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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15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완성 14
  2. 2012.07.12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제작기 #2 - 도색 14
2012. 7. 15. 04:28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완성

6월 초에 작업 시작 한 지 한 달 하고도 한 주 정도 더 지나서 드디어 레전드BB 나이트 건담의 완성을 보았습니다.

SMP 크롬실버 관련 도료 건조 시간만 열흘이 넘게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제 작업 치고는^^ 나름 일찍 완성된 편이죠.
SD다보니 부품 개수도 적었고, 데칼 작업이 없었던 데다가...
레전드BB로 오면서 킷 퀄리티가 극적으로 향상되어 기존 SD에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던 원흉인
골다공증 메꾸기, 접합선 수정, 마스킹 도색 작업이 훨씬 줄었기 때문입니다.

거울광 나는 메탈릭 도색은 제가 이번이 처음인데, 그냥 지금까지 사진 찍던 식으로는 안 될 것 같더라고요.
배경이 비쳐보이는 거울광의 특성 상 가급적 지저분한 배경이 안 비치도록 해야 하고...
배경을 너무 균일하게 해놓았을 때 배경과 반사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문제를 방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아래와 같은 촬영환경을 마련했습니다.

나이트 건담 앞쪽 양 옆의 흰 보드지로 된 반사판이 지저분한 배경 대신 밝고 깨끗한 흰색이 비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뒤쪽의 양 옆의 검은 보드지는 나이트 건담의 반사면에 검은 경계선이 생기도록 하기 위해 설치한 것입니다.
저 보드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머리를 짜내서 받침대도 만들어 주었는데... 뒤로 안 넘어가는 대신 앞으로 너무 잘 넘어가네요-_-

이 판대기들의 효과를 한 번 보실까요?
우선은 경장(輕裝) 타입 모드입니다.

골반쪽 부품이 제작 도중 발생한 SMP 크롬실버 전용 마감제 트러블의 최대 피해발생지역이라서ㅜㅜ 티가 꽤 많이 나긴 합니다만...
어차피 갑옷 씌우면 안 보이는 부분이죠.
경장 모드는 프로포션도 별로고 만들다 만 느낌이라서 이 상태로 전시할 일은 없을 듯.

이마의 III 표식은 그냥 킷에 들어있는 스티커 씰 갖다 붙였습니다. 


이제부터가 메인이 되는 나이트 건담 모드입니다.

투구 뒤쪽의 빨간 카메라 센서 부분도 킷에 동봉된 스티커로 처리해줬습니다.
바이저는 가동식이라서 아래 사진처럼 내려쓸 수도 있습니다.
바이저만이 유일하게 런너 상태에서 도금된 부품인데요. 다른 부품들과 비교하면 때깔이 다르죠^^?

전자 스피어 액션~~

요번 나이트 건담 제작에서 가장 신경 많이 써서 마스킹 도색한 부품은 바로 나이트 소드입니다.

나이트 소드 액션~


마지막으로 켄타우로스 모드입니다.

말의 다리가 달렸으니 뭔가 다이나믹한 액션 포즈를 취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앞다리에 있는 관절 세 개 모두 가동범위가 즈질이라서 생각만큼 좋은 포즈는 안 나옵니다.

거의 SMP 크롬 실버(수퍼 파인 크롬) 등의 도료 테스트를 위해서 제작한 거나 다름 없는 킷인데,
테스트의 목적도 잘 달성한 것 같고, 결과물도 꽤 마음에 드네요.
가조립 상태에서는 허여멀겋게 떠보이던 킷인데 거울광을 올려주니 샤프한 맛이 살아나는데요.
앞으로도 종종 메탈릭 도색이 하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또 SD 제품들은 골다공증과 접합선, 색분할 부족으로 인해 그동안 기피해왔는데 레전드BB 정도의 퀄리티라면 앞으로도 해볼만 할 듯합니다.
우주세기 기체들이 레전드BB 퀄리티로 나오면 참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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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2. 09:44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제작기 #2 - 도색

저의 작업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MG 풀아머 유니콘, 밴시, 마라사이나 RG 마크투 같은 킷들을 마다하고
뜬금없이 BB전사 나이트 건담(기사 건담)을 손에 잡은 이유는 무엇보다 메탈릭 도색이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비싼 SMP 크롬 실버(수퍼파인크롬으로 이름까지 바뀐 지도 벌써 꽤 됐습니다만...-_-) 도료를 사놓고 쓰지도 않고 썩히는 게 아깝기도 했고요.

메탈릭 도색

메탈릭 도색을 진짜 금속 느낌이 나도록 잘 하기 위해선 우선 좋은 메탈릭 도료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그 다음으로는 '반짝반짝 매끈한 도색 표면'과 '붓보다는 에어브러시 사용'이 중요하고,
메탈릭 안료 입자를 잘 퍼지게 하는 좋은 신너, 최대한 얇게 도포하는 테크닉, 정확한 희석비, 적절한 에어브러시 공기압 등도 중요합니다.

베이스 도색, 본도색, 마감처리 어느 것 하나 방심하면 안 되고 아주 공을 들여서 해야 광이 제대로 납니다.
높은 습도, 먼지 부착, 부적합한 마감제 등 단 한가지 실수만으로도 메탈릭 광택이 단번에 죽어버릴지도 모르고요.
그래서 먼지 날리지 않도록 오래간만에 작업대와 방도 깨끗하게 청소했고, 작업하는 도중에 지속적으로 제습기도 돌렸고,
최대한 도료 매뉴얼에 따라 충실하게 작업했습니다.

SMP 크롬 실버 설명서에 보면 플라스틱 부품에 아무 것도 밑칠하지 말고 도료를 그냥 뿌리는 게 최선의 광택을 얻는 방법이라고 나오지만...
그냥 뿌리기엔 골다공증 매립이나 접합선 수정, 파팅 라인 제거 작업 등으로 인해 부품 표면이 이미 너무 거칠어졌거든요.
그래서 설명서에서 차선책으로 제시하는 (비싼) SMP 크롬 실버 전용 우레탄 프라이머를 먼저 베이스로 올렸습니다.

문제는... 설명서에 따르면 프라이머 뿌린 후 4일간 건조시키고 나서 크롬 실버를 뿌려야 하고, 그 후 또 4일을 건조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저 자신의 귀차니즘^^ 이외의 이유로 일정이 지연되는 건 딱 질색입니다만...-_- 
그래도 번쩍번쩍한 광택을 얻겠다는 일념으로 지시한 시간 동안 인내하며 기다렸다가 후속작업을 진행했답니다. 대단대단^^

크롬 실버는 희석하지 말고 원액 그대로, 낮은 압력으로 흩뿌리듯 딱 한 번만 도색해야 한다고 해서 최대한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크롬 실버 이거 뿌리면 스스로 촥~ 퍼져가면서 굳어져서 거울처럼 변하는 것이 정말 신기한 물건이더라고요.
그렇지만 제가 크롬 실버를 제대로 뿌려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서 실수를 많이 했고, 결과적으로 군데군데 거울광이 좀 죽었네요-_-

사진 왼쪽에 손에 들고 있는 부품은 애초에 런너째 은색 도금되어 나온 바이저(기사 투구에서 눈 가리는) 부품인데요,

이것과 비교해봐도 제가 도색한 부품의 거울광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것 같죠^^?

마감제로는 설명서에서 (비싼) SMP 크롬 실버 전용 유니버설 클리어라는 걸 쓰라길래 그걸 썼습니다만..
읭?
아니 무광도 아닌 유광 마감제가 백화현상을 일으키다니~~ㅜㅜ!!
혹시 "쯧쯧, 습도 높은 장마철에 마감제를 뿌리니까 그러지"라고 손가락질하실지도 모르지만...
저 백화현상 발생일은 장마가 본격 시작되기 전이었고, 제 작업실은 제습기를 돌리기 때문에 습도가 20%도 안 되도록 유지되고 있다고요.
이건 습도 문제나 저의 실수가 아닌 마감 도료의 '변질' 문제인 것이 확실합니다.

정말 SMP하우스 마지막까지 말썽이군요.
지금까지 몇 번의 국산 도료 트러블을 경험한 후 더 이상 국산 도료는 안 사기로 마음 먹었고, 이미 사놓은 것만 쓰고 있는 중인데...
이렇게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질되니... 있는 것들도 다 갖다버려야 될 판입니다-_-

화딱지가 나서 그냥 마감제 안 올리고 말까도 생각해봤지만...
이런 거울광이 나는 미러 크롬 계열 도료는 피막도 약하고 변색도 잘 되기 때문에 일반 도료보다도 더더욱 마감이 필요합니다.
그치만 또 이런 미러 크롬 계열은 일반적인 마감제를 뿌리면 광이 확 죽어버린다는 까다로운 특성으로 아무 거나 못 뿌립니다-_-
요런 도료에 사용할 수 있는 전용 마감제가 나오는 곳은 일본 Spaz Stix 사와 국내 SMP 정도고요,
전용은 아니지만 국내 회사 IPP의 유광 우레탄 클리어도 미러 크롬 계열 도료 위에 사용할 수는 있다고 합니다.

Spaz Stix사 제품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것 같고, SMP는 또 똑같은 트러블이 발생할지도 모르고...
결국 나이트 건담 킷 값의 두 배쯤 비싼(22,000원) IPP 우레탄 클리어를 새로 구입해버렸습니다-_-
국산 도료 욕은 욕대로 하면서 결국은 돈 다 퍼다주고...ㅜㅜ 왜 이러는 걸까요.

아무튼 IPP 우레탄 클리어를 뿌려본 결과는 위 사진과 같았습니다.
처음 써보는 제품이라 실수를 해서 광이 좀 죽었습니다.
다행히 광이 심하게 죽지는 않았지만 실물로 보면 사진 왼쪽 멕기부품과 광택 차이가 꽤 납니다-_-
그나마 백화 현상은 없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ㅜㅜ
IPP 우레탄을 거울광 메탈릭 도료 위에 올릴 때는 신너는 적게 넣고 에어 브러시 압력은 강하게(3기압 이상) 하는 것이 요령인 것 같습니다.

장갑 안쪽 부분은 검정색으로 칠해줬습니다.
갑옷 안쪽엔 결합핀 같은 장난감 티 나는 구조물들도 많고 해서... 크롬 색깔보다 블랙으로 어둠 속에 묻어버리는 편이 나을 듯했거든요.
설정색이 노란 부품들은 크롬 실버 위에 (마감제 올린 후) 클리어 골드 컬러를 오버코팅하는 기법으로 황금색으로 도색했습니다.
잘만 칠했으면 거울 광 나는 황금색이 됐을 텐데 크롬 실버 도색 시의 실수와 마감제 트러블까지 겹쳐 거울 광까지는 안 나네요-_-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운 색상과 광택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황금색 도료를 사용해봤지만 색상이 황금처럼 진하고 좋은 도료는 금속 광택이 약하고,
반면 금속 광택이 제대로인 도료는 순금의 노란색이 아닌 흐리멍덩한 색상(샴페인 골드에 가까운)밖에 안 나오더군요. 
제가 원하는 휘황찬란하면서도 샛노란 황금색을 얻기 위해서는 황금색 단일 도료로는 안 되고 역시 오버코팅이 답인가 봅니다.

마지막으로 광택과 도막 보호 차원에서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Mr. Hi-COATING이라는 비싼 광택 코팅제를 발라줬습니다.
사용법이나 특성이나... 딱 봐도 자동차용 합성 왁스와 동일한 약제 같더군요.
묽은 허연 액체상태인 것이... 바로 클라쎄 High Gloss Sealant Glaze (HGSG)가 떠오르더군요.
제가 자동차 디테일링을 좀 미리 알았다면 이딴 거-_- 이렇게 비싼 돈 주고 사놓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_-;;
하여간에 거울광 나는 미러 크롬 계열의 메탈릭 도색 작업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용 프라이머, 도료, 전용 마감제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시간 부담이 엄청나군요.
프라이머 바르고 4일, 도료 뿌리고 4일, 그 위에 클리어 골드까지 올리려고 하면 마감제 뿌리고 또 3일을 기다려야 하고요.
성질 급한 사람은 숨 넘어갈 듯-_-
기사 갑옷처럼 거울광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건조시간 부담이나 전용 마감제가 필요 없는 그 아래급 도료를 쓰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일반색 도색

메탈릭 도색에서 워낙에 국산 도료에 학을 뗀 관계로, 메탈릭 이외의 일반 색상은 100% 일제 도료만 사용했습니다.
빨간색 부분은 밑색으로 FIINISHER'S 파운데이션 핑크를 깔아준 위에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를 올렸습니다.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는 비싼 안료를 사용한 한정판 도료로, 단가는 일반 도료의 2배였습니다만...
용량 두 배, 한정판, 한국 구입이라는 트리플 크리 작렬로 따따따블 값을 치르고 구했다지요ㅜㅜ
(최근 국내 메이커 IPP에서도 프리미엄 레드가 훨씬 싸게 출시됐다고는 하는데... 안 살 겁니다^^;;)
시난주 칠하겠다고 사놓고(몇 년 전이냐-_-) 아직 개봉도 안 해봐서^^ 어떤 색깔인지 확인도 해볼 겸 한 번 써봤습니다.
뿌려놓고 보니 '고급스러운 다홍색'이라는 느낌이네요. 표면도 매끈매끈하니 광택도 좋고요.
흠흠... 그렇지만 따따따블 주고 살 정도로 좋다거나 그렇지는 않고... 2배 가격이면 사줄만한 정도랄까요^^?
메탈릭 바탕 위에 한 번 올려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반투명 도료라서 얼룩 없이 칠하려면 주의가 필요하고, 여러번 덧칠할수록 색깔이 진해집니다.
파란색 부분은 조색하기 귀찮아서  FINISHER'S 블루 퍼플 그대로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조색하지 않고 바로 블루 퍼플로 칠해줬습니다.

빨간색 부분과 파란색 부분은 무광으로 마감했습니다.
너무 전체적으로 완전 번쩍번쩍하는 것보단 적재적소에 차분한 무광 포인트도 있는 것이 밸런스 잡혀 보일 것 같아서요.
그것도 그렇고 써본 사람들마다 호평하던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를 최근 드디어 입수한 관계로 테스트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제가 즐겨 사용했던 SMP 우레탄 무광 마감제는 대략 '반광'과 '무광'의 중간쯤 되는 광택을 보이는데 이게 또 나름 고급스러워 보이거든요^^
그래서 혼합하느라 번거롭고, 경화시간 내에 뿌려야 하는 압박도 있고, 트러블이 언제 생길지 모른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애용해왔죠.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를 써보니 우레탄보다는 더 무광에 가깝지만, 약간의 광택이 있는 고급스러운 무광 표면이란 점은 비슷합니다.
무광이긴 하지만 GSI크레오스 수퍼 클리어처렴 허옇게 뜨거나 하는 일 없이 원래 컬러 그대로 잘 드러내주고요.
도막 강도만 어느 정도 받쳐준다면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가 정말 무광 마감제로서는 이상적인 특성의 제품인 듯합니다.
앞으로의 무광 마감 작업에서는 SMP 우레탄 무광 대신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로 완전 대체해서 사용해 보려고 합니다.


마스킹 도색

레전드BB 나이트 건담의 사출색은 박스아트나 설정화와 거의 동일하게 부품 색분할이 잘 돼 있습니다만...
실상은 킷 색분할에 맞춰 일부러 설정화의 일부 색상을 단순화해서 바꿔 그린 것이더라고요^^
옛 문헌이나 SDX 나이트 건담의 색상을 들여다보면 검 손잡이 같은 부분 등 나이트 건담의 원래 설정색은 좀더 복잡합니다.
그래서 저도 원 설정을 반영하여 마스킹 분할도색을 해줬죠.

그리고 또 레전드라는 명칭이 무색하게시리 애초부터 색분할이 안 된 부품도 좀 있습니다.
이것들도 설정에 맞게 분할도색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레전드BB 나이트 건담의 도색을 완료하긴 했습니다만...
왠지 온통 묵혀둔 도료들의 테스트와 시행착오로 점철된 작업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네요^^

이번 도색 작업에서 얻은 교훈은...
"건프라든 도료든 사재기해놓지 말고 당장 필요할 때 구입하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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