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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6. 03:11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1 - 가조립



정말 작업 진도가 이상하게 잘 안 나가서 이제야 가조립 작업기를 올립니다.
윗 사진은 건프라월드 온라인 컨테스트 공고 후에 봉지를 까고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증샷인데요.
벌써 한 달이나 지나서 작업기를 올리면서 뭘... 별 의미 없는 인증샷입니다.

1. 세척

세척 얘기부터 나오는 작업기는 아마 거의 못 보셨을 겁니다.
지금까지 해놓은 작업이 너무 없어서 이번 세척엔 최신 테크놀로지가 적용돼서 특별히 소개하려 합니다^^

레진 킷 만들 때 중요한 작업 중 하나가 바로 이형제를 세척하는 일이죠.
레진 부품이 실리콘 틀에 붙어버리지 말라고 바르는 기름 같은 것이 이형제입니다만,
이 이형제를 제대로 씻어내지 않고 작업을 하게 되면 접착이나 도색도 잘 안 되고,
설령 도색이 다 된 후라고 해도 도색이 다 일어나 벗겨져버리는 참혹한 사건을 목격하게 될 수가 있죠.

그래서 보통은 도색 작업 전에 중성세제를 물에 타서 레진 킷 표면의 이형제를 칫솔로 박박 닦아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저는 노동력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처음부터 초음파 세척기로 세척했습니다.


이번에 제가 구입한 SD-80H 초음파 세척기입니다. 안경 쓰시는 분들은 안경점에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요즘엔 좀더 디자인이 예쁘고 기능 많고 저렴한 타사 제품들도 있지만
30년 가까이 초음파 세척기를 꾸준히 만들어 온 '성동 초음파'사를 믿고 구입했습니다.

강력하고 수명이 긴 BLT(bolted Langevin transducer) 진동자를 사용하고, 정밀한 세척이 가능한 40kHz 초음파를 발생시키고,
용량은 1.2L에 보온 기능이 있는 모델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타이머 기능이 없는 정도랄까요?


세척조 크기 상 1/100 스트라이크 제타의 서브유닛 부품은 세척이 불가능합니다.
세척조 크기가 SD-80H보다 커지면 가격이 수직급상승하기 때문에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할 듯하고요.
앞뒤쪽 끝부분만 담가서 세척하고, 중간부분은 치솔에 퐁퐁 묻혀서 닦았어요.


이것이 이번 세척에 사용한 SMP 이형제 제거제입니다. 일종의 약한 신너 같은 유기용제입니다.
500ml 단위로만 팔기 때문에 두 병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엔 물에다가 중성세제 타서 세척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컨테스트 작품이다 보니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특별히 이형제 세척 전용 용제를 구입했습니다.
위쪽 사진에 보시면 초음파 세척기를 스프레이 부스 앞에 놓았는데,
세척 시 이형제 제거제가 증발돼서 집안에 퍼지면 안 좋을 테니 스프레이 부스를 켜놓고 세척 작업을 했습니다.

초음파 세척기의 원리는 초음파가 액체 매질을 통과할 때 그 빠른 진동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캐비테이션(cavitation)이라는 진공 거품이 생겼다가 터지면서 거기서 발생한 에너지로 부품 표면의 오염원을 떼내는 것입니다.

초음파 세척기에서 초음파 발생부는 보통 바닥 부분이기 때문에 부품의 세척하려는 쪽이 바닥을 향해야 하고,
캐비테이션 현상은 액체에서만 생기기 때문에 세척하려는 부품이 고체인 세척기 바닥면에 딱 붙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철사 바구니 같은 것으로 부품을 액체 속에 띄워놓으면 좋지만, 철망이 너무 조밀하면 초음파가 투과를 못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품을 겹겹이 쌓아놓으면 아래쪽 부품이 초음파를 가려서 위쪽 부품 세척이 안 되므로 한 겹만 펴놓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이형제 제거제를 붓고, 적절한 철사 바구니가 없어서 부품들을 그냥 바닥에 펴놓았습니다.


그리고 파워 온!


오른쪽 스위치는 초음파 발생 스위치, 왼쪽 스위치는 보온 기능 스위치인데요.
캐비테이션은 온도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지는데, 물의 경우 75도에서 캐비테이션 발생과 세척 효율이 가장 좋습니다.
이 제품은 물 사용을 가정하고 75도로 보온을 해주는데요. 웬만한 유기용제는 75도에서는 끓어버린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보온 스위치는 몇분만 켰다가 따뜻해졌다 싶을 때쯤 껐습니다.


찌르르르르~~ 하는 소리가 나면서 세척이 되고 있습니다.
2분간 세척하고 나서 부품들을 뒤집고, 다시 2분간 세척했습니다.


유기 용제가 집안에 확산되지 않도록 뚜껑을 덮었고, 말씀 드렸듯이 보온 스위치는 껐습니다.

이렇게 세척하기를 대여섯 번 정도 반복해서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 전체를 세척했습니다.
세척이 다 끝나고 난 이형제 제거제는 다음번에 다시 사용하기 위해 다시 원래의 병에 담아놓았습니다.


2. 가조립 (MS 형태)

이렇게 닦아낸 부품들을 게이트 제거하고, 휜 부품들은 펴고 해서 가조립을 해보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을 수정하고 개수해야 할지 들여다 보고 분석하는 작업인 만큼 킷의 단점과 문제점만 들춰내는 내용이 될 것 같은데요.
아래 나올 내용을 읽고 "이렇게 불평만 늘어놓을 거면 딴 킷 만들지 왜 이거 만들고 있냐?"고 말씀하지 마시고,
가조립 과정이라는 특성을 감안하고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는 반다이 MG 제타건담 2.0의 일부 외장장갑 부품을 레진 킷으로 치환하는 컨버전 킷입니다.
그런데 사진처럼 세우는 것만 해도 만만치 않더군요.
원래 부품들 지탱하기도 버거운 준 낙지건담에 속하는 MG 제타건담 2.0 프레임인데 거기에 돌덩어리 같은 레진을 주렁주렁 달아놓으니
제대로 낙지건담이 됐습니다ㅠㅜ.

저 무거운 서브유닛을 들어올리는 건 언감생심, 서브유닛 끝을 바닥에 올려놓고도 어깨가 휘청휘청합니다.
더 문제되는 것은 양쪽 합치면 서브유닛보다 무거운 등의 윙바인더입니다. 이것들 때문에 허리와 골반 및 몸 전체가 뒤로 기울어집니다.
골반 쪽은 관절을 좀 보강해주어야 할 것 같고, 허리 같은 경우 아예 고정을 해버리든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 사진을 보면 뭔가 좀 허전하지 않으신가요?
아래 오른쪽 사진처럼 곧휴 부품이 윗부분에 양쪽으로 돌기가 있었는데 조립 도중에 부러져버렸습니다.
부품이 너무 얇게 성형된 관계로, 붙여 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아예 그냥 MG 제타건담 2.0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의 상태가 크게 나쁘지는 않은데 좀 상태 메롱한 부품들이 몇 개 있습니다.
특히 반대편이 비쳐보일 정도로 얇게 성형된 부품들이 많습니다.
표면정리 작업 도중에 구멍이 뚫리거나 하지 않도록 그 전에 퍼티 등으로 보강이 필요하겠습니다.
테일 스태빌라이저의 경우 양쪽에 이렇게 얇은 부위가 생겨버린 데다가 안쪽도 마구 퍼티를 칠 수 없는 디테일한 부분이라서 작업이 좀 곤란하네요.

서브 유닛을 보니 실리콘 틀의 일부가 딸려나와 뜯겨진 것도 보이네요.
저는 이런 것 처음 보는데, 제가 가진 킷이 소위 '막타'라는 의미일까요?
뜯겨져서 파손된 실리콘 틀은 다시 사용하지 못할 테니 파기했을 것이고, 제 킷이 그 틀을 파기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든 킷이겠죠.


헤드는 MG 제타 2.0 부품에 비해 여러 모로 조금씩 수정이 되어 있기는 한데 MG의 편리한 부품 분할의 유혹을 이길 정도의 메리트는 없는 듯합니다.
그리고 후두부 카메라 테두리의 얇은 부품 상태도 안 좋고요.
아마도 MG 머리를 사용해야 할 듯...

어깨는 맨 앞쪽 장갑만 레진 부품으로 되어 있는데,
A자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A자 형태와 조금 다르고, 왼쪽 오른쪽 어깨의 몰드 모양도 달라서
MG 제타 2.0 킷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옆 모습을 보니 역시 서브유닛밖에 안 보이는군요^^
활은 휜 상태가 심해서 팔팔 끓인 물에 담가서 열심히 직선으로 잘 펴줬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서브유닛 개수 작업을 가늠하는 데는 활을 꼽지 않고 사진 찍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뺐습니다.


서브 유닛에 빔 캐논의 포구(砲口)와 덮개만 만들어서 덮어주면 제법 제대로 된 스트라이크 제타건담처럼 보일 것 같습니다.

사이드 스커트의 옆면을 보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같은 몰드가 있는 것은 반갑습니다만...
끝에 빔 캐논을 달아주려면 사이드 스커트의 단면이 정사각형에 가까워야 하는데 아주 펑퍼짐한 직사각형을 하고 있습니다.
킷을 개수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보이지만 그래도 완전히 새로 자작하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뒷면은 또 윙바인더밖에 안 보입니다.
윙 바인더가 이렇게 커진 이유 중 하나는 원래는 서브 유닛에 있어야 할 부분을 윙 바인더 아래쪽에 붙여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수정/개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놔둘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또 윙 바인더가 조각조각 분리된 날개처럼 펴지는 연출을 위해 층층이 쌓이는 구조로 만들다 보니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문제점은 이들 조각들 간의 결합 핀이 오직 한 곳, 가동축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제대로 결합하고 접착하려면 가동이 안 되고, 가동이 되게 하려면 제대로 결합이 안 된다는 상황인 것이죠.

가동도 되고, 결합도 되게 하는 방법은 자석을 사용하는 방법 뿐일 것 같습니다만...
윙 바인더가 조각조각 날개처럼 펼쳐지는 스타일은 다소 중국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석을 쓰지 않고 그냥 고정 접착해 버리려고 합니다.


3. 가조립 (웨이브라이더 형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에서 웨이브 라이더 형태는 MS 형태만큼의 중요성이 있기 때문에 웨이브라이더 형태도 반드시 가조립을 해봐야겠죠.



그런데... 역시 웨이브라이더 형태도 고정이 잘 안 됩니다.
부품은 무거운 레진 덩어리로 바뀌어 부담이 더 가는데,
MG 제타 건담 2.0에 있었던 웨이브라이더 모드 시의 고정 핀들이 추가되기는커녕 오히려 일부 삭제되었습니다ㅜㅜ
제대로 고정을 하기 위해서는 삭제된 핀들을 되살리거나 군데군데 추가로 자석을 심거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MG 제타건담 2.0 자체가 완전변형을 제일의 목표로 삼은 반면 변형 시 가동 부품들의 내구성에는 별로 신경을 안 쓴 듯합니다.
가슴과 따로 노는 어깨 고정부위라든가, 정확하게 내부 부품이 부러지는 방향으로 힘을 받도록 설계된 허리 변형 기구,
아주 작은 부분에 온 힘을 받게 만들어진 골반 고정부 등등... 불안한 부분이 한둘이 아닙니다.
변형 부품들의 내구성 보강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빨간 화살표가 가리키는 에어 인테이크 형태의 부분이 원래는 서브 유닛에 달려있어야 하는 부분인데,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에서는 윙바인더로 옮겨진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원래대로 개수하는 것은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저대로 놔두려고 합니다.

네오그레이드 킷의 웨이브라이더 형태에서 한 가지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무릎 부품이 과도하게 앞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다리가 제대로 접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무릎 부품도 결국 제타 2.0의 부품을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 첫번째 작업기 '가조립' 편을 마칩니다.
다음번 작업기는 서브 유닛과 사이드 스커트 빔 캐논 등의 개수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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