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좀 아시는 분이라면 제목만 보고도 조금 황당하실 겁니다.
아니 무슨 이런 덩치부터 전혀 다르고, 종류, 발매년도, 등급, 메이커 등 모든 면이 전혀 다른 카메라를 비교하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제 카메라라서' 비교합니다.
7년간 제 손때가 묻은 카메라, 그리고 또 앞으로 비슷한 기간을 함께 해줄 제 카메라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제대로 파악해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7년간 써온 사진기 EOS-1D Mark II는 캐논 DSLR 중 나름 플래그쉽 패밀리고... 성능은 가히 최곱니다^^
(공식명칭 상 다른 시리즈는 EOS 와 숫자 사이에 '-'이 안 들어가는데, EOS-1 시리즈만 들어갑니다. 아마도 플래그쉽만의 소소한 예우?)
45측거점 동체 추적+예측 AF에, 최고셔터속도 1/8000초에, 초당 8.5연사로 40장까지 찍을 수 있고, 방진방적에, 뷰파인더 시야율 100%입니다.
(전자식 뷰파인더라면 시야율 100%는 당연한 거겠지만 광학식 100% 시야율은 꽤 비싼 기술이라 플래그쉽 기종에나 들어갑니다)
거대한 카메라 바디에, 커다란 렌즈에, 렌즈를 둘러싼 빨간 띠... 뽀대^^도 확실합니다.
어디 나들이나 행사 가서 사진 찍고 있으면 사람들이 더 잘 비켜주고 더 잘 협조해주며, 자기 카메라 셔터 눌러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왠지 잘 찍어줄 것 같아 보이니깐^^).
이런 느낌 싫지 않더라고요.
저도 뭐 뼛속까지 허세와 허영에 약한 한국인이다 보니^^;;
그렇지만 너무 무겁습니다.
카메라 바디만 1.6kg에... 망원 렌즈 같은 것도 1.3kg씩 하고... 가방에 삼각대까지 챙기면 뭐... 나이 먹다 보니 힘들어요.
지난번 P&I 행사에서도 1D Mark II + 70-200mm f/2.8 렌즈 + 550EX 외장 플래시 해서 도합 3.5kg쯤 되는 걸 몇 시간 들고 찍다 보니
나중엔 팔이 아파서 더 이상 사진을 못 찍겠더군요ㅜㅜ
SLR 카메라와 렌즈가 크고 무거운 것은 바로 SLR(Single Lens Reflex)이란 이름 그 자체의 속성인 미러와 펜타프리즘 구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실제론 작은 센서를 쓰면서도 기존의 35mm SLR 마운트에 맞추다 보니 바디와 렌즈가 필요 이상으로 큽니다.
따라서 휴대성을 위해서는 SLR 구조를 아예 버리고, 센서 크기에 딱 맞는 새로운 마운트를 정의한 미러리스 카메라가 정답인 듯합니다.
저도 그래서 이번에 결국 미러리스 카메라 파나소닉 루믹스 DMC-GX1으로 기변을 했습니다.
갖고 있던 캐논 DSLR용 렌즈들을 마운트 어댑터로 GX1에 달아서 활용해보자는 생각도 있었으나
미러리스 카메라와 렌즈를 일단 직접 손에 쥐고 써보니...
이렇게 가볍고 사진 잘 나오는 미러리스 놔두고 과연 앞으로도 벽돌 같은 DSLR이나 그 렌즈들을 헉헉 대며 쓸 일 있을지 의구심 들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GX1을 서브가 아닌 메인으로 사용하고, DSLR 관련 제품들은 다 팔아치우려고 합니다.
그놈의 휴대성 하나 때문에... 지금까지 정들었던 캐논 시스템을 다 내치게 생겼네요ㅜㅜ
아무튼 7년 동안 정 들었던 제 카메라가 이번에 떠나버리면 영영 다시 볼 수 없을 테니까 그 마지막 모습을 새겨두고 싶습니다. 그런 이유로... EOS-1D Mark II와 DMC-GX1의 성능과 화질을 비교해봤습니다.
내용들이 다들 조금씩 긴 관계로 모두 접어놓았습니다.
관심 있으신 부분만 펼쳐서 보시기 바랍니다.
스펙
1D Mark II는 나름 플래그쉽 사진기이기 때문에 기계적 성능, 사진 촬영 기능, 고급 사양 등은 GX1보다 앞서는 부분이 많습니다.
반면에 눈부시게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 덕분에 화소수라든지 동영상 기능 등은 최신기종인 GX1이 앞서고요.
항목
EOS-1D Mark II
DMC-GX1
발매년도
2004년 초
2011년 말
이미지 센서
• APS-H CMOS 센서 • 28.7 x 19.1 mm • 총 화소수 850만 • 유효 화소수 820만 • 종횡비 3 : 2 • RGB 컬러 필터
• 포서즈(4/3) 타입 Live MOS 센서 • 17.3 x 13.0 mm • 총 화소수 1660만 • 유효 화소수 1600만 • 종횡비 4 : 3 • RGB 컬러 필터 • 초음파 먼지제거 기능
이미지 사이즈
• 3504 x 2336 • 3104 x 2072 • 2544 x 1696 • 1728 x 1152
• 4592 x 3448 (4:3) • 3232 x 2424 (4:3) • 2272 x 1704 (4:3) • 1824 x 1368 (4:3 - 3D 촬영) • 4576 x 3056 (3:2) • 3232 x 2160 (3:2) • 2272 x 1520 (3:2) • 1824 x 1216 (3:2 - 3D 촬영) • 4576 x 2576 (16:9) • 3232 x 1824 (16:9) • 1920 x 1080 (16:9) • 1824 x 1024 (16:9 - 3D 촬영) • 3424 x 3424 (1:1) • 2416 x 2416 (1:1) • 1712 x 1712 (1:1) • 1712 x 1712 (1:1 - 3D 촬영)
동영상 사이즈
-
• AVCHD: 1920 x 1080, 60i 1280 x 720, 60p • MP4: 1920 x 1080 (30fps) 1280 x 720 (30fps) 640 x 480 (30fps)
저장 포맷
• JPEG • RAW • JPEG + RAW • WAV (음성 메모)
• JPEG • RAW • JPEG + RAW • AVCHD (동영상) • MP4 (동영상) • MPO (3D 사진)
AF 시스템
• TTL 위상차 검출 방식 • 45 포인트 AF 센서 • 동체 예측 AF 지원
• 컨트라스트 검출 방식 • 23 영역 AF • 얼굴 인식 • 터치 AF
초점 모드
• One Shot AF • AI Servo • 수동 초점
• AFS (단일 AF, Single) • AFF (Flexible AF) • AFC (연속 AF, Continuous) • 수동 초점
AF 보조광
없음, 외장 플래시에서 지원
있음
노출 모드
• 프로그램 자동노출 • 셔터 우선 자동노출 • 조리개 우선 자동노출 • 수동 노출
• 프로그램 자동노출 • 조리개 우선 자동노출 • 셔터 우선 자동노출 • 수동노출 • 자동 (intelligent auto, scene mode, creative mode)
ISO 감도
• ISO 100 ~ 1600 (1/3 stop 단위) • ISO 부스트 (Low: 50, High: 3200)
• ISO 160 ~ 12800 (1/3 stop 단위) • 자동 • Intelligent ISO
측광 범위
0 ~ 20 EV
0 ~ 18 EV
측광 모드
TTL 21 영역 SPC 센서 측광 시스템 • 평가 측광 • 부분 측광 • 스팟 측광 • 멀티 스팟 측광 • 중앙 중점 측광
144 영역 이미지 센서 측광 시스템 • 다중 측광 • 중앙 중점 측광 • 스팟 측광
노출 보정
+/- 3 EV (1/3 stop 단위)
+/- 5 EV (1/3 stop 단위)
셔터 속도
• 1/8000 ~ 30 초 • Bulb (무한) • 플래시 X-싱크 1/250 초
• 1/4000 ~ 60 초 • Bulb (최장 2분) • 플래시 X-싱크 1/160 초
셔터 속도 (동영상)
-
1/6000 ~ 1/30 초
화이트 밸런스
• 자동 • 주광 • 그늘 • 흐림 • 텅스텐 전등 • 형광등 • 플래시 • 커스텀 • 색온도 설정 • 사용자 WB 3개 저장 가능
• 자동 • 주광 • 흐림 • 그늘 • 백열등 • 플래시 • 사용자 1 • 사용자 2 • 색온도 설정
연사 모드
• 단발 • 고속 연사 (8.5 fps) • 저속 연사 (3 fps)
• 단발 • 초고속 연사 SH (20 fps 4백만화소 촬영) • 고속 연사 H (4.2 fps) • 중속 연사 M (3 fps 라이브 뷰 가능) • 저속 연사 L (2 fps 라이브 뷰 가능)
연사 버퍼링
• RAW 20장 • JPEG 40장
• RAW 9장 • JPEG 28장
셀프 타이머
• 2 초 • 10 초
• 2 초 • 10 초 • 10 초 후 3 장
내장 플래시
-
• 팝업 플래시 • TTL 자동 • 가이드 넘버 7.6 (ISO 160, m) • 플래시 광량 보정: +/- 2 EV (1/3 stop 단위)
플래시 X-싱크 속도
1/250 초
1/160 초
외장 플래시
• 핫 슈, PC 싱크 터미널 있음 • E-TTL II 자동 • 플래시 광량 보정: +/- 3 EV (1/3 stop 단위)
• 핫 슈 있음 • TTL 자동 • 플래시 광량 보정: +/- 2 EV (1/3 stop 단위)
뷰 파인더
광학 뷰파인더 • 펜타 프리즘 • 시야율 100% • 배율 0.72x • 아이피스 셔터 내장
• 3.0" TFT LCD 모니터 (종횡비 3:2) • 터치스크린 • 46만 화소 • 시야율 100% • 자동 밝기 조절 가능
마이크
모노 마이크 내장 (음성 메모 용)
• 스테레오 내장 마이크 (동영상 촬영용) • 바람소리 감소 기능
연결 단자
• 플래시 PC-싱크 단자 • 유선 셔터 릴리즈 단자 • IEEE 1394 • USB 1.1 • 컴포지트 비디오 출력 (NTSC / PAL)
• 유선 셔터 릴리즈 단자 • USB 2.0 (하이 스피드) • 컴포지트 비디오 출력 (NTSC / PAL) • HDMI
저장 장치
• 컴팩트 플래시 I/II • SD / SDHC
SD / SDHC / SDXC
바디 재질
마그네슘 합금
금속
방진 방적
지원
미지원
배터리
• 1650 mAh 12V 니켈수소 충전지 • 1200장 촬영 가능
• 1010 mAh 7.2V 리튬 이온 충전지 • 310장 촬영 가능
사이즈
156mm x 158 mm x 80 mm
116mm x 68 mm x 39 mm
무게 (카메라 바디만)
1.2 kg
272 g
무게 (메모리/배터리 포함)
1.6 kg
328 g
사이즈
GX1과 1D Mark II가 가장 많이 차이 나는 부분은 아무래도 그 크기와 무게죠.
정면과 위쪽면 모습을 비교해봤습니다.
폭은 그렇다 치고 높이는 두 배 이상, 두께는 세 배쯤 차이 나는 것 같네요ㅎㄷㄷ
무게는 스펙을 보시면 바디만이든 배터리 포함이든 대략 5배 차이가 납니다.
재미 있는 건 메모리/배터리 포함한 GX1의 무게가 1D Mark II의 배터리만의 무게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입니다^^
AF 성능
성능 면에서 가장 차이 나는 부분은 Auto Focus, 특히 캐논에선 AI Servo라고, 파나소닉에선 AFC라고 부르는 동체추적 AF 부분인데요.
동체추적 AF 성능 비교를 위해 피사체로부터 멀어졌다가 다시 다가가면서 3fps 연사로 사진을 찍어 비교해봤습니다.
공정한 비교를 위해 AF 속도가 양호하고 화각이 비슷한 렌즈를 사용했습니다.
1D Mark II에서는 EF 24-70mm f/2.8 렌즈를 70mm에 놓고 사용했고,
GX1에서는 M. Zuiko Digital 45mm f/1.8 렌즈를 썼습니다.
AF 측거점 위치는 중앙부에 고정하고, 초점이 맞은 상태에서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EOS-1D Mark II
DMC-GX1
초점이 맞은 사진에 O, 맞지 않은 사진에 X 표시를 했는데요.
피사체의 속도와 셔터 시간차까지 고려한 동체 예측 추적 AF를 지원하고, 달리는 야생동물 다큐 사진도 찍는 EOS-1 시리즈인데도 불구하고
1D Mark II가 낮에 사람 도보 속도의 동체추적 AF에 100% 성공하지 못한 것은 약간 충격이었습니다.
피사체와의 거리가 가깝거나
이동중에 방향전환을 할 경우
1D Mark II도 가끔 AF를 실패할 경우가 있더군요.
그렇지만 초점을 혹시 놓치는 경우에도 곧바로 다시 딱 잡습니다.
GX1은 방향전환과는 크게 상관이 없더군요(1D Mark II는 동체 예측 추적을 하고, GX1은 그렇지 않기 때문인 듯합니다).
대신에 가까울 경우는 추적 성공률이 매우매우 낮고요-_- 일단 초점을 잃고 나면 한참동안 헤맵니다.
광학 원리 상 같은 속도의 이동에 대해서도 피사체가 가까울수록 렌즈알은 더욱 빨리 이동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예측불가능하게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아이 사진을 GX1으로 찍으려고 한다면 일단은 거리를 좀 띄워놓아야 할 듯합니다.
AF 측거점 옵션은 1영역 지정, 크기는 가장 작게 했을 때가 그나마 AF 성능이 가장 좋더군요.
'AF 트래킹' 모드는 이렇게 다가오거나 멀어지는 경우엔 거의 무용지물인 듯...-_-
그리고 GX1이 사진 수가 더 적은 이유는 스펙 상으론 '초당 3연사'인데 실제로 찍어보니 2.5fps쯤 되는 구라 연사 스펙 때문입니다.
또 동체 추적 외에도 1D Mark II는 아무런 문제 없이 AF를 잡는 상황에서 GX1의 AF는 영~ 초점을 못 잡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더군요.
이렇게 AF가 제 구실 못하고 초점을 못 잡을 경우, AF+MF 옵션을 켜놓으면 AF 실패 후 초점링을 돌려 수동으로 초점을 맞출 수는 있습니다.
아무튼 GX1이 AF 성능은 여러 모로 1D Mark II에 비해 딸립니다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볼 때 GX1으로 100장 찍어 한 장 건지는 한이 있어도,
무거워서 못 들고 다니기 때문에 아예 찍을 기회조차 제한되는 1D Mark II보다는 좀더 낫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사 성능
카메라 성능을 비교할 때 빠지지 않는 게 고속 연사 성능이죠?
1D Mark II는 초당 8.5 연사로 최대 40장까지 찍을 수 있습니다.
물론 연사를 하면서 뷰파인더를 통해 피사체를 계속 볼 수 있고, AI Servo 모드일 경우 매 컷마다 초점을 새로 맞춰가며 찍습니다.
GX1은 무려 초당 20연사가 가능하긴 합니다만 전통적인 의미의 사진 연사라기보다는 동영상 촬영을 응용한 기능으로...
셔터가 물리적으로 열리고 닫히지도 않으며,
라인 스키핑 방식으로 픽셀 데이터를 띄엄띄엄 이용하기 때문에 사진 크기도 작고 화질이 안 좋습니다.
셔터가 여닫히고 제대로 된 화질이 찍히는 연사 모드는 초당 최고 4.2연사로 28장까지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드에서는 LCD로 라이브 뷰를 볼 수 없습니다.
결국 1D Mark II와 동일 조건으로 라이브 뷰도 보면서 고화질로 찍히는 GX1의 연사 속도는 초당 최고 3연사입니다.
최대연사속도를 공평한 조건 하에 비교하자면 1D Mark II가 거의 3배 빠른 것이고,
꼼수를 허용하면서 아무튼지간에 사진이 찍히는 최대속도만 비교한다면 GX1이 2.5배 정도 빠른 것이 되네요.
한 번 연사음을 녹음해보았습니다.
이것이 1D Mark II의 초당 8.5연사의 소리
이것이 GX1의 초당 4.2연사입니다.
동일한 Class 6 SDHC 메모리 카드를 사용하여 테스트했는데...
1D Mark II는 스펙보다 일찍 연사가 끊긴 반면(아마도 1D Mark II 출시 당시 SDHC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SDHC와 궁합이 잘 안 맞는 듯),
GX1은 연사가 끊길 생각을 안 하는 대신 초당 4.2연사 스펙이 아닌 초당 3.5연사 정도로 찍히는군요(구라 연사 스펙-_-).
선입견일지도 모르지만 GX1 구입 전에는 미러리스 카메라의 셔터음이 똑딱이 디카처럼 조용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들어보니 DSLR과 꽤 비슷한 우렁찬^^ 소리네요.
개인적으로는 묵직하고 절도 있는 1D Mark II의 '철컥' 소리가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GX1의 '티컥쓰~'하는 소리도 싫지 않습니다^^
컴팩트 디카에는 '틱'하는 아주 조용한 셔터음이 나는 '렌즈 셔터'가 사용되는데,
미러리스는 렌즈를 교환하기 때문에 렌즈 셔터 대신 DSLR과 동일하게 이미지 센서 바로 앞에 위치하는 '포컬 플레인 셔터'를 사용합니다.
저는 렌즈 셔터나 포컬 플레인 셔터나 소리가 고놈이 고놈일 줄로만 알았는데,
이 포컬 플레인 셔터의 소리라는 거... 미러 소음 못지 않게 큰 거였군요.
(DSLR 찍을 때는 '미러 작동음' + '셔터 작동음'이 한꺼번에 나니까 포컬 플레인 셔터 소리만 따로 들어본 적이 없었거든요)
해상력(resolution)
1D Mark II와 GX1의 이미지 센서 사이즈를 비교해 보면 1D Mark II는 28.7mm x 19.1mm, GX1은 17.3mm x 13.0mm로,
대각선 길이 상 1D Mark II가 GX1보다 1.6배 큽니다.
이런 조건이라면 1D Mark II의 해상력이 1.6배는 못 되더라도 어쨌든 더 좋게 나오는 게 정상이겠죠.
그러나, 1D Mark II는 유효화소수 820만 화소인 반면, GX1은 좁은 면적에 1600만이나 되는 화소수를 가져 픽셀의 밀도가 훨씬 높습니다.
큰 센서 vs. 조밀한 화소, 과연 어느 쪽의 결과물이 더 해상력이 높을까요?
해상력 차트 같은 게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건 안 갖고있는 관계로 작은 글자들이 많이 있는 책장을 찍어서 비교해봤습니다.
1D Mark II에는 제가 가진 렌즈 중 가장 선예도가 좋은 EF 50mm f/1.4 렌즈로 가장 선예도가 좋은 조리개 f/5.6에 놓고 ISO 100에서 촬영했고,
GX1에는 가장 선예도가 좋다는 LUMIX G 20mm f/1.7 렌즈를 f/4에 놓고 ISO 160에서 촬영했습니다.
위 사진에서 빨간 네모칸으로 표시된 부분을 100% 확대한 것이 아래쪽 사진들입니다.
작은 글자나 그림이 있는 부분만 고르려다 보니 본의 아니게 중앙부가 아닌 주변부 화질만 비교하게 되네요^^;;
최대한의 해상력을 뽑아내기 위해 JPEG이 아닌 RAW로, 샤프니스와 노이즈 제거는 라이트룸 기본 세팅으로 변환했습니다.
EOS-1D Mark II
DMC-GX1
결론을 말하자면 화소수가 높은 GX1이 최종적인 해상력은 더 좋은 것 같군요.
지금까지 이미지 센서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해 왔지만 아직도 해상력의 제한 요인은 렌즈의 광학 성능이 아닌 센서의 화소 밀도였네요.
그런데 1D Mark II의 사진은 뭔가 픽셀 하나하나가 샤프하게 살아있는 느낌이라면
GX1은 좀 주위 픽셀들끼리 서로 약간 두루뭉술하게 뭉개지는 느낌이랄까요.
1D Mark II의 경우는 렌즈의 과분한 선예도에 비해 이미지 센서의 화소수가 한참 모자란 것 같고,
GX1은 센서의 픽셀 해상도와 렌즈 선예도가 얼추 비슷한 수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니면 센서 표면의 로우패스필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1D Mark II 일부 사진에 무지개빛 모아레가 눈에 띄는 것은 패턴 주기가 우연히 1D Mark II 화소밀도와 일치했기 때문이고,
더 세밀한 패턴일 경우 GX1도 1D Mark II에 못지 않게 모아레가 생긴다는 걸 말씀 드리고 싶네요.
노이즈와 감도
이미지 센서 전체의 면적은 1D Mark II가 GX1보다 2.4배 정도 넓은 반면 픽셀 수는 GX1이 1.9배 정도 많기 때문에
화소 픽셀 하나의 면적은 1D Mark II 쪽이 GX1보다 4.7배나 넓습니다.
만약에 같은 기술로 만들어졌다면 픽셀 당 빛을 받는 면적이 4.7배 넓은 1D Mark II가 노이즈 성능(SNR)이 6.7dB 좋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두 기종 사이에는 8년에 가까운 시간 차가 있기에 그동안 많은 기술의 발전이 있었겠죠.
과연 물리적인 픽셀 면적이 결정적일까요? 아니면 신기술이 승리할까요?
SNR 수치의 측정 비교는 좀 어려운 관계로, 그냥 사진 찍고 확대해서 눈으로 비교해봤습니다.
위 사진 오른쪽 구석의 빨간 네모칸 친 부분을 100% 확대 비교한 것이 아래 사진들인데요.
먼저 노이즈 제거 세팅을 카메라 기본값으로 놓고 고화질 JPEG 사진을 찍어 비교해 봤습니다.
1D Mark II의 지원 감도 범위는 ISO 50 ~ 3200, GX1은 ISO 160 ~ 12800으로 전반적으로 GX1 쪽이 고감도 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GX1 쪽이 어두운 곳에서 고감도 사진을 찍기에는 유리하지만, 저감도의 노이즈 없는 깨끗한 화질을 얻기에는 불리한 것이죠.
참고로 1D Mark II의 양 끝 ISO 50과 3200은 정식 감도가 아니라 '부스트' 감도로 분류되기 때문에, 그 감도에 기대되는 화질보다 좀 떨어집니다.
EOS-1D Mark II
ISO 감도
DMC-GX1
50
-
100
-
160
200
400
800
1600
3200
-
6400
-
12800
1D Mark II의 ISO 50이나 ISO 100 JPEG 이미지는 정말 육안으로는 노이즈를 찾을 수 없는, 깨끗하고 매끄러운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GX1의 JPEG도 느낌 상 저감도에서 1D Mark II보다 크게 뒤지지 않는 깨끗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그런데 감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GX1이 1D Mark II보다 더 노이즈가 적어진다는 느낌입니다.
1D Mark II에서 ISO 3200은 정식 지원 감도가 아닌 '부스트' 감도라 그런지 급격히 노이즈가 심해지고요.
또 하나 1D Mark II의 문제는 노이즈가 색깔 있는 크로마 노이즈(chroma noise)라서 인간의 시각 특성 상 더 지저분하게 느껴진다는 점입니다.
반면에 GX1은 최고감도나 돼야 울긋불긋한 크로마 노이즈가 눈에 띄고요.
그런데 이렇게 얼핏 더 깨끗해 보이는 GX1의 사진에는 강력하고 치밀한 노이즈 제거 화상처리가 적용된 흔적이 몇 가지 눈에 띕니다.
GX1의 저감도 사진을 유심히 보시면 글자 주위에만 노이즈가 보이죠?
이건 디테일 손실을 줄이기 위해 엣지 부분만 빼고 그 이외의 부분에 블러링을 주는 노이즈 제거 처리가 적용됐기 때문에 이렇습니다.
글자 같은 것은 엣지가 확실해서 고감도에서도 디테일이 꽤 살아있는 대신, 잘 보시면 엣지 근처에 노이즈가 자글자글 몰려있습니다.
반면에 Y. 3144 책의 바탕무늬처럼 엣지가 희미한 부분은 감도가 높아짐에 따라 디테일이 죽는 것을 볼 수 있고요.
그리고 GX1의 ISO 1600 사진부터는 색감이 확 죽는 것도 눈에 띄실 겁니다.
노이즈 제거 처리로 인해 노이즈 자체는 거의 안 보이게 됐지만, 뭉개진 노이즈의 평균값 회색이 섞이면서 색을 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또 ISO 3200부터는 두 책의 경계면에서 두 책의 색깔이 서로 섞이는 듯한 모습이 보입니다.
이것은 크로마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크로마 채널에 강한 블러링을 넣은 증거입니다.
그런데 이런 류의 노이즈 제거 처리의 흔적들은 1D Mark II의 사진에서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GX1에 적용된 것 같은 복잡하고 다양한 노이즈 제거 처리가 1D Mark II에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이죠.
1D Mark II 시절에는 적용되지 못했던 다양한 노이즈 제거 방법들이 지난 8년 간의 기술 발달로 인해 GX1 안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바로 그것이 GX1의 JPEG 노이즈 성능이 1D Mark II보다 좋아 보이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다면 이런 노이즈 제거 처리가 적용되지 않은 순수한 이미지 센서만의 노이즈 성능은 어떨까요?
이번에는 JPEG이 아닌 RAW 파일을 노이즈 제거 처리 옵션을 전혀 주지 않고 변환해서 비교해 봤습니다.
EOS-1D Mark II
ISO 감도
DMC-GX1
50
-
100
-
160
200
400
800
1600
3200
-
6400
-
12800
이렇게 보니 비단결처럼 매끄러웠던 1D Mark II의 ISO 50 감도 사진에도 노이즈가 눈에 띄며,
크로마 노이즈가 전혀 안 보이던 GX1의 사진도 1D Mark II 이상으로 크로마 노이즈가 울긋불긋하네요.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노이즈 제거를 벗겨놓고 비교하니 1D Mark II 사진들이 모든 ISO 영역에서 GX1보다 더 깨끗하다는 겁니다.
GX1의 JPEG 결과물의 실상은 화상처리 빨^^이었고, 센서에서 갓 꺼낸 원본 이미지는 1D Mark II가 더 나은 거였군요.
휴~ GX1의 ISO 6400이나 12800 정도의 고감도는 노이즈 제거 없이는 정말로 쓰고 싶지 않을 정도의 화질이네요-_-
GX1 사진의 노이즈는 1D Mark II의 동일 ISO 감도보다는 지저분하고 2배 ISO 감도보다는 조금 깨끗하게 보이는 수준입니다.
GX1의 최저 감도인 ISO 160 사진은 1D Mark II의 ISO 200보다도 지저분하고 대략 ISO 250쯤하고 비슷할 것 같습니다.
흠, GX1의 최저 감도 노이즈 성능이 1D Mark II의 ISO 250 수준이라... 조금 실망인데요.
저처럼 주로 RAW로 찍는 경우, GX1의 RAW 파일 변환시 필수적으로 노이즈 제거 툴을 다소 강하게 적용해야 할 듯합니다.
그래도 아무튼 GX1이 화소 픽셀의 면적은 4.7배 좁은데, 노이즈 성능은 250/160 = 1.6배 = 2dB밖에 차이가 안 난다는 사실은 고무적이죠.
이미지 센서 노이즈 기술이 4.7/1.6 = 대략 3배 쯤은 발전했다고 봐야겠습니다.
노이즈 성능에 대해서 뭔가 어려운 얘기가 많았지만,
4.7배나 되는 픽셀 면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미지 센서의 노이즈 성능은 2dB 차이밖에 안 남
노이즈 성능 차이 x 최저 ISO값 차이의 복합 요인으로 GX1의 최저감도 화질은 태생적으로 1D Mark II 대비 4배 = 6dB 이상 지저분함
GX1의 JPEG 출력 시에는 카메라 내부의 강력하고 효율적인 노이즈 제거 처리가 딸리는 센서 노이즈 성능을 커버해줌
GX1의 RAW 파일 변환 시 JPEG 이상의 깨끗한 결과물을 얻기 원한다면 노이즈 제거 프로그램과 친해져야 할 듯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피사계 심도
'비싼 카메라로 찍은 사진'의 특징 중 가장 눈에 두드러지는 것이라면 '아주 얕은 피사계 심도'겠지요.
선예도나 노이즈 성능, 계조 표현 같은 다른 특징들에 비해서 '뭉개진 배경'은 얼핏 봐도 눈에 확 들어오거든요.
국적 불명의 용어로 소위 '아웃 포커싱'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시각적 본능이 배경은 흐릿하고 중요 피사체만 쨍하고 또렷하게 초점 맞은 사진을 선호하며,
심도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보아도 깊은 심도는 아무튼 조리개를 확 조이면 되니 상대적으로 얻기 쉬운 반면,
얕은 심도를 얻으려고 하면 대부분의 경우 돈이 많이 들어서^^;; 아무래도 얕은 심도 쪽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게 인지상정이죠.
얕은 심도는 조리개 f값이 작을수록, 초점거리가 길수록,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는 가까울수록, 피사체와 배경은 멀수록 더 잘 눈에 띕니다.
센서 사이즈가 다른 카메라에서 동일한 화각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센서 사이즈 비율만큼 초점거리도 늘이거나 줄이면 되는 건 아시죠?
예를 들면 1D Mark II와 GX1의 센서 사이즈는 1.6배 차이니까...
1D Mark II에서 70mm로 찍은 사진과 동일한 화각의 사진을 GX1으로 찍으려면 초점거리를 1.6배 줄여 44mm로 찍으면 되고,
1D Mark II의 200mm 사진과 동일한 화각은 GX1에서는 125mm로 찍으면 됩니다.
그런데 초점거리는 길수록 심도가 얕아지고, 짧을수록 심도가 깊어진다고 했죠?
같은 화각을 더 짧은 초점거리로 찍으니 마이크로 포서즈 사진은 DSLR에 비해 일반적으로 배경이 덜 뭉개지고, 심도가 깊습니다.
센서 작은 카메라에서 초점거리 축소로 인해 깊어진 심도를 상쇄하여 다시 얕게 만드는 방법은 조리개 f값을 줄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1D Mark II에서 70mm f/2.8로 찍은 사진과 동일한 화각, 동일한 심도의 사진을 GX1으로 찍으려면 초점거리와 조리개 f값을 각각 1.6배씩 줄여 44mm f/1.8로 찍어야 하고, 1D Mark II의 200mm f/1.8 사진과 동일 화각, 동일 심도는 GX1에서 125mm f/1.1로 찍어야 됩니다.
그렇지만 125mm f/1.1 같은 낮은 조리개 값의 렌즈란... 불가능에 가깝죠-_-
말로 해봤자 복잡하기만 하니 사진을 찍어서 직접 비교해 보았습니다.
피사체는 키가 375mm인 메가 사이즈 건담이고, 초점면 대각선 길이가 대략 500mm가 되도록 맞췄습니다.
인물사진으로 치면 대략 숄더샷 정도의 상황이 되겠네요.
배경 흐려짐 효과를 눈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가까운 곳과 먼 곳에 각각 작은 점 같은 광원을 배치하여 사진에 빛망울이 생기게 했습니다.
가까운 배경 점광원은 건담의 양 다리 사이 후방 300mm 지점에 백색 LED 광원을 켜놨고...
먼 배경 점광원은 건담 어깨 너머 창 밖으로 50m 쯤 떨어진 가로등의 빨간 불빛입니다.
사진을 찍었을 때 가까운 배경 광원의 빛망울이 크면 클수록 피사계 심도가 얕은 것이고요,
먼 광원의 빛망울 크기가 크면 클수록 최대로 배경이 뭉개지는 정도가 큰 것입니다.
제가 갖고 있는 렌즈들의 몇가지 초점거리에 대해서 1D Mark II와 GX1 사진을 비교해봤습니다.
화각이 같은 사진들끼리 같은 줄에 나란히 맞춰 놓았으니 광원의 빛망울들이 얼마나 퍼지는지 한 번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EOS-1D Mark II
DMC-GX1
16-35mm lens@22mm f/2.8
X 14-42mm lens@14mm f/3.5
16-35mm lens@32mm f/2.8
20mm f/1.7 lens
50mm f/1.4 lens
X 14-42mm lens@31mm f/5.4
24-70mm lens@67mm f/2.8
X 14-42mm lens@42mm f/5.6
24-70mm lens@70mm f/2.8
45mm f/1.8 lens
70-200mm lens@200mm f/2.8
-
1D Mark II + 줌렌즈 vs. GX1 + 단렌즈로 비교한 경우 배경 흐려짐이 거의 동등한 수준이죠?
위에서 말했듯이 초점 거리도 1.6배, 조리개값도 1.6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동일 화각, 동일 심도로 찍히는 것입니다.
제 마이크로 포서즈 렌즈 중에선 올림푸스 M Zuiko Digital 45mm f/1.8 렌즈가 가장 심도가 얕습니다만
파나소닉 Lumix G 20mm f/1.7 렌즈도 생각보다 심도가 얕군요.
비록 빛망울의 최대 크기는 별로지만 꽤 가까운 배경부터 흐려지기 때문에 나름 얕은 심도의 맛이 느껴집니다. 나름...-_-
그러나... GX1에 X 14-42mm f/3.5-5.6 줌렌즈를 물린 경우는 뭐... 상대가 안 되는군요ㅜㅜ
특히 1D Mark II에 50mm f/1.4의 가까운 배경 빛망울이나 200mm f/2.8의 먼 빛망울은 눈이 휘둥그레지게 만드는 뭔가가 있네요.
머리속으로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눈으로 보고 나니... 1D Mark II와 렌즈들을 떠나보내기가 많이 아쉬워집니다.
결론은 'GX1에서 얕은 심도를 바란다면 단렌즈밖에 답이 없고, 그 단렌즈의 배경흐림란 것도 사실 1D Mark II + 줌 렌즈 수준'이란 거군요.
꽤 아쉽습니다ㅜㅜ
그래도 뭐... 휴대성을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겠죠.
색감
위의 수많은 비교 사진들을 보셔도 아시겠지만 1D Mark II와 GX1의 색감은 꽤 다릅니다.
특히 파란색이... 1D Mark II는 약간 녹색이 섞이는 반면 GX1은 반대로 보라색 쪽으로 치우치는 느낌 차이가 눈에 좀 잘 띕니다.
제가 원래 블루퍼플 계열을 살짝 좋아해서 이 부분은 GX1의 색감이 상당히 제 취향에 맞는데요^^
그런데 색감이 가장 중요한 장르는 인물사진이기 때문에, 인물 색감을 따로 한 번 비교해 봤습니다.
인물 색감이라고는 해도... 이런 테스트에 동원할 수 있는 인간 모델 따위 없는 관계로 인형-_-을 찍어봤습니다.
공평성을 기하기 위해 사진 모드는 표준 모드로, 컨트라스트와 채도 같은 것도 모두 기본 세팅대로 놔두었고요.
화이트 밸런스는 모든 상황에서 오토로 두었고, 측광모드도 자동(캐논은 평가측광, 파나소닉은 다중측광)으로 놓았습니다.
그리고 얼굴이 크게 나오고 피부색이 밝은 관계로 노출보정 +1.0EV를 주었습니다.
EOS-1D Mark II
상황
DMC-GX1
주광
형광등
할로겐등
플래시
파나소닉의 화이트밸런스가 타사 대비 떨어진다는 얘기 많이 들었지만...
그건 동시대 기종들 사이에서 하는 얘기인 듯, 8년 전 타사 기종과 비교하면 훨씬 낫군요^^.
1D Mark II는 할로겐이나 백열전구 조명에서는 주황색으로 너무 치우칩니다.
일단 색감보다 밝기 차이가 눈에 띄는데요.
카메라의 자동 측광 모드로 측광하여 동일하게 노출보정 +1.0EV를 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GX1 사진이 꽤 어두워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뽀얗게 나와야 예쁠 피부가 칙칙해보이죠.
파나소닉 계열은 하이라이트 날아감 현상이 심하다 보니 하이라이트가 날아가지 않게 일부러 어둡게 찍히도록 측광하는 듯합니다.
게다가 이 측광이 좀 불안정한 듯하네요.
1D Mark II의 사진들은 밝기가 거의 동일하게 보이는 반면, GX1 사진은 상황에 따라 밝기가 좀 들쭉날쭉하죠.
GX1으로 찍은 JPG 사진을 피부 밝기가 1D Mark II 사진과 같아지도록 포토샵으로 노출보정을 해봤습니다.
EOS-1D Mark II
상황
DMC-GX1
주광
노출 +⅔EV, 컨트라스트 -13
형광등
노출 +½EV, 컨트라스트 -10
할로겐등
노출 +1.0EV, 컨트라스트 -20
플래시
노출 +⅔EV, 컨트라스트 -13
컬러 세팅은 전혀 안 건드리고 노출과 컨트라스트만 바꿨는데도 두 카메라의 느낌 차이가 상당히 줄었죠?
물론 여전히 캐논과 파나소닉의 색상 차이는 남아있습니다만,
"역시 인물 사진엔 캐논이 진리"라든지 "파나소닉은 시체 색감"이라고 얘기할 만큼의 큰 차이는 아니지 않나요?
색의 3요소에는 색상(hue), 명도(brightness), 채도(saturation)가 있는데...
제가 캐논과 파나소닉의 색감 차이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은 주로 '색상' 자체에 차이가 클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만...
실제로는 '명도'의 차이가 훨씬 큰 것이었네요.
캐논이 인물 사진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사진이 전반적으로 밝고, 컨트라스트가 크지 않고,
밝으면서도 하이라이트가 날아가지 않도록 측광이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뭔가 인물 혈색이 좋아보이도록 아주 약간 오렌지색 쪽으로 왜곡되는 색상의 효과는 부차적인 듯하고요.
반면 파나소닉은 측광이 불안정하고 하이라이트 쪽의 계조가 나쁘기 때문에...
최대한 하이라이트 날아감 현상을 막기 위해 카메라 스스로 사진을 어둡게 찍으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피부가 밝고 뽀얗지 않고, 어둡고 칙칙하게 보이는 것이고요.
거기에 보너스로 블루퍼플 쪽으로 약간 치우치는 색감이 입술을 살짝 보라색으로 만든다든지 하면 완전-_-
이번 실험의 수확은 GX1의 칙칙한 인물 사진 문제의 본질이 색상 문제가 아니라 측광과 노출의 문제라는 걸 알았다는 점입니다.
GX1으로 1D Mark II와 유사한 느낌으로 찍으려고 하면 대략 노출을 +⅔EV 정도 더 보정해 주고, 컨트라스트도 좀 낮추면 되는군요.
그런데 위 사진도 +1EV 보정해서 촬영한 사진인데... 그럼 도합 +1⅔EV씩이나 보정을 해서 찍어야 한다는 건가요-_-
아무튼 인물 촬영 시엔 인물 모드, 스팟 측광, 노출 보정, 노출 브라케팅, 라이브 히스토그램 등의 도구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하이라이트가 날아가지 않는 한계 내에서 최대한 밝게' 찍으려고 노력하면 되겠습니다.
혹시라도 잘못 찍을 것에 대한 대비로 RAW로 찍고 후보정을 하는 것도 괜찮고요.
노출 관련한 후보정은 색상 문제에 비하면 훨씬 수월합니다.
그리고 GX1의 화이트 밸런스는 1D Mark II보다는 뛰어나니까 색상 후보정 할 일은 오히려 GX1에서 더 줄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녜팅(Vignetting)
비녜팅이란 렌즈와의 각도와 거리 차이 때문에 사진 중앙부보다 가장자리쪽이 더 어둡게 찍히는 현상을 지칭합니다.
렌즈의 광학 성능이 떨어지는 홀가나 로모 같은 토이 카메라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눈에 띄고,
어떤 분은 중앙의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고 싶다거나 감성적 느낌을 주기 위해 포토샵으로 일부러 넣어주기도 합니다.
이 비녜팅은 그다지 중요한 화질 특성은 아니지만 1D Mark II와 GX1에서 많이 차이날 것으로 예상되는 관계로 그 느낌을 비교해 봤습니다.
차이가 클 것으로 생각 되는 가장 큰 이유는... 1D Mark II가 크롭 바디이기 때문입니다.
1D Mark II에 사용되는 캐논 EF 렌즈는 35mm 필름 사이즈에 맞는 크기의 상(이미지 서클)을 만들어 내는데...
이미지 센서는 35mm 필름보다 1.3배 작기 때문에 바깥쪽 0.3배에 해당하는 부분은 크롭되어 사진으로 찍히지 않습니다.
비녜팅 현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가장자리 부분이 잘리니 당연히 비녜팅 현상이 많이 완화되겠지요?
반면에 GX1은 비록 이미지 센서는 1D Mark II에 비해 무지 작지만... 크롭 바디가 아닙니다.
사용되는 마이크로 포서즈 렌즈들이 GX1의 센서 크기에 딱 맞는 이미지 서클을 만들어 내고,
플랜지 백도 짧아서 렌즈가 센서에 더 가깝기 때문에 각도나 거리 상 주변부가 어두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GX1이 좀더 풀프레임스러운 제대로 된^^ 비녜팅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실험을 위해 포스터를 뒤집어 뒷면의 흰색이 보이게 벽에 붙이고, 플래시 두 개를 방 전체에 바운스 시켜 찍었습니다.
비녜팅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조리개를 최대 개방하고, 줌 렌즈는 초점거리 짧은 측 끝단에서 찍었습니다.
EOS-1D Mark II
DMC-GX1
16-35mm lens@16mm f/2.8 : 32
24-70mm lens@24mm f/2.8 : 44
50mm f/1.4 : 60
70-200mm lens@70mm f/2.8 : 19
X 14-42mm lens@14mm f/3.5 : 60
20mm f/1.7 : 64
45mm f/1.8 : 12
사진들이 모두 왼쪽 아래 귀퉁이 부분이 더 어두운데, 이것은 제가 조명을 잘못 배치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비교를 위해 반대쪽인 오른쪽 위 귀퉁이가 정 가운데 대비 얼마나 어두운지 사진 하단 오른쪽에 굵은 글씨로 써놓았습니다.
전문적으로는 EV 단위로 측정하지만 저는 그런 측정을 할 수단이 없는 관계로-_- RGB값의 차이를 비교했습니다.
RGB값의 범위는 0~255 사이인데, 대략 20 이하의 차이는 크게 눈에 안 띄고, 50 이상 차이가 나면 비녜팅이 심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1D Mark II와 GX의 비녜팅 차이가 적네요.
관찰 결과를 토대로 판단하자면 낮은 조리개값에 의한 비녜팅 효과는 중앙부터 서서히 점점 어두워지는 형태인 반면,
짧은 초점거리에 의한 비녜팅 효과는 중앙 부근 밝기는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다가 가장자리 근처에서 급격히 어두워집니다.
1D Mark II에 50mm f/1.4처럼 조리개값이 낮은 렌즈를 물린 경우 중앙부터 서서히 어두워지는 비네팅이라서
가장자리를 크롭하더라도 비녜팅 효과가 꽤 많이 남는 것 같고요.
16-35mm 렌즈 같은 경우 초점거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24-70mm 렌즈보다 오히려 더 비녜팅이 적은 것처럼 보이는 건
가장자리에서 급격히 어두워질 텐데 그 가장자리를 잘라내었기 때문 아닐까...하고 추측해 봅니다.
위의 모든 테스트 결과를 종합해보자면...
GX1이 우세한 측면은 동영상 촬영이 된다는 것, 사이즈, 무게, 해상력이고,
1D Mark II가 우세한 측면은 AF, 연사속도 및 전반적인 사진 촬영 성능, 노이즈 성능, 얕은 심도, 측광 등이네요.
가벼운 무게를 위해 GX1으로 가면서 잃는 것이 생각보다 꽤 상당히 많군요.
이번 기변이 업그레이드도 옆그레이드도 아닌 다운그레이드라는 것은 확실하네요ㅜㅜ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하하하하ㅜㅜ
이렇게 비교 실험을 하고 정리하고 글 쓰는 것은 참 어려웠고, 시간도 한 달 넘게 걸렸습니다만...
이를 통해 GX1의 단점은 물론 그 극복 방법에 대해서도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