 두 약제가 지속되지 못하고 이미 씻겨나간 후에나 생각을 한 관계로-_-
실제로 실행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이미 약제가 거의 사라진 후에 실험해 보니 여기 닦으나 저기 닦으나 걸레가 비슷하게 더러워지더군요ㅜㅜ


3. 휠 적용 비교

결과 비교가 가장 어렵고 애매모호했던 부분이 휠이었습니다.
운전석측 휠을 3등분하여 두 부분에는 UTTG와 Finish Kare Hi-Temp Paste Wax(상어)를 바르고 나머지 한 부분에는 아무것도 안 발랐습니다.

그런데 휠이 투 톤 휠이다 보니 브레이크 분진 얼마나 쌓였는지 육안으로 구분도 잘 안 되고,
타월로 닦고 묻어나오는 먼지의 양을 비교하려고 해도 별로 차이가 안 나고,
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비딩을 관찰해도 별로 차이가 없었니다.

4주 동안 세차를 두 번 했습니다만 휠을 휠 세정제가 아닌 도장면용 카샴푸로 닦았기 때문에
약제들의 피막이 사라지지는 않고 분명히 남아있을 텐데도
UTTG나 상어나 아무것도 안 발린 부분이나... 차이가 눈에 띄지 않네요.

그래서 이런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2주만에 세차를 하면서 휠을 직접 닦지는 않고 폼잇과 고압수만으로 세차를 한 후 드라잉 타월에 묻어나오는 때를 비교해보는 겁니다.
방오성 좋은 코팅이라면 샴푸와 고압수만으로 먼지와 때가 떨어져나갈 테니 타월에 때가 덜 묻겠죠.

위 사진에서 왼쪽부터 각각 UTTG를 발라준 부분, 상어를 발라준 부분, 그리고 아무 것도 안 발라준 부분에서 묻어나온 먼지들입니다.
사실 이건 완전히 정량적인 실험은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 차이는 닦을 때 힘을 얼마나 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셔도 반박 못하겠습니다만...
어쨌든 그냥 보기엔 뭔가 발라준 부분보다는 아무 것도 안 발라준 쪽에서 먼지가 더 묻어 나오는 것처럼 보이긴 합니다.

이상의 결과로는 휠에서 UTTG의 지속력과 방오성이 확실히 우수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UTTG는 다른 약제들에 비해 한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바로 타이어에 발라도 된다는 것이죠.
한 약제를 휠에 발라도 되고 타이어에 발라도 되기 때문에 타이어에 약제가 허옇게 남는 문제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한꺼번에 간편하게 시공해서 시간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결론

지난 번 광택과 발수성 실험에 이어 이번 지속성과 방오성 실험 결과를 토대로 UTTG의 성능에 대해 요약해 보겠습니다.

UTTG의 광택은 매트함과 글로시함의 중간 정도이고 색감도 꽤 진하게 만들어주는 편이고 발수성도 좋습니다.
그러나 메과이어 핫샤인처럼 눈에 확 띄는 정도는 아니고 그냥저냥 평균보다 살짝 나은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타이어보다는 플라스틱 트림에서 좀더 좋은 광택과 발수성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UTTG의 지속성은 매우 우수한 편입니다.
트림이든 타이어든 휠이든 한 달은 버티는 것 같습니다.
제가 조금 듣보잡 제품들하고만 비교했지만... 지속성 좋다고 이름난 다른 제품들과 비교해 본다 해도 뒤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 됩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직접적으로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고압수 세차 후 휠의 청결도나 우수한 발수성을 통해 미루어볼 때... 방오성도 괜찮은 편입니다.

휠과 타이어 모두 적용 가능하다는 특징 덕분에 그쪽 작업을 더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다는 의외의 장점도 있고요.

전반적으로 봤을 때 355ml에 $31.99라는 돈 값은 하는 것 같습니다.

모든 테스트를 마치고 예쁘게 세차한 모습입니다.
내일부터 추워진다고 하니 어쩌면 올해의 마지막 세차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2011. 11. 27. 23:26

자동차 월동준비 #4 - 엔진룸 디테일링과 각종 점검

지난주부터 기온도 영하로 떨어지고 겨울의 문턱을 넘어선 듯합니다(오늘은 막 더울 정도로 따뜻하긴 했지만-_-).
지금까지 월동준비라고 겨울용 타이어도 바꾸고 도장면에도 쳐발쳐발해주고 했는데, 이제 화룡점정의 때가 온 듯하네요.

겨울철 안전운행을 위해서 엔진룸 내 각종 점검 사항들을 살펴보고,
기왕 열어보는 김에 엔진룸도 예쁘게 닦아주었습니다.

원래는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11월 14일부터 12월 2일 사이에 무상점검 서비스를 해준다길래 거기서 점검 받아볼까 했더니만
11월 17일에 전화했는데 이미 예약이 꽉 찼다더군요ㅜㅜ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제 손으로 점검했습니다.
서비스 센터만큼 전문적인 정비는 못 하지만 엔진룸 내 각종 액체들의 수위와 타이어압 체크 정도는 오너 정비도 가능하니까요.

엔진룸 디테일링

엔진룸 내부도 차 산 후 넉 달 동안 두어 번 정도 대충 닦았기 때문에 뭐 엄청 더럽거나 그렇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요 부품들은 다 케이스나 커버가 씌워져 있어서 청소할 곳도 별로 많지 않고요^^


아무튼 월동준비 기념으로다가 엔진룸을 제대로 한 번 닦아줬습니다.
뭐 제대로라고는 해도 커버를 벗기고 속속들이 닦는다거나 그런 수준의 '제대로'는 아니고요^^
일단 엔진후드 안쪽면부터 먼저 닦았습니다.
여길 나중에 닦으면 더러운 먼지와 물이 떨어져서 엔진룸이 다시 더럽혀질테니까요.
가장자리의 금속면은 메과이어 All Purpose Cleaner (APC) 1:4 희석액을 분무기로 뿌리고, 데이토나 주니어 브러쉬로 박박 닦았습니다.
그리고 분무기로 물을 뿌려서 헹궈주고, 극세사 타월로 물기를 닦아주었죠.

가운데 부직포로 된 부분은 APC 용액을 스펀지로 묻혀준 뒤에 다시 물에 적신 극세사 타월로 닦아주었습니다.
세차장 사장님께서 엔진룸 디테일링을 도와주신 데다가, 손 모델까지 해주셨습니다^^;;

엔진룸 내부 청소도 비슷한 방법으로 닦았습니다.
먼저 분무기로 APC 희석액을 전체적으로 뿌렸습니다.
공기 흡입구나 전기 배선에는 물이 묻지 않도록 마스킹 같은 걸 하는 게 좋겠지만... 그런 거 없고^^ 그냥 좀 조심해서 뿌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디테일링 브러쉬와 데이토나 주니어 브러쉬를 동원하여 열심히 세정을...
그리고는 분무기로 물을 뿌려서 헹궈주었습니다.
압축분무기 같은 걸로 뿌려주는 게 헹굼 효율은 좋겠지만 압축 분무기를 따로 사기는 귀찮고...
폼잇으로 뿌리면 물이 너무 팍팍 나가서 전기배선 등에 위험할 것 같아 그냥 일반 분무기로 뿌렸습니다.
 
그리고 세차장 에어건으로 구석진 곳의 물기를 털어낸 후 극세사 타월로 물을 한 번 닦아주고,
다시 한 번 물에 적신 타월로 닦아주어서 세제잔류물을 최대한 제거했습니다.
이것으로 엔진룸 세척은 끝!
깨끗하긴 한 것 같은데 좀 뭔가 허옇게 떠보이죠?
이제 기름진 색감과 광택의 복원, 그리고 부품의 보호를 위해 코팅제가 나설 차례입니다.
최근에 구입한 Ultima Tire & Trim Guard Plus(UTTG)를 모든 부품들과 커버에 전체적으로 발라주었습니다.
트림, 타이어, 휠에 사용하는 제품이니까 플라스틱, 고무, 금속 등 엔진룸 내 모든 재질에 사용해도 별 문제 없을 거라 예상됩니다.

UTTG까지 발라준 후의 결과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확실히 좀더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느낌이 나죠^^?

엔진 오일 점검

겨울에는 특히 시동 시에 온도가 낮기 때문에 엔진오일 점도는 높아지고 윤활성능은 떨어지고, 엔진에 손상을 준다고 하죠.
이에 대비해서 엔진오일을 보충하거나 교체해주고, 시동 걸 땐 엔진 예열 시간을 충분히 주라고 합니다.

제타는 순정 엔진 오일이 롱라이프 오일인 관계로 아직 오일을 갈아야 할 시기는 안 됐습니다.

엔진 오일뿐만 아니고 기타 모든 오일과 액체류 점검은 수평이 잘 맞는 곳에서 해야 됩니다.
엔진 오일 점검을 위해서는 우선 평평한 곳에 차를 세우고 시동을 끈 후 5분 기다립니다.
그리고 나서 오일 게이지를 닦은 후 다시 점검 홀에 끼웠다 뽑아서 오일 묻은 높이를 체크하라고 하네요.
오일 게이지를 찍어보니 최고점과 최저점의 정중간보다 모자랍니다.
매뉴얼을 보니 오일이 중간쯤일 경우 500ml 정도 보충하면 된다고 해서
출고시에 트렁크에 넣어준 1ℓ짜리 순정 엔진오일을 따서 눈대중으로 반통쯤 보충해주었습니다.
보충하고 나니 MAX 지점 가까이까지 차는군요.


냉각수 점검

거의 새 차니까 냉각수에 문제가 생길 일은 별로 없겠지만 일단은 점검해 봤습니다.
작은 엔진룸에 뭘 그렇게 많이 쑤셔 담았는지 배관과 배선 같은 것들에 가려 냉각수 보조 탱크의 수위가 잘 안 보이네요.
가까스로 틈새를 들여다 보니 MIN과 MAX 중간보다 더 위쪽으로 적당한 위치까지 차있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운행 후 바로 열면 화상의 위험이 있다고 하니 주의하시길) 순정 부동액 색깔은 진한 핑크색이네요.
일반적으로 부동액은 형광연두색 같은 색깔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특이한 색깔 외에는 딱히 녹 같은 이물질도 없고, 결빙 위험이 있을 정도로 부동액 농도가 옅다든가 하지도 않네요.
별 이상은 없는 듯...

매뉴얼에 보면 냉각수 보충할 때는 폴크스바겐 순정 부동액을 수돗물이 아닌 정제수에 타서 보충하라고 합니다. 번거롭게시리...


배터리 점검

어떤 종류의 전지든 겨울철의 저온에서는 특성이 나빠집니다.
자동차용 납축전지는 영하의 온도에서 대략 20% 성능이 나빠진다고 하니 겨울 전에 점검해두는 게 좋습니다.
네이버 제타클럽의 쥔장님이 블루모션에 2채널 블랙박스를 상시전원으로 달아놓으면 겨울에 배터리가 반드시 완전방전될 거라고 악담을 하셔서
특별히 꼼꼼히 들여다보았습니다.

배터리 커버 때문에 배터리 상태를 직접 볼 수 없는 관계로 커버를 벗겨냈습니다.
보통 요즘의 MF(maintenance free) 배터리에는 전해액 상태를 알 수 있는 점검창이 있는데, 제타 블루모션 배터리에는 그런 게 없더군요.

그 대신이라기엔 뭣하지만 전압계로 배터리 단자전압을 측정해봤습니다.
시동 꺼진 상태에서는 12.4V, 시동 걸린 상태에서는 14V로 현재 상태는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배터리 단자나 케이블의 상태도 녹이 슬거나 전해액이 말라붙은 가루가 날리거나 하지 않고 깨끗하네요.

폴크스바겐 블루모션 차량의 배터리에 점검창이 없는 이유는 이 배터리가 AGM(Absorbent Glass Mat) 배터리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보시면 중간 쯤에 AGM이라고 쓰여 있죠?
AGM 배터리는 Mercedes-AMG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요^^
전해질 용액을 유리섬유 솜(AGM)에 적셔놓고, 전기분해로 발생된 산소와 수소를 다시 물로 되돌리는 밸브장치를 추가했기 때문에
일반 MF 배터리에 비해 수명과 안전성이 향상되었고, 무엇보다 충방전 속도가 빠르고 효율이 좋습니다.

폴크스바겐의 블루모션 차량은 스타트-스탑 기능 때문에 차량 정지 상태에서 배터리 충전이 안 되는 데다가 시동은 자주 걸어대고,
에너지 회생 제동 시스템의 채용으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만 배터리가 충전됩니다.
그래서 다른 일반 차량에 비해 배터리가 소모될 기회는 많은 반면 충전되는 시간은 현저히 짧습니다.

이런 사용환경 하에서 일반 배터리로는 좀 불안했는지 폴크스바겐은 결국 AGM이라는 충방전 효율이 좋은 특수 배터리를 채용했더라고요.
AGM 배터리가 좋은 건 알겠는데, 문제는 가격이 일반 MF 배터리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싸요ㅜㅜ
블루모션 기술로 기름값 한두 푼씩 아꼈다가 나중에 배터리 값으로 수십만원 한 방에 훅 들어가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윈드실드 워셔액 점검

흠흠... 워셔액 주입구는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지만 얼마나 들어있는지 수위를 점검할 방법은 없더군요.
뭐 순정 워셔액은 사계절용이라 -25℃까지는 얼지 않을 것이고, 계기판에 워셔액 부족 경고등도 안 들어왔으니 보충 안 해도 별 문제는 없겠지요.
사실 전 워셔액 쓸 일이 거의 없답니다^^
워셔액이 아닌 제 손으로 유리창을 닦는 걸요~~
워셔액 한 번 뿌리면 루프까지 튄 자국 남고-_- 실수로 전조등 안 끄고 뿌리면 전조등 커버용 워셔액이 엔진후드 전체에 막-_-;;
오 노~~


브레이크 오일 점검

새 차나 다름 없는 차에 벌써 브레이크 오일 문제가 생겼을 리는 없겠지만,
워낙에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인 관계로 한 번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너무 복잡한 곳에 틀어박혀 있는 데다가 브레이크액 색깔도 눈에 잘 띄는 색깔이 아니라 높이를 확인할 수가 없네요.
뭐 MIN과 MAX 사이에 잘 있겠죠?
문제가 생긴다면 경고등이 들어오겠죠 아마^^;;


타이어 공기압 점검

타이어 속의 공기가 완전히 식도록 밤새 차를 세워둔 후에 타이어 공기압을 측정해 보았습니다.
네 바퀴 평균 34.7psi 정도가 나오네요.
11월 1일에 겨울용 타이어로 갈아끼우고 바로 쟀을 때 36.7psi였는데 한 달도 안 돼서 꽤 많이 줄었습니다.
타이어 바꾼 초기이고, 11월달 중에 기온이 뚝 떨어져서 그런 것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적정 타이어압이 36 psi인데, 적정 압력보다 10% 넘게 떨어지면 타이어 이상마모가 시작되고 더 떨어지면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고 하니
조만간 자동 공기 주입기가 있는 모현 세차장에 갈 일 생기면 반드시 타이어 공기를 보충해야겠습니다^^


이젠 정말정말 월동준비 끝!
저로선 겨울철을 대비해서 차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모두 해줬습니다ㅎㅎ

2011. 11. 21. 12:52

Ultima Tire & Trim Guard Plus+ 사용기 - #1 광택 및 발수성

제가 외장 트림 코팅제를 예전부터 많이 고민하다가 인터넷 정보를 모아모아 최종 결론을 내리고,
이번 월동준비 때 장만한 제품이 바로 'Ultima Tire & Trim Guard Plus+'입니다.

트림 드레싱 류는 그냥 표면에 올려져 있을 뿐인 듯해서 왠지 지속성이 미덥지 못해서 말이죠.
Wolf's Chemicals의 Trim Coat나 Wolfgang의 Exterior Trim Sealant처럼 트림에 결합되어 경화되는 실런트 류를 찾아헤매었더랬는데,
검색 도중에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어쩌다 보니 구입하게 된 놈이 바로 이 Ultima Tire & Trim Guard Plus+(이하 UTTG) 되겠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 제품에 관한 정보를 전혀 찾을 수가 없더군요.
UTTG만이 아니고 Ultima(얼티마)라는 브랜드 자체가 생소합니다.
Ultima가 언급된 사이트는 단 한 곳만 찾을 수 있었는데, 그곳은 바로 한국 오너 디테일링 계의 선구자이신 샤마님의 블로그였습니다.
Ultima라는 브랜드는 Autopia-carcare.com 진영에서 Four Star Product 연구팀과 공동으로 개발한 브랜드로,
성능보다는 비싼 가격으로 사람들을 놀래키는-_- 브랜드인 것 같습니다.

샤마님도 UTTG는 사용해보지 않으신 듯하고... 아마도 제가 국내 최초 사용자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제가 총대 메고 최초로 UTTG의 리뷰를 써보려고 합니다.
이미 말씀드렸지만 이 제품은 분류 상 '드레싱(dressing)'이라기 보다는 '실런트(sealant)'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도장면에 사용하는 실런트처럼 일정 시간 후에 경화되어 막을 형성하고, 폴리차저(Polycharger) 함유로 20분만에 경화완료됩니다.
경화 후에는 광택과 보호력 향상을 위해 그 위에 또다시 발라서 레이어링도 할 수 있습니다.

트림, 타이어, 휠 모두에 발라도 되고, 사용자 얘길 들어보면 지속성이 좋다고 하고, 고온에도 잘 견딘다고 하더군요.
휠과 타이어에 다른 약제를 따로 바를 때는 서로 묻지 않게 하려고(특히 왁스가 타이어에 묻으면 하얗게 일어나서 흉하죠)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둘다 동일한 약제를 쓴다면 아무렇게나 막 쳐발라도 되니 편할 것 같습니다.
단, 휠용 왁스 + 타이어 전용 드레싱을 사용할 경우에 비해 성능도 어느 정도 보장은 돼줘야겠죠?

전반적인 물성을 보자면 투명하고 찐득찐득한 액체입니다. 아주 연하게 갈색빛을 띠고 있고요.
제가 지금까지 사용해 본 그 어떤 약제와도 다른 느낌이네요. 타이어나 트림 드레싱과도 다르고, 도장면용 실런트와도 다릅니다.
수성이 아닌 유성인 듯, 물이 조금 묻은 표면에 바르면 표면이 바로 발수성이 되면서 물방울이 동글동글 표면에 맺힙니다.

그리고 유기 솔벤트 냄새가 납니다. 마치 Finish Kare Hi-Temp Paste Wax 같은 종류의 냄새지만 냄새가 그만큼 강하지는 않고요.
'외장에만 사용하라'고 쓰여 있는데, 아마도 유기용제 성분 때문에 내장 트림에 사용하면 탑승자 건강에 안 좋기 때문인 듯합니다.
사진과 같이 손에 쥐기 편할 듯한 폼 어플리케이터도 동봉되어 있습니다.


이제 비교 사용 리뷰를 해보고자 합니다.
비록 트림 용으로 구입하긴 했으나 타이어와 휠에도 쓸 수 있는 제품이니만큼 트림, 타이어, 휠 세 군데에 테스트해보려고 하고요.
문제는 제가 비교할 만한 다른 약제를 가진 게 별로 없군요-_- 결국 비교대상이 좀 마이너한 약제들이 되겠지만...
그래도 비교대상이 없으면 제대로 평가를 내릴 수가 없으니 비교 리뷰 형태로 진행하긴 하겠습니다.

1. 트림 적용 비교

윈드실드 하단 플라스틱 트림을 Meguire's all purpose cleaner로 깨끗이 닦은 후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비교를 위해 왼쪽부터 303 Aerospace Protectant, Poorboys World Bold N Bright, 그리고 UTTG를 발라줬습니다.

303은 내장 트림용 드레싱이고, Bold N Bright는 타이어용 드레싱입니다. 비교할 만한 제품이 이런 것밖에 없었습니다ㅜㅜ
그냥 참고로 봐주세요.

조명 각도 때문에 세 제품 간의 차이는 정확한 비교가 안 되지만 아무튼 바른 곳과 안 바른 곳은 티가 납니다^^

실제로 봤을 때는 세 제품의 광택의 차이는 거의 없고 트림을 까맣고 기름지게 보이게 하는 특성이 좀 다르네요.

303은 여전히 허옇게 떠보이는 부분이 적지 않은 반면, Bold N Bright는 상당히 까맣고 촉촉한 느낌이고...
UTTG는 303과 Bold N Bright의 중간에서 약간 더 Bold N Bright 쪽으로 치우친 정도의 검정색을 보여주더군요.


광택과 색감은 그리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반면, 발수성에서는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분무기로 물을 뿌려보면 아래 사진과 같이 나타나는데요.

303은 굵고 찌그러진 모양의 물방울이 생기면서 발수성이 별로 안 좋다는 느낌이 들고...

Bold N Bright는 물이 물방울 형태를 이루지 못하고 아예 촉촉하게 퍼져버립니다. 완전 친수성이라는 느낌?

Bold N Bright가 수성 약제라서 그런 것 같고, 그래서 비 맞고 세차하고 나면 약제가 물과 함께 흘러내려 얼룩무늬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_-

UTTG는 작고 동글동글한 비딩이 발수력도 괜찮은 것 같고요.



2. 타이어 적용 비교

운전석측 타이어를 Meguire's all purpose cleaner와 구둣솔로 깨끗이 박박 닦은 후 비교를 위해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테스트 적용한 타이어는 11월 1일에 새로 달아준 스노우타이어고요. 생산일자도 올해 10월 초로 아주 새것입니다.
타이어 글자 Winter i*cept evo가 쓰인 곳에 UTTG를 발라줬고, 한국타이어의 'KOOK'이 쓰여진 곳에 Poorboys World Bold N Bright를,
그리고 'HAN'이 쓰여진 곳에 Lexol Premium Tire Shine을 발라줬습니다.

UTTG는 플라스틱 트림에 바를 때는 소량으로도 넓은 면적에 바를 수 있었는데,
타이어에는 다공질 고무에 쏙쏙 흡수돼서 그런지 바를 때 양이 좀더 많이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열심히 발라도 타이어가 막 광이 확 올라오고 그러지는 않네요. 좀 매트한 느낌...

Bold N Bright는 제가 지금까지 써오던 수성 타이어 드레싱인데, 타이어 변색 같은 문제는 전혀 없고요.
코코넛 향에 우유빛의 묽은 액체이고, 비교적 잘 펴발라집니다. 경험 상 지속성은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Lexol Premium Tire Shine은 지난 번 오토긱 주문 시 깜짝선물(?)로 공짜 샘플로 포함시켜 보내준 건데요.
Lexol이란 회사가 원래는 가죽관리용품 메이커로 알고 있는데 타이어 드레싱도 나오네요.
Bold N Bright처럼 우유빛 액체인데 작업성이 안 좋달까 잘 펴발라지지 않습니다. 타이어 표면에 펴지지 않고 우유방울 처럼 방울방울 남네요.
실리콘 오일이 주성분이라서 광택과 지속성이 좋을 걸로 예상했는데 실사용 느낌은 별로 안 그런 것 같습니다. 역시 공짜는-_-

타이어 비교 실험은 나름 다양하게 종류별로 잘 테스트하는 것 같죠^^? 실런트, 수성 드레싱, 유성 드레싱...
비록 약제들이 대중적이지 않고 좀 마이너하긴 하지만...-_-

광택은 아주 확 차이나지는 않더군요. 세 제품 모두 광이 확 올라오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UTTG가 광이 덜 나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위 사진에서는 왼쪽위가 UTTG, 오른쪽아래가 Bold N Bright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Bold N Bright가 검정색이 좀더 진하게 보이는 듯?

이 사진은 왼쪽아래가 Bold N Bright, 오른쪽위가 Lexol Tire Shine입니다. 별 차이가 안 나보이죠.
상식적으로 실리콘 성분의 드레싱이 광택이 훨씬 뛰어나야 할 것 같은데 의외로 별 차이가...

왼쪽이 UTTG, 오른쪽이 Lexol Tire Shine입니다. Lexol 쪽이 좀더 기름진 광택이 보이죠?


제가 별로 표도 나지 않는 드레싱들을 종류별로 낑낑거리고 칠하고 있는 게 측은해 보였는지
세차장 사장님께서 뒷타이어에 메과이어 핫 샤인(Hot Shine)을 발라주셨습니다.
정말 이름 그대로 광택이 핫 하더군요. 번쩍번쩍+_+ 실리콘 오일 베이스 드레싱이면 원래 이 정도는 돼주는 게 맞는데...

발수성 테스트는 트림과는 또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왼쪽사진에서는 위가 UTTG, 아래가 Bold N Bright입니다.
가운데 사진에서는 왼쪽이 Bold N Bright, 오른쪽이 Lexol Tire Shine입니다.
오른쪽 사진에서는 위가 UTTG, 아래가 Lexol Tire Shine입니다.

트림에서는 UTTG가 발수성이 좋았는데, 타이어에서는 다른 두 제품보다 물방울이 더 크게 맺히면서 발수성이 안 좋은 것으로 나오네요.
Bold N Bright가 트림에서는 완전친수성으로 물이 방울지지 않고 퍼져버렸는데, 타이어에서는 물방울이 아주 작게 송글송글 맺히더군요.

약제를 안 바른 곳이 발린 곳보다 물방울이 작게 맺히는 것도 이상하고요-_-
타이어의 발수성은 도장면이나 트림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해해야 되는 걸까요?
그래도 확실히 메과이어 핫 샤인은 실리콘 오일 베이스의 드레싱에 걸맞게 물방울이 작고 송글송글하게 잘 맺힙니다.


3. 휠 적용 비교

타이어 적용 비교를 하는 바로 그 운전석측 바퀴의 휠 또한 Chemical Guys Diablo Gel Wheel Cleaner와 Meguire's All Purpose Cleaner를 가지고 여러 차례 휠 클리닝용 솔로 깨끗이 닦고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비교를 위해 타이어 글자 Winter i*cept evo가 쓰여진 방향의 휠에 UTTG를 발라줬고,
타이어 글자 KOOK이 쓰여진 쪽에 Finish Kare Hi-Temp Paste Wax(상어)를 발랐고, HAN이 쓰여진 쪽은 아무 것도 안 발랐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아무것도 안 바른 쪽에 Swissvax Autobahn도 발라서 비교실험을 하고 싶었지만... 아우토반은 워낙에 비싸서ㅜㅜ

이렇게 해서 KOOK 쪽은 타이어에는 Bold N Bright, 휠에는 상어라는 지금까지 제가 사용해왔던 조합이 됐고,
Winter i*cept evo 글자 방향은 타이어에도 휠에도 제가 앞으로 쓰고자 하는 UTTG가 발린 상태가 됐습니다.
Before & After 식의 비교 결과가 기대 되네요.

UTTG 설명서에는 휠같이 반질반질한 면에 바르고 난 다음에는 버핑을 해야 한다고 쓰여 있던데,
실제로 발라보니 도장면용 실런트와는 전혀 다른 끈적끈적한 물성 때문인지 발린 자국도 안 남았고 버핑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UTTG의 광택도 날광으로 이름난 상어에 비해서 크게 뒤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뭐 어차피 광택 따위 잘 티 안 나는 은색 휠이라서요-_-

나중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 발수성 테스트를 해보니 상어와 UTTG는 거의 구분이 안 가더군요.
왼쪽 사진에서 위쪽 스포크에 UTTG가 발려있고, 아래쪽 스포크에 상어가 발려있습니다. 물방울 형태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오른쪽 사진은 아무 것도 안 발려있는 부분의 사진인데, 물방울이 좀더 큰 것 같기도 하지만 별로 차이 안 나는 것 같기도 하고요-_-

휠의 발수성 테스트는 좀 석연치 않긴 하지만 뭐 어쨌든 UTTG는 상어와 비슷한 발수 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요약해 보겠습니다.
UTTG는 트림용 실런트 제품이지만 투명하고 끈끈한 물성이 도장면용 실런트나 일반적인 트림 드레싱 제품과는 다릅니다.
점성이 높아서 작업 감각이 기존 제품과 좀 다를 뿐, 작업성은 크게 좋다거나 안 좋거나 한 것은 아니고요.
광택이나 색감, 발수성 등에 대해서 테스트해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광택 색감
발수성
 플라스틱 트림 적용시
매트와 글로시의 중간 ○
검정을 꽤 진하게 해줌 ○  매우 좋음 ◎
 타이어 적용 시
매트한 편 ○ 안 바른 것보다는 진해짐 ○ 그다지 좋지 않음 △
 휠 적용 시
괜찮음 ○ 괜찮음 ○ 괜찮음 ○

메과이어 핫샤인처럼 막 번쩍번쩍 글로시한 광택과 완벽 발수성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커트라인 간당간당하게 합격점은 되는 듯합니다.
타이어에 비해서는 플라스틱 트림에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를 보여주는 것 같고요.
그렇지만 가격(355ml에 $31.99)을 생각해보면 광택이나 발수성 면에서는 좀 돈값을 못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트림 코팅제에서 중요한 성능은 광택과 발수성만이 아니죠?
이제 앞으로 타이어 분진도 좀 묻히고 해가면서 방오성과 지속성도 테스트해봐야겠는데요.
저렇게 다른 약제들을 구분해서 트림과 타이어, 휠에 바른 상태로 오랫동안 놔두고 얼마나 오래 가는지 지켜볼 예정입니다.
앞바퀴를 실험대상으로 삼은 이유도 실은 방오성,지속성 테스트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전륜구동 차량은 앞바퀴가 더 심하게 오염되니까요.

방오성과 지속성 테스트 결과는 차후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2011. 11. 17. 16:07

자동차 월동준비 #3 - 도장면 월동준비

애마의 도장면에 겨울나기용 디테일링을 완료했습니다.

일단 깨끗이 닦은 후, 지속성과 방오성 좋다고 소문난 실런트/왁스들을 몇겹 레이어링으로 올려서
세차 자주 하기 어렵고 염화칼슘 등이 위협하는 겨울철의 도장면을 보호하려는 것이 목적이지요.

새 차인데다가 평상시에 워낙 관리가 잘 된 관계로^^ 클레잉이나 폴리싱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이더라고요.
가슴아픈 스크래치가 몇 군데 있기는 했는데, 이것들은 나중에 봄맞이 디테일링 때 핸드 폴리싱이나 해줄까 합니다.

실제 적용한 작업 순서는
탈지세차 → 프리왁스 클렌징 → JetSeal109 1회 → Collinite 476S 4회 → Zymöl Glasur 2회 layering이었습니다.
한 번에 다 한 것은 아니고요. 2주에 걸친 작업이었네요.

11월 1일

DP Xtreme Foam 샴푸와 Citrus Wash & Gloss 샴푸를 찐하게 타서 폼잇으로 차체에 스노우폼을 뿌리고 미트로 문질러 닦았습니다.
그래도 탈지가 완전하게 안 됐는지 기존 왁스 비딩이 좀 남아있더라고요.

아무튼 그리고 나서 Dodo Juice Lime Prime으로 열심히 프리왁스 클렌징을 해줬습니다.
차 전체 클렌징은 처음이었는데 정말 힘들더군요. 3시간 걸렸습니다.
작업 도중에 암모니아 비슷한 냄새가 약간 나던데 혹시 라임 프라임의 특성이려나요?

그런데 폴리싱 패드가 생각만큼 더러워지지는 않네요. 역시 평상시에 워낙 관리를 잘 해서^^
폴리싱 패드를 하루 놔뒀다가 세척하니깐 물이 샛노랗게 들어서 안 없어지더군요. 라임프라임이 약제 색은 녹색인데 물은 노란색으로 드네요.
그리고는 JetSeal109를 올려주었는데...
다른 약제가 아닌 젯실을 선택한 이유가 사실은 빠른 큐어링 타임 때문에 폭풍 레이어링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클렌징에 너무 힘을 쏟은 관계로 딱 1회만 올리고 레이어링은 완전 포기해버렸습니다.


11월 8일

차종동호회 Jetta Club의 세차벙개날이었습니다. 거기서 좀 민폐를 끼쳤지요-_-

다른 사람들은 세차 후딱 끝내고 근처에 따뜻한 코코아라도 마시러 가자고 하는데, 저는 왁스질할 거니깐 먼저들 가라고 했건만...
사람들이 착해가지고 세차장에 남아서 편의점 음료수를 마시더군요. 그래도 저는 묵묵히 왁스질...
설상가상으로 11시가 되니깐 세차장에 불이 꺼져서 완전 암흑 속의 세차벙개를...
그래도 저는 헤드랜턴 쓰고 꿋꿋이 476S를 차 전체에 다 시공했습니다.
ㅎㅎㅎ역시 디테일링 환자는 일반인들에겐 민폐에요.
476S는 확실히 작업성이 안 좋습니다.
다른 카나우바 왁스 작업하듯이 두 패널 바르고 맨 처음 패널 버핑하고, 또 한 패널 바르고 두번째 패널 버핑하고... 식으로 작업했는데
정말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뻑뻑함이 버핑할 때 느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작업성 안 좋은 HGSG의 경우 버핑을 해도 잘 안 없어지고 잔사가 남아서 작업성이 안 좋다고 한다면,
476S는 잔사가 남는 건 아니지만 버핑할 때 타월 미는 작업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는 의미에서 작업성이 안 좋더군요.

한 패널씩 바르고 바로 버핑하면 괜찮을 것 같긴 한데, 그러면 왠지 왁스가 도장면에 먹히기도 전에 닦는다는 느낌이 들고요-_-
최대한 얇게 바르는 것이 답인 듯합니다.
조금 두껍게 발린 476S를 올이 짧은 극세사 타월로 버핑하니 왁스 가루들이 좀 많이 생기더군요.
얇게 바르는 것이 익숙하지 않으신 분은 조금 두텁고 올이 긴 극세사 버핑 타월을 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광택이나 리플렉션은 뭐... 다른 LSP 제품들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은색 차에 바르면 저같은 막눈은-_- 다른 왁스와 구분할 수 없는 수준이고요.

이렇게 476S 1차 시공 후, 이튿날 새벽 출근 전에 또다시 2차로 레이어링해주었습니다.


11월 11일

남들은 빼빼로데이라는데 그딴 거 무시하고 세차장 왔습니다^^
오전엔 비가 왔지만 차량 운행을 안 했고, 세차한 지도 며칠 안 된 관계로 폼잇에 고압수 헹굼질만 했습니다.
그리고 476S 3차 레이어링을 올렸죠.


11월 12일

새벽부터 일찍 일어나 476S의 마지막 4차 레이어링을 해줬습니다.
낮에는 가족들과 서울구경을 갔죠. 차는 안 쓰고^^
청계천에서 무슨 연등 행사 같은 걸 한다는데, 입장 줄을 반대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서울시청-_-
뭐 대단한 거라고 줄을 200~300m나...
그냥 포기하고 집에 돌아와서 Perfect Shine 카페의 동탄 세차 번개를 갔습니다.

차는 깨끗하니깐 물은 안 뿌리고 바로 Zymöl Glasur를 올렸습니다.
자이몰 작업성 안 좋다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 476S에 익숙해진 손으로 자이몰을 작업하니 작업성이 너~~무 좋은 겁니다.
똑같은 두께로 바르고 똑같은 시간 후에 버핑하면 훨씬 잘 닦여요.
실수로 B필러 피아노 블랙 부분 버핑하는 것을 깜빡 잊고 있다가 한참 후에 버핑했는데도 무리 없이 잘 닦여주었습니다.

이젠 웬만큼 작업성 안 좋다는 제품도 두렵지가 않네요ㅎㅎ

이튿날 아침에 Glasur 2차 레이어링 올려줬고, 저녁 때 2차 버핑 해줬습니다.
자이몰 제품들은 1차 버핑 후 시간이 지난 뒤에 2차 버핑을 해주는 게 좋다는 얘길 들어서요.


아무튼 이것저것 7회의 LSP 레이어링을 거친 결과물 사진입니다.
뭐 7번 레이어링 했다고 딱히 표나는 건 아니지만요^^
역시 예상대로 글레이저를 올려줬다고 해서 476S에 비해 광택이 확 달라졌다든가 하는 걸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사진을 날씨 흐린 날 찍어서 더더욱 그런 걸지도...

7회 레이어링 했으니 겨울 동안에는 몇주일에 한 번 정도만 세차하고 카나우바 왁스 한 번씩만 발라줘도 유지관리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차 산 이후로 지금까지는 매주 세차를 했지만 당장 이번주부터는 한 주 걸러 한 번씩 세차하려고 합니다^^
이번 왁스 레이어링에 제가 가진 어플리케이터랑 버핑 타월을 거의 전부 투입했는데 빨래만 해도 정말 힘들었어요, 어휴-_-

이제 외부 월동준비는 완료됐고...
엔진룸 열어보고 각종 오일과 냉각수, 배터리 등을 점검 후 엔진룸도 깨끗이 싹 닦으면 안팎으로 월동준비 끄~~~읕! 일 듯^^
2011. 11. 9. 10:13

자동차 월동준비 #2 - 찬바람과 함께 찾아온 지름

겨울에는 겨울에 맞는 차량 관리 방법이 따로 있듯이,
겨울에 맞는 차량 관리용품들 또한 따로 있죠.
제가 오토 디테일링을 처음 알게 된 것이 한여름 7월이었기 때문에 지금쯤 겨울용품을 새로 구비해야 하는 건 거의 운명이라고나...^^

10월말에 autogeek.net에서 폴리셔 용품 할인 및 $95 이상 구입시 무료배송 행사를 하기에 해외구매로 질렀습니다.
그런데 이번주에는 또 20% 할인 행사를 했네요-_- 1주일만 더 기다릴 걸...

Optimum No Rinse Wash & Shine

먼저 겨울용 카샴푸입니다.
일반 카샴푸와 뭐가 다른고 하니... 샴푸질을 한 후에 물로 헹궈줄 필요가 없습니다(No Rinse).
거품을 내는 성분과, 닦지 않고 놔두면 도장면에 유해한 종류의 계면활성제는 안 들어있는 대신
먼지를 닦아낼 때 차 표면에 상처를 안 남기도록 윤활 성분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주차장 같은 데서 버킷에다가 이 제품을 물에 탄 후, 워시미트에 적셔서 깨작깨작 닦고 그냥 세차를 끝내면 된다고 합니다.
세차장에 가고, 고압수로 헹구고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거죠.
요런 걸 린스리스 워싱(Rinseless Washing)이라고 한답니다.

근데 솔직히 겨울에 막 길바닥의 질척질척한 눈과 흙먼지와 염화칼슘의 혼합물이 막 튀어서 더러워진 차체를
물도 안 뿌리고 바로 워시미트로 닦는다는데 도장면에 상처가 안 남을 거라고 순진하게 믿지는 않고요^^;;

제 생각엔 일단 일차로 셀프세차장 가서 폼잇으로 거품 뿌려주고 고압수로 헹군 뒤...
드라잉하지 않고 바로 집 지하주차장으로 끌고온 다음에 린스리스 워싱을 적용할 예정입니다.
내 차는 소중하니까요^^

알고 보니 이런 린스리스 워싱용 제품은 여러 케미컬 메이커에서 다양하게 나오고 있더군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은 바로 이것, ONR로 줄여부르기도 하는 Optimum No Rinse Wash & Shine입니다.
요건 배송비 합치면 해외구매가 더 비싼 관계로 국내 베스트샤인몰에서 구입했네요.


Collinite No. 476S Super Doublecoat Paste Wax

세차를 자주 하지 못하고, 염화칼슘 같은 화학물질 오염에도 노출되는 겨울철에 중요한 LSP의 특성은 지속성과 방오성(防汚性)입니다.
프링e님께서 영국 디테일링 월드의 '지속성과 방오성이 좋은 겨울용 왁스 인기순위'를 올려주셨는데
그 중에 1위를 한 제품이 바로 이것, Collinite 476S였습니다.
영국의 겨울은 우리나라만큼 춥지도, 눈이 많이 내리지도 않는 관계로 우리 풍토에 100% 맞는 순위라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만...^^

퍼펙트샤인 카페의 운영진이신 김재형님께도 문의해봤는데 역시 476S를 추천해주셨습니다.

저는 Collinite라는 회사 이름을 퍼샤에서 No. 845라는 액체 왁스 제품이 유행했을 때 처음 들어봤는데요.
845도 강력한 지속성을 자랑하지만... Collinite 자체평가에서 845가 지속성 점수 4점을 받았는데 476S는 6점을 받았답니다.
아무래도 액체보다는 고체 왁스가 지속성이 더 좋은 듯...
(콜리나이트 자체평가 원본 자료는 ☞이쪽 참고하시고요. 그런데 476S가 지속성뿐 아니라 작업 난이도도 최고군요-_-)
선전문구 상으로는 한 번 바르면 1년 간다는데... 광고 대로 1년은 못 가더라도 겨울 정도는 충분히 날 수 있겠죠?

다른 케미컬 제품 회사들은 플로리다나 캘리포니아처럼 따뜻한 동네에 많이 있는데,
Collinite 본사는 나름 겨울철 날씨가 매서운 뉴욕에 있다는군요.
왠지 믿음이 가는...^^;;

지속성과 방오성은 좋은 대신에 광택은 별로라는 얘기도 있고, 정전기를 많이 탄다는 얘기도 있던데...
476S 위에 레이어링으로 자이몰 글레이저를 올려줄 예정이라서 문제 없을 듯합니다.
뭐 저는 어차피 은색 차라서 광은 포기했고요-_-

실물을 받아 보니 뚜껑 가운데가 뽈록하게 튀어나온 게 인상적이네요.
냄새가 안 좋다는 얘기도 들었었는데, 상어(Finish Kare Hi-Temp Paste Wax)에 비하면 완전 향기로운 수준이고요^^
좀 많이 바르거나 좀 늦게 버핑하면 확실히 뻑뻑합니다. 정말 최선을 다 해서^^ 얇게 발라야 할 듯...


Ultima Tire & Trim Guard Plus

외장 트림 코팅제는 예전부터 많이 고민해왔습니다.
제 차에는 외장 플라스틱 트림이 많지는 않지만 구석구석에 있어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허옇게 떠서 보기 안 좋더라고요.

전에 트림 관리용으로 구입한 303 Aerospace Protectant는 실내 트림엔 괜찮으나
비 한 번 맞으면 흔적도 없이 씻겨 내려가는 수준의 열악한 지속성 때문에 외장 트림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Poorboys World Bold N Bright 타이어 드레싱을 외장 트림에 발라보기도 했지만
광택과 지속성은 좋으나 비 좀 맞고 세차 몇 번 하니 트림에 얼룩이 졌습니다.

이번에 월동준비를 계기로 지속력 좋은 외장 트림 코팅제 하나 제대로 장만해보자! 결심하고 분노의 검색질을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 검색해 본 결과로 다음 몇가지 제품들이 물망에 올랐습니다.

  • Wolf's Chemicals Trim Coat
  • Wolfgang Exterior Trim Sealant
  • Black Again
  • Optimum Opti-Bond Tire Gel

처음에는 Wolf's Trim Coat 공동구매를 많이 기대했었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너무 세서 포기했고요.
저 중에 우리 나라에서 적정가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옵티본드 뿐이라서 거의 결제 직전까지 갔습니다만...

위 제품들에 대한 해외 리뷰를 뒤져보던 중에 'UTTG'라는 제품이 갑자기 툭 튀어나왔습니다.
'옵티본드 괜찮다. 그치만 난 UTTG가 좋더라' '볼프강 트림 실런트가 특성이 UTTG랑 전반적으로 비슷한 것 같다' 뭐 이런 얘기들이 있더라고요.
UTTG란 바로 Ultima Tire & Trim Guard Plus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좀더 알아보니 지속력 면에서 사용자들이 굉장히 만족하는 것 같고, 고온 특성이 좋아서 엔진룸 쪽에도 쓸만하겠더라고요.
그리고 드레싱 류는 그냥 표면에 묻어있을 뿐이지만 UTTG는 실런트 류처럼 경화되어 표면에 결합되는 타입인 것 같아서 더욱 맘에 들었고요.
솔깃해져서 구입했는데... 가격은 볼프강 트림 실런트와 거의 비슷하고, 옵티본드나 블랙 어게인보다는 서너 배-_- 비싸더군요.

오토긱에서 구입했더니 손에 쥐기 편할 듯한 폼 어플리케이터와 함께 오더군요. 투명한 원기둥 같은 것 속에 함께 포장돼서...
용기에 쓰여진 내용을 보면 염화칼슘으로부터 보호한다(Protects against road salts)는 내용도 있고,
폴리차저(Polycharger) 함유로 단 20분만에 큐어링이 되어 레이어링 하기에도 적합하다네요.

그런데 이 UTTG에 대해 국내 검색을 해보니 아무 것도 안 나왔습니다.
어쩌면 제가 이 제품의 국내 최초 구매자^^?
국내 최초 사용자로서 나중에 한 번 리뷰라도 올려볼까요?


니트릴 장갑

겨울엔 손이 시리죠.
그냥 걸어다니기도 추운데 막 물로 세차하고 그러면 더더욱 손이 시릴 겁니다.
그래서 Autogeek 표 니트릴 장갑을 구입했어요.
사실 뭐 방한 능력이 그다지 좋은 제품은 아니지만 그래도 맨손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정말 추울 땐 면장갑이나 가죽장갑을 끼고 그 위에 니트릴 장갑을 덧씌우는 것도 가능할 듯하고요(힘들지도-_- M사이즈는 좀 꽉 끼네요).

M사이즈 니트릴 장갑 100개(50켤레) 박스를 사버렸습니다.
1회용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몇 년은 쓸 수 있을 듯... 유통기한 내에 100개 다 쓸 수 있을는지^^;;

니트릴 장갑의 재질은 아크릴로니트릴(acrylonitrile)과 부타디엔(butadiene)이라는 성분물질의 중합체입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ABS수지가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styrene)의 중합체인데 여기서 스티렌이 빠진 것이죠.
라텍스 장갑보다 질기고 화학약품에도 강하다고 합니다.
세차뿐만 아니라 극세사 타월 빨래, 모형 도색, 각종 청소, 설거지할 때도 쓸 수 있겠어요^^


Cobra Deluxe Jr. 600 Microfiber Towel

제가 지금까지 구입한 디테일링 용품들 중에 구입을 후회하는 제품은 딱 한 가지 있습니다.
전 원래 성격 상 별로 맘에 안 들더라도 손이 좀 덜 간다뿐이지 막 후회하고 그러지는 않는데요.
Buffoot fantastic fur buffing towel은 확실히 후회됩니다.

저 타월은 이름대로 fantastic한 특징이 한 가지 있는데... 털이 아주 환상적으로 잘 빠집니다.
버핑을 하면 마치 도장면에 스월이 빽빽하게 생긴 것처럼 보이는데 알고 보면 그것들이 모두 아주 가는 수건 털이 붙은 거더라고요.
차 한 대 버핑하고 나면 차체에 남는 수건 털이 한움큼은 됩니다.
최대한 살살 빨아도 소용 없고 같이 빤 다른 타월에도 파란 털이 옮겨붙고 해서... 포기하고 부엌 걸레로 전직시켰습니다.

판타스틱 퍼 타월을 2장이나 은퇴시키고 나니 버핑 타월 부족 현상이...
월동준비로 LSP류를 무한 레이어링하기 위해서는 버핑 타월 충원이 절실했습니다.

그래서 Autogeek에서 해외구매하는 김에 Cobra Deluxe Jr. 600 3장 세트를 땡겨왔습니다.
아무리 우리나라 극세사 재질이 세계 최고이고, 국내 극세사 타월 품질도 좋아졌다지만...
역시 레퍼런스 급 타월을 한 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가격적으로도 해외구매로 사면 그렇게 비싼 건 아니었고요.

직접 보니깐 지금까지 구입한 다른 극세사 타월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재질이네요.
에이탑 버핑타월 F형처럼 앞면은 길고 뒷면은 짧은 루프조직으로 되어 있지만
에이탑 F형보다 앞뒷면 모두 올이 좀더 길고 하나하나의 루프조직 크기 자체가 크고, 타월이 두껍습니다.
그런데 Made in China 딱지가 딱!
제조는 중국에서 했지만 원단은 한국 거랍니다ㅎㅎ.


아무튼 이 정도 준비라면 올겨울이 아무리 춥고 눈이 아무리 많이 오더라도 우리 차의 피부를 뽀송뽀송하게 잘 지켜줄 수 있겠죠^^?
2011. 11. 3. 23:49

LSP 지속성 비교

지난 달에 광택 비교를 하겠다고 차 후드를 4등분해서 4가지 LSP를 발라줬었죠.
상세한 실험 세팅은 ☞제1차 날광와 웻룩 비교 실험 글을 참고하시고요.
 Klasse High Gloss Sealant Glaze  Dodo Juice Supernatural Wax
 RaceGlaze Signature 42 Wax  Zymöl Glasur Glaze

그 날 이후로 4주가 지났고, 그동안 2회의 폼잇 폼건 세차와 3회의 일반 투버킷 세차를 해줬습니다.
이 기간동안 LSP들이 잘 버텨줬는지 지속성을 비교해 봤습니다.

은색 차에서는 그냥 눈으로 봐서는 왁스층이 남아있는 건지 어떤 건지 분간이 안 된다는 건 다들 아시는 사실일 테고요.
지난 번 ☞LSP 발수성 비교 테스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물을 뿌려봐야 LSP층의 존재를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문제는 저 중 HGSG는 원래 친수성이라서 바른 부분이나 안 바른 부분이나 거의 표가 안 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HGSG는 원래 지속성 좋기로 유명한 제품이니만큼 그동안 끄떡도 없었을 거라고 믿고 가도록 하죠^^

분무기로 물을 뿌려봤을 때, 처음 시공했을 때와는 사뭇 느낌이 달랐습니다.
예전에는 왁스들 간의 경계선이 확 차이나고, 색깔까지 막 달라보일 정도였고 했지만...
지금은 아주 자세히 눈여겨봐야 경계선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냥 사진만 봐서는 잘 모르시겠죠?
이해를 돕기 위해 경계선을 사진 상에 그래픽으로 나타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비교를 위해 지난 달 ☞LSP 발수성 비교 테스트에서 비슷한 양의 물을 뿌렸을 때의 사진을 아래 갖다놓았는데, 이땐 경계선이 확연히 보였죠?




저랬던 것이 이제는 완전히 구분하기 힘든 수준이...-_-

왁스에서 발수성만 쏙 빠졌을 리는 없을 것 같고, 왁스층이 전체적으로 많이 사라졌다는 거겠죠.

그래도 경계선이 아직 남아 있기는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이번에 분무기로 물을 좀더 뿌려본 상황인데, 맨처음 사진에 비해서는 경계선이 좀더 눈에 띄시죠?
1달의 시간이 지나고, 세차 5회, 그 중에 2회는 평상시보다 진하게 탄 폼건세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왁스 피막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이번 실험에 사용된 4가지 제품 모두 이 정도 사용환경에서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정도의 지속성은 지녔다고 봐야 할 듯합니다.

왁스층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최초의 특성 대비 많이 약해진 것은 확실하고요.

물방울들의 형상을 봐도 예전보다 많이 찌그러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도 수퍼내추럴과 글레이저 쪽은 대부분 둥글게 남아 있네요.
사실 원래 처음부터 왁스들 비딩 형상에 글레이저 > 수퍼내추럴 > 레이스글레이즈 42 순서로 우열 관계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레이스글레이즈 42가 이 정도로 차이 나게 안 좋지는 않았던 것 같거든요.
확실히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조심스럽게... 레글 42가 다른 두 카나우바 왁스 대비 지속성이 좀 안 좋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쉬팅에 대해서도...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물을 뿌려야 비로소 쉬팅이 시작되었고,
지난 번 ☞LSP 발수성 비교 테스트에선 글레이저의 쉬팅 자국은 물방울 하나 남지 않고 완전 깨끗했었는데, 지금은 물 흘러간 자국이 남았네요.

이 또한 '왁스층이 사라지지는 않았으나 그 특성은 많이 퇴색되었을 것'이라는 가정을 뒷받침해주는 증거 아닐지요.

결론은... 이번 실험의 카나우바 왁스들은 모두 1달 이상 가기는 하는데, 1달쯤 지나면 최초의 발수성, 방오성이 상당히 약화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저처럼 매주 세차를 하고, 진한 폼건 세차를 2번이나 한다면 최초 시공 시의 발수성은 거의 사라지네요.
저같은 세차 패턴의 경우 카나우바 왁스층이 피막의 특성을 유지한 채 지속되기 위해서는 1달 간격보다는 더 자주 발라줘야 할 것 같습니다.
한 3주에 한 번 정도?

세차를 저보다 가끔 하시거나 폼건 세차 안 하시는 분들은 1달에 한 번만 발라주셔도 무방하지 않을까 생각되고요.

물론 합성 실런트는 1달 정도 기간에는 폼건을 아무리 뿌려도 끄떡도 없을 겁니다, 아마도.
요건 제가 실험으로 확인한 사실은 아니고 추측입니다^^.
 
'왁스는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갈 뿐이다^^.'

2011. 11. 2. 23:23

자동차 월동준비 #1 - 겨울용 타이어 장착

보통은 '스노우 타이어'라고들 부르죠.
다른 타이어들 대비 눈 위에서 훨씬 높은 접지력을 가지기 때문인데...

그렇지만 스노우 체인과는 달리 눈 안 온다고 떼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눈이 안 오더라도 다른 타이어들 대비 저온에서의 접지성능이 월등히 좋기 때문에
스노우 타이어보다는 '겨울용 타이어'라고 부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고성능 타이어들은 여름엔 최고의 성능을 보이지만 겨울엔 딱딱해져서 위험할 정도로 접지력을 잃기 때문에 '여름용 타이어'라고 불리고,
여름/겨울 모두 그럭저럭 쓸만한 일반 타이어들은 '사계절용 타이어'라고 불리죠.

제 제타에는 거의 뭐 여름용 타이어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브리지스톤 포텐자 RE050이 순정으로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월동준비에서 1순위로 시급한 것이 겨울용 타이어로 교체하는 것이었습니다.

장착한 겨울용 타이어는 한국 타이어의 신제품 W310 Winter i*cept evo라는 제품인데요.
기존 W300 ice bear를 대체하는 고성능 프리미엄급 겨울용 타이어입니다.
겨울용 타이어 주제에 속도 등급이 V(240km/h까지 문제 없음)네요.

예전 스노우 타이어는 '스터드(stud)'라는 쇠 스파이크 같은 것이 박혀 있어서 아스팔트에 자국도 남기고 소음도 컸었는데...
요즘 한국에서 유통되는 겨울용 타이어는 모두 스터드가 없는 스터드리스 타이어입니다.
스터드 대신 트레드 표면에 '커프(kerf)'라는 자잘한 홈을 아주 많이 파놓고, 저온특성이 좋은 고무성분을 사용해서 눈길 접지력을 확보하죠.

i*cept evo는 안쪽과 바깥쪽 트레드 패턴이 다르게 생긴 '비대칭형(asymmetric)' 타이어입니다.

타이어를 비대칭으로 만드는 이유는 바깥쪽은 접지력이 좋은 트레드 패턴으로 만들어서 코너링과 주행성능을 추구하고,
안쪽은 배수성 좋은 형태로 트레드를 많이 파서 빗길, 눈길 안전성을 향상시켜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라는군요.
i*cept evo에서는 왼쪽 사진을 보시면 트레드 패턴이 복잡하게 파여 있는 쪽이 안쪽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거꾸로 끼우지 말라고 사이드월에 'INSIDE', 'OUTSIDE' 표시도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i*cept evo의 트레드 패턴은 딱 보면 왼쪽용 타이어와 오른쪽용 타이어가 따로 있을 것 같은 느낌인데...
실제로는 왼쪽 오른쪽 공용입니다. 즉, 비방향성(non-directional) 타이어인 겁니다.

보통 10,000km 달릴 때마다 타이어가 골고루 닳도록 하기 위해 앞뒤 타이어의 위치교환을 실시하는데,
비방향성 타이어는 뒤쪽 타이어를 앞으로 보낼 때 좌우를 바꿔서 보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i*cept evo는 안팎이 정해져있긴 하지만 앞뒤 방향성은 없기 때문에 왼쪽오른쪽 마음대로 바꿀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래의 타이어 위치교환 그림 중에서 왼쪽 그림처럼 위치교환이 가능합니다.

반면에 순정 RE050은 비대칭형은 아니지만 방향성(directional) 타이어더군요.
주행성능, 안정성, 배수성 등이 전진 방향의 회전에만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거꾸로 끼우면 안 좋습니다.
그래서 타이어 사이드월에 '이 방향이 전진방향이 되도록 끼우라'고 화살표가 그려져 있습니다.

방향성 타이어는 좌우를 바꾸려면 타이어를 휠에서 분리해서 뒤집어 끼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방향성 타이어 위치교환 시에는 번거롭게 타이어 분리는 하지 않고 위치교환 그림의 오른쪽처럼 앞뒤로만 끼리끼리 교환을 합니다.


당초 타이어 교체 계획은 17인치 순정휠 그대로 225/45R17 사이즈의 타이어만 갈아끼우려고 예약해놨는데, 총 비용이 60만원 정도 듭니다.
그런데 장착 당일에 샵에서 얘길 들어보니 중고 16인치 휠을 구입하고 205/55R16 타이어를 끼워 휠째로 교체하면 비용이 66만원...
당장은 6만원이 더 들지만 타이어를 휠에서 매번 뺐다끼웠다 하지 않아도 되고, 다음번에 타이어 새로 살 때는 15만원 정도 저렴해지더라고요.
교체 대상인 16인치 중고 휠은 골프 TDI 순정 휠이었는데 디자인도 깔끔하고 괜찮았고요.
그래서 잠시 망설이다가 계획을 변경하여 휠째 구입하여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여름용과 겨울용 타이어를 구분해서 쓰는 것은 조금 쌩돈 들어가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_-
사계절용 타이어들은 트레드웨어(tread wear)가 막 400 이상 되기 때문에 한 번 끼우면 4년도 넘게 탈 수 있습니다.
(타이어 수명은 대략 트레드웨어값 x 150 km 정도라고 계산하면 되겠더군요)
그치만 여름용 타이어는 트레드웨어가 대략 200대(RE050은 140... 지우개라 불리죠)라서 반년씩만 탄다고 해야 4~5년 갑니다.
겨울용 타이어는 게다가 제조일로부터 3년 지나면 재질이 딱딱해지기 때문에 수명이 딱 3년입니다. 겨울에만 끼우고 다녀도 말이죠.

추가로 봄가을에 갈아끼울 때마다 2만원 정도(휠째 교체할 경우)씩 교체 비용도 들고,
남는 휠타이어 4짝을 타이어샵에 보관시킬 경우 1년 보관료 5만원도 추가됩니다.

계산해 보니 겨울용-여름용 타이어를 매년 바꿔끼우는 것은 사계절용 타이어를 계속 장착하고 다니는 것 대비
타이어 관련 비용만 대략 연평균 25만원 정도 더 들어가겠더군요.
그래도 뭐 이 정도 비용은 겨울 빙판길에서 덜 미끄러지는 안전성과 여름의 더 나은 주행성능에 대해 지불한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죠.


겨울용 타이어 및 휠 장착 인증샷!

휠타이어 교체 기념으로 깨끗하게 세차해 주고 새 휠에 실런트도 발라줬습니다.
휠 사이즈가 줄다 보니 휠이 휠웰에 들어차는 느낌은 확실히 줄어들었지만 골프 휠도 나름 깔끔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
스포크 개수가 줄어서 청소나 왁스질도 더 편해졌고요.
이 휠은 이름이 'Atlanta'네요. 폴크스바겐은 전통적으로 지명을 따서 휠 이름을 짓는 듯...

그리고 도장면 월동준비 1단계 작업으로 카샴푸 진하게 타서 폼건 세차 해주고, 프리왁스 클렌징을 해줬지요.
차 전체 클렌징은 이번이 처음인데 3시간 가까이 걸린 듯... 노동도 이런 막노동이 없더군요ㅜㅜ
원래는 글레이즈도 발라주고 LSP도 몇겹 레이어링해줄 계획이었지만 팔다리에 힘이 풀려 JetSeal 109 딱 한 겹만 올리고 마쳤습니다.
이것은 휠 교체 이전의 비교용 사진. 제타 블루모션의 순정 휠은 이름이 'Queensland'입니다.
RE050은 사이드월 로고에 흰색 마킹을 손수 칠하고 다녔었지만...
i*cept evo는 뭐 그렇게까지 해주고픈 마음은 없고요^^;;

타이어 생산일자 표시는 4011 → 2011년의 40번째주, 즉 올해 10월 첫째주에 생산된 타이어랍니다.

그런데 휠은 아무래도 중고이다 보니 이렇게 한두 군데 흠집은 있습니다.


RE050이 워낙에 성능만을 추구한 놈이라 타이어를 다른 걸로 바꾸면 승차감과 소음이 대폭 향상될 거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었습니다.
i*cept evo로 교체 후 실제 주행 느낌은... 노면 소음은 조금 줄어든 것 같고...
승차감은 노면 상태가 전해져오는 느낌이나 과속방지턱의 느낌이 달라진 건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냥 기분상 약간 부드러워졌다는 정도?

분명하게 달라졌다고 느껴지는 것은 액셀러레이터 밟을 때의 느낌입니다.
확실히 '가벼워졌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리고 지금까지는 평균연비 18km/ℓ을 넘어본 적이 없었는데 휠타이어 바꾼 후 바로 19.7km/ℓ 나오더군요. 조금 막히는 구간이었는데도...
아마도 휠 사이즈가 17인치에서 16인치로 줄면서 회전관성이 줄어서 그런 거겠죠. 타이어도 약간 가벼워진 것 같고...
혹시 '타이어 직경이 줄면서 실제 이동 거리가 측정치보다 짧아지기 때문에 연비가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라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휠 직경은 줄었지만 타이어 직경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그런 효과는 없습니다^^
타이어 직경은 225/45R17이 634.3mm, 205/55R16이 631.9mm로 겨우 2.4mm(0.38%) 줄었을 뿐이고요.

노면소음의 차이는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 아이폰의 '음성메모' 기능을 이용해서 녹음했습니다.
'편도5차로 경부고속도로 직선구간의 3차로에서 다른 차가 별로 없을 때 100km/h로 달리며 조수석에 아이폰을 놓고 녹음'하는 조건이었고요.
첫번째 오디오 파일은 타이어샵 가면서 RE050으로 달릴 때, 두번째는 타이어샵에서 돌아오며 i*cept evo로 달릴 때의 녹음입니다.

오디오 파일을 1:1로 비교하면서 들으면 노면 소음의 차이가 느껴지기는 느껴지지만...
기대했던 만큼 대폭 줄어들지는 않은 듯^^;; 따로 들으면 구분 못할 것 같은데요.
나중에 저소음으로 이름난 S1 Noble 타이어로 바꿀 예정인데, 걔는 좀 기대해봐도 되겠지요?

참고로 RE050의 공기압은 평균 35.3 psi였고, i*cept evo의 공기압은 36.7 psi였습니다(차에 적혀있는 추천 타이어압은 36 psi).
뭐 이 정도 압력 차이면 노면 소음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타이어의 압력은 몇 달 전 구입한 타이어 공기압계로 측정했습니다.
디지털 공기압계는 편하고 정밀하긴 한데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하더군요.
(무슨 말이냐면 34.56 psi 이런 식으로 소수점 이하까지 정밀하게 측정해주지만 알고 보면 실제 압력은 36 psi더라... 이런 상황인 거죠)
그래서 정밀도는 떨어지지만 정확하다고 소문났고, 건전지 넣을 필요도 없는 아날로그식 Hella 공기압계를 구입했습니다.

최근 몇 달간 측정해 보니 타이어 압력이 한 달에 1 psi 정도씩 꾸준히 줄어들더군요.
아마도 자연적으로 바람이 조금씩 빠지는 데다가 기온도 점점 내려가서 그런가봅니다.


오너 정비의 첫걸음이 타이어 공기압 관리라고 하지요?
적정공기압보다 10% 이상 벗어나면 이상마모가 생긴다고 하니 매달 점검해서 32 psi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가끔 보충해줘야겠습니다.


아무튼 이제 겨울용 타이어로 올겨울을 나기 위한 접지력과 안전성은 확보 완료!
저소음과 연비향상은 덤이고요~^^
타이어 압력계로 타이어 관리 준비도 완료!
클렌징으로 도장면 월동준비 1단계 완료!

두서 없이 긴 얘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1. 10. 20. 09:57

제2차 날광과 웻룩 비교 실험 - 막눈 확정ㅠㅠ

지난 번의 실패한 ☞날광와 웻룩 비교 실험 글에 대해 많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블로그엔 댓글 하나 없었지만 카페에 옮긴 글에는 완전 댓글 폭풍이었거든요^^).
주요 피드백들을 정리해 보자면

  1. 맞다. 나도 시도해봤지만 차이를 모르겠더라. 날광이니 웻룩이니 그냥 주관적인 느낌뿐인 것 아닐까?
  2. 은색 차라서 그렇다. 까만 차에 바르면 티가 날 것이다.
  3. 새 차라서 그렇다. 스크래치나 스월 좀 있는 차에 바르면 구분이 좀 될 거다.
  4. 한두 번 발라서는 안 된다. 무한 레이어링에 가깝게 여러 번 떡칠하면 다르게 보일 거다.
  5. 평평한 면에 발라서 그렇다. 곡면 부분에 발라보면 그 차이가 느껴진다.
  6. 후드에만 발라서 그렇다. 차 전체를 싹 다 발라보면 전반적으로 광택이 달라진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7. 자연광에선 모른다. 광원을 직접 비춰보면서 리플렉션을 비교하면 알 수 있다.

저처럼 날광과 웻룩을 모르겠다고 답변 주신 분들도 꽤 계셨지만...
방법을 좀 달리해 보면 차이를 감지할 수 있을 거라고 답변 주신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그러니깐 세상에는 분명히 날광과 웻룩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존재하긴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막눈을 탈출하여 그들 틈에 끼기 위해 다시 한 번 재도전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2, 3번 피드백 내용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죠. 차를 재도색하거나 애마에 셀프 테러라도 하지 않는 이상...-_-
다른 사람 차에 발라본다거나 폐차장에서 검정 차 트렁크 뚜껑이라도 떼어와서 실험하면 가능하긴 하겠지만
그렇게 해서 광택을 구분한다 한들 제 차에서 재현이 안 된다면 그것도 별 의미 없을 것 같고요.
그래서 일단은 제 차를 가지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해 보려고 합니다.

4번도 사실 적용하기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세컨드 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차를 운행해야 해서... 마스킹 테이프를 계속 붙여놓은 채로 무한 레이어링을 할 수가...

그래서 실질적으로 재실험에 반영할 수 있던 피드백 사항은 5~7번밖에 없었습니다.

5번과 6번 피드백은 다음과 같이 적용했습니다.
원래는 문짝에만 비교실험을 적용해 보려 했었지만, 제 차에서 가장 굴곡진 부분인 뒷범퍼도 실험에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비교실험 부분 이외의 차량 전체에는 글레이저를 발랐습니다.
지금까지는 날광 LSP(Last Step Product)만 발라왔으니
웻룩의 글레이저를 바른 후 예전과 달라진 건 없는지 전반적인 미묘한 차이를 느껴보려고요.

그리고 7번 사항은 일단 손전등을 두 LSP 적용면에 옮겨가며 비춰서 육안으로 리플렉션의 차이를 감지해보려 했고,
사진 촬영을 할 때도 길다란 형광등의 리플렉션이 LSP의 경계선에 걸쳐지도록 찍었습니다.


뭐, 서론은 이 정도로 하고 실험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실험 과정은 지난 번 ☞날광와 웻룩 비교 실험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 세차 후, 운전석 문과 뒷범퍼만 이소프로필알콜 50% 용액과 도도주스 Lime Prime 클렌저를 써서 이전 왁스층을 깨끗이 닦아냈습니다.
지난 번에는 국민클렌저인 P21S 클렌저의 유사품 S100으로 작업했지만 이번엔 수퍼내추럴과 함께 구입했던 라임 프라임을 개봉했네요.

라임 프라임은 써보신 다른 분들도 말씀하시듯 작업성은 P21S/S100 클렌저에 비해서 좋습니다.

S100 클렌저는 작업하는 동안에 점점 건조되면서 뻑뻑해지고 문지르는 데에 힘이 들어가는데 라임프라임은 그런 게 없네요.

또 S100 클렌저는 뚜껑을 열면 입구도 넓고, 묽은 액체 상태라서 자칫 엎어지면 다 쏟을 것 같아 위태위태한 반면에

라임프라임은 뚜껑이 원터치식 샴푸 캡 형태라서 짜서 쓰기 쉽고 엎질러질 염려가 없습니다.

차가 더럽지 않은 관계로^^ 성능 면에서는 제대로 비교할 수 없었지만, 아무튼 작업성 면에서는 라임 프라임의 승리인 듯...


2. 운전석 문짝과 뒷범퍼를 아래 사진과 같이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 두 구역으로 나누었습니다.
붙일 때는 곧게 똑바로 잘 붙인 것 같았는데 멀찍이 떨어져서 보니 삐뚤빼뚤하군요-_-

3. 마스킹 테이프로 구분된 양쪽에 위 사진처럼 날광 대표 Klasse High Gloss Sealant Glaze와 웻룩 대표 Zymöl Glasur Glaze를 발랐습니다.
그리고 각 제품 설명서에서 지시하는 시간 후에 스와이핑 테스트로 건조 상태를 확인하고 버핑했습니다.

이번에 실험할 부분과 지난번에 실험했던 후드 이외의 차체 모든 부분에는 Glasur를 발라주었습니다.
차 전체를 IPA와 클렌저로 탈지하는 건 너무 힘들어 스킵했지만 LSP는 원래 맨 마지막에 바른 제품 효과가 가장 두드러진다니 뭐... 괜찮겠죠?
문짝과 범퍼의 HGSG/글레이저 구역 위치가 좀 헛갈리게 뒤바뀐 이유도 차 전체에 발린 글레이저의 느낌을 보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겁니다.

4. 8시간 후에 HGSG와 글레이저 모두 2차 레이어링을 적용해주었습니다.

5. 다시 4시간 후 글레이저 쪽은 2차 버핑을 해줬고, 차를 운행해야 하는 관계로 마스킹 테이프를 떼었습니다.
3회 이상 레이어링을 못해준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_-

6. 24시간이 또 지난 후에 광택을 비교해봤습니다.
일반적인 조명환경 하에서는 지난 번처럼 별 차이를 못 느꼈기에 손전등을 직접 번갈아 비추면서 리플렉션을 비교해 보고,
길다란 형광등의 리플렉션이 LSP의 경계선에 걸치도록 비춰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날광과 웻룩, 그리고 아무 것도 안 바른 면의 광택 차이를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OTL
아무리 굴곡진 곡선 부분을 비춰봐도 마찬가지고요-_-
날광만 발랐던 예전과 다른 전반적인 미묘한 웻룩 느낌을 느껴보려고 전체적으로 보아도 그리고 구석구석 들여다 보아도 전혀 느껴지지가...-_-

주차장 형광등에 전등갓이 씌워져 있어서 차 옆면에 비친 형광등들의 리플렉션은 너무 가늘게 나오더군요.
그래서 형광등의 리플렉션이 좀 두껍게 나올 수 있도록 문짝의 캐릭터 라인 위쪽 경사진 부분에도 비춰봤습니다.
그래도 역시 별 차이를 느낄 수 없네요.


사진이나 광학을 잘 아시는 분은 PL 필터 또는 편광 필터라고 아실 겁니다.
주로 카메라 렌즈 앞에 달아서 반사광을 억제하는 데 쓰지만, 반대로 반사광이 좀더 잘 보이게 해줄 수도 있습니다.

이런 편광 필터까지 동원해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만... 역시 별 차이는 없었습니다ㅜㅜ

PL 필터로 반사광 억제
PL 필터 미사용
PL 필터로 반사광 강조

최후의 수단으로 포토샵을 동원하여 1/256 단계의 아주 미세한 명암계조의 차이까지 증폭시켜 보여주도록 영상처리를 해보았는데...
거의 모든 사진에서는 영상처리를 해도 눈에 띄는 것이 없었지만 문짝 윗부분 사진에서 뭔가 발견했습니다.
잘은 안 보이지만 아래 오른쪽 사진의 화살표시 윗부분을 보시면 미세하게 조금 어두운 세로 띠가 있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이 부분이 바로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기 때문에 LSP가 발라지지 않은 부분입니다.

원본사진
명암 강조

그러나... LSP가 안 발린 부분은 이렇게 구분할 수 있다고 쳐도
그 세로 띠 양쪽의 글레이저와 HGSG 바른 부분은 영상처리의 도움을 받더라도 서로 똑같아 보입니다.
결국 카메라와 영상처리의 도움을 받아도 날광과 웻룩은 차이를 감지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실험은 실패했고 아무튼지간에 저는 막눈 맞습니다, 맞고요.
그치만 이렇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비교한 끝에 막눈임이 입증된 거라서 여한은 없네요.

실험의 결과 느낀 것은 아마도 세상의 99% 정도의 사람들도 저와 같은 광택막눈이 아닐까 하는 겁니다.
뭐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서 영상처리를 해봐도 감지되지 않는 차이인걸요.
아마도 은색 차에서 날광 실런트와 웻룩 카나우바 왁스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은 1%의 특출난 소수가 아닐까요?

차량 색상이 진하거나, 스크래치나 스월 같은 표면 결점이 많다면 날광 제품과 웻룩 제품의 다른 광택 느낌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실버 같은 밝은 색상의 새 차에는 그 어떤 제품을 발라도 99%의 일반인들은 광택을 구분하지 못할 겁니다.
사람들은 '밝은색엔 날광'이라고 하지만 '밝은색엔 고놈이 고놈'이라는 말이 더 정확한 것 아닐까요?

결국 밝은 색 차량에 바를 LSP를 선택할 때는 99%의 사람들이 구분하지 못하는 광택의 질은 고려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최고의 광을 선사한다는 스위스백스나 자이몰의 몇십, 몇백만원짜리 왁스들이라 해도 은색 차에 바르는 순간 듣보잡 실런트와 똑같아지는 겁니다.
은색 차에 그런 비싼 왁스를 바르는 것 자체가 돈지X인 거죠.

밝은색 차량용 LSP를 선택할 때는 광택 말고 작업성, 방오성, 발수성, 지속성 같은 부분이 주요 선택 기준이 돼야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특성들도 본질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몇백만원짜리 왁스가 아무리 작업성이 좋다한들 차 한 대 왁스질을 순식간에 끝낼 수 있을 만큼 작업성이 좋은 것도 아닐 거고,
아무리 방오성이 좋다한들 한 달 동안 먼지 하나 안 쌓일 정도로 좋은 것도 아닐 거고,
지속성이 좋다한들 한 번 바른 왁스가 몇 년씩 가는 것도 아닐 테고 말이죠.

또 생각해 보니 최상의 광택을 찾아보겠노라고 왁스 이것저것 사모으는 것도 참 부질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거 참... 은색 차가 또 이런 방법으로 지름을 자제시켜 주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은색 차에는 무조건 싸구려 LSP'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LSP는 조금씩만 쓰는 물건이라서 몇십만원짜리 왁스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유지비가 그다지 크지 않거든요.
만원짜리 왁스라면 차 한 대 바를 때 왁스를 한 300원어치? 십만원짜리 왁스라면 한 3천원어치 정도 바르지 않을까요?
10만원짜리 왁스로 매달 왁싱을 한다고 하면 한 달에 3천원 쓰는 정도입니다.
디테일링 매니아라서 매주 왁스를 올린다고 해도 일주일에 3천원어치...
일주일에 300원 쓰나 3000원 쓰나 사실 뭐 그리 큰 돈은 아니지요(기름값에 비하면...-_-).

오히려 저가 LSP는 작업성이 안 좋아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작업 시간이 더 오래 걸려 정신적인 비용이 더 클 수도 있고,
방오성과 지속성이 떨어져서 세차와 왁스질을 더 자주 해야 하기 때문에 세차비와 본인의 왁싱 인건비가 더 많이 먹힐수도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몇십만원이 아닌 몇만원대 수준의 LSP라면 너무 가격에 연연해서 고를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예를 들어 글레이저($101)는 HGSG($20)보다 물건값은 5배 비쌉니다만, 글레이저가 HGSG보다 발수성/방오성 하나는 확실히 좋습니다.
글레이저와 HGSG 사이에서 선택을 한다면 과연 이 방오성의 가치가 '5배나 비쌀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하고 고민할 것이 아니라
'한 달에 3천원 정도 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하는 식으로 고민해야 올바른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런 계산법은 구입한 왁스를 바닥 볼 때까지 열심히 다 쓴다는 전제 하에서만 적용 가능합니다.
왁스를 수십 개 사서 한 번만 바르고 벽장에 쌓아놓는 경우는 왁싱 한 번에 3천원이 아니고 10만원어치 소비된다고 계산하는 게 맞을 걸요^^

결론적으로 저는 이제부터 광 따위에는 마음을 비우고, 비싼 왁스에도 욕심 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차 바꾸기 전까지는 그냥 날광이든 웻룩이든 상관 없이 딱 몇만원 정도 가격대에서
실런트는 작업성과 지속성 좋은 제품을 고르고, 카나우바 왁스는 작업성과 방오성 좋은 제품을 골라서 구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물론 지금 쓰는 제품들 다 떨어지기 전에는 새로 안 지를 거고요(정말일까^^;;?).
2011. 10. 11. 13:08

홧김에 해본 LSP 발수성 비교 테스트

지난 번에 후드를 4등분해서 각기 다른 LSP(Last Step Product)를 발라 날광와 웻룩 비교 실험을 했고 실망스러운 결과만 얻었는데요.
모처럼 마스킹도 하고 실험 세팅도 했는데 그렇게 끝내기는 아까워서 곁다리로 발수성도 비교해봤습니다.

차 후드를 탈지/클렌징한 뒤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 4등분해서 각 영역에 아래의 4가지 LSP를 정성스레 바르고 버핑해줬습니다.
상세한 실험 세팅은 ☞날광와 웻룩 비교 실험 글을 참고하시고요.


 Klasse High Gloss Sealant Glaze  Dodo Juice Supernatural Wax
 RaceGlaze Signature 42 Wax  Zymöl Glasur Glaze

애초부터 발수성 테스트를 위해 선정한 제품들이 아니라 광택 비교를 위한 선택이었고,
발수성은 곁다리로 테스트한 거라서 비교제품 라인업이 좀 그렇긴 합니다만...^^

비딩(water beading)을 보기 위해 분무기로 물을 뿌려 봤습니다.
날광와 웻룩 비교 실험에서 그냥 봤을 때는 전혀 안 보이던 왁스들 간의 경계가 물을 뿌리자 보이기 시작하네요.

 

역시 HGSG가 카나우바 왁스들에 비해 확실히 비딩이 약합니다.
마스킹 테이프에 가려져서 LSP가 올라가지 않았던 부분과 HGSG 바른 부분이 거의 동일한 비딩을 보입니다.

카나우바 왁스를 바른 발수성이 높은 표면 위에는 물방울들이 최대한 도장면에 붙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작고 동그란 물방울이 생기지만
LSP를 바르지 않았거나 HGSG를 바른 친수성 표면에는 물방울이 도장면에 잘 붙어 물방울도 더 커지고 찌그러진 모양이 되네요.
 
카나우바 왁스들끼리도 비교해 보자면 레이스글레이즈 42나 수퍼내추럴에는 가끔 약간 찌그러진 물방울이 눈에 띄지만
글레이저 위에는 완벽히 동그란 물방울밖에 안 보이더군요.

좀더 멀리 떨어져서 보거나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표면의 전반적인 색깔이 달라보이기도 합니다.



주된 원인은 친수성과 발수성 차이로 물방울의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어쩌면 날광과 웻룩의 차이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확실히 오른쪽 부분, 특히 오른쪽 아래 자이몰 글레이저 바른 부분은 왁스 안 발린 표면과는 많이 달라보입니다.

물을 계속 뿌리면 물방울들이 흘러내리는 쉬팅(water sheeting)이 시작되는데요.
글레이저 바른 부분에서 확실히 쉬팅이 많이 일어납니다.


후드가 볼록한 관계로 위쪽 부분은 경사가 덜하기 때문에 HGSG나 수퍼내추럴 쪽은 공평한 비교가 안 되지만,
같은 아래쪽에 있는 레이스글레이즈 42와 비교해 봐도 더 많은 쉬팅이 일어나며,
레글 42의 쉬팅 자국 한 가운데를 보면 물방울들이 점점이 남아있지만 글레이저에는 그런 것이 없다는 점이 다르더군요.

아무래도 발수성 좋고 매끈매끈한 표면일수록 물방울들이 표면에 붙어있지 못하고 잘 흘러내리겠죠?

비딩과 쉬팅을 비교했을 때 이번 실험에 사용된 4개의 LSP 중에서는 글레이저가 발수성 면에서 가장 우수한 것 같습니다.
대략
글레이저 > 수퍼내추럴 > 레이스글레이즈42 >> HGSG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일반적으로 발수성과 방오성(防汚性)은 어느 정도 비례한다고 하니 글레이저에게는 좋은 방오성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이쯤 되니 발수성과 방오성 면에서 최고라는 자이몰 티타늄도 한 번 발라보고 싶어지는군요ㅎㅎ^^;;


비록 이번 실험에서 처음에 원했던 광택의 차이를 느끼는 데는 실패했지만
곁다리로 해본 발수성 차이 실험을 통해 재미있는 사실을 개인적으로 새롭게 경험했네요.
비딩의 물방울 모양, 색깔 차이, 쉬팅 자국의 차이 등등 말이죠.
왠지 글레이저에게 더 호감도 갖게 됐고요.

담번엔 한 번 차량 전체에 글레이저를 발라봐야겠습니다.
발수성도 인상적이고...
지금까지 날광 LSP만 바르다가 웻룩의 글레이저를 바르면 혹시 차체 어느 구석에서 이전과는 다른 미묘한 광택 차이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2011. 10. 11. 12:59

날광와 웻룩 비교 실험 - 1차 실패ㅜㅜ

디테일링에 입문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것이 '광택에도 종류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LSP(Last Step Procduct) 제품을 합성 실런트를 사용할 경우 날광이 나고, 천연 카나우바 왁스를 사용하면 웻룩(wet look)이 난다고 하더군요.

얘길 들어보면 날광은 '날카로운 광', '아크릴을 한 겹 덧씌워놓은 듯한 광'이라고도 하며 '시럽을 발라놓은 듯한 광'이라고도 하고,
웻룩은 '촉촉하고 차분하고 깊은 광', '색깔이 선명해지는 느낌'이라고도 하고 '기름을 발라놓은 듯한 광'이라는데...
솔직히 이렇게 말로만 들어서는 도대체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밝은 색에는 왜 시럽 바른 날광이 좋고, 진한 색에는 왜 기름 바른 웻룩이 좋은지는 더더욱 모르겠고요.

저도 '은색 차엔 날광'이라는 얘기에 디테일링 입문할 때부터 아크릴릭한 날광 LSP 제품만 고집해왔습니다.
날광의 대명사라는 Klasse HGSG(High Gloss Sealant Glaze)를 비롯해서 전반적으로 날광 성격이 강한 합성 실런트 제품 위주로 구입했죠.
원래는 날광이 아닌 웻룩이 강해야 할 카나우바 왁스 중에서도 굳이 날광 성향의 레이스글레이즈 42를 콕 찝어서 구입했고요.
 

 

그런데 지난 10주간 위 사진의 모든 LSP들을 번갈아 가며 발라봤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최고의 날광이라는 놈을 바르나 날광이 별로라는 놈을 바르나 광택이 달라진 건지 어떤 건지 느낌이 안 오더라고요.
아니 솔직히 말해서 뭘 바르긴 바른 건지 쌩얼인지도 잘 구분 못하겠습니다.

명색이 디테일링이 취미라면서 이런 상태여서는 안 되겠다 싶어 막눈 탈출을 위한 실험을 준비해 봤습니다.
광택을 제대로 느끼고,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는 안목을 기르고 싶어서요.
LSP를 바른 부분과 안 바른 부분은 광택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
그리고 날광과 웻룩은 정확히 어떻게 다른 것인지 실험을 통해 눈으로 확인해 보고자 합니다.

지금 갖고 있는 LSP들은 날광용밖에 없기 때문에 이 실험을 위해 웻룩 느낌의 카나우바 왁스 2종을 새로 공수했습니다.

먼저 Zymöl사의 Glasur Glaze입니다.
'남자의 왁스'라고도 불리는 기름진 웻룩의 대표격 제품이라네요.
복주머니 같은 파우치에 들어있고, 빨간 봉인딱지에... 시리얼 넘버라든지 보증서 같은 것도 있는 것이... 고급스러워 보이기는 합니다.


Zymöl사의 Glasur를 Swissvax 사의 Glacier(글레이셔)와 혼동해서 흰색 도장 전용 왁스로 잘못 알고 계시는 분도 있지만,
Zymöl Glasur는 차량 컬러와는 상관이 없고, 포르셰 차량의 도장면에 특별히 적합하게 제작된 제품이라고 합니다.
왁스통에 붙은 GLASUR 홀로그램 스티커 위쪽을 잘 보시면 'Engineered for Porsche'라고 쓰여 있습니다.
Swissvax 제품 중에서는 Glacier보다는 Zuffenhausen(추펜하우젠, 포르셰 본사가 있는 지역 이름)과 비슷한 성격의 제품이죠.

차 컬러에 특화된 관리용품들은 많이 있지만 차량 회사에 특화된 용품은 오로지 두 회사, Swissvax와 Zymöl 제품밖에 없습니다.
그치만 이런 왁스가 특정 차량 메이커의 도장면에 다른 왁스 대비 더 좋다는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실험 데이터 따위는 본 적 없습니다^^

적어도 한국에서 Glasur를 구입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차는 포르셰가 아닐 걸요^^


Glasur라는 단어는 영어의 glaze와 같은 뜻을 가지는 독일어 단어입니다.
정식 제품명이 'Glasur Glaze'니깐 번역하면 '글레이즈 글레이즈'가 되네요.
마치 아랍어로 '사하라'는 사막이라는 뜻이니깐 '사하라 사막'은 '사막 사막'인 것과 같은 경우죠.

글레이즈라 하면 주로 보호 왁스층 없이 스월만 감추는 용도의 제품을 지칭하지만, Zymöl에선 그냥 고급 왁스들을 글레이즈라 부르는 듯합니다.
Glasur의 독일식 발음은 '글라주어'이지만 Zymöl이 미국회사이기 때문인지 보통 '글레이저'라고 부르더군요.
Zymöl 회사 이름도 움라우트(점 두개) 따위는 무시하고 보통 '자이몰'이라고 부르고요.


두번째 웻룩 제품은 '뇌출혈'이라는 애칭을 가진 Dodo Juice의 Supernatural 왁스 샘플 제품입니다.


처음엔 200ml 제품을 놓고 살까말까 심하게 갈등했었는데, 30ml짜리 소용량 샘플이 있더라고요.
다른 샘플이나 미니어처 제품들은 큰 제품에 비해서 용량 대비 막 두 배씩 비싸기도 하고 그러는데,
수퍼내추럴 소용량 제품은 용량 당 단가가 비슷한 수준이었기에 부담 없이 구입했습니다.

제 손이나 글레이저와 비교해보면 정말 앙증맞게 작습니다. 사실 제 손도 좀 작은 편이거든요.
'아 저걸 누구 코에 발라' 생각할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차 대여섯 대 이상 바를 양은 됩니다.
그에 비하면 큰 통은... 개인이 쓰면 정말 몇 년 가죠^^;;


사용해본 분들은 수퍼내추럴의 광택을 한 마디로 '맑은 광'이라고들 얘기하시더군요.
전통적인 웻룩과도 조금 다른 듯하고 날광도 아닌, 이 수퍼내추럴의 맑은 광이란 도대체 어떤 건지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실험은 다른 분들 하시는 것처럼 차의 후드를 구획을 나누어 각 부분에 날광과 웻룩의 LSP를 시공하고 비교해 보는 것인데요.
다음과 같이 진행했습니다.

1. 세차 후, 후드 부분만 이소프로필알콜(IPA) 50% 용액과 S100 프리왁스 클렌저를 써서 이전 왁스층을 깨끗이 닦아냈습니다.

 
2. 후드를 가로세로 각각으로 이등분 되도록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네 부분 면적이 비슷하도록 나누었지만 후드가 볼록 튀어나왔기 때문에 사진 상으로는 아래쪽 구역이 훨씬 넓어보이는군요.


3. 후드의 네 구역에 각각 다음 제품들을 어플리케이터로 바르고, 각 제품 설명서에서 지시하는 시간 후에 버핑했습니다. 물론 스와이핑 테스트도 해서 도장면에 잘 먹었는지 확인 후 버핑했습니다.


 날광의 대명사 Klasse High Gloss Sealant Glaze  맑은 웻룩 Dodo Juice Supernatural Wax
 날광 성향 카나우바 RaceGlaze Signature 42 Wax  대표적인 기름진 웻룩 Zymöl Glasur Glaze

4. 제품의 특성 상 HGSG는 레이어링의 효과가 크고 Glasur는 2차 버핑이 필요하기 때문에, 8시간 후 HGSG는 2차 레이어링 적용해주고 다른 왁스들은 모두 2차 버핑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마스킹 테이프를 떼었습니다(마눌님께서 차를 써야 돼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_-).

5. '버핑 후 일정시간이 경과해야 본연의 광이 올라온다'는 제품도 있기 때문에 또다시 24시간이 지난 뒤에야 광택을 비교해봤습니다.

저는 막 한눈에 경계선이 보이고, 웻룩 부분은 색감도 명확히 차이 나고 리플렉션도 전혀 다르고 그럴 것으로 예상했는데...


각도를 달리 해서 요리 보고, 조리 봐도, LSP들 간의 색감, 투명도, 리플렉션 등의 차이를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ㅜㅜ
LSP를 바른 부분과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서 LSP가 발리지 않았던 부분마저도 차이가 없어서 경계선이 어디인지조차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형광등 불빛 아래이기 때문에 구분이 잘 안 가는 것 아닐까 해서 실외로 나가 자연광 아래서 비교해봤지만...


역시 차이가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왁스 경계면을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어서 보시는 분의 편의를 위해 사진 상에 노란색 십자가로 구획 경계선의 중심을 표시했습니다만...
HGSG나 레글42의 날광도, 글레이저의 웻룩도, 수퍼내추럴의 맑은 광도... 육안과 사진 상으로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 실험은 대략 실패인 것 같네요-_-

아무래도 반사율 높은 은색의 컬러 도장층에서 반사된 빛이 워낙 강해서
그 위 왁스층의 표면 리플렉션이나 색감, 투명도의 미묘한 차이를 감지하는 데 크게 방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후드가 볼록해서 4개의 구역이 빛을 받는 각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공정한 1:1 비교가 특히 더 어려웠습니다.


다음번에는 한 번 운전석쪽 앞문짝과 뒷문짝에 각각 HGSG와 글레이저의 딱 두 가지만 발라서 광택을 비교해볼까 합니다.
그러면 이번 실패 요인이었던 채광이 서로 다르다는 문제는 해소될 듯합니다.
은색 도장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없지만요-_-

사실 뭐 크게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후드에서 안 보이던 광택 차이가 문짝이라고 확 차이 나 보이지는 않을 테니까요.
만약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아주 미묘하겠죠.

그리고 후드는 모처럼 비교실험 세팅을 한 김에 발수성도 테스트해 보고 한 달쯤 그대로 놔두어 지속성도 비교해보고 할 예정입니다.


아아 역시 득광(得光)의 길은 멀고도 험하군요ㅜㅜ.

2011. 9. 15. 00:15

디테일링 용품 중간 정리

지난 번 내 차는 소중하니까요! 글 이후로 디테일링 용품 식구들이 좀 늘었습니다.
처음에 살 때처럼 한 번에 퐉~ 지른 게 아니고 하나씩 두개씩 야금야금 샀는데도... 총 지출이 어느새 두 배로 늘어났더군요.
민족 명절 한가위를 기념하여^^ 정리 및 중간점검을 좀 해봤습니다.
다들 풍성한 한가위 보내셨는지요?

1. 세차용품

지난 번 글 이후로 구매한 것 중에 금액적으로나 사이즈 면으로나 제일 대박 제품이 바로 폼잇(Foam-It) 폼 스프레이입니다.
카샴푸를 물에 타서 압축분무기처럼 손으로 펌프질해서 뿌려주면 거품이 확 나가주는 놈인데...
이걸로 차를 거품으로 하얗게 덮어주면 세정력은 둘째 치고 일단 시각적 임팩트가 상당합니다^^
세차장 사장님 안 계실 때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폼 스프레이의 단점은 기존 투 버킷 세차에 비해서 카샴푸를 대략 2~5배 더 먹는다는 점입니다.
제 차에만 뿌리면 그래도 괜찮은데, 세차 번개 나가서 시범 보인다고 다른 차에도 뿌려주니 소모량이 장난 아니네요.

처음엔 폼잇과 함께 Detailer's Pro Xtreme Foam Formula Auto Shampoo 32oz짜리를 구매했지만
이걸로는 모자라겠다 싶어 Chemical Guys Honeydew Snow Foam Auto Wash를 미국에서 1갤런(=128oz)짜리로 땡겨왔습니다^^.

그 외에도 세차용품을 많이 구입했네요.


우선 드라잉 타월 3종입니다. 모두 Buffoot 제품으로 일반 타월, 와플 타입, 털북숭이 타입으로 하나씩 구입했습니다.
각기 나름 장단점이 있습니다만...
털북숭이 타입(보라색)은 흡수하는 물의 양이 장난이 아니라서 세탁하고 헹구기가 너무 힘듭니다ㅜㅜ
저처럼 손빨래를 하셔야 되는 분들은 와플 타입(맨위 흰색)이 잘 닦이고 잘 빨리고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휠이나 엠블렘 사이사이에 낀 먼지와 때 제거를 위해 레이스글레이즈 디테일 브러쉬 2종도 구입했고요.

장마철의 필수품이라고 하면 역시 타르제거제죠?
7, 8월의 지긋지긋한 우기 동안 차체와 휠에 붙은 아스팔트 찌꺼기 떼내는 데 불스원 타르제거제 덕을 많이 봤습니다.
이젠 거의 다 써서 그 후임으로 오토글림 타르제거제 구입해놨습니다. 불스원도 좋지만 왠지 오토글림이 도장면에 더 안전할 것 같아서...

차 유리창의 유막 제거를 위해 불스원 유막OK도 사놨는데...
뭐 우기도 다 지나고 차도 자주 닦다보니 아직은 쓸 일이 없더군요.

모 인터넷 쇼핑몰에서 20% 세일할 때, 오토글림 몇 개 구입하는 김에 오토글림 가죽 세정제도 샀습니다.
아직은 쓸 데가 스티어링휠 커버와 시프트 레버 정도밖에 없지만 내년쯤 시트를 가죽으로 바꾸면 사용하려고요.
시험 삼아서 집의 가죽소파 한 번 닦아봤습니다-_-


2. 도장면 관리용품

차 구입하고 한 달 두 달 지나다 보니 아무리 조심해도 스크래치도 생기고 스톤칩에 찍히기도 하고 하더군요.

그 중 정신적 대미지가 가장 강력했던 것은...
새차 출고 당일 지하철 9호선 공사현장 바로 앞에 있던 썬팅집 앞에서 시멘트+모래 덩어리 하나 맞고,
그 주 주말에 차병원 사거리 신호대기 중에 또 시멘트+모래 덩어리를 맞은 것입니다.
아 지하철 9호선 공사 현장 정말 싫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사진도 찍고 시공업체한테 따져서 판금도색비라도 받아냈어야 하는 건데...ㅜㅜ

당시엔 워낙 당황했고, 차에 아무런 약제나 극세사 타월 같은 것도 없던 상태인지라
생수와 물티슈 같은 걸로 시멘트 덩어리들을 어떻게 치우고 닦아내보려다가 스크래치를 만들었습니다. 셀프 테러라 하지요ㅜㅜ

뭐 도장 자체가 미채(迷彩) 역할을 하는 은색 차라서 정말 눈을 부릅뜨고 보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은 잘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명색이 디테일링이 취미라면 이런 스크래치 정도는 복원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컴파운드를 구입했습니다.

자동차 도장면용 컴파운드는 멘체르나(Menzerna)라는 독일 업체가 독보적이지만
프로용 제품들이라 용량도 1ℓ씩 팔고, 기본적으로 폴리셔 기계용 제품이고, 종류도 다양해서 선택이 어렵고, 값도 비싸더군요.

그래서 퍼펙트샤인 카페 회원들이 핸드 폴리싱 용으로 많이 쓰시는 메과이어 얼티밋 컴파운드를 구입했습니다.
원래 사포나 컴파운드질은 연마제가 굵은 것으로 먼저 깎아내고, 그 자국을 보다 더 고운 연마제로 매끄럽게 하는 작업의 반복인데
메과이어 제품은 Super Micro Abrasive Technology라고 해서 동일 컴파운드제품을 가지고 패드를 달리 하는 것만으로 연마제 바꾼 효과를 낸답니다.


그래서 저도 얼티밋 컴파운드를 구입하여 폴리싱 팰의 폴리싱 패드와 어플리케이션 패드를 바꿔가면서
루프 조수석 창문 쪽과 후드(본네트란 단어보다 좀 있어보이죠^^?) 쪽 스크래치에 핸드 폴리싱을 적용해봤습니다.

폴리싱 패드로 4번이나 반복작업을 했는데도, 미세한 스월은 없어지지만 조금 왕건이 스크래치는 안 지워지더군요ㅜㅜ
손톱이 걸릴 정도의 스크래치는 핸드 폴리싱으로는 못 없앤다고 하던데, 손톱에 느껴지긴 하지만 걸리지는 않는 정도인데도-_-

뭐 지금은 일단 이대로 놔두고 나중에 한 번 날 잡아서 커팅패드로 시도를 해보든지,
아니면 아예 폴리셔 기계하고 멘체르나 약제를 사다가 도전해볼까도 생각중입니다^^
다행히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220V 전원 꼽는 곳은 있던데요. 조명만 어케 지원이 된다면 머신 폴리싱도 불가능하진 않을 듯...

사진 오른쪽 제품은 오토글림 수퍼 레진 폴리시라는 유명한 올인원 제품입니다.
프리왁스 클렌징을 하고, 글레이즈 바르고, 실런트 바르는 세 가지 공정을 한 번에 해결해준다고 해서 올인원입니다.
뭐 1년에 한 번 날 잡아 클렌징한다 이럴 경우는 전용 프리왁스 클렌저 제품이 좋겠지만,
가끔 그냥 단순변심으로 기존 실런트/왁스 층을 날려버리고 새로 올리고 싶을 때는 이런 올인원이 편하겠죠?


3. 실런트 & 왁스

의외로 LSP 류는 지난번 글 올린 이후로 딱 하나밖에 안 샀네요.
조만간 또 하나 질러줘야 하는 타이밍인 걸까요^^?


새로 온 이놈은 Finish Kare 1000P Hi-Temp Paste Wax라는 제품인데, 사람들은 보통 '상어'라고 부릅니다.
캔 옆면의 상어 그림 때문이죠.
이건 혹시 상어 통조림? 하고 캔을 열어보면 코를 찌르는 구두약 냄새가 그게 아니라는 걸 알려줍니다.
뭐 모형용 도료의 신너 냄새에 비하면 양반이긴 합니다만...

제가 구입한 세차용품들은 향이 좋은 제품들이 대부분이라 처음 냄새 맡아보시는 분들은 향기가 좋다고 신기해하시는데...
저는 반대로 이런 구두약 냄새가 신선하더라고요^^
냄새로 추측해 보건대 유성 솔벤트가 포함되어 차에 먼저 도포된 약제를 녹여버릴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드는 관계로
레이어링 중간에 사용하기는 꺼려지고, 단독으로 혹은 맨 첫번째 레이어로 사용하는 게 안전할 것 같더라고요.

안 좋은 냄새와 위와 같은 의심 사항 말고는 광 좋고, 작업성 좋고, 지속성 좋고, 저렴하기까지 한 좋은 실런트입니다.
120도의 고온에도 견딜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본의 아니게 휠왁스 대용으로 사용하십니다.
캔 크기도 상당히 큽니다. 한 10년은 쓸 수 있을지도...


4. 퀵 디테일러 & 스프레이 왁스

상어와 함께 공동구매로 Finish Kare 425 Extra Slick Final Body Shine 500ml 두 통 구입했습니다.


저는 발라봐도 잘 모르겠던데... 듣기로는 광택과 세정력이 좋고, 정전기 방지 기능이 있어서 좋다고 하더군요.
왁스 바르고 나서 먼지 붙지 않도록, 특히 정전기 많이 타는 범퍼에 발라주고 있습니다.


5. 기타 약제들

기타 약제들 중에 요번에 좀 신경 써서 구입한 것들이 방향제입니다. 차에 놓는 형태가 아니고 뿌리는 타입의 방향제인데요.
세차 번개에 나갔더니 어떤 분이 Chemical Guys Stripper Scent를 뿌려주셨는데, 향기가 참 좋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Stripper Scent와 New Car Smell 두 가지 구입했습니다.
Stripper Scent는 음... 대략 '백화점 화장품/향수 코너' 냄새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New Car Smell은 대략 '신종플루 유행할 때 공공장소에서 뿌려주던 손 소독약' 냄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새 차 냄새가 정말 이렇던가? 하고 약간 갸우뚱하게 되는 냄새...-_-


그리고 오토글림 가죽 컨디셔너입니다.
이것도 20% 세일할 때 구입한 건데, 나중에 가죽 시트 사면 발라주려고요.
집 가죽 소파에 한 번 발라줬습니다.

지난 번에 16oz짜리로 구입한 베어본은 찍어바르는 타입이 아닌 뿌리는 약제이고 휠웰처럼 쉽게 더러워지는 부분 용이라서
세차할 때마다 쓰다보니 급격하게 소모되더라고요.
그래서 보충을 위해 갤런으로 해외구매 땡겨왔습니다^^

그리고 Micro-Restore 극세사 전용 세제입니다.
소규모 공동구매로 해외에서 갤런통을 들여다가 32oz씩 나눠가진 것인 관계로 아무 마킹 없는 소분통에 포장되어 있습니다.
일반 세제에 비해 기름때도 잘 빠지는 것 같고, 거품도 잘 헹궈지고 그럭저럭 괜찮네요.
그치만 선전문구처럼 '극세사 사이사이 때를 빼주는 놀라운 세정력'이라든지 '방금 구입한 듯 부드럽게' 만드는 능력까지는 없는 것 같네요.
그래도 일반 세제보다는 나은 것 같으니 다음 번에 기회 되면 갤런 사이즈로 구입해볼까 합니다.


6. 디테일링 도구들

어플리케이션 패드와 버핑 타월들도 소소하게 보충했습니다.


사진 왼쪽이 드라잉 타월과 함께 공동구매로 구입한 Buffoot 극세사 어플리케이터들입니다.
제가 가진 약제 중엔 클라쎄 실런트라든지 S100 프리왁스 클렌저 같이 물처럼 묽은 약제 바르기에 편리하더군요.
그런데 그 외의 약제들 바르기는 좀-_- 크림 형태의 웻미러 피니쉬에 한 번 사용해봤는데 극세사에 떡지게 달라붙어서 안 좋더라고요.
고체나 크림 형태의 약제들은 역시 폼 어플리케이터가 적합한 듯...

버핑 타월은 제가 지난 번에 구입했던 것 중에 가장 만족스러웠던 스마트왁스 핑크 맘모스 타월을 20% 세일할 때 하나 더 샀고요.
다른 분들이 막타월이 부족하지 않겠냐고 조언해주셔서 코스트코에서 36장에 2만얼마 하는 극세사 타월 세트를 샀습니다.
그런데 이 코스트코표 극세사 타월의 가장 큰 단점은 빨래할 때 물이 잘 빠진다는 겁니다.
처음엔 영롱한 형광노란색인데 빨래 한 번 하면 색이 급속히 연해지면서 같이 빨던 다른 흰 타월을 노랑미색으로 만듭니다-_-
 
그리고 지난 번에 구입한 타이어 어플리케이터가 몇 번 안 썼는데도 막 뜯기고 해지고 난리가 나서...
듀라폼 재질의 타이어 어플리케이터도 구입했네요.

폼 어플리케이터 패드들을 세척해보니 왁스나 약제가 스펀지 기포 사이사이에 끼어서 좀처럼 잘 안 나오더군요.
그래서 폼 패드 세척용 솔도 구입했습니다.
요게 사실은 폴리셔 기계용으로 패드에 솔을 대고 폴리셔를 윙~ 돌리면서 약제를 닦아내는 데 쓰는 솔인데...
뭐 손으로 벅벅 문질러도 꽤 잘 닦이더군요.
그냥 손으로만 빨거나 빨래판에 비빌 때보다는 더 깨끗해지네요.


1차 구매 이후 지금까지 추가로 구입한 것들에 대해 짧게 정리해 보자면...

1) 기본적으로 처음에 구입했던 제품들의 빈틈을 메꾸거나, 다 쓴 제품의 리필 개념으로 구입한 것들이 많고요.
2) 폼 스프레이에, 갤런 용량 제품에, 36장짜리 타월에... 지름의 스케일이 좀 커졌습니다^^

지금까지 구입했던 모든 디테일링 용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 단체사진 찍어봤습니다.


어후~ 한가위 차례상처럼 풍성하네요^^

그런데 잘 들여다 보면 아직도 빈 틈새가 좀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추가 구입해야 할 것들이 좀 있습니다.
혹한기 대비 물로 헹구지 않아도 되는 rinseless 세차 용 카샴푸,
303 Aerospace Protectant보다 더 지속성 있는 강력한 트림 드레싱,
머플러 팁은 물론 금속제 식기류를 반짝반짝 광내서 마눌님께 점수 딸 수 있는 메탈 폴리쉬,
스톤칩에 의해 까지고 파인 도장면을 복원하기 위한 터치업 페인트 등인데요.

새 차 받고 휴가 때 삼양목장 간다고 비포장 도로 달리고 하다 스톤칩 자국만 벌써 너댓 군데 생겼습니다.
마트표 터치업 페인트는 색깔이 안 맞을지 몰라서 가급적 폭스바겐 센터에서 사려고 합니다만...
이것 때문에 센터 가기는 좀 그럴 것 같아서 나중에 정기 점검이라든지 센터 갈 일 있을 때 사볼까 생각중입니다.

그리고... 디테일링에 취미를 들이다 보니 폴리셔 혹은 광택기에 관심이 안 갈 수가 없던데요.
폴리싱 해보지도 않고 섣불리 폴리셔부터 지르는 것은 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고...
남양주나 구리에 기기와 약제를 제공하면서 셀프광택을 할 수 있는 작업장이 있다고 하던데...
나중에 차의 도장면 상태가 안 좋아지면 거기서 한 번 셀프광택을 체험해보고 나서 폴리셔를 장만하든 말든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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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맞이 디테일링

새 차 산 후 처음 있는 명절인지라...
새 차의 블링블링한 모습을 친척들에게 과시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아닐까요?

그래서 2주 전부터 야심차게 디테일링을 단계적으로 시행해왔습니다.

1. 도장면에는 오토글림 수퍼 레진 폴리시로 어느 정도 클렌징을 한 후, 젯씰과 피니쉬 케어 Hi-Temp Paste Wax를 시험 삼아 올려준 후에, 본격적으로 클라쎄 하이 글로스 실런트 글레이즈를 3회 레이어링, 그리고 웻 미러 피니쉬 한 번 발라준 상태

2. 휠은 타르 제거 꼼꼼히 하고 반드르르 광 나도록 피니쉬 케어 Hi-Temp Paste Wax를 올려준 상태

3. 휠웰은 세차할 때 솔을 안쪽까지 넣어서 닦아주고 베어본 뿌려 까맣고 반짝반짝하게 코팅해준 상태

4. 실내외 각종 플라스틱 트림은 303 에어로스페이스 프로텍턴트로 은은한 광이 나게 닦아준 상태

이제 마지막으로 몇가지 손봐서 화룡점정을 하려 했건만...

뭐 이딴 일기예보가...


추석 전 3일의 연속 강우로 '블링블링 추석'이 원천봉쇄된 형국이랄까요.

그래서 결단을 내렸습니다!
목요일(오늘)까지 일단 가능한 모든 것들을 발수코팅하고, 그 후 더러워지는 부분은 일요일 밤 본가부근 세차장에서 고압수라도 쏴주기로...

그래서 화요일엔 타이어 로고들도 열심히 하얗게 덧칠해놓았고...

오늘 새벽에 열심히 세차하고 차에 왁스도 발라놓고,
유리도 인비저블 글래스로 닦아서 발수상태로 만들어놓고,
타이어도 솔로 박박 닦고 드레싱 잘 발라주고,
이제 사진을 딱 찍으려고 하는데...

비가 옵니다.

비는 내일부터 오기로 했잖아!! ㄸ미ㅓㄷ기ㅏㅗㅇㅍ너ㅣㄹㅈ더ㅣㅗ기상청!!

아 정말 디테일링 시작한 지 두 달밖에 안 됐는데 지금까지 기상청에 뒤통수 된통 얻어맞은 것만 해도 벌써 서너 번이나 됩니다.
기상청장은 국민투표로 탄핵할 수 없나요?

뭐 아무튼 사진을 찍었습니다.
원래는 어딘가 멋진 배경에서 찍고 싶었으나 결국은 비 내리는 세차장 지붕 아래서...ㅜㅜ


 

흰색 마커로 칠한 지 한 달 이상 지난 타이어 로고는 완전 빛 바래고 까지고 해서 추석을 대비해 새로 칠했습니다.


브릿지스톤 포텐자 시리즈 중엔 싼 타이어도 꽤 있더라고요.
즉, 비싼 타이어 자랑을 하고 싶다면 모델넘버 RE050 글자까지 눈에 띄게 해야 된다는 거죠^^
그래서 이번엔 RE050 글자도 칠했는데, 글자도 작은 데다가 다른 로고처럼 많이 튀어나와 있지 않아서 칠하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아침이라 세차장 조명도 다 꺼졌고... 비 오는 날 은색 차의 리플렉션이라고 해봤자 별 볼 일 없습니다-_-
번쩍번쩍 날광을 자랑하는 레이스글레이즈 42 왁스를 발라줬는데도 별 감흥이 없네요.


제가 막눈이라 그런 건지, 저주 받은 은색 컬러 때문인지
레글42를 발라도, 클라쎄를 발라도, 피니쉬 케어를 발라도, 젯실을 발라도... 그 광택이 그 광택 같습니다.
그래도 레글42는 나름 비싼 카나우바 왁스니깐 발수성과 방오성이 좋을 것 같아서 비 맞기 전에 발라준 거고요.


지난 번 사진 찍은 이후로 제타에도 소소하게 디테일 업(?)을 해주었습니다.

제타 받자마자 전조등 램프의 누런 빛이 맘에 안 들어 일차로 필립스 다이아몬드 비전으로 교체해주었는데...
다이아몬드 비전엔 띨룽 전조등 전구만 들어있고 미등(wedge lamp)은 포함되지 않아서 미등은 누런색 그대로였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타고 다니다가 결국 누런 미등이 보기 싫어 이번주에 크리스탈 비전(미등이 부록처럼 딸려옴)도 샀습니다.
그래서 최종 구성은 다이아몬드 비전 전조등(하향등) - 크리스탈 비전 상향등 - 크리스탈 비전 미등 요렇게 됐죠.


바깥쪽이 다이아몬드 비전 하향등, 안쪽이 크리스탈 비전 상향등과 미등입니다.
위 사진에서는 크리스탈 비전이 다이아몬드 비전보다 아주 약간만 노란 색감이 있지만, 실물은 좀더 색감 차이가 큽니다.
그래도 순정 램프에 비해서는 훨씬 하얗고요.
사진 상에는 크리스탈 비전이 더 밝은 것처럼 나왔지만 실제 광량 차이라기보다는 상향등의 각도 영향이 커 보이고요.

제타 전조등 색감 업글은 저처럼 크리스탈-다이아몬드 조합으로 하시든지, 아님 크리스탈로 하향등-미등만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상향등은 항상 켜는 게 아니니까 그냥 순정으로 둬도 무방할 듯요.


그리고 위 사진 아래에 빼꼼 나와 있는 금속광택 물체는 네이버 제타클럽 하야부사73님 공구로 구입하여 장착한 R Line 머플러 팁입니다.
비록 R자는 부끄럽게 숨어있긴 하지만요^^


흠흠... 뭐 이 정도 준비면 비내리는 추석에도 나름 빤질빤질한 제타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다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거라면 본가 근처에 추석 전날까지 문 여는 셀프세차장이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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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7. 30. 10:13

제타 꽃단장

제타를 집에 데려온 지도 벌써 2주가 지났습니다만... 이제야 사진을 올리네요.
휴가도 갔다오고 중부지방에 폭우도 내리고 해서 이제야 제대로 관리된 사진을 찍었습니다.

 

날씨도 꾸물꾸물하고 집 근처 공원에서 찍어서 배경도 별로지만... 다음 번엔 좀더 나은 장소와 조명 조건에서 사진을 찍어보겠습니다.

 

 

도장면에 쳐발쳐발 해준 약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지난주 1차 세차 후: EZ크림 글레이즈 → 젯실109
  • 지난주 2차 세차 후: 젯실109
  • 어제 3차 세차 후: 웻 미러 피니쉬 → 클라쎄 하이 글로스 실런트 글레이즈(HGSG)

장마철이라 도장면에 타르가 많이 묻은 관계로 매번 세차시마다 타르 제거제를 사용했습니다.
아마도 타르 제거제 때문에 먼저 발라준 실런트들은 제대로 레이어링되지 못하고 씻겨나갔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HGSG는 소문에 듣던 대로 작업성이 그리 좋지 않더군요.
뭐 제가 너무 떡지게 발랐다거나 버핑 타임을 너무 오래 두었다는 실수도 있긴 했지만...
버핑이 잘 안 돼서 결국은 퀵 디테일러를 뿌리고 습식으로 버핑했습니다.

앞으로 HGSG 한두 번 더 올려주고, 그 위에 카나우바 왁스를 발라줄 예정입니다.


근데 도대체 뭘 어떻게 발라줘도 티가 안 나는 이 저주받은 은색은...
제목은 '꽃단장'이라고 했는데 뭔 단장을 한 건지 먼지를 뒤집어쓴 건지 도통 티가 안 나네요.
사실 저도 세차 직후 아무 것도 안 발랐을 때랑 쫀득쫀득한 아크릴광으로 이름난 HGSG를 바른 후랑 눈으로 구분이 잘 안 됩니다-_-
좀더 나은 조명에서 찍으면 티가 좀 나려나요?


그치만 만약 제가 '애정만만세' 드라마에서 변동우 변호사가 타고 나오는 휘황찬란한 리플렉션의 템페스트 블루같은 컬러로 계약을 했다면 아마도 아직 차를 못 받았을 겁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제타 한국 출하물량이 500대도 안 될 것이고, 지금 계약하면 내년에나 차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하네요.
입항물량은 많지만 화이트에 비해선 수요가 적은 은색이라서 그나마 제가 운 좋게 일찍 받은 것 같습니다. 아무튼...

타이어는 로고를 흰색으로 칠해줬습니다. 다 칠하는 데 무려 6시간이 걸렸지요. 내 인건비를 생각하면ㅜㅜ


제타 블루모션은 1600cc급 연비중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순정 타이어는 퍼포먼스 중시형 제품이 달려있습니다.
Bridgestone Potenza RE050이라고 한 짝에 40만원 가까이 가는 사치스러운 타이어랍니다.
제 인생에 40만원짜리 타이어 굴릴 일은 전무후무할 것 같아서 로고 좀 잘 보이라고 색칠을 했네요.

타이어 로고 도색은 사실은 네이버 '폭스바겐 플레이 오즈' 카페 '남군'님의 골프 GTD 흉내를 낸 건데요.
남군님 댁이 우면산자락이라서 이번 폭우에 GTD가 휩쓸려가는 피해를 당하셨습니다. 정말 안타깝네요.

아무튼 이 돌다리표 포텐자 타이어에는 로고 도색 후 Poorboy's World Bold N Bright 타이어 드레싱을 발라주었습니다.
은은한 광이 봐줄만하지요? (사진엔 살짝 덜 발린 부분이 보이네요, 이런-_-)


휠에는 매번 세차 후에 젯실109를 발라줬습니다.
세차 때마다 독한 타르 제거제와 휠 클리너를 뿌렸으니, 먼저 발랐던 젯실은 다 닦이고 레이어링은 안 됐겠지요.

맘 같아서는 스위스백스 아우토반 휠왁스를 발라주고 싶지만 이건 무슨 코딱지만한 것이 6만원이나-_-
공동구매한 Finish Kare Hi-Temp Paste Wax가 조만간 배송되어 오는 관계로 그냥 얘나 발라줘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휠하우스 안쪽에는 케미컬 가이즈 Bare Bones를 뿌려줬습니다.
운전병 출신의 승순군 왈 "차는 일단 휠, 타이어가 깨끗하고 휠하우스가 검어야 한다. 시간이 없다면 여기만 닦아도 효과가 좋다."더군요.
실제로 뿌려놓고 보니 휠하우스 안쪽이 검게 번들거리는 느낌이 꽤 괜춘합니다. 포도향도 나고요^^;;
처음엔 뭐 쓸모 있겠냐고 생각했던 약제인데, 제일 먼저 동나게 생겼네요(바르는 게 아니고 뿌리는 약제이다 보니 소모량이 많습니다).


유리창은 Stoner Invisible Glass 제품으로 닦아주기만 했습니다.
근데 이 제품에 발수기능이 있어서 그런지 와이퍼 작동할 때마다 뿌득뿌득 소리가 나며 덜덜덜 떨리네요.
와이퍼도 닦아줘보고 여러가지 해봤는데 와이퍼 뿌득뿌득 소리 문제는 아직 못 잡았습니다-_-

그 외에 외장 플라스틱 트림과 실내, 엔진룸 일부 부품 등은 303 Aerospace Protectant로 살짝 보호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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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7. 17. 19:55

내 차는 소중하니까요!

자동차 관리용품들을 질렀습니다.

'내 차는 소중하니까요!'라는 생각으로 카샴푸, 세차스펀지, 왁스 정도 사려고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가...
'퍼펙트샤인'이라고 하는 뽐뿌질의 구렁텅이 같은 곳을 알아버려서^^
해외구매까지 곁들여가면서 종류 별로 나름 좋다고 알려진 제품들 위주로 사들이다 보니 돈이 술술 들어가데요ㅜㅜ

그래도 '내 차는 소중하니까요!'

자동차 외장/내장 관리를 미국에선 '오토 디테일링'이라고 하는데요.
다음은 미국 오토 디테일링 쇼핑몰/커뮤니티인 autogeek.net 에 나오는 디테일링 순서도입니다.


저는 세차와 왁스질 정도의 작업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사이에 이렇게 많은 중간 단계가 있는 줄 몰랐었네요.
디테일링 순서도에 맞춰 제가 구입한 제품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세차용품

제가 구매한 제품들 중에서 세차용품만 모아보니 이렇습니다.


우선 세차 버킷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차에 찍어바를 카샴푸 물을 담아놓아야 하고, 하나는 워시미트를 헹구어야 하기 때문에 버킷이 두 개 필요한데요.
먼지가 묻은 워시미트로 차를 닦다간 먼지들로 인해 도장면에 스크래치나 스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래서 워시미트를 헹굴 버킷 내부에는 '그릿 가드(사진의 빨간 그릴 같은 것)'라고 해서 워시미트를 긁어서 먼지를 떨궈내는 도구도 넣습니다.

워시미트(wash mitt)란 건 세차용 손걸레 같은 겁니다.
차 표면에서 닦아낸 먼지를 긴 털들 사이로 끌어들여서 최대한 먼지가 차 표면을 긁지 않게 해주는 구조를 가진 것이 좋은데요.
저는 양모로 된 것과 셔닐(chenile, 불어로 애벌레라는 뜻) 형태의 극세사 워시미트를 구입했습니다.

양모 워시미트가 털들 사이에 먼지들을 가두는 능력이 더 뛰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양모는 오염이 심한 차 아랫부분과 휠 등에 사용하려고 하고, 셔닐은 차 윗부분에 사용하려고 합니다.

저 빨간 솔은 휠을 청소하며 림 사이사이를 닦을 때 사용할 Daytona Jr. Brush입니다.

그리고 세차하고 나면 물기를 닦아낼 드라잉 타월이 필요한데요.
드라잉 타월 공동구매를 기다리는 중인데 타월 공장 사정으로 공구가 계속 지연돼서 아직도 구입을 못했습니다.
당분간은 그냥 버핑 타월이나 집에 있는 수건으로 대용하려고요.

사진의 수건들은 유리 청소용 타월과 실내 청소용 타월인데, 모두 극세사 재질로 되어 있습니다.


카샴푸는 디테일링 커뮤니티 분들이 많이 사용하시는 Chemical Guys의 Citrus Wash + Gloss라는 제품으로 구입했습니다.

그 옆의 Diablo Gel은 휠 세정제입니다.
휠에는 브레이크 분진이라든지 노면의 먼지, 기름때 등이 많이 껴서 카샴푸로는 역부족이고, 전용 휠 세정제를 쓰는 게 좋다고 하네요.

멕과이어 All Purpose Cleaner와 Chemical Guys의 greenCLEAN은 실내나 엔진룸 등 각종 잡다한 부분을 청소할 때 쓰는 세정제입니다.
어쩌다 보니 동일한 기능의 제품을 중복구매했네요-_-

Stoner Invisible Glass는 발수기능이 있는 유리 세정제인데요. 써본 분들은 그렇게 좋다고들 하시더군요.

저 파란 고무찰흙은 디테일링 클레이라고 해서 일반적인 세차로는 잘 닦이지 않는 도장면에 들러붙은 오염물질들을 떼어내는 것입니다.
이건 새 차에는 필요 없고 자주 쓰는 것도 아니지만, 기존의 모닝 차량을 떠나보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깨끗하게 해주려고 구입했습니다.


2. 도장면 관리용품

아무리 비싼 왁스를 쓴다고 해도 도장 표면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광을 낼 수는 없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게 도장면 관리인데요.

오토긱 플로우 차트에 보면 표면이 별로 안 좋을 때는 컴파운드와 폴리시 작업으로 도장면을 밀라고 되어 있는데,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그런 작업들은 개인이 수작업으로 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더군요.

폴리싱 같은 건 광택 업체에 맡기거나 나중에 내공이 좀더 쌓인 후 도전해 보려고 하고요,
일단은 플로우차트의 세갈래 길 중 오른쪽 길에서 사용하는 도장면 관리용품인 프리왁스 클렌저와 글레이즈 정도만 구입했습니다.


프리왁스 클렌저는 화학적으로 도장면의 오염물질을 닦아주는 제품입니다.
새로운 실런트/왁스를 올려주기 위해 기존에 사용했던 왁스층을 닦아내기 위해서도 쓰고요.
유명제품으로 P21S 페인트웍 클렌저라는 게 있는데, 전 그것과 거의 같은 성능을 가지면서 훨씬 싼 S100 클렌저를 구입했습니다.
똑같은 제품을 P21S 브랜드를 붙여서 자동차용으로 팔고, S100 브랜드로 모터사이클 용으로 판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글레이즈는 도장면에 존재하는 미세한 스크래치나 스월을 메꿔서 표면을 매끄럽게 만드는 제품입니다.
EZ 크림 글레이즈는 디테일링 좀 하는 사람은 거의 다 들어봤을 유명한 글레이즈 제품이고요.

원래 글레이즈는 내구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글레이즈 위에 보호막 역할을 하는 실런트를 올리는 게 보통입니다만,
웻 미러 피니시는 글레이즈이면서도 실런트 성분이 들어있어서 실런트 작업 전후로 레이어링을 해도 되는 제품이라더군요.


3. 실런트 & 왁스

일반 사람들은 그냥 다 '왁스'라고 뭉뚱그려 부르는 제품들인데요...
오토 디테일링 하는 사람들은 천연 물질 중 가장 뛰어난 광택 보호 물질인 카나우바(carnauba) 왁스 성분이 들어간 제품만 왁스라 부르고,
화학제품 종류는 일반적으로 실런트(sealant)라고 부릅니다.
도장면에 맨 마지막에 올려준다는 뜻으로 LSP(last step product)라고 총칭합니다.
실런트는 끽해야 몇만원이지만 카나우바 왁스는 가격대도 다양해서 몇만원대부터 백만원이 넘는 것까지 다양합니다.

광택의 질을 봤을 때 실런트는 일반적으로 아크릴릭(acrylic)이라고 해서 도장면 위에 아크릴층을 깐 듯한 인공적인 광택의 느낌이 강합니다.
카나우바 왁스는 웻 룩(wet look)이라고 해서 촉촉하고 차분하며, 페인트 색이 진하게 보이게 하는 느낌의 광택을 보여주고요.

그래서 카나우바 왁스는 일반적으로 진한 색깔 차량에 잘 어울리고요.
도대체 뭘 쳐바르든 아니면 때가 꼬질꼬질 끼든 도통 눈에 안 띄는 밝은 빛깔의 차량은 좀 과장된 실런트의 광택이 그나마 잘 어울린답니다.
그렇지만 제품에 따라 특성이 천차만별이라서 살짝 웻 룩 느낌이 나는 실런트가 있는가 하면, 아크릴릭한 날광의 카나우바 왁스도 있습니다.


저는 차가 밝은 실버라서 주로 실런트 위주로 구입했습니다.
대표적인 아크릴릭한 광택의 High Gloss Sealant Glaze(HGSG)하고 빠른 경화시간 및 내구성으로 이름난 JETseal109를 구입했고요.
Wolfgang Deep Gloss Paint Sealant 3.0은 오토긱에서 샘플로 받았습니다.
웻 미러 피니시나 하이브리드 V7 같은 것들도 실런트 + α의 기능을 가지는 제품들이고요.

왁스는 카나우바 왁스임에도 불구하고 아크릴릭한 광택으로 이름난 RaceGlaze 42 왁스 단 하나만 구입했습니다.
(근데 요거 하나가 제가 산 실런트들 값을 다 합친 것보다 비싸요)


4. 퀵 디테일러 & 스프레이 왁스

약방의 감초처럼 오토 디테일링 작업에서 다용도로 사용되는 제품이 바로 퀵 디테일러입니다.
새똥이나 수액 같은 오염물질을 긴급하게 닦아낼 때도 사용되고, 세차 후 물방울 마른 자국 생기지 않게 뿌려주기도 하고, 클레이 작업할 때 윤활제로 쓰기도 하고, 기존 왁스층의 광택 보호 목적으로 쓰기도 하고요.

주로 광택 유지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을 스프레이 왁스, 주로 세정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을 퀵 디테일러로 구분 짓기도 하는 듯합니다.


사진에서는 하이브리드 V7이 주로 광택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이고, 메과이어 라스트 터치가 주로 세정 목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입니다.
사용해보신 분들의 평이 좋은 Finish Kare 425 Extra Slick Final Body Shine이라는 제품도 구입해보려고 공동구매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5. 기타 약제들

지금까지는 주로 자동차의 도장면에 사용하는 약제들만 얘기했는데요. 실내나 기타 부분에 사용하는 약제들도 몇가지 구입했습니다.


303 Aerospace Protectant는 플라스틱, 고무, 가죽 등등 각종 실내 내장 재질들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제품이고요.
Poorboy's World Bold N Bright는 타이어를 보호하고 은은한 광택을 유지해주는 타이어 드레싱입니다.

Bare Bones는 휠하우스와 차량 하부의 광택을 유지시켜 주는 제품인데요.
이 제품을 발견했을 때 '아 정말 휠하우스 안쪽 구석탱이까지 관리해야 되는 거야?'하고 황당했었습니다. 근데 많이들 쓰시데요;;


6. 디테일링 도구들

보통 디테일링 약제들을 사용하는 방법은 1. 일단 발라놓고, 2. 일정 시간 후에 닦아내는 식으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편리하면서도 도장면에 손상을 주지 않는 1. 바르는 도구(어플리케이터)와 2. 닦아내는 도구(버핑 타월)가 중요합니다.


바르는 도구는 보통 스펀지 재질로 된 어플리케이션 패드를 많이들 사용하시더군요.
그 중에서도 가격대 성능 비가 제일 좋다고 소문난 어플리케이터가 사진 맨왼쪽의 빨갛고 납작한 원기둥 모양으로 생긴 듀라폼입니다.
그리고 원반모양으로 생긴 UFO패드, 독일 국기 색의 3층구조를 갖고 있어서 별칭이 붙은 저먼 패드, 손에 쥐기 편하도록 중간에 홈이 파인 노치 패드 등의 제품도 구입했습니다.

고체나 크림 형태의 약제들은 스펀지 어플리케이션 패드가 좋지만
HGSG 같이 줄줄 흐르는 액체 상태의 약제들은 극세사 어플리케이터가 낭비도 적고 더 편리하다더군요.
그렇지만 저는 공동구매 기다리느라 아직 극세사 어플리케이터를 못 구입했습니다-_-

오른쪽에 파란 플라스틱 곽에 까만 스펀지가 꼽혀있는 형태의 제품은 타이어 용 어플리케이터고요.

프리왁스 클렌저 같은 약제의 경우 그냥 바르는 것뿐만 아니고 좀 문질러줘야 할 필요가 있는데요.
이런 용도에 딱 알맞은 제품이 사진 가운데 문고리처럼 생긴 손잡이와 교체형 패드들로 이루어진 폴리싱 팰(Polishing Pal)이라는 제품입니다.
손잡이를 잡고 쓱쓱 문지르는 작업성이 굿굿~ 손잡이에 벨크로가 달려있어서 어플리케이터 패드를 부착하고 교체하기도 편합니다.
폴리싱 팰에 디테일링 클레이를 붙일 수 있는 별매 디스크도 구입했습니다.

버핑 타월은 모두 극세사 타월입니다.
에이탑, 버풋, 스마트왁스 사 제품들을 털 길이에 따라 종류 별로 두어 개씩 사두었습니다.
사진에서 맨 위에 놓인 스마트왁스 핑크 맘모스 타월이 제일 풍성하고 뭔가 고급스러워 보이네요.
극세사 기술은 우리나라가 꽉 잡고 있나 봅니다. 전세계 거의 모든 극세사 제품들의 원단은 한국산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이 모든 약제들과 도구들을 담고 운반하기 위한 툴백도 구입했습니다.
각종 약제들을 꼽아둘 수 있는 포켓도 많이 있으며
손잡이가 금속 파이프이고 가방의 프레임도 단단해서 들고 다녀도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는 좋은 툴백이죠.
 
모든 약제들과 도구들을 모아놓고 단체샷~


근데 제가 이 많은 것들을 다 제대로 사용하기는 할지 참~ 의문입니다.
처음에 너무 의욕만 앞서 삼복더위에 몇시간씩 작업하고는 그 부작용으로 지쳐 쓰러져서 다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그냥 하나둘씩 깨작깨작 설렁설렁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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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7. 9. 09:47

폴크스바겐 제타와의 인연

제가 블로그에 소홀하던 동안 뭘 했냐 하면...
폴크스바겐의 '제타(Jetta)'라는 차를 계약하고 차 들어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다음주 목요일에 차를 인수 받게 됩니다.
딱 장마 끝나고 여름휴가 시즌이라 타이밍이 참 좋죠?

너무 감개무량한 마음에 이 차와의 인연에 대한 얘기를 정리해볼까 합니다. 나름 운명적입니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제가 이 차를 사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그 정도가 아니고 아예 제타라는 이름의 차종이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1-

첫번째 운명적 만남은 1986년, 그러니까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1985년에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며 방영됐던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Z건담'이 그 이듬해인 86년쯤 문구점에서 파는 해적판 서적을 통해 한국에도 소개됐습니다.

사진출처: CAPSULE 블로그

VCR도 잘 보급되지 않았고, 로봇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상영 및 방송이 법적으로 금지되던 군사정권 시절,
거대한 로봇이 등장하고, 꿈과 희망이 아닌 음모, 배신, 죽음, 전쟁 같은 암울한 주제를 다룬 Z건담은 초등학생인 제겐 '문화적 충격'이었죠.
불혹을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팬으로서 너무 좋아하고, Z건담에 등장했던 기체들의 플라모델도 꽤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근데 이거 '제트건담'이나 '지 건담'으로 읽으시면 안 됩니다.
Z가 그리스 문자의 '제타(Zeta)'이기 때문에 '제타 건담'이라고 읽으셔야 한다는...
실은 저도 이 사실을 고등학교 때나 돼서 알게됐습니다^^

폴크스바겐 제타는 제트기류에서 따온 Jetta지만... 한글로 쓰면 동일한 제타라는 거!
일본의 제타와 독일의 제타가 한국에서 만났다는 거!
와아, 운명적이지 않나요?
치켜 올라간 눈매도 뭔가 닮아보이고 말이죠(아님 말구요^^). 

또 한 가지 운명의 장난은 기동전사 제타 건담의 마지막 끝판왕은 '파프티머스 시로코'라는 인물인데...
폴크스바겐에서도 '시로코(Scirocco)'라는 차가 나왔다는 거죠.


-2-

두번째 인연은 정확한 년도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90년대 후반이었습니다.
당시 객지에서 대학원을 다니던 저는 지도교수님께서 타시던 90년식 하얀 쏘나타 1을 물려받아, 제 첫 차로 삼았습니다.

쏘나타 1이 제타랑 무슨 상관이냐고요? 음... 일단 '타'자 돌림이고요.
음... 차체 크기가 거의 똑같습니다! 게다가 휠베이스(2650mm)는 동일합니다!
제타는 아반떼 급의 준중형 세그먼트의 차이지만... 세대가 거듭될수록 차체가 계속 커지다 보니 옛날 중형차 쏘나타 크기가 된 거죠.
물론 현행의 YF쏘나타는 제타보다 길이가 17.5cm, 폭이 5.5cm나 크고, 아반떼 MD가 제타와 크기가 비슷합니다.

모든 차들의 크기가 이렇게 점점 커지는 이유는 뭐 미국의 보행자 안전규정이 어쩌구 하는 얘기도 있던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신모델이 구모델보다 작으면 사람들이 싫어할 거 같아서 커지는 게 아닌가 하는 단순한 생각을^^

그리고 실루엣도... 제타와 쏘나타 1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닮지 않았나요?
직선이 메인이지만 적재적소에 곡선들이 들어간 부드러운 분위기...(아님 말고요^^)

제 쏘나타 1은 제 지도교수님께서 타시기 전에 다른 교수님께서도 타셨었는데,
그분이 지금은 우리회사 전무님이 되셨습니다. 뭐 그 분은 절 잘 모르시지만...-_-
아무튼 뭔가 저와 인간적인 인연이 있는 운명의 소나타였다는 거죠.

이 운명의 소나타는 큰 문제 없이 오랫동안 저와 함께 했고,
말년에 파워 트레인 쪽의 잦은 트러블로 인해 2007년, 16만km 정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생을 마감하고 폐차됐습니다.


-3-

세번째 인연은 8년 전, 2003년에서 2004년에 걸쳐 대략 6개월간 제가 독일로 장기 출장을 갔었더랬습니다.
그 때 회사에서 렌트해준 메르체데스 벤츠 E 클라세를 탔는데요.
당시엔 한국에선 보기 힘든 사이드 미러의 리피터라든지 우적감지 와이퍼라든지 다양한 편의장치들도 좋았지만,
달려보니 아우토반에서 막 230km/h를 찍는데도 고속주행이 엄청나게 안정적이라는 걸 느끼면서 '독일차는 뭔가 다르구나' 생각했죠.

이거 머야~ 왜 조수석 쪽에서 폼잡고 있어ㅋㅋ

함께 출장 간 분들께 "10년 후에는 메르체데스 벤츠나 BMW 차를 타겠다"는 말도 안 되는 호언장담을 하기도 했었는데...
10년 가까이 지나서 브랜드는 다르지만 아무튼 독일 차를 타게 될 것 같긴 하네요(제타는 '메이드 인 멕시코'니깐 그것도 아닌가요-_-?).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도 가보고 하면서 유럽에는 디젤 승용차가 많이 실용화되어 있고,
발전의 여지가 별로 없는 가솔린 엔진에 비해 디젤 엔진은 계속해서 성능과 효율이 향상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디젤 차량에 대한 호감과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또 현지 교포분들이 몰고 다니시는 폴크스바겐 골프를 보면서 '참 실용적이고 튼튼해 보인다' 생각했더랬습니다.
근데 희한하게도 독일에서 골프나 폴로나 파사트 같은 다른 폴크스바겐 차는 많이 봤지만 '제타'는 기억에 없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막 저랑 제타랑 간발의 차이로 서로 못보고 엇갈려 지나치고 뭐 그런 운명적인 엇갈림이 있었을 겁니다, 분명히.
멀리서 보고 손을 들어 인사하려고 하다가, 상대방이 다른 이성과 함께 있는 걸 보고 멋쩍게 손을 내린다든지 하는... 왜 그런 장면 있잖아요^^


-4-

올 해 초에 한국에도 골프 블루모션테크놀로지 모델이 들어온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그냥 '골프 신모델이 들어왔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지나쳤습니다.

일단 '내가 무슨 수입차를...'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21.9km/ℓ라는 연비는 정말 매력적이긴 했지만 해치백은 아무래도 꺼려지더군요.
지금 모닝에 아이를 태우고 다니는데, 유모차 하나만 실어도 트렁크가 꽉 찹니다.
물론 준중형 해치백인 골프는 경차인 모닝보다는 짐 수납공간이 넓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겠죠.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워낙에 세단형을 선호하잖아요^^?


-5-

그러다가 드디어 5월 중순 쯤에 케이블 TV에서 제타 광고를 처음 봤습니다.
광고에서 본 첫인상은 그저 그랬는데요.
사실 '제타'라는 이름 말고는 디자인이나 광고문구나 확 와닿는 게 없었죠.

솔직히 이 광고는 좀 '아니다'. 시트 색깔도 실판매 제품 색이 아니고...

그런데 이런저런 정보들을 접하다 보니 아, 이 친구가 정말 진국인 겁니다.
제가 호감 갖고 있던 골프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연비는 막 22.2km/ℓ로 당시 한국에 출시됐던 내연기관 차량 중엔 제일 높고,
트렁크 공간은 그랜저(454ℓ)보다도 넓고(510ℓ),
막 터보 직분사 엔진에 7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 같은 최첨단 기술들이 들어가 있고,
디자인도 별로 임팩트는 없지만 막 볼수록 매력 있고...

때마침 우리 회사가 작년에 돈을 많이 벌어 보너스도 두둑히 줬고...
때마침 3월에 승진도 해서 수입차를 타더라도 주위 사람들에게 크게 눈치 보이지 않는 상황...

그래서 5월 말 ~ 6월 초에 시승을 하고 계약을 했고,
다음주 목요일이면 차를 인수 받게 됩니다.

이렇게 저와 인연이 깊은 찬데... 제가 데리고 와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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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5. 16. 14:48

타미야 1/24 포르셰 911 GT3

타미야의 1/24 PORSCHE 911 GT3, 오랫동안 제 프라탑 꼭대기를 점유하고 있던 유일한 오토 킷이었는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빠빵' 매니아 아들내미님이 지난 주말에 바닥에 누워 자지러지기 신공을 펼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봉지를 깠습니다.


911이라고 하면 포르셰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모델입니다만...
대외적으로는 모두 911이라고 불러도 89년 이후로 큰 모델 체인지가 있을 때마다 포르셰 내부 형식번호는 다른 숫자로 바꿔 왔습니다.
헤드라이트 모양이 이렇게 생긴 건 996이라고 하네요.
타미야의 이 킷은 996타입 911 중에서도 FIA GT 대회를 타게팅해서 만들어진 GT3 모델의 시판차 트림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야~ 근데 도색 안 하고 조립만 했는데도 무지 멋지데요.

건프라만 조립하다가 스케일 모형을 하려니 접착제 때문에 좀 실수를 많이 했지만 그래도 멋지더군요.


제가 오토 모델을 만져본 건 어렸을 적 아카데미에서 나온 람보르기니 쿤타치 이후로 20여년 만에 처음인데요.

특히 하체 쪽 조립할 때 메카닉 디테일들이 대략 감동이더군요.
건프라에서 메카닉 디테일이란 얄팍한 상상의 날개 위에 얹힌, 그야말로 디테일을 위한 디테일일 뿐이지만...
오토 모델 쪽은 정말 공학적인 현실의 기계장치 디테일이다 보니 선이 굵은 그 입체감 하며... 당위성의 수준이 다르죠.


뒷바퀴 쪽의 복잡한 멀티 링크 서스펜션은 정말 이런 가는 플라스틱 막대기 몇 개가 제대로 차를 지지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 접착하고 나니 의외로 튼튼한 겁니다.

조립하면서 '오오~ 이것이 기계 공학의 승리구나' 따위 생각을 하며 여러 번 감탄하게 되더군요.


엔진 배기구는 이렇게 연결되고, 트랜스미션은 이렇게 연결 되고...

자동차의 구조에 대해서도 공부가 많이 되더라고요.

(포르셰 RR 차량 따위... 우리집 FF 차와는 많이 다른 관계로 실생활에 별 도움은 안 되지만서도-_-)


아무튼 아직 만 3세도 안 된 난폭한 유아에게 던져주기엔 너무 아까워요, 흙흙...

조립하는 도중에도 아들내미님의 수퍼 파워가 작렬해서 조수석 쪽 A필러가 부러졌습니다-_-(위쪽 사진들 보시면 알 수 있으실 텐데요).

이 포스팅의 사진을 찍고 나서 1시간 내로 와이퍼는 둘 다 완파됐고, 반나절 만에 사이드 미러와 윈드실드(앞유리)도 뜯겨 나갔습니다ㅜㅜ


아, 장렬히 산화한 911이 아깝긴 하지만-_- 오토 모델의 매력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던 주말이었네요.

2011. 5. 14. 10:23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1 - 사포질

오랜만에 신상 리뷰도 썼것다, 탄력 받아 RG 엘 스트라이크를 도색까지 달려보려고 합니다.

5월 첫 주 징검다리 연휴가 정말 절호의 찬스였는데...
5월 6일에 휴가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말 안 통하는 개구쟁이 한 명이 있으니 절호의 찬스고 뭐고 하루에 프라 작업 할 수 있는 시간은 회사 출근할 때랑 아무 차이가 없습디다ㅜㅜ
그래서 열흘 동안 진행한 작업이라곤 겨우 사포질뿐-_-

일단 디테일업의 기본인 뿔과 칼을 깎았습니다.

왼쪽이 뿔 깎기 전, 오른 쪽이 뿔 깎은 후...


아머 슈나이더도 좀더 칼처럼 보이도록 날을 세웠습니다.
위쪽이 칼 갈기 전, 아래쪽이 갈아낸 후...

뿔이나 칼처럼 좁은 면을 각을 세워 갈아내는 것은 사실 사포 종류로는 예쁘게 되기 힘들고요,
カンナマスター 또는 Planing Master 혹은 파팅라인 마스터 같은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파팅라인 제거용품이 효과가 발군입니다.


나이프와는 달리 사진의 화살표처럼 날의 직각 방향으로 밀어서 표면을 긁어내는 도구랍니다.
이건 요즘 국내에선 구하기 힘드니, 대용품으로 아트 나이프 날을 세워서 칼 옆 방향으로 긁어주셔도 됩니다.
(근데 나이프로 이 짓을 하면 칼날이 나갈 확률이 높으니-_- 칼날이 저렴한 아트 나이프를 쓰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RG 스트라이크에는 RG답지 않은 골다공증 부품들이 많습니다.
스커트 안쪽은 물론이고 어깨 가동부 안쪽이나 무릎 부품 안쪽, 실드 안쪽 등등...
그래도 다른 부분들은 눈에 잘 안 띄는 위치에 있길래 레드 썬~했지만
이 실드의 노란 부품은 참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으면서도 찍어내다 만 듯한 모습을 자랑하더군요.


그래서 오른쪽 사진처럼 구멍난 곳을 퍼티로 메꾸고 좀더 입체적으로 보이게 깎아주었습니다.
골다공증 메꾸는 데는 폴리퍼티를 사용하는 게 정석이겠지만...
요 손톱 때만한 곳 때우자고 경화제랑 30:1로 계량해서 섞고 그러는 작업은 못할 짓 같아서 락커 퍼티로 두어 번 칠해서 메꿨습니다.

헤드 양쪽의 발칸을 메탈 부품으로 디테일업해줄까도 생각해봤는데...
발칸이 달려 있는 부분의 부품이 좁고 얇아서 쉽지 않아보이더군요. 그래서 패스~


이런 작업들을 다 해주고 나선 부품의 패널라인들을 찐하게 다시 그어주었습니다.
얕고 희미하면서 자잘한 패널라인들이 많아서 그냥 도색하고 나면 먹선 긋기가 꽤 곤란할 것 같더라고요.
근데 패널라인 진하게 새로 파줘야 할 곳이 정말 많더군요.
코딱지만한 부품에 오밀조밀하게 패널라인하고 몰드는 어찌 그리 많은지...
사진은 한 장도 없지만 이번에 한 일 중에 시간이 제일 오래 걸린 작업이 패널라인 다시 파기였네요. 며칠 걸렸습니다ㅜㅜ

그리고는 이제 대충 표면 사포질까지 완료~

손톱 만한 부품들에 수축은 왜 그리 많은지...-_-

퍼티질 하기는 귀찮아서 그냥 온리 사포질로 수축면들을 잡아줬습니다.



이제 서페이서 뿌릴 타임이 왔습니다.

작년 12월에 집을 이사했습니다만... 이사 후로 컴프레서와 에어브러시를 한 번도 안 돌려봤습니다.
사실은 아예 짐에서조차 안 풀었었죠.
드디어 5개월 만에 도색 환경을 연결하고 꾸며봤습니다.


스프레이 부스는 타미야 '스프레이 워크 페인팅 부스' 구형 제품인데 흡입력이 딸립니다, 딸려요.
서페이서처럼 분진 많이 나오는 도료를 뿌리면 아무리 흡입구에 정조준해서 뿌려도 온 방안에 분진이...
방진, 방독 마스크는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죠.
스프레이 부스를 교체하고 싶긴 하지만 귀찮고, 돈도 없고...


그리고 자바라 호스는 장윤 형님이었던가 누구한테 들은 대로 골판지 상자를 이용해서 창문 틈을 밀폐하고 구멍으로 빼냈습니다.


음하하 이젠 마구마구 뿌려대기만 하면 된다~~~고 하기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RG 건프라의 어드밴스트 MS 조인트(이하 AMSJ)의 재질이 문제인데요.
ABS와 폴리프로필렌(이하 PP)의 이중사출로 되어 있습니다만...
ABS는 락커 신너에 의해 재질이 열화된다는 문제가 있고, PP는 표면에 도료가 정착이 안 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ABS는 신너 성분이 고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부품을 분리해서 조심조심 도색하는 것이 원칙인데,
AMSJ는 특성 상 분리 안 되는 부분이 많아서 걱정이고요.

더 문제는 PP입니다.
무엇에든 잘 들러붙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성질 때문에 이중사출을 하고도 관절이 붙어버리지 않고 가동이 가능한 AMSJ가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이고,
식품 포장지 안쪽면 코팅 등에도 널리 쓰입니다만...
도색을 하고 나서 잘 벗겨진다는 문제가 있죠ㅜㅜ

그래서 PP 재질 부분에는 좀 뭔가 특수한 표면처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만...
때마침 GSI크레오스 사에서 'Mr. 프라이머 서페이서'라는 신제품이 나왔네요.
기존의 서페이서는 폴리스티렌이나 ABS처럼 락커도료와 친화력이 좋은 재질 용이라면,
Mr. 프라이머 서페이서는 그런 재질은 물론이고 금속이나 레진에도 적합하다는 겁니다.

'오호~ 반다이하고 사이가 좋은 GSI크레오스에서 RG 시리즈 발매 시기와 비슷하게 이런 신제품이 나왔다는 것은...
혹시 RG의 AMSJ에 쓰라고 나온 것인가?'
라는 생각에 바로 구입했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런너를 이용해서 한 번 실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AMSJ의 런너는 100% PP 재질입니다. ABS 소재의 런너는 제조 과정에서 떼어내 버리는 듯...)
비교를 위해 집에 있는 각종 프라이머, 서페이서류를 모두 동원했죠.
아래 사진을 보시면 왼쪽부터 Mr. 프라이머 서페이서, Mr. 서페이서, Mr. 레진 프라이머, Mr. 메탈 프라이머, Finisher's 멀티 프라이머입니다.
이것을을 아래 사진에서 빨간 선으로 연결된 부분에 뿌렸습니다.


이들을 각각 두 겹으로 뿌린 후 하루를 건조시킨 뒤 아래 사진처럼 도료도 두 겹으로 뿌렸습니다.
사용한 도료는 SMP 울트라 화이트였고요.


그리고 또 하루를 건조시킨 뒤 일단 손톱으로 살살 긁어보았습니다.
손톱으로 긁어도 멀쩡할 경우 사포나 아트 나이프로도 긁어보려 했는데...
손톱만으로도 모두 긁히더군요ㅜㅜ
느낌 상 신상 프라이머 서페이서가 젤 잘 긁히는 것 같은...

 
아 이제 어쩌죠-_-?

손끝의 느낌에 주의해 가면서 긁어보니 레진 프라이머가 확실히 다른 프라이머류보다는 좀더 피막이 강하고 덜 긁힌다는 건 알 수 있었습니다.
그치만 레진 프라이머는 ABS 재질에는 잘 안 먹힌다고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ABS와 PP가 막 뒤섞여 있는 AMSJ에 선뜻 뿌리기는 좀 그렇네요.

레진 프라이머 다음으로 피막이 괜찮았던 것은 Finisher's 멀티 프라이머 같습니다.
근데 뭐 사진을 보셔도 아시겠지만 레진 프라이머는 다른 것들과 확실히 차이나는 반면,
멀티 프라이머는 '고만고만한 것들 중에 꼭 하나를 뽑긴 해야 한다면 그래도 느낌 상 얘가 좀 나은 것 같다' 수준입니다-_-.

아 이제 어쩌죠-_-?
AMSJ 실제 부품에는 런너와는 달리 사포질을 했기 때문에 표면이 거칠어서 그나마 좀 덜 벗겨질 것 같기는 한데...
그냥 멀티 프라이머 뿌리고 도색한 후 안 벗겨지길 강하게 염원할-_- 계획입니다만...
이 방법 말곤 별로 뾰족한 수가 없는 걸까요?

2011. 5. 3. 14:25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리뷰

드디어 3번째 Real Grade(RG) 모델로 최초의 비우주세기 킷, 엘 스트라이크 건담이 나왔습니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Aile Strike Gundam의 Aile은 '날개'라는 뜻의 프랑스어입니다.
발음기호로 [ɛl]이고, 실제 프랑스인의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면 '엘르'에 가장 가깝습니다.
하지만 엘르라고 하면 모 패션잡지와 혼동되니 전 '엘'이라고 쓰겠습니다. 아무튼 '에일'이라고 읽는 것은 옳지 않다는^^;;

저는 개인적으로 이 킷에 기대가 컸던 만큼,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지난 토요일에 택배로 받자마자 냅다 조립해 보았습니다.

조립해본 첫인상은 '뭔가 새롭게 확 와닿는 임팩트는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최초의 RG 제품이었던 퍼스트 건담을 접했을 때 부품 몇 개 조립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랐던 '문화적 충격'은 이젠 느껴지지가 않는다는 말씀...
뭐 아무리 충격적인 경험도 세 번이나 반복되면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거겠지요?

뭔가 획기적으로 발전됐다기 보다는 기존 RG의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안정화시키고 약간의 마이너 체인지들을 더했다는 느낌입니다.


장점

Real Grade 엘 스트라이크 건담을 만져보면서 '좋다'고 느껴졌던 점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어드밴스트 MS 조인트(이하 AMSJ)의 3단 허리관절입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허리 관절 - 옆구리 관절 - 등 관절입니다.

AMSJ란 RG 건프라의 내부 프레임을 말하는 것으로,
ABS 수지와 폴리프로필렌 수지의 2중 사출 기술을 이용해 가동이 가능하게 만들어진 내부 관절 프레임들이
팔 한 짝, 다리 한 짝, 이런 식으로 완성된 형태로 런너에 붙어있어, 바로 떼어 사용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RG 처음 만들어보시는 분들은 이것만 보셔도 신기할 듯...

RG 퍼스트 건담에 사용되었던 프레임이 AMSJ 1, 자쿠에 사용된 프레임이 AMSJ 2였고, 스트라이크에는 AMSJ 3가 사용됐는데요.
기존 건담과 자쿠의 AMSJ는 허리 가동부가 아래위 2개의 볼 조인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보통 우리가 '허리'라고 부르는 부분에 있고요, 또 하나는 '윗배' 쯤에 있습니다.
그런데 윗배 쪽 볼 조인트는 외장장갑이 걸리적거려서 사실 그다지 가동에 도움이 되지 않았지요.

그런데 RG 스트라이크의 AMSJ 3는 아래부터 순서대로 볼 조인트, 좌우가동 관절, 전후가동 관절의 3단계 관절로 되어 있습니다.
맨 아래의 허리 볼관절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그 위의 좌우(옆구리) 관절과 전후(등) 관절은 외장 장갑과 연동되어 자연스러우면서도 꽤 효과적인 가동 범위를 갖습니다.

위 사진들을 보시면 양 옆구리의 흰색 부분을 기준으로 그 위의 빨간색과 파란색 부분이 좌우로 가동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 사진들에서는 옆구리의 흰색과 빨간색 부분을 기준으로 회색과 파란색 부분이 내부 프레임에 연동되어 앞뒤로 가동됩니다.

상당히 머리를 잘 쓴 아이디어라고 생각되고요. 이런 3단 허리관절은 향후 RG 제품에 많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AMSJ 3의 또다른 놀랄만한 기능은 발목 가동에 따른 정강이와 종아리 외장 장갑의 슬라이드 연동입니다.
무릎 가동에 따른 허벅지와 무릎 아머의 슬라이드도 물론 구현되어 있고, 이건 뭐 요즘 MG나 RG에선 뭐 당연한 것이라고 봐도 되죠.
그렇지만 하퇴부쪽 장갑이 슬라이드되는 것은 지금까지 전 건프라를 통틀어 PG 스트라이크(와 그 배리에이션 킷)밖에 없었습니다.
MG에도 적용된 적 없는 기술이 그보다도 작은 RG에 곧바로 적용되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사진을 보시면 느껴지시겠지만 정강이와 종아리 아머의 슬라이드 연동은 겉보기에 멋질 뿐만 아니라 실제 가동성에도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발이 더 꺾여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이죠.

허리나 하퇴부 이외의 다른 부분의 뛰어난 가동성이야 뭐... 이미 RG 퍼스트와 자쿠에서 검증이 되었죠.
아래 사진처럼 PG 흉내내기 놀이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스트라이크에서는 기존 RG에서 문제 되었던 자잘한 문제들도 상당 부분 수정되었습니다.

RG 퍼스트 건담은 얼굴이 목에 걸려서 고개를 일정 이상 못 숙이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RG 스트라이크는 잘 숙여집니다.
사진을 보시면 얼굴도 그럭저럭 잘 생겼죠?
뫀업 사진으로 봤을 때 콧구멍이 거대해서 걱정했는데,
제품으로 직접 보니 박스아트처럼 구멍의 양쪽 끝이 아래로 꺾인 형태라서 그렇지, 구멍이 크지는 않고 봐줄만 하네요.


조금만 힘 줘도 빠져버리던 기존 RG 킷들의 손가락들에 비해 가동 손가락 연결부도 더 견고해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냥 느낌뿐만이 아니고, 실제로 AMSJ 3의 런너에 가동형 손이 붙어있는 형태는 AMSJ 1과 2의 모양과는 다른 형상으로 되어 있더군요.
손가락이 잘 안 빠지도록 하는 모종의 보완 설계가 행해진 게 아닐까요?

그리고 RG 퍼스트에선 다리를 조금만 움직여도 앞뒤 스커트가 막 후두둑 쏟아져내리곤 했는데,
스트라이크에서는 그런 일은 없네요(사이드 스커트가 말썽이긴 한데, 요건 좀 나중에 얘기하죠).

또 RG 건담이나 자쿠에 비해 발이 완전 길어서 큰 등짐을 졌음에도 불구하고 잘 안 쓰러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PG보다 뛰어난 점마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떤 등급의 스트라이크에서도 색분할되어 있지 않았던 등 중앙의 버니어까지 RG에서는 빨간 색으로 색이 분할돼 있습니다.


그외에도 전반적으로 다른 RG 킷들처럼 하이 퀄리티입니다. 1/144 크기에 MG에 비견될 수준의 디테일과 가동성이라는...
아직 RG 킷을 경험해 보지 않은 분이라면 충분히 놀랄 만한 좋은 품질입니다. 


단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색분할 수준이 기존 다른 RG 킷들만 못합니다.

리얼 그레이드 RX-78-2 퍼스트 건담을 처음 만졌을 때는 그 색분할에 정말 경악했었더랬지요.
도쿄 오다이바의 시오카제 공원과 시즈오카의 동시즈오카역 광장에 전시됐었던 1:1 건담의 색상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습니다.
화이트만 해도 다 같은 화이트가 아닌 미묘하게 다른 3가지 화이트 사출색의 부품들이
RG 건프라의 작은 팔다리에 오밀조밀 박혀있는 모습은 정말 '건프라 기술의 승리'를 상징한다고 여겨졌습니다만...
그래서 저를 포함한 건프라 팬들에겐 이런 무지막지한 외장 색분할이 RG라는 등급의 대표 특성으로 각인됐을 거라고 예상합니다만...
RG 스트라이크도 퍼스트 건담과 완전히 동일한 3가지 화이트 컬러로 사출되긴 했습니다만...

이 서로 다른 색들이 어우러지는 형태에서 퍼스트와 스트라이크는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퍼스트에서는 정말 오밀조밀하게 뒤엉킨 세 가지 화이트가 외장표면 정보량을 증가시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강렬한 디테일을 느끼게 한 반면,
스트라이크에서는 세 가지 화이트 색이 디테일감의 측면에 그다지 공헌을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리 쪽을 보면... 분할된 부품 자체가 더 큼직큼직하고,
서로 다른 화이트 색의 부품들이 인접하지 않고 서로 떨어진 경우가 많아 얼핏 봐서는 색이 서로 다른지 눈에 안 띕니다.
한 마디로 '따로 논다'는 거죠.

화이트를 2가지 이상의 색으로 사출했었던 건프라는 RG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현존 최고의 건프라(라고 제가 생각하는) 퍼펙트 그레이드(PG) 스트라이크 건담입니다.
그런데 RG 스트라이크의 화이트 컬러 패턴은 PG의 패턴과도 또 다르고, 약간 더 단순합니다.
(PG 스트라이크 건담의 사진은 달롱넷 http://www.dalong.net 에서 퍼왔습니다)

그리고 또 PG와 비교하면 사출색 말고 외장 디테일의 디자인 방향 차이도 좀 보이죠?
RG는 자잘한 패널라인과 표면 몰드가 많은 반면,
PG는 장갑 자체가 여러 조각으로 분리돼 있고 몰드들이 올록볼록, 울퉁불퉁 입체적인 스타일의 디테일입니다.
개인적으론 PG 스트라이크 스타일의 디테일이 더 마음에 드네요.

아무튼 RG 퍼스트 건담의 색분할이 가장 완성도 높은 퍼스트 건담 모형인 시즈오카 1:1 건담을 최대한 재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RG 스트라이크의 색분할도 가급적 현존하는 가장 완성도 높은 스트라이크 건담의 모형인 PG를 재현해줬으면 했는데... 아쉽습니다.

이렇게 색분할이 단조로워진 이유는 뭘까요?
아무래도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은 RG 퍼스트의 조각조각 색분할로 인한 부품 결합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바꾸었을 가능성이겠고요.
아님 스트라이크의 디자인 자체가 퍼스트처럼 밋밋하지 않기 때문에 외장을 분할하기 힘들었을 수도 있겠지요.
아니면 그냥 귀찮아서^^?

어떤 이유가 됐든지 간에 앞으로 당분간은 RG 퍼스트 건담과 같은 현란한 색분할의 킷은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프로포션도 다소 마음에 안 듭니다.

다른 등급들은 유행에 따라 점점 더 머리와 몸통이 작고 팔다리가 길게 강조되는 프로포션으로 가고 있는데...
RG는 이런 경향이 조금 덜한 것 같습니다.
등급 이름처럼 '리얼'을 추구하기 때문일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좀 머리가 작고 팔다리가 과장되게 긴 프로포션을 선호하는데(신체 컴플렉스^^?) 약간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인체 비율에 비하면 여전히 다리가 길지만, 10두신을 가뿐히 넘는 '요즘 건프라'들과 비교했을 때 왠지 다리가 짧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게다가 처음에 그냥 조립해서 딱 세워놓고 사진으로 찍었을 땐 그나마 좀 괜찮아 보이는데...
다리를 좀 움직여 액션포즈를 취하다 보니 왠지 이상하게 상체가 더 길어지고 다리가 더 짧아진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 이유를 곰곰이 따져본 결과, 고관절이 매우 낮은 위치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겉모습은 다리가 적당히 길어보이지만, 벗겨보면 다리가 시작되는 부분 자체가 매우 아래쪽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으로 치면 밑위길이가 월등하게 긴 거죠.

이건 스트라이크만의 문제가 아닌 다른 RG에서도 볼 수 있는 문제인데요.
AMSJ에서 골반을 앞뒤로 기울이는 가동을 가능하게 하다 보니 고관절을 이렇게 아래쪽에 놓을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사이드 스커트가 다리 가동에 상당히 방해됩니다.

얘는 사이드 스커트가 위로 많이 튀어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가동축은 스커트 중간 쯤에 있어서
아래 왼쪽 사진처럼 다리를 벌리려고 하면 사이드 스커트의 위쪽이 허리부품을 눌러 간섭이 일어납니다.
그 때문에 더 이상 벌어지지 않고, 힘으로라도 벌릴라 치면 사이드 스커트가 쏙 빠져버리는 일이 발생하죠.

사이드 스커트가 일단 빠지고 나면 다시 끼우기도 힘듭니다.
다른 킷들은 사이드 스커트가 빠지면 그냥 밀어 끼우기만 해도 안쪽에서 다리의 윗부분이 스커트 연결 부품을 받쳐줘서 잘 끼워지지만...
RG 스트라이크는 고관절이 아래로 밀려나서 다리 위쪽에 넓다란 허공이 있단 말이죠.
위 오른쪽 사진처럼 스커트 연결부품이 그 공간 속에서 덜렁거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으론 잘 안 끼워집니다-_-

스커트가 걸리적거리지 않게 처리하는 기술은 이미 PG나 MG 킷들에 적용된 좋은 가동기구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RG는 공통의 AMSJ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데다가
공교롭게도 RG 스트라이크에서 다른 등급과 달리 사이드 스커트 위쪽을 뾰족하게 디자인한 것이 겹쳐지면서 특히 문제가 된 듯합니다.

아무튼 RG 스트라이크의 다리를 양 옆으로 잘 벌리는 방법은 사이드 스커트를 빠지지 않게 조심조심 뒤쪽으로 밀어내는 것 뿐인데요.
이렇게 해도 다리가 좌우로 올라가는 각도엔 한계가 있고,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자잘한 단점들이 있습니다.
  • 엘 스트라이커 팩과 몸체의 연결이 다소 불안합니다. 정확히 끝까지 꽉 끼워놓으면 괜찮은데, 조금이라도 각도를 잘못 끼워놓으면 힘 없이 쏙 빠져버립니다.
  • 엘 스트라이커 팩의 날개가 MG처럼 아래로 완전히 수직으로 접히지 않고, 45도 정도까지밖에 안 접힙니다.
  • 빔 라이플을 손에 고정하는 부품을 빔 라이플에 고정하는 부위(아 어렵다)가 약해서 부러지기 쉽습니다.
  • 그리고 PG에서는 종아리 뒤쪽의 버니어가 가동되는데, RG에서는 그냥 고정돼 있습니다.



향후 배리에이션 제품 예상

RG 엘 스트라이크 건담의 런너들을 보면 배리에이션 제품을 준비하는 흔적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런너에서 위 사진과 같은 형태의 부분을 '시스템 인젝션 스위치'라고 하는데요.
사출성형 시에 액체상태의 플라스틱이 런너를 따라 흘러들어갈 때 방향을 조절하거나 막는 밸브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것을 어느 방향으로 돌려놓느냐에 따라 런너의 일부분이 사출될지 사출되지 않을지 결정됩니다.
그래서 이런 스위치는 주로 배리에이션 킷을 만들 때, 런너의 공유 부품 부분과 비공유 부분 사이에 들어가는 것이고요.

RG 엘 스트라이크 건담에는 대부분의 런너에 이런 스위치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떤 곳에 있는가 보면... 우선 키라 야마토 피겨 있는 곳에 있네요.
흠흠... 엘 스트라이크 건담에서 키라 야마토를 빼버리고 딴 피겨를 넣고 사출색을 바꾼다는 것은? 스트라이크 루즈군요.

그리고 엘 스트라이커 팩 부품이 있는 부분에도 예외 없이 시스템 인젝션 스위치들이 박혀 있습니다.
이건 소드/런처 스트라이크 건담 발매를 위한 준비겠지요.
그치만 MG의 경우 이런 런너 스위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드/런처 스트라이크 발매에 4년 이상 걸렸다는 것을 고려하면...
RG 소드/런처 스트라이크가 곧 발매될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겠습니다ㅜㅜ

그리고 현재 시기적으로 SEED 외전 작품들의 인기는 시들한 상태이니 만큼, IWSP 같은 외전 제품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결론


Real Grade 엘 스트라이크 건담은 기본적으로 고품질인 RG 킷의 바탕에다가
허리와 하퇴부의 새로운 가동 기믹 같은 약간의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고 기존 RG 킷의 몇몇 문제를 수정한 킷입니다.

사출색이 RG 퍼스트에 비해 좀 수수해졌다는 점이나 사이드 스커트가 걸리적거리는 등의 약간의 단점은 있지만...
뭐 세상에 단점 없는 제품이 어디 있나요?
아주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고, 제작 기간과 비용과 품질 사이에서 타협을 하다 보면 이 정도의 문제는 생기기 마련이죠.

다른 등급의 스트라이크들과 비교하자면 PG는 정말 넘사벽이지만 HG는 물론이요 MG 스트라이크보다도 우수한 킷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라이크 건담이나 SEED 스타일 건프라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당연히 구입해야 하는 제품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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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27. 11:14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5 - 도색 (2010년)

원래는 도색을 완벽히 끝내고 나서 전체적으로 글을 정리해서 올리려고 의도했는데...
이건 뭐 몇 달씩 기약 없이 손을 놓고 있는 통에...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마음을 다잡는 의미에서라도 일단 작년까지-_- 진행한 도색작업 내용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워낙에 오랜만이라 다시 적자면, 이 작업은 원래 작년 '민봉기의 건프라 월드' 카페 컨테스트를 목표로 하던 작업입니다.
초반에 너무 게으름을 피우다 보니 막판에는 시간이 없어 컨테스트 마감 날짜 맞추려고 일단 대충대충 도색에 개발새발 먹선을 넣었더랬습니다.
그런데 며칠 밤 새며 헤롱거리는 정신머리에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즈질 작업질을 해서 컨테스트 출품해봤자 좋은 점수도 못 받을 것이고, 내 이름으로 이딴 물건을 내놓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며,
차라리 컨테스트를 포기하고 시간은 좀 오래 걸리더라도 다 다시 제대로 만드는 게 낫겠다고요 (이렇게나 오래도록 완성이 안 될 줄은 몰랐죠-_-).

그럴 때 때마침 울고싶은 놈 뺨 때리듯 에어브러시 컨디션이 급속히 나빠져 주시고,
우레탄 마감제도 찐득하게 굳어져버리면서 막 방울방울 뿌려져 버리시고...
그래서 컨테스트 포기 결정!

일부 부품들은 마감제까지 올렸음에도 눈물을 머금고 신너탕에 담궈 도색을 다 벗겨낸 후 도색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신너탕

컨테스트 기한에 맞추겠다고 허겁지겁 도색하고 먹선질한 게 맘에 안 들어서 새로 칠하긴 해야 하는데...
제가 웬만하면 도막 두꺼워지는 것에 대해 눈 질끈 감고 현 상태 그대로 덧칠하겠습니다만...
사용한 마감제가 우레탄 클리어(SMP제)라서 마감제 올린 부품들은 안 벗길 수가 없었습니다.
제조사에서는 자기네 우레탄 클리어 위에 락커 도료를 덧칠할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장을 못한다나 뭐라나...-_-

그래서 신너탕에서 도색을 말끔히 다 벗겨냈습니다.
가급적이면 우레탄 마감제만 벗겨내고 싶긴 하지만 그게 어디 그렇게 마음대로 되나요?
괜히 일 줄이려다가 도리어 나중에 표면이 정말 이상하게 되어 일이 더 커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도료와 서페이서까지 빡빡 다 벗겨냈습니다.
보통 락커 도료는 신너탕 속에서 사르르~녹아 없어지지만
우레탄 마감제는 손을 물에 오래 담그면 손바닥 피부가 쪼글쪼글해지는 것처럼 쪼글쪼글한 막 형태가 되어 벗겨집니다.
으으~ 징글징글... 이거 잘 닦아내지 않으면 지저분해지겠더라고요.

말은 신너탕이라고 해도 공업용 신너 담은 통에 부품을 한동안 담궜다가 헹구는 문자 그대로의 신너탕은 레진 부품에만 실행하였고요.
신너에 녹을 수도 있는 인젝션 부품은 붓으로 모형용 신너를 찍어 바른 후 붓과 휴지로 표면을 닦아낸 정도입니다.
화학적으로 취약한 ABS 부품은 신너 때문에 파손될 우려가 있으니 신너를 가급적 쓰지 않고 사포로 갈아내...는 게 정석이겠지만...
아시다시피 ABS 부품은 가동부위에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거 참 형태가 오밀조밀하고 입체적이어서 전면 사포질이 매우 귀찮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ABS 부품은 그냥 레드썬~하고 재도색 포기했고, 정말 못봐주겠다 싶은 몇 개 부품만 조심조심해서 신너로 닦아냈습니다.

신너탕을 하면 도료와 서페이서, 거기다가 락커 퍼티까지 다 깨끗이 씻겨나가기 때문에 표면정리부터 다시 해줘야 됩니다ㅜㅜ
색칠할 때 들였던 시간보다 그 칠해진 색 지우고 복구하는 데 든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렸네요.


센티넬 풍 분할 패턴

당초에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제작 컨셉을 잡을 때 파란 부분은 GFF 제타플러스처럼 센티넬 풍 색분할 무늬를 넣겠다고 계획했습니다만...
컨테스트 마감에 쫓길 때 이 부분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어 그냥 계획을 취소하고 과감하게 단색으로 칠했더랬습니다.

하지만 그래서야 다른 사람이 만든 것과 차별화도 안 될뿐더러 '남자라면 초지일관'이 중요하겠기에
처음 계획으로 되돌아가
센티넬 풍 분할 패턴을 다시 넣기로 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포토샵을 이용해서 대략적인 컬러링 스킴을 그렸습니다.




좀 그럴 듯한가요?
GFF 제타플러스와 MAX 와타나베 씨의 아무로 전용 제타건담 작례의 색분할 패턴을 참고했습니다만
둘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는 푸른 색 부분의 위치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제가 대충 알아서 그렸습니다-_-.


조색 레시피

컨테스트에 출품하려 했던 작품이니만큼 발색도 좋고 웬만큼 실수해도 깔끔하고 예쁜 표면을 뽑아주는 Finisher's 도료를 가지고 조색했습니다.
피니셔즈 도료를 사용해서 가급적 '마스터 피스 롤아웃 제타 건담' 책에 나온 작례와 비슷한 색을 흉내내려 노력했습니다.
메인으로 사용한 색깔은 아래 다섯 색입니다. 왼쪽부터...

 

 본체 화이트
파운데이션 화이트 (100%) + 블루 퍼플 (극미량^^)
 장갑 그레이
파운데이션 화이트 (95%) + 퓨어 블랙 (5%)
 프레임 그레이
파운데이션 화이트 (90%) + 퓨어 블랙 (10%)
 진한 블루 수퍼파인 코발트 (60%) + 블루퍼플 (30%) + 파운데이션 화이트 (5%) + 수퍼딥 블루 (소량) + 루미 핑크 (소량)
 밝은 블루
위의 진한 블루(80%) + 파운데이션 화이트 (20%)

약간 커멘트하자면 파운데이션 화이트 + 퓨어 블랙의 회색은 발색과 은폐력은 좋지만 도료가 마르면서 처음 조색한 색보다 어두워집니다.
그래서 퓨어블랙 섞는 농도를 처음부터 많이 낮춰서 조색했습니다.
조색할 때는 '블랙 5% 섞는다고 뭐 회색 티 나겠어?' 싶지만 건조 후에는 진짜 '본격적인 회색'이 됩니다.
피니셔즈 이외의 도료로 동일한 색을 내려면 좀더 블랙이나 그레이를 많이 섞어줘야 할 듯하고요.

이건 파운데이션 화이트 도료의 특성 같습니다.
나노입자 어쩌구... 특성 때문인지 다른 도료와 섞은 후 오래 놔두거나 건조시키면 파운데이션 화이트 도료 입자는 가라앉고 다른 도료는 뜹니다.
다른 도료와 조색해서 칠한 후 건조시켜 보면 확실히 액체상태일 때보다 색깔이 더 진해집니다(화이트 성분이 좀 빠집니다).
그래서 은폐력 낮은 붉은색 계열이나 노란색 계열에 섞어주면 착 가라앉아서 마치 밑색으로 화이트 깔아준 듯한 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블루 조색은 최대한 선명하고 짙으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색이 되도록 고심하다가 별별 도료들을 다 섞어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패착이다 싶었던 건 수퍼 딥 블루였는데요. 얼마 섞지도 않았는데 색의 채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더랬습니다.
그래서 색을 되살리려고 메인 컬러들을 처음 넣었던 양만큼 더 넣어주고, 화이트로 밝게도 해보고 별 짓 다 해봤음에도 차도가 없더군요.
그 때 혜성처럼 나타난 구세주가 있었으니... 바로 루미 핑크(형광 핑크)였더랬습니다.
몇 방울 안 섞어주었는데도 색이 급속히 살아나며 퍼플 색감이 강해지더군요.

뭐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원하는 파란색을 얻긴 했습니다만...
사실 저기서 수퍼 딥 블루는 아예 빼버리고 파운데이션 화이트와 루미 핑크의 양을 좀 줄여도 동일한(또는 더 나은) 색이 나왔을 것 같네요.
덕분에 수퍼 파인 코발트 도료 한 병을 완전 다 썼고, 먹고 죽을 만큼의 파란색 조색 도료가 남았습니다-_-
이 조색 도료 때문에라도 다음번 도색 킷은 리젤 확정... 일까요?

위 표의 색들 외에 조금씩 사용된 색으로는 버니어 부 테두리 노란색(SMP하우스 오렌지 옐로우 + SMP 울트라 화이트)과
서브유닛 메인 노즐의 은색(SMP 수퍼 아이언 실버)이 있습니다.
노란색은 아무래도 은폐력이 떨어지는 감이 있어 서페이서 위에 직접 칠하지 않고 본체 화이트 색을 깔아준 후 올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메탈 재질의 버니어 부품들은 클리어 컬러로 도색하여 너무 생철판 느낌이 나지 않게 하면서도 특유의 금속 광택도 살렸습니다.
버니어 내부 기구들은 SMP 클리어 블러드 레드 + 울트라 클리어, 메인 버니어 안쪽은 SMP 클리어 오렌지,
메인 버니어 바깥쪽과 헤드 발칸은 GSI크레오스 스모크 그레이를 칠했습니다.

클리어 오렌지나 스모크 그레이는 색 농도가 옅기 때문에 그대로 신너에 희석해서 뿌려도 괜찮지만 클리어 레드나 블루 같은 색상은 너무 진해서
신너만으로 희석해서 뿌리면 너무 순식간에 원하는 색보다 진해져버리든지 너무 묽어서 한 곳에 고여버리든지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클리어 도료와 거의 같은 양의 그냥 투명한 클리어(울트라 클리어, 수퍼클리어)를 타서 쓰죠.
클리어 대신 투명한 메탈 프라이머를 섞어도 무방합니다.

버니어 부품의 안팎을 서로 다른 클리어 컬러로 칠할 때는 뭐 대단한 테크닉은 아니지만 아래와 같은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클리어 도료는 아래가 비쳐보이기 때문에 마스킹을 한다고 하면 먼저 칠할 색이고 나중 칠할 색이고 모두 마스킹을 해야 되죠-_-


먼저 안쪽에 들어갈 클리어 컬러를 뿌립니다.
그리고 바깥쪽에 삐져나온 안쪽 색을 신너 묻힌 휴지 등으로 다 닦아버립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메탈 프라이머까지 다 지워져버리겠죠?
그래서 바깥쪽 색깔은 클리어 도료에 아예 메탈 프라이머를 섞어서 조색해주었습니다.
바깥쪽을 칠할 때는 에어브러시의 분사각을 잘 조절하면 도료가 안쪽에 묻지 않게 바깥쪽에만 칠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도료를 너무 많이 뿌려서 안팎의 테두리 부분에 도료가 방울지거나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죠.


제습기

작년 GPW 컨테스트의 마감 날짜는 8월 31일이었습니다만...
중부지방엔 8월 23일 월요일부터 8월 27일 금요일까지 연속 5일간 비가 왔습니다.
그 후로는 딱 그쳤냐면 그것은 절대 아니고, 이번엔 하루 걸러 하루씩 왔습니다. 9월 2일에는 태풍도 오고 말이죠.

제가 도색을 시작한 것이 딱 그 기간과 겹쳐서 도저히 비를 피해서 도색할 수가 없었습니다.
습도가 높을 때 도색을 하면 도색면도 탁해지고, 정착력도 떨어지고, 광도 잘 안 나고, 아무튼 도색이 잘 안 먹죠.
무광마감제의 경우는 백화현상도 일어나고 말입니다.

그렇게 절망하고 있을 때 @donnydr님의 제습기 제보가 있었습니다. 10만원대 중반으로 살 수 있고, 제습 효과가 정말 좋다고요.

그 때는 정말 컨테스트 마감이 절박했기 때문에 앞뒤 안 재보고 아래 제품을 13만원대 초반에 덜컥 주문해서 받았습니다.


위니아도 아닌 위닉스라는 듣보잡 메이커의 DHP-1305T라는 제품인데, 효과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힙니다.
스펙에 하루에 6L를 제습한다고 나오는데, 내심 '어느 정도 뻥튀기한 수치겠지' 싶었습니다만... 진짜였습니다.
처음 돌려본 날, 습도가 높아서 그랬는지 딱 세 시간만에 공기중의 습기 1L를(즉 하루에 8L) 물통에 모아놓더군요.


제습기 앞면 통풍구로 공기를 빨아들여 압축과 단열팽창을 거쳐 습기는 아래쪽 물통으로 뽑고
건조하고 따뜻한(아무래도 전기 에너지를 가하니 따뜻해질 수밖에 없겠죠-_-?) 공기는 뒤쪽 통풍구로 빼내는 식으로 동작합니다.

그래서 도색한 부품들을 제습기 뒤쪽에 널어놓고 말리면
제습 효과로 인해 백화현상 없이 매끄러운 도색 표면을 얻을 수 있는 데다가 따뜻한 바람으로 건조도 빨리 시켜줘서 딱 좋습니다.
뭐 전용 건조기 성능과는 비교 대상이 안 되겠지만... 건조기 없을 땐 제습기라도 이런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거죠. 


결국 컨테스트 출품의 꿈은 좌절되어 아직까지 제대로 제습기 덕을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이젠 날씨나 습도와 상관 없이 도색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는 점에서 손해 본 건 없는 것 같고요.
습기 많은 장마철 같은 계절에 가족 건강과 가정 위생에도 도움될 것으로 기대합니다(피부 건강에 최적의 습도는 50%라더군요).

제가 살 때는 13만원대 초반이었는데 8월말의 강력한 연속강우와 습한 날씨 덕에 불티나게 팔렸는지 18만원이 넘게 올랐습니다!!
반년 이상 지난 아직까지도 인터넷 최저가는 18만원대네요. 사놓길 잘했다는 느낌^^


이것으로 뭔가 특정 상품 광고처럼 되어버린 도색 제작기...라기보다는 도색 준비기-_-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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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4. 5. 09:37

경제심리학 - 지름신과 행복하게 공존하는 법

우리나라에서 출간되는 번역서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이 책도 원제나 책 내용보다는 '얼마나 잘 팔릴 것 같냐'는 마케팅적 관점에서 한글 제목을 붙인 듯합니다.
'경제'와 '심리학' 모두 요즘 인기있는 키워드잖아요?
그렇지만 이 책은 경제심리학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학'으로 끝나는 제목을 붙일 만큼 전반적인 분야를 커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경제학에서는 모든 이론의 기반에 '인간은 항상 경제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는 합리적인 존재'라는 가정이 있지만,
본인이나 주위를 둘러보면 알 수 있듯이 실제 인간은 비이성적이고 완벽하지 않은 존재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인간의 합리적이지 못한 부분을 어떻게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을 다룬 책입니다.
원제인 'The Upside of Irrationality(비합리성의 긍정적인 면)'는 책 내용을 잘 설명해 주고 있죠.

지름신과의 동행

이 포스트의 제목에 있는 '지름신과 행복하게 공존하는 법'이란 것은 책의 부제가 아니고(진짜 부제는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
제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 책의 6장 '적응력과 행복의 비밀' 부분을 저 나름대로 해석한 것입니다.

인간이나 동물은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죠.
그래서 로또에 당첨된 사람이나 사고로 큰 장애를 갖게 된 사람도 처음에 그 사건을 당했을 때는 엄청난 행복감이나 불행을 느끼지만,
시간이 얼마 흐르고 나면 그 상황에 완전히 적응 돼버려서 행복지수가 일반인들과 별반 차이 없는 상태에 다다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행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우리 몸(두뇌)의 몹쓸 적응력을 다음과 같이 이용하면 됩니다.
"우리 자신이 행복에 잘 적응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며, 불행에는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적응을 방해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행복한 시간 중간중간에 행복을 조금씩 쉬는 겁니다.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모든 불행을 한꺼번에, 급격하게 겪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현대 사회에서 행복의 원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소비', 즉 '지름'에 적용시켜 보죠.
지르기 전의 기대감에서 행복을 얻든, 지름 행위 자체에서 얻든, 지름의 결과물을 사용함으로써 얻든 간에 지름은 행복의 원천입니다.
이런 지름의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것들을 동시적으로 한꺼번에 확 질러버리는 것보다는
첫번째 작은 지름에 적응되어 쾌감이 잦아들 때쯤 다시 조금 지르고, 두번째 지름에 적응되려 할 때쯤 또 지르는 식으로
조금씩 지속적으로 쉬어가며 지르는 것이 좋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쉬엄쉬엄 질러주는 편이 한꺼번에 지르는 것보다 지름을 통한 행복의 총합이 더 크고 오래간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건프라에 비유하자면 전세계 모든 레진 킷과 인젝션 킷을 단 한번에 질러버리는 로또 당첨 모델러보다,
매달 나오는 HG 신제품을 손꼽아 기다려 가며 하나씩 하나씩 사는 서민 취미가가 건프라로 인한 쾌감의 총합은 더 크다는 거죠.
그러니까 한번에 팍팍 질러서 재력을 자랑하고픈 욕망이나 고액 결제시 배송료 면제 혜택 같은 것에 현혹되지 말고,
쉬엄쉬엄, 꾸준히, 참아가며, 조금씩 질러가는 것이 지름신과 행복하게 공존하면서도 패가망신을 피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반대로 불행의 경우 모든 불행을 한꺼번에 겪어버리는 것이 고통의 총량을 줄이는 데 좋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적 타격을 크게 입었을 때 집을 단계적으로 줄여가고, 자동차와 가구 등도 쉬엄쉬엄 하나둘씩 팔아 없애는 것은
상실감에 적응될 때쯤 또다른 상실의 고통이 닥쳐오는 상황이 지속돼서 정신적으로 장기간 힘듭니다.
그냥 과감하게 한번에 사글세 쪽방으로 옮기면서 차와 가구도 한꺼번에 처분하는 편이 처음엔 많이 고통스러울지라도 단기간에 적응이 되죠.

담배나 술을 끊는 것도 단번에 완전히 끊어버리는 게 적응하기 쉬운 겁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지속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보다 일시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쪽에 돈을 쓰는 편이 만족감의 총량이 크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내구재인 소파의 교체와 일시적인 스쿠버다이빙 여행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스쿠버다이빙이 낫다는 거죠.
스쿠버다이빙 여행의 경험은 쉽게 적응이 안 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겠지만, 소파의 만족감은 적응에 의해 약화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장들의 내용에 대해서도 아래와 같이 요약해봤습니다.
제가 보기에 별로 재미 없고 도움이 안 되는 장 같은 경우 생략했고요.

2장 일한다는 것의 의미
노동이란 경제학에서 말하듯이 '사람들이 최대한 피하려 하거나 돈벌이를 위해 마지 못해 하는 행위' 이상의 무엇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 인류에게 이러이러하게 공헌한다'는 거창한 생각뿐만 아니라
일을 통한 작은 성취감, 몰입에서 얻어지는 작은 만족감 등이 일에 대한 동기를 부여합니다.
반면에 나의 일이 쓸모없어진다든가 그 결과물이 폐기될 경우, 그리고 지나치게 고도로 분업화된 일은 근로의욕을 크게 저하시킨다고 합니다.

3장 IKEA 효과
사람은 자신의 노력이 들어간 물건을 과대평가하기 마련입니다.
이것이 완제품이 아닌 노력이 필요한 IKEA의 반제품 가구가 잘 팔리고, 반다이의 조립식 건프라가 잘 팔리는 이유입니다.
이 IKEA 효과에 대해 좀더 자세히 실험해본 결과 다음과 같은 사항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1. 어떤 대상에 대해 더 많은 노력을 투입할수록 그 대상에 대해 더 큰 애착을 갖습니다.
2. 아무리 많은 노력을 들였더라도 완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그리 애착을 갖지 못합니다.
3. 우리는 자신이 만든 것들에 대해 진심으로 더 높은 가치를 매기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높게 평가하기를 기대합니다.

반다이 MG(마스터 그레이드) 건프라가 바로 1번과 2번의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립이 복잡해서 꽤 노력이 필요하지만, 색분할이 잘 되어 있고 부품도 딱딱 잘 맞기 때문에 누구든지 완성할 수 있습니다.
스케일 모형들이 건프라보다 인기가 적은 이유는 조립은 더 편하지만 완성하려면 필수적으로 도색을 해야 된다는 넘기 힘든 벽 때문 아닐까요?
그리고 3번 효과를 감안하시고, 내 작품의 객관적인 가치는 내 생각보다 (어쩌면 상당히) 낮다는 사실을 인지하시기 바랍니다.
적어도 옆자리 사람에게 자기 아이들 사진을 계속 보여주며 "귀엽죠? 귀엽죠?"하고 고문하는 사람이 되진 마시길...

4장 NIH 신드롬
IKEA 효과의 '아이디어 버전'입니다.
NIH(not invented here) 신드롬이란 자신이 만들어내지 않은 아이디어는 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인데,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자신에게도 NIH 성향이 있다는 것을 항상 숙지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사고를 하시기 바랍니다.
NIH 성향이 강한 사람을 설득할 땐 직접 말하는 것보다는 힌트를 줘서 그 사람 본인이 생각해낸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꼼수가 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어의 나열을 제시하고 그것으로 문장을 만들게 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그것이 자기가 생각해낸 문장이라고 착각한다고 합니다.

5장 복수의 정당화
피해나 배신을 당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복수를 합니다.
인간의 복수심이라는 본능은 '사회적 동물'로의 진화 과정에서 배신에 대한 억제력으로 작용해왔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복수를 해봤자 자기에게 전혀 득 될 것이 없는 상황에서도 비경제적인 복수를 행하기 마련입니다.
복수의 비합리적인 면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 한다'는 속담이 말해주듯이, 복수의 대상이 본인에게 피해를 준 사람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진심이 들어간) 상대방의 사과 한 마디만으로도 복수심은 많이 누그러뜨릴 수 있습니다.

복수심과 분노를 무조건 참는 것은 정신건강 상 안 좋겠습니다만,
상해, 기물파손, 화풀이 같은 파괴적인 방법보다는 복수심을 자기 발전을 기회로 삼는 건설적인 방법이나 '소심한 복수' 등으로 풀기 바랍니다.
그리고 정치판처럼 속임수와 발뺌이 생존에 필수적인 업종이 아니라면, 상대방에게 복수심을 일으킬만한 일을 했을 때는 사과하도록 합시다.

7장 외모와 연애의 상관관계
이 장에서 다룬 내용은 누구나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얘기일 겁니다.

1. 외모의 우열을 평가하는 기준은 모든 사람들이 거의 동일합니다.
2. 외모가 부족한 사람들은 외모 이외의 다른 특성들을 중요하게 여기는 방식으로 현실에 적응합니다.
3.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이성의 외모를 더 따지며, 자신보다 월등한 외모의 이성에게 대쉬할 확률도 높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성을 볼 때 가장 외모를 중시하는 족속은 '꽃미남'이란 겁니다.
꽃미남 좋아하시는 여성분들은 명심하시길^^

8장 시장이 실패할 때
현대사회에선 산업화와 유통혁명을 통해 물건들을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상품들의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지만...
연애 시장은 아직도 낙후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공부하랴, 일하랴 바빠서 연애 상대를 찾기 힘들어하고 있지만 상품시장처럼 구조화되고 효율적이고 안전한 쇼핑은 불가능합니다.
연애라는 것은 데이트처럼 상대방과의 경험 공유를 통해 알아가는 '경험재'임에도 불구하고
'결혼해 듀X'로 대표되는 온라인 미팅 사이트에서는 정량적이고 검색 가능한 키, 재산, 학력 같은 정보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으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연애 사업을 시작한다면 대박 아이템이 될 수도 있을 듯...

9장 동정심의 진화
사람들의 동정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근접성, 생생함, 의미인식의 세가지가 필요합니다.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한 소녀의 사진을 보여주고(근접성) 딱한 생활고 이야기를 들려주면서(생생함),
천원이면 이 소녀의 하루 식사가 해결된다(의미인식)는 식으로 얘기하면 동정심이 동해서 흔쾌히 천원을 기부할 사람은 많겠지만...
에이즈로 죽어가는 수천만명의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라고 해봤자 그들에 대해서는 근접성과 생생함 없이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데다가,
내가 돈을 기부한다고 죽어가는 에이즈 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의미인식도 없기 때문에 기부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때는 근접성, 생생함, 의미인식을 강조하시고,
반대로 사람을 계산적으로 만드는 통계 숫자나 그래프 같은 것은 제시하지 마시길...

10장 일시적인 감정의 후유증
사람들은 분노 같은 일시적인 감정에 휘말려 충동적으로 행동할 때가 있습니다.
평정심 상태에서는 하지 않을 법한 행동들을 하죠.
문제는 그런 행동들이 우리의 장기적 의사결정, 더 나아가 습관이나 성격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기분이 나쁜 상태로 회의실에 들어갔더니 팀원들끼리 자유롭게 잡담하는 것이 시끄럽게 느껴지더란 말이죠.
그래서 "회의 시간엔 조용히 하라"고 팀원들에게 일장연설을 했다고 합시다.
그러면 기분이 나아진 다음에도 이 사람은 향후 회의에서 지속적으로 자유로운 잡담을 금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현상을 저자는 '자기무리짓기(self-herding)'이라고 이름지었는데요.
어떤 의사결정과 행동을 할 때 자신이 과거에 했던 유사한 행동을 따라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사회심리학에서 말하는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의 일종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것은 행동과 생각 사이에 불일치가 생길 경우 자신이 행한 행동에 맞춰 생각을 바꾸는 인간의 심리적 경향입니다.

아무튼 뜻하지 않는 방향으로 성격이 바뀌고 싶지 않다면,
감정에 휘둘린 상태에서는 의사결정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2011. 3. 24. 17:33

Mr.Children - 지진해일 피해자들에게 들려주고픈 노래

Mr.Children, 약칭 미스칠 또는 미스치루, 재패니즈 락 밴드죠.
Jpop에 관심 없는 분들도 꽤 들어보신 이름이리라 생각합니다.
싱글이나 앨범 발매만 했다 하면 오리콘 차트 1등은 당연한 거고, 신기록 같은 것도 많이 갖고 있고, 나름 장수 밴드거든요.

최근엔 오랜만에 'SENSE'라는 앨범을 발매하고 일본 전국 콘서트 투어 중이었는데,
이번 일본 토호쿠(東北) 지방의 지진 해일로 인해 공연이 계속해서 취소되고 있습니다.
마침 이번주말 콘서트 예정 장소는 지진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인 센다이인데, 당연히 취소될 수밖에 없겠지요.

지난 주 Mr.Children의 보컬/기타리스트이자 대부분의 노래의 작사/작곡을 맡고 있는 사쿠라이 카즈토시(桜井和寿)씨가
자신들의 공식 홈페이지에 지진 해일 피해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올렸습니다(원문 링크)

Message from 사쿠라이 카즈토시

"나 같은 놈 따위가 무슨 말을 전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타하라(Mr.Children의 기타리스트)가 말했다.
"정말이야..."
나도 마찬가지.
재해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진실성 없는, 경박한 생각이라고 생각되어
TV 앞에서 그냥 침묵해버리고 만다.

적절한 말은 찾을 수 없다 해도
말이 힘을 갖지 못한다고 해도,
그래도
그저 당신을 걱정하고 있다고,
허둥대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매일 당신이 무사하길 기원하고 있다는 것을
적어 두겠습니다.
그리고 그건 분명 일본 전체의 모두가 같을 것이라는 것도...

모든 것을 빼앗긴 상황 속.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
그래도 마음 속에 노래가 있어,
그 노래가 당신을 격려하기도 하고, 기운을 북돋우기도 하고,
기분전환이 되기도 하면 좋겠네...라는
그런 이미지를 상상함으로써
뮤지션으로서의 제 마음의 짐이 덜어집니다.
(아 해석하기 어려워요-_-)

어쨌든 무사히 계십시오.
저도 몸 조심하겠습니다.
언젠가 다시 함께 노래할 수 있을 날을 바라며.
그럼 또.

2011.03.14
사쿠라이 카즈토시


그냥 연예인들이 하는 입에 발린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저는 왠지 그렇지 않다는, 저 안에 진정성이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진실성 없이도 2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사랑 받는 장수 밴드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대중들이 호락호락하진 않겠지요?

Mr.Children의 네 사람 모두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인데,
'97년과 '02년에 두 번 정도 활동을 중단하는 등 굴곡도 있었습니다만,
20년 넘게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더 대단한 건 '94년부터 '08년까지 발표한 싱글들이 매번 오리콘 차트 랭킹 1위에 올랐다는 점이겠죠^^;;
특히 '90년대 중반엔 '미스칠 현상'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발매하는 싱글이나 앨범마다 100만장, 200만장씩 팔리곤 했습니다.
제가 처음 Mr.Children을 접한 것도 '94년의 innocent world였지요.
하얀 바탕에 파랗게 인쇄된 CD 자켓의 후드티를 뒤집어 쓰고 뭔가를 외치는 남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더랬습니다.

저도 울적할 때, 만사 귀찮을 때 미스칠의 노래를 들으면 뭔가 카타르시스 같은 것들이 느껴지고 "아 그래, 힘 내야지."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정말로 Mr.Children의 노래 속에는 인생이 있고, 사랑이 있고, 희망이 있고, 고민의 흔적들이 느껴집니다.

여러분도 응원과 재충전이 필요할 때 Mr.Children 한 곡 어떠세요?

특히 'HANABI(불꽃놀이)'라는 곡을 듣다 보니 마치 딱 이번 지진해일 피해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래 같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의도로 지어진 노래는 아니겠지요. 2008년에 발표된 곡입니다)
아래에 가사를 한 번 옮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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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17. 13:52

원전 사고와 방사능 오염에 관한 도움 되는 상식들

으음... 제가 블로그에 이런 내용을 쓰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네요.

옆나라 일본이 지진해일로 인해 원자로 몇 개가 파괴되어 그로 인해 당장 방사능 피해의 가능성이 높아졌죠.
그래서 관련 내용들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요즘 언론이나 정부기관은 워낙 기만적이라서 기사 내용을 그대로 믿을 수가 있어야죠.
그래서 어쩌다 보니 고등학교 때도 별 관심 없던 현대물리학 공부까지 하고, 정리를 좀 해봤습니다.
물론 너무 어려운 내용까지 공부한 건 아니고 그냥 쓸모 있을 것 같은 부분까지만...^^;;

원자로 안에서 일어나는 일

발전소에 있는 원자로에서는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고 있죠. 뭐 이건 다들 아실 겁니다.
질량수(원자핵 내의 양성자 수 + 중성자 수)가 큰 핵종들은 스스로 분열되기도 하고, 중성자에 맞아서 핵분열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핵분열 이후의 산출물들의 질량의 합은 핵분열 이전의 질량의 합보다 작고,
이 질량 차이만큼의 에너지 E = mc^2 이 얻어지죠.

그런데 이런 핵분열 에너지를 산업적/군사적으로 이용하려면 '중성자 유도 핵분열 연쇄 반응'이라는 것이 일어나야 합니다.
중성자가 특정한 핵종의 원자핵을 때리면 핵분열이 일어나면서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중성자를 발생시키는데,
이런 중성자 발생과 핵분열이 연쇄반응으로 계속 이어지는 것이 중성자 유도 핵분열 연쇄반응입니다.
이 연쇄반응이 기하급수적으로 일어나 순식간에 전체가 다 핵분열을 일으키면 원자폭탄이 되는 것이고,
중성자 수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핵분열 에너지를 천천히 뽑아쓰면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가 되는 겁니다.

이런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fissile) 핵종은 우라늄-233, 우라늄-235, 플루토늄-239 정도입니다.
반응식으로 쓰자면 다음과 같죠.

우라늄-235 + 중성자 → 핵분열산출물 + 2.52 중성자 + 180MeV (에너지의 단위입니다)
플루토늄-239 + 중성자 → 핵분열산출물 + 2.95 중성자 + 200MeV

문제는 이 반응식에 나오는 것들 모두가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능을 띤다는 점입니다.


방사선은 어떤 것인가?

방사선이란 고에너지의 입자(물질파)나 광선을 일컫습니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은 핵분열, 핵융합, 방사성 붕괴 같은 핵반응에 의해 생기며,
이런 핵반응에 의한 방사선의 종류는 α입자(헬륨원자핵), β입자(전자), 중성자, γ(감마)선 등이 있습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방사선이 몸에 해로운 이유는 이런 고에너지의 입자와 광선이 몸을 통과하면서
그 궤적에 있는 우리 몸의 분자들을 전리시켜 화학반응성이 높은 이온으로 만들어버리고,
이것이 또 주위 분자들을 파괴, 변형시키기 때문입니다.
마치 사람이 몸에 총알을 맞으면 죽거나 건강상 큰 위해가 되듯이
방사선은 아주 작은 분자 수준의 총알처럼 DNA 같은 세포 구성물질들을 꿰뚫고 파괴하거나 변형시킴으로써 위해를 가합니다.

방사성/방사능이라 함은 어떤 물질이 방사성 붕괴라는 핵반응을 일으키면서 방사선을 방출하는 성질이 있다는 뜻입니다.
능력을 의미하는 능(能)은 물리학적으로 틀린 표현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뭐 관용적으로 널리 쓰이니 그냥 쓰도록 하죠^^;
방사능 물질이란 원자핵이 불안정해서 좀더 안정한 원자핵으로 붕괴될 가능성이 높은 물질입니다.
원자핵이 불안정한 이유는 정확한 수식은 모르겠으나-_- 원자핵 안에 중성자와 양성자가 너무 많거나 서로 비율이 안 맞으면 불안정하더군요.
그래서 좀더 안정적인 중성자수-양성자수 조합이 되는 방향으로 붕괴하여 다른 핵종이 되면서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방사성 붕괴 중 대표적인 β 붕괴는 원자핵 내의 중성자가 양성자로 변하면서 전자를 튕겨내 보내는 것이고,
α 붕괴는 원자핵에서 양성자2개+중성자2개(헬륨원자핵)가 튕겨나가는 것입니다.

이런 방사능을 가지는 물질은 일반 자연계에서도 미량 발견되기는 하지만 원전 내부에 아주 많습니다.
앞에 썼던 원자로의 반응식에 나오는 '핵분열산출물'이란 것도 상당 부분 방사능물질이고,
원자로 근처에 있던 안정적인 일반물질도 핵분열에서 발생한 중성자를 흡수해서 방사성 물질이 됩니다.
안정적이던 핵에 중성자가 흡수돼 더해짐으로써 양성자수-중성자수 조합이 불안정해지는 것이죠.

방사성 붕괴는 중성자를 필요로 하거나 연쇄적이지 않고, 원자핵 혼자서 자동적으로 확률적으로 일정한 비율로 붕괴되어갑니다.
이렇게 일정한 비율로 전체 중에서 절반이 붕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라고 합니다.
처음에 1g의 순수한 방사성 동위원소가 있었다면 반감기 후에는 0.5g은 붕괴되어 다른 원자가 되고 0.5g이 남고,
또 한 번 반감기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추가로 0.25g이 붕괴되고 0.25g이 남고... 점점 시간이 지나며 붕괴되어 결국은 사라져 버리는 겁니다.

물질에 따라서 이 반감기는 몇 분일 수도 있고, 우주의 역사보다 길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골치아픈 것은 '몇십년' 단위의 어중간한 길이의 반감기를 갖는 물질입니다.
방사성 붕괴의 속도가 어중간해서 방사선 방출량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꽤 크면서도 다 사라지기까지는 몇백년이나 걸리기 때문이죠.

사람이 방사선을 쬐는 것을 피폭(被曝)되었다고 합니다만,
체외의 핵반응에 의한 방사선에 피폭되는 것을 외부 피폭, 체내에 흡수된 방사성 물질의 붕괴에 의해 피폭되는 것을 내부 피폭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내부 피폭이 더 심각한 문제죠.
비유하자면 옆에서 폭탄이 폭발해서 파편이 튀는 것과 꿀꺽 삼킨 폭탄이 배 속에서 터질 경우의 피해 차이 정도랄까요?
게다가 이 체내의 폭탄은 한 번 터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반감기를 가지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폭발하고 있는 꼴입니다.

생물학적 피폭량을 나타내는 단위는 Sv(Sievert, 시버트)입니다.
1Sv 이상 피폭 되면 직접적으로 생명에 위협이 된다고 보면 되고, 4Sv 이상 피폭 되면 50% 이상의 확률로 몇 달 이내에 죽는다고 합니다.
80Sv 이상 피폭되면 몇 시간 내로 확실히 사망합니다.
3월 16일에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 원자로 근처의 방사선이 시간당 400mSv(= 0.4Sv)에 달했다고 합니다.
그곳에 2시간 반 이상 서있으면 생존에 영향이 있고 10시간 있으면 반 죽는다는 얘깁니다.

지금까지의 얘기는 직접적인 방사선에 의한 세포와 조직의 파괴로 죽는 경우의 얘기고,
피폭에 의해 DNA가 변형된 결과로 암이나 백혈병이 발생하여 사망한다든가 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낮은 피폭량으로도 가능합니다.

만에 하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고 하더라도
한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생명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정도의 대량의 방사선에 피폭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마도 적은 양의 피폭으로 인해 간접적으로 몇년 후에 암이나 백혈병에 걸리게 된다거나,
DNA 변이로 인해 기형적인 후손을 갖게 된다거나 하는 종류의 피해는 가능하겠죠.


원전 사고 시 가장 조심해야 될 방사성 물질은?

원자로 안에서는 핵분열연쇄반응이 일어나고 있고,
원전 사고에서 최악의 사태는 원자로의 격납용기가 녹거나 깨져서 원자로 안에 있던 물질이 원자로 밖으로 유출되는 사태입니다.

현장에서 사태 수습을 하는 토쿄전력 직원이나 자위대원 같은 사람들이야 중성자를 비롯하여 원자로 자체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걱정해야겠지만...
원자로의 핵분열에 의한 방사선 자체는 멀리까지 못 갑니다.
한국에서 걱정거리가 되는 부분은 원자로에서 유출된 방사능 물질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한국으로 와서 방사선을 뿜어내는 것인데요.
방사능 물질이 먼지가 되어 날아오는 것을 방사능 낙진이라고 하죠.
체르노빌 사고에서 퍼졌던 방사능 낙진은 수μm에서 수십μm의 크기를 가지는 미세한 먼지 알갱이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황사와 비슷한 크기입니다.

상식적으로 위의 반응식 왼쪽에 있는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이 가장 위험한 방사능 물질일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체르노빌 사고의 예에서 봤을 때 실제로 가장 위험했던 방사능 물질은 위의 반응식 오른쪽에 있는 '핵분열산출물'들입니다.
핵연료로 쓰이는 우라늄의 질량수는 235인데, 핵분열을 하면 질량수 135 근방의 핵종과 95 근방의 핵종으로 분열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불안정한 중성자수-양성자수 조합을 갖게 되고, 그로 인해 지속적으로 β 붕괴를 일으키며 방사선을 발생합니다.

아래 그래프는 체르노빌 사고 당시 대기중의 총 방사선량을 구성하는 각종 방사능 물질의 비율입니다.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따위는 눈에 안 띄고, 대부분 질량수 135 부근이나 95 부근의 핵종들이죠.


이 중에서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물질은 요오드(I)-131과 세슘(Cs)-137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오드는 할로겐이고 세슘은 알칼리금속이기 때문에 물에도 잘 녹고 각종 휘발성 화합물도 잘 만들고 생태계의 먹이사슬 안으로 들어오기도 쉽습니다.
즉 환경 속에서 확산되기도 쉽고, 음식을 통해 몸 속으로 흡수되기도 쉬워 내부 피폭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은 물질들인 거죠.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원료이기 때문에 요오드-131이 일단 몸속에 들어오면 목에 있는 갑상선에 농축이 됩니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발견된 동물의 사체 중 다수가 갑상선이 부어 있었다고 하고,
체르노빌 사고의 영향으로 한국을 포함하여 세계적으로 갑상선암 발병률이 높아졌다는 얘기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요오드-131의 반감기는 8일이기 때문에 사고 후 몇 달 지나고 나면 요오드-131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겠습니다.

세슘-137은 반감기가 '가장 골치아픈 어중간한 범위'인 30년쯤 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30년쯤 지나면 전체 방사능 물질 중에 세슘-137만 남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86년의 체르노빌 사고 때 방출된 세슘-137이 아직도 반 이상이 남아 세계를 떠돌고 있다는 것이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면 2041년이 되어도 사고 당시 배출된 세슘-137이 반이나 남는다는 뜻이 되고,
22세기가 와도 체르노빌 사고 때의 세슘-137이 6.3%, 후쿠시마 사고의 12.5%가 여전히 남는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위 그래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인체에 더 심각한 해를 가할 수 있는 핵종은 뼈에 침착될 수 있는 스트론튬(Sr)-90입니다.
얘도 반감기가 29년이나 되긴 하지만, 위 그래프에 안 나온 이유는 비휘발성이기 때문에 대기 중으로 퍼지지 않기 때문이죠.
아마도 스트론튬-90은 후쿠시마에서 유출된다고 하더라도 한국까지 날아오지는 않을 것 같긴 합니다.


원전 사고 시 행동 요령

일본의 원전사고가 최악의 사태로 발전해서 방사능 물질이 유출될 경우의 행동 요령에 대해 자료들을 모아보았습니다.

다행히 한국과 일본은 편서풍대에 놓여 있기 때문에 바람이나 해류의 방향은 대부분 서쪽에서 동쪽으로 갑니다.
방사능 낙진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람에 실려 날려오거나 바닷물을 통해 들어올 확률은 적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원전 사고가 정말 크게 발생한다면 한국도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준은 안 될 겁니다.
여름철의 북태평양 고기압이나 태풍 같은 게 오면 어떤 영향이 있으려나요?

그리고 방사성물질 오염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방사선 계측기를 구입할 수 있을까 좀 알아보기는 했는데,
일반가전제품도 아닌 데다가 지금 일본에 워낙 수요가 많기 때문에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국내 지역별 방사선량 측정치는 ☞요 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외출 자제
만약 이번 사고로 한국에서도 방사능 낙진이 확인된다면 문과 창문을 꼭꼭 걸어 닫고 안 나가는 게 좋겠습니다.
회사나 학교 따위, 나와 가족들의 안전보다 중요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창문 틈새도 테이프 등으로 막아서 먼지가 유입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환기도 시키지 말고, 환풍기나 에어컨도 켜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정용 에어컨은 외부 공기를 실내로 유입시키지는 않고 단순 열교환기능만 있다고 알고 있는데 말이죠.
뭐 어차피 이런 꽃샘추위에 에어컨 켤 일은 없겠지만요.

낙진의 위험이 있을 때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마스크를 하고, 우비를 입고,
외출 후 돌아오면 우비는 집 밖에 보관, 옷들은 바로 세탁을 하고, 깨끗이 샤워를 해야 된답니다.
그런데 세탁이나 샤워할 물이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았다는 건 어떻게 확신하죠? 그, 글쎄요...-_-
그리고 방사능으로 오염된 것이 확실한 옷이나 신발들은 세탁이 아니고 잘 밀봉해서 버려야죠, 아마도...

특히 비오는 날에는 외출하면 안 되겠습니다.
비가 내릴 땐 대기 중의 먼지와 휘발성 물질들, 그리고 방사능 낙진이 있다면 그것들도, 지표면으로 딸려 내려옵니다.
만약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현상태로 잘 마무리되고 정부에서 방사능 낙진의 위험이 없다고 발표한다고 하더라도
전 요번에 비가 오면 외출 안 하려고 합니다.

음식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위에도 썼지만 음식물 안의 방사성 물질을 섭취하면 내부 피폭이 되는 겁니다.
방사성 물질 함유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음식은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 것이 좋겠죠.

방사능 낙진이 한국에서도 확인된다면 노점상에서 파는 음식 같은 건 절대로 먹으면 안 되겠습니다.
노지에서 키운 농작물도 먹어서는 안 될 듯...
그리고 몇 년간은 일본산 음식물은 안 먹는 게 안전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북태평양에서 원양어선들이 잡아오는 물고기도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게 되겠죠. 참치 안녕~-_-

가장 안전한 것은 사고 이전에 생산된 통조림이나 레토르트 음식처럼 밀봉된 식품들일 겁니다.
그런데 몇달이나 통조림만 먹고 살 수는 없지 않으려나요-_-

수도물도 강물을 취수원으로 사용할 경우 마시기에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는 없겠습니다.
정수기에 정수하면 좀 나으려나요?
적어도 마트에서 파는 생수는 안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하수도 체르노빌 사고 경과를 봤을 때 비교적 안전했습니다. 방사성 물질은 토양에 걸러질 테니까요.

피폭이 의심될 경우
119나 지정병원으로 연락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겠습니다.
그런데 뭐 방사능에 대해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다.
그냥 몸을 깨끗이 씻고, 섭취했을지도 모르는 요오드-131이나 세슘-137을 빨리 배출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약을 먹는 정도가 고작이겠죠.

요오드-131 섭취 의심 시에 복용할 약은 안정한 요오드-127로 되어 있는 요오드화 칼륨(KI)입니다.
성인의 경우 하루에 130mg씩 복용해야 된다고 하는데, 이건 1일 권장 섭취량의 몇백 배나 되는 엄청난 양입니다.
다시마나 미역을 아무리 배터지게 먹어도 절대로 채울 수 없는 양이니 괜히 해조류를 사재기 하지도 마시고,
다량의 요오드는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므로 방사성 요오드 오염이 안 된 사람이 예방 차원에서 먹는 것도 위험합니다.

세슘-137 의심 시에는 프러시안 블루(Fe7(CN)18⋅14H2O)를 복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프러시안 블루는 그 이름이 나타내듯이 짙은 파란색을 내는 안료/색소입니다만,
중금속 중독 시에 배출을 위해 약으로도 사용된다는군요.
듣기로는 현재 한국에 의약용 프러시안 블루 비축량은 100여명분밖에 없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수집하고 정리한 정보들은 일단 이 정도입니다.
혹시 잘못된 내용을 발견하셨거나 추가 정보가 있으신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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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8. 13:31

건프라 진열장 리뷰

블로그에 글 쓰는 것, 참 오랜만이네요.
12월엔 이사도 하고 기타 여러가지로 바빴고,
블로그에 글을 하도 오래 안 쓰다 보니 점점 더 못 쓰게 되더군요.

아무튼 오랜만에 마음 잡고 다시 쓰는 첫번째 글부터 자랑질 되겠습니다^^
좀더 넓은 집으로 이사 해서 제 방도 더 넓어졌으니, 숙원사업이던 건프라 장식장을 들여놓았습니다.

장식장을 한동안 알아봤지만 다들 작고 비싸더군요.
3P Case라는 곳이 모형 전용 장식장으로 인기 있는 것 같던데, 가격은 제 예산 범위 안쪽이지만 원하는 사이즈보다 많이 작더라고요.
중고 알아보라는 조언도 많이 들었지만 품질에 대한 확신도 그렇고, 무엇보다 알아보고 운반하고 하기가 귀찮아서...^^;;

결국 아주 예전에 동호회 분이 소개해주신 데코랜드라는 곳의 알루미늄 진열장으로 결정했습니다.
크기도 큼직하고, 가격도 괜찮았거든요.
여기에 추가 옵션으로 아이의 안전을 위해 앞유리와 옆유리를 강화유리로 바꾸고,
뒷면의 유리는 통거울로 바꿨습니다.
기본가는 30만원인데, 옵션 추가로 43만원으로 상승했고, 배송비가 6만원(후덜덜) 나와서 토탈 49만원 들었네요.


받아 보고 나니 전반적으로 좋기는 한데, 몇가지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첫째로, 진열장 정 중앙의 철제 선반 지지대와 기둥이 시야에 걸리적거린다는 점입니다.


둘째로, 진열장 위쪽에 들어있는 형광등이 건프라 모형들의 앞이 아닌 뒤쪽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맨날 실루엣만 비춰보고 있으라는 건가요-_-

셋째로, 형광등의 전원선이 안 보이게 뒤쪽으로 슬쩍 나오는 것이 아니고 떡하니 앞문으로 빼게 되어 있는 데다가
그나마도 짧아서 어디 꼽기도 힘들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 문제점들은 모두 '진열장이 뒤집혔다'는 사실에서 기인합니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이 물건은 원래부터 가정용 장식장이 아니고 점포에서 손님들을 향해 물건을 디스플레이하는 상업용 진열장인 겁니다.
그래서 내용물을 넣고 꺼낼 수 있는 문 달린 쪽은 점원측 방향이 되고, 문이 없는 통유리 쪽이 고객측 방향이 되어,
고객측 방향의 통유리가 앞면이라는 가정 하에 앞면에 신경을 써서 제작된 제품입니다.

그런데 제 사용 환경에서는 물건 늘어놓을 사람과 보는 사람이 동일 인물이고, 벽에 붙여놓아야 하기 때문에
문이 달린 쪽이 앞면이 되었단 말씀이죠.

그래서 상업용 진열장을 가정용 장식장으로 전용하려다 보니 결국 앞뒤가 뒤집혀
선반 지지대와 기둥이 뒤가 아닌 앞으로 오게 된 것이고,
형광등도 앞이 아닌 뒤로 간 것이고,
형광등 전원선도 뒤쪽이 아닌 앞문쪽으로 빼는 형상이 되어 버린 것이죠.

형광등이야 뭐 어차피 안 켤 거지만 지지대 기둥이 좀... 보면 볼수록 거슬리네요.
다음 번에 주문을 또 하게 되면 이부분을 뒤집어달라고 요청해야겠습니다.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리고 저가형 진열장이다 보니 구석구석 마감처리가 좀 미흡한 부분이 있습니다.
멀리서 대충 보면 꽤 그럴 듯하지만
가까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 티납니다, 싼티가...-_-
3P Case 쪽 제품도 재질은 비슷하다고 하지만 마감처리는 얘보다 좀더 깔끔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요 마크가 강화유리(Tempered Glass)라는 표시 같긴 한데... TEMPERED가 아니고 TEMPERER?
뭔가 좀 가짜 강화유리가 아닐지 의심 가는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진짜 강화유리 맞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깰 수도 없는 노릇...-_-


아무튼 일단 스팀 청소기까지 동원해서 진열장의 먼지와 찌꺼기들을 말끔히 씻어내고...
건프라를 진열하기 시작했습니다.

높이 1.8m(실제 진열 공간 높이는 1.5m), 폭 1.5m의 엄청나게 큰 진열장에 비해
제 건프라 완성작은 너무도너무도 적기에...
완성작뿐 아니라 가조립 상태의 킷들도 함께 진열하기로 마음 먹었지요.

그런데 막상 가조립 킷들까지 늘어놓으려고 하니 엄청나게 크다고 생각했던 진열장이 좁은 겁니다-_-
하는 수 없이 킷들을 일렬로 놓지 못하고 앞뒤 2열 횡대로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아무렇게나 진열하자니 합리성과 규칙성과 통일성을 추구하는 제 성격이 가만 있지를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궁리 끝에 킷의 스케일과 MS의 등장 시대별로 따로 분류해서 진열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렇게 하려고 하다 보니 1/100 스케일 킷은 가조립해놓은 것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1/144 스케일 킷들이 적고,
우주세기 80년대(제타건담 시대) MS들은 많이 가조립해놨는데, 다른 시대는 많이 부족하고...

그래서 균형을 맞추겠다고 프라탑의 박스를 몇 개 까서 더 조립했습니다.
진열장이 집으로 배달된 건 1월 초였지만...
킷 가조립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해서 배치하고 정리하는 데 2주일이나 걸렸습니다.

정리된 내역들을 한 번 함께 보시죠^^


위쪽 두 줄에는 1/144 스케일 킷들을 놓았습니다. RG 두마리와 HGUC들, 픽스 따위죠.
나름 MS 등장 시대에 신경을 써서 맨 위쪽에는 우주세기 70~80년대(퍼스트 건담, 제타건담, ZZ건담)의 기체들을 놓았습니다.
두번째 줄에는 우주세기 90년대 기체들(역습의 샤아, 유니콘)을 놓았고요.


1/100 스케일 킷들은 원래는 세번째 네번째 줄에만 놓으려고 했으나...
수적으로도 1/144보다 많은 데다가 덩치도 크기 때문에 우주세기 70년대(퍼스트 건담 시대)의 MG 킷들이 두번째 줄로 밀렸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줄에는 우주세기 80~90년대 킷들과 완성작을 놓았고요.
시대를 맞춰놓으려다 보니 세번째 줄이 좀 과밀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_-


네번째 줄은 비우주세기 1/100 킷들입니다.
시드 데스티니의 건프라와 피겨들이 좀 있고, 윙과 더블오 시리즈가 달랑 하나씩 있네요.
세번째 줄에 비하면 상당히 널럴하죠.

맨 아래줄은 대형 킷들을 놓았습니다.
PG 스트라이크 프리덤은 정말... 날개를 펴니 혼자서 반쪽을 다 차지하는군요.
그런데 아뿔싸! 초회특전으로 받은 미러 베이스가 너무 넓어서 진열장에 다 안 들어가고 문에 걸리는 겁니다-_-
눈물을 머금고 미러 베이스는 포기ㅜㅜ


그리고 맨 아래 수납함에는 각 킷들의 매뉴얼과 옵션 부품들을 정리해서 넣어놨습니다.


뭐 이정도로 1차 진열장 배치는 일단락되었습니다만...
세번째 줄이 너무 과밀한 게 마음에 걸리네요.

그리고 완성을 기다리는 PG 스트라이크와 1/100 스트라이크 제타 등이 완성되면 어디에 놓아야 할지,
곧 입수될 MG 리젤과 데스사이드 헬 같은 것들이 들어오면 어디에 놓을지,
RG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면 최초의 비우주세기 1/144 킷이 되는데 얘는 또 어디에 놓아야 할지,
덴드로비움이라도 조립하게 되면 너무 커서 진열장에 안 들어가지는 않을지,
덴짱뿐 아니라 저 프라탑의 대형 킷들과 사이코 건담은 어디에 놓을지...
참 걱정이 태산입니다.


일단 스케일과 시대별로 나누어 놓은 현재 진열 포맷은 포기해야 할 것 같고요.
가조립 킷 중에 몇 개는 진열장에서 빼야 될 것 같고,
회사 전시회에서 얻어온 아크릴 장식장 3개도 동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골치 아파요.
뭐 나중 일은 걍 나중에 걱정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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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30. 10:57

라스트 스토리(THE LAST STORY) - 진정한 짝퉁 파이널 판타지?

라스트 스토리는 미스트워커(MistWalker)사가 닌텐도와 공동개발 중인 Wii 용 일본식 RPG 게임입니다.

게임 제목부터가... 좀 그렇지요?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 이하 FF)를 동의어 찾기 프로그램에 넣으면 튀어나올 듯한 이름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음악도 좀 파이널 판타지스럽지 않나요?

이런 노골적인 짝퉁 제목을 짓고도 욕을 안 먹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입니다.
바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사카구치 히로노부(坂口博信)씨, 현 미스트워커 사장입니다.


제가 쓴 FF 위기론에서도 언급했지만 2001년 이후로 사카구치 씨를 포함한 기존 FF를 제작했던 스탭들은 스퀘어에닉스를 속속 떠나고 있고,
요즘의 FF는 와다 요이치(和田洋一) 사장에 의해 이리저리 휘둘리고 표류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 이번에 사카구치 씨가 내놓는 라스트 스토리가
'요즘의 파이널 판타지 게임보다 더 진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다운 짝퉁 파이널 판타지' 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사카구치 씨의 미스트워커가 지금까지 내놓은 XBOX360 용의 블루 드래곤, 로스트 오딧세이,
닌텐도 DS 용의 Archaeic Shield Heat, AWAY 셔플 던전, 블루 드래곤 등이 있었지만... 어느 것 하나 대히트를 기록한 것은 없습니다.
그나마 잘 팔린 로스트 오딧세이가 일본 11만장, 미국 35만장 정도 팔렸다고 하네요.

제가 보기에 FF13은 기존 FF 스탭들이 거의 빠져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워낙에 인재 풀이 빵빵했던 스퀘어에닉스였기 때문에
표류하는 와중에도 훌륭하게 완성되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반면,
미스트워커는 아무리 FF의 아버지 아니라 할아버지가 사장이라도 정작 게임을 만들어줄 실무를 담당할 사람들의 실력이 못 따라줘서
완성도나 판매량이 시원찮은 것 아닐까 합니다.
로스트 오딧세이도 그렇고 미스트워커의 게임들이 컨셉은 좋았지만 게임 밸런스 쪽에 좀 문제가 있던 걸로 알고 있고요.

그러나! 이번 라스트 스토리는 다를 것으로 기대합니다.
뭐니뭐니 해도 그 '닌텐도'와 공동개발이니까요.
정말 게임의 '재미'라는 것이 뭔지 제대로 아는 닌텐도와 공동개발이라면 그쪽 부분의 대폭적인 강화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 기대되는 점이 있습니다.
이번 라스트 스토리에서는 사카구치 히로노부 씨가 디렉터(Director), 즉 게임 제작을 직접 감독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파이널 판타지의 아버지라고 하는 사카구치 씨이지만 디렉터를 맡았던 것은 FF5까지로, FF6부터는 계속 프로듀서(Producer) 역할만 해왔었죠.
직접 게임을 만든다기보다는 제작 전반에 걸친 총지휘를 하는 역할이었습니다.

FF5 이후 18년 만에 게임 디렉터로 돌아온 사카구치 히로노부! 과연 그 진가를 발휘할지 시원하게 망할지...^^

'파이널 판타지' 이름의 유래는 유명하죠.
스퀘어에서 수많은 게임들을 개발했지만 도무지 안 팔려서 사카구치 씨가 '이것이 최후의 꿈이다'라고 결심해서 내놓은 것이 FF였습니다.
그 사카구치 씨가 이번에는 "전력투구로, 못다한 후회 없이, 여기서 끝나도 좋다"는 각오로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고 디렉터로서 만들고 있는 것이 바로 '라스트 스토리'입니다.
조금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요?
(출처: 닌텐도-미스트워커 사장 인터뷰)

디렉터 이외의 라스트 스토리의 스탭진 정보는 공식적으로 제대로 발표된 것이 없긴 하지만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와 지금까지의 모든 미스트워커 게임에 음악으로 참여했던 우에마츠 노부오(植松伸夫)씨는 확실히 참여할 것 같습니다.



사카구치 히로노부 사장의 트위터에 언젠가 이 두사람이 서로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이 올라온 적 있는데요.
한 분은 우에마츠 씨, 그리고 또 한 사람은 예전에 스퀘어에서 사가 시리즈와 성검전설 시리즈의 음악을 담당했던 이토 켄지(伊藤賢治) 씨입니다.
어쩌면 우에마츠 씨와 이토 씨가 라스트 스토리의 음악을 공동으로 담당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9월 29일에 개최된 닌텐도 컨퍼런스 2010에서 라스트 스토리의 일본 발매일이 2011년 1월 27로 공식 발표됐습니다.
그리고 게임 스크린샷도 조금 공개되었는데요.
뭐 일본제 RPG 분위기라는 게 다 비슷하긴 하겠습니다만... 뭔가 좀 파이널 판타지스럽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중요한 게 한국판 발매 소식이죠.
특히 Wii는 다른 콘솔과는 달리 일본판 게임이 한국 정발판 Wii에서 안 돌아간다는 문제가 있으니...
그렇지만 지난 3월에 한국 닌텐도에서 '더 라스트 스토리(The Last Story)'를 상표등록했고,
올해말에 미스트워커에서 라스트 스토리 현지화 관련해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하니 약간 기대가 되는군요.

예전에 발표되었던 관련 이미지들을 더 보고 싶으신 분은 아래를 클릭해보세요.



라스트 스토리 공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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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3. 01:33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4 - 표면 정리


표면 정리라 함은 부품 표면의 단차, 수축이나 오목한 흠집은 퍼티로 메꾸고,
역시 단차, 게이트 자국이나 볼록한 흠집, 울퉁불퉁한 표면은 사포질을 해서 아름답게 정리된 표면을 만드는 작업이죠.

매끄러운 표면도 표면이지만 칼같은 각을 목적으로 표면정리를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특히 인젝션 제품 같은 경우 모서리가 둥글둥글 처리되어 있는 게 보통인데, 이게 아무래도 사실적이지 않고 멋이 없죠.
그래서 사포질로 표면을 열심히 깎아주시면 둥근 모서리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칼각이 잡힌 모서리가 남겠죠.

뭐 저도 시간적인 여유만 된다면야 모든 부품의 전면을 사포질하여 칼각을 잡겠지만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관계로 정말 눈에 확 띄는 문제점들만 처리했습니다.

특히 레진 부품들은 단차가 문제입니다.
인젝션 프라모델만 해보신 분들은 '단차'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실 겁니다.
인젝션 제품은 주형이 금속이기 때문에(그래서 보통 '금형'이라고 부르죠) 양쪽의 주형 사이에 오차가 거의 없고,
사출된 플라스틱에서 두 금형이 만나는 부분의 자국은 '파팅라인'이라고 하는 아주 얇게 톡 튀어나온 금 같은 형태만 남습니다.
파팅라인 같은 것의 처리야 뭐 사포 한 번 왕복 시키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주는 수준인데요.
레진 제품은 주형이 말랑말랑한 실리콘이라서 양쪽으로 분리되는 주형을 맞춰놓을 때 서로 살짝 어긋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운 나쁘면 레진 부품 상에 대략 1mm 정도까지 양쪽 표면 높이가 안 맞는 자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걸 단차라고 하고, 단차의 파여들어간 쪽 부분에는 퍼티를 올리고, 튀어나온 쪽 부분은 사포로 갈아서 평면을 맞춰줘야 하죠.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은 단차가 아주 심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없는 건 아니고 나름 상당량의 단차가 있습니다.
깜빡해서 사진 찍어놓은 것은 없네요.

1. 퍼티질

개수 작업이나 공작 작업에는 에폭시 퍼티, 폴리 퍼티, 순접 퍼티 같은 다양한 종류의 퍼티들이 많이 쓰이지만
표면정리에는 그야말로 전통적이고 가장 싼 일반 퍼티(= 베이식 퍼티, 락커 퍼티)를 씁니다.
일반 퍼티는 수축도 있고 굳는 데 오래 걸린다는(특히 지금처럼 초 다투는 시기엔ㅜㅜ) 단점이 있지만,
프라 표면에 찰싹 달라 붙고 기포가 안 생긴다는 점만으로도 표면정리에는 최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도 수축이나 단차가 너무 광범위해서 퍼티 떡칠을 해야 하는 부분은 일반 퍼티 굳는 데 시간이 하루 이상 걸릴 듯해서
순접 퍼티를 1차로 깔고, 그 위에 일반 퍼티를 얇게 발랐습니다.
순접 퍼티는 재료 자체가 분말이라서 그런지 사포질하고 나면 표면이 참 거칩니다.
그래서 그 위에다가 거의 반드시 일반 퍼티를 발라줘야 하고요.
시간상으로 여의치 않으면 일반 퍼티 대용으로 순접 퍼티에서 분말을 빼고 액체만 바른다거나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사용한 퍼티는 Cryth![채수동]님께서 일본으로부터 공수해 주신 Finisher's 락커 퍼티입니다(아래 사진 왼쪽).


제가 직접 시간 재서 비교해보지는 않았지만 피니셔즈 락커 퍼티의 장점은 빠른 건조시간인 것 같습니다.
타미야 베이식 퍼티 같은 경우 바르고 하루는 놔둬야 굳어서 사포질 가공이 가능했던 것 같은데,
피니셔즈 퍼티의 경우 서너 시간 후엔 딱딱하게 굳어서 사포질을 할 수 있더군요.
근데 잘 마르는 덕분에 신너는 필수입니다. 막 바르는 도중에도 굳기 때문에 원액 그대로 바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그리고 느낌상 사포질한 후의 표면도 다른 퍼티에 비해서 더 매끄러운 듯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관계로다가... 저거 다 쓰고 나면 그냥 다른 분들 많이 쓰시는 3M 레드 퍼티 쓰려고 합니다.

시간에 쫓기는 관계로 일단 프라판으로 개수한 부분과 레진 부품 중 표면 문제가 크게 눈에 띄는 부품 위주로 퍼티 작업을 했고,
인젝션의 수축 문제 같은 것은 레드 썬~ 해버렸습니다.


2. 사포질

표면정리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사포질입니다만...
전 웬만한 수축이나 흠 같은 건 레드썬~ 잘 하는 편인데 그래도 컨테스트작이라고 신경 좀 써서 열심히 사포질했습니다.
(이미 컨테스트 기간 지나서 탈락됐지만서도ㅜㅜ)

아주 예전에는 종이 사포 잘라서 많이 썼지만 사포스틱에 맛들인 이후로는 주로 사포스틱만 씁니다.
스틱 형태라 종이보다 잡기 편할 뿐더러 어느 정도 딱딱하기 때문에 손 왕복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판판한 평면을 깎기에 편하거든요.

제가 주로 쓰는 사포스틱은 HIQ Parts의 사포스틱이고요.
그런데 얘네들이 400번, 600번, 800번까지는 내구성이 아주 좋아서
사포질 많이 해서 먼지가 끼었을 때 물에 담가 치솔질 몇 번 해주면 다시 완전 깨끗한 상태로 돌아오고 오랫동안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00번대 이상의 사포 스틱은 안 그렇네요. 딱 보기만 해도 재질 차이가 눈에 보입니다.
표면도 상당히 무르고, 한 번 쓰고나서 닦고 다시 쓰려고 하면 절삭력이 급격히 저하됩니다.
그래서 1000번 이상 대 HIQ Parts의 사포스틱은 이미 모두 유명을 달리하셔서 지금은 1000번대는 타미야 종이사포를 쓰고 있습니다.


역시 시간에 쫓기는 관계로 일단 프라판으로 개수한 부분과 레진 부품처럼 갈아낼 것이 많은 부품은 400 → 600 → 800 → 1000번,
인젝션 부품의 게이트 처리는 600 → 800 → 1000번 사포 스틱 순서로 사포질 했습니다.

사포스틱은 HIQ Parts 말고 한국 업체 마하공구의 '필름사포스틱'이란 것도 비슷한 느낌으로 쓸 수 있습니다만...
이쪽은 좀 트리키한 것이... 기본적으로 사포 번호가 안 맞습니다.
마하공구 220번의 절삭력이나 표면 거칠기는 실제로는 400번 사포와 비슷하고요, 대략 쓰여있는 숫자의 2배 해주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800번 사포스틱이 실제로는 1600번 사포만큼 곱냐'고 물으신다면 그건 안 써봐서 잘 모르겠고요^^


이 사진이 퍼티 바르고 사포질한 후의 사진이죠. 퍼티 색이 녹색이라서 특이합니다.
녹색(빨간색도 동일)의 장점이라면 1차 서페이서질 후에 또 퍼티질을 할 경우에 서페이서와 색이 다르기 때문에 상태 확인이 쉽다는 것이죠.
타미야 베이식 퍼티의 경우 서페이서와 비슷한(+좀 진한) 회색이라 구분이 좀 힘든 편...


3. 세척

서페이서를 올리기 전에 부품 표면의 사포질 찌꺼기나 손때를 닦아내기 위해 세척합니다.
세척은 당연히 지난 번에 구입한 초음파 세척기를 사용했죠.
세제 찌꺼기가 남으면 안 좋을 테니 맹물에 초음파 세척했습니다.
그런데 이형제 같은 화학물질이 아니라 물리적인 때를 떼어내는 거라서 그런지 맹물에 사용해도 아주 깨끗하게 세척됩니다.
몇 분 세척하고 나면 물이 탁해지고, 때뿐만 아니라 꼽아놓았던 디테일업 부품까지 다 빠져버리고...-_-
아무튼 초음파 세척기라는 것이 정말 세척력 하나는 짱인 것 같습니다.




4.  메탈 프라이머 도포

디테일업 작업 시에 에칭 파츠, 마이너스 몰드, 메탈 비즈, 스틸 볼 등의 금속 재료들을 접착해 버린 부품들이 있었죠.
이런 금속 재료들에는 도료는 물론 서페이서도 잘 정착하지 못하기 때문에 GSI 크레오스 사의 메탈 프라이머를 뿌려 도료 정착성을 높여줬습니다.


메탈 프라이머를 에어브러시에 넣은 김에 버니어처럼 프라 표면에 접착하지 않은 부품들도 뿌려줬습니다.
이런 소형 부품들은 도색 집게로 집을 만한 부분조차 없어서 순간 접착제로 도색 막대(마트에서 파는 산적대)에 접착해주었습니다.
나중에 도색이 완전히 끝나고 떼어주면 되고요.


5. 서페이서 도포

서페이서를 뿌리는 목적은 표면의 미세한 문제점들을 덮어버리고, 표면을 회색으로 통일해서 표면 정리가 잘 됐는지를 확인하는 역할입니다.
그리고 부차적으로 부품이 도료와 친하지 않을 경우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결합해 주는 프라이머 역할도 합니다.

사포질 안 한 인젝션 부품이라면 표면도 매끈하거니와 락커도료와 나름 친하기 때문에 서페이서를 칠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레진은 보통 표면정리가 꼭 들어가줘야 되고, 도료와도 별로 안 친하기 때문에 도색 전에 프라이머 + 서페이서가 필수죠.
그런데 이번에 또 문제는 레진 전용 서페이서의 경우 인젝션 부품과 친하지 않아서 나중에 그냥 스르륵 벗겨져 버립니다.

제 경우 서브유닛 같은 곳에 레진 부품과 프라판 부품이 섞여있고 해서
PS 수지와 레진에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사람들의 호평이 자자한 E5 사의 그레이 서페이서를 처음 사용해봤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악몽의 시발점일 줄이야~
문제는 제가 E5사의 서페이서만 사고 신너는 안 샀다는 점입니다. 신너가 비쌌거든요.
그래서 SMP사의 레벨링 신너로 희석해서 뿌려주는데... 너무 급속도로 마릅니다.
조금만 떨어져서 뿌리려고 하면 프라 표면에 닿기도 전에 공기중에서 굳어버려서 표면에 자잘한 알갱이들이 생겨버립니다.
(혹시 너무 빨리 마르는 것이 새로 사다놓은 제습기 탓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희석 후 몇 분만 놔두면 아래 사진처럼 신너와 서페이서 원액이 분리됩니다-_- 그만큼 상성이 좋지 않다는 것이겠죠.


어쨌든 저쨌든... 일부 부품 표면이 마치 방금 400번대 사포질을 한 듯한 거친 표면이 나오기는 했으나...
그냥 레드 썬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다음 단계라면 서페이서 도포 후 맘에 안 드는 표면을 다시 퍼티질 → 사포질 → 서페이질 하는 2차 표면정리겠죠.
극히 일부 부품은 3차 표면 정리까지 마치고 도색에 들어갑니다.


아, 그리고 표면정리 도중에 중요한 디테일 업 하나를 빼먹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주 무기가 서브유닛이나 허리춤-_-에 달려있기 때문에 손은 무기를 쥐지 않는 주먹손과 편손이 메인이 됩니다.
그런데 네오그레이드 킷의 레진 주먹손은 아래 사진 왼쪽처럼 손가락 접힌 틈 사이가 막혀 있습니다.
레진 생산 공정 상 어쩔수 없는 부분이었을 수도 있겠지요.
이 부분은 그냥 먹선 칠하듯이 까맣게 칠하는 걸로 넘어갈 수도 있긴 하지만
좀더 사실적인 디테일을 위해 핀바이스, 패널라이너, 아트 나이프 등을 이용해 사진 오른쪽과 같이 구멍을 뽕 뚫어줬습니다.



이제 표면정리 작업기는 이 정도로 접고요.
다음번 도색 제작기에서 계속 이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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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25. 05:55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3 - 디테일 업


원래 계획대로라면 디테일 업 작업에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아주 풍성하고 긴 내용이 될 예정이었습니다만...
현재 완전 발등에 불이 떨어져 활활 타올라오고 있는 관계로 가장 필수적이고 간단한 디테일 업 작업만 진행했습니다.
사실은 제작기 쓸 시간 여유도 별로 없는 관계로 간단하게 결과 위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양해 부탁 드립니다.

1. 헤드

건담류 헤드에서 필수 디테일 업 작업이라면 뿔을 뾰족하게 갈아주는 것이겠죠.
그런데 MG 제타건담 2.0의 뿔은 연질 재질이기 때문에 가는데 정말 애먹었습니다.

사포로 아무리 갈아도 안 갈리고 이리저리 밀리기만 하는 겁니다 이게...
그래서 아트 나이프도 동원하고 별 짓 다 해서 가까스로 뾰족한 모양을 만들긴 했습니다만...
중간에 거의 부러질 뻔하기도 하고 최종적으로 라인과 표면도 울퉁불퉁해졌습니다-_-.


그리고 헤드 양쪽의 발칸은 메탈 디테일업 파츠로 교체해주었습니다.
그 외의 디테일업으로는 카메라의 테두리 부분(베젤)을 얇게 갈아주었고, 발칸 탄피 배출구와 패널라인들을 파주었으며,
1mm짜리 스틸볼(鋼球)을 포인트로 박아주었습니다.




2. 가슴

가슴의 덕트부는 아래 사진의 오른쪽처럼 디테일 업해주었습니다.


일단 덕트 테두리가 두꺼워서 장난감처럼 보이는 문제는 테두리를 얇게 갈아줘서 완화시켜주었으며, 
하세가와제 육각 가는 눈 에칭메쉬를 안에 넣어주어 덕트 내부의 디테일감 향상을 꾀했습니다.
양 옆 안팎으로 패널라인을 추가해 주었고요.

그리고 목 아래쪽 부분이 너무 밋밋한 듯하여 프라판과 코토부키야 디테일업 프라부품을 이용하여 몰드를 만들어줬습니다.


키트의 양쪽 가슴 장갑판 한 가운데 있는 틈새부위는 통짜 레진 상태 그대로 도색할 경우 진짜 내부 장치처럼 보이게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별도 부품으로 구성하려고 일단 자잘한 몰드들을 밀어버리긴 했는데...
뭘로 다시 채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곤충채집 핀과 프라판을 이용해서 안테나 형태를 만들어줬습니다.
안테나가 왜 머리 꼭대기가 아니고 가슴 장갑판 틈새 사이에 있는지(와중에 좌우 비대칭) 이유는 며느리도 모릅니다-_-
그 외에 별매 코토부키야 에칭 부품도 사용했고, 원래 있던 몰드도 경계선을 또렷하게 깎아서 디테일 감을 향상시켰습니다.



3. 팔

가조립기에서 네오그레이드 킷 어깨의 A자 몰드 형태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다소 달라서 MG 제타 2.0 부품을 사용한다고 했는데요.
MG 부품 그대로 놔두는 것은 밋밋하므로 코마츠바라 씨 스타일의 패널라인을 추가하였습니다.
이것은 국내 모 업체 킷의 패널라인을 따라한 것 아니냐고 하시는 분 계실지도 모르지만.... 아시는 분은 아시겠죠.
진실은 저 너머에~


그리고 하박부 안쪽의 파이프는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에서는 체인 형태가 아닌 밋밋한 파이프이기 때문에
오른쪽 사진의 오른쪽처럼 파내고 3mm 프라봉을 이용하여 새로 넣어줬습니다.
원래 계획은 Studio Reckless의 킷처럼 밋밋하면서도 구부러진 모양의 파이프로 만들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일자로 했습니다.


4. 스커트

앞 스커트 장갑 틈새에 있는 몰드는 사실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어 사진 오른쪽처럼 밀어버렸습니다.
뭘로 다시 채워넣을지는 아직 미정이네요. 아마도 다른 색 부품으로 채워넣어야 할 것 같아서 도색 시에 디테일 업을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곧휴부분은 네오그레이드 킷 부품이 파손되어 MG의 것을 사용하는데요, 너무 밋밋해서 패널라인을 추가해줬습니다.


사이드 스커트에는 디테일업으로 1.5mm 메탈 비즈를 박아주었습니다.

원래 뒤쪽 스커트에는 사실감이 많이 떨어지는 새빨간 사출색의 소형 버니어들이 5개가 들어있는데요.
몇가지 메탈 버니어 제품에 들어있는 부품들을 조합해 가지고 아래 사진과 같은 형태로 교체해주었습니다.



5. 다리

종아리 뒤쪽의 버니어도 별매 메탈 버니어 파츠로 디테일업해주었습니다.
모델업제 SV 버니어 7mm를 사용했습니다만, 기본형태는 다소 심심한 감이 없지 않더군요.
이너 버니어 뒤쪽에 프라봉으로 스페이서를 만들어 넣어서 이너 버니어를 좀 띄워줌으로써 좀더 느낌 있는(?)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정강이 옆쪽에 보면 여기도 내부 프레임 부품이 들여다보이는 듯한 연출이 있습니다만... 보이는 내부 부품들이 좀 밋밋하죠.
일단 밀어버리고 HIQ Parts의 마이너스 몰드, 그리고 코토부키야의 에칭 파츠와 플라스틱 디테일업 파츠로 재구성했습니다.


그리고 발목에 보면 안쪽 부품들이 보이게 되어 있는데요. 사진 왼쪽을 보시면 프라 결합부가 노출되기 때문에 장난감스러워 보입니다.
여기도 역시 에칭 파츠와 플라스틱 파츠로 디테일업하였습니다.


이 작업 후 발바닥 부품과 시험삼아 맞춰보는데, 숨어있던 순간접착제가 흘러나와 발바닥 부품까지 붙여버리는 사고 발생...ㅜㅜ
붙은 상태로 마스킹 도색 하기엔 도저히 답이 안 나와서 2시간동안 별 짓 다 해서 떼기는 뗐습니다.
근데 ABS 부품은 막 녹고 레진 부품은 네 조각 나고... 후유증이 크네요.


6. 서브유닛

서브유닛은 지난 번에 프라판 접착까지만 끝냈기 때문에 디테일 업 이전에 표면정리를 해줘야 됩니다.
딱 들어맞는 원래의 킷부품이 아니고 프라판끼리 얼기설기 접착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표면정리에 사용할 퍼티는 어느 정도의 기계적 강도와 접착력을 가진 순간접착 퍼티를 사용하였습니다.


위 사진처럼 바깥쪽 모서리에 모따기(chamfer) 처리를 해줘야 할 경우는 안쪽면에다가 순접 퍼티로 보강을 해주는 것이 좋겠죠.

순접 퍼티 얘기가 나온 김에 순접 퍼티 사용 팁이라도 좀 말씀 드릴게요.

분말과 접착액을 섞어서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만, 접착액을 계량할 때 보통 방울방울 떨어뜨려 방울 수로 계량하죠.
이 때 방울 수 세며 떨어뜨리는 것을 분말 위에 직접 하지 마시고, 그 옆에 다 떨어뜨린 후 마지막에 섞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 분말이 접착액이 굳어지는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데요.
분말 위에 바로 떨어뜨리게 되면 마지막 방울 떨어뜨릴 때쯤엔 처음에 떨어진 방울은 이미 분말들과 반응하여 굳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접착액과 분말을 섞으실 때도 도료 섞듯이 마구 휘저으시는 것보다는 퍼티 주걱 등으로 바닥에 문댄다는 느낌으로 섞어주시는 게 좋습니다.
폴리퍼티만큼은 아니지만 순접퍼티도 섞을 때 내부에 기포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서요.
퍼티에 섞인 기포는 표면정리할 때 재작업을 부르는 존재죠. 가능한 한 기포 안 생기게 얌전하게 섞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튼 퍼티질과 사포질을 한 후 패널라인을 파주었습니다.
입체 형태부터 오리지널 스트라이크 제타건담의 서브유닛과 다르기 때문에 패널라인도 '분위기만' 비슷하게 재현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안쪽면에 있는 전선 같은 형태의 몰드는 레진 사출 상태가 지저분해서 삭제했습니다(아래 사진 오른쪽). 삭제하는 김에 둥근 몰드도 없앴고요.
다시 채워 넣을 디테일 부품에는 색분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어, 나중에 도색 시에 디테일 업해야 할 것 같습니다.



7. 테일 스태빌라이저

테일 스태빌라이저에 있는 장갑 틈새 몰드들도 작은 것들은 밀어버리고 HIQ Parts의 마이너스 몰드로 교체하였고,
큰 놈은 밋밋한 느낌이 들어서 각을 살린 후, 그 위에 코토부키야 디테일 업 에칭파츠를 올려주었습니다.




이번 제작에 있어서 하고 싶은 디테일업 작업은 정말 많았는데, 시간 관계 상 대충 이 정도에서 그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정도만 하는 데도 나흘이나 걸려서 마감 시한을 맞추기 위한 마지노선을 마구 넘나들고 있군요.

다음 번 제작기는 표면 정리 및 도색 작업 차례입니다만...
과연 도색 제작기 쓸 수 있는 시간이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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