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프라 (건담 프라모델)/건프라 제작기'에 해당되는 글 35건

  1. 2022.12.05 PG Unleashed RX-78-2 Gundam 제작기 #2 - 아크릴 도색 공정 준비 4
  2. 2022.11.28 PG Unleashed RX-78-2 Gundam 제작기 #1 - 조립
  3. 2018.12.22 SDCS Zeta Gundam 제작기 #2 - 도색
  4. 2018.11.19 SDCS Zeta Gundam 제작기 #1 - 개수 작업 2
  5. 2018.11.01 RG MSN-04 Sazabi 제작기 #2 - 도색 10
  6. 2018.10.16 RG MSN-04 Sazabi 제작기 #1 - 개수 및 디테일 업
  7. 2018.10.01 RG ZGMF-X10A 프리덤 먹선 데칼 마감 작업기
  8. 2018.10.01 어와나 그랑 프리 (Awana Grand Prix) 자동차 제작
  9. 2012.08.02 MG RX-0 유니콘 건담 2호기 밴시 제작기 #1 - 표면정리 8
  10. 2012.07.12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제작기 #2 - 도색 14
  11. 2012.06.14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제작기 #1 - 골다공증과 접합선 수정 17
  12. 2012.03.24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3 - 먹선/데칼/마감 8
  13. 2012.01.22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2 - 도색 8
  14. 2011.05.14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1 - 사포질 4
  15. 2011.04.27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5 - 도색 (2010년) 10
  16. 2010.09.03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4 - 표면 정리 32
  17. 2010.08.25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3 - 디테일 업 16
  18. 2010.08.20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2 - 개수 14
  19. 2010.08.06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1 - 가조립 26
  20. 2010.07.19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0 - Concept 13
  21. 2010.05.03 MG&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직전 Coming Soon!
  22. 2010.04.05 MG&HGUC RMS-099 릭 디아스 도색 완료 2
  23. 2010.03.18 MG & HGUC RMS-099 릭 디아스 표면정리 완료 4
  24. 2009.11.06 HGUC 막투 3종 세트 제작기 #2 6
  25. 2009.10.22 HGUC 막투 3종 세트 제작기 #1 6
  26. 2009.09.16 MG YMS-15 갼 엑스트라 피니쉬 작업기
  27. 2009.04.27 PG GAT-X105 + AQM/E-X01 엘 스트라이크 건담 #3 - 1차 도색 완료 4
  28. 2009.03.29 PG GAT-X105 + AQM/E-X01 엘 스트라이크 건담 #2 - 표면 정리 완료 11
  29. 2009.01.20 네오그레이드 RX-93 뉴 건담 이볼브 5 컨버전 #3 - 디테일 업 2
  30. 2008.12.21 네오그레이드 RX-93 뉴 건담 이볼브 5 컨버전 #2 - 도색 완료 6
2022. 12. 5. 13:54

PG Unleashed RX-78-2 Gundam 제작기 #2 - 아크릴 도색 공정 준비

원래 두번째 제작기는 도색 작업기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도색 환경이 워낙 여러가지로 바뀌다 보니 나중에도 참고할 수 있도록 글로 남겨놔야 할 것 같아서, 준비단계인 도색환경의 정비 과정을 정리해 봅니다.

 

한국에서 건담을 도색한다면 어느 도료를 쓸지 제 마음 속에는 이미 아래와 같이 딱 정해져 있는데요.

  • 흰색: Finisher's 파운데이션 화이트
  • 파랑: Finisher's 라벤더
  • 빨강: Finisher's 루미 레드
  • 노랑: Finisher's 딥 옐로우
  • 회색: 가이아노츠 뉴트럴 그레이 I ~ V
  • 금속색: IPP 수퍼파인 실버

얘네들은 전부 래커 도료입니다. 이런 인화성 물질은 미국 통관 시에 걸리면 골치 아파진다고 해서, 갖고 있던 것들을 한국에서 다 처분하고 왔거든요. 그런데 발색과 은폐력이 좋은 저의 최애 래커 도료 Finisher's를 미국에서 다시 구해보려고 했더니, 구입은커녕 검색조차 안 되네요ㅜㅜ 위 도료들 중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건 가이아노츠뿐이고,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미국 모형인들은 주로 아크릴과 에나멜 도료를 사용하고, 래커 도료는 거의 안 쓰는 듯합니다.

그래서 가이아노츠나 GSI크레오스 래커 도료라도 어떻게든 구해서 친숙한 래커 도료 기반의 도색 공정을 꾸역꾸역 이어가느냐, 아니면 아크릴이나 에나멜 도료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아예 전환해버리느냐의 기로에 섰는데요. 결국 아크릴 도색 공정을 선택했고, 여기서 가장 결정적이었던 요인은 환경 문제였습니다. 래커 도료는 냄새만 맡아봐도 톨루엔이나 크실렌 같은 유기용제 냄새가 코를 찌르면서 건강과 환경에 안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확 들거든요. 휘발유 냄새가 나는 에나멜과 비교해도 수용성인 아크릴이 더 저공해 친환경적이죠. 환경이니 뭐니 거창하게 얘기했지만 사실은 아들 공부방으로도 사용하는 방에서 도색을 해야 하는데, 냄새가 심하면 쫓겨날 것 같아서 아크릴 도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크릴 에어브러시 도색 공정

우선 인터넷에서 아크릴 도료를 사용한 모형 도색 관련 자료를 찾아봤는데, 한국어로 '아크릴 도색'을 검색하면 대부분 붓이나 스펀지 도색에 대한 내용들이고, 에어브러시 도색에 관한 내용은 찾기 힘들더라고요. 한국에서 모형 아크릴 도색은 안 그래도 마이너한데, 그 중에도 에어브러시 도색은 아싸 중에서도 진짜 아싸인가 봅니다. 아크릴 에어브러시 도색 방법에 대해 잘 정리된 한글 자료는 ☞LONDO BELL님의 블로그☜가 거의 유일하고, 많은 참고가 됐습니다.

전에 쓰던 래커 도료에는 도색 공정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장점이 있었습니다.

  • 플라스틱 모형 재질(폴리스티렌, ABS)과 친화성이 우수해서 딱히 서피스 프라이머를 칠하지 않아도 정착력이 좋다.
  • 에나멜이나 아크릴 신너에 녹지 않기 때문에 래커 도색면 위에 바로 에나멜이나 아크릴 도료로 먹선작업이나 워싱을 할 수 있다.

반면에 아크릴 도료는 플라스틱에 정착력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도색 전에 미리 프라이머를 올리는 것이 필수이며, 아크릴 도색면은 모든 종류의 신너에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먹선을 넣거나 워싱을 하려면 미리 유광 마감제를 올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는

래커 본도색 → 에나멜 먹선→ 데칼 → 마감제

로 이렇게 심플하던 저의 4단계 건프라 도색 공정이

프라이머 → 아크릴 본도색 → 유광 마감제 → 아크릴 먹선 → 데칼 → 마감제

의 6단계로 늘어나게 됐네요.

 

아크릴 도료의 선택

한 마디로 아크릴 도료라고 해도 종류와 메이커가 엄청 다양하고, 모형용보다 미술용이 더 많은데요. 건담에는 워낙에 원색적인 색들이 사용되는지라, 국방색 같은 칙칙한 색들만 한가득 있는 모형용 도료보다 채도 높은 미술용 물감이 오히려 더 맞기도 합니다(건담 원작 애니메이션을 어떤 물감으로 채색했을지 생각하면 바로 답 나오죠). 미술용 도료가 평균적으로 더 저렴하기도 하고요(진귀한 안료를 쓴 일부 색상은 모형용보다도 훨씬 비쌉니다만). 하지만 미술용을 모형에 적용하려면 안료의 은폐력, 플라스틱 표면에서의 정착력, 표면 강도, 갈라짐, 농도 희석 문제 등 위험요소가 꽤 있습니다. 이 문제점들 모두 해결 방법은 있습니다만, 처음 아크릴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한꺼번에 넘어야 할 산이 좀 너무 많은 것 같죠? 미술용 도료는 일단 아크릴 도색에 익숙해지고 나서 도전해볼까 합니다.

 

모형용으로만 선택의 폭을 좁혀도 Citadel, AK Interactive, Testors 등등 여러 회사의 아크릴 도료들이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Vallejo(바예호)가 색상도 다양하고, 품질에 대한 평가도 좋고, 무엇보다 Mecha Color라고 건프라를 위한 도료 라인업이 아예 따로 있더군요. 웹사이트에도 이렇게 떡하니 건담 사진이 있고요 (어째 SEED 계열 모델에 우주세기 형식번호와 OO 엠블럼이...)
아크릴 초보 입장에서 이것저것 잡다하게 시도해보는 것보다는 한 종류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일단은 필요한 모든 도료 종류들을 Vallejo 제품으로 싹다 구비했습니다. 그런데 구하기 쉽고 흔하다는 말이 저렴하다는 말과 동격은 아닌가 봅니다. 일본제 래커보다 살짝 비싼 데다가 Vallejo의 에어브러시용 도료는 훨씬 묽습니다. 같은 도색 면적으로 비교하면 가이아노츠나 GSI크레오스 대비 Vallejo가 두 배 이상 비싸게 먹힌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아크릴 도색 시의 주의사항

농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회사에 따라 좀 다르지만 일본제 래커 도료들은 에어브러싱을 위한 최적의 도료원액 : 신너 희석비가 보통 1 : 1에서 1 : 2 사이의 어딘가에 있습니다. 그래서 도색 시에 도료보다 신너가 더 많이 소모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반면에 에어브러시용 Vallejo 도료는 원액을 희석 안 하고 그냥 에어브러시에 넣고 바로 뿌리면 됩니다. Vallejo 에어브러시 신너 제품 설명서를 봐도 도료 : 신너의 권장 희석 비율은 10 : 1 에서 5 : 1입니다. 그리고 아크릴 도료의 경우 그냥 증류수나 신너만으로 묽게 희석해서는 정착성과 도막 강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미디엄을 섞어줘야 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구입한 'Vallejo 에어브러시 플로우 임프루버'가 일종의 플로우 미디엄이라고 합니다. 그라데이션 도색처럼 많이 묽게 희석해야 할 경우에는 클리어 미디엄이라는 것도 섞어줘야 된다는 것 같네요.

 

저는 도료 희석 농도를 조절할 때 도료의 점성도를 기준으로 맞추는데요. 투명한 병에 도료를 넣고 기울였다가 세웠을 때, 벽면에 묻은 래커 도료가 흘러내리는 시간이 1초 걸리는 농도가 (적어도 제게는) 에어브러시 래커 도색에 최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아크릴 도료를 동일하게 1초 만에 흘러내리는 점성에 맞추어 희석해서 뿌려봤더니 도색면에 도료가 살짝 뭉치고 얼룩지더라고요. 아크릴 도료의 경우 좀더 진하게 약 1.5초에 흘러내리는 농도여야 래커 도료와 비슷한 느낌으로 도색이 되더군요. 도료 정착성의 차이 또는 래커 신너의 휘발성 때문인 듯한데, 아무튼 아크릴 도료는 래커 대비 좀더 진한 농도라야 비슷한 에어브러시 도색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도료를 균일하게 잘 교반하는(섞는) 문제입니다. 도료병 바닥에 가라앉은 안료와 무거운 성분들을 도료 사용 전에 골고루 다 뒤섞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요, 조색스틱 같은 막대를 도료병에 직접 넣고 바닥까지 긁으며 휘휘 돌려서 저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죠.

 

그런데 Vallejo 도료 용기는 입구가 좁고 조색 스틱을 넣을 수가 없어서, 그 대신으로다가 도료병 안에 이런 쇠구슬을 하나둘씩 넣어줬습니다. 쇠구슬 넣은 도료병을 한 1~2 분쯤 신나게 흔들어주면 그럭저럭 잘 섞이는 것 같습니다.
보니까 서양 모형인들은 고속의 진동과 소용돌이를 일으켜 도료를 병째로 섞어주는 페인트 믹서를 사용하는 것 같더군요. 아래와 같은 기계를 사용하면 조색 스틱이나 쇠구슬 없이도 10초 만에 완벽히 균일하게 잘 섞인 도료를 얻을 수 있다네요.

 


이 물건이 한 10만원 정도 하는데, 이 기계 값의 뽕을 뽑을 정도가 되려면 도료를 한 100 병 이상은 섞어줘야 할 듯합니다. 과연 제 인생에서 앞으로 100 병 이상의 도색을 하게 될 운명일까요, 아닐까요? 일단 이번 Perfect Grade Unleashed (이하 PGU) 건담까지는 열심히 손으로 흔들어 섞어 도색해주고, 다음번 작업 때 페인트 믹서 구입을 고려해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아크릴 에어브러시 도색 자료를 찾다보면 단골로 나오는 말로, 에어브러시 청소를 제대로 안 하면 아크릴 도료 찌꺼기가 굳어서 에어브러시가 막혀버린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저는 래커 도료 사용할 때는 보풀 없는 휴지(delicate task wipe)와 싸구려 신너만으로 에어브러시를 대충 닦았었는데요. 이번에는 에어브러시 전용 청소도구 세트도 구입해서, 아크릴 도색이 다 끝난 후에 붓과 물로 한 번, 에어브러시 분해 후 청소도구와 Vallejo 에어브러시 클리너 용액으로 또 두세 번 정성들여 닦아주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청소도구들 중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맨 아래 바늘처럼 생긴 도구일 겁니다. 저것을 에어브러시의 노즐에 넣고 돌려서 노즐 안에 쌓인 도료 찌꺼기를 긁어내거든요.

 

이제 처음 접한 아크릴 도료를 곧바로 모형에 칠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위험성이 있으니, 새 도료들의 특성도 파악할 겸 제가 원하는 색상도 찾을 겸 해서, 시험 삼아 각각의 도료들을 플라스틱 메모 자석에 에어브러시로 뿌려봤습니다.

1. 흰색

PGU 건담은 흰 외장 컬러에 백색, 그리고 아주 밝은 회색의 2단계 색상을 사용하게 됩니다. 흰색에 적용할 서피스 프라이머로는 사진 왼쪽의 Premium 화이트 프라이머를 구입했고, 도료로는 Premium 화이트, Mecha Color 퓨어 화이트, Mecha Color 화이트 그레이를 구입했습니다. 사진의 동그란 메모 자석들 위에 우선 프라이머를 에어브러시로 다 깔아주고, 그 위에 도료들을 칠해봤는데요.

 

순백색의 경우 화이트 프라이머, 프리미엄 화이트, 퓨어 화이트의 색감이 대동소이한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 사출색보다는 훨씬 깨끗한 흰색들이긴 하지만, 하얗게 표백된 종이보다는 덜 흽니다. 사실 흰색은 색감뿐 아니라 은폐력이라든지 다른 색상과 혼색은 잘 되는지 등도 중요한데요, 여건이 안 돼서 테스트를 못 해봤네요. 사실 테스트해봤자 답정너인 것이, 프리미엄 화이트가 다른 도료 대비 3배 이상 용량이 커서 빨리 써버려야 되거든요. 게다가 Vallejo 프리미엄 도료는 순수 아크릴이 아니라 폴리우레탄이 섞여 있어서 다른 도료와의 혼색용으로 쓰기도 곤란할 것 같고요. 아무튼 PGU 건담의 흰색 장갑은 이 프리미엄 화이트로 칠해야 할 듯합니다.
Mecha Color 화이트 그레이는 PGU 건담의 어두운 백색 장갑을 염두에 두고 구입한 색상인데, 이게 뉴트럴한 회색이 아니고 제가 안 좋아하는 누르스름한 색이네요. 사진 오른쪽 끝에 있는 그레이 프라이머 쪽이 더 중성적인 느낌이고 플라스틱 사출색과도 더 비슷합니다. 그렇다고 도색을 프라이머로 하면 좀 찜찜할 것 같고, 화이트 그레이에 보라색이라도 조금 섞어서 좀더 뉴트럴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2. 파랑

저는 개인적으로 순수한 파란색보다는 보랏빛이 도는 파란색을 선호하는데요. Finisher's 라벤더 도료가 딱 제가 원하는 건담 가슴 색깔입니다. Vallejo에는 당연히 그 색상이 없고, 다른 기존 색상들을 가지고 조색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신기하게도 Vallejo에는 Ultramarine이라고 파란 프라이머가 존재하더군요. 그래서 사진의 메모 자석들에는 파란 프라이머를 다 깔아줬는데, 막 여기저기 뭉치고 색분리까지 일어나더라고요. 실제 건프라에 도색할 때 주의를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도료는 Game Air 에일리언 퍼플, Model Color 블루 바이올렛, Mecha Color 퍼플, 라이트 블루, 그리고 블루를 구입해서 칠해봤습니다. 저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색상은 에일리언 퍼플입니다. 사진 상에는 '보랏빛을 띠는 파란색'처럼 찍혔지만, 실물 색감은 '파란 빛을 띠는 보라색'이라 그대로 쓸 수는 없을 것 같고요. 플라스틱 사출색에 가장 가까운 것은 Mecha Color 블루였습니다. 에일리언 퍼플과 블루, 라이트 블루를 잘 섞어서 PGU 건담의 2단계의 푸른색을 조색해야겠습니다.

 

3. 빨강

Vallejo에는 파란 프라이머뿐 아니라 빨간 프라이머도 있습니다. 색분리가 일어나는 정도는 아니지만 얘도 파란 프라이머처럼 정착성이 좀 안 좋은 듯, 색이 균일하게 안 먹히고 얼룩덜룩하게 됐습니다. 역시 도색 시에 조심해야 할 것 같네요.

 

저는 채도가 높고 약간 오렌지 빛이 도는 빨강을 좋아하는데, Mecha Color 레드가 딱 그런 빨강이네요. 혹시나 조색에 필요할까 해서 Mecha Color 오렌지도 구입했는데, 빨간색 표현에는 굳이 섞을 필요 없을 듯합니다. SZ 레드는 사자비 용 빨간색인 듯한데(아마 상표권 때문에 '사자비' 대신 SZ로 한 듯), 사진에선 눈에 잘 안 띄지만 색이 좀 탁합니다. Game Air 블러디 레드 역시 색감은 좀 다르지만 탁한 빨강이고요. PGU 건담의 빨간색 2단계 톤은 Mecha Color 레드에 화이트 약간 섞고, 블러디 레드에 블랙을 살짝 섞어서 표현하면 될 것 같습니다.

 

4. 노랑

Vallejo에는 아이보리와 모래색 프라이머도 있는데, 굳이 구입하지 않고 화이트 프라이머를 칠한 위에 노란색 도료들을 올려줬습니다.

 

사출색과 가장 유사한 것은 Mecha Color 옐로우이긴 한데요. 얘는 레몬 옐로우랄까 아주 약간 연두색을 띤 노랑이라서 제 취향이 아니네요. Game Air 골드 옐로우가 제가 좋아하는 개나리색 딥 옐로우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Mecha Color 오렌지를 살짝 섞은 후 화이트로 밝기를 조절해주면 PGU 건담의 2단계 노랑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5. 회색

PGU 건담은 본체 프레임에 3가지, 무기 외장에 2가지 회색이 사용되어 총 5가지의 다른 회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반다이 건프라의 회색 사출색들은 전반적으로 제 생각보다 너무 어둡고요. 제 취향 상으로나 퍼스트 건담 설정화 상으로나 가장 어두운 부분의 색상이 Mecha Color 팬텀 그레이 정도면 맞는 듯합니다. 다른 회색 부품들은 그보다 밝은 회색 도료들을 다단계로 적절하게 혼합해서 칠해줄 계획이었고요.

 

구입한 Vallejo Mecha Color의 그레이 계열 도료들을 직접 칠해보고서야 제 계획에 차질이 생겼음을 알아챘습니다. 제 도료들은 무채색의 뉴트럴 그레이가 아니고 색감들이 상당히 치우쳐 있네요. Mecha Color 화이트 그레이는 누리끼리하고, 그레이는 청록색을 띱니다. 팬텀 그레이도 푸른 빛을 띠기는 하나, 제 기준으로 허용범위 이내고요. 아예 팬텀 그레이에다가 흰색을 여러가지 비율로 섞어서 다단계의 밝은 회색들을 다 조색해줄까 하는 생각도 해봤으나, PG 프레임을 다 칠하기에는 17 ml의 팬텀 그레이와 퓨어 화이트 도료 양이 간당간당할 것 같습니다. 화이트 그레이에 보라색 한 번 살짝 섞어보고, 그레이에는 빨간색을 약간 섞어서 좀더 뉴트럴하게 만들어 사용해볼까 계획 중입니다.

 

6. 메탈릭

아예 금속 도금이 되어 나온 PGU 건담의 런너들은 금속 광택이 너무 훌륭해서 따로 도색이 필요 없는데요. 펄 그레이 플라스틱으로 사출된 T런너의 트러스 프레임 부품들은 메탈릭 컬러로 도색을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걸 위해서 Vallejo 도료들 중에서도 더욱 비싼 Metal Color 시리즈로 실버와 스틸 색상을 구입해봤네요.

 

그런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얘네들은 자동차 페인트의 메탈릭 실버나 메탈릭 그레이 같은 느낌이고, 리핑(Leafing)이 전혀 없는 메탈릭 도료네요. 제가 애용하던 SMP/IPP의 수퍼파인 계열 메탈릭 도료는 리핑이 훌륭해서 플라스틱 표면이 그대로 금속 표면처럼 변하는 그야말로 연금술 느낌인데요, 그 정도까지 바라는 건 아니지만 리핑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금속 질감으로 이름난 Alclad나 Spaz Stix 같은 도료들 모두 래커 도료인 걸 보면 아크릴로는 리핑이 불가능한가 봅니다. 금속 박편 입자들이 도색면 위에 촥 펼쳐지는 리핑을 위해서는 금속과 도료 바인더가 서로를 밀쳐내야 하는데, 둘다 극성 입자인 금속과 아크릴 수지는 서로 밀치지 못해 리핑 효과를 못 내는 것은 아닐지 한 번 뇌내망상을 펼쳐봅니다.

 

트러스 프레임이 굳이 실제 금속 느낌이 필요한 부분도 아니고, 비싼 돈 주고 사기도 했으니 이번에는 Vallejo Metal Color를 그냥 쓰려고 합니다. 사출색과 비교해봤을 때 실버는 너무 밝고 스틸은 너무 어두우니, 반반씩 섞어서 칠해줘야겠습니다.
혹시 나중에 백식이라든지 스트라이크 프리덤의 관절 부위처럼 실제 금속 질감의 도색이 필요할 경우에는 환경오염이 좀더 되더라도 다른 리핑 래커 도료를 사서 칠해줘야겠습니다.

 

7. 부품 표면 클리어 코팅

클리어 부품이나 금속 도금 부품 위에 데칼을 붙이게 되면 데칼이 긁히거나 떨어지지 않게 부품 표면에 마감제를 올려줘야 합니다. 그런데 마감제도 역시 아크릴 도료니까 프라이머 없이는 플라스틱 표면에 잘 정착이 안 될 겁니다. 그렇다고 불투명한 프라이머를 깔아주자니 투명한 클리어 플라스틱과 금속 광택이 다 가려질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서 프라이머 없이 마감제만 직접 부품 위에 올려보는 테스트를 했습니다. 투명 클리어 부품 런너와 은색 도금 런너에다가 프라이머를 올리지 않고 바로 Vallejo Premium 유광 바니시(아크릴 쪽에서는 마감제를 clear coat보다 varnish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를 에어브러시로 뿌려줘봤습니다. 바로 옆 부분에는 비교용으로 화이트 프라이머를 뿌린 위에 바니시를 올려봤고요(이런 표면검사 용도로는 회색 프라이머가 좋다는 걸 다 칠하고 난 후에야 깨달았습니다-_-). 금속 도금 런너의 결과는 그나마 좀 봐줄만 했지만, 클리어 런너는 마감제가 플라스틱 면에 붙지 않고 방울지고 따로 놀며 난리도 아닙니다ㅜㅜ (사진 상으로는 잘 알아보기 힘드네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느낌으로 메탈릭 컬러용으로 나온 메탈 바니시도 한 번 칠해봤는데요, 얘는 좀 상태가 괜찮은 것 같습니다. 프라이머 위에 올린 것보다는 정착성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봐줄 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하루 동안 건조시킨 후에 한 번 나이프로 긁어서 정착성을 검증해 봤는데요. 사진으로는 알아보기 힘들지만 프리미엄 바니시를 클리어 플라스틱에 올린 경우는 역시나 도막이 다 들고 일어나고 벗겨졌고요, 메탈 바니시의 경우를 포함, 그 외의 모든 조합에서는 다행히 그런 문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일단 메탈 바니시라는 대안이 있어 안심이긴 한데요, 나중에 실제 도색 때 좀더 주의깊게 테스트를 다시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 안 되면 저공해 도색을 포기하고 가이아노츠의 래커 마감제라도 사서 뿌려주면 되겠지요.

이상으로 에어브러시 아크릴 도색을 위한 만반의 준비는 마쳤습니다. 다음번에는 진짜 도색 작업기로 찾아뵙겠습니다.

2022. 11. 28. 10:30

PG Unleashed RX-78-2 Gundam 제작기 #1 - 조립

저는 미국에 오면 건프라에는 더이상 손을 안 댈 줄 알았습니다. 미국 통관 시 인화성 물질이 걸리면 골치아파진다고 하길래, 아끼던 모형용 래커 도료들을 미리 한국에서 다 처분한 것이 일단 타격이 컸습니다ㅜㅜ. 그리고 미국 반다이에서 건담 프라모델은 공식 수입을 안 하는지 건프라 가격이 거의 한국의 두 배쯤 비싸기도 하고요.
아근데 안 된다고 하니까 왠지 자꾸 더 하고 싶고 마음이 더 쏠리는 이 심리는 뭘까요? 한국 떠나기 직전에 회사 후배님에게 미개봉으로 구매해서 들고 온 Perfect Grade Unleashed (이하 PGU) RX-78-2 퍼스트 건담 박스를 결국 깠습니다.

1/60 스케일의 Perfect Grade (이하 PG)는 반다이 건프라의 최고가 라인이었는데, 2020년말에 새 버전의 퍼스트 건담을 내면서 PG 건담 Ver. 2.0이 아니라 아예 PG Unleashed라고 한층 더 비싸고 특별하며 고급진 등급을 새로 개설했는데요. MGEX라는 고가 라인업이 나온 이후에도 일반 MG 등급 킷은 계속 발매되고 있지만, PG는 최고/완벽이라는 위상을 생각해볼 때 아무래도 앞으로는 모두 PGU로만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아무튼 실제로 PGU 건담을 조립해 보니, 가격 대비 내용물이 좀 적기는 합니다만... 금색도금/은색도금 런너에, 자석에, 빛이 바뀌는 LED 모듈이라든지, 에칭 스티커라든지, 호화로운 재질의 부품들이 많이 들어있어서, 제대로 돈값을 한다는 느낌은 듭니다.

 

네, 일단 이렇게 조립했습니다.
제 취향의 이상적인 비율보다는 하체가 다소 짧긴 합니다만, 전반적인 프로포션과 디테일은 마음에 듭니다. 가동성이 좀 떨어진다고 듣기는 했는데, PG 가지고 과격한 포즈로 갖고놀 일이 뭐 그리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시간에 따라 색이 변하는(색이 변하는 패턴도 4가지 있습니다) LED 모듈 하나로 눈과 가슴에 동시에 빛이 들어오게 돼있고요. 발광 빔 사벨은 이렇게 클리어 빔 부품에 빛이 나게 할 수도 있지만, 백팩에 꽂은 상태로 스위치를 켜면 버니어에 불이 들어오도록 구성돼있습니다.

 

뭔가 unleashed됐다는 느낌적인 느낌으로다가 구석구석 여러 군데 장갑 해치가 열리게 돼있는데요. 열어봤자 내부 기계부품이라기보다는 트러스 프레임 같은 것만 보여서 딱히 해치 오픈의 효과는...

프레임 상태로도 사진을 좀 찍어봤습니다. 기존 PG들도 일부 내부 프레임이 이중으로 돼있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 PGU 건담의 내부 프레임은 기본이 이중이고 일부는 삼중으로 겹겹이 돼있는 부분도 꽤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프레임 상태로도 상당히 멋집니다.

 

이런 멋지고 아름다운 프레임을 장갑 속에만 숨겨놓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 외장 장갑을 클리어 버전 부품들로 교체해주었습니다. 본체 부분의 클리어 부품은 내부 프레임이 보여서 좋지만, 무기류는 딱히 프레임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보니 클리어 외장을 씌워놓을 이유가 별로 없겠더군요.

 

아무튼 그런데 외장 부품을 갈아끼우는 과정에서 여러 군데 부품 파손이 있었는데요ㅜㅜ PGU 건담은 전반적으로 부품들끼리의 결합력이 매우 강하고 빡빡합니다. 문제는 부품 간 결합 강도가 부품 자체 내구성보다도 높은 부품들이 일부 있다는 것인데요. 최대한 조심해서 해체를 한다고 했지만, 여지없이 몇몇 부품의 결합 핀들을 부러뜨리고 말았습니다.

 

사진 위 왼쪽은 발등 부품, 오른쪽은 허리 뒤쪽 부품, 아래쪽은 발바닥 버니어 클리어 부품입니다. 발바닥 버니어는 사진 상으로는 잘 눈에 띄지 않지만 가장자리 두께가 얇아서 분해 시 흡집이 좀 생겼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일지도 모르지만, 분해한 모든 부품들의 결합 핀 길이를 거의 다 1/3쯤 니퍼로 잘라줬습니다. 이 사실을 일찍 알았다면 조립 전에 미리 잘라놨을 텐데 말이죠. 참고로 일부 프레임의 결합 핀 중에는 조립 후 장갑 밖으로 노출되는 것도 많습니다. 도색을 위해 미리 결합핀을 잘라놓을 계획이시라면 주의하셔서 외부로 튀어나오는 핀까지 자르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클리어 플라스틱은 불투명 플라스틱에 비해서 경도는 단단하지만 인장강도가 약해서 더 잘 부러집니다. 클리어 바디 킷의 설명서에도 보면 "재질 특성 상 파손의 우려가 있으므로, 일단 클리어로 조립하고 나면 분해가 불가능하다"는 무시무시한 경고가 써있습니다. 도색하려면 당연히 다 해체해줘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클리어 부품들은 더욱 정성 들여서 결합 핀들을 거의 절반 길이로 잘라줬습니다. 워낙에 결합 핀들이 많고 길어서, 반 정도 자른다고 해도 부품이 막 빠져버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주의에 주의를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조립조차 하기도 전에 파손돼버린 클리어 부품이 있으니... 발 뒤꿈치의 J7 부품입니다. 런너 구조 상 이 부품을 떼어내려고 하면 부품이 좌우로 밀쳐지는 힘을 받게 되는데, 부품의 정가운데 부분이 깊게 패인 형태라 이곳에 응력이 집중되게 되고, 부러지기 쉬운 클리어 플라스틱 재질과 만나다 보니 엄청 쉽게 부러집니다. 저는 양쪽 클리어 발뒤꿈치 부품 모두 다 런너에서 떼어내는 과정에서 가운데가 똑 부러졌습니다ㅜㅜ PGU가 부품 강도 면에서는 영 perfect하지 못하네요.

 


아무튼 조립기는 이만 마치고 다음번에는 도색 작업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불투명 부품들은 게이트 자국과 눈에 띄는 싱크마크 정도만 안 보이게 사포질하는 간단한 수준의 표면정리만 했고요. 클리어 부품들은 사포를 댔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 같아서, 니퍼와 나이프로 게이트 자국만 다듬는 선에서 자제했습니다.

2018. 12. 22. 00:04

SDCS Zeta Gundam 제작기 #2 - 도색

크로스 실루엣이 SD 치고는 색분할이 잘 돼있다고는 하나 SD는 SD일 뿐, MG나 RG와는 차원이 다르고요.
특히 구석구석 알록달록 들어가있는 제타 건담의 경우 마스킹 분할 도색을 아주 열심히 해야 했습니다.

골다공증 시술이나 접합선 수정한 부위도 많고, 사출색과 다른 색을 올릴 부위 또한 많아서 일단 전체적으로 서페이서를 뿌려줬습니다.
서페이서 도포 후 흠집이나 표면이 고르지 않은 부분이 눈에 띄면 래커 퍼티 바르고 사포질 후 다시 서페이서 뿌렸고요.

사벨의 빔 부분을 RG 제타의 투명 폴리에틸렌 빔 부품으로 바꿔줬기 때문에 빔 부품에는 피니셔즈 멀티 프라이머를 뿌려줬습니다.
RG 사자비 MS 조인트 부품에도 같은 멀티 프라이머를 썼는데 도색이 좀 까졌거든요.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재질에는 역시 플라스틱 프라이머가 맞겠지만...
집에 놔둔 플라스틱 프라이머가 변질됐는지 에어브러시로 뿌리면 거미줄처럼 돼버려서 어쩔 수 없이 멀티 프라이머 썼습니다ㅜㅜ

본도색에 사용한 도료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흰색: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화이트 + 퍼플
- 파란색: 피니셔즈 라벤더
- 검정색: 가이아노츠 미드나이트 블루
- 관절 회색: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그레이
- 라이플 회색: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그레이 + 퓨어 블랙 비율을 2가지로 다르게
- 빨간색: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화이트 > 피니셔즈 루미 레드 + 새먼 핑크
- 노란색: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화이트 > 피니셔즈 딥 옐로우 + 파운데이션 화이트 + 루미 오렌지
- 눈 녹색: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 > 가이아노츠 형광 그린

- 센서 파란색: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 > 가이아노츠 형광 블루

- 빔 부품: GSI 화이트 그라데이션 > 가이아노츠 형광 핑크 그라데이션 > GSI 루비 레드

색깔이 참 많죠?

설정 일러스트를 보면 노란색도 두 가지 다른 색이 적용됐는데, 그냥 통일하는 게 나아보여서 그나마 한 색 줄였습니다.

마스킹 도색도 아주 원 없이 했습니다.
외장 부품들은 마스킹 도색을 안 하는 부품보다 해야 하는 것이 더 많은 건 물론이고, 한 부품에 3가지 색을 올려야 할 경우도 많았습니다.

킷에 포함된 스티커를 마스킹 씰처럼 사용하기도 했지만 그건 정말 일부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은 마스킹 테이프를 잘 재단해서 마스킹해야 됩니다.


언뜻 보기엔 팔 색분할 잘 나왔다고 좋아했지만... 손목 부분 색분할이 미비하여 분할 도색을 또 해줘야 합니다.

가슴도 사출색이 분할 잘 된 것 같죠?
연결부위를 회색으로 칠해줘야 해서 양쪽 부품 다 마스킹 도색해야 됩니다.

CS 프레임에도 마스킹 도색 해줘야 하는 부분들이 꽤 됩니다.

게임 하느라고마스킹 작업 자체에 걸리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건조를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서 전체 도색에 시간이 오래 걸렸네요.
부품 수는 많지 않은데도 색색들이 겹치는 관계로 한 색 칠할 때마다 건조되기를 기다렸다가 마스킹하고 다음 색을 칠해야 했거든요.

곳곳에 존재하는 오목하게 들어간 마이너스 몰드 색분할 부위는 에너멜로 도색 후
삐져나온 부분을 에너멜 신너로 닦아내는 방식으로 처리했습니다.
회색은 별 문제가 없지만 노란색과 빨간색은 은폐력이 약해서 파란 바탕이나 회색 바탕에선 쥐약인데요.
흰색 에나멜을 진하게 희석한 후 뿌리고 말리고를 반복해서 밑색을 가린 후에 노란색과 빨간색을 올려줬습니다.


노란색은 타미야 에나멜 옐로우, 화이트와 오렌지를 섞어서 가급적 래커로 조색했던 노란색과 비슷하게 보이도록 했고요.

빨간색도 타미야 레드와 오렌지 에나멜을 섞어 썼습니다.
뒤 스커트 아래쪽에는 원래 빨간 원통형 버니어들이 있어야 하는데 이 킷에는 그냥 네모난 몰드밖에 없네요.
회색은 래커 도료로 마스킹 도색했고, 빨간색은 에나멜 도색 후 닦아주기로 분할도색해서 버니어 느낌을 내줬습니다.

뒷 스커트는 어차피 플라잉 아머에 가려져서 잘 안 보이는 부위인데, 그에 비해 공임을 많이 들였네요.
사실 반다이에선 색분할이 미비한 부분이나 골다공증 같은 걸 가급적 잘 안 보이는 부위에 배치하는데...
모델러는 그걸 기를 쓰고 수정 보완하려고 하다 보니 결국에는 잘 안 보이는 부분일수록 더 공을 많이 들이게 되네요.

SD 제타 건담이 각 부위 개수에다가 마스킹 도색 투성이라 손이 참 많이 간 관계로,
다음 작업은 가급적이면 접합선이나 색분할 별로 없는 유니콘 같은 걸로 해보고 싶습니다.

먹선은 바탕색에 맞게 흰색에는 회색, 노랑과 빨강에는 브라운, 그 외에는 검정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로 넣어주었습니다.

데칼은 집안에 굴러다니던 데칼들 중에서 특징적인 마킹 몇 가지만 골라서 붙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데칼들 출처가 다 달라서 폰트가 제각각이네요-_-

개수와 도색은 손이 많이 갔지만 먹선이나 데칼 작업은 RG나 Ver. Ka에 비하면 가뿐하네요.

마감은 언제나처럼 무게감과 은은한 광택의 적절한 밸런스를 이루는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로 했습니다.

눈과 센서부는 가이아노츠 EX 클리어로 유광 마감했고요.

이상으로 SD 크로스 실루엣 제타 건담 도색 작업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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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19. 02:23

SDCS Zeta Gundam 제작기 #1 - 개수 작업

SD건담 크로스 실루엣은 최신 SD 건프라 시리즈이기는 하나...

반다이는 SD 건프라는 저연령 대상의 저가형 모델이라는 마케팅 정책을 고수하는 건지 SDCS 제타 건담은 손봐야 할 곳이 많았습니다.

우선 프로포션 수정인데요.
가동성을 위해서 크로스 실루엣(CS) 프레임을 적용할 예정이긴 한데, 그러면 발목이 어정쩡하게 떠버립니다.
계속 보면 익숙해지기는 하는데, 그래도 진정한 SD라면 다리가 짧아야 한다는 일념에 정강이 CS 프레임을 잘라서 단축시켰습니다.
2.5mm 정도 잘라내면 발목 비율이 제타건담 킷에 원래 포함된 SD 프레임과 비슷해지는데요.
아래 사진처럼 발목 가동 각도가 15도쯤 줄어들긴 하지만... 역시 가동보다는 프로포션이 우선이죠.

그리고 흰색 어깨 연결부 부품이 왠지 위가 뚫려 있습니다.

액션 가동을 위해서일까요?
하지만 CS 프레임을 적용할 경우 팔을 바깥으로 살짝 빼기만 하면 흰색부품에 가동이 방해받지 않으니까 위를 막아줘도 괜찮습니다.
흰색 부품 위쪽 형상을 보면 딱 2 x 2mm 삼각 플라봉이 정확히 들어맞길래 그걸 잘라서 위를 막아줬습니다.

그리고 팔에 보면 실드 끼우는 구멍이 있는데요. 이게 실드를 끼울 일 없는 오른팔에도 있습니다.
오른팔 실드 접속부의 튀어나온 부분은 잘라내고, 구멍은 퍼티로 메꿔주고 나서 주위 몰드와 어울리도록 깎고 갈아줬습니다.

그리고 빔 사벨이 투명부품이 아닌 것이 영 마음에 안 들었는데요.
생각해 보니 RG 제타건담 킷에 빔 라이플에 꼽으라고 SB-6 러너가 잉여스럽게 들어있습니다.
빔 라이플은 하나인데 빔 부품은 두 개라서 때마침 하나 남고 말이죠.
SDCS 제타의 사벨과 대보면 굵기는 딱 맞는 것 같고 길이만 조금 기네요.
아트나이프와 핀바이스를 이용한 간단한 가공과 SB-6 부품을 사용해서 투명 빔 사벨을 완성했습니다.
1000엔짜리 SDCS 제타건담의 빔 사벨이 마음에 안 드시는 분은 3000엔짜리 RG 제타를 사세요.

그리고 빔 라이플의 총구도 톱과 핀바이스, 그리고 아트 나이프를 이용해서 뚫어주었습니다.
RG 제타 빔 부품은 여기도 꼽을 수 있습니다.


자 이제부터 골다공증 수정을 해야겠는데요.
뿔뒷면, CS 프레임의 어깨와 윗팔, 손뒷면, 발등, 발바닥, 스태빌라이저, 그리고 라이플에 골다공증이 있습니다.

손 뒷면은 SD건담 킷의 대표적인 골다공증 단골 부위인데, 모양이 덜 골다공증스럽게 바뀌긴 했습니다.
그래도 수정 안 하고 그냥 쓰기엔 찜찜한 형태라서 우선 'HG 1/144 차원 빌드 너클즈'로 교체를 시도했습니다.
차원 빌드 너클즈 '각(角, KAKU)' 타입의 L 사이즈가 형태나 크기가 그나마 비슷했는데, 안타깝게도 빔 라이플을 못 쥐네요.
빔 사벨 쥘 때와 주먹손, 그리고 편 손은 빌드 너클즈로 대체했지만, 라이플 장비를 위해 기존 손에 골다공증 시술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존 손에 플라판을 붙이고 이리저리 깎다 보니, 골다공증 시술이라기보단 아예 손을 반 정도 조형한 꼴이 됐네요.
상당히 귀찮은 작업이라 왼손은 안 하고 오른손만 개수했습니다.

킷에 포함된 손과 차원 빌드 너클즈 손은 크기와 형태가 좀 차이 나긴 하지만 그냥 넘어가도록 하죠.
빌드 너클즈의 접속부 볼관절은 약간 작기 때문에 볼 크기를 순간접착 퍼티로 키워주...고 싶었지만

우리집 순접 퍼티 따위 이미 몇 년 전에 다 굳어버렸기 때문에 그냥 순간접착제로 볼 크기를 조금 키웠습니다.

설정 상 등뒤 스태빌라이저의 골다공증은 다 막아버리면 안 되고 일부는 버니어 형태로 뚫어놔야 하는데요.
고토부키야제 메쉬 플레이트 디테일업 부품과 플라판을 조형해서 버니어 구조를 만들어 줬습니다.

발바닥은 골다공증을 메꾸기만 하면 맹숭맹숭하고 심심할 것 같아서 0.5mm 플라판에 패널 라인을 파고 붙여줬습니다.

나머지 골다공증 부위는 그냥 다 퍼티로 채우고 사포질해줬습니다.
폴리 퍼티를 쓰려고 했더니만 6년 정도 방치한 사이에 경화제가 변질됐는지 경화가 안 되더군요.
그래서 대신에 (역시 방치되어 상태가 안 좋긴 하지만 경화가 되긴 하던) 에폭시 퍼티로 때워줬습니다.
에폭시 퍼티에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 등 안 좋은 성분이 들어있으니 작업시에 장갑과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데 조형이 필요한 발바닥 같은 경우 무른 상태의 폴리 퍼티로는 좀 힘들 수도 있었겠다 싶은 것이, 에폭시로 하길 잘 했네요.
에폭시 퍼티 경화 후 사포질과 래커 퍼티로 다듬어줬습니다.

뿔 뒷면의 골다공증 처리와 함께 뿔을 뾰족하게 디테일업 해줬는데요.
뿔 끝에 플라봉을 붙여서 연장시킬까도 생각해봤지만 이미 뿔이 얼굴 대비 큰 것 같아서 뾰족하게 갈기만 했습니다.

라이플의 경우 골다공증은 채워준다 치고 수축이 또 상당히 심한데요.
하필이면 수축 싱크마크 부위에 몰드가 많아서 사포로 그냥 갈아버리면 몰드가 다 사라질 것 같네요.
수축 부위에 플라봉과 래커 퍼티를 먼저 올려준 후에 사포질을 했습니다.


이제는 접합선 수정 차례인데요, 머리, 어깨와 종아리에 접합선이 있습니다.
머리 접합선 수정이 가장 난이도가 높았습니다.
발칸과 덕트 부품이 분할된 것까지는 좋은데, 도저히 접합선 수정 후에 껴넣을 수 있는 모양이 아닙니다.
이 부품이 투구와 얼굴을 연결시키고 지지해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잘라낼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머리 내부에 플라판과 에폭시 퍼티로 지지대를 만들고 중간 연결부만 절단해서 접착해줬고,
이제 절단된 발칸포 부분은 머리 접합선 처리 후에 끼워넣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접합선 수정은 무수지 접착제와 래커 퍼티, 그리고 사포질로 했고요.

어깨 부분은 안쪽 프레임의 접속부가 C형 가공을 하기 쉽지 않은 형태인데요.
그래도 뭐 별 수 있나요? 접합선 수정 후 조립할 수 있도록 C형 가공을 해줬습니다.

종아리 부품은 접합선이 발 뒤쪽 버니어 정 중앙으로 지나가고 가동식 발목 커버도 껴야 해서 역시 접합선 수정이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리 프레임이 접합선 수정 후 끼워넣기 쉽게 생긴 형태라서 다행입니다.
버니어는 접합선 수정을 한다 해도 색분할이 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아예 잘라버린 후 빌더즈 파츠 HD 1/144 MS 버니어 01에 들어있던 디테일업 부품으로 교체했고요.

프레임 결합 핀은 좀 깎아내서 후조립이 가능하게 했고,
어차피 같은 흰색으로 도색할 발목 커버는 그냥 조립한 상태로 접합선 수정을 해버렸습니다.

사실 등의 플라잉 아머에도 눈에 잘 띄는 접합선이 나있기는 한데...
접합선 주위에 몰드도 많고 해서 수정이 귀찮은 관계로 '이건 그냥 패널라인이다'하고 자기최면을 걸고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이상, SD 크로스 실루엣 Z건담 + CS 프레임의 다리 단축, 디테일업, 골다공증 및 접합선 수정 작업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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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1. 01:53

RG MSN-04 Sazabi 제작기 #2 - 도색

저의 이번 RG 사자비 도색 작업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자비 하면 뭐니뭐니 해도 그 온몸을 둘러싼 '붉은 혜성 샤아'의 상징적인 빨간 색인데요.
MS 대도감에 나온 설정 일러스트도 그렇고, 구판 MG나 HG 사자비의 사출색도 두 가지 톤의 진한 붉은 색으로 돼있었습니다.

그런데 MG 사자비 Ver. Ka의 경우 한 눈에도 확연한 쓰리 톤 사출이고, RG도 투 톤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미묘하게 3단계 톤입니다.

바로 옆에 놓고 눈에 힘을 주고 보면 D 런너의 부품들이 F 런너의 색보다 아주 미세하게 약간 더 진한 빨간색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투 톤이든 쓰리 톤이든 적절한 도료를 찾아내기 위해,

갖고 있던 모든 붉은 도료들을 동그란 플라스틱 메모 자석에 시험 삼아서 한 번씩 다 뿌려봤습니다.
제가 이렇게저렇게 사모았던 불그스름한 색깔 도료들이 9가지나 되더군요.
밝은 색부터 어두운 색 순서로 사진 왼쪽부터 GSI 건담 핑크 2, 피니셔즈 새먼 핑크, 루미 레드, 브라이트 레드,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 피니셔즈 실크 레드, IPP 수퍼 이탈리안 레드 2, 피니셔즈 마룬, GSI 건담 레드 2입니다.

위 사진에서 색상의 밝기를 비교해보면 RG 사자비의 붉은 사출색들은 세 가지가 몽땅 다 실크 레드에 가깝습니다.
RG 사출색은 밝기가 아니라 채도 차이로 레드 톤들이 구분되는 듯하네요.
다른 키트들은 머리 뿔이나 어깨 뽕 부분의 색이 밝은 색이지만,

RG에선 밝기는 거의 같고 대신에 빨강이라기보다는 핑크에 가까운 더 탁하고 연한 색입니다.
저는 탁하고 칙칙한 색깔보다 밝고 채도 높은 색깔을 선호하기에 최종적으로 사출색과는 다르게 아래와 같은 세 색깔을 선택했습니다.
- 밝은 레드: 피니셔즈 루미 레드 + 새먼 핑크

- 중간 레드: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

- 어두운 레드: IPP 수퍼 이탈리안 레드 2


세 톤의 배색은 RG 사자비의 사출색을 기본으로, MG Ver. Ka와 설정 일러스트도 참고해서 살짝 몇 군데 배치를 바꿨습니다.

그런데 이 빨간색들 칠하면서 참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어두운 레드는 처음에는 수퍼 이탈리안 레드 2가 너무 어두운 것 같아서 피니셔즈 실크 레드와 마룬을 혼색해서 칠했으나...
도색 후 건조 중에 두 도료가 분리되면서 부품이 얼룩덜룩해지는ㅜㅜ 현상이 발생해서 신너탕에 담그고 재도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 겪어보는데요. 피니셔즈 도료들을 혼색할 때는 충분히 주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는 정말 채도가 높고 순수한, 영롱하고 아름다운 빨간색이라서 중간 톤으로 골랐는데요.
단점은 이게 반투명 색이라는 겁니다.
프리미엄 레드뿐 아니라 모든 붉은 도료들은 은폐력이 떨지기 때문에 은폐력이 높은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핑크를 밑색으로 올려줬습니다.

그런데 밑색 비치는 것만 문제가 아니고, 희석 농도와 어떻게 뿌리냐에 따라 색 밝기가 변하는 것이 골칫거리거든요.
결국... 일부 프리미엄 레드 도색 부품은 밝은 레드와 거의 비슷하거나, 어떨 때는 오히려 더 밝기도 했습니다ㅜㅜ
이 문제는 나중에 데칼 다 올리고 마감제 뿌린 후에 조립하다가 발견한 거라서 어찌할 도리가 없네요.
나름 고심하고 머리 써서 쓰리 톤 색분할을 한 건데 안 한만 못한 결과가...

아무튼 빨강 이외의 다른 색들은 다음과 같은 도료들을 사용했습니다.

- 백팩 및 무기 검정: 가이아노츠 미드나이트 블루

- 버니어 및 파이프 노랑: 피니셔즈 딥 옐로우 + 파운데이션 크림 + 루미 오렌지

빨간색과 마찬가지로 노란색도 은폐력이 낮아서, 밑색으로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크림을 먼저 깔아줬습니다.
- 프레임 회색: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그레이 + 퓨어 블랙
프레임 부품들 간에도 톤이 좀 나뉘어 보이도록 혼색 비율을 2가지로 달리 했습니다.

- 라이플 회색: 피니셔즈 퓨어 블랙 + 파운데이션 그레이
프레임보다 더 어두운 회색으로 조색해줬습니다.
- 프레임 일부 포인트 은색: 피니셔즈 퓨어 블랙 위에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

- 카메라 녹색: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 위에 가이아노츠 형광 그린
지난 번 RG 프리덤에 썼었던 메탈릭 위의 클리어 형광이 은근히 건프라 카메라 표현에 좋길래 또 써봤습니다.

모노아이는 4mm 클리어 돔 디테일 업 제품을 썼고요. 돔 부품의 녹색이 옅어서 형광 그린 도료를 덧입혀줬습니다.
- 빔 사벨, 빔 액스 부품: GSI 화이트, 가이아노츠 형광 그린, GSI 터쿼이즈 그린으로 그라데이션

본격적인 빔 이펙트 부품 그라데이션 도색에는 처음 도전해봤는데, 뭔가 빔이라는 느낌이 잘 안 나는 것이 맘에 좀 안 드네요.
테크닉이 문제인 건지, 센스가 문제인 건지, 아니면 둘 다인지...
다음번에는 뭔가 좀더 손잡이 가까운 쪽에서 그라데이션이 끝나고 투명 부분이 더 많이 남도록 하고,
빔 액스는 그라데이션이 좀더 울퉁불퉁하게 되도록 도색해볼까 합니다.

RG 치고는 마스킹 분할도색이 필요한 부품들이 많습니다.
일단 버니어 쓰러스터와 아포지 모터 종류는 내부 색분할이 안 돼있어서 마스킹 도색 해줬고요.

백팩 작은 버니어의 안쪽 회색 분사구는 타미야 미디엄 그레이 에나멜로 붓도색했습니다.

외장 부품 중에는 반대면에 프레임 색을 칠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어쩌면 반다이에서 나름 의도적으로 저렇게 뽑은 건지도 모르지만 제 취향은 좀 다른지라 일일이 회색으로 칠해줬습니다.

또 킷에 보면 은색 스티커 씰을 붙여서 디테일을 주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 스티커들을 마스킹 테이프 대용으로 써서 분할 도색했습니다.
프레임에는 제 맘대로 은색으로 포인트 도색한 부품도 있는 만큼 스티커 씰 부위를 은색으로 칠했지만,
장갑 도색은 솔리드 무광으로 할 예정이라서 장갑 부분은 스티커 부위를 밝은 회색으로 마스킹 도색했습니다.

그리고 또 그냥 단지 멋있어 보이려고 분할도색한 부품도 몇 개 있고요.

도색 후 먹선 작업은 타미야 패널라인 액센트 컬러로 했습니다.
기존에 블랙, 그레이, 브라운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를 소유 중이었는데, 제가 모형에 손 놓고 있는 사이에 다크 브라운도 나왔더군요.

사자비의 진한 빨강에는 기존의 브라운보다는 다크 브라운이 어울릴 것 같아서 새로 샀는데, 나름 만족스럽네요.
액체상태일 때는 너무 검은 것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됐었는데, 건조 후 결과물을 보니 꽤 괜찮더군요.
빨간 바탕의 패널 라인은 다크 브라운, 노란 바탕에는 브라운, 그 외 다른  패널에는 블랙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로 먹선을 넣었습니다.

데칼은 모델링홀릭의 습식 데칼을 사용했고, 거의 매뉴얼대로만 붙였습니다.

그런데 설명서 대로 붙이면 왼쪽 스커트 부분의 CD (Casval Deikun) 퍼스널 마크가 원작 애니와는 크기도, 색상도, 디자인도 달라지는데요.
크기가 좀 작긴 하지만 원작 디자인과 같이 높은 음자리표처럼 생긴 금색 데칼로 바꿔줬습니다.

마감은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로 했습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고무 지우개 같은 투박한 무광이 아니라,

플라스틱한 광은 잡지만 윤곽의 은은한 광택은 살리는 매끄럽고 고급진 느낌의 반무광이랄까요?
스케일 모형에는 어떨지 몰라도 건프라 같은 캐릭터 모형의 표면으로는 맘에 쏙 드는 마감제입니다.


이상, RG 사자비 도색을 완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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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16. 23:48

RG MSN-04 Sazabi 제작기 #1 - 개수 및 디테일 업

RG 사자비 킷이 정말 잘 나왔다고 소문 났더군요.
얼핏 봐서는 프로포션이며 디테일이며 가동성이며 뭐 흠 잡을 데가 없는 것 같습니다.

화제성 있는 신상으로 오랜만에 도색작업에 복귀해 보고자 이 녀석을 점찍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무리하지 않고 스트레이트 빌드에 전체 도색만 하려고 했습니다만...
RG 사자비가 완성도가 좋기는 하지만 문제도 꽤 있어서 이곳저곳 손을 댈 수밖에 없더군요.

먼저 '개수'에 해당되는 부분인데요.
개수라고는 해도 팔다리를 늘린다거나 하는 대공사는 아니고 킷의 조립 상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간단 개수 정도입니다.
일단 유튜브 리뷰를 보니 어깻죽지 안쪽 관절이 쉽게 파손되는 문제가 있다더군요.
관절이 너무 빡빡해서 반복되는 가동 중에 관절핀이 비틀려 끊어지는 건데요, 특히 도색한다고 뺐다꼈다 하면 더 파손 위험도가 높습니다.
문제의 G26 부품의 핀을 조립 전에 가공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사포질하기는 어려운 위치라서 아트 나이프로 살살살 돌려깎아줬습니다.

그리고 어깨 앞뒤 장갑 조립 시 잘 맞물리지 않고 빨간 부품과 핑크 부품 사이에 틈이 생기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핑크색 부품들에서 사진의 화살표 위치에 있는 숫핀의 길이가 암핀의 깊이보다 더 길더군요.
그래서 니퍼로 한 0.5mm 정도 잘라줬더니 틈 없이 잘 들어맞았습니다.

또한 실드 연결부품이 문제인데요, 실드가 팔꿈치 방향으로 오는 각도에서만 팔에 꼭 맞게 장착이 됩니다.

실드는 팔꿈치보다는 팔꿈치 바깥 방향으로 오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그쪽으로 돌려주려고 하면 실드 연결부품의 모서리가 팔을 밀쳐내면서 팔에서 살짝 빠집니다.
실드가 아주 빠져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애매하게 헐렁하게 팔꿈치에 얹혀있는 듯한 형상이 돼버려서 언제 떨어질까 불안합니다.
그래서 오른쪽 사진과 같이 연결 부품의 꼭짓점 부분을 좀 깎아줬습니다.

사진을 보면 저는 한 1mm 가량 깎았는데 저렇게까지 많이 깎을 필요는 없고요, 살짝만 깎으면 됩니다.
건프라에 칼을 대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은 사진 상의 저 두 부품을 살짝만 빼서 조금 간격을 띄워두셔도 효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래 사진 위치처럼 실드를 돌려서 장착해도 팔에 튼튼하게 결합돼서 빠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도색을 하겠다고 마음 먹고 보니 부품 분할 문제들이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하는데...
우선 프로펠런트 탱크에 완전 정직하게 접합선이 나있습니다.
건프라에서 이런 당당한 접합선은 꽤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요, 어쩌면 RG로서는 최초가 아닐까 싶습니다.
접합선 수정을 해줬죠. 무수지 접착제로 꾹 눌러 접착 후 락카 퍼티 발라서 사포질 해줬습니다.

그리고 RG 사자비에는 자잘하게 색분할이 잘못된 곳이 좀 있습니다.
팔이나 실드 뒷면 붉은 장갑 중간의 까만 부분들, 어깨의 핑크색 부분도 사실은 프레임 회색이나 다른 색이어야 맞을 것 같습니다.
다 마스킹 도색 대상이죠.

이런 것들은 사실 따지고 보면 별로 문제가 안 되고 진짜배기가 따로 있는데, 바로 버니어와 아포지 모터 류의 노즐들입니다.
MG 사자비 Ver. Ka와는 달리 노즐의 색분할이 완벽하지 않아서, 버니어 쪽은 대부분 다 마스킹 도색을 해야겠더군요.
버니어 8개가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그 중에 2개만 색분할해놓는 건 대체 무슨 심보일까요?

사자비는 로켓 노즐 형상의 버니어들이 많은데요.

MG Ver. Ka를 보면 바깥쪽은 회색, 안쪽은 노란색, 그리고 맨 안쪽 분사구 부분은 다시 회색으로 돼있습니다.

※ 이 사진은 RG가 아닌 MG 사자비 Ver. Ka입니다.

일단 버니어 노즐 안쪽이 노란색인 것은 단순히 MG Ver. Ka의 기술력 과시를 위해 넣은 것이 아니고,

MS 대도감을 보면 엄연히 설정화에도 명확히 나오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저도 RG 사자비 버니어 색분할을 Ver. Ka 기준으로 할 예정이고, 처음에는 그냥 마스킹으로 분할도색을 적용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RG 사자비의 팔이나 양 옆 스커트의 노즐은 그나마 최소한의 부품 분할이라도 되어 있지만,

다리와 백팩은 전혀 자비 없는 통짜 부품이더군요.
특히 다리 버니어는 안쪽이 좁은 데다가 중앙 분사구 형태가 복잡해서 안쪽을 분할해서 칠하려면 마스킹 난이도가 상당합니다.
사실 과학적으로 보면 버니어 노즐의 안쪽은 아무 것도 없이 그냥 밋밋하고 throat라는 구멍이 뻥 뚫려있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냥 구멍보다는 뭔가 기계장치 같은 것이 있는 게 멋져 보이니까 분사구 구조물을 만들어놓으려는 건데요.

아무튼 여기부터가 디테일 업 작업이 되겠습니다.
버니어 색분할의 대책으로 우선 생각 나는 것이 메탈 버니어로 교체하는 것인데요.
다리 뒤쪽 버니어들이 난관인데, 버니어 세 개가 한 부품으로 붙어있는 데다가

그 자체가 다른 부품의 연결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버니어 교체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워 보입니다.
버니어 안쪽의 고난이도 마스킹 도색 작업과 까다로운 메탈 버니어 교체 작업 중 제 선택은요... 버니어 교체였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작업 후반부에 불확실성을 가져가는 것보다는 손은 많이 가더라도 미리 초반에 노가다를 해놓기로 했네요.

다리 뒤쪽 버니어는 위 사진과 같은 덩어리 부품을 세 조각으로 잘라내고 모델업제 SV 버니어 7mm로 교체해 줬습니다.
다리 옆면 버니어 노즐도 메탈 버니어에 맞게 기존 부품들을 썰고 깎아낸 후 모델업 SV 버니어 11mm로 바꿔 달아줬습니다.
과학적으로는 diverging section 안쪽면에 저렇게 뱅글뱅글 몰드가 파여 있으면 와류 생기고 효율이 나빠지겠지만,

보기에 예쁘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죠.

백팩의 큰 버니어와 형태가 맞는 메탈 버니어는 제가 갖고 있지 않아서 대신에 분사구 부분에만 2.5mm 메탈 비즈 하나 심어줬고요.
잠깐, 그렇다면 다리 버니어도 가운데 메탈 비즈만 심어주면 훨씬 간단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이쯤에서 들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ㅜㅜ
작은 버니어에는 비즈조차 심을 공간이 안 나와서 가운데에 송곳으로 구멍을 콕 찍어줬고, 나중에 붓도색으로 등으로 커버해볼 생각입니다.


팔과 옆스커트 노즐은 중앙부에 부품 분할이 돼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입 닦고 넘어가기는 미안하니 중앙 분사구 핀을 자르고 2mm 메탈 비즈로 교체해줬습니다.
그리고 팔의 버니어는 크기에 비해 너무 두께가 두꺼워 보여서 로터리 툴로 안쪽을 갈아서 넓혀줬습니다.

뒷 스커트 양쪽의 아포지 모터 부분도 사실감을 주기 위해서 구멍을 뽕 뚫어줬습니다.

복부 메가입자포는 색분할도 그렇고 형상 자체가 마치 메탈 비즈를 꼽아 달라고 호소하는 듯한 모양새라서 2mm 메탈 비즈를 심어줬습니다.

디테일 업이라고 하면 뿔 연마를 빼놓을 수 없죠. RG 사자비의 머리 뿔은 처음부터 꽤 뾰족하게 나온 편이라서 조금만 갈아냈습니다.

모노아이도 디테일업 부품으로 교환할까 말까 하던 차에 때마침 킷 부품이 똑 부러지더라고요.

어깻죽지도 그렇고, 모노아이도 그렇고, RG 사자비가 킷이 좀 전반적으로 튼튼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갖고 있는 4mm 클리어 돔 디테일업 부품의 녹색이 좀 옅어서 클리어 도료를 뿌려 좀더 진하게 만들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표면 정리 작업입니다.
RG 사자비의 외장은 둥글넓적한 부분이 많고 부품 안쪽에는 칸막이 같은 구조물이 많아서 눈에 띄는 수축 싱크 마크들이 많습니다.

크고 작은 싱크 마크 부위들을 전부 다 사포로 갈아주었고요.
게이트 자국과 파팅라인도 사포로 밀어주는 정도로 해서 표면정리는 마쳤습니다.

도료가 정착되기 힘든 폴리프로필렌 재질의 MS 조인트에는 피니셔즈 멀티 프라이머를 뿌려줬고,
메탈 버니어 부품과 비즈에는 메탈 프라이머를 올려줬습니다.

일반 폴리스티렌 부품들은 세척만 잘 해준 후에 서페이서를 뿌리지 않고 바로 도료를 칠했습니다.
집에 회색 서페이서밖에 없어서 자칫 잘못하면 빨간색이 칙칙해져 버릴지도 몰라서요(귀찮은 것도 있고ㅋ).

이렇게 해서 간단 개수, 디테일 업, 표면정리를 마치고 RG 사자비를 도색할 준비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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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1. 23:36

RG ZGMF-X10A 프리덤 먹선 데칼 마감 작업기

최근 5~6년간 이래저래 생업도 바쁘고 다른 취미에 신경 쓰다 보니 건프라 작업에 손을 못 대고 있었습니다.
신상들 나오면 그나마 조립은 틈틈이 하고 있었습니다만... 최근에는 그 조차도 전혀ㅠㅜ
최근 아들내미 학교 과제 때문에 먼지만 쌓이던 컴프레서와 에어브러시를 다시 잡은 관계로 건프라도 다시 해보려고 집어들었습니다.

도색하다가 중단한 킷들도 여럿 있지만, 오랫동안 손 뗐던 도색작업을 다시 시작하기엔 벌여야 할 일의 규모가 커서 엄두가 안 나고...
그냥 도색 없이 먹선/데칼/마감만으로 완성하고 치우려고요.

PG나 MG 같은 비싼 킷들은 풀도색을 안 하면 왠지 킷에게 미안하고...
HG는 색분할도 불완전하고 디테일이 밋밋해서 먹선마감만으로는 허전하고...
가격 부담으로 보나 색분할과 디테일 면으로 보나 RG가 도색 안 하고 먹선/데칼/마감으로 끝내기에 딱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그 첫번째 먹선/데칼/마감 대상 실험체는 RG 프리덤 되겠습니다.

SEED는 제가 두번째로 좋아하는 건담 시리즈인데(첫번째는 제타 건담) 그 주역 기체 중 하나인 프리덤을 아직 완성해본 적이 없네요.
사실은 얘도 작업하다가 한 3년 손 놓고 있었습니다.

정말 먹선 데칼 마감만 하려고 했는데, 눈에 밟히는 부분들이 몇 군데 있어서 가공을 조금 해줬습니다.
일단 뿔은 좀더 뾰족하게 갈았고요.
RG가 워낙 작다보니 너무 갈면 부러질까봐 적당히 뾰족해진 선에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가슴의 기관포? 센서?가 막혀있어서 장난감 티가 좀 나는데, 핀바이스로 좀 더 깊이 파줬습니다.
등짐의 빔 캐논도 막혀 있는데 그렇다고 뚫으면 속이 비쳐보여서 더 장난감 같아지니 뚫지 않고 안쪽을 무광검정으로 도색했습니다.


게이트 자국은 모두 사포질로 정리했고, 유색 부품에서 허옇게 뜬 게이트 자국은 건담 마커를 이용해서 살짝 커버해줬습니다.
어드밴스드 MS 조인트는 공정 상 ABS 재질 부분의 게이트를 사출기에서 힘으로 뜯어내버리나 본데요.
게이트 자국이 깊은 데다가 색상도 검어서 특히 눈에 더 띄더군요.


이 빨간 부품처럼 너무 확연히 수축 싱크마크가 눈에 띄는 부품들은 사포질로 갈아서 평평하게 정리해줬습니다.


그리고 풀도색이었다면 그냥 도료로 덮어버려도 되었을 프라 표면의 물결무늬(웰드 라인)도 사포질로 정리했습니다.


먹선/데칼/마감 작업이라 가급적 에어브러시는 안 잡으려 했는데, 제아무리 색분할이 잘 된 RG라지만 클리어 부품은 어쩔 수가 없죠.
메탈릭 도료 위에 형광 클리어 도료로 부분도색 해줬습니다.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을 먼저 칠해줬고요.
눈은 그 위에 가이아노츠 형광 옐로우를 올려줬고, 이마 카메라와 라이플 조준경은 가이아노츠 형광 블루를 썼습니다.

눈 테두리는 무광 검정색으로 에너멜 도색 후 눈알 부분만 에너멜 신너로 닦아냈습니다.

라이플 조준경 중앙의 가로 막대는 렌즈 부위 마스킹 후 저먼 그레이 에너멜을 뿌려줬습니다.

조준경 도색은 좀 실수를 하긴 했지만 오랜만에 이런 작업을 해보니 재밌네요^^

카메라 아이 같은 부분의 표현으로 메탈릭 위에 형광 클리어는 처음 시도해 보는 조합인데 예상보다 효과가 괜찮습니다.

사진으로는 지저분해 보이지만 실물로 보면 꽤나 그럴듯합니다.

이제 먹선을 넣어줄 차례인데 패널 라인이 좀 너무 흐릿하더군요.
그렇다고 패널 라인을 정성스레 다 깊이 파주자니 RG 그 조그만 것이 패널 라인은 또 무지 많잖아요?
도색을 전제로 할 경우 패널 라인 파다가 삐끗 실수하더라도 어떻게든 감출 수 있겠지만
무도색으로 하려니 패널 라인 파주기 작업의 리스크가 너무 커서 생략했습니다.

먹선은 타미야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로 흘려넣었고요.
흰색 바탕엔 회색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를, 노란색과 빨간색 바탕에는 갈색, 그 외에는 검정색으로 넣었습니다.
삐져나온 부분은 가이아노츠 피니시 마스터에 에나멜 신너를 찍어서 지워줬습니다.
먹선작업 후 지저분해진 표면을 닦는 데는 연필지우개가 괜찮다는 제보를 받아서 시도해 보니 정말로 좀더 깨끗해지는 느낌이었고요.


RG는 역시 패널 라인이 좀 과한 면이 없지 않네요.
먹선 작업에만 하루에 한두 시간씩 꼬박 일주일 걸렸습니다.
저도 패널 라인 좋아하는 편이지만 RG의 패널 라인 밀도는 제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수준보다도 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데칼은 킷에 동봉된 테트론 재질의 리얼리스틱 데칼 대신에 모델링홀릭 습식데칼을 사용했습니다.


패널 라인이 워낙 많다 보니 크기가 큰 마킹 데칼의 경우 패널 라인에 걸쳐있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데칼에 마크 소프터를 발라 패널 라인의 굴곡에 밀착시킨 후에 패널 라인을 따라 아트 나이프로 데칼을 재단해줬습니다.


마감은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로 무광마감했는데요.
어드밴스드 MS 조인트의 폴리 프로필렌 재질 부분은 도료나 마감제가 잘 안 먹습니다.
그래서 피니셔즈 멀티 프라이머를 일단 뿌려준 후에 무광 마감제를 올렸고요.
가조립만 하다가 데칼이 예쁘게 올라간 무광무광한^^ 표면의 느낌을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데, 왠지 뿌듯하면서 각별하더군요.

투자 대비 효율만 놓고 비교하자면 모형 키트를 조립하고 개조하고 도색하는 것보다
중국 아줌마 장인^^의 손으로 완성된 완성품을 구입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죠.
하지만 뭔가 나의 노력을 통해 건프라가 차근차근 완성돼가는 재미와 결과물에 대한 보람? 이런 맛에 모형 제작을 하는 것 같습니다.
풀 도색도 아니고 기본적인 먹선 데칼 마감 작업이었지만, 오랜만에 해보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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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1. 21:14

어와나 그랑 프리 (Awana Grand Prix) 자동차 제작

아들내미 학교에서 '아빠 캠프'라는 행사의 일환으로 나무를 깎아서 자동차를 만들고 경주하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속도경쟁만 하는 거라면 스피드에 올인해서 아무렇게나 만들겠지만 디자인 부문에도 시상을 하기 때문에 예쁘게 만들어야 합니다.
프라에서 손 놓은 지 어언 5년이 넘었지만 그래도 나름 모형에 손 대봤다는 인간으로서 허투루 대충 만들 수 없죠.
그렇게 다시 바람붓을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목각 자동차 경주는 어와나(Awana)라는 개신교 아동선교단체에서 많이들 하고요,
인터넷에서도 Awana Grand Prix로 검색하면 많은 자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재료는 아래 사진과 같이 심플하고요. 저 나무토막을 깎고 다른 재료를 붙이고 해서 자기가 원하는 디자인의 자동차를 만든답니다.

아빠캠프의 테마가 '아빠 냉장고를 부탁해'였기 때문에
저희는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그램에 나오는 셰프 유니폼을 디자인 모티브로 하기로 했습니다.

아래와 같이 대략적인 스케치와 상세 작업설계도를 그렸습니다.


일단 나무를 깎아야 하는데, 이쪽은 하는 방법도 모르고 공구도 없는 관계로 목공방에 의뢰를 했습니다.

그리고 180번 사포로 갈아내서 좀더 모양을 잡고, 400번 -> 600번 순서로 표면을 정리했습니다.
스카프를 상의에 고정하는 고리는 0.5mm 프라판을 휘어서 만들고 순간접착제로 붙였습니다.

이렇게 목재를 다뤄보니 플라스틱이야말로 정말 최적의 모형 소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됐는데요.

나무에는 나뭇결이라는 골치아픈 성질이 있더군요.
유니폼 옷깃 모양을 나타내는 패널라인을 파려고 해도 나무의 섬유가 결 방향으로만 쪼개지려고 해서 패널라인이 마구 망가집니다.
그리고 나뭇결 무늬 때문에 아무리 고운 사포로 사포질을 해도 표면이 매끈해지지 않고요.
나뭇결에 수직 방향인 표면은 액체를 너무 잘 흡수합니다. 도료를 그냥 쫙쫙 흡수해서 표면에 남아나지 않더군요.

목공의 '목'자도 모르지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플라스틱 모형의 표면 정리 테크닉과 용품들을 무식하게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피니셔즈 멀티 프라이머를 뿌리고 그 위에 GSI크레오스 프라이머 서페이서를 올려줬습니다.

목재가 액체를 흡수하는 성질 때문인지 비싼 멀티 프라이머를 반 병이나 쏟아붓게 됐는데,

목재에는 액체 프라이머를 쓰면 안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서페이서를 뿌리면 사진과 같이 표면의 적나라한 나뭇결 무늬와 다 깨진 패널라인이 드러나게 되는데요.

피니셔즈 락카 퍼티를 전체적으로 바르고 사포로 다 갈아내고, 다시 프라이머 서페이서를 뿌렸습니다.

결국 다음과 같은 꽤 봐줄만한 매끄러운 표면을 얻기까지 상당한 노가다가 필요했습니다.

도색은 외관은 펄 화이트, 운전석은 검정, 바닥은 은색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펄 화이트는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화이트 위에 GSI크레오스 문스톤 펄을 올렸는데요.
이 문스톤 펄이 그냥 순수한 하얀 펄이 아니고 약간 아이보리-베이지 느낌을 띄며 바탕의 흰색을 어둡게 톤 다운시키더라고요.
그냥 하얀 펄 느낌을 내려면 문스톤 펄이 아니라 동사의 다이아몬드 크리스털을 올려야 하나 봅니다.

나중에 유니콘 건담 만들 때 참고해야 할 듯...

운전석은 가이아노츠 미드나이트 블루, 바닥은 SMP 수퍼파인 알루미늄으로 칠했습니다.

그리고 차체 왼쪽에 마스킹 테이프 노가다로 셰프들 유니폼 왼팔에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 엠블렘을 그렸습니다.

실물로 볼 때는 그럭저럭 괜찮아 보였는데, 사진으로 찍어보니 조금 허접하네요, 흐.

아들내미 이름과 번호를 데칼로 붙여주었고, 유광 마감을 해줬습니다.

원래는 GSI크레오스 수퍼클리어 III 마감제를 쓸 계획이었는데, 5년이라는 보관기간 동안 변질이 돼버렸더라고요.
다른 도료 구입 시 증정품으로 받았던 IPP 수퍼클리어가 있길래 그걸 사용했습니다.
차량용 맥과이어 얼티밋 컴파운드와 타미야 컴파운드 Finish로 열심히 문대서 광택을 좀더 내줬습니다.

운전기사 피규어와 스티어링 휠은 레고를 이용했고요.
유니폼의 검정색 스카프 부분은 아이가 갖고 놀던 검정색 플레이도우라는 지점토 같은 재료로 빚어서 붙여줬습니다.

바퀴도 마스킹 도색으로 휠 부분에는 프라이머를 뿌리고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실버를 올려줬는데 좀 망쳤습니다.
타이어의 글자 부분은 플랫 화이트 에나멜을 붓에 묻혀서 강조해줬고요.

바퀴를 생각 없이 꼽으면 바퀴와 차체 간 마찰이 감속 요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플라스틱 파이프를 잘라서 차체와 바퀴 사이에 끼워줬습니다.
그리고 바퀴가 잘 돌아가도록 바퀴축을 전동 드릴에 꽂아서 돌리면서 사포질도 해줬고요.
바퀴와 축 사이에 흑연가루를 뿌리면 윤활제 역할로 좋다고 하여 집에 굴러다니는 2B 연필의 심을 칼로 긁어서 뿌려줬습니다.

그리고 바닥면에는 무게추를 붙여줬습니다.
동력이 없는 자동차이다 보니 비탈길에서 중력으로 가속해서 속도경쟁을 하게 되는데요.
가속과 속도 유지를 위해서 무게는 무거울수록 좋고, 무게 중심도 뒤쪽이고 낮을수록 좋나 봅니다.
하지만 150g이라는 계체량 제한이 있어서 최대한 150g에 가깝도록 무게 추를 붙여줬습니다.
실제 차량의 휠 밸런스 조정에 사용되는 쇳덩어리들을 순간 접착제로 붙여줬네요.

이렇게 해서 완성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아무런 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속도 경쟁은 무게중심과 공기저항을 속도에만 최적화해서 올인한 다른 자동차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고요.
너무 광택에만 집중해서 디자인이 너무 심플했기 때문인지 한 반에 3명씩 주는 디자인 상도 못 받았습니다.

디자인 상 심사위원들은 아마도 냉장고를 부탁해 셰프 유니폼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겠죠.


결국 이번 작업에서 남은 거라곤...

플라스틱이라는 재질의 우수성을 깨닫게 된 것과, 5년 동안 먼지만 쌓여있던 도색 용품들을 다시 꺼내는 계기가 된 정도 뿐이네요.


2012. 8. 2. 09:08

MG RX-0 유니콘 건담 2호기 밴시 제작기 #1 - 표면정리

제가 건프라에 (본격적으로) 손 대기 시작한 것도 어느덧 5년이 다 되어 갑니다만...
5년동안 만든 완성작의 수는 손에 꼽을 정도밖에 안 됩니다.

아이 키우는 직장인 분들이 다들 그러실 테지만 취미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도 하고 싶고, 고수 분들 작례도 따라해 보고 싶고, '특별한 나만의 무엇'도 추구하고 싶어서...
개조에, 개수에, LED에, 메탈 디테일업에, 패널 라인 추가에, 명암 도색에, 특수 도료에, 별의별 시도들을 많이 하다 보니...
괜히 고민하고, 시도하고, 노가다하고, 실패하고, 포기하고 하느라 시간만 흐르고 흘러...
이제 와 돌이켜 보니 힘들기만 하고, 남는 것도 없고 허무한 것 같습니다ㅜㅜ

원래 취미생활이란 이런 게 아닐 건데 말이죠.
아무 생각 없이 조립만 해도 참 즐겁고, 그냥 에어브러시 쥐고 색깔 뿌려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은데 말이죠.

그래서 앞으로 한동안은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괜히 특별하고 자랑스러운 뭔가를 만든답시고 깔짝대느라 결과물도 못 내고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보다는
그냥 매뉴얼 대로 스트레이트로 만들면서... 작업 과정 그 자체의 순수한 즐거움에 집중함과 동시에 결과물 내는 속도도 올려 보려고요.
생각대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_-


귀찮은 작업 없이 매뉴얼 따라 스트레이트 빌드만 해도 만족감이 높은 모델은 역시 인젝션, 그 중에서도 MG와 RG 그레이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MG 아니면 RG만 제작하려고 하고요, 이번 대상은 MG 밴시 되겠습니다.

밴시는 최신 킷을 가장한 전통의 우려먹기 사골국물 MG 유니콘의 배리에이션 킷인데요.
MG 유니콘 하면 마스크 키우기, 혀 늘리기, 목 늘리기, 어깨 키우기, 허벅지 줄이기 등 이미 정석으로 굳어진 개수 패턴이 있습니다만...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고, 속도를 우선하기로 했으니 개수 같은 건 일절 안 할 겁니다^^

그래도 인간적으로 뿔은 뾰족하게 갈아주고, 면수축 정도는 잡아주는 것이 도리겠죠^^?
근데 얘는 뭐 이렇게 삐죽삐죽 튀어나온 뿔도 많고, 게다가 가동식에 유니콘 모드 고정식에 디스트로이 모드 고정식에... 뿔 부품 숫자도 많은지-_-

뿔이 워낙 많다 보니 하나하나 뿔끝을 뾰족하게 갈아낸다기보다는 둥그스름 뭉뚝한 엣지들만 살짝 잡아주는 식으로 갈아... 엇!

아니 이건 도대체ㅈㄱㅁ대ㅑㅗㅊ수ㄱ재ㅠㅁㅈ표ㅣㅕ뮤ㅔ!!?!ㅠㅜ
멘붕 회복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며칠 전에 아이가 밴시를 떨어뜨렸는데 그 때 뿔에 금이 갔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사포질 하는 동안 부러져버린 거죠ㅜㅜ
그냥 접착만 해버릴까 하다가...
돌출되어 걸리는 부분이라 또 부러질 가능성이 높은 관계로 0.5mm 황동선을 잘 박아서 보강해준 후에 접착하고 퍼티를 발랐습니다.
아무튼... 뿔끝을 뾰족하게 만든다기보다는 엣지를 강조한다는 느낌으로 갈았고요.
유니콘 모드에서 정면에 오는 뿔의 엣지 부분은 특히 신경 써서 날카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는 고정식 뿔을 선호하는 관계로 가동식은 내버려두고 고정식 뿔들만 갈아주었습니다.
흰색 유니콘일 때는 잘 몰랐는데 남색의 밴시 표면은 면수축이 눈에 참 잘 보이고... 그야말로 '모든 곳'에 수축이 있군요!-_-
특히 길쭉하고 넓데데한 부품들이 많은 암드 아머 같은 경우 아주 올록볼록 난리네요-_-
그래도 뭐 인젝션의 수축은 퍼티를 쓰지 않고 열심히 사포질해주는 것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죠.
아 근데 밴시는 부품이 또 왜 이리 많은지-_-

수축은 외장 장갑에만 신경쓰기 쉽지만 사이코 프레임에도 있습니다.
특히 가슴 사이코 프레임의 수축은 MG 유니콘/밴시 부품 전체를 통틀어 가장 깊은 수축이라서 확실히 다듬어줘야 합니다.
이 부품은 패널 라인들이 얕아서 사포질 도중에 지워져버릴 수 있기 때문에 패널 라인들을 다시 깊게 파주었습니다.
사이코 프레임은 클리어 도색 예정이라서 퍼티와 서페이서도 사용하지 않고, 2000방짜리 고운 사포로 표면을 마무리해줬습니다.


그리고 ☞지난 번 리뷰☜에도 언급했지만 허리의 회전 가동을 위해 유니콘 건담 OVA판의 엉덩이 부품을 슬쩍 해왔습니다.
휑한 뒷무릎을 커버하기 위해서 유니콘 건담 OVA판에서 남는 구형 뒷 종아리 부품들을 가져왔고요.


아근데 여기까지 딱 기본만 하고 도색작업 단계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방구석에 쌓인 레진 핸드랑 메탈 버니어들이 눈에 밟히는 겁니다.

전에 레진 핸드를 저렴하게 구할 기회가 있어서 RX-78NT-1 알렉스용 1/100 레진 핸드를 예닐곱 세트나 구해다 놨는데...
아직 한 세트도 안 썼는데...
요즘 나오는 MG들은 디테일이 괜찮은 고정손이라서 앞으로 레진 핸드 쓸 일 없을 것 같아 고민인데...
때마침 MG 밴시가 디테일 딸리는 구식 MG 가동손이라 레진 핸드로 교체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OVA판 밴시의 무기 형태 상 주먹손과 편 손 정도만 제작해도 되겠지요?
그런데 레진 핸드가 손목 연결부품이 짧고 볼관절도 작아서 손목 연결부품은 이식해줘야 할 듯하네요.

메탈 버니어 제품들도 예전에 꽤 많이 사재기해놓고는 안 쓰고 있었는데...
때마침 밴시 버니어 크기와 딱 맞는 비슷한 사이즈의 모델업제 메탈 버니어가 숫자도 딱 맞게 8개가 방구석에 있는 겁니다.
그래서 버니어들도 메탈 버니어로 교체해줄 생각입니다.
위에선 질보다 양이네, 속도를 내겠네 어쩌구 얘기해놓고선
이것저것 시간 잡아먹는 작업들을 꾸역꾸역 집어넣고 있고... 뿔 파손 같은 돌발 사태도 발생하고...
이거 참 잘 될지 걱정입니다-_-
2012. 7. 12. 09:44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제작기 #2 - 도색

저의 작업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MG 풀아머 유니콘, 밴시, 마라사이나 RG 마크투 같은 킷들을 마다하고
뜬금없이 BB전사 나이트 건담(기사 건담)을 손에 잡은 이유는 무엇보다 메탈릭 도색이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비싼 SMP 크롬 실버(수퍼파인크롬으로 이름까지 바뀐 지도 벌써 꽤 됐습니다만...-_-) 도료를 사놓고 쓰지도 않고 썩히는 게 아깝기도 했고요.

메탈릭 도색

메탈릭 도색을 진짜 금속 느낌이 나도록 잘 하기 위해선 우선 좋은 메탈릭 도료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그 다음으로는 '반짝반짝 매끈한 도색 표면'과 '붓보다는 에어브러시 사용'이 중요하고,
메탈릭 안료 입자를 잘 퍼지게 하는 좋은 신너, 최대한 얇게 도포하는 테크닉, 정확한 희석비, 적절한 에어브러시 공기압 등도 중요합니다.

베이스 도색, 본도색, 마감처리 어느 것 하나 방심하면 안 되고 아주 공을 들여서 해야 광이 제대로 납니다.
높은 습도, 먼지 부착, 부적합한 마감제 등 단 한가지 실수만으로도 메탈릭 광택이 단번에 죽어버릴지도 모르고요.
그래서 먼지 날리지 않도록 오래간만에 작업대와 방도 깨끗하게 청소했고, 작업하는 도중에 지속적으로 제습기도 돌렸고,
최대한 도료 매뉴얼에 따라 충실하게 작업했습니다.

SMP 크롬 실버 설명서에 보면 플라스틱 부품에 아무 것도 밑칠하지 말고 도료를 그냥 뿌리는 게 최선의 광택을 얻는 방법이라고 나오지만...
그냥 뿌리기엔 골다공증 매립이나 접합선 수정, 파팅 라인 제거 작업 등으로 인해 부품 표면이 이미 너무 거칠어졌거든요.
그래서 설명서에서 차선책으로 제시하는 (비싼) SMP 크롬 실버 전용 우레탄 프라이머를 먼저 베이스로 올렸습니다.

문제는... 설명서에 따르면 프라이머 뿌린 후 4일간 건조시키고 나서 크롬 실버를 뿌려야 하고, 그 후 또 4일을 건조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저 자신의 귀차니즘^^ 이외의 이유로 일정이 지연되는 건 딱 질색입니다만...-_- 
그래도 번쩍번쩍한 광택을 얻겠다는 일념으로 지시한 시간 동안 인내하며 기다렸다가 후속작업을 진행했답니다. 대단대단^^

크롬 실버는 희석하지 말고 원액 그대로, 낮은 압력으로 흩뿌리듯 딱 한 번만 도색해야 한다고 해서 최대한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크롬 실버 이거 뿌리면 스스로 촥~ 퍼져가면서 굳어져서 거울처럼 변하는 것이 정말 신기한 물건이더라고요.
그렇지만 제가 크롬 실버를 제대로 뿌려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서 실수를 많이 했고, 결과적으로 군데군데 거울광이 좀 죽었네요-_-

사진 왼쪽에 손에 들고 있는 부품은 애초에 런너째 은색 도금되어 나온 바이저(기사 투구에서 눈 가리는) 부품인데요,

이것과 비교해봐도 제가 도색한 부품의 거울광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것 같죠^^?

마감제로는 설명서에서 (비싼) SMP 크롬 실버 전용 유니버설 클리어라는 걸 쓰라길래 그걸 썼습니다만..
읭?
아니 무광도 아닌 유광 마감제가 백화현상을 일으키다니~~ㅜㅜ!!
혹시 "쯧쯧, 습도 높은 장마철에 마감제를 뿌리니까 그러지"라고 손가락질하실지도 모르지만...
저 백화현상 발생일은 장마가 본격 시작되기 전이었고, 제 작업실은 제습기를 돌리기 때문에 습도가 20%도 안 되도록 유지되고 있다고요.
이건 습도 문제나 저의 실수가 아닌 마감 도료의 '변질' 문제인 것이 확실합니다.

정말 SMP하우스 마지막까지 말썽이군요.
지금까지 몇 번의 국산 도료 트러블을 경험한 후 더 이상 국산 도료는 안 사기로 마음 먹었고, 이미 사놓은 것만 쓰고 있는 중인데...
이렇게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질되니... 있는 것들도 다 갖다버려야 될 판입니다-_-

화딱지가 나서 그냥 마감제 안 올리고 말까도 생각해봤지만...
이런 거울광이 나는 미러 크롬 계열 도료는 피막도 약하고 변색도 잘 되기 때문에 일반 도료보다도 더더욱 마감이 필요합니다.
그치만 또 이런 미러 크롬 계열은 일반적인 마감제를 뿌리면 광이 확 죽어버린다는 까다로운 특성으로 아무 거나 못 뿌립니다-_-
요런 도료에 사용할 수 있는 전용 마감제가 나오는 곳은 일본 Spaz Stix 사와 국내 SMP 정도고요,
전용은 아니지만 국내 회사 IPP의 유광 우레탄 클리어도 미러 크롬 계열 도료 위에 사용할 수는 있다고 합니다.

Spaz Stix사 제품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것 같고, SMP는 또 똑같은 트러블이 발생할지도 모르고...
결국 나이트 건담 킷 값의 두 배쯤 비싼(22,000원) IPP 우레탄 클리어를 새로 구입해버렸습니다-_-
국산 도료 욕은 욕대로 하면서 결국은 돈 다 퍼다주고...ㅜㅜ 왜 이러는 걸까요.

아무튼 IPP 우레탄 클리어를 뿌려본 결과는 위 사진과 같았습니다.
처음 써보는 제품이라 실수를 해서 광이 좀 죽었습니다.
다행히 광이 심하게 죽지는 않았지만 실물로 보면 사진 왼쪽 멕기부품과 광택 차이가 꽤 납니다-_-
그나마 백화 현상은 없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ㅜㅜ
IPP 우레탄을 거울광 메탈릭 도료 위에 올릴 때는 신너는 적게 넣고 에어 브러시 압력은 강하게(3기압 이상) 하는 것이 요령인 것 같습니다.

장갑 안쪽 부분은 검정색으로 칠해줬습니다.
갑옷 안쪽엔 결합핀 같은 장난감 티 나는 구조물들도 많고 해서... 크롬 색깔보다 블랙으로 어둠 속에 묻어버리는 편이 나을 듯했거든요.
설정색이 노란 부품들은 크롬 실버 위에 (마감제 올린 후) 클리어 골드 컬러를 오버코팅하는 기법으로 황금색으로 도색했습니다.
잘만 칠했으면 거울 광 나는 황금색이 됐을 텐데 크롬 실버 도색 시의 실수와 마감제 트러블까지 겹쳐 거울 광까지는 안 나네요-_-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운 색상과 광택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황금색 도료를 사용해봤지만 색상이 황금처럼 진하고 좋은 도료는 금속 광택이 약하고,
반면 금속 광택이 제대로인 도료는 순금의 노란색이 아닌 흐리멍덩한 색상(샴페인 골드에 가까운)밖에 안 나오더군요. 
제가 원하는 휘황찬란하면서도 샛노란 황금색을 얻기 위해서는 황금색 단일 도료로는 안 되고 역시 오버코팅이 답인가 봅니다.

마지막으로 광택과 도막 보호 차원에서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Mr. Hi-COATING이라는 비싼 광택 코팅제를 발라줬습니다.
사용법이나 특성이나... 딱 봐도 자동차용 합성 왁스와 동일한 약제 같더군요.
묽은 허연 액체상태인 것이... 바로 클라쎄 High Gloss Sealant Glaze (HGSG)가 떠오르더군요.
제가 자동차 디테일링을 좀 미리 알았다면 이딴 거-_- 이렇게 비싼 돈 주고 사놓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_-;;
하여간에 거울광 나는 미러 크롬 계열의 메탈릭 도색 작업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용 프라이머, 도료, 전용 마감제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시간 부담이 엄청나군요.
프라이머 바르고 4일, 도료 뿌리고 4일, 그 위에 클리어 골드까지 올리려고 하면 마감제 뿌리고 또 3일을 기다려야 하고요.
성질 급한 사람은 숨 넘어갈 듯-_-
기사 갑옷처럼 거울광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건조시간 부담이나 전용 마감제가 필요 없는 그 아래급 도료를 쓰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일반색 도색

메탈릭 도색에서 워낙에 국산 도료에 학을 뗀 관계로, 메탈릭 이외의 일반 색상은 100% 일제 도료만 사용했습니다.
빨간색 부분은 밑색으로 FIINISHER'S 파운데이션 핑크를 깔아준 위에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를 올렸습니다.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는 비싼 안료를 사용한 한정판 도료로, 단가는 일반 도료의 2배였습니다만...
용량 두 배, 한정판, 한국 구입이라는 트리플 크리 작렬로 따따따블 값을 치르고 구했다지요ㅜㅜ
(최근 국내 메이커 IPP에서도 프리미엄 레드가 훨씬 싸게 출시됐다고는 하는데... 안 살 겁니다^^;;)
시난주 칠하겠다고 사놓고(몇 년 전이냐-_-) 아직 개봉도 안 해봐서^^ 어떤 색깔인지 확인도 해볼 겸 한 번 써봤습니다.
뿌려놓고 보니 '고급스러운 다홍색'이라는 느낌이네요. 표면도 매끈매끈하니 광택도 좋고요.
흠흠... 그렇지만 따따따블 주고 살 정도로 좋다거나 그렇지는 않고... 2배 가격이면 사줄만한 정도랄까요^^?
메탈릭 바탕 위에 한 번 올려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반투명 도료라서 얼룩 없이 칠하려면 주의가 필요하고, 여러번 덧칠할수록 색깔이 진해집니다.
파란색 부분은 조색하기 귀찮아서  FINISHER'S 블루 퍼플 그대로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조색하지 않고 바로 블루 퍼플로 칠해줬습니다.

빨간색 부분과 파란색 부분은 무광으로 마감했습니다.
너무 전체적으로 완전 번쩍번쩍하는 것보단 적재적소에 차분한 무광 포인트도 있는 것이 밸런스 잡혀 보일 것 같아서요.
그것도 그렇고 써본 사람들마다 호평하던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를 최근 드디어 입수한 관계로 테스트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제가 즐겨 사용했던 SMP 우레탄 무광 마감제는 대략 '반광'과 '무광'의 중간쯤 되는 광택을 보이는데 이게 또 나름 고급스러워 보이거든요^^
그래서 혼합하느라 번거롭고, 경화시간 내에 뿌려야 하는 압박도 있고, 트러블이 언제 생길지 모른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애용해왔죠.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를 써보니 우레탄보다는 더 무광에 가깝지만, 약간의 광택이 있는 고급스러운 무광 표면이란 점은 비슷합니다.
무광이긴 하지만 GSI크레오스 수퍼 클리어처렴 허옇게 뜨거나 하는 일 없이 원래 컬러 그대로 잘 드러내주고요.
도막 강도만 어느 정도 받쳐준다면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가 정말 무광 마감제로서는 이상적인 특성의 제품인 듯합니다.
앞으로의 무광 마감 작업에서는 SMP 우레탄 무광 대신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로 완전 대체해서 사용해 보려고 합니다.


마스킹 도색

레전드BB 나이트 건담의 사출색은 박스아트나 설정화와 거의 동일하게 부품 색분할이 잘 돼 있습니다만...
실상은 킷 색분할에 맞춰 일부러 설정화의 일부 색상을 단순화해서 바꿔 그린 것이더라고요^^
옛 문헌이나 SDX 나이트 건담의 색상을 들여다보면 검 손잡이 같은 부분 등 나이트 건담의 원래 설정색은 좀더 복잡합니다.
그래서 저도 원 설정을 반영하여 마스킹 분할도색을 해줬죠.

그리고 또 레전드라는 명칭이 무색하게시리 애초부터 색분할이 안 된 부품도 좀 있습니다.
이것들도 설정에 맞게 분할도색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레전드BB 나이트 건담의 도색을 완료하긴 했습니다만...
왠지 온통 묵혀둔 도료들의 테스트와 시행착오로 점철된 작업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네요^^

이번 도색 작업에서 얻은 교훈은...
"건프라든 도료든 사재기해놓지 말고 당장 필요할 때 구입하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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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14. 09:44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제작기 #1 - 골다공증과 접합선 수정

오랜만에 메탈릭 도색이 하고싶어져서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 에어브러시 사자마자 멋모르고 풀 도색에 도전했었던 BB전사 레드 프레임의 골다공증과 분할 결핍증에 학을 뗀 이후로는

SD 쪽엔 눈길도 안 주고 살아왔습니다만...
듣기로는 BB전사 윙건담 이후로 색분할 등 도색 편의성이 많이 개선되었다기에,
그리고 이번엔 BB전사 25주년 기념으로 반다이에서 레전드BB라고 뭔가 새 시리즈를 야심차게 내놓았길래 얼씨구나 하고 샀죠^^;;

조립해본 소감은 우선 '색분할은 나름 잘 되어있다'는 겁니다.
세가지 색으로 분할된 방패 따위, 기존 SD 시리즈에선 꿈도 못 꿨죠.

그런데 골다공증은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아쉽습니다.
역시 아직 SD 건프라는 모형이라기보단 완구라는 개념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네요.

인간형 소체 부분의 골다공증은 손 이외에는 눈에 잘 안 띄는 부분이라 용서가 가능하지만...
켄타우로스 모드의 경우는 뒷다리 전체가 뻥 뚫려있는 수준으로... 상태가 열악합니다.
제가 뭐 기사 건담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라도 있는 것도 아니고,
정성 들여 구석구석 빈 뼈속까지 차곡차곡 채워주고, 관절도 조형해주고 하는 작업은 좀 오버액션이다 싶어...
골다공증 메꾸기 작업은 인간형 부분까지만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말다리의 골다공증은 레드썬~^^

골다공증 메꾸기 작업의 Before & After 샷입니다.

에폭시 퍼티와 락커 퍼티를 사용했고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작업량은 최소한도로... 눈에 잘 띄는 부분만 메꿨습니다^^;;

그립손의 골다공증은 위 사진처럼 3mm 핀바이스 드릴을 손에 끼운 채로 에폭시 퍼티를 쳐발랐고, 퍼티 경화 후에 드릴을 빼냈습니다.
드릴이 퍼티에 들러붙지 않도록 미리 이형제를 듬뿍 발라뒀고요.

그리고 뿔, 칼, 창 모두 뾰족하게 갈아냈네요.
다른 것들은 그냥 갈아내기만 했지만 전자 스피어는 워낙 뭉뚝한 관계로 런너 일부를 갖다붙여 길이를 늘인 후 갈아줬습니다.

아래는 접합선 수정 작업의 Before & After 샷입니다.
접합선 수정에는 무수지 접착제와 락커 퍼티를 사용했고요.

이 부품들 외에도 접합선 수정이 필요한 부품들이 있지만... 눈에 잘 안 띄는 부분인 관계로 패스입니다^^;;

이렇게 골다공증과 접합선 수정 작업을 했던 부품들만 1000방까지 사포질을 한 후
표면 확인과 퍼티면의 도료 정착성 향상을 위해 Mr. 프라이머 서페이서 1000을 뿌려줬고요.
다른 부품들은 서페이서 안 뿌리고 간단하게 게이트 자국과 파팅라인 제거 정도만 해주고 바로 도색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메탈릭 도색과 사포질/서페이서는 궁합이 그다지 좋지 않으니까요(라고 쓰고 '귀찮으니까요'라 읽습니다^^).
2012. 3. 24. 08:02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3 - 먹선/데칼/마감

표면 정리 후 8개월간 방치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도색 이후엔 바로바로 완성하자고 마음 먹었으나...
그놈의 파이널 판타지 13-2 한다고 또 몇 주간 방치했다가 돌아왔습니다^^

우선 먹선 작업입니다만, 표면정리 때 미리 패널 라인 등 먹선 넣을 부분을 깊숙히 파준 관계로 수월하게 넣을 수 있었습니다.
수월하다곤 해도 워낙 패널 라인이 많은 Real Grade인지라 정말 오래 걸렸네요ㅜㅜ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RG 킷이 사이즈가 더 큰 MG보다도 먹선 작업량이 (훨씬ㅠㅠ) 더 많다는 것입니다.

오웃, 그런데 제가 프라에서 잠시 손을 놓고 있던 사이에 타미야에서 놀랍도록 편리한 제품이 나왔습니다.
이름 하여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Panel Line Accent Color)!
기술적으로 대단한 물건은 아니지만...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제품이랄까요?
에나멜 먹선작업에 안성맞춤인 제품입니다.
혹시라도 에나멜 먹선 테크닉을 모르시는 분을 위해 좀 설명 드리자면...
에나멜 도료 원액 : 신너 비율을 1 : 5~10 정도로 묽게 희석하여 패널라인 일부에 붓으로 콕 찍어줍니다.
그러면 모세관 현상에 의해 저절로 전체 패널 라인에 쪽쪽 퍼져나가주죠(요거 보고 있으면 상당히 쾌감이 있다는^^).
그리고 건조된 후에 붓자국과 삐져나온 자국 등을 신너로 살짝 지워주면 패널라인 먹선이 완성됩니다.

그런데 기존 에나멜 도료로는 희석 농도 맞추기가 어려우며, 작업 후 붓과 조색접시 등을 세척하기가 귀찮다는 불편한 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희석 농도는 너무 진하면 먹선이 잘 안 퍼지고, 너무 연하면 패널 라인의 색상 균일성이 떨어져서, 나름 까다롭게 맞춰야 하는데...
보통 먹선 용으로는 에나멜을 코딱지만큼밖에 안 쓰니까 도료와 신너의 양을 계량하기도 힘들고 농도 맞추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는 이미 패널 라인 먹선 넣기에 적절한 농도로 희석되어 있어서 농도 잘못 맞출 걱정도 없고,
병에 붓까지 달려있어서 쓰기도 편하고, 보관도 편하고, 세척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것도 딱 제가 자주 쓰는 색깔 별로 그레이, 블랙, 브라운의 3종이 출시돼 주었습니다.

RG 엘 스트라이크 작업에서는 세 가지 색을 각각 다음과 같이 부위 별로 적용했지요.

  • 그레이 : 흰색 장갑 부분
  • 브라운 : 붉은색, 노란색 장갑 부분
  • 블랙 : 파란색 장갑, 회색 프레임 부분

저는 처음에 Panel Line Accent Color 그레이의 색이 너무 밝아서 걱정 했습니다.
내부 프레임 색이 화이트 : 블랙 = 2 : 1로 섞은 밝은 회색인데, 그보다도 더 밝고, 거의 서페이서의 색과 맞먹을 수준의 밝은 회색입니다.
그런데 이게 실제로 먹선을 넣어놓고 보니 또 꽤 괜찮고 잘 어울리더군요.

그래서 ☞먹선이 검정색이 아닌 더 흐린 색이 잘 어울리는 이유☜에 관해 생각하고 정리해봤습니다.

저처럼 먹선 색상에 대해 고뇌^^해보신 적 있는 분이라면 링크의 글을 한 번 읽어보시길...


아무튼 먹선은 잘 일단락되었고요. 문제는 데칼인데...
RG 엘 스트라이크가 발매된 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소드/런처 스트라이커 팩까지 발매됐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RG 스트라이크 용 반다이 제 습식 건담데칼은 발매 예정조차 안 잡혀 있습니다.

걱정 되는 건 RG 스트라이크 데칼뿐만 아니고 별매 건담 데칼이라는 시리즈 자체가 재작년말 이후로 1년 넘게 신제품 소식이 없다는 겁니다.
그나마 최근에 건담 데칼 DX라는 한정판 소식이 들려왔지만... 알고 보니 그냥 예전 데칼들을 크게 한 장에 모은 것뿐이더라고요.
1년 전의 동일본대지진으로 반다이의 별매 습식 데칼 신제품 설계 부서가 피해라도 입은 걸까요?
아니면 건담 데칼이 잘 안 팔리니깐 이제부턴 일반 판매 안 하고 한정판 장난질을 치겠다는 걸까요-_-?

아무튼 RG 스트라이크 건담 데칼이 안 나온다고 작업을 중단하고 데칼 나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건 영 성격에 안 맞고...
조사를 좀 해봤더니 작년 11월에 모델링홀릭 카페의 '칠식이' 반찬식님께서 RG 스트라이크 데칼을 만들어서 판매하셨더라고요.
연락을 드려보니 시간이 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재고가 있다고 하셔서 급히 공수해왔습니다.
대부분은 찬식님 데칼을 사용했으며 일부 기존 MG 스트라이크 용 반다이 습식 데칼 또는 범용 코션 데칼을 붙였습니다.
데칼링은 기본적으로 설명서를 따르되, 일부는 PG 스트라이크를 흉내내어 다르게 붙이거나, 다른 위치에 붙인 것들도 있습니다.
PG 스트라이크 흉내를 내자면 스커트의 요 커다란 CINQUE 마크를 빼놓을 수 없죠.
Cinque(칭퀘)란 스트라이크의 형식 번호인 GAT-X105의 마지막 숫자 '5'의 이탈리아어 표기입니다.
제가 PG 스트라이크를 만들 때는 데칼링 후에 페이즈 시프트 아머의 독특한 재질 표현을 위해 펄 파우더를 뿌려주었습니다만...
귀찮아서RG 같은 작은 스케일에는 안 어울릴 것 같아서 생략했습니다.

수퍼 아이언 실버로 도색한 어드밴스트 MS 조인트(AMSJ)의 마감은 유광 우레탄 클리어로 했는데요.
역시 우려했던 바대로 가동시에 까지는 관절 부분도 있고(팔꿈치 관절),
가동부분이 너무 빡빡해서 관절이 빠지기도 하더군요(허벅지 장갑 연동 부분)ㅜㅜ
다음번에 AMSJ를 도색할 때는 좀더 신경써야겠습니다.
AMSJ는 그냥 1차 도색까지만 하고 마감제는 안 뿌리는 게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그 외 부분은 전체적으로 SMP 무광 우레탄 클리어로 마감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번엔 SMP 무광 우레탄 클리어의 보존기간이 오래 돼서 그런지 칠하면서 트러블이 많았습니다.
에어브러시 노즐이 막힌다거나 부품 표면에 이따만한 알갱이가 박힌다거나...

SMP 제품들 싼 맛에 잘 써왔는데, 가끔씩 이렇게 트러블이 발생하곤 하면 정신적 비용이 더 크죠-_-
그리고 요즘은 가격도 올라서 안 쌉니다. 15ml 도료가 SMP는 현재 2100원 하는데, 가이아노츠는 일본에서 보통 160엔이면 사니깐 비슷합니다.

맘 같아선 쓰던 SMP 제품들 다 퇴출시켜버리고 싶습니다만... 딱히 대안이 없네요.

가이아노츠나 피니셔즈 도료 제품들은 국내에선 구하기가 힘들고...
GSI크레오스 제품들은 성능도 별로 안 좋으면서 가격만 비싸고...
E5라든지 다른 국내 도료업체들은 SMP 이상 못 미덥고...

무광 마감제로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를 사고 싶어도 국내 판매점은 모두 품절이고요.
피니셔즈 수퍼 플랫 코트도 사고 싶지만 K모샵에서 20cc짜리가 18,260원이라니...플랫 베이스 대신 금가루라도 탔냐?
나중에 가이아노츠와 피니셔즈 제품 해외구매라도 한 판 뛰어야겠습니다.

네, 뭐, 아무튼... 눈과 엘 스트라이커 팩 분사구 같은 곳에 킷에 들어있는 메탈릭 스티커를 붙여줌으로써 모든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2012. 1. 22. 09:26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2 - 도색

표면정리까지만 하고 묵혀두었던 엘 스트라이크 건담을 8개월만에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그동안은 프라가 아닌 차 표면정리^^에만 빠져있었더랬는데... 추운 겨울이 되니깐 그짓^^도 귀찮더라고요.
나름 자동차 월동준비도 다 해줬고, 이제 다시 건프라 복귀!!
겨울은 역시 따땃한 아랫목에서 조립이나 하는 게 최고입니다만... 역시 프라질의 꽃은 도색이죠~
도색은 환기와 통풍 관계로 겨울 날씨에 하기가 만만치는 않습니다만... 세차에 비하면야^^

8개월 전 제작기에서 RG 어드밴스트 MS 조인트(AMSJ)의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 재질 런너에 각종 모형용 프라이머를 뿌렸다가
완전 모두 실패한 모습-_-을 보여드렸는데요.

결국 모형용 프라이머/서페이서 중에선 AMSJ에 적합하게 PP표면에 도료를 잘 정착시켜주는 제품을 찾을 수 없었고,
꼭 모형용이 아니라 하더라도 PP 전용 프라이머 제품을 찾는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실은 집에 PP전용 프라이머라는 딱지가 붙은 제품이 이미 있었는데...(사진 왼쪽)
문제는 도색용이 아닌 접착용이라서... 설명서에는 PP 재질 표면에 칠한 후 마르자마자 순간접착제를 발라서 접착시키라고 합니다.
제 경우 접착을 할 게 아니니 프라이머가 마르자마자 도료를 칠해야 된다는 건데... 도색 공정상 쉽지 않아 얘는 후보에서 탈락시켰습니다.

그래서 결국 인터넷을 검색해서 PP 재질에 사용할 수 있는 도색용 프라이머를 구입했습니다(사진 오른쪽).
노루표 자동차용 플라스틱 프라이머 PP-100이란 제품인데요. 참 공업용스럽게 생겼죠-_-?
용량도 1ℓ나 됩니다. 모형용 서페이서처럼 회색 제품도 있는데 그건 4ℓ라서-_- 포기하고 1ℓ짜리 투명 프라이머로 했고요.

'자동차용'이니깐 혹시라도 킷이나 에어브러쉬에 해가 되지는 않을까 해서 런너에 실험해봤습니다.

건프라의 주된 재질인 폴리스티렌(Polystyrene, PS), 그리고 관절 폴리캡 재질인 폴리에틸렌(Polyethylene, PE),
프레임 가동부에 많이 쓰이는 ABS(Acrylonitrile Butadien Styrene), 그리고 ABS와 함께 AMSJ에 들어가는 폴리프로필렌(PP),
이렇게 네 재질의 런너를 조금씩 잘라서 조색 접시에 넣고 PP-100 프라이머 제품을 부었습니다.

10초도 지나지 않아 PS 런너의 붉은 색이 프라이머 용액에 녹아 나옵니다.
그리고 30분을 이 상태로 놔두니 PS 런너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떡이 돼버리네요.
ABS는 PS처럼 완전히 녹아내리진 않았지만 자세히 보면 녹아서 번호가 뭉개진 걸 알 수 있습니다.
재질이 녹아서 물러졌기 때문에 핀셋으로 집으면 핀셋이 런너에 푹 박혀버립니다.
PE와 PP 재질 런너는 30분을 담가놔도 눈에 띄는 이상은 없었고, 안전한 것 같네요.

사실 30분이나 푹 담가놓는다는 것은 상당한 가혹환경 테스트이고,
그냥 에어브러쉬로 뿌려주기만 하는 정도라면 ABS와 PP로 이루어진 AMSJ에 큰 위해는 끼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지만 PS 재질의 일반 부품에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일반 부품에 쓸 수 없다면 대체 저 1ℓ는 언제 다 쓰냐고요ㅜㅜ)

그리고 정말로 PP 재질 도료 정착에 좋은 효과가 있는지 도색 실험도 직접 해보았습니다.
이 프라이머는 신너로 희석하지 않고 바로 뿌리는 제품인데, 점성이 다소 있어서 2기압 이상의 압력으로 뿌려줘야 매끄럽게 칠해집니다.
이전 실험과 마찬가지로 프라이머를 뿌린 24시간 후에 SMP 울트라 화이트를 칠해주고, 다시 24시간 건조시킨 후에 긁어봤습니다.

손톱으로는 거의 안 긁힙니다.
그리고 아트나이프로 긁으니 아래처럼 정확히 칼로 긁은 부분만 벗겨지더군요.
손톱으로 살짝만 긁어도 나무껍질 벗겨지듯 확 들고 일어나던 다른 프라이머들과 완전 비교됩니다.

노루표 PP-100 자동차용 플라스틱 프라이머 제품 꽤 괜찮네요^^
AMSJ 도색에 딱 알맞은 제품을 찾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폴리캡이 외부로 노출되는 일부 킷 등 폴리캡 도색이 필요할 경우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폴리캡의 PE 재질은 연질이라서 프라이머가 아무리 좋아도 가동하다보면 도색이 깨질 수밖에 없긴 합니다만...

최대한 취급에 주의하시면 어느 정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포장단위가 너무 큽니다. 일생동안 RG 프레임만 도색하든지 누군가와 나눠 써야 할 듯...

 

 

AMSJ에는 위의 PP-100 프라이머 시공 후 SMP 수퍼 아이언 실버(단종되었음)를 올려주었습니다.
AMSJ같은 가동 프레임 뼈대 부분은 역시 메탈릭이 잘 어울릴 것 같죠?
도색이 조금 까지기는 했는데-_- 이건 프라이머의 문제라기보다는 관절 부품이라는 특성 상 동작 시 마찰되는 부위가 까진 겁니다.

어드밴스트 MS 조인트 이외의 대부분의 부품들은 모두 GSI 크레오스 서페이서 1000(회색)으로 표면정리를 마무리했고요.

흰색은 RG 사출색을 반영해서 3가지로 해주었습니다.
가장 밝은 흰색: SMP 울트라 화이트
약간 어두운 흰색: SMP 울트라 화이트 (95%) + SMP 울트라 블랙 (5%)
갈색 느낌 나는 어두운 흰색: SMP 울트라 화이트 (85%) + SMP 탠(15%) + SMP 울트라 블랙 약간

갈색 느낌 나는 어두운 흰색은 처음엔 흰색에 초콜릿색을 섞어봤는데, 갈색 느낌이 아니고 붉은 느낌이 나는 어두운 흰색이 나오더군요.

생각해 보니 커피우유가 누런 갈색인 반면 초코우유는 약간 붉은색이죠.

그래서 커피우유 색에 가까운 탠(tan)을 사용해서 다시 조색했습니다.

일부 부품은 원 사출색과는 달리 PG 스트라이크나 RG 퍼스트 건담 같은 느낌으로 분할 도색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출색 대로 칠하면 도색 안 한 것 같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꼭 있어서-_- 요런 식으로 살짝 배리에이션을 주는 게 좋겠죠?

도색 여부도 못 알아보는 사람이 분할도색을 알아볼 확률이 얼마나 될지는 논외로 합시다-_-

레드도 RG 사출색처럼 2가지로 했습니다만 역시 RG 사출색과는 다르게 칠한 부분이 한두 군데 있습니다.
먼저 공통으로 SMP 울트라 화이트를 바탕색으로 깔아주었고요.
밝은 레드: Finisher's 브라이트 레드 (90%) + Finisher's 파운데이션 화이트 (10%)
어두운 레드: Finisher's 실크 레드

RG 스트라이크의 파란 사출색은 원래 1종류이지만 억지로 2가지로 나눠봤습니다.
밝은 블루: Finisher's 수퍼파인 코발트 (40%) + Finisher's 블루퍼플 (40%) + Finisher's 파운데이션 화이트 (20%)
진한 블루: Finisher's 수퍼파인 코발트 (60%) + Finisher's 블루퍼플 (40%)
노란색은 Finisher's 딥 옐로우(90%)에 Finisher's 파운데이션 화이트를 약간(10%) 섞어서 칠했습니다.
레드와 마찬가지로 바탕색은 SMP 울트라 화이트로 깔아줬고요.


엘 스트라이커 팩의 검정색은 가이아노츠 미드나이트 블루를 사용했습니다.

관절이나 프레임 부분은 원래 픽스 풍의 밝은 회색으로 도색하고 싶었습니다만...
스트라이크 건담은 프레임이 외부에 많이 노출되는 디자인인데,

외부 노출 프레임을 밝은 색이나 메탈릭 컬러로 도색한 다른 작례를 보니 뭔가 좀 들떠 보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예전에 PG 스트라이크 도색 작업에서 했던 것처럼 노출된 프레임과 그렇지 않은 프레임을 다른 색으로 칠했습니다.

노출된 프레임과 무기는 PG 스트라이크 작업에도 사용했던 GSI 크레오스 건담컬러 CG101 팬텀 그레이로 칠했습니다.

사출색과 거의 비슷하게 블랙에 가까운 진한 회색인 듯...


관절이나 버니어처럼 노출이 덜 되는 전형적인 프레임 부위는 밝은 회색으로 칠했는데, 처음 계획했던 밝은 회색보다는 좀 어둡네요.

SMP 울트라 화이트 : SMP 울트라 블랙 = 2 : 1 비율로 조색했습니다.


킷에 동봉된 메탈릭 스티커를 마스킹 테이프처럼 활용해서 이런 식으로 분할 도색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머 슈나이더 칼날 부분은 진짜 칼처럼 보이라고 SMP 크롬 실버(수퍼파인 크롬으로 명칭 변경되었음)로 칠했습니다.

빔 사벨은 투명하게 빛나는 빔의 느낌을 주기 위해 웨이브 제 붉은색 마이크로 펄 파우더를 뿌렸습니다.

메인 카메라와 라이플의 조준경 부분은 파랗고 투명한 느낌을 주기 위해 푸른색 마이크로 펄 파우더를 뿌려줬습니다.
카메라 아이 부분은 전체적으로 무광 검정으로 도색한 뒤 눈 부분만 지워줘서 투명하게 비치도록 했습니다.
눈알 부분이 톡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이것으로 도색은 완료!
이제 먹선 넣고 데칼 붙이고 클리어 코트를 올리면 될 텐데요.
RG 스트라이크가 나온 지 9개월이나 됐음에도 불구하고 습식 건담 데칼이 아직도 발매가 안 됐습니다.
그렇다고 킷에 들어있는 '리얼리스틱 데칼'이라고 이름은 거창하지만 실상은 스티커인-_- 물건을 붙여주긴 쫌 그런데...

뭐 어떻게든 되겠죠^^

2011. 5. 14. 10:23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1 - 사포질

오랜만에 신상 리뷰도 썼것다, 탄력 받아 RG 엘 스트라이크를 도색까지 달려보려고 합니다.

5월 첫 주 징검다리 연휴가 정말 절호의 찬스였는데...
5월 6일에 휴가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말 안 통하는 개구쟁이 한 명이 있으니 절호의 찬스고 뭐고 하루에 프라 작업 할 수 있는 시간은 회사 출근할 때랑 아무 차이가 없습디다ㅜㅜ
그래서 열흘 동안 진행한 작업이라곤 겨우 사포질뿐-_-

일단 디테일업의 기본인 뿔과 칼을 깎았습니다.

왼쪽이 뿔 깎기 전, 오른 쪽이 뿔 깎은 후...


아머 슈나이더도 좀더 칼처럼 보이도록 날을 세웠습니다.
위쪽이 칼 갈기 전, 아래쪽이 갈아낸 후...

뿔이나 칼처럼 좁은 면을 각을 세워 갈아내는 것은 사실 사포 종류로는 예쁘게 되기 힘들고요,
カンナマスター 또는 Planing Master 혹은 파팅라인 마스터 같은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파팅라인 제거용품이 효과가 발군입니다.


나이프와는 달리 사진의 화살표처럼 날의 직각 방향으로 밀어서 표면을 긁어내는 도구랍니다.
이건 요즘 국내에선 구하기 힘드니, 대용품으로 아트 나이프 날을 세워서 칼 옆 방향으로 긁어주셔도 됩니다.
(근데 나이프로 이 짓을 하면 칼날이 나갈 확률이 높으니-_- 칼날이 저렴한 아트 나이프를 쓰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RG 스트라이크에는 RG답지 않은 골다공증 부품들이 많습니다.
스커트 안쪽은 물론이고 어깨 가동부 안쪽이나 무릎 부품 안쪽, 실드 안쪽 등등...
그래도 다른 부분들은 눈에 잘 안 띄는 위치에 있길래 레드 썬~했지만
이 실드의 노란 부품은 참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으면서도 찍어내다 만 듯한 모습을 자랑하더군요.


그래서 오른쪽 사진처럼 구멍난 곳을 퍼티로 메꾸고 좀더 입체적으로 보이게 깎아주었습니다.
골다공증 메꾸는 데는 폴리퍼티를 사용하는 게 정석이겠지만...
요 손톱 때만한 곳 때우자고 경화제랑 30:1로 계량해서 섞고 그러는 작업은 못할 짓 같아서 락커 퍼티로 두어 번 칠해서 메꿨습니다.

헤드 양쪽의 발칸을 메탈 부품으로 디테일업해줄까도 생각해봤는데...
발칸이 달려 있는 부분의 부품이 좁고 얇아서 쉽지 않아보이더군요. 그래서 패스~


이런 작업들을 다 해주고 나선 부품의 패널라인들을 찐하게 다시 그어주었습니다.
얕고 희미하면서 자잘한 패널라인들이 많아서 그냥 도색하고 나면 먹선 긋기가 꽤 곤란할 것 같더라고요.
근데 패널라인 진하게 새로 파줘야 할 곳이 정말 많더군요.
코딱지만한 부품에 오밀조밀하게 패널라인하고 몰드는 어찌 그리 많은지...
사진은 한 장도 없지만 이번에 한 일 중에 시간이 제일 오래 걸린 작업이 패널라인 다시 파기였네요. 며칠 걸렸습니다ㅜㅜ

그리고는 이제 대충 표면 사포질까지 완료~

손톱 만한 부품들에 수축은 왜 그리 많은지...-_-

퍼티질 하기는 귀찮아서 그냥 온리 사포질로 수축면들을 잡아줬습니다.



이제 서페이서 뿌릴 타임이 왔습니다.

작년 12월에 집을 이사했습니다만... 이사 후로 컴프레서와 에어브러시를 한 번도 안 돌려봤습니다.
사실은 아예 짐에서조차 안 풀었었죠.
드디어 5개월 만에 도색 환경을 연결하고 꾸며봤습니다.


스프레이 부스는 타미야 '스프레이 워크 페인팅 부스' 구형 제품인데 흡입력이 딸립니다, 딸려요.
서페이서처럼 분진 많이 나오는 도료를 뿌리면 아무리 흡입구에 정조준해서 뿌려도 온 방안에 분진이...
방진, 방독 마스크는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죠.
스프레이 부스를 교체하고 싶긴 하지만 귀찮고, 돈도 없고...


그리고 자바라 호스는 장윤 형님이었던가 누구한테 들은 대로 골판지 상자를 이용해서 창문 틈을 밀폐하고 구멍으로 빼냈습니다.


음하하 이젠 마구마구 뿌려대기만 하면 된다~~~고 하기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RG 건프라의 어드밴스트 MS 조인트(이하 AMSJ)의 재질이 문제인데요.
ABS와 폴리프로필렌(이하 PP)의 이중사출로 되어 있습니다만...
ABS는 락커 신너에 의해 재질이 열화된다는 문제가 있고, PP는 표면에 도료가 정착이 안 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ABS는 신너 성분이 고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부품을 분리해서 조심조심 도색하는 것이 원칙인데,
AMSJ는 특성 상 분리 안 되는 부분이 많아서 걱정이고요.

더 문제는 PP입니다.
무엇에든 잘 들러붙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성질 때문에 이중사출을 하고도 관절이 붙어버리지 않고 가동이 가능한 AMSJ가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이고,
식품 포장지 안쪽면 코팅 등에도 널리 쓰입니다만...
도색을 하고 나서 잘 벗겨진다는 문제가 있죠ㅜㅜ

그래서 PP 재질 부분에는 좀 뭔가 특수한 표면처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만...
때마침 GSI크레오스 사에서 'Mr. 프라이머 서페이서'라는 신제품이 나왔네요.
기존의 서페이서는 폴리스티렌이나 ABS처럼 락커도료와 친화력이 좋은 재질 용이라면,
Mr. 프라이머 서페이서는 그런 재질은 물론이고 금속이나 레진에도 적합하다는 겁니다.

'오호~ 반다이하고 사이가 좋은 GSI크레오스에서 RG 시리즈 발매 시기와 비슷하게 이런 신제품이 나왔다는 것은...
혹시 RG의 AMSJ에 쓰라고 나온 것인가?'
라는 생각에 바로 구입했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런너를 이용해서 한 번 실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AMSJ의 런너는 100% PP 재질입니다. ABS 소재의 런너는 제조 과정에서 떼어내 버리는 듯...)
비교를 위해 집에 있는 각종 프라이머, 서페이서류를 모두 동원했죠.
아래 사진을 보시면 왼쪽부터 Mr. 프라이머 서페이서, Mr. 서페이서, Mr. 레진 프라이머, Mr. 메탈 프라이머, Finisher's 멀티 프라이머입니다.
이것을을 아래 사진에서 빨간 선으로 연결된 부분에 뿌렸습니다.


이들을 각각 두 겹으로 뿌린 후 하루를 건조시킨 뒤 아래 사진처럼 도료도 두 겹으로 뿌렸습니다.
사용한 도료는 SMP 울트라 화이트였고요.


그리고 또 하루를 건조시킨 뒤 일단 손톱으로 살살 긁어보았습니다.
손톱으로 긁어도 멀쩡할 경우 사포나 아트 나이프로도 긁어보려 했는데...
손톱만으로도 모두 긁히더군요ㅜㅜ
느낌 상 신상 프라이머 서페이서가 젤 잘 긁히는 것 같은...

 
아 이제 어쩌죠-_-?

손끝의 느낌에 주의해 가면서 긁어보니 레진 프라이머가 확실히 다른 프라이머류보다는 좀더 피막이 강하고 덜 긁힌다는 건 알 수 있었습니다.
그치만 레진 프라이머는 ABS 재질에는 잘 안 먹힌다고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ABS와 PP가 막 뒤섞여 있는 AMSJ에 선뜻 뿌리기는 좀 그렇네요.

레진 프라이머 다음으로 피막이 괜찮았던 것은 Finisher's 멀티 프라이머 같습니다.
근데 뭐 사진을 보셔도 아시겠지만 레진 프라이머는 다른 것들과 확실히 차이나는 반면,
멀티 프라이머는 '고만고만한 것들 중에 꼭 하나를 뽑긴 해야 한다면 그래도 느낌 상 얘가 좀 나은 것 같다' 수준입니다-_-.

아 이제 어쩌죠-_-?
AMSJ 실제 부품에는 런너와는 달리 사포질을 했기 때문에 표면이 거칠어서 그나마 좀 덜 벗겨질 것 같기는 한데...
그냥 멀티 프라이머 뿌리고 도색한 후 안 벗겨지길 강하게 염원할-_- 계획입니다만...
이 방법 말곤 별로 뾰족한 수가 없는 걸까요?

2011. 4. 27. 11:14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5 - 도색 (2010년)

원래는 도색을 완벽히 끝내고 나서 전체적으로 글을 정리해서 올리려고 의도했는데...
이건 뭐 몇 달씩 기약 없이 손을 놓고 있는 통에...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마음을 다잡는 의미에서라도 일단 작년까지-_- 진행한 도색작업 내용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워낙에 오랜만이라 다시 적자면, 이 작업은 원래 작년 '민봉기의 건프라 월드' 카페 컨테스트를 목표로 하던 작업입니다.
초반에 너무 게으름을 피우다 보니 막판에는 시간이 없어 컨테스트 마감 날짜 맞추려고 일단 대충대충 도색에 개발새발 먹선을 넣었더랬습니다.
그런데 며칠 밤 새며 헤롱거리는 정신머리에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즈질 작업질을 해서 컨테스트 출품해봤자 좋은 점수도 못 받을 것이고, 내 이름으로 이딴 물건을 내놓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며,
차라리 컨테스트를 포기하고 시간은 좀 오래 걸리더라도 다 다시 제대로 만드는 게 낫겠다고요 (이렇게나 오래도록 완성이 안 될 줄은 몰랐죠-_-).

그럴 때 때마침 울고싶은 놈 뺨 때리듯 에어브러시 컨디션이 급속히 나빠져 주시고,
우레탄 마감제도 찐득하게 굳어져버리면서 막 방울방울 뿌려져 버리시고...
그래서 컨테스트 포기 결정!

일부 부품들은 마감제까지 올렸음에도 눈물을 머금고 신너탕에 담궈 도색을 다 벗겨낸 후 도색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신너탕

컨테스트 기한에 맞추겠다고 허겁지겁 도색하고 먹선질한 게 맘에 안 들어서 새로 칠하긴 해야 하는데...
제가 웬만하면 도막 두꺼워지는 것에 대해 눈 질끈 감고 현 상태 그대로 덧칠하겠습니다만...
사용한 마감제가 우레탄 클리어(SMP제)라서 마감제 올린 부품들은 안 벗길 수가 없었습니다.
제조사에서는 자기네 우레탄 클리어 위에 락커 도료를 덧칠할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장을 못한다나 뭐라나...-_-

그래서 신너탕에서 도색을 말끔히 다 벗겨냈습니다.
가급적이면 우레탄 마감제만 벗겨내고 싶긴 하지만 그게 어디 그렇게 마음대로 되나요?
괜히 일 줄이려다가 도리어 나중에 표면이 정말 이상하게 되어 일이 더 커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도료와 서페이서까지 빡빡 다 벗겨냈습니다.
보통 락커 도료는 신너탕 속에서 사르르~녹아 없어지지만
우레탄 마감제는 손을 물에 오래 담그면 손바닥 피부가 쪼글쪼글해지는 것처럼 쪼글쪼글한 막 형태가 되어 벗겨집니다.
으으~ 징글징글... 이거 잘 닦아내지 않으면 지저분해지겠더라고요.

말은 신너탕이라고 해도 공업용 신너 담은 통에 부품을 한동안 담궜다가 헹구는 문자 그대로의 신너탕은 레진 부품에만 실행하였고요.
신너에 녹을 수도 있는 인젝션 부품은 붓으로 모형용 신너를 찍어 바른 후 붓과 휴지로 표면을 닦아낸 정도입니다.
화학적으로 취약한 ABS 부품은 신너 때문에 파손될 우려가 있으니 신너를 가급적 쓰지 않고 사포로 갈아내...는 게 정석이겠지만...
아시다시피 ABS 부품은 가동부위에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거 참 형태가 오밀조밀하고 입체적이어서 전면 사포질이 매우 귀찮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ABS 부품은 그냥 레드썬~하고 재도색 포기했고, 정말 못봐주겠다 싶은 몇 개 부품만 조심조심해서 신너로 닦아냈습니다.

신너탕을 하면 도료와 서페이서, 거기다가 락커 퍼티까지 다 깨끗이 씻겨나가기 때문에 표면정리부터 다시 해줘야 됩니다ㅜㅜ
색칠할 때 들였던 시간보다 그 칠해진 색 지우고 복구하는 데 든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렸네요.


센티넬 풍 분할 패턴

당초에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제작 컨셉을 잡을 때 파란 부분은 GFF 제타플러스처럼 센티넬 풍 색분할 무늬를 넣겠다고 계획했습니다만...
컨테스트 마감에 쫓길 때 이 부분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어 그냥 계획을 취소하고 과감하게 단색으로 칠했더랬습니다.

하지만 그래서야 다른 사람이 만든 것과 차별화도 안 될뿐더러 '남자라면 초지일관'이 중요하겠기에
처음 계획으로 되돌아가
센티넬 풍 분할 패턴을 다시 넣기로 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포토샵을 이용해서 대략적인 컬러링 스킴을 그렸습니다.




좀 그럴 듯한가요?
GFF 제타플러스와 MAX 와타나베 씨의 아무로 전용 제타건담 작례의 색분할 패턴을 참고했습니다만
둘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는 푸른 색 부분의 위치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제가 대충 알아서 그렸습니다-_-.


조색 레시피

컨테스트에 출품하려 했던 작품이니만큼 발색도 좋고 웬만큼 실수해도 깔끔하고 예쁜 표면을 뽑아주는 Finisher's 도료를 가지고 조색했습니다.
피니셔즈 도료를 사용해서 가급적 '마스터 피스 롤아웃 제타 건담' 책에 나온 작례와 비슷한 색을 흉내내려 노력했습니다.
메인으로 사용한 색깔은 아래 다섯 색입니다. 왼쪽부터...

 

 본체 화이트
파운데이션 화이트 (100%) + 블루 퍼플 (극미량^^)
 장갑 그레이
파운데이션 화이트 (95%) + 퓨어 블랙 (5%)
 프레임 그레이
파운데이션 화이트 (90%) + 퓨어 블랙 (10%)
 진한 블루 수퍼파인 코발트 (60%) + 블루퍼플 (30%) + 파운데이션 화이트 (5%) + 수퍼딥 블루 (소량) + 루미 핑크 (소량)
 밝은 블루
위의 진한 블루(80%) + 파운데이션 화이트 (20%)

약간 커멘트하자면 파운데이션 화이트 + 퓨어 블랙의 회색은 발색과 은폐력은 좋지만 도료가 마르면서 처음 조색한 색보다 어두워집니다.
그래서 퓨어블랙 섞는 농도를 처음부터 많이 낮춰서 조색했습니다.
조색할 때는 '블랙 5% 섞는다고 뭐 회색 티 나겠어?' 싶지만 건조 후에는 진짜 '본격적인 회색'이 됩니다.
피니셔즈 이외의 도료로 동일한 색을 내려면 좀더 블랙이나 그레이를 많이 섞어줘야 할 듯하고요.

이건 파운데이션 화이트 도료의 특성 같습니다.
나노입자 어쩌구... 특성 때문인지 다른 도료와 섞은 후 오래 놔두거나 건조시키면 파운데이션 화이트 도료 입자는 가라앉고 다른 도료는 뜹니다.
다른 도료와 조색해서 칠한 후 건조시켜 보면 확실히 액체상태일 때보다 색깔이 더 진해집니다(화이트 성분이 좀 빠집니다).
그래서 은폐력 낮은 붉은색 계열이나 노란색 계열에 섞어주면 착 가라앉아서 마치 밑색으로 화이트 깔아준 듯한 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블루 조색은 최대한 선명하고 짙으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색이 되도록 고심하다가 별별 도료들을 다 섞어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패착이다 싶었던 건 수퍼 딥 블루였는데요. 얼마 섞지도 않았는데 색의 채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더랬습니다.
그래서 색을 되살리려고 메인 컬러들을 처음 넣었던 양만큼 더 넣어주고, 화이트로 밝게도 해보고 별 짓 다 해봤음에도 차도가 없더군요.
그 때 혜성처럼 나타난 구세주가 있었으니... 바로 루미 핑크(형광 핑크)였더랬습니다.
몇 방울 안 섞어주었는데도 색이 급속히 살아나며 퍼플 색감이 강해지더군요.

뭐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원하는 파란색을 얻긴 했습니다만...
사실 저기서 수퍼 딥 블루는 아예 빼버리고 파운데이션 화이트와 루미 핑크의 양을 좀 줄여도 동일한(또는 더 나은) 색이 나왔을 것 같네요.
덕분에 수퍼 파인 코발트 도료 한 병을 완전 다 썼고, 먹고 죽을 만큼의 파란색 조색 도료가 남았습니다-_-
이 조색 도료 때문에라도 다음번 도색 킷은 리젤 확정... 일까요?

위 표의 색들 외에 조금씩 사용된 색으로는 버니어 부 테두리 노란색(SMP하우스 오렌지 옐로우 + SMP 울트라 화이트)과
서브유닛 메인 노즐의 은색(SMP 수퍼 아이언 실버)이 있습니다.
노란색은 아무래도 은폐력이 떨어지는 감이 있어 서페이서 위에 직접 칠하지 않고 본체 화이트 색을 깔아준 후 올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메탈 재질의 버니어 부품들은 클리어 컬러로 도색하여 너무 생철판 느낌이 나지 않게 하면서도 특유의 금속 광택도 살렸습니다.
버니어 내부 기구들은 SMP 클리어 블러드 레드 + 울트라 클리어, 메인 버니어 안쪽은 SMP 클리어 오렌지,
메인 버니어 바깥쪽과 헤드 발칸은 GSI크레오스 스모크 그레이를 칠했습니다.

클리어 오렌지나 스모크 그레이는 색 농도가 옅기 때문에 그대로 신너에 희석해서 뿌려도 괜찮지만 클리어 레드나 블루 같은 색상은 너무 진해서
신너만으로 희석해서 뿌리면 너무 순식간에 원하는 색보다 진해져버리든지 너무 묽어서 한 곳에 고여버리든지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클리어 도료와 거의 같은 양의 그냥 투명한 클리어(울트라 클리어, 수퍼클리어)를 타서 쓰죠.
클리어 대신 투명한 메탈 프라이머를 섞어도 무방합니다.

버니어 부품의 안팎을 서로 다른 클리어 컬러로 칠할 때는 뭐 대단한 테크닉은 아니지만 아래와 같은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클리어 도료는 아래가 비쳐보이기 때문에 마스킹을 한다고 하면 먼저 칠할 색이고 나중 칠할 색이고 모두 마스킹을 해야 되죠-_-


먼저 안쪽에 들어갈 클리어 컬러를 뿌립니다.
그리고 바깥쪽에 삐져나온 안쪽 색을 신너 묻힌 휴지 등으로 다 닦아버립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메탈 프라이머까지 다 지워져버리겠죠?
그래서 바깥쪽 색깔은 클리어 도료에 아예 메탈 프라이머를 섞어서 조색해주었습니다.
바깥쪽을 칠할 때는 에어브러시의 분사각을 잘 조절하면 도료가 안쪽에 묻지 않게 바깥쪽에만 칠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도료를 너무 많이 뿌려서 안팎의 테두리 부분에 도료가 방울지거나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죠.


제습기

작년 GPW 컨테스트의 마감 날짜는 8월 31일이었습니다만...
중부지방엔 8월 23일 월요일부터 8월 27일 금요일까지 연속 5일간 비가 왔습니다.
그 후로는 딱 그쳤냐면 그것은 절대 아니고, 이번엔 하루 걸러 하루씩 왔습니다. 9월 2일에는 태풍도 오고 말이죠.

제가 도색을 시작한 것이 딱 그 기간과 겹쳐서 도저히 비를 피해서 도색할 수가 없었습니다.
습도가 높을 때 도색을 하면 도색면도 탁해지고, 정착력도 떨어지고, 광도 잘 안 나고, 아무튼 도색이 잘 안 먹죠.
무광마감제의 경우는 백화현상도 일어나고 말입니다.

그렇게 절망하고 있을 때 @donnydr님의 제습기 제보가 있었습니다. 10만원대 중반으로 살 수 있고, 제습 효과가 정말 좋다고요.

그 때는 정말 컨테스트 마감이 절박했기 때문에 앞뒤 안 재보고 아래 제품을 13만원대 초반에 덜컥 주문해서 받았습니다.


위니아도 아닌 위닉스라는 듣보잡 메이커의 DHP-1305T라는 제품인데, 효과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힙니다.
스펙에 하루에 6L를 제습한다고 나오는데, 내심 '어느 정도 뻥튀기한 수치겠지' 싶었습니다만... 진짜였습니다.
처음 돌려본 날, 습도가 높아서 그랬는지 딱 세 시간만에 공기중의 습기 1L를(즉 하루에 8L) 물통에 모아놓더군요.


제습기 앞면 통풍구로 공기를 빨아들여 압축과 단열팽창을 거쳐 습기는 아래쪽 물통으로 뽑고
건조하고 따뜻한(아무래도 전기 에너지를 가하니 따뜻해질 수밖에 없겠죠-_-?) 공기는 뒤쪽 통풍구로 빼내는 식으로 동작합니다.

그래서 도색한 부품들을 제습기 뒤쪽에 널어놓고 말리면
제습 효과로 인해 백화현상 없이 매끄러운 도색 표면을 얻을 수 있는 데다가 따뜻한 바람으로 건조도 빨리 시켜줘서 딱 좋습니다.
뭐 전용 건조기 성능과는 비교 대상이 안 되겠지만... 건조기 없을 땐 제습기라도 이런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거죠. 


결국 컨테스트 출품의 꿈은 좌절되어 아직까지 제대로 제습기 덕을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이젠 날씨나 습도와 상관 없이 도색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는 점에서 손해 본 건 없는 것 같고요.
습기 많은 장마철 같은 계절에 가족 건강과 가정 위생에도 도움될 것으로 기대합니다(피부 건강에 최적의 습도는 50%라더군요).

제가 살 때는 13만원대 초반이었는데 8월말의 강력한 연속강우와 습한 날씨 덕에 불티나게 팔렸는지 18만원이 넘게 올랐습니다!!
반년 이상 지난 아직까지도 인터넷 최저가는 18만원대네요. 사놓길 잘했다는 느낌^^


이것으로 뭔가 특정 상품 광고처럼 되어버린 도색 제작기...라기보다는 도색 준비기-_-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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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3. 01:33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4 - 표면 정리


표면 정리라 함은 부품 표면의 단차, 수축이나 오목한 흠집은 퍼티로 메꾸고,
역시 단차, 게이트 자국이나 볼록한 흠집, 울퉁불퉁한 표면은 사포질을 해서 아름답게 정리된 표면을 만드는 작업이죠.

매끄러운 표면도 표면이지만 칼같은 각을 목적으로 표면정리를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특히 인젝션 제품 같은 경우 모서리가 둥글둥글 처리되어 있는 게 보통인데, 이게 아무래도 사실적이지 않고 멋이 없죠.
그래서 사포질로 표면을 열심히 깎아주시면 둥근 모서리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칼각이 잡힌 모서리가 남겠죠.

뭐 저도 시간적인 여유만 된다면야 모든 부품의 전면을 사포질하여 칼각을 잡겠지만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관계로 정말 눈에 확 띄는 문제점들만 처리했습니다.

특히 레진 부품들은 단차가 문제입니다.
인젝션 프라모델만 해보신 분들은 '단차'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실 겁니다.
인젝션 제품은 주형이 금속이기 때문에(그래서 보통 '금형'이라고 부르죠) 양쪽의 주형 사이에 오차가 거의 없고,
사출된 플라스틱에서 두 금형이 만나는 부분의 자국은 '파팅라인'이라고 하는 아주 얇게 톡 튀어나온 금 같은 형태만 남습니다.
파팅라인 같은 것의 처리야 뭐 사포 한 번 왕복 시키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주는 수준인데요.
레진 제품은 주형이 말랑말랑한 실리콘이라서 양쪽으로 분리되는 주형을 맞춰놓을 때 서로 살짝 어긋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운 나쁘면 레진 부품 상에 대략 1mm 정도까지 양쪽 표면 높이가 안 맞는 자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걸 단차라고 하고, 단차의 파여들어간 쪽 부분에는 퍼티를 올리고, 튀어나온 쪽 부분은 사포로 갈아서 평면을 맞춰줘야 하죠.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은 단차가 아주 심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없는 건 아니고 나름 상당량의 단차가 있습니다.
깜빡해서 사진 찍어놓은 것은 없네요.

1. 퍼티질

개수 작업이나 공작 작업에는 에폭시 퍼티, 폴리 퍼티, 순접 퍼티 같은 다양한 종류의 퍼티들이 많이 쓰이지만
표면정리에는 그야말로 전통적이고 가장 싼 일반 퍼티(= 베이식 퍼티, 락커 퍼티)를 씁니다.
일반 퍼티는 수축도 있고 굳는 데 오래 걸린다는(특히 지금처럼 초 다투는 시기엔ㅜㅜ) 단점이 있지만,
프라 표면에 찰싹 달라 붙고 기포가 안 생긴다는 점만으로도 표면정리에는 최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도 수축이나 단차가 너무 광범위해서 퍼티 떡칠을 해야 하는 부분은 일반 퍼티 굳는 데 시간이 하루 이상 걸릴 듯해서
순접 퍼티를 1차로 깔고, 그 위에 일반 퍼티를 얇게 발랐습니다.
순접 퍼티는 재료 자체가 분말이라서 그런지 사포질하고 나면 표면이 참 거칩니다.
그래서 그 위에다가 거의 반드시 일반 퍼티를 발라줘야 하고요.
시간상으로 여의치 않으면 일반 퍼티 대용으로 순접 퍼티에서 분말을 빼고 액체만 바른다거나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사용한 퍼티는 Cryth![채수동]님께서 일본으로부터 공수해 주신 Finisher's 락커 퍼티입니다(아래 사진 왼쪽).


제가 직접 시간 재서 비교해보지는 않았지만 피니셔즈 락커 퍼티의 장점은 빠른 건조시간인 것 같습니다.
타미야 베이식 퍼티 같은 경우 바르고 하루는 놔둬야 굳어서 사포질 가공이 가능했던 것 같은데,
피니셔즈 퍼티의 경우 서너 시간 후엔 딱딱하게 굳어서 사포질을 할 수 있더군요.
근데 잘 마르는 덕분에 신너는 필수입니다. 막 바르는 도중에도 굳기 때문에 원액 그대로 바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그리고 느낌상 사포질한 후의 표면도 다른 퍼티에 비해서 더 매끄러운 듯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관계로다가... 저거 다 쓰고 나면 그냥 다른 분들 많이 쓰시는 3M 레드 퍼티 쓰려고 합니다.

시간에 쫓기는 관계로 일단 프라판으로 개수한 부분과 레진 부품 중 표면 문제가 크게 눈에 띄는 부품 위주로 퍼티 작업을 했고,
인젝션의 수축 문제 같은 것은 레드 썬~ 해버렸습니다.


2. 사포질

표면정리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사포질입니다만...
전 웬만한 수축이나 흠 같은 건 레드썬~ 잘 하는 편인데 그래도 컨테스트작이라고 신경 좀 써서 열심히 사포질했습니다.
(이미 컨테스트 기간 지나서 탈락됐지만서도ㅜㅜ)

아주 예전에는 종이 사포 잘라서 많이 썼지만 사포스틱에 맛들인 이후로는 주로 사포스틱만 씁니다.
스틱 형태라 종이보다 잡기 편할 뿐더러 어느 정도 딱딱하기 때문에 손 왕복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판판한 평면을 깎기에 편하거든요.

제가 주로 쓰는 사포스틱은 HIQ Parts의 사포스틱이고요.
그런데 얘네들이 400번, 600번, 800번까지는 내구성이 아주 좋아서
사포질 많이 해서 먼지가 끼었을 때 물에 담가 치솔질 몇 번 해주면 다시 완전 깨끗한 상태로 돌아오고 오랫동안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00번대 이상의 사포 스틱은 안 그렇네요. 딱 보기만 해도 재질 차이가 눈에 보입니다.
표면도 상당히 무르고, 한 번 쓰고나서 닦고 다시 쓰려고 하면 절삭력이 급격히 저하됩니다.
그래서 1000번 이상 대 HIQ Parts의 사포스틱은 이미 모두 유명을 달리하셔서 지금은 1000번대는 타미야 종이사포를 쓰고 있습니다.


역시 시간에 쫓기는 관계로 일단 프라판으로 개수한 부분과 레진 부품처럼 갈아낼 것이 많은 부품은 400 → 600 → 800 → 1000번,
인젝션 부품의 게이트 처리는 600 → 800 → 1000번 사포 스틱 순서로 사포질 했습니다.

사포스틱은 HIQ Parts 말고 한국 업체 마하공구의 '필름사포스틱'이란 것도 비슷한 느낌으로 쓸 수 있습니다만...
이쪽은 좀 트리키한 것이... 기본적으로 사포 번호가 안 맞습니다.
마하공구 220번의 절삭력이나 표면 거칠기는 실제로는 400번 사포와 비슷하고요, 대략 쓰여있는 숫자의 2배 해주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800번 사포스틱이 실제로는 1600번 사포만큼 곱냐'고 물으신다면 그건 안 써봐서 잘 모르겠고요^^


이 사진이 퍼티 바르고 사포질한 후의 사진이죠. 퍼티 색이 녹색이라서 특이합니다.
녹색(빨간색도 동일)의 장점이라면 1차 서페이서질 후에 또 퍼티질을 할 경우에 서페이서와 색이 다르기 때문에 상태 확인이 쉽다는 것이죠.
타미야 베이식 퍼티의 경우 서페이서와 비슷한(+좀 진한) 회색이라 구분이 좀 힘든 편...


3. 세척

서페이서를 올리기 전에 부품 표면의 사포질 찌꺼기나 손때를 닦아내기 위해 세척합니다.
세척은 당연히 지난 번에 구입한 초음파 세척기를 사용했죠.
세제 찌꺼기가 남으면 안 좋을 테니 맹물에 초음파 세척했습니다.
그런데 이형제 같은 화학물질이 아니라 물리적인 때를 떼어내는 거라서 그런지 맹물에 사용해도 아주 깨끗하게 세척됩니다.
몇 분 세척하고 나면 물이 탁해지고, 때뿐만 아니라 꼽아놓았던 디테일업 부품까지 다 빠져버리고...-_-
아무튼 초음파 세척기라는 것이 정말 세척력 하나는 짱인 것 같습니다.




4.  메탈 프라이머 도포

디테일업 작업 시에 에칭 파츠, 마이너스 몰드, 메탈 비즈, 스틸 볼 등의 금속 재료들을 접착해 버린 부품들이 있었죠.
이런 금속 재료들에는 도료는 물론 서페이서도 잘 정착하지 못하기 때문에 GSI 크레오스 사의 메탈 프라이머를 뿌려 도료 정착성을 높여줬습니다.


메탈 프라이머를 에어브러시에 넣은 김에 버니어처럼 프라 표면에 접착하지 않은 부품들도 뿌려줬습니다.
이런 소형 부품들은 도색 집게로 집을 만한 부분조차 없어서 순간 접착제로 도색 막대(마트에서 파는 산적대)에 접착해주었습니다.
나중에 도색이 완전히 끝나고 떼어주면 되고요.


5. 서페이서 도포

서페이서를 뿌리는 목적은 표면의 미세한 문제점들을 덮어버리고, 표면을 회색으로 통일해서 표면 정리가 잘 됐는지를 확인하는 역할입니다.
그리고 부차적으로 부품이 도료와 친하지 않을 경우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결합해 주는 프라이머 역할도 합니다.

사포질 안 한 인젝션 부품이라면 표면도 매끈하거니와 락커도료와 나름 친하기 때문에 서페이서를 칠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레진은 보통 표면정리가 꼭 들어가줘야 되고, 도료와도 별로 안 친하기 때문에 도색 전에 프라이머 + 서페이서가 필수죠.
그런데 이번에 또 문제는 레진 전용 서페이서의 경우 인젝션 부품과 친하지 않아서 나중에 그냥 스르륵 벗겨져 버립니다.

제 경우 서브유닛 같은 곳에 레진 부품과 프라판 부품이 섞여있고 해서
PS 수지와 레진에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사람들의 호평이 자자한 E5 사의 그레이 서페이서를 처음 사용해봤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악몽의 시발점일 줄이야~
문제는 제가 E5사의 서페이서만 사고 신너는 안 샀다는 점입니다. 신너가 비쌌거든요.
그래서 SMP사의 레벨링 신너로 희석해서 뿌려주는데... 너무 급속도로 마릅니다.
조금만 떨어져서 뿌리려고 하면 프라 표면에 닿기도 전에 공기중에서 굳어버려서 표면에 자잘한 알갱이들이 생겨버립니다.
(혹시 너무 빨리 마르는 것이 새로 사다놓은 제습기 탓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희석 후 몇 분만 놔두면 아래 사진처럼 신너와 서페이서 원액이 분리됩니다-_- 그만큼 상성이 좋지 않다는 것이겠죠.


어쨌든 저쨌든... 일부 부품 표면이 마치 방금 400번대 사포질을 한 듯한 거친 표면이 나오기는 했으나...
그냥 레드 썬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다음 단계라면 서페이서 도포 후 맘에 안 드는 표면을 다시 퍼티질 → 사포질 → 서페이질 하는 2차 표면정리겠죠.
극히 일부 부품은 3차 표면 정리까지 마치고 도색에 들어갑니다.


아, 그리고 표면정리 도중에 중요한 디테일 업 하나를 빼먹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주 무기가 서브유닛이나 허리춤-_-에 달려있기 때문에 손은 무기를 쥐지 않는 주먹손과 편손이 메인이 됩니다.
그런데 네오그레이드 킷의 레진 주먹손은 아래 사진 왼쪽처럼 손가락 접힌 틈 사이가 막혀 있습니다.
레진 생산 공정 상 어쩔수 없는 부분이었을 수도 있겠지요.
이 부분은 그냥 먹선 칠하듯이 까맣게 칠하는 걸로 넘어갈 수도 있긴 하지만
좀더 사실적인 디테일을 위해 핀바이스, 패널라이너, 아트 나이프 등을 이용해 사진 오른쪽과 같이 구멍을 뽕 뚫어줬습니다.



이제 표면정리 작업기는 이 정도로 접고요.
다음번 도색 제작기에서 계속 이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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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25. 05:55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3 - 디테일 업


원래 계획대로라면 디테일 업 작업에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아주 풍성하고 긴 내용이 될 예정이었습니다만...
현재 완전 발등에 불이 떨어져 활활 타올라오고 있는 관계로 가장 필수적이고 간단한 디테일 업 작업만 진행했습니다.
사실은 제작기 쓸 시간 여유도 별로 없는 관계로 간단하게 결과 위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양해 부탁 드립니다.

1. 헤드

건담류 헤드에서 필수 디테일 업 작업이라면 뿔을 뾰족하게 갈아주는 것이겠죠.
그런데 MG 제타건담 2.0의 뿔은 연질 재질이기 때문에 가는데 정말 애먹었습니다.

사포로 아무리 갈아도 안 갈리고 이리저리 밀리기만 하는 겁니다 이게...
그래서 아트 나이프도 동원하고 별 짓 다 해서 가까스로 뾰족한 모양을 만들긴 했습니다만...
중간에 거의 부러질 뻔하기도 하고 최종적으로 라인과 표면도 울퉁불퉁해졌습니다-_-.


그리고 헤드 양쪽의 발칸은 메탈 디테일업 파츠로 교체해주었습니다.
그 외의 디테일업으로는 카메라의 테두리 부분(베젤)을 얇게 갈아주었고, 발칸 탄피 배출구와 패널라인들을 파주었으며,
1mm짜리 스틸볼(鋼球)을 포인트로 박아주었습니다.




2. 가슴

가슴의 덕트부는 아래 사진의 오른쪽처럼 디테일 업해주었습니다.


일단 덕트 테두리가 두꺼워서 장난감처럼 보이는 문제는 테두리를 얇게 갈아줘서 완화시켜주었으며, 
하세가와제 육각 가는 눈 에칭메쉬를 안에 넣어주어 덕트 내부의 디테일감 향상을 꾀했습니다.
양 옆 안팎으로 패널라인을 추가해 주었고요.

그리고 목 아래쪽 부분이 너무 밋밋한 듯하여 프라판과 코토부키야 디테일업 프라부품을 이용하여 몰드를 만들어줬습니다.


키트의 양쪽 가슴 장갑판 한 가운데 있는 틈새부위는 통짜 레진 상태 그대로 도색할 경우 진짜 내부 장치처럼 보이게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별도 부품으로 구성하려고 일단 자잘한 몰드들을 밀어버리긴 했는데...
뭘로 다시 채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곤충채집 핀과 프라판을 이용해서 안테나 형태를 만들어줬습니다.
안테나가 왜 머리 꼭대기가 아니고 가슴 장갑판 틈새 사이에 있는지(와중에 좌우 비대칭) 이유는 며느리도 모릅니다-_-
그 외에 별매 코토부키야 에칭 부품도 사용했고, 원래 있던 몰드도 경계선을 또렷하게 깎아서 디테일 감을 향상시켰습니다.



3. 팔

가조립기에서 네오그레이드 킷 어깨의 A자 몰드 형태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다소 달라서 MG 제타 2.0 부품을 사용한다고 했는데요.
MG 부품 그대로 놔두는 것은 밋밋하므로 코마츠바라 씨 스타일의 패널라인을 추가하였습니다.
이것은 국내 모 업체 킷의 패널라인을 따라한 것 아니냐고 하시는 분 계실지도 모르지만.... 아시는 분은 아시겠죠.
진실은 저 너머에~


그리고 하박부 안쪽의 파이프는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에서는 체인 형태가 아닌 밋밋한 파이프이기 때문에
오른쪽 사진의 오른쪽처럼 파내고 3mm 프라봉을 이용하여 새로 넣어줬습니다.
원래 계획은 Studio Reckless의 킷처럼 밋밋하면서도 구부러진 모양의 파이프로 만들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일자로 했습니다.


4. 스커트

앞 스커트 장갑 틈새에 있는 몰드는 사실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어 사진 오른쪽처럼 밀어버렸습니다.
뭘로 다시 채워넣을지는 아직 미정이네요. 아마도 다른 색 부품으로 채워넣어야 할 것 같아서 도색 시에 디테일 업을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곧휴부분은 네오그레이드 킷 부품이 파손되어 MG의 것을 사용하는데요, 너무 밋밋해서 패널라인을 추가해줬습니다.


사이드 스커트에는 디테일업으로 1.5mm 메탈 비즈를 박아주었습니다.

원래 뒤쪽 스커트에는 사실감이 많이 떨어지는 새빨간 사출색의 소형 버니어들이 5개가 들어있는데요.
몇가지 메탈 버니어 제품에 들어있는 부품들을 조합해 가지고 아래 사진과 같은 형태로 교체해주었습니다.



5. 다리

종아리 뒤쪽의 버니어도 별매 메탈 버니어 파츠로 디테일업해주었습니다.
모델업제 SV 버니어 7mm를 사용했습니다만, 기본형태는 다소 심심한 감이 없지 않더군요.
이너 버니어 뒤쪽에 프라봉으로 스페이서를 만들어 넣어서 이너 버니어를 좀 띄워줌으로써 좀더 느낌 있는(?)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정강이 옆쪽에 보면 여기도 내부 프레임 부품이 들여다보이는 듯한 연출이 있습니다만... 보이는 내부 부품들이 좀 밋밋하죠.
일단 밀어버리고 HIQ Parts의 마이너스 몰드, 그리고 코토부키야의 에칭 파츠와 플라스틱 디테일업 파츠로 재구성했습니다.


그리고 발목에 보면 안쪽 부품들이 보이게 되어 있는데요. 사진 왼쪽을 보시면 프라 결합부가 노출되기 때문에 장난감스러워 보입니다.
여기도 역시 에칭 파츠와 플라스틱 파츠로 디테일업하였습니다.


이 작업 후 발바닥 부품과 시험삼아 맞춰보는데, 숨어있던 순간접착제가 흘러나와 발바닥 부품까지 붙여버리는 사고 발생...ㅜㅜ
붙은 상태로 마스킹 도색 하기엔 도저히 답이 안 나와서 2시간동안 별 짓 다 해서 떼기는 뗐습니다.
근데 ABS 부품은 막 녹고 레진 부품은 네 조각 나고... 후유증이 크네요.


6. 서브유닛

서브유닛은 지난 번에 프라판 접착까지만 끝냈기 때문에 디테일 업 이전에 표면정리를 해줘야 됩니다.
딱 들어맞는 원래의 킷부품이 아니고 프라판끼리 얼기설기 접착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표면정리에 사용할 퍼티는 어느 정도의 기계적 강도와 접착력을 가진 순간접착 퍼티를 사용하였습니다.


위 사진처럼 바깥쪽 모서리에 모따기(chamfer) 처리를 해줘야 할 경우는 안쪽면에다가 순접 퍼티로 보강을 해주는 것이 좋겠죠.

순접 퍼티 얘기가 나온 김에 순접 퍼티 사용 팁이라도 좀 말씀 드릴게요.

분말과 접착액을 섞어서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만, 접착액을 계량할 때 보통 방울방울 떨어뜨려 방울 수로 계량하죠.
이 때 방울 수 세며 떨어뜨리는 것을 분말 위에 직접 하지 마시고, 그 옆에 다 떨어뜨린 후 마지막에 섞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 분말이 접착액이 굳어지는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데요.
분말 위에 바로 떨어뜨리게 되면 마지막 방울 떨어뜨릴 때쯤엔 처음에 떨어진 방울은 이미 분말들과 반응하여 굳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접착액과 분말을 섞으실 때도 도료 섞듯이 마구 휘저으시는 것보다는 퍼티 주걱 등으로 바닥에 문댄다는 느낌으로 섞어주시는 게 좋습니다.
폴리퍼티만큼은 아니지만 순접퍼티도 섞을 때 내부에 기포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서요.
퍼티에 섞인 기포는 표면정리할 때 재작업을 부르는 존재죠. 가능한 한 기포 안 생기게 얌전하게 섞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튼 퍼티질과 사포질을 한 후 패널라인을 파주었습니다.
입체 형태부터 오리지널 스트라이크 제타건담의 서브유닛과 다르기 때문에 패널라인도 '분위기만' 비슷하게 재현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안쪽면에 있는 전선 같은 형태의 몰드는 레진 사출 상태가 지저분해서 삭제했습니다(아래 사진 오른쪽). 삭제하는 김에 둥근 몰드도 없앴고요.
다시 채워 넣을 디테일 부품에는 색분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어, 나중에 도색 시에 디테일 업해야 할 것 같습니다.



7. 테일 스태빌라이저

테일 스태빌라이저에 있는 장갑 틈새 몰드들도 작은 것들은 밀어버리고 HIQ Parts의 마이너스 몰드로 교체하였고,
큰 놈은 밋밋한 느낌이 들어서 각을 살린 후, 그 위에 코토부키야 디테일 업 에칭파츠를 올려주었습니다.




이번 제작에 있어서 하고 싶은 디테일업 작업은 정말 많았는데, 시간 관계 상 대충 이 정도에서 그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정도만 하는 데도 나흘이나 걸려서 마감 시한을 맞추기 위한 마지노선을 마구 넘나들고 있군요.

다음 번 제작기는 표면 정리 및 도색 작업 차례입니다만...
과연 도색 제작기 쓸 수 있는 시간이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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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20. 04:40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2 - 개수


원래는 지지난 주 포스트하려고 계획했었던 개수 작업기입니다만...
역시 개수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군요. 컨테스트 마감(8/31)에 시간 맞출 수 있을지 진심으로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개수 작업에서는 프라판을 사용한 작업이 주가 됩니다만... 프라판으로 어디어디 개수했습니다, 끄읕~ 하면 재미 없으니까
제가 개수 작업을 할 때 사용한 방법에 대해서 팁이랄지 설명부터 좀 드리겠습니다.

1. 프라판 공작 팁

건프라 개조/개수 작업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프라판 공작일 텐데요.
먼저 실토할 것은 이 방법들이 제가 고안해낸 방법은 아니고 전격하비에서 스크래치 빌드 모델러로 유명한 미사키 미츠아키(岬光彰) 씨의 책
'GUNDAM SCRATCH BUILD MANUAL'에 나오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1) 도면 대로 재단하기
프라판 작업 중엔 그냥 대충 프라판을 닥치는 대로 잘라서 해도 되는 작업이 있는가 하면,
조금 복잡한 모양의 경우 도면을 그려서 도면에 따라 프라판을 재단해야 할 필요성이 있죠.
도면을 그리는 방법으로는 CAD나 벡터 그래픽 프로그램을 아주 잘 다루신다면 거기서 모양을 그려서 프린트하시는 것이 베스트일 텐데요.
일반인이라면 그보다는 방안지(모눈 종이)에 자 대고 연필로 직접 그리시는 것이 더 편하고 빠를 겁니다.

이렇게 얻어진 도면 대로 재단하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정확하고 오차가 적게 재단할 수 있는 방법은 도면이 그려진 종이를 프라판에 붙인 상태로 도면과 함께 잘라내는 것입니다.
딱 하나만 필요한 모양이라면 도면 원본도 그냥 잘라버려도 별 상관이 없겠죠.

<'영구고정용', '강력접착용' 이거 말고 딴 거 사세요-_- 프라 표면에서 닦아내기 힘듭니다>

그런데 종이를 프라판에 붙인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종이 붙이는 풀은 프라판에 안 붙고, 플라스틱용 접착제는 프라판 표면을 녹인다는 문제가 있죠.
이럴 경우 가장 유용한 것이 '스프레이 접착제'입니다.
종이와 프라판을 잘 붙여주고, 스프레이 형식이라 사용도 편하고, 종이가 울거나 프라판이 녹지도 않죠.
3M사 제품이 유명한데, 국내 메이커에서도 유사 제품이 나와 있습니다. 문구 전문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뿌리는 접착제 중엔 가장 많이 사용되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강력 접착용(영구고정용), 다른 하나는 임시 접착용(재접착용)입니다.
이름만 들어봐도 프라판 재단할 때 뭘 사용해야 하는지 아시겠죠? 그렇습니다. 임시 접착용입니다.
임시접착용은 포스트 잇 같은 느낌으로 몇 번이고 붙였다 뗐다 할 수 있고, 종이 쪽에 뿌리면 프라판 표면엔 찌꺼기가 잘 남지 않습니다.
칼질 도중에 떨어지거나 할 만큼 접착력이 약하지도 않습니다.
레진 부품 가조립할 경우에도 가벼운 부품이라면 편리하게 접착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저는 실수로 강력접착용을 사버렸답니다ㅜㅜ.
3M 제품에선 75번, AMOS 제품에선 100번, NABAKEM 제품에선 B2가 임시 접착용입니다(O).
3M에선 77번, AMOS 200번, NABAKEM A1이 강력 접착용이고요(X).
저처럼 실수하지 마시고 확인하셔서 꼭 임시 접착용(재접착용)으로 잘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스프레이 접착제에는 분사 노즐 팁(분사구가 있고 손가락으로 누르는 부분)이 두 종류 들어있습니다.
기본 빨간 팁은 좁은 원형으로 분사되는 것이고, 스페어 흰색 팁은 세로 방향으로 넓게 분사되는 것이지요.
도면처럼 넓은 것을 붙일 때는 흰색 팁으로 교체하셔서 가로로 지나가듯이 뿌리면 한번에 넓게 칠해져서 편합니다.
노즐 팁 교환시 유의할 점은 노즐 토출구 방향과 캔 위쪽에 까만 매직(?)으로 표시된 점과 같은 방향을 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캔스프레이 도료 뿌리듯 20cm 정도 떨어져서 흰색 팁으로 스프레이 접착제를 도면 뒤쪽에 넓게 잘 뿌리고 위 사진처럼 프라판에 붙였습니다.
이제 도면의 선을 따라서 잘라내기만 하면 되는데, 여기서 또 유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프라판 재단 시에 가장 쓰기 편하고 단면도 매끄럽게 나오는 도구는 아래 사진 맨 위의 P커터인데요.
칼날이 P자 비슷하게 생겨서 이 이름이 붙은 것 같은데, 이 도구는 일반 칼처럼 재료를 베는 것이 아니고 긁어내서 얇게 만들어 절단합니다.
그래서 문제인 것이 도면을 붙이고 재단 시에 P커터를 쓰면 도면을 긁으면서 잡아찢는다는 점입니다-_-
결국 도면을 붙인 상태로 재단 시엔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사진 아래쪽의 일반 커터나 아트 나이프를 사용하셔야 됩니다.


P커터가 아닌 일반 커터 사용 시의 단점은 절단면이 예쁘지 않고 프라표면 위로 툭 솟아나온다는 것인데요.
일반 커터로 완전히 베어질 때까지 잘라내는 것보다 프라판을 반복적으로 커터로 긋다가 프라판이 반쯤만 잘렸다 싶은 상태가 됐을 때
손으로 프라판을 꺾어서 부러뜨리는 것이 그나마 절단면이 깔끔하게 나오니 참고하시기 바라고요.


다 재단한 뒤 부품에 남은 도면 종이는 떼내어 버리시면 됩니다.
프라 표면에 남은 접착제는 임시 고정용이든 강력 접착용(많이 남습니다-_-)이든 에나멜 신너로 지워지니 깨끗이 닦아내시고요.
그래도 끈끈함이 남을 경우 사포질 한 방 살짝 해주시면 깔끔해집니다.

그런데, 도면을 한 번 쓰고 버릴 게 아니고 재활용해서 똑같은(비슷한) 모양을 여러 개 잘라내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애초에 프린터로 뽑은 도면이라면 또 뽑으면 되고, 집에 복합기 같은 게 있으시면 복사해서 쓰시는 게 가장 정확해서 좋습니다.
이런 기기들이 없을 경우 차선책이 먹지 등을 이용해서 프라판 표면에 도면을 옮겨 그린 후 그 도면을 따라 자르는 겁니다.

또다른 방법은 이미 잘라놓은 프라판을 템플릿처럼 써서 그것을 대고 다른 프라판을 자르는 것입니다.
그냥 대고 자르다 보면 움직일 가능성이 있으니 순간접착제를 몇 군데 점 찍듯 조금씩 발라 프라판끼리 접착한 후 재단하고 나서 다시 떼냅니다.


계속 새로 자른 프라판을 새 템플릿으로 삼아서 다른 프라판을 자르다 보면 오차가 쌓이고 쌓여 마지막엔 전혀 다른 모양이 될 수 있으니
최초에 재단한 것만 계속 템플릿으로 사용해야 된다는 것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방법은 모양이 직선으로만 이루어져 있을 때 사용 가능한, 특히 서로 다른 도안을 한 도면에 그렸을 때 유용한 방법입니다.
우선 도면를 프라판에 붙입니다.
위에서 말한 임시접착용 스프레이 접착제로 붙여도 되고, 없으면 마스킹 테이프로 붙여도 됩니다.


그리고 도안의 각 꼭지점에 철필이나 송곳 같은 것으로 찍어서 프라판에 표시를 남깁니다.


도면을 뗀 뒤에 먹선펜 같은 걸로 철필 자국을 더 잘 보이게 표시합니다.
이렇게 안 하고 칼질하면 철필 자국이 어디였는지 못 찾는 수가 생깁니다-_-.

그리고는 점 잇기 놀이 하듯이 점들 사이의 직선 부분에 자를 대고 P커터 등으로 자르면 됩니다.
철필 자국이 스토퍼 역할을 해서 커터가 더 나가지 않고 딱 꼭지점에 멈추게 해주는 반가운^^ 부작용도 있습니다.
이 방법의 결과물로서 비슷하게 생겼지만 약간 다른 프라판 부품 삼종 세트가 얻어졌네요.


2) 매끄러운 모서리 만들기
일반적으로 프라판으로 입체 다면체를 만들려고 하면 각 면을 이루는 모양을 따로 재단해서 엣지들끼리 접착하는 방법을 씁니다만,
이렇게 접착해서 만든 모서리는 매끄럽지 않기 때문에 퍼티질이나 사포질 같은 후가공이 필수가 됩니다.
그런데 두 면이 밀접한 관계에 있고, 서로 이루는 각이 둔각일 경우 프라판을 꺾는 방법으로 매끄러운 모서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위에서 봤을 때 복잡한 모양의 옆면을 만드시려고 하면 아주 많은 개수의 프라판 조각이 필요하겠지만,
긴 띠 모양의 프라판을 가지고 이 방법으로 매끄러운 모서리를 만들면서 둘레를 두르시면 훨씬 편합니다(말만으로는 이해가 힘드시죠?).


이 작업의 개념은 윗 그림과 같습니다.
우선 얇은 프라판(바깥면)과 두꺼운 프라판(안쪽면) 한 장씩을 같은(비슷한) 모양으로 재단합니다.
모서리가 될 부분은 P커터를 사용하여 얇은 프라판에선 안쪽에 접는 금을 내고, 두꺼운 프라판은 절단합니다.
P커터를 쓰는 이유는 절단선이 두꺼워서 모서리의 꺾일 틈을 내주기 때문입니다.


얆은 프라판이 바깥쪽, (두 조각 난) 두꺼운 프라판이 안쪽이 되도록 서로 접착한 후 접는 금을 따라 꺾어접습니다.
그리고 꺾인 모서리 안쪽에 순간접착제나 순접 퍼티를 발라 보강하고서, 다른 부품들에 각도를 맞춰놓고 순접이 굳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바깥쪽 얇은 프라판의 살짝 꺾인 부분이 모서리가 되어 절단 자국 같은 것 없는 예쁜 둔각 모서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대략 120도 정도의 둔각까지는 가능하지만 그 이상 많이 꺾이게 되면 바깥쪽 프라판이 파손돼서 절단될 우려가 있습니다.

3) 프라판 엣지 경사면 가공
프라판 여러 장을 연결해서 입체를 만들 경우 엣지끼리 직각으로 만나면 후처리 가공이 그나마 쉽지만 어정쩡한 각도로 만나면 번거로워집니다.
아래 그림의 A나 B 경우처럼 접합하게 되면 순접 퍼티가 필요해지거나 삐져나온 부분을 갈아내야 하죠.
그런데 만약 프라판 옆면 엣지를 미리 C처럼 경사지게 가공해 놓으면 후처리가 훨씬 간단해지고 접합 자국도 별로 표가 안 납니다.
A나 B의 경우 치수를 재고 도면을 그릴 때부터 접합부의 두께를 계산에 넣어야 하는 데 비해서 C는 그렇게 안 해도 되는 장점도 있고요.
그리고 이런 접합부뿐만 아니라 오픈된 엣지의 경우도 직각이 아닌 각도로 마무리해야 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는 보통은 줄 같은 걸로 엣지를 대강 비스듬하게 맞추어 깎아내려고 하시겠지만, 정확한 각도는 불가능하죠.
이 용도로 유용하게 쓸만한 도구를 미사키 씨의 스크래치 빌드 매뉴얼 대로 따라서 만들어봤습니다.
준비물은 각도기, 프라판, 커터날, 볼트,너트, 워셔, 핀바이스, 접착제/강력 양면 테이프 정도입니다.
볼트는 가급적 손으로 돌리는 타입이 좋지만 전 그런 게 없어서 드라이버로 돌리는 타입으로 했네요.


프라판을 각도기 지름과 비슷한 크기로 위 사진 같은 모양으로 자르고 가운데에 선을 그어둡니다.
그리고 각도기의 중심과 프라판의 중심에 볼트가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을 뚫습니다.


그리고 프라판 가장자리에 커터 칼날부분이 조금 튀어나오도록 커터날을 강력접착용 스프레이 접착제나 강력 양면 테이프로 붙입니다.
그리고 나서 볼트와 워셔, 너트를 이용해서 아래 사진처럼 결합하면 완성입니다~


이제 이것을 프라판 경사면 엣지 가공에 사용하는 방법인데요.
먼저 경사면 가공을 할 엣지 부분에 마커 등으로 칠해놓습니다.
이렇게 하면 깎이면서 마커 칠한 부분이 사라짐으로 인해 엣지가 균형있게 잘 깎이고 있는지 체크하기가 편합니다.


그리고 각도기 눈금을 보고 원하는 엣지 경사면 각도를 맞춘 후,
오른쪽 사진처럼 프라판에 직각으로 대고 옆으로 밀면서 커터날 부분으로 깎습니다.
이 도구가 줄로 대충 깎을 때보다 훨씬 정확한 각도의 엣지를 낼 수 있고, 속도도 줄로 깎는 것보다 결코 느리지 않습니다.

4) 슬릿 프라판 제작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서브 유닛 분사구 부분을 보면 촘촘한 슬릿 모양의 판이 있습니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 코토부키야나 WAVE 사의 옵션 파츠 기성품을 이용해도 좋겠지만,
프라판을 이용해서 직접 만드는 것도 괜찮습니다.

슬릿 프라판을 만들기 위해선 우선 P커터 날이 여러 개 있어야 합니다.
P커터 날은 튼튼하기 때문에 갈아끼울 일은 별로 없지만, 이 용도를 위해 좀 쟁여놓았습니다^^.
OLFA 사의 PB-450용 칼날이 2000원 정도에 5개가 들어있으니 4000원이면 10개를 장만하실 수 있겠네요.

P커터 날과 스페이서(P커터날들 사이를 일정한 간격으로 띄워주는 물건)를 교대로 가지런히 쌓습니다.
저는 이번에 아트나이프 날을 스페이서로 사용했지만, 꼭 아트나이프 날을 쓰실 필요는 없고요.
촘촘한 슬릿을 원하시면 스페이서 없이 P커터 날만 쌓으셔도 되고,
더 성긴 슬릿을 원하시면 두꺼운 프라판 같은 것을 스페이서로 사용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P 커터날의 구멍에 고정용 봉을 끼운 후 테입 등으로 감아서 고정합니다.
저 구멍 사이즈가 3mm에 조금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3mm 프라봉은 안 들어가고, 3mm짜리 핀바이스 날이 들어가길래 저것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자를 대고서 원하는 깊이가 될 때까지 열심히 그어주시면 됩니다.
10개로는 원하는 폭보다 부족할 경우, 맨 가장자리 라인끼리 잘 맞춰가면서 옆으로 확장해서 그어주시면 되고요.


그 결과물은 오른쪽 사진과 같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슬릿 부분의 위쪽이 사선 모양으로 끝나는데 이것은 그 위쪽에 별도의 매끈한 프라판을 따로 잘라서 붙인 것입니다.
이 방법대로는 슬릿 끝쪽이 사선모양을 이루도록 만들 수는 없죠.

5) 원형봉 끝 가공
개수/개조 작업을 하시다 보면 프라판뿐 아니라 프라봉, 프라 파이프 등도 사용하실 때가 많으실 겁니다.
제 경우도 이번에 서브유닛과 사이드 스커트의 빔 캐논 용으로 프라 파이프를 사용했는데요.

그런데 원형봉 끝을 반듯하게 잘라놓으면 뭔가 사실감이 떨어지고 장난감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보통은 원형의 가장자리를 비스듬하게 가공해 주는 게 좋습니다만...
손으로는 원형을 정확히 맞춰서 깎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죠.

만약에 전동 라우터나 전동 드릴 같은 전동공구가 있으시면 쉽습니다.
아래 왼쪽 사진처럼 끝부분을 평평하게 다듬은 프라봉을 전동 툴에 고정하고, 사포를 비스듬히 대고, 전동툴의 스위치를 넣어 회전시키면
아주 쉽게 오른쪽처럼 원형봉 끝을 가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런 전동 툴이 없으시다면, 아래 사진처럼 프라봉을 핀바이스에 꼽아 사포에 대고 돌림으로써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프라봉 사이즈가 너무 굵어 핀바이스에 안 들어간다면 프라봉에 구멍을 뚫고 황동선을 박아넣은 후,
황동선을 핀바이스에 고정해서 이렇게 하면 됩니다.



2. 서브유닛

반 이상이 지나서야 이제부터 제대로 된 제 작업 내용이 시작인데요^^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이 오리지널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다른 부분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이 실드 서브유닛입니다.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 1/144 STUDIO RECKLESS 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서브 유닛과 삼면도를 일대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그나마 비슷해 보이는 상면도(실제 웨이브라이더 형태에서는 아랫면이지만 편의상 윗면으로 지칭하겠습니다)입니다.
왼쪽이 1/144 렉클레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오른쪽이 1/100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입니다.
눈에 띄는 차이점이라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서브유닛은 유선형 내지는 물방울 형태로 중간 이후에선 뒤로 갈수록 좁아짐에 비해
네오그레이드 킷은 그냥 끝까지 넓어져가는 형태라는 점입니다.


옆모습의 큰 차이점은 파란 점선으로 나타내었습니다만 양 옆의 에어 인테이크부 윗면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수평을 이루고 있는데 비해
네오그레이드 킷은 뒤쪽으로 갈수록 한없이 위로위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맨 뒤의 메인 부스터 부분도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완만하게 뒤로 갈수록 좁아지지만
네오그레이드 킷은 거의 맨 끝에서 뚝 떨어져버립니다.



뒷모습을 보면 그 차이가 가장 명확히 보이는데요.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서브유닛의 메인 동체 부위는 위쪽이 좁은 사다리꼴임에 비해서
네오그레이드 킷은 아래쪽이 좁은 사다리꼴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지적했듯이 양옆 에어 인테이크 부가 뒤로 갈수록 계속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훨씬 높이 붙어있는 것으로 보이죠.

한 마디로 말해서 견적이 안 나옵니다ㅜㅜ. 기본 틀이 비슷해야 살을 붙여서 개수할 텐데 완전히 뼈대부터 다르니...

그렇다고 이제와서 완전 자작을 할 수도 없고 해서...
뼈대를 바로잡지는 못하고 그대로 두고, 살을 잘 붙여서 '이미지'나 '느낌' 상으로라도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느낌이 나게 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개수를 위해 잘라내고 파내야 하는 부분을 파란 색 건담 마커로 아래 사진과 같이 표시했습니다.
표시한 이유는 전체적인 개수 부위를 파악하자는 의미도 있지만
줄로 갈아내거나 할 때 정확히 필요한 부분까지만 갈아낼 수 있도록 알아보기 쉽게 표시해 놓은 것입니다.

잘라내고 파내고 깎아내는 과정이야 다들 비슷하시겠지만
처음엔 없애버려야 되는 부분의 중심부위부터 아트 나이프, 니퍼, 핀바이스 등을 동원하여 무차별 난도질로 부숴갑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아트 나이프로 조심조심 깎고 파내고,
마지막 단계에서 줄로 표면을 고르게 만들어주죠.


아래 사진이 이번 작업에 사용한 줄들입니다.
첫번째 것은 타미야 Plastic Modeling File입니다. 그 중에서 폭 16mm짜리 평줄이고요.
원래는 반원줄을 사고 싶었는데, 물건이 평줄밖에 없어서 이놈으로 샀습니다.
그 아래에 있는 것은 Daddy's Pocket이라는 프라모델링 전문 메이커의 P5 모델링 줄입니다(머피님 사이트에서 구입 가능).
줄 폭도 7mm밖에 안 되고 겉보기엔 허름해 보이지만 바로 위의 타미야 줄과 가격이 거의 같습니다.
둘다 줄 치고는 비싸죠. 각각 2만원대 중반입니다.


그런데 확실히 몇천원에 몇 개씩 들어있는 저가형 줄들과는 성능이 다릅니다.
갈리는 절삭력과 절삭 표면의 매끄러움이 확 다르고요. 400방 사포 스틱 대신에 써도 될 정도인 듯합니다.
줄 눈에 낀 플라스틱 찌꺼기 청소도 더 편한 것 같습니다. 사진 아래 있는 황동솔로 줄 눈 방향으로 몇 번 털어주면 깨끗해집니다.

굳이 둘 중에 비교하자면 절삭력이나 매끄러움은 P5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Daddy's Pocket 제품은 평줄밖에 못 구하는 것 같고, 타미야 제품은 반원줄, 원줄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측면 절삭 특성이 서로 다릅니다. 구석진 부분을 갈 경우 타미야 줄은 정면만 갈고 측면은 전혀 건드리지 않습니다.
반면에 P5는 양 측면이 서로 다른데, 한쪽 측면은 정면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갈아버리는 반면,
다른 한 쪽은 옆면은 깎이지 않고 구석진 꺾인 부분만 파고 들어갑니다.
그래서 측면을 건드리고 싶지 않을 때는 타미야 줄, 정면을 깎으면서 구석진 엣지를 확실히 하고 싶으면 P5로 경우에 따라 나눠쓸 수 있겠습니다.

서브유닛의 프라판 작업에는 전반적으로 1mm 프라판을 사용했습니다.
예외로는 다층구조가 필요한 맨 위의 덮개 장갑을 1mm 프라판 위에 0.3mm 프라판을 두 장 얹었고요.
1-2) 프라판 공작 팁 내용처럼 안쪽의 1mm 프라판과 가운데 0.3mm 프라판은 절단하고, 바깥쪽 0.3mm 프라판 안쪽에 접는 금을 내고 꺾었습니다.
부스터 배출구의 핀 형태의 구조물은 원래도 두께가 좀 있고 해서 1-4) 팁처럼 만든 1mm 프라판과 매끈한 1mm 프라판 두 장을 붙여 만들었습니다.

작업 내용은 사실 1번에서 프라판 공작 팁을 소개하면서 대강 사진이 올라갔고요.
그 작업 결과물은 다음 사진들과 같습니다.



빔 캐논의 총구는 1-5)의 팁대로 5mm 프라파이프의 끝면을 경사지게 가공한 후 가운데에 3mm 메탈 파이프를 넣어 만들었습니다.지금은 그냥 프라판들만 붙여놓은 상태고, 표면 정리와 패널라인 작업 등을 추가로 해주어야 합니다.


3. 사이드 스커트

거대 서브유닛과 더불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특징 짓는 것이 바로 빔 캐논이 달린 사이드 스커트인데요.
얼핏 봤을 때는 네오그레이드 킷을 조금만 수정하면 비슷하게 될 것 같았습니다만...
1 : 1로 비교해 보니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아래 사진 맨 왼쪽이 1/144 STUDIO RECKLESS의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킷의 사이드 스커트입니다.
그리고 가운데가 1/100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오른쪽이 1/100 MG 제타 플러스 C1입니다.



옆에 붙어 있는 굴곡진 무늬의 장갑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네오그레이드 킷이 비슷할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전혀 달라요.
그리고 제타 플러스는 혹시라도 떼어와서 쓸 수 있을까 싶어 들여다보았는데, 구조적으로는 거의 같지만 모양이 상당히 다릅니다.



그래서 얻어진 결론은. '그래 자작하자'입니다.
뭐 서브유닛에 비하면 훨씬 작으니 자작하는 것이 엄청나게 큰 일 같지는 않더군요.
서브 유닛 작업시에는 마치 상자곽을 만들듯이 외부 면의 모양들을 프라판으로 만들어서 엣지끼리 붙여 만들었는데요.
사이드 스커트는 왠지 그보다는 프라판을 쌓아서 만드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위의 1-1) 프라판 공작 팁에 소개한 방법 처럼 도면 하나 그리고 철필로 찍어서 프라판을 잘라내는 방법으로 제작했습니다.
요 도면 안에 실은 네 가지 서로 다른 도안이 들어있습니다.


각각의 모양대로 1.2mm 프라판을 잘라서 늘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우선 가장 바깥쪽의 것만 빼놓고 쌓아서 접착 후 줄로 표면을 고르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바깥쪽의 장갑은 디자인에 맞게 1-3) 프라판 공작 팁의 도구를 이용해서 엣지를 경사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제타건담 킷의 사이드 스커트와 허리를 연결해 주는 프레임 부품을 새 스커트에 맞게 잘랐습니다.



이런 모든 작업의 결과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빔 캐논은 서브유닛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5mm 프라파이프의 끝면을 경사지게 가공한 후 가운데에 3mm 메탈 파이프를 넣어주었습니다.



4. 헤드



헤드는 지난 번 가조립기에서 MG 제타 2.0 인젝션 헤드로 어떻게 해보겠다고 말씀 드렸었죠.
MG 제타 2.0 헤드에서 가장 문제 되는 부분은 넓데데한 얼굴입니다. PG 제타와 거의 같은 스타일이죠.
STUDIO RECKLESS의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도 그렇고, 네오그레이드 제 모델도 그렇고,
요즘 모델들은 얼굴이 이정도까지 넓고 길고 순박하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턱을 갈아주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정확히 갈아내기 위해 왼쪽 사진처럼 건담마커를 칠하고 갈았습니다.
결국은 마커 칠한 부분보다 훨씬 많이 갈아냈지만요^^
그리고 턱을 갈아주는 김에 아트나이프로 마스크 부분 전체를 좀 파서 윤곽선을 뚜렷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벼슬(?) 부분이 둥그스름한 것도 마음에 안 들어서 오른쪽 사진처럼 0.5mm 프라판과 순간접착제를 사용하여 각진 형태를 만들어줬습니다.
앞부분은 원래부품을 0.5mm 깊이로 파서 프라판이 묻히게 만들어줬고, 각진부분 쪽은 프라판이 두 겹으로 되어 있습니다.
프라판들 사이의 틈새는 퍼티 쓰기가 귀찮아서 순접으로 메꿨고요.

아래 사진들은 개수 결과를 알아보기 위한 비교사진인데요. 왼쪽이 MG 제타 2.0 순정, 오른쪽이 개수 후입니다.
턱 깎인 게 눈에 좀 띄시나요?
어쩌다 보니 순정 킷에는 먹선과 스티커까지 붙어있어서 이쪽이 윤곽선이 더 뚜렷해보이실지도 모르지만
실물로 보면 개수 후의 모양이 윤곽선이 훨씬 또렷하답니다. 




5. 기타 개수 취소된 부분

지난 번 가조립기에서 무거운 거대 레진 등짐을 들기엔 헐렁해 보이는 가녀린 허리 볼관절과
웨이브라이더 형태일 때 서브유닛과 윙바인더의 연결이 불안해서 개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만...

허리 관절을 좀더 튼튼한 옐로서브머린 볼관절로 교체하려고 들여다 보니 순정 볼관절에 뭔가 튀어나온 돌기가 달려있더군요.
반대쪽을 들여다 보니 그 돌기를 꼽을 수 있을 만한 홈이 있었습니다. 
즉, 이것이 등짐의 무게 때문에 뒤로 넘어가지 않게 하는 스톱퍼였습니다. 정자세로 허리를 위아래로 눌러주면 이 스토퍼에 의해 고정됩니다.


역쉬~ 반다이 사람들은 건프라를 허투루 설계하지 않는다니까요.
스토퍼가 제 구실을 하게 하려면 허리를 꼿꼿이 세우는 자세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기왕 있는 스토퍼를 없애가면서까지 관절 교체하는 것은 조금 아닌 것 같아서 개수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그리고 웨이브라이더 형태 시 서브유닛, 윙바인더, 본체의 연결을 네오디뮴 자석 같은 것을 이용해서 보강하려고 좀 찾아봤지만
자석을 심어줄 마땅한 위치를 못 찾겠더군요.
다시 들여다 보니 왠지^^ 고정이 될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다음 작업이 바빠서 이것도 패스해버렸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번 제작기는 제가 작업한 내용보다는 프라판 가공 팁이 주된 내용이 되어버렸네요.
다음번 작업은 디테일 업 되겠습니다.
기한을 맞추기 위해서 가속을 좀 붙여야 할 텐데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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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6. 03:11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1 - 가조립



정말 작업 진도가 이상하게 잘 안 나가서 이제야 가조립 작업기를 올립니다.
윗 사진은 건프라월드 온라인 컨테스트 공고 후에 봉지를 까고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증샷인데요.
벌써 한 달이나 지나서 작업기를 올리면서 뭘... 별 의미 없는 인증샷입니다.

1. 세척

세척 얘기부터 나오는 작업기는 아마 거의 못 보셨을 겁니다.
지금까지 해놓은 작업이 너무 없어서 이번 세척엔 최신 테크놀로지가 적용돼서 특별히 소개하려 합니다^^

레진 킷 만들 때 중요한 작업 중 하나가 바로 이형제를 세척하는 일이죠.
레진 부품이 실리콘 틀에 붙어버리지 말라고 바르는 기름 같은 것이 이형제입니다만,
이 이형제를 제대로 씻어내지 않고 작업을 하게 되면 접착이나 도색도 잘 안 되고,
설령 도색이 다 된 후라고 해도 도색이 다 일어나 벗겨져버리는 참혹한 사건을 목격하게 될 수가 있죠.

그래서 보통은 도색 작업 전에 중성세제를 물에 타서 레진 킷 표면의 이형제를 칫솔로 박박 닦아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저는 노동력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처음부터 초음파 세척기로 세척했습니다.


이번에 제가 구입한 SD-80H 초음파 세척기입니다. 안경 쓰시는 분들은 안경점에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요즘엔 좀더 디자인이 예쁘고 기능 많고 저렴한 타사 제품들도 있지만
30년 가까이 초음파 세척기를 꾸준히 만들어 온 '성동 초음파'사를 믿고 구입했습니다.

강력하고 수명이 긴 BLT(bolted Langevin transducer) 진동자를 사용하고, 정밀한 세척이 가능한 40kHz 초음파를 발생시키고,
용량은 1.2L에 보온 기능이 있는 모델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타이머 기능이 없는 정도랄까요?


세척조 크기 상 1/100 스트라이크 제타의 서브유닛 부품은 세척이 불가능합니다.
세척조 크기가 SD-80H보다 커지면 가격이 수직급상승하기 때문에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할 듯하고요.
앞뒤쪽 끝부분만 담가서 세척하고, 중간부분은 치솔에 퐁퐁 묻혀서 닦았어요.


이것이 이번 세척에 사용한 SMP 이형제 제거제입니다. 일종의 약한 신너 같은 유기용제입니다.
500ml 단위로만 팔기 때문에 두 병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엔 물에다가 중성세제 타서 세척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컨테스트 작품이다 보니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특별히 이형제 세척 전용 용제를 구입했습니다.
위쪽 사진에 보시면 초음파 세척기를 스프레이 부스 앞에 놓았는데,
세척 시 이형제 제거제가 증발돼서 집안에 퍼지면 안 좋을 테니 스프레이 부스를 켜놓고 세척 작업을 했습니다.

초음파 세척기의 원리는 초음파가 액체 매질을 통과할 때 그 빠른 진동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캐비테이션(cavitation)이라는 진공 거품이 생겼다가 터지면서 거기서 발생한 에너지로 부품 표면의 오염원을 떼내는 것입니다.

초음파 세척기에서 초음파 발생부는 보통 바닥 부분이기 때문에 부품의 세척하려는 쪽이 바닥을 향해야 하고,
캐비테이션 현상은 액체에서만 생기기 때문에 세척하려는 부품이 고체인 세척기 바닥면에 딱 붙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철사 바구니 같은 것으로 부품을 액체 속에 띄워놓으면 좋지만, 철망이 너무 조밀하면 초음파가 투과를 못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품을 겹겹이 쌓아놓으면 아래쪽 부품이 초음파를 가려서 위쪽 부품 세척이 안 되므로 한 겹만 펴놓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이형제 제거제를 붓고, 적절한 철사 바구니가 없어서 부품들을 그냥 바닥에 펴놓았습니다.


그리고 파워 온!


오른쪽 스위치는 초음파 발생 스위치, 왼쪽 스위치는 보온 기능 스위치인데요.
캐비테이션은 온도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지는데, 물의 경우 75도에서 캐비테이션 발생과 세척 효율이 가장 좋습니다.
이 제품은 물 사용을 가정하고 75도로 보온을 해주는데요. 웬만한 유기용제는 75도에서는 끓어버린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보온 스위치는 몇분만 켰다가 따뜻해졌다 싶을 때쯤 껐습니다.


찌르르르르~~ 하는 소리가 나면서 세척이 되고 있습니다.
2분간 세척하고 나서 부품들을 뒤집고, 다시 2분간 세척했습니다.


유기 용제가 집안에 확산되지 않도록 뚜껑을 덮었고, 말씀 드렸듯이 보온 스위치는 껐습니다.

이렇게 세척하기를 대여섯 번 정도 반복해서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 전체를 세척했습니다.
세척이 다 끝나고 난 이형제 제거제는 다음번에 다시 사용하기 위해 다시 원래의 병에 담아놓았습니다.


2. 가조립 (MS 형태)

이렇게 닦아낸 부품들을 게이트 제거하고, 휜 부품들은 펴고 해서 가조립을 해보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을 수정하고 개수해야 할지 들여다 보고 분석하는 작업인 만큼 킷의 단점과 문제점만 들춰내는 내용이 될 것 같은데요.
아래 나올 내용을 읽고 "이렇게 불평만 늘어놓을 거면 딴 킷 만들지 왜 이거 만들고 있냐?"고 말씀하지 마시고,
가조립 과정이라는 특성을 감안하고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는 반다이 MG 제타건담 2.0의 일부 외장장갑 부품을 레진 킷으로 치환하는 컨버전 킷입니다.
그런데 사진처럼 세우는 것만 해도 만만치 않더군요.
원래 부품들 지탱하기도 버거운 준 낙지건담에 속하는 MG 제타건담 2.0 프레임인데 거기에 돌덩어리 같은 레진을 주렁주렁 달아놓으니
제대로 낙지건담이 됐습니다ㅠㅜ.

저 무거운 서브유닛을 들어올리는 건 언감생심, 서브유닛 끝을 바닥에 올려놓고도 어깨가 휘청휘청합니다.
더 문제되는 것은 양쪽 합치면 서브유닛보다 무거운 등의 윙바인더입니다. 이것들 때문에 허리와 골반 및 몸 전체가 뒤로 기울어집니다.
골반 쪽은 관절을 좀 보강해주어야 할 것 같고, 허리 같은 경우 아예 고정을 해버리든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 사진을 보면 뭔가 좀 허전하지 않으신가요?
아래 오른쪽 사진처럼 곧휴 부품이 윗부분에 양쪽으로 돌기가 있었는데 조립 도중에 부러져버렸습니다.
부품이 너무 얇게 성형된 관계로, 붙여 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아예 그냥 MG 제타건담 2.0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의 상태가 크게 나쁘지는 않은데 좀 상태 메롱한 부품들이 몇 개 있습니다.
특히 반대편이 비쳐보일 정도로 얇게 성형된 부품들이 많습니다.
표면정리 작업 도중에 구멍이 뚫리거나 하지 않도록 그 전에 퍼티 등으로 보강이 필요하겠습니다.
테일 스태빌라이저의 경우 양쪽에 이렇게 얇은 부위가 생겨버린 데다가 안쪽도 마구 퍼티를 칠 수 없는 디테일한 부분이라서 작업이 좀 곤란하네요.

서브 유닛을 보니 실리콘 틀의 일부가 딸려나와 뜯겨진 것도 보이네요.
저는 이런 것 처음 보는데, 제가 가진 킷이 소위 '막타'라는 의미일까요?
뜯겨져서 파손된 실리콘 틀은 다시 사용하지 못할 테니 파기했을 것이고, 제 킷이 그 틀을 파기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든 킷이겠죠.


헤드는 MG 제타 2.0 부품에 비해 여러 모로 조금씩 수정이 되어 있기는 한데 MG의 편리한 부품 분할의 유혹을 이길 정도의 메리트는 없는 듯합니다.
그리고 후두부 카메라 테두리의 얇은 부품 상태도 안 좋고요.
아마도 MG 머리를 사용해야 할 듯...

어깨는 맨 앞쪽 장갑만 레진 부품으로 되어 있는데,
A자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A자 형태와 조금 다르고, 왼쪽 오른쪽 어깨의 몰드 모양도 달라서
MG 제타 2.0 킷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옆 모습을 보니 역시 서브유닛밖에 안 보이는군요^^
활은 휜 상태가 심해서 팔팔 끓인 물에 담가서 열심히 직선으로 잘 펴줬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서브유닛 개수 작업을 가늠하는 데는 활을 꼽지 않고 사진 찍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뺐습니다.


서브 유닛에 빔 캐논의 포구(砲口)와 덮개만 만들어서 덮어주면 제법 제대로 된 스트라이크 제타건담처럼 보일 것 같습니다.

사이드 스커트의 옆면을 보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같은 몰드가 있는 것은 반갑습니다만...
끝에 빔 캐논을 달아주려면 사이드 스커트의 단면이 정사각형에 가까워야 하는데 아주 펑퍼짐한 직사각형을 하고 있습니다.
킷을 개수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보이지만 그래도 완전히 새로 자작하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뒷면은 또 윙바인더밖에 안 보입니다.
윙 바인더가 이렇게 커진 이유 중 하나는 원래는 서브 유닛에 있어야 할 부분을 윙 바인더 아래쪽에 붙여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수정/개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놔둘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또 윙 바인더가 조각조각 분리된 날개처럼 펴지는 연출을 위해 층층이 쌓이는 구조로 만들다 보니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문제점은 이들 조각들 간의 결합 핀이 오직 한 곳, 가동축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제대로 결합하고 접착하려면 가동이 안 되고, 가동이 되게 하려면 제대로 결합이 안 된다는 상황인 것이죠.

가동도 되고, 결합도 되게 하는 방법은 자석을 사용하는 방법 뿐일 것 같습니다만...
윙 바인더가 조각조각 날개처럼 펼쳐지는 스타일은 다소 중국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석을 쓰지 않고 그냥 고정 접착해 버리려고 합니다.


3. 가조립 (웨이브라이더 형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에서 웨이브 라이더 형태는 MS 형태만큼의 중요성이 있기 때문에 웨이브라이더 형태도 반드시 가조립을 해봐야겠죠.



그런데... 역시 웨이브라이더 형태도 고정이 잘 안 됩니다.
부품은 무거운 레진 덩어리로 바뀌어 부담이 더 가는데,
MG 제타 건담 2.0에 있었던 웨이브라이더 모드 시의 고정 핀들이 추가되기는커녕 오히려 일부 삭제되었습니다ㅜㅜ
제대로 고정을 하기 위해서는 삭제된 핀들을 되살리거나 군데군데 추가로 자석을 심거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MG 제타건담 2.0 자체가 완전변형을 제일의 목표로 삼은 반면 변형 시 가동 부품들의 내구성에는 별로 신경을 안 쓴 듯합니다.
가슴과 따로 노는 어깨 고정부위라든가, 정확하게 내부 부품이 부러지는 방향으로 힘을 받도록 설계된 허리 변형 기구,
아주 작은 부분에 온 힘을 받게 만들어진 골반 고정부 등등... 불안한 부분이 한둘이 아닙니다.
변형 부품들의 내구성 보강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빨간 화살표가 가리키는 에어 인테이크 형태의 부분이 원래는 서브 유닛에 달려있어야 하는 부분인데,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에서는 윙바인더로 옮겨진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원래대로 개수하는 것은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저대로 놔두려고 합니다.

네오그레이드 킷의 웨이브라이더 형태에서 한 가지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무릎 부품이 과도하게 앞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다리가 제대로 접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무릎 부품도 결국 제타 2.0의 부품을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 첫번째 작업기 '가조립' 편을 마칩니다.
다음번 작업기는 서브 유닛과 사이드 스커트 빔 캐논 등의 개수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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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19. 02:06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0 - Concept



이번에 다음카페 민봉기의 건프라월드 온라인 컨테스트에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으로 출품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Strike Zeta Gundam)은 한마디로 말하면 '제타건담 3호기의 코마츠바라(小松原)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제작에서는 제타건담 3호기의 또다른 버전인 네오그레이드 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컨버전 킷을 베이스로
코마츠바라 버전에 가까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이 기체에 대해서는 아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아서
먼저 MSZ-006-3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이라는 외전적 기체의 유래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겠습니다.

1. Green Divers

MSZ-006-3이라는 형식 번호의 기체가 최초로 세상에 등장한 것은 2001년 선라이즈에서 제작한 플래니테리엄(별자리 등을 투영하는 반구형 스크린) 용 CG(컴퓨터 그래픽스) 영화 '건담 신체험 -0087- 그린 다이버즈'였습니다.

스토리는 궤도상의 전투로 피해를 입고 대기권으로 추락하는 민간여객선 프로스페로 호에 남겨진 두 남매를 에우고와 티탄즈, 카라바가 협동하여 구한다는 내용인데,
탈출한 남매들의 대기권 돌입 캡슐을 회수하는 역할을 한 것이 카라바 소속의 MSZ-006-3 제타건담 3호기입니다.
초고속으로 대기권 돌입 중인 캡슐을 따라잡는다는 것은 제타건담의 추진력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리형 부스터 유닛을 사용합니다.

<이미지 출처: GUNDAM EVOLVE MATERIAL>

2001년의 기술에 그다지 넉넉치 않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CG 영화라서 제타건담 3호기의 모델링은 별로 세밀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3호기라고 해도 오리지널 제타건담과 형태가 다른 것은 아니고 백색, 보라색, 회색의 컬러링 외에는 눈에 띄는 차이점이 없습니다.
이 컬러링은 제타건담의 원 디자이너인 후지타 카즈미(藤田一己)씨가 디자인했다고 하고요.

작품 내에서 제타건담 3호기의 파일럿은 얼굴도 안 나오고 이름 대신 '화이트 유니콘'이라는 코드 네임으로 불리우지만
어깨의 A자, 카라바 소속인 점, 그리고 성우가 후루야 토오루(古谷徹) 씨라는 점에서 '아무로 레이'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2. GUNDAM EVOLVE../9

제타건담 3호기가 그 다음으로 세상에 선보인 것은 제타건담 극장판이 완결되던 2006년이었습니다만,
우연히도 두 가지의 서로 다른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다른 매체로 발표됐습니다.

그 중 하나가 선라이즈의 애니메이션 GUNDAM EVOLVE../9 입니다.
EVOLVE../ 시리즈는 원래 건프라 매장에서 킷의 프로모션을 위해 상영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상이지만,
EVOLVE../9은 EVOLVE../ 시리즈 6~10의 모음집 DVD 발매를 위해 특별히 따로 제작된 영상입니다.

GUNDAM EVOLVE../9에는 3기나 되는 서로 다른 타입의 제타건담 3호기가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 MS-006-3A 화이트 제타가 그린 다이버즈에 등장한 제타건담 3호기와 동일 기체입니다.
디자인은 SD건담 만화 등의 작가인 이치시키 마사토(一式まさと)씨가 담당했는데, 그린 다이버즈 디자인을 살짝 리파인한 수준입니다.
부스터 유닛의 디자인도 그린 다이버즈와 거의 동일합니다.
파일럿의 코드네임은 역시 '화이트 유니콘'인데, 얼굴로 보나 극중에서 '1년전쟁의 영웅'으로 불리는 걸로 보나 분명히 아무로 레이입니다.

<이미지 출처: GUNDAM EVOLVE MATERIAL>

이 기체는 2007년 반다이에서 MG 제타건담 2.0의 컬러 배리에이션 한정판으로 제품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제타 2.0 런너를 그대로 쓰다 보니 백색과 회색의 배치가 그린 다이버즈나 EVOLVE../9 버전과 좀 달랐지요.


3. Masterpiece Zeta Gundam

그런데 EVOLVE../9보다 몇 달 빨리 공개된 다른 제타건담 3호기가 있었으니,
개라지 킷 메이커인 studio RECKLESS의 코마츠바라 히로유키(小松原博之) 씨가 조형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입니다.
코마츠바라 씨는 카토키 하지메(カトキハジメ) 씨의 디자인을 가장 Ver. Ka스럽게 조형해내는 천재 원형사로 유명한데요.
요즘은 카토키 디자인을 벗어나서 독자적인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데, 스트라이크 제타도 코마츠바라 씨의 이런 오리지널 디자인 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버전으로 완성이 가능한 '1/144 Z GUNDAM +α Ver. 2006 FINAL' 레진 킷이 캐러하비 2006 행사장에서 판매됐고,
9월에는 '마스터피스 제타 건담(Masterpiece Zeta Gundam)'이라는 책으로까지 발간되었습니다.
마스터피스의 재미있는 점은 마치 '우주세기 0106년의 사이드6에서 발간한 제타 건담에 관한 책'인 것처럼 꾸며져 있다는 것입니다.
책에 나오는 사진들은 모두 코마츠바라 씨와 다른 유명 모델러의 모형 작품들을 연출 촬영한 것인데,
그 중에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기종이 바로 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그린 다이버즈에 등장한 제타건담 3호기와 동일한 형식번호 MSZ-006-3이고, 소체의 디자인도 거의 같습니다.
(실제로 소체의 조형은 studio RECKLESS에서 2005년에 '제타건담'으로 발매한 킷과 동일합니다)
기존 제타건담 3호기와의 가장 특징적인 차이점은 실드가 거대한 전용 서브유닛으로 대체된다는 점입니다.

이 서브유닛에는 자체 제너레이터가 내장되어 있어, 하이퍼 메가 런처 급의 빔 캐논과 추진용 엔진에 파워를 공급하고,
미사일 등를 수납할 수 있다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그 외 변경점으로는 사이드 스커트에 빔 캐논이 추가되고, 등 뒤의 플라잉 아머의 디자인도 다소 변경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

2008년에는 '마스터피스 롤아웃 제타 건담(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이라는 이름으로
마스터피스에 등장한 모형작례와 설정자료를 담은 책도 발간되었습니다.
마스터피스 롤아웃에 나온 제타건담 3호기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설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타건담 3호기는 본래 제타 건담의 예비 부품 용으로 애너하임 일렉트로닉스에서 보관중이었다.
그런데 제타 건담의 뛰어난 항공작전능력에 주목한 카라바의 요청으로 카라바 '아우둠라(Audhumla)' 부대에 인계되었다.
카라바는 제타건담 3호기의 지구상에서의 항공작전능력 향상을 위한 여러가지 기체 장비를 가지고 평가시험비행을 실시했다.

그 중 하나는 뉴타입 파일럿이 탑승한 제타건담을 부스터에 의해 탄도비행시켜 지구상의 어느 전선이라도 45분 이내에 투입한다는 '전지구NT전력즉응파견구상'이었다.
이 훈련 도중에 여객선 프로스페로 사고의 인명 구조에 관여하게 된다(그린 다이버즈).

장비 옵션 중 '스트라이크 제타'라는 기체는 애너하임사의 투자자 자료에 그 모습이 공개되어 있다.
스트라이크 제타는 대MS전뿐만 아니라 후방 침투, 적 시설에 대한 종심타격의 역할도 하는 Strike Fighter를 목표로 한다.

그래서 전용 서브유닛에 초저속부터 마하 10 이상의 극초음속까지 대기권내 항행능력이 뛰어난 복합 사이클 엔진을 탑재하고,
지상 공격용 무기를 수납할 수 있는 4개소의 내장식 웨폰 베이도 장비하였으며, 스텔스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서브유닛 앞단에는 하이퍼 메가 런처 급의 빔 캐논을 장비했으며, 이것과 엔진은 내장된 제너레이터로부터 동력을 공급받는다.
이 때문에 본체의 파워가 여유로워져서 사이드 스커트의 빔 사벨 수납부도 대형 빔 캐논으로 교환하였다.

그러나 카라바의 시험평가 결과 뉴타입 외엔 다루기 힘든 섬세하고 과민한 제타건담의 조종성 때문에 도입구상 자체가 소멸되고,
카라바 수뇌부는 제타건담을 베이스로 한 양산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뭔가 그럴듯하죠?
설정은 됐다 치고, 제가 이 스트라이크 제타에 유달리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오리지널 제타 보다도 멋지기 때문'입니다.
제타 건담의 웨이브라이더도 멋지긴 한데, 확실히 짤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데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웨이브라이더는 서브유닛으로 인해 훨씬 길어져서 좀더 항공기스러운 샤프한 프로포션을 갖게 되었죠.

<이미지 출처: 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

그리고 웨이브라이더 옆면을 보면 파란 띠가 서브유닛에서 윙 바인더, 허벅지, 종아리, 테일 버니어 스태빌라이저까지 사선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테일 버니어 스태빌라이저 에서 발부분으로 A자를 그리듯이 이어져 내려오는데요.
저는 이것이 왠지 멋지고, '역시 아무로 전용기'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4.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네오그레이드의 원형사이신 피아님의 2007년작입니다.
정식 명칭은 1/100 Strike White Zeta ver. Evolve 9이고, 반다이 1/100 MG 제타 건담 ver. 2.0 프레임을 사용하는 레진 컨버전 킷입니다.

Evolve../9의 화이트 제타와 studio RECKLESS의 스트라이크 제타, 그리고 G-System 활제타의 특징들을 모아 한 데 융합한 디자인입니다.
이름부터 스트라이크 제타와 화이트 제타가 융합되었죠.
구석구석 살펴보면 배색과 일부 몰드 형태는 화이트 제타를, 사이드 스커트와 서브유닛은 스트라이크 제타를,
발과 활 모양은 활제타를 닮았으며, 그 외 패널라인이나 세부 디테일은 피아님의 오리지널 리파인입니다.


<이미지 출처: 민봉기의 건프라 월드>

제가 하려는 작업은 이렇게 세 기종이 융합된 킷으로부터 다시 코마츠바라 버전의 스트라이크 제타를 추출(?)해 내는 일이 될 텐데요.
가장 큰 작업은 아마도 서브유닛 개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피아님 킷의 서브유닛은 얼핏 보면 스트라이크 제타와 유사하지만 어디까지나 '실드 + 활 수납공간' 역할입니다.
엔진 노즐이나 빔 캐논 총구가 없고, 바깥쪽과 위쪽 부분이 코마츠바라 버전과 전반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개조가 필요합니다.
또, 사이드 스커트에도 빔 캐논을 추가해 주어야 할 것이고요.


5. GFF 제타 플러스의 컬러 패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보고 건담 센티넬의 제타 플러스(Z Plus)와의 연관관계가 느껴진 건 혹시 저 뿐일까요?
제타 플러스도 스트라이크 제타처럼 평가시험 타입의 아무로 레이 전용기가 있었고,
제타 플러스에도 사이드 스커트에 빔 캐논이 장비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죠.
그리고 아마도 위의 박스글에서 카라바가 도입하기로 한 '제타 건담을 베이스로 한 양산기'가 바로 제타 플러스일 겁니다.

<이미지 출처: 魂Web>

Gundam Fix Figuration 시리즈의 제타 플러스를 보면 위 사진과 같이 청색 부분이 기하학적 패턴으로 색분할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 계획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푸른색 부분도 GFF 제타플러스와 비슷한 패턴으로 칠하려는 것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와 제타 플러스는 설정상 동일한 연장선 상에 있는 기체이니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색분할 무늬는 모델러들 사이에선 보통 스플린터(Splinter) 도색이라고 통하고 있지만
현실 세계의 스플린터 미채(迷彩, camouflage) 패턴이라는 것은 병기보다는 전투복 용도이고, 무늬 모양도 꽤 다릅니다.



<2차대전시 독일군의 스플린터 미채>


<스웨덴의 M90 스플린터 미채>


<페리스 미채의 예>

건담 센티넬 때부터 건프라 도색에 널리 쓰여온 색분할 패턴은 스플린터 미채 패턴보다는 오히려
60~70년대 미국 전투기에 일부 적용된 페리스 미채(Ferris camouflage) 패턴에 가깝다고 볼 수 있고요.
카토키 하지메 씨가 모델 그래픽스에 건담 센티넬 내용을 연재할 때도 '페리스 풍 분할 미채'라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좀 석연치 않은 것은 GFF 제타 플러스의 컬러링은 '미채'라고 부르기엔 너무 화려하고 눈에 띈다는 것이죠.
이것은 아마도 기체의 평가 테스트와 홍보를 위해 편의 상 일부러 눈에 잘 띄는 색으로 도색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현실세계의 예로 러시아 전투기들의 시험비행용 도색 패턴(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습니다)과 비교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러시아의 Su-35BM 프로토타입 2호기>


요약

제 작업 구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ver. Evolve 9' 컨버전 킷을 베이스로 해서
코마츠바라 버전의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설정과 디자인을 좀더 살려내고,
GFF 제타 플러스 같은 시험비행 용 색분할 패턴으로 도색하는 것입니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아래와 같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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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3. 09:11

MG&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직전 Coming Soon!

먹선/데칼/마감에 3주가 넘게 걸려버렸네요-_-
뭐 한다고 이렇게 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초정밀 몰드의 엄청난 먹선질을 한 것도 아니고, 지옥 데칼질을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었던 건 더더욱 아닌데...


네, 아무튼... 에나멜로 먹선을 넣었습니다.
붉은 장갑부품에는 레드 브라운 + 플랫 블랙 에나멜을 섞어서 먹선을 넣었고, 회색 장갑에는 저먼 그레이,
그리고 나머지 짙은 색깔들에는 플랫 블랙을 쓰거나 아예 먹선을 안 넣었습니다.

요번에 좀 특이하게 시도해본 거라면
손가락 관절이나 파이프 마디에 기계적인 느낌을 주려고 메탈릭 컬러로 먹선질 하듯이 칠했다는 건데요.
타미야 크롬 실버 + 건메탈 에나멜을 섞어서 칠하고 닦아주었습니다.
...만 으음... 그다지 눈에 띄는 효과는 없는 듯...



데칼은 반다이 별매 건담데칼(릭 디아스 용 & 기타 에우고 MS 용), 그리고 키드님제 데칼을 썼습니다.
곳곳에 큼지막하게 AEUG 마크와 소속함 표시(AG: Argama), 그리고 편대 내 MS번호를 넣어주었는데요.
MG Rick Dias는 1번 쿼트로 기, HGUC는 2번 아폴리 기라는 설정입니다.




그런데 반다이 데칼에 보면 머리 콕핏 해치 옆에 친절하게 파일럿 이름까지 써주었는데요.
헉! 쿼트로 바지나의 바지나 스펠링이... 남자가 입에 담기 부끄러운 여성 신체 부위를 뜻하는 해부학 용어네요.
네 개의(Quattro는 이탈리아 어로 넷이라는 뜻) X이라니... 이 무슨...
데칼 제작자가 모르고 저렇게 쓴 건지... 일부러 저런 건지...
참고로 바지나의 공식 로마자 표기는 Bajeena입니다(MG 박스와 설명서엔 또 Vageena로 되어 있습니다만...-_-).



마감은 쇠색으로 칠한 프레임 등의 부품은 SMP 반광 우레탄 클리어로 반광 마감을,
그 외의 장갑 부품들은 SMP 무광 우레탄 클리어로 무광 마감을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아폴리 기의 팔다리 색이 너무 칙칙하고 맘에 안 들더라고요.
그래서 최종 마감제를 올리기 전에, 혹시 효과가 있을까 싶어서 일전에 구입한 가이아노츠 형광 클리어를 뿌려줘봤습니다.



사진 왼쪽이 형광 클리어 뿌리기 전, 오른쪽이 뿌리고 난 후인데요.
사진으로는 잘 구분이 안 가지만 육안으로 보면 뿌리고 난 후에 정말로 색깔이 좀더 화사해졌습니다.
특히 형광등 밑에서 보면 차이가 확 난단 말이죠.

형광 클리어에 맛 들여서^^ 빔 사벨에도 형광 클리어에다가 웨이브제 그린 펄을 섞어서 뿌려줬습니다.
원래 빔 사벨 클리어 부품이 좀 형광 끼가 있긴 했지만서도...
왠지 더 형광스러워졌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암튼 이제 마감제도 다 건조되어 가니,
완성 사진도 곧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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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5. 10:44

MG&HGUC RMS-099 릭 디아스 도색 완료

MG Rick Dias는 쿼트로 전용 빨간색으로, HGUC는 초기생산형 일반기의 짙은 청회색으로 도색을 완료 했고,
일부 마스킹이 필요한 부분, 적층장갑, 버니어 등을 약간 신경 써서 칠해줬습니다.

다 칠하고 보니 별것도 없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도색에만 2주일이 걸렸네요.

아래는 조색 레시피입니다.
도료명 뒤의 F는 Finisher's 도료 제품, S는 SMP사 제품임을 나타냅니다.

MG 쿼트로 전용기의 팔다리 색 - 파운데이션 핑크(F) 위에 실크 레드(F)


지금까지 레드는 주로 브라이트 레드(F)를 사용했었는데, 좀더 진한 빨간색을 나타내기 위해 실크 레드를 써봤습니다.
원래 붉은색이 은폐력이 좀 낮은 편이긴 하지만 실크 레드는 뭐 거의 반투명색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은폐력이 낮군요.
여러 번 덧칠해주면 좀더 진한 빨간색이 될 것 같긴 한데... 도료가 아까워서^^ 가볍게 두 번만 칠해줬습니다.


HGUC 일반기 초기생산형의 팔다리 색 - 퓨어 블랙(F) + 블루 퍼플(F) + 파운데이션 화이트(F)


으음... HGUC 일반기 박스아트 비슷한 좀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색을 만들 심산이었는데...
영 바라는 대로 안 나와주는군요. 칙칙해요.


발과 관절 등의 색 - 파운데이션 화이트(F) + 퓨어 블랙(F) + 블루 퍼플(F)


사용한 도료는 일반기 팔다리색과 동일하지만 조색 비율이 다릅니다. 왼쪽에 쓴 도료가 더 많이 들어간 도료라는...
칠할 때는 색이 좋다고 느꼈었는데, 다른 색깔들이 전부 어두운 계통이다 보니 너무 밝아 튀는 듯한 느낌도...


가슴과 백팩의 다크 브라운 - 울트라 블랙(S) + 초콜릿(S)


초콜렛 색에 블랙을 섞으니 카카오 99%짜리 초콜릿 제품의 색감이 나오는 듯...^^


내부 프레임 - 수퍼 아이언 실버(S) + 건메탈(S)


프레임은 역시 쇠맛이 나야 제맛!


클레이 바주카 - 건 팬텀 그레이(S)
요건 사진을 못 찍었네요.


HGUC의 경우 마스킹 도색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자잘하게 여러 개 됩니다.
사실은 바인더도 청회색과 다크 브라운의 2색이어야 하는데, 레드썬~ 하고 청회색만 칠했습니다^^.


MG 의 경우 일부 장갑에 적층 장갑 형태가 구현되어 있는데, 적층장갑 옆면을 마치 금속 재질이 드러나는 것처럼 칠해줬습니다.
마스킹은 귀찮고... 에어브러쉬 각도를 잘 맞춰서 뿌리는 식으로 이렇게 만들어줬죠.
적층 장갑 옆면을 도색을 안 하고 재질이 드러나도록 놔둔다는 설정은 좀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따지고 들자면 군용 장비에 눈에 잘 띠는 빨간 칠을 하는 것부터가 비현실적이죠.


버니어의 경우 별매 디테일업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킷의 것을 그대로 썼습니다.
바깥쪽은 내부 프레임에 사용한 쇠색을 칠했고,
안쪽은 파운데이션 크림(F) 위에 황등색(GSI 크레오스)과 실크 레드(F)로 그라데이션을 넣어주었습니다.

버니어 안팎의 도색 경계면이 울퉁불퉁하고 영 마음에 안 들지만...
그냥 레드 썬~하고 다음부터 잘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모노아이는 별매 디테일업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킷 순정의 녹색 클리어 부품에 플라스틱 느낌을 줄이고 뭔가 카메라 렌즈스러운 느낌을 더해주려고
Wave제 그린 펄을 수퍼클리어에 타서 뿌려주었습니다.


이제 먹선, 데칼, 마감, 최종 조립만 남았군요.
2010. 3. 18. 12:42

MG & HGUC RMS-099 릭 디아스 표면정리 완료

아이폰에 정신 팔려 있느라 프라 작업은 진전이 지지부진하네요.
지금 글로 올리는 표면정리 작업도 사실은 지난 주까지 한 일이고, 그 이후로 그냥 이 상태로 방치되어 있습니다요-_-

뭐 표면정리라고는 해도 수축을 잡아주었다거나 퍼티질을 했다거나 1차 서페이서칠 후에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주었다거나 한 것은 절대 아니고...
접합선 수정(퍼티 안 씀) → 게이트 제거 → 파팅라인 제거 → 패널라인 다시 파주기 → 서페이서 도포, 끝!
요래 작업하고 마쳤습니다.

시간이 없으니까요^^
흠집이나 잡티 같은 건 레드썬^^ 신공으로다가 패스~~


그런데 접합선 수정 말씀인데요.

MG Rick Dias는 등 양쪽의 커다란 바인더에 접합선 수정이 필요합다만,
바인더 안에 내부 프레임 같은 것도 있고 해서 후조립 가공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MG 접합선 수정은 걍 패스~

HGUC는 옛날킷 답게 팔다리 정중앙에 정직하게 세로 접합선이 쭉쭉 나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팔다리의 구조가 접합선 수정하기 아주 편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무려 10년전 킷임에도 불구하고,
팔은 후조립 가공 필요 없이 그냥 접합선 수정하고, 색깔 별로 도색 후 다시 끼우면 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리는 후조립 가공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위 사진처럼 암핀 부분을 C자 모양으로 깎아주기만 하면 되거든요.


그리고 이번에는 서페이서를 뿌릴 때 좀 새로운 시도를 해봤습니다.

병 서페이서를 모형용 락커 신너로 희석해서 에어브러쉬로 뿌려주면 왠지 캔 스프레이 서페이서보다 정착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서페이서는 아무래도 도료와는 다른 성분이고, 프라 표면에서 도료와는 다른 화학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캔 스프레이 서페이서를 쓰자니 용량 대비 비싼 관계로...
병 서페이서를 공업용 신너로 희석해서 에어브러쉬로 뿌렸습니다.

흰 플라스틱 통에 담아서 파는 공업용 신너는 쓰고 남은 폐신너들을 재생해서 파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불순물들이 들어있죠.
이런 불순물들 때문에 막 플라스틱 부품도 녹이고 그러는데요.
플라스틱을 녹이는 이 특성을 이용하면 서페이서가 표면에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험 삼아 뿌려봤습니다.

머리속 시뮬레이션으로는
  1. 공업용 신너가 플라스틱을 살짝 녹이고
  2. 녹은 플라스틱 성분과 서페이서 성분이 뒤섞였다가
  3. 신너가 건조되면서 플라스틱과 서페이서가 유기적으로 강하게 결합된다는...
뭐 이딴 상상을 하면서 말이죠^^.


전에 서페이서 뿌릴 때는 3호 에어브러쉬 아니면 캔 스프레이만 사용했었는데,
이번에 서페이서 뿌릴 때는 Evolution Silverline 4호 브러쉬로 뿌려줬습니다.

공업용 신너로 희석한 서페이서가 프라 표면에 고이거나 하지 않도록 살살 뿌려야 되는데...
4호라서 그런 건지 아님 Evolution 계열 특성이 그런 건지 너무 촥촥 나가더군요ㅜㅜ
결국 40ml짜리 병 서페이서 새 것 한 병을 다 썼고요.

그래도 뭐 공업용 신너를 촥촥 뿌렸는데도 아직은 녹거나 깨지거나 한 부품은 없습니다.
공업용 신너 실험의 정확한 성공 여부는 도색 다 하고 조립까지 끝마쳐봐야 알 수 있겠지만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도색 작업을 달려봐야죠.
2009. 11. 6. 10:05

HGUC 막투 3종 세트 제작기 #2

제목과는 달리 3종 중에 에우고 컬러는 손도 못 대고 티탄즈 컬러 한 놈만 작업했습니다.

건프라월드 카페의 티탄즈 프로젝트 참가작이라서 마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놈에만 집중했지요.
다행히 마감 날짜가 10월 31일에서 11월 8일로 다시 연기돼서 여유가 좀 생겼습니다.
만, 나머지 2종은 언제 작업 재개할지 모르고요-_-

우선 지난 번에 이어 개수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어깨 개수 작업 2

어깨 장갑을 팔이 아닌 어깨 관절축에 고정하도록 하는 부분을 만들었습니다.
1.2mm 프라판을 크기에 맞게 자르고 구멍을 뚫어서요.

이 부분은 건담 웨폰즈 책에서는 황동선으로 회전축도 박아 가동식으로 하던데요.
귀찮아서 그냥 접착해버리려고 합니다.
그냥 이렇게 다 붙여버리고 말 바에는 어깨 앞부분 아머를 괜히 땄다는 생각도 드네요-_-
에우고 막투 중에 이미 어깨 딴 놈은 어쩔 수 없지만 다른 놈은 따지 말고 작업해야겠습니다.


어깨 아머 안 쪽의 마이너스 몰드는 디테일업이랍시고 붙여줬습니다.
뭔가 좀 프라판을 멋지게 재단해서 몰드처럼 넣어볼까 하다가
귀찮아서 걍 고토부키야 디테일업 제품을 붙였죠.
어차피 팔이 있기 때문에 다 가려지고 이 정도 부분까지밖에 안 보인다는...
조립 상태에서 앞에서 보면 뒤쪽 아머 안쪽만 보이기 때문에 뒤쪽 아머에만 붙였습니다^^.


골다공증 치료

HGUC 막투는 희한하게 발바닥에 골다공증이 있더군요.
다른 HGUC들도 이렇던가...
그리고 발칸 포드 아래쪽에도 보면 구멍이 뽕 뚫려 있습니다.


이런 곳들은 폴리퍼티로 채워준 후 평평하게 갈아주었습니다.


스커트 좌우 분리

요즘 HGUC 킷들은 처음부터 '요기를 싹둑 잘라 분리해줘'스럽게 올록볼록하게 사출되어 있어서 알기 쉽습니다만...
막투는 그렇게 안 생기긴 했지만 어쨌든 거기를 잘라주면 앞 스커트의 좌우 분리가동이 됩니다.


책에 보면 스커트 안쪽 몰드도 만들어 넣어주고 하던데
시간도 없고 귀찮아서 패스했습니다.

요즘은 학교에서 성교육도 건전하게 잘 시키고 있는 듯하고,
여인네 피겨도 아닌 건프라 스커트를 들춰볼 사람은 설마 없겠지요?


빔 라이플

걍 접합선 수정만 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총구 쪽이 너무 리얼리티가 떨어지더군요.
구멍도 실제로 뚫어주고 소염기 틈새도 패널 라이너로 파주었습니다.



그리고 센서부의 테두리가 너무 굵은 관계로 안쪽을 갉아서 좀더 가늘게 해주었습니다.



클레이 바주카

이녀석도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두꺼운 포구 부분을 안쪽에서 갉아서 좀더 얇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센서부 테두리도 가늘게 해주려다가... 날려먹고-_-
고토부키야 제 덕트 부품을 이식하는 본의 아닌 디테일업 작업을 해주게 됐습니다.


개수 작업은 이 정도로 끝마쳤고요.
서페이서 한 번 올려보고 표면이 덜 정리된 부분만 800번과 1000번 사포로 다시 한 번 밀어주고 도색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도색

'검다면 광' 아니겠습니까?

반다이에서도 최근 MG 마크투 티탄즈 2.0 HD 컬러로 광막투 키트를 멋지게 뽑아주기도 했고,
'Master Piece Rollout - Zeta Gundam'이라는 책에 보면 가와구치 명인(川口克己가와구치 카츠미)의 유광 마크투 작례는 진짜 너무너무 멋집니다.
그래서 저도 한 번 따라해 보겠다고 유광으로 도색했습니다.

아무래도 유광 도색이다 보니 광으로 정평이 나 있는 피니셔즈 컬러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조색 데이터를 말씀 드리자면 다음 표와 같습니다.

1. 팔다리 기본 남색 수퍼 딥 블루(F) + 수퍼 파인 코발트(F) + 블루 퍼플(F)
2. 몸체 검정색 퓨어 블랙(F) + 1번 기본 남색
3. 관절 회색 파운데이션 화이트(F) + 퓨어 블랙(F) + 1번 기본 남색
4. 콕피트 해치 등 붉은 색 파운데이션 핑크(F) → 실크 레드(F)
5. 뿔, 덕트, 버니어 등 노란 색 파운데이션 크림(F) → 수퍼 파인 골드(S) → 클리어 골드(S) + 클리어 오렌지(S)
6. 내부 프레임 메탈릭 곳에 따라 수퍼 아이언 실버(S)와 라이트 건메탈(S) 사용
7. 메탈 버니어 스모크 그레이(C)와 클리어 레드(S), 클리어 오렌지(S) 사용
8. 빔 사벨 루미 핑크(F) + 파운데이션 화이트(F) 조색비를 달리하며 그라데이션

F: 피니셔즈
S: SMP하우스
C: GSI 크레오스 (지난 번까지는 G로 썼었는데 제가 가이아노츠 도료를 구입하는 바람에 이니셜 G를 그쪽에 뺏겼습니다^^)

기본색을 만들고 거기에 검정이나 회색 같은 무채색을 섞음으로써 전체적인 색상(hue)을 통일하는 접근방식을 쓴 건데...
칠하고 보니깐 남색은 너무 파랗고 검정은 너무 검고... 잘 안 어울릴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요
일단 도색을 시작하면 다시 가조립했다 풀었다 하는 건 지문도 남고 귀찮아서리...
다시 칠하기도 귀찮으니깐 뭐 그냥 잘 나오겠지 막연히 예상하며 가고 있습니다.

붉은 색도 전체의 푸른 색감에서 튀지 않도록 좀더 어둡고 탁하게 만들자는 의도로 브라이트 레드보다 어두운 실크 레드를 사용했는데...
실크 레드도 충분히 밝고 튀는군요-_-
나중에 다 조립하고 나면 색깔들끼리 다 따로 놀지 않을는지... 심히 걱정 됩니다.
그래도 다시 칠하기는 귀찮으니 패스~~


노란색 대신에 가와구치 명인처럼 황금색을 사용했습니다.
SMP하우스의 수퍼 파인 골드는 광택은 좋은데,
(제가 잘못 사용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건조하고 나면 금색과 은색 중간 정도의 좀 덜 노란 색깔이 나옵니다.
그래서 그 위에 클리어 골드 + 클리어 오렌지를 살짝 한켜 오버코팅해서 황금색스럽게 만들어줬습니다.
SMP하우스의 클리어 골드는 다소 노란색 쪽으로 치우친 금색이라는 느낌이라 클리어 오렌지로 붉은 성분을 추가해줬는데,
결과적으로 황금색이 만족스럽게 나왔네요.



HGUC 마크투는 최근 킷도 아니고 가격도 낮고 크기도 작다 보니 부품 색분할이 잘 안 되어 있어서
설정에 충실하게 도색하려면 기본적으로 여러 군데 마스킹 도색을 해줘야 됩니다.
그리고 설정과는 다르지만 멋지게 보이겠다고 몇 군데 더 색상 분할을 해줬더니 마스킹을 아주 많이 해주게 됐네요.

아래 사진이 그 예들입니다.
     

버니어는 처음에는 불투명색으로 칠해줄까도 생각해봤는데,
그래도 비싼 메탈 버니어를 티 내고 싶어서^^ 클리어 도료로 칠해줬습니다.

설정 대로라면 실드는 전체가 남색 단색이지만,
키트 사출색도 그렇고 아래쪽을 검게 해주는 것이 더 멋질 것 같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빔 사벨 날은 루미 핑크(F)와 파운데이션 화이트(F)로 그라데이션을 주어 칠해줬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웨이브제 화이트레드 펄을 뿌려줬는데 사진 상에선 전혀 눈에 안 띄는군요-_-


이제 티탄즈 막투는 데칼질 하고 마감제만 올리면 완성이네요.

그런데 에우고 막투는 언제 또 만들게 될지...
2009. 10. 22. 03:55

HGUC 막투 3종 세트 제작기 #1

지난 번 리뷰에 언급했던 HGUC RX-178 Gundam Mk-II 킷의 미흡한 점을 개수하고,
후조립 가공(後はめ加工, 예전엔 C형 가공이라고 많이 불렸죠) 및 접합선 수정을 하고,
약간의 디테일 업을 해주었습니다.

딱히 독창적인 작업을 해준 것은 아니고 최근에 한글판이 발간된
'GUNDAM WEAPONS: 별을 잇는 자' 책에 나온 내용을 거의 그대로 따라했습니다.

머리

머리는 일단 정중앙의 세로 접합선 수정 작업을 해야 되겠고요.
두껍게 사출된 이마 뿔을 예쁘게 잘 갈아내야겠죠.
그리고 얼굴 부분은 별도 도색 후 마지막에 접합선 수정이 된 머리에 끼워줄 수 있도록 위쪽 가로핀을 잘라내는 후조립 가공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발칸 포드의 왼쪽 부분도 접합선 수정이 필요합니다.
왼쪽 중앙의 동그라미는 설정상 빨갛게 칠해줘야 할 부분이라서 절단분리했습니다.
발칸포의 포구 부분은 원래의 몰드를 갈아버리고 극중 모습과 비슷하게 구멍도 뚫고 웨이브제 사각 버니어 부품으로 디테일 업도 했습니다.
그리고 안테나는 0.5mm(3호) 곤충표본핀으로 대체했습니다.


가슴

가슴에서 건드린 거라곤 막혀있기 때문에 너무 장난감스러운 느낌의 덕트 뿐입니다.
책에 나온 것처럼 전체를 뻥 뚫어버리고 프라판으로 슬릿을 새로 만들어 넣는 건 또 너무 귀찮아서...
패널 라이너로 열심히 긁어서 슬릿 사이만 뚫어줬습니다.


왼쪽이 킷 부품 그대로, 오른쪽이 수정 후입니다.


백팩


백팩에는 기본적으로 접합선 수정을 해줬고,
다 같은 색인 관계로 후조립 가공은 하지 않았습니다(근데 후조립 안 하고 접착 상태로 구석구석 사포질하는 게 더 힘드네요-_-).
그리고 연결 파이프는 고토부키야 1.8mm 메쉬 파이프로 디테일업 해줬습니다.
플라잉 아머 버전에 들어있는 키트 순정 메쉬 파이프보다 더 빳빳하고 빤딱빤딱한 것이 느낌이 더 좋군요.
글고 그냥 구멍만 뚫으니 너무 휑해서 웨이브제 플랫 버니어 부품으로 파이프 연결부를 디테일업했습니다.


버니어는 일단 티탄즈 막투는 모델업제 5mm SV 버니어(사진 오른쪽)로 교체해주었습니다.
5mm SV 버니어는 마치 HGUC 막투를 위해 제작된 제품인 듯 순정 버니어와 크기와 형태가 딱 맞습니다.
그런데 단가가 워낙 비싸서...-_-
에우고 막투에는 마하공구제 부스터60(사진 왼쪽)을 사용해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리고 빔사벨 고정 핀이 너무 굵고 길어 장난감처럼 보이는 관계로 빔 사벨 액션 시에 주로 탈착하게 되는 오른쪽 사벨 랙의 고정 핀은 좀 짧게 잘라줬습니다.



어깨

어깨 안쪽이 휑해보이는 문제의 해결과 접합선 수정을 위해서 일단 어깨 아머 부품 앞쪽을 따줬습니다.
그리고 어깨를 팔에 고정시키도록 하는 암핀을 긁어내버렸습니다.


왼쪽이 수정 전, 오른쪽이 수정 후의 모습입니다.
1단계 작업은 요기까지~~
나머지는 다음에 하도록 하죠.




정직하게 90도밖에 안 꺾이는 팔을 더 꺾어보고자 고토부키야 제 T 조인트를 팔꿈치 안쪽에 이식했습니다.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는 시간이 꽤 걸린 녹녹치 않은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30도 정도밖에 더 안 꺾이는군요, 췟.


휑한 손목에는 웨이브제 사각 버니어에 구멍을 뚫어 팔찌를 만들어줬습니다.
그리고 정직하게 네모 구멍이 뚫린 장난감스러운 손은 좀더 디테일이 높은 고토부키야 노멀 핸드 A로 교체해줬습니다.
또 오른팔은 실드를 장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장난감스러워 보이는 실드 연결 폴리캡 구멍을 프라판으로 막아버렸습니다.

 

고관절

GUNDAM WEAPONS 책에는 허벅지로부터 고관절의 볼을 분리해서 다리를 롤 회전시킬 수 있는 관절을 심던데...
따라하기엔 너무 번거로워보여서 그냥 다리를 좀더 벌릴 수 있을 정도로만 고관절의 걸리적거리는 부분을 갉아내줬습니다.



다리

다리는 뭐 거의 HGUC 막투 개수의 하이라이트랄까 마디마디마다 뭔가 작업을 해줘야 합니다.
일단 허벅지부터 발등까지 이어지는 접합선 수정을 해줘야 하고,
도색한 뒤에 조립할 수 있도록 후조립 가공을 해야 하는데, 요게 좀 트리키하달까 쉽지 않더군요.

GUNDAM WEAPONS 책을 따라서 했습니다만,
원래 무릎 관절 부품에 들어가게 되어 있는 폴리캡을 정강이 부품에 끼워놓고
무릎 관절 부품 아래를 파서 나중에 덮어씌우듯이 끼우는 식입니다.


하퇴부 프레임의 후조립을 위해서는 사진 오른쪽처럼 종아리 장갑 내부의 암핀들을 깎아놓고,
노란 버니어 부품의 조립 핀들도 잘라줘야 하죠.
이렇게 하면 나중에 하퇴부 장갑 아래쪽에서 프레임을 위로 밀어넣어 조립할 수 있습니다.

발목 장갑은 연결핀을 짧게 잘라서 후조립할 수 있게 했고요...

그리고 무릎 뒤쪽 동력선은 고토부키야 메쉬 파이프로 바꿔주었는데,
백팩에 썼던 1.8mm를 그대로 썼더니 좀 가늘다는 느낌이군요-_-
구부러진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안에는 황동선을 넣어주었습니다.

막투 하면 또 발목 실린더 아니겠습니까?
만들다 만듯한 키트의 실린더를 깎아내고 모델업 1.5mm 메탈 실린더와 런너 조각을 이용해 만들어 넣었습니다.
그런데 실린더를 달아줘야 할 발은 6개인데 메탈 실린더가 8개밖에 없군요.
막투 한놈의 실린더는 뭔가 다른 재료로 만들어야 할 듯...

그리고 마지막으로 웨이브제 원형 버니어에 구멍을 뚫은 것을 가지고 썰렁한 발목을 따뜻하게 덮어줬습니다.


무장

빔 라이플과 하이퍼 바주카는 정중앙의 접합선을 수정해주었고요,
다들 비슷비슷한 색깔이라서 딱히 후조립 가공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실드의 팔 연결부는 두 방향에서 끼울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한쪽을 끼워놓으면 노출되는 반대쪽 핀이 또 너무 장난감스러보인다는 말이죠.
그래서 주로 쓰는 방향의 핀만 남겨놓고 다른 쪽은 잘라버렸습니다.



현재 요기까지 진행했습니다.
프로젝트 마감 시한인 10월 말까지 완성하려면 좀더 스피드를 내야 할텐데 걱정이군요.
3종 세트를 동시에 작업함으로써 시간도 절약하고 대량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던 것이 당초 계획이지만,
시간이 너무 아슬아슬해진 관계로 이제는 프로젝트 작인 티탄즈 막투 작업에만 올인해야 되겠습니다.

2009. 9. 16. 12:27

MG YMS-15 갼 엑스트라 피니쉬 작업기

정말 오랜만에 건프라 작업 포스팅을 올리게 되네요.
그 동안 시간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서 건프라는 아예 손을 안 대다가
그나마 정신적인 여유가 좀 생겨서 최근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적으로는 주7일 근무에 5일 야근, 집에 오면 애도 봐야 된다는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어서 손이 많이 가는 놈은 만들기 힘들고요...

그래서 걍 만만하게 손에 잡은 놈이 MG 걍(Gyan) Extra finish입니다.
엑스트라 피니쉬란 플라스틱 킷 표면에 반짝반짝하는 코팅이 되어 있는 것이고요,
코팅이 아까워서라도 도색, 접합선 수정, 사포질 등의 작업은 안(못) 하죠.

YMS-15 걍이라는 기체는...
지온군 오데사 기지 사령관이었던 마쿠베 대좌가 타던 기체인데,
퍼스트 건담 TV 애니의 텍사스 콜로니 장면에서 잠깐 등장하고 극장판에서는 등장 자체가 삭제되어 있는 비인기 기체입니다.

저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이런 마이너 기체에다가 도색도 못하는 엑피 판을 돈 주고 산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고요.
작년 BAKUC Korea의 최우수 포즈 상 상품으로 받았던 놈입니다.

일단 가조해봤습니다.


반짝반짝하군요.


비인기 기체고 2005년 킷인데 프로포션은 나름 쓸만한 것 같습니다.


다른 기종보다 굵은 빔 사벨에는 LED까지 들어있어서 발광을 합니다.
일반 MG 킷에 LED가 적용된 두번째 사례로 알고 있습니다(첫번째는 MG 제타건담).

엑피 걍에 적용된 코팅 처리는 두가지 다른 종류가 있습니다.
팔다리의 옥색 부분과 백팩, 스커트 안쪽은 은색 도금(일본어로 멕끼라고 하죠) 위에 클리어를 입힌 처리가 되어 있고요.
그 외 부분은 기본 플라스틱 사출색 위에 같은 계열의 펄을 입힌 코팅입니다(보통 Extra finish라고 하면 이런 방식이죠).

문제는 도금 부품 내부의 플라스틱이 새까만 (아마도 재활용) 플라스틱이라서 게이트 자국이 너무 눈에 띈다는 것인데요.
아래 사진의 손등 부품 같은 일부 부품은 내부 플라스틱이 흰색 반투명으로 되어 있어서 티가 잘 안 나는데,
왜 같은 색깔의 부품인데 어떤 건 티가 잘 안 나게 만들고 어떤 건 티가 잘 나게 만드냐는 거죠.


그래서 저런 게이트 자국들은 은색 도료에 파란색과 녹색을 섞어서 부분적으로 붓으로 발라서 가려줬습니다.
펄 코팅 되어 있는 부품의 하얗게 뜬 런너 자국은 파란 도료에 웨이브제 블루 펄을 섞어 발라줬고요.
그렇지만 양 쪽 다 눈에 잘 띕니다-_-
그래도 검정색보다는 나으니 그냥 패스~~



그리고 PS(폴리스티렌) 부품은 다 뭔가 코팅이 씌워져 있는데,
프레임의 ABS 부품은 맹숭맹숭한 회색의 알 플라스틱이라서 안쓰러워서 라이트 건메탈로 도색해 주었습니다.
사포질이나 서페이서 올리기 같은 건 귀찮아서 그냥 도료와 마감제만 칠했습니다.


그리고는 먹선과 데칼을 올려주었는데요.
엑스트라 피니쉬와 어울리도록 별매 습식 건담 데칼의 은색 마크들로 붙여주었습니다.


데칼은 거의 더도 덜도 아니고 걍 매뉴얼 대로 붙였습니다.



일단 도색이 끝난 내부 프레임들만 재조립해 보았습니다.
4년이나 된 킷인데도 최신 킷에 꿀리지 않는 디테일의 전신 프레임을 갖고 있네요.


모노아이만 디테일업해주었는데요.
집에 핑크 돔이 없어서 녹색을 끼워줬습니다.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 건 실드에 왜 저렇게 폭탄들이 한 가득 들어있냐는 겁니다.
적이 총포류나 빔 사벨로 공격해올 때 저런 탄약고 같은 것을 그쪽 방향으로 내민다는 건 거의 목숨을 건 도박이 아닐까요?.


도색 전에는 관절들이 좀 흐느적거리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도료 두께때문에 관절이 빡빡해져서 좀더 튼튼해진 느낌입니다.


2009. 4. 27. 04:28

PG GAT-X105 + AQM/E-X01 엘 스트라이크 건담 #3 - 1차 도색 완료

 
흐흐 이번에도 프로젝트 빵꾸 냈습니다.
프로젝트 마감도 한참 지나고... 진짜 실질적인 최종 타겟이었던 결산 모임이 지난 주 토요일(4월 18일)이었더랬는데...
결산 모임에 도색완료 버전이라도 들고 나가려고 했지만 당일날 도색을 끝내고 조립하다 보니 시간이 밤 9시를 지나고 있길래 결국 포기하고 안 나갔습니다.

지금까지 기한이 잡힌 프로젝트나 컨테스트는 4번 모두 100% 펑크를 낸 꼴이 되었네요-_-
저는 신용도 0%짜리 실격 모델러입니다.

그래도 암튼 도색에 대한 제작기를 정리해 보도록 하죠.


1. 내부 프레임 도색

작년 발텐타인 데이에 PG 스트라이크를 선물 받은 이후로 지금까지 여러 다른 분들의 작품을 보면서 내부 프레임 도색은 이렇게 하자~ 하고 생각해 두었던 계획이 있었습니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바깥으로 나올수록 회색,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은색'이라는 건데요.
만약 실제 기계장치라면 외부 습기나 대기, 우주 방사선에 의해 표면이 오염되기 쉬운 바깥쪽 부분일수록 금속 표면 그대로 놔두지 않고 표면 가공이나 도장 처리를 했을 것이고, 그 때문에 바깥쪽은 어두운 무광 회색이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반면 실제 기계의 가장 안쪽에 있는 부품이라면 굳이 도장을 할 필요가 없을 테니 반짝반짝하는 금속 표면 그대로 놔둘 것 같았고, 그래서 안쪽일수록 광택도가 높은 은색이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예외적으로 피스톤이나 실린더 같은 가동 부품이나 버니어는 내부/외부 관계 없이 실제 기계라면 마찰과 열 때문에 도장이 쉽지 않을 것이므로 은색이나 금색으로 해주기로 했습니다.

암튼 PG 스트라이크의 내부 프레임은 바깥부터 안쪽으로 가면서 4단계로 다른 색을 넣기로 했습니다.

  • 1단계: 팬텀 그레이 (C, 무광, 가장 바깥쪽)
  • 2단계: 라이트 건메탈 (S, 반광)
  • 3단계: 수퍼 아이언 실버 (S, 유광)
  • 4단계: 수퍼 파인 알루미늄 실버 (S, 유광, 가장 안쪽)
    (위에서괄호 안의 영문자는 도료 제조사를 나타내며 C는 GSI크레오스, F는 피니셔즈, S는 SMP하우스입니다)

그런데 도료 선택에 있어서 실수를 좀 했네요.
칠해놓고 보니 1-2단계가 좀 유사하고, 3-4단계는 너무 비슷한 반면에 2단계와 3단계는 너무나도 색깔 차이가 심하게 나는 겁니다.
1차적인 이유는 처음 사용해 보는 SMP 라이트 건메탈 도료가 생각했던 것보다 색깔이 너무 진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타미야 캔 스프레이 도료의 라이트 건메탈과 같은 색을 상상했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어둡고 광택이 적은 색입니다.



그래도 이왕 뿌려놓은 거 다시 뿌리기 귀찮아서 그냥 저 색 대로 뿌린 상태로 조립해 놓으니 아래 사진들과 같았습니다.
보통 PG 스트라이크 내부 프레임 도색하시는 다른 분들의 메탈릭 컬러와는 느낌이 좀 다르죠?
4단계 도색이라고는 해도 진짜로 메탈릭한 3, 4단계 색상은 말 그대로 '안쪽'에 숨어있고 대부분 거무튀튀한 1단계와 2단계 색상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겠죠.




(프레임 샷의 미관을 고려해서 일부러 뒤집어 끼워놓은 부품도 있습니다. 어느 부품 뒤집혔다고 친절하게 지적해주시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실은 이 사진의 모습이 지난 주 결산모임 당일날 밤 9시의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에 외장을 입히고 모임 장소에 부랴부랴 들고 나간다고 해도 예상시간 자정...
걍 결산 모임 참가 포기와 동시에 스트락에서도 손을 뗐습니다.
일주일간 일도 바쁘고 의욕도 상실하고 해서 저 상태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죠-_-

그리고 다른 분들의 내부 프레임 도색 스타일과 다른 점이 또 하나 있죠?
저 위에 민봉기님 스타일로다가 에나멜 다크 그레이를 얹고 닦아내줘야 궁극적인 내부 프레임의 완성인데...
프로젝트도 끝난 이마당에 귀찮기도 하니 외부에서 보이는 부분에만 에나멜 닦아주기를 적용하고 나머지 부분들은 그냥 덮었다가나중에 언젠가 심심할 때나 한 번 시도해볼까 합니다.
어차피 외부 장갑을 씌워놓으면 안 보이는 내부 프레임이니깐요.


부분부분 클로스업해보겠습니다.
먼저 머리쪽인데요.


머리 옆 뒤쪽으로 기계장치 같은 몰드들이 많아서 마스킹 도색으로다가 좀더 밝은 금속 색으로 칠해줬습니다.
그리고 저 목 컬러 부품도 마스킹으로 2색도로 칠해줬고요.
흐~~ 제 나름의 규칙에 의해 내부 프레임을 4단계로 나눠 칠하다 보니 외부 장갑 도색에도 거의 하지 않은 마스킹을 프레임에다가 엄청 많이 해주게 되더군요-_-

그리고 노랗게 빛나는 눈과 파랗게 빛나는 카메라의 애니메이션 설정을 살리기 위해
키트에 포함된 노란 LED를 백색 고휘도 LED로 대체하고 아래와 같이 내부 클리어 부품에 클리어 옐로우와 클리어 블루를 칠해주었습니다.


어때요? 분위기 있나요?



요 아래 사진은 Panning이라는 촬영 기법과 플래쉬 발광을 이용해 찍은 건데... 생각 만큼 멋지진 않군요-_-



그 다음은 몸통입니다.
몸통은 가슴 가운데 양쪽으로 세워진 판때기(?) 이외에는 마스킹 도색 포인트는 거의 없네요.



요 아래는 팔이구요. 팔은 구조가 안쪽으로 깊지 않다 보니 대부분 1단계와 2단계색으로만 되어 있고 마스킹 부분도 별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어깨의 다단계 마스킹 도색이 의외로 상당히 복잡했고,
왠지 저 손가락은 마디마디 마스킹 도색을 해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그짓 한다고 아주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공이 많이 들어간 다리입니다.
제일 공을 많이 들이려고 작정하고 들인 건 아니고요,
내부프레임 부품들을 다 분해해 늘어놓은 상태에서 마스킹 도색하면 예쁠 것 같은 부품들을 골라 마스킹 부분도색을 해봤더니 대부분 다리 부품이더라는...



등에 붙일 엘 스트라이커 팩의 내부 프레임도 에어 인테이크 부나 버니어 같은 곳을 마스킹 도색해 주었습니다.




요 바로 위 사진의 에어 인테이크 부 같은 경우 공들여서 정확한 원형으로 마스킹했지만 조립하고 나면 절대로 안 보이는 곳이라는...-_-

마지막으로 빔 라이플에도 내부 프레임이 존재합니다.
귀찮아서 내외장 모두 동일한 건메탈로 칠해버렸지만요.



2. 외장 장갑 도색

PG는 아무래도 표면이 넓으니 솔리드 컬러로 가면 너무 밍숭밍숭하고 표면 정보량이 적을 것 같아서 명암도색을 했습니다.
PG 스트라이크는 특히 민봉기님 작례라든가 좋은 명암도색 작례들이 많아서 처음부터 외장은 으레 명암도색을 해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명암 도색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처음부터 덜컥 PG 명암도색에 도전하기에는 겁이 좀 났습니다.

그래서 좀 머리를 쓴다고 한 것이 '소심버전 명암도색' 되겠습니다.
맥스식의 다크 그레이와 화이트처럼 서로 색상과 명암 차이가 많이 나는 도료를 사용해서 명암을 넣는 것이 아니라 명암 차이가 적은 색들로 그라데이션을 넣자는 것입니다.
실수를 해도 크게 눈에 안 띄도록 말이죠.
반면에 잘 칠하더라도 이게 명암 도색을 하기는 한 건지 눈에 안 띈다는 단점도 있긴 합니다-_-

암튼 그래서 다음과 같이 도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예전부터 많이 사용되던 방식인 기본색과 섀도우, 하이라이트의 3단계 컬러로 명암을 주는 방식을 사용하되,
  • 세 단계의 컬러가 서로 너무 크게 차이나지 않도록 소심하게 명암을 주며,
  • 칠하는 순서는 섀도우 → 기본색 → 하이라이트 순으로 해서 맥스식 도색과 비슷한 분위기를 노리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밑색이 되는 섀도우 색은 아래쪽 서페이서 색을 확실히 가려줄 수 있도록 은폐력이 높은 피니셔즈나 SMP 도료 위주로 사용했고요,
윗색이 은폐력이 높으면 한 번만 뿌려도 단번에 아래 색을 가려버려 실수 확률이 높아지니까 윗색은 은폐력 안 좋기로 소문난 GSI 크레오스 제품 위주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GSI 크레오스의 Mr. Color 일반 락카 도료 제품들이 이번에 가격을 120엔에서 160엔으로 올렸더군요.
아래 사진이 이번에 사용한 GSI 크레오스의 Mr. Color 도료들과 건담컬러 도료들인데요.
정 중간과 맨 오른쪽에 있는 것이 예전에 120엔 하던 때의 일반 Mr. Color 락카 도료 병이고,
맨 왼쪽에 있는 것이 이번에 가격이 인상되면서 변경된 병 디자인입니다.


가격을 120엔에서 160엔으로 33%나 인상하다니... "쓰려면 쓰고 말려면 말아라"는 얘기 같습니다.
위 사진 왼쪽에서 2, 3, 5, 6번째에 있는 것은 건담컬러라고 건담 설정색에 맞도록 미리 조색해서 나온 도료인데 18ml에 200엔입니다.
그리고 작년에 Mr. Color의 낮은 은폐력과 비교적 약한 도막을 개량하고 발색도 좋아진 Mr. Color GX라는 라인이 새로 시작됐는데, 이쪽도 18ml에 200엔입니다.
예전에 Mr. Color 일반 도료가 10ml에 120엔 할 때는 일반 Mr. Color나 건담 컬러나 Mr. Color GX나 모두 1ml 당 단가가 12엔 근방이었는데, MR. Color 일반 도료만 33% 가격이 인상돼서 ml당 단가가 16엔이 되어버렸습니다.
가뜩이나 환율도 인상돼서 작년에 비하면 Mr. Color 일반 도료의 국내 구매가는 두 배 이상 비싸졌죠.

제가 보기에 크레오스의 전략은 원색 도료를 많이 쓰는 건담이나 캐릭터 모델러는 건담 컬러나 Mr. Color GX 쪽으로 보내버리고,
예를 들어 FS36375 그레이를 칠해야 되는 부분은 고증과 설정 상 Mr. Color의 FS36375 그레이를 칠하는 이외에는 대안이 없는 밀리터리 모델러들의 돈을 뜯어내고자 하는, 일종의 세그멘테이션 전략인 것 같습니다.

좀 정 떨어지는 전략입니다.
명암 도색 이외에는 GSI 크레오스 도료를 사용하고 싶지 않네요.


암튼 사설이 길었는데요.
다시 본론인 외장 장갑 도색 얘기로 돌아와서 우선 장갑 부품 중에서 가동시 등에 안쪽면이 보이는 부품들의 안쪽면을 SMP 라이트 건메탈로 칠해줬습니다.
안쪽면은 주로 그늘진 부분이기 때문에 '그늘'의 명암을 강조하고, 또 '장갑 안쪽면은 도장되지 않은 금속 재질'이라는 느낌도 주기 위해 어두운 메탈릭 컬러를 사용한 것이죠.



그리고 장갑 외부 도색으로 들어가서... 백색 장갑 외부에 사용한 도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섀도우: 파운데이션 화이트 (F) + 퓨어 블랙 (F)으로 서페이서 색보다 좀더 어두운 회색을 조색
  • 기본색: 건담컬러 화이트 5 (C)
  • 하이라이트: 화이트 (C)
위의 도료병 사진에서 왼쪽에서 두번째가 건담컬러 화이트 5인데요, 순수한 화이트에 비해서 꽤 어둡습니다.


GSI 크레오스 백색 계열 도료는 명암도색에 정말 좋더군요.
윗색을 한번 휙 하고 과하게 잘못 뿌려서 '이건 완전 망쳤어!! 다 지우고 새로 칠해야 돼~~"라고 생각되는 상황이였는데도
도료가 건조되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으로 먹혀 있는 겁니다.
도료의 은폐력이 낮아서 아래색이 잘 투과되어 보일 뿐만 아니라 많이 뿌렸을 경우에는 밑색이 녹아 올라와서 자연스러운 명암을 형성하는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옐로우와 레드는 원료 자체의 문제로 은폐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 같고요, 발색도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우선 섀도우 색을 뿌리기 전에 파운데이션 크림(F)과 파운데이션 핑크(F)로 발색을 위한 밑색을 깔아주었습니다.
밑색에 대해서도 "밑색으로 화이트를 칠하는 것이 산뜻하다", "밑색으로 핑크를 칠하는 것이 깊이가 있다" 등등의 논란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저 도료들을 선택한 이유는 뭐 깊이 있는 색에 대한 고집이라기보다는 파운데이션 화이트 구하기 힘들던 시절에 한 병씩 사놨기 때문이라는...-_-
색깔을 보시면 밑색 이외에는 다른 쓸만한 용도를 찾기 힘들어 보이죠?



그리고 나서 섀도우로는 각각 황등색(C)와 이탈리안 레드 III(S)를 뿌려줬습니다.
옐로우와 레드는 발색이 까다로워서 섀도우라고 어설프게 블랙이나 그레이를 섞었다간 망칠지도 모르기 때문에
순수한 색깔 중에서 가장 진한 놈을 골라서 뿌린다고 뿌린 거랍니다.

그리고 그 위에 기본색은 각각 건담컬러 옐로우 1(C)과 '몬자 레드(C) + 화이트(C) 소량'을 뿌려주었고요.
하이라이트로는 '옐로우 1(C) + 화이트(C)'와 '몬자 레드(C) + 화이트(C) 상당량'을 뿌려줬습니다.
그 결과가 아래 사진인데요,
블랙 같은 진한 색을 섞지 않아서 그런지 이게 명암 도색이 들어간 건지 아닌지 잘 모르시겠죠-_-?


그리고 위의 엘 스트라이커 팩의 블랙 부분을 보시면 일반적인 명암도색과는 반대로 명암이 들어간 것처럼 보이실 텐데요.
그건 광택과 사진 찍을 때의 조명 때문에 그런 것이고 실제로는 다른 부분과 같은 스타일로 명암도색을 했습니다.
울트라 블랙(S)로 섀도우 밑칠을 넣은 후에 미드나이트 블루(C)로 기본색을 칠했죠.
블랙의 특성상 하이라이트는 넣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블루인데요.
이게 정 중앙의 가슴팍에 오는 컬러라서 잘못했다가는 키트 전체의 도색 분위기를 망칠 우려가 있는 관계로
명암도색에 적합한 GSI 크레오스 제품 중에서 도료를 선택하지 못하고 은폐력 높기로 유명한 Finisher's 도료로 윗색을 칠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손가락 한 번 삐끗한 실수 땜에 처음부터 재작업한 부품이 몇 개 됩니다-_-

그리고 SMP의 퓨어 블루 + 퓨어 바이올렛을 섀도우 색으로 쓰려고 했는데 색깔이 안 나와서 당황했습니다.
알고 보니 저 두 색은 원래 클리어 도료와 비슷한 염료계 도료라서 조색시 안료계 도료와 섞어주어야 되는 것인데,
염료계끼리 섞어버리니 색이 이상할 수밖에요.
울트라화이트 몇방울을 섞어주는 것으로 해결은 했지만, 아무튼 신기한 도료들 많더군요.

  • 섀도우: 퓨어 블루 (S) + 퓨어 바이올렛 (S) + 울트라 화이트(S) 소량
  • 기본색: 수퍼 파인 코발트 (F) + 블루 퍼플 (F)
  • 하이라이트: 수퍼 파인 코발트 (F) + 블루 퍼플 (F) + 파운데이션 화이트 (F)

으음... 사진이 잘 안 받쳐주는군요.
실물의 가슴팍은 좀더 보라끼가 있는 산뜻한 색깔입니다.

그리고 프레임의 그레이도 단색처럼 느껴지시겠지만 사실은 단색이 아니고 섀도우로 울트라 블랙(S), 기본색 건담컬러 팬텀 그레이 (C), 하이라이트 건담컬러 그레이 24(C)로 명암도색을 넣은 것이랍니다.


아무튼 도색이 다 끝난 외장 부품들을 입혀주었습니다.
명암도색이 정말 소심했네요.
그나마 명암이 어렴풋이라도 느껴지는 건 화이트 정도?
나머지 색은 뭐 거의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명암이 느껴지지 않는군요-_-





등부분의 버니어처럼 생긴 곳은 외장 장갑의 유일한 마스킹 포인트인데요.
사진으로는 파란색과 빨간색이 상당히 안 어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물로는 정말 안 어울립니다-_- 흠흠...


옷 입힌 김에 스탠드에도 올려줬습니다.



그랜드 슬램과 레드 프레임의 타이거 피어스도 한 번 쥐어줘 봤구요.



이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키드님제 PG 스트라이크 데칼도 입수했고,
데칼과 먹선과 에나멜 닦아내기 조금 해 주고 마감하면 완성될 것 같습니다.
그치만 덩치가 워낙 커놔서 그 일들만 하는 데도 며칠 걸릴 듯...
당분간 PG 도색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ㅜㅜ
2009. 3. 29. 06:52

PG GAT-X105 + AQM/E-X01 엘 스트라이크 건담 #2 - 표면 정리 완료

 
프로젝트 마감 시한이 1달이나 연기됐는데도 불구하고, 연기된 마감 3일전에 '표면정리 완료' 따위의 글을 올리다니 프로젝트 함께 하시는 분들께 죄송합니다.
변명을 좀 드리자면 지금까지 두 달 동안 야근 수당도 안 주는데 매일 같이 야근할 정도로 회사일이 바빴고, PG 스트라이크의 그 넓은 표면을 '전체 장갑 사포질'이라는 좀 무리스러운 짓을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PG의 커다란 가이드 핀들과 넓은 표면 덕분에 진짜 움푹움푹 패인 수축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요.
그것들을 퍼티 사용하지 않고 사포질만으로 갈아내다 보니 좀더 작은 수축들도 눈에 띄고,
그것들도 갈아내다 보니 더 미묘한 수축들도 눈에 띄고...
결국 완성 상태에서 봤을 때 밖으로 조금이라도 드러나는 부품은 다 갈아버리게 되었답니다.
그러다 보니 패널 라인들이 거의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패널 라인을 새로 깊게 파준 부품들도 많고요.

덕분에 사포란 사포는 종류 별로 원없이 다 써본 것 같네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비교 리뷰라도 한 번 올려보겠습니다.

사진에 나오는 것은 GSI크레오스의 '코드리스 폴리셔 II'라는 전동 사포질기(?)입니다. "사포질은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는 생각에 MG 킷 하나 정도의 값을 주고 구입했는데, 게이트 처리나 광작업 같은 데는 괜찮을지 몰라도 수축이나 단차제거 같은 표면정리에는 힘이나 크기가 좀 딸리네요.

아무튼 장갑 표면 전체를 싹 밀고 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Before

   


After



수많은 사포들 중에 결국 가장 손이 많이 갔던 제품이 사포스틱이었는데요.
평평한 사포스틱 덕분에 수축만 잡힌 게 아니고 각도 잡혔습니다.
저렇게 모서리가 뾰족하게 되면 도색 작업시에 도료가 안 묻거나 뭉치거나 할 수가 있다는 단점이 있긴 한데요,
뭐 군대와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놈들은 원래 각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PG임에도 불구하고 SD에나 나올 법한 골다공증들이 좀 여러 군데 있더군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도 폴리퍼티로 메꾸고 또 갈아냈습니다.


아무튼 장갑 부품들은 이렇게 다 사포질해서 서페이서까지 완료했고요.


내부 프레임 부품들 중에 사포질을 하지 않고 게이트 정리 정도만 한 부품들은 서페이서 대신 메탈 프라이머를 올렸습니다.
내부 프레임은 대부분 메탈릭 도색을 할 텐데 표면을 무광 만들어 버리는 서페이서 쓰기가 좀 그랬고요,
또 서페이서는 좀 두께가 있는 느낌이라서 프레임 가동부위가 너무 빡빡해질까봐 메탈 프라이머를 얇게 올렸습니다.

그런데 PG 스트라이크 손가락의 첫째, 세째 마디와 아머 슈나이더(단검)의 손잡이는 폴리프로필렌 연질 부품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는 그냥 도색했다가는 벗겨지기 십상일 것 같아서 Finisher's 제 멀티프라이머를 발라줬습니다.


이렇게 프라이머를 올린 내부 프레임 부품들 위에 메탈릭 도색을 위해서 밑바탕 색으로 SMP 울트라 블랙을 올렸습니다.


아~ 빤딱빤딱하고 좋군요.
워낙 호평을 받고 있는 SMP 도료지만, 그 중에서도 울트라 블랙, 울트라 화이트는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네, 이렇게 표면 정리는 일단락되었고요.
이제 열심히 도색하고 데칼 붙이고 마감해야 하는데,
앞으로 남은 작업량과 매일 야근해야 하는 상황을 봤을 때 프로젝트 마감 시한을 맞출 순 없을 것 같습니다ㅜㅜ


어제 요런 놈이 집으로 왔는데요,
마눌님께서 발렌타인 데이 선물로 예약해 주신 녀석이 드디어 발매돼서 이제 왔네요.
스트라이크 완성 때까지는 봉인해놔야겠습니다-_-

그런데 부품을 슬쩍 보니 스트라이크에도 있던 왕수축들은 건재하더군요-_-
2009. 1. 20. 02:29

네오그레이드 RX-93 뉴 건담 이볼브 5 컨버전 #3 - 디테일 업


몇 달 동안 붙잡고 있던 뉴건담을 드디어 해를 넘겨서 완성했습니다.
건프라월드 역습의 샤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하던 놈이었고,
사실은 위 포스터에 나와 있는 대로 17일부터 전시를 하기로 되어 있더랬지요.
어떻게든 날짜에 맞춰 허덕거리며 완성은 했으나... 17일 당일날 좀 실수를 해서 결국 전시장에 못 갔습니다ㅜㅜ

저 얘기는 나중에 좀더 설명 드리도록 하구요.
우선 마지막 디테일 업 작업기를 좀 써보려고 합니다.

디테일 업이라고 하기도 좀 뭐한 것이 말이죠.
제가 한 일 중 메탈 비즈나 스틸 볼을 박는 것 같은 경우는 원형 자체에 메탈 비즈나 스틸 볼로 만들어진 몰드가 있는 부분에만 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있던 디테일을 단지 도색의 편의를 위해서 별도 부품으로 교체한 작업이라서 디테일을 향상시키는 일이라고 보긴 힘들죠-_-



그래도 나름 흰색 바탕의 비즈는 메탈 색 그대로 두고, 어두운 바탕의 비즈는 클리어 블랙으로 한꺼풀 씌우고, 너무 번쩍거리면 위화감이 느껴질까봐 무광 마감제도 뿌려주고 나름 신경을 쓰긴 했습니다.

그런데 원형 자체의 디테일이 워낙에 좋아서 비즈 박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디테일 업 작업을 할 게 없더군요-_-


킷에 들어있는 백팩 버니어와 발바닥 버니어입니다. 특히 백팩 버니어는 메탈 버니어보다 디테일이 훨 낫죠. 문제라면 저게 그냥 통짜 부품 하나라서 도색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_-

굳이 디테일에 문제가 있는 버니어를 찾자면 장딴지 버니어와 어깨 버니어입니다.



장딴지 버니어는 내부 디테일이 없이 밋밋해서 모델업제 신제품 풋 버니어를 포함해서 조합한 메탈 버니어로 대체했구요.


어깨 버니어는 워낙에 조그맣다 보니 킷의 부품이 둥근 원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찌그러진 경우가 많아서 모델업 제 EX-S 버니어로 교체했습니다.



그 외에 스프링 벨트나 고토부키야제 몰드로 소소하게 디테일 업 하였습니다.

그리고 디테일업의 마무리라면 역시 데칼이겠죠.
키드님의 자작 데칼(이거 받느라 목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ㅠㅠ)을 메인으로 해서 킷의 순정 데칼과 기타 코션 데칼 몇 개 추가해서 붙였습니다.
Ver. Ka처럼 자잘한 데칼을 많이 붙인 건 아니고 큼지막한 데칼 위주로 좀 과하다 싶게 붙였죠^^


 
네, 작업기는 여기까지이고 이젠 여담으로 전시 당일에 못 갔던 사연을 좀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만...

전시하러 출발하기 전에 내부 프레임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레진 컨버전 킷이라서 스냅 핏식이 아니고 접착해야 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일단 외장 장갑을 씌우고 나면 내부 프레임을 볼 수 없거든요.

그래서 별 볼품 없는 프레임이긴 하지만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밤새 작업하고 늦게 일어나 시간이 촉박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내부 프레임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옷을 입히고 전시장으로 출발하려고 하니 외장 장갑 부품 중 4~5개가 안 보이는 겁니다.
식은 땀을 흘리며 온 방안을 헤집으며 찾고 있는데...
그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뉴건담 오른쪽 무릎이 똥가당하고 부러지고 만 것이었더랬습니다.

오 마이 갓!

부러진 부위를 보니 온 체중을 다 지탱해야 될 무릎 관절 부품을 살얼음처럼 얇게 해놓으셨더군요.
네오그레이드 이볼브 뉴건담 원형사인 샤크님이 디테일 표현에는 일가견이 있으시지만 기계적인 강도 부분은 좀 소홀히 하신 듯...
뭐 이미 부러진 마당에 불평한다고 나아지는 게 있겠습니까만...
워낙에 얇아서 황동선 박아 복구하기도 힘들고 패닉에 빠져서 망연자실...

정신을 차리고 온 방안을 까뒤집어서 모든 부품을 다 찾고 나니 해는 졌고...
무릎은 대충 순간접착제로 붙여서 조립해서 싸들고 서울에 가니 강남에서 차가 막히고...
용산 건담 베이스는 문 닫았다고 하고...
토요일 밤, 휘황 찬란한 강남 불빛 아래 배는 고프고...
난 집에 가고 싶을 뿐이고...

뭐 이랬더랬습니다.
정말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스토리죠?

혹시라도 지난 작업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보셔요.



2008. 12. 21. 14:39

네오그레이드 RX-93 뉴 건담 이볼브 5 컨버전 #2 - 도색 완료



흐흐... 오랜만이군요.

민봉기의 건프라월드 역습의 샤아 프로젝트는 벌써 마감이 지났고,
12월 6일에 모여서 결산 모임까지 마쳤는데...
전 아직까지 작업 진행중입니다-_-
뭐 특별히 개수나 개조 해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스트레이트이긴 하지만...
아이도 키우는 데다가 열심히 표면정리 해야 하는 11월부터 갑자기 회사일이 바빠져서 그랬습니다.

완성작을 들고 모이는 결산 모임 때 전 이 모양으로 들고 나갔다지요-_-

아무튼 프로젝트 마감 날짜가 3주나 지난 지금에 와서야 '완성'도 아니고 '도색완료'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_-

사실 위의 집락 봉지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2주 전의 결산 모임때도 도색은 '거의' 끝나 있었습니다.
나름 최선을 다 한다고 일주일 동안 하루 걸러 하루씩 3일을 밤새 가며 도색을 했었거든요.

제가 원래 도료를 이리저리 섞어 조색해서 예쁜 색 찾기를 좋아하는데요,
이번은 프로젝트 일정에 지연되었는지라,
혹시라도 이상한 색이 나와버리거나 조색 도료가 똑 떨어지는 등의 난감한 상황으로 인해 일정 위험이 초래될까봐
대부분 단일 도료로 작업했습니다.

도료 이름 뒤의 영문은 제조사를 나타냅니다(F: Finisher's, S: SMP House)

1. 머리, 팔다리 부분 흰색 - 파운데이션 화이트(F) + 퓨어 블랙(F) 소량
 조색 안 한다고 해놓고 맨 첨부터 조색을 해버렸습니다만...-_-
 순수한 흰색은 너무 눈부셔서리...
 글고 80ml짜리 대용량 파운데이션 화이트가 있는데 흰색 계열 도료를 추가로 사는 것도 좀 그렇고 해서요.
 건담 만들다 보면 흰색은 끝도 없이 들어가니 좀 넉넉한 양을 조색해 뒀습니다.
 근데 파운데이션 화이트 살 때만 해도 만원대 초반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2만원에도 못 구하는군요-_-
 다 쓰고 나면 SMP 울트라 화이트로 갈아타야 할 듯...


 그런데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흰색이 너무 어둡습니다-_-
 도료를 섞었을 때는 눈부신 느낌만 없애줄 정도로만 아주 살짝 블랙을 섞은 것인데.. 희한하게 건조되면서 어두워지네요.
 거의 데스티니 건담 몸체의 회색이나 서페이서 색에 가까울 정도로 회색입니다.
 괜히 첨부터 조색을 해버려서 조색 실패를 한 것 같죠-_-?
 조립하고 보니 흰색이 너무 회색이라서 안 어울리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떡하나... 많이 걱정 중입니다.

2. 가슴, 장딴지, 발, 무기 등의 남색 - 수퍼 딥 블루(F)
 뉴건담의 이 색, 설정상으로는 남색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한 없이 검정에 가까운 남색인데요.
 수퍼 딥 블루는 뿌려대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파랗네요-_-


그런데 한 번 MG 뉴건담의 사출색과 비교를 해봤더니 거의 같군요.
환율에 의해 천정부지로 뛰어오른 피니셔즈 수퍼 딥 블루를 뿌려줬는데, 안 뿌린 것과 거의 비슷하다는 것은...
이럴 때가 정말 도색이란 걸 해야 하나 회의가 느껴지는 때 아닌가 합니다만...
어차피 레진 파츠는 도색을 안 하면 안 되고, 비슷해 보이지만 도색한 쪽이 왠지 부티나 보인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아야겠습니다.


3. 뿔, 덕트, 버니어 내부 등 노란색 - 파운데이션 화이트(F) 위에 딥 옐로우(S)
 딥 옐로우는 누군가가 추천한 도료라서 사용해봤는데, 색깔 자체는 건담에 딱 알맞는 노란색인 것 같습니다.
 (MG 뉴건담의 플라스틱 사출색은 딥 옐로우보다 훨씬 더 오렌지색에 가깝더군요)

 요 때까지만 해도 타 도료에 비해 좀 여러겹 칠해야 제 색깔이 나온다... 정도의 느낌뿐이었는데...
 나중에 마스킹할 때에야 SMP 딥 옐로우의 만행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누군가가 추천했던 도료는 SMP가 아니라 Finisher's의 딥 옐로우였던 것 같기도...-_-


4. 가슴과 곧휴 중앙, 뒷 스커트 부분의 붉은 색 - 파운데이션 화이트(F) 위에 브라이트 레드(F)
 브라이트 레드는 이름 그대로 매우 채도가 높은 강렬한 붉은 색이네요.
 사용되는 양도 별로 안 되는데 단일 도료를 고집하지 말고 흰색을 약간 섞어주었다면 좋을 걸 그랬습니다.

5. 프레임 색 - 건그레이(S), 건팬텀그레이(S), 수퍼 파인 골드(S), 수퍼 파인 알루미늄 실버(S), 수퍼 아이언 실버(S), 건메탈(S)
 저 많은 색들을 섞었다는 건 아니고 부품에 따라서 저 도료들 중에 하나씩 골라서 썼습니다.
 그나마 지난 번 퍼스트 만들 때는 이런 부분은 이런색...하면서 나름 규칙을 정해놓고 칠했는데...
 이번에는 철야 작업으로 몽롱해져서 그런지 그냥 그때그때 손에 잡히는 도료로 도색을...-_-


 저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색은 건그레이입니다.
 SMP에서 건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상표권 문제 등이 생길까봐 이름을 이렇게 지었는지 모르지만 총과는 상관 없는 건담용 회색입니다.
 앞서 퍼스트 만들 때 관절 회색 조색한 것이 생각보다 어둡게 나와서 후회됐던 기억이 있었기에 미리 조색된 건담용 회색 두 가지를 샀습니다만...
 건그레이는 건담 관절 하면 생각 나는 딱 그 밝기의 약간 어두운 회색이더군요.
 건팬텀그레이는 뭔가 지온군이나 2차대전시 독일을 연상하게 하는 더더욱 어둡고 약간 퍼플 느낌이 나는 회색이고요,
 건그레이 일색으로 하기엔 너무 밋밋할 것 같아서 포인트가 될 만한 곳에 칠해줬습니다. 

 뿌려 보면서 둘다 색상은 딱 좋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마른 걸 보고 놀랐습니다.
 반광이었던 겁니다.  제 에어브러쉬 노즐을 통과한 첫번째 반광도료라는...
 글고 GSI 크레오스의 건담 컬러를 유광에 가까운 반광도료라고 한다면 SMP 쪽은 무광에 가까운 반광이더군요.

 세상에 무광이나 반광 위에는 유광 마감해도 광택이 안 나는데... (어차피 무광 마감할 계획이었고)
 먹선 작업할 때 자국이 남아 지저분해지는데... (어차피 진한 회색이라 티 안 날 것 같고)
 데칼 작업 시에 기포가 생기거나 떨어지면 어떡할지... (어차피 관절에 데칼 안 붙일 거고)

 음, 생각해 보니 별 문제는 없군요.
 그치만 저는 마감제 없이 도색 시의 빤딱빤딱한 느낌을 좋아하기 때문에
 SMP의 '건'자 붙인 도료는 앞으로 추가로 더 구입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왼쪽 위부터 수퍼 아이언 실버와 건메탈을 섞은 색, 건 팬텀 그레이, 수퍼 아이언 실버, 그리고 수퍼파인 알루미늄 실버/수퍼파인 골드입니다

 메탈릭 도료는 주로 내부 프레임 중에서도 안쪽에 있어서 잘 안 보이는 부분과
 밖에 노출된 부분 중 기계장치처럼 생긴 부품들에 사용했습니다.


6. 마스킹
 요 위쪽까지 칠한 게 2주 전 프로젝트 결산 때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다 해놓고 뭘 더 한다고 2주나 끌었느냐... 손 놓고 있었느냐?
 그건 아니고요, 회사일과 육아에 바빠도 짬짬이 작업했는데도 불구하고...
 마스킹 도색이 필요한 약간의 남은 부분들 도색하다가 망치고 다시 칠하느라 오래 걸렸습니다.

 MG 뉴건담 자체가 좀 옛날 킷이라서 핀 퍼널이나 바주카 같은 데 마스킹 포인트가 좀 되죠.
 컨버전 킷인 네오그레이드 이볼브 뉴도 반다이 MG 킷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마스킹 도색이 필요하긴 하지만, 개러지 킷 중에서는 마스킹 포인트가 너무 많은 것도 아니고 너무 적은 것도 아닌 평균적인 선인 것 같습니다.

얘네들 마스킹 도색하는 건 그나마 좀 수월했습니다.


 그런데... 훌륭한 목수는 연장을 탓하지 않는다지만 전 목수가 아닌 관계로 연장 탓을 좀 해야겠습니다.
 타미야 40mm 마스킹 테이프... 원래 제품이 이런 건지 제가 구입한 것이 유통기한 지난 불량품인지 몰라도
 접착력도 약하고 뻣뻣해서 잘 안 붙어서... 마스킹한 밑으로 도료가 질질 샜습니다.

 그리고 SMP 딥 옐로우... 도대체 차폐력이 왜 이렇게 낮은 건지... 차폐력 짱인 울트라화이트와 울트라블랙 나온 SMP 제품 맞나 모르겠네요.
 GSI크레오스의 노란색보다도 차폐력이 낮은 듯합니다.
 차폐력이 낮다 보니 뿌리고 뿌리고 겹뿌리게 돼서 마스킹 실패로 이어졌고...
 노란색 위에 뭐가 묻으면 아무리 덧씌워도 가려지지 않기 때문에 꼭 밑색으로 파운데이션 화이트를 다시 뿌려줘야 돼서..
 아무튼 그런 이유로 오~~~래 걸리고 힘들었습니다.

 사진을 보셔도 노란색 부분은 깔끔하지 않고 뭔가 덕지덕지 지저분한 것을 눈치채실 수 있을 듯...

바로 이놈들이 실수하고 덧칠하고 생고생하면서 마스킹했던 놈들입니다. 저 정도 복잡한 부위면 부품 분할 해줘도 좋을 텐데... 모두 no분할 통부품들입니다.


7. 에나멜 닦아내기
 많은 사람들이 '워싱'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방법입니다만,
 웨더링 도색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워싱' 용어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에나멜 닦아내기라고 썼습니다.
 요철 부위 도색 시에 락커 밑색 위에 에나멜 도료를 뿌린 뒤 에나멜 신너 바른 면봉 등으로 튀어나온 부위의 에나멜을 닦아내서 마스킹 없이 분할 도색을 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요철 부위를 금색 은색 철색 나눠 가면서 열심히 마스킹하고 붓질해서 칠해준 후에...
 짙은 회색 에나멜로 덮어준 후 튀어나온 부분만 살살살 닦아내서... 위 사진과 같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문제는 며칠 걸려 정성스레 칠한 이 부분들이 모두 겨드랑이라든지 발바닥이라든지 잘 안 보이는 부분들이라는 거...-_-


아무튼 이젠 공식적으로 도색은 완료했구요.
앞으로 남은 건 먹선, 데칼, 알박기(?), 마감 뿐이네요.
크리스마스 전에는 끝낼 수 있을런지...


혹시라도 작업기의 다른 부분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