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20. 02:29

네오그레이드 RX-93 뉴 건담 이볼브 5 컨버전 #3 - 디테일 업


몇 달 동안 붙잡고 있던 뉴건담을 드디어 해를 넘겨서 완성했습니다.
건프라월드 역습의 샤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하던 놈이었고,
사실은 위 포스터에 나와 있는 대로 17일부터 전시를 하기로 되어 있더랬지요.
어떻게든 날짜에 맞춰 허덕거리며 완성은 했으나... 17일 당일날 좀 실수를 해서 결국 전시장에 못 갔습니다ㅜㅜ

저 얘기는 나중에 좀더 설명 드리도록 하구요.
우선 마지막 디테일 업 작업기를 좀 써보려고 합니다.

디테일 업이라고 하기도 좀 뭐한 것이 말이죠.
제가 한 일 중 메탈 비즈나 스틸 볼을 박는 것 같은 경우는 원형 자체에 메탈 비즈나 스틸 볼로 만들어진 몰드가 있는 부분에만 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있던 디테일을 단지 도색의 편의를 위해서 별도 부품으로 교체한 작업이라서 디테일을 향상시키는 일이라고 보긴 힘들죠-_-



그래도 나름 흰색 바탕의 비즈는 메탈 색 그대로 두고, 어두운 바탕의 비즈는 클리어 블랙으로 한꺼풀 씌우고, 너무 번쩍거리면 위화감이 느껴질까봐 무광 마감제도 뿌려주고 나름 신경을 쓰긴 했습니다.

그런데 원형 자체의 디테일이 워낙에 좋아서 비즈 박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디테일 업 작업을 할 게 없더군요-_-


킷에 들어있는 백팩 버니어와 발바닥 버니어입니다. 특히 백팩 버니어는 메탈 버니어보다 디테일이 훨 낫죠. 문제라면 저게 그냥 통짜 부품 하나라서 도색이 장난이 아니라는 것...-_-

굳이 디테일에 문제가 있는 버니어를 찾자면 장딴지 버니어와 어깨 버니어입니다.



장딴지 버니어는 내부 디테일이 없이 밋밋해서 모델업제 신제품 풋 버니어를 포함해서 조합한 메탈 버니어로 대체했구요.


어깨 버니어는 워낙에 조그맣다 보니 킷의 부품이 둥근 원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찌그러진 경우가 많아서 모델업 제 EX-S 버니어로 교체했습니다.



그 외에 스프링 벨트나 고토부키야제 몰드로 소소하게 디테일 업 하였습니다.

그리고 디테일업의 마무리라면 역시 데칼이겠죠.
키드님의 자작 데칼(이거 받느라 목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ㅠㅠ)을 메인으로 해서 킷의 순정 데칼과 기타 코션 데칼 몇 개 추가해서 붙였습니다.
Ver. Ka처럼 자잘한 데칼을 많이 붙인 건 아니고 큼지막한 데칼 위주로 좀 과하다 싶게 붙였죠^^


 
네, 작업기는 여기까지이고 이젠 여담으로 전시 당일에 못 갔던 사연을 좀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만...

전시하러 출발하기 전에 내부 프레임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레진 컨버전 킷이라서 스냅 핏식이 아니고 접착해야 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일단 외장 장갑을 씌우고 나면 내부 프레임을 볼 수 없거든요.

그래서 별 볼품 없는 프레임이긴 하지만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밤새 작업하고 늦게 일어나 시간이 촉박함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내부 프레임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옷을 입히고 전시장으로 출발하려고 하니 외장 장갑 부품 중 4~5개가 안 보이는 겁니다.
식은 땀을 흘리며 온 방안을 헤집으며 찾고 있는데...
그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뉴건담 오른쪽 무릎이 똥가당하고 부러지고 만 것이었더랬습니다.

오 마이 갓!

부러진 부위를 보니 온 체중을 다 지탱해야 될 무릎 관절 부품을 살얼음처럼 얇게 해놓으셨더군요.
네오그레이드 이볼브 뉴건담 원형사인 샤크님이 디테일 표현에는 일가견이 있으시지만 기계적인 강도 부분은 좀 소홀히 하신 듯...
뭐 이미 부러진 마당에 불평한다고 나아지는 게 있겠습니까만...
워낙에 얇아서 황동선 박아 복구하기도 힘들고 패닉에 빠져서 망연자실...

정신을 차리고 온 방안을 까뒤집어서 모든 부품을 다 찾고 나니 해는 졌고...
무릎은 대충 순간접착제로 붙여서 조립해서 싸들고 서울에 가니 강남에서 차가 막히고...
용산 건담 베이스는 문 닫았다고 하고...
토요일 밤, 휘황 찬란한 강남 불빛 아래 배는 고프고...
난 집에 가고 싶을 뿐이고...

뭐 이랬더랬습니다.
정말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스토리죠?

혹시라도 지난 작업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