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야 1/24 포르셰 911 GT3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빠빵' 매니아 아들내미님이 지난 주말에 바닥에 누워 자지러지기 신공을 펼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봉지를 깠습니다.
911이라고 하면 포르셰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모델입니다만...
대외적으로는 모두 911이라고 불러도 89년 이후로 큰 모델 체인지가 있을 때마다 포르셰 내부 형식번호는 다른 숫자로 바꿔 왔습니다.
헤드라이트 모양이 이렇게 생긴 건 996이라고 하네요.
타미야의 이 킷은 996타입 911 중에서도 FIA GT 대회를 타게팅해서 만들어진 GT3 모델의 시판차 트림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야~ 근데 도색 안 하고 조립만 했는데도 무지 멋지데요.
건프라만 조립하다가 스케일 모형을 하려니 접착제 때문에 좀 실수를 많이 했지만 그래도 멋지더군요.
제가 오토 모델을 만져본 건 어렸을 적 아카데미에서 나온 람보르기니 쿤타치 이후로 20여년 만에 처음인데요.
건프라에서 메카닉 디테일이란 얄팍한 상상의 날개 위에 얹힌, 그야말로 디테일을 위한 디테일일 뿐이지만...
오토 모델 쪽은 정말 공학적인 현실의 기계장치 디테일이다 보니 선이 굵은 그 입체감 하며... 당위성의 수준이 다르죠.
뒷바퀴 쪽의 복잡한 멀티 링크 서스펜션은 정말 이런 가는 플라스틱 막대기 몇 개가 제대로 차를 지지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 접착하고 나니 의외로 튼튼한 겁니다.
조립하면서 '오오~ 이것이 기계 공학의 승리구나' 따위 생각을 하며 여러 번 감탄하게 되더군요.
자동차의 구조에 대해서도 공부가 많이 되더라고요.
(포르셰 RR 차량 따위... 우리집 FF 차와는 많이 다른 관계로 실생활에 별 도움은 안 되지만서도-_-)
아무튼 아직 만 3세도 안 된 난폭한 유아에게 던져주기엔 너무 아까워요, 흙흙...
조립하는 도중에도 아들내미님의 수퍼 파워가 작렬해서 조수석 쪽 A필러가 부러졌습니다-_-(위쪽 사진들 보시면 알 수 있으실 텐데요).
이 포스팅의 사진을 찍고 나서 1시간 내로 와이퍼는 둘 다 완파됐고, 반나절 만에 사이드 미러와 윈드실드(앞유리)도 뜯겨 나갔습니다ㅜㅜ
아, 장렬히 산화한 911이 아깝긴 하지만-_- 오토 모델의 매력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던 주말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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