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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01 어와나 그랑 프리 (Awana Grand Prix) 자동차 제작
  2. 2011.05.14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1 - 사포질 4
2018. 10. 1. 21:14

어와나 그랑 프리 (Awana Grand Prix) 자동차 제작

아들내미 학교에서 '아빠 캠프'라는 행사의 일환으로 나무를 깎아서 자동차를 만들고 경주하는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속도경쟁만 하는 거라면 스피드에 올인해서 아무렇게나 만들겠지만 디자인 부문에도 시상을 하기 때문에 예쁘게 만들어야 합니다.
프라에서 손 놓은 지 어언 5년이 넘었지만 그래도 나름 모형에 손 대봤다는 인간으로서 허투루 대충 만들 수 없죠.
그렇게 다시 바람붓을 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목각 자동차 경주는 어와나(Awana)라는 개신교 아동선교단체에서 많이들 하고요,
인터넷에서도 Awana Grand Prix로 검색하면 많은 자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재료는 아래 사진과 같이 심플하고요. 저 나무토막을 깎고 다른 재료를 붙이고 해서 자기가 원하는 디자인의 자동차를 만든답니다.

아빠캠프의 테마가 '아빠 냉장고를 부탁해'였기 때문에
저희는 냉장고를 부탁해 프로그램에 나오는 셰프 유니폼을 디자인 모티브로 하기로 했습니다.

아래와 같이 대략적인 스케치와 상세 작업설계도를 그렸습니다.


일단 나무를 깎아야 하는데, 이쪽은 하는 방법도 모르고 공구도 없는 관계로 목공방에 의뢰를 했습니다.

그리고 180번 사포로 갈아내서 좀더 모양을 잡고, 400번 -> 600번 순서로 표면을 정리했습니다.
스카프를 상의에 고정하는 고리는 0.5mm 프라판을 휘어서 만들고 순간접착제로 붙였습니다.

이렇게 목재를 다뤄보니 플라스틱이야말로 정말 최적의 모형 소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됐는데요.

나무에는 나뭇결이라는 골치아픈 성질이 있더군요.
유니폼 옷깃 모양을 나타내는 패널라인을 파려고 해도 나무의 섬유가 결 방향으로만 쪼개지려고 해서 패널라인이 마구 망가집니다.
그리고 나뭇결 무늬 때문에 아무리 고운 사포로 사포질을 해도 표면이 매끈해지지 않고요.
나뭇결에 수직 방향인 표면은 액체를 너무 잘 흡수합니다. 도료를 그냥 쫙쫙 흡수해서 표면에 남아나지 않더군요.

목공의 '목'자도 모르지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플라스틱 모형의 표면 정리 테크닉과 용품들을 무식하게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피니셔즈 멀티 프라이머를 뿌리고 그 위에 GSI크레오스 프라이머 서페이서를 올려줬습니다.

목재가 액체를 흡수하는 성질 때문인지 비싼 멀티 프라이머를 반 병이나 쏟아붓게 됐는데,

목재에는 액체 프라이머를 쓰면 안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서페이서를 뿌리면 사진과 같이 표면의 적나라한 나뭇결 무늬와 다 깨진 패널라인이 드러나게 되는데요.

피니셔즈 락카 퍼티를 전체적으로 바르고 사포로 다 갈아내고, 다시 프라이머 서페이서를 뿌렸습니다.

결국 다음과 같은 꽤 봐줄만한 매끄러운 표면을 얻기까지 상당한 노가다가 필요했습니다.

도색은 외관은 펄 화이트, 운전석은 검정, 바닥은 은색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펄 화이트는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화이트 위에 GSI크레오스 문스톤 펄을 올렸는데요.
이 문스톤 펄이 그냥 순수한 하얀 펄이 아니고 약간 아이보리-베이지 느낌을 띄며 바탕의 흰색을 어둡게 톤 다운시키더라고요.
그냥 하얀 펄 느낌을 내려면 문스톤 펄이 아니라 동사의 다이아몬드 크리스털을 올려야 하나 봅니다.

나중에 유니콘 건담 만들 때 참고해야 할 듯...

운전석은 가이아노츠 미드나이트 블루, 바닥은 SMP 수퍼파인 알루미늄으로 칠했습니다.

그리고 차체 왼쪽에 마스킹 테이프 노가다로 셰프들 유니폼 왼팔에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 엠블렘을 그렸습니다.

실물로 볼 때는 그럭저럭 괜찮아 보였는데, 사진으로 찍어보니 조금 허접하네요, 흐.

아들내미 이름과 번호를 데칼로 붙여주었고, 유광 마감을 해줬습니다.

원래는 GSI크레오스 수퍼클리어 III 마감제를 쓸 계획이었는데, 5년이라는 보관기간 동안 변질이 돼버렸더라고요.
다른 도료 구입 시 증정품으로 받았던 IPP 수퍼클리어가 있길래 그걸 사용했습니다.
차량용 맥과이어 얼티밋 컴파운드와 타미야 컴파운드 Finish로 열심히 문대서 광택을 좀더 내줬습니다.

운전기사 피규어와 스티어링 휠은 레고를 이용했고요.
유니폼의 검정색 스카프 부분은 아이가 갖고 놀던 검정색 플레이도우라는 지점토 같은 재료로 빚어서 붙여줬습니다.

바퀴도 마스킹 도색으로 휠 부분에는 프라이머를 뿌리고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실버를 올려줬는데 좀 망쳤습니다.
타이어의 글자 부분은 플랫 화이트 에나멜을 붓에 묻혀서 강조해줬고요.

바퀴를 생각 없이 꼽으면 바퀴와 차체 간 마찰이 감속 요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플라스틱 파이프를 잘라서 차체와 바퀴 사이에 끼워줬습니다.
그리고 바퀴가 잘 돌아가도록 바퀴축을 전동 드릴에 꽂아서 돌리면서 사포질도 해줬고요.
바퀴와 축 사이에 흑연가루를 뿌리면 윤활제 역할로 좋다고 하여 집에 굴러다니는 2B 연필의 심을 칼로 긁어서 뿌려줬습니다.

그리고 바닥면에는 무게추를 붙여줬습니다.
동력이 없는 자동차이다 보니 비탈길에서 중력으로 가속해서 속도경쟁을 하게 되는데요.
가속과 속도 유지를 위해서 무게는 무거울수록 좋고, 무게 중심도 뒤쪽이고 낮을수록 좋나 봅니다.
하지만 150g이라는 계체량 제한이 있어서 최대한 150g에 가깝도록 무게 추를 붙여줬습니다.
실제 차량의 휠 밸런스 조정에 사용되는 쇳덩어리들을 순간 접착제로 붙여줬네요.

이렇게 해서 완성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아무런 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속도 경쟁은 무게중심과 공기저항을 속도에만 최적화해서 올인한 다른 자동차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고요.
너무 광택에만 집중해서 디자인이 너무 심플했기 때문인지 한 반에 3명씩 주는 디자인 상도 못 받았습니다.

디자인 상 심사위원들은 아마도 냉장고를 부탁해 셰프 유니폼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겠죠.


결국 이번 작업에서 남은 거라곤...

플라스틱이라는 재질의 우수성을 깨닫게 된 것과, 5년 동안 먼지만 쌓여있던 도색 용품들을 다시 꺼내는 계기가 된 정도 뿐이네요.


2011. 5. 14. 10:23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1 - 사포질

오랜만에 신상 리뷰도 썼것다, 탄력 받아 RG 엘 스트라이크를 도색까지 달려보려고 합니다.

5월 첫 주 징검다리 연휴가 정말 절호의 찬스였는데...
5월 6일에 휴가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말 안 통하는 개구쟁이 한 명이 있으니 절호의 찬스고 뭐고 하루에 프라 작업 할 수 있는 시간은 회사 출근할 때랑 아무 차이가 없습디다ㅜㅜ
그래서 열흘 동안 진행한 작업이라곤 겨우 사포질뿐-_-

일단 디테일업의 기본인 뿔과 칼을 깎았습니다.

왼쪽이 뿔 깎기 전, 오른 쪽이 뿔 깎은 후...


아머 슈나이더도 좀더 칼처럼 보이도록 날을 세웠습니다.
위쪽이 칼 갈기 전, 아래쪽이 갈아낸 후...

뿔이나 칼처럼 좁은 면을 각을 세워 갈아내는 것은 사실 사포 종류로는 예쁘게 되기 힘들고요,
カンナマスター 또는 Planing Master 혹은 파팅라인 마스터 같은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파팅라인 제거용품이 효과가 발군입니다.


나이프와는 달리 사진의 화살표처럼 날의 직각 방향으로 밀어서 표면을 긁어내는 도구랍니다.
이건 요즘 국내에선 구하기 힘드니, 대용품으로 아트 나이프 날을 세워서 칼 옆 방향으로 긁어주셔도 됩니다.
(근데 나이프로 이 짓을 하면 칼날이 나갈 확률이 높으니-_- 칼날이 저렴한 아트 나이프를 쓰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RG 스트라이크에는 RG답지 않은 골다공증 부품들이 많습니다.
스커트 안쪽은 물론이고 어깨 가동부 안쪽이나 무릎 부품 안쪽, 실드 안쪽 등등...
그래도 다른 부분들은 눈에 잘 안 띄는 위치에 있길래 레드 썬~했지만
이 실드의 노란 부품은 참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으면서도 찍어내다 만 듯한 모습을 자랑하더군요.


그래서 오른쪽 사진처럼 구멍난 곳을 퍼티로 메꾸고 좀더 입체적으로 보이게 깎아주었습니다.
골다공증 메꾸는 데는 폴리퍼티를 사용하는 게 정석이겠지만...
요 손톱 때만한 곳 때우자고 경화제랑 30:1로 계량해서 섞고 그러는 작업은 못할 짓 같아서 락커 퍼티로 두어 번 칠해서 메꿨습니다.

헤드 양쪽의 발칸을 메탈 부품으로 디테일업해줄까도 생각해봤는데...
발칸이 달려 있는 부분의 부품이 좁고 얇아서 쉽지 않아보이더군요. 그래서 패스~


이런 작업들을 다 해주고 나선 부품의 패널라인들을 찐하게 다시 그어주었습니다.
얕고 희미하면서 자잘한 패널라인들이 많아서 그냥 도색하고 나면 먹선 긋기가 꽤 곤란할 것 같더라고요.
근데 패널라인 진하게 새로 파줘야 할 곳이 정말 많더군요.
코딱지만한 부품에 오밀조밀하게 패널라인하고 몰드는 어찌 그리 많은지...
사진은 한 장도 없지만 이번에 한 일 중에 시간이 제일 오래 걸린 작업이 패널라인 다시 파기였네요. 며칠 걸렸습니다ㅜㅜ

그리고는 이제 대충 표면 사포질까지 완료~

손톱 만한 부품들에 수축은 왜 그리 많은지...-_-

퍼티질 하기는 귀찮아서 그냥 온리 사포질로 수축면들을 잡아줬습니다.



이제 서페이서 뿌릴 타임이 왔습니다.

작년 12월에 집을 이사했습니다만... 이사 후로 컴프레서와 에어브러시를 한 번도 안 돌려봤습니다.
사실은 아예 짐에서조차 안 풀었었죠.
드디어 5개월 만에 도색 환경을 연결하고 꾸며봤습니다.


스프레이 부스는 타미야 '스프레이 워크 페인팅 부스' 구형 제품인데 흡입력이 딸립니다, 딸려요.
서페이서처럼 분진 많이 나오는 도료를 뿌리면 아무리 흡입구에 정조준해서 뿌려도 온 방안에 분진이...
방진, 방독 마스크는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죠.
스프레이 부스를 교체하고 싶긴 하지만 귀찮고, 돈도 없고...


그리고 자바라 호스는 장윤 형님이었던가 누구한테 들은 대로 골판지 상자를 이용해서 창문 틈을 밀폐하고 구멍으로 빼냈습니다.


음하하 이젠 마구마구 뿌려대기만 하면 된다~~~고 하기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RG 건프라의 어드밴스트 MS 조인트(이하 AMSJ)의 재질이 문제인데요.
ABS와 폴리프로필렌(이하 PP)의 이중사출로 되어 있습니다만...
ABS는 락커 신너에 의해 재질이 열화된다는 문제가 있고, PP는 표면에 도료가 정착이 안 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ABS는 신너 성분이 고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부품을 분리해서 조심조심 도색하는 것이 원칙인데,
AMSJ는 특성 상 분리 안 되는 부분이 많아서 걱정이고요.

더 문제는 PP입니다.
무엇에든 잘 들러붙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성질 때문에 이중사출을 하고도 관절이 붙어버리지 않고 가동이 가능한 AMSJ가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이고,
식품 포장지 안쪽면 코팅 등에도 널리 쓰입니다만...
도색을 하고 나서 잘 벗겨진다는 문제가 있죠ㅜㅜ

그래서 PP 재질 부분에는 좀 뭔가 특수한 표면처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만...
때마침 GSI크레오스 사에서 'Mr. 프라이머 서페이서'라는 신제품이 나왔네요.
기존의 서페이서는 폴리스티렌이나 ABS처럼 락커도료와 친화력이 좋은 재질 용이라면,
Mr. 프라이머 서페이서는 그런 재질은 물론이고 금속이나 레진에도 적합하다는 겁니다.

'오호~ 반다이하고 사이가 좋은 GSI크레오스에서 RG 시리즈 발매 시기와 비슷하게 이런 신제품이 나왔다는 것은...
혹시 RG의 AMSJ에 쓰라고 나온 것인가?'
라는 생각에 바로 구입했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런너를 이용해서 한 번 실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AMSJ의 런너는 100% PP 재질입니다. ABS 소재의 런너는 제조 과정에서 떼어내 버리는 듯...)
비교를 위해 집에 있는 각종 프라이머, 서페이서류를 모두 동원했죠.
아래 사진을 보시면 왼쪽부터 Mr. 프라이머 서페이서, Mr. 서페이서, Mr. 레진 프라이머, Mr. 메탈 프라이머, Finisher's 멀티 프라이머입니다.
이것을을 아래 사진에서 빨간 선으로 연결된 부분에 뿌렸습니다.


이들을 각각 두 겹으로 뿌린 후 하루를 건조시킨 뒤 아래 사진처럼 도료도 두 겹으로 뿌렸습니다.
사용한 도료는 SMP 울트라 화이트였고요.


그리고 또 하루를 건조시킨 뒤 일단 손톱으로 살살 긁어보았습니다.
손톱으로 긁어도 멀쩡할 경우 사포나 아트 나이프로도 긁어보려 했는데...
손톱만으로도 모두 긁히더군요ㅜㅜ
느낌 상 신상 프라이머 서페이서가 젤 잘 긁히는 것 같은...

 
아 이제 어쩌죠-_-?

손끝의 느낌에 주의해 가면서 긁어보니 레진 프라이머가 확실히 다른 프라이머류보다는 좀더 피막이 강하고 덜 긁힌다는 건 알 수 있었습니다.
그치만 레진 프라이머는 ABS 재질에는 잘 안 먹힌다고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ABS와 PP가 막 뒤섞여 있는 AMSJ에 선뜻 뿌리기는 좀 그렇네요.

레진 프라이머 다음으로 피막이 괜찮았던 것은 Finisher's 멀티 프라이머 같습니다.
근데 뭐 사진을 보셔도 아시겠지만 레진 프라이머는 다른 것들과 확실히 차이나는 반면,
멀티 프라이머는 '고만고만한 것들 중에 꼭 하나를 뽑긴 해야 한다면 그래도 느낌 상 얘가 좀 나은 것 같다' 수준입니다-_-.

아 이제 어쩌죠-_-?
AMSJ 실제 부품에는 런너와는 달리 사포질을 했기 때문에 표면이 거칠어서 그나마 좀 덜 벗겨질 것 같기는 한데...
그냥 멀티 프라이머 뿌리고 도색한 후 안 벗겨지길 강하게 염원할-_- 계획입니다만...
이 방법 말곤 별로 뾰족한 수가 없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