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14. 02:07

위험한 심리학 - 송형석 저


갑자기 블로그에 웬 독후감을...^^ 

딱히 책이 감동적이거나 재미있어서가 아니고, 회사 도서관에서 빌린 책인데 돈 주고 사기는 좀 아깝지만
잊어버리지 않도록 어디 적어놓으면 좋을 것 같은 내용들이 있어서
블로그에 메모해두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우선 이 책의 실제 내용은 제목이나 광고카피에서 바로 연상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제 경우 '위험한 심리학'이라고 해서 '뭔가 다른 사람의 심리를 간파하고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을 기대했는데(동기가 불순하다는...^^)
실제 내용은 '각종 인격장애의 특징과 대처법'입니다.

로버트 치알디니 씨의 명저 '설득의 심리학(influence)' 같은 '행동주의 심리학' 분야의 책일 줄 알았는데,
사실은 '임상 심리학' 또는 '정신의학' 도서였단 말이죠.
저자가 정신과 의사니까 당연한 거였는데... 그만 광고 카피에 속아서-_- 읽게 되었습니다.
카피쟁이들이 참 대단해요^^

정신의학 쪽은 별로 제 취향은 아니지만
나름 심심풀이로 읽으면 재미 있는 책입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을 대하면서 이유를 모르게 유독 껄끄러운 사람들이 몇 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그런 사람들은 '인격 장애'를 갖고 있는 거였더군요.
책에 나오는 여러가지 인격 장애의 증상과 이들을 상대하는 대처법을 알고 있으면
앞으로는 그런 힘든 사람들을 좀더 지혜롭게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되네요.

모든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저자가 최우선하는 공통적인 대처법은 '가급적 피하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예를 들면 직장 상사라든지... 피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차선책으로 아래 표의 내용과 같이 대처하라고 합니다.

분류 명칭 특징 대처법
관심에 목마름 자기애성 인격장애 오만하고 건방지며 과도한 자부심을 가진다.
타인의 느낌이나 요구를 인식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목적달성을 위해 타인을 이용한다.
온화하고 자상하게 자존심을 세워준다.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강하고 당당하게 대한다.
연극성 인격장애 자신이 관심 받지 않는 상황을 불편해한다.
유혹적, 자극적 태도로 타인을 대한다.
감정 변화가 심하고 피상적인 표현을 한다.
감정 표현을 잘 받아준다.
관심 없는 척 한다.
경계성 인격 친한 척 하다가 금세 멀어진다.
자신이 버림받는다는 것을 매우 두려워 한다.
기분이 들쭉날쭉하며 충동적이다.
웬만한 실수나 짜증도 너그럽게 받아들인다.
원리원칙을 지킨다.
집중력 장애(ADHD) 생각의 주제가 시시각각 바뀌며 4차원적이다.
상대의 말에 집중하지 못하고 동문서답한다.
자신의 관심사 외에는 말을 잘 못한다.
상대방의 비약되는 생각의 맥락을 파악한다.
무시하거나 비웃지 않는다.
반사회성 인격 개념이 안드로메다에 가 있다.
사회규범을 지키려는 생각 자체가 결여되어 있다.
무책임하게 행동하며 자책감이 없다.
극단적 예가 강호순 같은 연쇄살인범이다.
최대한 피한다.
타인에게 무관심 분열성 인격장애 친밀한 관계를 바라지도 즐기지도 않는다.
혼자서 하는 활동을 선택한다.
감정상태가 단조롭고 감정표현이 적다.
상대가 감정 자체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항상 웃으며 편하게 대한다.
분열형 인격장애 괴이하고 신비스러운 생각과 행동을 한다.
망상적일 정도로 사물을 연결시키려고 한다.
의심을 하거나 감정이 부족하다.
막연한 동경심을 갖지 않는다.
무시하거나 비웃지 않는다.
편집성 인격장애 근거 없이 남이 자신에게 해를 입힌다고 의심한다.
사소한 말이나 사건에도 숨은 의도를 의심한다.
오랫동안 원한을 풀지 않는다.
의심 사지 않을만큼 적당히 거리를 유지한다.
원칙을 지키고 관대하게 대한다.
자신을 감추려 함 회피성 인격장애 의미 있는 대인관계를 갖지 못하고 사람을 피한다.
거절당하거나 비판 받는 상황을 두려워한다.
타인에 비해 자신이 열등하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천천히 접근한다.
'상대의 모든 것을 온전하게 받아들인다'는 느낌으로 대하고, 칭찬을 많이 한다.
강박성 인격 융통성이 없고, 원리원칙을 고집한다.
세세한 부분에 집착하고, 완벽주의적이다.
여가생활 없이 일에 지나치게 헌신한다.
감정 표현을 많이 해서 상대가 감정을 열게 한다.
의존성 인격장애 마마보이, 파파걸
스스로 판단하고 일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타인이 돌봐주고 지지, 칭찬, 책임져 주기를 원한다.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활동적인 일을 맡긴다.
부모를 대체하는 '새 주인'이 되려고 하지 말고,
점차 변화시킨다.
방어적 성격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불리한 얘기는 적극적으로 변명하며 회피하고, 남의 탓을 한다.
상대가 자아상에 대해 불안감이 있음을 이해한다.
적당한 선에서 상대의 문제를 지적한다.
수동공격성 인격 시키면 앞에서는 하겠다고 하고 뒤에서 뺀질댄다.
불평불만이 많고 논쟁적이다.
권위와 기득권 있는 사람을 비난하고 시기한다.
기대를 완전히 버린다.
스스로 자신의 공격본능과 그 대상을 깨닫고 변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격장애를 가진 이런 사람들에게 올바르게 대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본인이 저런 인격장애가 있지는 않은지 '너 자신을 알라'하며 체크해 보는 것입니다.

저도 대략 스스로의 성격에 비춰 보니 반사회성과 분열성, 수동공격성이 약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이 정도면 심하지 않아서 인격장애라고까지 할 정도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암튼 자기 자신의 특성을 객관적으로 파악한다는 게 참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