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TA GUNDAM'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8.12.26 SDCS MSZ-006 Zeta Gundam 완성
  2. 2018.12.22 SDCS Zeta Gundam 제작기 #2 - 도색
  3. 2018.11.19 SDCS Zeta Gundam 제작기 #1 - 개수 작업 2
  4. 2018.11.09 SD Cross Silhouette Zeta Gundam 리뷰
2018. 12. 26. 00:13

SDCS MSZ-006 Zeta Gundam 완성

11월초 생일에 선물로 받았던 SD건담 Cross Silhouette Zeta Gundam을 크리스마스나 되어서야 완성했습니다.

SD 제작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귀여운 모습에 비해서 (제대로 만들려면) 작업량이 꽤 많네요.

제작기가 혹시 궁금하시면 이 글과 이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시간 많이 잡아먹은 개수 작업들은 이 뒷면 사진에 있습니다.

등 가운데 스태빌라이저 부품이 원래는 뻥 뚫려있는데, 거기에다가 프라판과 메쉬 플레이트로 버니어 같은 구조를 만들어줬고요.

오른손 하박부의 실드 꼽는 구멍은 갈고 메꾸어서 없앴고,

오른손 뒷면도 원래는 골다공증으로 뻥 뚫려있는데 손가락을 만들어줬고요.

정강이 부위는 접합선 수정 후에 버니어를 새로 달아줬고요.

발바닥도 골다공증으로 뻥뻥 뚫린 것을 에폭시 퍼티와 프라판으로 막아주고 패널라인도 새로 팠습니다.

비포어 애프터 샷으로 가조립 상태와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일단 다리 짧아진 게 보이시나요?

크로스 실루엣 프레임 정강이 길이가 너무 길어서 SD 느낌에 저해되는 것 같아 정강이 프레임을 잘라서 단축시켰습니다.

뒷면 비포어 샷을 안 찍어놓은 게 너무 아쉽네요.

액션 샷도 조금 찍어봤습니다.

SDCS 제타 건담 킷에는 원래 SD 특유의 흰색 플라스틱 몽둥이 빔 사벨이 들어있으나,

RG 제타건담에 들어있는 SB-6 런너의 반투명 빔 부품으로 바꿔줬습니다.

눈과 센서부위, 그리고 빔 사벨은 형광도료로 칠했기 때문에 블랙 라이트를 비추면 빛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눈동자 있는 눈으로 바꿔봤습니다.

저 손들은 HG 1/144 차원 빌드 너클즈 각(KAKU) 타입의 L 사이즈 손들을 사용했습니다.

빔 라이플 손잡이는 빌드 너클즈에는 안 맞아서 빔 라이플은 킷의 원래 손으로 잡습니다.

박스 아트 흉내

이상입니다.

최애캐인 제타건담이 20년 만에 SD로 나왔길래 만들었지, 한동안은 SD에 다시 손대고 싶지 않습니다.

SD가 절대적인 작업량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다들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이 꽤 필요한 귀찮은 작업들뿐이라 골머리 좀 썩였네요.


다음엔 RG 풀 아머 유니콘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부품 수는 많지만 왠지 아무 생각 없이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SDCS 제타 건담 작업기 바로 가기


2018. 12. 22. 00:04

SDCS Zeta Gundam 제작기 #2 - 도색

크로스 실루엣이 SD 치고는 색분할이 잘 돼있다고는 하나 SD는 SD일 뿐, MG나 RG와는 차원이 다르고요.
특히 구석구석 알록달록 들어가있는 제타 건담의 경우 마스킹 분할 도색을 아주 열심히 해야 했습니다.

골다공증 시술이나 접합선 수정한 부위도 많고, 사출색과 다른 색을 올릴 부위 또한 많아서 일단 전체적으로 서페이서를 뿌려줬습니다.
서페이서 도포 후 흠집이나 표면이 고르지 않은 부분이 눈에 띄면 래커 퍼티 바르고 사포질 후 다시 서페이서 뿌렸고요.

사벨의 빔 부분을 RG 제타의 투명 폴리에틸렌 빔 부품으로 바꿔줬기 때문에 빔 부품에는 피니셔즈 멀티 프라이머를 뿌려줬습니다.
RG 사자비 MS 조인트 부품에도 같은 멀티 프라이머를 썼는데 도색이 좀 까졌거든요.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재질에는 역시 플라스틱 프라이머가 맞겠지만...
집에 놔둔 플라스틱 프라이머가 변질됐는지 에어브러시로 뿌리면 거미줄처럼 돼버려서 어쩔 수 없이 멀티 프라이머 썼습니다ㅜㅜ

본도색에 사용한 도료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흰색: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화이트 + 퍼플
- 파란색: 피니셔즈 라벤더
- 검정색: 가이아노츠 미드나이트 블루
- 관절 회색: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그레이
- 라이플 회색: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그레이 + 퓨어 블랙 비율을 2가지로 다르게
- 빨간색: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화이트 > 피니셔즈 루미 레드 + 새먼 핑크
- 노란색: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화이트 > 피니셔즈 딥 옐로우 + 파운데이션 화이트 + 루미 오렌지
- 눈 녹색: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 > 가이아노츠 형광 그린

- 센서 파란색: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 > 가이아노츠 형광 블루

- 빔 부품: GSI 화이트 그라데이션 > 가이아노츠 형광 핑크 그라데이션 > GSI 루비 레드

색깔이 참 많죠?

설정 일러스트를 보면 노란색도 두 가지 다른 색이 적용됐는데, 그냥 통일하는 게 나아보여서 그나마 한 색 줄였습니다.

마스킹 도색도 아주 원 없이 했습니다.
외장 부품들은 마스킹 도색을 안 하는 부품보다 해야 하는 것이 더 많은 건 물론이고, 한 부품에 3가지 색을 올려야 할 경우도 많았습니다.

킷에 포함된 스티커를 마스킹 씰처럼 사용하기도 했지만 그건 정말 일부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은 마스킹 테이프를 잘 재단해서 마스킹해야 됩니다.


언뜻 보기엔 팔 색분할 잘 나왔다고 좋아했지만... 손목 부분 색분할이 미비하여 분할 도색을 또 해줘야 합니다.

가슴도 사출색이 분할 잘 된 것 같죠?
연결부위를 회색으로 칠해줘야 해서 양쪽 부품 다 마스킹 도색해야 됩니다.

CS 프레임에도 마스킹 도색 해줘야 하는 부분들이 꽤 됩니다.

게임 하느라고마스킹 작업 자체에 걸리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건조를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서 전체 도색에 시간이 오래 걸렸네요.
부품 수는 많지 않은데도 색색들이 겹치는 관계로 한 색 칠할 때마다 건조되기를 기다렸다가 마스킹하고 다음 색을 칠해야 했거든요.

곳곳에 존재하는 오목하게 들어간 마이너스 몰드 색분할 부위는 에너멜로 도색 후
삐져나온 부분을 에너멜 신너로 닦아내는 방식으로 처리했습니다.
회색은 별 문제가 없지만 노란색과 빨간색은 은폐력이 약해서 파란 바탕이나 회색 바탕에선 쥐약인데요.
흰색 에나멜을 진하게 희석한 후 뿌리고 말리고를 반복해서 밑색을 가린 후에 노란색과 빨간색을 올려줬습니다.


노란색은 타미야 에나멜 옐로우, 화이트와 오렌지를 섞어서 가급적 래커로 조색했던 노란색과 비슷하게 보이도록 했고요.

빨간색도 타미야 레드와 오렌지 에나멜을 섞어 썼습니다.
뒤 스커트 아래쪽에는 원래 빨간 원통형 버니어들이 있어야 하는데 이 킷에는 그냥 네모난 몰드밖에 없네요.
회색은 래커 도료로 마스킹 도색했고, 빨간색은 에나멜 도색 후 닦아주기로 분할도색해서 버니어 느낌을 내줬습니다.

뒷 스커트는 어차피 플라잉 아머에 가려져서 잘 안 보이는 부위인데, 그에 비해 공임을 많이 들였네요.
사실 반다이에선 색분할이 미비한 부분이나 골다공증 같은 걸 가급적 잘 안 보이는 부위에 배치하는데...
모델러는 그걸 기를 쓰고 수정 보완하려고 하다 보니 결국에는 잘 안 보이는 부분일수록 더 공을 많이 들이게 되네요.

SD 제타 건담이 각 부위 개수에다가 마스킹 도색 투성이라 손이 참 많이 간 관계로,
다음 작업은 가급적이면 접합선이나 색분할 별로 없는 유니콘 같은 걸로 해보고 싶습니다.

먹선은 바탕색에 맞게 흰색에는 회색, 노랑과 빨강에는 브라운, 그 외에는 검정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로 넣어주었습니다.

데칼은 집안에 굴러다니던 데칼들 중에서 특징적인 마킹 몇 가지만 골라서 붙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데칼들 출처가 다 달라서 폰트가 제각각이네요-_-

개수와 도색은 손이 많이 갔지만 먹선이나 데칼 작업은 RG나 Ver. Ka에 비하면 가뿐하네요.

마감은 언제나처럼 무게감과 은은한 광택의 적절한 밸런스를 이루는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로 했습니다.

눈과 센서부는 가이아노츠 EX 클리어로 유광 마감했고요.

이상으로 SD 크로스 실루엣 제타 건담 도색 작업을 마쳤습니다.



SDCS 제타 건담 작업기 바로 가기


2018. 11. 19. 02:23

SDCS Zeta Gundam 제작기 #1 - 개수 작업

SD건담 크로스 실루엣은 최신 SD 건프라 시리즈이기는 하나...

반다이는 SD 건프라는 저연령 대상의 저가형 모델이라는 마케팅 정책을 고수하는 건지 SDCS 제타 건담은 손봐야 할 곳이 많았습니다.

우선 프로포션 수정인데요.
가동성을 위해서 크로스 실루엣(CS) 프레임을 적용할 예정이긴 한데, 그러면 발목이 어정쩡하게 떠버립니다.
계속 보면 익숙해지기는 하는데, 그래도 진정한 SD라면 다리가 짧아야 한다는 일념에 정강이 CS 프레임을 잘라서 단축시켰습니다.
2.5mm 정도 잘라내면 발목 비율이 제타건담 킷에 원래 포함된 SD 프레임과 비슷해지는데요.
아래 사진처럼 발목 가동 각도가 15도쯤 줄어들긴 하지만... 역시 가동보다는 프로포션이 우선이죠.

그리고 흰색 어깨 연결부 부품이 왠지 위가 뚫려 있습니다.

액션 가동을 위해서일까요?
하지만 CS 프레임을 적용할 경우 팔을 바깥으로 살짝 빼기만 하면 흰색부품에 가동이 방해받지 않으니까 위를 막아줘도 괜찮습니다.
흰색 부품 위쪽 형상을 보면 딱 2 x 2mm 삼각 플라봉이 정확히 들어맞길래 그걸 잘라서 위를 막아줬습니다.

그리고 팔에 보면 실드 끼우는 구멍이 있는데요. 이게 실드를 끼울 일 없는 오른팔에도 있습니다.
오른팔 실드 접속부의 튀어나온 부분은 잘라내고, 구멍은 퍼티로 메꿔주고 나서 주위 몰드와 어울리도록 깎고 갈아줬습니다.

그리고 빔 사벨이 투명부품이 아닌 것이 영 마음에 안 들었는데요.
생각해 보니 RG 제타건담 킷에 빔 라이플에 꼽으라고 SB-6 러너가 잉여스럽게 들어있습니다.
빔 라이플은 하나인데 빔 부품은 두 개라서 때마침 하나 남고 말이죠.
SDCS 제타의 사벨과 대보면 굵기는 딱 맞는 것 같고 길이만 조금 기네요.
아트나이프와 핀바이스를 이용한 간단한 가공과 SB-6 부품을 사용해서 투명 빔 사벨을 완성했습니다.
1000엔짜리 SDCS 제타건담의 빔 사벨이 마음에 안 드시는 분은 3000엔짜리 RG 제타를 사세요.

그리고 빔 라이플의 총구도 톱과 핀바이스, 그리고 아트 나이프를 이용해서 뚫어주었습니다.
RG 제타 빔 부품은 여기도 꼽을 수 있습니다.


자 이제부터 골다공증 수정을 해야겠는데요.
뿔뒷면, CS 프레임의 어깨와 윗팔, 손뒷면, 발등, 발바닥, 스태빌라이저, 그리고 라이플에 골다공증이 있습니다.

손 뒷면은 SD건담 킷의 대표적인 골다공증 단골 부위인데, 모양이 덜 골다공증스럽게 바뀌긴 했습니다.
그래도 수정 안 하고 그냥 쓰기엔 찜찜한 형태라서 우선 'HG 1/144 차원 빌드 너클즈'로 교체를 시도했습니다.
차원 빌드 너클즈 '각(角, KAKU)' 타입의 L 사이즈가 형태나 크기가 그나마 비슷했는데, 안타깝게도 빔 라이플을 못 쥐네요.
빔 사벨 쥘 때와 주먹손, 그리고 편 손은 빌드 너클즈로 대체했지만, 라이플 장비를 위해 기존 손에 골다공증 시술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존 손에 플라판을 붙이고 이리저리 깎다 보니, 골다공증 시술이라기보단 아예 손을 반 정도 조형한 꼴이 됐네요.
상당히 귀찮은 작업이라 왼손은 안 하고 오른손만 개수했습니다.

킷에 포함된 손과 차원 빌드 너클즈 손은 크기와 형태가 좀 차이 나긴 하지만 그냥 넘어가도록 하죠.
빌드 너클즈의 접속부 볼관절은 약간 작기 때문에 볼 크기를 순간접착 퍼티로 키워주...고 싶었지만

우리집 순접 퍼티 따위 이미 몇 년 전에 다 굳어버렸기 때문에 그냥 순간접착제로 볼 크기를 조금 키웠습니다.

설정 상 등뒤 스태빌라이저의 골다공증은 다 막아버리면 안 되고 일부는 버니어 형태로 뚫어놔야 하는데요.
고토부키야제 메쉬 플레이트 디테일업 부품과 플라판을 조형해서 버니어 구조를 만들어 줬습니다.

발바닥은 골다공증을 메꾸기만 하면 맹숭맹숭하고 심심할 것 같아서 0.5mm 플라판에 패널 라인을 파고 붙여줬습니다.

나머지 골다공증 부위는 그냥 다 퍼티로 채우고 사포질해줬습니다.
폴리 퍼티를 쓰려고 했더니만 6년 정도 방치한 사이에 경화제가 변질됐는지 경화가 안 되더군요.
그래서 대신에 (역시 방치되어 상태가 안 좋긴 하지만 경화가 되긴 하던) 에폭시 퍼티로 때워줬습니다.
에폭시 퍼티에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 등 안 좋은 성분이 들어있으니 작업시에 장갑과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데 조형이 필요한 발바닥 같은 경우 무른 상태의 폴리 퍼티로는 좀 힘들 수도 있었겠다 싶은 것이, 에폭시로 하길 잘 했네요.
에폭시 퍼티 경화 후 사포질과 래커 퍼티로 다듬어줬습니다.

뿔 뒷면의 골다공증 처리와 함께 뿔을 뾰족하게 디테일업 해줬는데요.
뿔 끝에 플라봉을 붙여서 연장시킬까도 생각해봤지만 이미 뿔이 얼굴 대비 큰 것 같아서 뾰족하게 갈기만 했습니다.

라이플의 경우 골다공증은 채워준다 치고 수축이 또 상당히 심한데요.
하필이면 수축 싱크마크 부위에 몰드가 많아서 사포로 그냥 갈아버리면 몰드가 다 사라질 것 같네요.
수축 부위에 플라봉과 래커 퍼티를 먼저 올려준 후에 사포질을 했습니다.


이제는 접합선 수정 차례인데요, 머리, 어깨와 종아리에 접합선이 있습니다.
머리 접합선 수정이 가장 난이도가 높았습니다.
발칸과 덕트 부품이 분할된 것까지는 좋은데, 도저히 접합선 수정 후에 껴넣을 수 있는 모양이 아닙니다.
이 부품이 투구와 얼굴을 연결시키고 지지해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잘라낼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머리 내부에 플라판과 에폭시 퍼티로 지지대를 만들고 중간 연결부만 절단해서 접착해줬고,
이제 절단된 발칸포 부분은 머리 접합선 처리 후에 끼워넣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접합선 수정은 무수지 접착제와 래커 퍼티, 그리고 사포질로 했고요.

어깨 부분은 안쪽 프레임의 접속부가 C형 가공을 하기 쉽지 않은 형태인데요.
그래도 뭐 별 수 있나요? 접합선 수정 후 조립할 수 있도록 C형 가공을 해줬습니다.

종아리 부품은 접합선이 발 뒤쪽 버니어 정 중앙으로 지나가고 가동식 발목 커버도 껴야 해서 역시 접합선 수정이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리 프레임이 접합선 수정 후 끼워넣기 쉽게 생긴 형태라서 다행입니다.
버니어는 접합선 수정을 한다 해도 색분할이 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아예 잘라버린 후 빌더즈 파츠 HD 1/144 MS 버니어 01에 들어있던 디테일업 부품으로 교체했고요.

프레임 결합 핀은 좀 깎아내서 후조립이 가능하게 했고,
어차피 같은 흰색으로 도색할 발목 커버는 그냥 조립한 상태로 접합선 수정을 해버렸습니다.

사실 등의 플라잉 아머에도 눈에 잘 띄는 접합선이 나있기는 한데...
접합선 주위에 몰드도 많고 해서 수정이 귀찮은 관계로 '이건 그냥 패널라인이다'하고 자기최면을 걸고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이상, SD 크로스 실루엣 Z건담 + CS 프레임의 다리 단축, 디테일업, 골다공증 및 접합선 수정 작업을 마쳤습니다.



SDCS 제타 건담 작업기 바로 가기


2018. 11. 9. 00:34

SD Cross Silhouette Zeta Gundam 리뷰

저는 원래 SD (Super-Deformed) 건담을 좋아했더랬습니다.
건담이라는 캐릭터의 특성을 최대한 심플하고 귀엽게 표현하는 형태가 SD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SD 프로포션으로 출시된 건담 프라모델들을 실제로 만들어 봤더니 타 등급 킷들에 비해 색분할도 안 돼 있고,
부품 곳곳에 구멍을 뚫어 골다공증을 만들어 놓는 등 지나친 원가절감에 환멸을 느껴 SD 건프라를 멀리 하게 됐죠.
특히 3년 전부터 나오는 SD건담 EX-스탠다드라는 시리즈는 가격을 반 정도로 낮추고 극한의 원가절감을 추구하기 때문에 극혐입니다.
SD EX-스탠다드는 정말 팔다리가 빵빵 뚫려있고, 색상의 반 이상을 스티커로 커버하는데, 한 마디로 비추입니다.
건프라 초보분이 EX-스탠다드로 입문했다가 건프라 자체가 싫어질까 걱정되는 수준이에요.

올해 중반 쯤에 SD건담 크로스 실루엣(Cross Silhouette, CS)이라는 새 시리즈가 출시됐지만
저는 그 나물에 그 밥이겠거니 지레짐작하고 눈길도 주지 않았죠.
나중에 알고 보니, SDCS는 프레임 교체를 통해 원하는 프로포션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컨셉의 새로운 SD건담 제품군으로,
EX-스탠다드와는 달리 다시 원가를 좀더 후하게 쓰고 우주세기 기체들 중심으로 대폭 리뉴얼된 시리즈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코드지(CODE-G) 커피 영통점에서 SDCS 제타 건담 완성품을 만났습니다.

(구경만 하고 커피만 얻어먹고 구입하지는 않았네요. 코드지 사장님 죄송)
그 아이는 색분할도 준수하고, 얼굴 등의 조형도 잘 생겼고, 일단 첫눈에는 골다공증도 거의 안 보였습니다.
게다가 나의 애정하는 제타 건담이라니!

SDCS 제타를 본 날이 때마침 제 생일이었기 때문에 저희 아들이 생일선물로 사줬습니다.

사진 오른쪽의 크로스 실루엣 프레임은 제가 돈 주고 샀고요.

직접 조립해 보니 색분할이나 골다공증의 수준은 SD EX-스탠다드 시리즈와는 비교하기가 미안할 정도로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완벽하지는 않고, 하이뉴 건담이나 레전드 BB 같이 색분할이 훌륭한 BB전사 제품보다 약간만 발전된 수준이네요.
눈 부품, 머리 발칸포, 가슴과 하박부 등 상반신의 색분할에는 신경 많이 쓴 게 역력히 보이는데, 다리는 그냥 허여멀겋게 나왔습니다.

뭐 제타 건담 디자인이 원래부터 워낙 곳곳에 자잘하게 여러 색을 써놔서 분할이 어려운 점도 감안해야겠죠.

실제로 색분할이 완벽하게 돼있는 제타건담 건프라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비싼 PG도, 최신 RG도 분할 안 된 부분이 있다는 말씀...

골다공증도 BB전사 후기 제품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긴 하지만 있습니다.
뿔 뒷면, 윗팔, 손뒷면, 발등, 발바닥, 스태빌라이저, 라이플... 이렇게 있을 만한 곳에는 골다공증이 다 있네요.

다만 기존 SD 킷의 손 뒷면 골다공증은 누가 봐도 골다공증 티가 나는 반면,
SDCS의 손 뒷면 모양은 덜 골다공증스럽게 바뀌어서 언뜻 보면 골다공증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결론은 SDCS 또한 그럴 듯한 결과물을 위해선 기존 SD건담 중 가장 잘 나온 것 정도의 골다공증 수술과 부분 도색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보다 2배 정도의 가격으로 완벽에 가까운 색분할에 골다공증 없는 SD 건프라를 내면 살 사람 많을 것 같은데 절대 안 내주네요.

그렇다면 크로스 실루엣(CS)이란 건 그냥 번지르르한 이름뿐이고 결국 이전의 SD BB전사로 다시 회귀한 것인가? 하면 그건 아닙니다.
SDCS만의 특징은 바로 프레임 구조인데요.

제타건담 킷에 동봉된 SD 프레임과 별매의 CS 프레임, 이렇게 두 종류의 프레임을 선택해서 조립할 수 있습니다.

이 프레임 구조가 여러 부분에서 이전의 SD 건프라들 대비 SDCS의 차별성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우선 프레임 교체의 주목적이기도 했던 프로포션의 변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SD 초창기의 2두신이 가장 친근하지만 최근의 BB전사나 EX-스탠다드는 거의 3두신에 가까워졌는데요.
SDCS의 SD 프레임 프로포션은 EX-스탠다드와 거의 유사하고, 별매의 CS 프레임을 적용하면 3두신도 넘어가게 됩니다.

아무래도 프레임 구조를 가져가려니 기럭지가 어느 정도 필요했을 것 같고요.
다른 모델들이나 영상물 등을 봐도 SD도 점점 키가 크고 늘씬해지는 것이 요즘 추세인가 봅니다.
비율만 따지면 BB전사 Z건담 킷이 저한테는 딱이긴 한데, 20세기 유물을 이제 와서 만들 만큼의 용기는 없네요.

사진 출처: 달롱넷


프레임 구조의 채용으로 인한 또다른 반가운 변화는 폴리캡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BB전사의 경우 구조 상 팔꿈치 관절 반쪽이 폴리캡이어야 했고, 곳곳에 폴리캡이 드러나서 보기 흉하고 도색도 곤란했더랬습니다.
그리고 폴리캡 관절은 가동 좀 시키다 보면 헐렁해지고 빠지기 일쑤였죠.
SDCS에서는 폴리캡이 폴리스티렌 재질의 프레임으로 완전히 대체되면서 좀더 짱짱해진 느낌입니다.
하지만 SD 프레임의 고관절은 좀 잘 빠지긴 하더군요.

킷에 기본 포함된 SD 프레임의 치명적인 단점은 팔꿈치 관절이 없다는 것입니다.

팔꿈치 가동을 원한다면 별매 CS 프레임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원가절감의 극한을 달리던 EX-스탠다드에조차도 있었던 팔꿈치를 삭제하다니 반다이가 돈독이 제대로 올랐나 봅니다.
크로스 실루엣 프레임은 박스 안에 떨렁 러너 하나만 있는 주제에 EX-스탠다드 킷과 동일한 600엔씩이나 합니다.
아무튼 CS 프레임으로 교체하면 팔꿈치와 무릎 관절도 생기고, 고관절도 정교하게 바뀌어서 포징의 자유도가 높아집니다.

각 관절의 가동 범위는 90도도 될까말까 하고, 스커트가 고정식이라서 정확히 원하는 포즈를 잡아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가동이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차이는 큽니다.

SD 프레임의 가동성과 골반 고정성 문제를 생각하면 CS 프레임은 거의 필수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600엔이나 더 주고 산 CS 프레임이라고 단점이 없는 건 아닌데요.
제타 건담에 CS 프레임을 적용하면 발목이 붕 뜹니다.
재작년에 산 바지를 입은 성장기 어린이처럼 발목만 껑충하니 올라가 있는 이런 모습은 짤뚱함이 생명과도 같은 SD와는 상극이라고 봅니다.

정강이 CS 프레임을 좀 잘라서 짧게 맞춰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CS 프레임의 다리 비율이 마음에 안 든다면 아래 사진처럼 상체만 쓰고 하체는 SD 프레임으로 놔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프레임 호환성을 추구한 부작용인지 SDCS 제타 건담은 변형이 안 됩니다.
전 사실 굳이 변형된 웨이브 라이더 형태로 전시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변형을 구현하려다가 프로포션, 가동성, 부품 강도가 망가진 건프라 킷들의 사례를 많이 봐와서 건프라의 변형은 회의적으로 봅니다.
사실 저는 변형보다는 하이퍼 메가 런처가 안 들어 있고 날개가 고정돼서 접을 수 없는 점이 더 아쉽네요.

네, 그렇습니다. 하이퍼 메가 런처가 안 들어있습니다.

위 사진은 HGUC의 하이퍼 메가 런처를 들려준 것인데요. 크긴 하지만 들 수는 있네요.
SDCS 제타 건담 킷의 실제 무장은 빔 라이플, 빔 사벨, 그리고 실드의 단출한 구성입니다.
라이플과 사벨은 색분할 따위 없이 각각 통짜부품 하나로 돼있습니다.
이왕 새 SDCS 시리즈를 낸 만큼 빔 사벨도 투명 부품 써서 내주면 참 좋았겠지만 그냥 SD 전통을 따라 도색이 필요한 통짜로 나왔고요.
참고로 설정 상 제타 건담의 빔 사벨 손잡이는 흰색이 아니고 회색입니다.

빔 라이플은 차라리 접합선이 생기더라도 양쪽 부품으로 좀 나눠줬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빔 라이플에 골다공증은 물론이고 수축 싱크 마크도 확연히 보여서 좀 별로입니다.

아무튼 SDCS 제타 건담은 단점도 없진 않지만 종합적으로 품질이 꽤 우수하고, 품질도 품질이지만 일단 예뻐서 추천할 만한 킷입니다.
주관이 다소 개입된 판단이기는 하나, 지금까지 출시된 SDCS 제품 중에는 제타 건담이 가장 예쁘게 나온 것 같습니다.
액션 포징을 원한다면 크로스 실루엣 프레임 화이트도 함께 구매하시는 걸 추천하는데요.
CS 프레임이 내용물 대비 비싸긴 하지만, 사실 600엔이 요즘 세상에 큰 돈은 아니죠.

결론적으로 SDCS 제타 건담은 한 20년 만에 꽤나 훌륭한 모습으로 돌아온 제타 건담의 SD 건프라로서,
기동전사 Z건담과 SD의 팬이시라면 필구하셔야 할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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