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 사자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8.11.06 RG MSN-04 Sazabi 완성 4
  2. 2018.11.01 RG MSN-04 Sazabi 제작기 #2 - 도색 10
  3. 2018.10.16 RG MSN-04 Sazabi 제작기 #1 - 개수 및 디테일 업
2018. 11. 6. 00:35

RG MSN-04 Sazabi 완성

RG 사자비 도색 완료했습니다.
오랜만의 도색이라 간단하게 끝내려고 했는데 신경 쓰이는 부분이 여러 군데 있어서 여기저기 건드리다 보니 일이 좀 커지긴 했습니다.
RG 사자비 킷이 프로포션, 가동성, 디테일은 훌륭하지만 버니어 색분할 안 돼있고, 접합선도 있고,

구조가 약해서 군데군데 부러지기도 하는 등 아쉬운 점도 꽤 있더군요.
제가 여기저기 손 대고 분할도색한 내역들은 저의 지난 작업기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내공이 부족하여 메탈릭 도색은 하지 않고 솔리드 반무광으로 도색했습니다.
계획은 붉은 장갑 부분을 3단계 톤으로 도색하는 거였는데,
실제로 칠해 보니 1단계와 2단계가 너무 비슷해져서 아주 이상한 색 조합이 돼버렸습니다ㅜㅜ

육덕진 사자비 주제에 팔다리 가동성이 쫙쫙 접혀주는 것은 정말 좋긴 하나, 반대로 팔다리를 일직선으로 쭉 뻗지를 못합니다.

직립 자세의 박력이 2% 정도 감점되네요.
RG 사자비는 살짝 해치 오픈 기능 비슷하게 장갑을 전개할 수 있습니다.

제가 건프라에서 손 놓고 있던 와중에 기존의 반다이 액션 베이스 1과 2를 대체하는 액션 베이스 4와 5가 새로 나왔더군요.

높이와 각도 조절이 번거롭다는 단점 외에는 고정성, 확장성, 액션의 자유도 등 모든 면에서 액션 베이스 1, 2보다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액션 베이스 2는 바닥 패널 연결부품과 기둥 지지대 고정성이 꽝이고 투명 컬러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 업그레이드가 대환영입니다.
RG 사자비는 덩치가 좀 크긴 하지만 1/144 스케일용 액션 베이스 5로도 충분히 커버가 됩니다.

각 부분 디테일입니다.

Funnel은 대부분의 한국 분들이 일본 발음 환네루를 나름 한국식으로 순화해서 판넬이라고 발음하시지만
터널(tunnel, 참고로 일본 발음은 톤네루입니다)과 맨 앞 자음 하나만 다르니까 외래어 표기법 상 퍼널이라고 쓰는 게 맞습니다.
Funnel은 깔대기라는 뜻인데, 큐베레이에 사용된 최초의 퍼널이 깔대기 모양이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붙인 듯합니다.

직립자세만 찍으면 심심하니까 도색 까짐에 주의해가면서 포징을 좀 해보겠습니다(하지만 결국 까졌습니다ㅜㅜ).

빔 부품은 그라데이션 도색을 하긴 했는데 빔 느낌이 안 나고 마음에 안 드네요.
나중에 시간 나면 신너탕에 담궜다가 새로 칠할까 봅니다.

모노아이와 센서 류는 형광 그린으로 칠했기 때문에 블랙 라이트를 비추면 빛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빔 부품은 원래부터 사출색이 형광 그린이라 블랙 라이트에서 빛나고요.

새 액션베이스에는 퍼널 등을 고정할 수 있는 3mm 짜리 구멍도 많이 뚫려있어서 좋습니다.
퍼널 거치에는 3mm 연질 프라봉이 제격인데 사진 한 장 찍자고 새로 사긴 좀 그래서
뉴건담 Ver. Ka에 들어있는 핀 퍼널 거치 부품과 액션 베이스 4에 포함된 보조 지지대를 활용했습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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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1. 01:53

RG MSN-04 Sazabi 제작기 #2 - 도색

저의 이번 RG 사자비 도색 작업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자비 하면 뭐니뭐니 해도 그 온몸을 둘러싼 '붉은 혜성 샤아'의 상징적인 빨간 색인데요.
MS 대도감에 나온 설정 일러스트도 그렇고, 구판 MG나 HG 사자비의 사출색도 두 가지 톤의 진한 붉은 색으로 돼있었습니다.

그런데 MG 사자비 Ver. Ka의 경우 한 눈에도 확연한 쓰리 톤 사출이고, RG도 투 톤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미묘하게 3단계 톤입니다.

바로 옆에 놓고 눈에 힘을 주고 보면 D 런너의 부품들이 F 런너의 색보다 아주 미세하게 약간 더 진한 빨간색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투 톤이든 쓰리 톤이든 적절한 도료를 찾아내기 위해,

갖고 있던 모든 붉은 도료들을 동그란 플라스틱 메모 자석에 시험 삼아서 한 번씩 다 뿌려봤습니다.
제가 이렇게저렇게 사모았던 불그스름한 색깔 도료들이 9가지나 되더군요.
밝은 색부터 어두운 색 순서로 사진 왼쪽부터 GSI 건담 핑크 2, 피니셔즈 새먼 핑크, 루미 레드, 브라이트 레드,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 피니셔즈 실크 레드, IPP 수퍼 이탈리안 레드 2, 피니셔즈 마룬, GSI 건담 레드 2입니다.

위 사진에서 색상의 밝기를 비교해보면 RG 사자비의 붉은 사출색들은 세 가지가 몽땅 다 실크 레드에 가깝습니다.
RG 사출색은 밝기가 아니라 채도 차이로 레드 톤들이 구분되는 듯하네요.
다른 키트들은 머리 뿔이나 어깨 뽕 부분의 색이 밝은 색이지만,

RG에선 밝기는 거의 같고 대신에 빨강이라기보다는 핑크에 가까운 더 탁하고 연한 색입니다.
저는 탁하고 칙칙한 색깔보다 밝고 채도 높은 색깔을 선호하기에 최종적으로 사출색과는 다르게 아래와 같은 세 색깔을 선택했습니다.
- 밝은 레드: 피니셔즈 루미 레드 + 새먼 핑크

- 중간 레드: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

- 어두운 레드: IPP 수퍼 이탈리안 레드 2


세 톤의 배색은 RG 사자비의 사출색을 기본으로, MG Ver. Ka와 설정 일러스트도 참고해서 살짝 몇 군데 배치를 바꿨습니다.

그런데 이 빨간색들 칠하면서 참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어두운 레드는 처음에는 수퍼 이탈리안 레드 2가 너무 어두운 것 같아서 피니셔즈 실크 레드와 마룬을 혼색해서 칠했으나...
도색 후 건조 중에 두 도료가 분리되면서 부품이 얼룩덜룩해지는ㅜㅜ 현상이 발생해서 신너탕에 담그고 재도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일은 처음 겪어보는데요. 피니셔즈 도료들을 혼색할 때는 충분히 주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는 정말 채도가 높고 순수한, 영롱하고 아름다운 빨간색이라서 중간 톤으로 골랐는데요.
단점은 이게 반투명 색이라는 겁니다.
프리미엄 레드뿐 아니라 모든 붉은 도료들은 은폐력이 떨지기 때문에 은폐력이 높은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핑크를 밑색으로 올려줬습니다.

그런데 밑색 비치는 것만 문제가 아니고, 희석 농도와 어떻게 뿌리냐에 따라 색 밝기가 변하는 것이 골칫거리거든요.
결국... 일부 프리미엄 레드 도색 부품은 밝은 레드와 거의 비슷하거나, 어떨 때는 오히려 더 밝기도 했습니다ㅜㅜ
이 문제는 나중에 데칼 다 올리고 마감제 뿌린 후에 조립하다가 발견한 거라서 어찌할 도리가 없네요.
나름 고심하고 머리 써서 쓰리 톤 색분할을 한 건데 안 한만 못한 결과가...

아무튼 빨강 이외의 다른 색들은 다음과 같은 도료들을 사용했습니다.

- 백팩 및 무기 검정: 가이아노츠 미드나이트 블루

- 버니어 및 파이프 노랑: 피니셔즈 딥 옐로우 + 파운데이션 크림 + 루미 오렌지

빨간색과 마찬가지로 노란색도 은폐력이 낮아서, 밑색으로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크림을 먼저 깔아줬습니다.
- 프레임 회색: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그레이 + 퓨어 블랙
프레임 부품들 간에도 톤이 좀 나뉘어 보이도록 혼색 비율을 2가지로 달리 했습니다.

- 라이플 회색: 피니셔즈 퓨어 블랙 + 파운데이션 그레이
프레임보다 더 어두운 회색으로 조색해줬습니다.
- 프레임 일부 포인트 은색: 피니셔즈 퓨어 블랙 위에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

- 카메라 녹색: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 위에 가이아노츠 형광 그린
지난 번 RG 프리덤에 썼었던 메탈릭 위의 클리어 형광이 은근히 건프라 카메라 표현에 좋길래 또 써봤습니다.

모노아이는 4mm 클리어 돔 디테일 업 제품을 썼고요. 돔 부품의 녹색이 옅어서 형광 그린 도료를 덧입혀줬습니다.
- 빔 사벨, 빔 액스 부품: GSI 화이트, 가이아노츠 형광 그린, GSI 터쿼이즈 그린으로 그라데이션

본격적인 빔 이펙트 부품 그라데이션 도색에는 처음 도전해봤는데, 뭔가 빔이라는 느낌이 잘 안 나는 것이 맘에 좀 안 드네요.
테크닉이 문제인 건지, 센스가 문제인 건지, 아니면 둘 다인지...
다음번에는 뭔가 좀더 손잡이 가까운 쪽에서 그라데이션이 끝나고 투명 부분이 더 많이 남도록 하고,
빔 액스는 그라데이션이 좀더 울퉁불퉁하게 되도록 도색해볼까 합니다.

RG 치고는 마스킹 분할도색이 필요한 부품들이 많습니다.
일단 버니어 쓰러스터와 아포지 모터 종류는 내부 색분할이 안 돼있어서 마스킹 도색 해줬고요.

백팩 작은 버니어의 안쪽 회색 분사구는 타미야 미디엄 그레이 에나멜로 붓도색했습니다.

외장 부품 중에는 반대면에 프레임 색을 칠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어쩌면 반다이에서 나름 의도적으로 저렇게 뽑은 건지도 모르지만 제 취향은 좀 다른지라 일일이 회색으로 칠해줬습니다.

또 킷에 보면 은색 스티커 씰을 붙여서 디테일을 주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 스티커들을 마스킹 테이프 대용으로 써서 분할 도색했습니다.
프레임에는 제 맘대로 은색으로 포인트 도색한 부품도 있는 만큼 스티커 씰 부위를 은색으로 칠했지만,
장갑 도색은 솔리드 무광으로 할 예정이라서 장갑 부분은 스티커 부위를 밝은 회색으로 마스킹 도색했습니다.

그리고 또 그냥 단지 멋있어 보이려고 분할도색한 부품도 몇 개 있고요.

도색 후 먹선 작업은 타미야 패널라인 액센트 컬러로 했습니다.
기존에 블랙, 그레이, 브라운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를 소유 중이었는데, 제가 모형에 손 놓고 있는 사이에 다크 브라운도 나왔더군요.

사자비의 진한 빨강에는 기존의 브라운보다는 다크 브라운이 어울릴 것 같아서 새로 샀는데, 나름 만족스럽네요.
액체상태일 때는 너무 검은 것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됐었는데, 건조 후 결과물을 보니 꽤 괜찮더군요.
빨간 바탕의 패널 라인은 다크 브라운, 노란 바탕에는 브라운, 그 외 다른  패널에는 블랙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로 먹선을 넣었습니다.

데칼은 모델링홀릭의 습식 데칼을 사용했고, 거의 매뉴얼대로만 붙였습니다.

그런데 설명서 대로 붙이면 왼쪽 스커트 부분의 CD (Casval Deikun) 퍼스널 마크가 원작 애니와는 크기도, 색상도, 디자인도 달라지는데요.
크기가 좀 작긴 하지만 원작 디자인과 같이 높은 음자리표처럼 생긴 금색 데칼로 바꿔줬습니다.

마감은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로 했습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고무 지우개 같은 투박한 무광이 아니라,

플라스틱한 광은 잡지만 윤곽의 은은한 광택은 살리는 매끄럽고 고급진 느낌의 반무광이랄까요?
스케일 모형에는 어떨지 몰라도 건프라 같은 캐릭터 모형의 표면으로는 맘에 쏙 드는 마감제입니다.


이상, RG 사자비 도색을 완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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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16. 23:48

RG MSN-04 Sazabi 제작기 #1 - 개수 및 디테일 업

RG 사자비 킷이 정말 잘 나왔다고 소문 났더군요.
얼핏 봐서는 프로포션이며 디테일이며 가동성이며 뭐 흠 잡을 데가 없는 것 같습니다.

화제성 있는 신상으로 오랜만에 도색작업에 복귀해 보고자 이 녀석을 점찍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무리하지 않고 스트레이트 빌드에 전체 도색만 하려고 했습니다만...
RG 사자비가 완성도가 좋기는 하지만 문제도 꽤 있어서 이곳저곳 손을 댈 수밖에 없더군요.

먼저 '개수'에 해당되는 부분인데요.
개수라고는 해도 팔다리를 늘린다거나 하는 대공사는 아니고 킷의 조립 상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간단 개수 정도입니다.
일단 유튜브 리뷰를 보니 어깻죽지 안쪽 관절이 쉽게 파손되는 문제가 있다더군요.
관절이 너무 빡빡해서 반복되는 가동 중에 관절핀이 비틀려 끊어지는 건데요, 특히 도색한다고 뺐다꼈다 하면 더 파손 위험도가 높습니다.
문제의 G26 부품의 핀을 조립 전에 가공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사포질하기는 어려운 위치라서 아트 나이프로 살살살 돌려깎아줬습니다.

그리고 어깨 앞뒤 장갑 조립 시 잘 맞물리지 않고 빨간 부품과 핑크 부품 사이에 틈이 생기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핑크색 부품들에서 사진의 화살표 위치에 있는 숫핀의 길이가 암핀의 깊이보다 더 길더군요.
그래서 니퍼로 한 0.5mm 정도 잘라줬더니 틈 없이 잘 들어맞았습니다.

또한 실드 연결부품이 문제인데요, 실드가 팔꿈치 방향으로 오는 각도에서만 팔에 꼭 맞게 장착이 됩니다.

실드는 팔꿈치보다는 팔꿈치 바깥 방향으로 오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그쪽으로 돌려주려고 하면 실드 연결부품의 모서리가 팔을 밀쳐내면서 팔에서 살짝 빠집니다.
실드가 아주 빠져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애매하게 헐렁하게 팔꿈치에 얹혀있는 듯한 형상이 돼버려서 언제 떨어질까 불안합니다.
그래서 오른쪽 사진과 같이 연결 부품의 꼭짓점 부분을 좀 깎아줬습니다.

사진을 보면 저는 한 1mm 가량 깎았는데 저렇게까지 많이 깎을 필요는 없고요, 살짝만 깎으면 됩니다.
건프라에 칼을 대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은 사진 상의 저 두 부품을 살짝만 빼서 조금 간격을 띄워두셔도 효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래 사진 위치처럼 실드를 돌려서 장착해도 팔에 튼튼하게 결합돼서 빠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도색을 하겠다고 마음 먹고 보니 부품 분할 문제들이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하는데...
우선 프로펠런트 탱크에 완전 정직하게 접합선이 나있습니다.
건프라에서 이런 당당한 접합선은 꽤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요, 어쩌면 RG로서는 최초가 아닐까 싶습니다.
접합선 수정을 해줬죠. 무수지 접착제로 꾹 눌러 접착 후 락카 퍼티 발라서 사포질 해줬습니다.

그리고 RG 사자비에는 자잘하게 색분할이 잘못된 곳이 좀 있습니다.
팔이나 실드 뒷면 붉은 장갑 중간의 까만 부분들, 어깨의 핑크색 부분도 사실은 프레임 회색이나 다른 색이어야 맞을 것 같습니다.
다 마스킹 도색 대상이죠.

이런 것들은 사실 따지고 보면 별로 문제가 안 되고 진짜배기가 따로 있는데, 바로 버니어와 아포지 모터 류의 노즐들입니다.
MG 사자비 Ver. Ka와는 달리 노즐의 색분할이 완벽하지 않아서, 버니어 쪽은 대부분 다 마스킹 도색을 해야겠더군요.
버니어 8개가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그 중에 2개만 색분할해놓는 건 대체 무슨 심보일까요?

사자비는 로켓 노즐 형상의 버니어들이 많은데요.

MG Ver. Ka를 보면 바깥쪽은 회색, 안쪽은 노란색, 그리고 맨 안쪽 분사구 부분은 다시 회색으로 돼있습니다.

※ 이 사진은 RG가 아닌 MG 사자비 Ver. Ka입니다.

일단 버니어 노즐 안쪽이 노란색인 것은 단순히 MG Ver. Ka의 기술력 과시를 위해 넣은 것이 아니고,

MS 대도감을 보면 엄연히 설정화에도 명확히 나오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저도 RG 사자비 버니어 색분할을 Ver. Ka 기준으로 할 예정이고, 처음에는 그냥 마스킹으로 분할도색을 적용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RG 사자비의 팔이나 양 옆 스커트의 노즐은 그나마 최소한의 부품 분할이라도 되어 있지만,

다리와 백팩은 전혀 자비 없는 통짜 부품이더군요.
특히 다리 버니어는 안쪽이 좁은 데다가 중앙 분사구 형태가 복잡해서 안쪽을 분할해서 칠하려면 마스킹 난이도가 상당합니다.
사실 과학적으로 보면 버니어 노즐의 안쪽은 아무 것도 없이 그냥 밋밋하고 throat라는 구멍이 뻥 뚫려있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냥 구멍보다는 뭔가 기계장치 같은 것이 있는 게 멋져 보이니까 분사구 구조물을 만들어놓으려는 건데요.

아무튼 여기부터가 디테일 업 작업이 되겠습니다.
버니어 색분할의 대책으로 우선 생각 나는 것이 메탈 버니어로 교체하는 것인데요.
다리 뒤쪽 버니어들이 난관인데, 버니어 세 개가 한 부품으로 붙어있는 데다가

그 자체가 다른 부품의 연결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버니어 교체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워 보입니다.
버니어 안쪽의 고난이도 마스킹 도색 작업과 까다로운 메탈 버니어 교체 작업 중 제 선택은요... 버니어 교체였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작업 후반부에 불확실성을 가져가는 것보다는 손은 많이 가더라도 미리 초반에 노가다를 해놓기로 했네요.

다리 뒤쪽 버니어는 위 사진과 같은 덩어리 부품을 세 조각으로 잘라내고 모델업제 SV 버니어 7mm로 교체해 줬습니다.
다리 옆면 버니어 노즐도 메탈 버니어에 맞게 기존 부품들을 썰고 깎아낸 후 모델업 SV 버니어 11mm로 바꿔 달아줬습니다.
과학적으로는 diverging section 안쪽면에 저렇게 뱅글뱅글 몰드가 파여 있으면 와류 생기고 효율이 나빠지겠지만,

보기에 예쁘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죠.

백팩의 큰 버니어와 형태가 맞는 메탈 버니어는 제가 갖고 있지 않아서 대신에 분사구 부분에만 2.5mm 메탈 비즈 하나 심어줬고요.
잠깐, 그렇다면 다리 버니어도 가운데 메탈 비즈만 심어주면 훨씬 간단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이쯤에서 들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입니다ㅜㅜ
작은 버니어에는 비즈조차 심을 공간이 안 나와서 가운데에 송곳으로 구멍을 콕 찍어줬고, 나중에 붓도색으로 등으로 커버해볼 생각입니다.


팔과 옆스커트 노즐은 중앙부에 부품 분할이 돼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입 닦고 넘어가기는 미안하니 중앙 분사구 핀을 자르고 2mm 메탈 비즈로 교체해줬습니다.
그리고 팔의 버니어는 크기에 비해 너무 두께가 두꺼워 보여서 로터리 툴로 안쪽을 갈아서 넓혀줬습니다.

뒷 스커트 양쪽의 아포지 모터 부분도 사실감을 주기 위해서 구멍을 뽕 뚫어줬습니다.

복부 메가입자포는 색분할도 그렇고 형상 자체가 마치 메탈 비즈를 꼽아 달라고 호소하는 듯한 모양새라서 2mm 메탈 비즈를 심어줬습니다.

디테일 업이라고 하면 뿔 연마를 빼놓을 수 없죠. RG 사자비의 머리 뿔은 처음부터 꽤 뾰족하게 나온 편이라서 조금만 갈아냈습니다.

모노아이도 디테일업 부품으로 교환할까 말까 하던 차에 때마침 킷 부품이 똑 부러지더라고요.

어깻죽지도 그렇고, 모노아이도 그렇고, RG 사자비가 킷이 좀 전반적으로 튼튼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갖고 있는 4mm 클리어 돔 디테일업 부품의 녹색이 좀 옅어서 클리어 도료를 뿌려 좀더 진하게 만들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표면 정리 작업입니다.
RG 사자비의 외장은 둥글넓적한 부분이 많고 부품 안쪽에는 칸막이 같은 구조물이 많아서 눈에 띄는 수축 싱크 마크들이 많습니다.

크고 작은 싱크 마크 부위들을 전부 다 사포로 갈아주었고요.
게이트 자국과 파팅라인도 사포로 밀어주는 정도로 해서 표면정리는 마쳤습니다.

도료가 정착되기 힘든 폴리프로필렌 재질의 MS 조인트에는 피니셔즈 멀티 프라이머를 뿌려줬고,
메탈 버니어 부품과 비즈에는 메탈 프라이머를 올려줬습니다.

일반 폴리스티렌 부품들은 세척만 잘 해준 후에 서페이서를 뿌리지 않고 바로 도료를 칠했습니다.
집에 회색 서페이서밖에 없어서 자칫 잘못하면 빨간색이 칙칙해져 버릴지도 몰라서요(귀찮은 것도 있고ㅋ).

이렇게 해서 간단 개수, 디테일 업, 표면정리를 마치고 RG 사자비를 도색할 준비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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