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세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2.23 OVA 건담 유니콘(UC) 제1화 감상: 우주세기의 화려한 부활 21
  2. 2009.10.08 HGUC 막투 3종 세트 6
2010. 2. 23. 20:50

OVA 건담 유니콘(UC) 제1화 감상: 우주세기의 화려한 부활


오랜만에 좋은 우주세기 애니메이션 하나 봤습니다.
OVA(original video animation)판 '기동전사 건담 UC(유니콘) 제 1화: 유니콘의 날(ユニコーンの日)'입니다.

OVA이지만 2월 20일부터 프리미어 리뷰라고 해서 극장에서 상영중입니다(일반 판매는 3월 12일부터).
(저야 물론 일본 극장 가서 본 것은 아니고...^^)

후쿠이 하루토시(福井晴敏) 씨의 동명 소설을 애니화한 작품인데,
소설은 안 읽어봤지만 이거이거 요즘의 영상 기술로 잘 되살린 완전 뼛속까지 우주세기스러운 건담이네요.

타이틀의 UC는 유니콘의 약자이지만 아마도 중의적으로 우주세기(Universal Century)의 적자(嫡子)임을 암시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우주세기를 Universal Century라고 표기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여기에서 장황하게 설명 드렸고,
적 캐릭터 이름이 '풀 프론탈(full frontal - 정면 무삭제 누드)'이라는 소름끼치는 작명 센스도 맘에 안 들긴 합니다만...

첫화를 보고 급호감이 들어서 우주세기의 적자로 인정해주고픈 마음이 마구마구 드네요.


우선 캐릭터 디자인부터 바로 그 야스히코 요시카즈(安彦良和)씨입니다.
퍼스트 건담, 제타건담뿐 아니라 용자 라이딘, 콤바트라V, 다이모스, 다이탄 등등 70-80년대 수퍼로봇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디자이너였죠.
'수퍼로봇대전' 같은 게임을 해보면 등장 인물의 1/3 정도가 야스히코 씨가 디자인한 캐릭터입니다.

요즘 세대라면 SEED 캐릭터 디자인의 히라이 히사시(平井久司)씨라든가 OO의 이노마타 무츠미 씨 그림체가 더 친숙하겠지만,
우주세기라면 역시 야스히코 씨죠^^.

그리고 역시 우주세기 답게 주인공은 뉴타입이고, 주인공 아버지가 건담을 만듭니다(혹시 네타?).
이에 대해서 '또냐, 너무 진부한 것 아니냐'고 비난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저 같은 올드 팬은 친숙한 것에 대한 향수(鄕愁)랄까... 호감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착하고 똑부러지게 잘 자란 미네바 자비님 하며 엘피 플의 12번째 클론이라는 마리다 크루스,
제간, 넬 아가마 같은 눈에 익은 우주세기의 인물과 물건들이 많이 나와서 세계관에 금방 몰입이 되더군요.

"내가 건담이다" 같은 손발이 오그라지는 영웅주의적인 멘트도 없고
우주세기 답게 전쟁의 무서움이라는 것이 실감나고 진지하게 그려져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건담UC에서 또 빼놓고 넘어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천재 디자이너 카토키 하지메 씨의 MS들이 활약하는 전투장면입니다.
최근 구슬동자 건담과 인간의 프로포션에서 벗어난 MS가 잔뜩 등장하는 모모건담 애니만 보다가
카토키 씨의 늘씬한 인간형 MS들을 보니 '눈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MS의 움직임에서도 '생물이 아닌 어디까지나 병기'라는 느낌을 잘 살린 거동을 보여주고 있고,
무중력, 진공 상태에 대한 물리적 표현도 사실적으로 잘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컴퓨터 그래픽스 같은 요즘 영상 테크닉들이 입혀져서 더 멋지고 실감납니다.

제 경우는 크샤트리야나 유니콘 건담의 전투보다
망 보다가 리젤과 제간 편대에 포위되어 공포 속에서 필사적으로 응전,
결국 "네오지온 만세"를 외치며 장렬히 산화한 기라줄루의 파일럿 사보아의 행동 묘사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튼 바로 이런 것이 우주세깁니다.
반다이와 선라이즈가 이번엔 '30대 중반의 우주세기 팬' 타게팅을 제대로 한 것 같습니다.

건담UC 애니에서 MS들의 등장순서는 거의 반다이 HGUC 킷 발매순서와 동일합니다.
크샤트리야, 유니콘 건담, 기라줄루, 리젤, 스타크 제간, 로토...
반다이의 장사속이 정말 무서우면서도 애니에서의 멋진 활약이 떠오르면서 마구마구 사고싶어지는군요.
크샤트리야는 비싼데...


암튼 결론적으로 건담 UC, 우주세기 팬이라면 놓치면 안 될 애니메이션입니다.
반대로 우주세기 건담의 배경지식이 없으시다면 재미가 반감되는 그런 애니메이션이기도 합니다.
최소한 퍼스트 건담과 제타 건담 정도는 필수, 더블제타나 역습의 샤아는 선택으로 예습을 해 주셔야 재밌습니다.
 
그런데... 1화는 유니콘 건담 NT-D 모드(디스트로이 모드) 풀 전개~! 로 이제 막 재미있어지려는 찰나에 똑 끝나버리네요.
2편은 가을 공개 예정이라는...-_-
궁금하게 만들어놓고 시간을 끌다니... 소설책을 팔아먹으려는 상술일까요?
OVA는 총 6편으로 기획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속도라면 2012년에나 끝나겠군요.

그건 그렇고 소설은 캐막장으로 치닫는다는데 애니도 결국 막장으로 끝나는 건 아닐지...
기대가 되면서도 불안하군요.
2009. 10. 8. 19:42

HGUC 막투 3종 세트

RX-178 건담 Mk-II...
3종 세트라고 하면 제타 건담 스토리 상의 막투 1호기, 2호기, 3호기를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앞에 HGUC라는 수식어를 붙이면 의미가 좀 달라질 수 있죠.
반다이에서 HGUC(High Grade - Universal Century) 시리즈로 발매한 건담 Mk-II 킷이 3종이기 때문입니다.


Universal Century라는 용어는 타이핑 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립니다만...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Universal = 우주의, Century = 세기, 즉 '우주세기'라는 뜻입니다.
퍼스트 건담부터 V건담까지가 이 '우주세기'라는 연호를 공유하는 가상의 미래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건담 세계의 설정에 따르면 최초의 스페이스 콜로니가 세워진 것을 기념하여 우주세기 0001년으로 삼았다고 하죠.
문제는 영어와 별로 친하지 않았던 건담 제작진들이 세기 → century라고 영문으로 번역해 버린 것인데요.
어원을 조금만 알아도 century는 단어 자체에 'cent(= 100)'라는 숫자가 들어있어서 무조건 100년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을 텐데...

그럼 우주세기를 사는 사람들은 100년이 지나고 나면 무슨 연호를 써야 하는 걸까요?
우주세기 0093년에 샤아가 액시즈를 지구에 떨어뜨리려고 했던 것도 Universal Century와 함께 지구를 끝장내버리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거기다 연호 자체에 Century = 100년이라고 명기해놓고 꼭 4자리로 읽는 이 모순은 또 뭘까요?

참고로 이런 의미의 세기(世紀)에 맞는 단어는 Era이고, 건담 SEED에서는 CE(Cosmic Era)라는 연호를 사용합니다.

건담 SEED는 '유치하다, 막장이다, 먼치킨이다' 비난하며
'우주세기만이 진리'라고 외치는 일부 우주세기 팬들은
SEED가 우주세기보다 '의미론적으로 더 올바른 우주세기'라는 사실을 알랑가 모르겠네요.


얘기가 좀 곁길로 샜습니다만
아무튼 HGUC 건담 Mk-II는 2002년에 검은색 티탄즈 컬러가 발매되고, 뒤이어 에우고 컬러로 수퍼건담이 발매됐죠.
그러다가 2005년에 극장판 Z건담 1편 개봉에 발맞추어 '+플라잉 아머'라는 형태로 제3의 막투가 발매됐습니다.

하하하 제타 팬인 제가 하나라도 놓칠 수 있겠습니까?
셋 다 구입해 버렸죠.

그리고 이번에 민봉기의 건프라월드의 '티탄즈 프로젝트'에 막투로 참여하면서
에우고 막투들도 다 한꺼번에 도색완성해 주기로 했습니다.
비슷비슷한 놈들을 한 번에 만들면 왠지 시간이 절약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2002년이면 나온 지 7년이나 된 킷인데,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프로포션은 상당히 쓸만합니다.
목이 짧고, 팔도 좀 짧고, 허벅지가 좀 짧고, 발이 좀 크고, 바주카가 좀 가늘다는 점 정도만 빼면 말이죠^^


막투는 왠지 요즘 킷들처럼 다리만 늘씬늘씬 길쭉한 것보다는 어느 정도 중량감 있는 이런 프로포션이 어울리는 듯...

프로포션은 합격점이지만 그 외의 거의 모든 부분은 옛날 킷 티가 풀풀 납니다.
우선 팔다리가 딱 정직하게 90도까지밖에 안 꺾이는 가동성과...


허벅지부터 발등까지 면면히 이어지는 이 정직한 접합선...
다리만 여섯 갠데 이것들 접합선 수정을 언제 다 하냐고요.


그리고 좀 흥미로운 것이...
동일할 것 같은 수퍼 건담과 플라잉 아머 버전의 에우고 컬러 막투 소체가 서로 쪼금 다르다는 겁니다.

왼쪽이 수퍼 건담, 오른 쪽이 플라잉 아머 버전인데요.
관절&무기 부분의 사출색이 다르지요.
플라잉 아머 버전은 MG 2.0과 거의 동시에 출시되면서 MG 2.0과 비슷한 청회색이 되었습니다.

설정 상의 컬러링은 관절 부분이 청회색, 무기가 진한 회색이기 때문에
소체만 보면 플라잉 아머 버전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고, 무기만 보면 수퍼건담 버전이 더 나아보입니다.


사출색이야 뭐 도색하면 다 덮일 거니까 뭐 그렇다 치고요...
또 다른 점은 플라잉 아머 버전의 백팩 연결 파이프가 플라스틱에서 메쉬 파이프로 변경됐다는 점입니다.
플라잉 아머에 엎드려 탔을 때 빔 사벨 랙을 꺾어세울 수 있게 하기 위해 추가됐다는 것 같더군요.



안 그래도 메쉬 파이프로 디테일업 해주려 했는데, 수고를 덜어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플라잉 아머는 거의 아래 사진과 같이스탠드처럼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극중에서는 주로 납작하게 엎드려 타는데... 그래서야 별로 뽀대가 안 나잖아요?)


두 킷 가격이 동일하게 2000엔인데(티탄즈 버전은 1000엔), 추가 파츠 크기가 너무 차이가 나네요.
(부품 수는 수퍼 건담의 G 디펜서 쪽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시험 삼아 HGUC 제타 건담의 웨이브 라이더 변형 상태(하이 메가 런처 최대 연장)하고도 비교해 봤는데, 역시 큽니다.


수퍼 건담과 플라잉 아머 중 하나를 선택해서 구입해야 한다고 하면...
수퍼 건담에 특별한 애착이 있지 않은 한 아무래도 플라잉 아머 쪽이 좀더 나을 듯하죠?


이번에 개수해야 될 포인트들을 좀 살펴봤습니다.

접합선도 많고요, 골다공증도 좀 있네요.

그리고 HGUC 막투의 어깨 아머는 요즘엔 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인 팔 앞뒤에서 연결되는 방식으로 고정되는데요.
몸 쪽에서 보면 어깨 안쪽이 휑하니 뚫려서 폴리캡도 보이고 영 좋지 않습니다.
접합선 수정도 할 겸 어깨 아머를 몸통과 팔 연결 축에 고정하는 방식으로 개수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손목이 너무 가늘어 틈새가 너무 썰렁해 보입니다.
손목 길이를 좀 줄이든지 테두리 같은 걸 좀 씌워서 틈이 안 보이게 해줘야 할 듯합니다.


발목 또한 너무 가늘어서 폴리캡까지 다 드러나 보이니 테두리를 씌워줘야 될 것 같고요.
또 막투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 없는 발목 실린더가 중간까지밖에 없는데,
번쩍번쩍 빛나는 금속 실린더를 심어 디테일업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