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릭 도색'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2.07.23 메탈릭 도료의 원리와 분류 16
  2. 2012.07.15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완성 14
  3. 2012.07.12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제작기 #2 - 도색 14
2012. 7. 23. 15:44

메탈릭 도료의 원리와 분류

레전드BB 나이트 건담을 메탈릭 도색하면서 메탈릭 도료에 대해서도 공부를 좀 했습니다.
공부한 내용을 정리도 할 겸, 지식 공유를 위해 글을 써봅니다.

여기에서 '메탈릭 도료'라는 것은 '메탈릭 블랙'이니 '메탈릭 레드'처럼 일반 유색 도료에 메탈릭 펄을 섞은 도료가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아예 노출된 금속 표면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칠하는 도료 말씀인데요,
엔진이나 배기구, 버니어, 프레임 등을 표현하거나, 황금색으로 빛나는 일부 기체^^의 바디 색상을 재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 말입니다.
색상 이름도 주로 'OO 실버', '△△ 골드', 'XX 알루미늄', '□□ 티타늄' 같은 금속 이름을 가집니다.

리핑 효과 (Leafing Effect)

이런 사용목적 상 모형용 메탈릭 도료에 요구되는 특성은 '도색 결과물이 얼마나 진짜 금속 같은 외관을 갖느냐'하는 것입니다.
예전의 일반적인 모형용 메탈릭 도료들은 아무래도 진짜 금속처럼 느껴지지는 않을 수준밖에 안 됐더랬지요.
그러다가 최근 몇 년 간 금속 재질이라고 거짓말 해도 깜빡 속을 만한 금속광택을 내는 모형용 메탈릭 도료들이 많이 늘어났는데요,
이렇게 요즘 메탈릭 도료에서 금속 느낌이 크게 향상된 원인이 바로 '리핑 효과(leafing effect)'라는 것입니다.

leaf란 단어는 '나뭇잎'이라는 뜻도 있지만 '얇은 금박, 은박'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리핑 효과란 도료 액체성분의 표면장력에 의해 메탈릭 안료가 도료 위에 떠서 정렬되면서 은박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도료는 일반적으로 색을 내는 안료, 안료를 고정하고 도막의 형태를 유지하는 바인더 수지, 그리고 바인더 수지를 녹여 액체 상태로 만드는 신너의 세가지 성분으로 이루어집니다.
메탈릭 도료의 안료는 아주 곱게 갈린 금속 가루고요.
도색 후 건조되고 나면 신너는 날아가고 바인더 속에 안료가 둥둥 뜬 상태로 굳어 도막을 형성합니다.
리핑 현상을 이해하는 데는 이 안료가 어떤 모양으로 떠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왼쪽 그림이 리핑 없는(non-leafing) 메탈릭 도료의 도막 단면도인데, 바인더 내에 안료가 균등하게 퍼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면 빛이 안료에서 반사될 때 제각각의 방향으로 난반사되기 때문에 금속 표면 느낌보다는 딱 '은색 자동차 도색면' 같은 느낌이 납니다.

한 편, 오른쪽 그림은 리핑 효과가 강한 도막의 단면인데, 우선 메탈릭 안료 자체가 매우 평평한 형태입니다.
(그림에선 가는 막대기 같은 모양으로 보이지만 그건 옆에서 본 모습이라 그런 것이고, 위에서 보면 아래 사진처럼 평평하고 넓적합니다)

리핑 도료의 바인더는 점성이 작고 신너는 표면장력이 강하기 때문에 액체 분자들끼리는 서로서로 끌어당기고,
안료는 지방산 같은 것으로 코팅을 해놔서 액체들로부터 밀려나 도막 표면에 가지런히 늘어서게 됩니다.
리핑 효과가 강하게 일어난 표면은 빛을 비췄을 때 반사 방향이 거의 일정하여 마치 거울처럼, 크롬 도금면처럼, 광낸 금속면처럼 보입니다.
실제 도료들은 위 양쪽 그림의 중간 형태가 되는데, 리핑 효과가 약할수록 왼쪽에 가까운 형태가 되고, 강할수록 오른쪽에 가까운 형태가 됩니다.

강한 리핑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안료가 일단 아주 고우면서도 평평한 형태를 가져야 하고,
수지와 신너도 점성이 적고 표면장력이 강한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만들려다 보니 도료 값이 비싸지죠.

일반적으로 리핑 효과가 큰 메탈릭 도료일수록 더더욱 금속 느낌이 강하고 비싸며,
리핑 효과가 적거나 없을수록 금속 느낌이 약하고 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러 크롬 계열

가장 비싼 메탈릭 도료는 거울처럼 상이 비쳐보일 정도로 리핑 효과가 강한데요.
메이커에 따라 미러 크롬, 멕기 실버, 수퍼파인 크롬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데, 편의 상 '미러 크롬 계열'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이런 미러 크롬 계열 제품은 리핑 효과를 극대화하려다 보니 수지와 신너가 다른 제품과 호환이 되지 않으며,
설명서에도 '신너에 희석하지 말고 그냥 쓰라'고 나옵니다.

 
그런데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미러 크롬 계열에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합니다.
리핑 효과를 극대화하려다 보니 바인더 수지 성분이 물리적으로나 화학적으로나 약합니다.
그래서 피막이 물리적인 상처를 입기도 쉽고, 마감제를 올리면 바인더가 마감제에 녹아나오면서 리핑된 안료들이 흐트러지고 광택을 잃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러 크롬 계열의 바인더를 녹이지 않는 안전한 전용 마감제가 필요합니다.

또한 미러 크롬 계열의 최대의 리핑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하도 도장도 최대한 매끄럽게 칠해놓아야 하고,
칠할 때도 최대한 얇게 뿌려야 하는데... 실수로 조금이라도 두껍게 뿌리면 광이 확 죽기도 하고,
도색과 건조 공정에 시간도 무지 많이 소모되고,
여러 모로 까다롭고 골치 아픈 점들이 많습니다.

'크롬 같은 거울 광'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일반 바인더와 신너를 사용하는 도료들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반 바인더와 신너를 사용하는 메탈릭 도료는 가장 급이 높은 제품이라도 미러 크롬 계열의 ½~⅔ 가격밖에 안 합니다.
그치만 미러 크롬 계열의 이 거울광... 한 번 맛 들이면 헤어나오기 힘든 매력과 중독성이 있습니다^^

 

금속 광택이 뛰어난 황금색 도료는 없다?

리핑 효과에는 한 가지 달갑지 않은 부작용이 있으니... 바로 '황금색'을 포함한 유색 금속을 제대로 재현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리핑 효과가 없는 안료는 안료 자체가 금색 구리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을 내도록 만들 수 있지만,
리핑 안료는 알루미늄 재질로밖에 못 만들기 때문에 은색밖에 못 내는 것 같습니다.
리핑 안료로 황금색 도료를 만들기 위한 궁여지책은 바인더에 누런 염료를 섞어서 메탈릭 안료에 반사된 빛이 누런 바인더 층을 통과하여 금색처럼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만...
문제는 리핑 효과의 특성 상 메탈릭 안료가 바인더의 최상층으로 밀어올려진다는 것이죠.
리핑효과 단면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안료가 맨 위에 있기 때문에 빛이 누런색을 내는 바인더 층 자체를 거의 통과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SMP의 수퍼파인 골드나 GSI크레오스의 수퍼 골드 같은 도료는 뿌릴 때는 황금색이지만 건조되면 샴페인 골드 같은 연한 색으로 바뀝니다.

정말로 샴페인 골드 같은 색을 원하시는 거라면 저런 도료를 구입하셔도 무방합니다만...
샛노란 황금색을 원한다면 리핑 효과에 의한 금속 광택을 좀 포기하고 싼 황금색을 쓰시든지,
아니면 리핑 잘 되는 비싼 실버 도료를 바탕으로 깐 후, 그 위에 클리어 골드를 따로 오버코팅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위 사진에서 왼쪽이 SMP 수퍼 파인 골드입니다.
금속 광택은 리얼하지만 이게 과연 골드라는 이름을 붙여도 될까 싶을 정도로 색이 연하죠.
가운데가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골드인데 안료 입자도 굵고 금속 느낌은 떨어지지만 색깔 자체는 금색에 가장 가깝고요.
오른쪽은 FINISHER'S 적금(赤金)입니다. 리핑 없는 도료이고, 금속 안료 자체에 색이 들어가 있습니다.
리핑 없는 도료 치고는 금속 광택이 좋지만 색상이... 제가 원하는 금색과는 다르네요.


메탈릭 도료 비교 테스트

백문이 불여 일견이라고, 시험 삼아 제가 갖고 있는 메탈릭 도료들을 모두 직접 뿌려서 비교해보았습니다.
검정 바탕 위에 칠하는 것이 금속 광택을 돋보이게 해주기 때문에 프라판에 FINISHER'S 퓨어 블랙을 먼저 올린 후 메탈릭 도료들을 칠했습니다.
도색에는 이와타 3호 에어브러시를 사용하였고, 신너는 SMP 레벨링 신너를 사용했습니다.
에나멜 도료의 경우 에나멜 신너에 희석했고요.

그런데 얼마나 진짜 금속 표면같은 광택을 가지는지 사진 상으로는 좀처럼 잘 나타낼 수 없더군요.
최대한 머리를 짜내고 짜내서 고안한 방법이 건프라 박스에 밀착시켜 박스의 글자가 얼마나 잘 반사되는지 비교하는 것이었습니다.
금속 광택 이외의 도막 표면에 의한 반사는 제거하기 위해 카메라 렌즈 앞에 CPL 필터를 사용했습니다.

우선 리핑 없는(non-leafing) 도료에 해당되는 도료들입니다.
반사는 뭐 거의 안 됩니다. 건프라 박스의 글자들은 한 줄 정도 가까스로 반사될락말락 하죠?


FISNISHER'S CLK실버

FISNISHER'S 적금(赤金)

SMP 울트라 레드 골드


FINISHER'S 적금이 의외로 반사가 훌륭해서 화들짝 놀랐는데...
자세히 보니 제가 도료를 너무 성기게 뿌려서 밑색인 블랙에서 반사되는 거더라고요.
이제 와서 새로 칠하기는 귀찮고^^;; 그냥 옆의 애들과 비슷할 거라고 감안하고 봐주세요.
SMP 울트라 레드 골드는 가격이 쎄서 리핑 도료인 줄 알았는데, 뿌려 보니 리핑 없는 도료였습니다-_-


SMP 라이트 건메탈

SMP 건메탈

타미야 크롬 실버

SMP의 라이트 건메탈과 건메탈은 메탈릭 안료 자체는 리핑 안료입니다만... 안료 양이 적어서 그런지 리핑 도료 느낌은 거의 안 납니다.
타미야 크롬 실버는 에나멜 도료입니다. 리핑 도료는 아니지만, 이름에 '크롬'이 들어가는 만큼 반사광은 제법 좋네요.

이제부터는 리핑 도료들입니다.

싼 것은 일반 도료 가격과 같은 것부터 비싼 것은 3배 가격까지 하지요.

리핑 없는 도료에 비하면 확실히 금속 광택이 뛰어납니다.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실버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골드

GSI크레오스 수퍼 아이언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시리즈는 가격 대비 금속 광택이 매우 좋네요.
스타 브라이트 골드의 경우 샛노란 금색도 제 취향에 맞고요.
한 가지 단점은 안료 입자 크기가 꽤 크기 때문에 가까이서 보면 입자들이 좀 튑니다.
스케일 모형의 경우 금속 광택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입자가 작은 동사의 브라이트 실버나 브라이트 골드 쪽이 낫겠는걸요.
GSI크레오스의 수퍼 메탈릭 시리즈는 그 비싼 가격 대비 금속 광택은 꽤 부실한 편입니다.


SMP 수퍼 메탈릭 실버

SMP 수퍼 아이언 실버

위의 두 도료는 SMP의 '수퍼 OO 실버'라는 나름 저가형 메탈릭 도료 시리즈인데요.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시리즈보다 광택은 야악간 떨어지지만 입자가 아주 고와서 더 고급스러운 금속 느낌이 납니다.
가격 차이가 2배 나는 GSI크레오스의 수퍼 메탈릭보다는 모든 면에서 뛰어난... 정말 가격 대 성능 비가 좋은 도료들입니다.

그런데 이 시리즈의 문제점은... 단종됐습니다.
마앗님의 제보에 따르면 단종된 이유는 워싱이나 먹선작업 시 에나멜 신너에 녹아나오는 문제 때문인 것 같네요.
SMP 라인업에서 '수퍼 OO 실버' 도료들이 없어지고 비슷한 이름의 'OO 실버'들이 새로 생겼지만... 광택은 많이 떨어집니다-_-
뭐 좀 써보려고 하면 단종되고, 성분이 바뀌고, 이름이 바뀌고, 용량이 바뀌고... 국내 도료 회사들은 성능은 좀 좋을지 몰라도 신용이 안 가네요.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 실버

SMP 수퍼 파인 골드

위 사진의 것들이 일반 도료 대비 3배 이상 비싼 SMP의 고급 메탈릭 도료 '수퍼 파인 OO' 시리즈입니다.
사진 상으로는 저가형과 큰 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물로 보면 입자도 더 미세하고, 리핑 효과가 더 두드러지기 때문에 진짜 금속이라고 해도 깜빡 속아넘어갈 만한 하이 퀄리티 느낌이 납니다.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수퍼파인 골드는 흐릿한 샴페인 골드 같은 색깔만 나지 절대로 '황금색'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일반 도료 가격의 5배 이상 되는 미러 크롬 계열의 SMP 크롬 실버입니다(요즘 이름은 수퍼파인 크롬입니다).
작업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까탈스러운 도료입니다만,
제대로만 칠하면 사진에서 보듯이 다른 메탈릭 도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완벽한 거울면이 됩니다.


리핑 효과를 높여주는 메탈릭 전용 신너

가이아노츠에서는 '메탈릭 마스터'라고 리핑 효과를 높여주는 모형용 신너를 최초로 발매했습니다.
일반 신너 대비 2배 비싸서 가격 부담은 좀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IPP라는 메이커에서 '메탈릭 이노베이션'이라는 유사품이 나와 있습니다.
저는 가이아노츠의 메탈릭 마스터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품절이라 못 사고, IPP 메탈릭 이노베이션을 사서 테스트해봤습니다.

메탈릭 이노베이션을 사용함으로써 금속 느낌이 얼마나 향상될지, 아래에 사진으로 1:1로 비교해보았습니다.
왼쪽이 SMP 레벨링 신너로 희석한 것, 오른쪽이 IPP 메탈릭 이노베이션으로 희석한 것입니다.
먼저 리핑 없는 도료들입니다.


FISNISHER'S CLK실버

FISNISHER'S 적금(赤金)

SMP 울트라 레드 골드

SMP 라이트 건메탈

SMP 건메탈

타미야 크롬 실버


리핑 없는 도료들은 메탈릭 이노베이션을 사용해도 별 차이가 없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FINISHER'S 적금은 메탈릭 이노베이션과는 관계 없이 왼쪽 것이 밑색이 비쳐보이기 때문에 더 반사가 잘 되는 겁니다.
그리고 타미야 에나멜 도료는 메탈릭 이노베이션 사용시 표면이 갈라져 버리네요. 에나멜에는 사용하면 안 되겠습니다. 

이번엔 저가형 리핑 도료들인데요.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실버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골드

GSI크레오스 수퍼 아이언


SMP 수퍼 메탈릭 실버

SMP 수퍼 아이언 실버

메탈릭 이노베이션의 효과가 눈에 확 들어오지는 않네요.
그냥 느낌 상 조금 더 광택이 좋아졌다는 느낌?
더 묽게 희석해서 그런지 골드의 노란 색감이 약해졌다는 건 느껴지지만 금속 광택 면에서 뭔가 눈에 띄는 극적인 변화는 없는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고급 리핑 도료입니다.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 실버

SMP 수퍼 파인 골드

이쪽 역시 메탈릭 이노베이션을 써봐도 광택 면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고, 느낌 상 조금 좋아진 정도네요.
수퍼 파인 골드는 메탈릭 이노베이션 쪽을 더 묽게 희석했더니 색깔이 더 옅어져 '샴페인 골드'도 아니고 '티타늄'이라고 불러야 할 판입니다.

미러 크롬 계열의 경우 신너 희석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메탈릭 이노베이션을 테스트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일반 신너보다 2배나 비싼 메탈릭 이노베이션입니다만... 왜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은 걸까요?
제가 뭔가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원조 가이아노츠 메탈릭 마스터가 아닌 짝퉁이기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SMP 레벨링 신너가 이미 꽤 좋은 신너이기 때문에 차이가 별로 없는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메탈릭 도료 서열 분류

위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메이커 별 메탈릭 도료들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서열을 매겼습니다.
표에서 위쪽으로 갈수록 리핑 효과가 강하고 금속 느낌을 잘 내는 도료입니다.
일단 크게 특수 수지를 사용하는 미러 크롬 계열, 일반 수지를 사용한 리핑 도료, 리핑 없는 도료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그 분류 안에서 더 금속 광택이 좋은 제품이 더 위쪽으로 올라가도록 서열을 매겨봤고요.

분류 GSI크레오스 SMP하우스 IPP 가이아노츠 Alclad II Spaz Stix
미러 크롬 계열 멕기 실버 NEXT 수퍼 파인 크롬 수퍼 파인 크롬   하이 샤인 시리즈 미러 크롬
일반 리핑 도료 크롬 실버

 기타 수퍼 메탈릭 
 
기타 수퍼 파인
수퍼 계열 (단종)

메탈릭 실버 계열 
기타 수퍼 파인


메탈릭 도료 계열 

 메탈릭 컬러


레귤러 시리즈


 
리핑 없는 도료 Mr. 컬러 시리즈 울트라 골드 계열 메탈릭 골드 계열  


Alclad II나 Spaz Stix는 제가 직접 테스트해보지는 않았지만 가격이라든지 사람들의 평판에 따라 서열을 매겼습니다.
Alclad II 도료는 예전부터 그 금속 광택이 세계적으로 유명했었죠.  
IPP는 대부분 SMP와 비슷한 것 같아서 비슷한 가격대 도료들끼리 동일 선상에 놓았습니다.
IPP에는 '프리미엄' 메탈릭 도료가 있던데, 가격대 상 SMP의 단종된 '수퍼 OO 실버' 계열과 비슷하긴 하나, 확인은 못해봤습니다.

위 표에 없는 FINISHER'S나 타미야의 경우, 모든 메탈릭 도료가 '리핑 없는 도료'에 속합니다. 아마도...
그리고 GSI 크레오스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문질러서 광 내는 타입의 '메탈 컬러'라는 시리즈도 있었습니다.
리핑처럼 안료 입자들을 일렬로 늘어서게 하는 효과를 수동으로 문질러서 내는 도료인데, 저도 이 종류로 '크롬 실버'를 갖고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문지르는 작업도 번거롭고, 마감제도 아무 거나 못 쓰고, 수퍼 메탈릭 시리즈에 밀려서 요즘엔 거의 안 쓰입니다.

국내 회사의 메탈릭 도료들이 성능도 좋고 종류도 다양한 것 같기는 하나...
성능이 좋은 고급 라인 쪽은 타사 대비 그다지 저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저가 라인에서 개인적으로 꽤 맘에 들었던 '수퍼 OO 실버' 계열이 단종된 것도 아쉽고요.
가격대 성능 비 면에서는 가이아노츠 쪽이 가장 좋지 않나 생각됩니다.


결론 - 메탈릭 도료 선택과 사용

지금까지 각종 메탈릭 도료들과 리핑 효과라는 것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메탈릭 도료는 금속 광택에 따라서 가격이 5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이 거울 같이 비쳐보이는 금속 광택이라고 하면 비싸고 까다롭기는 하지만 미러 크롬 계열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무쇠', '건메탈', '주철'  같은 둔탁한 느낌의 금속 재질을 재현하는 데는 반짝반짝하는 고급 리핑 도료를 쓸 필요는 없을 겁니다.
오토 모델의 차체를 메탈릭으로 도색하는 것 같은 경우 비싼 리핑 도료보다는 리핑 없는 도료가 오히려 진짜 같고요.
이렇듯 용도와 광택에 맞게 경제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용법에 있어서, 거울 광을 내는 미러 크롬 계열 도료는 다음과 같이 최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1. 본바탕이 매끄러워야 합니다.
    1000방, 2000방 이런 수준이 아니고 바탕면에서 광이 날 정도로 매끄러워야 하기 때문에
    우레탄 프라이머 도료 같은 것을 먼저 깔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2. 최대한 얇게 뿌려야 합니다.
    우선 에어브러시 압력을 낮게 해야 합니다. 에어브러시 압력이 높을 경우 과다하게 두껍게 뿌려질 확률이 높고요.
    겹쳐뿌린 곳은 광이 탁해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구석구석 잘 뿌려지면서도 최대한 겹치지 않게 주의하면서 한 번에 뿌려야 합니다.
     
  3. 전용 마감제를 올려야 합니다.
    미러 크롬 계열은 손만 대도 변색될 정도로 피막이 약하기 때문에 마감제는 필수이고,
    미러 크롬의 바인더 수지를 녹이지 않는 전용 마감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미러 크롬 계열의 위와 같은 주의사항들은 모두 리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들입니다.
따라서 일반 리핑 도료의 리핑 효과를 높이고 금속 광택을 향상시키는 데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위 내용처럼 엄격할 필요는 없고요, 일반 리핑 도료 사용 시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1. 본 바탕이 매끄러워야 합니다.
    우레탄 프라이머까지는 아니더라도 광택이 좋은 유광 블랙이나 유광 화이트 도료로 하지 도색을 깔아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2. 일반 도료보다 좀더 묽게 희석합니다.
    묽게 희석할수록 점도가 낮아서 리핑이 더 잘 일어날 것이고, 도색도 더 얇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급적이면 메탈릭 전용 신너 또는 레벨링 신너를 써야 건조 시간이 길어져 리핑도 더 잘 일어나고 안료들도 더 잘 퍼지게 됩니다.

  3. 가급적 얇게 뿌립니다.
    일반 리핑 도료도 가급적이면 압력을 낮게 해서 얇게 뿌리고, 겹뿌리는 것보다는 한 번에 뿌리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리핑 없는 도료라면 뭐 그냥 일반 도료 칠하듯이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상,  메탈릭 도료 선택과 사용 방법까지 짧게 정리해보았습니다.
모쪼록 도색과 모형 생활에 도움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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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5. 04:28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완성

6월 초에 작업 시작 한 지 한 달 하고도 한 주 정도 더 지나서 드디어 레전드BB 나이트 건담의 완성을 보았습니다.

SMP 크롬실버 관련 도료 건조 시간만 열흘이 넘게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제 작업 치고는^^ 나름 일찍 완성된 편이죠.
SD다보니 부품 개수도 적었고, 데칼 작업이 없었던 데다가...
레전드BB로 오면서 킷 퀄리티가 극적으로 향상되어 기존 SD에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던 원흉인
골다공증 메꾸기, 접합선 수정, 마스킹 도색 작업이 훨씬 줄었기 때문입니다.

거울광 나는 메탈릭 도색은 제가 이번이 처음인데, 그냥 지금까지 사진 찍던 식으로는 안 될 것 같더라고요.
배경이 비쳐보이는 거울광의 특성 상 가급적 지저분한 배경이 안 비치도록 해야 하고...
배경을 너무 균일하게 해놓았을 때 배경과 반사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문제를 방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아래와 같은 촬영환경을 마련했습니다.

나이트 건담 앞쪽 양 옆의 흰 보드지로 된 반사판이 지저분한 배경 대신 밝고 깨끗한 흰색이 비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뒤쪽의 양 옆의 검은 보드지는 나이트 건담의 반사면에 검은 경계선이 생기도록 하기 위해 설치한 것입니다.
저 보드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머리를 짜내서 받침대도 만들어 주었는데... 뒤로 안 넘어가는 대신 앞으로 너무 잘 넘어가네요-_-

이 판대기들의 효과를 한 번 보실까요?
우선은 경장(輕裝) 타입 모드입니다.

골반쪽 부품이 제작 도중 발생한 SMP 크롬실버 전용 마감제 트러블의 최대 피해발생지역이라서ㅜㅜ 티가 꽤 많이 나긴 합니다만...
어차피 갑옷 씌우면 안 보이는 부분이죠.
경장 모드는 프로포션도 별로고 만들다 만 느낌이라서 이 상태로 전시할 일은 없을 듯.

이마의 III 표식은 그냥 킷에 들어있는 스티커 씰 갖다 붙였습니다. 


이제부터가 메인이 되는 나이트 건담 모드입니다.

투구 뒤쪽의 빨간 카메라 센서 부분도 킷에 동봉된 스티커로 처리해줬습니다.
바이저는 가동식이라서 아래 사진처럼 내려쓸 수도 있습니다.
바이저만이 유일하게 런너 상태에서 도금된 부품인데요. 다른 부품들과 비교하면 때깔이 다르죠^^?

전자 스피어 액션~~

요번 나이트 건담 제작에서 가장 신경 많이 써서 마스킹 도색한 부품은 바로 나이트 소드입니다.

나이트 소드 액션~


마지막으로 켄타우로스 모드입니다.

말의 다리가 달렸으니 뭔가 다이나믹한 액션 포즈를 취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앞다리에 있는 관절 세 개 모두 가동범위가 즈질이라서 생각만큼 좋은 포즈는 안 나옵니다.

거의 SMP 크롬 실버(수퍼 파인 크롬) 등의 도료 테스트를 위해서 제작한 거나 다름 없는 킷인데,
테스트의 목적도 잘 달성한 것 같고, 결과물도 꽤 마음에 드네요.
가조립 상태에서는 허여멀겋게 떠보이던 킷인데 거울광을 올려주니 샤프한 맛이 살아나는데요.
앞으로도 종종 메탈릭 도색이 하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또 SD 제품들은 골다공증과 접합선, 색분할 부족으로 인해 그동안 기피해왔는데 레전드BB 정도의 퀄리티라면 앞으로도 해볼만 할 듯합니다.
우주세기 기체들이 레전드BB 퀄리티로 나오면 참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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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2. 09:44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제작기 #2 - 도색

저의 작업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MG 풀아머 유니콘, 밴시, 마라사이나 RG 마크투 같은 킷들을 마다하고
뜬금없이 BB전사 나이트 건담(기사 건담)을 손에 잡은 이유는 무엇보다 메탈릭 도색이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비싼 SMP 크롬 실버(수퍼파인크롬으로 이름까지 바뀐 지도 벌써 꽤 됐습니다만...-_-) 도료를 사놓고 쓰지도 않고 썩히는 게 아깝기도 했고요.

메탈릭 도색

메탈릭 도색을 진짜 금속 느낌이 나도록 잘 하기 위해선 우선 좋은 메탈릭 도료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그 다음으로는 '반짝반짝 매끈한 도색 표면'과 '붓보다는 에어브러시 사용'이 중요하고,
메탈릭 안료 입자를 잘 퍼지게 하는 좋은 신너, 최대한 얇게 도포하는 테크닉, 정확한 희석비, 적절한 에어브러시 공기압 등도 중요합니다.

베이스 도색, 본도색, 마감처리 어느 것 하나 방심하면 안 되고 아주 공을 들여서 해야 광이 제대로 납니다.
높은 습도, 먼지 부착, 부적합한 마감제 등 단 한가지 실수만으로도 메탈릭 광택이 단번에 죽어버릴지도 모르고요.
그래서 먼지 날리지 않도록 오래간만에 작업대와 방도 깨끗하게 청소했고, 작업하는 도중에 지속적으로 제습기도 돌렸고,
최대한 도료 매뉴얼에 따라 충실하게 작업했습니다.

SMP 크롬 실버 설명서에 보면 플라스틱 부품에 아무 것도 밑칠하지 말고 도료를 그냥 뿌리는 게 최선의 광택을 얻는 방법이라고 나오지만...
그냥 뿌리기엔 골다공증 매립이나 접합선 수정, 파팅 라인 제거 작업 등으로 인해 부품 표면이 이미 너무 거칠어졌거든요.
그래서 설명서에서 차선책으로 제시하는 (비싼) SMP 크롬 실버 전용 우레탄 프라이머를 먼저 베이스로 올렸습니다.

문제는... 설명서에 따르면 프라이머 뿌린 후 4일간 건조시키고 나서 크롬 실버를 뿌려야 하고, 그 후 또 4일을 건조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저 자신의 귀차니즘^^ 이외의 이유로 일정이 지연되는 건 딱 질색입니다만...-_- 
그래도 번쩍번쩍한 광택을 얻겠다는 일념으로 지시한 시간 동안 인내하며 기다렸다가 후속작업을 진행했답니다. 대단대단^^

크롬 실버는 희석하지 말고 원액 그대로, 낮은 압력으로 흩뿌리듯 딱 한 번만 도색해야 한다고 해서 최대한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크롬 실버 이거 뿌리면 스스로 촥~ 퍼져가면서 굳어져서 거울처럼 변하는 것이 정말 신기한 물건이더라고요.
그렇지만 제가 크롬 실버를 제대로 뿌려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서 실수를 많이 했고, 결과적으로 군데군데 거울광이 좀 죽었네요-_-

사진 왼쪽에 손에 들고 있는 부품은 애초에 런너째 은색 도금되어 나온 바이저(기사 투구에서 눈 가리는) 부품인데요,

이것과 비교해봐도 제가 도색한 부품의 거울광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것 같죠^^?

마감제로는 설명서에서 (비싼) SMP 크롬 실버 전용 유니버설 클리어라는 걸 쓰라길래 그걸 썼습니다만..
읭?
아니 무광도 아닌 유광 마감제가 백화현상을 일으키다니~~ㅜㅜ!!
혹시 "쯧쯧, 습도 높은 장마철에 마감제를 뿌리니까 그러지"라고 손가락질하실지도 모르지만...
저 백화현상 발생일은 장마가 본격 시작되기 전이었고, 제 작업실은 제습기를 돌리기 때문에 습도가 20%도 안 되도록 유지되고 있다고요.
이건 습도 문제나 저의 실수가 아닌 마감 도료의 '변질' 문제인 것이 확실합니다.

정말 SMP하우스 마지막까지 말썽이군요.
지금까지 몇 번의 국산 도료 트러블을 경험한 후 더 이상 국산 도료는 안 사기로 마음 먹었고, 이미 사놓은 것만 쓰고 있는 중인데...
이렇게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질되니... 있는 것들도 다 갖다버려야 될 판입니다-_-

화딱지가 나서 그냥 마감제 안 올리고 말까도 생각해봤지만...
이런 거울광이 나는 미러 크롬 계열 도료는 피막도 약하고 변색도 잘 되기 때문에 일반 도료보다도 더더욱 마감이 필요합니다.
그치만 또 이런 미러 크롬 계열은 일반적인 마감제를 뿌리면 광이 확 죽어버린다는 까다로운 특성으로 아무 거나 못 뿌립니다-_-
요런 도료에 사용할 수 있는 전용 마감제가 나오는 곳은 일본 Spaz Stix 사와 국내 SMP 정도고요,
전용은 아니지만 국내 회사 IPP의 유광 우레탄 클리어도 미러 크롬 계열 도료 위에 사용할 수는 있다고 합니다.

Spaz Stix사 제품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것 같고, SMP는 또 똑같은 트러블이 발생할지도 모르고...
결국 나이트 건담 킷 값의 두 배쯤 비싼(22,000원) IPP 우레탄 클리어를 새로 구입해버렸습니다-_-
국산 도료 욕은 욕대로 하면서 결국은 돈 다 퍼다주고...ㅜㅜ 왜 이러는 걸까요.

아무튼 IPP 우레탄 클리어를 뿌려본 결과는 위 사진과 같았습니다.
처음 써보는 제품이라 실수를 해서 광이 좀 죽었습니다.
다행히 광이 심하게 죽지는 않았지만 실물로 보면 사진 왼쪽 멕기부품과 광택 차이가 꽤 납니다-_-
그나마 백화 현상은 없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ㅜㅜ
IPP 우레탄을 거울광 메탈릭 도료 위에 올릴 때는 신너는 적게 넣고 에어 브러시 압력은 강하게(3기압 이상) 하는 것이 요령인 것 같습니다.

장갑 안쪽 부분은 검정색으로 칠해줬습니다.
갑옷 안쪽엔 결합핀 같은 장난감 티 나는 구조물들도 많고 해서... 크롬 색깔보다 블랙으로 어둠 속에 묻어버리는 편이 나을 듯했거든요.
설정색이 노란 부품들은 크롬 실버 위에 (마감제 올린 후) 클리어 골드 컬러를 오버코팅하는 기법으로 황금색으로 도색했습니다.
잘만 칠했으면 거울 광 나는 황금색이 됐을 텐데 크롬 실버 도색 시의 실수와 마감제 트러블까지 겹쳐 거울 광까지는 안 나네요-_-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운 색상과 광택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황금색 도료를 사용해봤지만 색상이 황금처럼 진하고 좋은 도료는 금속 광택이 약하고,
반면 금속 광택이 제대로인 도료는 순금의 노란색이 아닌 흐리멍덩한 색상(샴페인 골드에 가까운)밖에 안 나오더군요. 
제가 원하는 휘황찬란하면서도 샛노란 황금색을 얻기 위해서는 황금색 단일 도료로는 안 되고 역시 오버코팅이 답인가 봅니다.

마지막으로 광택과 도막 보호 차원에서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Mr. Hi-COATING이라는 비싼 광택 코팅제를 발라줬습니다.
사용법이나 특성이나... 딱 봐도 자동차용 합성 왁스와 동일한 약제 같더군요.
묽은 허연 액체상태인 것이... 바로 클라쎄 High Gloss Sealant Glaze (HGSG)가 떠오르더군요.
제가 자동차 디테일링을 좀 미리 알았다면 이딴 거-_- 이렇게 비싼 돈 주고 사놓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_-;;
하여간에 거울광 나는 미러 크롬 계열의 메탈릭 도색 작업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용 프라이머, 도료, 전용 마감제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시간 부담이 엄청나군요.
프라이머 바르고 4일, 도료 뿌리고 4일, 그 위에 클리어 골드까지 올리려고 하면 마감제 뿌리고 또 3일을 기다려야 하고요.
성질 급한 사람은 숨 넘어갈 듯-_-
기사 갑옷처럼 거울광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건조시간 부담이나 전용 마감제가 필요 없는 그 아래급 도료를 쓰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일반색 도색

메탈릭 도색에서 워낙에 국산 도료에 학을 뗀 관계로, 메탈릭 이외의 일반 색상은 100% 일제 도료만 사용했습니다.
빨간색 부분은 밑색으로 FIINISHER'S 파운데이션 핑크를 깔아준 위에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를 올렸습니다.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는 비싼 안료를 사용한 한정판 도료로, 단가는 일반 도료의 2배였습니다만...
용량 두 배, 한정판, 한국 구입이라는 트리플 크리 작렬로 따따따블 값을 치르고 구했다지요ㅜㅜ
(최근 국내 메이커 IPP에서도 프리미엄 레드가 훨씬 싸게 출시됐다고는 하는데... 안 살 겁니다^^;;)
시난주 칠하겠다고 사놓고(몇 년 전이냐-_-) 아직 개봉도 안 해봐서^^ 어떤 색깔인지 확인도 해볼 겸 한 번 써봤습니다.
뿌려놓고 보니 '고급스러운 다홍색'이라는 느낌이네요. 표면도 매끈매끈하니 광택도 좋고요.
흠흠... 그렇지만 따따따블 주고 살 정도로 좋다거나 그렇지는 않고... 2배 가격이면 사줄만한 정도랄까요^^?
메탈릭 바탕 위에 한 번 올려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반투명 도료라서 얼룩 없이 칠하려면 주의가 필요하고, 여러번 덧칠할수록 색깔이 진해집니다.
파란색 부분은 조색하기 귀찮아서  FINISHER'S 블루 퍼플 그대로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조색하지 않고 바로 블루 퍼플로 칠해줬습니다.

빨간색 부분과 파란색 부분은 무광으로 마감했습니다.
너무 전체적으로 완전 번쩍번쩍하는 것보단 적재적소에 차분한 무광 포인트도 있는 것이 밸런스 잡혀 보일 것 같아서요.
그것도 그렇고 써본 사람들마다 호평하던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를 최근 드디어 입수한 관계로 테스트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제가 즐겨 사용했던 SMP 우레탄 무광 마감제는 대략 '반광'과 '무광'의 중간쯤 되는 광택을 보이는데 이게 또 나름 고급스러워 보이거든요^^
그래서 혼합하느라 번거롭고, 경화시간 내에 뿌려야 하는 압박도 있고, 트러블이 언제 생길지 모른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애용해왔죠.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를 써보니 우레탄보다는 더 무광에 가깝지만, 약간의 광택이 있는 고급스러운 무광 표면이란 점은 비슷합니다.
무광이긴 하지만 GSI크레오스 수퍼 클리어처렴 허옇게 뜨거나 하는 일 없이 원래 컬러 그대로 잘 드러내주고요.
도막 강도만 어느 정도 받쳐준다면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가 정말 무광 마감제로서는 이상적인 특성의 제품인 듯합니다.
앞으로의 무광 마감 작업에서는 SMP 우레탄 무광 대신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로 완전 대체해서 사용해 보려고 합니다.


마스킹 도색

레전드BB 나이트 건담의 사출색은 박스아트나 설정화와 거의 동일하게 부품 색분할이 잘 돼 있습니다만...
실상은 킷 색분할에 맞춰 일부러 설정화의 일부 색상을 단순화해서 바꿔 그린 것이더라고요^^
옛 문헌이나 SDX 나이트 건담의 색상을 들여다보면 검 손잡이 같은 부분 등 나이트 건담의 원래 설정색은 좀더 복잡합니다.
그래서 저도 원 설정을 반영하여 마스킹 분할도색을 해줬죠.

그리고 또 레전드라는 명칭이 무색하게시리 애초부터 색분할이 안 된 부품도 좀 있습니다.
이것들도 설정에 맞게 분할도색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레전드BB 나이트 건담의 도색을 완료하긴 했습니다만...
왠지 온통 묵혀둔 도료들의 테스트와 시행착오로 점철된 작업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네요^^

이번 도색 작업에서 얻은 교훈은...
"건프라든 도료든 사재기해놓지 말고 당장 필요할 때 구입하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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