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27. 10:57

90년대의 목소리 ZARD(坂井泉水, 사카이 이즈미) 3주기(週忌)

'90년대 JPop을 대표하는 여성 아티스트'를 딱 한 명만 꼽으라면 누굴 꼽을 수 있을까요?
바로 ZARD가 아닐까요?

90년대를 통틀어 JPop 여성 아티스트 중 가장 많은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고,
92년 9월 발매한 HOLD ME부터 99년 9월 발매한 ZARD BEST ~Request Memorial~까지의 앨범들이 9연속으로 100만장 넘게 팔렸습니다.
한국 가수 중 이수영 씨가 ZARD를 자신의 '롤 모델'로 삼았다고 하며(출처 불명),
ZARD의 노래 GOOD DAY와 Forever you를 번안해서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3년 전인 2007년 5월 27일(사고일은 26일),
폐로 전이된 암의 수술과 치료를 위해 입원 중 계단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소속사의 공식 발표는 '사고'였지만 정황적으로는 '자살'의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지금처럼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가 밝혀지고 백신이 대중화되는 것이 몇 년만 빨랐어도 아직 살아있을 텐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90년대면 딱 제가 대학과 대학원을 다닐 때인데요,
한참 미래에 대한 고민과 좌절을 반복할 때 위로와 힘이 되어 주었던 것이 바로 그녀의 노래였습니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인생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 같은 목소리...
지금 다시 들으니 막 눈물이 나려고 하는군요.

어제 날씨를 기억하시나요?
가시거리 33km에 이를 정도로 밝고 투명하고 따뜻한... 그러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그것이 그녀 노래의 분위기입니다.
데뷔 초에는 롹 쪽으로 방향을 잡았던 것 같지만 2~3집 앨범 쯤부터 밝은 분위기의 팝으로 전향했습니다.

2~3집 앨범 속지를 보면 사카이 이즈미(坂井泉水)씨 이외에 다른 세션맨들의 사진이 실려있어서
전 처음에 ZARD가 밴드의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만,
나중에 알고 보니 ZARD는 사카이 이즈미 한 사람으로 이루어진 1인 유닛이었습니다.
(90년대만 해도 일본 연예계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았던 데다가, 94년부터 ZARD는 TV에 출연하지 않았습니다)
즉 ZARD = 사카이 이즈미인 거죠.

그녀의 노래들 중엔 こんなに愛しても, 負けないで, きっと忘れない, あなたを感じていたい, Just believe in love, Forever you, マイ フレンド, Don't you see!, 永遠, 運命のルーレット廻して 등 주옥 같은 곡들이 정말 많은데,
거의 저작권 문제에 걸려서 극히 일부밖에 공유하지 못했습니다. 죄송~

모든 곡의 가사는 사카이 이즈미 씨 본인이 작사했고,
작곡은 오다 테쯔로(織田哲郎) 씨와 쿠리바야시 세이이치로(栗林誠一郎) 씨가 주로 맡았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 오다 씨와 쿠리바야시 씨가 소속 레코드사를 옮기고 다른 사람들이 작곡을 맡게 되는데요.
그 이후의 노래들 중에는 확 와닿는 것이 별로 없네요.
그래서 그녀가 더더욱 90년대의 목소리로 기억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グロリアス マインド (Glorious Mind)는 그녀가 죽기 전에 녹음했던 음성을 가지고 그녀 사후에 작업해서 발매한 싱글입니다.
영어 가사가 많이 나오고 왠지 힘겨워하는 듯한 목소리인 것은 암 수술과 치료로 인해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정말 안쓰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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