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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5.01 세차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2
  2. 2011.10.20 제2차 날광과 웻룩 비교 실험 - 막눈 확정ㅠㅠ 6
2013. 5. 1. 23:55

세차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돌아온 세차의 계절'이란 예년 같았으면 4월에 어울릴 법한 칭호인데 말씀이죠.

올해 4월은 날씨가 좀 이상했습니다.

반짝 따뜻했던 4월초 이후로 지속적으로 추웠고...

벚꽃 만개 시기조차 지난 4월 하순에 눈이 내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난 몇 주 동안 항상 주간 일기예보에 비 소식이 떠있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세차를 못 하고 있었죠.

눈비 아랑곳하지 않고 매주 세차하면서... 비 맞는 차체의 물방울 비딩(water beading)을 즐기는... 시절은 벌써 옛날 얘기고요^^

지금은 사나흘 후 예보에 비 그림자라도 비치면 세차를 하지 않는... 나약한 인간이 돼버렸습니다.


아무튼 이제 달도 바뀌었고, 5월 첫날은 쉬는 날이고, 주간 예보에도 비 소식은 없는 관계로 계절맞이 세차를 감행했습니다.

(어제 오늘 곳곳에 소나기가 내렸다고는 하는데, 저희 동네는 다행히 안 왔네요)


그런데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준비(라고 쓰고 '지름'이라고 읽습니다^^)가 중요하죠.

마침 휠 클렌저와 퀵 디테일러가 똑 떨어졌더라고요.

'뿌려대는' 타입의 약제들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찍어바르는' 타입의 약제에 비해서 소모주기가 빠르더군요.


오랜만에 세차를 하려다 보니 휠에 브레이크 분진이 아주 찌들 대로 찌들어붙어서 휠 클렌저 없이는 세차가 불가능해보이고,

1년 만에 클레이 바 가지고 클레잉을 할 예정인데... 도장면 스크래치 없는 클레잉을 위해서는 윤활제 역할을 할 퀵 디테일러가 필수고요.

그래서 그 둘을 질렀습니다.


Flash Wax Brown Royal


휠 클렌저는 이름 그대로 휠을 닦을 때 쓰는 약제입니다.

전에 쓰던 휠 클렌저는 케미컬 가이즈의 Diablo gel(디아블로 젤)이라는 제품이었는데요,

세정력도 좋고,휠 클렌저스러운 독한 냄새 대신 달달한 냄새가 나는 괜찮은 휠 클렌저였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좀 부담되는 수준이라서(500ml에 2.5만원) 이번에 바꿔봤는데요.


때마침 모 카페에서 Espuma(에스푸마) 사의 Revolution(레볼루션) 휠 클리너 1ℓ짜리를 만원대 초반에 공동구매하던데...

주말 쯤에나 배송될 것 같아서 당장 제가 세차할 때 쓸 수가 없어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습니다ㅜㅜ


결국 제가 구입한 휠 클렌저는 Flash Wax의 Brown Royal(브라운 로얄)이라는 제품으로,

작년? 재작년?쯤 퍼펙트 샤인 카페에서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화제가 되었던 휠 클렌저입니다.

일단 구하기가 쉽고 가격이 나쁘지 않아서(1ℓ에 1.85만원) 1ℓ짜리로 확 질러버렸습니다.


브라운 로얄을 1:4로 희석해서 휠에 뿌려봤는데 역시 냄새가 독하더군요. 기침이 콜록콜록...

그리고 광고문구처럼 뿌리고 놔뒀다가 고압수로 헹구기만 해도 휠이 깨끗해진다는 건 좀 과장이고

제 차 휠이 브레이크 분진이 많이 찌들어서 그런지 브러쉬질이 필수더군요.

세차하느라 힘들어서 브라운 로얄 적용 사진은 따로 못 찍었습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세정력은 디아블로와 비슷비슷하고 화학적으로 더 독하기만 한 듯합니다.

휠이 부식되지는 않을지 걱정도 되고... 500ml짜리 살 걸 괜히 1ℓ짜리 샀다는 후회가-_-


Meguiar's Last Touch


퀵 디테일러는 자동차 디테일링을 하긴 해야 하는데 시간이 별로 없을 때 퀵하게 뿌리고 닦아내는 개념의 약제입니다.

'불스원 물왁스'라는 이름의 퀵 디테일러 제품 때문에 액체왁스와 혼동되기도 하지만 도장면에 보호막을 만드는 정식 액체왁스와는 다릅니다.

퀵 디테일러의 주 효과는 '세정 작용'과 '광택 보강'의 두 가지가 있는데, 다음과 같은 다양한 활용법이 있습니다.


  1. 새똥이나 벌레 시체 등을 재빨리 닦아낼 때
  2. 세차 후 물자국이 남지 않도록 2차 드라잉 시 뿌림
  3. 클레잉 작업의 윤활액으로써
  4. 세차할 시간이 없을 때 가벼운 먼지 제거 용도
  5. 왁스/실런트 작업 전 어플리케이터 윤활 목적
  6. 작업성 나쁜 왁스/실런트 버핑할 때
  7. 정전기가 잘 생기는 왁스/실런트 작업 후 정전기 방지
  8. 왁스/실런트의 광택을 유지 보완
  9. 카샴푸가 없을 때 비상시 카샴푸 대용


퀵 디테일러에 대해 좀더 상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이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전에 쓰던 퀵 디테일러는 Finish Kare 사의 FK-425 Extra Slick Final Body Shine이라는 제품으로

FK라는 글자와 '뿌린다'는 속성 때문에 퍼펙트 샤인 카페에서는 '에프킬라'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세정력도 좋고, 광택도 좋고, 정전기 방지 기능도 있는 좋은 제품입니다만...

크게 부담되지 않는 선(500ml에 9천원)의 가격이긴 해도 드라잉 용도나 윤활액으로 막 쓰기에는 좀 아까운 가격대죠.


요즘은 영국 Auto Finesse(오토 피네스) 사의 Finale(피날레)라는 퀵 디테일러가 새로운 별로 떠오르는 것 같더군요.

이 제품 한 번 써보고 싶지만 아직 국내 판매처가 없네요.


결국 제가 구입한 퀵 디테일러는 가격 대 성능 비가 좋은 메과이어 Last Touch(라스트 터치)입니다.

세정력으로는 거의 최강 클래스의 퀵 디테일러인데 1갤런(3.78ℓ)에 2.7만원밖에 안 해요.

문제는 1갤런 단위로밖에 안 판다는 것...-_-

뭐 그래도 싸니까... 정 안 되면 먹고 죽겠다는 각오로 갤런 사이즈를 질러버렸습니다.


혹시 세차장에서 저와 만나는 분께는 400ml 분무기에 담은 라스트 터치 한 병 나눠드릴게요~~^^

퀵 디테일러를 드라잉이나 윤활액으로 사용할 때는 물과 1:1 희석해서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입니다만...

이 때 일반 수돗물에 희석하는 것보다는 약국에서 파는 위 사진과 같은 정제수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물자국이 남지 않게 하려고 쓰는 건데 물자국의 주성분인 각종 미네랄과 불순물이 함유된 수돗물과 섞는 건 좀 이치에 맞지 않거든요.

생각해 보면 먹고 죽을 만큼(1갤런) 사놓고... 물로 희석해서 아껴쓰려는 행위 자체가 좀 이치에 맞지 않긴 하네요^^


뭐 암튼 아무 생각 없이 1:1로 1ℓ 희석해 놓은 라스트 터치 희석액을 윤활제로 써서 세차 후에 열심히 클레이질을 했습니다.


클레잉 후 Lime Prime(라임 프라임) 프리왁스 클렌저를 써서 도장면에 눌어붙은 화학적 불순물들을 깨끗이 박박 닦아냈고요.

Pre-wax cleansing(프리왁스 클렌징)이라고도 하고 페인트 클렌징이라고도 하는 이 작업은 1년에 한두 번은 해주는 게 좋은데,

세차도 제대로 못해서 꼬질꼬질 했던 겨울이 끝나고, 본격 디테일링 시즌이 시작되려 하는 요즘 같은 시기가 딱 적절한 것 같습니다.



프리왁스 클렌징 후에 케미컬 가이즈 JetSeal 109(젯실 109) 실런트로 도장면을 보호해주었습니다.

이 모든 작업은 차 루프와 차 앞부분에만 적용했습니다. 차 전체를 하기엔 시간도 시간이고 힘이 너무 드니까요.

차의 나머지 옆면과 뒷면의 클레잉과 프리왁스 클렌징은 다음번 세차 때 작업해줄 예정입니다.


이렇게 작업하고 나니 차 앞부분과 뒷부분 광택이 좀 다른 것처럼 보이기도 하더군요.

사진은 없습니다. 힘들어서 못 찍었어요-_-



Richtek RCP-A1 타이어용 에어 컴프레서

디테일링 용품은 아니지만 지르는 김에^^ 같이 질렀습니다.

저는 타이어 공기압계도 갖고 있고, 타이어에 바람 넣는 발 펌프도 갖고 있습니다만...

발 펌프로 타이어 바람 넣는 게 너~무 오래 걸리고 힘들어서 자동차 시거잭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자동 펌프 하나 장만했지요.

정식 명칭은 Richtek 디지털 에어 컴프레서 RCP-A1입니다.


디테일링 용품들은 독일차의 프리미엄 이미지 때문인지 독일어스러운 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Zymöl이라든지 Wolfgang이라든지 Sonüs라든지 Souverän이라든지... 주로 미국 회사들이 이런 짓을 많이 합니다.

오히려 실제 독일 회사인 Sonax나 Klasse의 제품명은 독일어스럽지 않은데 말씀이죠.


그래서 Richtek도 이런 식으로 '리히텍' 같은 독일식 발음이 아닐까 예상했었지만

리치텍이라고 읽더군요. 아마도 '풍부한 기술'을 의미하는 듯...


제품은 괜찮습니다.

바람 넣는 속도도 빠르고, 세팅해놓은 압력까지 공기가 주입되면 자동으로 멈춥니다.

야간 작업을 위한 LED 라이트도 달려있고, 자동차뿐 아니라 자전거 타이어, 물놀이 튜브, 공 등에 공기 주입이 가능한 각종 니들도 들어있고,

보관과 운반이 편한 가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감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고, 조작계가 좀 오락가락하기는 하지만, 5만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 수준...

바람 넣을 때 '타타타타타...'하는 작지 않은 소음이 나긴 하는데

아마도 에어브러시 도색을 해보신 분이라면 친숙하실 다이어프램 방식 컴프레서의 일반적인 소리입니다.


이제 바람 넣기 힘든 발펌프는 내다버려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재작년에 구입한 아날로그식 Hella 공기압계도 이젠 쓸모가 없어진 것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공기압 점검만 할 때는 사진의 공기압계가 훨씬 간편하고, 또 더 정확하기도 하거든요.

공기압 점검을 RCP-A1 컴프레서로 하려고 하면 시거잭 연결하고 이리저리 들고다니고... 거추장스러우니까요.

주기적으로 Hella 공기압계로 타이어 압을 점검하고,

타이어 압력이 적정 공기압의 90% 이하로 떨어진 게 감지될 때만 RCP-A1 컴프레서를 꺼내서 공기를 보충하는 식으로 관리하면 좋을 듯합니다.


참 오랜만에 세차를 했고, 더더욱 오랜만에 세차 관련 글을 써봤네요^^

써놓고 보니 제목과는 별 상관 없는 내용 같기도^^;;

2011. 10. 20. 09:57

제2차 날광과 웻룩 비교 실험 - 막눈 확정ㅠㅠ

지난 번의 실패한 ☞날광와 웻룩 비교 실험 글에 대해 많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블로그엔 댓글 하나 없었지만 카페에 옮긴 글에는 완전 댓글 폭풍이었거든요^^).
주요 피드백들을 정리해 보자면

  1. 맞다. 나도 시도해봤지만 차이를 모르겠더라. 날광이니 웻룩이니 그냥 주관적인 느낌뿐인 것 아닐까?
  2. 은색 차라서 그렇다. 까만 차에 바르면 티가 날 것이다.
  3. 새 차라서 그렇다. 스크래치나 스월 좀 있는 차에 바르면 구분이 좀 될 거다.
  4. 한두 번 발라서는 안 된다. 무한 레이어링에 가깝게 여러 번 떡칠하면 다르게 보일 거다.
  5. 평평한 면에 발라서 그렇다. 곡면 부분에 발라보면 그 차이가 느껴진다.
  6. 후드에만 발라서 그렇다. 차 전체를 싹 다 발라보면 전반적으로 광택이 달라진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7. 자연광에선 모른다. 광원을 직접 비춰보면서 리플렉션을 비교하면 알 수 있다.

저처럼 날광과 웻룩을 모르겠다고 답변 주신 분들도 꽤 계셨지만...
방법을 좀 달리해 보면 차이를 감지할 수 있을 거라고 답변 주신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그러니깐 세상에는 분명히 날광과 웻룩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존재하긴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막눈을 탈출하여 그들 틈에 끼기 위해 다시 한 번 재도전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렇지만 2, 3번 피드백 내용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죠. 차를 재도색하거나 애마에 셀프 테러라도 하지 않는 이상...-_-
다른 사람 차에 발라본다거나 폐차장에서 검정 차 트렁크 뚜껑이라도 떼어와서 실험하면 가능하긴 하겠지만
그렇게 해서 광택을 구분한다 한들 제 차에서 재현이 안 된다면 그것도 별 의미 없을 것 같고요.
그래서 일단은 제 차를 가지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해 보려고 합니다.

4번도 사실 적용하기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세컨드 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차를 운행해야 해서... 마스킹 테이프를 계속 붙여놓은 채로 무한 레이어링을 할 수가...

그래서 실질적으로 재실험에 반영할 수 있던 피드백 사항은 5~7번밖에 없었습니다.

5번과 6번 피드백은 다음과 같이 적용했습니다.
원래는 문짝에만 비교실험을 적용해 보려 했었지만, 제 차에서 가장 굴곡진 부분인 뒷범퍼도 실험에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비교실험 부분 이외의 차량 전체에는 글레이저를 발랐습니다.
지금까지는 날광 LSP(Last Step Product)만 발라왔으니
웻룩의 글레이저를 바른 후 예전과 달라진 건 없는지 전반적인 미묘한 차이를 느껴보려고요.

그리고 7번 사항은 일단 손전등을 두 LSP 적용면에 옮겨가며 비춰서 육안으로 리플렉션의 차이를 감지해보려 했고,
사진 촬영을 할 때도 길다란 형광등의 리플렉션이 LSP의 경계선에 걸쳐지도록 찍었습니다.


뭐, 서론은 이 정도로 하고 실험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실험 과정은 지난 번 ☞날광와 웻룩 비교 실험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 세차 후, 운전석 문과 뒷범퍼만 이소프로필알콜 50% 용액과 도도주스 Lime Prime 클렌저를 써서 이전 왁스층을 깨끗이 닦아냈습니다.
지난 번에는 국민클렌저인 P21S 클렌저의 유사품 S100으로 작업했지만 이번엔 수퍼내추럴과 함께 구입했던 라임 프라임을 개봉했네요.

라임 프라임은 써보신 다른 분들도 말씀하시듯 작업성은 P21S/S100 클렌저에 비해서 좋습니다.

S100 클렌저는 작업하는 동안에 점점 건조되면서 뻑뻑해지고 문지르는 데에 힘이 들어가는데 라임프라임은 그런 게 없네요.

또 S100 클렌저는 뚜껑을 열면 입구도 넓고, 묽은 액체 상태라서 자칫 엎어지면 다 쏟을 것 같아 위태위태한 반면에

라임프라임은 뚜껑이 원터치식 샴푸 캡 형태라서 짜서 쓰기 쉽고 엎질러질 염려가 없습니다.

차가 더럽지 않은 관계로^^ 성능 면에서는 제대로 비교할 수 없었지만, 아무튼 작업성 면에서는 라임 프라임의 승리인 듯...


2. 운전석 문짝과 뒷범퍼를 아래 사진과 같이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 두 구역으로 나누었습니다.
붙일 때는 곧게 똑바로 잘 붙인 것 같았는데 멀찍이 떨어져서 보니 삐뚤빼뚤하군요-_-

3. 마스킹 테이프로 구분된 양쪽에 위 사진처럼 날광 대표 Klasse High Gloss Sealant Glaze와 웻룩 대표 Zymöl Glasur Glaze를 발랐습니다.
그리고 각 제품 설명서에서 지시하는 시간 후에 스와이핑 테스트로 건조 상태를 확인하고 버핑했습니다.

이번에 실험할 부분과 지난번에 실험했던 후드 이외의 차체 모든 부분에는 Glasur를 발라주었습니다.
차 전체를 IPA와 클렌저로 탈지하는 건 너무 힘들어 스킵했지만 LSP는 원래 맨 마지막에 바른 제품 효과가 가장 두드러진다니 뭐... 괜찮겠죠?
문짝과 범퍼의 HGSG/글레이저 구역 위치가 좀 헛갈리게 뒤바뀐 이유도 차 전체에 발린 글레이저의 느낌을 보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겁니다.

4. 8시간 후에 HGSG와 글레이저 모두 2차 레이어링을 적용해주었습니다.

5. 다시 4시간 후 글레이저 쪽은 2차 버핑을 해줬고, 차를 운행해야 하는 관계로 마스킹 테이프를 떼었습니다.
3회 이상 레이어링을 못해준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_-

6. 24시간이 또 지난 후에 광택을 비교해봤습니다.
일반적인 조명환경 하에서는 지난 번처럼 별 차이를 못 느꼈기에 손전등을 직접 번갈아 비추면서 리플렉션을 비교해 보고,
길다란 형광등의 리플렉션이 LSP의 경계선에 걸치도록 비춰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날광과 웻룩, 그리고 아무 것도 안 바른 면의 광택 차이를 구분할 수 없었습니다OTL
아무리 굴곡진 곡선 부분을 비춰봐도 마찬가지고요-_-
날광만 발랐던 예전과 다른 전반적인 미묘한 웻룩 느낌을 느껴보려고 전체적으로 보아도 그리고 구석구석 들여다 보아도 전혀 느껴지지가...-_-

주차장 형광등에 전등갓이 씌워져 있어서 차 옆면에 비친 형광등들의 리플렉션은 너무 가늘게 나오더군요.
그래서 형광등의 리플렉션이 좀 두껍게 나올 수 있도록 문짝의 캐릭터 라인 위쪽 경사진 부분에도 비춰봤습니다.
그래도 역시 별 차이를 느낄 수 없네요.


사진이나 광학을 잘 아시는 분은 PL 필터 또는 편광 필터라고 아실 겁니다.
주로 카메라 렌즈 앞에 달아서 반사광을 억제하는 데 쓰지만, 반대로 반사광이 좀더 잘 보이게 해줄 수도 있습니다.

이런 편광 필터까지 동원해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만... 역시 별 차이는 없었습니다ㅜㅜ

PL 필터로 반사광 억제
PL 필터 미사용
PL 필터로 반사광 강조

최후의 수단으로 포토샵을 동원하여 1/256 단계의 아주 미세한 명암계조의 차이까지 증폭시켜 보여주도록 영상처리를 해보았는데...
거의 모든 사진에서는 영상처리를 해도 눈에 띄는 것이 없었지만 문짝 윗부분 사진에서 뭔가 발견했습니다.
잘은 안 보이지만 아래 오른쪽 사진의 화살표시 윗부분을 보시면 미세하게 조금 어두운 세로 띠가 있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이 부분이 바로 마스킹 테이프를 붙였기 때문에 LSP가 발라지지 않은 부분입니다.

원본사진
명암 강조

그러나... LSP가 안 발린 부분은 이렇게 구분할 수 있다고 쳐도
그 세로 띠 양쪽의 글레이저와 HGSG 바른 부분은 영상처리의 도움을 받더라도 서로 똑같아 보입니다.
결국 카메라와 영상처리의 도움을 받아도 날광과 웻룩은 차이를 감지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실험은 실패했고 아무튼지간에 저는 막눈 맞습니다, 맞고요.
그치만 이렇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비교한 끝에 막눈임이 입증된 거라서 여한은 없네요.

실험의 결과 느낀 것은 아마도 세상의 99% 정도의 사람들도 저와 같은 광택막눈이 아닐까 하는 겁니다.
뭐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서 영상처리를 해봐도 감지되지 않는 차이인걸요.
아마도 은색 차에서 날광 실런트와 웻룩 카나우바 왁스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은 1%의 특출난 소수가 아닐까요?

차량 색상이 진하거나, 스크래치나 스월 같은 표면 결점이 많다면 날광 제품과 웻룩 제품의 다른 광택 느낌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실버 같은 밝은 색상의 새 차에는 그 어떤 제품을 발라도 99%의 일반인들은 광택을 구분하지 못할 겁니다.
사람들은 '밝은색엔 날광'이라고 하지만 '밝은색엔 고놈이 고놈'이라는 말이 더 정확한 것 아닐까요?

결국 밝은 색 차량에 바를 LSP를 선택할 때는 99%의 사람들이 구분하지 못하는 광택의 질은 고려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최고의 광을 선사한다는 스위스백스나 자이몰의 몇십, 몇백만원짜리 왁스들이라 해도 은색 차에 바르는 순간 듣보잡 실런트와 똑같아지는 겁니다.
은색 차에 그런 비싼 왁스를 바르는 것 자체가 돈지X인 거죠.

밝은색 차량용 LSP를 선택할 때는 광택 말고 작업성, 방오성, 발수성, 지속성 같은 부분이 주요 선택 기준이 돼야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특성들도 본질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몇백만원짜리 왁스가 아무리 작업성이 좋다한들 차 한 대 왁스질을 순식간에 끝낼 수 있을 만큼 작업성이 좋은 것도 아닐 거고,
아무리 방오성이 좋다한들 한 달 동안 먼지 하나 안 쌓일 정도로 좋은 것도 아닐 거고,
지속성이 좋다한들 한 번 바른 왁스가 몇 년씩 가는 것도 아닐 테고 말이죠.

또 생각해 보니 최상의 광택을 찾아보겠노라고 왁스 이것저것 사모으는 것도 참 부질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거 참... 은색 차가 또 이런 방법으로 지름을 자제시켜 주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은색 차에는 무조건 싸구려 LSP'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LSP는 조금씩만 쓰는 물건이라서 몇십만원짜리 왁스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유지비가 그다지 크지 않거든요.
만원짜리 왁스라면 차 한 대 바를 때 왁스를 한 300원어치? 십만원짜리 왁스라면 한 3천원어치 정도 바르지 않을까요?
10만원짜리 왁스로 매달 왁싱을 한다고 하면 한 달에 3천원 쓰는 정도입니다.
디테일링 매니아라서 매주 왁스를 올린다고 해도 일주일에 3천원어치...
일주일에 300원 쓰나 3000원 쓰나 사실 뭐 그리 큰 돈은 아니지요(기름값에 비하면...-_-).

오히려 저가 LSP는 작업성이 안 좋아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작업 시간이 더 오래 걸려 정신적인 비용이 더 클 수도 있고,
방오성과 지속성이 떨어져서 세차와 왁스질을 더 자주 해야 하기 때문에 세차비와 본인의 왁싱 인건비가 더 많이 먹힐수도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몇십만원이 아닌 몇만원대 수준의 LSP라면 너무 가격에 연연해서 고를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예를 들어 글레이저($101)는 HGSG($20)보다 물건값은 5배 비쌉니다만, 글레이저가 HGSG보다 발수성/방오성 하나는 확실히 좋습니다.
글레이저와 HGSG 사이에서 선택을 한다면 과연 이 방오성의 가치가 '5배나 비쌀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하고 고민할 것이 아니라
'한 달에 3천원 정도 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하는 식으로 고민해야 올바른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런 계산법은 구입한 왁스를 바닥 볼 때까지 열심히 다 쓴다는 전제 하에서만 적용 가능합니다.
왁스를 수십 개 사서 한 번만 바르고 벽장에 쌓아놓는 경우는 왁싱 한 번에 3천원이 아니고 10만원어치 소비된다고 계산하는 게 맞을 걸요^^

결론적으로 저는 이제부터 광 따위에는 마음을 비우고, 비싼 왁스에도 욕심 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차 바꾸기 전까지는 그냥 날광이든 웻룩이든 상관 없이 딱 몇만원 정도 가격대에서
실런트는 작업성과 지속성 좋은 제품을 고르고, 카나우바 왁스는 작업성과 방오성 좋은 제품을 골라서 구입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물론 지금 쓰는 제품들 다 떨어지기 전에는 새로 안 지를 거고요(정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