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 XIII + PS3 간단 소감

Merry Christmas~

저 자신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요즘 나온 슬림형 PlayStation 3와 최근에 나온 FINAL FANTASY XIII을 구입했습니다.

사진 상으로는 FINAL FANTASY XIII 케이스 로고 뒤의 이미지가 회색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은색입니다.

케이스 앞뒤 표지의 일부분이 은색 바탕에 인쇄되어 있네요.

이게 초회판이라 이런 건지 다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FINAL FANTASY XIII은 내년 1월 29일에 한국에도 정식으로 발매되고,
PS3(HDD 250GB)와 FF13의 동봉판으로 '라이트닝 에디션'이 발매되기도 할 예정이긴 합니다만...
1) 빨리 해보고 싶어서 정발을 기다릴 수가 없었고
2) 지금까지의 시리즈를 일판으로 소장해왔기 때문에 갑자기 정발판이 끼면 모양새도 이상하고...
3) 무엇보다 라이트닝 에디션의 디자인 때문에 뒤도 안 돌아보고 비싼 돈 주고 일본판 샀습니다.

슬림형 PS3가 아직은 블랙밖에 안 나왔습니다만
라이트닝 에디션은 깔끔한 세라믹 화이트 컬러라서 미적인 면과 희소성 면에서 메리트가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저 꽃핑크빛 라이트닝(FF13의 여주인공)의 문양입니다.
30대 후반의 아저씨가 사기에는 미♡놈 소리 듣기 딱 알맞은 색깔이 아닐까... 싶네요.
(플레이할 때 머리에 꽃 꼽고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암튼... FF13과 검정 슬림 PS3 따로 사고 2인 플레이를 위해 듀얼쇼크3 무선 컨트롤러도 하나 추가로 사고...(1P 2P 구분이 쉽도록 흰색 샀네요)
게임 타이틀도 '리틀 빅 플래닛'과 화제의 '언차티드2'를 추가로 구입했습니다.

슬림형 PS3가 기존 모델에 비해서 꽤 얇고 가벼워지고 전력 소모도 줄고 발열도 줄었다고는 하는데...
게임 한 번 하고 디스크를 꺼내면 살짝 뜨겁다고 느껴지는 것이... 아직도 열이 꽤 나나 봅니다.
그럼 구형은 열이 얼마나 많이 난다는 것인지...

리틀 빅 플래닛은 수퍼 마리오를 사랑하는 마눌님께서 좋아할 만한 귀여운 스타일이더군요. 한글화도 되어 있고...
언차티드2는 정말 그래픽이나 연출이나 스토리나 잘 찍은 모험액션 영화 하나를 체험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맛만 보고 끄려고 했는데 옆에서 구경하던 마눌님께서 '다음이 궁금하다'고 계속 해보라고 하는 통에
파이널 판타지 XIII 개봉이 한 시간 정도 늦어졌다는...

아직 많이 해보지는 못했지만...
(루X웹에서는 11장까지 안 가본 사람은 소감을 쓰지 말라는 분위기던데...)
이건 대박입니다~~

원래부터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하드웨어 플랫폼을 바꾸고 처음으로 내는 작품이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새 플랫폼에 걸맞는 타이틀이 되기 위해 새로운 요소도 많이 넣고 암튼 더 많은 스탭들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일 듯...

수퍼패미콤 최초의 IV가 스토리가 정말 좋았고...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처음 나온 VII이 최초의 3D인 데다가 개성 넘치는 주인공들이 정말 좋았고...
플레이스테이션2 최초의 X이 스토리나 그래픽 등 전반적으로 좋았고...

제가 좋아하는 작품도 IV, V, VI, VII, X입니다.
여기에 XIII이 추가될 것 같네요.

눈 튀어나올 듯한 그래픽, 막 감정이입이 되어버릴 것 같은 애절한 스토리, 스트레스 쌓이지 않는 시스템, 분위기 있는 음악까지 골고루 높은 점수를 줄 만합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단점으로 지적하는 것이 '외길 진행'입니다.
일본식 RPG는 원래부터 '플래그 세우기' 식의 '논리적인 외길 진행' 형태입니다만...
파이널 판타지 XIII의 초중반부는 정말 그 도가 지나쳐서 '물리적인 외길 진행'입니다.
('11장까지 안 가봤으면 말을 하지 말라'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만...)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필드도 없고 던전 탐험이나 샛길이나 이런 것도 일체 없습니다.

Grand Theft Auto 시리즈로 대변되듯이 요즘 게임들이 점점 플레이어의 자유도가 높아지는 추세인데
안그래도 외길인 전작들보다도 더욱 자유도가 낮아졌으니 반발하는 유저들이 많을 수밖에요.

뭐 저는 개인적으로 외길 진행에 큰 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11장보다 좀더 일찍 자유도가 높은 필드가 나와주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정도?


아무튼 많은 장점들 중에서도 영상의 퀄리티는 정말 '압도적'입니다.

이벤트 씬을 보면 미리 만들어둔(pre-rendered) CG 무비와 실시간 CG 장면이 번갈아 왔다갔다 하는데,
이 둘은 눈으로 구분이 가능하긴 하지만 '퀄리티가 크게 차이난다'는 느낌이 아니라는 것이 대단합니다.
(이게 CG 무비 퀄리티가 평균이하라는 뜻이 아니란 사실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해보신 분이라면 다 아시겠죠)

그리고 이 미친 듯한 그래픽은 정말 구석구석까지 대단합니다.

예를 들면 일본판과 구미판은 이벤트 씬의 영상이 다릅니다.
어디가 다른고 하니 말하는 사람들 입 움직임이 달라요.
성우들 녹음할 때 입모양을 모션캡쳐해다가 그래픽 영상 싱크를 맞췄다나 뭐라나...

다분히 서양인처럼 생긴 캐릭터들이 유창하게 입모양까지 맞춰가며 일본어를 해대는 모습은 소름이 끼치더군요.
(이 시점에서 한국어판이 나올 확률은 0%에 한없이 가까워진다는...)

일본어 버전 트레일러 (출처: YouTube)

영문 버전 트레일러 (출처: YouTube)

그리고 캐릭터들이 참 매력적이네요(특히 여캐릭^^).
그래픽의 퀄리티가 높아진 덕택도 있겠지만 암튼 매력적입니다.

플레이해보기 전까지는 '세라'라는 얌전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캐릭터가 맘에 들은 반면...
주인공인 '라이트닝'은 드세 보여서 싫었고,
'바닐라'는 다른 여캐릭들에 비해 약간 딸리는 외모 때문에 별로였는데...
실제로 살아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다르네요.

라이트닝은 드세고 쿨한 건 맞긴 한데
'의지가 되는 강한 누님' 스타일이면서도 여성스러움이 배어난달까 암튼 매력적입니다!
성우 사카모토 마아야(坂本真綾, 이분이 VII의 에어리스 역할도 했더랬습니다)씨의 목소리 연기가 착착 감기는군요.
아아~ 역시 '여자는 튕겨야 제맛'이라는 걸까요^^?

그리고 바닐라는 밝은 성격, 귀여운 목소리, 애교 섞인 몸짓이 외모의 단점를 커버하고도 남는 매력을 발산하는군요.
가만히 세워놓아도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드는 것이~^^


스토리의 완성도도 역대 파판 시리즈 중 순위권 아닐까 싶네요.
얼기설기 엮인 인물들의 인연과 슬픈 이별 등등...

아, 그런데 스토리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VII과 비슷합니다.
초반의 무대가 인공적이고 기계적인 분위기의 공중도시(VII의 미드가르, XIII의 행드엣지)인 점,
주인공이 기차 타고 와서 시작하는 점,
주인공 직업이 원래는 적 세력의 군인이었다는 점,
주인공의 정체가 이야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 등등...

그런데 저는 아직 끝까지 못가봐서 잘 모르는데
어떤 일본 유저는 엔딩에 경악하고 격분한 나머지 이렇게 파판XIII의 BluRay Disc를 뽀개버렸다고 하는군요.
(와중에 바로 그 라이트닝 에디션이네요. PS3 본체 부수지 않은 게 다행...)
대체 얼마나 실망스러운 반전이 있길래...
(전 아무리 실망스럽더라도 10만원 넘게 주고 산 제품을 부술 용기는...-_-)

아무튼... PS3를 갖고 계시고 외길 일자 진행의 일본식 RPG를 소름 돋을 정도로 싫어하지 않으신다면
꼭 해봐야 할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크리스마스를 파판XIII과 함께 보내기 위해 무리해서 비싸게 일본판을 구해서 했지만
1월 29일에 한국 정식발매 예정이니 그 때 구입하시는 것이 좋을 듯...

(날짜 상으로 봤을 때 정발판은 영어판이 아니고 일본어판일 확률이 90%입니다
영어판이 1월 29일에 나올 수 있다면 미국에 3월에 발매할 리가 없겠죠.
나머지 10%는 뭐냐면 PS3용 영문판은 이미 완성되어 있어서 1월 29일에 한국 발매를 하고,
XBOX360용 영문판의 완성을 기다렸다가 북미/유럽에 3월 동시발매를 한다... 는 시나리오 정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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