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프라'에 해당되는 글 52건

  1. 2022.12.05 PG Unleashed RX-78-2 Gundam 제작기 #2 - 아크릴 도색 공정 준비 4
  2. 2022.11.28 PG Unleashed RX-78-2 Gundam 제작기 #1 - 조립
  3. 2020.03.07 PG GAT-X105+AQM/E-YM1 퍼펙트 스트라이크 건담 리뷰 4
  4. 2018.10.03 RG ZGMF-X10A 프리덤 4
  5. 2018.10.01 RG ZGMF-X10A 프리덤 먹선 데칼 마감 작업기
  6. 2012.08.02 MG RX-0 유니콘 건담 2호기 밴시 제작기 #1 - 표면정리 8
  7. 2012.07.25 MG RX-0 유니콘 건담 2호기 밴시 철 지난 리뷰 19
  8. 2012.06.04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완성 22
  9. 2012.01.07 MG RX-0 풀 아머 유니콘 건담 Ver. Ka 리뷰 25
  10. 2011.05.03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리뷰 14
  11. 2011.02.08 건프라 진열장 리뷰 6
  12. 2010.07.21 PiFan,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인터뷰 15
  13. 2010.05.17 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14
  14. 2010.05.08 MG RMS-099 릭 디아스 완성! 5
  15. 2010.05.03 MG&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직전 Coming Soon!
  16. 2010.04.05 MG&HGUC RMS-099 릭 디아스 도색 완료 2
  17. 2010.03.26 MG RX-0 유니콘 건담 HD 컬러 + MS 케이지 리뷰 15
  18. 2010.03.18 MG & HGUC RMS-099 릭 디아스 표면정리 완료 4
  19. 2010.02.21 MG & HGUC RMS-099 릭 디아스 2
  20. 2010.01.05 2010년 계획 18
  21. 2009.12.01 HG GN-0000 + GNR-010 더블오라이저 완성 18
  22. 2009.11.24 HG GN-0000 + GNR-010 더블오라이저 리뷰 8
  23. 2009.11.13 HGUC RX-178 건담 Mk-II 티탄즈 컬러 완성 11
  24. 2009.11.06 HGUC 막투 3종 세트 제작기 #2 6
  25. 2009.11.05 에어브러시를 위한 최적의 도료 농도 맞추기 14
  26. 2009.10.22 HGUC 막투 3종 세트 제작기 #1 6
  27. 2009.10.08 HGUC 막투 3종 세트 6
  28. 2009.09.19 MG YMS-15 갼 엑스트라 피니쉬 완성 2
  29. 2009.09.16 MG YMS-15 갼 엑스트라 피니쉬 작업기
  30. 2009.04.27 PG GAT-X105 + AQM/E-X01 엘 스트라이크 건담 #3 - 1차 도색 완료 4
2022. 12. 5. 13:54

PG Unleashed RX-78-2 Gundam 제작기 #2 - 아크릴 도색 공정 준비

원래 두번째 제작기는 도색 작업기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도색 환경이 워낙 여러가지로 바뀌다 보니 나중에도 참고할 수 있도록 글로 남겨놔야 할 것 같아서, 준비단계인 도색환경의 정비 과정을 정리해 봅니다.

 

한국에서 건담을 도색한다면 어느 도료를 쓸지 제 마음 속에는 이미 아래와 같이 딱 정해져 있는데요.

  • 흰색: Finisher's 파운데이션 화이트
  • 파랑: Finisher's 라벤더
  • 빨강: Finisher's 루미 레드
  • 노랑: Finisher's 딥 옐로우
  • 회색: 가이아노츠 뉴트럴 그레이 I ~ V
  • 금속색: IPP 수퍼파인 실버

얘네들은 전부 래커 도료입니다. 이런 인화성 물질은 미국 통관 시에 걸리면 골치 아파진다고 해서, 갖고 있던 것들을 한국에서 다 처분하고 왔거든요. 그런데 발색과 은폐력이 좋은 저의 최애 래커 도료 Finisher's를 미국에서 다시 구해보려고 했더니, 구입은커녕 검색조차 안 되네요ㅜㅜ 위 도료들 중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건 가이아노츠뿐이고,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미국 모형인들은 주로 아크릴과 에나멜 도료를 사용하고, 래커 도료는 거의 안 쓰는 듯합니다.

그래서 가이아노츠나 GSI크레오스 래커 도료라도 어떻게든 구해서 친숙한 래커 도료 기반의 도색 공정을 꾸역꾸역 이어가느냐, 아니면 아크릴이나 에나멜 도료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아예 전환해버리느냐의 기로에 섰는데요. 결국 아크릴 도색 공정을 선택했고, 여기서 가장 결정적이었던 요인은 환경 문제였습니다. 래커 도료는 냄새만 맡아봐도 톨루엔이나 크실렌 같은 유기용제 냄새가 코를 찌르면서 건강과 환경에 안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확 들거든요. 휘발유 냄새가 나는 에나멜과 비교해도 수용성인 아크릴이 더 저공해 친환경적이죠. 환경이니 뭐니 거창하게 얘기했지만 사실은 아들 공부방으로도 사용하는 방에서 도색을 해야 하는데, 냄새가 심하면 쫓겨날 것 같아서 아크릴 도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크릴 에어브러시 도색 공정

우선 인터넷에서 아크릴 도료를 사용한 모형 도색 관련 자료를 찾아봤는데, 한국어로 '아크릴 도색'을 검색하면 대부분 붓이나 스펀지 도색에 대한 내용들이고, 에어브러시 도색에 관한 내용은 찾기 힘들더라고요. 한국에서 모형 아크릴 도색은 안 그래도 마이너한데, 그 중에도 에어브러시 도색은 아싸 중에서도 진짜 아싸인가 봅니다. 아크릴 에어브러시 도색 방법에 대해 잘 정리된 한글 자료는 ☞LONDO BELL님의 블로그☜가 거의 유일하고, 많은 참고가 됐습니다.

전에 쓰던 래커 도료에는 도색 공정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장점이 있었습니다.

  • 플라스틱 모형 재질(폴리스티렌, ABS)과 친화성이 우수해서 딱히 서피스 프라이머를 칠하지 않아도 정착력이 좋다.
  • 에나멜이나 아크릴 신너에 녹지 않기 때문에 래커 도색면 위에 바로 에나멜이나 아크릴 도료로 먹선작업이나 워싱을 할 수 있다.

반면에 아크릴 도료는 플라스틱에 정착력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도색 전에 미리 프라이머를 올리는 것이 필수이며, 아크릴 도색면은 모든 종류의 신너에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먹선을 넣거나 워싱을 하려면 미리 유광 마감제를 올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는

래커 본도색 → 에나멜 먹선→ 데칼 → 마감제

로 이렇게 심플하던 저의 4단계 건프라 도색 공정이

프라이머 → 아크릴 본도색 → 유광 마감제 → 아크릴 먹선 → 데칼 → 마감제

의 6단계로 늘어나게 됐네요.

 

아크릴 도료의 선택

한 마디로 아크릴 도료라고 해도 종류와 메이커가 엄청 다양하고, 모형용보다 미술용이 더 많은데요. 건담에는 워낙에 원색적인 색들이 사용되는지라, 국방색 같은 칙칙한 색들만 한가득 있는 모형용 도료보다 채도 높은 미술용 물감이 오히려 더 맞기도 합니다(건담 원작 애니메이션을 어떤 물감으로 채색했을지 생각하면 바로 답 나오죠). 미술용 도료가 평균적으로 더 저렴하기도 하고요(진귀한 안료를 쓴 일부 색상은 모형용보다도 훨씬 비쌉니다만). 하지만 미술용을 모형에 적용하려면 안료의 은폐력, 플라스틱 표면에서의 정착력, 표면 강도, 갈라짐, 농도 희석 문제 등 위험요소가 꽤 있습니다. 이 문제점들 모두 해결 방법은 있습니다만, 처음 아크릴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한꺼번에 넘어야 할 산이 좀 너무 많은 것 같죠? 미술용 도료는 일단 아크릴 도색에 익숙해지고 나서 도전해볼까 합니다.

 

모형용으로만 선택의 폭을 좁혀도 Citadel, AK Interactive, Testors 등등 여러 회사의 아크릴 도료들이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Vallejo(바예호)가 색상도 다양하고, 품질에 대한 평가도 좋고, 무엇보다 Mecha Color라고 건프라를 위한 도료 라인업이 아예 따로 있더군요. 웹사이트에도 이렇게 떡하니 건담 사진이 있고요 (어째 SEED 계열 모델에 우주세기 형식번호와 OO 엠블럼이...)
아크릴 초보 입장에서 이것저것 잡다하게 시도해보는 것보다는 한 종류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일단은 필요한 모든 도료 종류들을 Vallejo 제품으로 싹다 구비했습니다. 그런데 구하기 쉽고 흔하다는 말이 저렴하다는 말과 동격은 아닌가 봅니다. 일본제 래커보다 살짝 비싼 데다가 Vallejo의 에어브러시용 도료는 훨씬 묽습니다. 같은 도색 면적으로 비교하면 가이아노츠나 GSI크레오스 대비 Vallejo가 두 배 이상 비싸게 먹힌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아크릴 도색 시의 주의사항

농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회사에 따라 좀 다르지만 일본제 래커 도료들은 에어브러싱을 위한 최적의 도료원액 : 신너 희석비가 보통 1 : 1에서 1 : 2 사이의 어딘가에 있습니다. 그래서 도색 시에 도료보다 신너가 더 많이 소모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반면에 에어브러시용 Vallejo 도료는 원액을 희석 안 하고 그냥 에어브러시에 넣고 바로 뿌리면 됩니다. Vallejo 에어브러시 신너 제품 설명서를 봐도 도료 : 신너의 권장 희석 비율은 10 : 1 에서 5 : 1입니다. 그리고 아크릴 도료의 경우 그냥 증류수나 신너만으로 묽게 희석해서는 정착성과 도막 강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미디엄을 섞어줘야 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구입한 'Vallejo 에어브러시 플로우 임프루버'가 일종의 플로우 미디엄이라고 합니다. 그라데이션 도색처럼 많이 묽게 희석해야 할 경우에는 클리어 미디엄이라는 것도 섞어줘야 된다는 것 같네요.

 

저는 도료 희석 농도를 조절할 때 도료의 점성도를 기준으로 맞추는데요. 투명한 병에 도료를 넣고 기울였다가 세웠을 때, 벽면에 묻은 래커 도료가 흘러내리는 시간이 1초 걸리는 농도가 (적어도 제게는) 에어브러시 래커 도색에 최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아크릴 도료를 동일하게 1초 만에 흘러내리는 점성에 맞추어 희석해서 뿌려봤더니 도색면에 도료가 살짝 뭉치고 얼룩지더라고요. 아크릴 도료의 경우 좀더 진하게 약 1.5초에 흘러내리는 농도여야 래커 도료와 비슷한 느낌으로 도색이 되더군요. 도료 정착성의 차이 또는 래커 신너의 휘발성 때문인 듯한데, 아무튼 아크릴 도료는 래커 대비 좀더 진한 농도라야 비슷한 에어브러시 도색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도료를 균일하게 잘 교반하는(섞는) 문제입니다. 도료병 바닥에 가라앉은 안료와 무거운 성분들을 도료 사용 전에 골고루 다 뒤섞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요, 조색스틱 같은 막대를 도료병에 직접 넣고 바닥까지 긁으며 휘휘 돌려서 저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죠.

 

그런데 Vallejo 도료 용기는 입구가 좁고 조색 스틱을 넣을 수가 없어서, 그 대신으로다가 도료병 안에 이런 쇠구슬을 하나둘씩 넣어줬습니다. 쇠구슬 넣은 도료병을 한 1~2 분쯤 신나게 흔들어주면 그럭저럭 잘 섞이는 것 같습니다.
보니까 서양 모형인들은 고속의 진동과 소용돌이를 일으켜 도료를 병째로 섞어주는 페인트 믹서를 사용하는 것 같더군요. 아래와 같은 기계를 사용하면 조색 스틱이나 쇠구슬 없이도 10초 만에 완벽히 균일하게 잘 섞인 도료를 얻을 수 있다네요.

 


이 물건이 한 10만원 정도 하는데, 이 기계 값의 뽕을 뽑을 정도가 되려면 도료를 한 100 병 이상은 섞어줘야 할 듯합니다. 과연 제 인생에서 앞으로 100 병 이상의 도색을 하게 될 운명일까요, 아닐까요? 일단 이번 Perfect Grade Unleashed (이하 PGU) 건담까지는 열심히 손으로 흔들어 섞어 도색해주고, 다음번 작업 때 페인트 믹서 구입을 고려해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아크릴 에어브러시 도색 자료를 찾다보면 단골로 나오는 말로, 에어브러시 청소를 제대로 안 하면 아크릴 도료 찌꺼기가 굳어서 에어브러시가 막혀버린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저는 래커 도료 사용할 때는 보풀 없는 휴지(delicate task wipe)와 싸구려 신너만으로 에어브러시를 대충 닦았었는데요. 이번에는 에어브러시 전용 청소도구 세트도 구입해서, 아크릴 도색이 다 끝난 후에 붓과 물로 한 번, 에어브러시 분해 후 청소도구와 Vallejo 에어브러시 클리너 용액으로 또 두세 번 정성들여 닦아주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청소도구들 중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맨 아래 바늘처럼 생긴 도구일 겁니다. 저것을 에어브러시의 노즐에 넣고 돌려서 노즐 안에 쌓인 도료 찌꺼기를 긁어내거든요.

 

이제 처음 접한 아크릴 도료를 곧바로 모형에 칠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위험성이 있으니, 새 도료들의 특성도 파악할 겸 제가 원하는 색상도 찾을 겸 해서, 시험 삼아 각각의 도료들을 플라스틱 메모 자석에 에어브러시로 뿌려봤습니다.

1. 흰색

PGU 건담은 흰 외장 컬러에 백색, 그리고 아주 밝은 회색의 2단계 색상을 사용하게 됩니다. 흰색에 적용할 서피스 프라이머로는 사진 왼쪽의 Premium 화이트 프라이머를 구입했고, 도료로는 Premium 화이트, Mecha Color 퓨어 화이트, Mecha Color 화이트 그레이를 구입했습니다. 사진의 동그란 메모 자석들 위에 우선 프라이머를 에어브러시로 다 깔아주고, 그 위에 도료들을 칠해봤는데요.

 

순백색의 경우 화이트 프라이머, 프리미엄 화이트, 퓨어 화이트의 색감이 대동소이한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 사출색보다는 훨씬 깨끗한 흰색들이긴 하지만, 하얗게 표백된 종이보다는 덜 흽니다. 사실 흰색은 색감뿐 아니라 은폐력이라든지 다른 색상과 혼색은 잘 되는지 등도 중요한데요, 여건이 안 돼서 테스트를 못 해봤네요. 사실 테스트해봤자 답정너인 것이, 프리미엄 화이트가 다른 도료 대비 3배 이상 용량이 커서 빨리 써버려야 되거든요. 게다가 Vallejo 프리미엄 도료는 순수 아크릴이 아니라 폴리우레탄이 섞여 있어서 다른 도료와의 혼색용으로 쓰기도 곤란할 것 같고요. 아무튼 PGU 건담의 흰색 장갑은 이 프리미엄 화이트로 칠해야 할 듯합니다.
Mecha Color 화이트 그레이는 PGU 건담의 어두운 백색 장갑을 염두에 두고 구입한 색상인데, 이게 뉴트럴한 회색이 아니고 제가 안 좋아하는 누르스름한 색이네요. 사진 오른쪽 끝에 있는 그레이 프라이머 쪽이 더 중성적인 느낌이고 플라스틱 사출색과도 더 비슷합니다. 그렇다고 도색을 프라이머로 하면 좀 찜찜할 것 같고, 화이트 그레이에 보라색이라도 조금 섞어서 좀더 뉴트럴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2. 파랑

저는 개인적으로 순수한 파란색보다는 보랏빛이 도는 파란색을 선호하는데요. Finisher's 라벤더 도료가 딱 제가 원하는 건담 가슴 색깔입니다. Vallejo에는 당연히 그 색상이 없고, 다른 기존 색상들을 가지고 조색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신기하게도 Vallejo에는 Ultramarine이라고 파란 프라이머가 존재하더군요. 그래서 사진의 메모 자석들에는 파란 프라이머를 다 깔아줬는데, 막 여기저기 뭉치고 색분리까지 일어나더라고요. 실제 건프라에 도색할 때 주의를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도료는 Game Air 에일리언 퍼플, Model Color 블루 바이올렛, Mecha Color 퍼플, 라이트 블루, 그리고 블루를 구입해서 칠해봤습니다. 저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색상은 에일리언 퍼플입니다. 사진 상에는 '보랏빛을 띠는 파란색'처럼 찍혔지만, 실물 색감은 '파란 빛을 띠는 보라색'이라 그대로 쓸 수는 없을 것 같고요. 플라스틱 사출색에 가장 가까운 것은 Mecha Color 블루였습니다. 에일리언 퍼플과 블루, 라이트 블루를 잘 섞어서 PGU 건담의 2단계의 푸른색을 조색해야겠습니다.

 

3. 빨강

Vallejo에는 파란 프라이머뿐 아니라 빨간 프라이머도 있습니다. 색분리가 일어나는 정도는 아니지만 얘도 파란 프라이머처럼 정착성이 좀 안 좋은 듯, 색이 균일하게 안 먹히고 얼룩덜룩하게 됐습니다. 역시 도색 시에 조심해야 할 것 같네요.

 

저는 채도가 높고 약간 오렌지 빛이 도는 빨강을 좋아하는데, Mecha Color 레드가 딱 그런 빨강이네요. 혹시나 조색에 필요할까 해서 Mecha Color 오렌지도 구입했는데, 빨간색 표현에는 굳이 섞을 필요 없을 듯합니다. SZ 레드는 사자비 용 빨간색인 듯한데(아마 상표권 때문에 '사자비' 대신 SZ로 한 듯), 사진에선 눈에 잘 안 띄지만 색이 좀 탁합니다. Game Air 블러디 레드 역시 색감은 좀 다르지만 탁한 빨강이고요. PGU 건담의 빨간색 2단계 톤은 Mecha Color 레드에 화이트 약간 섞고, 블러디 레드에 블랙을 살짝 섞어서 표현하면 될 것 같습니다.

 

4. 노랑

Vallejo에는 아이보리와 모래색 프라이머도 있는데, 굳이 구입하지 않고 화이트 프라이머를 칠한 위에 노란색 도료들을 올려줬습니다.

 

사출색과 가장 유사한 것은 Mecha Color 옐로우이긴 한데요. 얘는 레몬 옐로우랄까 아주 약간 연두색을 띤 노랑이라서 제 취향이 아니네요. Game Air 골드 옐로우가 제가 좋아하는 개나리색 딥 옐로우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Mecha Color 오렌지를 살짝 섞은 후 화이트로 밝기를 조절해주면 PGU 건담의 2단계 노랑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5. 회색

PGU 건담은 본체 프레임에 3가지, 무기 외장에 2가지 회색이 사용되어 총 5가지의 다른 회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반다이 건프라의 회색 사출색들은 전반적으로 제 생각보다 너무 어둡고요. 제 취향 상으로나 퍼스트 건담 설정화 상으로나 가장 어두운 부분의 색상이 Mecha Color 팬텀 그레이 정도면 맞는 듯합니다. 다른 회색 부품들은 그보다 밝은 회색 도료들을 다단계로 적절하게 혼합해서 칠해줄 계획이었고요.

 

구입한 Vallejo Mecha Color의 그레이 계열 도료들을 직접 칠해보고서야 제 계획에 차질이 생겼음을 알아챘습니다. 제 도료들은 무채색의 뉴트럴 그레이가 아니고 색감들이 상당히 치우쳐 있네요. Mecha Color 화이트 그레이는 누리끼리하고, 그레이는 청록색을 띱니다. 팬텀 그레이도 푸른 빛을 띠기는 하나, 제 기준으로 허용범위 이내고요. 아예 팬텀 그레이에다가 흰색을 여러가지 비율로 섞어서 다단계의 밝은 회색들을 다 조색해줄까 하는 생각도 해봤으나, PG 프레임을 다 칠하기에는 17 ml의 팬텀 그레이와 퓨어 화이트 도료 양이 간당간당할 것 같습니다. 화이트 그레이에 보라색 한 번 살짝 섞어보고, 그레이에는 빨간색을 약간 섞어서 좀더 뉴트럴하게 만들어 사용해볼까 계획 중입니다.

 

6. 메탈릭

아예 금속 도금이 되어 나온 PGU 건담의 런너들은 금속 광택이 너무 훌륭해서 따로 도색이 필요 없는데요. 펄 그레이 플라스틱으로 사출된 T런너의 트러스 프레임 부품들은 메탈릭 컬러로 도색을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걸 위해서 Vallejo 도료들 중에서도 더욱 비싼 Metal Color 시리즈로 실버와 스틸 색상을 구입해봤네요.

 

그런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얘네들은 자동차 페인트의 메탈릭 실버나 메탈릭 그레이 같은 느낌이고, 리핑(Leafing)이 전혀 없는 메탈릭 도료네요. 제가 애용하던 SMP/IPP의 수퍼파인 계열 메탈릭 도료는 리핑이 훌륭해서 플라스틱 표면이 그대로 금속 표면처럼 변하는 그야말로 연금술 느낌인데요, 그 정도까지 바라는 건 아니지만 리핑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금속 질감으로 이름난 Alclad나 Spaz Stix 같은 도료들 모두 래커 도료인 걸 보면 아크릴로는 리핑이 불가능한가 봅니다. 금속 박편 입자들이 도색면 위에 촥 펼쳐지는 리핑을 위해서는 금속과 도료 바인더가 서로를 밀쳐내야 하는데, 둘다 극성 입자인 금속과 아크릴 수지는 서로 밀치지 못해 리핑 효과를 못 내는 것은 아닐지 한 번 뇌내망상을 펼쳐봅니다.

 

트러스 프레임이 굳이 실제 금속 느낌이 필요한 부분도 아니고, 비싼 돈 주고 사기도 했으니 이번에는 Vallejo Metal Color를 그냥 쓰려고 합니다. 사출색과 비교해봤을 때 실버는 너무 밝고 스틸은 너무 어두우니, 반반씩 섞어서 칠해줘야겠습니다.
혹시 나중에 백식이라든지 스트라이크 프리덤의 관절 부위처럼 실제 금속 질감의 도색이 필요할 경우에는 환경오염이 좀더 되더라도 다른 리핑 래커 도료를 사서 칠해줘야겠습니다.

 

7. 부품 표면 클리어 코팅

클리어 부품이나 금속 도금 부품 위에 데칼을 붙이게 되면 데칼이 긁히거나 떨어지지 않게 부품 표면에 마감제를 올려줘야 합니다. 그런데 마감제도 역시 아크릴 도료니까 프라이머 없이는 플라스틱 표면에 잘 정착이 안 될 겁니다. 그렇다고 불투명한 프라이머를 깔아주자니 투명한 클리어 플라스틱과 금속 광택이 다 가려질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서 프라이머 없이 마감제만 직접 부품 위에 올려보는 테스트를 했습니다. 투명 클리어 부품 런너와 은색 도금 런너에다가 프라이머를 올리지 않고 바로 Vallejo Premium 유광 바니시(아크릴 쪽에서는 마감제를 clear coat보다 varnish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를 에어브러시로 뿌려줘봤습니다. 바로 옆 부분에는 비교용으로 화이트 프라이머를 뿌린 위에 바니시를 올려봤고요(이런 표면검사 용도로는 회색 프라이머가 좋다는 걸 다 칠하고 난 후에야 깨달았습니다-_-). 금속 도금 런너의 결과는 그나마 좀 봐줄만 했지만, 클리어 런너는 마감제가 플라스틱 면에 붙지 않고 방울지고 따로 놀며 난리도 아닙니다ㅜㅜ (사진 상으로는 잘 알아보기 힘드네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느낌으로 메탈릭 컬러용으로 나온 메탈 바니시도 한 번 칠해봤는데요, 얘는 좀 상태가 괜찮은 것 같습니다. 프라이머 위에 올린 것보다는 정착성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봐줄 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하루 동안 건조시킨 후에 한 번 나이프로 긁어서 정착성을 검증해 봤는데요. 사진으로는 알아보기 힘들지만 프리미엄 바니시를 클리어 플라스틱에 올린 경우는 역시나 도막이 다 들고 일어나고 벗겨졌고요, 메탈 바니시의 경우를 포함, 그 외의 모든 조합에서는 다행히 그런 문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일단 메탈 바니시라는 대안이 있어 안심이긴 한데요, 나중에 실제 도색 때 좀더 주의깊게 테스트를 다시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 안 되면 저공해 도색을 포기하고 가이아노츠의 래커 마감제라도 사서 뿌려주면 되겠지요.

이상으로 에어브러시 아크릴 도색을 위한 만반의 준비는 마쳤습니다. 다음번에는 진짜 도색 작업기로 찾아뵙겠습니다.

2022. 11. 28. 10:30

PG Unleashed RX-78-2 Gundam 제작기 #1 - 조립

저는 미국에 오면 건프라에는 더이상 손을 안 댈 줄 알았습니다. 미국 통관 시 인화성 물질이 걸리면 골치아파진다고 하길래, 아끼던 모형용 래커 도료들을 미리 한국에서 다 처분한 것이 일단 타격이 컸습니다ㅜㅜ. 그리고 미국 반다이에서 건담 프라모델은 공식 수입을 안 하는지 건프라 가격이 거의 한국의 두 배쯤 비싸기도 하고요.
아근데 안 된다고 하니까 왠지 자꾸 더 하고 싶고 마음이 더 쏠리는 이 심리는 뭘까요? 한국 떠나기 직전에 회사 후배님에게 미개봉으로 구매해서 들고 온 Perfect Grade Unleashed (이하 PGU) RX-78-2 퍼스트 건담 박스를 결국 깠습니다.

1/60 스케일의 Perfect Grade (이하 PG)는 반다이 건프라의 최고가 라인이었는데, 2020년말에 새 버전의 퍼스트 건담을 내면서 PG 건담 Ver. 2.0이 아니라 아예 PG Unleashed라고 한층 더 비싸고 특별하며 고급진 등급을 새로 개설했는데요. MGEX라는 고가 라인업이 나온 이후에도 일반 MG 등급 킷은 계속 발매되고 있지만, PG는 최고/완벽이라는 위상을 생각해볼 때 아무래도 앞으로는 모두 PGU로만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아무튼 실제로 PGU 건담을 조립해 보니, 가격 대비 내용물이 좀 적기는 합니다만... 금색도금/은색도금 런너에, 자석에, 빛이 바뀌는 LED 모듈이라든지, 에칭 스티커라든지, 호화로운 재질의 부품들이 많이 들어있어서, 제대로 돈값을 한다는 느낌은 듭니다.

 

네, 일단 이렇게 조립했습니다.
제 취향의 이상적인 비율보다는 하체가 다소 짧긴 합니다만, 전반적인 프로포션과 디테일은 마음에 듭니다. 가동성이 좀 떨어진다고 듣기는 했는데, PG 가지고 과격한 포즈로 갖고놀 일이 뭐 그리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시간에 따라 색이 변하는(색이 변하는 패턴도 4가지 있습니다) LED 모듈 하나로 눈과 가슴에 동시에 빛이 들어오게 돼있고요. 발광 빔 사벨은 이렇게 클리어 빔 부품에 빛이 나게 할 수도 있지만, 백팩에 꽂은 상태로 스위치를 켜면 버니어에 불이 들어오도록 구성돼있습니다.

 

뭔가 unleashed됐다는 느낌적인 느낌으로다가 구석구석 여러 군데 장갑 해치가 열리게 돼있는데요. 열어봤자 내부 기계부품이라기보다는 트러스 프레임 같은 것만 보여서 딱히 해치 오픈의 효과는...

프레임 상태로도 사진을 좀 찍어봤습니다. 기존 PG들도 일부 내부 프레임이 이중으로 돼있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 PGU 건담의 내부 프레임은 기본이 이중이고 일부는 삼중으로 겹겹이 돼있는 부분도 꽤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프레임 상태로도 상당히 멋집니다.

 

이런 멋지고 아름다운 프레임을 장갑 속에만 숨겨놓는 것이 너무 아쉬워서, 외장 장갑을 클리어 버전 부품들로 교체해주었습니다. 본체 부분의 클리어 부품은 내부 프레임이 보여서 좋지만, 무기류는 딱히 프레임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보니 클리어 외장을 씌워놓을 이유가 별로 없겠더군요.

 

아무튼 그런데 외장 부품을 갈아끼우는 과정에서 여러 군데 부품 파손이 있었는데요ㅜㅜ PGU 건담은 전반적으로 부품들끼리의 결합력이 매우 강하고 빡빡합니다. 문제는 부품 간 결합 강도가 부품 자체 내구성보다도 높은 부품들이 일부 있다는 것인데요. 최대한 조심해서 해체를 한다고 했지만, 여지없이 몇몇 부품의 결합 핀들을 부러뜨리고 말았습니다.

 

사진 위 왼쪽은 발등 부품, 오른쪽은 허리 뒤쪽 부품, 아래쪽은 발바닥 버니어 클리어 부품입니다. 발바닥 버니어는 사진 상으로는 잘 눈에 띄지 않지만 가장자리 두께가 얇아서 분해 시 흡집이 좀 생겼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일지도 모르지만, 분해한 모든 부품들의 결합 핀 길이를 거의 다 1/3쯤 니퍼로 잘라줬습니다. 이 사실을 일찍 알았다면 조립 전에 미리 잘라놨을 텐데 말이죠. 참고로 일부 프레임의 결합 핀 중에는 조립 후 장갑 밖으로 노출되는 것도 많습니다. 도색을 위해 미리 결합핀을 잘라놓을 계획이시라면 주의하셔서 외부로 튀어나오는 핀까지 자르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클리어 플라스틱은 불투명 플라스틱에 비해서 경도는 단단하지만 인장강도가 약해서 더 잘 부러집니다. 클리어 바디 킷의 설명서에도 보면 "재질 특성 상 파손의 우려가 있으므로, 일단 클리어로 조립하고 나면 분해가 불가능하다"는 무시무시한 경고가 써있습니다. 도색하려면 당연히 다 해체해줘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클리어 부품들은 더욱 정성 들여서 결합 핀들을 거의 절반 길이로 잘라줬습니다. 워낙에 결합 핀들이 많고 길어서, 반 정도 자른다고 해도 부품이 막 빠져버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주의에 주의를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조립조차 하기도 전에 파손돼버린 클리어 부품이 있으니... 발 뒤꿈치의 J7 부품입니다. 런너 구조 상 이 부품을 떼어내려고 하면 부품이 좌우로 밀쳐지는 힘을 받게 되는데, 부품의 정가운데 부분이 깊게 패인 형태라 이곳에 응력이 집중되게 되고, 부러지기 쉬운 클리어 플라스틱 재질과 만나다 보니 엄청 쉽게 부러집니다. 저는 양쪽 클리어 발뒤꿈치 부품 모두 다 런너에서 떼어내는 과정에서 가운데가 똑 부러졌습니다ㅜㅜ PGU가 부품 강도 면에서는 영 perfect하지 못하네요.

 


아무튼 조립기는 이만 마치고 다음번에는 도색 작업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불투명 부품들은 게이트 자국과 눈에 띄는 싱크마크 정도만 안 보이게 사포질하는 간단한 수준의 표면정리만 했고요. 클리어 부품들은 사포를 댔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 같아서, 니퍼와 나이프로 게이트 자국만 다듬는 선에서 자제했습니다.

2020. 3. 7. 00:18

PG GAT-X105+AQM/E-YM1 퍼펙트 스트라이크 건담 리뷰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2% 부족한 건프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퍼펙트 그레이드 (PG) 퍼펙트 스트라이크 건담으로 그 명칭 안에 퍼펙트라는 단어가 두 번이나 나옴에도 불구하고, 그 품질은 영 퍼펙트와는 거리가 머네요.
그래도 치명적인 결함은 없고 원판인 PG 스트라이크가 워낙에 명품 킷이다 보니, 기본기는 갖추고 있는 제품입니다.

PG 1/60 퍼펙트 스트라이크 건담은 2004년 발매된 PG 스트라이크 건담과 2005년 발매된 PG 스카이그래스퍼 + 엘 스트라이커 팩 이후 무려 15년 만에 엘/소드/런처 스트라이커 팩을 한꺼번에 장착할 수 있는 멀티 어설트 스트라이커 팩을 스트라이크 건담에 합본해서 발매한 킷입니다.
또 한 가지, 15년 묵은 PG 스트라이크 소체를 그대로 우려먹기에는 미안했는지 소체 장갑 곳곳에 디테일도 추가됐습니다.

 

그런데 저 두 가지 추가 요소 모두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1. 소드/런처 스트라이커 팩

 

이번에 새로 추가된 소드 스트라이커 팩과 런처 스트라이커 팩의 기본적인 프로포션과 조형 디자인은 꽤 좋습니다.
1/100 MG의 확대복사 수준이었던 전작 PG 더블오 세븐소드/G의 무장과는 달리 PG 퍼펙트 스트라이크의 멀티 어설트 스트라이커 팩은 MG와도, 1/144 RG와도 다른 PG만의 설계와 형태로 구성돼 있습니다. 디자인도 잘 빠졌고, 크기가 크기이니 만큼 포스 뿜뿜입니다.

 

그렇지만 골다공증, 색 미분할, 접합선 노출 등 이전 PG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무성의한 부분들이 속속 눈에 띕니다.

 

위 사진에서 보조 손잡이 옆의 홈은 마치 오른손을 고정하기 위한 홈처럼 생겼지만, 실은 순수한 골다공증입니다. 손바닥에 있는 고정 핀을 끼우기에는 홈이 좁습니다.

 

위 사진은 슈베르트 게베어(Schwert Gewehr, 칼)의 백팩 장착 부품인데, 정말 아무런 몰드나 디테일이 없는 뻥 뚫린 파이프라 심히 당황스럽습니다. 제가 조립을 제대로 한 건지 의심스러워서 설명서를 몇 번이나 확인했습니다.

 

소드/런처 팩은 표면의 패널 라인과 몰드가 오밀조밀 많이 들어있어서 디테일의 밀도가 높은 것은 좋지만, 대부분 통짜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어 색분할이 부족한 편입니다. "여기는 부품 분할이 확실히 잘못됐다"라고 콕 찝어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으나, 몰드로만 되어있는 수많은 덕트들을 보고 있으면 "부품 분할 좀 해 주면 좋았을 텐데" 싶은 생각이 듭니다.

 

고정성에 문제가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런처 팩의 어깨 개틀링포는 길이가 연장되는데요. 사진의 1-2번 부품과 3-4번 부품끼리는 서로 고정되어 있고 2번과 3번 부품이 서로 슬라이드되면서 길이가 연장되는 기믹인데, 1-2번과 3-4번 간의 결합력이 2-3번 부품 간의 마찰력보다 약해서 연장할 때마다 자꾸 빠집니다. 그냥 접착해버리는 게 속 편할 듯.

 

아무튼 소드/런처 팩은 밀도감과 퀄리티 면에서 오밀조밀한 본체와는 비교 대상조차 못 되고 나름 내부 프레임까지 구현된 엘 팩보다 한 수 아래로 보입니다.

엘(Aile, 날개) 팩은 소드/런처 팩 동시 장착을 위해 2005년판 대비 앞뒤로 길어지고 날개 부착 위치도 후퇴됐습니다. 퍼펙트 스트라이크가 아닌 엘 스트라이크로 전시하려고 하면 날개가 너무 뒤쪽에 있고 휑한 중간 부위의 뻥 뚫린 소드/런처 팩 장착 구멍 때문에 어색합니다.

 

MG 1/100 스트라이크 리마스터 버전의 엘 팩은 소드/런처 장비 시에는 길어지지만 평상시에는 컴팩트하게 줄어들고 구멍도 가려지는 식으로 가동되는데, 훨씬 더 비싼 PG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배려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다만 2005년판 엘 스트라이커 팩 부품도 동봉되어 있으니 완벽한 엘 팩을 굳이 원하신다면 분해 후 기존 부품들로 재조립하시면 됩니다.

스트라이크 본체는 이 모든 짐들을 다 들고도 꼿꼿이 잘 설 수 있는 지지력과 고정성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풀 장착하고 직립시키기엔 15년 전 설계의 폴리캡 관절들이, 특히 발목과 골반 쪽이 불안불안합니다. 그리고 아직은 조립 직후라서 튼튼한 편이지만 폴리캡이 노후되면 어떨지 모르겠고요.
그나마 무기를 손에 들면 앞뒤 무게 균형이 잡혀서 괜찮지만 무기를 전부 등에 짊어질 경우 직립이 꽤 힘듭니다. 다리를 뒤로 쭉 빼고 배를 내민 배사장 포즈를 피할 수 없고, 그렇게 한다 해도 상당히 불안정합니다.

 

아무래도 역시 바닥에 세우는 것보다는 스탠드 위에 올려놓는 게 안전하겠습니다. 그런데 스탠드도 아래 사진의 저 부품이 고정력이 약해서 자꾸 빠집니다. 자칫 잘못하면 스트라이크가 뒤로 훌러덩 넘어갈 수 있으니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저 부품을 받침대에 접착해버리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2. 본체 디테일 업 장갑

PG 스트라이크의 조각조각 분할되고 입체적으로 굴곡진 장갑은 15년 전은 물론이고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세련된 디자인입니다만, 현세대의 제품들과 비교하자면 패널 라인 등의 디테일이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죠. 반다이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곳곳에 좀더 디테일이 추가된 장갑으로 교체를 해줬습니다. 그런데 그 디테일이 좀 뭐랄까, 디자인 센스가 약간 호불호가 갈릴 듯합니다.

 

디테일 추가 부위에 번쩍번쩍한 금속 코팅 부품들을 많이 썼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장갑에 금속 재질이 드러나는 건 별로 안 좋아하고요. 무엇보다 금속 코팅 부품들이 언더게이트 사출이 아니라서 게이트 자국들이 훤히 보입니다.

 

반다이는 4200엔짜리 RG 1/144 뉴건담에는 언더게이트를 그렇게 정성스레 때려박아서 뽑아놓고, 6배 비싼 PG를 이렇게 푸대접해도 되는 건가요?

그리고 변경된 종아리 부품이 디테일 밀도는 높아진 반면에 형태가 뚠뚠해져서 PG 스트라이크 특유의 날렵한 프로포션을 잃었습니다. MG 스트라이크도 구판에서 리마스터 버전으로 넘어갈 때 종아리가 뚱뚱해지더니 PG에서도 그렇게 했네요.
뚱뚱한 종아리가 트렌드인지는 몰라도 저는 날렵한 느낌이 좋아서 디테일을 포기하고 예전 부품으로 다시 되돌려 놓기로 했습니다.

 

변경된 디테일 업 장갑
기존 구판 종아리 장갑

PG 퍼펙트 스트라이크에는 예전 구판 외장 부품들도 그대로 다 들어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한 건데요. 기존의 D러너(x2) 같은 경우 전체 부품 13x2개 중에 작은 부품 3x2개만 쓰고 나머지 20개가 정크로 버려지도록 러너 운영이 방만하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 반다이에서 D 러너의 기존 부품 3x2개마저 새 러너에 옮겨 찍고 D 러너를 아예 안 넣어줬다면 종아리를 제 취향에 맞게 바꾸지 못해서 꽤 곤란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찌 보면 이게 사용자들 입맛에 맞게 외장 부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준 반다이 나름의 배려가 아니었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배려는 개뿔, 금형 제작비를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서 이렇게 했을 가능성이 90%쯤 될 겁니다).

그리고 기존 PG 스트라이크 이마의 흰색 안테나(뿔)는 GP02나 어비스 건담의 것처럼 중간이 잘록하고 끝부분이 볼록한 형태였는데요. 설정화와 다르게 생긴 족보 없는 디자인인 데다가 중간 부분이 얇은 구조적 문제로 잘 부러지기까지 했었죠. 아마도 그런 이유로 PG 퍼펙트 스트라이크에서는 좀더 두껍고, 끝으로 갈수록 뾰족해지는 일반적인 뿔 디자인으로 회귀한 것 같습니다.

 

변경된 이마 안테나
기존 구판 이마 안테나

하지만 저는 100% 개인 취향으로 구판의 GP02 스타일 뿔이 더 마음에 들어서 원래 걸로 바꿔주기로 했습니다. 일단 예전 뿔을 달아서 전시하다가 혹시라도 사고로 부러지면 새 뿔로 교체해주면 되겠죠.

3. 부품 구성 문제

대단한 문제는 아닐 수도 있으나 부품 구성 면에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꽤 있습니다.
슈베르트 게베어(칼)와 아그니(대포)를 잘 지지해주는 고정손들을 추가해준 건 고맙지만 손등 부품은 안 추가해줘서 기존 손등을 뽑아내야 합니다.

 

바로 전 PG였던 더블오 세븐 소드/G의 경우 칼 잡는 고정손용 손등 부품은 당연히 추가로 들어있었고, 사실 이딴 손등 부품 공유는 2천엔짜리 HG에서도 잘 안 하는 짓거리인데 PG 중에서도 최고가에 가까운 2.5만엔짜리 제품에다가 버젓이 해놨네요.
그뿐 아니라 소드 팩의 판처 아이젠(Panzer Eisen, 로켓 앵커)을 팔에 장비하려면 실드의 연결 부품을 뽑아써야 합니다. 실드는 안 쓸 때 스탠드에 꼽아놓으라고 설명서에 나와 있지만 정작 접속 부품이 없어져서 못 끼우고요.

 

그리고 또 하나 아쉬운 것은 스카이그래스퍼(스트라이커 팩 실어나르는 비행기)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PG 스트라이크 루즈에는 넣어줬으면서 퍼펙트 스트라이크에선 왜 굳이 뺐나 싶네요. 러너 2개(+폴리캡)만 더 넣어주면 되는데 치사합니다. 뭐 사실 넣어줬다 해도 저는 안 만들었을 것 같지만요ㅋㅋ

그리고 원래 PG 스트라이크에 들어있던 거대한 대함도인 그랜드 슬램도 빠져 있습니다. 그랜드 슬램은 사실 원작 설정엔 없고 건프라 홍보 영상이라 할 수 있는 Gundam Evolve에만 등장한 무기라서 계속 넣어줄 명분이 없긴 합니다. 슈베르트 게베어와 그랜드 슬램으로 쌍칼 이도류를 갖춰주려고 하셨던 분은 좀 아쉬울 수도 있겠습니다.

4. 가성비

PG 퍼펙트 스트라이크의 정가는 25,000엔(소비세 제외)인데요. 러너 수와 금속 코팅 부품을 고려하면 적절한 가격이라고 생각되지만, 정크 부품이 많은 관계로 가격 대비 최종 완성 결과물의 볼륨은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가격을 분석해보자면 2004년 발매된 PG 스트라이크의 정가가 14,000엔이었고요. 작년말에 웹한정으로 PG 엘/소드/런처의 멀티 어설트 스트라이커 팩을 따로 팔았는데 이게 8000엔입니다. PG 퍼펙트 스트라이크는 저 둘의 합보다 3000엔 비싼데, 이 차액 만큼이 디테일 업 외장부품들의 가격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기존 PG 스트라이크를 갖고 계시고, 걔가 아직도 관절 폴리캡이 짱짱하고, 이번에 추가된 외장 디테일이 별로 마음에 안 드신다면 저렴하게 PG 퍼펙트 스트라이크를 장만하실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웹한정판 'PG 1/60 스트라이크 건담 용 퍼펙트 스트라이크 건담 확장 파츠'를 구입하셔서 기존 스트라이크에 달아주시는 겁니다. 이미 작년 11월말에 클럽G에서 96,000원으로 예약은 끝났지만, 3월 중에 물건이 풀리고 나면 중고나X 같은 곳에서도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반면 위 경우에 해당 안 되시는 분, 특히 기존 PG 스트라이크를 안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퍼펙트 스트라이크 합본 팩'과 '구판 스트라이크 + 한정판 퍼펙트 스트라이크 확장 파츠'의 두 가지 구매 옵션이 있을 수 있는데요. 전자에는 추가 디테일업 장갑 부품들이 들어가고, 후자에는 그랜드 슬램이 포함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합본으로 된 일반판 PG 퍼펙트 스트라이크를 추천 드립니다. 일반판 합본팩에 포함된 디테일 업 장갑은 호불호가 갈리니 어쩌니 해도 15년 전 디자인보다는 확실히 신상 느낌이 납니다. 예전 장갑 부품도 그대로 들어있으니 저처럼 새 부품 중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있다면 예전 부품으로 조립할 수 있는 선택권도 있고요. 또한 일반판 건프라는 인터넷에서 정가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웹한정 PG 퍼펙트 스트라이커 확장 파츠는 96,000원 정가로만 팔았고, 만에하나 한정판 프리미엄이라도 붙는다면 더 비싸질 겁니다. 구판 PG 스트라이크 + 한정판 스트라이커 팩 조합이 가격표 상으로는 3천엔 더 싸지만 한국에서 실구매가 차이는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 됩니다.
거의 같은 값이라면 족보도 약한 그랜드 슬램보다는 신상 느낌 디테일업이 더 낫지 않을까요?

 

결론

다 써놓고 보니 너무 단점 위주로만 부정적으로 쓴 것 같은데요. 제가 애초에 기대 수준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결점들만 부각돼 보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전체적으로 보면 프로포션도 아주 준수하고 15년 묵은 우려먹기 치고는 옛날 티도 별로 안 나고요. 가동성은 원판부터 훌륭하다고 소문난 제품이었고, 고정성도 괜찮아서 저런 잡다한 무장들을 다 달고도 떨어지거나 빠지는 부품 없이 포징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위에 얘기한 단점들도 '완전 실망인', '산 게 후회되는' 수준의 치명적 문제점이라기보다는 '아쉬운', '옥에 티' 수준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킷 자체는 종합적으로 괜찮은 제품으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구멍을 뻥뻥 뚫어놓는다든지, 과거 제품보다도 퇴보한 것 같은 부분이 눈에 띄는 것을 보면 건프라 최고의 플래그쉽인 퍼펙트 그레이드의 쇠퇴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최근 PG 라인업을 보면 완전 신규 제품의 발매 주기는 점점 더 길어지고 있고, 우려 먹기 재활용 제품들만 연달아 나오고 있죠.

모쪼록 퍼펙트 스트라이크가 많이 팔려서 그 이익금으로 외계 기술을 갈아넣은 완전 신금형 차기 PG를 개발해주면 좋겠습니다ㅎㅎ

2018. 10. 3. 23:31

RG ZGMF-X10A 프리덤

RG 프리덤을 완성했습니다
MG 2.0도 아니고 HGCE도 아니고 RG맞습니다^^
RG 프리덤이 발매된 게 2011년이니까 나온 지 벌써 7년 됐네요.
7년 전 킷이지만 기술이나 구성 면에서는 최신 킷에 그다지 꿀리지 않습니다.
(손가락이 좀 잘 빠지고 관절이 서서히 낙지가 돼서 문제지-_-)
어쩌면 건프라 기술의 발전은 이미 어느 정도 한계점이나 포화상태에 온 것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오랜만에 건프라 작업을 다시 잡은 관계로 이번 RG 프리덤은 워밍업이란 의미에서 도색은 안 하고 먹선/데칼/마감 작업만으로 끝냈습니다.
실물로 보면 도색 안 한 티가 납니다만, 사진만 봐서는 그럴싸하지 않나요?

구판 MG 프리덤 시절부터 날개에 쓰여있는 DIECI(디에치)는 이탈리아어로 10을 뜻합니다.
형식번호가 ZGMF-X10A이기 때문인데요.
같은 이유로 형식번호가 5로 끝나는 GAT-X105 스트라이크에는 CINQUE(칭퀘, 5)라는 표기가 되어 있고,
ZGMF-X09A 저스티스에는 NOVE(노베, 9), ZGMF-X20A 스트라이크 프리덤에는 VENTI(벤티, 20)라고 써있습니다.
참고로 스타벅스 커피의 벤티 사이즈는 20 fl oz(591 ml)입니다.

ET 표시는 소속함인 이터널(Eternal)을 나타냅니다.

RG 프리덤 킷 설명서를 보면 이터널 사양 데칼과 자프트 사양 데칼을 선택해서 붙일 수 있게 돼있는데요.
개인적으로 ET는 폰트가 별로라서 자프트 엠블럼이 디자인 측면에서 더 예쁘긴 한데...
극중에서 프리덤의 등장 시점이 자프트에서 탈취한 이후부터이다 보니 자프트 엠블럼은 붙이기가 좀 애매합니다.

스트라이크 프리덤의 경우 극중에서 이터널과 아크엔젤(ArchAngel)을 갈아타기 때문에 ET와 AA를 선택해서 붙일 수 있는데요.
스트라이크 프리덤 만들 때는 꼭 AA로 붙일 계획입니다.

반다이에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1/144 RG 프리덤의 빔 사벨 용으로 1/100 MG 프리덤 용 클리어 부품을 넣어줘서 무지 깁니다.

킷의 빔 사벨이 본체 키보다도 길어서, 사진 찍을 때는 RG 저스티스의 빔 부품을 빌려서 대신 꼽아줬고요.

SEED 시리즈에서는 무기에도 각각 이름을 붙여놓았는데요, 특이하게도 그 이름들은 모두 동물의 학명(学名, scientific name)입니다.

빔 사벨은 '라케르타(Lacerta)' 빔 사벨이라고 하는데, 도마뱀(생물분류학적으로는 모래장지뱀속)의 학명이고,
'루푸스(Lupus)' 빔 라이플은 늑대 종을 뜻하며, 머리에는 '피쿠스(Picus, 딱따구리속)' 발칸포가 있습니다.

날개의 빔 캐논은 발라에나(Balaena, 북극고래속), 허리춤의 레일 건은 크시피아스(Xiphias, 황새치속) 같은 식입니다.

SEED 원작자 중에 누군가 생물학 전공자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라틴어 전공자일지도? (학명은 원래 라틴어 단어를 씁니다)

카메라 아이와 빔 라이플 센서 등은 제가 형광 클리어 색깔로 칠해줬기 때문에 블랙 라이트를 비추면 빛나 보입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플라스틱 특유의 투명감이 느껴진다든지 도색 안 한 티가 약간 나긴 하지만,

사진들만 봐서는 어느 정도 도색작같은 느낌 안 나나요?
먹선/데칼/마감 작업이 노력 대비 결과물의 만족도가 예상보다 꽤 높네요.
앞으로도 RG 킷 중에 색분할이 잘 된 녀석은 도색 생략하고 먹선/데칼/마감 공정을 종종 애용해줘야겠습니다.

그렇지만 RG가 그 조그만 킷에 패널라인도 오밀조밀 많고 데칼도 상당히 많아서 먹선/데칼 작업이 생각보다 시간이 꽤 많이 들었네요.

생각해 보면 도색을 안 해도 전체 작업 시간이 확 줄었다는 느낌은 별로 안 듭니다(실은 작업 중간에 3년 정도 묵히기도 했고요^^).

RG 프리덤의 하늘색 같은 파란색도 나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약간 보라색 끼 도는 파랑이 더 좋은데...
먹선 데칼 마감만으로 끝내려니 사출색에 얽매일 수밖에 없네요.
또 RG는 어드밴스드 MS 조인트 재질의 특성인지 프레임 사출색이 너무 검은 반면, 저는 밝은 회색 프레임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사실 모형 작업 중에 플라스틱 표면에 예쁜 색깔이 입혀져가는 걸 보는 것도 재미와 성취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말이죠.
이것저것 생각하니 역시 저는 웬만하면 풀 도색을 하는 게 낫겠습니다.
이번 먹선/데칼/마감 작업으로 컴프레서에 시동도 걸어놨으니...
다음 차례로는 신상 킷 하나 전체 도색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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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1. 23:36

RG ZGMF-X10A 프리덤 먹선 데칼 마감 작업기

최근 5~6년간 이래저래 생업도 바쁘고 다른 취미에 신경 쓰다 보니 건프라 작업에 손을 못 대고 있었습니다.
신상들 나오면 그나마 조립은 틈틈이 하고 있었습니다만... 최근에는 그 조차도 전혀ㅠㅜ
최근 아들내미 학교 과제 때문에 먼지만 쌓이던 컴프레서와 에어브러시를 다시 잡은 관계로 건프라도 다시 해보려고 집어들었습니다.

도색하다가 중단한 킷들도 여럿 있지만, 오랫동안 손 뗐던 도색작업을 다시 시작하기엔 벌여야 할 일의 규모가 커서 엄두가 안 나고...
그냥 도색 없이 먹선/데칼/마감만으로 완성하고 치우려고요.

PG나 MG 같은 비싼 킷들은 풀도색을 안 하면 왠지 킷에게 미안하고...
HG는 색분할도 불완전하고 디테일이 밋밋해서 먹선마감만으로는 허전하고...
가격 부담으로 보나 색분할과 디테일 면으로 보나 RG가 도색 안 하고 먹선/데칼/마감으로 끝내기에 딱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그 첫번째 먹선/데칼/마감 대상 실험체는 RG 프리덤 되겠습니다.

SEED는 제가 두번째로 좋아하는 건담 시리즈인데(첫번째는 제타 건담) 그 주역 기체 중 하나인 프리덤을 아직 완성해본 적이 없네요.
사실은 얘도 작업하다가 한 3년 손 놓고 있었습니다.

정말 먹선 데칼 마감만 하려고 했는데, 눈에 밟히는 부분들이 몇 군데 있어서 가공을 조금 해줬습니다.
일단 뿔은 좀더 뾰족하게 갈았고요.
RG가 워낙 작다보니 너무 갈면 부러질까봐 적당히 뾰족해진 선에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가슴의 기관포? 센서?가 막혀있어서 장난감 티가 좀 나는데, 핀바이스로 좀 더 깊이 파줬습니다.
등짐의 빔 캐논도 막혀 있는데 그렇다고 뚫으면 속이 비쳐보여서 더 장난감 같아지니 뚫지 않고 안쪽을 무광검정으로 도색했습니다.


게이트 자국은 모두 사포질로 정리했고, 유색 부품에서 허옇게 뜬 게이트 자국은 건담 마커를 이용해서 살짝 커버해줬습니다.
어드밴스드 MS 조인트는 공정 상 ABS 재질 부분의 게이트를 사출기에서 힘으로 뜯어내버리나 본데요.
게이트 자국이 깊은 데다가 색상도 검어서 특히 눈에 더 띄더군요.


이 빨간 부품처럼 너무 확연히 수축 싱크마크가 눈에 띄는 부품들은 사포질로 갈아서 평평하게 정리해줬습니다.


그리고 풀도색이었다면 그냥 도료로 덮어버려도 되었을 프라 표면의 물결무늬(웰드 라인)도 사포질로 정리했습니다.


먹선/데칼/마감 작업이라 가급적 에어브러시는 안 잡으려 했는데, 제아무리 색분할이 잘 된 RG라지만 클리어 부품은 어쩔 수가 없죠.
메탈릭 도료 위에 형광 클리어 도료로 부분도색 해줬습니다.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을 먼저 칠해줬고요.
눈은 그 위에 가이아노츠 형광 옐로우를 올려줬고, 이마 카메라와 라이플 조준경은 가이아노츠 형광 블루를 썼습니다.

눈 테두리는 무광 검정색으로 에너멜 도색 후 눈알 부분만 에너멜 신너로 닦아냈습니다.

라이플 조준경 중앙의 가로 막대는 렌즈 부위 마스킹 후 저먼 그레이 에너멜을 뿌려줬습니다.

조준경 도색은 좀 실수를 하긴 했지만 오랜만에 이런 작업을 해보니 재밌네요^^

카메라 아이 같은 부분의 표현으로 메탈릭 위에 형광 클리어는 처음 시도해 보는 조합인데 예상보다 효과가 괜찮습니다.

사진으로는 지저분해 보이지만 실물로 보면 꽤나 그럴듯합니다.

이제 먹선을 넣어줄 차례인데 패널 라인이 좀 너무 흐릿하더군요.
그렇다고 패널 라인을 정성스레 다 깊이 파주자니 RG 그 조그만 것이 패널 라인은 또 무지 많잖아요?
도색을 전제로 할 경우 패널 라인 파다가 삐끗 실수하더라도 어떻게든 감출 수 있겠지만
무도색으로 하려니 패널 라인 파주기 작업의 리스크가 너무 커서 생략했습니다.

먹선은 타미야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로 흘려넣었고요.
흰색 바탕엔 회색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를, 노란색과 빨간색 바탕에는 갈색, 그 외에는 검정색으로 넣었습니다.
삐져나온 부분은 가이아노츠 피니시 마스터에 에나멜 신너를 찍어서 지워줬습니다.
먹선작업 후 지저분해진 표면을 닦는 데는 연필지우개가 괜찮다는 제보를 받아서 시도해 보니 정말로 좀더 깨끗해지는 느낌이었고요.


RG는 역시 패널 라인이 좀 과한 면이 없지 않네요.
먹선 작업에만 하루에 한두 시간씩 꼬박 일주일 걸렸습니다.
저도 패널 라인 좋아하는 편이지만 RG의 패널 라인 밀도는 제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수준보다도 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데칼은 킷에 동봉된 테트론 재질의 리얼리스틱 데칼 대신에 모델링홀릭 습식데칼을 사용했습니다.


패널 라인이 워낙 많다 보니 크기가 큰 마킹 데칼의 경우 패널 라인에 걸쳐있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데칼에 마크 소프터를 발라 패널 라인의 굴곡에 밀착시킨 후에 패널 라인을 따라 아트 나이프로 데칼을 재단해줬습니다.


마감은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로 무광마감했는데요.
어드밴스드 MS 조인트의 폴리 프로필렌 재질 부분은 도료나 마감제가 잘 안 먹습니다.
그래서 피니셔즈 멀티 프라이머를 일단 뿌려준 후에 무광 마감제를 올렸고요.
가조립만 하다가 데칼이 예쁘게 올라간 무광무광한^^ 표면의 느낌을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데, 왠지 뿌듯하면서 각별하더군요.

투자 대비 효율만 놓고 비교하자면 모형 키트를 조립하고 개조하고 도색하는 것보다
중국 아줌마 장인^^의 손으로 완성된 완성품을 구입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죠.
하지만 뭔가 나의 노력을 통해 건프라가 차근차근 완성돼가는 재미와 결과물에 대한 보람? 이런 맛에 모형 제작을 하는 것 같습니다.
풀 도색도 아니고 기본적인 먹선 데칼 마감 작업이었지만, 오랜만에 해보니 좋네요.



RG 프리덤 작업기 바로 가기



2012. 8. 2. 09:08

MG RX-0 유니콘 건담 2호기 밴시 제작기 #1 - 표면정리

제가 건프라에 (본격적으로) 손 대기 시작한 것도 어느덧 5년이 다 되어 갑니다만...
5년동안 만든 완성작의 수는 손에 꼽을 정도밖에 안 됩니다.

아이 키우는 직장인 분들이 다들 그러실 테지만 취미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도 하고 싶고, 고수 분들 작례도 따라해 보고 싶고, '특별한 나만의 무엇'도 추구하고 싶어서...
개조에, 개수에, LED에, 메탈 디테일업에, 패널 라인 추가에, 명암 도색에, 특수 도료에, 별의별 시도들을 많이 하다 보니...
괜히 고민하고, 시도하고, 노가다하고, 실패하고, 포기하고 하느라 시간만 흐르고 흘러...
이제 와 돌이켜 보니 힘들기만 하고, 남는 것도 없고 허무한 것 같습니다ㅜㅜ

원래 취미생활이란 이런 게 아닐 건데 말이죠.
아무 생각 없이 조립만 해도 참 즐겁고, 그냥 에어브러시 쥐고 색깔 뿌려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은데 말이죠.

그래서 앞으로 한동안은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괜히 특별하고 자랑스러운 뭔가를 만든답시고 깔짝대느라 결과물도 못 내고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보다는
그냥 매뉴얼 대로 스트레이트로 만들면서... 작업 과정 그 자체의 순수한 즐거움에 집중함과 동시에 결과물 내는 속도도 올려 보려고요.
생각대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_-


귀찮은 작업 없이 매뉴얼 따라 스트레이트 빌드만 해도 만족감이 높은 모델은 역시 인젝션, 그 중에서도 MG와 RG 그레이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MG 아니면 RG만 제작하려고 하고요, 이번 대상은 MG 밴시 되겠습니다.

밴시는 최신 킷을 가장한 전통의 우려먹기 사골국물 MG 유니콘의 배리에이션 킷인데요.
MG 유니콘 하면 마스크 키우기, 혀 늘리기, 목 늘리기, 어깨 키우기, 허벅지 줄이기 등 이미 정석으로 굳어진 개수 패턴이 있습니다만...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고, 속도를 우선하기로 했으니 개수 같은 건 일절 안 할 겁니다^^

그래도 인간적으로 뿔은 뾰족하게 갈아주고, 면수축 정도는 잡아주는 것이 도리겠죠^^?
근데 얘는 뭐 이렇게 삐죽삐죽 튀어나온 뿔도 많고, 게다가 가동식에 유니콘 모드 고정식에 디스트로이 모드 고정식에... 뿔 부품 숫자도 많은지-_-

뿔이 워낙 많다 보니 하나하나 뿔끝을 뾰족하게 갈아낸다기보다는 둥그스름 뭉뚝한 엣지들만 살짝 잡아주는 식으로 갈아... 엇!

아니 이건 도대체ㅈㄱㅁ대ㅑㅗㅊ수ㄱ재ㅠㅁㅈ표ㅣㅕ뮤ㅔ!!?!ㅠㅜ
멘붕 회복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며칠 전에 아이가 밴시를 떨어뜨렸는데 그 때 뿔에 금이 갔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사포질 하는 동안 부러져버린 거죠ㅜㅜ
그냥 접착만 해버릴까 하다가...
돌출되어 걸리는 부분이라 또 부러질 가능성이 높은 관계로 0.5mm 황동선을 잘 박아서 보강해준 후에 접착하고 퍼티를 발랐습니다.
아무튼... 뿔끝을 뾰족하게 만든다기보다는 엣지를 강조한다는 느낌으로 갈았고요.
유니콘 모드에서 정면에 오는 뿔의 엣지 부분은 특히 신경 써서 날카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는 고정식 뿔을 선호하는 관계로 가동식은 내버려두고 고정식 뿔들만 갈아주었습니다.
흰색 유니콘일 때는 잘 몰랐는데 남색의 밴시 표면은 면수축이 눈에 참 잘 보이고... 그야말로 '모든 곳'에 수축이 있군요!-_-
특히 길쭉하고 넓데데한 부품들이 많은 암드 아머 같은 경우 아주 올록볼록 난리네요-_-
그래도 뭐 인젝션의 수축은 퍼티를 쓰지 않고 열심히 사포질해주는 것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죠.
아 근데 밴시는 부품이 또 왜 이리 많은지-_-

수축은 외장 장갑에만 신경쓰기 쉽지만 사이코 프레임에도 있습니다.
특히 가슴 사이코 프레임의 수축은 MG 유니콘/밴시 부품 전체를 통틀어 가장 깊은 수축이라서 확실히 다듬어줘야 합니다.
이 부품은 패널 라인들이 얕아서 사포질 도중에 지워져버릴 수 있기 때문에 패널 라인들을 다시 깊게 파주었습니다.
사이코 프레임은 클리어 도색 예정이라서 퍼티와 서페이서도 사용하지 않고, 2000방짜리 고운 사포로 표면을 마무리해줬습니다.


그리고 ☞지난 번 리뷰☜에도 언급했지만 허리의 회전 가동을 위해 유니콘 건담 OVA판의 엉덩이 부품을 슬쩍 해왔습니다.
휑한 뒷무릎을 커버하기 위해서 유니콘 건담 OVA판에서 남는 구형 뒷 종아리 부품들을 가져왔고요.


아근데 여기까지 딱 기본만 하고 도색작업 단계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방구석에 쌓인 레진 핸드랑 메탈 버니어들이 눈에 밟히는 겁니다.

전에 레진 핸드를 저렴하게 구할 기회가 있어서 RX-78NT-1 알렉스용 1/100 레진 핸드를 예닐곱 세트나 구해다 놨는데...
아직 한 세트도 안 썼는데...
요즘 나오는 MG들은 디테일이 괜찮은 고정손이라서 앞으로 레진 핸드 쓸 일 없을 것 같아 고민인데...
때마침 MG 밴시가 디테일 딸리는 구식 MG 가동손이라 레진 핸드로 교체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OVA판 밴시의 무기 형태 상 주먹손과 편 손 정도만 제작해도 되겠지요?
그런데 레진 핸드가 손목 연결부품이 짧고 볼관절도 작아서 손목 연결부품은 이식해줘야 할 듯하네요.

메탈 버니어 제품들도 예전에 꽤 많이 사재기해놓고는 안 쓰고 있었는데...
때마침 밴시 버니어 크기와 딱 맞는 비슷한 사이즈의 모델업제 메탈 버니어가 숫자도 딱 맞게 8개가 방구석에 있는 겁니다.
그래서 버니어들도 메탈 버니어로 교체해줄 생각입니다.
위에선 질보다 양이네, 속도를 내겠네 어쩌구 얘기해놓고선
이것저것 시간 잡아먹는 작업들을 꾸역꾸역 집어넣고 있고... 뿔 파손 같은 돌발 사태도 발생하고...
이거 참 잘 될지 걱정입니다-_-
2012. 7. 25. 09:55

MG RX-0 유니콘 건담 2호기 밴시 철 지난 리뷰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다음으로 제가 제작할 대상은 MG 밴시 되겠습니다.
발매된 지 넉 달이나 지난 킷이고 해서 리뷰 안 쓰고 그냥 바로 작업 들어가려고 했는데...
나중에 제가 참고하기 위해서라도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 리뷰 글을 남겨 봅니다.

MG RX-0 유니콘 건담 2호기 밴시는 기본적으로 5년 전 발매된 MG 유니콘 건담의 색놀이 배리에이션 킷입니다.

'BANSHEE'라는 이름의 유래는 아일랜드 전설에 나오는... 죽음을 앞둔 사람 근처에 나타나 통곡하는 여성 요정? 요괴? 라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가 기원인 '가능성의 짐승' UNICORN과는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기동전사 건담 UC(유니콘)' 소설에 혹시 설명되어 있으려나요?

한정판 vs. 일반판

소설 상에서 밴시는 유니콘 건담 1호기와 바디 색상, 뿔과 얼굴 형태만 좀 다르고 무장이나 그 외 부분은 동일한 놈이었습니다만,
애니화될 때는 그것만으론 심심했는지, 팔에 결합된 형태의 '암드 아머'라는 신무장들이 기존 유니콘의 빔 매그넘과 실드를 대체했습니다.
오른팔의 무기는 암드 아머 BS(Beam Smart gun)라는 사격 무기, 왼팔의 무기는 암드 아머 VN(Vibration Nail)이라는 격투 무장입니다.

이런 사연 때문에 MG 밴시는 두 가지 다른 버전으로 거의 동시에 발매됐습니다.
한정판은 소설판 디자인을 기준으로 하고, 유니콘과 같은 무장에 녹색 사이코 프레임, 그리고 Ver. Ka 타입의 데칼이 들어간 버전인데요.
한정판의 공식 명칭은 'MG 유니콘 건담 2호기 밴시 Ver. Ka 최종결전사양'입니다. 아 길다.
일반판 MG는 OVA(Original Video Animation)판 디자인을 기준으로 양 팔에 암드아머를 장비하고, 사이코 프레임이 오렌지색인 버전입니다.
차이점을 항목 별로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무장 사이코 프레임 색상 목덜미 형태 뿔과 마스크 재질 동봉 데칼
한정판(소설판, Ver. Ka) MG 밴시 빔 매그넘, 바주카 클리어 형광 그린 유니콘과 동일 금색 도금 부품 Ver. Ka 금색 데칼
일반판(OVA판) MG 밴시 암드 아머 BS, VN 클리어 형광 오렌지 금색, OVA 신규 펄 들어간 플라스틱 심심한 데칼

무장 중 빔 사벨은 한정판과 일반판 모두에 포함되고, OVA판에는 설정 상 실드가 없지만, 남는 부품으로 실드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니콘 1호기에서는 OVA판에만 헤드 발칸이 있었고 Ver. Ka에는 없었지만...
밴시는 양쪽 버전 모두 헤드 발칸이 있습니다.

한정판 밴시의 데칼 타입은 습식 데칼인 반면에 일반판 밴시는 건식 데칼과 스티커 씰이 들어있습니다.
저는 금색 Ver. Ka 데칼이 탐이 나서 한정판에 대해 고민도 좀 해봤지만,
저는 애니판의 새로운 무기가 참 마음에 들고 오렌지색 사이코 프레임도 좋아 보여서 OVA 일반판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종결전사양'이면 마리다 크루스가 아닌 리디 마세나스가 파일럿일 텐데... 그건 안 되죠, 마리다 쨔응~~ㅎㅎ
<이미지 출처: ろあの~く雑記帳♪♪>

그래도 금빛 데칼엔 아직도 좀 미련이 남기는 하네요.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MG 밴시 한정판 판매는 이미 종료되어 신품 구입은 불가능하긴 합니다만-_-


사출색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도색 안 하고 조립만으로 끝내시려는 분은 한정판이 훨씬 나아 보입니다(라고는 해도 이미 한정판은 신품 구매 불가-_-).

일반판 MG 밴시의 뿔과 유니콘 모드 얼굴, 목덜미 부품들이 있는 BB 런너는 펄 들어간 오렌지색으로 나왔는데요.
도금이 아닌 사출색으로는 그나마 최선인 것 같긴 합니다.
...만 역시 극중 이미지와는 좀 다른 재질이라 아쉽네요.
한정판은 일반판보다 훨씬 더 극중 이미지에 가까운 고급스러운 금색 도금입니다.
그런데 제 개인적인 느낌엔 색이 좀 연한 것 같습니다. 클리어 오렌지를 한 겹 더 올려주고 싶은...^^
<이미지 출처: ろあの~く雑記帳♪♪>


좀더 문제가 되는 것은 사이코 프레임입니다.
일반판 MG 밴시 사이코 프레임의 클리어 형광 오렌지 색은 따로 놓고 보면 매우 영롱한 아름다운 색입니다만...
조립해놓으면 뒷면의 거무튀튀한 남색과 회색이 비쳐보여서 색이 매우 탁해보인다는 것이 문제죠.
도색을 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긴 하지만 비도색파들은 어찌하라는...

MG 유니콘 계열의 사이코 프레임은 자외선에 반응하는 형광 재질이기 때문에
한 번 블랙 라이트(라고 하면 뭔가 있어보이지만 정체는 천원짜리 비밀펜^^)도 비춰보았습니다.
뒷면도 안 비치고 훨씬 멋지네요~~
핑크, 초록, 오렌지 삼총사 사이코 프레임 비교 샷!
밴시 바디가 어두운 색이라서 사이코 프레임이 더 돋보이긴 하는데... 개인적으론 풀아머의 영롱한 녹색이 제일 예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헐랭이 삼형제들을 이렇게 일렬로 세워놓는 것만 해도 엄청 힘든 작업입니다. 흐느적거리고 빠지고 넘어지고 완전 휴우-_-
함께 만져보니깐 HD컬러 버전의 뽀도독 소리 나는 탄탄한 관절 고정성이 더더욱 돋보이더군요.
플라스틱 위에 코팅이 한 겹 입혀져 관절이 빡빡한 HD컬러 버전이나 티타늄 피니쉬가 이런 면이 좋네요.

MG 일반판 밴시 사출색 문제의 하이라이트는 BD 런너입니다.
이 런너는 밴시 하반신의 금색 버니어 부품들과 암드 아머 가동부품들이 들어있는 런너인데요.
BD 런너의 초기 계획된 사출색은 BB 런너와 같은 불투명 금색이었다가 도중에 암드 아머 부품들을 클리어 오렌지로 변경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반신 버니어 부품들도 덩달아 클리어 오렌지가 되어버린 건데요.
버니어가 클리어 색상이라니... 설정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도색을 안 하면 좀 흉합니다.
한정판에는 암드 아머가 없는 관계로 BD 런너가 초기 계획대로 클리어가 아닌 불투명 부품으로 나왔습니다.
펄이 안 들어간 싸구려 색깔이긴 하지만 그래도 클리어 색상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네요.
<이미지 출처: ろあの~く雑記帳♪♪>

그리고 암드 아머 말인데요. 대충 설계됐다는 티가 폴폴 납니다.
암드 아머 VN의 관절은 마치 '안녕하십니까, 고갱님? 저는 플라스틱 장난감입니다'라고 말을 거는 듯 관절과 고정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아래 사진에서 화살표로 표시한 암드아머 BS의 안쪽면과 둥근 관절부위는 설정 상 본체 프레임과 같은 회색이어야 되는데요.
2012년의 MG에서 이렇게 '색분할 따윈 나몰라라' 식의 통짜 무장이 나올 줄 몰랐네요.
사출색에서 마지막으로 조금 특이한 사항은 BC런너 색상이 다른 남색 부품들과 아주 약간 다르다는 것입니다.
약간 더 밝고 살짝 보라색 끼를 띠는데요.
뭐 큰 의미는 없어 보이고, 다른 남색부품들(PS재질)과 다른 ABS 재질이라서 사출색을 똑같이 맞출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기구 설계 측면

MG 유니콘은 5년이나 된 디자인을 사골 우려먹듯 수많은 버전으로 우려먹은 거라서 지금 관점으로 보면 기구적으로 많이 불만스럽습니다.
그렇게 울궈먹으면서도 유니콘 소체의 치명적인 발목 고정성, 지나친 롱다리 프로포션 등의 문제점은 개선할 생각도 안 하고,
금형 노후화로 인해 사출 불량 같은 문제점들은 오히려 자꾸만 늘어나고 있고요.
제가 구입한 밴시 킷에서는 A런너에 지느러미들이 많았고, H, I런너의 관절 부품들은 너무 헐겁다는 느낌이 들었고,
C런너의 머리 부품에는 사출불량이 있었습니다(C런너 머리 부품은 버려지는 부품이라 큰 문제는 아닙니다만...).

MG 유니콘이 이렇게 많은 배리에이션 버전을 거쳐오면서 가동성이나 편의성 관련한 수정 사항들이 전혀 없었던 건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서기도 힘든 헐렁 발목, 전후/상하 가동 안 되는 어깨, 황당하게 긴 다리 등등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들은 무지 많지만...
수정된 문제는 무릎과 허리 회전 가동성 정도밖에 없는 데다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점점 나아지는 게 아니고 이미 수정된 사항들조차 다시 슬그머니 빼버리기나 하고... 참 맘에 안 듭니다.
역대 유니콘들의 수정 사항을 발매일 순서대로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은데요.

  60˚ 접히는 종아리 부품 90˚ 접히는 종아리 부품 허리 회전 엉덩이 부품 디스트로이 모드 고정뿔
유니콘 Ver. Ka, 티타늄 피니쉬 O X X X
OVA판 유니콘 O O O O
풀아머 유니콘 Ver. Ka X O X X
밴시 (OVA판, Ver. Ka 공통) X O X O

현존하는 MG 유니콘 중에서는 ☞OVA판 유니콘☜이 기구적인 면에서 가장 진보되어 있습니다(그래봤자 엄청나게 개선된 건 아니지만^^).

허리가 회전되는 엉덩이 부품 이거 좋은데 왜 그 이후 버전에서는 안 넣어주는지 모르겠네요.
밴시는 왠지 역동적인 박스아트 느낌부터 유니콘 1호기보다 허리가 더 잘 돌아가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요번에 밴시 제작하면서 OVA판 유니콘의 엉덩이 부품을 훔쳐다 쓰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무릎이 90˚까지 접히는 종아리 부품들은 가동성은 향상되는 대신 무릎 안쪽이 휑하니 들여다 보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문제점도  ☞요기☜ 내용처럼 종아리 양 옆 부품은 90˚ 부품을 쓰고, 종아리 뒤쪽 부품은 60˚짜리를 쓰면 간단히 가릴 수 있습니다.
비록 유니콘 모드일 때 무릎 접히는 각도가 85˚ 정도로 다소 줄어들기는 하지만요.
그래서 요번 밴시에는 OVA판 유니콘에 들어있는 60˚ 뒷종아리 부품을 갖다 쓰기로 했습니다^^


결론

일반판 MG 밴시는 사출색이 잘못된 하반신 버니어, 색분할 덜 된 무장, 뒷면이 비쳐 탁한 색이 되는 사이코 프레임, 볼품 없는 펄 재질 뿔 등...
도색 작업이 거의 필수인 킷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신에 잘만 도색한다면 꽤 예쁘게 나올 것 같습니다. 특히 클리어 사이코 프레임의 특성을 잘 살린다면...
 
비도색파 분들께는 금도금 뿔과 불투명한 하반신 버니어가 들어가 있는 한정판 밴시가 더 나을 듯하고요.

MG 유니콘은 2007년 발매 당시에는 그 정교한 변신 기믹이 매우 놀라운 킷이었습니다만...
정교한 변신을 위해 희생된 가동성, 고정성, 프로포션 등의 단점까지 고스란히 2012년의 MG 밴시에 이어지고 있는 건 좀 아쉽습니다.

제가 HD컬러 유니콘과 비교해 보니 관절 강도에 현격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흐느적거리는 관절 고정성 문제는 코팅판 밴시가 나오면 꽤 해결될 것 같은데요.
비도색파 분들은 티타늄 피니쉬 밴시(아직 발매예정 없습니다만)를 기다려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완성품에 거부감이 없으시고 금전적인 여유가 되시는 분이라면 GFFMC 밴시(역시 기약 없습니다만)를 기다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건프라 킷으로서의 MG 밴시는 쉽게 개발할 수 있는 유니콘의 색놀이 배리에이션이고, 때가 됐으니 나왔다는 것 이외에 딱히 내세울 건 없습니다.
새로 추가된 암드 아머라는 무장의 디테일도 좀 별로고요.
그렇지만 어찌됐든 밴시에겐 킷의 그런 문제점들을 다 가려버리는 외모와 매력과 카리스마가 있죠.
역시 건프라는 품질보다는 캐릭터성이 중요한 걸까요^^
2012. 6. 4. 11:21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완성

드디어 끝마쳤습니다.
결국 작년 5월에 시작한 지 만 1년을 넘겨버렸습니다-_-
이런 한 뼘 크기도 안 되는 물건 하나 완성하는 데도 1년 넘게 걸리다니... 나란 인간은 대체...
실제 완성은 4월초에 끝냈는데... 카메라 등 다른 것들에만 신경 쓰다보니 사진 찍고 글 올리는 데 두 달이나 지나버렸네요-_-
 

카메라 얘기가 나와서 말씀인데... 이 글의 대부분의 사진들이 새로 산 GX1으로 찍은 사진들입니다.
여기 사진 중에 딱 한 장 1D Mark II로 찍은 사진이 있는데요, 혹시 파일 정보 안 보고 눈만으로 어느 것인지 알아맞추실 수 있을까요^^?

사진이 다들 축소됐고, 포토샵으로다가 색감, 노이즈, 사진 종횡비 등 안 만진 부분이 없기 때문에 제 생각엔 못 알아맞추는 게 정상입니다^^
맞추신다면 정말 '절대 색감'이나 '절대 시각' 같은 능력자이실지도...

AILE는 불어로 날개, 발음은 '엘르', 강조하기 위해 한자로 날개 익(翼)자를 써봤습니다.

완성 사진 몇 장...

요기부터는 액션 샷입니다.
쪼그맣고 부품 복잡한 놈을 되도 않는 액션 샷 찍는다고 폼 잡아주다가 몇 군데 빠지고, 몇 군데 부러지고, 몇 군데 헐렁해졌네요.
선물로 주려고 만든 건데 못 줄 것 같습니다-_-

아무튼 아머 슈나이더 액션

빔 사벨 액션

빔 라이플 액션

마무리는 역시 씨앗포즈로...

뭐 스트레이트 빌드라서 특기할 만한 사항은 별로 없긴 하지만...
  • 자동차용 플라스틱 프라이머를 사용해서 어드밴스트 MS 조인트를 메탈릭으로 도색한 것
  • 컬러링이나 마킹을 PG 스트라이크 느낌이 조금 나도록 어레인지 한 것
  • 킷에 동봉된 씰 대신 모델링홀릭의 데칼을 사용한 점

언급할 만한 내용은 요 정도인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작업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RG 엘 스트라이크 작업기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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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7. 23:48

MG RX-0 풀 아머 유니콘 건담 Ver. Ka 리뷰

MG RX-0 Fullarmor Unicorn Gundarm "Ver. Ka"를 구입했습니다.
오랜만에 건프라에 마음이 동해서 '내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로서 무려 예약구매를 했고, 12월 23일 금요일 저녁에 받았습니다.
'풀 아머' 유니콘이니까 오랜만에 '풀 도색'해볼까 생각중이고요.
크리스마스에 조립은 이미 완료했지만, 리뷰 쓰는 데는 해를 넘겨 버렸네요^^

MG 유니콘 건담은 2007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발매된 MG RX-0 Unicorn Gundam "Ver. Ka"를 시작으로 해서
티타늄 피니쉬, OVA판, OVA 특별판 등등 여러 번 우려먹힌(?) 킷인데...
저도 작년에 그 중에서 OVA 특별판인 HD 컬러 + MS 케이지 버전을 이미 구입했었습니다.
건프라 팬이라면 MG 유니콘 건담은 익히 잘 아실 거라 생각되니 기존 MG 유니콘 킷들과의 차이점과 장단점 위주로 리뷰를 진행하겠습니다.

이번 풀 아머 버전의 가장 큰 특징은 사이코 프레임 색깔이 청록색으로 바뀌었고, 엄청난 대량의 무기들과 베이스재버까지 포함됐다는 점인데요.
저는 어느쪽이냐면... 덕지덕지 붙인 무장들보다는 청록색 영롱한 사이코 프레임 색깔에 반해서 구입했습니다^^

박스 아트가 꽤나 박력 있는데요.
기존 Ver. Ka 제품들은 흰 바탕에 별다른 액션 포즈 없이 카토키 자세로 서있는 MS의 약간 물빠진 보라색 톤의 담담한 박스아트가 특징인데...
풀 아머 유니콘도 그 기조는 동일하지만 박스 아트가 담담하지 않고 막 사이코 프레임에서 막 불똥이 튀고 이럽니다^^

HD 컬러 + MS 케이지 버전도 OVA 1화의 클라이막스 장면을 재현하여 폭풍이 난무하는 박스아트가 멋졌지만...
풀 아머 Ver. Ka는 뭔가 절제된 위엄 속의 폭풍 간지랄까? 그런 게 느껴지는군요^^

박스 가로 세로 길이는 유니콘 건담 Ver. Ka의 사이즈를 유지하면서 박스 두께(높이)만 키워놔서 언뜻 별로 안 커 보입니다.
MS 케이지 버전(7500엔)은 박스가 가로로 엄청 길어서 한 눈에도 커보였죠.
처음엔 '아니 풀 아머는 8000엔이나 되는데 박스는 왜 이리 작아?'라고 생각했지만 속을 들여다 보니 확실히 MS 케이지 버전보다 양이 많습니다.
런너가 38장이나 됩니다(그 중에 Q런너만 6장-_-).

MG 유니콘 건담은 변신 기믹이 매우 정교해진 대가로 가동성과 장갑 고정성, 발목 지지력 등을 희생한 킷으로 유명한데요.
과연 이런 유니콘이 저런 많은 무장들을 잘 지고 서있을 수 있을까요?

1. 부품 교체

'07년에 나온 최초의 MG 유니콘 Ver. Ka는 가동성이 워낙에 악명 높은 킷이라서... 작년에 OVA판이 나오면서 가동성이 개선되었습니다.
OVA판에서는 가동성 개선을 위한 신규 교체 부품을 아래 사진과 같이 R런너로 따로 사출해주었습니다.

오리지널 유니콘 Ver. Ka의 원래 부품은 그대로 원래 런너(C, F런너)에 여분으로 남아있고요.
그리고 종아리 속 사이코 프레임 교체 부품은 B런너에 시스템 인젝션 형태로 금형을 추가로 파서 붙어 나왔습니다.
이 덕분에 최초의 유니콘 Ver. Ka는 무릎이 60˚밖에 안 꺾였지만 OVA판에서는 90˚까지 꺾이게 되었고,
유니콘 Ver. Ka에서는 회전이 거의 불가능했던 허리도 OVA판에서는 360˚ 홱홱 돌아가고,
디스트로이 모드에서 덜렁거리던 뿔도 OVA판에서는 고정된 부품으로 장착이 가능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나... 풀 아머 유니콘 Ver. Ka는 마치 '원조인 Ver. Ka 계열이 OVA판 따위의 부품을 쓸 순 없다'는 무언의 외침과도 같이
위 사진의 R런너를 확 빼버리고 아예 기존 F 런너 자체를 새로 개선해서 넣어주었습니다.
F런너는 다리 부품만 있는 런너인데요, 오리지널판의 60˚ 꺾이는 다리 부품을 영상판 R런너처럼 90˚ 꺾이도록 F런너 금형 자체를 새로 판 거죠.
(허겁지겁 뜯어서 조립하느라 런너 사진을 못 찍은 관계로^^ 사진은 달롱넷에서 퍼왔습니다)

그렇지만 다리 부품의 F런너만 개량하고 엉덩이와 머리 부품이 있는 C런너의 금형은 새로 파지 않았기 때문에,
풀 아머 유니콘은 OVA판처럼 허리가 자유자재로 돌아가지도 않고, 디스트로이 모드 고정식 뿔도 없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풀 아머는 엉덩이 부품 때문에 허리가 안 돌아가지만 OVA판은 그 부품 높이가 낮아 허리 가동에 영향이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엄청난 등짐을 지고 허리 돌릴 일이 뭐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필요가 없어서 안 돌리는 것과 불가능해서 못 돌리는 건 다르죠.


반다이는 왜 R런너를 안 넣어주고, 이렇게 F런너만 새로 파고 C런너는 그냥 놔두는 선택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R런너를 넣어주는 편이 유저들도 더 행복하고, 반다이에서도 F런너 금형 신규 제작 비용을 아낄 수 있어 더 이득이었을 텐데요.

제 불만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OVA판에는 신형 부품과 함께 여분으로 구형 부품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 둘의 조합이 가능했습니다.
신형 종아리 뒤쪽 부품은 너무 짧아서 무릎 뒤쪽 내부의 플라스틱 장난감스러운 구조가 훤히 들여다보인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아래와 같이 종아리 양 옆쪽 부품은 신형부품을 사용하되 뒤쪽 부품은 여분의 구형부품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인데요.
가동성은 90˚는 아니지만 거의 그에 가까운 85˚쯤 되면서 무릎 뒤쪽은 들여다보이지 않는 (제가 생각하기에) 최적의 조합이 됩니다.

그렇지만 풀 아머에서는 F런너 자체를 신형으로 새로 뽑아버렸기 때문에 구형 F런너 여분 부품이 없어 이런 식의 조합이 불가능합니다-_-

풀 아머 무기 장착을 위해 교체된 부품들도 있습니다.
양쪽 종아리에 핸드 그레네이드를 달기 위해 종아리 프레임 부품의 버니어들이 부품 연결홈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바주카 양 옆과 아래쪽에 추가 무장을 주렁주렁 달기 위해 바주카 포신 부품들도 교체되었습니다. 

풀 아머 유니콘 Ver. Ka의 부품 교체에 대해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투자 대비 효율이 매우 안 좋은 변경이었다는 느낌입니다.
돈 들여 금형을 새로 파기까지 했으면서도 OVA판에서 이미 개선된 엉덩이 부품과 NT-D 고정뿔은 빼고 유저의 부품 선택권도 빼앗아버리고...


2. 사출색 변경

뭐니뭐니 해도 눈에 확 띄는 것은 청록색의 영롱한 사이코프레임입니다.

원작 소설 7권(OVA로는 아마도 5화)에서 유니콘 건담이 2호기 밴시와 싸우던 중에 사이코 프레임이 기존의 붉은색에서 '무지개빛'으로 바뀝니다.
그 후로도 평상시에는 붉은 색이다가 주인공 버나지가 뉴타입 능력을 극한까지 발현했을 때 무지개색으로 바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무지개빛'이라는 것이 쉽게 형상화할 수 있는 색깔이 아니죠.
그래서 지금까지 나온 모든 풀 아머 유니콘 모형과 소설책의 표지 그림까지 무지개색이어야 할 사이코프레임이 '청록색'으로 돼있습니다.

'무지개빛은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아무튼 붉은색은 아니다'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붉은색의 보색인 청록색으로 한 건지도 모르죠.
MG 풀 아머 박스아트의 사이코 프레임에서 불똥이 튀는 것도 어쩌면 무지개색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MG 풀 아머 유니콘 건담의 사이코 프레임 사출색은 박스아트의 색깔보다는 더 어둡고, 더 블루 톤이 강합니다.
횡단보도의 푸른 신호등이나 열대 바다 색깔을 연상케 하는 깔끔하고 신선한 느낌의 청록색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기존의 붉은 색에 비해서 훨씬 마음에 드는 색감이네요.
설정 상으로도 '짱 쎄진 모드^^'의 색상이라서 더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블랙라이트(자외선 등)를 비추면 사이코 프레임이 자외선에 반응해서 빛을 내는 것처럼 보입니다(물론 무지개색은 아닙니다).
전시할 장식장에 블랙 라이트를 켜두면 분위기 대박일 것 같네요.

제가 사용한 블랙 라이트는 '비밀펜'이라고 문구점에서 파는 천원짜리 제품에 들어있는 싸구려 LED 블랙라이트입니다.
이런 장난감 같은 것 말고 좀 제대로 된 블랙 라이트 제품은 만원 정도 하는 것 같네요.

기존 MG 유니콘 건담의 붉은색 사이코 프레임도 마찬가지로 블랙 라이트에 반응합니다.
MG는 확실히 빛이 나는데 가격이 저렴한 HGUC와 헤드 스탠드는 사진 상에서는 빛이 안 나는 것처럽 보입니다.
얘들도 사실 블랙 라이트에 반응하기는 하는데 MG보다 많이 희미해서 잘 안 보이는 겁니다. 이런 데서도 가격 갖고 차별하나-_-

MG 유니콘의 사이코 프레임은 일반 형광등 조명에서도 왠지 광채랄까 오묘한 색감이 느껴지는데, 그것도 자외선 반응 재질 때문인 듯합니다.

그리고 발과 백팩의 남색 부분 사출색도 청록색의 사이코 프레임에 어울리도록 맞춘 것인지
기존 유니콘 Ver. Ka의 약간 붉은 끼는 사라지고 좀더 진한 남색이 되었습니다.


그 외의 사출색은 오리지널 유니콘 Ver. Ka와 동일합니다.
OVA판은 관절 부품이 흑철색이었지만... 풀 아머 유니콘은 기존 유니콘 Ver. Ka와 같이 관절은 연한 회색, 무기는 짙은 회색입니다.
빔 사벨은 OVA판은 옅은 푸른색이었지만 풀 아머는 Ver. Ka 판과 동일하게 투명한 핑크색입니다.
여러 모로 '나는 OVA판이 아닌 Ver. Ka의 핏줄을 잇는 자다'라고 외치는 듯한 느낌이네요.


3. 추가 무장

결국 풀 아머 유니콘 건담의 포인트는 풀 아머인 것이죠.
소설 9권에서 유니콘 건담의 최종결전 출격 사양으로다가 함내에 있는 모든 무기를 주렁주렁 달고 나가는 설정이 풀 아머 유니콘 건담이고요.

아머(armor)라 하면 보통은 장갑(裝甲)을 의미하고, 기존의 풀 아머 건담이나 풀 아머 ZZ건담 등이 실제로 장갑이 강화된 데 반해,
풀 아머 유니콘 건담은 장갑은 한 톨도^^ 보강되지 않고 무기만 많이 들고 다닙니다.
기존 풀 아머 건담 류는 RX가 아닌 FA로 시작되는 형식번호를 가졌으나 풀 아머 유니콘은 그냥 RX로 시작하는 점도 다르고요.
그래서 풀 아머 유니콘의 명칭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논쟁이 있었습니다.

뭐 어쨌든 중요한 건 저는 이렇게 장갑 강화 안 하고 무기만 주렁주렁 달린 게 싫지는 않다는 것이죠^^

기존 유니콘 무장은 빔 매그넘 하나, 바주카 하나, 빔 사벨 4개(빔 부품은 2개), 그리고 실드 하나가 전부였지만...
풀 아머 유니콘에서는 빔 매그넘과 바주카는 각각 2개가 되고, 실드는 3개가 되고, 여기에 추가로
하이퍼 빔 자벨린 2개, 빔 개틀링 6개, 3연장 미사일 포드 2개, 3발짜리 핸드 그레네이드 8개, 그레네이드 런처 2개, 부스터 2개가 더 들어갑니다.
이 중에 미사일 포드, 그레네이드 런처, 그리고 핸드 그레네이드 중 4개는 바주카에 덕지덕지 붙는 무장들입니다.
기존 바주카 포신은 원통형의 통짜 사출이었는데, 추가 무기 장착을 위한 신형 바주카 포신은 두 쪽으로 나뉘어 있는 게 눈에 거슬리네요.
그리고 이번에 추가된 거대한 부스터 부품도 양쪽으로 나뉘어 있어서, 이들은 접합선 수정이 필요합니다.
바주카와 부스터에 접합선이 있다는 점, 빔 매그넘과 바주카 탄창이 헐렁해서 고정이 잘 안 된다는 점 정도가 불만이긴 하지만
무기의 디테일이나 퀄리티 측면에서 합격점 정도는 된다고 봐줄 수 있습니다.
웬만해서는 MG 급에는 구현해주지 않는 버니어 내부 색을 부품 분할로 구현해준 정도거든요^^
그런데 무기 조립을 위해 부품 다듬다가 부품이 너무 많아서 지쳐 죽는 줄 알았습니다.
런너 개수만 봐도 전체 38개 런너 중 소체 런너 18개보다 무장 런너 20개(베이스재버 포함)가 더 많은 데다가...
무장은 비슷비슷한 걸 막 6개씩 8개씩 만들기 때문에 훨씬 더 지겹습니다-_-

그래도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조립을 완료하고 나면 뽀대는 대박!!
언뜻 보시기에 이렇게 세우는 게 쉬워보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완전무장 상태로 바닥에 직립하는 건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저는 처음에 세울 때 한 시간 걸렸습니다ㅜㅜ
제가 시행착오를 가장 많이 겪은 부분은 뭐냐면 저 부스터를 올려놓는 받침대인데...
이걸 보면 누구나 "아, 이걸로 받치면 지지점이 네 군데가 되니 네발짐승처럼 안정적으로 설 수 있겠구나" 생각하겠지만, 그건 크나큰 오산입니다.
저 받침대는 정확히 수직 방향의 힘만 지탱해줄 수 있고, 아주 약간만 기울어져도 그냥 쓰러져버립니다.
부스터 받침대는 오로지 부스터만을 받치기 위해 사용해야지 행여 본체 무게를 의지하고 받치려 하다간 몇 시간이 걸려도 못 세웁니다-_-

그리고 고정하기가 매우 힘든 발목, 조금만 건드려도 후두둑 쏟아져 내리는 본체 장갑, 주렁주렁 달린 무기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는 팔 때문에
완전무장 상태로 바닥에 직립시키는 것은 무지무지 어렵습니다.
발목과 장갑 고정성 등은 반다이에서 계속 우려먹으면서 런너를 많이 찍어대서 금형이 노후화된 탓인지 기존 킷보다 더 헐렁해진 것 같습니다.
풀 아머 유니콘의 관절 및 장갑 고정성은 부품 표면의 코팅 두께 덕분에 매우 빡빡한 OVA 특별판이나 티타늄 피니쉬와는 비교도 안 되고,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최초의 오리지널 Ver. Ka판보다도 헐렁해진 느낌이라고 합니다.

완전무장 상태의 유니콘 건담을 자립시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발목을 지지할 수 있도록 발 옆의 뿔처럼 생긴 장갑과 발목 커버 부품의 아귀를 딱 맞춰 고정시키는 것입니다.
발목 관절이 워낙에 부실한 관계로 실질적으로는 발목장갑들이 무게를 지탱해줘야 하거든요. 

그리고 부스터 장착은... 제가 시행착오를 거듭해본 결과,
먼저 다른 무장만 장비한 상태에서 유니콘을 제대로 직립시키고, 그 후에 부스터를 끼우는 것이 그나마 쉽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딱 저 부스터만 빼고 다른 무장은 다 장비하고 세우면 조금 어렵긴 하지만 그럭저럭 잘 세워지긴 하거든요.
처음부터 부스터가 끼워질 각도와 부스터 받침대의 높이를 잘 계산해서 세우는 것이 포인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이퍼 빔 자벨린의 아래쪽 부분을 발에 살짝 걸쳐놓으면... 비로소 직립 포즈가 가능해집니다.
팔 포즈는 그냥 늘어뜨리거나 이렇게 어딘가에 무기를 걸쳐놓거나 하는 포즈 정도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게 마음 편합니다.
각 팔마다 실드에 하이퍼 빔 자벨린에 빔 개틀링 두 개에... 워낙 무거워서 다른 포즈를 취해놔도 시간이 지나면 줄줄 내려옵니다-_-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많은 무장들을 유니콘 등에 고정시켜 주는 부분은 매우 튼튼해서 이쪽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죠.
풀아머 유니콘 킷에는 무장들을 등에 결합/고정시켜주는 하니스 같은 기구가 들어있는데요.

기존 MG 유니콘 킷을 만들어보신 분은 백팩이 잘 빠진다는 걸 아실 겁니다.
그렇지만 마지막 하니스 부품을 사진처럼 꽂으면 하니스가 백팩과 등을 완벽하게 잡아주기 때문에 절대로 흔들리거나 빠지지 않습니다.
또 이 부품은 무기 무게 때문에 허리가 뒤로 넘어가는 것도 막아주고, 유니콘을 액션 베이스에 연결하는 역할도 합니다.
가히 MG 풀 아머 유니콘 건담의 핵심부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여기에 액션 베이스를 연결하면 완전무장 상태에서도 무게중심이 딱 맞기 때문에 애물단지 부스터 받침대도 필요 없습니다.
풀 아머 유니콘의 전시는 이렇게 액션 베이스 위에 올려놓으시는 것을 강력히 추천 드립니다.
저 가냘픈 유니콘 발목과 부스터 받침대를 믿고 위태위태하게 직립시켜 놨다가 넘어져서 어디라도 부러진다면...ㅜㅜ
그보다는 그냥 액션 베이스에 꽂아놓는 게 속 편하고 안전하고 백 배 낫죠.
들고 있기 힘든 무장들은 OVA 특별판 제품에 포함된 MS 케이지에다가 꽂아놓으셔도 됩니다.
그렇지만 오로지 풀 아머 유니콘의 무기 보관만을 위해 MS 케이지판 유니콘을 사실 분은 안 계시겠죠^^?
가격도 가격(7500엔)이거니와 풀아머 유니콘의 모든 무기를 수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4. 94식 베이스재버

MG 풀 아머 유니콘 건담 킷의 특징적인 옵션 장비가 바로 이 94식 베이스재버 입니다.
국적 불명, 의미 불명의 ベースジャバー(베에스쟈바아)라는 명칭을 영어 계열 외래어 표기법 식으로 변환 하려다 보니
그 중 베이스재버라는 이상한 표기가 그나마 제일 나아 보이긴 합니다만...

얘도 OVA 특별판의 MS 케이지와 마찬가지로 덩치는 무지 크기는 한데 디테일이 참 엉성합니다.
조그맣게 조각조각 기믹들로 채워진 유니콘 소체를 만들다가
접합선도 정직하게 나 있고 디테일도 뭉뚝하며 큼직큼직한 부품 몇개로 이루어진 베이스재버를 보니 뭔가 허전하네요.

유니콘에서 부스터를 떼다가 베이스재버에 붙여줘야 그나마 좀 봐줄만하고, 아마도 데칼을 다 붙여놔야 좀더 느낌이 살아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정성 들여 데칼 붙여줘 봐야 결국은 그냥 낙동강 오리알 신세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OVA 특별판의 MS 케이지 같은 경우는 유니콘 건담을 전시할 때 스탠드와 수납함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베이스재버는 풀 아머 유니콘 건담과 같이 전시하기가 좀 애매합니다.
일단 유니콘 건담을 베이스재버에 올려놓는 자세는 OTL자세라서 전혀 멋지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따로 전시하자니 유니콘 건담을 보완하는 역할이 아니라 부스터를 서로 가지려고 유니콘 본체와 경쟁하는 관계고요.
장비하고 남는 무기들을 걸어놓는 수납 역할이라도 하면 좋을 텐데 그런 것도 못 하며...
유니콘 건담 이외에 딱히 함께 놓으면 어울릴 만한 다른 킷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결론적으로 베이스재버는 그냥 어디까지나 재미로, 옵션으로 넣어준 것일 뿐,
퀄리티 면에서나 용도 면에서나 별 도움 안 되고 의미 없는 장비인 것 같습니다.


5. 씰과 데칼

Ver. Ka 하면 특유의 빨간 동그라미 데칼이 수백 개씩 들어있는 '지옥 데칼'로 유명하죠.
이번 풀 아머 유니콘은 그런 면에서 정말 데칼 지옥의 밑바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의 커팅 매트 크기가 A4인데요. 스티커 씰과 데칼이 반 이상을 뒤덮는군요ㅜㅜ

건식 데칼과 씰의 갯수에서 지금까지의 최고 기록이었던 시난주도 가뿐히 눌러버립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난주에 비해서 데칼 크기들이 작고, 붙여야 할 부분이 곡면이 아닌 평면이라는 것이겠죠.
그래도 며칠은 눈과 손이 고생할 각오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소체 부분의 데칼은 이전 오리지널 MG 유니콘 건담 Ver. Ka와 거의 다르지 않고,
갯수가 늘어난 것들은 대부분 추가 무장에 붙이는 것들입니다.

저 두껍고 잘 떨어지는 스티커 씰은 붙이고 싶지 않은데요-_-
원래 제 생각은 씰을 쓰지 않고 킷에 포함된 건식 데칼과 기존 MG 및 HG 유니콘 건담용 별매 습식 데칼을 대충 이용해볼 계획이었습니다.
다행히 무장용 마킹들은 대부분 씰이 아닌 건식 데칼 형태로 킷에 포함되어 있는데...
3개나 되는 실드와 신규 무장 하이퍼 빔 자벨린에는 유난히 스티커 씰이 많이 붙네요.
요것들은 안 붙이면 티가 많이 날 것 같은데 걱정입니다-_-

풀 아머 유니콘 건담용 습식 별매 데칼이 좀 빨리 발매돼 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건담 데칼은 1년 동안 신규 발매 소식도 없고... 갑갑하네요ㅜㅜ


6. 사출 불량

제가 구입한 이번 MG 풀 아머 유니콘 건담 Ver. Ka는 이상하게도 사출 불량 제품이 걸렸습니다.
런너들의 사출 상태가 전반적으로 불량하네요.

파팅 라인 부분에 붙는 플라스틱 지느러미들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는데(사실 이런 것도 기존 반다이 킷에서는 거의 볼 수 없죠)
일부 부품은 움푹 파이거나 이빨 빠진 것처럼 보이는 부분도 있습니다.
제 경우 C런너가 이런 현상이 가장 심했네요.
정수리를 덮는 장갑과 왼쪽 뺨 부품에서 이런 사출 불량이 확연히 보입니다.

이미 뜯어서 조립중이었고, 때마침 문제 있는 부품들이 제가 가진 OVA판 버전에서 남는 부품이라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만...
처음 구입하신 분들은 런너를 한 번 꼼꼼히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풀 아머 유니콘 건담을 구입한 다른 사람들에게 문의해본 결과 그들에게는 이런 사출불량 문제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어쩌면 정말 재수 없게 저한테만 불량품이 걸린 것 같기도 하고요-_-


결론

풀 아머 유니콘 건담 Ver. Ka의 세일즈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기존과는 다른 청록색의 사이코 프레임, 그리고 거의 본체에 맞먹는 볼륨의 무장들이죠.
형광빛을 띤 청록색의 광채는 확실히 핑크색과는 다른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이 볼륨이 8000엔이라는 것은 5000엔짜리 기존 일반판이나 딸랑 MS 케이지 추가하고 7500엔인 특별판에 비해선 가격 대 성능 비가 좋은 겁니다.
용도가 애매한 베이스재버를 빼고 생각한다 해도 말이죠^^

추가된 무장 자체는 아주 단단히 고정됩니다.
문제는 이 무장을 들고 서 있는 유니콘 건담의 발목과 부스터 받침대인데요.
그냥 마음 편히 '원래 직립용 킷이 아니다', '액션 베이스는 필수다' 생각하시고 액션 베이스에 올려놓으시면 모든 고민은 해결됩니다.
유니콘 전용으로 나온 액션 베이스도 팔잖아요^^

그 외에 기존 제품에 비해 무릎 뒷부분이 휑해지고 OVA판에 비해 허리 가동도 안 좋아졌다는 단점도 있고,
베이스재버는 딱히 쓸 데가 없다는 점 등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장점이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는 킷이라고 판단 됩니다.

주의점은 무기 조립과 지옥 데칼 때문에 일반 MG 킷에 비해서는 2배 이상의 작업량이 예상 되므로 각오하고 구입하시라는 것과
혹시라도 저처럼 사출 불량 킷이 걸릴지 모르니 봉지 뜯으시기 전에 잘 확인해 보시라는 점 정도네요.

결론은 저처럼 이미 기존 MG 유니콘 건담을 갖고 계신 분이라도 또 구입하실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킷이라는 겁니다.
급하신 게 아니면 어쩌면 앞으로 이 킷의 단점까지 보완된 OVA판 풀 아머 유니콘이 발매될지도 모르니 더 기다려 보시는 것도 괜찮겠고요.
2011. 5. 3. 14:25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리뷰

드디어 3번째 Real Grade(RG) 모델로 최초의 비우주세기 킷, 엘 스트라이크 건담이 나왔습니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Aile Strike Gundam의 Aile은 '날개'라는 뜻의 프랑스어입니다.
발음기호로 [ɛl]이고, 실제 프랑스인의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면 '엘르'에 가장 가깝습니다.
하지만 엘르라고 하면 모 패션잡지와 혼동되니 전 '엘'이라고 쓰겠습니다. 아무튼 '에일'이라고 읽는 것은 옳지 않다는^^;;

저는 개인적으로 이 킷에 기대가 컸던 만큼,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지난 토요일에 택배로 받자마자 냅다 조립해 보았습니다.

조립해본 첫인상은 '뭔가 새롭게 확 와닿는 임팩트는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최초의 RG 제품이었던 퍼스트 건담을 접했을 때 부품 몇 개 조립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랐던 '문화적 충격'은 이젠 느껴지지가 않는다는 말씀...
뭐 아무리 충격적인 경험도 세 번이나 반복되면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거겠지요?

뭔가 획기적으로 발전됐다기 보다는 기존 RG의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안정화시키고 약간의 마이너 체인지들을 더했다는 느낌입니다.


장점

Real Grade 엘 스트라이크 건담을 만져보면서 '좋다'고 느껴졌던 점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어드밴스트 MS 조인트(이하 AMSJ)의 3단 허리관절입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허리 관절 - 옆구리 관절 - 등 관절입니다.

AMSJ란 RG 건프라의 내부 프레임을 말하는 것으로,
ABS 수지와 폴리프로필렌 수지의 2중 사출 기술을 이용해 가동이 가능하게 만들어진 내부 관절 프레임들이
팔 한 짝, 다리 한 짝, 이런 식으로 완성된 형태로 런너에 붙어있어, 바로 떼어 사용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RG 처음 만들어보시는 분들은 이것만 보셔도 신기할 듯...

RG 퍼스트 건담에 사용되었던 프레임이 AMSJ 1, 자쿠에 사용된 프레임이 AMSJ 2였고, 스트라이크에는 AMSJ 3가 사용됐는데요.
기존 건담과 자쿠의 AMSJ는 허리 가동부가 아래위 2개의 볼 조인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보통 우리가 '허리'라고 부르는 부분에 있고요, 또 하나는 '윗배' 쯤에 있습니다.
그런데 윗배 쪽 볼 조인트는 외장장갑이 걸리적거려서 사실 그다지 가동에 도움이 되지 않았지요.

그런데 RG 스트라이크의 AMSJ 3는 아래부터 순서대로 볼 조인트, 좌우가동 관절, 전후가동 관절의 3단계 관절로 되어 있습니다.
맨 아래의 허리 볼관절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그 위의 좌우(옆구리) 관절과 전후(등) 관절은 외장 장갑과 연동되어 자연스러우면서도 꽤 효과적인 가동 범위를 갖습니다.

위 사진들을 보시면 양 옆구리의 흰색 부분을 기준으로 그 위의 빨간색과 파란색 부분이 좌우로 가동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 사진들에서는 옆구리의 흰색과 빨간색 부분을 기준으로 회색과 파란색 부분이 내부 프레임에 연동되어 앞뒤로 가동됩니다.

상당히 머리를 잘 쓴 아이디어라고 생각되고요. 이런 3단 허리관절은 향후 RG 제품에 많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AMSJ 3의 또다른 놀랄만한 기능은 발목 가동에 따른 정강이와 종아리 외장 장갑의 슬라이드 연동입니다.
무릎 가동에 따른 허벅지와 무릎 아머의 슬라이드도 물론 구현되어 있고, 이건 뭐 요즘 MG나 RG에선 뭐 당연한 것이라고 봐도 되죠.
그렇지만 하퇴부쪽 장갑이 슬라이드되는 것은 지금까지 전 건프라를 통틀어 PG 스트라이크(와 그 배리에이션 킷)밖에 없었습니다.
MG에도 적용된 적 없는 기술이 그보다도 작은 RG에 곧바로 적용되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사진을 보시면 느껴지시겠지만 정강이와 종아리 아머의 슬라이드 연동은 겉보기에 멋질 뿐만 아니라 실제 가동성에도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발이 더 꺾여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이죠.

허리나 하퇴부 이외의 다른 부분의 뛰어난 가동성이야 뭐... 이미 RG 퍼스트와 자쿠에서 검증이 되었죠.
아래 사진처럼 PG 흉내내기 놀이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스트라이크에서는 기존 RG에서 문제 되었던 자잘한 문제들도 상당 부분 수정되었습니다.

RG 퍼스트 건담은 얼굴이 목에 걸려서 고개를 일정 이상 못 숙이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RG 스트라이크는 잘 숙여집니다.
사진을 보시면 얼굴도 그럭저럭 잘 생겼죠?
뫀업 사진으로 봤을 때 콧구멍이 거대해서 걱정했는데,
제품으로 직접 보니 박스아트처럼 구멍의 양쪽 끝이 아래로 꺾인 형태라서 그렇지, 구멍이 크지는 않고 봐줄만 하네요.


조금만 힘 줘도 빠져버리던 기존 RG 킷들의 손가락들에 비해 가동 손가락 연결부도 더 견고해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냥 느낌뿐만이 아니고, 실제로 AMSJ 3의 런너에 가동형 손이 붙어있는 형태는 AMSJ 1과 2의 모양과는 다른 형상으로 되어 있더군요.
손가락이 잘 안 빠지도록 하는 모종의 보완 설계가 행해진 게 아닐까요?

그리고 RG 퍼스트에선 다리를 조금만 움직여도 앞뒤 스커트가 막 후두둑 쏟아져내리곤 했는데,
스트라이크에서는 그런 일은 없네요(사이드 스커트가 말썽이긴 한데, 요건 좀 나중에 얘기하죠).

또 RG 건담이나 자쿠에 비해 발이 완전 길어서 큰 등짐을 졌음에도 불구하고 잘 안 쓰러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PG보다 뛰어난 점마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떤 등급의 스트라이크에서도 색분할되어 있지 않았던 등 중앙의 버니어까지 RG에서는 빨간 색으로 색이 분할돼 있습니다.


그외에도 전반적으로 다른 RG 킷들처럼 하이 퀄리티입니다. 1/144 크기에 MG에 비견될 수준의 디테일과 가동성이라는...
아직 RG 킷을 경험해 보지 않은 분이라면 충분히 놀랄 만한 좋은 품질입니다. 


단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색분할 수준이 기존 다른 RG 킷들만 못합니다.

리얼 그레이드 RX-78-2 퍼스트 건담을 처음 만졌을 때는 그 색분할에 정말 경악했었더랬지요.
도쿄 오다이바의 시오카제 공원과 시즈오카의 동시즈오카역 광장에 전시됐었던 1:1 건담의 색상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습니다.
화이트만 해도 다 같은 화이트가 아닌 미묘하게 다른 3가지 화이트 사출색의 부품들이
RG 건프라의 작은 팔다리에 오밀조밀 박혀있는 모습은 정말 '건프라 기술의 승리'를 상징한다고 여겨졌습니다만...
그래서 저를 포함한 건프라 팬들에겐 이런 무지막지한 외장 색분할이 RG라는 등급의 대표 특성으로 각인됐을 거라고 예상합니다만...
RG 스트라이크도 퍼스트 건담과 완전히 동일한 3가지 화이트 컬러로 사출되긴 했습니다만...

이 서로 다른 색들이 어우러지는 형태에서 퍼스트와 스트라이크는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퍼스트에서는 정말 오밀조밀하게 뒤엉킨 세 가지 화이트가 외장표면 정보량을 증가시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강렬한 디테일을 느끼게 한 반면,
스트라이크에서는 세 가지 화이트 색이 디테일감의 측면에 그다지 공헌을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리 쪽을 보면... 분할된 부품 자체가 더 큼직큼직하고,
서로 다른 화이트 색의 부품들이 인접하지 않고 서로 떨어진 경우가 많아 얼핏 봐서는 색이 서로 다른지 눈에 안 띕니다.
한 마디로 '따로 논다'는 거죠.

화이트를 2가지 이상의 색으로 사출했었던 건프라는 RG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현존 최고의 건프라(라고 제가 생각하는) 퍼펙트 그레이드(PG) 스트라이크 건담입니다.
그런데 RG 스트라이크의 화이트 컬러 패턴은 PG의 패턴과도 또 다르고, 약간 더 단순합니다.
(PG 스트라이크 건담의 사진은 달롱넷 http://www.dalong.net 에서 퍼왔습니다)

그리고 또 PG와 비교하면 사출색 말고 외장 디테일의 디자인 방향 차이도 좀 보이죠?
RG는 자잘한 패널라인과 표면 몰드가 많은 반면,
PG는 장갑 자체가 여러 조각으로 분리돼 있고 몰드들이 올록볼록, 울퉁불퉁 입체적인 스타일의 디테일입니다.
개인적으론 PG 스트라이크 스타일의 디테일이 더 마음에 드네요.

아무튼 RG 퍼스트 건담의 색분할이 가장 완성도 높은 퍼스트 건담 모형인 시즈오카 1:1 건담을 최대한 재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RG 스트라이크의 색분할도 가급적 현존하는 가장 완성도 높은 스트라이크 건담의 모형인 PG를 재현해줬으면 했는데... 아쉽습니다.

이렇게 색분할이 단조로워진 이유는 뭘까요?
아무래도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은 RG 퍼스트의 조각조각 색분할로 인한 부품 결합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바꾸었을 가능성이겠고요.
아님 스트라이크의 디자인 자체가 퍼스트처럼 밋밋하지 않기 때문에 외장을 분할하기 힘들었을 수도 있겠지요.
아니면 그냥 귀찮아서^^?

어떤 이유가 됐든지 간에 앞으로 당분간은 RG 퍼스트 건담과 같은 현란한 색분할의 킷은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프로포션도 다소 마음에 안 듭니다.

다른 등급들은 유행에 따라 점점 더 머리와 몸통이 작고 팔다리가 길게 강조되는 프로포션으로 가고 있는데...
RG는 이런 경향이 조금 덜한 것 같습니다.
등급 이름처럼 '리얼'을 추구하기 때문일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좀 머리가 작고 팔다리가 과장되게 긴 프로포션을 선호하는데(신체 컴플렉스^^?) 약간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인체 비율에 비하면 여전히 다리가 길지만, 10두신을 가뿐히 넘는 '요즘 건프라'들과 비교했을 때 왠지 다리가 짧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게다가 처음에 그냥 조립해서 딱 세워놓고 사진으로 찍었을 땐 그나마 좀 괜찮아 보이는데...
다리를 좀 움직여 액션포즈를 취하다 보니 왠지 이상하게 상체가 더 길어지고 다리가 더 짧아진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 이유를 곰곰이 따져본 결과, 고관절이 매우 낮은 위치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겉모습은 다리가 적당히 길어보이지만, 벗겨보면 다리가 시작되는 부분 자체가 매우 아래쪽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으로 치면 밑위길이가 월등하게 긴 거죠.

이건 스트라이크만의 문제가 아닌 다른 RG에서도 볼 수 있는 문제인데요.
AMSJ에서 골반을 앞뒤로 기울이는 가동을 가능하게 하다 보니 고관절을 이렇게 아래쪽에 놓을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사이드 스커트가 다리 가동에 상당히 방해됩니다.

얘는 사이드 스커트가 위로 많이 튀어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가동축은 스커트 중간 쯤에 있어서
아래 왼쪽 사진처럼 다리를 벌리려고 하면 사이드 스커트의 위쪽이 허리부품을 눌러 간섭이 일어납니다.
그 때문에 더 이상 벌어지지 않고, 힘으로라도 벌릴라 치면 사이드 스커트가 쏙 빠져버리는 일이 발생하죠.

사이드 스커트가 일단 빠지고 나면 다시 끼우기도 힘듭니다.
다른 킷들은 사이드 스커트가 빠지면 그냥 밀어 끼우기만 해도 안쪽에서 다리의 윗부분이 스커트 연결 부품을 받쳐줘서 잘 끼워지지만...
RG 스트라이크는 고관절이 아래로 밀려나서 다리 위쪽에 넓다란 허공이 있단 말이죠.
위 오른쪽 사진처럼 스커트 연결부품이 그 공간 속에서 덜렁거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으론 잘 안 끼워집니다-_-

스커트가 걸리적거리지 않게 처리하는 기술은 이미 PG나 MG 킷들에 적용된 좋은 가동기구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RG는 공통의 AMSJ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데다가
공교롭게도 RG 스트라이크에서 다른 등급과 달리 사이드 스커트 위쪽을 뾰족하게 디자인한 것이 겹쳐지면서 특히 문제가 된 듯합니다.

아무튼 RG 스트라이크의 다리를 양 옆으로 잘 벌리는 방법은 사이드 스커트를 빠지지 않게 조심조심 뒤쪽으로 밀어내는 것 뿐인데요.
이렇게 해도 다리가 좌우로 올라가는 각도엔 한계가 있고,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자잘한 단점들이 있습니다.
  • 엘 스트라이커 팩과 몸체의 연결이 다소 불안합니다. 정확히 끝까지 꽉 끼워놓으면 괜찮은데, 조금이라도 각도를 잘못 끼워놓으면 힘 없이 쏙 빠져버립니다.
  • 엘 스트라이커 팩의 날개가 MG처럼 아래로 완전히 수직으로 접히지 않고, 45도 정도까지밖에 안 접힙니다.
  • 빔 라이플을 손에 고정하는 부품을 빔 라이플에 고정하는 부위(아 어렵다)가 약해서 부러지기 쉽습니다.
  • 그리고 PG에서는 종아리 뒤쪽의 버니어가 가동되는데, RG에서는 그냥 고정돼 있습니다.



향후 배리에이션 제품 예상

RG 엘 스트라이크 건담의 런너들을 보면 배리에이션 제품을 준비하는 흔적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런너에서 위 사진과 같은 형태의 부분을 '시스템 인젝션 스위치'라고 하는데요.
사출성형 시에 액체상태의 플라스틱이 런너를 따라 흘러들어갈 때 방향을 조절하거나 막는 밸브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것을 어느 방향으로 돌려놓느냐에 따라 런너의 일부분이 사출될지 사출되지 않을지 결정됩니다.
그래서 이런 스위치는 주로 배리에이션 킷을 만들 때, 런너의 공유 부품 부분과 비공유 부분 사이에 들어가는 것이고요.

RG 엘 스트라이크 건담에는 대부분의 런너에 이런 스위치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떤 곳에 있는가 보면... 우선 키라 야마토 피겨 있는 곳에 있네요.
흠흠... 엘 스트라이크 건담에서 키라 야마토를 빼버리고 딴 피겨를 넣고 사출색을 바꾼다는 것은? 스트라이크 루즈군요.

그리고 엘 스트라이커 팩 부품이 있는 부분에도 예외 없이 시스템 인젝션 스위치들이 박혀 있습니다.
이건 소드/런처 스트라이크 건담 발매를 위한 준비겠지요.
그치만 MG의 경우 이런 런너 스위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드/런처 스트라이크 발매에 4년 이상 걸렸다는 것을 고려하면...
RG 소드/런처 스트라이크가 곧 발매될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겠습니다ㅜㅜ

그리고 현재 시기적으로 SEED 외전 작품들의 인기는 시들한 상태이니 만큼, IWSP 같은 외전 제품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결론


Real Grade 엘 스트라이크 건담은 기본적으로 고품질인 RG 킷의 바탕에다가
허리와 하퇴부의 새로운 가동 기믹 같은 약간의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고 기존 RG 킷의 몇몇 문제를 수정한 킷입니다.

사출색이 RG 퍼스트에 비해 좀 수수해졌다는 점이나 사이드 스커트가 걸리적거리는 등의 약간의 단점은 있지만...
뭐 세상에 단점 없는 제품이 어디 있나요?
아주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고, 제작 기간과 비용과 품질 사이에서 타협을 하다 보면 이 정도의 문제는 생기기 마련이죠.

다른 등급의 스트라이크들과 비교하자면 PG는 정말 넘사벽이지만 HG는 물론이요 MG 스트라이크보다도 우수한 킷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라이크 건담이나 SEED 스타일 건프라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당연히 구입해야 하는 제품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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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8. 13:31

건프라 진열장 리뷰

블로그에 글 쓰는 것, 참 오랜만이네요.
12월엔 이사도 하고 기타 여러가지로 바빴고,
블로그에 글을 하도 오래 안 쓰다 보니 점점 더 못 쓰게 되더군요.

아무튼 오랜만에 마음 잡고 다시 쓰는 첫번째 글부터 자랑질 되겠습니다^^
좀더 넓은 집으로 이사 해서 제 방도 더 넓어졌으니, 숙원사업이던 건프라 장식장을 들여놓았습니다.

장식장을 한동안 알아봤지만 다들 작고 비싸더군요.
3P Case라는 곳이 모형 전용 장식장으로 인기 있는 것 같던데, 가격은 제 예산 범위 안쪽이지만 원하는 사이즈보다 많이 작더라고요.
중고 알아보라는 조언도 많이 들었지만 품질에 대한 확신도 그렇고, 무엇보다 알아보고 운반하고 하기가 귀찮아서...^^;;

결국 아주 예전에 동호회 분이 소개해주신 데코랜드라는 곳의 알루미늄 진열장으로 결정했습니다.
크기도 큼직하고, 가격도 괜찮았거든요.
여기에 추가 옵션으로 아이의 안전을 위해 앞유리와 옆유리를 강화유리로 바꾸고,
뒷면의 유리는 통거울로 바꿨습니다.
기본가는 30만원인데, 옵션 추가로 43만원으로 상승했고, 배송비가 6만원(후덜덜) 나와서 토탈 49만원 들었네요.


받아 보고 나니 전반적으로 좋기는 한데, 몇가지 문제점을 발견했습니다.

첫째로, 진열장 정 중앙의 철제 선반 지지대와 기둥이 시야에 걸리적거린다는 점입니다.


둘째로, 진열장 위쪽에 들어있는 형광등이 건프라 모형들의 앞이 아닌 뒤쪽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맨날 실루엣만 비춰보고 있으라는 건가요-_-

셋째로, 형광등의 전원선이 안 보이게 뒤쪽으로 슬쩍 나오는 것이 아니고 떡하니 앞문으로 빼게 되어 있는 데다가
그나마도 짧아서 어디 꼽기도 힘들다는 점입니다.

사실 이 문제점들은 모두 '진열장이 뒤집혔다'는 사실에서 기인합니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이 물건은 원래부터 가정용 장식장이 아니고 점포에서 손님들을 향해 물건을 디스플레이하는 상업용 진열장인 겁니다.
그래서 내용물을 넣고 꺼낼 수 있는 문 달린 쪽은 점원측 방향이 되고, 문이 없는 통유리 쪽이 고객측 방향이 되어,
고객측 방향의 통유리가 앞면이라는 가정 하에 앞면에 신경을 써서 제작된 제품입니다.

그런데 제 사용 환경에서는 물건 늘어놓을 사람과 보는 사람이 동일 인물이고, 벽에 붙여놓아야 하기 때문에
문이 달린 쪽이 앞면이 되었단 말씀이죠.

그래서 상업용 진열장을 가정용 장식장으로 전용하려다 보니 결국 앞뒤가 뒤집혀
선반 지지대와 기둥이 뒤가 아닌 앞으로 오게 된 것이고,
형광등도 앞이 아닌 뒤로 간 것이고,
형광등 전원선도 뒤쪽이 아닌 앞문쪽으로 빼는 형상이 되어 버린 것이죠.

형광등이야 뭐 어차피 안 켤 거지만 지지대 기둥이 좀... 보면 볼수록 거슬리네요.
다음 번에 주문을 또 하게 되면 이부분을 뒤집어달라고 요청해야겠습니다.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리고 저가형 진열장이다 보니 구석구석 마감처리가 좀 미흡한 부분이 있습니다.
멀리서 대충 보면 꽤 그럴 듯하지만
가까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 티납니다, 싼티가...-_-
3P Case 쪽 제품도 재질은 비슷하다고 하지만 마감처리는 얘보다 좀더 깔끔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요 마크가 강화유리(Tempered Glass)라는 표시 같긴 한데... TEMPERED가 아니고 TEMPERER?
뭔가 좀 가짜 강화유리가 아닐지 의심 가는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진짜 강화유리 맞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깰 수도 없는 노릇...-_-


아무튼 일단 스팀 청소기까지 동원해서 진열장의 먼지와 찌꺼기들을 말끔히 씻어내고...
건프라를 진열하기 시작했습니다.

높이 1.8m(실제 진열 공간 높이는 1.5m), 폭 1.5m의 엄청나게 큰 진열장에 비해
제 건프라 완성작은 너무도너무도 적기에...
완성작뿐 아니라 가조립 상태의 킷들도 함께 진열하기로 마음 먹었지요.

그런데 막상 가조립 킷들까지 늘어놓으려고 하니 엄청나게 크다고 생각했던 진열장이 좁은 겁니다-_-
하는 수 없이 킷들을 일렬로 놓지 못하고 앞뒤 2열 횡대로 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아무렇게나 진열하자니 합리성과 규칙성과 통일성을 추구하는 제 성격이 가만 있지를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궁리 끝에 킷의 스케일과 MS의 등장 시대별로 따로 분류해서 진열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이렇게 하려고 하다 보니 1/100 스케일 킷은 가조립해놓은 것이 많은데, 상대적으로 1/144 스케일 킷들이 적고,
우주세기 80년대(제타건담 시대) MS들은 많이 가조립해놨는데, 다른 시대는 많이 부족하고...

그래서 균형을 맞추겠다고 프라탑의 박스를 몇 개 까서 더 조립했습니다.
진열장이 집으로 배달된 건 1월 초였지만...
킷 가조립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비해서 배치하고 정리하는 데 2주일이나 걸렸습니다.

정리된 내역들을 한 번 함께 보시죠^^


위쪽 두 줄에는 1/144 스케일 킷들을 놓았습니다. RG 두마리와 HGUC들, 픽스 따위죠.
나름 MS 등장 시대에 신경을 써서 맨 위쪽에는 우주세기 70~80년대(퍼스트 건담, 제타건담, ZZ건담)의 기체들을 놓았습니다.
두번째 줄에는 우주세기 90년대 기체들(역습의 샤아, 유니콘)을 놓았고요.


1/100 스케일 킷들은 원래는 세번째 네번째 줄에만 놓으려고 했으나...
수적으로도 1/144보다 많은 데다가 덩치도 크기 때문에 우주세기 70년대(퍼스트 건담 시대)의 MG 킷들이 두번째 줄로 밀렸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줄에는 우주세기 80~90년대 킷들과 완성작을 놓았고요.
시대를 맞춰놓으려다 보니 세번째 줄이 좀 과밀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_-


네번째 줄은 비우주세기 1/100 킷들입니다.
시드 데스티니의 건프라와 피겨들이 좀 있고, 윙과 더블오 시리즈가 달랑 하나씩 있네요.
세번째 줄에 비하면 상당히 널럴하죠.

맨 아래줄은 대형 킷들을 놓았습니다.
PG 스트라이크 프리덤은 정말... 날개를 펴니 혼자서 반쪽을 다 차지하는군요.
그런데 아뿔싸! 초회특전으로 받은 미러 베이스가 너무 넓어서 진열장에 다 안 들어가고 문에 걸리는 겁니다-_-
눈물을 머금고 미러 베이스는 포기ㅜㅜ


그리고 맨 아래 수납함에는 각 킷들의 매뉴얼과 옵션 부품들을 정리해서 넣어놨습니다.


뭐 이정도로 1차 진열장 배치는 일단락되었습니다만...
세번째 줄이 너무 과밀한 게 마음에 걸리네요.

그리고 완성을 기다리는 PG 스트라이크와 1/100 스트라이크 제타 등이 완성되면 어디에 놓아야 할지,
곧 입수될 MG 리젤과 데스사이드 헬 같은 것들이 들어오면 어디에 놓을지,
RG 스트라이크가 들어오면 최초의 비우주세기 1/144 킷이 되는데 얘는 또 어디에 놓아야 할지,
덴드로비움이라도 조립하게 되면 너무 커서 진열장에 안 들어가지는 않을지,
덴짱뿐 아니라 저 프라탑의 대형 킷들과 사이코 건담은 어디에 놓을지...
참 걱정이 태산입니다.


일단 스케일과 시대별로 나누어 놓은 현재 진열 포맷은 포기해야 할 것 같고요.
가조립 킷 중에 몇 개는 진열장에서 빼야 될 것 같고,
회사 전시회에서 얻어온 아크릴 장식장 3개도 동원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골치 아파요.
뭐 나중 일은 걍 나중에 걱정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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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21. 10:39

PiFan,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인터뷰

지난 주말에는 밤낮 가리지 않고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PiFan, Puch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에 있었네요.
이유는 다름이 아닌 건담이죠.
PiFan의 '아시아 제작 배급사 회고전: 선라이즈 기동전사 건담, 우주세기의 기억'이라는 코너로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1, 2, 3편, 기동전사 제타 건담 극장판 1, 2, 3편,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기동전사 건담 UC(유니콘)을 상영했거든요.

17일부터 18일까지 주말 동안에 저 순서대로 상영을 했습니다(작품 제작 순서가 아니고 건담 세계의 시간 순서를 따랐네요).
그리고 재상영도 예정되어 있으니 관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차 상영을 놓치신 분은 ☞시간표☜ 체크하시고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걸 이틀 동안 연달아 보기엔 체력과 시간이 뒷받침해주지 않아서 저는 퍼스트 건담은 패스하고 제타 극장판부터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타 극장판 3부작은 무려 17일 밤에 시작해서 18일 아침에 끝나는 살인적인 스케줄이었어요.

그래서 17일 낮에 오지 않는 잠을 이리저리 땡겨서 자고 저녁 때 부천으로 떠났습니다.
완전 초행길인데 비도 퍼붓듯이 내리고 내비는 PiFan 행사장이 고속도로 출구(중동 IC)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 출구를 두 개나 미리 내리라고(시흥IC) 해서 앞은 잘 보이지도 않는 지방도와 시내도로를 한참을 달렸습니다ㅜㅜ.

천신만고 끝에 부천에 도착해서 chaoskoo 님과 인사하고 부천시청에 있는 상영관에 입장을 했는데...
밤 11시부터 기동전사 건담의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 씨와 인터뷰가 있다고 합니다.


토미노옹의 거만하고 괴퍅하고 독선적인 언행은 익히 들은 바가 있고,
'이런 영화제에서 준비한 인터뷰에 건담 팬이 건질 만한 내용이 뭐 있겠나, 그냥 수박 겉 핥기 식이겠지'하는 생각으로
별 기대 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상당히 새롭고 재밌데요.
토미노 옹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 것은 보통 인터뷰와 같았으나, 이 질문들이 PiFan 측에서 맘대로 정한 게 아니고
질문 후보군 몇십개를 놓고 팬들에게 스티커 투표를 시켜서 그 중에서 12개 정도를 엄선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 진행자인 권용민씨나 통역하시는 분(성함이 잘...-_-)도 진행과 통역을 무리 없이 매끄럽게 잘 하시더군요.
권용민 씨는 PiFan 프로그래머라는데, 이 프로그래머가 소스 코드 짜는 그런 의미 같지는 않고 행사 계획, 진행 같은 걸 하는 사람 아닐까 싶네요.
통역은 사실... 예를 들면 '아'라는 한국말 질문을 '어'라고 물어보는 실수가 왕왕 있었던 것 같은데...
토미노 씨의 '어' 질문에 대한 대답도 흥미로웠고, 토미노 옹의 말씀을 한국어로 통역하는 건 잘 하셨기 때문에 크게 불만은 없습니다^^.

인터뷰 때의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봤습니다.
들으면서 적느라 잘못 듣거나 놓친 부분이 좀 있을 겁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지적 부탁 드립니다.


1. 감독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MS와 애착이 가는 MS는 무엇인가요?
나이가 나이고 MS들이 워낙 많다 보니 이름 다 까먹었습니다. 그래서 다 좋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군요.
가장 애착이 가는 건 돔(MS-09)입니다. 제가 그린 삼면도를 바탕으로 오오가와라씨(건담의 디자이너)가 완성한 거라서 제 맘대로 좋아합니다.

2. 감독님 이외 사람의 건담 작품 중 좋아하는 것과 용서가 안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건담을 만든, 말하자면 부모 같은 사람이지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은 볼 수가 없습니다.
저로서는 그런 것을 보는 것은 매우 괴롭습니다. 그렇지만 건담의 저작권을 제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결국 다른 사람의 건담 작품을 보지 않았고, 그래서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없습니다.

3. 감독님 작품 중 이것은 꼭 봐라는 것과 이건 보지 말아달라는 걸 골라주십시오.
제가 그런 답을 할 수 있다면 작품을 만들어 공개하지 않았겠죠.
어차피 이미 공개되어 있는 작품들이고, 작품이 재미 없으면 제 능력이 그것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런것이니
보시는 분들 맘대로 알아서 보고 판단해 주세요.

4. 제타건담 극장판 엔딩이 TV판에 비해 좀더 희망적인 내용으로 바뀌었는데요.
어차피 픽션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TV판 이후 극장판이 나오기까지 20년이나 지났습니다. 그동안 세상도 달라지고, 저도 바뀌고, 건담도 달라졌죠.
영화로서의 간결성을 위해 변경했습니다.
한가지 알아두실 건 프로 크리에이터에게 이미 자기가 만든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건 매우매우 괴로운 일이란 겁니다.


5. 요즘 건담이나 다른 작품들은 예전 건담에 비해 전쟁을 가볍게 보고 있는 듯한데요.
전쟁도 모르고 군대도 없는 세대기 때문에 전쟁을 일종의 게임처럼 생각하고 그리게 된 듯합니다.
애니메이터들은 영상적으로 예쁜 것만 추구하는 사람들이라 전쟁의 고통이나 상처까지 아름답게 표현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폭발 장면 같은 것도 멋지고 아름답게 그리는데, 그 안의 죽음과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지요.

6.
요즘 인터넷 상에서 한중일 세 나라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작품을 통해 느껴줬으면 하는 게 있으신가요?
저는 인터넷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인터넷 사용자들이 시야가 좁은 것은 알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에 글을 써서 내 의견을 알리고 싶다는 충동이 강한 사람은 시야가 매우 좁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쓰는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기 쉽지만 극히 일부의 의견일 뿐입니다.
그래서 전 전혀 걱정을 안 하고있고, 앞으로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 익숙해지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많은 작품들을 통해 일관되게 전해 온 메시지가 있습니다. '손으로 쓴 문장이 가장 중요한 데이터'라는 거죠.

7.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만 좋아하고 다른 작품을 배척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우주세기 vs. 비우주세기)?
그런 행동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호불호가 극명한 사람이라서...
다만, 나이가 들고 보니... 내가 싫더라도 다른 사람 100명이 인정하는 작품이라면 관심 가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 되네요.

8. 작품의 주인공 젊은이들과 요즘 젊은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전 요즘 젊은이들은 전혀 모르겠습니다.
알고 싶다고는 생각하지만 겪어온 것이 다르기 때문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세대차이 때문이죠.
질문에 답변을 못 드리겠네요.

9. 로봇물을 많이 제작하셨는데, 다른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으셨는지?
저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결국은 애니메이션 비즈니스의 일개 스탭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스탭으로서 누가 어떤 걸 만들어 달라고 제안한다면 만들겠지만 제가 만들고 싶은 건 없습니다.

10. 건담을 보면 전쟁만 계속되는데, 인류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계신가요?
그런 것밖에 만들지 못하는 인간이 만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애니는 어린이들이 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세대에서는 전쟁 얘기만 했지만 다음 세대 작품들이 아이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면 좋겠습니다.
퍼스트 건담은 '어른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애니를 만들자'는 동기로 만들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어린이들이 이해하고 감동 받을 수 있는 작품이야말로 진정으로 어른들도 감동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깨달았습니다.

11. 감독님의 인터뷰 중에 어떤 작품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지금 기억 나는 작품은 어떤게 있나요?
숫자가 너무 많고, 건담과 관련 없는 질문이라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스티커 투표로 선정된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고, 그 이후로는 티켓 추첨을 통해 무작위로 관객들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1.
감독님 작품 중에 기회가 되면 리메이크하고 싶으신 작품은 어떤 것일까요?
없습니다.

2.
건담을 왜 만드셨나요?
의뢰를 받았기 때문이죠. 그게 프로입니다. 제가 좋아서 한 것이 아니라는 건 확실합니다.

3.
감독님의 신작 링 오브 건담에 대해서 얘기해주시죠.
작년에 시작품을 만들었는데, 출자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현재 프로젝트 중지 중입니다.

4.
한국과 관객들의 인상은 어떠신가요?
그런 건 아무래도 괜찮지 않습니까? 인사치레를 하자면 한국 정말 좋아합니다.


5.
MS를 타는 캐릭터를 통해 표현하고 싶으신 것이 무엇이셨나요?
MS는 인간형이라서 포즈를 통해 탑승자의 감정 표현이 가능하죠.
여러 작품을 작업하면서 출자자들이나 저나 인간형 로봇의 이런 편리한 장점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거대 로봇의 포즈를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 때문에 영화적으로는 강렬한 이야기밖에 다룰 수 없다는 제약이 생겼고,
결국 전쟁 이야기밖에 할 수 없었던 겁니다.
MS라는 물리적으로 강력한 힘을 갖는 탑승자 이외의 강한 등장인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권력자로 설정할 수밖에 없었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토미노 감독에게 한 말씀 부탁 드렸습니다.
"건담이 벌써 31년을 맞이했는데요. 다음 세대 어린이들에게 좀 더 좋은 건담적인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한 60년 정도 사랑해 주세요."
이 말이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토미노 감독이 처음 등장할 때도 한 차례 기립박수가 있었고, 매 질문의 답변이 끝날 때마다 사람들이 박수를 치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토미노 감독의 언행에 대해 들어왔던 정보는 사실 말투 따위는 나타나지 않는 축약본 성격이었고,
제가 정리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한 마디로 요약해서 정리하자면 건방지고 독선적이고 괴퍅한 말인데,
이걸 실제로 옆에서 들어 보니 그런 거부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저는 정말 놀란 것이... 엄청나게 건방진 내용을 상당히 공손한 태도로 말하는 겁니다!!
뭐, 일본인 특유의 몸에 밴 습관이기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저는 ZZ건담이나 V건담 같은 토미노 감독의 작품보다는 오히려 건담이 멋지게 나오는 0083이나 SEED나 유니콘을 더 좋아하는 '건담 팬'의 입장이라서 자기 작품 이외의 건담을 비하하는 듯한 토미노 감독을 경원시해온 것이 사실입니다만...
토미노 감독이 11번 질문의 답변을 하는 도중에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전 건담 팬이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건담 외엔 모릅니다."

뭔가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맞습니다. 분명히 그는 건담 팬이 아닌데, 건담 팬인 저와 같은 느낌으로 건담을 대해주길 바랬고, 제 기대에 어긋나자 맘에 안 들어 한 겁니다.
마치 어떤 수퍼스타의 아버지가 그 아들을 막 대하는 걸 보고 분노를 느끼는 팬 같은 유치한 감정이었죠.

어쨌든 건담은 그것을 낳아준 아버지의 생각과는 달리 잘 자라서 많은 새끼도 치고 있고,
원래의 기원이었던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보다는 캐릭터 상품 사업이 메인이 되어버리는 등 성격도 많이 바뀌어버렸는데요.
좋아서 낳았든 출자자들에게 당해서 원치 않게 낳았든지 간에 건담을 최초로 낳아준 아버지인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은
존중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가 끝나고 탑처럼 쌓인 건프라와 건담 디 오리진 만화책 번역본 전집 등 호화로운 경품 추첨이 있었고 (제 바로 뒷자리에 있던 사람이 당첨 됐는데, 매우 안타깝...) 밤샘 영화 보느라 배고플 사람들에게 팝콘 치킨과 콜라를 나눠주더군요.
좀 식고 김 빠진 감이 없진 않았지만 공짜로 주는 거라 맛있게 먹었습니다.
일단 배 부르고 나니깐 기분이 좋네요. PiFan 좋아요!!

밤샘 영화를 보고 오전에 집에서 한 잠 잔 후 오후에 부천에 복귀해서 영화를 또 봤습니다.
역습의 샤아와 유니콘 건담을 연달아 봤네요.
chaoskoo님과 승순님, 그리고 다른 분들과 함께 봤습니다.


이미 집에서 다 봤던 영화들이었지만,
큰 화면, 좀더 나은 음향으로 봤다는 사실과 더불어
건담 팬들과 함께 보았다는 사실이 나름 재미있고 뿌듯했습니다.
영화 끝날 때마다 박수치는 것도 느낌이 좋았고, 영화 도중에 주위에서 속닥거리는 오타쿠스런 대화들도 과히 싫지 않더군요^^.

그리고 건담 작품을 상영하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로비에는 극장판 포스터, 우주세기 그림 연표 비슷한 것, 건프라 킷 등이 전시되어 있고,
민봉기의 건프라월드 운영진들의 작품도 진열되어 있습니다(사진기를 안 갖고 가서 폰카로-_-).




올 해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는 수도권 거주 건담 팬이라면 한 번 와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작년까지는 PiFan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올해 처음 와봐서 건담전에 꽤 좋은 인상을 받았고요.
어쩌면 내년 이후로도 흥미로운 작품이 걸린다면 또 와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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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17. 09:05

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지난 번에 MG와 동시에 완성했지만 바주카 걸이가 부러져서 같이 찍지 못했던 HGUC 릭 디아스를 이번에 촬영했습니다.
얘도 개수, 디테일업, 이런 거 전혀 없는 스트레이트 빌드고요,
제타건담 애니 최초에 쿼트로와 함께 그린 노아2 콜로니에 잠입하던 아폴리의 2호기라는 컨셉으로 도색하고 데칼을 붙였습니다.


부러진 바주카 걸이는 힘을 받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냥 접착제로만 붙여버리면 곧바로 또 힘을 받아 다시 부러져 버릴 겁니다.
그래서 부러진 부분 양쪽에 핀바이스로 직경 0.5mm의 구멍을 뚫고, 직경 0.5mm의 황동선을 심었습니다.




그렇게 가운데에 보강재 심을 넣은 상태로 접착제로 붙이고, 사포로 표면정리를 한 후 다시 도색했습니다.
'감쪽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봐줄만 합니다.
그래도 혹시라도 또 부러질까 걱정돼서 아직 바주카를 백팩에 꼽아보진 않았습니다^^

스탠딩 사진 전후좌우 나갑니다.
일단 프로포션이 MG보다 더 짤뚱하고 머리가 큽니다.




여기부터는 이제 액션포즈 샷인데, 고관절, 무릎, 발목의 가동성이 총체적으로 문제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세우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10년 전 킷을 가동성 개조도 안 해놓고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 되는 거겠죠?


그래서 주로 액션 베이스로 공중에 띄워놓고 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HGUC 릭 디아스가 MG보다 나은 점이라면 목이 더 많이 돌아간다는 것 정도일까요?



MG 릭 디아스와도 함께 찍어봤습니다.
이 사진은 바로 옆에 세워놓고 마치 HGUC 릭 디아스가 뒤로 멀리 있어서 작아보이는 것처럼 나름 연출을 해봤습니다^^


아 사진은 HGUC 릭 디아스를 카메라에 가깝게 배치해서 둘이 비슷한 크기로 찍히게 찍었습니다만...
초점도 흐려지고, 조명 각도와 그림자 같은게 서로 살짝 어긋나서 좀 어색한 티가 나네요-_-



이렇게 해서 MG와 HGUC 릭 디아스 제작을 완료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들이 제가 올해초에 야심차게 시작한
"제타건담 25주년 기념으로 제타건담 애니 등장 MS들의 MG와 HGUC 킷 25개를 만들겠다"는
'제타건담 완전정복' 개인 프로젝트의 처음 두 킷입니다.

2010년도 이젠 3/8이 지났는데 이제 두 개라니... 이대로라면 목표의 20%도 달성하기 힘들겠다는 결론이네요ㅜㅜ
올해는 떡대가 커서 시간도 오래 걸릴 MG The-O도 발매될 텐데 이거 참 착잡시럽네요.


아무튼, 스트레이트 빌드이긴 하지만 혹시라도 작업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MG & HGUC 릭 디아스 작업기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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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8. 04:15

MG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우주세기 건담 세계의 영원한 주인공 아무로 레이와 영원한 숙적 샤아 아즈나블,
이 두 사람이 공통으로 탑승했던 MS는 무엇일까요?

퍼스트 건담요? 샤아가 탔다는 캐스발 건담이란 것은
정식 건담 시리즈가 아닌 '기렌의 야망'이라는 게임에 오직 설정상으로만 등장하는 기체라서 무횹니다!

정답은 바로... 릭 디아스(Rick Dias)입니다.
샤아가 쿼트로 바지나란 가명으로 에우고에 가담해서 릭 디아스 타신 건 다들 아실 텐데...
아무로가 7년의 공백을 깨고 컴백해서 멋지게 앗시마를 날려버릴 때 타고 있던 것이 릭 디아스인 것도 아시나요?

네네, 아무튼 그런 뜻 깊은 기체를 완성했습니다.
실은 MG와 HGUC를 동시에 만들었는데... HGUC가 마지막 포즈 잡을 때 바닥에 떨어지면서 바주카 걸이가 부러졌습니다ㅜㅜ
보수용으로 황급히 황동선과 드릴을 주문하긴 했는데... 중간에 어린이날이 낀 관계로 배송과 작업이 좀 늦어졌습니다.

좀 외롭긴 하지만 일단 MG 릭 디아스부터 나갑니다.
개수, 디테일업, 이런 거 전혀 없고 스트레이트 빌드에... 도색에만 살짝 신경 썼습니다.







요기부턴 액션샷입니다.




릭 디아스는 역시 바주카가 어울리죠. 그런데 MG의 바주카는 몸에 비해 좀 작은 거 아닌가 생각됩니다.



덩치에 비해 가동성은 좋은 편이긴 하지만, 역시 형태상 발목 움직임에 제약이 많아서... 공중에 띄워야 좀더 자연스럽습니다.


요것은 MG 쿼트로 전용 박스 아트 포즈 흉내. 확실히 바주카가 작습니다.



비록 스트레이트 빌드이긴 하지만 혹시라도 작업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MG & HGUC 릭 디아스 작업기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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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3. 09:11

MG&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직전 Coming Soon!

먹선/데칼/마감에 3주가 넘게 걸려버렸네요-_-
뭐 한다고 이렇게 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초정밀 몰드의 엄청난 먹선질을 한 것도 아니고, 지옥 데칼질을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었던 건 더더욱 아닌데...


네, 아무튼... 에나멜로 먹선을 넣었습니다.
붉은 장갑부품에는 레드 브라운 + 플랫 블랙 에나멜을 섞어서 먹선을 넣었고, 회색 장갑에는 저먼 그레이,
그리고 나머지 짙은 색깔들에는 플랫 블랙을 쓰거나 아예 먹선을 안 넣었습니다.

요번에 좀 특이하게 시도해본 거라면
손가락 관절이나 파이프 마디에 기계적인 느낌을 주려고 메탈릭 컬러로 먹선질 하듯이 칠했다는 건데요.
타미야 크롬 실버 + 건메탈 에나멜을 섞어서 칠하고 닦아주었습니다.
...만 으음... 그다지 눈에 띄는 효과는 없는 듯...



데칼은 반다이 별매 건담데칼(릭 디아스 용 & 기타 에우고 MS 용), 그리고 키드님제 데칼을 썼습니다.
곳곳에 큼지막하게 AEUG 마크와 소속함 표시(AG: Argama), 그리고 편대 내 MS번호를 넣어주었는데요.
MG Rick Dias는 1번 쿼트로 기, HGUC는 2번 아폴리 기라는 설정입니다.




그런데 반다이 데칼에 보면 머리 콕핏 해치 옆에 친절하게 파일럿 이름까지 써주었는데요.
헉! 쿼트로 바지나의 바지나 스펠링이... 남자가 입에 담기 부끄러운 여성 신체 부위를 뜻하는 해부학 용어네요.
네 개의(Quattro는 이탈리아 어로 넷이라는 뜻) X이라니... 이 무슨...
데칼 제작자가 모르고 저렇게 쓴 건지... 일부러 저런 건지...
참고로 바지나의 공식 로마자 표기는 Bajeena입니다(MG 박스와 설명서엔 또 Vageena로 되어 있습니다만...-_-).



마감은 쇠색으로 칠한 프레임 등의 부품은 SMP 반광 우레탄 클리어로 반광 마감을,
그 외의 장갑 부품들은 SMP 무광 우레탄 클리어로 무광 마감을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아폴리 기의 팔다리 색이 너무 칙칙하고 맘에 안 들더라고요.
그래서 최종 마감제를 올리기 전에, 혹시 효과가 있을까 싶어서 일전에 구입한 가이아노츠 형광 클리어를 뿌려줘봤습니다.



사진 왼쪽이 형광 클리어 뿌리기 전, 오른쪽이 뿌리고 난 후인데요.
사진으로는 잘 구분이 안 가지만 육안으로 보면 뿌리고 난 후에 정말로 색깔이 좀더 화사해졌습니다.
특히 형광등 밑에서 보면 차이가 확 난단 말이죠.

형광 클리어에 맛 들여서^^ 빔 사벨에도 형광 클리어에다가 웨이브제 그린 펄을 섞어서 뿌려줬습니다.
원래 빔 사벨 클리어 부품이 좀 형광 끼가 있긴 했지만서도...
왠지 더 형광스러워졌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암튼 이제 마감제도 다 건조되어 가니,
완성 사진도 곧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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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5. 10:44

MG&HGUC RMS-099 릭 디아스 도색 완료

MG Rick Dias는 쿼트로 전용 빨간색으로, HGUC는 초기생산형 일반기의 짙은 청회색으로 도색을 완료 했고,
일부 마스킹이 필요한 부분, 적층장갑, 버니어 등을 약간 신경 써서 칠해줬습니다.

다 칠하고 보니 별것도 없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도색에만 2주일이 걸렸네요.

아래는 조색 레시피입니다.
도료명 뒤의 F는 Finisher's 도료 제품, S는 SMP사 제품임을 나타냅니다.

MG 쿼트로 전용기의 팔다리 색 - 파운데이션 핑크(F) 위에 실크 레드(F)


지금까지 레드는 주로 브라이트 레드(F)를 사용했었는데, 좀더 진한 빨간색을 나타내기 위해 실크 레드를 써봤습니다.
원래 붉은색이 은폐력이 좀 낮은 편이긴 하지만 실크 레드는 뭐 거의 반투명색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은폐력이 낮군요.
여러 번 덧칠해주면 좀더 진한 빨간색이 될 것 같긴 한데... 도료가 아까워서^^ 가볍게 두 번만 칠해줬습니다.


HGUC 일반기 초기생산형의 팔다리 색 - 퓨어 블랙(F) + 블루 퍼플(F) + 파운데이션 화이트(F)


으음... HGUC 일반기 박스아트 비슷한 좀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색을 만들 심산이었는데...
영 바라는 대로 안 나와주는군요. 칙칙해요.


발과 관절 등의 색 - 파운데이션 화이트(F) + 퓨어 블랙(F) + 블루 퍼플(F)


사용한 도료는 일반기 팔다리색과 동일하지만 조색 비율이 다릅니다. 왼쪽에 쓴 도료가 더 많이 들어간 도료라는...
칠할 때는 색이 좋다고 느꼈었는데, 다른 색깔들이 전부 어두운 계통이다 보니 너무 밝아 튀는 듯한 느낌도...


가슴과 백팩의 다크 브라운 - 울트라 블랙(S) + 초콜릿(S)


초콜렛 색에 블랙을 섞으니 카카오 99%짜리 초콜릿 제품의 색감이 나오는 듯...^^


내부 프레임 - 수퍼 아이언 실버(S) + 건메탈(S)


프레임은 역시 쇠맛이 나야 제맛!


클레이 바주카 - 건 팬텀 그레이(S)
요건 사진을 못 찍었네요.


HGUC의 경우 마스킹 도색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자잘하게 여러 개 됩니다.
사실은 바인더도 청회색과 다크 브라운의 2색이어야 하는데, 레드썬~ 하고 청회색만 칠했습니다^^.


MG 의 경우 일부 장갑에 적층 장갑 형태가 구현되어 있는데, 적층장갑 옆면을 마치 금속 재질이 드러나는 것처럼 칠해줬습니다.
마스킹은 귀찮고... 에어브러쉬 각도를 잘 맞춰서 뿌리는 식으로 이렇게 만들어줬죠.
적층 장갑 옆면을 도색을 안 하고 재질이 드러나도록 놔둔다는 설정은 좀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따지고 들자면 군용 장비에 눈에 잘 띠는 빨간 칠을 하는 것부터가 비현실적이죠.


버니어의 경우 별매 디테일업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킷의 것을 그대로 썼습니다.
바깥쪽은 내부 프레임에 사용한 쇠색을 칠했고,
안쪽은 파운데이션 크림(F) 위에 황등색(GSI 크레오스)과 실크 레드(F)로 그라데이션을 넣어주었습니다.

버니어 안팎의 도색 경계면이 울퉁불퉁하고 영 마음에 안 들지만...
그냥 레드 썬~하고 다음부터 잘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모노아이는 별매 디테일업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킷 순정의 녹색 클리어 부품에 플라스틱 느낌을 줄이고 뭔가 카메라 렌즈스러운 느낌을 더해주려고
Wave제 그린 펄을 수퍼클리어에 타서 뿌려주었습니다.


이제 먹선, 데칼, 마감, 최종 조립만 남았군요.
2010. 3. 26. 15:30

MG RX-0 유니콘 건담 HD 컬러 + MS 케이지 리뷰

MG 유니콘 건담 HD 컬러 + MS 케이지 버전, 통칭 'OVA SP판'을 구했습니다.

구닥다리만 구입하는 저로서는 정말 오랜만에 만져보는 신상인 관계로,
좀 자세하게 리뷰를 써보고자 합니다.

본 킷은 2007년 12월에 발매된 MG RX-0 Unicorn Gundam Ver. Ka를 베이스로 한 킷이라서
기존 Ver. Ka와의 차이점 위주로 리뷰를 진행하겠습니다.


Ver. Ka로부터 2년이 지나 새로이 발매된 MG 유니콘 건담의 공식 명칭은 Ver. Ka 떼고 그냥 유니콘 건담입니다.
그치만 'Ver. Ka 떼고'라고 부르면 이상하니까,
그리고 건담 UC OVA가 공개된 시점과 때를 맞추어 발매되니까 통칭 OVA 버전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유니콘 건담 Ver. Ka는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변형 기믹이 찬사를 받았지만,
그 반면 가동성에 있어서는 뻣뻣하고, 지지력에 있어서는 흐물텅거리는 관절들때문에 호불호가 엇갈리는 킷이었습니다.

반다이는 OVA 버전 유니콘에 대해 '일부 부품을 교체하여 다리와 허리의 가동률을 향상 시킬 것이다'라고 발표했고,
SP판(특별판)에는 OVA 1화에서 유니콘 건담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MS 케이지'를 넣어준다고 해서
한껏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그 기대의 결과는...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죠^^

우선 박스아트입니다. '폭풍간지'라는 말은 바로 이런 그림을 표현하기 위해 나온 말 아닐까요?


박스 사이즈도 크고 길어서, PG 퍼스트 건담 정도 크기의 박스 내부가 가로로 3등분 되어 런너가 3줄로 담겨 있습니다.
3줄 중 가장 오른쪽에는 이번에 추가된 MS 케이지의 런너들이 들어있습니다.
케이지가 포함된 OVA SP판이 7500엔, 포함 안 된 일반판이 5000엔으로 케이지 값이 전체 가격의 1/3이라고 할 수 있는데,
1/3의 공간를 차지함으로써 "정말 그 값어치가 된다고~ 믿어 달라고~" 하는 무언의 외침이 들리는 듯한 느낌이네요.


1. 교체 부품

교체부품이라기보다는 추가 부품이라고 해야 할 듯합니다.
Ver. Ka의 원래 부품은 그대로 원래 런너에 남아있고, 교체용의 부품을 따로 추가로 사출해 주었네요.


위 사진의 R1과 R2 런너에 무릎 가동성 향상을 위한 종아리 양 옆쪽, 뒤쪽 장갑 부품과,
허리 가동성 향상을 위한 엉덩이 가운데 부품,
발칸이 추가된 머리 장갑 부품,
그리고 디스트로이드 모드 변형 시의 고정식 뿔 부품이 들어있습니다.


종아리 속의 사이코프레임 교체 부품은 시스템 인젝션으로 B런너에 붙어 나왔습니다.

교체 부품이 어떤 식으로 무릎 가동률을 향상시키는가 봤더니...
아래 사진을 보시면 왼쪽의 세 부품이 기존 Ver. Ka 부품들이고, 오른쪽 세 부품이 이번에 교체된 부품들입니다.
다른 건 별반 차이 없고 그냥 단순하게 무릎 뒤쪽 장갑을 깎아낸 것에 불과하네요.


실제로 그 효과를 보니...
60˚ 정도밖에 안 꺾이던 무릎이 90˚까지는 꺾여주네요.
아래 사진의 무릎 뒤쪽을 비교해 보시면 새 장갑 부품이 무릎 꺾이는 모양에 맞추어 설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내부 프레임 자체의 가동률 상 대략 90˚가 한계인 것 같습니다.


흠... 부품까지 교체해가며 얻은 효과치곤 불만족스럽습니다. 불만족스러워요.
2010년의 MG 건프라 기술이 이것밖에 안 될까요?
HGUC 유니콘도 이것보다는 많이 꺾이는데 말이죠.

게다가 교체 부품에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뒤쪽에서 슬쩍 내려다 보면 무릎과 종아리 사이에 플라스틱스러운 내부 부품들이 들여다보인다는 말이죠.
아래 사진 왼쪽의 Ver. Ka 버전과 오른쪽의 OVA 버전을 비교해 보시면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그래서 제가 생각해낸 간단한 절충안은 이것입니다.
종아리 양 옆의 장갑은 새로 추가된 부품을 사용하고,
사이코 프레임과 종아리 뒤쪽 장갑은 기존 Ver. Ka의 부품 (B8과 F11)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죠.
이러면 아래와 같이 무릎 가동률은 90˚에서 85˚ 정도로 약간 줄어들지만 무릎 뒷부분의 공허함은 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왼쪽 사진을 보시면 엉덩이 가운데(똥꼬?)의 교체 부품을 기존 Ver. Ka 부품과 비교해 보니 높이가 낮아졌습니다.
그냥 위를 쳐냈다는 느낌이네요.
이렇게 함으로써 이 부품과 허리 위쪽 부품의 간섭으로 인해 허리 회전이 안 되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머리 부분의 교체 부품들은 가동성 때문은 아니고,
OVA 설정과 맞추기 위해 발칸이 추가되면서 주위 장갑 부품이 3개 교체되었습니다.

아래 사진들 중 왼쪽이 기존 Ver. Ka 부품을 사용하여 조립한 상태, 오른쪽이 교체 부품을 적용한 상태입니다.
먹선을 안 넣어서 그런지 그다지 티가 안 나죠?
특히 디스트로이 모드는 안테나가 발칸을 거의 가려서 잘 보이지도 않는군요.




디스트로이 모드 왼쪽 사진의 안테나는 기존의 가동식 안테나, 오른쪽 사진의 안테나는 추가된 고정식 안테나입니다.
역시 별 차이는 눈에 띄지 않고요.


지금까지 보여 드린 부품들은 OVA 일반판과 SP판 모두에 포함된 교체 부품들이고요.
SP판에만 추가된 부품도 있습니다. OVA 등장 캐릭터들의 1/100 피겨 되겠습니다(인간이 부품은 아니지요, 네).


일반판에도 주인공 버나지 링크스가 노멀수트(=우주복)를 입은 피겨가 두 개 (앉은 모습, 선 모습) 들어있는데요.

SP판에는 추가로 평상복 차림의 버나지, 오드리 번(미네바 자비), 카디어스 비스트, 마리다 크루스의 피겨가 들어있습니다.
케이지 부품 런너인 W런너에 붙어있기 때문에 일반판에는 포함이 안 되죠.
MS 케이지에 올려놓으라고 W런너에 넣어주었나봅니다.
근데 이런 손톱만한 피겨는 도색하기가 귀찮아서...-_-


아무튼 지금까지 교체/추가 부품들에 대해 정리해 봤는데요.
저와 비슷한 느낌이실지 모르겠는데,
개선 포인트들의 임팩트가 좀 약해서, 기존 Ver. Ka 킷을 이미 갖고 있는 사람이 또 사고 싶을 정도는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저 정도의 개수는 아트 나이프질 좀 해본 사람이라면 한두 시간 만에 해낼 수 있을 정도 아닐까요?


2. 사출색의 변화

유니콘 SP판의 부제가 'HD 컬러 + MS 케이지'인만큼 사출색이 기존 Ver. Ka 판과 다른 'HD 컬러'입니다.
건프라에서 말하는 HD 컬러란 사실은 색깔이 아니고 표면의 광택입니다.
좀더 표면에 광택이 나도록 하는 글로스 인젝션이라는 사출 방법의 결과죠.

MG 유니콘 SP판의 흰색 부품들은 모두 이 글로스 인젝션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밝은 색깔의 글로스 인젝션은 별로 눈에 안 띕니다.
특히 유니콘처럼 새하얀 순백색일 경우 육안으로는 그나마 좀더 광택이 있는 듯 느껴지지만 사진 찍어놓으면 아무 구분이 안 갑니다-_-
위에 제가 올린 사진들을 한 번 보시죠. 광택이 느껴지십니까?

유니콘 건담은 온 몸이 흰색이라서 HD 컬러라고 해도 큰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흰색 이외의 부품들 중에는 사출색의 변화가 확 눈에 띄는 것들이 있습니다.
발과 백팩의 군청색과 내부 프레임의 회색은 각각 메탈릭 펄이 첨가되어 메탈릭 블루와 흑철색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작년 요맘때쯤 발매된 MG 유니콘 건담 Ver. Ka 티타늄 피니쉬와 비슷합니다.


그렇지만 티타늄 피니쉬에서는 M런너와 P런너에만 메탈릭 펄을 넣어주었는데,
이번 SP 판에서는 모든 내부 프레임과 관절부품에도 모두 메탈릭 펄을 넣어 흑철색으로 해줬습니다.

반다이에서 흰색은 HD컬러로 해봤자 눈에 잘 안 띄는 점을 알고 관절과 발 같은 곳에 메탈릭 펄로 포인트를 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신기한 것은 이것입니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소설 제목이죠?) 색깔의 빔 사벨입니다.


OVA 1화 마지막 장면에서 유니콘이 뽑아든 빔 사벨은 분명히 보편적으로 많이 쓰는 핑크색이었는데 말이죠.
유니콘 Ver. Ka는 물론이고 HGUC 유니콘 계열 킷에서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건담 센티넬 시리즈 킷에서나 사용되었던 투명 블루로 나왔습니다.
OVA 버전 일반판에서도 이 색일까요?

그 외에 회색의 무기 부품이나 투명 형광 핑크의 사이코 프레임 부품 같은 경우 Ver. Ka와 사출색의 차이는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HD 컬러판의 유니콘은 몸 전체를 뒤덮는 흰색의 글로스 인젝션은 눈에 띄지 않지만
관절이나 발, 백팩 등의 포인트에 메탈릭 펄이 들어가서
'일반판과 큰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부분부분의 차이로 구분은 가능할 정도'로는 뽑아준 것 같습니다.


3. 씰과 데칼

Ver. Ka하면 특유의 빨간 동그라미 데칼이 수백 개씩 들어있는 '지옥 데칼'로 유명하죠.
그런데 Ver. Ka를 떼면서 데칼 갯수가 반 이하로 확 줄고 디자인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건식 데칼의 수가 좀 많아 보이지만 유니콘 본체용은 20개 정도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모두 MS 케이지 용 데칼입니다.
알파벳 기호로 구분하는 것만 유니콘 본체용 건식 데칼이고,
숫자로 넘버링되어 있는 것은 모두 MS 케이지 용입니다.


그리고 디스트로이 모드 고정용 뿔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호일 씰에도 뿔용 씰이 두 쌍으로 늘었습니다.
MG 시난주를 갖고 계신다면 거기에 유니콘 건담 뿔 용 습식 데칼도 있다는 것 참고하시고요.

데칼 붙이기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데칼 개수가 확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매우 반갑게 다가올 수도 있겠네요.

저 개인적으로는 Ver. Ka 스타일의 빨간 동그라미가 더 마음에 드는데...
뭐 그럴 경우는 별매의 유니콘 Ver. Ka용 습식 건담데칼을 구입하면 되니까 큰 문제는 없습니다.


4. MS Cage

지금까지 이것저것 잡다한 것들을 떠들었지만 결국 OVA SP판의 포인트는 이것이죠, MS 케이지~
MG 유니콘 Ver. Ka가 2대 (한 놈은 유니콘 모드, 한 놈은 디스트로이 모드로 전시) 있고, 티타늄 피니쉬도 있고,
HGUC도 2개 구입하신 분이 SP판을 또 구입하게 만드는 이유도 역시 MS 케이지 때문일 겁니다.

OVA 1화에서 유니콘이 이 MS 케이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클라이막스 시점의 인상 깊은 배경도 되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 있는 아이템이긴 합니다.

그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저도 실제로 조립은 제일 먼저 해놓고서 리뷰 순서는 마지막으로 잡았습니다.


아래는 가조립 사진인데 어떤가요? 괜찮아 보이나요?

케이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새장의 창살처럼 여러 개의 가동식 암(arm)들이 유니콘을 둘러싸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중간쯤에 있는 암에는 사람이 서있을 만한 난간 같은 구조도 있습니다.
1/100 캐릭터 피겨들을 올려놓으면 좋겠군요.




암들을 다 펼치면 아래 사진처럼 됩니다.
맨 위의 암들은 앞으로 열리는 것뿐만 아니라 사진 처럼 위로 여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래처럼 별매의 액션 베이스 1을 이용해서 OVA 1화 마지막에 유니콘 건담이 케이지를 열고 출격하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하려고 해봤는데, 잘 안 되는군요.



디자인 적인 측면에서의 완성도는 매우 높습니다.
암들도 가동 되고, 아마도 OVA에 실제로 나온 케이지와 거의 비슷한 형태로 만들었겠죠.

그리고 지금까지 인젝션으로 발매된 이런 형태의 제품들 중 가장 낫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크투 2.0이나 제타 2.0의 아가마 격납고를 모티브로 한 베이스나 PG 제피랜더스의 메인테넌스 행거,
고토부키야의 체인베이스 같은 것들 보다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이라 하겠습니다.

유니콘 본체 조립이 아직 덜 끝난 관계로 유니콘을 격납한 상태의 사진이 없어 죄송합니다만...
저기에 유니콘을 넣어놓으면 왠지 뽀스가 좔좔 흐를 것 같지 않습니까?


그리고 수납함으로서의 기능도 발군입니다.

아래의 케이지 뒷면 사진을 보면 뭔가 꼽는 구멍들이 많이 보이죠?
왼쪽부터 빔 매그넘 랙 2개, 실드 랙 4개, 하이퍼 바주카 랙 2개가 있습니다.

어쩌면 향후 풀아머 유니콘 발매를 염두에 둔 설계가 아닐까 합니다.
아니면... 유니콘 Ver. Ka를 이미 갖고 있는 사람도 안심하고 지르라는 반다이의 세심한 배려일지도요^^


변신하고 남은 뿔 같은 부품들 넣어놓으라고 아주 진짜 수납함처럼 생긴 수납공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케이지 밑바닥엔 빔 사벨 부품까지 수납해주시는 센스~



이렇게 일견 좋은 것만 있을 것 같은 MS 케이지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그것도 많이요.
마감처리랄까... 디테일한 부분이 참 엉성합니다.

유니콘 건담은 Ver. Ka의 피를 이어받아 폴리캡이 없습니다.
모든 관절이 ABS 수지 부품 자체의 탄력성으로 지지되고 있죠.

그런데 케이지는 가동 암의 관절에 폴리캡을 사용합니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아닌데, 아래 왼쪽 사진처럼 그 폴리캡들이 다 밖으로 보입니다~-_-
초창기 무등급 건프라도 아니고, 2010년의 MG 건프라에 폴리캡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니...



그리고 골다공증도 많습니다.
케이지는 정면에서 보면 멀쩡해 보이지만 암의 안쪽면이라든가 잘 안 보이는 부분은 여지없이 골다공증입니다.

위의 오른쪽 사진은 암들이 달려있는 기둥의 안쪽을 찍은 것인데요.
텅텅 비어 있습니다. 아주 플라스틱스러운 칸막이 몇 개 있고 말이죠.

내부 프레임이 꽉꽉 여물게 들어차 있고 아귀가 딱딱 맞는 손맛이 일품인 유니콘 건담 본체를 다 조립하고 나서 케이지를 조립하신다면
갑자기 저하된 킷의 퀄리티에 '이거 같은 박스 안에 들어 있던 것 맞아?'하는 생각이 들지도요.

이런 어처구니 없는 마감처리 퀄리티의 문제는 아마도
이 MS 케이지라는 것의 설계 사상이 'MG 유니콘 건담이라는 캐릭터 모형의 연장선상에 있는 부속 모형'으로서가 아니고,
"유니콘 건담의 전시 베이스이자 수납함" 이런 개념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모형이 아니라 받침대나 수납장 같은 일종의 가구이기 때문에 1/100 사이즈의 정밀한 디테일 재현보다
서랍이나 쓰레기통처럼 실용성을 우선한 간단한 형태가 되어버린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다른 아쉬운 점들도 몇 가지 있는데요.

중간에 있는 3쌍의 가동 암들은 격납 상태에서 끝이 서로 붙게 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요.
그런데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팔의 끝이다 보니 서로 위치를 정확하게 딱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처럼 어정쩡하게 어긋난 모습이 되는데요.


가동 암들 맨 끝에 체결기구 같은 걸 달아서 서로 딱 맞물려 걸리게 해놓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각이 딱 잡히게...

또 이 케이지는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이름은 '유니콘 케이지'가 아니고 'MS 케이지'인데,
유니콘 건담의 유니콘 모드 사이즈에 너무 타이트하게 딱 맞아서 다른 MS를 넣기 힙듭니다.
아래 사진 위쪽의 두 집게가 유니콘 건담의 어깨를 집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저 사진 아래쪽의 수납함 위쪽 공간으로 백팩이 쏙 들어가도록 배치해야 합니다.


 
또 맨 아래 발 근처의 암의 위치상 다리는 쩍 벌려야 됩니다.

디스트로이 모드로 변형하면 유니콘 모드보다 키가 커지는 관계로 케이지에 격납하기가 애매해집니다.
설정상 디스트로이 모드는 특수한 경우에만 발동되게 되어 있어서 그 모드로 케이지에 있다는 게 말이 안 되기도 합니다만...

그렇다면 유니콘을 디스트로이 모드로 전시할 때는 케이지는 그냥 놀리느냐?
우연히 케이지 안에 딱 맞는 것프라가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고요.
그런 킷이 없으시면 디스트로이 모드든 다른 킷이든 그냥 가동 암들을 뽑아놓든지 개방한 채로 넣어놓으심 됩니다.
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거 없죠.


암튼 MS 케이지 있으면 좋기는 합니다만 자잘한 퀄리티의 문제와 아쉬운 점들을 봤을 때 2500엔의 값어치는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결론

먼저 가동성 개선 요소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기존 Ver. Ka에 비해서 대단히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Ver. Ka에 비해서 좋아진 것은 좋아진 것이기 때문에
MG 유니콘 구매를 생각하시는 신규 구매자로서는 Ver. Ka보다는 요번에 나온 OVA 일반판이나 SP판을 선택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단, OVA 판에 들어있는 데칼은 Ver. Ka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 참고하시고요.

SP판은 그 부제 대로 HD 컬러라는 특성과 MS 케이지라는 부록(?)이 있습니다만...
온통 흰색으로 되어 있는 유니콘 건담에게서 HD 컬러란... 관절과 발에 메탈릭 색감 포인트가 있다는 정도의 의미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비도색파 분들 중에 메탈릭 색감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SP판이 아무래도 더 매력적이겠지요.

SP판 전체 가격의 1/3에 해당하는 MS 케이지는 일단은 스타일 괜찮고 실용성 면에서는 괜찮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베이스로 생각해야지 모형으로서 보시면 참 허점이 많은 제품입니다.
2500엔은 약간 좀 비싸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로서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케이스지만,
아무런 기대를 안 하셨던 분이나 '디테일보다는 뽀대'를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감동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요.

결론적으로 유니콘 SP판 이 제품은
'건담UC OVA를 보고 감동을 먹어서 유니콘 건담을 처음 사려고 하는데, 금전적 여유도 있고 극중에서 나온 베이스 같은 것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 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 같고요.
'이미 유니콘 Ver. Ka 킷이 있으시거나 케이지의 필요성이 별로 없으신 분'은 패스하셔도 되는 아이템 되겠습니다.

2010. 3. 18. 12:42

MG & HGUC RMS-099 릭 디아스 표면정리 완료

아이폰에 정신 팔려 있느라 프라 작업은 진전이 지지부진하네요.
지금 글로 올리는 표면정리 작업도 사실은 지난 주까지 한 일이고, 그 이후로 그냥 이 상태로 방치되어 있습니다요-_-

뭐 표면정리라고는 해도 수축을 잡아주었다거나 퍼티질을 했다거나 1차 서페이서칠 후에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주었다거나 한 것은 절대 아니고...
접합선 수정(퍼티 안 씀) → 게이트 제거 → 파팅라인 제거 → 패널라인 다시 파주기 → 서페이서 도포, 끝!
요래 작업하고 마쳤습니다.

시간이 없으니까요^^
흠집이나 잡티 같은 건 레드썬^^ 신공으로다가 패스~~


그런데 접합선 수정 말씀인데요.

MG Rick Dias는 등 양쪽의 커다란 바인더에 접합선 수정이 필요합다만,
바인더 안에 내부 프레임 같은 것도 있고 해서 후조립 가공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MG 접합선 수정은 걍 패스~

HGUC는 옛날킷 답게 팔다리 정중앙에 정직하게 세로 접합선이 쭉쭉 나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팔다리의 구조가 접합선 수정하기 아주 편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무려 10년전 킷임에도 불구하고,
팔은 후조립 가공 필요 없이 그냥 접합선 수정하고, 색깔 별로 도색 후 다시 끼우면 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리는 후조립 가공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위 사진처럼 암핀 부분을 C자 모양으로 깎아주기만 하면 되거든요.


그리고 이번에는 서페이서를 뿌릴 때 좀 새로운 시도를 해봤습니다.

병 서페이서를 모형용 락커 신너로 희석해서 에어브러쉬로 뿌려주면 왠지 캔 스프레이 서페이서보다 정착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서페이서는 아무래도 도료와는 다른 성분이고, 프라 표면에서 도료와는 다른 화학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캔 스프레이 서페이서를 쓰자니 용량 대비 비싼 관계로...
병 서페이서를 공업용 신너로 희석해서 에어브러쉬로 뿌렸습니다.

흰 플라스틱 통에 담아서 파는 공업용 신너는 쓰고 남은 폐신너들을 재생해서 파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불순물들이 들어있죠.
이런 불순물들 때문에 막 플라스틱 부품도 녹이고 그러는데요.
플라스틱을 녹이는 이 특성을 이용하면 서페이서가 표면에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험 삼아 뿌려봤습니다.

머리속 시뮬레이션으로는
  1. 공업용 신너가 플라스틱을 살짝 녹이고
  2. 녹은 플라스틱 성분과 서페이서 성분이 뒤섞였다가
  3. 신너가 건조되면서 플라스틱과 서페이서가 유기적으로 강하게 결합된다는...
뭐 이딴 상상을 하면서 말이죠^^.


전에 서페이서 뿌릴 때는 3호 에어브러쉬 아니면 캔 스프레이만 사용했었는데,
이번에 서페이서 뿌릴 때는 Evolution Silverline 4호 브러쉬로 뿌려줬습니다.

공업용 신너로 희석한 서페이서가 프라 표면에 고이거나 하지 않도록 살살 뿌려야 되는데...
4호라서 그런 건지 아님 Evolution 계열 특성이 그런 건지 너무 촥촥 나가더군요ㅜㅜ
결국 40ml짜리 병 서페이서 새 것 한 병을 다 썼고요.

그래도 뭐 공업용 신너를 촥촥 뿌렸는데도 아직은 녹거나 깨지거나 한 부품은 없습니다.
공업용 신너 실험의 정확한 성공 여부는 도색 다 하고 조립까지 끝마쳐봐야 알 수 있겠지만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도색 작업을 달려봐야죠.
2010. 2. 21. 22:15

MG & HGUC RMS-099 릭 디아스

제타건담 25주년 기념 개인 프로젝트로 2010년 내에 24개의 제타 시리즈 MG/HGUC 킷을 완성하겠다고 호언장담한 지 어언 한 달 반...
그동안 파판13 플레이하랴 휴가 갔다오랴 설 명절 치른다고 정신이 좀 없었습니다-_-

제 '제타건담 완전정복' 프로젝트는 양력 2010년이 아니고 음력 경인년(庚寅年) 프로젝트가 되게 생겼네요-_-

이제부터라도 좀 열심히 완전 정복을 달성하자고 붙잡은 영예의^^ 최초 제작 대상은 Rick Dias입니다.
최초의 킷으로 선정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제타 건담 애니메이션에 최초로 등장하는 MS가 바로 이 기체이기 때문입니다.
티탄즈의 신형 MS 건담 Mk-II 염탐 및 탈취를 위해 그린 노아1 콜로니에 잠입하죠.


제타건담 소설판의 내용에 따르면
이 MS의 이름은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최초로 발견한 유럽인인 Bartolomeo Dias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Bartolomeo Dias의 고향 포르투갈에서는 '바르툴루메우 디아쉬' 비슷하게 발음합니다만...
'릭 디아쉬'라고 읽어주기까지 하지는 않고 '릭 디아스'입니다.
(뭐 '호나우두'도 '호나우도'라고 부르고 그러잖습니까)

이런 상당히 마이너한 출처의 이름처럼 애니에서의 활약상 또한 마이너한 기체이고,
딱히 아름다운 디자인도 아니긴 하지만...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제타 건담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MS라는 임팩트도 있고,
'쿼트로 버지나'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감춘 샤아가 탔던 기체이기 때문에 인기는 그럭저럭 있는 것 같습니다.

릭 디아스에는 두 가지 컬러링이 있습니다. 붉은색과 짙은 청회색...
그런데 이게 자쿠처럼 붉은색은 샤아 전용, 청회색은 양산형, 이런 깔끔한 관계가 아니고...
청회색은 초기생산형, 붉은색은 처음에는 쿼트로 전용이다가 후기에는 개나소나 다 붉은색...
요렇게 살짝 꼬인 설정으로 되어 있습니다.

거기다가 건프라로 와서는 더 꼬이게 되는데요.
먼저 발매된 HGUC 붉은 릭 디아스는 '쿼트로 전용기'라고 쓰여 있지만 짙은 청회색 릭 디아스의 단순 색놀이인데 비해
MG 붉은색 릭 디아스에는 부품들이 좀 추가돼서...
추가 부품을 사용하면 쿼트로 버전이 되고,
기존 부품을 사용하면 붉은 릭 디아스이긴 하되 쿼트로 전용이 아닌 후기 양산형이 되고, 하는 선택식이 되었습니다.

부품 비교 사진은 시간 관계상 따로 촬영하지 않고^^ 달롱넷(http://www.dalong.net)의 자료사진으로 대신하도록 하죠.







<사진 출처: 달롱넷>

저는 어쩌다 보니 HGUC도 MG도 모두 붉은 쿼트로 전용기로 구입을 하긴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HGUC와 MG의 쿼트로 전용 버전은 형태가 다릅니다.

여기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은
2009년에 HGUC로 기동전사 건담ZZ에 등장한 '슈츠룸 디아스'가 발매됐는데...
얘의 부품형태가 바로 조목조목 MG 쿼트로 전용 릭 디아스와 유사하다는 사실입니다.

슈츠룸 디아스 사진도 달롱넷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사진 출처: 달롱넷>

그렇다면 설정상 쿼트로가 탄 릭 디아스가 처음에는 회색 릭디아스의 단순 색놀이 버전이었는데,
중간에 차기 버전인 슈츠룸 디아스 개발 테스트를 위한 프로토타입 부품을 하나둘씩 추가했다는...?

그렇지만쿼트로 전용 릭 디아스는 제타건담 애니 초반에 바로 소실돼 버리기 때문에 이것도 말이 안 되고...
...뭐 설정 놀음은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고요-_-


암튼 둘다 뻘겋게 칠하는 것은 재미 없으니 HGUC는 초기 양산형의 짙은 청회색으로 칠해볼까 합니다.
말씀 드렸다시피 HGUC는 색놀이 버전에 관계 없이 부품 모양도 똑같으니까요.

그리고 이 빨간 색깔 말씀인데요...
MS 대전집을 보면 릭 디아스의 빨간색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엄청 어둡고 짙은 빨간색입니다.
아마도 붉은혜성 샤아가 탔던 기체 중 제일 진한 빨강이 아닐까 싶습니다.


MG 릭 디아스의 빨간 사출색도 MS 대전집 수준은 아니지만 좀 어둡고 탁한 빨간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칙칙한 색은 싫어하는 관계로(절대 밀리터리 모형은 못할 듯^^)
도색할 때는 좀 진하면서도 탁하지는 않은 그런 레드로 칠할 것 같습니다.


MG 릭 디아스는 6년 전에 발매된 킷이고,
HGUC 릭 디아스는 무려 10년 전 킷입니다.

HGUC는 전체적으로 나름 괜찮은 킷이긴 하나... 프로포션도 그렇고 가동성도 그렇고 답답한 면이 좀 많습니다.
MG는 안 그래도 윗 등급의 킷인데다가 4년에 걸친 기술의 발전이 있다 보니 HGUC보다는 훨 낫습니다.
2000년대 프로포션의 트렌드인 머리와 몸통이 작아지고 팔다리가 길어지는 변화가 약간 있었습니다.
비슷한 크기로 보이게 찍은 아래 사진들을 보시면 프로포션의 차이를 더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포즈를 좀 잡아보려고 해도 주무기인 클레이 바주카가 탄창부가 크고 손잡이가 가동되지도 않는 방식이라서...
클레이 바주카를 드는 팔 모양은 위 사진 같은 포즈 이외엔 거의 불가능합니다.
MG라면 그 외에 바주카를 두 손으로 드는 이런 포즈 정도나 가능할까요?



MG가 프로포션이 좀 낫다고는 해도 머리, 손, 발의 크기를 보면
'만약 최근에 나왔다면 확실히 이보다는 좀더 작지 않겠나?' 싶은 프로포션입니다.
완전 왕손왕발이라는...


최근의 대형킷인 시난주의 손발과 비교해 봐도 대략 2배의 크기이며...
가장 카토키스러운 최강의 프로포션을 자랑하는 레클리스 스튜디오의 1/144 릭 디아스 킷과 손 크기만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렉클리스 릭 디아스의 손 소형화가 특이한 점은...
설정화의 큰 손등 모양을 실제 손의 손등이 아니라 손등 덮개 같은 구조물이라고 해석하고,
덮개 안에 더 작은 실제의 손이 들어있는 형태로 제작했다는 점입니다.


카토키 하지메 풍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MG/HGUC 릭 디아스의 프로포션이 별로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뭐 프로포션 개수를 해주겠다는 건 아니고요, 걍 말만...^^

앞으로 제타건담 관련 MG&HGUC를 모두 완전정복하려면 갈 길이 머니 스트레이트 도색으로 갈 겁니다.
렉클리스 릭 디아스 제작 또한 다음 기회로 패스~~
2010. 1. 5. 01:18

2010년 계획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오~~

저는 새 해의 건프라 제작 계획을 세웠습니다.
사실은 작년부터 생각하고 착착 준비해온 것인데...

이름하여 '제타건담 완전정복' 입니다.

기동전사 제타건담의 TV와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기체 중
반다이 사의 MG와 HGUC로 발매된 키트를 모두 도색 완성해 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지요.
단, '색놀이 variation이나 version이 2개 이상 있는 킷은 한 가지만 만들어도 됨'이라는 부가조항이 붙습니다.

왜 갑자기 완전정복 같은 걸 생각했냐면...
제타 건담의 최초 TV방영이 1985년...(~1986년까지 방영)
2010년이면 제타 건담 25주년, 즉 4반세기라 이겁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20주년이나 30주년보다 좀 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년' 단위로 세지 않고 '세기' 단위로 센다는 점에서 더 대단한 거 아닐까요^^?

아무튼 HGUC와 MG를 쭉 리스트업해보니 장난이 아닙니다.

HGUC

  • 큐베레이
  • 백식 (메가 바주카 런처 버전)
  • 릭 디아스 (붉은색)
  • 하이잭 (연방 컬러)
  • 건담 Mk-II 티탄즈
  • 건담 Mk-II 플라잉 아머
  • The O
  • 제타 건담
  • 가플랑
  • 사이코 건담
  • 마라사이
  • 앗시마
  • 가브스레이
  • 팰리스 아테네
  • 메터스
  • 가자C (하만 전용)


MG

  • 제타건담 ver. 2.0
  • 건담 Mk-II 에우고 ver. 2.0
  • 건담 Mk-II 티탄즈 ver. 2.0
  • 백식 (밸류트 팩)
  • 큐베레이
  • 릭 디아스 (쿼트로 전용)
  • 하이잭 (티탄즈 컬러)
  • 네모


색놀이는 빼기로 했지만 그래도 마크투는 나름 주인공 기체라 둘다 있어야 될 것 같아서 양쪽을 넣었습니다.
HGUC가 16개, MG가 8개 해서 도합 24개군요.
1년 안에 다 마치려면 한 달에 두 개 꼴로 완성해야겠군요.

제게 있어 보름에 킷 하나 도색 완성이라는 건...
초수퍼하이스피드로 작업해야만 가능한 속도입니다.
1년간 아무런 돌발 상황도 발생해선 안 되고요.
개조/개수 같은 것은 절대로 무리이고 무조건 스트레이트 도색 해야 할 것 같고요.

그나마 제타건담 관련 킷이 2006년 이후로 씨가 끊겨 24개밖에 안 된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일까요...
(반다이 애들도 25주년 기념이라고 2010년에 제타 시리즈 킷을 마구마구 내놓는다면 대략 낭패-_-)

키트는 이미 다 구입해서 쌓아놨습니다.


가조립해놓은 것도 꽤 되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사진 촬영에 동참하지 못한 킷들이 꽤 있습니다.

근데 지금 파이널 판타지 XIII 하느라 건프라 손 놓은 지 한참 됐다는...
글고 제타 이외의 킷은 1년 동안 전혀 안 만들 거냐는...
게다가 PG 제타랑 제타 관련 레진 킷들은 안 만들 거냐는...

흠흠, 남자가 돼갖고 궁시렁궁시렁 말이 많아선 안 되겠지요.
일단 마음 먹은 이상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밀어붙여 보려고 합니다.

2009. 12. 1. 09:04

HG GN-0000 + GNR-010 더블오라이저 완성


PG 더블오라이저 발매 기념으로 HG 더블오라이저를 완성했습니다(반 농담^^).

소장할 것이 아니고 선물로 줄 것이라서 정성을 담아 날림으로^^ 제작했는데도
꼬박 1주일이 걸리더군요.
그래도 지금까지 제가 만든 풀 도색작 중에는 가장 빨리 나온 셈이라는...

키트는 디자이너 컬러 버전인데
도색은 그보다는 좀 진하고 애니메이션 컬러보다는 좀 연한 색깔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리고 파란색에는 보라끼를 좀 탔고요.










실수를 해도 전혀 고치지 않고 초날림으로 만들다보니
맘에 안 드는 부분이 몇가지 있습니다.

우선 빨간색이 문제인데요.

처음 의도는 디자이너 컬러의 불량 소시지틱한 사출색이 싫어서 진한 빨강으로 하려고 했습니다만...
그러면 또 반대로 너무 빨간 색만 튀지 않을까 해서 흰색을 꽤 섞어서 조색했습니다.


그렇게 칠한 빨강만 따로 떼어 볼 때는 나름 괜찮아 보였는데...
조립해 놓고 보니 이건 빨강이라기보다는 '인디언 핑크'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썩 어울리지는 않는군요.
흰색만 섞을 것이 아니라 주황색이나 노랑 계열도 섞을 것을 그랬습니다.

그리고 GN 컨덴서의 클리어 부품은 키트 상에서는 원래 완전 투명입니다만...
분위기 내겠다고 클리어 그린과 스모크 그레이를 칠해줬는데...
너무 진해서 안쪽이 거의 비쳐보이지가 않는...(이건 뭐 PG도 비슷한 상황인 듯...)


그리고 먹선을 너무 연한 색으로 넣었네요.
타미야 에나멜 '저먼 그레이'로 먹선을 넣었더니 회색과 파란색으로 도색한 부분은 먹선이 잘 보이지가...
열심히 일해 놓고 일한 티가 안 날 때의 그 허탈감... 아시나요?

데칼도 시간이 없어서 그냥 잡히는 대로 붙였더니만...
어깨의 오밀조밀한 마킹이 썰렁한 다른 부분과도 이질적인 느낌이고 양쪽 대칭도 잘 안 되고 상당히 이상합니다-_-


다음번에 GN소드 III 합본 더블오라이저를 만들 때는 이런 문제들에 신경 써서 좀 더 잘해봐야겠습니다.

요기부터는 액션 샷입니다.
2009. 11. 24. 14:14

HG GN-0000 + GNR-010 더블오라이저 리뷰

건담 OO(더블오) 2기 주역 메카의 최종형태인 이것의 이름은 OO Raiser라고 쓰고 더블오라이저라고 읽습니다.


사진 왼쪽 것이 더블오 건담(OO Gundam), 오른쪽 것이 오라이저(O Raiser)라고 하는 것인데요.

Raiser라고 쓰고 '라이저'라고 읽는 이것은 대체 뭘까요?
Raiser를 '라이저'로 읽는 다른 예를 찾아보니 딱 한 가지, 독일식 성씨 중에 Raiser라는 성이 있습니다.

이 집안 사람들과 친인척 관계일 리는 없겠고, 아무튼 이 국적 불명, 의미 불명의 오라이저라는 것이 더블오 건담에 합체한 것이 '더블오라이저'랍니다.



합체라고 해도 그냥 이렇게 오라이저를 세갈래로 나누어 더블오 건담의 등과 어깨에 갖다 끼우는 것뿐이지요.

아무튼... 갑자기 왜 뜬금 없이 발매된 지 1년이 다 돼가는 HG 더블오라이저를 리뷰랍시고 들고 나왔냐면...
이번주에 새로 발매되는 PG 더블오라이저의 인기에 편승해서 클릭 좀 받아보기 위해서... 는 아니고,
이번주에 급히 선물용으로 제작하고 떠나보낼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 킷은 올해 초에 나온 'HG 더블오라이저 디자이너 컬러 버전'이라는 건데요.
지난 달에 또 'HG 더블오라이저 + GN소드 III'라는 이름으로 완전판이 나왔습니다.
아놔... 이 반다이 놈들의 상술이란...

암튼 그래서 이참에 디자이너 컬러 버전은 다른 집에 입양 보내고 GN소드 III 완전판 버전으로 소장하려고 합니다.


이 HG 더블오라이저(더블오건담) 킷은 '장남감'으로서의 완성도는 매우 높습니다.
프로포션도 잘 빠져있고, 디테일도 준수하고, 무엇보다 포즈를 자유자재로 잡을 수 있는 가동률이 아주 죽음이죠.


이런 포즈도 가능하긴 합니다만...
이걸 보고 있자니 "단지 가능하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어떤 일을 하는 자는 바보"라는 경구가 생각나는군요-_-

반면에 '모형'으로서의 완성도는 어떨까요?
폴리캡과 연결핀이 곳곳에 노출되어 보이고,
정면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에는 여지 없이 골다공증 구멍이 파인 이 킷에
모형적인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왜 2개나 사냐능...)

그리고 관절 가동률이 좋은 것은 좋은데...
그 가동률에 걸맞게 포즈 한 번 잡아 보려고 하면 뭐 이렇게 후두둑 후두둑 빠지고 떨어지는 것이 많은지...

탈착 부위들이 폴리캡이나 ABS도 아닌 PS 재질인 주제에 작고 헐거운 연결핀 한두 개로 연결되어 있으니
애초부터 잘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동일한 관절구조를 가진 HG 오건담 킷과 비교해 보면...
뭔가 주렁주렁 달린 건 많아 멋지긴 한데...
심플하고 튼실한 오건담에 비해서 톡 치면 와르르 무너져 내릴 듯한 불안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그리고 이렇게 비교해 보면 디자이너 컬러의 전체적으로 물빠진 듯한 파스텔톤 색감의 사출색이 눈에 띄는데요.
푸른색이나 회색의 색감은 좋은 것 같은데...
붉은 색은 역시 저런 불량 소시지 색깔보다는 새빨간 색으로 도색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엑시아나 더블오 건담의 주무기는 GN소드라는 이름의 칼도 됐다가 총도 됐다가 하는 무기인데 말이죠.
디자이너 컬러 버전에는 GN소드 II가 들어있습니다.


GN소드 II는 칼/총 변환 기구가 I이나 III와는 다릅니다.
그리고 쌍칼이구요.

오른손(사진 왼쪽)에 든 형태가 라이플 모드, 왼손에 든 것이 소드 모드입니다만...
얼핏 보면 칼로 쓰는 중인지 총으로 쓰는 중인지 알기 힘든...
(그나저나 사진 찍을 때는 멋진 포즈라고 생각했는데 왜 PC로 옮기고 보니 '얼씨구나 좋다' 포즈가 된 건지...-_-)

암튼 선물용이고, 이번 주 내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골다공증 메꿈이나 기타 개수 작업은 생략하고 게이트 자국과 파팅라인만 정리하고 도색 들어가야겠습니다.

그래도 끝으로 갈수록 굵어지는(설마... 착시현상일 듯) 이마의 세로뿔은 좀 뾰족하게 갈아줘야 할 듯...

2009. 11. 13. 00:08

HGUC RX-178 건담 Mk-II 티탄즈 컬러 완성

건프라월드 프로젝트 결산 모임이 일요일이었는데...
우리 티탄즈 마크투에 먹선 데칼 작업 다 끝나고 우레탄 클리어 올린 게 일요일 새벽이었더랬습니다.

우레탄 클리어는 락커계 클리어와는 달라서 경화/건조 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사나흘 정도?)
그걸 날림으로 뿌리고 반나절도 안 돼서 막 억지로 조립하고 그랬더니
표면에 지문 생기는 것은 물론이요, 여기저기 부서지는 부품들이 발생했지요.

게다가 전 또 다른 볼일이 있어서 다른 회원분들께 마크투만 던져주고 혼자 돌아와버렸다는...

그런 이유로 마크투는 제 손에 없고,
제가 떠난 후 프로젝트 모임에서 다른 분이 찍어 주신 아래 사진들이 전부랍니다.

언젠가 마크투를 되찾아와서 표면도 다시 반짝반짝 광 내주고,
부러진 곳도 수리하고,
사진도 다시 잘 찍어줘야겠어요.


색칠하면서도 검정 부분은 너무 검고, 남색 부분은 너무 색이 튄다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말로 뭔가 색깔들 사이에 위화감이 존재하는군요.


역시 뭐든 시간에 쫓기면서 하면 안 된다는...ㅜ_ㅜ

2009. 11. 6. 10:05

HGUC 막투 3종 세트 제작기 #2

제목과는 달리 3종 중에 에우고 컬러는 손도 못 대고 티탄즈 컬러 한 놈만 작업했습니다.

건프라월드 카페의 티탄즈 프로젝트 참가작이라서 마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놈에만 집중했지요.
다행히 마감 날짜가 10월 31일에서 11월 8일로 다시 연기돼서 여유가 좀 생겼습니다.
만, 나머지 2종은 언제 작업 재개할지 모르고요-_-

우선 지난 번에 이어 개수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어깨 개수 작업 2

어깨 장갑을 팔이 아닌 어깨 관절축에 고정하도록 하는 부분을 만들었습니다.
1.2mm 프라판을 크기에 맞게 자르고 구멍을 뚫어서요.

이 부분은 건담 웨폰즈 책에서는 황동선으로 회전축도 박아 가동식으로 하던데요.
귀찮아서 그냥 접착해버리려고 합니다.
그냥 이렇게 다 붙여버리고 말 바에는 어깨 앞부분 아머를 괜히 땄다는 생각도 드네요-_-
에우고 막투 중에 이미 어깨 딴 놈은 어쩔 수 없지만 다른 놈은 따지 말고 작업해야겠습니다.


어깨 아머 안 쪽의 마이너스 몰드는 디테일업이랍시고 붙여줬습니다.
뭔가 좀 프라판을 멋지게 재단해서 몰드처럼 넣어볼까 하다가
귀찮아서 걍 고토부키야 디테일업 제품을 붙였죠.
어차피 팔이 있기 때문에 다 가려지고 이 정도 부분까지밖에 안 보인다는...
조립 상태에서 앞에서 보면 뒤쪽 아머 안쪽만 보이기 때문에 뒤쪽 아머에만 붙였습니다^^.


골다공증 치료

HGUC 막투는 희한하게 발바닥에 골다공증이 있더군요.
다른 HGUC들도 이렇던가...
그리고 발칸 포드 아래쪽에도 보면 구멍이 뽕 뚫려 있습니다.


이런 곳들은 폴리퍼티로 채워준 후 평평하게 갈아주었습니다.


스커트 좌우 분리

요즘 HGUC 킷들은 처음부터 '요기를 싹둑 잘라 분리해줘'스럽게 올록볼록하게 사출되어 있어서 알기 쉽습니다만...
막투는 그렇게 안 생기긴 했지만 어쨌든 거기를 잘라주면 앞 스커트의 좌우 분리가동이 됩니다.


책에 보면 스커트 안쪽 몰드도 만들어 넣어주고 하던데
시간도 없고 귀찮아서 패스했습니다.

요즘은 학교에서 성교육도 건전하게 잘 시키고 있는 듯하고,
여인네 피겨도 아닌 건프라 스커트를 들춰볼 사람은 설마 없겠지요?


빔 라이플

걍 접합선 수정만 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총구 쪽이 너무 리얼리티가 떨어지더군요.
구멍도 실제로 뚫어주고 소염기 틈새도 패널 라이너로 파주었습니다.



그리고 센서부의 테두리가 너무 굵은 관계로 안쪽을 갉아서 좀더 가늘게 해주었습니다.



클레이 바주카

이녀석도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두꺼운 포구 부분을 안쪽에서 갉아서 좀더 얇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센서부 테두리도 가늘게 해주려다가... 날려먹고-_-
고토부키야 제 덕트 부품을 이식하는 본의 아닌 디테일업 작업을 해주게 됐습니다.


개수 작업은 이 정도로 끝마쳤고요.
서페이서 한 번 올려보고 표면이 덜 정리된 부분만 800번과 1000번 사포로 다시 한 번 밀어주고 도색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도색

'검다면 광' 아니겠습니까?

반다이에서도 최근 MG 마크투 티탄즈 2.0 HD 컬러로 광막투 키트를 멋지게 뽑아주기도 했고,
'Master Piece Rollout - Zeta Gundam'이라는 책에 보면 가와구치 명인(川口克己가와구치 카츠미)의 유광 마크투 작례는 진짜 너무너무 멋집니다.
그래서 저도 한 번 따라해 보겠다고 유광으로 도색했습니다.

아무래도 유광 도색이다 보니 광으로 정평이 나 있는 피니셔즈 컬러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조색 데이터를 말씀 드리자면 다음 표와 같습니다.

1. 팔다리 기본 남색 수퍼 딥 블루(F) + 수퍼 파인 코발트(F) + 블루 퍼플(F)
2. 몸체 검정색 퓨어 블랙(F) + 1번 기본 남색
3. 관절 회색 파운데이션 화이트(F) + 퓨어 블랙(F) + 1번 기본 남색
4. 콕피트 해치 등 붉은 색 파운데이션 핑크(F) → 실크 레드(F)
5. 뿔, 덕트, 버니어 등 노란 색 파운데이션 크림(F) → 수퍼 파인 골드(S) → 클리어 골드(S) + 클리어 오렌지(S)
6. 내부 프레임 메탈릭 곳에 따라 수퍼 아이언 실버(S)와 라이트 건메탈(S) 사용
7. 메탈 버니어 스모크 그레이(C)와 클리어 레드(S), 클리어 오렌지(S) 사용
8. 빔 사벨 루미 핑크(F) + 파운데이션 화이트(F) 조색비를 달리하며 그라데이션

F: 피니셔즈
S: SMP하우스
C: GSI 크레오스 (지난 번까지는 G로 썼었는데 제가 가이아노츠 도료를 구입하는 바람에 이니셜 G를 그쪽에 뺏겼습니다^^)

기본색을 만들고 거기에 검정이나 회색 같은 무채색을 섞음으로써 전체적인 색상(hue)을 통일하는 접근방식을 쓴 건데...
칠하고 보니깐 남색은 너무 파랗고 검정은 너무 검고... 잘 안 어울릴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요
일단 도색을 시작하면 다시 가조립했다 풀었다 하는 건 지문도 남고 귀찮아서리...
다시 칠하기도 귀찮으니깐 뭐 그냥 잘 나오겠지 막연히 예상하며 가고 있습니다.

붉은 색도 전체의 푸른 색감에서 튀지 않도록 좀더 어둡고 탁하게 만들자는 의도로 브라이트 레드보다 어두운 실크 레드를 사용했는데...
실크 레드도 충분히 밝고 튀는군요-_-
나중에 다 조립하고 나면 색깔들끼리 다 따로 놀지 않을는지... 심히 걱정 됩니다.
그래도 다시 칠하기는 귀찮으니 패스~~


노란색 대신에 가와구치 명인처럼 황금색을 사용했습니다.
SMP하우스의 수퍼 파인 골드는 광택은 좋은데,
(제가 잘못 사용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건조하고 나면 금색과 은색 중간 정도의 좀 덜 노란 색깔이 나옵니다.
그래서 그 위에 클리어 골드 + 클리어 오렌지를 살짝 한켜 오버코팅해서 황금색스럽게 만들어줬습니다.
SMP하우스의 클리어 골드는 다소 노란색 쪽으로 치우친 금색이라는 느낌이라 클리어 오렌지로 붉은 성분을 추가해줬는데,
결과적으로 황금색이 만족스럽게 나왔네요.



HGUC 마크투는 최근 킷도 아니고 가격도 낮고 크기도 작다 보니 부품 색분할이 잘 안 되어 있어서
설정에 충실하게 도색하려면 기본적으로 여러 군데 마스킹 도색을 해줘야 됩니다.
그리고 설정과는 다르지만 멋지게 보이겠다고 몇 군데 더 색상 분할을 해줬더니 마스킹을 아주 많이 해주게 됐네요.

아래 사진이 그 예들입니다.
     

버니어는 처음에는 불투명색으로 칠해줄까도 생각해봤는데,
그래도 비싼 메탈 버니어를 티 내고 싶어서^^ 클리어 도료로 칠해줬습니다.

설정 대로라면 실드는 전체가 남색 단색이지만,
키트 사출색도 그렇고 아래쪽을 검게 해주는 것이 더 멋질 것 같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빔 사벨 날은 루미 핑크(F)와 파운데이션 화이트(F)로 그라데이션을 주어 칠해줬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웨이브제 화이트레드 펄을 뿌려줬는데 사진 상에선 전혀 눈에 안 띄는군요-_-


이제 티탄즈 막투는 데칼질 하고 마감제만 올리면 완성이네요.

그런데 에우고 막투는 언제 또 만들게 될지...
2009. 11. 5. 08:33

에어브러시를 위한 최적의 도료 농도 맞추기

에어브러시를 처음 잡아본 지 2년도 안 된 제가 감히 에어브러시 강좌를 올린다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최근 에어브러시에 관한 책을 한 권 구입했는데 그 안에 좋은 내용이 있어서 그것을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 경우 에어브러시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최근까지 자주 실수하고 고민해 왔던 것이 '도료의 희석'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도료의 농도에 관한 질문이 도색 관련 질문 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들 중에 1위는 아니더라도 수위권 안에 들지 않을까 생각 되고요.
도료의 농도, 희석비라는 것은 저뿐만 아니라 에어브러시를 사용하는 많은 중하수 모형인들에게 있어서 중요하고 알쏭달쏭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에어브러시란 것은
유체가 빠른 속도 흐르면 압력이 낮아진다는 베르누이의 원리를 이용해서
공기를 좁은 통로에 빠른 속도로 통과시키면서 도료를 공기의 흐름 속으로 빨아들이고,
그 빠른 속도로 인해 도료 방울이 아주 잘게 흩뿌려지게 해서 안개처럼 분무하는 과학적인 미술(도색)용구지요.

그런데 모형용 도료의 희석하지 않은 원액은 농도가 아주 높고,
고농도의 도료는 내부의 수지 성분 때문에 끈끈하게 점도(viscosity)가 높아서 잘 빨아들여지지도 않고 흩뿌려지지도 않죠.
그래서 도료의 농도/점도를 낮추기 위해 신너를 섞어 희석해서 뿌려야 되는 것입니다.

그럼 무조건 많이 희석해서 농도를 낮추기만 하면 좋은 것이냐면... 낮은 농도는 낮은 농도 대로 또 문제가 있습니다.

도료의 농도가 낮으면 점도가 낮기 때문에 도료가 도색면에서 '흐르기' 시작하고 '표면장력'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도료가 한쪽으로 쏠려 얼룩이 진다든가 모서리에만 색이 안 칠해진다든가 하는 문제들이 이런 이유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트러블이고요.
그런 문제가 안 생기도록 얇게 뿌리면 색깔이 옅고 은폐력(차폐력이라고도 하죠)이 낮기 때문에 귀찮게 여러 번 덧뿌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도료의 농도는 너무 묽지도 진하지도 않게 '적당하게' 희석하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그럼 어떤 농도가 적당한 농도냐... 하는 의문이 들 텐데요.
우선은 절대 불변의 만능의 황금 비율 같은 농도는 없다고 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최적의 도료 농도란 것은 도료 별로 다르고 에어브러시에 따라서도 조금씩 달라지며,
무엇보다도 '무엇을 어떻게 칠할 것이냐?', 즉 용도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1. 용도에 따른 도료의 농도

1) 높은 은폐력이 필요할 경우 - 도료 농도↑


예를 들어 픽스 풍으로 건프라를 솔리드 컬러로 색칠한다든가 다른 색의 발색을 위한 밑색을 깔아줄 경우,
또는 카 모델의 차체를 매끈하게 칠할 경우, 도색면 아래의 색이 완전히 가려지도록 칠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도료의 농도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좀더 진하게 조정해야겠죠.

2) 은폐력이 낮아야 할 경우 - 도료 농도↓

그라데이션 도색과 같이 칠하는 색과 그 아래의 색이 겹쳐지면서 밑색이 살짝 비치도록 할 경우...
당연히 도료의 농도는 보통의 경우보다 옅게 해야겠죠?

3) 넓은 면적을 칠할 경우 - 도료 농도↑

덴드로비움의 등짝이라든지 스케일 모델의 동체처럼 넓은 면적을 도색해야 될 경우 도료를 넓게 촥촥 뿌려주는 것이 좋겠죠?
넓게 촥촥 뿌려주려면 에어브러쉬의 도료 노즐을 최대 개방하고 고압으로 뿌려야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 때 도료를 묽게 희석한다면...
위에 말씀 드린 저농도의 문제점인 얼룩, 도료 쏠림 현상 등등의 많은 애로사항을 겪게 될 겁니다.
그래서 티없이 매끈하고 널따란 도색면을 얻기 위해서는 진한 도료 농도가 좋은 것입니다.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되고, 맞는 색상만 있다면 넓은 면적은 캔 스프레이 도료로 도색하는 것이 에어브러시 도색보다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구경 0.3mm짜리 3호 에어브러시로는 최대개방을 한다고 해봤자 도색면의 지름은 2cm 정도밖에 안 될 테지만 캔 스프레이는 5cm 이상을 한번에 뿌릴 수 있으니까요.
(캔스프레이는 도료 농도 자체는 일반적인 에어브러시 용 농도보다 진하지는 않지만 기구 구조상 더 넓게 흩뿌려 칠할 수 있는 것입니다)

4) 좁은 면적을 칠할 경우 - 도료 농도↓

MAX식 명암도색을 한다든지 미채(위장 무늬) 도색을 할 경우는 좁은 면적에 섬세하게 도료를 뿌려줘야 합니다.
따라서 에어브러시의 레버를 살짝만 당겨 노즐 구경을 작게 만들어야 하고,
바람이 팍팍 불면 어려우니 압력도 낮아야 됩니다.

이렇게 할 경우 도료 농도가 짙으면 굵은 방울로 뿌려지든지 아예 도료가 나가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에...
도료를 옅게 희석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네 가지 경우의 예를 들어 봤는데요.
그렇다면 위의 1)~4)에 해당하지 않은 일반적인 경우의 도료 농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야 그냥 일반적인 보통의 적당한 도료 농도로 맞춰서 사용하시는 것이 무난합니다.

이쯤 되면 '대체 그냥 일반적인 보통의 적당한 도료 농도라는 건 기준이 뭐냐?'는 의문이 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반적인 농도에 신너를 얼마나 더 섞어야 MAX식 명암 도색에 적당한 묽은 농도가 되며,
넓은 면적에 적합한 진한 도료 농도란 대체 보통 농도의 몇 배나 진하다는 의미인가?
이러한 기준과 측정방법이 궁금해집니다.


2. 도료 농도의 측정방법과 기준

질문 게시판에 많이 올라오는 "에어브러시에 사용할 도료에 신너를 얼마나 섞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같은 질문에 달리는 답변이라면

 1) 도료와 신너를 일 대 몇으로 섞으세요.
 2) 대충 섞고 에어브러시로 뿌려봐서 너무 진하면 신너를 더 섞고, 너무 묽으면 도료를 더 섞으세요.
 3) 아놔 똑같은 질문이 벌써 백만스물한 번째삼. 검색 좀 하지?

이런 류의 답변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1)번의 '도료 대 신너 비율'은 정말 도료마다 다르고 절대적인 기준이 없습니다.

모델링 도료 계의 레퍼런스라고 할 수 있는 GSI 크레오스의 도료들은 원액 자체가 다소 묽은 반면,
국산인 SMP 도료라든지 Finisher's 도료 같은 경우 GSI 크레오스 제와 같은 농도를 맞추려면 신너를 좀더 많이 섞어야 하지요.
그리고 지난 번 사용 후 남은 희석된 도료를 다시 도료 원액과 섞어 보관한 경우,
락커 도료가 아닌 에나멜이나 아크릴 도료를 사용할 경우 등등...
몇 대 몇의 적당한 희석비라는 건 정답이 없고 그때그때 다릅니다.

그리고 2)번의 '뿌려보면서 맞춰가기' 방법은...
고수분들이라면 한두 번의 조절로 최적의 농도를 맞출 때 초보자들은 한두 번의 좌절을 맛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에어브러시에 옮겨서 뿌려보고 다시 희석해서 또 뿌려보는 과정 자체가 번거로운 것은 둘째 치고
농도가 너무 진하거나 너무 묽은 것은 알아볼 수 있겠지만 약간 진한 것과 약간 묽은 것은 구별하기 어렵고요.
농도가 너무너무 진해서 에어브러쉬가 막혀버리기라도 하면 일이 훨씬 번거로워질 겁니다.

그런데 제가 최근에 구입한 カンペキ塗装ガイド3 エアブラシ完全攻略(완벽도색 가이드 3 에어브러시 완전 공략)라는 책에
흥미로운 도료 농도 측정방법과 기준이 실려있어서 소개합니다(혹시나... 다들 이미 아시는데 저만 몰랐다는-_-?).

1) 투명한 용기에 도료와 신너를 섞습니다.
2) 용기를 기울입니다. 희석된 도료가 용기 벽에 묻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3) 용기를 재빨리 수평 상태로 되돌려놓고 용기 벽에 묻은 도료가 흘러내리는 시간을 잽니다.

4) 원하는 시간보다 빨리 흘러내리면 도료를 더 섞고, 느리게 흘러내리면 신너를 더 섞은 후 2)번으로 돌아갑니다.

3)번에서 흘러내리는 시간의 측정 기준은 용기 뒤쪽의 사물이 도료면을 투과해서 보이게 될 때까지의 시간을 재면 됩니다.
전기 스탠드 같은 것에 비춰보면 알아보기 편합니다.

용기를 수평으로 되돌린 후 뒤쪽이 비쳐보이기까지 대략 1초가 걸리는 것이 '일반적인 보통 농도'인 겁니다.
그라데이션 도색에 적합한 '묽은 농도'라면 거의 순간적으로 뒤쪽이 비쳐 보일 것이고요.
넓은 면을 칠하기 좋은 '진한 농도'라면 대략 2초 정도 걸립니다.
2초 넘게 걸린다면 에어브러시 도색에 부적합할 정도의 진한 농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긴 합니다.
그 자체가 투명한 클리어 도료에는 적용하기 힘들고,
은폐력이 아주 높은 도료나 메탈릭 도료 등등에 대해서는 빛이 투과되는 기준을 조금 달리 해야 할 수도 있겠죠.
또 투명 용기가 없으시면 농도 맞추려고 새로 사기도 그렇고 말이죠.

그렇지만 '일반적인 색상'에 대해서는 도료와 용제의 종류나 조성에 관계 없이 폭넓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방법의 강점입니다.

연습을 (피나게-_-) 하셔서 감각을 익히시면
용기가 꼭 투명이 아니더라도, 도료가 클리어 도료나 메탈릭 도료 등등이라 하더라도 응용하실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3. 도료 농도에 따른 에어브러시의 조절

1번 항목에서도 조금 얘기했지만 도료의 농도가 달라지면 에어브러시와 에어 소스(컴프레서)의 세팅도 달라져야 합니다.

농도가 진할 경우 노즐이 막히지 않도록 더 많이 개방해서 뿌려야 하고, 더 많이 개방된 노즐의 끈끈한 도료를 제대로 흩어뿌려내기 위해서는 압력도 같이 높아져야 합니다.
농도가 묽을 경우 한꺼번에 많이 뿌리거나 압력이 너무 세면 도료가 쏠려버릴 수도 있고 물결이나 왕관 같은 모양의 무늬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노즐을 적게 열고 압력도 줄여야 합니다.

이렇듯 도료 농도와 노즐의 개폐도와 에어 압력은 서로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습니다.
이들 상관 관계는 외우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셋 중 어느 하나가 높아(커)져야 한다면 다른 두 가지도 높아(커)지면 되고,
셋 중 어느 하나가 낮아(작아)져야 하면 다른 두 가지도 낮아(작아)지면 됩니다.

세 가지 요소 간의 상관 관계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출처: カンペキ塗装ガイド3 エアブラシ完全攻略).
◎ 표시는 최적(매우 좋음), ○ 표시는 괜찮음, △는 어려움, x는 불가능함을 나타냅니다.

구경      
 
 
 
농도
 
압력      
 
 
 
농도
 
구경      
 
 
 
압력
 

 

농도의 기준 (2.에서 설명한 도료 흘러내림 테스트)

순식간 1초 2초

 

노즐 구경의 기준 (3호 에어브러시 기준)

 소 중 
도료가 나올락말락 할 정도 반만 개방 최대 개방

 

압력의 기준 (단위: kg중/cm2*)

 저 중 
0.5~0.75 1.5~2 3 이상

* 세상에 압력만큼 다양한 단위를 가진 물리량도 없는 것 같습니다만 몇몇 단위는 거의 같습니다.
1기압 = 1 Bar = 1kg중/cm2 = 0.1 MPa(메가파스칼) 얘네들은 소수점까지 똑 떨어지게 동일하지는 않지만
거의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그대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MPa 단위의 압력계를 사용하신다면 '중간' 압력이 0.15~0.2MPa에 해당합니다)
PSI(pound per square inch, lb/in2으로도 표기)는 미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위이고 1 기압 = 14.5 PSI로 환산할 수 있습니다.
('중간' 압력이 대략 20~30 PSI에 해당)
그 외에 torr나 mmHg 같은 단위도 있긴 한데 왠지 컴프레서 압력 표시할 때는 거의 안 쓰더군요.

압력은 레귤레이터의 압력계를 보고 알 수 있는데요, 공기가 안 나가고 있을 때보다 에어브러시로 공기가 나갈 때 압력이 좀더 낮아집니다. 공기가 나가고 있을 때의 실제 사용 압력을 맞춰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압력계와 에어브러시 사이에 미니 수분필터를 달았다든지 에어브러시 내부에 풍량 조절 기능이 있는 기종을 사용할 경우에는 이들 기구가 약 30% 정도까지 압력을 잡아먹는다는 것을 감안하여 레귤레이터의 압력계 수치를 그만큼 더 높게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높은 농도에는 최대 개방과 높은 압력이 잘 어울리고, 낮은 농도에는 노즐을 조금만 열고 압력도 낮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래프를 보시면 또 참고하실만한 사항이...
◎인 최적의 상태보다
 1) 농도를 다소 낮게 하거나
 2) 노즐 구경을 약간 크게 하거나
 3) 압력을 조금 높은 방향으로 조절해서 사용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1)~3)의 반대 방향으로 조절하는 것은 농도와 노즐 구경에 비해 압력이 부족하게 되어 도료가 제대로 흩뿌려지지 않아 도색면이 울퉁불퉁해진다든지 하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않 좋습니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최적의 세팅보다 농도를 기분상 살짝 더 묽게 희석하고, 에어브러시 레버를 기분상 약간 더 당겨주시고, 컴프레서 압력을 아주 살짝 더 올려서 사용하시는 것이 좀더 안전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상 에어브러시에 사용하는 도료의 농도에 대해 몇가지 측면에서 고찰해 보았습니다.
저와 같은 초중급 모델러 분들의 도색(桃色?)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2009. 10. 22. 03:55

HGUC 막투 3종 세트 제작기 #1

지난 번 리뷰에 언급했던 HGUC RX-178 Gundam Mk-II 킷의 미흡한 점을 개수하고,
후조립 가공(後はめ加工, 예전엔 C형 가공이라고 많이 불렸죠) 및 접합선 수정을 하고,
약간의 디테일 업을 해주었습니다.

딱히 독창적인 작업을 해준 것은 아니고 최근에 한글판이 발간된
'GUNDAM WEAPONS: 별을 잇는 자' 책에 나온 내용을 거의 그대로 따라했습니다.

머리

머리는 일단 정중앙의 세로 접합선 수정 작업을 해야 되겠고요.
두껍게 사출된 이마 뿔을 예쁘게 잘 갈아내야겠죠.
그리고 얼굴 부분은 별도 도색 후 마지막에 접합선 수정이 된 머리에 끼워줄 수 있도록 위쪽 가로핀을 잘라내는 후조립 가공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발칸 포드의 왼쪽 부분도 접합선 수정이 필요합니다.
왼쪽 중앙의 동그라미는 설정상 빨갛게 칠해줘야 할 부분이라서 절단분리했습니다.
발칸포의 포구 부분은 원래의 몰드를 갈아버리고 극중 모습과 비슷하게 구멍도 뚫고 웨이브제 사각 버니어 부품으로 디테일 업도 했습니다.
그리고 안테나는 0.5mm(3호) 곤충표본핀으로 대체했습니다.


가슴

가슴에서 건드린 거라곤 막혀있기 때문에 너무 장난감스러운 느낌의 덕트 뿐입니다.
책에 나온 것처럼 전체를 뻥 뚫어버리고 프라판으로 슬릿을 새로 만들어 넣는 건 또 너무 귀찮아서...
패널 라이너로 열심히 긁어서 슬릿 사이만 뚫어줬습니다.


왼쪽이 킷 부품 그대로, 오른쪽이 수정 후입니다.


백팩


백팩에는 기본적으로 접합선 수정을 해줬고,
다 같은 색인 관계로 후조립 가공은 하지 않았습니다(근데 후조립 안 하고 접착 상태로 구석구석 사포질하는 게 더 힘드네요-_-).
그리고 연결 파이프는 고토부키야 1.8mm 메쉬 파이프로 디테일업 해줬습니다.
플라잉 아머 버전에 들어있는 키트 순정 메쉬 파이프보다 더 빳빳하고 빤딱빤딱한 것이 느낌이 더 좋군요.
글고 그냥 구멍만 뚫으니 너무 휑해서 웨이브제 플랫 버니어 부품으로 파이프 연결부를 디테일업했습니다.


버니어는 일단 티탄즈 막투는 모델업제 5mm SV 버니어(사진 오른쪽)로 교체해주었습니다.
5mm SV 버니어는 마치 HGUC 막투를 위해 제작된 제품인 듯 순정 버니어와 크기와 형태가 딱 맞습니다.
그런데 단가가 워낙 비싸서...-_-
에우고 막투에는 마하공구제 부스터60(사진 왼쪽)을 사용해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리고 빔사벨 고정 핀이 너무 굵고 길어 장난감처럼 보이는 관계로 빔 사벨 액션 시에 주로 탈착하게 되는 오른쪽 사벨 랙의 고정 핀은 좀 짧게 잘라줬습니다.



어깨

어깨 안쪽이 휑해보이는 문제의 해결과 접합선 수정을 위해서 일단 어깨 아머 부품 앞쪽을 따줬습니다.
그리고 어깨를 팔에 고정시키도록 하는 암핀을 긁어내버렸습니다.


왼쪽이 수정 전, 오른쪽이 수정 후의 모습입니다.
1단계 작업은 요기까지~~
나머지는 다음에 하도록 하죠.




정직하게 90도밖에 안 꺾이는 팔을 더 꺾어보고자 고토부키야 제 T 조인트를 팔꿈치 안쪽에 이식했습니다.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는 시간이 꽤 걸린 녹녹치 않은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30도 정도밖에 더 안 꺾이는군요, 췟.


휑한 손목에는 웨이브제 사각 버니어에 구멍을 뚫어 팔찌를 만들어줬습니다.
그리고 정직하게 네모 구멍이 뚫린 장난감스러운 손은 좀더 디테일이 높은 고토부키야 노멀 핸드 A로 교체해줬습니다.
또 오른팔은 실드를 장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장난감스러워 보이는 실드 연결 폴리캡 구멍을 프라판으로 막아버렸습니다.

 

고관절

GUNDAM WEAPONS 책에는 허벅지로부터 고관절의 볼을 분리해서 다리를 롤 회전시킬 수 있는 관절을 심던데...
따라하기엔 너무 번거로워보여서 그냥 다리를 좀더 벌릴 수 있을 정도로만 고관절의 걸리적거리는 부분을 갉아내줬습니다.



다리

다리는 뭐 거의 HGUC 막투 개수의 하이라이트랄까 마디마디마다 뭔가 작업을 해줘야 합니다.
일단 허벅지부터 발등까지 이어지는 접합선 수정을 해줘야 하고,
도색한 뒤에 조립할 수 있도록 후조립 가공을 해야 하는데, 요게 좀 트리키하달까 쉽지 않더군요.

GUNDAM WEAPONS 책을 따라서 했습니다만,
원래 무릎 관절 부품에 들어가게 되어 있는 폴리캡을 정강이 부품에 끼워놓고
무릎 관절 부품 아래를 파서 나중에 덮어씌우듯이 끼우는 식입니다.


하퇴부 프레임의 후조립을 위해서는 사진 오른쪽처럼 종아리 장갑 내부의 암핀들을 깎아놓고,
노란 버니어 부품의 조립 핀들도 잘라줘야 하죠.
이렇게 하면 나중에 하퇴부 장갑 아래쪽에서 프레임을 위로 밀어넣어 조립할 수 있습니다.

발목 장갑은 연결핀을 짧게 잘라서 후조립할 수 있게 했고요...

그리고 무릎 뒤쪽 동력선은 고토부키야 메쉬 파이프로 바꿔주었는데,
백팩에 썼던 1.8mm를 그대로 썼더니 좀 가늘다는 느낌이군요-_-
구부러진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안에는 황동선을 넣어주었습니다.

막투 하면 또 발목 실린더 아니겠습니까?
만들다 만듯한 키트의 실린더를 깎아내고 모델업 1.5mm 메탈 실린더와 런너 조각을 이용해 만들어 넣었습니다.
그런데 실린더를 달아줘야 할 발은 6개인데 메탈 실린더가 8개밖에 없군요.
막투 한놈의 실린더는 뭔가 다른 재료로 만들어야 할 듯...

그리고 마지막으로 웨이브제 원형 버니어에 구멍을 뚫은 것을 가지고 썰렁한 발목을 따뜻하게 덮어줬습니다.


무장

빔 라이플과 하이퍼 바주카는 정중앙의 접합선을 수정해주었고요,
다들 비슷비슷한 색깔이라서 딱히 후조립 가공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실드의 팔 연결부는 두 방향에서 끼울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한쪽을 끼워놓으면 노출되는 반대쪽 핀이 또 너무 장난감스러보인다는 말이죠.
그래서 주로 쓰는 방향의 핀만 남겨놓고 다른 쪽은 잘라버렸습니다.



현재 요기까지 진행했습니다.
프로젝트 마감 시한인 10월 말까지 완성하려면 좀더 스피드를 내야 할텐데 걱정이군요.
3종 세트를 동시에 작업함으로써 시간도 절약하고 대량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던 것이 당초 계획이지만,
시간이 너무 아슬아슬해진 관계로 이제는 프로젝트 작인 티탄즈 막투 작업에만 올인해야 되겠습니다.

2009. 10. 8. 19:42

HGUC 막투 3종 세트

RX-178 건담 Mk-II...
3종 세트라고 하면 제타 건담 스토리 상의 막투 1호기, 2호기, 3호기를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앞에 HGUC라는 수식어를 붙이면 의미가 좀 달라질 수 있죠.
반다이에서 HGUC(High Grade - Universal Century) 시리즈로 발매한 건담 Mk-II 킷이 3종이기 때문입니다.


Universal Century라는 용어는 타이핑 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립니다만...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Universal = 우주의, Century = 세기, 즉 '우주세기'라는 뜻입니다.
퍼스트 건담부터 V건담까지가 이 '우주세기'라는 연호를 공유하는 가상의 미래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건담 세계의 설정에 따르면 최초의 스페이스 콜로니가 세워진 것을 기념하여 우주세기 0001년으로 삼았다고 하죠.
문제는 영어와 별로 친하지 않았던 건담 제작진들이 세기 → century라고 영문으로 번역해 버린 것인데요.
어원을 조금만 알아도 century는 단어 자체에 'cent(= 100)'라는 숫자가 들어있어서 무조건 100년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을 텐데...

그럼 우주세기를 사는 사람들은 100년이 지나고 나면 무슨 연호를 써야 하는 걸까요?
우주세기 0093년에 샤아가 액시즈를 지구에 떨어뜨리려고 했던 것도 Universal Century와 함께 지구를 끝장내버리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거기다 연호 자체에 Century = 100년이라고 명기해놓고 꼭 4자리로 읽는 이 모순은 또 뭘까요?

참고로 이런 의미의 세기(世紀)에 맞는 단어는 Era이고, 건담 SEED에서는 CE(Cosmic Era)라는 연호를 사용합니다.

건담 SEED는 '유치하다, 막장이다, 먼치킨이다' 비난하며
'우주세기만이 진리'라고 외치는 일부 우주세기 팬들은
SEED가 우주세기보다 '의미론적으로 더 올바른 우주세기'라는 사실을 알랑가 모르겠네요.


얘기가 좀 곁길로 샜습니다만
아무튼 HGUC 건담 Mk-II는 2002년에 검은색 티탄즈 컬러가 발매되고, 뒤이어 에우고 컬러로 수퍼건담이 발매됐죠.
그러다가 2005년에 극장판 Z건담 1편 개봉에 발맞추어 '+플라잉 아머'라는 형태로 제3의 막투가 발매됐습니다.

하하하 제타 팬인 제가 하나라도 놓칠 수 있겠습니까?
셋 다 구입해 버렸죠.

그리고 이번에 민봉기의 건프라월드의 '티탄즈 프로젝트'에 막투로 참여하면서
에우고 막투들도 다 한꺼번에 도색완성해 주기로 했습니다.
비슷비슷한 놈들을 한 번에 만들면 왠지 시간이 절약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2002년이면 나온 지 7년이나 된 킷인데,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프로포션은 상당히 쓸만합니다.
목이 짧고, 팔도 좀 짧고, 허벅지가 좀 짧고, 발이 좀 크고, 바주카가 좀 가늘다는 점 정도만 빼면 말이죠^^


막투는 왠지 요즘 킷들처럼 다리만 늘씬늘씬 길쭉한 것보다는 어느 정도 중량감 있는 이런 프로포션이 어울리는 듯...

프로포션은 합격점이지만 그 외의 거의 모든 부분은 옛날 킷 티가 풀풀 납니다.
우선 팔다리가 딱 정직하게 90도까지밖에 안 꺾이는 가동성과...


허벅지부터 발등까지 면면히 이어지는 이 정직한 접합선...
다리만 여섯 갠데 이것들 접합선 수정을 언제 다 하냐고요.


그리고 좀 흥미로운 것이...
동일할 것 같은 수퍼 건담과 플라잉 아머 버전의 에우고 컬러 막투 소체가 서로 쪼금 다르다는 겁니다.

왼쪽이 수퍼 건담, 오른 쪽이 플라잉 아머 버전인데요.
관절&무기 부분의 사출색이 다르지요.
플라잉 아머 버전은 MG 2.0과 거의 동시에 출시되면서 MG 2.0과 비슷한 청회색이 되었습니다.

설정 상의 컬러링은 관절 부분이 청회색, 무기가 진한 회색이기 때문에
소체만 보면 플라잉 아머 버전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고, 무기만 보면 수퍼건담 버전이 더 나아보입니다.


사출색이야 뭐 도색하면 다 덮일 거니까 뭐 그렇다 치고요...
또 다른 점은 플라잉 아머 버전의 백팩 연결 파이프가 플라스틱에서 메쉬 파이프로 변경됐다는 점입니다.
플라잉 아머에 엎드려 탔을 때 빔 사벨 랙을 꺾어세울 수 있게 하기 위해 추가됐다는 것 같더군요.



안 그래도 메쉬 파이프로 디테일업 해주려 했는데, 수고를 덜어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플라잉 아머는 거의 아래 사진과 같이스탠드처럼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극중에서는 주로 납작하게 엎드려 타는데... 그래서야 별로 뽀대가 안 나잖아요?)


두 킷 가격이 동일하게 2000엔인데(티탄즈 버전은 1000엔), 추가 파츠 크기가 너무 차이가 나네요.
(부품 수는 수퍼 건담의 G 디펜서 쪽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시험 삼아 HGUC 제타 건담의 웨이브 라이더 변형 상태(하이 메가 런처 최대 연장)하고도 비교해 봤는데, 역시 큽니다.


수퍼 건담과 플라잉 아머 중 하나를 선택해서 구입해야 한다고 하면...
수퍼 건담에 특별한 애착이 있지 않은 한 아무래도 플라잉 아머 쪽이 좀더 나을 듯하죠?


이번에 개수해야 될 포인트들을 좀 살펴봤습니다.

접합선도 많고요, 골다공증도 좀 있네요.

그리고 HGUC 막투의 어깨 아머는 요즘엔 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인 팔 앞뒤에서 연결되는 방식으로 고정되는데요.
몸 쪽에서 보면 어깨 안쪽이 휑하니 뚫려서 폴리캡도 보이고 영 좋지 않습니다.
접합선 수정도 할 겸 어깨 아머를 몸통과 팔 연결 축에 고정하는 방식으로 개수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손목이 너무 가늘어 틈새가 너무 썰렁해 보입니다.
손목 길이를 좀 줄이든지 테두리 같은 걸 좀 씌워서 틈이 안 보이게 해줘야 할 듯합니다.


발목 또한 너무 가늘어서 폴리캡까지 다 드러나 보이니 테두리를 씌워줘야 될 것 같고요.
또 막투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 없는 발목 실린더가 중간까지밖에 없는데,
번쩍번쩍 빛나는 금속 실린더를 심어 디테일업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2009. 9. 19. 23:36

MG YMS-15 갼 엑스트라 피니쉬 완성

후덜덜덜... 다 만들어진 놈을 사진 찍어서 올리는 데만 사흘이 걸리다니...
제가 바쁘긴 바쁜가 봅니다.

아무튼 완성 사진 나갑니다.


엑스트라 피니쉬 킷이다 보니 표면에 특별한 가공은 하지 않았고요.
내부 프레임만 라이트 건메탈로 도색한 후, 게이트 자국 처리, 먹선, 데칼, 마감으로 끝냈습니다.


멕끼 파츠가 너무 화려하게 번쩍이는 것 같아서 무광으로 마감했습니다.


남자는 등으로 말할... 것이 별로 없군요.
퍼스트 시절 기체이다 보니 백팩도 간소하고 그렇습니다.


손에 드는 무기가 빔 사벨 밖에 없는 데다가 얼굴도 중세 유럽 기사의 투구를 연상 시키는 형태라서
이런 기사스러운 직립 포즈가 잘 어울리는 듯...



액션 포즈샷도 좀 찍어봤습니다.
찍고 보니 사진의 포즈들이 조금씩조금씩 어색하네요.
걍이 좀 관절들이 헐렁해서 자세 잡기 힘든 것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건프라를 쉬느라 감각이 무뎌졌기 때문인지도...-_-


같은 포즈를 각도만 달리 해서 촬영...


이것은 혹시 모 PG 킷 포즈 흉내?


무기가 칼밖에 없다 보니 액션 연출이 좀 제한적이네요.
아무튼 지쳤으니 좀 쉬자는...


이펙트 파츠도 들어있는데 적용 사진을 안 찍으면 섭섭해 할까봐(?) 한 장 찍어봤습니다.

2009. 9. 16. 12:27

MG YMS-15 갼 엑스트라 피니쉬 작업기

정말 오랜만에 건프라 작업 포스팅을 올리게 되네요.
그 동안 시간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서 건프라는 아예 손을 안 대다가
그나마 정신적인 여유가 좀 생겨서 최근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적으로는 주7일 근무에 5일 야근, 집에 오면 애도 봐야 된다는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어서 손이 많이 가는 놈은 만들기 힘들고요...

그래서 걍 만만하게 손에 잡은 놈이 MG 걍(Gyan) Extra finish입니다.
엑스트라 피니쉬란 플라스틱 킷 표면에 반짝반짝하는 코팅이 되어 있는 것이고요,
코팅이 아까워서라도 도색, 접합선 수정, 사포질 등의 작업은 안(못) 하죠.

YMS-15 걍이라는 기체는...
지온군 오데사 기지 사령관이었던 마쿠베 대좌가 타던 기체인데,
퍼스트 건담 TV 애니의 텍사스 콜로니 장면에서 잠깐 등장하고 극장판에서는 등장 자체가 삭제되어 있는 비인기 기체입니다.

저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이런 마이너 기체에다가 도색도 못하는 엑피 판을 돈 주고 산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고요.
작년 BAKUC Korea의 최우수 포즈 상 상품으로 받았던 놈입니다.

일단 가조해봤습니다.


반짝반짝하군요.


비인기 기체고 2005년 킷인데 프로포션은 나름 쓸만한 것 같습니다.


다른 기종보다 굵은 빔 사벨에는 LED까지 들어있어서 발광을 합니다.
일반 MG 킷에 LED가 적용된 두번째 사례로 알고 있습니다(첫번째는 MG 제타건담).

엑피 걍에 적용된 코팅 처리는 두가지 다른 종류가 있습니다.
팔다리의 옥색 부분과 백팩, 스커트 안쪽은 은색 도금(일본어로 멕끼라고 하죠) 위에 클리어를 입힌 처리가 되어 있고요.
그 외 부분은 기본 플라스틱 사출색 위에 같은 계열의 펄을 입힌 코팅입니다(보통 Extra finish라고 하면 이런 방식이죠).

문제는 도금 부품 내부의 플라스틱이 새까만 (아마도 재활용) 플라스틱이라서 게이트 자국이 너무 눈에 띈다는 것인데요.
아래 사진의 손등 부품 같은 일부 부품은 내부 플라스틱이 흰색 반투명으로 되어 있어서 티가 잘 안 나는데,
왜 같은 색깔의 부품인데 어떤 건 티가 잘 안 나게 만들고 어떤 건 티가 잘 나게 만드냐는 거죠.


그래서 저런 게이트 자국들은 은색 도료에 파란색과 녹색을 섞어서 부분적으로 붓으로 발라서 가려줬습니다.
펄 코팅 되어 있는 부품의 하얗게 뜬 런너 자국은 파란 도료에 웨이브제 블루 펄을 섞어 발라줬고요.
그렇지만 양 쪽 다 눈에 잘 띕니다-_-
그래도 검정색보다는 나으니 그냥 패스~~



그리고 PS(폴리스티렌) 부품은 다 뭔가 코팅이 씌워져 있는데,
프레임의 ABS 부품은 맹숭맹숭한 회색의 알 플라스틱이라서 안쓰러워서 라이트 건메탈로 도색해 주었습니다.
사포질이나 서페이서 올리기 같은 건 귀찮아서 그냥 도료와 마감제만 칠했습니다.


그리고는 먹선과 데칼을 올려주었는데요.
엑스트라 피니쉬와 어울리도록 별매 습식 건담 데칼의 은색 마크들로 붙여주었습니다.


데칼은 거의 더도 덜도 아니고 걍 매뉴얼 대로 붙였습니다.



일단 도색이 끝난 내부 프레임들만 재조립해 보았습니다.
4년이나 된 킷인데도 최신 킷에 꿀리지 않는 디테일의 전신 프레임을 갖고 있네요.


모노아이만 디테일업해주었는데요.
집에 핑크 돔이 없어서 녹색을 끼워줬습니다.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 건 실드에 왜 저렇게 폭탄들이 한 가득 들어있냐는 겁니다.
적이 총포류나 빔 사벨로 공격해올 때 저런 탄약고 같은 것을 그쪽 방향으로 내민다는 건 거의 목숨을 건 도박이 아닐까요?.


도색 전에는 관절들이 좀 흐느적거리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도료 두께때문에 관절이 빡빡해져서 좀더 튼튼해진 느낌입니다.


2009. 4. 27. 04:28

PG GAT-X105 + AQM/E-X01 엘 스트라이크 건담 #3 - 1차 도색 완료

 
흐흐 이번에도 프로젝트 빵꾸 냈습니다.
프로젝트 마감도 한참 지나고... 진짜 실질적인 최종 타겟이었던 결산 모임이 지난 주 토요일(4월 18일)이었더랬는데...
결산 모임에 도색완료 버전이라도 들고 나가려고 했지만 당일날 도색을 끝내고 조립하다 보니 시간이 밤 9시를 지나고 있길래 결국 포기하고 안 나갔습니다.

지금까지 기한이 잡힌 프로젝트나 컨테스트는 4번 모두 100% 펑크를 낸 꼴이 되었네요-_-
저는 신용도 0%짜리 실격 모델러입니다.

그래도 암튼 도색에 대한 제작기를 정리해 보도록 하죠.


1. 내부 프레임 도색

작년 발텐타인 데이에 PG 스트라이크를 선물 받은 이후로 지금까지 여러 다른 분들의 작품을 보면서 내부 프레임 도색은 이렇게 하자~ 하고 생각해 두었던 계획이 있었습니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바깥으로 나올수록 회색,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은색'이라는 건데요.
만약 실제 기계장치라면 외부 습기나 대기, 우주 방사선에 의해 표면이 오염되기 쉬운 바깥쪽 부분일수록 금속 표면 그대로 놔두지 않고 표면 가공이나 도장 처리를 했을 것이고, 그 때문에 바깥쪽은 어두운 무광 회색이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반면 실제 기계의 가장 안쪽에 있는 부품이라면 굳이 도장을 할 필요가 없을 테니 반짝반짝하는 금속 표면 그대로 놔둘 것 같았고, 그래서 안쪽일수록 광택도가 높은 은색이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예외적으로 피스톤이나 실린더 같은 가동 부품이나 버니어는 내부/외부 관계 없이 실제 기계라면 마찰과 열 때문에 도장이 쉽지 않을 것이므로 은색이나 금색으로 해주기로 했습니다.

암튼 PG 스트라이크의 내부 프레임은 바깥부터 안쪽으로 가면서 4단계로 다른 색을 넣기로 했습니다.

  • 1단계: 팬텀 그레이 (C, 무광, 가장 바깥쪽)
  • 2단계: 라이트 건메탈 (S, 반광)
  • 3단계: 수퍼 아이언 실버 (S, 유광)
  • 4단계: 수퍼 파인 알루미늄 실버 (S, 유광, 가장 안쪽)
    (위에서괄호 안의 영문자는 도료 제조사를 나타내며 C는 GSI크레오스, F는 피니셔즈, S는 SMP하우스입니다)

그런데 도료 선택에 있어서 실수를 좀 했네요.
칠해놓고 보니 1-2단계가 좀 유사하고, 3-4단계는 너무 비슷한 반면에 2단계와 3단계는 너무나도 색깔 차이가 심하게 나는 겁니다.
1차적인 이유는 처음 사용해 보는 SMP 라이트 건메탈 도료가 생각했던 것보다 색깔이 너무 진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타미야 캔 스프레이 도료의 라이트 건메탈과 같은 색을 상상했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어둡고 광택이 적은 색입니다.



그래도 이왕 뿌려놓은 거 다시 뿌리기 귀찮아서 그냥 저 색 대로 뿌린 상태로 조립해 놓으니 아래 사진들과 같았습니다.
보통 PG 스트라이크 내부 프레임 도색하시는 다른 분들의 메탈릭 컬러와는 느낌이 좀 다르죠?
4단계 도색이라고는 해도 진짜로 메탈릭한 3, 4단계 색상은 말 그대로 '안쪽'에 숨어있고 대부분 거무튀튀한 1단계와 2단계 색상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겠죠.




(프레임 샷의 미관을 고려해서 일부러 뒤집어 끼워놓은 부품도 있습니다. 어느 부품 뒤집혔다고 친절하게 지적해주시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실은 이 사진의 모습이 지난 주 결산모임 당일날 밤 9시의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에 외장을 입히고 모임 장소에 부랴부랴 들고 나간다고 해도 예상시간 자정...
걍 결산 모임 참가 포기와 동시에 스트락에서도 손을 뗐습니다.
일주일간 일도 바쁘고 의욕도 상실하고 해서 저 상태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죠-_-

그리고 다른 분들의 내부 프레임 도색 스타일과 다른 점이 또 하나 있죠?
저 위에 민봉기님 스타일로다가 에나멜 다크 그레이를 얹고 닦아내줘야 궁극적인 내부 프레임의 완성인데...
프로젝트도 끝난 이마당에 귀찮기도 하니 외부에서 보이는 부분에만 에나멜 닦아주기를 적용하고 나머지 부분들은 그냥 덮었다가나중에 언젠가 심심할 때나 한 번 시도해볼까 합니다.
어차피 외부 장갑을 씌워놓으면 안 보이는 내부 프레임이니깐요.


부분부분 클로스업해보겠습니다.
먼저 머리쪽인데요.


머리 옆 뒤쪽으로 기계장치 같은 몰드들이 많아서 마스킹 도색으로다가 좀더 밝은 금속 색으로 칠해줬습니다.
그리고 저 목 컬러 부품도 마스킹으로 2색도로 칠해줬고요.
흐~~ 제 나름의 규칙에 의해 내부 프레임을 4단계로 나눠 칠하다 보니 외부 장갑 도색에도 거의 하지 않은 마스킹을 프레임에다가 엄청 많이 해주게 되더군요-_-

그리고 노랗게 빛나는 눈과 파랗게 빛나는 카메라의 애니메이션 설정을 살리기 위해
키트에 포함된 노란 LED를 백색 고휘도 LED로 대체하고 아래와 같이 내부 클리어 부품에 클리어 옐로우와 클리어 블루를 칠해주었습니다.


어때요? 분위기 있나요?



요 아래 사진은 Panning이라는 촬영 기법과 플래쉬 발광을 이용해 찍은 건데... 생각 만큼 멋지진 않군요-_-



그 다음은 몸통입니다.
몸통은 가슴 가운데 양쪽으로 세워진 판때기(?) 이외에는 마스킹 도색 포인트는 거의 없네요.



요 아래는 팔이구요. 팔은 구조가 안쪽으로 깊지 않다 보니 대부분 1단계와 2단계색으로만 되어 있고 마스킹 부분도 별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어깨의 다단계 마스킹 도색이 의외로 상당히 복잡했고,
왠지 저 손가락은 마디마디 마스킹 도색을 해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그짓 한다고 아주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공이 많이 들어간 다리입니다.
제일 공을 많이 들이려고 작정하고 들인 건 아니고요,
내부프레임 부품들을 다 분해해 늘어놓은 상태에서 마스킹 도색하면 예쁠 것 같은 부품들을 골라 마스킹 부분도색을 해봤더니 대부분 다리 부품이더라는...



등에 붙일 엘 스트라이커 팩의 내부 프레임도 에어 인테이크 부나 버니어 같은 곳을 마스킹 도색해 주었습니다.




요 바로 위 사진의 에어 인테이크 부 같은 경우 공들여서 정확한 원형으로 마스킹했지만 조립하고 나면 절대로 안 보이는 곳이라는...-_-

마지막으로 빔 라이플에도 내부 프레임이 존재합니다.
귀찮아서 내외장 모두 동일한 건메탈로 칠해버렸지만요.



2. 외장 장갑 도색

PG는 아무래도 표면이 넓으니 솔리드 컬러로 가면 너무 밍숭밍숭하고 표면 정보량이 적을 것 같아서 명암도색을 했습니다.
PG 스트라이크는 특히 민봉기님 작례라든가 좋은 명암도색 작례들이 많아서 처음부터 외장은 으레 명암도색을 해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명암 도색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처음부터 덜컥 PG 명암도색에 도전하기에는 겁이 좀 났습니다.

그래서 좀 머리를 쓴다고 한 것이 '소심버전 명암도색' 되겠습니다.
맥스식의 다크 그레이와 화이트처럼 서로 색상과 명암 차이가 많이 나는 도료를 사용해서 명암을 넣는 것이 아니라 명암 차이가 적은 색들로 그라데이션을 넣자는 것입니다.
실수를 해도 크게 눈에 안 띄도록 말이죠.
반면에 잘 칠하더라도 이게 명암 도색을 하기는 한 건지 눈에 안 띈다는 단점도 있긴 합니다-_-

암튼 그래서 다음과 같이 도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예전부터 많이 사용되던 방식인 기본색과 섀도우, 하이라이트의 3단계 컬러로 명암을 주는 방식을 사용하되,
  • 세 단계의 컬러가 서로 너무 크게 차이나지 않도록 소심하게 명암을 주며,
  • 칠하는 순서는 섀도우 → 기본색 → 하이라이트 순으로 해서 맥스식 도색과 비슷한 분위기를 노리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밑색이 되는 섀도우 색은 아래쪽 서페이서 색을 확실히 가려줄 수 있도록 은폐력이 높은 피니셔즈나 SMP 도료 위주로 사용했고요,
윗색이 은폐력이 높으면 한 번만 뿌려도 단번에 아래 색을 가려버려 실수 확률이 높아지니까 윗색은 은폐력 안 좋기로 소문난 GSI 크레오스 제품 위주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GSI 크레오스의 Mr. Color 일반 락카 도료 제품들이 이번에 가격을 120엔에서 160엔으로 올렸더군요.
아래 사진이 이번에 사용한 GSI 크레오스의 Mr. Color 도료들과 건담컬러 도료들인데요.
정 중간과 맨 오른쪽에 있는 것이 예전에 120엔 하던 때의 일반 Mr. Color 락카 도료 병이고,
맨 왼쪽에 있는 것이 이번에 가격이 인상되면서 변경된 병 디자인입니다.


가격을 120엔에서 160엔으로 33%나 인상하다니... "쓰려면 쓰고 말려면 말아라"는 얘기 같습니다.
위 사진 왼쪽에서 2, 3, 5, 6번째에 있는 것은 건담컬러라고 건담 설정색에 맞도록 미리 조색해서 나온 도료인데 18ml에 200엔입니다.
그리고 작년에 Mr. Color의 낮은 은폐력과 비교적 약한 도막을 개량하고 발색도 좋아진 Mr. Color GX라는 라인이 새로 시작됐는데, 이쪽도 18ml에 200엔입니다.
예전에 Mr. Color 일반 도료가 10ml에 120엔 할 때는 일반 Mr. Color나 건담 컬러나 Mr. Color GX나 모두 1ml 당 단가가 12엔 근방이었는데, MR. Color 일반 도료만 33% 가격이 인상돼서 ml당 단가가 16엔이 되어버렸습니다.
가뜩이나 환율도 인상돼서 작년에 비하면 Mr. Color 일반 도료의 국내 구매가는 두 배 이상 비싸졌죠.

제가 보기에 크레오스의 전략은 원색 도료를 많이 쓰는 건담이나 캐릭터 모델러는 건담 컬러나 Mr. Color GX 쪽으로 보내버리고,
예를 들어 FS36375 그레이를 칠해야 되는 부분은 고증과 설정 상 Mr. Color의 FS36375 그레이를 칠하는 이외에는 대안이 없는 밀리터리 모델러들의 돈을 뜯어내고자 하는, 일종의 세그멘테이션 전략인 것 같습니다.

좀 정 떨어지는 전략입니다.
명암 도색 이외에는 GSI 크레오스 도료를 사용하고 싶지 않네요.


암튼 사설이 길었는데요.
다시 본론인 외장 장갑 도색 얘기로 돌아와서 우선 장갑 부품 중에서 가동시 등에 안쪽면이 보이는 부품들의 안쪽면을 SMP 라이트 건메탈로 칠해줬습니다.
안쪽면은 주로 그늘진 부분이기 때문에 '그늘'의 명암을 강조하고, 또 '장갑 안쪽면은 도장되지 않은 금속 재질'이라는 느낌도 주기 위해 어두운 메탈릭 컬러를 사용한 것이죠.



그리고 장갑 외부 도색으로 들어가서... 백색 장갑 외부에 사용한 도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섀도우: 파운데이션 화이트 (F) + 퓨어 블랙 (F)으로 서페이서 색보다 좀더 어두운 회색을 조색
  • 기본색: 건담컬러 화이트 5 (C)
  • 하이라이트: 화이트 (C)
위의 도료병 사진에서 왼쪽에서 두번째가 건담컬러 화이트 5인데요, 순수한 화이트에 비해서 꽤 어둡습니다.


GSI 크레오스 백색 계열 도료는 명암도색에 정말 좋더군요.
윗색을 한번 휙 하고 과하게 잘못 뿌려서 '이건 완전 망쳤어!! 다 지우고 새로 칠해야 돼~~"라고 생각되는 상황이였는데도
도료가 건조되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으로 먹혀 있는 겁니다.
도료의 은폐력이 낮아서 아래색이 잘 투과되어 보일 뿐만 아니라 많이 뿌렸을 경우에는 밑색이 녹아 올라와서 자연스러운 명암을 형성하는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옐로우와 레드는 원료 자체의 문제로 은폐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 같고요, 발색도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우선 섀도우 색을 뿌리기 전에 파운데이션 크림(F)과 파운데이션 핑크(F)로 발색을 위한 밑색을 깔아주었습니다.
밑색에 대해서도 "밑색으로 화이트를 칠하는 것이 산뜻하다", "밑색으로 핑크를 칠하는 것이 깊이가 있다" 등등의 논란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저 도료들을 선택한 이유는 뭐 깊이 있는 색에 대한 고집이라기보다는 파운데이션 화이트 구하기 힘들던 시절에 한 병씩 사놨기 때문이라는...-_-
색깔을 보시면 밑색 이외에는 다른 쓸만한 용도를 찾기 힘들어 보이죠?



그리고 나서 섀도우로는 각각 황등색(C)와 이탈리안 레드 III(S)를 뿌려줬습니다.
옐로우와 레드는 발색이 까다로워서 섀도우라고 어설프게 블랙이나 그레이를 섞었다간 망칠지도 모르기 때문에
순수한 색깔 중에서 가장 진한 놈을 골라서 뿌린다고 뿌린 거랍니다.

그리고 그 위에 기본색은 각각 건담컬러 옐로우 1(C)과 '몬자 레드(C) + 화이트(C) 소량'을 뿌려주었고요.
하이라이트로는 '옐로우 1(C) + 화이트(C)'와 '몬자 레드(C) + 화이트(C) 상당량'을 뿌려줬습니다.
그 결과가 아래 사진인데요,
블랙 같은 진한 색을 섞지 않아서 그런지 이게 명암 도색이 들어간 건지 아닌지 잘 모르시겠죠-_-?


그리고 위의 엘 스트라이커 팩의 블랙 부분을 보시면 일반적인 명암도색과는 반대로 명암이 들어간 것처럼 보이실 텐데요.
그건 광택과 사진 찍을 때의 조명 때문에 그런 것이고 실제로는 다른 부분과 같은 스타일로 명암도색을 했습니다.
울트라 블랙(S)로 섀도우 밑칠을 넣은 후에 미드나이트 블루(C)로 기본색을 칠했죠.
블랙의 특성상 하이라이트는 넣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블루인데요.
이게 정 중앙의 가슴팍에 오는 컬러라서 잘못했다가는 키트 전체의 도색 분위기를 망칠 우려가 있는 관계로
명암도색에 적합한 GSI 크레오스 제품 중에서 도료를 선택하지 못하고 은폐력 높기로 유명한 Finisher's 도료로 윗색을 칠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손가락 한 번 삐끗한 실수 땜에 처음부터 재작업한 부품이 몇 개 됩니다-_-

그리고 SMP의 퓨어 블루 + 퓨어 바이올렛을 섀도우 색으로 쓰려고 했는데 색깔이 안 나와서 당황했습니다.
알고 보니 저 두 색은 원래 클리어 도료와 비슷한 염료계 도료라서 조색시 안료계 도료와 섞어주어야 되는 것인데,
염료계끼리 섞어버리니 색이 이상할 수밖에요.
울트라화이트 몇방울을 섞어주는 것으로 해결은 했지만, 아무튼 신기한 도료들 많더군요.

  • 섀도우: 퓨어 블루 (S) + 퓨어 바이올렛 (S) + 울트라 화이트(S) 소량
  • 기본색: 수퍼 파인 코발트 (F) + 블루 퍼플 (F)
  • 하이라이트: 수퍼 파인 코발트 (F) + 블루 퍼플 (F) + 파운데이션 화이트 (F)

으음... 사진이 잘 안 받쳐주는군요.
실물의 가슴팍은 좀더 보라끼가 있는 산뜻한 색깔입니다.

그리고 프레임의 그레이도 단색처럼 느껴지시겠지만 사실은 단색이 아니고 섀도우로 울트라 블랙(S), 기본색 건담컬러 팬텀 그레이 (C), 하이라이트 건담컬러 그레이 24(C)로 명암도색을 넣은 것이랍니다.


아무튼 도색이 다 끝난 외장 부품들을 입혀주었습니다.
명암도색이 정말 소심했네요.
그나마 명암이 어렴풋이라도 느껴지는 건 화이트 정도?
나머지 색은 뭐 거의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명암이 느껴지지 않는군요-_-





등부분의 버니어처럼 생긴 곳은 외장 장갑의 유일한 마스킹 포인트인데요.
사진으로는 파란색과 빨간색이 상당히 안 어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물로는 정말 안 어울립니다-_- 흠흠...


옷 입힌 김에 스탠드에도 올려줬습니다.



그랜드 슬램과 레드 프레임의 타이거 피어스도 한 번 쥐어줘 봤구요.



이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키드님제 PG 스트라이크 데칼도 입수했고,
데칼과 먹선과 에나멜 닦아내기 조금 해 주고 마감하면 완성될 것 같습니다.
그치만 덩치가 워낙 커놔서 그 일들만 하는 데도 며칠 걸릴 듯...
당분간 PG 도색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