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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26. 17:31

아이폰 5s 쓰다가 갤럭시 S7 엣지로 갈아타고 느낀 점 8가지

저는 한국에 아이폰 3GS가 상륙한 이래 지금까지 계속 2년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사이에서 왔다갔다 해왔습니다.
이번에도 때가 된 관계로 또다시 안드로이드로 돌아왔네요.
넥서스 기기를 한 번 써보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갤럭시 S7 엣지로 바꿨습니다.

아이폰 탄생 벌써 9년, 안드로이드 탄생도 8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차이점 따위, 알 만한 분들은 벌써 다 아시는 해묵은 화제 아닐까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서로를 모방하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향 평준화를 이뤄왔고, 이젠 이미 원숙기에 들어섰다고 보입니다.
예를 들어 '안드로이드 폰이 아이폰보다 크다'든지 '안드로이드는 버추얼 머신이기 때문에 느리고 배터리도 많이 먹는다'든지 하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돼버렸습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는 외형과 기능적인 면에서는 점점 서로를 닮아왔고,
이제는 근본적인 설계 사상이랄지 중심 철학만이 진정한 차이점으로 남은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는 개방성을 추구해서 앱의 자유도가 높고 파일 관리나 꾸미기 기능 같은 것들이 편한 반면에 보안에 매우 취약하다든지,
아이폰은 심플한 아름다움을 중시해서 감각적으로 뛰어나지만
그 폐쇄성으로 인해 음악/동영상/문서 옮기기나 통화 녹음 등이 제약된다는 점 같은 것들 말이죠.
 
이미 저도 둘 사이에서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이미 여러 번에 걸쳐(☞링크 1☜, ☞링크 2☜, ☞링크 3☜) 써놓기도 해서,
이번에는 굳이 기변 소감 글을 쓸 건덕지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원숙기라고 여겼던 지난 2년 동안에도 변화들이 꽤 많았고, 이번에 제게 다시 새롭게 다가온 부분도 있어서,
또 한 번 느낀 점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폰을 새로 사면 제일 먼저 해줘야 할 일이 바로 폰 주소록(연락처 혹은 전화번호부) 데이터 옮기기죠.
예전에는 안드로이드 폰에서 아이폰으로 옮길 때나 그 반대일 경우나 모두 구글 주소록과 폰을 동기화 시키면 끝이었는데,
애플의 iCloud 도입 이후로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 옮기는 방향은 그 방법으로는 안 되더군요.
점점 더 심해져가는 애플의 폐쇄성을 나타내는 단적인 예라고나 할까요?

iCloud 사이트에 접속해서, 주소록을 vCard 포맷으로 다운로드 받아서, 그걸 구글 주소록에 올려서, 안드로이드 폰에서 동기화해야 합니다.
자세한 방법은 ☞여기☜를 참고하시고요.

그런데, 보니까 갤럭시 S7에서는 구글 주소록을 거치지 않고 직접 아이폰에서 주소록은 물론 각종 데이터를 받는 기능이 있더라고요.
☞여기☜를 참고하시면 갤럭시 S7에 딸려온 USB 커넥터와 SmartSwitch 앱으로 데이터를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옮기는 방법이 나옵니다.
반대로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옮기는 건 'Move to iOS'라는 전용 앱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안드로이드로 옮기고 난 다음에야 깨달은 사실인데, 크롬, 지메일, 구글 맵, 구글 드라이브, 구글 포토, 구글 나우, 스냅시드, 구글 킵 등등...
구글의 대부분의 앱과 서비스는 아이폰에서도 다 쓸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용으로 먼저 나오고 나서 1~2년 있다가 iOS로 나오기도 하는데,
아무튼 구글의 기본 정책은 자기네 모든 서비스를 iOS에서도 차별 없이 지원하는 것인 듯합니다.
 
반면에 안드로이드에서 쓸 수 있는 애플 앱이나 서비스는 거의 없죠.
갤S7에서 플레이 스토어를 검색해보면 위에 말한 'Move to iOS'와 Beats Pill+ 블루투스 스피커 컨트롤 앱만 나옵니다.
플레이 스토어에 애플 뮤직도 있다던데 이건 미국 스토어에만 있나 보네요.
아무튼 이 문제 때문에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으로 바꾸는 것보다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 갈아타기가 좀더 힘듭니다.
애플이 하는 짓이 좀 얄밉네요.

 

2. 구글의 인공지능


구글의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알파고를 떠올리실 분들이 많겠지만,
저는 솔직히 이번에 구글 포토(Google Photos)의 인공지능에 더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구글 포토가 나온 지 1년도 넘은 이제 와서 얘기하는 제가 시대에 좀 뒤떨어지는 것 같기도 한데요.
아이폰 쓸 때는 구글 포토는 안 써봤고, 그냥 아이폰과 iCloud에서 지원하는 기본 사진첩 기능만 썼더랬습니다.
그런데 ☞위 사이트☜에 나온 대로 아이폰에 있던 사진들을 옮기려는 목적으로 구글 포토를 처음 써봤는데...

사진 옮긴 다음날 완전 깜짝 놀라 자빠질 뻔했습니다.
사람 얼굴을 인식해가지고 사람 별로 앨범을 정리해놓지를 않나, 여행 가서 찍은 사진들을 알아서 날짜 별로 차곡차곡 앨범을 만들어놓고,
연사 사진으로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놓고, 지맘대로 파노라마 사진을 붙여놓습니다.

위의 건프라 앨범은 '로봇'이라는 검색어로 제 사진을 검색해서 만든 앨범이랍니다.
'건프라'라는 검색어는 아직 못 알아먹더라고요. 그래도 이 정도 정확도로 건프라 사진을 인식, 정리해주는 인공지능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사진 정리'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일단 사람이 생각할 만한 모든 것들을 인공지능이 다 알아서 자동으로 해주네요.

굳이 원본 사진 저장을 고집하지 않으면 용량이 무제한 제공되며, 아이폰, PC 등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지원 되니 다들 한 번 써보시기 바랍니다.
한두 가지만 더 욕심을 부린다면 SNS에 올리고 싶을 만한 잘 찍은 사진을 골라 추천해주고,
실수했거나 작품성이 떨어지는^^ 못 찍은 사진은 자동으로 숨겨주는 기능도 추가로 넣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네요.
 
생각해보면 구글 포토뿐 아니라 구글의 각종 인공지능 서비스 때문에 여러가지로 놀랄 만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아이폰 쓸 때 일이지만, 출장 갈 호텔의 예약 메일을 지메일로 받았었는데,
호텔을 구글맵으로 검색했더니 지도 화면의 호텔 자리에 떡하니 내 숙박 기간이 찍혀 있는 겁니다.

그리고 또 꽤 쓸만한 인공지능을 보여주는 구글 서비스로는 구글 나우(Google Now)가 있죠.
현재 위치에서 필요할 법한 정보들을 카드로 보여주는 서비스인데, 예를 들면 내일 비가 올 거라든지 갑자기 추워질 거라든지 미리 알려줍니다.
구글 나우 덕분에 우산을 챙겨서 낭패를 면한 경험이 안드로이드 폰으로 바꾼 한 달 동안에만 두 번이나 있었네요.

그리고 구글 나우에 뜬 뉴스 기사도 몇 개 읽다 보면 곧 제 관심사를 알아차려서 맞춤형 뉴스를 골라주기도 합니다.
제가 구글 계정에 직장 위치를 등록해두었기 때문에 평일 아침에는 회사까지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표시됩니다만...
일요일 아침에는 교회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교회 위치는 등록도 하지 않았는데 일요일의 제 위치를 기억해서 분석했다는 말이죠.
게다가 제 이동속도를 분석해서 차를 주차한 위치까지도 스스로 인식해서 기억해주더라고요.

그런데! 구글의 이 모든 인공지능 서비스는 모두 다 iOS용으로도 있습니다.
구글 나우는 앱스토어에서 Google 앱을 받으면 쓸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에서만 쓸 수 있는 구글 서비스라고는 구글 나우 온 탭(Google Now on Tap)이 거의 유일한데요.
아이폰에서 SIRI를 부르듯 안드로이드 폰의 홈 버튼을 꾹 누르면 인공지능이 현재 화면의 텍스트를 분석해서 관련 정보를 검색해주는 기능입니다.
그런데 확실히 아직은 좀 느리고, 머리가 나쁘고, 쓸모가 별로 없습니다.

기사를 읽다가 처음 들어보는 새로운 용어가 궁금해서 구글 나우 온 탭을 실행시켜 보면, 나우 온 탭 역시도 처음 듣는지-_- 인식을 못합니다.
한국어 인식이 서툴어서 그런가 하고 영문 웹 페이지에서 실행해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마도 아직은 장소 정보나 연예 스포츠 등 구글 나우에서 다루는 정보에 국한돼서 검색을 하는 것 같습니다.

구글 나우 온 탭의 검색 범위를 좀더 광범위하게 늘려주고, 인공지능을 좀더 향상시켜 주면 좋겠고,
추가로 텍스트뿐만 아니라 화면의 이미지나 현재 폰에서 플레이 중인 음악도 인식해서 관련 검색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구글 포토나 구글 고글(Google Goggles)의 기술력을 보건대 분명 몇 년 이내로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결론을 정리하자면 구글 포토의 인공지능은 엄청 놀랍고,
그 외의 구글 서비스에도 가끔 깜짝깜짝하게 만드는 신기하고도 쓸만한 인공지능이 탑재돼 있지만,
그 중 안드로이드 전용 서비스는 별로 신통치 않고 대부분 아이폰에서도 다 누릴 수 있다는 겁니다.


3. 역시 한국 사람은 한국 폰?

☞지난 번 글☜에서 한국에서 점유율이 높은 안드로이드 폰이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유리한 점이 많다고 말씀 드렸죠.
크기가 커진 아이폰 6와 단통법을 계기로 국내 아이폰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이 문제는 많이 완화되긴 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점유율은 안드로이드 폰이 더 높고, 국내 제작 앱들은 안드로이드 용이 더 잘 만들어져 있을 경우가 많긴 하죠.
 
그런데 한국에서 안드로이드 폰을 쓰기 좋은 이유가 점유율과 네트워크 효과 뿐만은 아니라는 걸 이제 와서 새삼 느끼게 됐습니다.
아 저는 정말 애국심 마케팅 이런 거 정말 극혐이고, 동생이 치킨집을 한다 해도 맛 없으면 다른 치킨을 시켜먹을 사람이라고 자부합니다만...
삼성과 LG도 아주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애플은 정말 한국 소비자들에게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패드용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iOS가 9.0으로 업그레이드 되더니 당황스럽게 블루투스 키보드에서 한/영 전환이 안 되는 겁니다.
기존에는 Command + space로 한/영전환을 했는데, 애플에서 그 입력 조합을 지 맘대로 Ctrl + space로 바꿔버렸다고 합니다.
문제는 비싼 돈 주고 산 제 벨킨 키보드에는 Ctrl 키가 없다는 거죠.

결국 편법으로 '고정키' 기능을 켜고 Alt 두 번 누르는 식으로 한/영 전환은 해결을 봤는데 이번에는 슬래시(/) 키가 안 먹네요.
웹 주소 입력할 때 / 없으면 안 되잖아요.
한/영 전환 키가 바뀔 것도 예상하지 못하고 제대로 호환 키보드를 못 만든 벨킨이 문제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일단 애플에 짜증도 나고 배신감도 느껴집니다.

애플이 한국 현지화와 한국 사용자들에게 신경을 별로 쓰지 않는다는 실례들은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아주 오래 전 피처폰 시절부터 전화 걸 연락처를 찾을 때는 키패드로 초성 검색을 하는 게 상식이었죠.
국산 안드로이드 폰은 예를 들어 '홍길동'에게 전화할 때 'ㅎㄱㄷ'에 해당하는 '846'을 키패드에서 누르면 홍길동 전화번호가 뜹니다.
아이폰 기본 전화 앱은 초성 검색을 지원하지 않고, 원칙적으로 전화나 문자 같은 시스템 서비스에는 일반 앱이 접근을 못하기 때문에
예전에는 탈옥을 해서 KuaiDial 같은 탈옥 앱을 깔아야만 했었죠.
그러다가 언제부터인지 앱스토어에도 다이얼+ 같은 초성검색/단축 다이얼 앱이 생겼더군요.

연락처 검색도 국산폰 주소록은 오른쪽에 인덱스가 ㄱㄴㄷㄹㅁㅂㅅ...ㅎ 이렇게 당연히 모든 한글 자음이 표시되는 반면에,
아이폰은 영문 알파벳 표시하느라 ㄱ·ㄹ·ㅅ·ㅊ·ㅍ 이렇게 띄엄띄엄 돼있어서 인덱스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자음을 일정 간격으로 띄엄띄엄 표시하다 보니 한국인 성씨에 많은 ㅂ,ㅇ은 없고... ㄹ,ㅍ이 웬 말인가요-_-

그리고 애플 코리아의 악명 높은 A/S 정책은 뭐 굳이 제가 얘기하지 않아도 다들 아시겠고요.

또 외국에서는 아이튠즈가 음악 및 모든 미디어 컨텐츠 생태계의 중심이라지만... 한국에서는 단지 PC 동기화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애플 뮤직도 국내에서는 서비스를 하지 않죠.
한국에서 아이튠즈 스토어나 애플 뮤직으로 컨텐츠 장사를 하려면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있어서 안 한다고 들었습니다만...
해결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왜 못하겠습니까?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좀 비싸긴 하지만 한국에서 음원 외의 모든 미디어 컨텐츠를 다 팔고 있고,
법적으로 문제가 더 복잡할 듯한 삼성 밀크뮤직 같은 것도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요.
 
그 외에도 지금 제가 글을 쓰고 있는 티스토리 블로그 웹사이트도 사파리에서는 글을 못 쓰지만 갤럭시 인터넷 브라우저에서는 됩니다.

유저의 경험을 그렇게 중시한다는 애플이라는 회사의 제품에서 유독 한국 유저에 대한 배려는 모자라게 느껴집니다.
폰 제작사가 한국 회사라는 점도 있고 해서 여러 모로 안드로이드 쪽이 한국 현지화와 소비자 배려 측면이 훨씬 낫습니다.

한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진정 스마트폰에 가장 최적화된 한글 입력방식은 단모음 키보드입니다.
시프트키를 없애고 같은 키(key)를 두 번 누르는 방식으로 쌍자음과 ㅑㅕㅛㅠ를 입력할 수 있게 해서
입력 타수를 증가시키지 않으면서도 키 크기를 적당히 키웠습니다.
천지인이나 나랏글은 타수가 두 배 이상 필요하고, 한글 두벌식은 시프트 키를 너무 자주 누르게 되고 키가 작아서 오타가 더 잘 납니다.

이 좋은 단모음 키보드가 예전에는 안드로이드의 전유물이었고 아이폰에서는 못 썼더랬습니다.
예전에는 아이폰에서 단모음 키보드를 쓰려면 탈옥해서 유료 프로그램 YooKey Pro라는 걸 깔아야 했는데,
버그 투성이에 제작자의 유지보수도 개판이라서 저도 돈만 날리고 사용을 포기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iOS 8.0 이후로는 굳이 탈옥을 하지 않더라도 무료 앱인 '단키'나 유료 앱 YomKey 등에서 단모음 키보드를 쓸 수 있습니다.
단모음 키보드 안 써보신 아이폰 사용자분들은 단키 한 번 깔아서 써보세요.
숫자/기호 입력 시에 자판을 바꾸지 않고도 키를 오래 누르고 있으면 해당 키 오른쪽 위의 숫자나 기호가 찍히는 것도 편리합니다.
 
안드로이드 폰으로 오니깐 단모음 키보드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이 감개무량하긴 한데요.
그 많은 키보드 중에 제 입맛에 꼭 맞는 완벽한 단모음 키보드는 없었습니다.
기능 면에서는 반츄 키보드가 최고이긴 한데, 업데이트가 안 돼서 최신 안드로이드에서는 키보드 전환 시 오류가 발생합니다.
삼성의 기본 단모음 키보드의 단점은 키를 꾹 눌렀을 때 기호가 입력되는 기능이 없다는 점입니다.
구글한글입력기는 스페이스 두 번에 마침표가 찍히는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한영전환 칸이 추천단어 칸이랑 겹치는 등 버그가 많습니다.

결국 현재 Dynamic 키보드라는 걸 쓰고 있는데,
사전 기반으로 단어를 추천해주는 다른 키보드와는 달리 얘는 터치 위치 기반으로 가까운 글자를 추천해줍니다.
터치 실수로 인한 오타 수정은 잘 되지만, 아예 잘못 쳤거나 한글 키가 아닌 키가 터치됐을 때는 못 고쳐주는 게 아쉽더라고요.


 
4. 보안 문제

제가 막연하게 잘못 알고 있던 사실이 한 가지 있는데, OS의 보안성은 실제로는 안드로이드가 iOS보다 뛰어나다고 합니다.
안드로이드 보안의 문제는 안드로이드 OS 자체가 아니라 개방적인 안드로이드 생태계, 그리고 사용자에게 권한과 책임이 있는 구조 때문입니다.
 
안드로이드가 근본적으로 보안에 취약한 이유는 어딘가에서 주워온 앱도 막 깔 수 있고,
유저가 허락만 하면 앱들이 얼마든지 시스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디컴파일과 리패키징 같은 작업이 수월해서 손쉽게 악성 코드가 삽입된 짝퉁 앱을 제작할 수 있는 건 덤이고요.

반면에 아이폰은 iOS 자체는 안드로이드보다 보안에 취약한 부분이 많을지 몰라도
엄격한 애플의 심사를 통과한 앱만 앱스토어를 통해 설치할 수 있고, 각 앱은 자기에게 허락된 공간(샌드박스)을 벗어날 수 없으며,
설치된 앱은 숨길 수도 없고, 일반 앱이 전화나 문자, 스프링보드 같은 시스템 프로세스는 건드릴 수 없는 폐쇄적인 구조 때문에
보안성이 높다고 하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마트폰 바이러스의 절대다수가 안드로이드인 것도 당연합니다.
악성 코드 제작자를 도둑에 비유하자면 굳이 집안의 모든 문과 창문에 이중삼중 잠금장치가 돼있는 집(아이폰)에 침입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집주인 눈을 속이고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집(안드로이드)을 노리는 게 훨씬 쉽고 투자 대비 효율도 좋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사실 저도 뭐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있었지, 직접 당해보기 전까지는 피부에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폰을 사고서 며칠 동안 이것저것 앱들을 깔아봤죠. 요상한 불법 앱들을 마구 깐 것도 아니고, 모두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앱들 뿐입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침저녁으로 하루 두 번씩 폰에 모 게임의 플레이스토어 구매 페이지가 전체화면으로 뜨기 시작했습니다.
광고 앱 탐색 툴을 두 개나 돌려서 의심스러운 앱들은 가차없이 삭제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다음날 아침에도 또 광고가 뜨고...
정확한 범인은 밝혀내지 못했지만 도합 20개 넘는 앱들을 지우고 나서야 광고가 영원히 사라졌습니다.

뭐 이 정도 팝업 광고 쯤이야 큰 보안 위협은 아닙니다만,
2년 전 갤럭시 S3 쓸 때만 해도 이딴 식으로 집요하게 괴롭히는 앱은 없었는데 말이죠.
요즘은 세상도 점점 험악해지고, 악성 코드의 수법들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보안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앱들의 행동범위가 아주 자유롭고, 그것을 오로지 사용자의 선택에 맡기는 안드로이드에게는 보안이야말로 최대의 약점이라고 생각 됩니다.
근본적으로 이런 개방적인 구조가 전문가 집단이 아닌 일반인들의 개인정보를 담고 다니는 스마트폰 OS로 사용되면 안 되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안드로이드 외에 iOS에 필적할 만한 사용성과 생태계를 갖고 있는 스마트폰 OS의 다른 대안이 없죠.

스마트폰의 보안 관련한 지식이 부족한 사용자들은 안드로이드 폰보다는 애플이 보안을 책임지는 아이폰을 선택하시는 게 안전하겠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안드로이드를 선택한 유저라면 본인이 폰의 보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조심 또 조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튼 자유도가 자랑인 안드로이드인데, 앱의 자유도 때문에 유저는 자유롭게 앱을 설치할 수 없다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네요.

안드로이드의 기본 보안 수칙은 다들 아실 겁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설치를 꺼놓고, 문자 메시지의 링크는 클릭하지 않으며, 백신을 설치해서 종종 검사해보는 등등 말이죠.
제가 이번에 추가로 뼈저리게 느낀 것은 안드로이드에서 앱을 설치할 때는 권한 확인이 필수라는 점입니다.
플레이스토어에서 앱 설명의 맨 아래에 보면 '권한 정보'를 열어볼 수 있습니다.

SMS 메시지 전송, 전화번호 자동 연결, 주소록 수정, 완전한 네트워크 액세스, 시작할 때 실행, 다른 앱 위에 그리기 같은 위험한 권한들을
그런 권한이 그다지 필요할 것 같지 않은 용도의 앱이 요구하고 있다면 안전을 생각해서 설치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최신 안드로이드에서는 앱 권한의 개별 설정이 가능하나,
의심스러운 권한을 많이 요구하는 앱을 굳이 깔고서 권한을 하나하나 막을 게 아니라 아예 깔지 않는 게 현명하겠죠.

통신 사용량 확인 앱으로 유명한 도*폰이라든지, TV 광고도 했던 중국산 3*0 시큐리티 앱이라든지
앱 용도와는 관계 없을 것 같은 위험한 권한들을 지나치게 많이 요구하길래 꺼림찍해서 안 깔았습니다.


5. 각종 편의 기능

저를 포함해서 휴대폰을 시계 대용으로 쓰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갤럭시 S7에서 처음 도입된 AOD (Always On Display)는 대놓고 폰을 시계로 쓰라는 기능입니다.
꺼진 폰에서 아무런 조작도 할 필요 없이 시간과 달력을 항상 보여주는 게 생각 외로 편했습니다.
배터리가 더 빨리 닳기도 하고, AMOLED 디스플레이가 번인 될까봐 살짝 불안하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갤S7 발매 초기 한정으로 무선 충전기 초특가 이벤트가 있어서 낼름 구매했는데, 편하더라고요.
사무실에서 왔다갔다 할 일이 많은 날, 유선 충전기라면 귀찮게 꼽았다 뺐다 할 상황에서 무선 충전기는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되니 좋더군요.

예전에는 평상시 다닐 때 왼쪽 주머니에 폰, 오른쪽 주머니에 지갑을 넣고 다녔는데, 이제는 삼성 페이 덕분에 지갑을 안 들고 다녀도 됩니다.
거의 모든 카드 결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고, 교통 카드 기능도 집어넣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 페이 사용 팁이 하나 있는데, 카드를 긁는 정면 방향이 아니라 카드 단말기의 옆면 방향에 폰 뒷면이 닿도록 대어야 인식이 더 잘 됩니다.
이걸 몰라서 제 뒤로 열댓 명이 줄 서 있던 한강둔치 편의점에서 계산할 때 인식이 안 되어 진땀 뺐네요.

그리고 기어 VR도 싼 맛에 구해서 사용해봤는데, 렌즈의 색수차 문제, 도트가 튀는 해상도 문제, 컨텐츠 부족 문제 등이 있긴 하지만,
'버추얼 리얼리티란 이런 것이다' 하는 것을 체험해보기에는 훌륭히 제값을 하는 것 같습니다.

뭔가 음악을 듣고 싶은데 폰에 저장된 음악은 너무 많이 들어 질렸을 때 밀크 뮤직도 꽤 괜찮고,
방수 기능도 평상시에는 별 필요가 없겠지만 워터파크 등에 놀러가서 폰을 들고 다닐 때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멀티 윈도우 기능도 앱 간에 텍스트 복사를 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 등에서는 꽤 편리하더군요. 지원하는 앱이 적어서 그렇지...

이런 자잘한 편의 기능들과 주변기기들은 하나하나 낱개로 따져보면 굳이 '어머 이건 꼭 사야 해' 하는 생각이 들게 하지는 않지만,
있다가 없으면 왠지 아쉬워지는 그런 부류죠.
그런데 이런 부류들이 여러 개가 쌓이고 쌓이면... 나중에 저 기능들이 없는 기기로 갈아탈 때 무지 허전할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 좋은 점만 얘기했는데... 지문 인식 기능은 화면 잠금해제뿐 아니라 삼성 페이, 각종 웹사이트 로그인까지도 지원되는 부분은 좋지만
정작 중요한 지문 인식률이 안 좋습니다.

아이폰은 지문인식 도입 최초 모델인 5s도 (손이 물에 젖지만 않았다면) 백발백중 지문인식에 성공하는데...
갤럭시는 S5 이후로 지금까지 수많은 지문인식 모델을 만들어 왔음에도 손가락 각도가 안 맞거나 피부가 건조하면 지문 인식에 실패합니다.
그래서 처음에 지문을 등록할 때는 지문을 최대한 여러 각도로 돌려가며 찍어줘야 됩니다.
물론 아이폰은 지문 등록할 때 돌려찍어줄 필요도 없으며, 잠금해제 시에 손가락을 180˚ 거꾸로 찍어도 인식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갤S7은 잠금 해제 시 지문 인식에 다섯 번 실패하면 30초를 기다리게 만들어놨는데요.
지문 인식률 안 좋게 만든 건 삼성의 잘못인데, 왜 유저에게 이런 불편을 전가하는 걸까요?
이 화면을 하루에 한 번 이상 꼭 보는 것 같은데 좀 짜증 납니다.


6. 엣지 디스플레이

제가 갤럭시 S7 일반 모델이 아닌 S7 엣지를 선택한 이유는
더 큰 화면도, 더 큰 배터리도 아니고 단지 엣지 디스플레이가 신기하고 예쁘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갤럭시S6 엣지에 비하면 팜 리젝션이 개선됐다고는 하는데, 여전히 불편함이 느껴집니다.
폰을 손에 쥐고만 있어도 갑자기 화면 가장자리의 손바닥 닿는 부분에 있는 앱이나 버튼이 실행될 때도 있고,
스크롤하다 보면 가끔 반대 방향으로 (고속으로-_-) 스크롤돼버리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것도 손바닥 터치 인식 관련 오동작입니다.
그 반면에 오히려 화면 가장자리 쪽에 있는 걸 의도적으로 터치하려고 해도 팜 리젝션 때문에 터치가 씹히는 불편도 있습니다.

아니 정말로 폰 양쪽 가장자리 모양을 보면 폰을 쥔 손바닥과 모든 손가락들이 다 닿을 수밖에 없게 만들어진 디자인인데,
온갖 경우를 다 고려해서 엄청나게 잘 짜여진 팜 리젝션 알고리즘이 아니고서야 터치 인식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지문인식도 그렇고, 엣지 디스플레이도 그렇고 완벽하게 자신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기 전에 일단 넣는 데 급급했다는 인상입니다.
그렇다고 짜증 나서 못 쓸 정도로 형편없는 것은 아니고,
저 두 기능 모두 잊을만 하면 한 번씩 오류가 발생하는 정도로, '만족스럽다'는 수준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랄까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짜증 나는 것이 액정보호필름입니다.
저는 갤7엣지가 발매된 주에 구입했는데 당시에는 선택할 수 있는 액정보호필름 종류가 많지 않더라고요.
'힐링 쉴드'라는 메이커의 우레탄 필름을 붙였는데, 붙인 첫날부터 가장자리 부위가 들뜨고... 딱딱한 물체에 접촉하면 찍힌 자국이 남더군요.
액정이 보호되는지 어떤지는 둘째 치고, 점점 늘어나는 찍힌 자국과 가장자리에 낀 먼지들 때문에 미관상 매우 안 좋습니다.

우레탄 필름은 이런 단점이 있는 반면에, PET 필름 같은 딱딱한 필름들은 기포 없이 곡면에 잘 붙이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더군요.
액정보호필름의 미관과 스크린 유리의 보호를 생각한다면 엣지 디스플레이는 좋은 선택은 아닌 듯합니다.

엣지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고유 기능으로는 가장자리에서 꺼내올 수 있는 엣지 패널이 있는데요.
뭐 잘 쓰기만 하면 괜찮은 기능이기는 한데, 생각해보면 굳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아니라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왜 굳이 평면형 갤럭시 S7에서는 이 기능을 뺐을까요?
그 외에도 엣지 정보 모음, 엣지 라이팅, 그리고 야간 시계 기능이 있는데, 그다지 활용도는 없습니다.

엣지 디스플레이의 장점은 '있으면 괜찮지만 딱히 없어도 크게 아쉽지는 않은' 부류임에 비해,
두 가지 단점은 꽤 불편하거나 어쩌면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엣지 디스플레이 파손 시 수리비가 40만원이 넘는다나요).
그런데 저보고 또다시 갤럭시 S7과 갤럭시 S7 엣지 사이에서 골라보라고 해도... 또 고민할 것 같습니다.
앞뒤 곡선을 살린 왠지 미래지향적인 엣지 디스플레이 디자인... 요게 제 취향에 딱이라서 포기하기 쉽지 않거든요.


7. 기타

갤럭시 S7 엣지와 안드로이드에는 위에 언급한 것들 외에도 자질구레한 문제점들이 꽤 있긴 합니다.

갤럭시 S7/S7 엣지 출시 초기에 많은 논란이 됐던 카메라 상 왜곡 문제가 있죠.
전문용어를 동원하자면 화면 중심부에서는 핀쿠션 디스토션이, 바깥쪽에서는 배럴 디스토션이 나타나서
화면을 가로지르는 직선 형태가 있을 경우 사진에 구불구불하게 찍히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꽤 거슬립니다.

삼성에서 부랴부랴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왜곡 보정 옵션을 넣어주기는 했는데요.
카메라 설정의 '형태 보정'이 바로 이 현상을 보정하는 옵션입니다.
아래 사진의 왼쪽이 왜곡 보정 옵션을 끄고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이 켜고 찍은 사진입니다.

문제는 보정이 기본 카메라 앱의 정지사진에만 적용되고, 동영상이나 서드파티 카메라 앱에는 여전히 구불구불 왜곡이 남아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뭐 폰 카메라는 자주 안 쓰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지만 폰 카메라를 많이 활용하시는 분들은 구입 시에 반드시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두운 곳에서 촬영할 때의 속도와 화질이 크게 발전 됐다고 하던데, 그 역시도 폰 카메라는 자주 안 써서 잘 모르겠습니다^^;;

갤럭시 S6에서는 쓸 수 없던 외장 MicroSD 카드 슬롯을 추가해준 것은 좋으나... 실사용 시에 약간의 불편 사항이 있는데요.
어떤 앱들은 외장 SD 카드에 접근을 못하거나, 외장 SD 카드에 쓰려고 할 때 권한 설정이 필요하거나, 최근 폴더 위치가 리셋되거나 합니다.
이런 불편 해결을 위해 SD카드를 내장 메모리처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제가 ☞별도의 글☜에 정리해놨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배터리 용량이 3600mAh나 돼서 내심 배터리 사용 시간에 기대를 했습니다만... 확 와닿을 정도로 오래 가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전에 쓰던 아이폰 5s의 1570mAh에 비해서 용량은 두 배 넘게 커졌는데,
제대로 측정한 건 아니지만 배터리 지속시간은 1.5배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하긴 화면 크기만 해도 4인치에서 5.5인치로 1.89배나 더 넓어진 데다가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가 iOS보다 이것저것 배터리를 더 먹는 걸 고려하면 1.5배만 돼도 감지덕지죠.
아무튼 아이폰 5s보다는 확실히 길고, 충전 없이 하루는 여유 있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주변기기 관련해서 아이폰에서는 에어플레이 기능으로 거의 모든 음악 앱에서 야마하 AV 리시버로 음악 출력이 가능했는데,
갤럭시는 그런 게 안 되고 야마하제 앱에서만 가능하네요.
역시 주변기기는 아이폰이라는 것 다시 한 번 절감했고요.

안드로이드에 대해 얘기하면서 파편화(fragmentation)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데요.
하드웨어도 천차만별이고 OS 버전도 제각각인 3만 종류쯤 되는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하나의 앱이 완벽하게 동작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그래서 안드로이드 용 앱은 개발에 인력과 비용도 많이 들고, 어쩔 수 없이 iOS용보다도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건 개발자에겐 엄청난 문제일 것 같은데, 사용자 입장인 저로서는 간간히 마이너한 버그가 보일 뿐, 솔직히 그다지 문제가 와닿지는 않더군요.
어쩌면 제가 파편화 문제를 잘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성능이 많이 필요하고 최적화가 중요한 게임 같은 앱은 안 깔고
대형 앱 개발사들의 유명한 앱들만 사용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한 가지, 갤럭시 S7 엣지는 안드로이드 점유율 1위 스마트폰 회사의 플래그쉽 기종이기 때문에
앱 개발사들이 우선적으로 동작과 호환성 테스트를 이 폰을 가지고 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8. 결론

지금까지 계속 왔다갔다 해봤지만, 역시 제 취향에는 안드로이드가 딱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아름다운 구속(아이폰)보다는 미숙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안드로이드) 쪽이 끌린다는 걸 재차 확인했네요.
안드로이드가 2% 부족한 점이 있긴 하지만 고칠 수 있는 가능성과 개방성이 있잖아요.

아이폰이 아무리 예쁘고, 조작감이 손에 착착 감기며, 어떤 사회적 지위를 상징해준다고 해도 그건 '있으면 좋은' 속성이지,
'필수불가결한' 속성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제약되고 구속되고 금지된 게 많아서 저는 답답할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예전에 아이폰 쓸 때 드랍박스에 저장된 문서를 구글 드라이브로 옮겨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아 근데 아이폰에서 이게 될 것 같은데 안 되더라고요.
결국은 데스크탑 PC에서 옮겼는데요.
안드로이드로 와 보니까 ES 파일 탐색기 앱에서 드랍박스랑 구글 드라이브 등록해 놓고 아주 쉽게 폰 안의 파일 옮기듯이 왔다갔다 할 수 있더군요. 

자유도로 따지자면 탈옥 아이폰이 대안이 될 수도 있겠지만, 탈옥 앱들의 완성도나 안정성은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앱스토어나 플레이스토어에도 완성도 떨어지는 앱은 많지만, 상위권들끼리 비교할 경우 정식 등록 앱과 탈옥 앱은 비교할 차원이 못 되죠.
탈옥 사용자는 iOS 새 버전이 나오더라도 탈옥 툴이 나오고 탈옥 앱들도 안정화될 때까지 기다려야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고, 
제 경우는 이런 모든 관리가 귀찮고 정신적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관계로 포기하고 순정으로 다시 투옥됐더랬습니다.

반면에 갤럭시 S7의 UI 상의 약간의 짜증이나 가끔 한 번씩 리부팅 되는 불안정성 정도는 저로서는 감수할 수 있는 불편입니다.
지문 인식이 잘 안 되면 손가락에 입김 불어가며 정자세로 정성 들여 다시 지문 찍으면 되고 말이죠-_-
보안이 불안하면 종종 백신 돌려보고, 위험한 앱이나 링크는 안 건드리며, 주의하고 조심하면 되고 말이죠.

제가 지난 번에 썼던 갤럭시 S3는 확실히 여러 모로 미숙한 제품이었음에 비해 갤럭시 S7 엣지는 제품 자체도 완성도 있게 잘 나온 것 같습니다.
많이 광고했던 각종 잡다구리한 기능들이 별 쓰잘데기 없었던 갤럭시 S3에 비하면
갤럭시 S7의 편의기능들은 조금이나마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고요.
하긴 S3와 S7 사이에 4번이나 세대교체가 있었는데 이 정도는 발전해줘야죠.

결론적으로 이번 갈아타기는 제게는 꽤 성공적이었던 것 같고 만족도가 높습니다.
2년 후에 또 폰을 바꿀 시기가 왔을 때도 아마도 안드로이드 폰을 다시 선택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르죠.
다음번에 아이폰 8 쯤에서 엄청나게 획기적인 기술이 도입된다거나 공짜로 풀린다거나 하면 또 어떻게 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