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6.04.26 아이폰 5s 쓰다가 갤럭시 S7 엣지로 갈아타고 느낀 점 8가지 22
  2. 2014.03.02 갤럭시 S3 쓰다가 아이폰 5S로 기변하고 느낀 점 10가지 7
  3. 2013.03.23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기변 7개월 만에 느낀 점 16
  4. 2012.09.07 아이폰 3Gs 쓰다가 갤럭시 S3로 기변하고 느낀 점 10가지 68
2016. 4. 26. 17:31

아이폰 5s 쓰다가 갤럭시 S7 엣지로 갈아타고 느낀 점 8가지

저는 한국에 아이폰 3GS가 상륙한 이래 지금까지 계속 2년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사이에서 왔다갔다 해왔습니다.
이번에도 때가 된 관계로 또다시 안드로이드로 돌아왔네요.
넥서스 기기를 한 번 써보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갤럭시 S7 엣지로 바꿨습니다.

아이폰 탄생 벌써 9년, 안드로이드 탄생도 8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차이점 따위, 알 만한 분들은 벌써 다 아시는 해묵은 화제 아닐까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서로를 모방하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향 평준화를 이뤄왔고, 이젠 이미 원숙기에 들어섰다고 보입니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폰이 아이폰보다 크다'든지 '안드로이드는 버추얼 머신이기 때문에 느리고 배터리도 많이 먹는다'든지 하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돼버렸습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는 외형과 기능적인 면에서는 점점 서로를 닮아왔고,
이제는 근본적인 설계 사상이랄지 중심 철학만이 진정한 차이점으로 남은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는 개방성을 추구해서 앱의 자유도가 높고 파일 관리나 꾸미기 기능 같은 것들이 편한 반면에 보안에 매우 취약하다든지,
아이폰은 심플한 아름다움을 중시해서 감각적으로 뛰어나지만
그 폐쇄성으로 인해 음악/동영상/문서 옮기기나 통화 녹음 등이 제약된다는 점 같은 것들 말이죠.
 
이미 저도 둘 사이에서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이미 여러 번에 걸쳐(☞링크 1☜, ☞링크 2☜, ☞링크 3☜) 써놓기도 해서,
이번에는 굳이 기변 소감 글을 쓸 건덕지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원숙기라고 여겼던 지난 2년 동안에도 변화들이 꽤 많았고, 이번에 제게 다시 새롭게 다가온 부분도 있어서,
또 한 번 느낀 점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폰을 새로 사면 제일 먼저 해줘야 할 일이 바로 폰 주소록(연락처 혹은 전화번호부) 데이터 옮기기죠.
예전에는 안드로이드 폰에서 아이폰으로 옮길 때나 그 반대일 경우나 모두 구글 주소록과 폰을 동기화 시키면 끝이었는데,
애플의 iCloud 도입 이후로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 옮기는 방향은 그 방법으로는 안 되더군요.
점점 더 심해져가는 애플의 폐쇄성을 나타내는 단적인 예라고나 할까요?

iCloud 사이트에 접속해서, 주소록을 vCard 포맷으로 다운로드 받아서, 그걸 구글 주소록에 올려서, 안드로이드 폰에서 동기화해야 합니다.
자세한 방법은 ☞여기☜를 참고하시고요.

그런데, 보니까 갤럭시 S7에서는 구글 주소록을 거치지 않고 직접 아이폰에서 주소록은 물론 각종 데이터를 받는 기능이 있더라고요.
☞여기☜를 참고하시면 갤럭시 S7에 딸려온 USB 커넥터와 SmartSwitch 앱으로 데이터를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옮기는 방법이 나옵니다.
반대로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옮기는 건 'Move to iOS'라는 전용 앱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안드로이드로 옮기고 난 다음에야 깨달은 사실인데, 크롬, 지메일, 구글 맵, 구글 드라이브, 구글 포토, 구글 나우, 스냅시드, 구글 킵 등등...
구글의 대부분의 앱과 서비스는 아이폰에서도 다 쓸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용으로 먼저 나오고 나서 1~2년 있다가 iOS로 나오기도 하는데,
아무튼 구글의 기본 정책은 자기네 모든 서비스를 iOS에서도 차별 없이 지원하는 것인 듯합니다.
 
반면에 안드로이드에서 쓸 수 있는 애플 앱이나 서비스는 거의 없죠.
갤S7에서 플레이 스토어를 검색해보면 위에 말한 'Move to iOS'와 Beats Pill+ 블루투스 스피커 컨트롤 앱만 나옵니다.
플레이 스토어에 애플 뮤직도 있다던데 이건 미국 스토어에만 있나 보네요.
아무튼 이 문제 때문에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바꾸는 것보다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 갈아타기가 좀더 힘듭니다.
애플이 하는 짓이 좀 얄밉네요.

 

2. 구글의 인공지능


구글의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알파고를 떠올리실 분들이 많겠지만,
저는 솔직히 이번에 구글 포토(Google Photos)의 인공지능에 더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구글 포토가 나온 지 1년도 넘은 이제 와서 얘기하는 제가 시대에 좀 뒤떨어지는 것 같기도 한데요.
아이폰 쓸 때는 구글 포토는 안 써봤고, 그냥 아이폰과 iCloud에서 지원하는 기본 사진첩 기능만 썼더랬습니다.
그런데 ☞위 사이트☜에 나온 대로 아이폰에 있던 사진들을 옮기려는 목적으로 구글 포토를 처음 써봤는데...

사진 옮긴 다음날 완전 깜짝 놀라 자빠질 뻔했습니다.
사람 얼굴을 인식해가지고 사람 별로 앨범을 정리해놓지를 않나, 여행 가서 찍은 사진들을 알아서 날짜 별로 차곡차곡 앨범을 만들어놓고,
연사 사진으로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놓고, 지맘대로 파노라마 사진을 붙여놓습니다.

위의 건프라 앨범은 '로봇'이라는 검색어로 제 사진을 검색해서 만든 앨범이랍니다.
'건프라'라는 검색어는 아직 못 알아먹더라고요. 그래도 이 정도 정확도로 건프라 사진을 인식, 정리해주는 인공지능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사진 정리'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일단 사람이 생각할 만한 모든 것들을 인공지능이 다 알아서 자동으로 해주네요.

굳이 원본 사진 저장을 고집하지 않으면 용량이 무제한 제공되며, 아이폰, PC 등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지원 되니 다들 한 번 써보시기 바랍니다.
한두 가지만 더 욕심을 부린다면 SNS에 올리고 싶을 만한 잘 찍은 사진을 골라 추천해주고,
실수했거나 작품성이 떨어지는^^ 못 찍은 사진은 자동으로 숨겨주는 기능도 추가로 넣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네요.
 
생각해보면 구글 포토뿐 아니라 구글의 각종 인공지능 서비스 때문에 여러가지로 놀랄 만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아이폰 쓸 때 일이지만, 출장 갈 호텔의 예약 메일을 지메일로 받았었는데,
호텔을 구글맵으로 검색했더니 지도 화면의 호텔 자리에 떡하니 내 숙박 기간이 찍혀 있는 겁니다.

그리고 또 꽤 쓸만한 인공지능을 보여주는 구글 서비스로는 구글 나우(Google Now)가 있죠.
현재 위치에서 필요할 법한 정보들을 카드로 보여주는 서비스인데, 예를 들면 내일 비가 올 거라든지 갑자기 추워질 거라든지 미리 알려줍니다.
구글 나우 덕분에 우산을 챙겨서 낭패를 면한 경험이 안드로이드 폰으로 바꾼 한 달 동안에만 두 번이나 있었네요.

그리고 구글 나우에 뜬 뉴스 기사도 몇 개 읽다 보면 곧 제 관심사를 알아차려서 맞춤형 뉴스를 골라주기도 합니다.
제가 구글 계정에 직장 위치를 등록해두었기 때문에 평일 아침에는 회사까지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표시됩니다만...
일요일 아침에는 교회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교회 위치는 등록도 하지 않았는데 일요일의 제 위치를 기억해서 분석했다는 말이죠.
게다가 제 이동속도를 분석해서 차를 주차한 위치까지도 스스로 인식해서 기억해주더라고요.

그런데! 구글의 이 모든 인공지능 서비스는 모두 다 iOS용으로도 있습니다.
구글 나우는 앱스토어에서 Google 앱을 받으면 쓸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에서만 쓸 수 있는 구글 서비스라고는 구글 나우 온 탭(Google Now on Tap)이 거의 유일한데요.
아이폰에서 SIRI를 부르듯 안드로이드 폰의 홈 버튼을 꾹 누르면 인공지능이 현재 화면의 텍스트를 분석해서 관련 정보를 검색해주는 기능입니다.
그런데 확실히 아직은 좀 느리고, 머리가 나쁘고, 쓸모가 별로 없습니다.

기사를 읽다가 처음 들어보는 새로운 용어가 궁금해서 구글 나우 온 탭을 실행시켜 보면, 나우 온 탭 역시도 처음 듣는지-_- 인식을 못합니다.
한국어 인식이 서툴어서 그런가 하고 영문 웹 페이지에서 실행해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마도 아직은 장소 정보나 연예 스포츠 등 구글 나우에서 다루는 정보에 국한돼서 검색을 하는 것 같습니다.

구글 나우 온 탭의 검색 범위를 좀더 광범위하게 늘려주고, 인공지능을 좀더 향상시켜 주면 좋겠고,
추가로 텍스트뿐만 아니라 화면의 이미지나 현재 폰에서 플레이 중인 음악도 인식해서 관련 검색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구글 포토나 구글 고글(Google Goggles)의 기술력을 보건대 분명 몇 년 이내로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결론을 정리하자면 구글 포토의 인공지능은 엄청 놀랍고,
그 외의 구글 서비스에도 가끔 깜짝깜짝하게 만드는 신기하고도 쓸만한 인공지능이 탑재돼 있지만,
그 중 안드로이드 전용 서비스는 별로 신통치 않고 대부분 아이폰에서도 다 누릴 수 있다는 겁니다.


3. 역시 한국 사람은 한국 폰?

☞지난 번 글☜에서 한국에서 점유율이 높은 안드로이드 폰이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유리한 점이 많다고 말씀 드렸죠.
크기가 커진 아이폰 6와 단통법을 계기로 국내 아이폰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이 문제는 많이 완화되긴 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점유율은 안드로이드 폰이 더 높고, 국내 제작 앱들은 안드로이드 용이 더 잘 만들어져 있을 경우가 많긴 하죠.
 
그런데 한국에서 안드로이드 폰을 쓰기 좋은 이유가 점유율과 네트워크 효과 뿐만은 아니라는 걸 이제 와서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아 저는 정말 애국심 마케팅 이런 거 정말 극혐이고, 동생이 치킨집을 한다 해도 맛 없으면 다른 치킨을 시켜먹을 사람이라고 자부합니다만...
삼성과 LG도 아주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애플은 정말 한국 소비자들에게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패드용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iOS가 9.0으로 업그레이드 되더니 당황스럽게 블루투스 키보드에서 한/영 전환이 안 되는 겁니다.
기존에는 Command + space로 한/영전환을 했는데, 애플에서 그 입력 조합을 지 맘대로 Ctrl + space로 바꿔버렸다고 합니다.
문제는 비싼 돈 주고 산 제 벨킨 키보드에는 Ctrl 키가 없다는 거죠.

결국 편법으로 '고정키' 기능을 켜고 Alt 두 번 누르는 식으로 한/영 전환은 해결을 봤는데 이번에는 슬래시(/) 키가 안 먹네요.
웹 주소 입력할 때 / 없으면 안 되잖아요.
한/영 전환 키가 바뀔 것도 예상하지 못하고 제대로 호환 키보드를 못 만든 벨킨이 문제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일단 애플에 짜증도 나고 배신감도 느껴집니다.

애플이 한국 현지화와 한국 사용자들에게 신경을 별로 쓰지 않는다는 실례들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아주 오래 전 피처폰 시절부터 전화 걸 연락처를 찾을 때는 키패드로 초성 검색을 하는 게 상식이었죠.
국산 안드로이드 폰은 예를 들어 '홍길동'에게 전화할 때 'ㅎㄱㄷ'에 해당하는 '846'을 키패드에서 누르면 홍길동 전화번호가 뜹니다.
아이폰 기본 전화 앱은 초성 검색을 지원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전화나 문자 같은 시스템 서비스에는 일반 앱이 접근을 못하기 때문에
예전에는 탈옥을 해서 KuaiDial 같은 탈옥 앱을 깔아야만 했었죠.
그러다가 언제부터인지 앱스토어에도 다이얼+ 같은 초성검색/단축 다이얼 앱이 생겼더군요.

연락처 검색도 국산폰 주소록은 오른쪽에 인덱스가 ㄱㄴㄷㄹㅁㅂㅅ...ㅎ 이렇게 당연히 모든 한글 자음이 표시되는 반면에,
아이폰은 영문 알파벳 표시하느라 ㄱ·ㄹ·ㅅ·ㅊ·ㅍ 이렇게 띄엄띄엄 돼있어서 인덱스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자음을 일정 간격으로 띄엄띄엄 표시하다 보니 한국인 성씨에 많은 ㅂ,ㅇ은 없고... ㄹ,ㅍ이 웬 말인가요-_-

그리고 애플 코리아의 악명 높은 A/S 정책은 뭐 굳이 제가 얘기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겠고요.

또 외국에서는 아이튠즈가 음악 및 모든 미디어 컨텐츠 생태계의 중심이라지만... 한국에서는 단지 PC 동기화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애플 뮤직도 국내에서는 서비스를 하지 않죠.
한국에서 아이튠즈 스토어나 애플 뮤직으로 컨텐츠 장사를 하려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있어서 안 한다고 들었습니다만...
해결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왜 못하겠습니까?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좀 비싸긴 하지만 한국에서 음원 외의 모든 미디어 컨텐츠를 다 팔고 있고,
법적으로 문제가 더 복잡할 듯한 삼성 밀크뮤직 같은 것도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요.
 
그 외에도 지금 제가 글을 쓰고 있는 티스토리 블로그 웹사이트도 사파리에서는 글을 못 쓰지만 갤럭시 인터넷 브라우저에서는 됩니다.

유저의 경험을 그렇게 중시한다는 애플이라는 회사의 제품에서 유독 한국 유저에 대한 배려는 모자라게 느껴집니다.
폰 제작사가 한국 회사라는 점도 있고 해서 여러 모로 안드로이드 쪽이 한국 현지화와 소비자 배려 측면이 훨씬 낫습니다.

한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진정 스마트폰에 가장 최적화된 한글 입력방식은 단모음 키보드입니다.
시프트키를 없애고 같은 키(key)를 두 번 누르는 방식으로 쌍자음과 ㅑㅕㅛㅠ를 입력할 수 있게 해서
입력 타수를 증가시키지 않으면서도 키 크기를 적당히 키웠습니다.
천지인이나 나랏글은 타수가 두 배 이상 필요하고, 한글 두벌식은 시프트 키를 너무 자주 누르게 되고 키가 작아서 오타가 더 잘 납니다.

이 좋은 단모음 키보드가 예전에는 안드로이드의 전유물이었고 아이폰에서는 못 썼더랬습니다.
예전에는 아이폰에서 단모음 키보드를 쓰려면 탈옥해서 유료 프로그램 YooKey Pro라는 걸 깔아야 했는데,
버그 투성이에 제작자의 유지보수도 개판이라서 저도 돈만 날리고 사용을 포기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iOS 8.0 이후로는 굳이 탈옥을 하지 않더라도 무료 앱인 '단키'나 유료 앱 YomKey 등에서 단모음 키보드를 쓸 수 있습니다.
단모음 키보드 안 써보신 아이폰 사용자분들은 단키 한 번 깔아서 써보세요.
숫자/기호 입력 시에 자판을 바꾸지 않고도 키를 오래 누르고 있으면 해당 키 오른쪽 위의 숫자나 기호가 찍히는 것도 편리합니다.
 
안드로이드 폰으로 오니깐 단모음 키보드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이 감개무량하긴 한데요.
그 많은 키보드 중에 제 입맛에 꼭 맞는 완벽한 단모음 키보드는 없었습니다.
기능 면에서는 반츄 키보드가 최고이긴 한데, 업데이트가 안 돼서 최신 안드로이드에서는 키보드 전환 시 오류가 발생합니다.
삼성의 기본 단모음 키보드의 단점은 키를 꾹 눌렀을 때 기호가 입력되는 기능이 없다는 점입니다.
구글한글입력기는 스페이스 두 번에 마침표가 찍히는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한영전환 칸이 추천단어 칸이랑 겹치는 등 버그가 많습니다.

결국 현재 Dynamic 키보드라는 걸 쓰고 있는데,
사전 기반으로 단어를 추천해주는 다른 키보드와는 달리 얘는 터치 위치 기반으로 가까운 글자를 추천해줍니다.
터치 실수로 인한 오타 수정은 잘 되지만, 아예 잘못 쳤거나 한글 키가 아닌 키가 터치됐을 때는 못 고쳐주는 게 아쉽더라고요.


 
4. 보안 문제

제가 막연하게 잘못 알고 있던 사실이 한 가지 있는데, OS의 보안성은 실제로는 안드로이드가 iOS보다 뛰어나다고 합니다.
안드로이드 보안의 문제는 안드로이드 OS 자체가 아니라 개방적인 안드로이드 생태계, 그리고 사용자에게 권한과 책임이 있는 구조 때문입니다.
 
안드로이드가 근본적으로 보안에 취약한 이유는 어딘가에서 주워온 앱도 막 깔 수 있고,
유저가 허락만 하면 앱들이 얼마든지 시스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디컴파일과 리패키징 같은 작업이 수월해서 손쉽게 악성 코드가 삽입된 짝퉁 앱을 제작할 수 있는 건 덤이고요.

반면에 아이폰은 iOS 자체는 안드로이드보다 보안에 취약한 부분이 많을지 몰라도
엄격한 애플의 심사를 통과한 앱만 앱스토어를 통해 설치할 수 있고, 각 앱은 자기에게 허락된 공간(샌드박스)을 벗어날 수 없으며,
설치된 앱은 숨길 수도 없고, 일반 앱이 전화나 문자, 스프링보드 같은 시스템 프로세스는 건드릴 수 없는 폐쇄적인 구조 때문에
보안성이 높다고 하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마트폰 바이러스의 절대다수가 안드로이드인 것도 당연합니다.
악성 코드 제작자를 도둑에 비유하자면 굳이 집안의 모든 문과 창문에 이중삼중 잠금장치가 돼있는 집(아이폰)에 침입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집주인 눈을 속이고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집(안드로이드)을 노리는 게 훨씬 쉽고 투자 대비 효율도 좋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사실 저도 뭐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있었지, 직접 당해보기 전까지는 피부에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폰을 사고서 며칠 동안 이것저것 앱들을 깔아봤죠. 요상한 불법 앱들을 마구 깐 것도 아니고, 모두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앱들 뿐입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침저녁으로 하루 두 번씩 폰에 모 게임의 플레이스토어 구매 페이지가 전체화면으로 뜨기 시작했습니다.
광고 앱 탐색 툴을 두 개나 돌려서 의심스러운 앱들은 가차없이 삭제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다음날 아침에도 또 광고가 뜨고...
정확한 범인은 밝혀내지 못했지만 도합 20개 넘는 앱들을 지우고 나서야 광고가 영원히 사라졌습니다.

뭐 이 정도 팝업 광고 쯤이야 큰 보안 위협은 아닙니다만,
2년 전 갤럭시 S3 쓸 때만 해도 이딴 식으로 집요하게 괴롭히는 앱은 없었는데 말이죠.
요즘은 세상도 점점 험악해지고, 악성 코드의 수법들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보안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앱들의 행동범위가 아주 자유롭고, 그것을 오로지 사용자의 선택에 맡기는 안드로이드에게는 보안이야말로 최대의 약점이라고 생각 됩니다.
근본적으로 이런 개방적인 구조가 전문가 집단이 아닌 일반인들의 개인정보를 담고 다니는 스마트폰 OS로 사용되면 안 되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안드로이드 외에 iOS에 필적할 만한 사용성과 생태계를 갖고 있는 스마트폰 OS의 다른 대안이 없죠.

스마트폰의 보안 관련한 지식이 부족한 사용자들은 안드로이드 폰보다는 애플이 보안을 책임지는 아이폰을 선택하시는 게 안전하겠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안드로이드를 선택한 유저라면 본인이 폰의 보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조심 또 조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튼 자유도가 자랑인 안드로이드인데, 앱의 자유도 때문에 유저는 자유롭게 앱을 설치할 수 없다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네요.

안드로이드의 기본 보안 수칙은 다들 아실 겁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설치를 꺼놓고, 문자 메시지의 링크는 클릭하지 않으며, 백신을 설치해서 종종 검사해보는 등등 말이죠.
제가 이번에 추가로 뼈저리게 느낀 것은 안드로이드에서 앱을 설치할 때는 권한 확인이 필수라는 점입니다.
플레이스토어에서 앱 설명의 맨 아래에 보면 '권한 정보'를 열어볼 수 있습니다.

SMS 메시지 전송, 전화번호 자동 연결, 주소록 수정, 완전한 네트워크 액세스, 시작할 때 실행, 다른 앱 위에 그리기 같은 위험한 권한들을
그런 권한이 그다지 필요할 것 같지 않은 용도의 앱이 요구하고 있다면 안전을 생각해서 설치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최신 안드로이드에서는 앱 권한의 개별 설정이 가능하나,
의심스러운 권한을 많이 요구하는 앱을 굳이 깔고서 권한을 하나하나 막을 게 아니라 아예 깔지 않는 게 현명하겠죠.

통신 사용량 확인 앱으로 유명한 도*폰이라든지, TV 광고도 했던 중국산 3*0 시큐리티 앱이라든지
앱 용도와는 관계 없을 것 같은 위험한 권한들을 지나치게 많이 요구하길래 꺼림찍해서 안 깔았습니다.


5. 각종 편의 기능

저를 포함해서 휴대폰을 시계 대용으로 쓰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갤럭시 S7에서 처음 도입된 AOD (Always On Display)는 대놓고 폰을 시계로 쓰라는 기능입니다.
꺼진 폰에서 아무런 조작도 할 필요 없이 시간과 달력을 항상 보여주는 게 생각 외로 편했습니다.
배터리가 더 빨리 닳기도 하고, AMOLED 디스플레이가 번인 될까봐 살짝 불안하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갤S7 발매 초기 한정으로 무선 충전기 초특가 이벤트가 있어서 낼름 구매했는데, 편하더라고요.
사무실에서 왔다갔다 할 일이 많은 날, 유선 충전기라면 귀찮게 꼽았다 뺐다 할 상황에서 무선 충전기는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되니 좋더군요.

예전에는 평상시 다닐 때 왼쪽 주머니에 폰, 오른쪽 주머니에 지갑을 넣고 다녔는데, 이제는 삼성 페이 덕분에 지갑을 안 들고 다녀도 됩니다.
거의 모든 카드 결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고, 교통 카드 기능도 집어넣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 페이 사용 팁이 하나 있는데, 카드를 긁는 정면 방향이 아니라 카드 단말기의 옆면 방향에 폰 뒷면이 닿도록 대어야 인식이 더 잘 됩니다.
이걸 몰라서 제 뒤로 열댓 명이 줄 서 있던 한강둔치 편의점에서 계산할 때 인식이 안 되어 진땀 뺐네요.

그리고 기어 VR도 싼 맛에 구해서 사용해봤는데, 렌즈의 색수차 문제, 도트가 튀는 해상도 문제, 컨텐츠 부족 문제 등이 있긴 하지만,
'버추얼 리얼리티란 이런 것이다' 하는 것을 체험해보기에는 훌륭히 제값을 하는 것 같습니다.

뭔가 음악을 듣고 싶은데 폰에 저장된 음악은 너무 많이 들어 질렸을 때 밀크 뮤직도 꽤 괜찮고,
방수 기능도 평상시에는 별 필요가 없겠지만 워터파크 등에 놀러가서 폰을 들고 다닐 때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멀티 윈도우 기능도 앱 간에 텍스트 복사를 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 등에서는 꽤 편리하더군요. 지원하는 앱이 적어서 그렇지...

이런 자잘한 편의 기능들과 주변기기들은 하나하나 낱개로 따져보면 굳이 '어머 이건 꼭 사야 해' 하는 생각이 들게 하지는 않지만,
있다가 없으면 왠지 아쉬워지는 그런 부류죠.
그런데 이런 부류들이 여러 개가 쌓이고 쌓이면... 나중에 저 기능들이 없는 기기로 갈아탈 때 무지 허전할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 좋은 점만 얘기했는데... 지문 인식 기능은 화면 잠금해제뿐 아니라 삼성 페이, 각종 웹사이트 로그인까지도 지원되는 부분은 좋지만
정작 중요한 지문 인식률이 안 좋습니다.

아이폰은 지문인식 도입 최초 모델인 5s도 (손이 물에 젖지만 않았다면) 백발백중 지문인식에 성공하는데...
갤럭시는 S5 이후로 지금까지 수많은 지문인식 모델을 만들어 왔음에도 손가락 각도가 안 맞거나 피부가 건조하면 지문 인식에 실패합니다.
그래서 처음에 지문을 등록할 때는 지문을 최대한 여러 각도로 돌려가며 찍어줘야 됩니다.
물론 아이폰은 지문 등록할 때 돌려찍어줄 필요도 없으며, 잠금해제 시에 손가락을 180˚ 거꾸로 찍어도 인식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갤S7은 잠금 해제 시 지문 인식에 다섯 번 실패하면 30초를 기다리게 만들어놨는데요.
지문 인식률 안 좋게 만든 건 삼성의 잘못인데, 왜 유저에게 이런 불편을 전가하는 걸까요?
이 화면을 하루에 한 번 이상 꼭 보는 것 같은데 좀 짜증 납니다.


6. 엣지 디스플레이

제가 갤럭시 S7 일반 모델이 아닌 S7 엣지를 선택한 이유는
더 큰 화면도, 더 큰 배터리도 아니고 단지 엣지 디스플레이가 신기하고 예쁘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갤럭시S6 엣지에 비하면 팜 리젝션이 개선됐다고는 하는데, 여전히 불편함이 느껴집니다.
폰을 손에 쥐고만 있어도 갑자기 화면 가장자리의 손바닥 닿는 부분에 있는 앱이나 버튼이 실행될 때도 있고,
스크롤하다 보면 가끔 반대 방향으로 (고속으로-_-) 스크롤돼버리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것도 손바닥 터치 인식 관련 오동작입니다.
그 반면에 오히려 화면 가장자리 쪽에 있는 걸 의도적으로 터치하려고 해도 팜 리젝션 때문에 터치가 씹히는 불편도 있습니다.

아니 정말로 폰 양쪽 가장자리 모양을 보면 폰을 쥔 손바닥과 모든 손가락들이 다 닿을 수밖에 없게 만들어진 디자인인데,
온갖 경우를 다 고려해서 엄청나게 잘 짜여진 팜 리젝션 알고리즘이 아니고서야 터치 인식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지문인식도 그렇고, 엣지 디스플레이도 그렇고 완벽하게 자신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기 전에 일단 넣는 데 급급했다는 인상입니다.
그렇다고 짜증 나서 못 쓸 정도로 형편없는 것은 아니고,
저 두 기능 모두 잊을만 하면 한 번씩 오류가 발생하는 정도로, '만족스럽다'는 수준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랄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짜증 나는 것이 액정보호필름입니다.
저는 갤7엣지가 발매된 주에 구입했는데 당시에는 선택할 수 있는 액정보호필름 종류가 많지 않더라고요.
'힐링 쉴드'라는 메이커의 우레탄 필름을 붙였는데, 붙인 첫날부터 가장자리 부위가 들뜨고... 딱딱한 물체에 접촉하면 찍힌 자국이 남더군요.
액정이 보호되는지 어떤지는 둘째 치고, 점점 늘어나는 찍힌 자국과 가장자리에 낀 먼지들 때문에 미관상 매우 안 좋습니다.

우레탄 필름은 이런 단점이 있는 반면에, PET 필름 같은 딱딱한 필름들은 기포 없이 곡면에 잘 붙이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더군요.
액정보호필름의 미관과 스크린 유리의 보호를 생각한다면 엣지 디스플레이는 좋은 선택은 아닌 듯합니다.

엣지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고유 기능으로는 가장자리에서 꺼내올 수 있는 엣지 패널이 있는데요.
뭐 잘 쓰기만 하면 괜찮은 기능이기는 한데, 생각해보면 굳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아니라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왜 굳이 평면형 갤럭시 S7에서는 이 기능을 뺐을까요?
그 외에도 엣지 정보 모음, 엣지 라이팅, 그리고 야간 시계 기능이 있는데, 그다지 활용도는 없습니다.

엣지 디스플레이의 장점은 '있으면 괜찮지만 딱히 없어도 크게 아쉽지는 않은' 부류임에 비해,
두 가지 단점은 꽤 불편하거나 어쩌면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엣지 디스플레이 파손 시 수리비가 40만원이 넘는다나요).
그런데 저보고 또다시 갤럭시 S7과 갤럭시 S7 엣지 사이에서 골라보라고 해도... 또 고민할 것 같습니다.
앞뒤 곡선을 살린 왠지 미래지향적인 엣지 디스플레이 디자인... 요게 제 취향에 딱이라서 포기하기 쉽지 않거든요.


7. 기타

갤럭시 S7 엣지와 안드로이드에는 위에 언급한 것들 외에도 자질구레한 문제점들이 꽤 있긴 합니다.

갤럭시 S7/S7 엣지 출시 초기에 많은 논란이 됐던 카메라 상 왜곡 문제가 있죠.
전문용어를 동원하자면 화면 중심부에서는 핀쿠션 디스토션이, 바깥쪽에서는 배럴 디스토션이 나타나서
화면을 가로지르는 직선 형태가 있을 경우 사진에 구불구불하게 찍히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꽤 거슬립니다.

삼성에서 부랴부랴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왜곡 보정 옵션을 넣어주기는 했는데요.
카메라 설정의 '형태 보정'이 바로 이 현상을 보정하는 옵션입니다.
아래 사진의 왼쪽이 왜곡 보정 옵션을 끄고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이 켜고 찍은 사진입니다.

문제는 보정이 기본 카메라 앱의 정지사진에만 적용되고, 동영상이나 서드파티 카메라 앱에는 여전히 구불구불 왜곡이 남아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뭐 폰 카메라는 자주 안 쓰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폰 카메라를 많이 활용하시는 분들은 구입 시에 반드시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두운 곳에서 촬영할 때의 속도와 화질이 크게 발전 됐다고 하던데, 그 역시도 폰 카메라는 자주 안 써서 잘 모르겠습니다^^;;

갤럭시 S6에서는 쓸 수 없던 외장 MicroSD 카드 슬롯을 추가해준 것은 좋으나... 실사용 시에 약간의 불편 사항이 있는데요.
어떤 앱들은 외장 SD 카드에 접근을 못하거나, 외장 SD 카드에 쓰려고 할 때 권한 설정이 필요하거나, 최근 폴더 위치가 리셋되거나 합니다.
이런 불편 해결을 위해 SD카드를 내장 메모리처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제가 ☞별도의 글☜에 정리해놨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배터리 용량이 3600mAh나 돼서 내심 배터리 사용 시간에 기대를 했습니다만... 확 와닿을 정도로 오래 가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전에 쓰던 아이폰 5s의 1570mAh에 비해서 용량은 두 배 넘게 커졌는데,
제대로 측정한 건 아니지만 배터리 지속시간은 1.5배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하긴 화면 크기만 해도 4인치에서 5.5인치로 1.89배나 더 넓어진 데다가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가 iOS보다 이것저것 배터리를 더 먹는 걸 고려하면 1.5배만 돼도 감지덕지죠.
아무튼 아이폰 5s보다는 확실히 길고, 충전 없이 하루는 여유 있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주변기기 관련해서 아이폰에서는 에어플레이 기능으로 거의 모든 음악 앱에서 야마하 AV 리시버로 음악 출력이 가능했는데,
갤럭시는 그런 게 안 되고 야마하제 앱에서만 가능하네요.
역시 주변기기는 아이폰이라는 것 다시 한 번 절감했고요.

안드로이드에 대해 얘기하면서 파편화(fragmentation)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데요.
하드웨어도 천차만별이고 OS 버전도 제각각인 3만 종류쯤 되는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하나의 앱이 완벽하게 동작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그래서 안드로이드 용 앱은 개발에 인력과 비용도 많이 들고, 어쩔 수 없이 iOS용보다도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건 개발자에겐 엄청난 문제일 것 같은데, 사용자 입장인 저로서는 간간히 마이너한 버그가 보일 뿐, 솔직히 그다지 문제가 와닿지는 않더군요.
어쩌면 제가 파편화 문제를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성능이 많이 필요하고 최적화가 중요한 게임 같은 앱은 안 깔고
대형 앱 개발사들의 유명한 앱들만 사용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한 가지, 갤럭시 S7 엣지는 안드로이드 점유율 1위 스마트폰 회사의 플래그쉽 기종이기 때문에
앱 개발사들이 우선적으로 동작과 호환성 테스트를 이 폰을 가지고 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8. 결론

지금까지 계속 왔다갔다 해봤지만, 역시 제 취향에는 안드로이드가 딱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아름다운 구속(아이폰)보다는 미숙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안드로이드) 쪽이 끌린다는 걸 재차 확인했네요.
안드로이드가 2% 부족한 점이 있긴 하지만 고칠 수 있는 가능성과 개방성이 있잖아요.

아이폰이 아무리 예쁘고, 조작감이 손에 착착 감기며, 어떤 사회적 지위를 상징해준다고 해도 그건 '있으면 좋은' 속성이지,
'필수불가결한' 속성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제약되고 구속되고 금지된 게 많아서 저는 답답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예전에 아이폰 쓸 때 드랍박스에 저장된 문서를 구글 드라이브로 옮겨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아 근데 아이폰에서 이게 될 것 같은데 안 되더라고요.
결국은 데스크탑 PC에서 옮겼는데요.
안드로이드로 와 보니까 ES 파일 탐색기 앱에서 드랍박스랑 구글 드라이브 등록해 놓고 아주 쉽게 폰 안의 파일 옮기듯이 왔다갔다 할 수 있더군요. 

자유도로 따지자면 탈옥 아이폰이 대안이 될 수도 있겠지만, 탈옥 앱들의 완성도나 안정성은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도 완성도 떨어지는 앱은 많지만, 상위권들끼리 비교할 경우 정식 등록 앱과 탈옥 앱은 비교할 차원이 못 되죠.
탈옥 사용자는 iOS 새 버전이 나오더라도 탈옥 툴이 나오고 탈옥 앱들도 안정화될 때까지 기다려야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고, 
제 경우는 이런 모든 관리가 귀찮고 정신적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관계로 포기하고 순정으로 다시 투옥됐더랬습니다.

반면에 갤럭시 S7의 UI 상의 약간의 짜증이나 가끔 한 번씩 리부팅 되는 불안정성 정도는 저로서는 감수할 수 있는 불편입니다.
지문 인식이 잘 안 되면 손가락에 입김 불어가며 정자세로 정성 들여 다시 지문 찍으면 되고 말이죠-_-
보안이 불안하면 종종 백신 돌려보고, 위험한 앱이나 링크는 안 건드리며, 주의하고 조심하면 되고 말이죠.

제가 지난 번에 썼던 갤럭시 S3는 확실히 여러 모로 미숙한 제품이었음에 비해 갤럭시 S7 엣지는 제품 자체도 완성도 있게 잘 나온 것 같습니다.
많이 광고했던 각종 잡다구리한 기능들이 별 쓰잘데기 없었던 갤럭시 S3에 비하면
갤럭시 S7의 편의기능들은 조금이나마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고요.
하긴 S3와 S7 사이에 4번이나 세대교체가 있었는데 이 정도는 발전해줘야죠.

결론적으로 이번 갈아타기는 제게는 꽤 성공적이었던 것 같고 만족도가 높습니다.
2년 후에 또 폰을 바꿀 시기가 왔을 때도 아마도 안드로이드 폰을 다시 선택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르죠.
다음번에 아이폰 8 쯤에서 엄청나게 획기적인 기술이 도입된다거나 공짜로 풀린다거나 하면 또 어떻게 될는지^^


2014. 3. 2. 01:04

갤럭시 S3 쓰다가 아이폰 5S로 기변하고 느낀 점 10가지

1년 반 전 제가 갤럭시 S3를 비싸게 구입하고 바로 2주일 후 갤럭시 S3 17만원 대란이 터진... 슬픈 트라우마가 제겐 남아 있습니다ㅜㅜ

다행히 이번에는 2·11 소란?에 무사 탑승하여 다시 아이폰 5S로 저렴한 가격에 갈아탔답니다(사실 씁쓸한 뒷이야기도 있긴 합니다만-_-).

제목에는 기변이라고 썼습니다만 업계 용어로는 기변 아니고 번이가 맞고요.

 

이런 보조금 대란 사태는 숫자놀음에 불과한 점유율 싸움에 엄청난 거액을 쏟아붓는 기형적 마케팅의 산물입니다.

요즘 TV 광고의 반쯤은 통신업체 광고인데... 대체 저 광고비와 보조금이 다 어디서 왔을까요?

통신요금은 요금대로 비싸고, 그 수익이 서비스 품질 개선과 기술/설비 투자에 들어가지 않고 온통 마케팅에만 들어가고 있으니,

결국 선의의 소비자들만 손해를 입을뿐입니다.

보조금 대란에 편승한 제가 이런 말 하긴 뭐합니다만, 아무튼 한국의 통신 시장, 뭔가 대수술이 필요합니다.

 

지난 번에 두 번에 걸쳐(☞링크 1☜, ☞링크 2☜)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기변하고 느낀 점을 썼는데요.

반대로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기변한 느낌은... 예전 생각 그대로인 부분도 있는 반면, 새롭게 느끼게 된 사실도 있습니다.

1년 반 동안 스마트폰 업계의 변화도 작지 않았고요.

 

 

1. Look & Feel과 User eXperience

 

아이폰의 좋은 점부터 꼽아가자면 우선 '느낌'이 좋습니다.

심플하고 군더더기가 없으면서도 단단하고 우아하고 부드럽고 깔끔하고 귀엽고 말이죠.

 

故 잡스 옹이 추구하던 철학이기도 하고, User eXperience에 수많은 인력과 정성을 투입하다 보니 확실히 예쁘면서도 사용성이 좋습니다.

iOS 7에서 기존 iOS의 스큐어모피즘(skeuomorphism)을 버리고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바뀌었을 때 처음엔 적응이 잘 안 됐지만,

적응 되고 나니 iOS 6가 구닥다리로 느껴질 정도로 iOS 7은 감각적이고 세련됐습니다. 

iOS 7에서 바뀐 요소 중에 저는 특히 리스트 선택 시 나타나는 이 휠 느낌이 좋더라고요.

유저 편의를 위해 선택 아이템이 확대되게 만들어놨는데 아 이게 마치 진짜 휠 위에 확대경이 놓여있는 것 같은 모습을 잘 흉내냈습니다.

잠금 해제 시 아이콘들이 사방에서 날아와 박히는 것도 재미 있고, 폰을 기울일 때마다 배경화면이 아이콘 뒤에서 움직이는 효과도 재밌고,

UX의 애니메이션 효과 등이 전반적으로 참 부드럽고 우아해요.

 

아이폰 UX의 또다른 장점은 일체감, 통일감입니다.

안드로이드의 자유분방한 모양과 크기의 아이콘도 나름 괜찮지만,

역시 아이폰의 통일된 모양과 크기의 아이콘이 질서정연한 느낌도 들고, 아이콘과 여백의 황금비율이랄까 미적으로도 좋습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갔다가 아이폰으로 돌아와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아이폰에서는 애플 앱 이외의 앱들도 UX가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습니다.

왼쪽 화면 가장자리부터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하면 이전 페이지, 반대로 스와이프하면 다음 페이지가 나온다든지,

리스트 아이템을 왼쪽으로 스와이프하면 삭제를 할 수 있다든지 하는 iOS 특유의 UX가 서드 파티 앱에서도 어느 정도 먹힙니다.

반면에 안드로이드 앱들은 UX가 좀더 제각각이라 앱마다 조작법에 익숙해지려면 다소의 시행착오가 필요하고요.

 

또 요즘 안드로이드 폰들은 기능 경쟁이라도 하는 것인지 정말 아무도 쓰지 않을 듯한 기능들이 한가득 들어가는 것이 보통인데요.

아이폰은 기능 하나를 구현하더라도 더 아름답게, 더 사용성 좋게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되네요.

물론 안드로이드에서 베껴간 요소들도 더러 있긴 합니다만^^

iOS 7의 제어센터 따위 안드로이드의 짝퉁이라고 생각했지만... 만져보니 '역시 애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어센터를 열어서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를 껐다켰다 하려고 해보죠.

갤럭시 S3의 경우 커다란 폰의 맨 위에 버튼들이 위치돼서 한 손 조작이 불편하지만

아이폰은 폰도 작은 데다가 버튼이 화면 중간 쯤에 위치하기 때문에 폰을 쥔 손의 엄지로 쉽게 탭할 수 있습니다.

 

정말 아이폰의 다른 모든 것이 안드로이드 폰보다 뒤떨어진다 하더라도(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만^^;;)

look & feel과 UX의 우월성만으로도 아이폰을 선택하겠다는 사람들이 꽤 되며,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2. 작은 화면의 딜레마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폰을 쓸 때라든지... 실생활에서 폰을 한 손으로 조작할 수밖에 없는 경우는 의외로 많습니다.

저는 손가락도 짧은 편이고-_-, 한 손으로 조작해야 할 경우도 많습니다.

작은 폰이 아담하고, 들고 다니기도 편하고, 셔츠 가슴 주머니에도 들어가고, 암튼 저는 큰 폰보다는 작은 화면의 작은 폰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안드로이드 폰 중에는 아이폰처럼 작은 폰이 정말 없어요. 기껏 찾아도 동세대 다른 폰보다 스펙이 많이 떨어지든지 하죠.

갤럭시 S3는 한 손 조작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한 손으로 쥐고 위쪽 귀퉁이를 터치하려면 파지가 불안정해져 폰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습니다.

아이폰은 화면 사이즈뿐만 아니라 설계 철학 자체부터 한 손 조작을 목표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위에 얘기한 제어센터의 예처럼요.

 

저는 "작은 화면은 문제가 없다. 해상도만 충분히 높다면 그냥 가까이서 보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있었습니다.

실제로 동영상 감상 같은 건 그냥 좀더 가까이 들여다 보면 작은 화면이라고 감흥이 덜한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갤럭시 S3에서 아이폰 5S로 바꿔 들자마자 바로 작은 화면의 단점 한 가지를 발견했는데요.

오타가 잘 난다는 겁니다.

오타가 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겠지만 그 첫번째가 바로 화면 사이즈죠.

사진을 보시면 한 눈에도 키보드 크기가 확연히 차이 납니다.

설상가상으로 제가 갤럭시 S3에서 사용하던 구글 단모음 키보드는 키 간격이 일반 2벌식 키보드보다 더 넓거든요.

어느 정도는 적응의 문제이긴 하지만 물리적으로 이렇게 대놓고 크기 차이가 나다 보니 오타율에 어떤 물리적 하한선 같은 게 생긴 느낌입니다.

뭐... 셔츠 주머니에도 쏙 들어가는 아담한 사이즈와 한 손 조작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희생해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3. 터치감이 다르다, 달라

 

1년 반 전에 아이폰 3GS 쓰다가 갤럭시 S3로 바꿨을 때는 조작감 적응이 어렵긴 했지만 타자 자체에서 오타가 생기는 일은 거의 없었거든요.

아이폰으로 다시 돌아와서는 거의 1주일이 오타와의 전쟁이었고, 결국 오타의 원인 세 가지를 밝혀냈습니다.

한 가지 이유는 위에 설명한 화면 크기이고요, 나머지 두 가지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터치 인식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넘어갈 때는 화면이 더 커진 관계로, 터치 인식 방식이 달라도 폰이 대충 알아먹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나봅니다.

이번에 작은 화면으로 돌아오니 터치 인식 차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왜 이리 원하는 부분이 터치되지 않는지 정말 오래 고생했습니다.

 

터치 인식 차이 중 한 가지는, 아이폰이 실제 물리적으로 터치된 지점보다 좀더 위쪽이 터치된 것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입니다.

원래 사람은 '손끝이 가리키는 곳'에 심리적으로 집중하게 돼있습니다.

하지만 손가락으로 폰을 터치하게 되면 손 끝보다 꽤 아래쪽의 손가락 불룩한 부분이 스크린에 닿게 되죠.

안드로이드 폰은 그래도 곧이 곧대로 정직하게 스크린에 닿은 위치를 인식하는데,

아이폰은 실제 터치지점보다 좀더 위쪽을, 즉 위 그림처럼 좀더 손끝 위치에 가까운 지점을 터치한 것처럼 인식합니다.

아이폰에서 뭔가 인간의 심리를 잘 이해해서 인체공학적으로 배려해주긴 했는데...

안드로이드의 곧이곧대로 터치에 적응된 사람이 아이폰을 쓰려면, 의식적으로 좀더 아래쪽을 탭하는 식으로 재적응 훈련이 필요합니다.

 

원하는 대로 터치되지 않는 또 한 가지 이유는 팜 리젝션(palm rejection) 때문입니다.

요즘 아이폰과 아이패드 모든 제품에는 팜 리젝션, 즉 폰을 쥔 손바닥의 터치를 무시하는 기능이 들어있습니다.

솔직히 갤럭시 S3는 팜 리젝션이 안 되기 때문에 폰을 잘못 건드려 원치 않는 동작을 해버릴 경우가 많았는데요.

반대로 아이폰은 팜 리젝션을 너무 잘 해서... 손바닥이 아닌 손가락으로 터치를 해도 터치가 스크린의 가장자리에 닿으면 무시해버립니다.

 

키보드에서 'ㅂ'이나 'ㅔ' 같은 가장자리에 있는 글자를 칠 때나, 앱에서 화면 좌우 양쪽의 화살표를 탭해야 하는 경우,

터치가 털끝만큼이라도 화면 가장자리에 닿으면 묵묵부답 무반응인 겁니다ㅜㅜ

아이폰에서 화면 가장자리에 가까운 곳을 터치해야 할 때는 꾹 누르지 말고 살짝, 약간 화면 가운데 쪽으로 치우쳐 터치하는 것이 비결이더군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그런지, 이런 터치감의 차이는 뭐 1~2주 지나니까 익숙해져서 얼추 원하는 대로 조작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화면이 큰 폰으로 갈아탈 경우에는 대충 터치해도 폰이 대충 잘 알아먹으니까 더 단기간에 익숙해질 것 같고요.

반대로 노트 사이즈의 커다란 폰을 쓰다가 아이폰으로 넘어오실 경우는 어쩌면 2주 이상 고생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4. 이젠 아이폰에서도 멀티태스킹이 되네

 

1년반 전 제가 아이폰을 떠나갈 때만 해도 아이폰은 멀티태스킹을 흉내만 낸 수준이었고, 진정한 멀티태스킹이 아니었습니다.

은행 앱에서 송금할 때 보안카드 앱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은행 앱으로 돌아가면, 은행 앱 세션이 종료돼서 송금이 불가능했습니다.

또 아이폰을 만보계로 쓰려면 하루 종일 만보계 앱을 메인화면에 띄워놓은 상태로 써야 했고요(이건 뭐... 쓰지 말란 얘기죠-_-).

 

이번에 아이폰으로 돌아오면서 그런 불편은 어느 정도 감수하겠노라 각오를 했는데...

아니 iOS7에선 진짜 멀티 태스킹이 되는 겁니다.

지금은 은행 앱과 보안카드 앱 간에 왔다갔다 하면서 스마트폰 뱅킹이 가능하고.

만보계를 메인으로 띄워놓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백그라운드 실행으로 만보계의 뱃지에 표시된 걸음 수가 늘어나요.

애초부터 멀티태스킹이 제대로 되는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는 "그게 뭐가 신기한데?"할지도 모르지만

예전 아이폰에선 꿈도 못 꾸던 혁명적인 일이거든요^^

멀티 태스킹을 비롯해서 기존 아이폰에서 불편했던 것들이 하나씩하나씩 개선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반대로 안드로이드에서 불편했던 요소들도 버전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좋아지고 있고요.

사용의 편의성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들은 궁극적으로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가 거의 같아지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5. 역시 주변기기는 아이폰

 

제가 뭐 주변기기를 그렇게 많이 쓰는 것은 아닙니다만...

제가 써본 HDMI 변환 케이블과 블루투스 이어폰만 보아도 퀄리티와 편의성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HDMI 변환 케이블은 폰의 화면을 TV 등에 표시하기 위해 폰의 포트를 HDMI 단자로 연결시켜 주는 변환 케이블인데요.

아이폰 용 HDMI 변환 케이블은 그냥 꽂으면 되지만, 갤럭시 S3 용은 별도의 전원 어댑터를 연결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폰용 케이블에도 전원 어댑터를 꼽을 수는 있지만 그건 폰 충전용 옵션인데 비해, 갤3용은 어댑터를 안 꽂으면 화면이 아예 안 나옵니다.

그래서 선 연결이 참 복잡해지죠.

 

그리고 블루투스 이어폰도 아이폰 쪽이 사용성이 좀더 좋습니다.

갤럭시 S3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연결하면 폰의 소리 볼륨 조절이 따로 되고, 이어폰의 볼륨 조절이 따로 됩니다.

IPTV 셋탑박스를 TV에 연결해서 보실 때 셋탑박스 볼륨 조절이 따로 있고, TV 볼륨 조절이 따로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최종적인 소리 크기 = 폰 볼륨 + 이어폰 볼륨이 되죠.

하지만 아이폰에 연결하니 볼륨조절이 일원화되어,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볼륨 조절 버튼을 누르면 그냥 아이폰의 볼륨이 조절되더군요.

당연히 이 방식이 덜 번거롭고 이해하기도 쉽습니다. 

그리고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음악 감상 도중에 전화가 오면 갤3에서는 일단 무조건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통화를 시작하게 되어 있는데,

사실 제 블루투스 이어폰은 운동 모드로 세팅해놓으면 마이크 위치 때문에 통화하기가 좀 안 좋거든요.

그래서 매번 전화가 올 때마다 번거롭게 꼭 폰에서 블루투스 아이콘을 탭해서 폰으로 통화하도록 바꿔줘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폰에서는 한 번 그런 식으로 폰 통화 모드로 바꿔주면 다음부터는 음악 감상 중 전화가 올 때 처음부터 폰으로 통화가 돼서 편합니다.

 

그리고 갤3에서는 음악을 듣다가 일시 정지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블루투스 이어폰 버튼으로는 다시 플레이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반드시 폰에서 음악 앱을 열어 플레이를 시켜야만 음악이 다시 재생되죠.

반면에 아이폰은 일시 정지 후 아무리 한참 지난 후라도 블루투스 이어폰의 플레이 버튼으로 음악을 다시 플레이시킬 수 있더군요.

또 아이폰에는 스테이터스 바에 블루투스 이어폰의 배터리 상황도 표시되는 등 좀더 세심한 배려가 돋보입니다.


스마트폰 주변기기는 이런 것들 외에도 독, 스피커, 키보드나 그 외의 각종 신기한 것들도 많은데요.

전반적으로 아이폰 용 주변기기가 종류도 많고 퀄리티가 더 낫습니다.

결국은 '파편화'가 문제인데, 안드로이드는 폰이 참 각양각색인 반면에 아이폰은 종류가 훨씬 적죠.

아이폰 5S는 사이즈도 모양도 아이폰 5와 똑같이 생겼을 정도고요.

안드로이드 vs. iOS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안드로이드의 우세이지만 단일 하드웨어 모델 단위로는 아이폰 쪽이 훨씬 점유율이 높습니다.


안드로이드 폰은 워낙 다양하다보니 주변기기를 각각의 폰에 딱 안성맞춤으로 만들기도, 모든 폰에 대해 충분한 동작 검증을 하기도 어렵죠.

그래서 안드로이드 주변기기는 주로 폰 회사에서 만든 순정 제품이 주류이고, 대상 시장 자체가 좁다 보니 가격 대비 퀄리티도 그다지^^;;

하지만 아이폰 주변기기는 하나 잘 만들면 팔 수 있는 시장이 크기 때문에 주변기기 전문 서드파티 회사에서 경쟁적으로 더 많이 더 잘 만듭니다.

동작 테스트도 단지 몇 종류의 폰/패드에 대해서만 하면 되니까 검증도 좀더 잘 돼있고요.

스마트폰 주변기기 쪽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역시 안드로이드보다는 아이폰이 답일 듯합니다.

 

 

6. 역시 배터리도 아이폰?

 

확실히 아이폰 5S는 갤럭시 S3에 비하면 배터리 줄어드는 속도가 반밖에 안 됩니다.

동일한 LTE 조건이었고, 비교에 사용한 갤럭시 S3의 배터리는 최근에 교체한 신품이라서 나름 공정한 비교였습니다.

아이폰은 크기도 작은 것이 참 대단하지요.

탈옥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S3보다 배터리 지속시간이 2배나 오래 가다니요.

 

그러나... 광탈의 갤3보다 두 배 오래 간다고 해봤자 고작 8~12시간입니다.

중요한 타이밍에 꺼지지 않고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아이폰 5S 역시 집과 직장, 양쪽에 충전기를 비치해야만 합니다.

요즘 폰들은 LTE 모뎀이 워낙 파워 소모가 크고, 프로세싱 파워도 높아지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인가 봅니다.

아이폰 3GS 때는 배터리가 거의 하루 가까이 지속됐기 때문에 충전기를 집에만 둬도 충분했는데 말이죠.

 

평상시 외근을 많이 다니시고, 전화 쓸 일이 많으신 분들은 아이폰이 배터리 교체가 안 되는 것이 문제가 되겠지만...

그런 분들을 제외하면 1년반쯤 전만 해도 배터리 교체는 안 돼도 지속시간 자체가 더 긴 아이폰이 월등히 좋았더랬는데 말씀이죠.

현세대 아이폰은 비록 '동급 최강' 배터리 지속시간이긴 하나, 어차피 하루를 못 버티기 때문에 절대적 우위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하루 이상 버티는 큼지막한 배터리가 들어가는 더 상위 체급의 노트 기종이 배터리 계의 챔피언이죠.

 

유출 사진에 따르면 이젠 애플에서도 대형 폰이 나올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러면 다시 챔피언을 탈환할 수 있을까요?

 

 

7. 용량 용량 용량

 

제가 구입한 아이폰 5S는 '대란용' 16GB 모델이기 때문에 용량이 부족합니다.

지금 보면 눈이 침침해질 정도로 화면 해상도 낮은 아이폰 3GS에서도 32GB를 썼고, 갤3에선 내장 32GB, 외장 32GB로 도합 64GB를 썼는데

아이폰 5S가 16GB라니 그야말로 쪼그라든 거죠.

게다가 OS와 필수 데이터가 이미 3GB 정도를 잡아먹고 있기 때문에 실제 사용자 용량은 13GB가 채 안 됩니다.


지금까지 32GB나 64GB를 쓸 때도 거의 메모리를 꽉꽉 채우고 다녔거든요.

제 사용량 패턴을 보면 음악, 동영상, 사진 같은 멀티미디어 데이터가 대부분이었고, 앱도 참 가지가지 깔아서 앱 용량도 무시 못했습니다.

 

이제 앞으로 한 2년간은 16GB짜리 5S를 사용할 수밖에 없으니 사용 패턴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당분간 쓸 일이 없는 앱들은 바로바로 지워서 용량을 확보해야 할 듯합니다.

Pages나 Numbers는 아이폰/아이패드 신규 구입자에게 무료라고 해서 받아놓긴 했지만, 용량에 위기가 닥칠 경우 정리 대상 1순위입니다^^

그리고 게임도 용량을 많이 차지하니, 현재 플레이 중인 게임 한두 개만 남기고 다 지우려고요.

 

음악, 동영상 같은 멀티미디어 데이터는 최대한 클라우드 서비스 같은 것을 이용해서 폰이 아닌 서버에 올려놓고 필요할 때만 받아 쓰려 합니다.

지금은 KT와의 계약 상 무지막지한 LTE 데이터 요금제를 유지해야 하니 이런 사용 패턴도 가능합니다만... 석 달 후엔 어찌 될지-_-

앞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세니까 단말기 용량이 그다지 필요 없는 시대가 오겠지요.

아마도 아이폰 5S는 그 이전에 수명을 다하겠지만^^;;

 

아무튼 살다살다 참 오랜만에 이런 코딱지 만한 용량에 데이터 구겨넣느라 생쑈를 부리게 됐네요.

외부 메모리 증설이 불가능하고, 내부 용량 기껏 16GB 늘리면서 10만원이나 더 받아처먹는 애플의 상술은 분명히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8. 탈옥이 능사는 아니구나

 

☞지난 번 글☜에도 썼지만, 순정 아이폰은 안드로이드에 비해 미디어 코덱, 파일 전송, 화면 꾸미기, 키보드 변경 등이 불가능하거나 불편해서

아이폰으로 오게 되면 반드시 탈옥을 하리라고 마음먹었고, 실제로 바로 아이폰 5S 구입 다음날 탈옥을 했습니다^^

 

1년 반 전에 비하면 탈옥 환경도 좋아졌습니다.

그냥 PC에 연결하고 탈옥 툴을 클릭하기만 하면 되고 말이죠.

예전엔 탈옥하면 금융 앱은 못 쓰는 줄 알았는데, tsProtector P라는 유료 Cydia 트윅(탈옥 폰 전용 앱)을 설치하니 금융 앱도 잘 되더군요. 

하지만 탈옥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곧바로 깨닫게 된 한 사건이 있었으니...

제가 나름 구글 단모음 키보드 예찬론자이다 보니(☞참고☜) 아이폰에서도 구글 단모음 키보드를 쓰고 싶었습니다.

제가 탈옥한 다음날 구글 단모음 키보드를 지원하는 Cydia 트윅 'Yookey Pro for iOS 7'이 출시되어 옳다꾸나 하고 거금 $4를 주고 깔았습니다.

 

아 진짜 욕 나오더군요. 살다 살다 이렇게 버그 많은 유료 프로그램은 처음 봤습니다. 홈페이지에 문의를 올려도 묵묵부답이고 말이죠.

1주일 만에 버그는 해결되긴 했지만, 동작도 안 하는 물건을 돈 받고 팔며 일언반구 사과도 없는 것은 최소한의 상도덕도 없는 거죠.

게다가 이 Yookey Pro는 유료인데도 안드로이드의 무료 앱 '반츄 키보드'보다 안 좋아요.

 

OS도 iOS 7으로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가 CPU도 아이폰 5S에서 64bit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탈옥 앱들이 불안정합니다.

앞으로도 OS나 하드웨어에 변화가 올 때마다 한 차례씩 이런 사태를 치르고 가겠죠.

Cydia는 어쨌든 블랙 마켓입니다. 공식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앱보다는 책임과 지원이 미비할 수밖에 없습니다.

뭐 그렇다고 순정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은 아니고요^^ 탈옥할 때는 자신이 위험과 책임을 감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는 거죠. 

또 아이폰에서 가장 아쉬운 것 중 한 가지가 위젯인데, 위젯은 탈옥을 해도 별로 신통치 않더군요.

탈옥 아이폰용 위젯은 기껏해야 시계, 날씨, 달력 같은 것들 뿐이고 안드로이드의 각종 다양한 기능의 위젯들은 거의 없어요.

위 화면은 제가 갤3에서 애용하던 통신 사용량 위젯, 만보계 위젯, 사진액자 위젯인데요. 아이폰에선 탈옥해도 이런 위젯은 없습니다.


아이폰에서 사용량 확인은 위젯이 아닌 통신사 고객센터 앱으로 봐야 하는데,

사용량의 실시간 업데이트도 안 되고, 올레 고객센터는 버그 투성이라 5S에서는 로그인조차 안 되고 말이죠.

 

 

 

9. 한국에서 아이폰을 쓴다는 것

 

 

스마트폰 같은 유형의 제품은 네트워크 효과라는 것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네트워크 효과 혹은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이란 어떤 재화가 홀로 존재할 때는 거의 아무런 가치를 가지지 않으나,

같은 재화를 소비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그 재화로부터 얻는 효용이 증가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지난 1년반 동안에 한국의 안드로이드 : iOS 점유율 격차는 더더욱 벌어져서 이제는 9 : 1쯤 되는데요, 점유율이 높을수록 많은 면이 유리합니다.

한국에서 나온 앱이나 서비스는 이제 확연히 안드로이드 쪽을 더 발빠르게 잘 지원해줍니다.

예를 들어 위 화면은 카카오톡 무료 이벤트 이모티콘 페이지인데요. iOS에 비해 안드로이드 쪽이 훨씬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 제가 기변 당시 애니팡2라는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안드로이드에서 쏠쏠하게 뿌려주던 무료 아이템들이 아이폰에선 뚝 끊겼고요.

그리고 안드로이드에서 애용하던 앱 중에 Noom 다이어트 코치라는 앱이 있는데, iOS 판은 완전 다른 앱이던데요.

제가 Noom에서 가장 즐겨 사용하던 기능이 실시간 운동 트래킹 및 기록 기능인데 iOS 판에서는 껍데기뿐이고, 전반적으로 미흡하더군요.

 

어느 한 쪽 OS에 특별한 애착이 있다거나, 뭔가 부득이한 이유가 있다거나, 저처럼 양쪽 모두 번갈아 가며 한 번씩 쓰고 싶으신 게 아니라면...

그냥 주위 사람들이 많이 쓰는 폰을 구입하시는 것이 속 편합니다.

 

 

10. 결론: iOS와 안드로이드

 

결론은 ☞지난 번 글☜과 비슷합니다.

개인에 따라 어느 한쪽이 좀더 취향에 맞을 수는 있지만, iOS와 안드로이드 모두 저마다의 장점이 있고, 체계가 잡혀 있습니다.

어느 쪽도 쓰레기 취급을 받으며 가루가 되도록 까여야 할 수준은 분명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전세계의 몇억명이나 되는 iOS 또는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이 전부 바보라서 그걸 쓰는 걸까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서 어느 한쪽 제품에 익숙해지면 실제로는 불편사항이 존재하는데도 불편을 못 느끼게 되며,

다른쪽 제품을 만져보면 단지 낯설고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안 좋다, 불편하다' 느끼기 마련인 것입니다.

반대 진영 제품도 실제로 써보고 익숙해지면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장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나 iOS를 까고 욕하는 사람들은 욕하는 진영의 최신기기를 진득하게 한 달이라도 써보고 욕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먹어보지도 않고 편식하는 건 안 좋아요. 인생의 일부를 손해보는 일입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2년 정도 아이폰 잘 쓰고서, 그 후에는 또다시 안드로이드로 갈아타볼까 합니다.

다음번에는 삼성폰 말고 구글 레퍼런스 폰 영입을 고려 중입니다. 물론 싸게 나올 경우에^^

 

아, 그리고 OS 갈아타기를 고려중이신 분은 주소록에 사람 이름 저장할 때 성 따로 이름 따로 넣지 마시고 '이름'에만 세글자를 모두 넣으세요.

안 그러면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 가실 때 성과 이름이 뒤집힙니다.

 

간혹 보면 다른 제품을 써보고 싶지만 앱스토어나 플레이 스토어에 유료 앱 구입한 것이 너무 많아서 못 가겠다는 분도 계신데요.

저도 1년 반 전에 아이폰을 떠나며, 10만원 어치 이상 사서 쟁여놨던 앱스토어 유료 앱이 아까워 하염없이 눈물 흘렸던 기억이 생생한데...

1년 반만에 돌아와 보니 구입했던 유료 앱 중에 아직도 쓸 만한 건 거의 없더군요-_-

게임 같은 것들은 뭐 이미 유행 다 지났고,

당시 특이한 기능으로 눈길을 끌었던 신기한 유료 앱들은 이미 더 뛰어난 다른 (게다가 무료) 앱들에 잠식당한 경우도 많고 말이죠.

 

앱의 수명이란 게... 고작 1년 남짓밖에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막 100만원 이상 질러놓으신 게 아니라면 미련 없이 떠나셔도 무방합니다.

 

 



 

이상,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를 왔다갔다하면서 느꼈던 여러가지 생각들을 또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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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3. 23. 22:37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기변 7개월 만에 느낀 점

제가 지난 번에 썼던 ☞아이폰 3Gs 쓰다가 갤럭시 S3로 기변하고 느낀 점 10가지☜ 글에 대해

몇 분께서 댓글로 "지금은 갤3 산 지 얼마 안 됐으니 6개월은 써 보고 평가하시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글을 써봅니다.

약속한 시간보다 한 달이 더 지나긴 했으나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최근에 갤럭시 S4가 발표됐기 때문에 한 달 전보다는 좀더 정확한 정보에 기반해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 폰은 정말 반년 쓰면 ㅂㅅ 되나?


이건 '쓰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안드로이드 폰을 처음 접한 것이 갤럭시 S3부터라서 안드로이드 폰 전반에 대한 일반론을 내세울 자격은 없겠지만...

안드로이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ver. 4.0) 이후 버전을 올린 갤3 LTE는 확실히 쓰기 나름이었습니다.


저도 초기에 여러가지 앱들을 시험 삼아 마구 깔아보는 짓을 대략 석 달 정도 계속하니

폰이 버벅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멈춰 버리거나 저절로 재부팅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Advanced Mobile Care(아래 사진) 같은 최적화 앱도 돌려보고,

불필요한 백그라운드 앱들도 삭제하고 나니 다시 안정적으로 돌아오더군요.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 가끔 이런 식으로 정리해가면서 갤3를 잘 써오고 있습니다.

'공장 초기화'라든지 '포맷' 같은 일은 한 번도 안 했고요.

안드로이드 앱들이 백그라운드 작업도 가능하고 시스템 자원에 접근도 가능하고 좀더 자유롭다 보니

악성 코드 문제라든지 시스템 프리즈라든지 메모리 누수라든지 각종 문제의 위험성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위험성을 잘 인지하고, 대처 수단도 확보하고, 관리를 잘 한다면 안드로이드도 충분히 안정적으로 잘 쓸 수 있습니다.

윈도우즈 PC도 관리만 잘 하면 몇 년 동안 아무 탈 없이 포맷 안 하고도 잘 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어쩌면 이건 갤3처럼 안드로이드 4.0 이후 버전, 쿼드 코어 CPU에 2GB 이상의 RAM을 가진 스마트폰 기종에만 해당되는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 이하 스펙의 폰들은 안드로이드를 원활히 돌리기엔 부족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의 안드로이드 폰들은 다들 저 정도 스펙 이상은 될 테니까 '쓰기 나름'이라는 말이 크게 틀리지는 않을 거라 생각 되네요.


반면에 정보기기 다루는 것에 능숙하지 않으시고, 주위에 도움 줄만한 사람도 없다면...

안드로이드 폰을 반년 쯤 쓰시면 불편을 겪으실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본인의 PC가 심하게 느려지는 등의 문제가 있는데 적절한 해결법을 못 찾고 참고 쓰시거나 포맷하시는 분이라면...

스마트폰 처음 구입하실 때부터 안드로이드보다는 아이폰을 선택하시는 게 역시 안전할 듯합니다.



7개월 쓰면서 느낀 갤3의 진정한 단점들


제가 갤럭시 S3를 7개월 간 쓰면서 시스템의 느려짐이나 프리징 같은 문제보다 더 심각하게 다가온 문제는

민감해도 너~무 민감한 버튼들이었습니다.


일단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이 말썽인데요, 그냥 폰을 쥐기만 해도 눌려서 입력됩니다.

저는 쌩폰이 얇고 간편해서 주로 그냥 케이스 없이 쌩폰 상태로 다니는데요,

쌩폰 상태로 주머니에서 갤3를 꺼내면 대략 30% 확률로 볼륨 버튼이나 전원 버튼이 눌립니다.

폰을 잡으면 눌리기 딱 좋은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버튼 압력이 약해서 폰을 가볍게 잡기만 해도 버튼 입력 상태가 되거든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다가 잘못해서 음량 키우기 버튼을 쥐게 되면...

소리가 점점 커져 1초 내에 최대 음량이 되고 귀청이 떨어져 나갑니다ㅜㅜ

그리고 폰을 손에 쥐고 있다 보면 종종 전원 버튼이 꾸욱~ 눌려 재부팅 들어갑니다.

이 문제 때문에 회의 중에 우렁찬 SK텔레콤의 '생각~대로~ T~~♪' 로고 음악이 흘렀던 경험이 두어 번 있습니다ㅜㅜ

전에는 벨소리를 진동으로 해놔도 부팅 시의 SK텔레콤 음악은 안 꺼지더군요(지금은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고쳐진 듯).


뭐 이런 현상들은 갤럭시 S3에 케이스를 씌우신 분들께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케이스로 인해 볼륨 버튼과 전원 버튼이 묻혀버리거나 커버되니까요.

그치만 쌩폰의 마력에 흠뻑 빠져버린 저로서는 이런 문제 때문에 비굴하게 제 의지를 꺾고 케이스를 뒤집어쓰고 싶지는 않네요.


갤3에 비해서 갤노트2는 버튼 압력도 약간 더 세고 버튼 눌리는 깊이도 좀더 깊어서 문제의 현상이 좀 덜 발생하는 것 같더군요.

갤3보다는 갤노트2에 가까운 디자인의 갤럭시 S4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아이폰의 경우 볼륨 버튼은 버튼압이 세고 전원 버튼은 위쪽에 있어서 폰을 쥐는 것만으론 절대로 버튼들이 눌리지 않습니다.

저는 앞으로 스마트폰을 살 때 한 번 꽉 쥐어보고 사이드 측의 버튼들이 눌리지 않나 반드시 체크해보고 살 예정입니다.


볼륨과 전원 버튼만큼은 아니지만 갤럭시 S3의 취소 버튼(back 버튼) 또한 민감합니다.

갤럭시 S3의 취소 버튼과 메뉴 버튼은 폰의 맨 아래쪽에 터치 버튼 형태로 배치돼 있는데요.

특히 갤럭시 S3를 오른손만으로 조작 시에... 스크린 위쪽을 터치하려고 할 경우 가끔씩 엄지손가락 쪽 손바닥에 의해 취소버튼이 눌려집니다.

또 (특히 누워서) 폰을 가로로 잡고 볼 경우, 그냥 편안한 기본적인 자세로 잡으면 원하지 않게 취소 버튼이 터치되기 일쑤입니다.

이렇게 버튼이 잘못 눌리면 사용자가 그 사실을 인지할 때까지 대략 1초 남짓한 시간동안 버튼이 연속적으로 눌리게 되는데요.

취소 버튼이 연속적으로 눌려서 동영상 재생이 중단될 뿐만 아니라 동영상 파일의 복잡한 파일 경로까지 다 빠져나와 버리거나

천신만고 끝에 여러 단계를 거쳐 찾아들어간 웹 페이지들이 휘리리릭하고 다 닫혀 버리거나

게임 끝판왕에게 회심의 일격을 날려야 하는 크리티컬한 시점에서 공격이 취소된다든가 하면...

짜증이 날까요, 안 날까요-_-?

메뉴 버튼의 경우 연속적으로 눌려도 피해가 적긴 하지만 잘못 눌리기 쉬운 건 취소 버튼과 마찬가지입니다.


폰 아래쪽 끄트머리에 터치 버튼을 만들어 놓을 거였다면

터치 버튼의 팜 리젝션(palm rejection, 손바닥으로 터치된 것은 무시하는 기능) 등 대책을 좀 세워놨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갤럭시 S4도 버튼 위치가 갤3와 같아 보이던데 이 문제가 해결됐을지 어떨지 궁금합니다.


또 최근에는 폰 충전기가 고장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갤럭시 S3처럼 하루에 1.5회는 충전을 해야 하는 제품에서 충전기 고장이란... 거의 재난급의 문제였습니다.

AS 센터가 평일 6시까지만 접수를 받기 때문에 평일에 못 가고 토요일까지 기다리느라 더더욱 힘들었습니다.


AS 기사의 말에 따르면 폰에 연결되는 충전 단자 끝 부분이 힘을 받아 휘면서 내부 전선 연결이 끊어진 것 같다고 합니다.

물론 사용자 과실도 원인 중의 하나겠지만... 집에서만 쓰던 충전기가 반 년만에 고장났다는 건 좀 문제가 있죠.

가장 주된 이유는 첫째, 충전기 단자가 일상 생활에서 받을 수 있는 힘 대비 기계적 강도가 약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일 테고,

둘째로 아래 사진처럼 갤3가 조약돌 디자인이니 뭐니 하면서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어 충전 단자가 꺾일 공간적 여지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갤3의 충전기 등 주변기기는 전반적으로 별로 튼튼하지 않고... 제대로 신경 써서 만들지 않은 듯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나중에 갤럭시 주변기기 리뷰라도 한 번 써보겠습니다.


그리고 또 통화품질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될 것 같은데요.

제 갤3 사용 초기에는 가끔 통화 시 상대방에게 내 목소리가 안 들리는 등의 통화품질 문제가 있었는데...

펌웨어 업그레이드 몇 번 하는 동안 그 문제는 사라진 듯합니다.



아이폰으로 다시 돌아갈까?


제가 지난 번 ☞아이폰 3Gs 쓰다가 갤럭시 S3로 기변하고 느낀 점 10가지☜ 글 말미에서 '아이폰으로 다시는 못 돌아갈 것 같다'고 했었는데요.

죄송합니다. 번복합니다.

순정 아이폰으로는 못 돌아갈 것 같지만, 탈옥 아이폰으로는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번 글에서 또 한 가지 번복 사항이 있는데요, '삼성 Kies가 아이튠즈를 잘 베껴 만들어서 아이튠즈 대용으로 쓰기 좋다'고 썼더랬지요.

Kies를 쓰다 보니 폰 인식을 못하는 일은 비일비재하고, 폰 백업 도중에 뻗기도 하고, PC의 USB 속도 저하를 일으키기도 하고...

이런 문제 많은 놈을 감히 아이튠즈와 비교했다니... 죄송합니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서... 제가 순정 아이폰 대비 안드로이드의 장점으로 꼽았던

  • 다양한 미디어 코덱 지원
  • 자유로운 파일 전송
  • 바탕화면 꾸미기
  • 커스텀 키보드 사용
  • 사제 SMS 앱과 전화 앱 사용
  • 멀티 태스킹

등등 다시 생각해 보니 모두 탈옥 아이폰에서는 가능한 것이더라고요.


사실 지난 번 글을 쓸 때만 해도 '다양한 미디어 코덱 지원' 항목은 아이폰 쪽이 확실히 안드로이드보다 뒤진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후에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에서 돌아가는 ☞XBMC☜라는 걸출한 미디어 플레이어 앱을 발견하고 나니 차별성이 없어지더라고요.

XBMC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한 번 써볼 예정인데,

제가 지금까지 본 휴대기기용 미디어 플레이어 중에 코덱/자막 호환성이 가장 높고, CPU/RAM 리소스도 적게 먹습니다.

다만 순정 아이폰에는 설치가 안 되고, 탈옥을 해야만 설치할 수 있습니다.


탈옥 아이폰에서도 가능한 위의 항목들을 빼고 나면 안드로이드 폰의 순수한 장점은

  • 큰 화면
  • 다양한 바탕화면 위젯
  • SD 메모리 증설 가능 
  • 배터리 교체 가능
  • 기종의 다양성 (저가 모델 존재)
  • AS가 용이함 (국산 제품의 경우)

정도가 남는군요.

추가로 제 개인적인 사정이지만 회사 업무 프로그램 사용, 일정 연동, 사내 Wi-Fi 사용 등도 안드로이드 폰에서만 되고, 아이폰에선 안 됩니다.


반면에 아이폰이 안드로이드보다 나은 점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죠. 

  • 반응성 좋고 세련된 유저 인터페이스
  • OS의 안정성
  • 좀더 오래 가는 배터리
  • 다양한 게임 (카카오톡 게임은 제외-_-)
  • 다양한 주변 기기


순전히 제 개인적인 판단 기준이긴 하지만...

순정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을 비교한다면 안드로이드 쪽 손을 들어주고 싶고요.

탈옥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에 비교 점수를 매긴다면 탈옥 아이폰이 약간 더 점수가 높지 않을까... 하고 생각됩니다.


물론 탈옥으로 인한 단점도 분명히 있죠.

  • 취약한 보안성
  • AS 거부 가능성
  • 배터리 시간 단축
  • 관리가 귀찮아짐

그치만 뭐 이것도 '쓰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탈옥 아이폰의 보안상 취약점이나 배터리 시간 단축, 관리 상의 귀찮음 따위는... 솔직히 순정 안드로이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되고요^^;;

AS 문제도 폰이 안 켜질 정도로 망가지지 않은 이상 DFU 공장 초기화 후 새 기기 상태로 복원해서 AS 맡기면 되고요.

(혹시 애플 측에 탈옥 기록이 전달될지도 모르니 탈옥 전에 폰 설정에서 '진단 및 사용 내용'을 애플에 '보내지 않음'으로 해놓아야 할 것 같고요)

만약 2년쯤 후에 나올 아이폰 6S 정도가 안드로이드 폰에 뒤지지 않는 성능에, 가격도 비싸지 않고,

완탈(Untethered Jailbreak, 리부팅 가능한 탈옥)이 가능하다면 저는 얼마든지 아이폰을 구입할 의사가 있습니다.

애플에서 탈옥을 봉쇄해서 탈옥이 불가능해진다면 안 살 거고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을 둘 다 일정 기간 써보니... 각기 저마다의 장점이 있고 나름의 체계가 잡혀있었습니다.

저의 ☞이전 글☜에도 정리했지만, 사용자의 성향과 특성에 따라서 어느 한 쪽이 본인에게 좀더 적합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한 쪽도 다른 쪽에 비해 객관적으로 뒤떨어지는 열등재는 절대로 아니다"라고 제 양심에 손을 얹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제가 처음 기변 시에 불편하다고 느꼈던 부분들 중 상당수는 그저 아직 새 폰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쪽 제품에만 익숙한 분이 다른쪽을 만져보면 첫인상은 '안 좋다'는 느낌을 받는 게 당연할 것 같고요,

그렇지만 그렇게 느끼는 이유의 태반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즉 단순한 적응의 문제일 겁니다.

한 번 저처럼 양쪽 진영을 왔다갔다 하면서 반년 이상씩만 써보세요(박쥐라고요^^?).


아이폰 열혈 옹호자분들과 안드로이드 열혈 옹호자 분들도 이제는 좀 진정하시고...

상대편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시면 좀더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갤럭시 S4, 그리고...


우선 지난 15일 공개된 갤럭시 S4의 주요 특징들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항목 커멘트
옥타 코어 정확하게는 big.LITTLE이라는 기술인데, Cortex-A15 코어 4개와 Cortex-A7 코어 4개입니다.
A7의 성능은 A15의 1/3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대하시는 옥타 코어는 아닙니다.
5인치 풀HD 스크린

좋아보이더군요.

그렇지만 펜타일 방식(RGBG)이기 때문에 경쟁사들의 RGB 방식 풀HD보다 해상도는 낮습니다.

7.9mm 두께, 130g 무게 얇고 가볍긴 하네요.그렇지만 7.6mm의 아이폰 5보다는 두껍습니다.
1300만 화소 카메라, 듀얼 레코딩

좋죠. 그런데 옵티머스 G Pro도 동일합니다.

스마트 포즈, 스마트 스크롤 기능 갤3의 스마트 스테이, 스마트 로테이트 기능의 인식률로 미루어보아 그다지 기대되지는 않습니다.
정확한 90도 정면에서 벗어나거나 실내에서 사용하면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에어 뷰, 에어 제스처 기능

갤노트2 쓰시는 분들 에어 뷰 기능 사용하긴 하시나요?

장갑 끼고 터치가 가능하다는 부분은 상당히 좋을 것 같지만 실제 구현 성능은 어떨지...

무선 충전

아직은 갤럭시 S4에 무선 충전 기능이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 불확실하지만...
일반 자기유도 방식의 경우 선을 연결하지 않을 뿐, 충전기에 붙여놔야 하는 것은 동일하기 때문에
공진자기유도 방식 정도는 돼야 유선 충전보다 이점이 있을 듯합니다.

기타 등등 기능

뭐 별로 기대 되는 다른 기능은 없더군요^^;;


갤4는 확실히 갤3보다는 좋습니다.

진퉁 옥타 코어는 아니라지만 Cortex-A15이 4개 들어간 시점에서 이미 갤3의 A9 쿼드코어보다 훨씬 고성능이고요.

손바닥보다 작은 화면에 풀HD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1:1로 놓고 비교하면 화면도 좀더 크고 해상도 높은 게 더 좋겠죠.


그런데 갤럭시 S4의 주된 변화는 스펙 상승 뿐, '혁신'이 없었다고 실망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지난 번 아이폰 5 발표 때 국내 언론에서 혁신이 없네 어쩌네 말이 많았는데,

갤럭시 S4는 아이폰 5보다도 혁신적인 요소가 적어보이더군요.


흠흠... 그렇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에 더 이상 혁신적인 뭔가가 추가되기 어렵다는 걸 인정해야 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제품 자체가 이제는 충분히 완숙기에 접어들었기에

앞으로는 혁신적인 요소의 도입뿐만 아니라 스펙 상의 발전마저 점점 느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분명 발전의 여지가 있기는 있겠으나...

과연 앞으로도 매년마다 '혁신'이란 말에 어울리는 무언가를 토해낼 수 있을까요?

스마트폰에 CPU 코어가 막 16개씩 들어갈 수 있을까요?


반대로 생각하면... 스마트폰은 이미 충분히 혁신적이고 강력하지 않나요?

몇 년 전만 해도 통신사에 돈 안 내고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돈 내고 인터넷에 접속해도 시각적으로 조악한 웹페이지밖에 볼 수 없었죠.

또 휴대기기에 현재 같은 다양한 앱들을 마음대로 깔아서 사용할 수도 없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이러한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하고,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증강 현실, 위치 기반 서비스, 실시간 소셜 네트워킹, 클라우드 동기화, 개인 비서 기능까지 현실로 끌어들인

혁신적인 제품이 바로 스마트폰 아니냔 말씀이죠.

여기서 계속해서 더더욱 혁신적인 걸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하는 것이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




이상, 제 귀를 위협하는 음량버튼 트러블에서부터 (근거 없는^^) 스마트폰의 미래 전망까지...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기변 후 7개월 동안 느낀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한 번 정리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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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7. 16:04

아이폰 3Gs 쓰다가 갤럭시 S3로 기변하고 느낀 점 10가지

통신업계용어로 엄밀히 따지자면 기변(기기변경)이 아니고 번이(번호이동)인데요^^
KT 몇 년 써왔지만 오래 쓴다고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변 가격이 번이보다 훨씬 비싸서 그냥 SKT로 번호이동했습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10만원 어치 이상의 유료 앱을 사서 쟁여놨음에도 불구하고-_-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이번에는 갤럭시 S3를 구입하게 되었는데요.

할인 요금을 토해내는 새로운 위약금 제도가 이번달부터 시작되니 그 전에 폰을 장만하자는 심산에 지른 것이었지만...

제가 사자마자 바로 그 다음주에 '갤럭시 대란'이 벌어졌습니다ㅜㅜ!
갤럭시 S3 LTE 가격이 20만원 정도 급락한 거죠.
그 다음주에 다시 가격이 원복되는 듯 보였으나... 9월 10일 현재 다시 30만원 급락했습니다 허허허 나참...-_-
저는 사나흘만 더 기다렸으면 20만원을, 보름만 기다렸으면 30만원을 아낄 수 있었는데, 그냥 앉은 자리에서 홀랑 날려먹었네요ㅜㅜ

비싼 돈 주고 샀으니 뽕을 뽑아보겠다는 자세로다가 제 개인적인 기변 소감을 담아 글 하나 적어봅니다. 
그런데 제가 아직 갤럭시 S3 LTE를 보름 남짓밖에 안 써봤고, 폰 전문가도 아니라서 멋들어진 리뷰를 쓸 수준은 안 되네요.
또 제가 쓰던 아이폰 3Gs와 요번에 바꾼 갤럭시 S3는 발매 시기가 3년이나 차이 나서... 성능 스펙을 비교하는 건 너무 불공평하죠.
(그러고 보면 제가 ☞8년 전 사진기와 최신 카메라 성능 비교 글☜ 같은 걸 쓰기도 했습니다만^^;;)
그래서 전문적인 비교 리뷰는 아니고, 그냥 '직접 사용하면서 느낀 디테일한 차이점 체험기'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네요.

1. 아이폰에서 애용하던 앱이 없네.

애플의 앱스토어에 해당하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뒤져보니 기존에 아이폰에서 썼던 앱이 똑같이 있는 경우가 태반이기는 하나...
제가 아이폰에서 쓰던 앱 중 30~40%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는 없더라고요.

제가 쓰던 앱 중에 대략 1/3은 처음부터 iOS와 안드로이드 용으로 동시에 출시된 것 같고,
또다른 1/3은 iOS로만 나오고 안드로이드 출시는 전혀 계획에 없는 것 같고, 
나머지 1/3은 Flipboard나 Instagram처럼 처음엔 iOS용으로만 발매되었다가 1~2년 지난 후에 안드로이드 버전도 출시된 것 같더군요.
아이폰이 불법복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테스트해야 할 폰 기종이 적다는 점에서 개발사들이 아이폰 플랫폼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로는 안 나오는 앱들에 대해서는 대체재를 찾아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결국 대부분 찾아내기는 찾아냈습니다.
http://open2world.tistory.com/241☜ 이 블로그가 많이 도움이 됐네요. 블로그 주인장님께 감사~^^
아이폰 앱을 영~ 대체할 수 없는 경우는 정말 혹가다가 한두 개 정도고, 대부분의 경우는 대체할 수 있는 앱이 있더군요.
1:1로 대체할 수 없는 경우라도 두 개 이상의 안드로이드 앱을 동원하면 되고요^^

예를 들어 아이폰에는 RemoteX PowerManager라고 폰으로 PC를 원격으로 켜고 끌 수 있는 앱이 있는데 안드로이드에는 없습니다.
얘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원격으로 PC를 켜는 앱과 끄는 앱 따로따로 두 개가 필요하더군요-_-

사진 편집/관리 앱 iPhoto는 아이폰 3Gs를 지원하지 않아 못 써봤습니다만 SnapSeed라는 아이폰 앱만 해도 편집 기능이 참 좋습니다.
SnapSeed를 대체할 사진 앱을 찾아 헤매다 끝내 안드로이드 오리지널 앱인 PicSay를 발견했는데요.
고정 종횡비 crop도 지원되고, 다양한 사진 보정 기능도 있습니다만... SnapSeed처럼 보정을 한꺼번에 실행하지 못하는 건 아쉽더군요.
사진 보정은 한 번 적용할 때마다 quantization noise(양자화 잡음)라는 게 생기는데,
밝기 보정, 대비 보정, 컬러 밸런스 보정을 따로따로 적용할 경우에 비해 한꺼번에 보정해버리면 quantization noise가 좀 덜 생기거든요.

그런데! 게임은 그 고유의 특성 상 대체재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나마 요즘은 메이저 게임 개발사들이 iOS와 안드로이드로 동시 발매하는 일이 많아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애플 앱스토어에만 있고 구글 플레이에는 없는 게임이 꽤 됩니다.
예를 들어 Infinity Blade 시리즈 같은 경우 안드로이드 이식 계획이 전혀 없다고 하니 안드로이드에서는 즐길 방법이 없죠.

그리고 안드로이드는 폰들이 워낙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게임을 아이폰처럼 하드웨어 성능에 최적화시키기가 어렵나 봅니다.
일례로 Real Racing 2를 갤럭시 S3에서 돌려 보니 아이폰 4S는 물론, 아이폰 4보다도 프레임 레이트가 떨어지는 것 같더군요.
1:1로 비교실험을 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갤3에서 프레임 뚝뚝 끊기는게 확연히 눈에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열심히 하시는 분이라면 게임 수로 보나 최적화로 보나 안드로이드 폰보다는 아이폰이 현명한 선택 같습니다.
스마트폰 게임은 그냥 심심풀이 정도로만 하는 분이라면
게임 이외의 앱들은 안드로이드도 iOS를 많이 따라잡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폰도 괜찮다고 할 수 있겠고요.

그리고 폰 꾸미기나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관련 앱들은 안드로이드 쪽이 오히려 훨씬 강력합니다.
아이폰에서는 바탕화면, 잠금화면, 시스템 설정 같은 걸 건드리는 게 아예 불가능하니까요.

그리고 안드로이드로 넘어와서 느낀 신기한 사항들이 한두 가지 더 있는데요.
안드로이드 폰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Plants vs Zombies처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있더라도 갤럭시 S3에서 안 되는 앱도 종종 있더라고요.
그리고 모든 앱이 앱스토어에 있는 아이폰과는 달리 어떤 안드로이드 앱은 구글 플레이에 없고 다른 데서 받아야 하네요.
외환은행 앱이 플레이 스토어에 없어서 망연자실했었는데 SKT의 T스토어에 있더라고요.


2. 미디어 플레이의 자유로움~

아 갤럭시 S3는 음악 듣고 동영상 보기 매우매우 좋습니다.

화면 해상도, 하드웨어 동영상 코덱, 사운드 얼라이브 음장 뭐 이딴 스펙들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닙니다.
저런 것들은 그냥 시간에 따른 기술 발전이라고 보이고요. 어쩌면 곧 발표될 새로운 아이폰이 갤럭시 S3보다 더 스펙이 좋을지도 모르죠^^
플레이 성능도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저는 미디어 플레이를 둘러싼 관리 환경이 자유스러워서 너무너무 좋습니다.

아이폰에서는 폰이 아이튠즈에 종속되는 구조라서 폰에서 마음대로 음악이나 동영상을 추가하거나 지울 수도 없고,
음악 하나, 동영상 하나 폰에 옮기려고 해도 '아이튠즈에 등록' → '폰 동기화'라는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 하죠.
특히 맥이 아닌 PC의 경우 아이튠즈가 느려서 더더욱 짜증 나고요.
PC를 포맷하거나 폰을 새 PC의 아이튠즈와 동기화시키려고 하면 기존에 다른 PC에서 옮겼던 미디어들은 다 날아가버리고요.

게다가 아이폰에서는 MPEG4 AVC(MP4) 또는 Quicktime(MOV)포맷의 동영상만 볼 수 있고, 영상 사이즈도 규격을 지켜야 하죠.
그렇지만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동영상들은 워낙에 포맷과 사이즈들이 다양해서 아이폰에서 그냥 플레이할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동영상을 아이폰에 맞춰 인코딩하거나 AV Player 같은 특별한 앱을 써야 하죠.
동영상 인코딩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건 다들 아실 겁니다. 특히 제 PC는 구형 AMD 프로세서라서 더더욱 오래 걸려요ㅜㅜ
AV Player도 동영상 파일을 아이튠즈의 어느 구석탱이에 있는 AV Player만의 특정한 경로를 통해서 넣어주어야만 돼서...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폰에서는 폰 카메라로 찍은 영상, PC에서 옮긴 영상,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받은 영상은 통합 관리가 안 되고 각각 다 따로 취급하죠.

벨소리 같은 경우, 아이폰의 벨소리 앱에서 음악을 편집해서 벨소리를 만들었다고 해도
이걸 다시 PC로 옮기고 나서, 아이튠즈에 벨소리로 등록한 후 아이폰과 동기화하는 아주 우스꽝스러운 짓을 해야만 폰 벨소리로 등록됩니다.

이런 모든 시시콜콜한 제한규정들의 목적은 하나, 불법 컨텐츠 복제를 막기 위해서인 것 같은데요.
그렇지만 그걸 위해 사용자의 자유를 지나치게 많이 구속하고 억압하는 건 아닐까요?

안드로이드에서는 뭐... 그 모든 것들이 자유롭습니다.
미디어 파일을 옮기는 건 폰을 USB나 Wi-Fi로 PC에 연결하고 그냥 복사만 하면 땡입니다.
벨소리도 지정된 폴더에 그냥 복사하거나, 아니면 폰에서 앱으로 벨소리를 만들고 바로 벨소리 등록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폰카로 찍은 영상이나 PC에서 옮긴 영상이나 구분 안 하고 그냥 다 똑같이 볼 수도 있고 메일 첨부나 공유 같은 것도 가능하고요.

갤럭시 S3는 웬만한 영상 코덱도 다 디코딩 되고, 1080p 사이즈의 동영상도 변환할 필요 없이 그냥 다 플레이가 되네요.
갤럭시 S3 기본 동영상 플레이어에서 안 돌아가는 동영상들은 DICE Player 같은 앱을 설치하면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DICE Player는 뭐 아이폰의 AV Player처럼 특별한 동기화 경로 따위 전혀 필요 없고요.
아 정말 미디어 파일 관리가 너무너무 자유로운 거 있죠!

그래도 "난 아이튠즈의 중앙집중적인 미디어 데이터베이스 관리 체계 같은 부분이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삼성에서 아이튠즈와 거의 똑같이 만든 Kies라는 프로그램을 쓰시면 됩니다. 꽤 잘 베꼈더라구요^^;;

그리고 기변 전에는 Air Video라는 앱으로 다른 방 PC에 있는 동영상을 Wi-Fi로 스트리밍 해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많이 봤더랬습니다.
갤럭시 S3로도 이걸 하고 싶어서, 처음엔 삼성에서 제공하는 AllShare Play로 시도해봤는데...
대부분의 동영상이 AllShare Play로 플레이가 되지 않아서 그냥 지워버렸습니다-_-
그리고 안드로이드에서 Air Video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VLC Stream&Convert나 Qloud Media 같은 앱들도 써봤습니다만...
그보다 더 편하고 화질 좋은 방법은 따로 있더군요.

아이폰에서 스트리밍으로 보려면 필수적으로 Air Video처럼 PC에서 동영상을 트랜스코딩(인코딩, 컨버팅, 변환)해야만 합니다.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PC의 동영상은 다양한 코덱과 사이즈로 존재하지만 아이폰은 특정 사이즈의 MP4 동영상밖에 못 보니까요.
그러나 갤럭시 S3의 경우 PC에서 트랜스코딩 안 하고 그냥 동영상 파일 자체를 그대로 폰으로 스트리밍해줘도 됩니다.
화질 열화의 주범인 트랜스코딩을 거치지 않으니 이쪽이 화질도 훨씬 좋고요.
특별한 다른 앱을 깔 필요도 없고 윈도우에서 동영상 폴더를 공유한 다음에 DICE player에서 PC를 SMB 서버로 등록하면 끝입니다.
요렇게 하면 PC의 동영상 파일을 마치 폰에 있는 파일인 것처럼 탐색할 수 있고, 플레이도 됩니다.

이 방식의 한 가지 문제점은 파일을 그대로 전송하기 때문에 고해상도 동영상은 꽤 빠른 전송 속도가 요구된다는 건데요.
이 문제는 SMB 프로토콜보다 전송 효율이 훨씬 좋은 FTP 프로토콜을 사용하면 거의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짓을 하려면 PC를 FTP 서버로 세팅해야 하기 때문에 귀찮아서 아직 안 해봤고요^^;;

저는 주로 이렇게 Air Video로 동영상 볼 때 앞에서 언급했던 RemoteX PowerManager로 원격으로 PC를 켜고 껐거들랑요.
안드로이드에는 RemoteX가 없기 때문에 다른 WOL(Wake on LAN) 앱을 찾아서 깔면 원격으로 PC를 켤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WOL 앱들은 PC를 켤 수만 있고, 끌 때는 Teamviewer 같은 앱으로 PC에 원격 접속해서 윈도우를 종료해야 됩니다.  


3. 탈옥 아이폰 쓰는 느낌

저도 아이폰 한 번 탈옥해봤더랬습니다.
그런데 프로세싱 파워가 워낙에 딸리는 아이폰 3Gs이다보니 탈옥하고 나면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느려져서 다시 순정으로 복귀했죠.

탈옥을 해보니 순정 앱 대신에 훨씬 편리한 다이얼러(전화) 앱이나 SMS 앱도 쓸 수 있고,
스프링보드(바탕 화면)에 날씨 위젯 같은 것도 띄울 수 있고, 아이콘 개수와 배치, 폴더 모양과 크기 같은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있더군요.
키보드도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 락 스크린에도 각종 정보를 띄울 수 있고 말이죠.
완전 편한 신세계라고 생각했었더랬는데...

그랬는데 안드로이드로 와 보니 그런 기능들이 순정 폰에서도 그냥 다 되는 겁니다-_-
갤럭시 S3의 순정 전화 앱도 숫자 키패드로 초성검색이 되는 등 꽤 괜찮지만... 더 맘에 드는 다이얼러가 있다면 마음대로 깔아쓰면 됩니다.
아이폰의 스프링보드에 해당하는 런처(launcher)를 통째로 다른 런처를 깔아서 써도 되고요.

삼성의 순정 런처인 터치위즈는 위젯이 프리뷰가 되는 등의 편리한 점도 있는 반면 홈 화면 편집이 불편하고 커스터마이징이 빈약해서
GO런처를 깔아서 쓰고 있는데, 앱 아이콘을 일정 시간 누르면 편집 모드가 되는 등 아이폰과 UI가 비슷해서 쉽게 익숙해지더군요.
아이콘 모양이나 바탕화면 테마 같은 것도 다양하게 바꿀 수 있어서 좋고요.

안드로이드는 '위젯'이 있다는 점이 특히 좋네요.
아이폰은 아이콘을 탭해서 해당 앱을 전체화면에 띄워 실행시킨다는 획일화된 앱 실행 인터페이스밖에 없지만...
딱히 '실행'이 필요 없고 정보만 체크하는 종류의 앱이라든지, 실행이 LED플래시를 켜고 끄는 것 같은 단순한 앱일 때
안드로이드에선 굳이 번거롭게 앱을 '띄울' 필요 없이 바탕화면에서 위젯을 통해 바로 정보 확인이나 작동을 할 수 있는 게 정말 편합니다.
PC에서도 많이 봤던 날씨, 시계, 배터리, 일정 같은 뻔한 위젯뿐만 아니라
휴대폰 사용량 표시, 음악 플레이어, 환경 설정 토글 버튼처럼 스마트폰에 특화된 위젯들도 다양해서 좋네요.

그리고 여기저기 살짝살짝 보이는 버그들과 마무리가 덜 된 듯한 흐트러진 모습도 탈옥 아이폰 느낌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 사진의 음악 플레이어 위젯을 보면 글자 아래쪽이 약간 잘리는 것 같은...
품격 있고 정갈한 순정 아이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죠.

아무튼 아이폰에서는 탈옥하지 않으면 불가능했던 대부분의 일들이 순정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가능하더군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이폰은 정말 너무 불필요한 부분까지 지나치게 막아놨다는 느낌입니다.


4. 입력 시스템 적응기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 옮기고 가장 먼저 당황했던 부분은 텍스트 편집을 위해 커서를 옮기는 일이었습니다.
아이폰에서는 텍스트 중간 부분을 탭하면 확대경 모양이 뜨면서 정확한 커서 위치를 지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요.
안드로이드는 그런 게 없는 겁니다.
그래서 커서 위치가 틀릴 때가 많은데, 그럴 때 맞는 위치를 손가락으로 다시 찍어도... 아 이놈의 커서가 당최 옮겨질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커서 위치가 틀렸을 때는 커서 아래쪽에 나타나는 화살표를 잡고 옮기면 되는 거였더랬더군요^^
'대충 찍고 화살표로 미세조정'이 안드로이드 커서 이동의 기본인 것 같긴 한데요.
아이폰 방식에 비해 덜 직관적이고, 때로는 잘 동작하지 않을 때도 있어서... 이 부분은 안드로이드가 아이폰보다 딸린다고 봐야할 듯합니다.

그리고 제가 워낙 덕후스런 취미가 많다보니 폰에서도 일본어를 써야 할 상황이 종종 있습니다.
아이폰에서는 키보드 설정에서 일본어를 살짝 추가해주면 손쉽게 자유로운 일본어 입력이 가능한데...
갤럭시 S3에는 그 어디를 찾아봐도 일본어 키보드 설정이 없는 겁니다.

검색을 약간 해보니 플레이 스토어에서 구글 일본어 입력기를 받아서 깔면 되더군요.
아이폰에서 키보드나 입력기라는 건 애플이 정한 그 방식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에 입력기를 설치한다는 걸 생각조차 못했었네요.
아이패드가 한국 정식 발매 이전에 한글을 지원하지 않을 때, 아이패드용 한글입력 앱이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만...
그건 앱을 띄워서 한글 문장을 쓰고 그 문장을 복사한 후, 앱을 닫고서 필요한 곳에 붙여넣는 아주 원시적인 형태였죠.
하지만 안드로이드에서는 입력기를 설치하면 폰의 표준 키보드 자체를 마음대로 바꿔쓸 수 있습니다.

입력기 전환은 키보드가 화면에 떠있는 상태에서 알림 창을 끌어내려서 바꿀 수가 있는데요(어쩌면 갤럭시만의 알림창 기능일지도^^).
얼핏 생각하면 아이폰 방식보다 번거로운 것 같지만, 저는 오히려 이게 더 편합니다.
아이폰에서는 키보드 언어를 바꾸려고 하면 한글→영문→일본어→한글→영문→일본어→... 이런 식으로 바뀌기 때문에
일본어가 필요 없는 평상시에 한/영 전환만 하고 싶어도 불필요하게 일본어 키보드를 한 번씩 거쳐갔어야 했는데,
안드로이드에서는 일본어 입력이 필요할 때만 일본어 입력기를 쓰고 평상시에는 한/영 전환만 되기 때문에 더 편합니다.

그리고 한글 키보드 말인데요.
저는 2년 넘게 쓴 아이폰의 QWERTY용 두벌식 자판이 손에 익어서 천지인이나 나랏글 같은 숫자 자판용 키보드는 잘 못 쓰겠더라고요.
천지인 같은 게 키(key)가 커서 오타가 덜 나기는 하는데 키를 여러 번 누르는 동작이 많아서 타자 속도도 느리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삼성 키보드의 QWERTY 배열로 썼지만...
다른 것들도 몇 개 써보니 제 개인적으로는 구글 한글 키보드의 '단모음' 키보드가 가장 좋더군요.
'반츄 키보드'나 'Smart Keyboard PRO'라고 단모음 키보드에 추가로 여러가지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한 앱도 있습니다.
루비루비 님께서 알려주신 'Smart Keyboard PRO'가 종합적으로 가장 훌륭하긴 한데, 제 폰에선 가끔 'ㅓ' 입력을 무시하는 버그가 있네요-_-

단모음 키보드는 'ㅗ' 위치만 빼고는 두벌식 자판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익숙해지는 데 오래 걸리지 않고,
Shift 키가 없고 ㄲ, ㄸ, ㅃ, ㅆ, ㅉ, ㅑ,ㅕ, ㅒ, ㅖ, ㅠ, ㅛ는 키를 두 번 치면 입력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보면 아시겠지만 'Shift → ㄱ'과 'ㄱ 두번'을 비교하면 후자가 빠르고 오타율도 낮습니다.
따라서 타자속도는 단모음 키보드가 두벌식 QWERTY와 비슷하거나 좀더 빠릅니다.

이런 입력시스템은 색기, 학교, 헛소리처럼 받침과 그 다음 초성이 동일한 글자의 경우 새끼, 하꾜, 허쏘리처럼 잘못 입력될 가능성이 있으나...
그런 오타 가능성이 있기는 하나 실제로 한 번 아무 생각 없이 쳐보면... 오타가 나지 않습니다!
색기의 받침 ㄱ과 초성 ㄱ 사이에는 서로 다른 글자라는 심리적인 간격이 존재하지만 새끼의 ㄲ은 그냥 한 글자라서 바로 연달아 치게 되는데요.
입력기가 이 심리적인 간격을 나름 정확하게 인지하네요.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한 번 구글 한글 키보드를 까셔서 단모음 키보드로 색기와 새끼를 쳐보세요. 희한하게 마음먹은 대로 글자가 나옵니다.
그리고 키 간격이 일반 두벌식보다 넓어 오타 확률도 적습니다.

오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안드로이드에서 백스페이스를 누르면 가장 최근 글자만 음소 삭제가 되고 그 다음부터는 글자 전체가 삭제돼서 오타 수정이 불편합니다.
MS 윈도우와 같긴 하지만, 키보드가 취약한 휴대기기 환경을 감안해서 아이폰처럼 음소단위 삭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듯합니다.
예를 들어 '귀찬ㅅ아'라고 잘못 쳤을 경우 아이폰에서는 백스페이스를 세 번 눌러 '귀찬'이라고 표시된 상태에서 'ㅎ'부터 다시 치면 되는데,
안드로이드에서는 백스페이스를 네 번 눌러 '귀'로 만들고 'ㅊ'부터 다시 새로 쳐야 합니다.
(그런데... Smart Keyboard PRO를 깔아보니 아이폰처럼 음소삭제도 되더군요)

그렇지만 구글 키보드에는 글자 전체 단위 삭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고성능의 자동완성 기능이 있습니다.
위의 경우처럼 '귀찬ㅅ아'라고 치면 키보드 바로 위에 '귀찮아'라고 수정 후보가 떠줍니다. 그럼 그걸 터치하면 한번에 오타가 수정되죠.
구글 키보드는 이렇게 오타를 쳤을 경우 높은 확률로 맞는 글자를 후보로 골라줍니다.
사람 이름 틀린 것도 잘 고쳐줍니다. 주소록에 있는 이름이라면요(구글에서 내 폰에 도청장치를...-_-).

아이폰의 자동수정보다 훨씬 유용합니다.
아이폰의 자동수정은 정확도도 떨어지고 사용자 입력보다 아이폰 권장 단어가 우선시되기 때문에 생각 없이 치다 보면 황당한 문장이 나오죠. 
아이폰 자동수정 유머 사이트(http://www.damnyouautocorrect.com/)가 따로 있을 정도고,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아이폰 구입하자마자 곧바로 끄는 기능이 바로 자동수정 기능이잖아요.
반면에 구글 키보드의 권장 단어는 정확도도 높고 권장 단어는 어디까지나 권장일 뿐, 사용자 입력이 우선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키를 약간 오랫동안 누르고 있으면 키 오른쪽 귀퉁이에 쓰여진 숫자나 기호들이 찍힙니다.
숫자나 기호를 딱 하나만 쓰고 다시 글자 자판으로 돌아와야 할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죠.

종합적으로 봤을 때 키보드 입력은 안드로이드 쪽이 아이폰보다 여러모로 더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적응 기간이 약간 필요하긴 하지만 말이죠.


5. 갤럭시 S3만의 특별한 기능들...

처음에 갤럭시 S3가 공개되면서 내세운 신기한 기능들 중에서 제가 가장 기대했던 기능은 스마트 로테이트입니다.
기존 폰은 자동회전 모드로 놓았을 때 옆으로 누워서 보든지 하면 화면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회전돼버려서 짜증 나잖아요.
스마트 로테이트란 건 카메라로 사람 얼굴 방향을 인식해서 눕거나 할 때 화면이 제멋대로 회전되지 않도록 해주는 획기적인 기능입니다!
근데 이 기능은... 발표회장에서만 보여주고 실제품에는 안 들어가 있네요-_-
(10월의 젤리빈 업그레이드에 드디어 스마트 로테이트 기능이 추가됐습니다만... 아래의 스마트 스테이와 동일하게 인식률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폰을 쳐다보고 있으면 화면이 꺼지지 않는다는 스마트 스테이 기능은 인식률이 좀 떨어집니다.
폰을 책상 위에 눕혀 놓고 비스듬히 바라보고 있을 경우... 작동 안 됩니다.
그리고 아무리 완전 정면에서 바라본다고 해도 해질녘의 실내 정도로만 어두워도 작동 안 됩니다.

음성 명령 시스템 S보이스는 SIRI의 대항마가 되지 못할 거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좀 많이 부족합니다.
일단 좀 느리고... 걸핏하면 웹 검색으로 떠넘기네요.
S보이스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S보이스가 인식하는 명령들을 외워야 하는데... 좀 귀찮죠. 왜 사람이 기계에 맞춰줘야 됩니까!
그래도 음성 인식률 하나는 상당히 좋긴 합니다.

잠금 화면을 누르면서 폰을 돌려 카메라 실행, 기울여서 확대축소, 패닝하여 아이콘 이동, 패닝하여 이미지 탐색 등의 모션 기능은
전혀 직관적이지도 않고, 기존 방법보다 오히려 불편하고, 삼성 앱에서만 동작합니다.

모션 기능 중 일부는 그럭저럭 잘 동작하고, 유용하기도 하네요.
화면을 좌우로 쓸어 캡처한다든지...
SMS가 왔을 때 폰을 귀에 대면 SMS 발신자에게 전화를 걸어준다든지...

DMB나 동영상을 보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팝업 플레이 기능은 대단해보이기는 하는데...
동영상을 작은 화면으로 보면서 딴 일 할 만한 상황이 그다지 자주 있을 것 같지는 않고요.
S-Beam은 안 써봐서 잘 모르겠지만 역시 폰끼리 데이터 옮길 일이 뭐 그리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아무튼 결론적으로 갤럭시 S3가 대단한 장점이라고 내세우던 기능들의 대부분은 잘 작동하지 않든지 별로 쓸모가 없습니다.
그런 기능들에 너무 기대하지 마시길 바래요^^


6. 그런데 뱃지는 어디 갔지?

아이폰에서는 아이콘 오른쪽위 구석탱이에 뱃지라고 빨간 동그라미 안에 숫자가 적힌 것이 있습니다. 
해당 앱의 상태 알림(Status Notification) 내용 중에 사용자가 아직 확인하지 않은 내용이 그 숫자 개수만큼 있다는 걸 의미하죠.

그런데 안드로이드에는 이게 없는 겁니다.
아니 있긴 있습니다. 삼성 터치위즈나 GO Launcher EX Notification을 사용하면 전화, 문자, 메일, 이 세 가지 앱에는 뱃지가 달리네요.
아무튼 안드로이드에선 뱃지가 없는 앱이 대다수라서 호불호를 떠나서 시각적으로 뭔가 허전하긴 합니다^^

안드로이드에서는 알림 사항이 생기면 앱에 표시되지 않고 화면 상단 알림 바(Notification Bar) 왼쪽으로 작은 아이콘들이 다닥다닥 뜹니다.
그리고 알림 바를 끌어내리면 전체 화면에서 알림 창이 떠서 상세한 알림 내용들을 볼 수 있게 해놨죠.
이 기능은 iOS 5에서도 알림 센터(Notification Center)라는 이름으로 베껴갔습니다^^
그렇지만 아이폰은 어디까지나 뱃지가 기본이고, 상단바 알림 아이콘이 없어 알림 센터를 잘 안 열어보게 되더라고요(제 주 용도는 날씨확인^^).

갤3의 알림 창은 안드로이드 순정 알림 창을 삼성에서 약간 어레인지한 건데요.
알림 창만 내려보면 현재 내가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한 눈에 들어오고, 별별 상세 정보까지 다 알림창에 표시되거든요.
Wi-Fi, GPS, 소리/진동, 자동회전, 블루투스 등등 자주 사용되는 토글 설정들도 바로바로 알림 창에서 바꿔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폰을 꼽았을 경우 알림 창에 이어폰을 사용하는 앱을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좍 떠주고, 음악 플레이어 컨트롤도 뜹니다.

개인적으로 아이폰의 뱃지 표시보다는 안드로이드의 알림 방식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떨렁 숫자만 있는 것보다 좀더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고, 뭔가 중앙집중식으로 일목요연하게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어서요.
그리고 안드로이드에서는 시덥잖은 알림은 그냥 지워버리면 땡인데,
아이폰에선 아이콘에 뱃지가 계속 붙어있으면 시덥잖은 일인 걸 알면서도 왠지 꼭 앱을 열어보게 되잖아요^^;; 귀찮게시리.


7. 이거 왜 사람들 이름이 뒤집히는 거야!

아이폰 연락처를 구글 Gmail 주소록과 동기화해서 쓰시던 분들은 안드로이드로 오시면 저처럼 당황할 확률이 높습니다.
아이폰에서는 동서양 이름 모두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성과 이름 순서를 지정해줄 수 있습니다.
당연히 한국 사람은 성-이름 순서로 쓰죠.

그런데 구글 주소록 데이터베이스는 무조건 이름-성 순서입니다.
그래서 아이폰을 구글 계정과 동기화한 후, 구글 계정을 안드로이드 폰으로 동기화하면...
아이폰에서 '성: 홍, 이름: 길동'으로 적어놓은 사람들 이름이 안드로이드 폰에서 '길동홍'이 되어 있을 겁니다.

이걸 해결해보자고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네이버 주소록 백업' 앱을 이용해서 이름 순서 뒤집히지 않게 옮기는 데 성공!
...했으나 네이버와 구글의 연락처 데이터베이스 구조가 다르기 때문인지 폰과 구글 계정 주소록이 서로 동기화가 잘 안 되더군요-_-
(나중에 http://somnium.blog.me/50149037675☜ 글를 읽어보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긴 하는데 아무튼 저는 당시에 아래처럼 밀어붙였습니다)

사람 이름 순서와 구글 동기화 중에 저는 어느 쪽이냐면 구글 동기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Gmail 주소록에서 뒤집어진 이름들을 하나하나 고쳐주는 편이 시간은 많이 걸리긴 하지만 깔끔합니다.
고쳐야 할 이름이 많을 경우 웹상의 Gmail 주소록에서 직접 편집하는 것보다는
Gmail 주소록을 CSV 파일로 '내보내기' 한 후 Excel에서 수정작업하고 다시 Gmail 주소록으로 '가져오기' 하는 정도가 그나마 덜 귀찮습니다.

참고로... 혹시 실수로 Gmail 주소록을 날려먹었을 경우,
당황하지 마시고 Gmail 주소록에서 더 보기→연락처 복원을 선택하시면 10분 전 ~ 1달 전 주소록 상태로 다시 되돌릴 수 있습니다.


8. 페이지 맨 위로 순간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아이폰에서는 스크롤을 내려서 페이지 아랫부분을 읽다가도 화면 맨 위의 스테이터스 바를 누르면 페이지 맨 위로 순간이동이 가능합니다.
웹에서 장문의 글을 읽고 나서 페이지 맨 위에 있는 브라우저 메뉴를 보려고 할 때라든지 무척 편리하죠.
근데 요게 아마도 애플 특허인지 안드로이드에서는 안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무지 안절부절했었는데요, 지금은 조금 적응이 됩니다.
페이지 맨 위로 가려는 이유가 주소창 입력이나 뒤로 가기, 앞으로 가기 같은 브라우저 메뉴를 실행하기 위한 경우라면
꼭 맨 위로 이동할 필요 없이 백 버튼으로 뒤로 가거나 메뉴 버튼을 눌러 주소창을 보이게 하면 되는 것이고요.
아니면 크롬처럼 주소창이 항상 떠있는 브라우저를 쓰든지요.

브라우저 메뉴가 아닌 정말로 웹 페이지의 맨 위가 보고 싶은 경우엔 관성 스크롤을 활용해서 빨리빨리 페이지를 끌어내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갤럭시 S3(+ 4.0.4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급한 마음에 너무 빨리 여러 번 검지 끝으로 끌어내리는 것보다는
적절한 속도와 빈도를 잘 맞추어 엄지손가락이나 검지 옆의 넓은 면으로 하는 편이 더 효율적으로 잘 스크롤되더군요^^
(검지 끝으로 황급히 끌어내려도 충분히 빨리 내려가는 아이폰에 비해 터치감 안 좋은 게 확연히 느껴집니다. 젤리빈에선 나아지려나요.) 

참고로 갤럭시 S3는 폰을 두 번 두드리면 맨 위로 이동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건 오로지 삼성 앱에서만 지원되는 기능으로... 거의 무용지물입니다-_-


9. 배터리 광탈

아이폰 3Gs는 2년 넘게 썼지만 회사에 전원 어댑터가 필요 없었습니다.
만충전 상태로 출근하면 집에 들어올 때까지 배터리가 다 되거나 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갤3는 개통 첫날 만충전된 배터리 두개를 회사에서 탈탈 다 쓴 후-_- 전원 어댑터를 새로 사서 회사에 비치해놨습니다.
첫날이야 계속 켜놓고 만져대느라 그랬다 쳐도...
요즘은 화면도 어둡게 하고 나름 저전력 세팅 맞추고, 폰으로 하는 거라곤 시간 확인 & 걸려오는 전화 받는 일밖에 없는데도
아이폰보다 2배 이상 빨리 배터리가 줄어듭니다.

대화면 고해상도 AMOLED도 배터리를 많이 먹고,
LTE 모뎀도 배터리를 많이 먹고,
쿼드코어 AP도 배터리를 많이 먹고...
뭐 배터리 광탈의 물리적인 이유를 대자면 다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제 생각에 근본적인 원인은 설계사상 자체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안드로이드 폰들은 대부분 배터리를 갈아끼울 수 있으니까 전력 소모에 대한 제약도 좀 느슨하고...
폰끼리 경쟁이 심하다 보니 차별화를 위해 화면크기와 성능을 키우고, 기능들을 많이 넣을 수밖에 없고...
결국 그런 환경 하에서 배터리 수명 확보는 비교적 우선순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단 말이죠.
배터리 광탈은 개방성을 추구하는 안드로이드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 아닐까 싶네요.

반면에 아이폰은 배터리 탈착이 불가능하다는 제한점 때문에 저전력소모가 상당히 높은 설계 우선순위를 차지합니다.
제 생각엔 아이폰이 화면을 안 키우는 이유가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를 맞추려는 것보다는 LCD소모 전류를 줄여 배터리 수명을 확보하려는 것이 더 크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근데 생각해 보니 폰이 커지면 배터리도 커지는군요^^;;)


10. 결론: 역시 공돌이는 안드로이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은 겉보기에는 공통점이 매우 많습니다. 그리고 점점 서로를 닮아왔죠.
초창기 안드로이드 폰의 형편없이 두두둑 끊어지던 화면 스크롤도 지금은 아이폰의 매끄러움을 상당히 따라잡았고...
반대로 아이폰은 안드로이드에서 알림센터 같은 것도 베껴갔고요^^

그치만 폰을 구석구석 살펴보니 디테일 속에서 뭔가 모든 것의 근간이 되는 설계 철학, 설계 사상의 차이가 슬쩍 엿보이는데...
안드로이드의 근본 철학은 개방성, 확장성, 효율성이며, 사용자에게 폰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자유를 최대한 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아이폰은 직관성, 완결성, 인간과의 상호작용 같은 중요한 몇 가지 설계 철학을 사용자의 자유보다도 더 중시하는 것 같죠.

앱 실행을 예로 들면
아이폰에서는 스프링보드(바탕화면) 상에서 앱을 찾아서 실행해야 합니다. 폴더에 들어있을 수도 있는데 그 폴더도 스프링보드 상에 있죠.
애플의 직관성과 완결성 철학에 따라 스프링보드 상의 아이콘과 실제 앱이 1:1 대응 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안드로이드에서는 개방성, 확장성, 효율성을 추구한 결과로
홈 화면의 아이콘을 눌러 앱을 실행시킬 수도 있고, 위젯으로 앱을 실행시킬 수도 있고, 어플리케이션 서랍에서 찾아서 실행시킬 수도 있습니다.
한 앱의 아이콘이 홈 화면의 여러 곳에 있을 수도 있고, 서로 다른 폴더에도 중복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그렇죠.
그리고 한 앱에서 다른 앱을 불러다가 실행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어떤 사람에겐 안드로이드가 자유로워 보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겐 너무 어지럽고 지리멸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요.
그냥 제 생각에^^ 다음과 같은 성향의 분들은 아이폰이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 스마트폰의 주 사용 목적이 게임인 분
  • PC와 별로 친하지 않으신 분 (맥이 있으시다면 궁합도 급상승↑^^)
  • 인문 계열이나 예술 계통에 종사하시는 분
  • 완벽주의 성향이 다소 있으신 분
  • 어르신, 어린이, 시각장애인

아래와 같은 성향의 분들은 안드로이드 폰이 잘 어울릴 것 같고요.

  • 스마트폰의 주 사용처가 영화나 음악 감상인 분
  • PC나 전자기기 같은 걸 깊게 파고 들면서 갖고 노는 걸 좋아하는 분
  • 이공 계열에 종사하시는 분
  • 폰 꾸미기를 통해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분
  • 폰에서 가격 대 성능 비를 추구하시는 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저는 아이폰보다 갤럭시 S3가 훨씬 마음에 듭니다.
물론 비교 대상이 구닥다리 아이폰 3Gs이다 보니 속도와 스펙 차이가 많이 나긴 하지요^^

그렇지만 저는 그보다도 '자유도'라는 측면 때문에 안드로이드 쪽이 훨씬 마음에 듭니다.
위 리스트에서 보면 제가 좀 아래쪽 성향이걸랑요^^ 
미디어 파일을 마음대로 옮기고 마음대로 재생할 수 있는 것도 그렇고, 이것저것 폰 세팅을 만져가며 노는 것이 참 재미있네요.
버그나 2% 부족한 점이 좀 있기는 하지만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열린 가능성과 개방성이 있잖아요.

저는 아마도 잡스 아저씨가 살아돌아오기라도 하지 않는 이상 아이폰 쪽으로는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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