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프라 (건담 프라모델)'에 해당되는 글 81건

  1. 2010.08.20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2 - 개수 14
  2. 2010.08.06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1 - 가조립 26
  3. 2010.07.27 건프라 엑스포 다녀왔습니다. 8
  4. 2010.07.21 PiFan,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인터뷰 15
  5. 2010.07.19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0 - Concept 13
  6. 2010.07.13 택배왔어요~! 16
  7. 2010.06.10 1/100 GN-001/hs-A01 애벌랜치 엑시아 리뷰 16
  8. 2010.05.22 가격 대비 실속 있는 프라탑 수납장 11
  9. 2010.05.17 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14
  10. 2010.05.13 24년간의 숙원이 현실로... MG 디오(The-O) 2010 여름 발매!! 6
  11. 2010.05.12 가정의 달 맞이 소소한 지름 - 폐암 예방 대책^^ 6
  12. 2010.05.08 MG RMS-099 릭 디아스 완성! 5
  13. 2010.05.03 MG&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직전 Coming Soon!
  14. 2010.04.05 MG&HGUC RMS-099 릭 디아스 도색 완료 2
  15. 2010.03.26 MG RX-0 유니콘 건담 HD 컬러 + MS 케이지 리뷰 15
  16. 2010.03.18 MG & HGUC RMS-099 릭 디아스 표면정리 완료 4
  17. 2010.02.23 OVA 건담 유니콘(UC) 제1화 감상: 우주세기의 화려한 부활 21
  18. 2010.02.21 MG & HGUC RMS-099 릭 디아스 2
  19. 2010.01.05 2010년 계획 18
  20. 2009.12.01 HG GN-0000 + GNR-010 더블오라이저 완성 18
  21. 2009.11.24 HG GN-0000 + GNR-010 더블오라이저 리뷰 8
  22. 2009.11.13 HGUC RX-178 건담 Mk-II 티탄즈 컬러 완성 11
  23. 2009.11.06 HGUC 막투 3종 세트 제작기 #2 6
  24. 2009.11.05 에어브러시를 위한 최적의 도료 농도 맞추기 14
  25. 2009.10.22 HGUC 막투 3종 세트 제작기 #1 6
  26. 2009.10.08 HGUC 막투 3종 세트 6
  27. 2009.09.19 MG YMS-15 갼 엑스트라 피니쉬 완성 2
  28. 2009.09.16 MG YMS-15 갼 엑스트라 피니쉬 작업기
  29. 2009.04.27 PG GAT-X105 + AQM/E-X01 엘 스트라이크 건담 #3 - 1차 도색 완료 4
  30. 2009.03.29 PG GAT-X105 + AQM/E-X01 엘 스트라이크 건담 #2 - 표면 정리 완료 11
2010. 8. 20. 04:40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2 - 개수


원래는 지지난 주 포스트하려고 계획했었던 개수 작업기입니다만...
역시 개수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군요. 컨테스트 마감(8/31)에 시간 맞출 수 있을지 진심으로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개수 작업에서는 프라판을 사용한 작업이 주가 됩니다만... 프라판으로 어디어디 개수했습니다, 끄읕~ 하면 재미 없으니까
제가 개수 작업을 할 때 사용한 방법에 대해서 팁이랄지 설명부터 좀 드리겠습니다.

1. 프라판 공작 팁

건프라 개조/개수 작업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프라판 공작일 텐데요.
먼저 실토할 것은 이 방법들이 제가 고안해낸 방법은 아니고 전격하비에서 스크래치 빌드 모델러로 유명한 미사키 미츠아키(岬光彰) 씨의 책
'GUNDAM SCRATCH BUILD MANUAL'에 나오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1) 도면 대로 재단하기
프라판 작업 중엔 그냥 대충 프라판을 닥치는 대로 잘라서 해도 되는 작업이 있는가 하면,
조금 복잡한 모양의 경우 도면을 그려서 도면에 따라 프라판을 재단해야 할 필요성이 있죠.
도면을 그리는 방법으로는 CAD나 벡터 그래픽 프로그램을 아주 잘 다루신다면 거기서 모양을 그려서 프린트하시는 것이 베스트일 텐데요.
일반인이라면 그보다는 방안지(모눈 종이)에 자 대고 연필로 직접 그리시는 것이 더 편하고 빠를 겁니다.

이렇게 얻어진 도면 대로 재단하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정확하고 오차가 적게 재단할 수 있는 방법은 도면이 그려진 종이를 프라판에 붙인 상태로 도면과 함께 잘라내는 것입니다.
딱 하나만 필요한 모양이라면 도면 원본도 그냥 잘라버려도 별 상관이 없겠죠.

<'영구고정용', '강력접착용' 이거 말고 딴 거 사세요-_- 프라 표면에서 닦아내기 힘듭니다>

그런데 종이를 프라판에 붙인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종이 붙이는 풀은 프라판에 안 붙고, 플라스틱용 접착제는 프라판 표면을 녹인다는 문제가 있죠.
이럴 경우 가장 유용한 것이 '스프레이 접착제'입니다.
종이와 프라판을 잘 붙여주고, 스프레이 형식이라 사용도 편하고, 종이가 울거나 프라판이 녹지도 않죠.
3M사 제품이 유명한데, 국내 메이커에서도 유사 제품이 나와 있습니다. 문구 전문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뿌리는 접착제 중엔 가장 많이 사용되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강력 접착용(영구고정용), 다른 하나는 임시 접착용(재접착용)입니다.
이름만 들어봐도 프라판 재단할 때 뭘 사용해야 하는지 아시겠죠? 그렇습니다. 임시 접착용입니다.
임시접착용은 포스트 잇 같은 느낌으로 몇 번이고 붙였다 뗐다 할 수 있고, 종이 쪽에 뿌리면 프라판 표면엔 찌꺼기가 잘 남지 않습니다.
칼질 도중에 떨어지거나 할 만큼 접착력이 약하지도 않습니다.
레진 부품 가조립할 경우에도 가벼운 부품이라면 편리하게 접착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저는 실수로 강력접착용을 사버렸답니다ㅜㅜ.
3M 제품에선 75번, AMOS 제품에선 100번, NABAKEM 제품에선 B2가 임시 접착용입니다(O).
3M에선 77번, AMOS 200번, NABAKEM A1이 강력 접착용이고요(X).
저처럼 실수하지 마시고 확인하셔서 꼭 임시 접착용(재접착용)으로 잘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스프레이 접착제에는 분사 노즐 팁(분사구가 있고 손가락으로 누르는 부분)이 두 종류 들어있습니다.
기본 빨간 팁은 좁은 원형으로 분사되는 것이고, 스페어 흰색 팁은 세로 방향으로 넓게 분사되는 것이지요.
도면처럼 넓은 것을 붙일 때는 흰색 팁으로 교체하셔서 가로로 지나가듯이 뿌리면 한번에 넓게 칠해져서 편합니다.
노즐 팁 교환시 유의할 점은 노즐 토출구 방향과 캔 위쪽에 까만 매직(?)으로 표시된 점과 같은 방향을 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캔스프레이 도료 뿌리듯 20cm 정도 떨어져서 흰색 팁으로 스프레이 접착제를 도면 뒤쪽에 넓게 잘 뿌리고 위 사진처럼 프라판에 붙였습니다.
이제 도면의 선을 따라서 잘라내기만 하면 되는데, 여기서 또 유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프라판 재단 시에 가장 쓰기 편하고 단면도 매끄럽게 나오는 도구는 아래 사진 맨 위의 P커터인데요.
칼날이 P자 비슷하게 생겨서 이 이름이 붙은 것 같은데, 이 도구는 일반 칼처럼 재료를 베는 것이 아니고 긁어내서 얇게 만들어 절단합니다.
그래서 문제인 것이 도면을 붙이고 재단 시에 P커터를 쓰면 도면을 긁으면서 잡아찢는다는 점입니다-_-
결국 도면을 붙인 상태로 재단 시엔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사진 아래쪽의 일반 커터나 아트 나이프를 사용하셔야 됩니다.


P커터가 아닌 일반 커터 사용 시의 단점은 절단면이 예쁘지 않고 프라표면 위로 툭 솟아나온다는 것인데요.
일반 커터로 완전히 베어질 때까지 잘라내는 것보다 프라판을 반복적으로 커터로 긋다가 프라판이 반쯤만 잘렸다 싶은 상태가 됐을 때
손으로 프라판을 꺾어서 부러뜨리는 것이 그나마 절단면이 깔끔하게 나오니 참고하시기 바라고요.


다 재단한 뒤 부품에 남은 도면 종이는 떼내어 버리시면 됩니다.
프라 표면에 남은 접착제는 임시 고정용이든 강력 접착용(많이 남습니다-_-)이든 에나멜 신너로 지워지니 깨끗이 닦아내시고요.
그래도 끈끈함이 남을 경우 사포질 한 방 살짝 해주시면 깔끔해집니다.

그런데, 도면을 한 번 쓰고 버릴 게 아니고 재활용해서 똑같은(비슷한) 모양을 여러 개 잘라내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애초에 프린터로 뽑은 도면이라면 또 뽑으면 되고, 집에 복합기 같은 게 있으시면 복사해서 쓰시는 게 가장 정확해서 좋습니다.
이런 기기들이 없을 경우 차선책이 먹지 등을 이용해서 프라판 표면에 도면을 옮겨 그린 후 그 도면을 따라 자르는 겁니다.

또다른 방법은 이미 잘라놓은 프라판을 템플릿처럼 써서 그것을 대고 다른 프라판을 자르는 것입니다.
그냥 대고 자르다 보면 움직일 가능성이 있으니 순간접착제를 몇 군데 점 찍듯 조금씩 발라 프라판끼리 접착한 후 재단하고 나서 다시 떼냅니다.


계속 새로 자른 프라판을 새 템플릿으로 삼아서 다른 프라판을 자르다 보면 오차가 쌓이고 쌓여 마지막엔 전혀 다른 모양이 될 수 있으니
최초에 재단한 것만 계속 템플릿으로 사용해야 된다는 것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방법은 모양이 직선으로만 이루어져 있을 때 사용 가능한, 특히 서로 다른 도안을 한 도면에 그렸을 때 유용한 방법입니다.
우선 도면를 프라판에 붙입니다.
위에서 말한 임시접착용 스프레이 접착제로 붙여도 되고, 없으면 마스킹 테이프로 붙여도 됩니다.


그리고 도안의 각 꼭지점에 철필이나 송곳 같은 것으로 찍어서 프라판에 표시를 남깁니다.


도면을 뗀 뒤에 먹선펜 같은 걸로 철필 자국을 더 잘 보이게 표시합니다.
이렇게 안 하고 칼질하면 철필 자국이 어디였는지 못 찾는 수가 생깁니다-_-.

그리고는 점 잇기 놀이 하듯이 점들 사이의 직선 부분에 자를 대고 P커터 등으로 자르면 됩니다.
철필 자국이 스토퍼 역할을 해서 커터가 더 나가지 않고 딱 꼭지점에 멈추게 해주는 반가운^^ 부작용도 있습니다.
이 방법의 결과물로서 비슷하게 생겼지만 약간 다른 프라판 부품 삼종 세트가 얻어졌네요.


2) 매끄러운 모서리 만들기
일반적으로 프라판으로 입체 다면체를 만들려고 하면 각 면을 이루는 모양을 따로 재단해서 엣지들끼리 접착하는 방법을 씁니다만,
이렇게 접착해서 만든 모서리는 매끄럽지 않기 때문에 퍼티질이나 사포질 같은 후가공이 필수가 됩니다.
그런데 두 면이 밀접한 관계에 있고, 서로 이루는 각이 둔각일 경우 프라판을 꺾는 방법으로 매끄러운 모서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위에서 봤을 때 복잡한 모양의 옆면을 만드시려고 하면 아주 많은 개수의 프라판 조각이 필요하겠지만,
긴 띠 모양의 프라판을 가지고 이 방법으로 매끄러운 모서리를 만들면서 둘레를 두르시면 훨씬 편합니다(말만으로는 이해가 힘드시죠?).


이 작업의 개념은 윗 그림과 같습니다.
우선 얇은 프라판(바깥면)과 두꺼운 프라판(안쪽면) 한 장씩을 같은(비슷한) 모양으로 재단합니다.
모서리가 될 부분은 P커터를 사용하여 얇은 프라판에선 안쪽에 접는 금을 내고, 두꺼운 프라판은 절단합니다.
P커터를 쓰는 이유는 절단선이 두꺼워서 모서리의 꺾일 틈을 내주기 때문입니다.


얆은 프라판이 바깥쪽, (두 조각 난) 두꺼운 프라판이 안쪽이 되도록 서로 접착한 후 접는 금을 따라 꺾어접습니다.
그리고 꺾인 모서리 안쪽에 순간접착제나 순접 퍼티를 발라 보강하고서, 다른 부품들에 각도를 맞춰놓고 순접이 굳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바깥쪽 얇은 프라판의 살짝 꺾인 부분이 모서리가 되어 절단 자국 같은 것 없는 예쁜 둔각 모서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대략 120도 정도의 둔각까지는 가능하지만 그 이상 많이 꺾이게 되면 바깥쪽 프라판이 파손돼서 절단될 우려가 있습니다.

3) 프라판 엣지 경사면 가공
프라판 여러 장을 연결해서 입체를 만들 경우 엣지끼리 직각으로 만나면 후처리 가공이 그나마 쉽지만 어정쩡한 각도로 만나면 번거로워집니다.
아래 그림의 A나 B 경우처럼 접합하게 되면 순접 퍼티가 필요해지거나 삐져나온 부분을 갈아내야 하죠.
그런데 만약 프라판 옆면 엣지를 미리 C처럼 경사지게 가공해 놓으면 후처리가 훨씬 간단해지고 접합 자국도 별로 표가 안 납니다.
A나 B의 경우 치수를 재고 도면을 그릴 때부터 접합부의 두께를 계산에 넣어야 하는 데 비해서 C는 그렇게 안 해도 되는 장점도 있고요.
그리고 이런 접합부뿐만 아니라 오픈된 엣지의 경우도 직각이 아닌 각도로 마무리해야 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는 보통은 줄 같은 걸로 엣지를 대강 비스듬하게 맞추어 깎아내려고 하시겠지만, 정확한 각도는 불가능하죠.
이 용도로 유용하게 쓸만한 도구를 미사키 씨의 스크래치 빌드 매뉴얼 대로 따라서 만들어봤습니다.
준비물은 각도기, 프라판, 커터날, 볼트,너트, 워셔, 핀바이스, 접착제/강력 양면 테이프 정도입니다.
볼트는 가급적 손으로 돌리는 타입이 좋지만 전 그런 게 없어서 드라이버로 돌리는 타입으로 했네요.


프라판을 각도기 지름과 비슷한 크기로 위 사진 같은 모양으로 자르고 가운데에 선을 그어둡니다.
그리고 각도기의 중심과 프라판의 중심에 볼트가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을 뚫습니다.


그리고 프라판 가장자리에 커터 칼날부분이 조금 튀어나오도록 커터날을 강력접착용 스프레이 접착제나 강력 양면 테이프로 붙입니다.
그리고 나서 볼트와 워셔, 너트를 이용해서 아래 사진처럼 결합하면 완성입니다~


이제 이것을 프라판 경사면 엣지 가공에 사용하는 방법인데요.
먼저 경사면 가공을 할 엣지 부분에 마커 등으로 칠해놓습니다.
이렇게 하면 깎이면서 마커 칠한 부분이 사라짐으로 인해 엣지가 균형있게 잘 깎이고 있는지 체크하기가 편합니다.


그리고 각도기 눈금을 보고 원하는 엣지 경사면 각도를 맞춘 후,
오른쪽 사진처럼 프라판에 직각으로 대고 옆으로 밀면서 커터날 부분으로 깎습니다.
이 도구가 줄로 대충 깎을 때보다 훨씬 정확한 각도의 엣지를 낼 수 있고, 속도도 줄로 깎는 것보다 결코 느리지 않습니다.

4) 슬릿 프라판 제작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서브 유닛 분사구 부분을 보면 촘촘한 슬릿 모양의 판이 있습니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 코토부키야나 WAVE 사의 옵션 파츠 기성품을 이용해도 좋겠지만,
프라판을 이용해서 직접 만드는 것도 괜찮습니다.

슬릿 프라판을 만들기 위해선 우선 P커터 날이 여러 개 있어야 합니다.
P커터 날은 튼튼하기 때문에 갈아끼울 일은 별로 없지만, 이 용도를 위해 좀 쟁여놓았습니다^^.
OLFA 사의 PB-450용 칼날이 2000원 정도에 5개가 들어있으니 4000원이면 10개를 장만하실 수 있겠네요.

P커터 날과 스페이서(P커터날들 사이를 일정한 간격으로 띄워주는 물건)를 교대로 가지런히 쌓습니다.
저는 이번에 아트나이프 날을 스페이서로 사용했지만, 꼭 아트나이프 날을 쓰실 필요는 없고요.
촘촘한 슬릿을 원하시면 스페이서 없이 P커터 날만 쌓으셔도 되고,
더 성긴 슬릿을 원하시면 두꺼운 프라판 같은 것을 스페이서로 사용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P 커터날의 구멍에 고정용 봉을 끼운 후 테입 등으로 감아서 고정합니다.
저 구멍 사이즈가 3mm에 조금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3mm 프라봉은 안 들어가고, 3mm짜리 핀바이스 날이 들어가길래 저것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자를 대고서 원하는 깊이가 될 때까지 열심히 그어주시면 됩니다.
10개로는 원하는 폭보다 부족할 경우, 맨 가장자리 라인끼리 잘 맞춰가면서 옆으로 확장해서 그어주시면 되고요.


그 결과물은 오른쪽 사진과 같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슬릿 부분의 위쪽이 사선 모양으로 끝나는데 이것은 그 위쪽에 별도의 매끈한 프라판을 따로 잘라서 붙인 것입니다.
이 방법대로는 슬릿 끝쪽이 사선모양을 이루도록 만들 수는 없죠.

5) 원형봉 끝 가공
개수/개조 작업을 하시다 보면 프라판뿐 아니라 프라봉, 프라 파이프 등도 사용하실 때가 많으실 겁니다.
제 경우도 이번에 서브유닛과 사이드 스커트의 빔 캐논 용으로 프라 파이프를 사용했는데요.

그런데 원형봉 끝을 반듯하게 잘라놓으면 뭔가 사실감이 떨어지고 장난감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보통은 원형의 가장자리를 비스듬하게 가공해 주는 게 좋습니다만...
손으로는 원형을 정확히 맞춰서 깎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죠.

만약에 전동 라우터나 전동 드릴 같은 전동공구가 있으시면 쉽습니다.
아래 왼쪽 사진처럼 끝부분을 평평하게 다듬은 프라봉을 전동 툴에 고정하고, 사포를 비스듬히 대고, 전동툴의 스위치를 넣어 회전시키면
아주 쉽게 오른쪽처럼 원형봉 끝을 가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런 전동 툴이 없으시다면, 아래 사진처럼 프라봉을 핀바이스에 꼽아 사포에 대고 돌림으로써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프라봉 사이즈가 너무 굵어 핀바이스에 안 들어간다면 프라봉에 구멍을 뚫고 황동선을 박아넣은 후,
황동선을 핀바이스에 고정해서 이렇게 하면 됩니다.



2. 서브유닛

반 이상이 지나서야 이제부터 제대로 된 제 작업 내용이 시작인데요^^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이 오리지널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다른 부분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이 실드 서브유닛입니다.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 1/144 STUDIO RECKLESS 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서브 유닛과 삼면도를 일대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그나마 비슷해 보이는 상면도(실제 웨이브라이더 형태에서는 아랫면이지만 편의상 윗면으로 지칭하겠습니다)입니다.
왼쪽이 1/144 렉클레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오른쪽이 1/100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입니다.
눈에 띄는 차이점이라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서브유닛은 유선형 내지는 물방울 형태로 중간 이후에선 뒤로 갈수록 좁아짐에 비해
네오그레이드 킷은 그냥 끝까지 넓어져가는 형태라는 점입니다.


옆모습의 큰 차이점은 파란 점선으로 나타내었습니다만 양 옆의 에어 인테이크부 윗면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수평을 이루고 있는데 비해
네오그레이드 킷은 뒤쪽으로 갈수록 한없이 위로위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맨 뒤의 메인 부스터 부분도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완만하게 뒤로 갈수록 좁아지지만
네오그레이드 킷은 거의 맨 끝에서 뚝 떨어져버립니다.



뒷모습을 보면 그 차이가 가장 명확히 보이는데요.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서브유닛의 메인 동체 부위는 위쪽이 좁은 사다리꼴임에 비해서
네오그레이드 킷은 아래쪽이 좁은 사다리꼴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지적했듯이 양옆 에어 인테이크 부가 뒤로 갈수록 계속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훨씬 높이 붙어있는 것으로 보이죠.

한 마디로 말해서 견적이 안 나옵니다ㅜㅜ. 기본 틀이 비슷해야 살을 붙여서 개수할 텐데 완전히 뼈대부터 다르니...

그렇다고 이제와서 완전 자작을 할 수도 없고 해서...
뼈대를 바로잡지는 못하고 그대로 두고, 살을 잘 붙여서 '이미지'나 '느낌' 상으로라도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느낌이 나게 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개수를 위해 잘라내고 파내야 하는 부분을 파란 색 건담 마커로 아래 사진과 같이 표시했습니다.
표시한 이유는 전체적인 개수 부위를 파악하자는 의미도 있지만
줄로 갈아내거나 할 때 정확히 필요한 부분까지만 갈아낼 수 있도록 알아보기 쉽게 표시해 놓은 것입니다.

잘라내고 파내고 깎아내는 과정이야 다들 비슷하시겠지만
처음엔 없애버려야 되는 부분의 중심부위부터 아트 나이프, 니퍼, 핀바이스 등을 동원하여 무차별 난도질로 부숴갑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아트 나이프로 조심조심 깎고 파내고,
마지막 단계에서 줄로 표면을 고르게 만들어주죠.


아래 사진이 이번 작업에 사용한 줄들입니다.
첫번째 것은 타미야 Plastic Modeling File입니다. 그 중에서 폭 16mm짜리 평줄이고요.
원래는 반원줄을 사고 싶었는데, 물건이 평줄밖에 없어서 이놈으로 샀습니다.
그 아래에 있는 것은 Daddy's Pocket이라는 프라모델링 전문 메이커의 P5 모델링 줄입니다(머피님 사이트에서 구입 가능).
줄 폭도 7mm밖에 안 되고 겉보기엔 허름해 보이지만 바로 위의 타미야 줄과 가격이 거의 같습니다.
둘다 줄 치고는 비싸죠. 각각 2만원대 중반입니다.


그런데 확실히 몇천원에 몇 개씩 들어있는 저가형 줄들과는 성능이 다릅니다.
갈리는 절삭력과 절삭 표면의 매끄러움이 확 다르고요. 400방 사포 스틱 대신에 써도 될 정도인 듯합니다.
줄 눈에 낀 플라스틱 찌꺼기 청소도 더 편한 것 같습니다. 사진 아래 있는 황동솔로 줄 눈 방향으로 몇 번 털어주면 깨끗해집니다.

굳이 둘 중에 비교하자면 절삭력이나 매끄러움은 P5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Daddy's Pocket 제품은 평줄밖에 못 구하는 것 같고, 타미야 제품은 반원줄, 원줄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측면 절삭 특성이 서로 다릅니다. 구석진 부분을 갈 경우 타미야 줄은 정면만 갈고 측면은 전혀 건드리지 않습니다.
반면에 P5는 양 측면이 서로 다른데, 한쪽 측면은 정면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갈아버리는 반면,
다른 한 쪽은 옆면은 깎이지 않고 구석진 꺾인 부분만 파고 들어갑니다.
그래서 측면을 건드리고 싶지 않을 때는 타미야 줄, 정면을 깎으면서 구석진 엣지를 확실히 하고 싶으면 P5로 경우에 따라 나눠쓸 수 있겠습니다.

서브유닛의 프라판 작업에는 전반적으로 1mm 프라판을 사용했습니다.
예외로는 다층구조가 필요한 맨 위의 덮개 장갑을 1mm 프라판 위에 0.3mm 프라판을 두 장 얹었고요.
1-2) 프라판 공작 팁 내용처럼 안쪽의 1mm 프라판과 가운데 0.3mm 프라판은 절단하고, 바깥쪽 0.3mm 프라판 안쪽에 접는 금을 내고 꺾었습니다.
부스터 배출구의 핀 형태의 구조물은 원래도 두께가 좀 있고 해서 1-4) 팁처럼 만든 1mm 프라판과 매끈한 1mm 프라판 두 장을 붙여 만들었습니다.

작업 내용은 사실 1번에서 프라판 공작 팁을 소개하면서 대강 사진이 올라갔고요.
그 작업 결과물은 다음 사진들과 같습니다.



빔 캐논의 총구는 1-5)의 팁대로 5mm 프라파이프의 끝면을 경사지게 가공한 후 가운데에 3mm 메탈 파이프를 넣어 만들었습니다.지금은 그냥 프라판들만 붙여놓은 상태고, 표면 정리와 패널라인 작업 등을 추가로 해주어야 합니다.


3. 사이드 스커트

거대 서브유닛과 더불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특징 짓는 것이 바로 빔 캐논이 달린 사이드 스커트인데요.
얼핏 봤을 때는 네오그레이드 킷을 조금만 수정하면 비슷하게 될 것 같았습니다만...
1 : 1로 비교해 보니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아래 사진 맨 왼쪽이 1/144 STUDIO RECKLESS의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킷의 사이드 스커트입니다.
그리고 가운데가 1/100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오른쪽이 1/100 MG 제타 플러스 C1입니다.



옆에 붙어 있는 굴곡진 무늬의 장갑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네오그레이드 킷이 비슷할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전혀 달라요.
그리고 제타 플러스는 혹시라도 떼어와서 쓸 수 있을까 싶어 들여다보았는데, 구조적으로는 거의 같지만 모양이 상당히 다릅니다.



그래서 얻어진 결론은. '그래 자작하자'입니다.
뭐 서브유닛에 비하면 훨씬 작으니 자작하는 것이 엄청나게 큰 일 같지는 않더군요.
서브 유닛 작업시에는 마치 상자곽을 만들듯이 외부 면의 모양들을 프라판으로 만들어서 엣지끼리 붙여 만들었는데요.
사이드 스커트는 왠지 그보다는 프라판을 쌓아서 만드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위의 1-1) 프라판 공작 팁에 소개한 방법 처럼 도면 하나 그리고 철필로 찍어서 프라판을 잘라내는 방법으로 제작했습니다.
요 도면 안에 실은 네 가지 서로 다른 도안이 들어있습니다.


각각의 모양대로 1.2mm 프라판을 잘라서 늘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우선 가장 바깥쪽의 것만 빼놓고 쌓아서 접착 후 줄로 표면을 고르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바깥쪽의 장갑은 디자인에 맞게 1-3) 프라판 공작 팁의 도구를 이용해서 엣지를 경사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제타건담 킷의 사이드 스커트와 허리를 연결해 주는 프레임 부품을 새 스커트에 맞게 잘랐습니다.



이런 모든 작업의 결과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빔 캐논은 서브유닛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5mm 프라파이프의 끝면을 경사지게 가공한 후 가운데에 3mm 메탈 파이프를 넣어주었습니다.



4. 헤드



헤드는 지난 번 가조립기에서 MG 제타 2.0 인젝션 헤드로 어떻게 해보겠다고 말씀 드렸었죠.
MG 제타 2.0 헤드에서 가장 문제 되는 부분은 넓데데한 얼굴입니다. PG 제타와 거의 같은 스타일이죠.
STUDIO RECKLESS의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도 그렇고, 네오그레이드 제 모델도 그렇고,
요즘 모델들은 얼굴이 이정도까지 넓고 길고 순박하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턱을 갈아주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정확히 갈아내기 위해 왼쪽 사진처럼 건담마커를 칠하고 갈았습니다.
결국은 마커 칠한 부분보다 훨씬 많이 갈아냈지만요^^
그리고 턱을 갈아주는 김에 아트나이프로 마스크 부분 전체를 좀 파서 윤곽선을 뚜렷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벼슬(?) 부분이 둥그스름한 것도 마음에 안 들어서 오른쪽 사진처럼 0.5mm 프라판과 순간접착제를 사용하여 각진 형태를 만들어줬습니다.
앞부분은 원래부품을 0.5mm 깊이로 파서 프라판이 묻히게 만들어줬고, 각진부분 쪽은 프라판이 두 겹으로 되어 있습니다.
프라판들 사이의 틈새는 퍼티 쓰기가 귀찮아서 순접으로 메꿨고요.

아래 사진들은 개수 결과를 알아보기 위한 비교사진인데요. 왼쪽이 MG 제타 2.0 순정, 오른쪽이 개수 후입니다.
턱 깎인 게 눈에 좀 띄시나요?
어쩌다 보니 순정 킷에는 먹선과 스티커까지 붙어있어서 이쪽이 윤곽선이 더 뚜렷해보이실지도 모르지만
실물로 보면 개수 후의 모양이 윤곽선이 훨씬 또렷하답니다. 




5. 기타 개수 취소된 부분

지난 번 가조립기에서 무거운 거대 레진 등짐을 들기엔 헐렁해 보이는 가녀린 허리 볼관절과
웨이브라이더 형태일 때 서브유닛과 윙바인더의 연결이 불안해서 개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만...

허리 관절을 좀더 튼튼한 옐로서브머린 볼관절로 교체하려고 들여다 보니 순정 볼관절에 뭔가 튀어나온 돌기가 달려있더군요.
반대쪽을 들여다 보니 그 돌기를 꼽을 수 있을 만한 홈이 있었습니다. 
즉, 이것이 등짐의 무게 때문에 뒤로 넘어가지 않게 하는 스톱퍼였습니다. 정자세로 허리를 위아래로 눌러주면 이 스토퍼에 의해 고정됩니다.


역쉬~ 반다이 사람들은 건프라를 허투루 설계하지 않는다니까요.
스토퍼가 제 구실을 하게 하려면 허리를 꼿꼿이 세우는 자세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기왕 있는 스토퍼를 없애가면서까지 관절 교체하는 것은 조금 아닌 것 같아서 개수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그리고 웨이브라이더 형태 시 서브유닛, 윙바인더, 본체의 연결을 네오디뮴 자석 같은 것을 이용해서 보강하려고 좀 찾아봤지만
자석을 심어줄 마땅한 위치를 못 찾겠더군요.
다시 들여다 보니 왠지^^ 고정이 될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다음 작업이 바빠서 이것도 패스해버렸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번 제작기는 제가 작업한 내용보다는 프라판 가공 팁이 주된 내용이 되어버렸네요.
다음번 작업은 디테일 업 되겠습니다.
기한을 맞추기 위해서 가속을 좀 붙여야 할 텐데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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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6. 03:11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1 - 가조립



정말 작업 진도가 이상하게 잘 안 나가서 이제야 가조립 작업기를 올립니다.
윗 사진은 건프라월드 온라인 컨테스트 공고 후에 봉지를 까고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증샷인데요.
벌써 한 달이나 지나서 작업기를 올리면서 뭘... 별 의미 없는 인증샷입니다.

1. 세척

세척 얘기부터 나오는 작업기는 아마 거의 못 보셨을 겁니다.
지금까지 해놓은 작업이 너무 없어서 이번 세척엔 최신 테크놀로지가 적용돼서 특별히 소개하려 합니다^^

레진 킷 만들 때 중요한 작업 중 하나가 바로 이형제를 세척하는 일이죠.
레진 부품이 실리콘 틀에 붙어버리지 말라고 바르는 기름 같은 것이 이형제입니다만,
이 이형제를 제대로 씻어내지 않고 작업을 하게 되면 접착이나 도색도 잘 안 되고,
설령 도색이 다 된 후라고 해도 도색이 다 일어나 벗겨져버리는 참혹한 사건을 목격하게 될 수가 있죠.

그래서 보통은 도색 작업 전에 중성세제를 물에 타서 레진 킷 표면의 이형제를 칫솔로 박박 닦아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저는 노동력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처음부터 초음파 세척기로 세척했습니다.


이번에 제가 구입한 SD-80H 초음파 세척기입니다. 안경 쓰시는 분들은 안경점에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요즘엔 좀더 디자인이 예쁘고 기능 많고 저렴한 타사 제품들도 있지만
30년 가까이 초음파 세척기를 꾸준히 만들어 온 '성동 초음파'사를 믿고 구입했습니다.

강력하고 수명이 긴 BLT(bolted Langevin transducer) 진동자를 사용하고, 정밀한 세척이 가능한 40kHz 초음파를 발생시키고,
용량은 1.2L에 보온 기능이 있는 모델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타이머 기능이 없는 정도랄까요?


세척조 크기 상 1/100 스트라이크 제타의 서브유닛 부품은 세척이 불가능합니다.
세척조 크기가 SD-80H보다 커지면 가격이 수직급상승하기 때문에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할 듯하고요.
앞뒤쪽 끝부분만 담가서 세척하고, 중간부분은 치솔에 퐁퐁 묻혀서 닦았어요.


이것이 이번 세척에 사용한 SMP 이형제 제거제입니다. 일종의 약한 신너 같은 유기용제입니다.
500ml 단위로만 팔기 때문에 두 병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엔 물에다가 중성세제 타서 세척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컨테스트 작품이다 보니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특별히 이형제 세척 전용 용제를 구입했습니다.
위쪽 사진에 보시면 초음파 세척기를 스프레이 부스 앞에 놓았는데,
세척 시 이형제 제거제가 증발돼서 집안에 퍼지면 안 좋을 테니 스프레이 부스를 켜놓고 세척 작업을 했습니다.

초음파 세척기의 원리는 초음파가 액체 매질을 통과할 때 그 빠른 진동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캐비테이션(cavitation)이라는 진공 거품이 생겼다가 터지면서 거기서 발생한 에너지로 부품 표면의 오염원을 떼내는 것입니다.

초음파 세척기에서 초음파 발생부는 보통 바닥 부분이기 때문에 부품의 세척하려는 쪽이 바닥을 향해야 하고,
캐비테이션 현상은 액체에서만 생기기 때문에 세척하려는 부품이 고체인 세척기 바닥면에 딱 붙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철사 바구니 같은 것으로 부품을 액체 속에 띄워놓으면 좋지만, 철망이 너무 조밀하면 초음파가 투과를 못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품을 겹겹이 쌓아놓으면 아래쪽 부품이 초음파를 가려서 위쪽 부품 세척이 안 되므로 한 겹만 펴놓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이형제 제거제를 붓고, 적절한 철사 바구니가 없어서 부품들을 그냥 바닥에 펴놓았습니다.


그리고 파워 온!


오른쪽 스위치는 초음파 발생 스위치, 왼쪽 스위치는 보온 기능 스위치인데요.
캐비테이션은 온도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지는데, 물의 경우 75도에서 캐비테이션 발생과 세척 효율이 가장 좋습니다.
이 제품은 물 사용을 가정하고 75도로 보온을 해주는데요. 웬만한 유기용제는 75도에서는 끓어버린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보온 스위치는 몇분만 켰다가 따뜻해졌다 싶을 때쯤 껐습니다.


찌르르르르~~ 하는 소리가 나면서 세척이 되고 있습니다.
2분간 세척하고 나서 부품들을 뒤집고, 다시 2분간 세척했습니다.


유기 용제가 집안에 확산되지 않도록 뚜껑을 덮었고, 말씀 드렸듯이 보온 스위치는 껐습니다.

이렇게 세척하기를 대여섯 번 정도 반복해서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 전체를 세척했습니다.
세척이 다 끝나고 난 이형제 제거제는 다음번에 다시 사용하기 위해 다시 원래의 병에 담아놓았습니다.


2. 가조립 (MS 형태)

이렇게 닦아낸 부품들을 게이트 제거하고, 휜 부품들은 펴고 해서 가조립을 해보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을 수정하고 개수해야 할지 들여다 보고 분석하는 작업인 만큼 킷의 단점과 문제점만 들춰내는 내용이 될 것 같은데요.
아래 나올 내용을 읽고 "이렇게 불평만 늘어놓을 거면 딴 킷 만들지 왜 이거 만들고 있냐?"고 말씀하지 마시고,
가조립 과정이라는 특성을 감안하고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는 반다이 MG 제타건담 2.0의 일부 외장장갑 부품을 레진 킷으로 치환하는 컨버전 킷입니다.
그런데 사진처럼 세우는 것만 해도 만만치 않더군요.
원래 부품들 지탱하기도 버거운 준 낙지건담에 속하는 MG 제타건담 2.0 프레임인데 거기에 돌덩어리 같은 레진을 주렁주렁 달아놓으니
제대로 낙지건담이 됐습니다ㅠㅜ.

저 무거운 서브유닛을 들어올리는 건 언감생심, 서브유닛 끝을 바닥에 올려놓고도 어깨가 휘청휘청합니다.
더 문제되는 것은 양쪽 합치면 서브유닛보다 무거운 등의 윙바인더입니다. 이것들 때문에 허리와 골반 및 몸 전체가 뒤로 기울어집니다.
골반 쪽은 관절을 좀 보강해주어야 할 것 같고, 허리 같은 경우 아예 고정을 해버리든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 사진을 보면 뭔가 좀 허전하지 않으신가요?
아래 오른쪽 사진처럼 곧휴 부품이 윗부분에 양쪽으로 돌기가 있었는데 조립 도중에 부러져버렸습니다.
부품이 너무 얇게 성형된 관계로, 붙여 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아예 그냥 MG 제타건담 2.0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의 상태가 크게 나쁘지는 않은데 좀 상태 메롱한 부품들이 몇 개 있습니다.
특히 반대편이 비쳐보일 정도로 얇게 성형된 부품들이 많습니다.
표면정리 작업 도중에 구멍이 뚫리거나 하지 않도록 그 전에 퍼티 등으로 보강이 필요하겠습니다.
테일 스태빌라이저의 경우 양쪽에 이렇게 얇은 부위가 생겨버린 데다가 안쪽도 마구 퍼티를 칠 수 없는 디테일한 부분이라서 작업이 좀 곤란하네요.

서브 유닛을 보니 실리콘 틀의 일부가 딸려나와 뜯겨진 것도 보이네요.
저는 이런 것 처음 보는데, 제가 가진 킷이 소위 '막타'라는 의미일까요?
뜯겨져서 파손된 실리콘 틀은 다시 사용하지 못할 테니 파기했을 것이고, 제 킷이 그 틀을 파기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든 킷이겠죠.


헤드는 MG 제타 2.0 부품에 비해 여러 모로 조금씩 수정이 되어 있기는 한데 MG의 편리한 부품 분할의 유혹을 이길 정도의 메리트는 없는 듯합니다.
그리고 후두부 카메라 테두리의 얇은 부품 상태도 안 좋고요.
아마도 MG 머리를 사용해야 할 듯...

어깨는 맨 앞쪽 장갑만 레진 부품으로 되어 있는데,
A자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A자 형태와 조금 다르고, 왼쪽 오른쪽 어깨의 몰드 모양도 달라서
MG 제타 2.0 킷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옆 모습을 보니 역시 서브유닛밖에 안 보이는군요^^
활은 휜 상태가 심해서 팔팔 끓인 물에 담가서 열심히 직선으로 잘 펴줬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서브유닛 개수 작업을 가늠하는 데는 활을 꼽지 않고 사진 찍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뺐습니다.


서브 유닛에 빔 캐논의 포구(砲口)와 덮개만 만들어서 덮어주면 제법 제대로 된 스트라이크 제타건담처럼 보일 것 같습니다.

사이드 스커트의 옆면을 보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같은 몰드가 있는 것은 반갑습니다만...
끝에 빔 캐논을 달아주려면 사이드 스커트의 단면이 정사각형에 가까워야 하는데 아주 펑퍼짐한 직사각형을 하고 있습니다.
킷을 개수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보이지만 그래도 완전히 새로 자작하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뒷면은 또 윙바인더밖에 안 보입니다.
윙 바인더가 이렇게 커진 이유 중 하나는 원래는 서브 유닛에 있어야 할 부분을 윙 바인더 아래쪽에 붙여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수정/개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놔둘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또 윙 바인더가 조각조각 분리된 날개처럼 펴지는 연출을 위해 층층이 쌓이는 구조로 만들다 보니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문제점은 이들 조각들 간의 결합 핀이 오직 한 곳, 가동축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제대로 결합하고 접착하려면 가동이 안 되고, 가동이 되게 하려면 제대로 결합이 안 된다는 상황인 것이죠.

가동도 되고, 결합도 되게 하는 방법은 자석을 사용하는 방법 뿐일 것 같습니다만...
윙 바인더가 조각조각 날개처럼 펼쳐지는 스타일은 다소 중국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석을 쓰지 않고 그냥 고정 접착해 버리려고 합니다.


3. 가조립 (웨이브라이더 형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에서 웨이브 라이더 형태는 MS 형태만큼의 중요성이 있기 때문에 웨이브라이더 형태도 반드시 가조립을 해봐야겠죠.



그런데... 역시 웨이브라이더 형태도 고정이 잘 안 됩니다.
부품은 무거운 레진 덩어리로 바뀌어 부담이 더 가는데,
MG 제타 건담 2.0에 있었던 웨이브라이더 모드 시의 고정 핀들이 추가되기는커녕 오히려 일부 삭제되었습니다ㅜㅜ
제대로 고정을 하기 위해서는 삭제된 핀들을 되살리거나 군데군데 추가로 자석을 심거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MG 제타건담 2.0 자체가 완전변형을 제일의 목표로 삼은 반면 변형 시 가동 부품들의 내구성에는 별로 신경을 안 쓴 듯합니다.
가슴과 따로 노는 어깨 고정부위라든가, 정확하게 내부 부품이 부러지는 방향으로 힘을 받도록 설계된 허리 변형 기구,
아주 작은 부분에 온 힘을 받게 만들어진 골반 고정부 등등... 불안한 부분이 한둘이 아닙니다.
변형 부품들의 내구성 보강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빨간 화살표가 가리키는 에어 인테이크 형태의 부분이 원래는 서브 유닛에 달려있어야 하는 부분인데,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에서는 윙바인더로 옮겨진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원래대로 개수하는 것은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저대로 놔두려고 합니다.

네오그레이드 킷의 웨이브라이더 형태에서 한 가지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무릎 부품이 과도하게 앞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다리가 제대로 접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무릎 부품도 결국 제타 2.0의 부품을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 첫번째 작업기 '가조립' 편을 마칩니다.
다음번 작업기는 서브 유닛과 사이드 스커트 빔 캐논 등의 개수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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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27. 14:31

건프라 엑스포 다녀왔습니다.

건프라 팬들 사이에선 볼 것 없다고 악명이 자자한 건프라 엑스포를 다녀왔습니다.
COEX에서 SICAF (Seoul International Cartoon & Animation Festival, 7.21 ~ 7.25)의 일환으로 개최되었는데요.

그래도 한국에서 열린 건프라 엑스포인데 안 가면 후회할 것 같아서 가봤습니다.
공교롭게도 입장료 7천원을 받던(캐릭터 라이센싱 페어 행사에도 입장 가능) 일요일에 가서 보게 됐네요.



입구는 건담 투구 모양, 바깥벽은 건프라들의 박스아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SICAF의 일부라서 전시회장도 COEX 3층 SICAF 전시장의 일개 부스입니다.
전체 전시장 면적의 1/10쯤 되려나요? 1/10도 안 될 것 같기도...

안에 들어가면 곳곳에 이런 사람 키보다 큰 거대 건프라들이 놓여 있습니다.
큰 것은 좋지만 디테일이 좀 부족한...



RG 퍼스트 건담은 올해 반다이에서 주력하는 상품 답게 눈에 띄는 자리에 전시해놨더군요.
MG를 내부 프레임을 조립한 채로 전시해 놓아서 RG 부품 수가 상대적으로 더 많아보이게 하려는 꼼수^^
일본엔 이미 발매됐고, 한국에서도 오늘내일이면 직접 손에 쥐어보시는 분들 많으시겠네요.


그리고 퍼스트 건담 프라모델의 역사도 한 눈에 볼 수 있게 전시해놓았습니다.


이것이 최초의 건프라. 저는 어렸을 적 아카데미의 카피판 '기동전사 칸담'을 300원 주고 사서 만든 기억이 나는데요.
300엔짜리를 300원에 냈다는 것은 설마 원:엔 환율이 1:1이었다? 기보다는 아카데미에서 그만큼 싸게 내줬던 거였겠죠.


요 1/100 모델도 아카데미 카피판으로 사서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대략 1000원대 아니었을까요?

같은 신상인데도 MG 디오는 찬밥신세입니다.
색분할이 너무 보기 안쓰러웠는지 도색작이네요.

버니어는 색분할 안 돼 있고 도색한 것 확인했고요, 버니어 안쪽에 뭔 디테일이 있는 게 아니고 그냥 맨질맨질합니다.
팔 다리의 파이프는 구슬꿰기가 아닌 통짜 맞는 것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슬쩍 보이는 내부 프레임에 뭔가 디테일스러운 것을 기대했지만... 정말 매끈한 민짜네요.
이런 개조 필수 킷이 12000엔이라니... 뭐 그냥 숙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렵니다.

그러고 보니 HGUC 기라줄루 안젤로 자우퍼 기도 나름 신상인데 찬밥신세네요.


이들 외에도 HGUC, MG, PG 킷 등등 전시해놓은 것은 많았는데 딱히 사진 찍어야할 만한 것은...

그리고 다음카페 '민봉기의 건프라월드' 운영진 작품들이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들 아니면 건프라 엑스포 정말 볼 것 없었을 것 같습니다.


HGUC 앗가이로 포켓볼 한 세트 만들기 프로젝트



박사장님의 건담 OYW0079 색놀이 프로젝트

그리고 아래 사진의 삼국전 디오라마는 아마도 베이스만 건프라월드 운영진이 만든 것 아닐까 합니다.
원래는 가운데 강을 중심으로 위, 촉, 오 삼국의 군사들이 세 갈래로 나뉜 멋진 디오라마인데,
사람들에 치여서 전체 모습은 못 찍고 한 나라씩 찍었습니다.
붉고 검은 색이 위나라, 푸른색이 촉나라, 노란색이 오나라네요.

이외에도 건프라 조립 체험 행사도 있었고, 건프라들을 싸게 파는 코너도 있었는데요.
이런 것들은 '건프라 엑스포' 같은 거창한 행사가 아니더라도 그냥 반다이 직영 건담 베이스 매장 같은 데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네요.

이번 건프라 엑스포에서 가장 볼만했던 건 바로 미녀 도우미분들 아닐까 합니다.
흠흠... 그만큼 내용이 부실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주세요^^

한국에서 8년만인지 몇년만에 열린 정식 건프라 행사라고 해서 가보기는 가봤지만... 규모도 너무 작고 부실했습니다.
일본만큼은 안 되더라도 홍콩의 건프라 엑스포 정도 되는 규모와 퀄리티의 행사라도 정녕 한국에서는 열릴 수 없는 걸까요?
이걸 7000원 내고 보았다니 더더욱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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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21. 10:39

PiFan,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인터뷰

지난 주말에는 밤낮 가리지 않고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PiFan, Puch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에 있었네요.
이유는 다름이 아닌 건담이죠.
PiFan의 '아시아 제작 배급사 회고전: 선라이즈 기동전사 건담, 우주세기의 기억'이라는 코너로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1, 2, 3편, 기동전사 제타 건담 극장판 1, 2, 3편,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기동전사 건담 UC(유니콘)을 상영했거든요.

17일부터 18일까지 주말 동안에 저 순서대로 상영을 했습니다(작품 제작 순서가 아니고 건담 세계의 시간 순서를 따랐네요).
그리고 재상영도 예정되어 있으니 관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차 상영을 놓치신 분은 ☞시간표☜ 체크하시고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걸 이틀 동안 연달아 보기엔 체력과 시간이 뒷받침해주지 않아서 저는 퍼스트 건담은 패스하고 제타 극장판부터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타 극장판 3부작은 무려 17일 밤에 시작해서 18일 아침에 끝나는 살인적인 스케줄이었어요.

그래서 17일 낮에 오지 않는 잠을 이리저리 땡겨서 자고 저녁 때 부천으로 떠났습니다.
완전 초행길인데 비도 퍼붓듯이 내리고 내비는 PiFan 행사장이 고속도로 출구(중동 IC)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 출구를 두 개나 미리 내리라고(시흥IC) 해서 앞은 잘 보이지도 않는 지방도와 시내도로를 한참을 달렸습니다ㅜㅜ.

천신만고 끝에 부천에 도착해서 chaoskoo 님과 인사하고 부천시청에 있는 상영관에 입장을 했는데...
밤 11시부터 기동전사 건담의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 씨와 인터뷰가 있다고 합니다.


토미노옹의 거만하고 괴퍅하고 독선적인 언행은 익히 들은 바가 있고,
'이런 영화제에서 준비한 인터뷰에 건담 팬이 건질 만한 내용이 뭐 있겠나, 그냥 수박 겉 핥기 식이겠지'하는 생각으로
별 기대 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상당히 새롭고 재밌데요.
토미노 옹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 것은 보통 인터뷰와 같았으나, 이 질문들이 PiFan 측에서 맘대로 정한 게 아니고
질문 후보군 몇십개를 놓고 팬들에게 스티커 투표를 시켜서 그 중에서 12개 정도를 엄선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 진행자인 권용민씨나 통역하시는 분(성함이 잘...-_-)도 진행과 통역을 무리 없이 매끄럽게 잘 하시더군요.
권용민 씨는 PiFan 프로그래머라는데, 이 프로그래머가 소스 코드 짜는 그런 의미 같지는 않고 행사 계획, 진행 같은 걸 하는 사람 아닐까 싶네요.
통역은 사실... 예를 들면 '아'라는 한국말 질문을 '어'라고 물어보는 실수가 왕왕 있었던 것 같은데...
토미노 씨의 '어' 질문에 대한 대답도 흥미로웠고, 토미노 옹의 말씀을 한국어로 통역하는 건 잘 하셨기 때문에 크게 불만은 없습니다^^.

인터뷰 때의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봤습니다.
들으면서 적느라 잘못 듣거나 놓친 부분이 좀 있을 겁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지적 부탁 드립니다.


1. 감독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MS와 애착이 가는 MS는 무엇인가요?
나이가 나이고 MS들이 워낙 많다 보니 이름 다 까먹었습니다. 그래서 다 좋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군요.
가장 애착이 가는 건 돔(MS-09)입니다. 제가 그린 삼면도를 바탕으로 오오가와라씨(건담의 디자이너)가 완성한 거라서 제 맘대로 좋아합니다.

2. 감독님 이외 사람의 건담 작품 중 좋아하는 것과 용서가 안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건담을 만든, 말하자면 부모 같은 사람이지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은 볼 수가 없습니다.
저로서는 그런 것을 보는 것은 매우 괴롭습니다. 그렇지만 건담의 저작권을 제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결국 다른 사람의 건담 작품을 보지 않았고, 그래서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없습니다.

3. 감독님 작품 중 이것은 꼭 봐라는 것과 이건 보지 말아달라는 걸 골라주십시오.
제가 그런 답을 할 수 있다면 작품을 만들어 공개하지 않았겠죠.
어차피 이미 공개되어 있는 작품들이고, 작품이 재미 없으면 제 능력이 그것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런것이니
보시는 분들 맘대로 알아서 보고 판단해 주세요.

4. 제타건담 극장판 엔딩이 TV판에 비해 좀더 희망적인 내용으로 바뀌었는데요.
어차피 픽션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TV판 이후 극장판이 나오기까지 20년이나 지났습니다. 그동안 세상도 달라지고, 저도 바뀌고, 건담도 달라졌죠.
영화로서의 간결성을 위해 변경했습니다.
한가지 알아두실 건 프로 크리에이터에게 이미 자기가 만든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건 매우매우 괴로운 일이란 겁니다.


5. 요즘 건담이나 다른 작품들은 예전 건담에 비해 전쟁을 가볍게 보고 있는 듯한데요.
전쟁도 모르고 군대도 없는 세대기 때문에 전쟁을 일종의 게임처럼 생각하고 그리게 된 듯합니다.
애니메이터들은 영상적으로 예쁜 것만 추구하는 사람들이라 전쟁의 고통이나 상처까지 아름답게 표현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폭발 장면 같은 것도 멋지고 아름답게 그리는데, 그 안의 죽음과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지요.

6.
요즘 인터넷 상에서 한중일 세 나라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작품을 통해 느껴줬으면 하는 게 있으신가요?
저는 인터넷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인터넷 사용자들이 시야가 좁은 것은 알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에 글을 써서 내 의견을 알리고 싶다는 충동이 강한 사람은 시야가 매우 좁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쓰는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기 쉽지만 극히 일부의 의견일 뿐입니다.
그래서 전 전혀 걱정을 안 하고있고, 앞으로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 익숙해지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많은 작품들을 통해 일관되게 전해 온 메시지가 있습니다. '손으로 쓴 문장이 가장 중요한 데이터'라는 거죠.

7.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만 좋아하고 다른 작품을 배척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우주세기 vs. 비우주세기)?
그런 행동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호불호가 극명한 사람이라서...
다만, 나이가 들고 보니... 내가 싫더라도 다른 사람 100명이 인정하는 작품이라면 관심 가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 되네요.

8. 작품의 주인공 젊은이들과 요즘 젊은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전 요즘 젊은이들은 전혀 모르겠습니다.
알고 싶다고는 생각하지만 겪어온 것이 다르기 때문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세대차이 때문이죠.
질문에 답변을 못 드리겠네요.

9. 로봇물을 많이 제작하셨는데, 다른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으셨는지?
저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결국은 애니메이션 비즈니스의 일개 스탭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스탭으로서 누가 어떤 걸 만들어 달라고 제안한다면 만들겠지만 제가 만들고 싶은 건 없습니다.

10. 건담을 보면 전쟁만 계속되는데, 인류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계신가요?
그런 것밖에 만들지 못하는 인간이 만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애니는 어린이들이 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세대에서는 전쟁 얘기만 했지만 다음 세대 작품들이 아이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면 좋겠습니다.
퍼스트 건담은 '어른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애니를 만들자'는 동기로 만들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어린이들이 이해하고 감동 받을 수 있는 작품이야말로 진정으로 어른들도 감동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깨달았습니다.

11. 감독님의 인터뷰 중에 어떤 작품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지금 기억 나는 작품은 어떤게 있나요?
숫자가 너무 많고, 건담과 관련 없는 질문이라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스티커 투표로 선정된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고, 그 이후로는 티켓 추첨을 통해 무작위로 관객들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1.
감독님 작품 중에 기회가 되면 리메이크하고 싶으신 작품은 어떤 것일까요?
없습니다.

2.
건담을 왜 만드셨나요?
의뢰를 받았기 때문이죠. 그게 프로입니다. 제가 좋아서 한 것이 아니라는 건 확실합니다.

3.
감독님의 신작 링 오브 건담에 대해서 얘기해주시죠.
작년에 시작품을 만들었는데, 출자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현재 프로젝트 중지 중입니다.

4.
한국과 관객들의 인상은 어떠신가요?
그런 건 아무래도 괜찮지 않습니까? 인사치레를 하자면 한국 정말 좋아합니다.


5.
MS를 타는 캐릭터를 통해 표현하고 싶으신 것이 무엇이셨나요?
MS는 인간형이라서 포즈를 통해 탑승자의 감정 표현이 가능하죠.
여러 작품을 작업하면서 출자자들이나 저나 인간형 로봇의 이런 편리한 장점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거대 로봇의 포즈를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 때문에 영화적으로는 강렬한 이야기밖에 다룰 수 없다는 제약이 생겼고,
결국 전쟁 이야기밖에 할 수 없었던 겁니다.
MS라는 물리적으로 강력한 힘을 갖는 탑승자 이외의 강한 등장인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권력자로 설정할 수밖에 없었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토미노 감독에게 한 말씀 부탁 드렸습니다.
"건담이 벌써 31년을 맞이했는데요. 다음 세대 어린이들에게 좀 더 좋은 건담적인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한 60년 정도 사랑해 주세요."
이 말이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토미노 감독이 처음 등장할 때도 한 차례 기립박수가 있었고, 매 질문의 답변이 끝날 때마다 사람들이 박수를 치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토미노 감독의 언행에 대해 들어왔던 정보는 사실 말투 따위는 나타나지 않는 축약본 성격이었고,
제가 정리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한 마디로 요약해서 정리하자면 건방지고 독선적이고 괴퍅한 말인데,
이걸 실제로 옆에서 들어 보니 그런 거부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저는 정말 놀란 것이... 엄청나게 건방진 내용을 상당히 공손한 태도로 말하는 겁니다!!
뭐, 일본인 특유의 몸에 밴 습관이기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저는 ZZ건담이나 V건담 같은 토미노 감독의 작품보다는 오히려 건담이 멋지게 나오는 0083이나 SEED나 유니콘을 더 좋아하는 '건담 팬'의 입장이라서 자기 작품 이외의 건담을 비하하는 듯한 토미노 감독을 경원시해온 것이 사실입니다만...
토미노 감독이 11번 질문의 답변을 하는 도중에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전 건담 팬이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건담 외엔 모릅니다."

뭔가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맞습니다. 분명히 그는 건담 팬이 아닌데, 건담 팬인 저와 같은 느낌으로 건담을 대해주길 바랬고, 제 기대에 어긋나자 맘에 안 들어 한 겁니다.
마치 어떤 수퍼스타의 아버지가 그 아들을 막 대하는 걸 보고 분노를 느끼는 팬 같은 유치한 감정이었죠.

어쨌든 건담은 그것을 낳아준 아버지의 생각과는 달리 잘 자라서 많은 새끼도 치고 있고,
원래의 기원이었던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보다는 캐릭터 상품 사업이 메인이 되어버리는 등 성격도 많이 바뀌어버렸는데요.
좋아서 낳았든 출자자들에게 당해서 원치 않게 낳았든지 간에 건담을 최초로 낳아준 아버지인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은
존중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가 끝나고 탑처럼 쌓인 건프라와 건담 디 오리진 만화책 번역본 전집 등 호화로운 경품 추첨이 있었고 (제 바로 뒷자리에 있던 사람이 당첨 됐는데, 매우 안타깝...) 밤샘 영화 보느라 배고플 사람들에게 팝콘 치킨과 콜라를 나눠주더군요.
좀 식고 김 빠진 감이 없진 않았지만 공짜로 주는 거라 맛있게 먹었습니다.
일단 배 부르고 나니깐 기분이 좋네요. PiFan 좋아요!!

밤샘 영화를 보고 오전에 집에서 한 잠 잔 후 오후에 부천에 복귀해서 영화를 또 봤습니다.
역습의 샤아와 유니콘 건담을 연달아 봤네요.
chaoskoo님과 승순님, 그리고 다른 분들과 함께 봤습니다.


이미 집에서 다 봤던 영화들이었지만,
큰 화면, 좀더 나은 음향으로 봤다는 사실과 더불어
건담 팬들과 함께 보았다는 사실이 나름 재미있고 뿌듯했습니다.
영화 끝날 때마다 박수치는 것도 느낌이 좋았고, 영화 도중에 주위에서 속닥거리는 오타쿠스런 대화들도 과히 싫지 않더군요^^.

그리고 건담 작품을 상영하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로비에는 극장판 포스터, 우주세기 그림 연표 비슷한 것, 건프라 킷 등이 전시되어 있고,
민봉기의 건프라월드 운영진들의 작품도 진열되어 있습니다(사진기를 안 갖고 가서 폰카로-_-).




올 해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는 수도권 거주 건담 팬이라면 한 번 와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작년까지는 PiFan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올해 처음 와봐서 건담전에 꽤 좋은 인상을 받았고요.
어쩌면 내년 이후로도 흥미로운 작품이 걸린다면 또 와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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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19. 02:06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0 - Concept



이번에 다음카페 민봉기의 건프라월드 온라인 컨테스트에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으로 출품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Strike Zeta Gundam)은 한마디로 말하면 '제타건담 3호기의 코마츠바라(小松原)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제작에서는 제타건담 3호기의 또다른 버전인 네오그레이드 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컨버전 킷을 베이스로
코마츠바라 버전에 가까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이 기체에 대해서는 아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아서
먼저 MSZ-006-3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이라는 외전적 기체의 유래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겠습니다.

1. Green Divers

MSZ-006-3이라는 형식 번호의 기체가 최초로 세상에 등장한 것은 2001년 선라이즈에서 제작한 플래니테리엄(별자리 등을 투영하는 반구형 스크린) 용 CG(컴퓨터 그래픽스) 영화 '건담 신체험 -0087- 그린 다이버즈'였습니다.

스토리는 궤도상의 전투로 피해를 입고 대기권으로 추락하는 민간여객선 프로스페로 호에 남겨진 두 남매를 에우고와 티탄즈, 카라바가 협동하여 구한다는 내용인데,
탈출한 남매들의 대기권 돌입 캡슐을 회수하는 역할을 한 것이 카라바 소속의 MSZ-006-3 제타건담 3호기입니다.
초고속으로 대기권 돌입 중인 캡슐을 따라잡는다는 것은 제타건담의 추진력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리형 부스터 유닛을 사용합니다.

<이미지 출처: GUNDAM EVOLVE MATERIAL>

2001년의 기술에 그다지 넉넉치 않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CG 영화라서 제타건담 3호기의 모델링은 별로 세밀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3호기라고 해도 오리지널 제타건담과 형태가 다른 것은 아니고 백색, 보라색, 회색의 컬러링 외에는 눈에 띄는 차이점이 없습니다.
이 컬러링은 제타건담의 원 디자이너인 후지타 카즈미(藤田一己)씨가 디자인했다고 하고요.

작품 내에서 제타건담 3호기의 파일럿은 얼굴도 안 나오고 이름 대신 '화이트 유니콘'이라는 코드 네임으로 불리우지만
어깨의 A자, 카라바 소속인 점, 그리고 성우가 후루야 토오루(古谷徹) 씨라는 점에서 '아무로 레이'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2. GUNDAM EVOLVE../9

제타건담 3호기가 그 다음으로 세상에 선보인 것은 제타건담 극장판이 완결되던 2006년이었습니다만,
우연히도 두 가지의 서로 다른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다른 매체로 발표됐습니다.

그 중 하나가 선라이즈의 애니메이션 GUNDAM EVOLVE../9 입니다.
EVOLVE../ 시리즈는 원래 건프라 매장에서 킷의 프로모션을 위해 상영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상이지만,
EVOLVE../9은 EVOLVE../ 시리즈 6~10의 모음집 DVD 발매를 위해 특별히 따로 제작된 영상입니다.

GUNDAM EVOLVE../9에는 3기나 되는 서로 다른 타입의 제타건담 3호기가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 MS-006-3A 화이트 제타가 그린 다이버즈에 등장한 제타건담 3호기와 동일 기체입니다.
디자인은 SD건담 만화 등의 작가인 이치시키 마사토(一式まさと)씨가 담당했는데, 그린 다이버즈 디자인을 살짝 리파인한 수준입니다.
부스터 유닛의 디자인도 그린 다이버즈와 거의 동일합니다.
파일럿의 코드네임은 역시 '화이트 유니콘'인데, 얼굴로 보나 극중에서 '1년전쟁의 영웅'으로 불리는 걸로 보나 분명히 아무로 레이입니다.

<이미지 출처: GUNDAM EVOLVE MATERIAL>

이 기체는 2007년 반다이에서 MG 제타건담 2.0의 컬러 배리에이션 한정판으로 제품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제타 2.0 런너를 그대로 쓰다 보니 백색과 회색의 배치가 그린 다이버즈나 EVOLVE../9 버전과 좀 달랐지요.


3. Masterpiece Zeta Gundam

그런데 EVOLVE../9보다 몇 달 빨리 공개된 다른 제타건담 3호기가 있었으니,
개라지 킷 메이커인 studio RECKLESS의 코마츠바라 히로유키(小松原博之) 씨가 조형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입니다.
코마츠바라 씨는 카토키 하지메(カトキハジメ) 씨의 디자인을 가장 Ver. Ka스럽게 조형해내는 천재 원형사로 유명한데요.
요즘은 카토키 디자인을 벗어나서 독자적인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데, 스트라이크 제타도 코마츠바라 씨의 이런 오리지널 디자인 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버전으로 완성이 가능한 '1/144 Z GUNDAM +α Ver. 2006 FINAL' 레진 킷이 캐러하비 2006 행사장에서 판매됐고,
9월에는 '마스터피스 제타 건담(Masterpiece Zeta Gundam)'이라는 책으로까지 발간되었습니다.
마스터피스의 재미있는 점은 마치 '우주세기 0106년의 사이드6에서 발간한 제타 건담에 관한 책'인 것처럼 꾸며져 있다는 것입니다.
책에 나오는 사진들은 모두 코마츠바라 씨와 다른 유명 모델러의 모형 작품들을 연출 촬영한 것인데,
그 중에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기종이 바로 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그린 다이버즈에 등장한 제타건담 3호기와 동일한 형식번호 MSZ-006-3이고, 소체의 디자인도 거의 같습니다.
(실제로 소체의 조형은 studio RECKLESS에서 2005년에 '제타건담'으로 발매한 킷과 동일합니다)
기존 제타건담 3호기와의 가장 특징적인 차이점은 실드가 거대한 전용 서브유닛으로 대체된다는 점입니다.

이 서브유닛에는 자체 제너레이터가 내장되어 있어, 하이퍼 메가 런처 급의 빔 캐논과 추진용 엔진에 파워를 공급하고,
미사일 등를 수납할 수 있다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그 외 변경점으로는 사이드 스커트에 빔 캐논이 추가되고, 등 뒤의 플라잉 아머의 디자인도 다소 변경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

2008년에는 '마스터피스 롤아웃 제타 건담(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이라는 이름으로
마스터피스에 등장한 모형작례와 설정자료를 담은 책도 발간되었습니다.
마스터피스 롤아웃에 나온 제타건담 3호기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설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타건담 3호기는 본래 제타 건담의 예비 부품 용으로 애너하임 일렉트로닉스에서 보관중이었다.
그런데 제타 건담의 뛰어난 항공작전능력에 주목한 카라바의 요청으로 카라바 '아우둠라(Audhumla)' 부대에 인계되었다.
카라바는 제타건담 3호기의 지구상에서의 항공작전능력 향상을 위한 여러가지 기체 장비를 가지고 평가시험비행을 실시했다.

그 중 하나는 뉴타입 파일럿이 탑승한 제타건담을 부스터에 의해 탄도비행시켜 지구상의 어느 전선이라도 45분 이내에 투입한다는 '전지구NT전력즉응파견구상'이었다.
이 훈련 도중에 여객선 프로스페로 사고의 인명 구조에 관여하게 된다(그린 다이버즈).

장비 옵션 중 '스트라이크 제타'라는 기체는 애너하임사의 투자자 자료에 그 모습이 공개되어 있다.
스트라이크 제타는 대MS전뿐만 아니라 후방 침투, 적 시설에 대한 종심타격의 역할도 하는 Strike Fighter를 목표로 한다.

그래서 전용 서브유닛에 초저속부터 마하 10 이상의 극초음속까지 대기권내 항행능력이 뛰어난 복합 사이클 엔진을 탑재하고,
지상 공격용 무기를 수납할 수 있는 4개소의 내장식 웨폰 베이도 장비하였으며, 스텔스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서브유닛 앞단에는 하이퍼 메가 런처 급의 빔 캐논을 장비했으며, 이것과 엔진은 내장된 제너레이터로부터 동력을 공급받는다.
이 때문에 본체의 파워가 여유로워져서 사이드 스커트의 빔 사벨 수납부도 대형 빔 캐논으로 교환하였다.

그러나 카라바의 시험평가 결과 뉴타입 외엔 다루기 힘든 섬세하고 과민한 제타건담의 조종성 때문에 도입구상 자체가 소멸되고,
카라바 수뇌부는 제타건담을 베이스로 한 양산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뭔가 그럴듯하죠?
설정은 됐다 치고, 제가 이 스트라이크 제타에 유달리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오리지널 제타 보다도 멋지기 때문'입니다.
제타 건담의 웨이브라이더도 멋지긴 한데, 확실히 짤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데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웨이브라이더는 서브유닛으로 인해 훨씬 길어져서 좀더 항공기스러운 샤프한 프로포션을 갖게 되었죠.

<이미지 출처: 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

그리고 웨이브라이더 옆면을 보면 파란 띠가 서브유닛에서 윙 바인더, 허벅지, 종아리, 테일 버니어 스태빌라이저까지 사선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테일 버니어 스태빌라이저 에서 발부분으로 A자를 그리듯이 이어져 내려오는데요.
저는 이것이 왠지 멋지고, '역시 아무로 전용기'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4.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네오그레이드의 원형사이신 피아님의 2007년작입니다.
정식 명칭은 1/100 Strike White Zeta ver. Evolve 9이고, 반다이 1/100 MG 제타 건담 ver. 2.0 프레임을 사용하는 레진 컨버전 킷입니다.

Evolve../9의 화이트 제타와 studio RECKLESS의 스트라이크 제타, 그리고 G-System 활제타의 특징들을 모아 한 데 융합한 디자인입니다.
이름부터 스트라이크 제타와 화이트 제타가 융합되었죠.
구석구석 살펴보면 배색과 일부 몰드 형태는 화이트 제타를, 사이드 스커트와 서브유닛은 스트라이크 제타를,
발과 활 모양은 활제타를 닮았으며, 그 외 패널라인이나 세부 디테일은 피아님의 오리지널 리파인입니다.


<이미지 출처: 민봉기의 건프라 월드>

제가 하려는 작업은 이렇게 세 기종이 융합된 킷으로부터 다시 코마츠바라 버전의 스트라이크 제타를 추출(?)해 내는 일이 될 텐데요.
가장 큰 작업은 아마도 서브유닛 개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피아님 킷의 서브유닛은 얼핏 보면 스트라이크 제타와 유사하지만 어디까지나 '실드 + 활 수납공간' 역할입니다.
엔진 노즐이나 빔 캐논 총구가 없고, 바깥쪽과 위쪽 부분이 코마츠바라 버전과 전반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개조가 필요합니다.
또, 사이드 스커트에도 빔 캐논을 추가해 주어야 할 것이고요.


5. GFF 제타 플러스의 컬러 패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보고 건담 센티넬의 제타 플러스(Z Plus)와의 연관관계가 느껴진 건 혹시 저 뿐일까요?
제타 플러스도 스트라이크 제타처럼 평가시험 타입의 아무로 레이 전용기가 있었고,
제타 플러스에도 사이드 스커트에 빔 캐논이 장비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죠.
그리고 아마도 위의 박스글에서 카라바가 도입하기로 한 '제타 건담을 베이스로 한 양산기'가 바로 제타 플러스일 겁니다.

<이미지 출처: 魂Web>

Gundam Fix Figuration 시리즈의 제타 플러스를 보면 위 사진과 같이 청색 부분이 기하학적 패턴으로 색분할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 계획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푸른색 부분도 GFF 제타플러스와 비슷한 패턴으로 칠하려는 것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와 제타 플러스는 설정상 동일한 연장선 상에 있는 기체이니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색분할 무늬는 모델러들 사이에선 보통 스플린터(Splinter) 도색이라고 통하고 있지만
현실 세계의 스플린터 미채(迷彩, camouflage) 패턴이라는 것은 병기보다는 전투복 용도이고, 무늬 모양도 꽤 다릅니다.



<2차대전시 독일군의 스플린터 미채>


<스웨덴의 M90 스플린터 미채>


<페리스 미채의 예>

건담 센티넬 때부터 건프라 도색에 널리 쓰여온 색분할 패턴은 스플린터 미채 패턴보다는 오히려
60~70년대 미국 전투기에 일부 적용된 페리스 미채(Ferris camouflage) 패턴에 가깝다고 볼 수 있고요.
카토키 하지메 씨가 모델 그래픽스에 건담 센티넬 내용을 연재할 때도 '페리스 풍 분할 미채'라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좀 석연치 않은 것은 GFF 제타 플러스의 컬러링은 '미채'라고 부르기엔 너무 화려하고 눈에 띈다는 것이죠.
이것은 아마도 기체의 평가 테스트와 홍보를 위해 편의 상 일부러 눈에 잘 띄는 색으로 도색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현실세계의 예로 러시아 전투기들의 시험비행용 도색 패턴(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습니다)과 비교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러시아의 Su-35BM 프로토타입 2호기>


요약

제 작업 구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ver. Evolve 9' 컨버전 킷을 베이스로 해서
코마츠바라 버전의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설정과 디자인을 좀더 살려내고,
GFF 제타 플러스 같은 시험비행 용 색분할 패턴으로 도색하는 것입니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아래와 같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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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13. 17:53

택배왔어요~!

예전에 예약 걸어놓은 상품이 드디어 입고돼서 택배로 발송되었고,
그리고 어찌어찌하다 보니 지르게 된 물품들도 오고 해서
지난 주말엔 택배 상자 끌러보는 즐거움이 좀 있었습니다.

이번에 배달된 것들은 아무래도 저의 주종목인 건프라와는 거리가 좀 있는 것들이 많은데요.

우선 두 달쯤 전엔가 예약 걸어놨다가 이제야 받은  바로 그 놈입니다.
하세가와 제 계란비행기(EggPlane) 마크로스 발키리죠.
한정 생산품이라길래 예약까지 걸고 샀는데, 제가 예약한 쇼핑몰보다 다른 곳이 훨씬 입고가 빨랐고... 구하기도 쉽네요.
괜히 예약 걸었어~~-_-


건프라만 만지다가 계란 비행기를 보니 박스도 정말 작고 런너가 한 봉지~ 아주 단촐하군요.
근데 이게 1300엔이나 하다니~~
대부분의 컬러링은 데칼로 가능하기 때문에 도색은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시간 날 때 만들어야겠네요.

그리고 함께 주문한 FineMolds 사의 1:144 밀레니엄 팰컨입니다.
아무래도 인간세상에서 건담은 좀 마이너하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아는 스타워즈 모형이라도 한 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구입했죠.
박스는 HG 건프라보다 가로로 좀 긴 대신 얇네요.
건프라는 최종 완성물의 크기가 박스부피 대비 10% 될까말까 한데, 이런 모형을 보니 박스 대비 알맹이도 꽤 크네요.


FineMolds라는 사명에 걸맞게 몰드와 부품들이 매우 디테일합니다.
전에 나온 1:72 제품은 압도적으로 부품 수가 많았다고 하는데, 1:144는 한 번 해볼 만한 부품수인 것 같습니다.
표면의 색깔 다른 부분도 다 데칼로 나와서 도색도 어렵지 않을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아직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웨더링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_- 언제 손대게 될는지...

그리고 아래 사진의 이것은 1:144 Real Grade (RG) 건담 발매에 맞춰 장만한 건담 트레일러 트럭입니다.
박스에 그려진 것 같은 건담 최초의 기동 장면을 연출하고 싶어서요.

그런데 가격이 무려 3000엔... 최첨단 기술이 들어간다는 RG 퍼스트 건담보다도 비싸고, HGUC 건담보다 3배나 비쌉니다.
계란 비행기만한 박스에 부품도 몇 개 안 되고 디테일 수준도 많이 딸리는 이 물건이 말이죠-_-



그리고 이것은 좀 실수로 구입했다 싶은 빔 라이플 볼펜입니다.
분명히 상품에는 퍼스트 건담의 설정과 동일한 '다크 그레이'라고 쓰여 있는데...이 색상은 아무리 봐도 다크 블루인데요.



사진으로 보심 그럴듯해 보일지 모르지만 실물을 보면 마감 처리가 영~ 아닙니다.
그리고 볼펜으로 쓰기엔 그립감도 안 좋고, 펜을 조금만 눕히면 총구 플라스틱 부분이 종이에 닿아서 글씨가 안 써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옆면을 보시면 알겠지만 볼펜 심을 나오고 들어가게 하는 기구가 몇십년 된 모나미 153 볼펜과 똑같습니다-_-

"나 이런 볼펜도 있다~"라고 자랑하려면 신기함 + 퀄리티가 어느 정도 기본적으로 받쳐줘야 하는 법인데...
제가 만들어도 이것보단 나을 것 같은 이 퀄리티는 다른 사람 앞에서 쓰기가 부끄러울 수준입니다.
숨겨놓고 쓸 볼펜이라면 애초에 빔 라이플 모양일 필요가 없잖아~~!!

이상이 계란비행기와 함께 온 택배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꾸러미의 택배는 트위터에서 로토 얘기를 하다가 @chaoskoo님이 한 인터넷 쇼핑몰을 알려주셨는데,
가보니 괜찮은 책도 있고 데칼도 싸고 해서 이것저것 고르다 보니 무료 배송 액수만큼 지르게 되었다는 사연의 택배랍니다.
 

바로 이놈이 문제의 로토 트윈셋!
한 박스에 동일한 킷 두 개가 들어있는 이런 제품은 처음 사봅니다.
한 놈은 MS 형태, 다른 놈은 전차 형태로 변형시켜서 전시해놓으라는 반다이 님의 친절한 배려~
(그럼 변형도 안 되는 볼은 왜 트윈 셋으로?)

후... 이로써 현재까지 발매된 건담UC(유니콘) 관련 인젝션 킷은 (배리에이션 빼고) 모두 소유하게 되는군요.
MG는 시난주 Ver. Ka와 HD컬러 유니콘 + 케이지,
HG는 크샤트리아, 스타크 제간, 기라 줄루, 리젤 대장기, 유니콘 디스트로이 모드 + 헤드 베이스가 있었는데,
이제 로토로 화룡점정을 찍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래는 그 쇼핑몰에서 발견한 GUNDAM WEAPONS 원서입니다.
예전에 나온 책들이라 지금은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가격도 한국어 번역판 수준인 18000원이라 부담 없이 질렀습니다.
하나는 인젝션 건프라 중에 가장 큰 RX-78GP03 덴드로비움과 기타 0083 건프라 제작기를 다루었고,
또 하나는 애니메이션화 되지 않은 소설/만화 시리즈 등장 MS들을 스크래치 빌드한 작례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 덴드로비움은 유명 모델러인 MAX 와타나베(MAX渡辺)씨와 여러 모델러들이 협력해서 제작한 작례인데, 정말 후덜덜하네요.
과연 프로 모델러 여럿이 달라붙어 만든 저런 것을 나 혼자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반면,
또 한 편으로는 엄청난 덴드로비움 뽐뿌가...^^

스크래치 빌드 작례집은 정말 그 자체로 봐줄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책 발행 후 이미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은 저 책의 작품들 중 반 이상을 반다이에서 인젝션 건프라로 발매한 상황인데,
발매된 MG 킷과 모델러들의 스크래치 빌드 작례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군요.
혹시나 작업에 좀 참고가 될까 해서 샀는데, '이런 건 도저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면서 깨끗이 포기하게 해주시네요^^

그리고 이번에 구입한 것 중 재미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아카데미 공작용 정밀 나이프입니다.

저는 OLFA 사의 AK-4 아트 나이프를 사용중인데요.
용도에 따라서 직선 나이프날, 둥근 나이프날, 톱날, 그리고 파팅라인 마스터를 매번 바꿔끼워가면서 사용중인데, 이게 좀 귀찮단 말이죠.
그렇다고 AK-4를 하나 더 사자니 이게 또 비쌉니다.
그런데 이 아카데미 나이프 상품 소개를 보니 칼날이 AK-4와 비슷하게 생겼고 가격은 1/3 수준인 4000원이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구입했는데 역시나!
OLFA AK-4와 날 끼우는 부분 형태와 사이즈가 동일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이 AK-4 용, 오른쪽이 아카데미용입니다.




그립감이라든지 굴러가지 않는 설계 등의 면에선 AK-4보다 조금 안 좋지만 그래도 가격을 생각해볼 때 훌륭한 대용품인 것 같습니다.
그립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파팅라인 정리 작업 같은 데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주의하실 점은 많이들 사용하시는 아트나이프 AK-1 용의 칼날은 아카데미 공작용 나이프와는 맞지 않습니다.
AK-1 용의 칼날이 AK-4 용의 칼날에 비해서 5배 이상 싸기 때문에 이것까지 사용할 수 있으면 정말 만능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말이죠.


이상, 7월 둘째주 택배수령품 보고였습니다^^
2010. 6. 10. 08:28

1/100 GN-001/hs-A01 애벌랜치 엑시아 리뷰

GN-001/hs-A01 건담 애벌랜치 엑시아(Gundam Avalanche Exia)는 건담OO 본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기체는 아니고, 모형잡지 하비 재팬에서 연재 중인 건담OOV라는 외전 설정놀음^^에 등장한 기체입니다(살짝 마이너하다는...).

이번에 때아닌 기회로 1/100 무등급 애벌랜치 엑시아의 조립을 의뢰^^받게 되어 조립작업을 했습니다.
그냥 보내기는 아쉬워 리뷰를 써봅니다.

아무래도 도색 같은 것 없이 순수하게 조립의 퀄리티만으로 승부를 해야 하고, 제 것도 아닌 남의 것이라 신경 써서 해야 하겠기에 게이트 처리에 사용하는 도구들부터 '최정예'로 준비했습니다.

프라모델을 좀 해보신 분들이라면 타미야 Sharp-Pointed Side Cutter for Plastic, 속칭 금딱지 니퍼를 아실 겁니다.
완전 부드럽게 잘리는 그 손맛과 진정 매끄러움 그 자체인 절단면!
타미야 금딱지 니퍼의 OEM은 케이바(KEIBA)라는 공구회사인데, 케이바 브랜드로는 이 금딱지를 팔지 않습니다.
케이바 브랜드 중 가장 우수한 플라스틱 니퍼가 HN-D14라는 제품인데, 요것은 타미야의 Side Cutter for Plastic과 동일 제품입니다.
(이름 앞에 Sharp-Pointed가 빠진 것으로도 유추하실 수 있겠지만, 한 등급 아래 제품입니다)
 

저도 금딱지 니퍼가 하나 있었는데(사진 가운데), 여기저기 막 사용하다 보니 날이 좀 닳는 느낌이더군요.
그래서 서브 니퍼^^로 3-Peaks SP-33, 속칭 모델업 니퍼(사진 왼쪽)를 영입했습니다.
그렇지만 SP-33은 절단면의 깔끔함이 금딱지를 따라가지 못하더군요.
대략 10%의 확률로 부품 표면을 파먹기 때문에 부품 표면에 아주 바짝 대고 자르기엔 위험합니다.
그래서 전 SP-33은 부품을 런너로부터 떼어내는 데만 사용하고, 부품에서 정밀하게 게이트를 제거하는 데는 금딱지를 씁니다.

그런데 이번에 단골샵의 5월 쿠폰으로 금딱지 니퍼를 3만원 이하의 착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쓰던 금딱지가 날이 닳기도 했고, 이번에 정부의 '1번어뢰' 드립으로 환율이 엄청 올랐을 때 '다시는 이 가격에 못산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신품을 하나 더 구입했고요, 이번 조립의 게이트 정리에는 그 신품을 투입했습니다.

금딱지로도 정리되지 않고 남은 게이트를 다듬는 데는 OLFA 사의 곡선날 아트나이프(날: KB4-R, 본체: AK-4)를 사용했습니다.
직선날 나이프를 사용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게이트 이외의 부분에 칼날자국을 남길 수가 있는데,
그런 사고의 확률을 줄이기 위해 게이트 부분에서만 부품 표면에 닿는 볼록한 곡선날을 썼습니다.
(물론 날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것으로 골랐죠^^)

덕분에 게이트 자국 처리는 나름 깔꼼하게 잘 했는데, 의외의 복병이 스티커 씰이었습니다.
평상시에 스티커질을 잘 안 하다보니 비뚤게 붙인 곳도 많고 스티커 표면에 손톱자국도 많이 남았습니다ㅜㅜ


아래 사진은 지난 번에 한 번 올린 적 있는 우리집 프라탑 수납장입니다.
박스는 세로로 쌓아야 덜 구겨진다는 조언을 듣고 세로로 쌓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중간에 공간이 남아서 저기에 배경지를 놓고 건프라 사진촬영 스튜디오처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저 프라탑 수납장 자리가 제가 그라데이션 배경지를 놓고 사진 찍던 자리였는데,
프라탑을 쌓고 나니 촬영장소가 마땅치 않게 되어버렸거든요.

전에 썼던 그라데이션 배경지는 워낙에 크기가 커서 수납장 안에 들여놓을 수가 없었고요,
결국 차선책으로 색깔 있는 전지(머메이드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진 결과물을 보니 확실히 그라데이션 배경지 때보다 배경이 상당히 심심하네요-_-
그라데이션 배경지를 좀 잘라내서 구겨넣는 한이 있더라도 복귀를 시켜야 할 듯...

아무튼 스탠딩샷 나갑니다.


앞에서 보면 뒤쪽 스커트의 골다공증이 그대로 보입니다-_-






세워놨을 때는 꽤 멋지지 않습니까?
1/100 엑시아도 무등급치고는 프로포션이 꽤 괜찮은 제품인데,
마치 더블오 건담에 오라이저 달아주듯 어깨와 등쪽에 뭘 붙여주니 일단 떡대에서 오는 카리스마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제품 박스에 'Mechanical Detail'이라고 써서 자랑할 만큼, 나름 디테일 몰드들이 섬세합니다.

또 보너스는 일반 엑시아 용 런너가 100% 그대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일반 엑시아로도 조립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일석이조랄까요?
덕분에 총 부품 수가 300개를 넘고, 박스 크기도 웬만한 MG보다 큽니다.


그런데... 일단 색분할이 잘 안 된 것이 눈에 띄는군요.
1/100 치곤 나름 색분할이 잘 된 편이긴 하지만 버니어 가이드(?)의 노란 색들은 모두 스티커입니다.
원래 1/100 엑시아 자체가 머리, 팔, GN소드 등 색분할 안 된 곳들이 많아서 도색하려고 하면 마스킹 해야 할 부분이 꽤 많습니다.

그리고 원래 엑시아도 골다공증 부분이 많았는데, 애벌랜치 엑시아 용 추가 부품 중 뒷스커트의 골다공증이 너무 확 눈에 띄고요.
역시 MG가 아니고 무등급이라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이제부터 액션 샷을 찍어보도록 하죠.
먼저 유명한 소위 '시드포즈'부터 나갑니다.


액션 포즈를 취해보면 바로 알 수 있는 것이 뭐냐면...
엑시아에서 애벌랜치 엑시아로 바뀌면서 추가된 부품들이 하나같이 가동성을 제한한다는 겁니다.
엑시아는 처음부터 건프라화를 염두에 둔 디자인으로 무등급에서도 A급 가동성을 자랑했었는데...
어깨 아머, 백팩, 앞스커트, 뒷스커트 모두 만만치않게 가동에 방해돼서... 점수를 주자면 대략 B급과 C급의 중간쯤 됩니다.

GN소드도 뭔가 착 접혀서 안정된 것이 아니고 덜렁덜렁 들떠 있는 듯한 느낌인 것도 팔에 추가된 아머 때문에 제대로 접히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


무기는 일반 엑시아와 같이 7개의 칼을 갖고 있는데, 장착부위가 모두 변경됐습니다.
오른쪽 등뒤에 GN 소드 장착이 가능하고, 허리춤에 있던 GN 블레이드들은 왼쪽 등뒤로,
뒷스커트와 어깨 뒤에 있던 빔 사벨들은 어깨와 등 위로 옮겨졌습니다.


일반 엑시아였다면 좀더 역동적인 포즈가 가능했을 텐데 추가 부품의 간섭 때문에 영 맘대로 안 됩니다.




GN 롱 블레이드와 쇼트 블레이드 액션


빔 사벨과 빔 대거 액션입니다.


애벌랜치 엑시아는 온몸의 부스터와 버니어들을 같은 방향으로 집중할 수 있는 플라이트 모드로 변형 아닌 변형이 됩니다만...
팔 아머쪽 부스터가 아귀가 딱딱 맞는 느낌이 안 들더군요.


결론적으로 총평을 내려보자면 이렇습니다.

장점
  1. 덩어리감과 프로포션이 상당히 괜찮다.
  2. 디테일 몰드도 1/100 무등급 치곤 비교적 섬세하다.
  3. 엑시아와 애벌랜치 엑시아로 선택 조립이 가능

단점
  1. 출신 성분이 약하다(외전인데다가 애니메이션이나 소설 같은 스토리도 없는 순수 설정 기체).
  2. 색분할에 노력을 하긴 했지만 색분할이 덜 된 부분이 아직도 많다. 부분도색 많이 필요~
  3. 정면에서 골다공증이 보이는 뒷스커트와 그대로 드러나는 손발목 등 전체적으로 마감처리가 부실
  4. 애벌랜치 엑시아용 추가 부품들이 간섭이 심해서 가동성을 많이 깎아먹음. 역동적인 액션은 불가능

결론
한 마디로 평하자면 '내 돈 주고 사기는 좀 아깝고, 한 번 만들어 보라고 누가 주면 재밌게 만들어 볼만한 킷'입니다.
바로 제가 이번에 한 일이 그것이죠^^.
무등급 치고는 괜찮은 킷이지만 색분할, 골다공증, 가동성 등 무등급의 한계를 확실히 보여주는 킷인 듯...

그런데 이런 문제들은 MG화된다면 다 해소될 수 있는 것들이죠.
MG 엑시아도 발매되었고, HG 애벌랜치 엑시아도 곧 발매된다고 하니, MG 애벌랜치 엑시아가 발매될 확률도 상당히 높습니다.
MG 엑시아는 내부 프레임 부실이라는 단점은 있지만 프로포션, 색분할, 골다공증, 가동성 등 무등급 엑시아의 문제점은 완벽히 해결한 걸작입니다.
MG 애벌랜치 엑시아가 나오면 또 하나의 명품이 될 수 있을지도요.

그래서 결론은... 저라면 무등급은 패스하고 MG 애벌랜치 엑시아가 나오면 사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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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22. 16:01

가격 대비 실속 있는 프라탑 수납장

모형이 취미이신 분들은 아마도 대부분 쌓아놓은 미개봉 킷 박스가 꽤 되실 겁니다.
그것들을 가리켜 보통은 프라탑, 규모가 좀더 크신 분들은 프라벽 또는 프라성(城)이라고 하지요.

전 지금까지 별다른 수납장 없이 미개봉 킷들을 그냥 이곳저곳 쌓아놓았는데,
킷 박스가 두꺼워봤자 어차피 종이이기 때문에
높이 쌓으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래쪽에 있는 박스가 찌그러지고 이리저리 기울어져 불안정합니다.

그런데 최근 승순님의 프라벽(http://noboru78.egloos.com/3687306)을 보니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프라탑을 지지하고 수납해줄 수 있는 선반형 프레임이 있더군요.
'왕자행거'라는 메이커 제품인데, 비슷한 놈으로 바로 주문했습니다.
지금은 행사기간이라 '네이버 체크아웃'을 이용해서 10% 할인가(5만 3천원)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조립하는 데는 뭐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스프링의 반발력으로 기둥을 바닥과 천장에 고정시키는 형태라서 천장이 2.8m가 넘는 곳에는 설치하지 못합니다.
깊이는 40cm이고 너비는 70cm에서 1m까지 조절이 가능합니다.


저는 중간 선반 프레임이 네 개 들어있는 4단형으로 주문했는데, 만 원 더 싼 3단형으로 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네요.

선반 바닥은 판으로 되어 있는 게 아니고 7개의 파이프로 되어 있어서 상자 형태의 것 이외에는 놓기 힘듭니다.
그리고 지지력과 짜임새도 손으로 잡고 흔들면 흔들거리는 수준이라 아주 무거운 걸 올리긴 위험해 보입니다.
한마디로 모형 킷 박스 쌓기에 최적화된 제품이라 할 수 있을 듯...^^


킷 박스들을 올려봤습니다.


여기저기 늘어놨을 땐 꽤 많아보였는데, 모아서 정리해 놓으니 얼마 안 되는군요.
어디에 '나 프라탑 좀 쌓았노라'고 명함도 못 내밀겠네요.

왠지 듬성듬성 있는 저 공간들을 꽉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막 들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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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17. 09:05

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지난 번에 MG와 동시에 완성했지만 바주카 걸이가 부러져서 같이 찍지 못했던 HGUC 릭 디아스를 이번에 촬영했습니다.
얘도 개수, 디테일업, 이런 거 전혀 없는 스트레이트 빌드고요,
제타건담 애니 최초에 쿼트로와 함께 그린 노아2 콜로니에 잠입하던 아폴리의 2호기라는 컨셉으로 도색하고 데칼을 붙였습니다.


부러진 바주카 걸이는 힘을 받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냥 접착제로만 붙여버리면 곧바로 또 힘을 받아 다시 부러져 버릴 겁니다.
그래서 부러진 부분 양쪽에 핀바이스로 직경 0.5mm의 구멍을 뚫고, 직경 0.5mm의 황동선을 심었습니다.




그렇게 가운데에 보강재 심을 넣은 상태로 접착제로 붙이고, 사포로 표면정리를 한 후 다시 도색했습니다.
'감쪽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봐줄만 합니다.
그래도 혹시라도 또 부러질까 걱정돼서 아직 바주카를 백팩에 꼽아보진 않았습니다^^

스탠딩 사진 전후좌우 나갑니다.
일단 프로포션이 MG보다 더 짤뚱하고 머리가 큽니다.




여기부터는 이제 액션포즈 샷인데, 고관절, 무릎, 발목의 가동성이 총체적으로 문제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세우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10년 전 킷을 가동성 개조도 안 해놓고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 되는 거겠죠?


그래서 주로 액션 베이스로 공중에 띄워놓고 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HGUC 릭 디아스가 MG보다 나은 점이라면 목이 더 많이 돌아간다는 것 정도일까요?



MG 릭 디아스와도 함께 찍어봤습니다.
이 사진은 바로 옆에 세워놓고 마치 HGUC 릭 디아스가 뒤로 멀리 있어서 작아보이는 것처럼 나름 연출을 해봤습니다^^


아 사진은 HGUC 릭 디아스를 카메라에 가깝게 배치해서 둘이 비슷한 크기로 찍히게 찍었습니다만...
초점도 흐려지고, 조명 각도와 그림자 같은게 서로 살짝 어긋나서 좀 어색한 티가 나네요-_-



이렇게 해서 MG와 HGUC 릭 디아스 제작을 완료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들이 제가 올해초에 야심차게 시작한
"제타건담 25주년 기념으로 제타건담 애니 등장 MS들의 MG와 HGUC 킷 25개를 만들겠다"는
'제타건담 완전정복' 개인 프로젝트의 처음 두 킷입니다.

2010년도 이젠 3/8이 지났는데 이제 두 개라니... 이대로라면 목표의 20%도 달성하기 힘들겠다는 결론이네요ㅜㅜ
올해는 떡대가 커서 시간도 오래 걸릴 MG The-O도 발매될 텐데 이거 참 착잡시럽네요.


아무튼, 스트레이트 빌드이긴 하지만 혹시라도 작업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MG & HGUC 릭 디아스 작업기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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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13. 14:28

24년간의 숙원이 현실로... MG 디오(The-O) 2010 여름 발매!!

이번 시즈오카 하비 쇼에서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제타건담의 라스트 보스 PMX-003 The-O가 반다이에서 1/100 Master Grade(MG)로 2010년 여름에 발매된다고 합니다.

올해가 제타건담 TV 방영 25주년이라서(1985년 3월~1986년 2월 방영) 반다이에서 뭔가 나올까 잔뜩 기대했다가 지금까지 제타의 '제'자도 꺼내지 않아서 내심 속 상했는데,
이런 대박 소식을 안겨주다니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짧게 기다리신 분도 MG 제타 건담이 발매된 1996년부터 14년을 기다려오셨을 테고,
길게 기다리신 분은 The-O가 TV에 등장한 1986년 1월 25일부터 무려 24년이나 기다리셨을 바로 그 킷이 드뎌 올 여름에 나옵니다.
실제로 디오는 MG화 희망 조사를 할 때마다 거의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그야말로 숙원 제품이었습니다.





한두 달쯤 전에도 건프라 30주년 웹사이트에서 MG화 희망 순위 앙케트를 했습니다.
저도 재미 삼아 디오와 사이코건담, 사이코건담 Mk-II에 투표했었고요.
그 결과로 1위 V2건담, 2위 디오, 3위 더블오라이저가 나왔는데, 1~3위는 모두 실제로 MG화해주려나봅니다.


시즈오카 하비 쇼장에 붙어있는 자료에 의하면
V2건담은 '구성기술 연구중',
디오는 '여러분의 성원과 기동전사Z건담 25주년을 맞아 긴급발진!!',
더블오라이저는 'MG화 검토개시!?'랍니다.

디오는 '긴급발진'이라는 용어와 벌써부터 목업모형까지 공개된 사실을 볼 때 앙케트 하기 전부터 한참 개발하고 있었던 거죠.
기특하네요.


살인적인 가격! 너무 작은 크기! 밋밋한 디테일!

그런데 기대가 컸기 때문인지 벌써부터 MG The-O에 대한 불만 사항이 한둘이 아닙니다.

가격이 소비세 빼고 12000엔(소비세 포함 12600엔)이랍니다.
지금까지 가장 고가였던 MG는 무려 36cm라는 말도 안 되는 초거대 사이즈의 10000엔짜리 퍼펙트 지옹이었는데요.
그보다 2000엔이나 높고, PG 퍼스트 건담과 동일한 12000엔이라는 가격은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MG 디오가 정말 그런 가격에 걸맞는 덩치로 나왔나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전시 사진을 보시면 반다이 액션 베이스 1을 두 개나 밟고 서 있는 것은 호쾌하긴 합니다만...
바로 옆에 있는 제타 건담에 비해 별로 크지 않습니다.

설정 상으로는 제타건담이 실드 끝까지 높이가 19.8m, 머리 끝까지 높이가 18.7m이고,
디오는 등 뒤의 스태빌라이저 끝까지 높이가 28.4m, 머리 끝까지 높이가 24.8m입니다.
머리 높이 기준으로 디오가 제타건담보다 33% 더 커야 하는데요.
아무리 잘 봐줘도 10% 더 클까말까입니다.

이래서야 MG 사자비(설정 상 머리 끝까지 23m, 가격 8000엔)보다도 작겠는걸요-_-


그리고 디테일 말씀인데요, 도저히 MG라고 봐줄 수 없는 밋밋함 그 자체입니다.
마치 HGUC 디오를 그대로 크기만 뻥튀기한 것 같은 디테일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1/100 MG The-O

기 발매된 1/144 HGUC The-O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작고 밋밋한 디오에 12000엔의 가격을 붙인 걸까요?
뭔가 비장의 카드라도 있는 걸까요?


저는 어쨌든 2010년 제타 완전정복 프로젝트를 추진중이었으니(한참 난항중이긴 하지만요-_-)
바로 예약구매 해서 바로 제작에 들어가야 되겠지만, 지금으로썬 불만이 많습니다.
앞으로 더 공개되는 정보들에 촉각을 세우고 있어야 할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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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12. 10:56

가정의 달 맞이 소소한 지름 - 폐암 예방 대책^^

가정의 달,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맞이해서 소소하게 좀 질렀습니다.
많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어린이날 기념 세일을 실시했고,
가정 없이 자란 불쌍한 고아(?) 마리다 크루스도 생각나고,
이젠 저도 어버이로서 제 건강도 챙겨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하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죠.
 

지름 품목은 다음과 같은데요.

1. 3M 방독 마스크(반면형)
2. HGUC 크샤트리아, 기라 줄루
3. GSI 크레오스 락커 도료 16번 농록색(IJA Green), 313번 옐로우 FS33531
4. GSI 크레오스 건담 컬러 CG23 그린(3) (자쿠 몸체용), CG24 그린(4) (자쿠 팔다리용)
5. E5 서페이서(회색) 2병, 화이트 서페이서 1병

크샤트리아는 사정상 직접 참석 못하고^^ 매뉴얼만 출연했군요.

제가 원래 도료들은 빨갛고, 파랗고, 노랗고, 하얀 원색 계열밖에 안 사놨는데,
최근들어 크샤트리아, 기라줄루, 자쿠2 F2, 하이잭 등 '국방색' 킷들이 많이 영입돼서 그에 맞는 칙칙한 색들을 좀 샀습니다.
역시 칙칙한 색 하면 GSI 크레오스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방독 마스크입니다.

지난 주(5월 3일) 위기탈출 넘버원 을 보니 주부들이 요리 매연 때문에 '선암(腺癌)'이라는 폐암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하더군요.
(폐암은 흡연자들이 많이 걸리는 편평상피암과 소세포암, 그리고 선암, 대세포암의 대략 네 종류로 구분된다고 합니다)
요리 매연보다 벤젠, 톨루엔 같은 발암물질 농도가 훨씬 높은 공업용 신너 같은 것을 프라모델 도색할 때 사용하는 저는 훨씬 위험하겠죠?
그래서 바로 방독 마스크를 주문했습니다.

그 전까지 사용하던 것은 아래 사진 왼쪽의 '방진(防塵) 마스크'라는 것이었는데요.
에어브러쉬나 스프레이로 모형에 도색하실 때 필요한 최소한의 용구입니다.

방진마스크를 쓰고 1시간 정도 도색을 하고 나면 저 방진마스크 색깔이 도색에 사용한 도료 색깔이 됩니다.
스프레이 작업시에 생기는 도료 방울의 미세한 분진(粉塵)이 들숨에 의해 빨아들여져 방진 마스크 내의 흡착재에 흡착되었기 때문이죠.
만약 방진 마스크를 안 쓰고 작업한다면... 코속과 폐속이 그런 색깔이 되겠지요?
마스크 안 쓰고 도색작업을 지속적으로 하면... 진폐증에 걸릴 테고요.

방진마스크는 황사에도 짱입니다.
황사 올 때 저 동그라미 안에 '안'자가 찍힌 멋진 방진마스크를 하고 나가면 사람들의 부러움의(?) 시선을 한 눈에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방진 마스크는 분진은 막아주지만... 벤젠, 톨루엔 같은 신너에 섞인 휘발성 발암물질은 막아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도 암 안 걸리려고 방독 마스크로 업글한 거고요.


이번에 구입한 방독 마스크는 3M사 제품으로
사진 오른쪽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6200 마스크 면체, 6003 유기용제용 정화통, 501 방진필터와 5N11 방진필터 케이스입니다.
저것들을 다 조립하면 이 글 맨 위의 사진처럼 되는 거고요.

정화통 자체로도 분진을 걸러줄 테니 방진필터는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한데...
방진필터를 덮어씌워 주면 정화통의 수명이 길어질 것 같기도 하고... 세트로 팔길래 함께 샀습니다.

에어브러시/캔 스프레이 도색을 하시는 분들 중 기대여명을 줄이고 싶지 않으신 분은 꼭 사용하시길 권합니다.
마눌님께서 매연이 많이 나는 요리를 하실 때 씌워주셔도 좋고요^^
(단, 요리의 향이나 타는 냄새도 맡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운 나쁘게 담배 피우며 걷는 사람 뒤에서 길을 걷게 될 때 간접흡연을 피하기 위해 써 주셔도 좋습니다^^



아무튼... 이제 유니콘 계열 건프라도 제간 시리즈와 로토 빼고는 거의 갖추었네요(HGUC 유니콘도 매뉴얼만 출연^^).
아마도 건담UC 시리즈가 제타건담 시리즈 이후로 MG와 HG 전모델을 모두 모으게 되는 저의 두번째 시리즈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서페이서가 떨어진 차에
주위 분들 중에 E5 도료를 사용하신 분이 꽤 계시고, 다들 서페이서를 칭찬하셔서 E5 서페이서를 주문해봤습니다.
일반적으로 화이트 서페이서는 물성과 연삭성이 회색보다 안 좋다고 알려져서 안 쓰고 있었는데,
E5 화이트 서페이서는 회색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들어서 화이트 서페이서도 처음 사봤구요.


병 속에 든 채로 비교하는 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많이 쓰는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화이트 도료(사진 왼쪽)와 비교해봤을 때 비슷한 수준으로 하얘서
이제 노란색, 빨간 색 같은 은폐력 낮은 색도 화이트 도료를 밑에 깔 거 없이 바로 서페이서 위에 뿌려도 될 것 같습니다.


이상, 소소한 지름 보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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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8. 04:15

MG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우주세기 건담 세계의 영원한 주인공 아무로 레이와 영원한 숙적 샤아 아즈나블,
이 두 사람이 공통으로 탑승했던 MS는 무엇일까요?

퍼스트 건담요? 샤아가 탔다는 캐스발 건담이란 것은
정식 건담 시리즈가 아닌 '기렌의 야망'이라는 게임에 오직 설정상으로만 등장하는 기체라서 무횹니다!

정답은 바로... 릭 디아스(Rick Dias)입니다.
샤아가 쿼트로 바지나란 가명으로 에우고에 가담해서 릭 디아스 타신 건 다들 아실 텐데...
아무로가 7년의 공백을 깨고 컴백해서 멋지게 앗시마를 날려버릴 때 타고 있던 것이 릭 디아스인 것도 아시나요?

네네, 아무튼 그런 뜻 깊은 기체를 완성했습니다.
실은 MG와 HGUC를 동시에 만들었는데... HGUC가 마지막 포즈 잡을 때 바닥에 떨어지면서 바주카 걸이가 부러졌습니다ㅜㅜ
보수용으로 황급히 황동선과 드릴을 주문하긴 했는데... 중간에 어린이날이 낀 관계로 배송과 작업이 좀 늦어졌습니다.

좀 외롭긴 하지만 일단 MG 릭 디아스부터 나갑니다.
개수, 디테일업, 이런 거 전혀 없고 스트레이트 빌드에... 도색에만 살짝 신경 썼습니다.







요기부턴 액션샷입니다.




릭 디아스는 역시 바주카가 어울리죠. 그런데 MG의 바주카는 몸에 비해 좀 작은 거 아닌가 생각됩니다.



덩치에 비해 가동성은 좋은 편이긴 하지만, 역시 형태상 발목 움직임에 제약이 많아서... 공중에 띄워야 좀더 자연스럽습니다.


요것은 MG 쿼트로 전용 박스 아트 포즈 흉내. 확실히 바주카가 작습니다.



비록 스트레이트 빌드이긴 하지만 혹시라도 작업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MG & HGUC 릭 디아스 작업기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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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3. 09:11

MG&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직전 Coming Soon!

먹선/데칼/마감에 3주가 넘게 걸려버렸네요-_-
뭐 한다고 이렇게 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초정밀 몰드의 엄청난 먹선질을 한 것도 아니고, 지옥 데칼질을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었던 건 더더욱 아닌데...


네, 아무튼... 에나멜로 먹선을 넣었습니다.
붉은 장갑부품에는 레드 브라운 + 플랫 블랙 에나멜을 섞어서 먹선을 넣었고, 회색 장갑에는 저먼 그레이,
그리고 나머지 짙은 색깔들에는 플랫 블랙을 쓰거나 아예 먹선을 안 넣었습니다.

요번에 좀 특이하게 시도해본 거라면
손가락 관절이나 파이프 마디에 기계적인 느낌을 주려고 메탈릭 컬러로 먹선질 하듯이 칠했다는 건데요.
타미야 크롬 실버 + 건메탈 에나멜을 섞어서 칠하고 닦아주었습니다.
...만 으음... 그다지 눈에 띄는 효과는 없는 듯...



데칼은 반다이 별매 건담데칼(릭 디아스 용 & 기타 에우고 MS 용), 그리고 키드님제 데칼을 썼습니다.
곳곳에 큼지막하게 AEUG 마크와 소속함 표시(AG: Argama), 그리고 편대 내 MS번호를 넣어주었는데요.
MG Rick Dias는 1번 쿼트로 기, HGUC는 2번 아폴리 기라는 설정입니다.




그런데 반다이 데칼에 보면 머리 콕핏 해치 옆에 친절하게 파일럿 이름까지 써주었는데요.
헉! 쿼트로 바지나의 바지나 스펠링이... 남자가 입에 담기 부끄러운 여성 신체 부위를 뜻하는 해부학 용어네요.
네 개의(Quattro는 이탈리아 어로 넷이라는 뜻) X이라니... 이 무슨...
데칼 제작자가 모르고 저렇게 쓴 건지... 일부러 저런 건지...
참고로 바지나의 공식 로마자 표기는 Bajeena입니다(MG 박스와 설명서엔 또 Vageena로 되어 있습니다만...-_-).



마감은 쇠색으로 칠한 프레임 등의 부품은 SMP 반광 우레탄 클리어로 반광 마감을,
그 외의 장갑 부품들은 SMP 무광 우레탄 클리어로 무광 마감을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아폴리 기의 팔다리 색이 너무 칙칙하고 맘에 안 들더라고요.
그래서 최종 마감제를 올리기 전에, 혹시 효과가 있을까 싶어서 일전에 구입한 가이아노츠 형광 클리어를 뿌려줘봤습니다.



사진 왼쪽이 형광 클리어 뿌리기 전, 오른쪽이 뿌리고 난 후인데요.
사진으로는 잘 구분이 안 가지만 육안으로 보면 뿌리고 난 후에 정말로 색깔이 좀더 화사해졌습니다.
특히 형광등 밑에서 보면 차이가 확 난단 말이죠.

형광 클리어에 맛 들여서^^ 빔 사벨에도 형광 클리어에다가 웨이브제 그린 펄을 섞어서 뿌려줬습니다.
원래 빔 사벨 클리어 부품이 좀 형광 끼가 있긴 했지만서도...
왠지 더 형광스러워졌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암튼 이제 마감제도 다 건조되어 가니,
완성 사진도 곧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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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5. 10:44

MG&HGUC RMS-099 릭 디아스 도색 완료

MG Rick Dias는 쿼트로 전용 빨간색으로, HGUC는 초기생산형 일반기의 짙은 청회색으로 도색을 완료 했고,
일부 마스킹이 필요한 부분, 적층장갑, 버니어 등을 약간 신경 써서 칠해줬습니다.

다 칠하고 보니 별것도 없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도색에만 2주일이 걸렸네요.

아래는 조색 레시피입니다.
도료명 뒤의 F는 Finisher's 도료 제품, S는 SMP사 제품임을 나타냅니다.

MG 쿼트로 전용기의 팔다리 색 - 파운데이션 핑크(F) 위에 실크 레드(F)


지금까지 레드는 주로 브라이트 레드(F)를 사용했었는데, 좀더 진한 빨간색을 나타내기 위해 실크 레드를 써봤습니다.
원래 붉은색이 은폐력이 좀 낮은 편이긴 하지만 실크 레드는 뭐 거의 반투명색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은폐력이 낮군요.
여러 번 덧칠해주면 좀더 진한 빨간색이 될 것 같긴 한데... 도료가 아까워서^^ 가볍게 두 번만 칠해줬습니다.


HGUC 일반기 초기생산형의 팔다리 색 - 퓨어 블랙(F) + 블루 퍼플(F) + 파운데이션 화이트(F)


으음... HGUC 일반기 박스아트 비슷한 좀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색을 만들 심산이었는데...
영 바라는 대로 안 나와주는군요. 칙칙해요.


발과 관절 등의 색 - 파운데이션 화이트(F) + 퓨어 블랙(F) + 블루 퍼플(F)


사용한 도료는 일반기 팔다리색과 동일하지만 조색 비율이 다릅니다. 왼쪽에 쓴 도료가 더 많이 들어간 도료라는...
칠할 때는 색이 좋다고 느꼈었는데, 다른 색깔들이 전부 어두운 계통이다 보니 너무 밝아 튀는 듯한 느낌도...


가슴과 백팩의 다크 브라운 - 울트라 블랙(S) + 초콜릿(S)


초콜렛 색에 블랙을 섞으니 카카오 99%짜리 초콜릿 제품의 색감이 나오는 듯...^^


내부 프레임 - 수퍼 아이언 실버(S) + 건메탈(S)


프레임은 역시 쇠맛이 나야 제맛!


클레이 바주카 - 건 팬텀 그레이(S)
요건 사진을 못 찍었네요.


HGUC의 경우 마스킹 도색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자잘하게 여러 개 됩니다.
사실은 바인더도 청회색과 다크 브라운의 2색이어야 하는데, 레드썬~ 하고 청회색만 칠했습니다^^.


MG 의 경우 일부 장갑에 적층 장갑 형태가 구현되어 있는데, 적층장갑 옆면을 마치 금속 재질이 드러나는 것처럼 칠해줬습니다.
마스킹은 귀찮고... 에어브러쉬 각도를 잘 맞춰서 뿌리는 식으로 이렇게 만들어줬죠.
적층 장갑 옆면을 도색을 안 하고 재질이 드러나도록 놔둔다는 설정은 좀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따지고 들자면 군용 장비에 눈에 잘 띠는 빨간 칠을 하는 것부터가 비현실적이죠.


버니어의 경우 별매 디테일업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킷의 것을 그대로 썼습니다.
바깥쪽은 내부 프레임에 사용한 쇠색을 칠했고,
안쪽은 파운데이션 크림(F) 위에 황등색(GSI 크레오스)과 실크 레드(F)로 그라데이션을 넣어주었습니다.

버니어 안팎의 도색 경계면이 울퉁불퉁하고 영 마음에 안 들지만...
그냥 레드 썬~하고 다음부터 잘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모노아이는 별매 디테일업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킷 순정의 녹색 클리어 부품에 플라스틱 느낌을 줄이고 뭔가 카메라 렌즈스러운 느낌을 더해주려고
Wave제 그린 펄을 수퍼클리어에 타서 뿌려주었습니다.


이제 먹선, 데칼, 마감, 최종 조립만 남았군요.
2010. 3. 26. 15:30

MG RX-0 유니콘 건담 HD 컬러 + MS 케이지 리뷰

MG 유니콘 건담 HD 컬러 + MS 케이지 버전, 통칭 'OVA SP판'을 구했습니다.

구닥다리만 구입하는 저로서는 정말 오랜만에 만져보는 신상인 관계로,
좀 자세하게 리뷰를 써보고자 합니다.

본 킷은 2007년 12월에 발매된 MG RX-0 Unicorn Gundam Ver. Ka를 베이스로 한 킷이라서
기존 Ver. Ka와의 차이점 위주로 리뷰를 진행하겠습니다.


Ver. Ka로부터 2년이 지나 새로이 발매된 MG 유니콘 건담의 공식 명칭은 Ver. Ka 떼고 그냥 유니콘 건담입니다.
그치만 'Ver. Ka 떼고'라고 부르면 이상하니까,
그리고 건담 UC OVA가 공개된 시점과 때를 맞추어 발매되니까 통칭 OVA 버전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유니콘 건담 Ver. Ka는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변형 기믹이 찬사를 받았지만,
그 반면 가동성에 있어서는 뻣뻣하고, 지지력에 있어서는 흐물텅거리는 관절들때문에 호불호가 엇갈리는 킷이었습니다.

반다이는 OVA 버전 유니콘에 대해 '일부 부품을 교체하여 다리와 허리의 가동률을 향상 시킬 것이다'라고 발표했고,
SP판(특별판)에는 OVA 1화에서 유니콘 건담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MS 케이지'를 넣어준다고 해서
한껏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그 기대의 결과는...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죠^^

우선 박스아트입니다. '폭풍간지'라는 말은 바로 이런 그림을 표현하기 위해 나온 말 아닐까요?


박스 사이즈도 크고 길어서, PG 퍼스트 건담 정도 크기의 박스 내부가 가로로 3등분 되어 런너가 3줄로 담겨 있습니다.
3줄 중 가장 오른쪽에는 이번에 추가된 MS 케이지의 런너들이 들어있습니다.
케이지가 포함된 OVA SP판이 7500엔, 포함 안 된 일반판이 5000엔으로 케이지 값이 전체 가격의 1/3이라고 할 수 있는데,
1/3의 공간를 차지함으로써 "정말 그 값어치가 된다고~ 믿어 달라고~" 하는 무언의 외침이 들리는 듯한 느낌이네요.


1. 교체 부품

교체부품이라기보다는 추가 부품이라고 해야 할 듯합니다.
Ver. Ka의 원래 부품은 그대로 원래 런너에 남아있고, 교체용의 부품을 따로 추가로 사출해 주었네요.


위 사진의 R1과 R2 런너에 무릎 가동성 향상을 위한 종아리 양 옆쪽, 뒤쪽 장갑 부품과,
허리 가동성 향상을 위한 엉덩이 가운데 부품,
발칸이 추가된 머리 장갑 부품,
그리고 디스트로이드 모드 변형 시의 고정식 뿔 부품이 들어있습니다.


종아리 속의 사이코프레임 교체 부품은 시스템 인젝션으로 B런너에 붙어 나왔습니다.

교체 부품이 어떤 식으로 무릎 가동률을 향상시키는가 봤더니...
아래 사진을 보시면 왼쪽의 세 부품이 기존 Ver. Ka 부품들이고, 오른쪽 세 부품이 이번에 교체된 부품들입니다.
다른 건 별반 차이 없고 그냥 단순하게 무릎 뒤쪽 장갑을 깎아낸 것에 불과하네요.


실제로 그 효과를 보니...
60˚ 정도밖에 안 꺾이던 무릎이 90˚까지는 꺾여주네요.
아래 사진의 무릎 뒤쪽을 비교해 보시면 새 장갑 부품이 무릎 꺾이는 모양에 맞추어 설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내부 프레임 자체의 가동률 상 대략 90˚가 한계인 것 같습니다.


흠... 부품까지 교체해가며 얻은 효과치곤 불만족스럽습니다. 불만족스러워요.
2010년의 MG 건프라 기술이 이것밖에 안 될까요?
HGUC 유니콘도 이것보다는 많이 꺾이는데 말이죠.

게다가 교체 부품에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뒤쪽에서 슬쩍 내려다 보면 무릎과 종아리 사이에 플라스틱스러운 내부 부품들이 들여다보인다는 말이죠.
아래 사진 왼쪽의 Ver. Ka 버전과 오른쪽의 OVA 버전을 비교해 보시면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그래서 제가 생각해낸 간단한 절충안은 이것입니다.
종아리 양 옆의 장갑은 새로 추가된 부품을 사용하고,
사이코 프레임과 종아리 뒤쪽 장갑은 기존 Ver. Ka의 부품 (B8과 F11)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죠.
이러면 아래와 같이 무릎 가동률은 90˚에서 85˚ 정도로 약간 줄어들지만 무릎 뒷부분의 공허함은 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왼쪽 사진을 보시면 엉덩이 가운데(똥꼬?)의 교체 부품을 기존 Ver. Ka 부품과 비교해 보니 높이가 낮아졌습니다.
그냥 위를 쳐냈다는 느낌이네요.
이렇게 함으로써 이 부품과 허리 위쪽 부품의 간섭으로 인해 허리 회전이 안 되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머리 부분의 교체 부품들은 가동성 때문은 아니고,
OVA 설정과 맞추기 위해 발칸이 추가되면서 주위 장갑 부품이 3개 교체되었습니다.

아래 사진들 중 왼쪽이 기존 Ver. Ka 부품을 사용하여 조립한 상태, 오른쪽이 교체 부품을 적용한 상태입니다.
먹선을 안 넣어서 그런지 그다지 티가 안 나죠?
특히 디스트로이 모드는 안테나가 발칸을 거의 가려서 잘 보이지도 않는군요.




디스트로이 모드 왼쪽 사진의 안테나는 기존의 가동식 안테나, 오른쪽 사진의 안테나는 추가된 고정식 안테나입니다.
역시 별 차이는 눈에 띄지 않고요.


지금까지 보여 드린 부품들은 OVA 일반판과 SP판 모두에 포함된 교체 부품들이고요.
SP판에만 추가된 부품도 있습니다. OVA 등장 캐릭터들의 1/100 피겨 되겠습니다(인간이 부품은 아니지요, 네).


일반판에도 주인공 버나지 링크스가 노멀수트(=우주복)를 입은 피겨가 두 개 (앉은 모습, 선 모습) 들어있는데요.

SP판에는 추가로 평상복 차림의 버나지, 오드리 번(미네바 자비), 카디어스 비스트, 마리다 크루스의 피겨가 들어있습니다.
케이지 부품 런너인 W런너에 붙어있기 때문에 일반판에는 포함이 안 되죠.
MS 케이지에 올려놓으라고 W런너에 넣어주었나봅니다.
근데 이런 손톱만한 피겨는 도색하기가 귀찮아서...-_-


아무튼 지금까지 교체/추가 부품들에 대해 정리해 봤는데요.
저와 비슷한 느낌이실지 모르겠는데,
개선 포인트들의 임팩트가 좀 약해서, 기존 Ver. Ka 킷을 이미 갖고 있는 사람이 또 사고 싶을 정도는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저 정도의 개수는 아트 나이프질 좀 해본 사람이라면 한두 시간 만에 해낼 수 있을 정도 아닐까요?


2. 사출색의 변화

유니콘 SP판의 부제가 'HD 컬러 + MS 케이지'인만큼 사출색이 기존 Ver. Ka 판과 다른 'HD 컬러'입니다.
건프라에서 말하는 HD 컬러란 사실은 색깔이 아니고 표면의 광택입니다.
좀더 표면에 광택이 나도록 하는 글로스 인젝션이라는 사출 방법의 결과죠.

MG 유니콘 SP판의 흰색 부품들은 모두 이 글로스 인젝션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밝은 색깔의 글로스 인젝션은 별로 눈에 안 띕니다.
특히 유니콘처럼 새하얀 순백색일 경우 육안으로는 그나마 좀더 광택이 있는 듯 느껴지지만 사진 찍어놓으면 아무 구분이 안 갑니다-_-
위에 제가 올린 사진들을 한 번 보시죠. 광택이 느껴지십니까?

유니콘 건담은 온 몸이 흰색이라서 HD 컬러라고 해도 큰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흰색 이외의 부품들 중에는 사출색의 변화가 확 눈에 띄는 것들이 있습니다.
발과 백팩의 군청색과 내부 프레임의 회색은 각각 메탈릭 펄이 첨가되어 메탈릭 블루와 흑철색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작년 요맘때쯤 발매된 MG 유니콘 건담 Ver. Ka 티타늄 피니쉬와 비슷합니다.


그렇지만 티타늄 피니쉬에서는 M런너와 P런너에만 메탈릭 펄을 넣어주었는데,
이번 SP 판에서는 모든 내부 프레임과 관절부품에도 모두 메탈릭 펄을 넣어 흑철색으로 해줬습니다.

반다이에서 흰색은 HD컬러로 해봤자 눈에 잘 안 띄는 점을 알고 관절과 발 같은 곳에 메탈릭 펄로 포인트를 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신기한 것은 이것입니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소설 제목이죠?) 색깔의 빔 사벨입니다.


OVA 1화 마지막 장면에서 유니콘이 뽑아든 빔 사벨은 분명히 보편적으로 많이 쓰는 핑크색이었는데 말이죠.
유니콘 Ver. Ka는 물론이고 HGUC 유니콘 계열 킷에서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건담 센티넬 시리즈 킷에서나 사용되었던 투명 블루로 나왔습니다.
OVA 버전 일반판에서도 이 색일까요?

그 외에 회색의 무기 부품이나 투명 형광 핑크의 사이코 프레임 부품 같은 경우 Ver. Ka와 사출색의 차이는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HD 컬러판의 유니콘은 몸 전체를 뒤덮는 흰색의 글로스 인젝션은 눈에 띄지 않지만
관절이나 발, 백팩 등의 포인트에 메탈릭 펄이 들어가서
'일반판과 큰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부분부분의 차이로 구분은 가능할 정도'로는 뽑아준 것 같습니다.


3. 씰과 데칼

Ver. Ka하면 특유의 빨간 동그라미 데칼이 수백 개씩 들어있는 '지옥 데칼'로 유명하죠.
그런데 Ver. Ka를 떼면서 데칼 갯수가 반 이하로 확 줄고 디자인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건식 데칼의 수가 좀 많아 보이지만 유니콘 본체용은 20개 정도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모두 MS 케이지 용 데칼입니다.
알파벳 기호로 구분하는 것만 유니콘 본체용 건식 데칼이고,
숫자로 넘버링되어 있는 것은 모두 MS 케이지 용입니다.


그리고 디스트로이 모드 고정용 뿔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호일 씰에도 뿔용 씰이 두 쌍으로 늘었습니다.
MG 시난주를 갖고 계신다면 거기에 유니콘 건담 뿔 용 습식 데칼도 있다는 것 참고하시고요.

데칼 붙이기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데칼 개수가 확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매우 반갑게 다가올 수도 있겠네요.

저 개인적으로는 Ver. Ka 스타일의 빨간 동그라미가 더 마음에 드는데...
뭐 그럴 경우는 별매의 유니콘 Ver. Ka용 습식 건담데칼을 구입하면 되니까 큰 문제는 없습니다.


4. MS Cage

지금까지 이것저것 잡다한 것들을 떠들었지만 결국 OVA SP판의 포인트는 이것이죠, MS 케이지~
MG 유니콘 Ver. Ka가 2대 (한 놈은 유니콘 모드, 한 놈은 디스트로이 모드로 전시) 있고, 티타늄 피니쉬도 있고,
HGUC도 2개 구입하신 분이 SP판을 또 구입하게 만드는 이유도 역시 MS 케이지 때문일 겁니다.

OVA 1화에서 유니콘이 이 MS 케이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클라이막스 시점의 인상 깊은 배경도 되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 있는 아이템이긴 합니다.

그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저도 실제로 조립은 제일 먼저 해놓고서 리뷰 순서는 마지막으로 잡았습니다.


아래는 가조립 사진인데 어떤가요? 괜찮아 보이나요?

케이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새장의 창살처럼 여러 개의 가동식 암(arm)들이 유니콘을 둘러싸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중간쯤에 있는 암에는 사람이 서있을 만한 난간 같은 구조도 있습니다.
1/100 캐릭터 피겨들을 올려놓으면 좋겠군요.




암들을 다 펼치면 아래 사진처럼 됩니다.
맨 위의 암들은 앞으로 열리는 것뿐만 아니라 사진 처럼 위로 여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래처럼 별매의 액션 베이스 1을 이용해서 OVA 1화 마지막에 유니콘 건담이 케이지를 열고 출격하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하려고 해봤는데, 잘 안 되는군요.



디자인 적인 측면에서의 완성도는 매우 높습니다.
암들도 가동 되고, 아마도 OVA에 실제로 나온 케이지와 거의 비슷한 형태로 만들었겠죠.

그리고 지금까지 인젝션으로 발매된 이런 형태의 제품들 중 가장 낫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크투 2.0이나 제타 2.0의 아가마 격납고를 모티브로 한 베이스나 PG 제피랜더스의 메인테넌스 행거,
고토부키야의 체인베이스 같은 것들 보다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이라 하겠습니다.

유니콘 본체 조립이 아직 덜 끝난 관계로 유니콘을 격납한 상태의 사진이 없어 죄송합니다만...
저기에 유니콘을 넣어놓으면 왠지 뽀스가 좔좔 흐를 것 같지 않습니까?


그리고 수납함으로서의 기능도 발군입니다.

아래의 케이지 뒷면 사진을 보면 뭔가 꼽는 구멍들이 많이 보이죠?
왼쪽부터 빔 매그넘 랙 2개, 실드 랙 4개, 하이퍼 바주카 랙 2개가 있습니다.

어쩌면 향후 풀아머 유니콘 발매를 염두에 둔 설계가 아닐까 합니다.
아니면... 유니콘 Ver. Ka를 이미 갖고 있는 사람도 안심하고 지르라는 반다이의 세심한 배려일지도요^^


변신하고 남은 뿔 같은 부품들 넣어놓으라고 아주 진짜 수납함처럼 생긴 수납공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케이지 밑바닥엔 빔 사벨 부품까지 수납해주시는 센스~



이렇게 일견 좋은 것만 있을 것 같은 MS 케이지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그것도 많이요.
마감처리랄까... 디테일한 부분이 참 엉성합니다.

유니콘 건담은 Ver. Ka의 피를 이어받아 폴리캡이 없습니다.
모든 관절이 ABS 수지 부품 자체의 탄력성으로 지지되고 있죠.

그런데 케이지는 가동 암의 관절에 폴리캡을 사용합니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아닌데, 아래 왼쪽 사진처럼 그 폴리캡들이 다 밖으로 보입니다~-_-
초창기 무등급 건프라도 아니고, 2010년의 MG 건프라에 폴리캡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니...



그리고 골다공증도 많습니다.
케이지는 정면에서 보면 멀쩡해 보이지만 암의 안쪽면이라든가 잘 안 보이는 부분은 여지없이 골다공증입니다.

위의 오른쪽 사진은 암들이 달려있는 기둥의 안쪽을 찍은 것인데요.
텅텅 비어 있습니다. 아주 플라스틱스러운 칸막이 몇 개 있고 말이죠.

내부 프레임이 꽉꽉 여물게 들어차 있고 아귀가 딱딱 맞는 손맛이 일품인 유니콘 건담 본체를 다 조립하고 나서 케이지를 조립하신다면
갑자기 저하된 킷의 퀄리티에 '이거 같은 박스 안에 들어 있던 것 맞아?'하는 생각이 들지도요.

이런 어처구니 없는 마감처리 퀄리티의 문제는 아마도
이 MS 케이지라는 것의 설계 사상이 'MG 유니콘 건담이라는 캐릭터 모형의 연장선상에 있는 부속 모형'으로서가 아니고,
"유니콘 건담의 전시 베이스이자 수납함" 이런 개념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모형이 아니라 받침대나 수납장 같은 일종의 가구이기 때문에 1/100 사이즈의 정밀한 디테일 재현보다
서랍이나 쓰레기통처럼 실용성을 우선한 간단한 형태가 되어버린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다른 아쉬운 점들도 몇 가지 있는데요.

중간에 있는 3쌍의 가동 암들은 격납 상태에서 끝이 서로 붙게 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요.
그런데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팔의 끝이다 보니 서로 위치를 정확하게 딱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처럼 어정쩡하게 어긋난 모습이 되는데요.


가동 암들 맨 끝에 체결기구 같은 걸 달아서 서로 딱 맞물려 걸리게 해놓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각이 딱 잡히게...

또 이 케이지는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이름은 '유니콘 케이지'가 아니고 'MS 케이지'인데,
유니콘 건담의 유니콘 모드 사이즈에 너무 타이트하게 딱 맞아서 다른 MS를 넣기 힙듭니다.
아래 사진 위쪽의 두 집게가 유니콘 건담의 어깨를 집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저 사진 아래쪽의 수납함 위쪽 공간으로 백팩이 쏙 들어가도록 배치해야 합니다.


 
또 맨 아래 발 근처의 암의 위치상 다리는 쩍 벌려야 됩니다.

디스트로이 모드로 변형하면 유니콘 모드보다 키가 커지는 관계로 케이지에 격납하기가 애매해집니다.
설정상 디스트로이 모드는 특수한 경우에만 발동되게 되어 있어서 그 모드로 케이지에 있다는 게 말이 안 되기도 합니다만...

그렇다면 유니콘을 디스트로이 모드로 전시할 때는 케이지는 그냥 놀리느냐?
우연히 케이지 안에 딱 맞는 것프라가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고요.
그런 킷이 없으시면 디스트로이 모드든 다른 킷이든 그냥 가동 암들을 뽑아놓든지 개방한 채로 넣어놓으심 됩니다.
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거 없죠.


암튼 MS 케이지 있으면 좋기는 합니다만 자잘한 퀄리티의 문제와 아쉬운 점들을 봤을 때 2500엔의 값어치는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결론

먼저 가동성 개선 요소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기존 Ver. Ka에 비해서 대단히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Ver. Ka에 비해서 좋아진 것은 좋아진 것이기 때문에
MG 유니콘 구매를 생각하시는 신규 구매자로서는 Ver. Ka보다는 요번에 나온 OVA 일반판이나 SP판을 선택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단, OVA 판에 들어있는 데칼은 Ver. Ka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 참고하시고요.

SP판은 그 부제 대로 HD 컬러라는 특성과 MS 케이지라는 부록(?)이 있습니다만...
온통 흰색으로 되어 있는 유니콘 건담에게서 HD 컬러란... 관절과 발에 메탈릭 색감 포인트가 있다는 정도의 의미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비도색파 분들 중에 메탈릭 색감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SP판이 아무래도 더 매력적이겠지요.

SP판 전체 가격의 1/3에 해당하는 MS 케이지는 일단은 스타일 괜찮고 실용성 면에서는 괜찮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베이스로 생각해야지 모형으로서 보시면 참 허점이 많은 제품입니다.
2500엔은 약간 좀 비싸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로서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케이스지만,
아무런 기대를 안 하셨던 분이나 '디테일보다는 뽀대'를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감동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요.

결론적으로 유니콘 SP판 이 제품은
'건담UC OVA를 보고 감동을 먹어서 유니콘 건담을 처음 사려고 하는데, 금전적 여유도 있고 극중에서 나온 베이스 같은 것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 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 같고요.
'이미 유니콘 Ver. Ka 킷이 있으시거나 케이지의 필요성이 별로 없으신 분'은 패스하셔도 되는 아이템 되겠습니다.

2010. 3. 18. 12:42

MG & HGUC RMS-099 릭 디아스 표면정리 완료

아이폰에 정신 팔려 있느라 프라 작업은 진전이 지지부진하네요.
지금 글로 올리는 표면정리 작업도 사실은 지난 주까지 한 일이고, 그 이후로 그냥 이 상태로 방치되어 있습니다요-_-

뭐 표면정리라고는 해도 수축을 잡아주었다거나 퍼티질을 했다거나 1차 서페이서칠 후에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주었다거나 한 것은 절대 아니고...
접합선 수정(퍼티 안 씀) → 게이트 제거 → 파팅라인 제거 → 패널라인 다시 파주기 → 서페이서 도포, 끝!
요래 작업하고 마쳤습니다.

시간이 없으니까요^^
흠집이나 잡티 같은 건 레드썬^^ 신공으로다가 패스~~


그런데 접합선 수정 말씀인데요.

MG Rick Dias는 등 양쪽의 커다란 바인더에 접합선 수정이 필요합다만,
바인더 안에 내부 프레임 같은 것도 있고 해서 후조립 가공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MG 접합선 수정은 걍 패스~

HGUC는 옛날킷 답게 팔다리 정중앙에 정직하게 세로 접합선이 쭉쭉 나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팔다리의 구조가 접합선 수정하기 아주 편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무려 10년전 킷임에도 불구하고,
팔은 후조립 가공 필요 없이 그냥 접합선 수정하고, 색깔 별로 도색 후 다시 끼우면 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리는 후조립 가공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위 사진처럼 암핀 부분을 C자 모양으로 깎아주기만 하면 되거든요.


그리고 이번에는 서페이서를 뿌릴 때 좀 새로운 시도를 해봤습니다.

병 서페이서를 모형용 락커 신너로 희석해서 에어브러쉬로 뿌려주면 왠지 캔 스프레이 서페이서보다 정착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서페이서는 아무래도 도료와는 다른 성분이고, 프라 표면에서 도료와는 다른 화학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캔 스프레이 서페이서를 쓰자니 용량 대비 비싼 관계로...
병 서페이서를 공업용 신너로 희석해서 에어브러쉬로 뿌렸습니다.

흰 플라스틱 통에 담아서 파는 공업용 신너는 쓰고 남은 폐신너들을 재생해서 파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불순물들이 들어있죠.
이런 불순물들 때문에 막 플라스틱 부품도 녹이고 그러는데요.
플라스틱을 녹이는 이 특성을 이용하면 서페이서가 표면에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험 삼아 뿌려봤습니다.

머리속 시뮬레이션으로는
  1. 공업용 신너가 플라스틱을 살짝 녹이고
  2. 녹은 플라스틱 성분과 서페이서 성분이 뒤섞였다가
  3. 신너가 건조되면서 플라스틱과 서페이서가 유기적으로 강하게 결합된다는...
뭐 이딴 상상을 하면서 말이죠^^.


전에 서페이서 뿌릴 때는 3호 에어브러쉬 아니면 캔 스프레이만 사용했었는데,
이번에 서페이서 뿌릴 때는 Evolution Silverline 4호 브러쉬로 뿌려줬습니다.

공업용 신너로 희석한 서페이서가 프라 표면에 고이거나 하지 않도록 살살 뿌려야 되는데...
4호라서 그런 건지 아님 Evolution 계열 특성이 그런 건지 너무 촥촥 나가더군요ㅜㅜ
결국 40ml짜리 병 서페이서 새 것 한 병을 다 썼고요.

그래도 뭐 공업용 신너를 촥촥 뿌렸는데도 아직은 녹거나 깨지거나 한 부품은 없습니다.
공업용 신너 실험의 정확한 성공 여부는 도색 다 하고 조립까지 끝마쳐봐야 알 수 있겠지만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도색 작업을 달려봐야죠.
2010. 2. 23. 20:50

OVA 건담 유니콘(UC) 제1화 감상: 우주세기의 화려한 부활


오랜만에 좋은 우주세기 애니메이션 하나 봤습니다.
OVA(original video animation)판 '기동전사 건담 UC(유니콘) 제 1화: 유니콘의 날(ユニコーンの日)'입니다.

OVA이지만 2월 20일부터 프리미어 리뷰라고 해서 극장에서 상영중입니다(일반 판매는 3월 12일부터).
(저야 물론 일본 극장 가서 본 것은 아니고...^^)

후쿠이 하루토시(福井晴敏) 씨의 동명 소설을 애니화한 작품인데,
소설은 안 읽어봤지만 이거이거 요즘의 영상 기술로 잘 되살린 완전 뼛속까지 우주세기스러운 건담이네요.

타이틀의 UC는 유니콘의 약자이지만 아마도 중의적으로 우주세기(Universal Century)의 적자(嫡子)임을 암시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우주세기를 Universal Century라고 표기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여기에서 장황하게 설명 드렸고,
적 캐릭터 이름이 '풀 프론탈(full frontal - 정면 무삭제 누드)'이라는 소름끼치는 작명 센스도 맘에 안 들긴 합니다만...

첫화를 보고 급호감이 들어서 우주세기의 적자로 인정해주고픈 마음이 마구마구 드네요.


우선 캐릭터 디자인부터 바로 그 야스히코 요시카즈(安彦良和)씨입니다.
퍼스트 건담, 제타건담뿐 아니라 용자 라이딘, 콤바트라V, 다이모스, 다이탄 등등 70-80년대 수퍼로봇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디자이너였죠.
'수퍼로봇대전' 같은 게임을 해보면 등장 인물의 1/3 정도가 야스히코 씨가 디자인한 캐릭터입니다.

요즘 세대라면 SEED 캐릭터 디자인의 히라이 히사시(平井久司)씨라든가 OO의 이노마타 무츠미 씨 그림체가 더 친숙하겠지만,
우주세기라면 역시 야스히코 씨죠^^.

그리고 역시 우주세기 답게 주인공은 뉴타입이고, 주인공 아버지가 건담을 만듭니다(혹시 네타?).
이에 대해서 '또냐, 너무 진부한 것 아니냐'고 비난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저 같은 올드 팬은 친숙한 것에 대한 향수(鄕愁)랄까... 호감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착하고 똑부러지게 잘 자란 미네바 자비님 하며 엘피 플의 12번째 클론이라는 마리다 크루스,
제간, 넬 아가마 같은 눈에 익은 우주세기의 인물과 물건들이 많이 나와서 세계관에 금방 몰입이 되더군요.

"내가 건담이다" 같은 손발이 오그라지는 영웅주의적인 멘트도 없고
우주세기 답게 전쟁의 무서움이라는 것이 실감나고 진지하게 그려져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건담UC에서 또 빼놓고 넘어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천재 디자이너 카토키 하지메 씨의 MS들이 활약하는 전투장면입니다.
최근 구슬동자 건담과 인간의 프로포션에서 벗어난 MS가 잔뜩 등장하는 모모건담 애니만 보다가
카토키 씨의 늘씬한 인간형 MS들을 보니 '눈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MS의 움직임에서도 '생물이 아닌 어디까지나 병기'라는 느낌을 잘 살린 거동을 보여주고 있고,
무중력, 진공 상태에 대한 물리적 표현도 사실적으로 잘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컴퓨터 그래픽스 같은 요즘 영상 테크닉들이 입혀져서 더 멋지고 실감납니다.

제 경우는 크샤트리야나 유니콘 건담의 전투보다
망 보다가 리젤과 제간 편대에 포위되어 공포 속에서 필사적으로 응전,
결국 "네오지온 만세"를 외치며 장렬히 산화한 기라줄루의 파일럿 사보아의 행동 묘사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튼 바로 이런 것이 우주세깁니다.
반다이와 선라이즈가 이번엔 '30대 중반의 우주세기 팬' 타게팅을 제대로 한 것 같습니다.

건담UC 애니에서 MS들의 등장순서는 거의 반다이 HGUC 킷 발매순서와 동일합니다.
크샤트리야, 유니콘 건담, 기라줄루, 리젤, 스타크 제간, 로토...
반다이의 장사속이 정말 무서우면서도 애니에서의 멋진 활약이 떠오르면서 마구마구 사고싶어지는군요.
크샤트리야는 비싼데...


암튼 결론적으로 건담 UC, 우주세기 팬이라면 놓치면 안 될 애니메이션입니다.
반대로 우주세기 건담의 배경지식이 없으시다면 재미가 반감되는 그런 애니메이션이기도 합니다.
최소한 퍼스트 건담과 제타 건담 정도는 필수, 더블제타나 역습의 샤아는 선택으로 예습을 해 주셔야 재밌습니다.
 
그런데... 1화는 유니콘 건담 NT-D 모드(디스트로이 모드) 풀 전개~! 로 이제 막 재미있어지려는 찰나에 똑 끝나버리네요.
2편은 가을 공개 예정이라는...-_-
궁금하게 만들어놓고 시간을 끌다니... 소설책을 팔아먹으려는 상술일까요?
OVA는 총 6편으로 기획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속도라면 2012년에나 끝나겠군요.

그건 그렇고 소설은 캐막장으로 치닫는다는데 애니도 결국 막장으로 끝나는 건 아닐지...
기대가 되면서도 불안하군요.
2010. 2. 21. 22:15

MG & HGUC RMS-099 릭 디아스

제타건담 25주년 기념 개인 프로젝트로 2010년 내에 24개의 제타 시리즈 MG/HGUC 킷을 완성하겠다고 호언장담한 지 어언 한 달 반...
그동안 파판13 플레이하랴 휴가 갔다오랴 설 명절 치른다고 정신이 좀 없었습니다-_-

제 '제타건담 완전정복' 프로젝트는 양력 2010년이 아니고 음력 경인년(庚寅年) 프로젝트가 되게 생겼네요-_-

이제부터라도 좀 열심히 완전 정복을 달성하자고 붙잡은 영예의^^ 최초 제작 대상은 Rick Dias입니다.
최초의 킷으로 선정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제타 건담 애니메이션에 최초로 등장하는 MS가 바로 이 기체이기 때문입니다.
티탄즈의 신형 MS 건담 Mk-II 염탐 및 탈취를 위해 그린 노아1 콜로니에 잠입하죠.


제타건담 소설판의 내용에 따르면
이 MS의 이름은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최초로 발견한 유럽인인 Bartolomeo Dias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Bartolomeo Dias의 고향 포르투갈에서는 '바르툴루메우 디아쉬' 비슷하게 발음합니다만...
'릭 디아쉬'라고 읽어주기까지 하지는 않고 '릭 디아스'입니다.
(뭐 '호나우두'도 '호나우도'라고 부르고 그러잖습니까)

이런 상당히 마이너한 출처의 이름처럼 애니에서의 활약상 또한 마이너한 기체이고,
딱히 아름다운 디자인도 아니긴 하지만...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제타 건담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MS라는 임팩트도 있고,
'쿼트로 버지나'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감춘 샤아가 탔던 기체이기 때문에 인기는 그럭저럭 있는 것 같습니다.

릭 디아스에는 두 가지 컬러링이 있습니다. 붉은색과 짙은 청회색...
그런데 이게 자쿠처럼 붉은색은 샤아 전용, 청회색은 양산형, 이런 깔끔한 관계가 아니고...
청회색은 초기생산형, 붉은색은 처음에는 쿼트로 전용이다가 후기에는 개나소나 다 붉은색...
요렇게 살짝 꼬인 설정으로 되어 있습니다.

거기다가 건프라로 와서는 더 꼬이게 되는데요.
먼저 발매된 HGUC 붉은 릭 디아스는 '쿼트로 전용기'라고 쓰여 있지만 짙은 청회색 릭 디아스의 단순 색놀이인데 비해
MG 붉은색 릭 디아스에는 부품들이 좀 추가돼서...
추가 부품을 사용하면 쿼트로 버전이 되고,
기존 부품을 사용하면 붉은 릭 디아스이긴 하되 쿼트로 전용이 아닌 후기 양산형이 되고, 하는 선택식이 되었습니다.

부품 비교 사진은 시간 관계상 따로 촬영하지 않고^^ 달롱넷(http://www.dalong.net)의 자료사진으로 대신하도록 하죠.







<사진 출처: 달롱넷>

저는 어쩌다 보니 HGUC도 MG도 모두 붉은 쿼트로 전용기로 구입을 하긴 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HGUC와 MG의 쿼트로 전용 버전은 형태가 다릅니다.

여기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은
2009년에 HGUC로 기동전사 건담ZZ에 등장한 '슈츠룸 디아스'가 발매됐는데...
얘의 부품형태가 바로 조목조목 MG 쿼트로 전용 릭 디아스와 유사하다는 사실입니다.

슈츠룸 디아스 사진도 달롱넷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사진 출처: 달롱넷>

그렇다면 설정상 쿼트로가 탄 릭 디아스가 처음에는 회색 릭디아스의 단순 색놀이 버전이었는데,
중간에 차기 버전인 슈츠룸 디아스 개발 테스트를 위한 프로토타입 부품을 하나둘씩 추가했다는...?

그렇지만쿼트로 전용 릭 디아스는 제타건담 애니 초반에 바로 소실돼 버리기 때문에 이것도 말이 안 되고...
...뭐 설정 놀음은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고요-_-


암튼 둘다 뻘겋게 칠하는 것은 재미 없으니 HGUC는 초기 양산형의 짙은 청회색으로 칠해볼까 합니다.
말씀 드렸다시피 HGUC는 색놀이 버전에 관계 없이 부품 모양도 똑같으니까요.

그리고 이 빨간 색깔 말씀인데요...
MS 대전집을 보면 릭 디아스의 빨간색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엄청 어둡고 짙은 빨간색입니다.
아마도 붉은혜성 샤아가 탔던 기체 중 제일 진한 빨강이 아닐까 싶습니다.


MG 릭 디아스의 빨간 사출색도 MS 대전집 수준은 아니지만 좀 어둡고 탁한 빨간색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칙칙한 색은 싫어하는 관계로(절대 밀리터리 모형은 못할 듯^^)
도색할 때는 좀 진하면서도 탁하지는 않은 그런 레드로 칠할 것 같습니다.


MG 릭 디아스는 6년 전에 발매된 킷이고,
HGUC 릭 디아스는 무려 10년 전 킷입니다.

HGUC는 전체적으로 나름 괜찮은 킷이긴 하나... 프로포션도 그렇고 가동성도 그렇고 답답한 면이 좀 많습니다.
MG는 안 그래도 윗 등급의 킷인데다가 4년에 걸친 기술의 발전이 있다 보니 HGUC보다는 훨 낫습니다.
2000년대 프로포션의 트렌드인 머리와 몸통이 작아지고 팔다리가 길어지는 변화가 약간 있었습니다.
비슷한 크기로 보이게 찍은 아래 사진들을 보시면 프로포션의 차이를 더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포즈를 좀 잡아보려고 해도 주무기인 클레이 바주카가 탄창부가 크고 손잡이가 가동되지도 않는 방식이라서...
클레이 바주카를 드는 팔 모양은 위 사진 같은 포즈 이외엔 거의 불가능합니다.
MG라면 그 외에 바주카를 두 손으로 드는 이런 포즈 정도나 가능할까요?



MG가 프로포션이 좀 낫다고는 해도 머리, 손, 발의 크기를 보면
'만약 최근에 나왔다면 확실히 이보다는 좀더 작지 않겠나?' 싶은 프로포션입니다.
완전 왕손왕발이라는...


최근의 대형킷인 시난주의 손발과 비교해 봐도 대략 2배의 크기이며...
가장 카토키스러운 최강의 프로포션을 자랑하는 레클리스 스튜디오의 1/144 릭 디아스 킷과 손 크기만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렉클리스 릭 디아스의 손 소형화가 특이한 점은...
설정화의 큰 손등 모양을 실제 손의 손등이 아니라 손등 덮개 같은 구조물이라고 해석하고,
덮개 안에 더 작은 실제의 손이 들어있는 형태로 제작했다는 점입니다.


카토키 하지메 풍의 디자인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MG/HGUC 릭 디아스의 프로포션이 별로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뭐 프로포션 개수를 해주겠다는 건 아니고요, 걍 말만...^^

앞으로 제타건담 관련 MG&HGUC를 모두 완전정복하려면 갈 길이 머니 스트레이트 도색으로 갈 겁니다.
렉클리스 릭 디아스 제작 또한 다음 기회로 패스~~
2010. 1. 5. 01:18

2010년 계획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오~~

저는 새 해의 건프라 제작 계획을 세웠습니다.
사실은 작년부터 생각하고 착착 준비해온 것인데...

이름하여 '제타건담 완전정복' 입니다.

기동전사 제타건담의 TV와 극장판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기체 중
반다이 사의 MG와 HGUC로 발매된 키트를 모두 도색 완성해 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지요.
단, '색놀이 variation이나 version이 2개 이상 있는 킷은 한 가지만 만들어도 됨'이라는 부가조항이 붙습니다.

왜 갑자기 완전정복 같은 걸 생각했냐면...
제타 건담의 최초 TV방영이 1985년...(~1986년까지 방영)
2010년이면 제타 건담 25주년, 즉 4반세기라 이겁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20주년이나 30주년보다 좀 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년' 단위로 세지 않고 '세기' 단위로 센다는 점에서 더 대단한 거 아닐까요^^?

아무튼 HGUC와 MG를 쭉 리스트업해보니 장난이 아닙니다.

HGUC

  • 큐베레이
  • 백식 (메가 바주카 런처 버전)
  • 릭 디아스 (붉은색)
  • 하이잭 (연방 컬러)
  • 건담 Mk-II 티탄즈
  • 건담 Mk-II 플라잉 아머
  • The O
  • 제타 건담
  • 가플랑
  • 사이코 건담
  • 마라사이
  • 앗시마
  • 가브스레이
  • 팰리스 아테네
  • 메터스
  • 가자C (하만 전용)


MG

  • 제타건담 ver. 2.0
  • 건담 Mk-II 에우고 ver. 2.0
  • 건담 Mk-II 티탄즈 ver. 2.0
  • 백식 (밸류트 팩)
  • 큐베레이
  • 릭 디아스 (쿼트로 전용)
  • 하이잭 (티탄즈 컬러)
  • 네모


색놀이는 빼기로 했지만 그래도 마크투는 나름 주인공 기체라 둘다 있어야 될 것 같아서 양쪽을 넣었습니다.
HGUC가 16개, MG가 8개 해서 도합 24개군요.
1년 안에 다 마치려면 한 달에 두 개 꼴로 완성해야겠군요.

제게 있어 보름에 킷 하나 도색 완성이라는 건...
초수퍼하이스피드로 작업해야만 가능한 속도입니다.
1년간 아무런 돌발 상황도 발생해선 안 되고요.
개조/개수 같은 것은 절대로 무리이고 무조건 스트레이트 도색 해야 할 것 같고요.

그나마 제타건담 관련 킷이 2006년 이후로 씨가 끊겨 24개밖에 안 된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일까요...
(반다이 애들도 25주년 기념이라고 2010년에 제타 시리즈 킷을 마구마구 내놓는다면 대략 낭패-_-)

키트는 이미 다 구입해서 쌓아놨습니다.


가조립해놓은 것도 꽤 되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사진 촬영에 동참하지 못한 킷들이 꽤 있습니다.

근데 지금 파이널 판타지 XIII 하느라 건프라 손 놓은 지 한참 됐다는...
글고 제타 이외의 킷은 1년 동안 전혀 안 만들 거냐는...
게다가 PG 제타랑 제타 관련 레진 킷들은 안 만들 거냐는...

흠흠, 남자가 돼갖고 궁시렁궁시렁 말이 많아선 안 되겠지요.
일단 마음 먹은 이상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밀어붙여 보려고 합니다.

2009. 12. 1. 09:04

HG GN-0000 + GNR-010 더블오라이저 완성


PG 더블오라이저 발매 기념으로 HG 더블오라이저를 완성했습니다(반 농담^^).

소장할 것이 아니고 선물로 줄 것이라서 정성을 담아 날림으로^^ 제작했는데도
꼬박 1주일이 걸리더군요.
그래도 지금까지 제가 만든 풀 도색작 중에는 가장 빨리 나온 셈이라는...

키트는 디자이너 컬러 버전인데
도색은 그보다는 좀 진하고 애니메이션 컬러보다는 좀 연한 색깔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리고 파란색에는 보라끼를 좀 탔고요.










실수를 해도 전혀 고치지 않고 초날림으로 만들다보니
맘에 안 드는 부분이 몇가지 있습니다.

우선 빨간색이 문제인데요.

처음 의도는 디자이너 컬러의 불량 소시지틱한 사출색이 싫어서 진한 빨강으로 하려고 했습니다만...
그러면 또 반대로 너무 빨간 색만 튀지 않을까 해서 흰색을 꽤 섞어서 조색했습니다.


그렇게 칠한 빨강만 따로 떼어 볼 때는 나름 괜찮아 보였는데...
조립해 놓고 보니 이건 빨강이라기보다는 '인디언 핑크'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썩 어울리지는 않는군요.
흰색만 섞을 것이 아니라 주황색이나 노랑 계열도 섞을 것을 그랬습니다.

그리고 GN 컨덴서의 클리어 부품은 키트 상에서는 원래 완전 투명입니다만...
분위기 내겠다고 클리어 그린과 스모크 그레이를 칠해줬는데...
너무 진해서 안쪽이 거의 비쳐보이지가 않는...(이건 뭐 PG도 비슷한 상황인 듯...)


그리고 먹선을 너무 연한 색으로 넣었네요.
타미야 에나멜 '저먼 그레이'로 먹선을 넣었더니 회색과 파란색으로 도색한 부분은 먹선이 잘 보이지가...
열심히 일해 놓고 일한 티가 안 날 때의 그 허탈감... 아시나요?

데칼도 시간이 없어서 그냥 잡히는 대로 붙였더니만...
어깨의 오밀조밀한 마킹이 썰렁한 다른 부분과도 이질적인 느낌이고 양쪽 대칭도 잘 안 되고 상당히 이상합니다-_-


다음번에 GN소드 III 합본 더블오라이저를 만들 때는 이런 문제들에 신경 써서 좀 더 잘해봐야겠습니다.

요기부터는 액션 샷입니다.
2009. 11. 24. 14:14

HG GN-0000 + GNR-010 더블오라이저 리뷰

건담 OO(더블오) 2기 주역 메카의 최종형태인 이것의 이름은 OO Raiser라고 쓰고 더블오라이저라고 읽습니다.


사진 왼쪽 것이 더블오 건담(OO Gundam), 오른쪽 것이 오라이저(O Raiser)라고 하는 것인데요.

Raiser라고 쓰고 '라이저'라고 읽는 이것은 대체 뭘까요?
Raiser를 '라이저'로 읽는 다른 예를 찾아보니 딱 한 가지, 독일식 성씨 중에 Raiser라는 성이 있습니다.

이 집안 사람들과 친인척 관계일 리는 없겠고, 아무튼 이 국적 불명, 의미 불명의 오라이저라는 것이 더블오 건담에 합체한 것이 '더블오라이저'랍니다.



합체라고 해도 그냥 이렇게 오라이저를 세갈래로 나누어 더블오 건담의 등과 어깨에 갖다 끼우는 것뿐이지요.

아무튼... 갑자기 왜 뜬금 없이 발매된 지 1년이 다 돼가는 HG 더블오라이저를 리뷰랍시고 들고 나왔냐면...
이번주에 새로 발매되는 PG 더블오라이저의 인기에 편승해서 클릭 좀 받아보기 위해서... 는 아니고,
이번주에 급히 선물용으로 제작하고 떠나보낼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 킷은 올해 초에 나온 'HG 더블오라이저 디자이너 컬러 버전'이라는 건데요.
지난 달에 또 'HG 더블오라이저 + GN소드 III'라는 이름으로 완전판이 나왔습니다.
아놔... 이 반다이 놈들의 상술이란...

암튼 그래서 이참에 디자이너 컬러 버전은 다른 집에 입양 보내고 GN소드 III 완전판 버전으로 소장하려고 합니다.


이 HG 더블오라이저(더블오건담) 킷은 '장남감'으로서의 완성도는 매우 높습니다.
프로포션도 잘 빠져있고, 디테일도 준수하고, 무엇보다 포즈를 자유자재로 잡을 수 있는 가동률이 아주 죽음이죠.


이런 포즈도 가능하긴 합니다만...
이걸 보고 있자니 "단지 가능하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어떤 일을 하는 자는 바보"라는 경구가 생각나는군요-_-

반면에 '모형'으로서의 완성도는 어떨까요?
폴리캡과 연결핀이 곳곳에 노출되어 보이고,
정면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에는 여지 없이 골다공증 구멍이 파인 이 킷에
모형적인 측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왜 2개나 사냐능...)

그리고 관절 가동률이 좋은 것은 좋은데...
그 가동률에 걸맞게 포즈 한 번 잡아 보려고 하면 뭐 이렇게 후두둑 후두둑 빠지고 떨어지는 것이 많은지...

탈착 부위들이 폴리캡이나 ABS도 아닌 PS 재질인 주제에 작고 헐거운 연결핀 한두 개로 연결되어 있으니
애초부터 잘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동일한 관절구조를 가진 HG 오건담 킷과 비교해 보면...
뭔가 주렁주렁 달린 건 많아 멋지긴 한데...
심플하고 튼실한 오건담에 비해서 톡 치면 와르르 무너져 내릴 듯한 불안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그리고 이렇게 비교해 보면 디자이너 컬러의 전체적으로 물빠진 듯한 파스텔톤 색감의 사출색이 눈에 띄는데요.
푸른색이나 회색의 색감은 좋은 것 같은데...
붉은 색은 역시 저런 불량 소시지 색깔보다는 새빨간 색으로 도색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엑시아나 더블오 건담의 주무기는 GN소드라는 이름의 칼도 됐다가 총도 됐다가 하는 무기인데 말이죠.
디자이너 컬러 버전에는 GN소드 II가 들어있습니다.


GN소드 II는 칼/총 변환 기구가 I이나 III와는 다릅니다.
그리고 쌍칼이구요.

오른손(사진 왼쪽)에 든 형태가 라이플 모드, 왼손에 든 것이 소드 모드입니다만...
얼핏 보면 칼로 쓰는 중인지 총으로 쓰는 중인지 알기 힘든...
(그나저나 사진 찍을 때는 멋진 포즈라고 생각했는데 왜 PC로 옮기고 보니 '얼씨구나 좋다' 포즈가 된 건지...-_-)

암튼 선물용이고, 이번 주 내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골다공증 메꿈이나 기타 개수 작업은 생략하고 게이트 자국과 파팅라인만 정리하고 도색 들어가야겠습니다.

그래도 끝으로 갈수록 굵어지는(설마... 착시현상일 듯) 이마의 세로뿔은 좀 뾰족하게 갈아줘야 할 듯...

2009. 11. 13. 00:08

HGUC RX-178 건담 Mk-II 티탄즈 컬러 완성

건프라월드 프로젝트 결산 모임이 일요일이었는데...
우리 티탄즈 마크투에 먹선 데칼 작업 다 끝나고 우레탄 클리어 올린 게 일요일 새벽이었더랬습니다.

우레탄 클리어는 락커계 클리어와는 달라서 경화/건조 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사나흘 정도?)
그걸 날림으로 뿌리고 반나절도 안 돼서 막 억지로 조립하고 그랬더니
표면에 지문 생기는 것은 물론이요, 여기저기 부서지는 부품들이 발생했지요.

게다가 전 또 다른 볼일이 있어서 다른 회원분들께 마크투만 던져주고 혼자 돌아와버렸다는...

그런 이유로 마크투는 제 손에 없고,
제가 떠난 후 프로젝트 모임에서 다른 분이 찍어 주신 아래 사진들이 전부랍니다.

언젠가 마크투를 되찾아와서 표면도 다시 반짝반짝 광 내주고,
부러진 곳도 수리하고,
사진도 다시 잘 찍어줘야겠어요.


색칠하면서도 검정 부분은 너무 검고, 남색 부분은 너무 색이 튄다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말로 뭔가 색깔들 사이에 위화감이 존재하는군요.


역시 뭐든 시간에 쫓기면서 하면 안 된다는...ㅜ_ㅜ

2009. 11. 6. 10:05

HGUC 막투 3종 세트 제작기 #2

제목과는 달리 3종 중에 에우고 컬러는 손도 못 대고 티탄즈 컬러 한 놈만 작업했습니다.

건프라월드 카페의 티탄즈 프로젝트 참가작이라서 마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놈에만 집중했지요.
다행히 마감 날짜가 10월 31일에서 11월 8일로 다시 연기돼서 여유가 좀 생겼습니다.
만, 나머지 2종은 언제 작업 재개할지 모르고요-_-

우선 지난 번에 이어 개수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어깨 개수 작업 2

어깨 장갑을 팔이 아닌 어깨 관절축에 고정하도록 하는 부분을 만들었습니다.
1.2mm 프라판을 크기에 맞게 자르고 구멍을 뚫어서요.

이 부분은 건담 웨폰즈 책에서는 황동선으로 회전축도 박아 가동식으로 하던데요.
귀찮아서 그냥 접착해버리려고 합니다.
그냥 이렇게 다 붙여버리고 말 바에는 어깨 앞부분 아머를 괜히 땄다는 생각도 드네요-_-
에우고 막투 중에 이미 어깨 딴 놈은 어쩔 수 없지만 다른 놈은 따지 말고 작업해야겠습니다.


어깨 아머 안 쪽의 마이너스 몰드는 디테일업이랍시고 붙여줬습니다.
뭔가 좀 프라판을 멋지게 재단해서 몰드처럼 넣어볼까 하다가
귀찮아서 걍 고토부키야 디테일업 제품을 붙였죠.
어차피 팔이 있기 때문에 다 가려지고 이 정도 부분까지밖에 안 보인다는...
조립 상태에서 앞에서 보면 뒤쪽 아머 안쪽만 보이기 때문에 뒤쪽 아머에만 붙였습니다^^.


골다공증 치료

HGUC 막투는 희한하게 발바닥에 골다공증이 있더군요.
다른 HGUC들도 이렇던가...
그리고 발칸 포드 아래쪽에도 보면 구멍이 뽕 뚫려 있습니다.


이런 곳들은 폴리퍼티로 채워준 후 평평하게 갈아주었습니다.


스커트 좌우 분리

요즘 HGUC 킷들은 처음부터 '요기를 싹둑 잘라 분리해줘'스럽게 올록볼록하게 사출되어 있어서 알기 쉽습니다만...
막투는 그렇게 안 생기긴 했지만 어쨌든 거기를 잘라주면 앞 스커트의 좌우 분리가동이 됩니다.


책에 보면 스커트 안쪽 몰드도 만들어 넣어주고 하던데
시간도 없고 귀찮아서 패스했습니다.

요즘은 학교에서 성교육도 건전하게 잘 시키고 있는 듯하고,
여인네 피겨도 아닌 건프라 스커트를 들춰볼 사람은 설마 없겠지요?


빔 라이플

걍 접합선 수정만 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총구 쪽이 너무 리얼리티가 떨어지더군요.
구멍도 실제로 뚫어주고 소염기 틈새도 패널 라이너로 파주었습니다.



그리고 센서부의 테두리가 너무 굵은 관계로 안쪽을 갉아서 좀더 가늘게 해주었습니다.



클레이 바주카

이녀석도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두꺼운 포구 부분을 안쪽에서 갉아서 좀더 얇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센서부 테두리도 가늘게 해주려다가... 날려먹고-_-
고토부키야 제 덕트 부품을 이식하는 본의 아닌 디테일업 작업을 해주게 됐습니다.


개수 작업은 이 정도로 끝마쳤고요.
서페이서 한 번 올려보고 표면이 덜 정리된 부분만 800번과 1000번 사포로 다시 한 번 밀어주고 도색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도색

'검다면 광' 아니겠습니까?

반다이에서도 최근 MG 마크투 티탄즈 2.0 HD 컬러로 광막투 키트를 멋지게 뽑아주기도 했고,
'Master Piece Rollout - Zeta Gundam'이라는 책에 보면 가와구치 명인(川口克己가와구치 카츠미)의 유광 마크투 작례는 진짜 너무너무 멋집니다.
그래서 저도 한 번 따라해 보겠다고 유광으로 도색했습니다.

아무래도 유광 도색이다 보니 광으로 정평이 나 있는 피니셔즈 컬러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조색 데이터를 말씀 드리자면 다음 표와 같습니다.

1. 팔다리 기본 남색 수퍼 딥 블루(F) + 수퍼 파인 코발트(F) + 블루 퍼플(F)
2. 몸체 검정색 퓨어 블랙(F) + 1번 기본 남색
3. 관절 회색 파운데이션 화이트(F) + 퓨어 블랙(F) + 1번 기본 남색
4. 콕피트 해치 등 붉은 색 파운데이션 핑크(F) → 실크 레드(F)
5. 뿔, 덕트, 버니어 등 노란 색 파운데이션 크림(F) → 수퍼 파인 골드(S) → 클리어 골드(S) + 클리어 오렌지(S)
6. 내부 프레임 메탈릭 곳에 따라 수퍼 아이언 실버(S)와 라이트 건메탈(S) 사용
7. 메탈 버니어 스모크 그레이(C)와 클리어 레드(S), 클리어 오렌지(S) 사용
8. 빔 사벨 루미 핑크(F) + 파운데이션 화이트(F) 조색비를 달리하며 그라데이션

F: 피니셔즈
S: SMP하우스
C: GSI 크레오스 (지난 번까지는 G로 썼었는데 제가 가이아노츠 도료를 구입하는 바람에 이니셜 G를 그쪽에 뺏겼습니다^^)

기본색을 만들고 거기에 검정이나 회색 같은 무채색을 섞음으로써 전체적인 색상(hue)을 통일하는 접근방식을 쓴 건데...
칠하고 보니깐 남색은 너무 파랗고 검정은 너무 검고... 잘 안 어울릴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는군요
일단 도색을 시작하면 다시 가조립했다 풀었다 하는 건 지문도 남고 귀찮아서리...
다시 칠하기도 귀찮으니깐 뭐 그냥 잘 나오겠지 막연히 예상하며 가고 있습니다.

붉은 색도 전체의 푸른 색감에서 튀지 않도록 좀더 어둡고 탁하게 만들자는 의도로 브라이트 레드보다 어두운 실크 레드를 사용했는데...
실크 레드도 충분히 밝고 튀는군요-_-
나중에 다 조립하고 나면 색깔들끼리 다 따로 놀지 않을는지... 심히 걱정 됩니다.
그래도 다시 칠하기는 귀찮으니 패스~~


노란색 대신에 가와구치 명인처럼 황금색을 사용했습니다.
SMP하우스의 수퍼 파인 골드는 광택은 좋은데,
(제가 잘못 사용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건조하고 나면 금색과 은색 중간 정도의 좀 덜 노란 색깔이 나옵니다.
그래서 그 위에 클리어 골드 + 클리어 오렌지를 살짝 한켜 오버코팅해서 황금색스럽게 만들어줬습니다.
SMP하우스의 클리어 골드는 다소 노란색 쪽으로 치우친 금색이라는 느낌이라 클리어 오렌지로 붉은 성분을 추가해줬는데,
결과적으로 황금색이 만족스럽게 나왔네요.



HGUC 마크투는 최근 킷도 아니고 가격도 낮고 크기도 작다 보니 부품 색분할이 잘 안 되어 있어서
설정에 충실하게 도색하려면 기본적으로 여러 군데 마스킹 도색을 해줘야 됩니다.
그리고 설정과는 다르지만 멋지게 보이겠다고 몇 군데 더 색상 분할을 해줬더니 마스킹을 아주 많이 해주게 됐네요.

아래 사진이 그 예들입니다.
     

버니어는 처음에는 불투명색으로 칠해줄까도 생각해봤는데,
그래도 비싼 메탈 버니어를 티 내고 싶어서^^ 클리어 도료로 칠해줬습니다.

설정 대로라면 실드는 전체가 남색 단색이지만,
키트 사출색도 그렇고 아래쪽을 검게 해주는 것이 더 멋질 것 같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빔 사벨 날은 루미 핑크(F)와 파운데이션 화이트(F)로 그라데이션을 주어 칠해줬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웨이브제 화이트레드 펄을 뿌려줬는데 사진 상에선 전혀 눈에 안 띄는군요-_-


이제 티탄즈 막투는 데칼질 하고 마감제만 올리면 완성이네요.

그런데 에우고 막투는 언제 또 만들게 될지...
2009. 11. 5. 08:33

에어브러시를 위한 최적의 도료 농도 맞추기

에어브러시를 처음 잡아본 지 2년도 안 된 제가 감히 에어브러시 강좌를 올린다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최근 에어브러시에 관한 책을 한 권 구입했는데 그 안에 좋은 내용이 있어서 그것을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 경우 에어브러시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최근까지 자주 실수하고 고민해 왔던 것이 '도료의 희석'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도료의 농도에 관한 질문이 도색 관련 질문 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들 중에 1위는 아니더라도 수위권 안에 들지 않을까 생각 되고요.
도료의 농도, 희석비라는 것은 저뿐만 아니라 에어브러시를 사용하는 많은 중하수 모형인들에게 있어서 중요하고 알쏭달쏭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에어브러시란 것은
유체가 빠른 속도 흐르면 압력이 낮아진다는 베르누이의 원리를 이용해서
공기를 좁은 통로에 빠른 속도로 통과시키면서 도료를 공기의 흐름 속으로 빨아들이고,
그 빠른 속도로 인해 도료 방울이 아주 잘게 흩뿌려지게 해서 안개처럼 분무하는 과학적인 미술(도색)용구지요.

그런데 모형용 도료의 희석하지 않은 원액은 농도가 아주 높고,
고농도의 도료는 내부의 수지 성분 때문에 끈끈하게 점도(viscosity)가 높아서 잘 빨아들여지지도 않고 흩뿌려지지도 않죠.
그래서 도료의 농도/점도를 낮추기 위해 신너를 섞어 희석해서 뿌려야 되는 것입니다.

그럼 무조건 많이 희석해서 농도를 낮추기만 하면 좋은 것이냐면... 낮은 농도는 낮은 농도 대로 또 문제가 있습니다.

도료의 농도가 낮으면 점도가 낮기 때문에 도료가 도색면에서 '흐르기' 시작하고 '표면장력'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도료가 한쪽으로 쏠려 얼룩이 진다든가 모서리에만 색이 안 칠해진다든가 하는 문제들이 이런 이유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트러블이고요.
그런 문제가 안 생기도록 얇게 뿌리면 색깔이 옅고 은폐력(차폐력이라고도 하죠)이 낮기 때문에 귀찮게 여러 번 덧뿌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도료의 농도는 너무 묽지도 진하지도 않게 '적당하게' 희석하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그럼 어떤 농도가 적당한 농도냐... 하는 의문이 들 텐데요.
우선은 절대 불변의 만능의 황금 비율 같은 농도는 없다고 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최적의 도료 농도란 것은 도료 별로 다르고 에어브러시에 따라서도 조금씩 달라지며,
무엇보다도 '무엇을 어떻게 칠할 것이냐?', 즉 용도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1. 용도에 따른 도료의 농도

1) 높은 은폐력이 필요할 경우 - 도료 농도↑


예를 들어 픽스 풍으로 건프라를 솔리드 컬러로 색칠한다든가 다른 색의 발색을 위한 밑색을 깔아줄 경우,
또는 카 모델의 차체를 매끈하게 칠할 경우, 도색면 아래의 색이 완전히 가려지도록 칠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도료의 농도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좀더 진하게 조정해야겠죠.

2) 은폐력이 낮아야 할 경우 - 도료 농도↓

그라데이션 도색과 같이 칠하는 색과 그 아래의 색이 겹쳐지면서 밑색이 살짝 비치도록 할 경우...
당연히 도료의 농도는 보통의 경우보다 옅게 해야겠죠?

3) 넓은 면적을 칠할 경우 - 도료 농도↑

덴드로비움의 등짝이라든지 스케일 모델의 동체처럼 넓은 면적을 도색해야 될 경우 도료를 넓게 촥촥 뿌려주는 것이 좋겠죠?
넓게 촥촥 뿌려주려면 에어브러쉬의 도료 노즐을 최대 개방하고 고압으로 뿌려야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 때 도료를 묽게 희석한다면...
위에 말씀 드린 저농도의 문제점인 얼룩, 도료 쏠림 현상 등등의 많은 애로사항을 겪게 될 겁니다.
그래서 티없이 매끈하고 널따란 도색면을 얻기 위해서는 진한 도료 농도가 좋은 것입니다.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되고, 맞는 색상만 있다면 넓은 면적은 캔 스프레이 도료로 도색하는 것이 에어브러시 도색보다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구경 0.3mm짜리 3호 에어브러시로는 최대개방을 한다고 해봤자 도색면의 지름은 2cm 정도밖에 안 될 테지만 캔 스프레이는 5cm 이상을 한번에 뿌릴 수 있으니까요.
(캔스프레이는 도료 농도 자체는 일반적인 에어브러시 용 농도보다 진하지는 않지만 기구 구조상 더 넓게 흩뿌려 칠할 수 있는 것입니다)

4) 좁은 면적을 칠할 경우 - 도료 농도↓

MAX식 명암도색을 한다든지 미채(위장 무늬) 도색을 할 경우는 좁은 면적에 섬세하게 도료를 뿌려줘야 합니다.
따라서 에어브러시의 레버를 살짝만 당겨 노즐 구경을 작게 만들어야 하고,
바람이 팍팍 불면 어려우니 압력도 낮아야 됩니다.

이렇게 할 경우 도료 농도가 짙으면 굵은 방울로 뿌려지든지 아예 도료가 나가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에...
도료를 옅게 희석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네 가지 경우의 예를 들어 봤는데요.
그렇다면 위의 1)~4)에 해당하지 않은 일반적인 경우의 도료 농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야 그냥 일반적인 보통의 적당한 도료 농도로 맞춰서 사용하시는 것이 무난합니다.

이쯤 되면 '대체 그냥 일반적인 보통의 적당한 도료 농도라는 건 기준이 뭐냐?'는 의문이 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반적인 농도에 신너를 얼마나 더 섞어야 MAX식 명암 도색에 적당한 묽은 농도가 되며,
넓은 면적에 적합한 진한 도료 농도란 대체 보통 농도의 몇 배나 진하다는 의미인가?
이러한 기준과 측정방법이 궁금해집니다.


2. 도료 농도의 측정방법과 기준

질문 게시판에 많이 올라오는 "에어브러시에 사용할 도료에 신너를 얼마나 섞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같은 질문에 달리는 답변이라면

 1) 도료와 신너를 일 대 몇으로 섞으세요.
 2) 대충 섞고 에어브러시로 뿌려봐서 너무 진하면 신너를 더 섞고, 너무 묽으면 도료를 더 섞으세요.
 3) 아놔 똑같은 질문이 벌써 백만스물한 번째삼. 검색 좀 하지?

이런 류의 답변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1)번의 '도료 대 신너 비율'은 정말 도료마다 다르고 절대적인 기준이 없습니다.

모델링 도료 계의 레퍼런스라고 할 수 있는 GSI 크레오스의 도료들은 원액 자체가 다소 묽은 반면,
국산인 SMP 도료라든지 Finisher's 도료 같은 경우 GSI 크레오스 제와 같은 농도를 맞추려면 신너를 좀더 많이 섞어야 하지요.
그리고 지난 번 사용 후 남은 희석된 도료를 다시 도료 원액과 섞어 보관한 경우,
락커 도료가 아닌 에나멜이나 아크릴 도료를 사용할 경우 등등...
몇 대 몇의 적당한 희석비라는 건 정답이 없고 그때그때 다릅니다.

그리고 2)번의 '뿌려보면서 맞춰가기' 방법은...
고수분들이라면 한두 번의 조절로 최적의 농도를 맞출 때 초보자들은 한두 번의 좌절을 맛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에어브러시에 옮겨서 뿌려보고 다시 희석해서 또 뿌려보는 과정 자체가 번거로운 것은 둘째 치고
농도가 너무 진하거나 너무 묽은 것은 알아볼 수 있겠지만 약간 진한 것과 약간 묽은 것은 구별하기 어렵고요.
농도가 너무너무 진해서 에어브러쉬가 막혀버리기라도 하면 일이 훨씬 번거로워질 겁니다.

그런데 제가 최근에 구입한 カンペキ塗装ガイド3 エアブラシ完全攻略(완벽도색 가이드 3 에어브러시 완전 공략)라는 책에
흥미로운 도료 농도 측정방법과 기준이 실려있어서 소개합니다(혹시나... 다들 이미 아시는데 저만 몰랐다는-_-?).

1) 투명한 용기에 도료와 신너를 섞습니다.
2) 용기를 기울입니다. 희석된 도료가 용기 벽에 묻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3) 용기를 재빨리 수평 상태로 되돌려놓고 용기 벽에 묻은 도료가 흘러내리는 시간을 잽니다.

4) 원하는 시간보다 빨리 흘러내리면 도료를 더 섞고, 느리게 흘러내리면 신너를 더 섞은 후 2)번으로 돌아갑니다.

3)번에서 흘러내리는 시간의 측정 기준은 용기 뒤쪽의 사물이 도료면을 투과해서 보이게 될 때까지의 시간을 재면 됩니다.
전기 스탠드 같은 것에 비춰보면 알아보기 편합니다.

용기를 수평으로 되돌린 후 뒤쪽이 비쳐보이기까지 대략 1초가 걸리는 것이 '일반적인 보통 농도'인 겁니다.
그라데이션 도색에 적합한 '묽은 농도'라면 거의 순간적으로 뒤쪽이 비쳐 보일 것이고요.
넓은 면을 칠하기 좋은 '진한 농도'라면 대략 2초 정도 걸립니다.
2초 넘게 걸린다면 에어브러시 도색에 부적합할 정도의 진한 농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긴 합니다.
그 자체가 투명한 클리어 도료에는 적용하기 힘들고,
은폐력이 아주 높은 도료나 메탈릭 도료 등등에 대해서는 빛이 투과되는 기준을 조금 달리 해야 할 수도 있겠죠.
또 투명 용기가 없으시면 농도 맞추려고 새로 사기도 그렇고 말이죠.

그렇지만 '일반적인 색상'에 대해서는 도료와 용제의 종류나 조성에 관계 없이 폭넓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방법의 강점입니다.

연습을 (피나게-_-) 하셔서 감각을 익히시면
용기가 꼭 투명이 아니더라도, 도료가 클리어 도료나 메탈릭 도료 등등이라 하더라도 응용하실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3. 도료 농도에 따른 에어브러시의 조절

1번 항목에서도 조금 얘기했지만 도료의 농도가 달라지면 에어브러시와 에어 소스(컴프레서)의 세팅도 달라져야 합니다.

농도가 진할 경우 노즐이 막히지 않도록 더 많이 개방해서 뿌려야 하고, 더 많이 개방된 노즐의 끈끈한 도료를 제대로 흩어뿌려내기 위해서는 압력도 같이 높아져야 합니다.
농도가 묽을 경우 한꺼번에 많이 뿌리거나 압력이 너무 세면 도료가 쏠려버릴 수도 있고 물결이나 왕관 같은 모양의 무늬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노즐을 적게 열고 압력도 줄여야 합니다.

이렇듯 도료 농도와 노즐의 개폐도와 에어 압력은 서로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습니다.
이들 상관 관계는 외우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셋 중 어느 하나가 높아(커)져야 한다면 다른 두 가지도 높아(커)지면 되고,
셋 중 어느 하나가 낮아(작아)져야 하면 다른 두 가지도 낮아(작아)지면 됩니다.

세 가지 요소 간의 상관 관계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출처: カンペキ塗装ガイド3 エアブラシ完全攻略).
◎ 표시는 최적(매우 좋음), ○ 표시는 괜찮음, △는 어려움, x는 불가능함을 나타냅니다.

구경      
 
 
 
농도
 
압력      
 
 
 
농도
 
구경      
 
 
 
압력
 

 

농도의 기준 (2.에서 설명한 도료 흘러내림 테스트)

순식간 1초 2초

 

노즐 구경의 기준 (3호 에어브러시 기준)

 소 중 
도료가 나올락말락 할 정도 반만 개방 최대 개방

 

압력의 기준 (단위: kg중/cm2*)

 저 중 
0.5~0.75 1.5~2 3 이상

* 세상에 압력만큼 다양한 단위를 가진 물리량도 없는 것 같습니다만 몇몇 단위는 거의 같습니다.
1기압 = 1 Bar = 1kg중/cm2 = 0.1 MPa(메가파스칼) 얘네들은 소수점까지 똑 떨어지게 동일하지는 않지만
거의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그대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MPa 단위의 압력계를 사용하신다면 '중간' 압력이 0.15~0.2MPa에 해당합니다)
PSI(pound per square inch, lb/in2으로도 표기)는 미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위이고 1 기압 = 14.5 PSI로 환산할 수 있습니다.
('중간' 압력이 대략 20~30 PSI에 해당)
그 외에 torr나 mmHg 같은 단위도 있긴 한데 왠지 컴프레서 압력 표시할 때는 거의 안 쓰더군요.

압력은 레귤레이터의 압력계를 보고 알 수 있는데요, 공기가 안 나가고 있을 때보다 에어브러시로 공기가 나갈 때 압력이 좀더 낮아집니다. 공기가 나가고 있을 때의 실제 사용 압력을 맞춰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압력계와 에어브러시 사이에 미니 수분필터를 달았다든지 에어브러시 내부에 풍량 조절 기능이 있는 기종을 사용할 경우에는 이들 기구가 약 30% 정도까지 압력을 잡아먹는다는 것을 감안하여 레귤레이터의 압력계 수치를 그만큼 더 높게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높은 농도에는 최대 개방과 높은 압력이 잘 어울리고, 낮은 농도에는 노즐을 조금만 열고 압력도 낮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래프를 보시면 또 참고하실만한 사항이...
◎인 최적의 상태보다
 1) 농도를 다소 낮게 하거나
 2) 노즐 구경을 약간 크게 하거나
 3) 압력을 조금 높은 방향으로 조절해서 사용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1)~3)의 반대 방향으로 조절하는 것은 농도와 노즐 구경에 비해 압력이 부족하게 되어 도료가 제대로 흩뿌려지지 않아 도색면이 울퉁불퉁해진다든지 하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않 좋습니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최적의 세팅보다 농도를 기분상 살짝 더 묽게 희석하고, 에어브러시 레버를 기분상 약간 더 당겨주시고, 컴프레서 압력을 아주 살짝 더 올려서 사용하시는 것이 좀더 안전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상 에어브러시에 사용하는 도료의 농도에 대해 몇가지 측면에서 고찰해 보았습니다.
저와 같은 초중급 모델러 분들의 도색(桃色?)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2009. 10. 22. 03:55

HGUC 막투 3종 세트 제작기 #1

지난 번 리뷰에 언급했던 HGUC RX-178 Gundam Mk-II 킷의 미흡한 점을 개수하고,
후조립 가공(後はめ加工, 예전엔 C형 가공이라고 많이 불렸죠) 및 접합선 수정을 하고,
약간의 디테일 업을 해주었습니다.

딱히 독창적인 작업을 해준 것은 아니고 최근에 한글판이 발간된
'GUNDAM WEAPONS: 별을 잇는 자' 책에 나온 내용을 거의 그대로 따라했습니다.

머리

머리는 일단 정중앙의 세로 접합선 수정 작업을 해야 되겠고요.
두껍게 사출된 이마 뿔을 예쁘게 잘 갈아내야겠죠.
그리고 얼굴 부분은 별도 도색 후 마지막에 접합선 수정이 된 머리에 끼워줄 수 있도록 위쪽 가로핀을 잘라내는 후조립 가공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발칸 포드의 왼쪽 부분도 접합선 수정이 필요합니다.
왼쪽 중앙의 동그라미는 설정상 빨갛게 칠해줘야 할 부분이라서 절단분리했습니다.
발칸포의 포구 부분은 원래의 몰드를 갈아버리고 극중 모습과 비슷하게 구멍도 뚫고 웨이브제 사각 버니어 부품으로 디테일 업도 했습니다.
그리고 안테나는 0.5mm(3호) 곤충표본핀으로 대체했습니다.


가슴

가슴에서 건드린 거라곤 막혀있기 때문에 너무 장난감스러운 느낌의 덕트 뿐입니다.
책에 나온 것처럼 전체를 뻥 뚫어버리고 프라판으로 슬릿을 새로 만들어 넣는 건 또 너무 귀찮아서...
패널 라이너로 열심히 긁어서 슬릿 사이만 뚫어줬습니다.


왼쪽이 킷 부품 그대로, 오른쪽이 수정 후입니다.


백팩


백팩에는 기본적으로 접합선 수정을 해줬고,
다 같은 색인 관계로 후조립 가공은 하지 않았습니다(근데 후조립 안 하고 접착 상태로 구석구석 사포질하는 게 더 힘드네요-_-).
그리고 연결 파이프는 고토부키야 1.8mm 메쉬 파이프로 디테일업 해줬습니다.
플라잉 아머 버전에 들어있는 키트 순정 메쉬 파이프보다 더 빳빳하고 빤딱빤딱한 것이 느낌이 더 좋군요.
글고 그냥 구멍만 뚫으니 너무 휑해서 웨이브제 플랫 버니어 부품으로 파이프 연결부를 디테일업했습니다.


버니어는 일단 티탄즈 막투는 모델업제 5mm SV 버니어(사진 오른쪽)로 교체해주었습니다.
5mm SV 버니어는 마치 HGUC 막투를 위해 제작된 제품인 듯 순정 버니어와 크기와 형태가 딱 맞습니다.
그런데 단가가 워낙 비싸서...-_-
에우고 막투에는 마하공구제 부스터60(사진 왼쪽)을 사용해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리고 빔사벨 고정 핀이 너무 굵고 길어 장난감처럼 보이는 관계로 빔 사벨 액션 시에 주로 탈착하게 되는 오른쪽 사벨 랙의 고정 핀은 좀 짧게 잘라줬습니다.



어깨

어깨 안쪽이 휑해보이는 문제의 해결과 접합선 수정을 위해서 일단 어깨 아머 부품 앞쪽을 따줬습니다.
그리고 어깨를 팔에 고정시키도록 하는 암핀을 긁어내버렸습니다.


왼쪽이 수정 전, 오른쪽이 수정 후의 모습입니다.
1단계 작업은 요기까지~~
나머지는 다음에 하도록 하죠.




정직하게 90도밖에 안 꺾이는 팔을 더 꺾어보고자 고토부키야 제 T 조인트를 팔꿈치 안쪽에 이식했습니다.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는 시간이 꽤 걸린 녹녹치 않은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30도 정도밖에 더 안 꺾이는군요, 췟.


휑한 손목에는 웨이브제 사각 버니어에 구멍을 뚫어 팔찌를 만들어줬습니다.
그리고 정직하게 네모 구멍이 뚫린 장난감스러운 손은 좀더 디테일이 높은 고토부키야 노멀 핸드 A로 교체해줬습니다.
또 오른팔은 실드를 장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장난감스러워 보이는 실드 연결 폴리캡 구멍을 프라판으로 막아버렸습니다.

 

고관절

GUNDAM WEAPONS 책에는 허벅지로부터 고관절의 볼을 분리해서 다리를 롤 회전시킬 수 있는 관절을 심던데...
따라하기엔 너무 번거로워보여서 그냥 다리를 좀더 벌릴 수 있을 정도로만 고관절의 걸리적거리는 부분을 갉아내줬습니다.



다리

다리는 뭐 거의 HGUC 막투 개수의 하이라이트랄까 마디마디마다 뭔가 작업을 해줘야 합니다.
일단 허벅지부터 발등까지 이어지는 접합선 수정을 해줘야 하고,
도색한 뒤에 조립할 수 있도록 후조립 가공을 해야 하는데, 요게 좀 트리키하달까 쉽지 않더군요.

GUNDAM WEAPONS 책을 따라서 했습니다만,
원래 무릎 관절 부품에 들어가게 되어 있는 폴리캡을 정강이 부품에 끼워놓고
무릎 관절 부품 아래를 파서 나중에 덮어씌우듯이 끼우는 식입니다.


하퇴부 프레임의 후조립을 위해서는 사진 오른쪽처럼 종아리 장갑 내부의 암핀들을 깎아놓고,
노란 버니어 부품의 조립 핀들도 잘라줘야 하죠.
이렇게 하면 나중에 하퇴부 장갑 아래쪽에서 프레임을 위로 밀어넣어 조립할 수 있습니다.

발목 장갑은 연결핀을 짧게 잘라서 후조립할 수 있게 했고요...

그리고 무릎 뒤쪽 동력선은 고토부키야 메쉬 파이프로 바꿔주었는데,
백팩에 썼던 1.8mm를 그대로 썼더니 좀 가늘다는 느낌이군요-_-
구부러진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안에는 황동선을 넣어주었습니다.

막투 하면 또 발목 실린더 아니겠습니까?
만들다 만듯한 키트의 실린더를 깎아내고 모델업 1.5mm 메탈 실린더와 런너 조각을 이용해 만들어 넣었습니다.
그런데 실린더를 달아줘야 할 발은 6개인데 메탈 실린더가 8개밖에 없군요.
막투 한놈의 실린더는 뭔가 다른 재료로 만들어야 할 듯...

그리고 마지막으로 웨이브제 원형 버니어에 구멍을 뚫은 것을 가지고 썰렁한 발목을 따뜻하게 덮어줬습니다.


무장

빔 라이플과 하이퍼 바주카는 정중앙의 접합선을 수정해주었고요,
다들 비슷비슷한 색깔이라서 딱히 후조립 가공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실드의 팔 연결부는 두 방향에서 끼울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한쪽을 끼워놓으면 노출되는 반대쪽 핀이 또 너무 장난감스러보인다는 말이죠.
그래서 주로 쓰는 방향의 핀만 남겨놓고 다른 쪽은 잘라버렸습니다.



현재 요기까지 진행했습니다.
프로젝트 마감 시한인 10월 말까지 완성하려면 좀더 스피드를 내야 할텐데 걱정이군요.
3종 세트를 동시에 작업함으로써 시간도 절약하고 대량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던 것이 당초 계획이지만,
시간이 너무 아슬아슬해진 관계로 이제는 프로젝트 작인 티탄즈 막투 작업에만 올인해야 되겠습니다.

2009. 10. 8. 19:42

HGUC 막투 3종 세트

RX-178 건담 Mk-II...
3종 세트라고 하면 제타 건담 스토리 상의 막투 1호기, 2호기, 3호기를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앞에 HGUC라는 수식어를 붙이면 의미가 좀 달라질 수 있죠.
반다이에서 HGUC(High Grade - Universal Century) 시리즈로 발매한 건담 Mk-II 킷이 3종이기 때문입니다.


Universal Century라는 용어는 타이핑 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립니다만...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Universal = 우주의, Century = 세기, 즉 '우주세기'라는 뜻입니다.
퍼스트 건담부터 V건담까지가 이 '우주세기'라는 연호를 공유하는 가상의 미래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건담 세계의 설정에 따르면 최초의 스페이스 콜로니가 세워진 것을 기념하여 우주세기 0001년으로 삼았다고 하죠.
문제는 영어와 별로 친하지 않았던 건담 제작진들이 세기 → century라고 영문으로 번역해 버린 것인데요.
어원을 조금만 알아도 century는 단어 자체에 'cent(= 100)'라는 숫자가 들어있어서 무조건 100년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을 텐데...

그럼 우주세기를 사는 사람들은 100년이 지나고 나면 무슨 연호를 써야 하는 걸까요?
우주세기 0093년에 샤아가 액시즈를 지구에 떨어뜨리려고 했던 것도 Universal Century와 함께 지구를 끝장내버리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거기다 연호 자체에 Century = 100년이라고 명기해놓고 꼭 4자리로 읽는 이 모순은 또 뭘까요?

참고로 이런 의미의 세기(世紀)에 맞는 단어는 Era이고, 건담 SEED에서는 CE(Cosmic Era)라는 연호를 사용합니다.

건담 SEED는 '유치하다, 막장이다, 먼치킨이다' 비난하며
'우주세기만이 진리'라고 외치는 일부 우주세기 팬들은
SEED가 우주세기보다 '의미론적으로 더 올바른 우주세기'라는 사실을 알랑가 모르겠네요.


얘기가 좀 곁길로 샜습니다만
아무튼 HGUC 건담 Mk-II는 2002년에 검은색 티탄즈 컬러가 발매되고, 뒤이어 에우고 컬러로 수퍼건담이 발매됐죠.
그러다가 2005년에 극장판 Z건담 1편 개봉에 발맞추어 '+플라잉 아머'라는 형태로 제3의 막투가 발매됐습니다.

하하하 제타 팬인 제가 하나라도 놓칠 수 있겠습니까?
셋 다 구입해 버렸죠.

그리고 이번에 민봉기의 건프라월드의 '티탄즈 프로젝트'에 막투로 참여하면서
에우고 막투들도 다 한꺼번에 도색완성해 주기로 했습니다.
비슷비슷한 놈들을 한 번에 만들면 왠지 시간이 절약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2002년이면 나온 지 7년이나 된 킷인데,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프로포션은 상당히 쓸만합니다.
목이 짧고, 팔도 좀 짧고, 허벅지가 좀 짧고, 발이 좀 크고, 바주카가 좀 가늘다는 점 정도만 빼면 말이죠^^


막투는 왠지 요즘 킷들처럼 다리만 늘씬늘씬 길쭉한 것보다는 어느 정도 중량감 있는 이런 프로포션이 어울리는 듯...

프로포션은 합격점이지만 그 외의 거의 모든 부분은 옛날 킷 티가 풀풀 납니다.
우선 팔다리가 딱 정직하게 90도까지밖에 안 꺾이는 가동성과...


허벅지부터 발등까지 면면히 이어지는 이 정직한 접합선...
다리만 여섯 갠데 이것들 접합선 수정을 언제 다 하냐고요.


그리고 좀 흥미로운 것이...
동일할 것 같은 수퍼 건담과 플라잉 아머 버전의 에우고 컬러 막투 소체가 서로 쪼금 다르다는 겁니다.

왼쪽이 수퍼 건담, 오른 쪽이 플라잉 아머 버전인데요.
관절&무기 부분의 사출색이 다르지요.
플라잉 아머 버전은 MG 2.0과 거의 동시에 출시되면서 MG 2.0과 비슷한 청회색이 되었습니다.

설정 상의 컬러링은 관절 부분이 청회색, 무기가 진한 회색이기 때문에
소체만 보면 플라잉 아머 버전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고, 무기만 보면 수퍼건담 버전이 더 나아보입니다.


사출색이야 뭐 도색하면 다 덮일 거니까 뭐 그렇다 치고요...
또 다른 점은 플라잉 아머 버전의 백팩 연결 파이프가 플라스틱에서 메쉬 파이프로 변경됐다는 점입니다.
플라잉 아머에 엎드려 탔을 때 빔 사벨 랙을 꺾어세울 수 있게 하기 위해 추가됐다는 것 같더군요.



안 그래도 메쉬 파이프로 디테일업 해주려 했는데, 수고를 덜어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플라잉 아머는 거의 아래 사진과 같이스탠드처럼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극중에서는 주로 납작하게 엎드려 타는데... 그래서야 별로 뽀대가 안 나잖아요?)


두 킷 가격이 동일하게 2000엔인데(티탄즈 버전은 1000엔), 추가 파츠 크기가 너무 차이가 나네요.
(부품 수는 수퍼 건담의 G 디펜서 쪽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시험 삼아 HGUC 제타 건담의 웨이브 라이더 변형 상태(하이 메가 런처 최대 연장)하고도 비교해 봤는데, 역시 큽니다.


수퍼 건담과 플라잉 아머 중 하나를 선택해서 구입해야 한다고 하면...
수퍼 건담에 특별한 애착이 있지 않은 한 아무래도 플라잉 아머 쪽이 좀더 나을 듯하죠?


이번에 개수해야 될 포인트들을 좀 살펴봤습니다.

접합선도 많고요, 골다공증도 좀 있네요.

그리고 HGUC 막투의 어깨 아머는 요즘엔 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인 팔 앞뒤에서 연결되는 방식으로 고정되는데요.
몸 쪽에서 보면 어깨 안쪽이 휑하니 뚫려서 폴리캡도 보이고 영 좋지 않습니다.
접합선 수정도 할 겸 어깨 아머를 몸통과 팔 연결 축에 고정하는 방식으로 개수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손목이 너무 가늘어 틈새가 너무 썰렁해 보입니다.
손목 길이를 좀 줄이든지 테두리 같은 걸 좀 씌워서 틈이 안 보이게 해줘야 할 듯합니다.


발목 또한 너무 가늘어서 폴리캡까지 다 드러나 보이니 테두리를 씌워줘야 될 것 같고요.
또 막투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 없는 발목 실린더가 중간까지밖에 없는데,
번쩍번쩍 빛나는 금속 실린더를 심어 디테일업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2009. 9. 19. 23:36

MG YMS-15 갼 엑스트라 피니쉬 완성

후덜덜덜... 다 만들어진 놈을 사진 찍어서 올리는 데만 사흘이 걸리다니...
제가 바쁘긴 바쁜가 봅니다.

아무튼 완성 사진 나갑니다.


엑스트라 피니쉬 킷이다 보니 표면에 특별한 가공은 하지 않았고요.
내부 프레임만 라이트 건메탈로 도색한 후, 게이트 자국 처리, 먹선, 데칼, 마감으로 끝냈습니다.


멕끼 파츠가 너무 화려하게 번쩍이는 것 같아서 무광으로 마감했습니다.


남자는 등으로 말할... 것이 별로 없군요.
퍼스트 시절 기체이다 보니 백팩도 간소하고 그렇습니다.


손에 드는 무기가 빔 사벨 밖에 없는 데다가 얼굴도 중세 유럽 기사의 투구를 연상 시키는 형태라서
이런 기사스러운 직립 포즈가 잘 어울리는 듯...



액션 포즈샷도 좀 찍어봤습니다.
찍고 보니 사진의 포즈들이 조금씩조금씩 어색하네요.
걍이 좀 관절들이 헐렁해서 자세 잡기 힘든 것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건프라를 쉬느라 감각이 무뎌졌기 때문인지도...-_-


같은 포즈를 각도만 달리 해서 촬영...


이것은 혹시 모 PG 킷 포즈 흉내?


무기가 칼밖에 없다 보니 액션 연출이 좀 제한적이네요.
아무튼 지쳤으니 좀 쉬자는...


이펙트 파츠도 들어있는데 적용 사진을 안 찍으면 섭섭해 할까봐(?) 한 장 찍어봤습니다.

2009. 9. 16. 12:27

MG YMS-15 갼 엑스트라 피니쉬 작업기

정말 오랜만에 건프라 작업 포스팅을 올리게 되네요.
그 동안 시간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없어서 건프라는 아예 손을 안 대다가
그나마 정신적인 여유가 좀 생겨서 최근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적으로는 주7일 근무에 5일 야근, 집에 오면 애도 봐야 된다는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어서 손이 많이 가는 놈은 만들기 힘들고요...

그래서 걍 만만하게 손에 잡은 놈이 MG 걍(Gyan) Extra finish입니다.
엑스트라 피니쉬란 플라스틱 킷 표면에 반짝반짝하는 코팅이 되어 있는 것이고요,
코팅이 아까워서라도 도색, 접합선 수정, 사포질 등의 작업은 안(못) 하죠.

YMS-15 걍이라는 기체는...
지온군 오데사 기지 사령관이었던 마쿠베 대좌가 타던 기체인데,
퍼스트 건담 TV 애니의 텍사스 콜로니 장면에서 잠깐 등장하고 극장판에서는 등장 자체가 삭제되어 있는 비인기 기체입니다.

저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이런 마이너 기체에다가 도색도 못하는 엑피 판을 돈 주고 산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고요.
작년 BAKUC Korea의 최우수 포즈 상 상품으로 받았던 놈입니다.

일단 가조해봤습니다.


반짝반짝하군요.


비인기 기체고 2005년 킷인데 프로포션은 나름 쓸만한 것 같습니다.


다른 기종보다 굵은 빔 사벨에는 LED까지 들어있어서 발광을 합니다.
일반 MG 킷에 LED가 적용된 두번째 사례로 알고 있습니다(첫번째는 MG 제타건담).

엑피 걍에 적용된 코팅 처리는 두가지 다른 종류가 있습니다.
팔다리의 옥색 부분과 백팩, 스커트 안쪽은 은색 도금(일본어로 멕끼라고 하죠) 위에 클리어를 입힌 처리가 되어 있고요.
그 외 부분은 기본 플라스틱 사출색 위에 같은 계열의 펄을 입힌 코팅입니다(보통 Extra finish라고 하면 이런 방식이죠).

문제는 도금 부품 내부의 플라스틱이 새까만 (아마도 재활용) 플라스틱이라서 게이트 자국이 너무 눈에 띈다는 것인데요.
아래 사진의 손등 부품 같은 일부 부품은 내부 플라스틱이 흰색 반투명으로 되어 있어서 티가 잘 안 나는데,
왜 같은 색깔의 부품인데 어떤 건 티가 잘 안 나게 만들고 어떤 건 티가 잘 나게 만드냐는 거죠.


그래서 저런 게이트 자국들은 은색 도료에 파란색과 녹색을 섞어서 부분적으로 붓으로 발라서 가려줬습니다.
펄 코팅 되어 있는 부품의 하얗게 뜬 런너 자국은 파란 도료에 웨이브제 블루 펄을 섞어 발라줬고요.
그렇지만 양 쪽 다 눈에 잘 띕니다-_-
그래도 검정색보다는 나으니 그냥 패스~~



그리고 PS(폴리스티렌) 부품은 다 뭔가 코팅이 씌워져 있는데,
프레임의 ABS 부품은 맹숭맹숭한 회색의 알 플라스틱이라서 안쓰러워서 라이트 건메탈로 도색해 주었습니다.
사포질이나 서페이서 올리기 같은 건 귀찮아서 그냥 도료와 마감제만 칠했습니다.


그리고는 먹선과 데칼을 올려주었는데요.
엑스트라 피니쉬와 어울리도록 별매 습식 건담 데칼의 은색 마크들로 붙여주었습니다.


데칼은 거의 더도 덜도 아니고 걍 매뉴얼 대로 붙였습니다.



일단 도색이 끝난 내부 프레임들만 재조립해 보았습니다.
4년이나 된 킷인데도 최신 킷에 꿀리지 않는 디테일의 전신 프레임을 갖고 있네요.


모노아이만 디테일업해주었는데요.
집에 핑크 돔이 없어서 녹색을 끼워줬습니다.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 건 실드에 왜 저렇게 폭탄들이 한 가득 들어있냐는 겁니다.
적이 총포류나 빔 사벨로 공격해올 때 저런 탄약고 같은 것을 그쪽 방향으로 내민다는 건 거의 목숨을 건 도박이 아닐까요?.


도색 전에는 관절들이 좀 흐느적거리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도료 두께때문에 관절이 빡빡해져서 좀더 튼튼해진 느낌입니다.


2009. 4. 27. 04:28

PG GAT-X105 + AQM/E-X01 엘 스트라이크 건담 #3 - 1차 도색 완료

 
흐흐 이번에도 프로젝트 빵꾸 냈습니다.
프로젝트 마감도 한참 지나고... 진짜 실질적인 최종 타겟이었던 결산 모임이 지난 주 토요일(4월 18일)이었더랬는데...
결산 모임에 도색완료 버전이라도 들고 나가려고 했지만 당일날 도색을 끝내고 조립하다 보니 시간이 밤 9시를 지나고 있길래 결국 포기하고 안 나갔습니다.

지금까지 기한이 잡힌 프로젝트나 컨테스트는 4번 모두 100% 펑크를 낸 꼴이 되었네요-_-
저는 신용도 0%짜리 실격 모델러입니다.

그래도 암튼 도색에 대한 제작기를 정리해 보도록 하죠.


1. 내부 프레임 도색

작년 발텐타인 데이에 PG 스트라이크를 선물 받은 이후로 지금까지 여러 다른 분들의 작품을 보면서 내부 프레임 도색은 이렇게 하자~ 하고 생각해 두었던 계획이 있었습니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바깥으로 나올수록 회색,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은색'이라는 건데요.
만약 실제 기계장치라면 외부 습기나 대기, 우주 방사선에 의해 표면이 오염되기 쉬운 바깥쪽 부분일수록 금속 표면 그대로 놔두지 않고 표면 가공이나 도장 처리를 했을 것이고, 그 때문에 바깥쪽은 어두운 무광 회색이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반면 실제 기계의 가장 안쪽에 있는 부품이라면 굳이 도장을 할 필요가 없을 테니 반짝반짝하는 금속 표면 그대로 놔둘 것 같았고, 그래서 안쪽일수록 광택도가 높은 은색이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예외적으로 피스톤이나 실린더 같은 가동 부품이나 버니어는 내부/외부 관계 없이 실제 기계라면 마찰과 열 때문에 도장이 쉽지 않을 것이므로 은색이나 금색으로 해주기로 했습니다.

암튼 PG 스트라이크의 내부 프레임은 바깥부터 안쪽으로 가면서 4단계로 다른 색을 넣기로 했습니다.

  • 1단계: 팬텀 그레이 (C, 무광, 가장 바깥쪽)
  • 2단계: 라이트 건메탈 (S, 반광)
  • 3단계: 수퍼 아이언 실버 (S, 유광)
  • 4단계: 수퍼 파인 알루미늄 실버 (S, 유광, 가장 안쪽)
    (위에서괄호 안의 영문자는 도료 제조사를 나타내며 C는 GSI크레오스, F는 피니셔즈, S는 SMP하우스입니다)

그런데 도료 선택에 있어서 실수를 좀 했네요.
칠해놓고 보니 1-2단계가 좀 유사하고, 3-4단계는 너무 비슷한 반면에 2단계와 3단계는 너무나도 색깔 차이가 심하게 나는 겁니다.
1차적인 이유는 처음 사용해 보는 SMP 라이트 건메탈 도료가 생각했던 것보다 색깔이 너무 진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타미야 캔 스프레이 도료의 라이트 건메탈과 같은 색을 상상했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어둡고 광택이 적은 색입니다.



그래도 이왕 뿌려놓은 거 다시 뿌리기 귀찮아서 그냥 저 색 대로 뿌린 상태로 조립해 놓으니 아래 사진들과 같았습니다.
보통 PG 스트라이크 내부 프레임 도색하시는 다른 분들의 메탈릭 컬러와는 느낌이 좀 다르죠?
4단계 도색이라고는 해도 진짜로 메탈릭한 3, 4단계 색상은 말 그대로 '안쪽'에 숨어있고 대부분 거무튀튀한 1단계와 2단계 색상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겠죠.




(프레임 샷의 미관을 고려해서 일부러 뒤집어 끼워놓은 부품도 있습니다. 어느 부품 뒤집혔다고 친절하게 지적해주시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실은 이 사진의 모습이 지난 주 결산모임 당일날 밤 9시의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에 외장을 입히고 모임 장소에 부랴부랴 들고 나간다고 해도 예상시간 자정...
걍 결산 모임 참가 포기와 동시에 스트락에서도 손을 뗐습니다.
일주일간 일도 바쁘고 의욕도 상실하고 해서 저 상태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죠-_-

그리고 다른 분들의 내부 프레임 도색 스타일과 다른 점이 또 하나 있죠?
저 위에 민봉기님 스타일로다가 에나멜 다크 그레이를 얹고 닦아내줘야 궁극적인 내부 프레임의 완성인데...
프로젝트도 끝난 이마당에 귀찮기도 하니 외부에서 보이는 부분에만 에나멜 닦아주기를 적용하고 나머지 부분들은 그냥 덮었다가나중에 언젠가 심심할 때나 한 번 시도해볼까 합니다.
어차피 외부 장갑을 씌워놓으면 안 보이는 내부 프레임이니깐요.


부분부분 클로스업해보겠습니다.
먼저 머리쪽인데요.


머리 옆 뒤쪽으로 기계장치 같은 몰드들이 많아서 마스킹 도색으로다가 좀더 밝은 금속 색으로 칠해줬습니다.
그리고 저 목 컬러 부품도 마스킹으로 2색도로 칠해줬고요.
흐~~ 제 나름의 규칙에 의해 내부 프레임을 4단계로 나눠 칠하다 보니 외부 장갑 도색에도 거의 하지 않은 마스킹을 프레임에다가 엄청 많이 해주게 되더군요-_-

그리고 노랗게 빛나는 눈과 파랗게 빛나는 카메라의 애니메이션 설정을 살리기 위해
키트에 포함된 노란 LED를 백색 고휘도 LED로 대체하고 아래와 같이 내부 클리어 부품에 클리어 옐로우와 클리어 블루를 칠해주었습니다.


어때요? 분위기 있나요?



요 아래 사진은 Panning이라는 촬영 기법과 플래쉬 발광을 이용해 찍은 건데... 생각 만큼 멋지진 않군요-_-



그 다음은 몸통입니다.
몸통은 가슴 가운데 양쪽으로 세워진 판때기(?) 이외에는 마스킹 도색 포인트는 거의 없네요.



요 아래는 팔이구요. 팔은 구조가 안쪽으로 깊지 않다 보니 대부분 1단계와 2단계색으로만 되어 있고 마스킹 부분도 별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어깨의 다단계 마스킹 도색이 의외로 상당히 복잡했고,
왠지 저 손가락은 마디마디 마스킹 도색을 해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그짓 한다고 아주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공이 많이 들어간 다리입니다.
제일 공을 많이 들이려고 작정하고 들인 건 아니고요,
내부프레임 부품들을 다 분해해 늘어놓은 상태에서 마스킹 도색하면 예쁠 것 같은 부품들을 골라 마스킹 부분도색을 해봤더니 대부분 다리 부품이더라는...



등에 붙일 엘 스트라이커 팩의 내부 프레임도 에어 인테이크 부나 버니어 같은 곳을 마스킹 도색해 주었습니다.




요 바로 위 사진의 에어 인테이크 부 같은 경우 공들여서 정확한 원형으로 마스킹했지만 조립하고 나면 절대로 안 보이는 곳이라는...-_-

마지막으로 빔 라이플에도 내부 프레임이 존재합니다.
귀찮아서 내외장 모두 동일한 건메탈로 칠해버렸지만요.



2. 외장 장갑 도색

PG는 아무래도 표면이 넓으니 솔리드 컬러로 가면 너무 밍숭밍숭하고 표면 정보량이 적을 것 같아서 명암도색을 했습니다.
PG 스트라이크는 특히 민봉기님 작례라든가 좋은 명암도색 작례들이 많아서 처음부터 외장은 으레 명암도색을 해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제가 지금까지 명암 도색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처음부터 덜컥 PG 명암도색에 도전하기에는 겁이 좀 났습니다.

그래서 좀 머리를 쓴다고 한 것이 '소심버전 명암도색' 되겠습니다.
맥스식의 다크 그레이와 화이트처럼 서로 색상과 명암 차이가 많이 나는 도료를 사용해서 명암을 넣는 것이 아니라 명암 차이가 적은 색들로 그라데이션을 넣자는 것입니다.
실수를 해도 크게 눈에 안 띄도록 말이죠.
반면에 잘 칠하더라도 이게 명암 도색을 하기는 한 건지 눈에 안 띈다는 단점도 있긴 합니다-_-

암튼 그래서 다음과 같이 도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예전부터 많이 사용되던 방식인 기본색과 섀도우, 하이라이트의 3단계 컬러로 명암을 주는 방식을 사용하되,
  • 세 단계의 컬러가 서로 너무 크게 차이나지 않도록 소심하게 명암을 주며,
  • 칠하는 순서는 섀도우 → 기본색 → 하이라이트 순으로 해서 맥스식 도색과 비슷한 분위기를 노리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밑색이 되는 섀도우 색은 아래쪽 서페이서 색을 확실히 가려줄 수 있도록 은폐력이 높은 피니셔즈나 SMP 도료 위주로 사용했고요,
윗색이 은폐력이 높으면 한 번만 뿌려도 단번에 아래 색을 가려버려 실수 확률이 높아지니까 윗색은 은폐력 안 좋기로 소문난 GSI 크레오스 제품 위주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GSI 크레오스의 Mr. Color 일반 락카 도료 제품들이 이번에 가격을 120엔에서 160엔으로 올렸더군요.
아래 사진이 이번에 사용한 GSI 크레오스의 Mr. Color 도료들과 건담컬러 도료들인데요.
정 중간과 맨 오른쪽에 있는 것이 예전에 120엔 하던 때의 일반 Mr. Color 락카 도료 병이고,
맨 왼쪽에 있는 것이 이번에 가격이 인상되면서 변경된 병 디자인입니다.


가격을 120엔에서 160엔으로 33%나 인상하다니... "쓰려면 쓰고 말려면 말아라"는 얘기 같습니다.
위 사진 왼쪽에서 2, 3, 5, 6번째에 있는 것은 건담컬러라고 건담 설정색에 맞도록 미리 조색해서 나온 도료인데 18ml에 200엔입니다.
그리고 작년에 Mr. Color의 낮은 은폐력과 비교적 약한 도막을 개량하고 발색도 좋아진 Mr. Color GX라는 라인이 새로 시작됐는데, 이쪽도 18ml에 200엔입니다.
예전에 Mr. Color 일반 도료가 10ml에 120엔 할 때는 일반 Mr. Color나 건담 컬러나 Mr. Color GX나 모두 1ml 당 단가가 12엔 근방이었는데, MR. Color 일반 도료만 33% 가격이 인상돼서 ml당 단가가 16엔이 되어버렸습니다.
가뜩이나 환율도 인상돼서 작년에 비하면 Mr. Color 일반 도료의 국내 구매가는 두 배 이상 비싸졌죠.

제가 보기에 크레오스의 전략은 원색 도료를 많이 쓰는 건담이나 캐릭터 모델러는 건담 컬러나 Mr. Color GX 쪽으로 보내버리고,
예를 들어 FS36375 그레이를 칠해야 되는 부분은 고증과 설정 상 Mr. Color의 FS36375 그레이를 칠하는 이외에는 대안이 없는 밀리터리 모델러들의 돈을 뜯어내고자 하는, 일종의 세그멘테이션 전략인 것 같습니다.

좀 정 떨어지는 전략입니다.
명암 도색 이외에는 GSI 크레오스 도료를 사용하고 싶지 않네요.


암튼 사설이 길었는데요.
다시 본론인 외장 장갑 도색 얘기로 돌아와서 우선 장갑 부품 중에서 가동시 등에 안쪽면이 보이는 부품들의 안쪽면을 SMP 라이트 건메탈로 칠해줬습니다.
안쪽면은 주로 그늘진 부분이기 때문에 '그늘'의 명암을 강조하고, 또 '장갑 안쪽면은 도장되지 않은 금속 재질'이라는 느낌도 주기 위해 어두운 메탈릭 컬러를 사용한 것이죠.



그리고 장갑 외부 도색으로 들어가서... 백색 장갑 외부에 사용한 도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섀도우: 파운데이션 화이트 (F) + 퓨어 블랙 (F)으로 서페이서 색보다 좀더 어두운 회색을 조색
  • 기본색: 건담컬러 화이트 5 (C)
  • 하이라이트: 화이트 (C)
위의 도료병 사진에서 왼쪽에서 두번째가 건담컬러 화이트 5인데요, 순수한 화이트에 비해서 꽤 어둡습니다.


GSI 크레오스 백색 계열 도료는 명암도색에 정말 좋더군요.
윗색을 한번 휙 하고 과하게 잘못 뿌려서 '이건 완전 망쳤어!! 다 지우고 새로 칠해야 돼~~"라고 생각되는 상황이였는데도
도료가 건조되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으로 먹혀 있는 겁니다.
도료의 은폐력이 낮아서 아래색이 잘 투과되어 보일 뿐만 아니라 많이 뿌렸을 경우에는 밑색이 녹아 올라와서 자연스러운 명암을 형성하는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옐로우와 레드는 원료 자체의 문제로 은폐력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 같고요, 발색도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우선 섀도우 색을 뿌리기 전에 파운데이션 크림(F)과 파운데이션 핑크(F)로 발색을 위한 밑색을 깔아주었습니다.
밑색에 대해서도 "밑색으로 화이트를 칠하는 것이 산뜻하다", "밑색으로 핑크를 칠하는 것이 깊이가 있다" 등등의 논란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저 도료들을 선택한 이유는 뭐 깊이 있는 색에 대한 고집이라기보다는 파운데이션 화이트 구하기 힘들던 시절에 한 병씩 사놨기 때문이라는...-_-
색깔을 보시면 밑색 이외에는 다른 쓸만한 용도를 찾기 힘들어 보이죠?



그리고 나서 섀도우로는 각각 황등색(C)와 이탈리안 레드 III(S)를 뿌려줬습니다.
옐로우와 레드는 발색이 까다로워서 섀도우라고 어설프게 블랙이나 그레이를 섞었다간 망칠지도 모르기 때문에
순수한 색깔 중에서 가장 진한 놈을 골라서 뿌린다고 뿌린 거랍니다.

그리고 그 위에 기본색은 각각 건담컬러 옐로우 1(C)과 '몬자 레드(C) + 화이트(C) 소량'을 뿌려주었고요.
하이라이트로는 '옐로우 1(C) + 화이트(C)'와 '몬자 레드(C) + 화이트(C) 상당량'을 뿌려줬습니다.
그 결과가 아래 사진인데요,
블랙 같은 진한 색을 섞지 않아서 그런지 이게 명암 도색이 들어간 건지 아닌지 잘 모르시겠죠-_-?


그리고 위의 엘 스트라이커 팩의 블랙 부분을 보시면 일반적인 명암도색과는 반대로 명암이 들어간 것처럼 보이실 텐데요.
그건 광택과 사진 찍을 때의 조명 때문에 그런 것이고 실제로는 다른 부분과 같은 스타일로 명암도색을 했습니다.
울트라 블랙(S)로 섀도우 밑칠을 넣은 후에 미드나이트 블루(C)로 기본색을 칠했죠.
블랙의 특성상 하이라이트는 넣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블루인데요.
이게 정 중앙의 가슴팍에 오는 컬러라서 잘못했다가는 키트 전체의 도색 분위기를 망칠 우려가 있는 관계로
명암도색에 적합한 GSI 크레오스 제품 중에서 도료를 선택하지 못하고 은폐력 높기로 유명한 Finisher's 도료로 윗색을 칠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손가락 한 번 삐끗한 실수 땜에 처음부터 재작업한 부품이 몇 개 됩니다-_-

그리고 SMP의 퓨어 블루 + 퓨어 바이올렛을 섀도우 색으로 쓰려고 했는데 색깔이 안 나와서 당황했습니다.
알고 보니 저 두 색은 원래 클리어 도료와 비슷한 염료계 도료라서 조색시 안료계 도료와 섞어주어야 되는 것인데,
염료계끼리 섞어버리니 색이 이상할 수밖에요.
울트라화이트 몇방울을 섞어주는 것으로 해결은 했지만, 아무튼 신기한 도료들 많더군요.

  • 섀도우: 퓨어 블루 (S) + 퓨어 바이올렛 (S) + 울트라 화이트(S) 소량
  • 기본색: 수퍼 파인 코발트 (F) + 블루 퍼플 (F)
  • 하이라이트: 수퍼 파인 코발트 (F) + 블루 퍼플 (F) + 파운데이션 화이트 (F)

으음... 사진이 잘 안 받쳐주는군요.
실물의 가슴팍은 좀더 보라끼가 있는 산뜻한 색깔입니다.

그리고 프레임의 그레이도 단색처럼 느껴지시겠지만 사실은 단색이 아니고 섀도우로 울트라 블랙(S), 기본색 건담컬러 팬텀 그레이 (C), 하이라이트 건담컬러 그레이 24(C)로 명암도색을 넣은 것이랍니다.


아무튼 도색이 다 끝난 외장 부품들을 입혀주었습니다.
명암도색이 정말 소심했네요.
그나마 명암이 어렴풋이라도 느껴지는 건 화이트 정도?
나머지 색은 뭐 거의 전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명암이 느껴지지 않는군요-_-





등부분의 버니어처럼 생긴 곳은 외장 장갑의 유일한 마스킹 포인트인데요.
사진으로는 파란색과 빨간색이 상당히 안 어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물로는 정말 안 어울립니다-_- 흠흠...


옷 입힌 김에 스탠드에도 올려줬습니다.



그랜드 슬램과 레드 프레임의 타이거 피어스도 한 번 쥐어줘 봤구요.



이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키드님제 PG 스트라이크 데칼도 입수했고,
데칼과 먹선과 에나멜 닦아내기 조금 해 주고 마감하면 완성될 것 같습니다.
그치만 덩치가 워낙 커놔서 그 일들만 하는 데도 며칠 걸릴 듯...
당분간 PG 도색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ㅜㅜ
2009. 3. 29. 06:52

PG GAT-X105 + AQM/E-X01 엘 스트라이크 건담 #2 - 표면 정리 완료

 
프로젝트 마감 시한이 1달이나 연기됐는데도 불구하고, 연기된 마감 3일전에 '표면정리 완료' 따위의 글을 올리다니 프로젝트 함께 하시는 분들께 죄송합니다.
변명을 좀 드리자면 지금까지 두 달 동안 야근 수당도 안 주는데 매일 같이 야근할 정도로 회사일이 바빴고, PG 스트라이크의 그 넓은 표면을 '전체 장갑 사포질'이라는 좀 무리스러운 짓을 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PG의 커다란 가이드 핀들과 넓은 표면 덕분에 진짜 움푹움푹 패인 수축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요.
그것들을 퍼티 사용하지 않고 사포질만으로 갈아내다 보니 좀더 작은 수축들도 눈에 띄고,
그것들도 갈아내다 보니 더 미묘한 수축들도 눈에 띄고...
결국 완성 상태에서 봤을 때 밖으로 조금이라도 드러나는 부품은 다 갈아버리게 되었답니다.
그러다 보니 패널 라인들이 거의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패널 라인을 새로 깊게 파준 부품들도 많고요.

덕분에 사포란 사포는 종류 별로 원없이 다 써본 것 같네요.
나중에 시간이 되면 비교 리뷰라도 한 번 올려보겠습니다.

사진에 나오는 것은 GSI크레오스의 '코드리스 폴리셔 II'라는 전동 사포질기(?)입니다. "사포질은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는 생각에 MG 킷 하나 정도의 값을 주고 구입했는데, 게이트 처리나 광작업 같은 데는 괜찮을지 몰라도 수축이나 단차제거 같은 표면정리에는 힘이나 크기가 좀 딸리네요.

아무튼 장갑 표면 전체를 싹 밀고 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Before

   


After



수많은 사포들 중에 결국 가장 손이 많이 갔던 제품이 사포스틱이었는데요.
평평한 사포스틱 덕분에 수축만 잡힌 게 아니고 각도 잡혔습니다.
저렇게 모서리가 뾰족하게 되면 도색 작업시에 도료가 안 묻거나 뭉치거나 할 수가 있다는 단점이 있긴 한데요,
뭐 군대와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놈들은 원래 각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PG임에도 불구하고 SD에나 나올 법한 골다공증들이 좀 여러 군데 있더군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도 폴리퍼티로 메꾸고 또 갈아냈습니다.


아무튼 장갑 부품들은 이렇게 다 사포질해서 서페이서까지 완료했고요.


내부 프레임 부품들 중에 사포질을 하지 않고 게이트 정리 정도만 한 부품들은 서페이서 대신 메탈 프라이머를 올렸습니다.
내부 프레임은 대부분 메탈릭 도색을 할 텐데 표면을 무광 만들어 버리는 서페이서 쓰기가 좀 그랬고요,
또 서페이서는 좀 두께가 있는 느낌이라서 프레임 가동부위가 너무 빡빡해질까봐 메탈 프라이머를 얇게 올렸습니다.

그런데 PG 스트라이크 손가락의 첫째, 세째 마디와 아머 슈나이더(단검)의 손잡이는 폴리프로필렌 연질 부품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는 그냥 도색했다가는 벗겨지기 십상일 것 같아서 Finisher's 제 멀티프라이머를 발라줬습니다.


이렇게 프라이머를 올린 내부 프레임 부품들 위에 메탈릭 도색을 위해서 밑바탕 색으로 SMP 울트라 블랙을 올렸습니다.


아~ 빤딱빤딱하고 좋군요.
워낙 호평을 받고 있는 SMP 도료지만, 그 중에서도 울트라 블랙, 울트라 화이트는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네, 이렇게 표면 정리는 일단락되었고요.
이제 열심히 도색하고 데칼 붙이고 마감해야 하는데,
앞으로 남은 작업량과 매일 야근해야 하는 상황을 봤을 때 프로젝트 마감 시한을 맞출 순 없을 것 같습니다ㅜㅜ


어제 요런 놈이 집으로 왔는데요,
마눌님께서 발렌타인 데이 선물로 예약해 주신 녀석이 드디어 발매돼서 이제 왔네요.
스트라이크 완성 때까지는 봉인해놔야겠습니다-_-

그런데 부품을 슬쩍 보니 스트라이크에도 있던 왕수축들은 건재하더군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