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1.04.27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5 - 도색 (2010년) 10
  2. 2010.09.03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4 - 표면 정리 32
  3. 2010.08.25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3 - 디테일 업 16
  4. 2010.08.20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2 - 개수 14
  5. 2010.08.06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1 - 가조립 26
  6. 2010.07.19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0 - Concept 13
2011. 4. 27. 11:14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5 - 도색 (2010년)

원래는 도색을 완벽히 끝내고 나서 전체적으로 글을 정리해서 올리려고 의도했는데...
이건 뭐 몇 달씩 기약 없이 손을 놓고 있는 통에...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마음을 다잡는 의미에서라도 일단 작년까지-_- 진행한 도색작업 내용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워낙에 오랜만이라 다시 적자면, 이 작업은 원래 작년 '민봉기의 건프라 월드' 카페 컨테스트를 목표로 하던 작업입니다.
초반에 너무 게으름을 피우다 보니 막판에는 시간이 없어 컨테스트 마감 날짜 맞추려고 일단 대충대충 도색에 개발새발 먹선을 넣었더랬습니다.
그런데 며칠 밤 새며 헤롱거리는 정신머리에도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즈질 작업질을 해서 컨테스트 출품해봤자 좋은 점수도 못 받을 것이고, 내 이름으로 이딴 물건을 내놓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며,
차라리 컨테스트를 포기하고 시간은 좀 오래 걸리더라도 다 다시 제대로 만드는 게 낫겠다고요 (이렇게나 오래도록 완성이 안 될 줄은 몰랐죠-_-).

그럴 때 때마침 울고싶은 놈 뺨 때리듯 에어브러시 컨디션이 급속히 나빠져 주시고,
우레탄 마감제도 찐득하게 굳어져버리면서 막 방울방울 뿌려져 버리시고...
그래서 컨테스트 포기 결정!

일부 부품들은 마감제까지 올렸음에도 눈물을 머금고 신너탕에 담궈 도색을 다 벗겨낸 후 도색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신너탕

컨테스트 기한에 맞추겠다고 허겁지겁 도색하고 먹선질한 게 맘에 안 들어서 새로 칠하긴 해야 하는데...
제가 웬만하면 도막 두꺼워지는 것에 대해 눈 질끈 감고 현 상태 그대로 덧칠하겠습니다만...
사용한 마감제가 우레탄 클리어(SMP제)라서 마감제 올린 부품들은 안 벗길 수가 없었습니다.
제조사에서는 자기네 우레탄 클리어 위에 락커 도료를 덧칠할 경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장을 못한다나 뭐라나...-_-

그래서 신너탕에서 도색을 말끔히 다 벗겨냈습니다.
가급적이면 우레탄 마감제만 벗겨내고 싶긴 하지만 그게 어디 그렇게 마음대로 되나요?
괜히 일 줄이려다가 도리어 나중에 표면이 정말 이상하게 되어 일이 더 커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도료와 서페이서까지 빡빡 다 벗겨냈습니다.
보통 락커 도료는 신너탕 속에서 사르르~녹아 없어지지만
우레탄 마감제는 손을 물에 오래 담그면 손바닥 피부가 쪼글쪼글해지는 것처럼 쪼글쪼글한 막 형태가 되어 벗겨집니다.
으으~ 징글징글... 이거 잘 닦아내지 않으면 지저분해지겠더라고요.

말은 신너탕이라고 해도 공업용 신너 담은 통에 부품을 한동안 담궜다가 헹구는 문자 그대로의 신너탕은 레진 부품에만 실행하였고요.
신너에 녹을 수도 있는 인젝션 부품은 붓으로 모형용 신너를 찍어 바른 후 붓과 휴지로 표면을 닦아낸 정도입니다.
화학적으로 취약한 ABS 부품은 신너 때문에 파손될 우려가 있으니 신너를 가급적 쓰지 않고 사포로 갈아내...는 게 정석이겠지만...
아시다시피 ABS 부품은 가동부위에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거 참 형태가 오밀조밀하고 입체적이어서 전면 사포질이 매우 귀찮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ABS 부품은 그냥 레드썬~하고 재도색 포기했고, 정말 못봐주겠다 싶은 몇 개 부품만 조심조심해서 신너로 닦아냈습니다.

신너탕을 하면 도료와 서페이서, 거기다가 락커 퍼티까지 다 깨끗이 씻겨나가기 때문에 표면정리부터 다시 해줘야 됩니다ㅜㅜ
색칠할 때 들였던 시간보다 그 칠해진 색 지우고 복구하는 데 든 시간이 훨씬 더 많이 걸렸네요.


센티넬 풍 분할 패턴

당초에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제작 컨셉을 잡을 때 파란 부분은 GFF 제타플러스처럼 센티넬 풍 색분할 무늬를 넣겠다고 계획했습니다만...
컨테스트 마감에 쫓길 때 이 부분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어 그냥 계획을 취소하고 과감하게 단색으로 칠했더랬습니다.

하지만 그래서야 다른 사람이 만든 것과 차별화도 안 될뿐더러 '남자라면 초지일관'이 중요하겠기에
처음 계획으로 되돌아가
센티넬 풍 분할 패턴을 다시 넣기로 했습니다.
아래 사진과 같이 포토샵을 이용해서 대략적인 컬러링 스킴을 그렸습니다.




좀 그럴 듯한가요?
GFF 제타플러스와 MAX 와타나베 씨의 아무로 전용 제타건담 작례의 색분할 패턴을 참고했습니다만
둘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는 푸른 색 부분의 위치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제가 대충 알아서 그렸습니다-_-.


조색 레시피

컨테스트에 출품하려 했던 작품이니만큼 발색도 좋고 웬만큼 실수해도 깔끔하고 예쁜 표면을 뽑아주는 Finisher's 도료를 가지고 조색했습니다.
피니셔즈 도료를 사용해서 가급적 '마스터 피스 롤아웃 제타 건담' 책에 나온 작례와 비슷한 색을 흉내내려 노력했습니다.
메인으로 사용한 색깔은 아래 다섯 색입니다. 왼쪽부터...

 

 본체 화이트
파운데이션 화이트 (100%) + 블루 퍼플 (극미량^^)
 장갑 그레이
파운데이션 화이트 (95%) + 퓨어 블랙 (5%)
 프레임 그레이
파운데이션 화이트 (90%) + 퓨어 블랙 (10%)
 진한 블루 수퍼파인 코발트 (60%) + 블루퍼플 (30%) + 파운데이션 화이트 (5%) + 수퍼딥 블루 (소량) + 루미 핑크 (소량)
 밝은 블루
위의 진한 블루(80%) + 파운데이션 화이트 (20%)

약간 커멘트하자면 파운데이션 화이트 + 퓨어 블랙의 회색은 발색과 은폐력은 좋지만 도료가 마르면서 처음 조색한 색보다 어두워집니다.
그래서 퓨어블랙 섞는 농도를 처음부터 많이 낮춰서 조색했습니다.
조색할 때는 '블랙 5% 섞는다고 뭐 회색 티 나겠어?' 싶지만 건조 후에는 진짜 '본격적인 회색'이 됩니다.
피니셔즈 이외의 도료로 동일한 색을 내려면 좀더 블랙이나 그레이를 많이 섞어줘야 할 듯하고요.

이건 파운데이션 화이트 도료의 특성 같습니다.
나노입자 어쩌구... 특성 때문인지 다른 도료와 섞은 후 오래 놔두거나 건조시키면 파운데이션 화이트 도료 입자는 가라앉고 다른 도료는 뜹니다.
다른 도료와 조색해서 칠한 후 건조시켜 보면 확실히 액체상태일 때보다 색깔이 더 진해집니다(화이트 성분이 좀 빠집니다).
그래서 은폐력 낮은 붉은색 계열이나 노란색 계열에 섞어주면 착 가라앉아서 마치 밑색으로 화이트 깔아준 듯한 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블루 조색은 최대한 선명하고 짙으면서도 촌스럽지 않은 색이 되도록 고심하다가 별별 도료들을 다 섞어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패착이다 싶었던 건 수퍼 딥 블루였는데요. 얼마 섞지도 않았는데 색의 채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더랬습니다.
그래서 색을 되살리려고 메인 컬러들을 처음 넣었던 양만큼 더 넣어주고, 화이트로 밝게도 해보고 별 짓 다 해봤음에도 차도가 없더군요.
그 때 혜성처럼 나타난 구세주가 있었으니... 바로 루미 핑크(형광 핑크)였더랬습니다.
몇 방울 안 섞어주었는데도 색이 급속히 살아나며 퍼플 색감이 강해지더군요.

뭐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원하는 파란색을 얻긴 했습니다만...
사실 저기서 수퍼 딥 블루는 아예 빼버리고 파운데이션 화이트와 루미 핑크의 양을 좀 줄여도 동일한(또는 더 나은) 색이 나왔을 것 같네요.
덕분에 수퍼 파인 코발트 도료 한 병을 완전 다 썼고, 먹고 죽을 만큼의 파란색 조색 도료가 남았습니다-_-
이 조색 도료 때문에라도 다음번 도색 킷은 리젤 확정... 일까요?

위 표의 색들 외에 조금씩 사용된 색으로는 버니어 부 테두리 노란색(SMP하우스 오렌지 옐로우 + SMP 울트라 화이트)과
서브유닛 메인 노즐의 은색(SMP 수퍼 아이언 실버)이 있습니다.
노란색은 아무래도 은폐력이 떨어지는 감이 있어 서페이서 위에 직접 칠하지 않고 본체 화이트 색을 깔아준 후 올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메탈 재질의 버니어 부품들은 클리어 컬러로 도색하여 너무 생철판 느낌이 나지 않게 하면서도 특유의 금속 광택도 살렸습니다.
버니어 내부 기구들은 SMP 클리어 블러드 레드 + 울트라 클리어, 메인 버니어 안쪽은 SMP 클리어 오렌지,
메인 버니어 바깥쪽과 헤드 발칸은 GSI크레오스 스모크 그레이를 칠했습니다.

클리어 오렌지나 스모크 그레이는 색 농도가 옅기 때문에 그대로 신너에 희석해서 뿌려도 괜찮지만 클리어 레드나 블루 같은 색상은 너무 진해서
신너만으로 희석해서 뿌리면 너무 순식간에 원하는 색보다 진해져버리든지 너무 묽어서 한 곳에 고여버리든지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클리어 도료와 거의 같은 양의 그냥 투명한 클리어(울트라 클리어, 수퍼클리어)를 타서 쓰죠.
클리어 대신 투명한 메탈 프라이머를 섞어도 무방합니다.

버니어 부품의 안팎을 서로 다른 클리어 컬러로 칠할 때는 뭐 대단한 테크닉은 아니지만 아래와 같은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클리어 도료는 아래가 비쳐보이기 때문에 마스킹을 한다고 하면 먼저 칠할 색이고 나중 칠할 색이고 모두 마스킹을 해야 되죠-_-


먼저 안쪽에 들어갈 클리어 컬러를 뿌립니다.
그리고 바깥쪽에 삐져나온 안쪽 색을 신너 묻힌 휴지 등으로 다 닦아버립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메탈 프라이머까지 다 지워져버리겠죠?
그래서 바깥쪽 색깔은 클리어 도료에 아예 메탈 프라이머를 섞어서 조색해주었습니다.
바깥쪽을 칠할 때는 에어브러시의 분사각을 잘 조절하면 도료가 안쪽에 묻지 않게 바깥쪽에만 칠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도료를 너무 많이 뿌려서 안팎의 테두리 부분에 도료가 방울지거나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죠.


제습기

작년 GPW 컨테스트의 마감 날짜는 8월 31일이었습니다만...
중부지방엔 8월 23일 월요일부터 8월 27일 금요일까지 연속 5일간 비가 왔습니다.
그 후로는 딱 그쳤냐면 그것은 절대 아니고, 이번엔 하루 걸러 하루씩 왔습니다. 9월 2일에는 태풍도 오고 말이죠.

제가 도색을 시작한 것이 딱 그 기간과 겹쳐서 도저히 비를 피해서 도색할 수가 없었습니다.
습도가 높을 때 도색을 하면 도색면도 탁해지고, 정착력도 떨어지고, 광도 잘 안 나고, 아무튼 도색이 잘 안 먹죠.
무광마감제의 경우는 백화현상도 일어나고 말입니다.

그렇게 절망하고 있을 때 @donnydr님의 제습기 제보가 있었습니다. 10만원대 중반으로 살 수 있고, 제습 효과가 정말 좋다고요.

그 때는 정말 컨테스트 마감이 절박했기 때문에 앞뒤 안 재보고 아래 제품을 13만원대 초반에 덜컥 주문해서 받았습니다.


위니아도 아닌 위닉스라는 듣보잡 메이커의 DHP-1305T라는 제품인데, 효과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힙니다.
스펙에 하루에 6L를 제습한다고 나오는데, 내심 '어느 정도 뻥튀기한 수치겠지' 싶었습니다만... 진짜였습니다.
처음 돌려본 날, 습도가 높아서 그랬는지 딱 세 시간만에 공기중의 습기 1L를(즉 하루에 8L) 물통에 모아놓더군요.


제습기 앞면 통풍구로 공기를 빨아들여 압축과 단열팽창을 거쳐 습기는 아래쪽 물통으로 뽑고
건조하고 따뜻한(아무래도 전기 에너지를 가하니 따뜻해질 수밖에 없겠죠-_-?) 공기는 뒤쪽 통풍구로 빼내는 식으로 동작합니다.

그래서 도색한 부품들을 제습기 뒤쪽에 널어놓고 말리면
제습 효과로 인해 백화현상 없이 매끄러운 도색 표면을 얻을 수 있는 데다가 따뜻한 바람으로 건조도 빨리 시켜줘서 딱 좋습니다.
뭐 전용 건조기 성능과는 비교 대상이 안 되겠지만... 건조기 없을 땐 제습기라도 이런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거죠. 


결국 컨테스트 출품의 꿈은 좌절되어 아직까지 제대로 제습기 덕을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이젠 날씨나 습도와 상관 없이 도색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는 점에서 손해 본 건 없는 것 같고요.
습기 많은 장마철 같은 계절에 가족 건강과 가정 위생에도 도움될 것으로 기대합니다(피부 건강에 최적의 습도는 50%라더군요).

제가 살 때는 13만원대 초반이었는데 8월말의 강력한 연속강우와 습한 날씨 덕에 불티나게 팔렸는지 18만원이 넘게 올랐습니다!!
반년 이상 지난 아직까지도 인터넷 최저가는 18만원대네요. 사놓길 잘했다는 느낌^^


이것으로 뭔가 특정 상품 광고처럼 되어버린 도색 제작기...라기보다는 도색 준비기-_-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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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3. 01:33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4 - 표면 정리


표면 정리라 함은 부품 표면의 단차, 수축이나 오목한 흠집은 퍼티로 메꾸고,
역시 단차, 게이트 자국이나 볼록한 흠집, 울퉁불퉁한 표면은 사포질을 해서 아름답게 정리된 표면을 만드는 작업이죠.

매끄러운 표면도 표면이지만 칼같은 각을 목적으로 표면정리를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특히 인젝션 제품 같은 경우 모서리가 둥글둥글 처리되어 있는 게 보통인데, 이게 아무래도 사실적이지 않고 멋이 없죠.
그래서 사포질로 표면을 열심히 깎아주시면 둥근 모서리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칼각이 잡힌 모서리가 남겠죠.

뭐 저도 시간적인 여유만 된다면야 모든 부품의 전면을 사포질하여 칼각을 잡겠지만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관계로 정말 눈에 확 띄는 문제점들만 처리했습니다.

특히 레진 부품들은 단차가 문제입니다.
인젝션 프라모델만 해보신 분들은 '단차'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실 겁니다.
인젝션 제품은 주형이 금속이기 때문에(그래서 보통 '금형'이라고 부르죠) 양쪽의 주형 사이에 오차가 거의 없고,
사출된 플라스틱에서 두 금형이 만나는 부분의 자국은 '파팅라인'이라고 하는 아주 얇게 톡 튀어나온 금 같은 형태만 남습니다.
파팅라인 같은 것의 처리야 뭐 사포 한 번 왕복 시키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주는 수준인데요.
레진 제품은 주형이 말랑말랑한 실리콘이라서 양쪽으로 분리되는 주형을 맞춰놓을 때 서로 살짝 어긋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운 나쁘면 레진 부품 상에 대략 1mm 정도까지 양쪽 표면 높이가 안 맞는 자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걸 단차라고 하고, 단차의 파여들어간 쪽 부분에는 퍼티를 올리고, 튀어나온 쪽 부분은 사포로 갈아서 평면을 맞춰줘야 하죠.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은 단차가 아주 심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없는 건 아니고 나름 상당량의 단차가 있습니다.
깜빡해서 사진 찍어놓은 것은 없네요.

1. 퍼티질

개수 작업이나 공작 작업에는 에폭시 퍼티, 폴리 퍼티, 순접 퍼티 같은 다양한 종류의 퍼티들이 많이 쓰이지만
표면정리에는 그야말로 전통적이고 가장 싼 일반 퍼티(= 베이식 퍼티, 락커 퍼티)를 씁니다.
일반 퍼티는 수축도 있고 굳는 데 오래 걸린다는(특히 지금처럼 초 다투는 시기엔ㅜㅜ) 단점이 있지만,
프라 표면에 찰싹 달라 붙고 기포가 안 생긴다는 점만으로도 표면정리에는 최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도 수축이나 단차가 너무 광범위해서 퍼티 떡칠을 해야 하는 부분은 일반 퍼티 굳는 데 시간이 하루 이상 걸릴 듯해서
순접 퍼티를 1차로 깔고, 그 위에 일반 퍼티를 얇게 발랐습니다.
순접 퍼티는 재료 자체가 분말이라서 그런지 사포질하고 나면 표면이 참 거칩니다.
그래서 그 위에다가 거의 반드시 일반 퍼티를 발라줘야 하고요.
시간상으로 여의치 않으면 일반 퍼티 대용으로 순접 퍼티에서 분말을 빼고 액체만 바른다거나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사용한 퍼티는 Cryth![채수동]님께서 일본으로부터 공수해 주신 Finisher's 락커 퍼티입니다(아래 사진 왼쪽).


제가 직접 시간 재서 비교해보지는 않았지만 피니셔즈 락커 퍼티의 장점은 빠른 건조시간인 것 같습니다.
타미야 베이식 퍼티 같은 경우 바르고 하루는 놔둬야 굳어서 사포질 가공이 가능했던 것 같은데,
피니셔즈 퍼티의 경우 서너 시간 후엔 딱딱하게 굳어서 사포질을 할 수 있더군요.
근데 잘 마르는 덕분에 신너는 필수입니다. 막 바르는 도중에도 굳기 때문에 원액 그대로 바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그리고 느낌상 사포질한 후의 표면도 다른 퍼티에 비해서 더 매끄러운 듯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관계로다가... 저거 다 쓰고 나면 그냥 다른 분들 많이 쓰시는 3M 레드 퍼티 쓰려고 합니다.

시간에 쫓기는 관계로 일단 프라판으로 개수한 부분과 레진 부품 중 표면 문제가 크게 눈에 띄는 부품 위주로 퍼티 작업을 했고,
인젝션의 수축 문제 같은 것은 레드 썬~ 해버렸습니다.


2. 사포질

표면정리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사포질입니다만...
전 웬만한 수축이나 흠 같은 건 레드썬~ 잘 하는 편인데 그래도 컨테스트작이라고 신경 좀 써서 열심히 사포질했습니다.
(이미 컨테스트 기간 지나서 탈락됐지만서도ㅜㅜ)

아주 예전에는 종이 사포 잘라서 많이 썼지만 사포스틱에 맛들인 이후로는 주로 사포스틱만 씁니다.
스틱 형태라 종이보다 잡기 편할 뿐더러 어느 정도 딱딱하기 때문에 손 왕복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판판한 평면을 깎기에 편하거든요.

제가 주로 쓰는 사포스틱은 HIQ Parts의 사포스틱이고요.
그런데 얘네들이 400번, 600번, 800번까지는 내구성이 아주 좋아서
사포질 많이 해서 먼지가 끼었을 때 물에 담가 치솔질 몇 번 해주면 다시 완전 깨끗한 상태로 돌아오고 오랫동안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00번대 이상의 사포 스틱은 안 그렇네요. 딱 보기만 해도 재질 차이가 눈에 보입니다.
표면도 상당히 무르고, 한 번 쓰고나서 닦고 다시 쓰려고 하면 절삭력이 급격히 저하됩니다.
그래서 1000번 이상 대 HIQ Parts의 사포스틱은 이미 모두 유명을 달리하셔서 지금은 1000번대는 타미야 종이사포를 쓰고 있습니다.


역시 시간에 쫓기는 관계로 일단 프라판으로 개수한 부분과 레진 부품처럼 갈아낼 것이 많은 부품은 400 → 600 → 800 → 1000번,
인젝션 부품의 게이트 처리는 600 → 800 → 1000번 사포 스틱 순서로 사포질 했습니다.

사포스틱은 HIQ Parts 말고 한국 업체 마하공구의 '필름사포스틱'이란 것도 비슷한 느낌으로 쓸 수 있습니다만...
이쪽은 좀 트리키한 것이... 기본적으로 사포 번호가 안 맞습니다.
마하공구 220번의 절삭력이나 표면 거칠기는 실제로는 400번 사포와 비슷하고요, 대략 쓰여있는 숫자의 2배 해주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800번 사포스틱이 실제로는 1600번 사포만큼 곱냐'고 물으신다면 그건 안 써봐서 잘 모르겠고요^^


이 사진이 퍼티 바르고 사포질한 후의 사진이죠. 퍼티 색이 녹색이라서 특이합니다.
녹색(빨간색도 동일)의 장점이라면 1차 서페이서질 후에 또 퍼티질을 할 경우에 서페이서와 색이 다르기 때문에 상태 확인이 쉽다는 것이죠.
타미야 베이식 퍼티의 경우 서페이서와 비슷한(+좀 진한) 회색이라 구분이 좀 힘든 편...


3. 세척

서페이서를 올리기 전에 부품 표면의 사포질 찌꺼기나 손때를 닦아내기 위해 세척합니다.
세척은 당연히 지난 번에 구입한 초음파 세척기를 사용했죠.
세제 찌꺼기가 남으면 안 좋을 테니 맹물에 초음파 세척했습니다.
그런데 이형제 같은 화학물질이 아니라 물리적인 때를 떼어내는 거라서 그런지 맹물에 사용해도 아주 깨끗하게 세척됩니다.
몇 분 세척하고 나면 물이 탁해지고, 때뿐만 아니라 꼽아놓았던 디테일업 부품까지 다 빠져버리고...-_-
아무튼 초음파 세척기라는 것이 정말 세척력 하나는 짱인 것 같습니다.




4.  메탈 프라이머 도포

디테일업 작업 시에 에칭 파츠, 마이너스 몰드, 메탈 비즈, 스틸 볼 등의 금속 재료들을 접착해 버린 부품들이 있었죠.
이런 금속 재료들에는 도료는 물론 서페이서도 잘 정착하지 못하기 때문에 GSI 크레오스 사의 메탈 프라이머를 뿌려 도료 정착성을 높여줬습니다.


메탈 프라이머를 에어브러시에 넣은 김에 버니어처럼 프라 표면에 접착하지 않은 부품들도 뿌려줬습니다.
이런 소형 부품들은 도색 집게로 집을 만한 부분조차 없어서 순간 접착제로 도색 막대(마트에서 파는 산적대)에 접착해주었습니다.
나중에 도색이 완전히 끝나고 떼어주면 되고요.


5. 서페이서 도포

서페이서를 뿌리는 목적은 표면의 미세한 문제점들을 덮어버리고, 표면을 회색으로 통일해서 표면 정리가 잘 됐는지를 확인하는 역할입니다.
그리고 부차적으로 부품이 도료와 친하지 않을 경우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결합해 주는 프라이머 역할도 합니다.

사포질 안 한 인젝션 부품이라면 표면도 매끈하거니와 락커도료와 나름 친하기 때문에 서페이서를 칠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레진은 보통 표면정리가 꼭 들어가줘야 되고, 도료와도 별로 안 친하기 때문에 도색 전에 프라이머 + 서페이서가 필수죠.
그런데 이번에 또 문제는 레진 전용 서페이서의 경우 인젝션 부품과 친하지 않아서 나중에 그냥 스르륵 벗겨져 버립니다.

제 경우 서브유닛 같은 곳에 레진 부품과 프라판 부품이 섞여있고 해서
PS 수지와 레진에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사람들의 호평이 자자한 E5 사의 그레이 서페이서를 처음 사용해봤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악몽의 시발점일 줄이야~
문제는 제가 E5사의 서페이서만 사고 신너는 안 샀다는 점입니다. 신너가 비쌌거든요.
그래서 SMP사의 레벨링 신너로 희석해서 뿌려주는데... 너무 급속도로 마릅니다.
조금만 떨어져서 뿌리려고 하면 프라 표면에 닿기도 전에 공기중에서 굳어버려서 표면에 자잘한 알갱이들이 생겨버립니다.
(혹시 너무 빨리 마르는 것이 새로 사다놓은 제습기 탓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리고 희석 후 몇 분만 놔두면 아래 사진처럼 신너와 서페이서 원액이 분리됩니다-_- 그만큼 상성이 좋지 않다는 것이겠죠.


어쨌든 저쨌든... 일부 부품 표면이 마치 방금 400번대 사포질을 한 듯한 거친 표면이 나오기는 했으나...
그냥 레드 썬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다음 단계라면 서페이서 도포 후 맘에 안 드는 표면을 다시 퍼티질 → 사포질 → 서페이질 하는 2차 표면정리겠죠.
극히 일부 부품은 3차 표면 정리까지 마치고 도색에 들어갑니다.


아, 그리고 표면정리 도중에 중요한 디테일 업 하나를 빼먹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주 무기가 서브유닛이나 허리춤-_-에 달려있기 때문에 손은 무기를 쥐지 않는 주먹손과 편손이 메인이 됩니다.
그런데 네오그레이드 킷의 레진 주먹손은 아래 사진 왼쪽처럼 손가락 접힌 틈 사이가 막혀 있습니다.
레진 생산 공정 상 어쩔수 없는 부분이었을 수도 있겠지요.
이 부분은 그냥 먹선 칠하듯이 까맣게 칠하는 걸로 넘어갈 수도 있긴 하지만
좀더 사실적인 디테일을 위해 핀바이스, 패널라이너, 아트 나이프 등을 이용해 사진 오른쪽과 같이 구멍을 뽕 뚫어줬습니다.



이제 표면정리 작업기는 이 정도로 접고요.
다음번 도색 제작기에서 계속 이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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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25. 05:55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3 - 디테일 업


원래 계획대로라면 디테일 업 작업에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아주 풍성하고 긴 내용이 될 예정이었습니다만...
현재 완전 발등에 불이 떨어져 활활 타올라오고 있는 관계로 가장 필수적이고 간단한 디테일 업 작업만 진행했습니다.
사실은 제작기 쓸 시간 여유도 별로 없는 관계로 간단하게 결과 위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양해 부탁 드립니다.

1. 헤드

건담류 헤드에서 필수 디테일 업 작업이라면 뿔을 뾰족하게 갈아주는 것이겠죠.
그런데 MG 제타건담 2.0의 뿔은 연질 재질이기 때문에 가는데 정말 애먹었습니다.

사포로 아무리 갈아도 안 갈리고 이리저리 밀리기만 하는 겁니다 이게...
그래서 아트 나이프도 동원하고 별 짓 다 해서 가까스로 뾰족한 모양을 만들긴 했습니다만...
중간에 거의 부러질 뻔하기도 하고 최종적으로 라인과 표면도 울퉁불퉁해졌습니다-_-.


그리고 헤드 양쪽의 발칸은 메탈 디테일업 파츠로 교체해주었습니다.
그 외의 디테일업으로는 카메라의 테두리 부분(베젤)을 얇게 갈아주었고, 발칸 탄피 배출구와 패널라인들을 파주었으며,
1mm짜리 스틸볼(鋼球)을 포인트로 박아주었습니다.




2. 가슴

가슴의 덕트부는 아래 사진의 오른쪽처럼 디테일 업해주었습니다.


일단 덕트 테두리가 두꺼워서 장난감처럼 보이는 문제는 테두리를 얇게 갈아줘서 완화시켜주었으며, 
하세가와제 육각 가는 눈 에칭메쉬를 안에 넣어주어 덕트 내부의 디테일감 향상을 꾀했습니다.
양 옆 안팎으로 패널라인을 추가해 주었고요.

그리고 목 아래쪽 부분이 너무 밋밋한 듯하여 프라판과 코토부키야 디테일업 프라부품을 이용하여 몰드를 만들어줬습니다.


키트의 양쪽 가슴 장갑판 한 가운데 있는 틈새부위는 통짜 레진 상태 그대로 도색할 경우 진짜 내부 장치처럼 보이게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별도 부품으로 구성하려고 일단 자잘한 몰드들을 밀어버리긴 했는데...
뭘로 다시 채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곤충채집 핀과 프라판을 이용해서 안테나 형태를 만들어줬습니다.
안테나가 왜 머리 꼭대기가 아니고 가슴 장갑판 틈새 사이에 있는지(와중에 좌우 비대칭) 이유는 며느리도 모릅니다-_-
그 외에 별매 코토부키야 에칭 부품도 사용했고, 원래 있던 몰드도 경계선을 또렷하게 깎아서 디테일 감을 향상시켰습니다.



3. 팔

가조립기에서 네오그레이드 킷 어깨의 A자 몰드 형태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다소 달라서 MG 제타 2.0 부품을 사용한다고 했는데요.
MG 부품 그대로 놔두는 것은 밋밋하므로 코마츠바라 씨 스타일의 패널라인을 추가하였습니다.
이것은 국내 모 업체 킷의 패널라인을 따라한 것 아니냐고 하시는 분 계실지도 모르지만.... 아시는 분은 아시겠죠.
진실은 저 너머에~


그리고 하박부 안쪽의 파이프는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에서는 체인 형태가 아닌 밋밋한 파이프이기 때문에
오른쪽 사진의 오른쪽처럼 파내고 3mm 프라봉을 이용하여 새로 넣어줬습니다.
원래 계획은 Studio Reckless의 킷처럼 밋밋하면서도 구부러진 모양의 파이프로 만들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일자로 했습니다.


4. 스커트

앞 스커트 장갑 틈새에 있는 몰드는 사실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어 사진 오른쪽처럼 밀어버렸습니다.
뭘로 다시 채워넣을지는 아직 미정이네요. 아마도 다른 색 부품으로 채워넣어야 할 것 같아서 도색 시에 디테일 업을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곧휴부분은 네오그레이드 킷 부품이 파손되어 MG의 것을 사용하는데요, 너무 밋밋해서 패널라인을 추가해줬습니다.


사이드 스커트에는 디테일업으로 1.5mm 메탈 비즈를 박아주었습니다.

원래 뒤쪽 스커트에는 사실감이 많이 떨어지는 새빨간 사출색의 소형 버니어들이 5개가 들어있는데요.
몇가지 메탈 버니어 제품에 들어있는 부품들을 조합해 가지고 아래 사진과 같은 형태로 교체해주었습니다.



5. 다리

종아리 뒤쪽의 버니어도 별매 메탈 버니어 파츠로 디테일업해주었습니다.
모델업제 SV 버니어 7mm를 사용했습니다만, 기본형태는 다소 심심한 감이 없지 않더군요.
이너 버니어 뒤쪽에 프라봉으로 스페이서를 만들어 넣어서 이너 버니어를 좀 띄워줌으로써 좀더 느낌 있는(?)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정강이 옆쪽에 보면 여기도 내부 프레임 부품이 들여다보이는 듯한 연출이 있습니다만... 보이는 내부 부품들이 좀 밋밋하죠.
일단 밀어버리고 HIQ Parts의 마이너스 몰드, 그리고 코토부키야의 에칭 파츠와 플라스틱 디테일업 파츠로 재구성했습니다.


그리고 발목에 보면 안쪽 부품들이 보이게 되어 있는데요. 사진 왼쪽을 보시면 프라 결합부가 노출되기 때문에 장난감스러워 보입니다.
여기도 역시 에칭 파츠와 플라스틱 파츠로 디테일업하였습니다.


이 작업 후 발바닥 부품과 시험삼아 맞춰보는데, 숨어있던 순간접착제가 흘러나와 발바닥 부품까지 붙여버리는 사고 발생...ㅜㅜ
붙은 상태로 마스킹 도색 하기엔 도저히 답이 안 나와서 2시간동안 별 짓 다 해서 떼기는 뗐습니다.
근데 ABS 부품은 막 녹고 레진 부품은 네 조각 나고... 후유증이 크네요.


6. 서브유닛

서브유닛은 지난 번에 프라판 접착까지만 끝냈기 때문에 디테일 업 이전에 표면정리를 해줘야 됩니다.
딱 들어맞는 원래의 킷부품이 아니고 프라판끼리 얼기설기 접착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표면정리에 사용할 퍼티는 어느 정도의 기계적 강도와 접착력을 가진 순간접착 퍼티를 사용하였습니다.


위 사진처럼 바깥쪽 모서리에 모따기(chamfer) 처리를 해줘야 할 경우는 안쪽면에다가 순접 퍼티로 보강을 해주는 것이 좋겠죠.

순접 퍼티 얘기가 나온 김에 순접 퍼티 사용 팁이라도 좀 말씀 드릴게요.

분말과 접착액을 섞어서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만, 접착액을 계량할 때 보통 방울방울 떨어뜨려 방울 수로 계량하죠.
이 때 방울 수 세며 떨어뜨리는 것을 분말 위에 직접 하지 마시고, 그 옆에 다 떨어뜨린 후 마지막에 섞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저 분말이 접착액이 굳어지는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데요.
분말 위에 바로 떨어뜨리게 되면 마지막 방울 떨어뜨릴 때쯤엔 처음에 떨어진 방울은 이미 분말들과 반응하여 굳어버릴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접착액과 분말을 섞으실 때도 도료 섞듯이 마구 휘저으시는 것보다는 퍼티 주걱 등으로 바닥에 문댄다는 느낌으로 섞어주시는 게 좋습니다.
폴리퍼티만큼은 아니지만 순접퍼티도 섞을 때 내부에 기포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서요.
퍼티에 섞인 기포는 표면정리할 때 재작업을 부르는 존재죠. 가능한 한 기포 안 생기게 얌전하게 섞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튼 퍼티질과 사포질을 한 후 패널라인을 파주었습니다.
입체 형태부터 오리지널 스트라이크 제타건담의 서브유닛과 다르기 때문에 패널라인도 '분위기만' 비슷하게 재현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안쪽면에 있는 전선 같은 형태의 몰드는 레진 사출 상태가 지저분해서 삭제했습니다(아래 사진 오른쪽). 삭제하는 김에 둥근 몰드도 없앴고요.
다시 채워 넣을 디테일 부품에는 색분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어, 나중에 도색 시에 디테일 업해야 할 것 같습니다.



7. 테일 스태빌라이저

테일 스태빌라이저에 있는 장갑 틈새 몰드들도 작은 것들은 밀어버리고 HIQ Parts의 마이너스 몰드로 교체하였고,
큰 놈은 밋밋한 느낌이 들어서 각을 살린 후, 그 위에 코토부키야 디테일 업 에칭파츠를 올려주었습니다.




이번 제작에 있어서 하고 싶은 디테일업 작업은 정말 많았는데, 시간 관계 상 대충 이 정도에서 그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정도만 하는 데도 나흘이나 걸려서 마감 시한을 맞추기 위한 마지노선을 마구 넘나들고 있군요.

다음 번 제작기는 표면 정리 및 도색 작업 차례입니다만...
과연 도색 제작기 쓸 수 있는 시간이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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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20. 04:40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2 - 개수


원래는 지지난 주 포스트하려고 계획했었던 개수 작업기입니다만...
역시 개수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군요. 컨테스트 마감(8/31)에 시간 맞출 수 있을지 진심으로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개수 작업에서는 프라판을 사용한 작업이 주가 됩니다만... 프라판으로 어디어디 개수했습니다, 끄읕~ 하면 재미 없으니까
제가 개수 작업을 할 때 사용한 방법에 대해서 팁이랄지 설명부터 좀 드리겠습니다.

1. 프라판 공작 팁

건프라 개조/개수 작업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프라판 공작일 텐데요.
먼저 실토할 것은 이 방법들이 제가 고안해낸 방법은 아니고 전격하비에서 스크래치 빌드 모델러로 유명한 미사키 미츠아키(岬光彰) 씨의 책
'GUNDAM SCRATCH BUILD MANUAL'에 나오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1) 도면 대로 재단하기
프라판 작업 중엔 그냥 대충 프라판을 닥치는 대로 잘라서 해도 되는 작업이 있는가 하면,
조금 복잡한 모양의 경우 도면을 그려서 도면에 따라 프라판을 재단해야 할 필요성이 있죠.
도면을 그리는 방법으로는 CAD나 벡터 그래픽 프로그램을 아주 잘 다루신다면 거기서 모양을 그려서 프린트하시는 것이 베스트일 텐데요.
일반인이라면 그보다는 방안지(모눈 종이)에 자 대고 연필로 직접 그리시는 것이 더 편하고 빠를 겁니다.

이렇게 얻어진 도면 대로 재단하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정확하고 오차가 적게 재단할 수 있는 방법은 도면이 그려진 종이를 프라판에 붙인 상태로 도면과 함께 잘라내는 것입니다.
딱 하나만 필요한 모양이라면 도면 원본도 그냥 잘라버려도 별 상관이 없겠죠.

<'영구고정용', '강력접착용' 이거 말고 딴 거 사세요-_- 프라 표면에서 닦아내기 힘듭니다>

그런데 종이를 프라판에 붙인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종이 붙이는 풀은 프라판에 안 붙고, 플라스틱용 접착제는 프라판 표면을 녹인다는 문제가 있죠.
이럴 경우 가장 유용한 것이 '스프레이 접착제'입니다.
종이와 프라판을 잘 붙여주고, 스프레이 형식이라 사용도 편하고, 종이가 울거나 프라판이 녹지도 않죠.
3M사 제품이 유명한데, 국내 메이커에서도 유사 제품이 나와 있습니다. 문구 전문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뿌리는 접착제 중엔 가장 많이 사용되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강력 접착용(영구고정용), 다른 하나는 임시 접착용(재접착용)입니다.
이름만 들어봐도 프라판 재단할 때 뭘 사용해야 하는지 아시겠죠? 그렇습니다. 임시 접착용입니다.
임시접착용은 포스트 잇 같은 느낌으로 몇 번이고 붙였다 뗐다 할 수 있고, 종이 쪽에 뿌리면 프라판 표면엔 찌꺼기가 잘 남지 않습니다.
칼질 도중에 떨어지거나 할 만큼 접착력이 약하지도 않습니다.
레진 부품 가조립할 경우에도 가벼운 부품이라면 편리하게 접착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저는 실수로 강력접착용을 사버렸답니다ㅜㅜ.
3M 제품에선 75번, AMOS 제품에선 100번, NABAKEM 제품에선 B2가 임시 접착용입니다(O).
3M에선 77번, AMOS 200번, NABAKEM A1이 강력 접착용이고요(X).
저처럼 실수하지 마시고 확인하셔서 꼭 임시 접착용(재접착용)으로 잘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스프레이 접착제에는 분사 노즐 팁(분사구가 있고 손가락으로 누르는 부분)이 두 종류 들어있습니다.
기본 빨간 팁은 좁은 원형으로 분사되는 것이고, 스페어 흰색 팁은 세로 방향으로 넓게 분사되는 것이지요.
도면처럼 넓은 것을 붙일 때는 흰색 팁으로 교체하셔서 가로로 지나가듯이 뿌리면 한번에 넓게 칠해져서 편합니다.
노즐 팁 교환시 유의할 점은 노즐 토출구 방향과 캔 위쪽에 까만 매직(?)으로 표시된 점과 같은 방향을 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캔스프레이 도료 뿌리듯 20cm 정도 떨어져서 흰색 팁으로 스프레이 접착제를 도면 뒤쪽에 넓게 잘 뿌리고 위 사진처럼 프라판에 붙였습니다.
이제 도면의 선을 따라서 잘라내기만 하면 되는데, 여기서 또 유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프라판 재단 시에 가장 쓰기 편하고 단면도 매끄럽게 나오는 도구는 아래 사진 맨 위의 P커터인데요.
칼날이 P자 비슷하게 생겨서 이 이름이 붙은 것 같은데, 이 도구는 일반 칼처럼 재료를 베는 것이 아니고 긁어내서 얇게 만들어 절단합니다.
그래서 문제인 것이 도면을 붙이고 재단 시에 P커터를 쓰면 도면을 긁으면서 잡아찢는다는 점입니다-_-
결국 도면을 붙인 상태로 재단 시엔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사진 아래쪽의 일반 커터나 아트 나이프를 사용하셔야 됩니다.


P커터가 아닌 일반 커터 사용 시의 단점은 절단면이 예쁘지 않고 프라표면 위로 툭 솟아나온다는 것인데요.
일반 커터로 완전히 베어질 때까지 잘라내는 것보다 프라판을 반복적으로 커터로 긋다가 프라판이 반쯤만 잘렸다 싶은 상태가 됐을 때
손으로 프라판을 꺾어서 부러뜨리는 것이 그나마 절단면이 깔끔하게 나오니 참고하시기 바라고요.


다 재단한 뒤 부품에 남은 도면 종이는 떼내어 버리시면 됩니다.
프라 표면에 남은 접착제는 임시 고정용이든 강력 접착용(많이 남습니다-_-)이든 에나멜 신너로 지워지니 깨끗이 닦아내시고요.
그래도 끈끈함이 남을 경우 사포질 한 방 살짝 해주시면 깔끔해집니다.

그런데, 도면을 한 번 쓰고 버릴 게 아니고 재활용해서 똑같은(비슷한) 모양을 여러 개 잘라내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애초에 프린터로 뽑은 도면이라면 또 뽑으면 되고, 집에 복합기 같은 게 있으시면 복사해서 쓰시는 게 가장 정확해서 좋습니다.
이런 기기들이 없을 경우 차선책이 먹지 등을 이용해서 프라판 표면에 도면을 옮겨 그린 후 그 도면을 따라 자르는 겁니다.

또다른 방법은 이미 잘라놓은 프라판을 템플릿처럼 써서 그것을 대고 다른 프라판을 자르는 것입니다.
그냥 대고 자르다 보면 움직일 가능성이 있으니 순간접착제를 몇 군데 점 찍듯 조금씩 발라 프라판끼리 접착한 후 재단하고 나서 다시 떼냅니다.


계속 새로 자른 프라판을 새 템플릿으로 삼아서 다른 프라판을 자르다 보면 오차가 쌓이고 쌓여 마지막엔 전혀 다른 모양이 될 수 있으니
최초에 재단한 것만 계속 템플릿으로 사용해야 된다는 것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방법은 모양이 직선으로만 이루어져 있을 때 사용 가능한, 특히 서로 다른 도안을 한 도면에 그렸을 때 유용한 방법입니다.
우선 도면를 프라판에 붙입니다.
위에서 말한 임시접착용 스프레이 접착제로 붙여도 되고, 없으면 마스킹 테이프로 붙여도 됩니다.


그리고 도안의 각 꼭지점에 철필이나 송곳 같은 것으로 찍어서 프라판에 표시를 남깁니다.


도면을 뗀 뒤에 먹선펜 같은 걸로 철필 자국을 더 잘 보이게 표시합니다.
이렇게 안 하고 칼질하면 철필 자국이 어디였는지 못 찾는 수가 생깁니다-_-.

그리고는 점 잇기 놀이 하듯이 점들 사이의 직선 부분에 자를 대고 P커터 등으로 자르면 됩니다.
철필 자국이 스토퍼 역할을 해서 커터가 더 나가지 않고 딱 꼭지점에 멈추게 해주는 반가운^^ 부작용도 있습니다.
이 방법의 결과물로서 비슷하게 생겼지만 약간 다른 프라판 부품 삼종 세트가 얻어졌네요.


2) 매끄러운 모서리 만들기
일반적으로 프라판으로 입체 다면체를 만들려고 하면 각 면을 이루는 모양을 따로 재단해서 엣지들끼리 접착하는 방법을 씁니다만,
이렇게 접착해서 만든 모서리는 매끄럽지 않기 때문에 퍼티질이나 사포질 같은 후가공이 필수가 됩니다.
그런데 두 면이 밀접한 관계에 있고, 서로 이루는 각이 둔각일 경우 프라판을 꺾는 방법으로 매끄러운 모서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위에서 봤을 때 복잡한 모양의 옆면을 만드시려고 하면 아주 많은 개수의 프라판 조각이 필요하겠지만,
긴 띠 모양의 프라판을 가지고 이 방법으로 매끄러운 모서리를 만들면서 둘레를 두르시면 훨씬 편합니다(말만으로는 이해가 힘드시죠?).


이 작업의 개념은 윗 그림과 같습니다.
우선 얇은 프라판(바깥면)과 두꺼운 프라판(안쪽면) 한 장씩을 같은(비슷한) 모양으로 재단합니다.
모서리가 될 부분은 P커터를 사용하여 얇은 프라판에선 안쪽에 접는 금을 내고, 두꺼운 프라판은 절단합니다.
P커터를 쓰는 이유는 절단선이 두꺼워서 모서리의 꺾일 틈을 내주기 때문입니다.


얆은 프라판이 바깥쪽, (두 조각 난) 두꺼운 프라판이 안쪽이 되도록 서로 접착한 후 접는 금을 따라 꺾어접습니다.
그리고 꺾인 모서리 안쪽에 순간접착제나 순접 퍼티를 발라 보강하고서, 다른 부품들에 각도를 맞춰놓고 순접이 굳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바깥쪽 얇은 프라판의 살짝 꺾인 부분이 모서리가 되어 절단 자국 같은 것 없는 예쁜 둔각 모서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대략 120도 정도의 둔각까지는 가능하지만 그 이상 많이 꺾이게 되면 바깥쪽 프라판이 파손돼서 절단될 우려가 있습니다.

3) 프라판 엣지 경사면 가공
프라판 여러 장을 연결해서 입체를 만들 경우 엣지끼리 직각으로 만나면 후처리 가공이 그나마 쉽지만 어정쩡한 각도로 만나면 번거로워집니다.
아래 그림의 A나 B 경우처럼 접합하게 되면 순접 퍼티가 필요해지거나 삐져나온 부분을 갈아내야 하죠.
그런데 만약 프라판 옆면 엣지를 미리 C처럼 경사지게 가공해 놓으면 후처리가 훨씬 간단해지고 접합 자국도 별로 표가 안 납니다.
A나 B의 경우 치수를 재고 도면을 그릴 때부터 접합부의 두께를 계산에 넣어야 하는 데 비해서 C는 그렇게 안 해도 되는 장점도 있고요.
그리고 이런 접합부뿐만 아니라 오픈된 엣지의 경우도 직각이 아닌 각도로 마무리해야 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는 보통은 줄 같은 걸로 엣지를 대강 비스듬하게 맞추어 깎아내려고 하시겠지만, 정확한 각도는 불가능하죠.
이 용도로 유용하게 쓸만한 도구를 미사키 씨의 스크래치 빌드 매뉴얼 대로 따라서 만들어봤습니다.
준비물은 각도기, 프라판, 커터날, 볼트,너트, 워셔, 핀바이스, 접착제/강력 양면 테이프 정도입니다.
볼트는 가급적 손으로 돌리는 타입이 좋지만 전 그런 게 없어서 드라이버로 돌리는 타입으로 했네요.


프라판을 각도기 지름과 비슷한 크기로 위 사진 같은 모양으로 자르고 가운데에 선을 그어둡니다.
그리고 각도기의 중심과 프라판의 중심에 볼트가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을 뚫습니다.


그리고 프라판 가장자리에 커터 칼날부분이 조금 튀어나오도록 커터날을 강력접착용 스프레이 접착제나 강력 양면 테이프로 붙입니다.
그리고 나서 볼트와 워셔, 너트를 이용해서 아래 사진처럼 결합하면 완성입니다~


이제 이것을 프라판 경사면 엣지 가공에 사용하는 방법인데요.
먼저 경사면 가공을 할 엣지 부분에 마커 등으로 칠해놓습니다.
이렇게 하면 깎이면서 마커 칠한 부분이 사라짐으로 인해 엣지가 균형있게 잘 깎이고 있는지 체크하기가 편합니다.


그리고 각도기 눈금을 보고 원하는 엣지 경사면 각도를 맞춘 후,
오른쪽 사진처럼 프라판에 직각으로 대고 옆으로 밀면서 커터날 부분으로 깎습니다.
이 도구가 줄로 대충 깎을 때보다 훨씬 정확한 각도의 엣지를 낼 수 있고, 속도도 줄로 깎는 것보다 결코 느리지 않습니다.

4) 슬릿 프라판 제작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서브 유닛 분사구 부분을 보면 촘촘한 슬릿 모양의 판이 있습니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 코토부키야나 WAVE 사의 옵션 파츠 기성품을 이용해도 좋겠지만,
프라판을 이용해서 직접 만드는 것도 괜찮습니다.

슬릿 프라판을 만들기 위해선 우선 P커터 날이 여러 개 있어야 합니다.
P커터 날은 튼튼하기 때문에 갈아끼울 일은 별로 없지만, 이 용도를 위해 좀 쟁여놓았습니다^^.
OLFA 사의 PB-450용 칼날이 2000원 정도에 5개가 들어있으니 4000원이면 10개를 장만하실 수 있겠네요.

P커터 날과 스페이서(P커터날들 사이를 일정한 간격으로 띄워주는 물건)를 교대로 가지런히 쌓습니다.
저는 이번에 아트나이프 날을 스페이서로 사용했지만, 꼭 아트나이프 날을 쓰실 필요는 없고요.
촘촘한 슬릿을 원하시면 스페이서 없이 P커터 날만 쌓으셔도 되고,
더 성긴 슬릿을 원하시면 두꺼운 프라판 같은 것을 스페이서로 사용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P 커터날의 구멍에 고정용 봉을 끼운 후 테입 등으로 감아서 고정합니다.
저 구멍 사이즈가 3mm에 조금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3mm 프라봉은 안 들어가고, 3mm짜리 핀바이스 날이 들어가길래 저것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자를 대고서 원하는 깊이가 될 때까지 열심히 그어주시면 됩니다.
10개로는 원하는 폭보다 부족할 경우, 맨 가장자리 라인끼리 잘 맞춰가면서 옆으로 확장해서 그어주시면 되고요.


그 결과물은 오른쪽 사진과 같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슬릿 부분의 위쪽이 사선 모양으로 끝나는데 이것은 그 위쪽에 별도의 매끈한 프라판을 따로 잘라서 붙인 것입니다.
이 방법대로는 슬릿 끝쪽이 사선모양을 이루도록 만들 수는 없죠.

5) 원형봉 끝 가공
개수/개조 작업을 하시다 보면 프라판뿐 아니라 프라봉, 프라 파이프 등도 사용하실 때가 많으실 겁니다.
제 경우도 이번에 서브유닛과 사이드 스커트의 빔 캐논 용으로 프라 파이프를 사용했는데요.

그런데 원형봉 끝을 반듯하게 잘라놓으면 뭔가 사실감이 떨어지고 장난감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보통은 원형의 가장자리를 비스듬하게 가공해 주는 게 좋습니다만...
손으로는 원형을 정확히 맞춰서 깎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죠.

만약에 전동 라우터나 전동 드릴 같은 전동공구가 있으시면 쉽습니다.
아래 왼쪽 사진처럼 끝부분을 평평하게 다듬은 프라봉을 전동 툴에 고정하고, 사포를 비스듬히 대고, 전동툴의 스위치를 넣어 회전시키면
아주 쉽게 오른쪽처럼 원형봉 끝을 가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런 전동 툴이 없으시다면, 아래 사진처럼 프라봉을 핀바이스에 꼽아 사포에 대고 돌림으로써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프라봉 사이즈가 너무 굵어 핀바이스에 안 들어간다면 프라봉에 구멍을 뚫고 황동선을 박아넣은 후,
황동선을 핀바이스에 고정해서 이렇게 하면 됩니다.



2. 서브유닛

반 이상이 지나서야 이제부터 제대로 된 제 작업 내용이 시작인데요^^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이 오리지널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다른 부분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이 실드 서브유닛입니다.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 1/144 STUDIO RECKLESS 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서브 유닛과 삼면도를 일대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그나마 비슷해 보이는 상면도(실제 웨이브라이더 형태에서는 아랫면이지만 편의상 윗면으로 지칭하겠습니다)입니다.
왼쪽이 1/144 렉클레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오른쪽이 1/100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입니다.
눈에 띄는 차이점이라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서브유닛은 유선형 내지는 물방울 형태로 중간 이후에선 뒤로 갈수록 좁아짐에 비해
네오그레이드 킷은 그냥 끝까지 넓어져가는 형태라는 점입니다.


옆모습의 큰 차이점은 파란 점선으로 나타내었습니다만 양 옆의 에어 인테이크부 윗면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수평을 이루고 있는데 비해
네오그레이드 킷은 뒤쪽으로 갈수록 한없이 위로위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맨 뒤의 메인 부스터 부분도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완만하게 뒤로 갈수록 좁아지지만
네오그레이드 킷은 거의 맨 끝에서 뚝 떨어져버립니다.



뒷모습을 보면 그 차이가 가장 명확히 보이는데요.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서브유닛의 메인 동체 부위는 위쪽이 좁은 사다리꼴임에 비해서
네오그레이드 킷은 아래쪽이 좁은 사다리꼴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지적했듯이 양옆 에어 인테이크 부가 뒤로 갈수록 계속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훨씬 높이 붙어있는 것으로 보이죠.

한 마디로 말해서 견적이 안 나옵니다ㅜㅜ. 기본 틀이 비슷해야 살을 붙여서 개수할 텐데 완전히 뼈대부터 다르니...

그렇다고 이제와서 완전 자작을 할 수도 없고 해서...
뼈대를 바로잡지는 못하고 그대로 두고, 살을 잘 붙여서 '이미지'나 '느낌' 상으로라도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느낌이 나게 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개수를 위해 잘라내고 파내야 하는 부분을 파란 색 건담 마커로 아래 사진과 같이 표시했습니다.
표시한 이유는 전체적인 개수 부위를 파악하자는 의미도 있지만
줄로 갈아내거나 할 때 정확히 필요한 부분까지만 갈아낼 수 있도록 알아보기 쉽게 표시해 놓은 것입니다.

잘라내고 파내고 깎아내는 과정이야 다들 비슷하시겠지만
처음엔 없애버려야 되는 부분의 중심부위부터 아트 나이프, 니퍼, 핀바이스 등을 동원하여 무차별 난도질로 부숴갑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아트 나이프로 조심조심 깎고 파내고,
마지막 단계에서 줄로 표면을 고르게 만들어주죠.


아래 사진이 이번 작업에 사용한 줄들입니다.
첫번째 것은 타미야 Plastic Modeling File입니다. 그 중에서 폭 16mm짜리 평줄이고요.
원래는 반원줄을 사고 싶었는데, 물건이 평줄밖에 없어서 이놈으로 샀습니다.
그 아래에 있는 것은 Daddy's Pocket이라는 프라모델링 전문 메이커의 P5 모델링 줄입니다(머피님 사이트에서 구입 가능).
줄 폭도 7mm밖에 안 되고 겉보기엔 허름해 보이지만 바로 위의 타미야 줄과 가격이 거의 같습니다.
둘다 줄 치고는 비싸죠. 각각 2만원대 중반입니다.


그런데 확실히 몇천원에 몇 개씩 들어있는 저가형 줄들과는 성능이 다릅니다.
갈리는 절삭력과 절삭 표면의 매끄러움이 확 다르고요. 400방 사포 스틱 대신에 써도 될 정도인 듯합니다.
줄 눈에 낀 플라스틱 찌꺼기 청소도 더 편한 것 같습니다. 사진 아래 있는 황동솔로 줄 눈 방향으로 몇 번 털어주면 깨끗해집니다.

굳이 둘 중에 비교하자면 절삭력이나 매끄러움은 P5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Daddy's Pocket 제품은 평줄밖에 못 구하는 것 같고, 타미야 제품은 반원줄, 원줄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측면 절삭 특성이 서로 다릅니다. 구석진 부분을 갈 경우 타미야 줄은 정면만 갈고 측면은 전혀 건드리지 않습니다.
반면에 P5는 양 측면이 서로 다른데, 한쪽 측면은 정면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갈아버리는 반면,
다른 한 쪽은 옆면은 깎이지 않고 구석진 꺾인 부분만 파고 들어갑니다.
그래서 측면을 건드리고 싶지 않을 때는 타미야 줄, 정면을 깎으면서 구석진 엣지를 확실히 하고 싶으면 P5로 경우에 따라 나눠쓸 수 있겠습니다.

서브유닛의 프라판 작업에는 전반적으로 1mm 프라판을 사용했습니다.
예외로는 다층구조가 필요한 맨 위의 덮개 장갑을 1mm 프라판 위에 0.3mm 프라판을 두 장 얹었고요.
1-2) 프라판 공작 팁 내용처럼 안쪽의 1mm 프라판과 가운데 0.3mm 프라판은 절단하고, 바깥쪽 0.3mm 프라판 안쪽에 접는 금을 내고 꺾었습니다.
부스터 배출구의 핀 형태의 구조물은 원래도 두께가 좀 있고 해서 1-4) 팁처럼 만든 1mm 프라판과 매끈한 1mm 프라판 두 장을 붙여 만들었습니다.

작업 내용은 사실 1번에서 프라판 공작 팁을 소개하면서 대강 사진이 올라갔고요.
그 작업 결과물은 다음 사진들과 같습니다.



빔 캐논의 총구는 1-5)의 팁대로 5mm 프라파이프의 끝면을 경사지게 가공한 후 가운데에 3mm 메탈 파이프를 넣어 만들었습니다.지금은 그냥 프라판들만 붙여놓은 상태고, 표면 정리와 패널라인 작업 등을 추가로 해주어야 합니다.


3. 사이드 스커트

거대 서브유닛과 더불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특징 짓는 것이 바로 빔 캐논이 달린 사이드 스커트인데요.
얼핏 봤을 때는 네오그레이드 킷을 조금만 수정하면 비슷하게 될 것 같았습니다만...
1 : 1로 비교해 보니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아래 사진 맨 왼쪽이 1/144 STUDIO RECKLESS의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킷의 사이드 스커트입니다.
그리고 가운데가 1/100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오른쪽이 1/100 MG 제타 플러스 C1입니다.



옆에 붙어 있는 굴곡진 무늬의 장갑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네오그레이드 킷이 비슷할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전혀 달라요.
그리고 제타 플러스는 혹시라도 떼어와서 쓸 수 있을까 싶어 들여다보았는데, 구조적으로는 거의 같지만 모양이 상당히 다릅니다.



그래서 얻어진 결론은. '그래 자작하자'입니다.
뭐 서브유닛에 비하면 훨씬 작으니 자작하는 것이 엄청나게 큰 일 같지는 않더군요.
서브 유닛 작업시에는 마치 상자곽을 만들듯이 외부 면의 모양들을 프라판으로 만들어서 엣지끼리 붙여 만들었는데요.
사이드 스커트는 왠지 그보다는 프라판을 쌓아서 만드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위의 1-1) 프라판 공작 팁에 소개한 방법 처럼 도면 하나 그리고 철필로 찍어서 프라판을 잘라내는 방법으로 제작했습니다.
요 도면 안에 실은 네 가지 서로 다른 도안이 들어있습니다.


각각의 모양대로 1.2mm 프라판을 잘라서 늘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우선 가장 바깥쪽의 것만 빼놓고 쌓아서 접착 후 줄로 표면을 고르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바깥쪽의 장갑은 디자인에 맞게 1-3) 프라판 공작 팁의 도구를 이용해서 엣지를 경사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제타건담 킷의 사이드 스커트와 허리를 연결해 주는 프레임 부품을 새 스커트에 맞게 잘랐습니다.



이런 모든 작업의 결과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빔 캐논은 서브유닛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5mm 프라파이프의 끝면을 경사지게 가공한 후 가운데에 3mm 메탈 파이프를 넣어주었습니다.



4. 헤드



헤드는 지난 번 가조립기에서 MG 제타 2.0 인젝션 헤드로 어떻게 해보겠다고 말씀 드렸었죠.
MG 제타 2.0 헤드에서 가장 문제 되는 부분은 넓데데한 얼굴입니다. PG 제타와 거의 같은 스타일이죠.
STUDIO RECKLESS의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도 그렇고, 네오그레이드 제 모델도 그렇고,
요즘 모델들은 얼굴이 이정도까지 넓고 길고 순박하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턱을 갈아주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정확히 갈아내기 위해 왼쪽 사진처럼 건담마커를 칠하고 갈았습니다.
결국은 마커 칠한 부분보다 훨씬 많이 갈아냈지만요^^
그리고 턱을 갈아주는 김에 아트나이프로 마스크 부분 전체를 좀 파서 윤곽선을 뚜렷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벼슬(?) 부분이 둥그스름한 것도 마음에 안 들어서 오른쪽 사진처럼 0.5mm 프라판과 순간접착제를 사용하여 각진 형태를 만들어줬습니다.
앞부분은 원래부품을 0.5mm 깊이로 파서 프라판이 묻히게 만들어줬고, 각진부분 쪽은 프라판이 두 겹으로 되어 있습니다.
프라판들 사이의 틈새는 퍼티 쓰기가 귀찮아서 순접으로 메꿨고요.

아래 사진들은 개수 결과를 알아보기 위한 비교사진인데요. 왼쪽이 MG 제타 2.0 순정, 오른쪽이 개수 후입니다.
턱 깎인 게 눈에 좀 띄시나요?
어쩌다 보니 순정 킷에는 먹선과 스티커까지 붙어있어서 이쪽이 윤곽선이 더 뚜렷해보이실지도 모르지만
실물로 보면 개수 후의 모양이 윤곽선이 훨씬 또렷하답니다. 




5. 기타 개수 취소된 부분

지난 번 가조립기에서 무거운 거대 레진 등짐을 들기엔 헐렁해 보이는 가녀린 허리 볼관절과
웨이브라이더 형태일 때 서브유닛과 윙바인더의 연결이 불안해서 개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만...

허리 관절을 좀더 튼튼한 옐로서브머린 볼관절로 교체하려고 들여다 보니 순정 볼관절에 뭔가 튀어나온 돌기가 달려있더군요.
반대쪽을 들여다 보니 그 돌기를 꼽을 수 있을 만한 홈이 있었습니다. 
즉, 이것이 등짐의 무게 때문에 뒤로 넘어가지 않게 하는 스톱퍼였습니다. 정자세로 허리를 위아래로 눌러주면 이 스토퍼에 의해 고정됩니다.


역쉬~ 반다이 사람들은 건프라를 허투루 설계하지 않는다니까요.
스토퍼가 제 구실을 하게 하려면 허리를 꼿꼿이 세우는 자세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기왕 있는 스토퍼를 없애가면서까지 관절 교체하는 것은 조금 아닌 것 같아서 개수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그리고 웨이브라이더 형태 시 서브유닛, 윙바인더, 본체의 연결을 네오디뮴 자석 같은 것을 이용해서 보강하려고 좀 찾아봤지만
자석을 심어줄 마땅한 위치를 못 찾겠더군요.
다시 들여다 보니 왠지^^ 고정이 될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다음 작업이 바빠서 이것도 패스해버렸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번 제작기는 제가 작업한 내용보다는 프라판 가공 팁이 주된 내용이 되어버렸네요.
다음번 작업은 디테일 업 되겠습니다.
기한을 맞추기 위해서 가속을 좀 붙여야 할 텐데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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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6. 03:11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1 - 가조립



정말 작업 진도가 이상하게 잘 안 나가서 이제야 가조립 작업기를 올립니다.
윗 사진은 건프라월드 온라인 컨테스트 공고 후에 봉지를 까고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증샷인데요.
벌써 한 달이나 지나서 작업기를 올리면서 뭘... 별 의미 없는 인증샷입니다.

1. 세척

세척 얘기부터 나오는 작업기는 아마 거의 못 보셨을 겁니다.
지금까지 해놓은 작업이 너무 없어서 이번 세척엔 최신 테크놀로지가 적용돼서 특별히 소개하려 합니다^^

레진 킷 만들 때 중요한 작업 중 하나가 바로 이형제를 세척하는 일이죠.
레진 부품이 실리콘 틀에 붙어버리지 말라고 바르는 기름 같은 것이 이형제입니다만,
이 이형제를 제대로 씻어내지 않고 작업을 하게 되면 접착이나 도색도 잘 안 되고,
설령 도색이 다 된 후라고 해도 도색이 다 일어나 벗겨져버리는 참혹한 사건을 목격하게 될 수가 있죠.

그래서 보통은 도색 작업 전에 중성세제를 물에 타서 레진 킷 표면의 이형제를 칫솔로 박박 닦아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저는 노동력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처음부터 초음파 세척기로 세척했습니다.


이번에 제가 구입한 SD-80H 초음파 세척기입니다. 안경 쓰시는 분들은 안경점에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요즘엔 좀더 디자인이 예쁘고 기능 많고 저렴한 타사 제품들도 있지만
30년 가까이 초음파 세척기를 꾸준히 만들어 온 '성동 초음파'사를 믿고 구입했습니다.

강력하고 수명이 긴 BLT(bolted Langevin transducer) 진동자를 사용하고, 정밀한 세척이 가능한 40kHz 초음파를 발생시키고,
용량은 1.2L에 보온 기능이 있는 모델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타이머 기능이 없는 정도랄까요?


세척조 크기 상 1/100 스트라이크 제타의 서브유닛 부품은 세척이 불가능합니다.
세척조 크기가 SD-80H보다 커지면 가격이 수직급상승하기 때문에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할 듯하고요.
앞뒤쪽 끝부분만 담가서 세척하고, 중간부분은 치솔에 퐁퐁 묻혀서 닦았어요.


이것이 이번 세척에 사용한 SMP 이형제 제거제입니다. 일종의 약한 신너 같은 유기용제입니다.
500ml 단위로만 팔기 때문에 두 병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엔 물에다가 중성세제 타서 세척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컨테스트 작품이다 보니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특별히 이형제 세척 전용 용제를 구입했습니다.
위쪽 사진에 보시면 초음파 세척기를 스프레이 부스 앞에 놓았는데,
세척 시 이형제 제거제가 증발돼서 집안에 퍼지면 안 좋을 테니 스프레이 부스를 켜놓고 세척 작업을 했습니다.

초음파 세척기의 원리는 초음파가 액체 매질을 통과할 때 그 빠른 진동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캐비테이션(cavitation)이라는 진공 거품이 생겼다가 터지면서 거기서 발생한 에너지로 부품 표면의 오염원을 떼내는 것입니다.

초음파 세척기에서 초음파 발생부는 보통 바닥 부분이기 때문에 부품의 세척하려는 쪽이 바닥을 향해야 하고,
캐비테이션 현상은 액체에서만 생기기 때문에 세척하려는 부품이 고체인 세척기 바닥면에 딱 붙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철사 바구니 같은 것으로 부품을 액체 속에 띄워놓으면 좋지만, 철망이 너무 조밀하면 초음파가 투과를 못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품을 겹겹이 쌓아놓으면 아래쪽 부품이 초음파를 가려서 위쪽 부품 세척이 안 되므로 한 겹만 펴놓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이형제 제거제를 붓고, 적절한 철사 바구니가 없어서 부품들을 그냥 바닥에 펴놓았습니다.


그리고 파워 온!


오른쪽 스위치는 초음파 발생 스위치, 왼쪽 스위치는 보온 기능 스위치인데요.
캐비테이션은 온도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지는데, 물의 경우 75도에서 캐비테이션 발생과 세척 효율이 가장 좋습니다.
이 제품은 물 사용을 가정하고 75도로 보온을 해주는데요. 웬만한 유기용제는 75도에서는 끓어버린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보온 스위치는 몇분만 켰다가 따뜻해졌다 싶을 때쯤 껐습니다.


찌르르르르~~ 하는 소리가 나면서 세척이 되고 있습니다.
2분간 세척하고 나서 부품들을 뒤집고, 다시 2분간 세척했습니다.


유기 용제가 집안에 확산되지 않도록 뚜껑을 덮었고, 말씀 드렸듯이 보온 스위치는 껐습니다.

이렇게 세척하기를 대여섯 번 정도 반복해서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 전체를 세척했습니다.
세척이 다 끝나고 난 이형제 제거제는 다음번에 다시 사용하기 위해 다시 원래의 병에 담아놓았습니다.


2. 가조립 (MS 형태)

이렇게 닦아낸 부품들을 게이트 제거하고, 휜 부품들은 펴고 해서 가조립을 해보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을 수정하고 개수해야 할지 들여다 보고 분석하는 작업인 만큼 킷의 단점과 문제점만 들춰내는 내용이 될 것 같은데요.
아래 나올 내용을 읽고 "이렇게 불평만 늘어놓을 거면 딴 킷 만들지 왜 이거 만들고 있냐?"고 말씀하지 마시고,
가조립 과정이라는 특성을 감안하고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는 반다이 MG 제타건담 2.0의 일부 외장장갑 부품을 레진 킷으로 치환하는 컨버전 킷입니다.
그런데 사진처럼 세우는 것만 해도 만만치 않더군요.
원래 부품들 지탱하기도 버거운 준 낙지건담에 속하는 MG 제타건담 2.0 프레임인데 거기에 돌덩어리 같은 레진을 주렁주렁 달아놓으니
제대로 낙지건담이 됐습니다ㅠㅜ.

저 무거운 서브유닛을 들어올리는 건 언감생심, 서브유닛 끝을 바닥에 올려놓고도 어깨가 휘청휘청합니다.
더 문제되는 것은 양쪽 합치면 서브유닛보다 무거운 등의 윙바인더입니다. 이것들 때문에 허리와 골반 및 몸 전체가 뒤로 기울어집니다.
골반 쪽은 관절을 좀 보강해주어야 할 것 같고, 허리 같은 경우 아예 고정을 해버리든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 사진을 보면 뭔가 좀 허전하지 않으신가요?
아래 오른쪽 사진처럼 곧휴 부품이 윗부분에 양쪽으로 돌기가 있었는데 조립 도중에 부러져버렸습니다.
부품이 너무 얇게 성형된 관계로, 붙여 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아예 그냥 MG 제타건담 2.0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의 상태가 크게 나쁘지는 않은데 좀 상태 메롱한 부품들이 몇 개 있습니다.
특히 반대편이 비쳐보일 정도로 얇게 성형된 부품들이 많습니다.
표면정리 작업 도중에 구멍이 뚫리거나 하지 않도록 그 전에 퍼티 등으로 보강이 필요하겠습니다.
테일 스태빌라이저의 경우 양쪽에 이렇게 얇은 부위가 생겨버린 데다가 안쪽도 마구 퍼티를 칠 수 없는 디테일한 부분이라서 작업이 좀 곤란하네요.

서브 유닛을 보니 실리콘 틀의 일부가 딸려나와 뜯겨진 것도 보이네요.
저는 이런 것 처음 보는데, 제가 가진 킷이 소위 '막타'라는 의미일까요?
뜯겨져서 파손된 실리콘 틀은 다시 사용하지 못할 테니 파기했을 것이고, 제 킷이 그 틀을 파기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든 킷이겠죠.


헤드는 MG 제타 2.0 부품에 비해 여러 모로 조금씩 수정이 되어 있기는 한데 MG의 편리한 부품 분할의 유혹을 이길 정도의 메리트는 없는 듯합니다.
그리고 후두부 카메라 테두리의 얇은 부품 상태도 안 좋고요.
아마도 MG 머리를 사용해야 할 듯...

어깨는 맨 앞쪽 장갑만 레진 부품으로 되어 있는데,
A자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A자 형태와 조금 다르고, 왼쪽 오른쪽 어깨의 몰드 모양도 달라서
MG 제타 2.0 킷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옆 모습을 보니 역시 서브유닛밖에 안 보이는군요^^
활은 휜 상태가 심해서 팔팔 끓인 물에 담가서 열심히 직선으로 잘 펴줬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서브유닛 개수 작업을 가늠하는 데는 활을 꼽지 않고 사진 찍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뺐습니다.


서브 유닛에 빔 캐논의 포구(砲口)와 덮개만 만들어서 덮어주면 제법 제대로 된 스트라이크 제타건담처럼 보일 것 같습니다.

사이드 스커트의 옆면을 보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같은 몰드가 있는 것은 반갑습니다만...
끝에 빔 캐논을 달아주려면 사이드 스커트의 단면이 정사각형에 가까워야 하는데 아주 펑퍼짐한 직사각형을 하고 있습니다.
킷을 개수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보이지만 그래도 완전히 새로 자작하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뒷면은 또 윙바인더밖에 안 보입니다.
윙 바인더가 이렇게 커진 이유 중 하나는 원래는 서브 유닛에 있어야 할 부분을 윙 바인더 아래쪽에 붙여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수정/개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놔둘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또 윙 바인더가 조각조각 분리된 날개처럼 펴지는 연출을 위해 층층이 쌓이는 구조로 만들다 보니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문제점은 이들 조각들 간의 결합 핀이 오직 한 곳, 가동축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제대로 결합하고 접착하려면 가동이 안 되고, 가동이 되게 하려면 제대로 결합이 안 된다는 상황인 것이죠.

가동도 되고, 결합도 되게 하는 방법은 자석을 사용하는 방법 뿐일 것 같습니다만...
윙 바인더가 조각조각 날개처럼 펼쳐지는 스타일은 다소 중국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석을 쓰지 않고 그냥 고정 접착해 버리려고 합니다.


3. 가조립 (웨이브라이더 형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에서 웨이브 라이더 형태는 MS 형태만큼의 중요성이 있기 때문에 웨이브라이더 형태도 반드시 가조립을 해봐야겠죠.



그런데... 역시 웨이브라이더 형태도 고정이 잘 안 됩니다.
부품은 무거운 레진 덩어리로 바뀌어 부담이 더 가는데,
MG 제타 건담 2.0에 있었던 웨이브라이더 모드 시의 고정 핀들이 추가되기는커녕 오히려 일부 삭제되었습니다ㅜㅜ
제대로 고정을 하기 위해서는 삭제된 핀들을 되살리거나 군데군데 추가로 자석을 심거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MG 제타건담 2.0 자체가 완전변형을 제일의 목표로 삼은 반면 변형 시 가동 부품들의 내구성에는 별로 신경을 안 쓴 듯합니다.
가슴과 따로 노는 어깨 고정부위라든가, 정확하게 내부 부품이 부러지는 방향으로 힘을 받도록 설계된 허리 변형 기구,
아주 작은 부분에 온 힘을 받게 만들어진 골반 고정부 등등... 불안한 부분이 한둘이 아닙니다.
변형 부품들의 내구성 보강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빨간 화살표가 가리키는 에어 인테이크 형태의 부분이 원래는 서브 유닛에 달려있어야 하는 부분인데,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에서는 윙바인더로 옮겨진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원래대로 개수하는 것은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저대로 놔두려고 합니다.

네오그레이드 킷의 웨이브라이더 형태에서 한 가지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무릎 부품이 과도하게 앞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다리가 제대로 접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무릎 부품도 결국 제타 2.0의 부품을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 첫번째 작업기 '가조립' 편을 마칩니다.
다음번 작업기는 서브 유닛과 사이드 스커트 빔 캐논 등의 개수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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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19. 02:06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0 - Concept



이번에 다음카페 민봉기의 건프라월드 온라인 컨테스트에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으로 출품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Strike Zeta Gundam)은 한마디로 말하면 '제타건담 3호기의 코마츠바라(小松原)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제작에서는 제타건담 3호기의 또다른 버전인 네오그레이드 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컨버전 킷을 베이스로
코마츠바라 버전에 가까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이 기체에 대해서는 아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아서
먼저 MSZ-006-3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이라는 외전적 기체의 유래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겠습니다.

1. Green Divers

MSZ-006-3이라는 형식 번호의 기체가 최초로 세상에 등장한 것은 2001년 선라이즈에서 제작한 플래니테리엄(별자리 등을 투영하는 반구형 스크린) 용 CG(컴퓨터 그래픽스) 영화 '건담 신체험 -0087- 그린 다이버즈'였습니다.

스토리는 궤도상의 전투로 피해를 입고 대기권으로 추락하는 민간여객선 프로스페로 호에 남겨진 두 남매를 에우고와 티탄즈, 카라바가 협동하여 구한다는 내용인데,
탈출한 남매들의 대기권 돌입 캡슐을 회수하는 역할을 한 것이 카라바 소속의 MSZ-006-3 제타건담 3호기입니다.
초고속으로 대기권 돌입 중인 캡슐을 따라잡는다는 것은 제타건담의 추진력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리형 부스터 유닛을 사용합니다.

<이미지 출처: GUNDAM EVOLVE MATERIAL>

2001년의 기술에 그다지 넉넉치 않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CG 영화라서 제타건담 3호기의 모델링은 별로 세밀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3호기라고 해도 오리지널 제타건담과 형태가 다른 것은 아니고 백색, 보라색, 회색의 컬러링 외에는 눈에 띄는 차이점이 없습니다.
이 컬러링은 제타건담의 원 디자이너인 후지타 카즈미(藤田一己)씨가 디자인했다고 하고요.

작품 내에서 제타건담 3호기의 파일럿은 얼굴도 안 나오고 이름 대신 '화이트 유니콘'이라는 코드 네임으로 불리우지만
어깨의 A자, 카라바 소속인 점, 그리고 성우가 후루야 토오루(古谷徹) 씨라는 점에서 '아무로 레이'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2. GUNDAM EVOLVE../9

제타건담 3호기가 그 다음으로 세상에 선보인 것은 제타건담 극장판이 완결되던 2006년이었습니다만,
우연히도 두 가지의 서로 다른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다른 매체로 발표됐습니다.

그 중 하나가 선라이즈의 애니메이션 GUNDAM EVOLVE../9 입니다.
EVOLVE../ 시리즈는 원래 건프라 매장에서 킷의 프로모션을 위해 상영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상이지만,
EVOLVE../9은 EVOLVE../ 시리즈 6~10의 모음집 DVD 발매를 위해 특별히 따로 제작된 영상입니다.

GUNDAM EVOLVE../9에는 3기나 되는 서로 다른 타입의 제타건담 3호기가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 MS-006-3A 화이트 제타가 그린 다이버즈에 등장한 제타건담 3호기와 동일 기체입니다.
디자인은 SD건담 만화 등의 작가인 이치시키 마사토(一式まさと)씨가 담당했는데, 그린 다이버즈 디자인을 살짝 리파인한 수준입니다.
부스터 유닛의 디자인도 그린 다이버즈와 거의 동일합니다.
파일럿의 코드네임은 역시 '화이트 유니콘'인데, 얼굴로 보나 극중에서 '1년전쟁의 영웅'으로 불리는 걸로 보나 분명히 아무로 레이입니다.

<이미지 출처: GUNDAM EVOLVE MATERIAL>

이 기체는 2007년 반다이에서 MG 제타건담 2.0의 컬러 배리에이션 한정판으로 제품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제타 2.0 런너를 그대로 쓰다 보니 백색과 회색의 배치가 그린 다이버즈나 EVOLVE../9 버전과 좀 달랐지요.


3. Masterpiece Zeta Gundam

그런데 EVOLVE../9보다 몇 달 빨리 공개된 다른 제타건담 3호기가 있었으니,
개라지 킷 메이커인 studio RECKLESS의 코마츠바라 히로유키(小松原博之) 씨가 조형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입니다.
코마츠바라 씨는 카토키 하지메(カトキハジメ) 씨의 디자인을 가장 Ver. Ka스럽게 조형해내는 천재 원형사로 유명한데요.
요즘은 카토키 디자인을 벗어나서 독자적인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데, 스트라이크 제타도 코마츠바라 씨의 이런 오리지널 디자인 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버전으로 완성이 가능한 '1/144 Z GUNDAM +α Ver. 2006 FINAL' 레진 킷이 캐러하비 2006 행사장에서 판매됐고,
9월에는 '마스터피스 제타 건담(Masterpiece Zeta Gundam)'이라는 책으로까지 발간되었습니다.
마스터피스의 재미있는 점은 마치 '우주세기 0106년의 사이드6에서 발간한 제타 건담에 관한 책'인 것처럼 꾸며져 있다는 것입니다.
책에 나오는 사진들은 모두 코마츠바라 씨와 다른 유명 모델러의 모형 작품들을 연출 촬영한 것인데,
그 중에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기종이 바로 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그린 다이버즈에 등장한 제타건담 3호기와 동일한 형식번호 MSZ-006-3이고, 소체의 디자인도 거의 같습니다.
(실제로 소체의 조형은 studio RECKLESS에서 2005년에 '제타건담'으로 발매한 킷과 동일합니다)
기존 제타건담 3호기와의 가장 특징적인 차이점은 실드가 거대한 전용 서브유닛으로 대체된다는 점입니다.

이 서브유닛에는 자체 제너레이터가 내장되어 있어, 하이퍼 메가 런처 급의 빔 캐논과 추진용 엔진에 파워를 공급하고,
미사일 등를 수납할 수 있다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그 외 변경점으로는 사이드 스커트에 빔 캐논이 추가되고, 등 뒤의 플라잉 아머의 디자인도 다소 변경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

2008년에는 '마스터피스 롤아웃 제타 건담(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이라는 이름으로
마스터피스에 등장한 모형작례와 설정자료를 담은 책도 발간되었습니다.
마스터피스 롤아웃에 나온 제타건담 3호기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설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타건담 3호기는 본래 제타 건담의 예비 부품 용으로 애너하임 일렉트로닉스에서 보관중이었다.
그런데 제타 건담의 뛰어난 항공작전능력에 주목한 카라바의 요청으로 카라바 '아우둠라(Audhumla)' 부대에 인계되었다.
카라바는 제타건담 3호기의 지구상에서의 항공작전능력 향상을 위한 여러가지 기체 장비를 가지고 평가시험비행을 실시했다.

그 중 하나는 뉴타입 파일럿이 탑승한 제타건담을 부스터에 의해 탄도비행시켜 지구상의 어느 전선이라도 45분 이내에 투입한다는 '전지구NT전력즉응파견구상'이었다.
이 훈련 도중에 여객선 프로스페로 사고의 인명 구조에 관여하게 된다(그린 다이버즈).

장비 옵션 중 '스트라이크 제타'라는 기체는 애너하임사의 투자자 자료에 그 모습이 공개되어 있다.
스트라이크 제타는 대MS전뿐만 아니라 후방 침투, 적 시설에 대한 종심타격의 역할도 하는 Strike Fighter를 목표로 한다.

그래서 전용 서브유닛에 초저속부터 마하 10 이상의 극초음속까지 대기권내 항행능력이 뛰어난 복합 사이클 엔진을 탑재하고,
지상 공격용 무기를 수납할 수 있는 4개소의 내장식 웨폰 베이도 장비하였으며, 스텔스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서브유닛 앞단에는 하이퍼 메가 런처 급의 빔 캐논을 장비했으며, 이것과 엔진은 내장된 제너레이터로부터 동력을 공급받는다.
이 때문에 본체의 파워가 여유로워져서 사이드 스커트의 빔 사벨 수납부도 대형 빔 캐논으로 교환하였다.

그러나 카라바의 시험평가 결과 뉴타입 외엔 다루기 힘든 섬세하고 과민한 제타건담의 조종성 때문에 도입구상 자체가 소멸되고,
카라바 수뇌부는 제타건담을 베이스로 한 양산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뭔가 그럴듯하죠?
설정은 됐다 치고, 제가 이 스트라이크 제타에 유달리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오리지널 제타 보다도 멋지기 때문'입니다.
제타 건담의 웨이브라이더도 멋지긴 한데, 확실히 짤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데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웨이브라이더는 서브유닛으로 인해 훨씬 길어져서 좀더 항공기스러운 샤프한 프로포션을 갖게 되었죠.

<이미지 출처: 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

그리고 웨이브라이더 옆면을 보면 파란 띠가 서브유닛에서 윙 바인더, 허벅지, 종아리, 테일 버니어 스태빌라이저까지 사선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테일 버니어 스태빌라이저 에서 발부분으로 A자를 그리듯이 이어져 내려오는데요.
저는 이것이 왠지 멋지고, '역시 아무로 전용기'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4.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네오그레이드의 원형사이신 피아님의 2007년작입니다.
정식 명칭은 1/100 Strike White Zeta ver. Evolve 9이고, 반다이 1/100 MG 제타 건담 ver. 2.0 프레임을 사용하는 레진 컨버전 킷입니다.

Evolve../9의 화이트 제타와 studio RECKLESS의 스트라이크 제타, 그리고 G-System 활제타의 특징들을 모아 한 데 융합한 디자인입니다.
이름부터 스트라이크 제타와 화이트 제타가 융합되었죠.
구석구석 살펴보면 배색과 일부 몰드 형태는 화이트 제타를, 사이드 스커트와 서브유닛은 스트라이크 제타를,
발과 활 모양은 활제타를 닮았으며, 그 외 패널라인이나 세부 디테일은 피아님의 오리지널 리파인입니다.


<이미지 출처: 민봉기의 건프라 월드>

제가 하려는 작업은 이렇게 세 기종이 융합된 킷으로부터 다시 코마츠바라 버전의 스트라이크 제타를 추출(?)해 내는 일이 될 텐데요.
가장 큰 작업은 아마도 서브유닛 개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피아님 킷의 서브유닛은 얼핏 보면 스트라이크 제타와 유사하지만 어디까지나 '실드 + 활 수납공간' 역할입니다.
엔진 노즐이나 빔 캐논 총구가 없고, 바깥쪽과 위쪽 부분이 코마츠바라 버전과 전반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개조가 필요합니다.
또, 사이드 스커트에도 빔 캐논을 추가해 주어야 할 것이고요.


5. GFF 제타 플러스의 컬러 패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보고 건담 센티넬의 제타 플러스(Z Plus)와의 연관관계가 느껴진 건 혹시 저 뿐일까요?
제타 플러스도 스트라이크 제타처럼 평가시험 타입의 아무로 레이 전용기가 있었고,
제타 플러스에도 사이드 스커트에 빔 캐논이 장비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죠.
그리고 아마도 위의 박스글에서 카라바가 도입하기로 한 '제타 건담을 베이스로 한 양산기'가 바로 제타 플러스일 겁니다.

<이미지 출처: 魂Web>

Gundam Fix Figuration 시리즈의 제타 플러스를 보면 위 사진과 같이 청색 부분이 기하학적 패턴으로 색분할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 계획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푸른색 부분도 GFF 제타플러스와 비슷한 패턴으로 칠하려는 것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와 제타 플러스는 설정상 동일한 연장선 상에 있는 기체이니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색분할 무늬는 모델러들 사이에선 보통 스플린터(Splinter) 도색이라고 통하고 있지만
현실 세계의 스플린터 미채(迷彩, camouflage) 패턴이라는 것은 병기보다는 전투복 용도이고, 무늬 모양도 꽤 다릅니다.



<2차대전시 독일군의 스플린터 미채>


<스웨덴의 M90 스플린터 미채>


<페리스 미채의 예>

건담 센티넬 때부터 건프라 도색에 널리 쓰여온 색분할 패턴은 스플린터 미채 패턴보다는 오히려
60~70년대 미국 전투기에 일부 적용된 페리스 미채(Ferris camouflage) 패턴에 가깝다고 볼 수 있고요.
카토키 하지메 씨가 모델 그래픽스에 건담 센티넬 내용을 연재할 때도 '페리스 풍 분할 미채'라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좀 석연치 않은 것은 GFF 제타 플러스의 컬러링은 '미채'라고 부르기엔 너무 화려하고 눈에 띈다는 것이죠.
이것은 아마도 기체의 평가 테스트와 홍보를 위해 편의 상 일부러 눈에 잘 띄는 색으로 도색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현실세계의 예로 러시아 전투기들의 시험비행용 도색 패턴(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습니다)과 비교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러시아의 Su-35BM 프로토타입 2호기>


요약

제 작업 구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ver. Evolve 9' 컨버전 킷을 베이스로 해서
코마츠바라 버전의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설정과 디자인을 좀더 살려내고,
GFF 제타 플러스 같은 시험비행 용 색분할 패턴으로 도색하는 것입니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아래와 같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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