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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2.05 PG Unleashed RX-78-2 Gundam 제작기 #2 - 아크릴 도색 공정 준비 4
  2. 2009.11.05 에어브러시를 위한 최적의 도료 농도 맞추기 14
2022. 12. 5. 13:54

PG Unleashed RX-78-2 Gundam 제작기 #2 - 아크릴 도색 공정 준비

원래 두번째 제작기는 도색 작업기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도색 환경이 워낙 여러가지로 바뀌다 보니 나중에도 참고할 수 있도록 글로 남겨놔야 할 것 같아서, 준비단계인 도색환경의 정비 과정을 정리해 봅니다.

 

한국에서 건담을 도색한다면 어느 도료를 쓸지 제 마음 속에는 이미 아래와 같이 딱 정해져 있는데요.

  • 흰색: Finisher's 파운데이션 화이트
  • 파랑: Finisher's 라벤더
  • 빨강: Finisher's 루미 레드
  • 노랑: Finisher's 딥 옐로우
  • 회색: 가이아노츠 뉴트럴 그레이 I ~ V
  • 금속색: IPP 수퍼파인 실버

얘네들은 전부 래커 도료입니다. 이런 인화성 물질은 미국 통관 시에 걸리면 골치 아파진다고 해서, 갖고 있던 것들을 한국에서 다 처분하고 왔거든요. 그런데 발색과 은폐력이 좋은 저의 최애 래커 도료 Finisher's를 미국에서 다시 구해보려고 했더니, 구입은커녕 검색조차 안 되네요ㅜㅜ 위 도료들 중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건 가이아노츠뿐이고, 그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미국 모형인들은 주로 아크릴과 에나멜 도료를 사용하고, 래커 도료는 거의 안 쓰는 듯합니다.

그래서 가이아노츠나 GSI크레오스 래커 도료라도 어떻게든 구해서 친숙한 래커 도료 기반의 도색 공정을 꾸역꾸역 이어가느냐, 아니면 아크릴이나 에나멜 도료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아예 전환해버리느냐의 기로에 섰는데요. 결국 아크릴 도색 공정을 선택했고, 여기서 가장 결정적이었던 요인은 환경 문제였습니다. 래커 도료는 냄새만 맡아봐도 톨루엔이나 크실렌 같은 유기용제 냄새가 코를 찌르면서 건강과 환경에 안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확 들거든요. 휘발유 냄새가 나는 에나멜과 비교해도 수용성인 아크릴이 더 저공해 친환경적이죠. 환경이니 뭐니 거창하게 얘기했지만 사실은 아들 공부방으로도 사용하는 방에서 도색을 해야 하는데, 냄새가 심하면 쫓겨날 것 같아서 아크릴 도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크릴 에어브러시 도색 공정

우선 인터넷에서 아크릴 도료를 사용한 모형 도색 관련 자료를 찾아봤는데, 한국어로 '아크릴 도색'을 검색하면 대부분 붓이나 스펀지 도색에 대한 내용들이고, 에어브러시 도색에 관한 내용은 찾기 힘들더라고요. 한국에서 모형 아크릴 도색은 안 그래도 마이너한데, 그 중에도 에어브러시 도색은 아싸 중에서도 진짜 아싸인가 봅니다. 아크릴 에어브러시 도색 방법에 대해 잘 정리된 한글 자료는 ☞LONDO BELL님의 블로그☜가 거의 유일하고, 많은 참고가 됐습니다.

전에 쓰던 래커 도료에는 도색 공정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장점이 있었습니다.

  • 플라스틱 모형 재질(폴리스티렌, ABS)과 친화성이 우수해서 딱히 서피스 프라이머를 칠하지 않아도 정착력이 좋다.
  • 에나멜이나 아크릴 신너에 녹지 않기 때문에 래커 도색면 위에 바로 에나멜이나 아크릴 도료로 먹선작업이나 워싱을 할 수 있다.

반면에 아크릴 도료는 플라스틱에 정착력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에 도색 전에 미리 프라이머를 올리는 것이 필수이며, 아크릴 도색면은 모든 종류의 신너에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먹선을 넣거나 워싱을 하려면 미리 유광 마감제를 올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는

래커 본도색 → 에나멜 먹선→ 데칼 → 마감제

로 이렇게 심플하던 저의 4단계 건프라 도색 공정이

프라이머 → 아크릴 본도색 → 유광 마감제 → 아크릴 먹선 → 데칼 → 마감제

의 6단계로 늘어나게 됐네요.

 

아크릴 도료의 선택

한 마디로 아크릴 도료라고 해도 종류와 메이커가 엄청 다양하고, 모형용보다 미술용이 더 많은데요. 건담에는 워낙에 원색적인 색들이 사용되는지라, 국방색 같은 칙칙한 색들만 한가득 있는 모형용 도료보다 채도 높은 미술용 물감이 오히려 더 맞기도 합니다(건담 원작 애니메이션을 어떤 물감으로 채색했을지 생각하면 바로 답 나오죠). 미술용 도료가 평균적으로 더 저렴하기도 하고요(진귀한 안료를 쓴 일부 색상은 모형용보다도 훨씬 비쌉니다만). 하지만 미술용을 모형에 적용하려면 안료의 은폐력, 플라스틱 표면에서의 정착력, 표면 강도, 갈라짐, 농도 희석 문제 등 위험요소가 꽤 있습니다. 이 문제점들 모두 해결 방법은 있습니다만, 처음 아크릴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한꺼번에 넘어야 할 산이 좀 너무 많은 것 같죠? 미술용 도료는 일단 아크릴 도색에 익숙해지고 나서 도전해볼까 합니다.

 

모형용으로만 선택의 폭을 좁혀도 Citadel, AK Interactive, Testors 등등 여러 회사의 아크릴 도료들이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Vallejo(바예호)가 색상도 다양하고, 품질에 대한 평가도 좋고, 무엇보다 Mecha Color라고 건프라를 위한 도료 라인업이 아예 따로 있더군요. 웹사이트에도 이렇게 떡하니 건담 사진이 있고요 (어째 SEED 계열 모델에 우주세기 형식번호와 OO 엠블럼이...)
아크릴 초보 입장에서 이것저것 잡다하게 시도해보는 것보다는 한 종류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일단은 필요한 모든 도료 종류들을 Vallejo 제품으로 싹다 구비했습니다. 그런데 구하기 쉽고 흔하다는 말이 저렴하다는 말과 동격은 아닌가 봅니다. 일본제 래커보다 살짝 비싼 데다가 Vallejo의 에어브러시용 도료는 훨씬 묽습니다. 같은 도색 면적으로 비교하면 가이아노츠나 GSI크레오스 대비 Vallejo가 두 배 이상 비싸게 먹힌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아크릴 도색 시의 주의사항

농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회사에 따라 좀 다르지만 일본제 래커 도료들은 에어브러싱을 위한 최적의 도료원액 : 신너 희석비가 보통 1 : 1에서 1 : 2 사이의 어딘가에 있습니다. 그래서 도색 시에 도료보다 신너가 더 많이 소모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반면에 에어브러시용 Vallejo 도료는 원액을 희석 안 하고 그냥 에어브러시에 넣고 바로 뿌리면 됩니다. Vallejo 에어브러시 신너 제품 설명서를 봐도 도료 : 신너의 권장 희석 비율은 10 : 1 에서 5 : 1입니다. 그리고 아크릴 도료의 경우 그냥 증류수나 신너만으로 묽게 희석해서는 정착성과 도막 강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미디엄을 섞어줘야 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구입한 'Vallejo 에어브러시 플로우 임프루버'가 일종의 플로우 미디엄이라고 합니다. 그라데이션 도색처럼 많이 묽게 희석해야 할 경우에는 클리어 미디엄이라는 것도 섞어줘야 된다는 것 같네요.

 

저는 도료 희석 농도를 조절할 때 도료의 점성도를 기준으로 맞추는데요. 투명한 병에 도료를 넣고 기울였다가 세웠을 때, 벽면에 묻은 래커 도료가 흘러내리는 시간이 1초 걸리는 농도가 (적어도 제게는) 에어브러시 래커 도색에 최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아크릴 도료를 동일하게 1초 만에 흘러내리는 점성에 맞추어 희석해서 뿌려봤더니 도색면에 도료가 살짝 뭉치고 얼룩지더라고요. 아크릴 도료의 경우 좀더 진하게 약 1.5초에 흘러내리는 농도여야 래커 도료와 비슷한 느낌으로 도색이 되더군요. 도료 정착성의 차이 또는 래커 신너의 휘발성 때문인 듯한데, 아무튼 아크릴 도료는 래커 대비 좀더 진한 농도라야 비슷한 에어브러시 도색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도료를 균일하게 잘 교반하는(섞는) 문제입니다. 도료병 바닥에 가라앉은 안료와 무거운 성분들을 도료 사용 전에 골고루 다 뒤섞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요, 조색스틱 같은 막대를 도료병에 직접 넣고 바닥까지 긁으며 휘휘 돌려서 저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죠.

 

그런데 Vallejo 도료 용기는 입구가 좁고 조색 스틱을 넣을 수가 없어서, 그 대신으로다가 도료병 안에 이런 쇠구슬을 하나둘씩 넣어줬습니다. 쇠구슬 넣은 도료병을 한 1~2 분쯤 신나게 흔들어주면 그럭저럭 잘 섞이는 것 같습니다.
보니까 서양 모형인들은 고속의 진동과 소용돌이를 일으켜 도료를 병째로 섞어주는 페인트 믹서를 사용하는 것 같더군요. 아래와 같은 기계를 사용하면 조색 스틱이나 쇠구슬 없이도 10초 만에 완벽히 균일하게 잘 섞인 도료를 얻을 수 있다네요.

 


이 물건이 한 10만원 정도 하는데, 이 기계 값의 뽕을 뽑을 정도가 되려면 도료를 한 100 병 이상은 섞어줘야 할 듯합니다. 과연 제 인생에서 앞으로 100 병 이상의 도색을 하게 될 운명일까요, 아닐까요? 일단 이번 Perfect Grade Unleashed (이하 PGU) 건담까지는 열심히 손으로 흔들어 섞어 도색해주고, 다음번 작업 때 페인트 믹서 구입을 고려해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아크릴 에어브러시 도색 자료를 찾다보면 단골로 나오는 말로, 에어브러시 청소를 제대로 안 하면 아크릴 도료 찌꺼기가 굳어서 에어브러시가 막혀버린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저는 래커 도료 사용할 때는 보풀 없는 휴지(delicate task wipe)와 싸구려 신너만으로 에어브러시를 대충 닦았었는데요. 이번에는 에어브러시 전용 청소도구 세트도 구입해서, 아크릴 도색이 다 끝난 후에 붓과 물로 한 번, 에어브러시 분해 후 청소도구와 Vallejo 에어브러시 클리너 용액으로 또 두세 번 정성들여 닦아주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청소도구들 중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맨 아래 바늘처럼 생긴 도구일 겁니다. 저것을 에어브러시의 노즐에 넣고 돌려서 노즐 안에 쌓인 도료 찌꺼기를 긁어내거든요.

 

이제 처음 접한 아크릴 도료를 곧바로 모형에 칠했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위험성이 있으니, 새 도료들의 특성도 파악할 겸 제가 원하는 색상도 찾을 겸 해서, 시험 삼아 각각의 도료들을 플라스틱 메모 자석에 에어브러시로 뿌려봤습니다.

1. 흰색

PGU 건담은 흰 외장 컬러에 백색, 그리고 아주 밝은 회색의 2단계 색상을 사용하게 됩니다. 흰색에 적용할 서피스 프라이머로는 사진 왼쪽의 Premium 화이트 프라이머를 구입했고, 도료로는 Premium 화이트, Mecha Color 퓨어 화이트, Mecha Color 화이트 그레이를 구입했습니다. 사진의 동그란 메모 자석들 위에 우선 프라이머를 에어브러시로 다 깔아주고, 그 위에 도료들을 칠해봤는데요.

 

순백색의 경우 화이트 프라이머, 프리미엄 화이트, 퓨어 화이트의 색감이 대동소이한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 사출색보다는 훨씬 깨끗한 흰색들이긴 하지만, 하얗게 표백된 종이보다는 덜 흽니다. 사실 흰색은 색감뿐 아니라 은폐력이라든지 다른 색상과 혼색은 잘 되는지 등도 중요한데요, 여건이 안 돼서 테스트를 못 해봤네요. 사실 테스트해봤자 답정너인 것이, 프리미엄 화이트가 다른 도료 대비 3배 이상 용량이 커서 빨리 써버려야 되거든요. 게다가 Vallejo 프리미엄 도료는 순수 아크릴이 아니라 폴리우레탄이 섞여 있어서 다른 도료와의 혼색용으로 쓰기도 곤란할 것 같고요. 아무튼 PGU 건담의 흰색 장갑은 이 프리미엄 화이트로 칠해야 할 듯합니다.
Mecha Color 화이트 그레이는 PGU 건담의 어두운 백색 장갑을 염두에 두고 구입한 색상인데, 이게 뉴트럴한 회색이 아니고 제가 안 좋아하는 누르스름한 색이네요. 사진 오른쪽 끝에 있는 그레이 프라이머 쪽이 더 중성적인 느낌이고 플라스틱 사출색과도 더 비슷합니다. 그렇다고 도색을 프라이머로 하면 좀 찜찜할 것 같고, 화이트 그레이에 보라색이라도 조금 섞어서 좀더 뉴트럴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2. 파랑

저는 개인적으로 순수한 파란색보다는 보랏빛이 도는 파란색을 선호하는데요. Finisher's 라벤더 도료가 딱 제가 원하는 건담 가슴 색깔입니다. Vallejo에는 당연히 그 색상이 없고, 다른 기존 색상들을 가지고 조색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신기하게도 Vallejo에는 Ultramarine이라고 파란 프라이머가 존재하더군요. 그래서 사진의 메모 자석들에는 파란 프라이머를 다 깔아줬는데, 막 여기저기 뭉치고 색분리까지 일어나더라고요. 실제 건프라에 도색할 때 주의를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도료는 Game Air 에일리언 퍼플, Model Color 블루 바이올렛, Mecha Color 퍼플, 라이트 블루, 그리고 블루를 구입해서 칠해봤습니다. 저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색상은 에일리언 퍼플입니다. 사진 상에는 '보랏빛을 띠는 파란색'처럼 찍혔지만, 실물 색감은 '파란 빛을 띠는 보라색'이라 그대로 쓸 수는 없을 것 같고요. 플라스틱 사출색에 가장 가까운 것은 Mecha Color 블루였습니다. 에일리언 퍼플과 블루, 라이트 블루를 잘 섞어서 PGU 건담의 2단계의 푸른색을 조색해야겠습니다.

 

3. 빨강

Vallejo에는 파란 프라이머뿐 아니라 빨간 프라이머도 있습니다. 색분리가 일어나는 정도는 아니지만 얘도 파란 프라이머처럼 정착성이 좀 안 좋은 듯, 색이 균일하게 안 먹히고 얼룩덜룩하게 됐습니다. 역시 도색 시에 조심해야 할 것 같네요.

 

저는 채도가 높고 약간 오렌지 빛이 도는 빨강을 좋아하는데, Mecha Color 레드가 딱 그런 빨강이네요. 혹시나 조색에 필요할까 해서 Mecha Color 오렌지도 구입했는데, 빨간색 표현에는 굳이 섞을 필요 없을 듯합니다. SZ 레드는 사자비 용 빨간색인 듯한데(아마 상표권 때문에 '사자비' 대신 SZ로 한 듯), 사진에선 눈에 잘 안 띄지만 색이 좀 탁합니다. Game Air 블러디 레드 역시 색감은 좀 다르지만 탁한 빨강이고요. PGU 건담의 빨간색 2단계 톤은 Mecha Color 레드에 화이트 약간 섞고, 블러디 레드에 블랙을 살짝 섞어서 표현하면 될 것 같습니다.

 

4. 노랑

Vallejo에는 아이보리와 모래색 프라이머도 있는데, 굳이 구입하지 않고 화이트 프라이머를 칠한 위에 노란색 도료들을 올려줬습니다.

 

사출색과 가장 유사한 것은 Mecha Color 옐로우이긴 한데요. 얘는 레몬 옐로우랄까 아주 약간 연두색을 띤 노랑이라서 제 취향이 아니네요. Game Air 골드 옐로우가 제가 좋아하는 개나리색 딥 옐로우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Mecha Color 오렌지를 살짝 섞은 후 화이트로 밝기를 조절해주면 PGU 건담의 2단계 노랑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5. 회색

PGU 건담은 본체 프레임에 3가지, 무기 외장에 2가지 회색이 사용되어 총 5가지의 다른 회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반다이 건프라의 회색 사출색들은 전반적으로 제 생각보다 너무 어둡고요. 제 취향 상으로나 퍼스트 건담 설정화 상으로나 가장 어두운 부분의 색상이 Mecha Color 팬텀 그레이 정도면 맞는 듯합니다. 다른 회색 부품들은 그보다 밝은 회색 도료들을 다단계로 적절하게 혼합해서 칠해줄 계획이었고요.

 

구입한 Vallejo Mecha Color의 그레이 계열 도료들을 직접 칠해보고서야 제 계획에 차질이 생겼음을 알아챘습니다. 제 도료들은 무채색의 뉴트럴 그레이가 아니고 색감들이 상당히 치우쳐 있네요. Mecha Color 화이트 그레이는 누리끼리하고, 그레이는 청록색을 띱니다. 팬텀 그레이도 푸른 빛을 띠기는 하나, 제 기준으로 허용범위 이내고요. 아예 팬텀 그레이에다가 흰색을 여러가지 비율로 섞어서 다단계의 밝은 회색들을 다 조색해줄까 하는 생각도 해봤으나, PG 프레임을 다 칠하기에는 17 ml의 팬텀 그레이와 퓨어 화이트 도료 양이 간당간당할 것 같습니다. 화이트 그레이에 보라색 한 번 살짝 섞어보고, 그레이에는 빨간색을 약간 섞어서 좀더 뉴트럴하게 만들어 사용해볼까 계획 중입니다.

 

6. 메탈릭

아예 금속 도금이 되어 나온 PGU 건담의 런너들은 금속 광택이 너무 훌륭해서 따로 도색이 필요 없는데요. 펄 그레이 플라스틱으로 사출된 T런너의 트러스 프레임 부품들은 메탈릭 컬러로 도색을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그걸 위해서 Vallejo 도료들 중에서도 더욱 비싼 Metal Color 시리즈로 실버와 스틸 색상을 구입해봤네요.

 

그런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얘네들은 자동차 페인트의 메탈릭 실버나 메탈릭 그레이 같은 느낌이고, 리핑(Leafing)이 전혀 없는 메탈릭 도료네요. 제가 애용하던 SMP/IPP의 수퍼파인 계열 메탈릭 도료는 리핑이 훌륭해서 플라스틱 표면이 그대로 금속 표면처럼 변하는 그야말로 연금술 느낌인데요, 그 정도까지 바라는 건 아니지만 리핑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금속 질감으로 이름난 Alclad나 Spaz Stix 같은 도료들 모두 래커 도료인 걸 보면 아크릴로는 리핑이 불가능한가 봅니다. 금속 박편 입자들이 도색면 위에 촥 펼쳐지는 리핑을 위해서는 금속과 도료 바인더가 서로를 밀쳐내야 하는데, 둘다 극성 입자인 금속과 아크릴 수지는 서로 밀치지 못해 리핑 효과를 못 내는 것은 아닐지 한 번 뇌내망상을 펼쳐봅니다.

 

트러스 프레임이 굳이 실제 금속 느낌이 필요한 부분도 아니고, 비싼 돈 주고 사기도 했으니 이번에는 Vallejo Metal Color를 그냥 쓰려고 합니다. 사출색과 비교해봤을 때 실버는 너무 밝고 스틸은 너무 어두우니, 반반씩 섞어서 칠해줘야겠습니다.
혹시 나중에 백식이라든지 스트라이크 프리덤의 관절 부위처럼 실제 금속 질감의 도색이 필요할 경우에는 환경오염이 좀더 되더라도 다른 리핑 래커 도료를 사서 칠해줘야겠습니다.

 

7. 부품 표면 클리어 코팅

클리어 부품이나 금속 도금 부품 위에 데칼을 붙이게 되면 데칼이 긁히거나 떨어지지 않게 부품 표면에 마감제를 올려줘야 합니다. 그런데 마감제도 역시 아크릴 도료니까 프라이머 없이는 플라스틱 표면에 잘 정착이 안 될 겁니다. 그렇다고 불투명한 프라이머를 깔아주자니 투명한 클리어 플라스틱과 금속 광택이 다 가려질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서 프라이머 없이 마감제만 직접 부품 위에 올려보는 테스트를 했습니다. 투명 클리어 부품 런너와 은색 도금 런너에다가 프라이머를 올리지 않고 바로 Vallejo Premium 유광 바니시(아크릴 쪽에서는 마감제를 clear coat보다 varnish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를 에어브러시로 뿌려줘봤습니다. 바로 옆 부분에는 비교용으로 화이트 프라이머를 뿌린 위에 바니시를 올려봤고요(이런 표면검사 용도로는 회색 프라이머가 좋다는 걸 다 칠하고 난 후에야 깨달았습니다-_-). 금속 도금 런너의 결과는 그나마 좀 봐줄만 했지만, 클리어 런너는 마감제가 플라스틱 면에 붙지 않고 방울지고 따로 놀며 난리도 아닙니다ㅜㅜ (사진 상으로는 잘 알아보기 힘드네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느낌으로 메탈릭 컬러용으로 나온 메탈 바니시도 한 번 칠해봤는데요, 얘는 좀 상태가 괜찮은 것 같습니다. 프라이머 위에 올린 것보다는 정착성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봐줄 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하루 동안 건조시킨 후에 한 번 나이프로 긁어서 정착성을 검증해 봤는데요. 사진으로는 알아보기 힘들지만 프리미엄 바니시를 클리어 플라스틱에 올린 경우는 역시나 도막이 다 들고 일어나고 벗겨졌고요, 메탈 바니시의 경우를 포함, 그 외의 모든 조합에서는 다행히 그런 문제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면 일단 메탈 바니시라는 대안이 있어 안심이긴 한데요, 나중에 실제 도색 때 좀더 주의깊게 테스트를 다시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 안 되면 저공해 도색을 포기하고 가이아노츠의 래커 마감제라도 사서 뿌려주면 되겠지요.

이상으로 에어브러시 아크릴 도색을 위한 만반의 준비는 마쳤습니다. 다음번에는 진짜 도색 작업기로 찾아뵙겠습니다.

2009. 11. 5. 08:33

에어브러시를 위한 최적의 도료 농도 맞추기

에어브러시를 처음 잡아본 지 2년도 안 된 제가 감히 에어브러시 강좌를 올린다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최근 에어브러시에 관한 책을 한 권 구입했는데 그 안에 좋은 내용이 있어서 그것을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 경우 에어브러시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최근까지 자주 실수하고 고민해 왔던 것이 '도료의 희석'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도료의 농도에 관한 질문이 도색 관련 질문 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들 중에 1위는 아니더라도 수위권 안에 들지 않을까 생각 되고요.
도료의 농도, 희석비라는 것은 저뿐만 아니라 에어브러시를 사용하는 많은 중하수 모형인들에게 있어서 중요하고 알쏭달쏭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에어브러시란 것은
유체가 빠른 속도 흐르면 압력이 낮아진다는 베르누이의 원리를 이용해서
공기를 좁은 통로에 빠른 속도로 통과시키면서 도료를 공기의 흐름 속으로 빨아들이고,
그 빠른 속도로 인해 도료 방울이 아주 잘게 흩뿌려지게 해서 안개처럼 분무하는 과학적인 미술(도색)용구지요.

그런데 모형용 도료의 희석하지 않은 원액은 농도가 아주 높고,
고농도의 도료는 내부의 수지 성분 때문에 끈끈하게 점도(viscosity)가 높아서 잘 빨아들여지지도 않고 흩뿌려지지도 않죠.
그래서 도료의 농도/점도를 낮추기 위해 신너를 섞어 희석해서 뿌려야 되는 것입니다.

그럼 무조건 많이 희석해서 농도를 낮추기만 하면 좋은 것이냐면... 낮은 농도는 낮은 농도 대로 또 문제가 있습니다.

도료의 농도가 낮으면 점도가 낮기 때문에 도료가 도색면에서 '흐르기' 시작하고 '표면장력'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도료가 한쪽으로 쏠려 얼룩이 진다든가 모서리에만 색이 안 칠해진다든가 하는 문제들이 이런 이유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트러블이고요.
그런 문제가 안 생기도록 얇게 뿌리면 색깔이 옅고 은폐력(차폐력이라고도 하죠)이 낮기 때문에 귀찮게 여러 번 덧뿌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도료의 농도는 너무 묽지도 진하지도 않게 '적당하게' 희석하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그럼 어떤 농도가 적당한 농도냐... 하는 의문이 들 텐데요.
우선은 절대 불변의 만능의 황금 비율 같은 농도는 없다고 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최적의 도료 농도란 것은 도료 별로 다르고 에어브러시에 따라서도 조금씩 달라지며,
무엇보다도 '무엇을 어떻게 칠할 것이냐?', 즉 용도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1. 용도에 따른 도료의 농도

1) 높은 은폐력이 필요할 경우 - 도료 농도↑


예를 들어 픽스 풍으로 건프라를 솔리드 컬러로 색칠한다든가 다른 색의 발색을 위한 밑색을 깔아줄 경우,
또는 카 모델의 차체를 매끈하게 칠할 경우, 도색면 아래의 색이 완전히 가려지도록 칠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도료의 농도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좀더 진하게 조정해야겠죠.

2) 은폐력이 낮아야 할 경우 - 도료 농도↓

그라데이션 도색과 같이 칠하는 색과 그 아래의 색이 겹쳐지면서 밑색이 살짝 비치도록 할 경우...
당연히 도료의 농도는 보통의 경우보다 옅게 해야겠죠?

3) 넓은 면적을 칠할 경우 - 도료 농도↑

덴드로비움의 등짝이라든지 스케일 모델의 동체처럼 넓은 면적을 도색해야 될 경우 도료를 넓게 촥촥 뿌려주는 것이 좋겠죠?
넓게 촥촥 뿌려주려면 에어브러쉬의 도료 노즐을 최대 개방하고 고압으로 뿌려야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 때 도료를 묽게 희석한다면...
위에 말씀 드린 저농도의 문제점인 얼룩, 도료 쏠림 현상 등등의 많은 애로사항을 겪게 될 겁니다.
그래서 티없이 매끈하고 널따란 도색면을 얻기 위해서는 진한 도료 농도가 좋은 것입니다.

경제적인 여건이 허락되고, 맞는 색상만 있다면 넓은 면적은 캔 스프레이 도료로 도색하는 것이 에어브러시 도색보다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구경 0.3mm짜리 3호 에어브러시로는 최대개방을 한다고 해봤자 도색면의 지름은 2cm 정도밖에 안 될 테지만 캔 스프레이는 5cm 이상을 한번에 뿌릴 수 있으니까요.
(캔스프레이는 도료 농도 자체는 일반적인 에어브러시 용 농도보다 진하지는 않지만 기구 구조상 더 넓게 흩뿌려 칠할 수 있는 것입니다)

4) 좁은 면적을 칠할 경우 - 도료 농도↓

MAX식 명암도색을 한다든지 미채(위장 무늬) 도색을 할 경우는 좁은 면적에 섬세하게 도료를 뿌려줘야 합니다.
따라서 에어브러시의 레버를 살짝만 당겨 노즐 구경을 작게 만들어야 하고,
바람이 팍팍 불면 어려우니 압력도 낮아야 됩니다.

이렇게 할 경우 도료 농도가 짙으면 굵은 방울로 뿌려지든지 아예 도료가 나가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에...
도료를 옅게 희석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네 가지 경우의 예를 들어 봤는데요.
그렇다면 위의 1)~4)에 해당하지 않은 일반적인 경우의 도료 농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야 그냥 일반적인 보통의 적당한 도료 농도로 맞춰서 사용하시는 것이 무난합니다.

이쯤 되면 '대체 그냥 일반적인 보통의 적당한 도료 농도라는 건 기준이 뭐냐?'는 의문이 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반적인 농도에 신너를 얼마나 더 섞어야 MAX식 명암 도색에 적당한 묽은 농도가 되며,
넓은 면적에 적합한 진한 도료 농도란 대체 보통 농도의 몇 배나 진하다는 의미인가?
이러한 기준과 측정방법이 궁금해집니다.


2. 도료 농도의 측정방법과 기준

질문 게시판에 많이 올라오는 "에어브러시에 사용할 도료에 신너를 얼마나 섞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같은 질문에 달리는 답변이라면

 1) 도료와 신너를 일 대 몇으로 섞으세요.
 2) 대충 섞고 에어브러시로 뿌려봐서 너무 진하면 신너를 더 섞고, 너무 묽으면 도료를 더 섞으세요.
 3) 아놔 똑같은 질문이 벌써 백만스물한 번째삼. 검색 좀 하지?

이런 류의 답변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1)번의 '도료 대 신너 비율'은 정말 도료마다 다르고 절대적인 기준이 없습니다.

모델링 도료 계의 레퍼런스라고 할 수 있는 GSI 크레오스의 도료들은 원액 자체가 다소 묽은 반면,
국산인 SMP 도료라든지 Finisher's 도료 같은 경우 GSI 크레오스 제와 같은 농도를 맞추려면 신너를 좀더 많이 섞어야 하지요.
그리고 지난 번 사용 후 남은 희석된 도료를 다시 도료 원액과 섞어 보관한 경우,
락커 도료가 아닌 에나멜이나 아크릴 도료를 사용할 경우 등등...
몇 대 몇의 적당한 희석비라는 건 정답이 없고 그때그때 다릅니다.

그리고 2)번의 '뿌려보면서 맞춰가기' 방법은...
고수분들이라면 한두 번의 조절로 최적의 농도를 맞출 때 초보자들은 한두 번의 좌절을 맛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에어브러시에 옮겨서 뿌려보고 다시 희석해서 또 뿌려보는 과정 자체가 번거로운 것은 둘째 치고
농도가 너무 진하거나 너무 묽은 것은 알아볼 수 있겠지만 약간 진한 것과 약간 묽은 것은 구별하기 어렵고요.
농도가 너무너무 진해서 에어브러쉬가 막혀버리기라도 하면 일이 훨씬 번거로워질 겁니다.

그런데 제가 최근에 구입한 カンペキ塗装ガイド3 エアブラシ完全攻略(완벽도색 가이드 3 에어브러시 완전 공략)라는 책에
흥미로운 도료 농도 측정방법과 기준이 실려있어서 소개합니다(혹시나... 다들 이미 아시는데 저만 몰랐다는-_-?).

1) 투명한 용기에 도료와 신너를 섞습니다.
2) 용기를 기울입니다. 희석된 도료가 용기 벽에 묻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3) 용기를 재빨리 수평 상태로 되돌려놓고 용기 벽에 묻은 도료가 흘러내리는 시간을 잽니다.

4) 원하는 시간보다 빨리 흘러내리면 도료를 더 섞고, 느리게 흘러내리면 신너를 더 섞은 후 2)번으로 돌아갑니다.

3)번에서 흘러내리는 시간의 측정 기준은 용기 뒤쪽의 사물이 도료면을 투과해서 보이게 될 때까지의 시간을 재면 됩니다.
전기 스탠드 같은 것에 비춰보면 알아보기 편합니다.

용기를 수평으로 되돌린 후 뒤쪽이 비쳐보이기까지 대략 1초가 걸리는 것이 '일반적인 보통 농도'인 겁니다.
그라데이션 도색에 적합한 '묽은 농도'라면 거의 순간적으로 뒤쪽이 비쳐 보일 것이고요.
넓은 면을 칠하기 좋은 '진한 농도'라면 대략 2초 정도 걸립니다.
2초 넘게 걸린다면 에어브러시 도색에 부적합할 정도의 진한 농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긴 합니다.
그 자체가 투명한 클리어 도료에는 적용하기 힘들고,
은폐력이 아주 높은 도료나 메탈릭 도료 등등에 대해서는 빛이 투과되는 기준을 조금 달리 해야 할 수도 있겠죠.
또 투명 용기가 없으시면 농도 맞추려고 새로 사기도 그렇고 말이죠.

그렇지만 '일반적인 색상'에 대해서는 도료와 용제의 종류나 조성에 관계 없이 폭넓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방법의 강점입니다.

연습을 (피나게-_-) 하셔서 감각을 익히시면
용기가 꼭 투명이 아니더라도, 도료가 클리어 도료나 메탈릭 도료 등등이라 하더라도 응용하실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3. 도료 농도에 따른 에어브러시의 조절

1번 항목에서도 조금 얘기했지만 도료의 농도가 달라지면 에어브러시와 에어 소스(컴프레서)의 세팅도 달라져야 합니다.

농도가 진할 경우 노즐이 막히지 않도록 더 많이 개방해서 뿌려야 하고, 더 많이 개방된 노즐의 끈끈한 도료를 제대로 흩어뿌려내기 위해서는 압력도 같이 높아져야 합니다.
농도가 묽을 경우 한꺼번에 많이 뿌리거나 압력이 너무 세면 도료가 쏠려버릴 수도 있고 물결이나 왕관 같은 모양의 무늬가 생길 수도 있으므로 노즐을 적게 열고 압력도 줄여야 합니다.

이렇듯 도료 농도와 노즐의 개폐도와 에어 압력은 서로 밀접한 상관 관계가 있습니다.
이들 상관 관계는 외우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셋 중 어느 하나가 높아(커)져야 한다면 다른 두 가지도 높아(커)지면 되고,
셋 중 어느 하나가 낮아(작아)져야 하면 다른 두 가지도 낮아(작아)지면 됩니다.

세 가지 요소 간의 상관 관계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출처: カンペキ塗装ガイド3 エアブラシ完全攻略).
◎ 표시는 최적(매우 좋음), ○ 표시는 괜찮음, △는 어려움, x는 불가능함을 나타냅니다.

구경      
 
 
 
농도
 
압력      
 
 
 
농도
 
구경      
 
 
 
압력
 

 

농도의 기준 (2.에서 설명한 도료 흘러내림 테스트)

순식간 1초 2초

 

노즐 구경의 기준 (3호 에어브러시 기준)

 소 중 
도료가 나올락말락 할 정도 반만 개방 최대 개방

 

압력의 기준 (단위: kg중/cm2*)

 저 중 
0.5~0.75 1.5~2 3 이상

* 세상에 압력만큼 다양한 단위를 가진 물리량도 없는 것 같습니다만 몇몇 단위는 거의 같습니다.
1기압 = 1 Bar = 1kg중/cm2 = 0.1 MPa(메가파스칼) 얘네들은 소수점까지 똑 떨어지게 동일하지는 않지만
거의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그대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MPa 단위의 압력계를 사용하신다면 '중간' 압력이 0.15~0.2MPa에 해당합니다)
PSI(pound per square inch, lb/in2으로도 표기)는 미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단위이고 1 기압 = 14.5 PSI로 환산할 수 있습니다.
('중간' 압력이 대략 20~30 PSI에 해당)
그 외에 torr나 mmHg 같은 단위도 있긴 한데 왠지 컴프레서 압력 표시할 때는 거의 안 쓰더군요.

압력은 레귤레이터의 압력계를 보고 알 수 있는데요, 공기가 안 나가고 있을 때보다 에어브러시로 공기가 나갈 때 압력이 좀더 낮아집니다. 공기가 나가고 있을 때의 실제 사용 압력을 맞춰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압력계와 에어브러시 사이에 미니 수분필터를 달았다든지 에어브러시 내부에 풍량 조절 기능이 있는 기종을 사용할 경우에는 이들 기구가 약 30% 정도까지 압력을 잡아먹는다는 것을 감안하여 레귤레이터의 압력계 수치를 그만큼 더 높게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높은 농도에는 최대 개방과 높은 압력이 잘 어울리고, 낮은 농도에는 노즐을 조금만 열고 압력도 낮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래프를 보시면 또 참고하실만한 사항이...
◎인 최적의 상태보다
 1) 농도를 다소 낮게 하거나
 2) 노즐 구경을 약간 크게 하거나
 3) 압력을 조금 높은 방향으로 조절해서 사용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1)~3)의 반대 방향으로 조절하는 것은 농도와 노즐 구경에 비해 압력이 부족하게 되어 도료가 제대로 흩뿌려지지 않아 도색면이 울퉁불퉁해진다든지 하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않 좋습니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최적의 세팅보다 농도를 기분상 살짝 더 묽게 희석하고, 에어브러시 레버를 기분상 약간 더 당겨주시고, 컴프레서 압력을 아주 살짝 더 올려서 사용하시는 것이 좀더 안전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상 에어브러시에 사용하는 도료의 농도에 대해 몇가지 측면에서 고찰해 보았습니다.
저와 같은 초중급 모델러 분들의 도색(桃色?)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