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 스트라이크'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2.03.24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3 - 먹선/데칼/마감 8
  2. 2012.01.22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2 - 도색 8
  3. 2011.05.14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1 - 사포질 4
  4. 2011.05.03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리뷰 14
2012. 3. 24. 08:02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3 - 먹선/데칼/마감

표면 정리 후 8개월간 방치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도색 이후엔 바로바로 완성하자고 마음 먹었으나...
그놈의 파이널 판타지 13-2 한다고 또 몇 주간 방치했다가 돌아왔습니다^^

우선 먹선 작업입니다만, 표면정리 때 미리 패널 라인 등 먹선 넣을 부분을 깊숙히 파준 관계로 수월하게 넣을 수 있었습니다.
수월하다곤 해도 워낙 패널 라인이 많은 Real Grade인지라 정말 오래 걸렸네요ㅜㅜ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RG 킷이 사이즈가 더 큰 MG보다도 먹선 작업량이 (훨씬ㅠㅠ) 더 많다는 것입니다.

오웃, 그런데 제가 프라에서 잠시 손을 놓고 있던 사이에 타미야에서 놀랍도록 편리한 제품이 나왔습니다.
이름 하여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Panel Line Accent Color)!
기술적으로 대단한 물건은 아니지만...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제품이랄까요?
에나멜 먹선작업에 안성맞춤인 제품입니다.
혹시라도 에나멜 먹선 테크닉을 모르시는 분을 위해 좀 설명 드리자면...
에나멜 도료 원액 : 신너 비율을 1 : 5~10 정도로 묽게 희석하여 패널라인 일부에 붓으로 콕 찍어줍니다.
그러면 모세관 현상에 의해 저절로 전체 패널 라인에 쪽쪽 퍼져나가주죠(요거 보고 있으면 상당히 쾌감이 있다는^^).
그리고 건조된 후에 붓자국과 삐져나온 자국 등을 신너로 살짝 지워주면 패널라인 먹선이 완성됩니다.

그런데 기존 에나멜 도료로는 희석 농도 맞추기가 어려우며, 작업 후 붓과 조색접시 등을 세척하기가 귀찮다는 불편한 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희석 농도는 너무 진하면 먹선이 잘 안 퍼지고, 너무 연하면 패널 라인의 색상 균일성이 떨어져서, 나름 까다롭게 맞춰야 하는데...
보통 먹선 용으로는 에나멜을 코딱지만큼밖에 안 쓰니까 도료와 신너의 양을 계량하기도 힘들고 농도 맞추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는 이미 패널 라인 먹선 넣기에 적절한 농도로 희석되어 있어서 농도 잘못 맞출 걱정도 없고,
병에 붓까지 달려있어서 쓰기도 편하고, 보관도 편하고, 세척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것도 딱 제가 자주 쓰는 색깔 별로 그레이, 블랙, 브라운의 3종이 출시돼 주었습니다.

RG 엘 스트라이크 작업에서는 세 가지 색을 각각 다음과 같이 부위 별로 적용했지요.

  • 그레이 : 흰색 장갑 부분
  • 브라운 : 붉은색, 노란색 장갑 부분
  • 블랙 : 파란색 장갑, 회색 프레임 부분

저는 처음에 Panel Line Accent Color 그레이의 색이 너무 밝아서 걱정 했습니다.
내부 프레임 색이 화이트 : 블랙 = 2 : 1로 섞은 밝은 회색인데, 그보다도 더 밝고, 거의 서페이서의 색과 맞먹을 수준의 밝은 회색입니다.
그런데 이게 실제로 먹선을 넣어놓고 보니 또 꽤 괜찮고 잘 어울리더군요.

그래서 ☞먹선이 검정색이 아닌 더 흐린 색이 잘 어울리는 이유☜에 관해 생각하고 정리해봤습니다.

저처럼 먹선 색상에 대해 고뇌^^해보신 적 있는 분이라면 링크의 글을 한 번 읽어보시길...


아무튼 먹선은 잘 일단락되었고요. 문제는 데칼인데...
RG 엘 스트라이크가 발매된 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소드/런처 스트라이커 팩까지 발매됐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RG 스트라이크 용 반다이 제 습식 건담데칼은 발매 예정조차 안 잡혀 있습니다.

걱정 되는 건 RG 스트라이크 데칼뿐만 아니고 별매 건담 데칼이라는 시리즈 자체가 재작년말 이후로 1년 넘게 신제품 소식이 없다는 겁니다.
그나마 최근에 건담 데칼 DX라는 한정판 소식이 들려왔지만... 알고 보니 그냥 예전 데칼들을 크게 한 장에 모은 것뿐이더라고요.
1년 전의 동일본대지진으로 반다이의 별매 습식 데칼 신제품 설계 부서가 피해라도 입은 걸까요?
아니면 건담 데칼이 잘 안 팔리니깐 이제부턴 일반 판매 안 하고 한정판 장난질을 치겠다는 걸까요-_-?

아무튼 RG 스트라이크 건담 데칼이 안 나온다고 작업을 중단하고 데칼 나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건 영 성격에 안 맞고...
조사를 좀 해봤더니 작년 11월에 모델링홀릭 카페의 '칠식이' 반찬식님께서 RG 스트라이크 데칼을 만들어서 판매하셨더라고요.
연락을 드려보니 시간이 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재고가 있다고 하셔서 급히 공수해왔습니다.
대부분은 찬식님 데칼을 사용했으며 일부 기존 MG 스트라이크 용 반다이 습식 데칼 또는 범용 코션 데칼을 붙였습니다.
데칼링은 기본적으로 설명서를 따르되, 일부는 PG 스트라이크를 흉내내어 다르게 붙이거나, 다른 위치에 붙인 것들도 있습니다.
PG 스트라이크 흉내를 내자면 스커트의 요 커다란 CINQUE 마크를 빼놓을 수 없죠.
Cinque(칭퀘)란 스트라이크의 형식 번호인 GAT-X105의 마지막 숫자 '5'의 이탈리아어 표기입니다.
제가 PG 스트라이크를 만들 때는 데칼링 후에 페이즈 시프트 아머의 독특한 재질 표현을 위해 펄 파우더를 뿌려주었습니다만...
귀찮아서RG 같은 작은 스케일에는 안 어울릴 것 같아서 생략했습니다.

수퍼 아이언 실버로 도색한 어드밴스트 MS 조인트(AMSJ)의 마감은 유광 우레탄 클리어로 했는데요.
역시 우려했던 바대로 가동시에 까지는 관절 부분도 있고(팔꿈치 관절),
가동부분이 너무 빡빡해서 관절이 빠지기도 하더군요(허벅지 장갑 연동 부분)ㅜㅜ
다음번에 AMSJ를 도색할 때는 좀더 신경써야겠습니다.
AMSJ는 그냥 1차 도색까지만 하고 마감제는 안 뿌리는 게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그 외 부분은 전체적으로 SMP 무광 우레탄 클리어로 마감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번엔 SMP 무광 우레탄 클리어의 보존기간이 오래 돼서 그런지 칠하면서 트러블이 많았습니다.
에어브러시 노즐이 막힌다거나 부품 표면에 이따만한 알갱이가 박힌다거나...

SMP 제품들 싼 맛에 잘 써왔는데, 가끔씩 이렇게 트러블이 발생하곤 하면 정신적 비용이 더 크죠-_-
그리고 요즘은 가격도 올라서 안 쌉니다. 15ml 도료가 SMP는 현재 2100원 하는데, 가이아노츠는 일본에서 보통 160엔이면 사니깐 비슷합니다.

맘 같아선 쓰던 SMP 제품들 다 퇴출시켜버리고 싶습니다만... 딱히 대안이 없네요.

가이아노츠나 피니셔즈 도료 제품들은 국내에선 구하기가 힘들고...
GSI크레오스 제품들은 성능도 별로 안 좋으면서 가격만 비싸고...
E5라든지 다른 국내 도료업체들은 SMP 이상 못 미덥고...

무광 마감제로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를 사고 싶어도 국내 판매점은 모두 품절이고요.
피니셔즈 수퍼 플랫 코트도 사고 싶지만 K모샵에서 20cc짜리가 18,260원이라니...플랫 베이스 대신 금가루라도 탔냐?
나중에 가이아노츠와 피니셔즈 제품 해외구매라도 한 판 뛰어야겠습니다.

네, 뭐, 아무튼... 눈과 엘 스트라이커 팩 분사구 같은 곳에 킷에 들어있는 메탈릭 스티커를 붙여줌으로써 모든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2012. 1. 22. 09:26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2 - 도색

표면정리까지만 하고 묵혀두었던 엘 스트라이크 건담을 8개월만에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그동안은 프라가 아닌 차 표면정리^^에만 빠져있었더랬는데... 추운 겨울이 되니깐 그짓^^도 귀찮더라고요.
나름 자동차 월동준비도 다 해줬고, 이제 다시 건프라 복귀!!
겨울은 역시 따땃한 아랫목에서 조립이나 하는 게 최고입니다만... 역시 프라질의 꽃은 도색이죠~
도색은 환기와 통풍 관계로 겨울 날씨에 하기가 만만치는 않습니다만... 세차에 비하면야^^

8개월 전 제작기에서 RG 어드밴스트 MS 조인트(AMSJ)의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 재질 런너에 각종 모형용 프라이머를 뿌렸다가
완전 모두 실패한 모습-_-을 보여드렸는데요.

결국 모형용 프라이머/서페이서 중에선 AMSJ에 적합하게 PP표면에 도료를 잘 정착시켜주는 제품을 찾을 수 없었고,
꼭 모형용이 아니라 하더라도 PP 전용 프라이머 제품을 찾는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실은 집에 PP전용 프라이머라는 딱지가 붙은 제품이 이미 있었는데...(사진 왼쪽)
문제는 도색용이 아닌 접착용이라서... 설명서에는 PP 재질 표면에 칠한 후 마르자마자 순간접착제를 발라서 접착시키라고 합니다.
제 경우 접착을 할 게 아니니 프라이머가 마르자마자 도료를 칠해야 된다는 건데... 도색 공정상 쉽지 않아 얘는 후보에서 탈락시켰습니다.

그래서 결국 인터넷을 검색해서 PP 재질에 사용할 수 있는 도색용 프라이머를 구입했습니다(사진 오른쪽).
노루표 자동차용 플라스틱 프라이머 PP-100이란 제품인데요. 참 공업용스럽게 생겼죠-_-?
용량도 1ℓ나 됩니다. 모형용 서페이서처럼 회색 제품도 있는데 그건 4ℓ라서-_- 포기하고 1ℓ짜리 투명 프라이머로 했고요.

'자동차용'이니깐 혹시라도 킷이나 에어브러쉬에 해가 되지는 않을까 해서 런너에 실험해봤습니다.

건프라의 주된 재질인 폴리스티렌(Polystyrene, PS), 그리고 관절 폴리캡 재질인 폴리에틸렌(Polyethylene, PE),
프레임 가동부에 많이 쓰이는 ABS(Acrylonitrile Butadien Styrene), 그리고 ABS와 함께 AMSJ에 들어가는 폴리프로필렌(PP),
이렇게 네 재질의 런너를 조금씩 잘라서 조색 접시에 넣고 PP-100 프라이머 제품을 부었습니다.

10초도 지나지 않아 PS 런너의 붉은 색이 프라이머 용액에 녹아 나옵니다.
그리고 30분을 이 상태로 놔두니 PS 런너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떡이 돼버리네요.
ABS는 PS처럼 완전히 녹아내리진 않았지만 자세히 보면 녹아서 번호가 뭉개진 걸 알 수 있습니다.
재질이 녹아서 물러졌기 때문에 핀셋으로 집으면 핀셋이 런너에 푹 박혀버립니다.
PE와 PP 재질 런너는 30분을 담가놔도 눈에 띄는 이상은 없었고, 안전한 것 같네요.

사실 30분이나 푹 담가놓는다는 것은 상당한 가혹환경 테스트이고,
그냥 에어브러쉬로 뿌려주기만 하는 정도라면 ABS와 PP로 이루어진 AMSJ에 큰 위해는 끼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지만 PS 재질의 일반 부품에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일반 부품에 쓸 수 없다면 대체 저 1ℓ는 언제 다 쓰냐고요ㅜㅜ)

그리고 정말로 PP 재질 도료 정착에 좋은 효과가 있는지 도색 실험도 직접 해보았습니다.
이 프라이머는 신너로 희석하지 않고 바로 뿌리는 제품인데, 점성이 다소 있어서 2기압 이상의 압력으로 뿌려줘야 매끄럽게 칠해집니다.
이전 실험과 마찬가지로 프라이머를 뿌린 24시간 후에 SMP 울트라 화이트를 칠해주고, 다시 24시간 건조시킨 후에 긁어봤습니다.

손톱으로는 거의 안 긁힙니다.
그리고 아트나이프로 긁으니 아래처럼 정확히 칼로 긁은 부분만 벗겨지더군요.
손톱으로 살짝만 긁어도 나무껍질 벗겨지듯 확 들고 일어나던 다른 프라이머들과 완전 비교됩니다.

노루표 PP-100 자동차용 플라스틱 프라이머 제품 꽤 괜찮네요^^
AMSJ 도색에 딱 알맞은 제품을 찾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폴리캡이 외부로 노출되는 일부 킷 등 폴리캡 도색이 필요할 경우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폴리캡의 PE 재질은 연질이라서 프라이머가 아무리 좋아도 가동하다보면 도색이 깨질 수밖에 없긴 합니다만...

최대한 취급에 주의하시면 어느 정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포장단위가 너무 큽니다. 일생동안 RG 프레임만 도색하든지 누군가와 나눠 써야 할 듯...

 

 

AMSJ에는 위의 PP-100 프라이머 시공 후 SMP 수퍼 아이언 실버(단종되었음)를 올려주었습니다.
AMSJ같은 가동 프레임 뼈대 부분은 역시 메탈릭이 잘 어울릴 것 같죠?
도색이 조금 까지기는 했는데-_- 이건 프라이머의 문제라기보다는 관절 부품이라는 특성 상 동작 시 마찰되는 부위가 까진 겁니다.

어드밴스트 MS 조인트 이외의 대부분의 부품들은 모두 GSI 크레오스 서페이서 1000(회색)으로 표면정리를 마무리했고요.

흰색은 RG 사출색을 반영해서 3가지로 해주었습니다.
가장 밝은 흰색: SMP 울트라 화이트
약간 어두운 흰색: SMP 울트라 화이트 (95%) + SMP 울트라 블랙 (5%)
갈색 느낌 나는 어두운 흰색: SMP 울트라 화이트 (85%) + SMP 탠(15%) + SMP 울트라 블랙 약간

갈색 느낌 나는 어두운 흰색은 처음엔 흰색에 초콜릿색을 섞어봤는데, 갈색 느낌이 아니고 붉은 느낌이 나는 어두운 흰색이 나오더군요.

생각해 보니 커피우유가 누런 갈색인 반면 초코우유는 약간 붉은색이죠.

그래서 커피우유 색에 가까운 탠(tan)을 사용해서 다시 조색했습니다.

일부 부품은 원 사출색과는 달리 PG 스트라이크나 RG 퍼스트 건담 같은 느낌으로 분할 도색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출색 대로 칠하면 도색 안 한 것 같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꼭 있어서-_- 요런 식으로 살짝 배리에이션을 주는 게 좋겠죠?

도색 여부도 못 알아보는 사람이 분할도색을 알아볼 확률이 얼마나 될지는 논외로 합시다-_-

레드도 RG 사출색처럼 2가지로 했습니다만 역시 RG 사출색과는 다르게 칠한 부분이 한두 군데 있습니다.
먼저 공통으로 SMP 울트라 화이트를 바탕색으로 깔아주었고요.
밝은 레드: Finisher's 브라이트 레드 (90%) + Finisher's 파운데이션 화이트 (10%)
어두운 레드: Finisher's 실크 레드

RG 스트라이크의 파란 사출색은 원래 1종류이지만 억지로 2가지로 나눠봤습니다.
밝은 블루: Finisher's 수퍼파인 코발트 (40%) + Finisher's 블루퍼플 (40%) + Finisher's 파운데이션 화이트 (20%)
진한 블루: Finisher's 수퍼파인 코발트 (60%) + Finisher's 블루퍼플 (40%)
노란색은 Finisher's 딥 옐로우(90%)에 Finisher's 파운데이션 화이트를 약간(10%) 섞어서 칠했습니다.
레드와 마찬가지로 바탕색은 SMP 울트라 화이트로 깔아줬고요.


엘 스트라이커 팩의 검정색은 가이아노츠 미드나이트 블루를 사용했습니다.

관절이나 프레임 부분은 원래 픽스 풍의 밝은 회색으로 도색하고 싶었습니다만...
스트라이크 건담은 프레임이 외부에 많이 노출되는 디자인인데,

외부 노출 프레임을 밝은 색이나 메탈릭 컬러로 도색한 다른 작례를 보니 뭔가 좀 들떠 보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예전에 PG 스트라이크 도색 작업에서 했던 것처럼 노출된 프레임과 그렇지 않은 프레임을 다른 색으로 칠했습니다.

노출된 프레임과 무기는 PG 스트라이크 작업에도 사용했던 GSI 크레오스 건담컬러 CG101 팬텀 그레이로 칠했습니다.

사출색과 거의 비슷하게 블랙에 가까운 진한 회색인 듯...


관절이나 버니어처럼 노출이 덜 되는 전형적인 프레임 부위는 밝은 회색으로 칠했는데, 처음 계획했던 밝은 회색보다는 좀 어둡네요.

SMP 울트라 화이트 : SMP 울트라 블랙 = 2 : 1 비율로 조색했습니다.


킷에 동봉된 메탈릭 스티커를 마스킹 테이프처럼 활용해서 이런 식으로 분할 도색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머 슈나이더 칼날 부분은 진짜 칼처럼 보이라고 SMP 크롬 실버(수퍼파인 크롬으로 명칭 변경되었음)로 칠했습니다.

빔 사벨은 투명하게 빛나는 빔의 느낌을 주기 위해 웨이브 제 붉은색 마이크로 펄 파우더를 뿌렸습니다.

메인 카메라와 라이플의 조준경 부분은 파랗고 투명한 느낌을 주기 위해 푸른색 마이크로 펄 파우더를 뿌려줬습니다.
카메라 아이 부분은 전체적으로 무광 검정으로 도색한 뒤 눈 부분만 지워줘서 투명하게 비치도록 했습니다.
눈알 부분이 톡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이것으로 도색은 완료!
이제 먹선 넣고 데칼 붙이고 클리어 코트를 올리면 될 텐데요.
RG 스트라이크가 나온 지 9개월이나 됐음에도 불구하고 습식 건담 데칼이 아직도 발매가 안 됐습니다.
그렇다고 킷에 들어있는 '리얼리스틱 데칼'이라고 이름은 거창하지만 실상은 스티커인-_- 물건을 붙여주긴 쫌 그런데...

뭐 어떻게든 되겠죠^^

2011. 5. 14. 10:23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1 - 사포질

오랜만에 신상 리뷰도 썼것다, 탄력 받아 RG 엘 스트라이크를 도색까지 달려보려고 합니다.

5월 첫 주 징검다리 연휴가 정말 절호의 찬스였는데...
5월 6일에 휴가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말 안 통하는 개구쟁이 한 명이 있으니 절호의 찬스고 뭐고 하루에 프라 작업 할 수 있는 시간은 회사 출근할 때랑 아무 차이가 없습디다ㅜㅜ
그래서 열흘 동안 진행한 작업이라곤 겨우 사포질뿐-_-

일단 디테일업의 기본인 뿔과 칼을 깎았습니다.

왼쪽이 뿔 깎기 전, 오른 쪽이 뿔 깎은 후...


아머 슈나이더도 좀더 칼처럼 보이도록 날을 세웠습니다.
위쪽이 칼 갈기 전, 아래쪽이 갈아낸 후...

뿔이나 칼처럼 좁은 면을 각을 세워 갈아내는 것은 사실 사포 종류로는 예쁘게 되기 힘들고요,
カンナマスター 또는 Planing Master 혹은 파팅라인 마스터 같은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파팅라인 제거용품이 효과가 발군입니다.


나이프와는 달리 사진의 화살표처럼 날의 직각 방향으로 밀어서 표면을 긁어내는 도구랍니다.
이건 요즘 국내에선 구하기 힘드니, 대용품으로 아트 나이프 날을 세워서 칼 옆 방향으로 긁어주셔도 됩니다.
(근데 나이프로 이 짓을 하면 칼날이 나갈 확률이 높으니-_- 칼날이 저렴한 아트 나이프를 쓰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RG 스트라이크에는 RG답지 않은 골다공증 부품들이 많습니다.
스커트 안쪽은 물론이고 어깨 가동부 안쪽이나 무릎 부품 안쪽, 실드 안쪽 등등...
그래도 다른 부분들은 눈에 잘 안 띄는 위치에 있길래 레드 썬~했지만
이 실드의 노란 부품은 참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으면서도 찍어내다 만 듯한 모습을 자랑하더군요.


그래서 오른쪽 사진처럼 구멍난 곳을 퍼티로 메꾸고 좀더 입체적으로 보이게 깎아주었습니다.
골다공증 메꾸는 데는 폴리퍼티를 사용하는 게 정석이겠지만...
요 손톱 때만한 곳 때우자고 경화제랑 30:1로 계량해서 섞고 그러는 작업은 못할 짓 같아서 락커 퍼티로 두어 번 칠해서 메꿨습니다.

헤드 양쪽의 발칸을 메탈 부품으로 디테일업해줄까도 생각해봤는데...
발칸이 달려 있는 부분의 부품이 좁고 얇아서 쉽지 않아보이더군요. 그래서 패스~


이런 작업들을 다 해주고 나선 부품의 패널라인들을 찐하게 다시 그어주었습니다.
얕고 희미하면서 자잘한 패널라인들이 많아서 그냥 도색하고 나면 먹선 긋기가 꽤 곤란할 것 같더라고요.
근데 패널라인 진하게 새로 파줘야 할 곳이 정말 많더군요.
코딱지만한 부품에 오밀조밀하게 패널라인하고 몰드는 어찌 그리 많은지...
사진은 한 장도 없지만 이번에 한 일 중에 시간이 제일 오래 걸린 작업이 패널라인 다시 파기였네요. 며칠 걸렸습니다ㅜㅜ

그리고는 이제 대충 표면 사포질까지 완료~

손톱 만한 부품들에 수축은 왜 그리 많은지...-_-

퍼티질 하기는 귀찮아서 그냥 온리 사포질로 수축면들을 잡아줬습니다.



이제 서페이서 뿌릴 타임이 왔습니다.

작년 12월에 집을 이사했습니다만... 이사 후로 컴프레서와 에어브러시를 한 번도 안 돌려봤습니다.
사실은 아예 짐에서조차 안 풀었었죠.
드디어 5개월 만에 도색 환경을 연결하고 꾸며봤습니다.


스프레이 부스는 타미야 '스프레이 워크 페인팅 부스' 구형 제품인데 흡입력이 딸립니다, 딸려요.
서페이서처럼 분진 많이 나오는 도료를 뿌리면 아무리 흡입구에 정조준해서 뿌려도 온 방안에 분진이...
방진, 방독 마스크는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죠.
스프레이 부스를 교체하고 싶긴 하지만 귀찮고, 돈도 없고...


그리고 자바라 호스는 장윤 형님이었던가 누구한테 들은 대로 골판지 상자를 이용해서 창문 틈을 밀폐하고 구멍으로 빼냈습니다.


음하하 이젠 마구마구 뿌려대기만 하면 된다~~~고 하기엔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RG 건프라의 어드밴스트 MS 조인트(이하 AMSJ)의 재질이 문제인데요.
ABS와 폴리프로필렌(이하 PP)의 이중사출로 되어 있습니다만...
ABS는 락커 신너에 의해 재질이 열화된다는 문제가 있고, PP는 표면에 도료가 정착이 안 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ABS는 신너 성분이 고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부품을 분리해서 조심조심 도색하는 것이 원칙인데,
AMSJ는 특성 상 분리 안 되는 부분이 많아서 걱정이고요.

더 문제는 PP입니다.
무엇에든 잘 들러붙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성질 때문에 이중사출을 하고도 관절이 붙어버리지 않고 가동이 가능한 AMSJ가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이고,
식품 포장지 안쪽면 코팅 등에도 널리 쓰입니다만...
도색을 하고 나서 잘 벗겨진다는 문제가 있죠ㅜㅜ

그래서 PP 재질 부분에는 좀 뭔가 특수한 표면처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만...
때마침 GSI크레오스 사에서 'Mr. 프라이머 서페이서'라는 신제품이 나왔네요.
기존의 서페이서는 폴리스티렌이나 ABS처럼 락커도료와 친화력이 좋은 재질 용이라면,
Mr. 프라이머 서페이서는 그런 재질은 물론이고 금속이나 레진에도 적합하다는 겁니다.

'오호~ 반다이하고 사이가 좋은 GSI크레오스에서 RG 시리즈 발매 시기와 비슷하게 이런 신제품이 나왔다는 것은...
혹시 RG의 AMSJ에 쓰라고 나온 것인가?'
라는 생각에 바로 구입했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런너를 이용해서 한 번 실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AMSJ의 런너는 100% PP 재질입니다. ABS 소재의 런너는 제조 과정에서 떼어내 버리는 듯...)
비교를 위해 집에 있는 각종 프라이머, 서페이서류를 모두 동원했죠.
아래 사진을 보시면 왼쪽부터 Mr. 프라이머 서페이서, Mr. 서페이서, Mr. 레진 프라이머, Mr. 메탈 프라이머, Finisher's 멀티 프라이머입니다.
이것을을 아래 사진에서 빨간 선으로 연결된 부분에 뿌렸습니다.


이들을 각각 두 겹으로 뿌린 후 하루를 건조시킨 뒤 아래 사진처럼 도료도 두 겹으로 뿌렸습니다.
사용한 도료는 SMP 울트라 화이트였고요.


그리고 또 하루를 건조시킨 뒤 일단 손톱으로 살살 긁어보았습니다.
손톱으로 긁어도 멀쩡할 경우 사포나 아트 나이프로도 긁어보려 했는데...
손톱만으로도 모두 긁히더군요ㅜㅜ
느낌 상 신상 프라이머 서페이서가 젤 잘 긁히는 것 같은...

 
아 이제 어쩌죠-_-?

손끝의 느낌에 주의해 가면서 긁어보니 레진 프라이머가 확실히 다른 프라이머류보다는 좀더 피막이 강하고 덜 긁힌다는 건 알 수 있었습니다.
그치만 레진 프라이머는 ABS 재질에는 잘 안 먹힌다고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ABS와 PP가 막 뒤섞여 있는 AMSJ에 선뜻 뿌리기는 좀 그렇네요.

레진 프라이머 다음으로 피막이 괜찮았던 것은 Finisher's 멀티 프라이머 같습니다.
근데 뭐 사진을 보셔도 아시겠지만 레진 프라이머는 다른 것들과 확실히 차이나는 반면,
멀티 프라이머는 '고만고만한 것들 중에 꼭 하나를 뽑긴 해야 한다면 그래도 느낌 상 얘가 좀 나은 것 같다' 수준입니다-_-.

아 이제 어쩌죠-_-?
AMSJ 실제 부품에는 런너와는 달리 사포질을 했기 때문에 표면이 거칠어서 그나마 좀 덜 벗겨질 것 같기는 한데...
그냥 멀티 프라이머 뿌리고 도색한 후 안 벗겨지길 강하게 염원할-_- 계획입니다만...
이 방법 말곤 별로 뾰족한 수가 없는 걸까요?

2011. 5. 3. 14:25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리뷰

드디어 3번째 Real Grade(RG) 모델로 최초의 비우주세기 킷, 엘 스트라이크 건담이 나왔습니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Aile Strike Gundam의 Aile은 '날개'라는 뜻의 프랑스어입니다.
발음기호로 [ɛl]이고, 실제 프랑스인의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면 '엘르'에 가장 가깝습니다.
하지만 엘르라고 하면 모 패션잡지와 혼동되니 전 '엘'이라고 쓰겠습니다. 아무튼 '에일'이라고 읽는 것은 옳지 않다는^^;;

저는 개인적으로 이 킷에 기대가 컸던 만큼,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지난 토요일에 택배로 받자마자 냅다 조립해 보았습니다.

조립해본 첫인상은 '뭔가 새롭게 확 와닿는 임팩트는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최초의 RG 제품이었던 퍼스트 건담을 접했을 때 부품 몇 개 조립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랐던 '문화적 충격'은 이젠 느껴지지가 않는다는 말씀...
뭐 아무리 충격적인 경험도 세 번이나 반복되면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거겠지요?

뭔가 획기적으로 발전됐다기 보다는 기존 RG의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안정화시키고 약간의 마이너 체인지들을 더했다는 느낌입니다.


장점

Real Grade 엘 스트라이크 건담을 만져보면서 '좋다'고 느껴졌던 점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어드밴스트 MS 조인트(이하 AMSJ)의 3단 허리관절입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허리 관절 - 옆구리 관절 - 등 관절입니다.

AMSJ란 RG 건프라의 내부 프레임을 말하는 것으로,
ABS 수지와 폴리프로필렌 수지의 2중 사출 기술을 이용해 가동이 가능하게 만들어진 내부 관절 프레임들이
팔 한 짝, 다리 한 짝, 이런 식으로 완성된 형태로 런너에 붙어있어, 바로 떼어 사용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RG 처음 만들어보시는 분들은 이것만 보셔도 신기할 듯...

RG 퍼스트 건담에 사용되었던 프레임이 AMSJ 1, 자쿠에 사용된 프레임이 AMSJ 2였고, 스트라이크에는 AMSJ 3가 사용됐는데요.
기존 건담과 자쿠의 AMSJ는 허리 가동부가 아래위 2개의 볼 조인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보통 우리가 '허리'라고 부르는 부분에 있고요, 또 하나는 '윗배' 쯤에 있습니다.
그런데 윗배 쪽 볼 조인트는 외장장갑이 걸리적거려서 사실 그다지 가동에 도움이 되지 않았지요.

그런데 RG 스트라이크의 AMSJ 3는 아래부터 순서대로 볼 조인트, 좌우가동 관절, 전후가동 관절의 3단계 관절로 되어 있습니다.
맨 아래의 허리 볼관절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그 위의 좌우(옆구리) 관절과 전후(등) 관절은 외장 장갑과 연동되어 자연스러우면서도 꽤 효과적인 가동 범위를 갖습니다.

위 사진들을 보시면 양 옆구리의 흰색 부분을 기준으로 그 위의 빨간색과 파란색 부분이 좌우로 가동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 사진들에서는 옆구리의 흰색과 빨간색 부분을 기준으로 회색과 파란색 부분이 내부 프레임에 연동되어 앞뒤로 가동됩니다.

상당히 머리를 잘 쓴 아이디어라고 생각되고요. 이런 3단 허리관절은 향후 RG 제품에 많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AMSJ 3의 또다른 놀랄만한 기능은 발목 가동에 따른 정강이와 종아리 외장 장갑의 슬라이드 연동입니다.
무릎 가동에 따른 허벅지와 무릎 아머의 슬라이드도 물론 구현되어 있고, 이건 뭐 요즘 MG나 RG에선 뭐 당연한 것이라고 봐도 되죠.
그렇지만 하퇴부쪽 장갑이 슬라이드되는 것은 지금까지 전 건프라를 통틀어 PG 스트라이크(와 그 배리에이션 킷)밖에 없었습니다.
MG에도 적용된 적 없는 기술이 그보다도 작은 RG에 곧바로 적용되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사진을 보시면 느껴지시겠지만 정강이와 종아리 아머의 슬라이드 연동은 겉보기에 멋질 뿐만 아니라 실제 가동성에도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발이 더 꺾여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기 때문이죠.

허리나 하퇴부 이외의 다른 부분의 뛰어난 가동성이야 뭐... 이미 RG 퍼스트와 자쿠에서 검증이 되었죠.
아래 사진처럼 PG 흉내내기 놀이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스트라이크에서는 기존 RG에서 문제 되었던 자잘한 문제들도 상당 부분 수정되었습니다.

RG 퍼스트 건담은 얼굴이 목에 걸려서 고개를 일정 이상 못 숙이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RG 스트라이크는 잘 숙여집니다.
사진을 보시면 얼굴도 그럭저럭 잘 생겼죠?
뫀업 사진으로 봤을 때 콧구멍이 거대해서 걱정했는데,
제품으로 직접 보니 박스아트처럼 구멍의 양쪽 끝이 아래로 꺾인 형태라서 그렇지, 구멍이 크지는 않고 봐줄만 하네요.


조금만 힘 줘도 빠져버리던 기존 RG 킷들의 손가락들에 비해 가동 손가락 연결부도 더 견고해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냥 느낌뿐만이 아니고, 실제로 AMSJ 3의 런너에 가동형 손이 붙어있는 형태는 AMSJ 1과 2의 모양과는 다른 형상으로 되어 있더군요.
손가락이 잘 안 빠지도록 하는 모종의 보완 설계가 행해진 게 아닐까요?

그리고 RG 퍼스트에선 다리를 조금만 움직여도 앞뒤 스커트가 막 후두둑 쏟아져내리곤 했는데,
스트라이크에서는 그런 일은 없네요(사이드 스커트가 말썽이긴 한데, 요건 좀 나중에 얘기하죠).

또 RG 건담이나 자쿠에 비해 발이 완전 길어서 큰 등짐을 졌음에도 불구하고 잘 안 쓰러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리고 PG보다 뛰어난 점마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떤 등급의 스트라이크에서도 색분할되어 있지 않았던 등 중앙의 버니어까지 RG에서는 빨간 색으로 색이 분할돼 있습니다.


그외에도 전반적으로 다른 RG 킷들처럼 하이 퀄리티입니다. 1/144 크기에 MG에 비견될 수준의 디테일과 가동성이라는...
아직 RG 킷을 경험해 보지 않은 분이라면 충분히 놀랄 만한 좋은 품질입니다. 


단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색분할 수준이 기존 다른 RG 킷들만 못합니다.

리얼 그레이드 RX-78-2 퍼스트 건담을 처음 만졌을 때는 그 색분할에 정말 경악했었더랬지요.
도쿄 오다이바의 시오카제 공원과 시즈오카의 동시즈오카역 광장에 전시됐었던 1:1 건담의 색상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습니다.
화이트만 해도 다 같은 화이트가 아닌 미묘하게 다른 3가지 화이트 사출색의 부품들이
RG 건프라의 작은 팔다리에 오밀조밀 박혀있는 모습은 정말 '건프라 기술의 승리'를 상징한다고 여겨졌습니다만...
그래서 저를 포함한 건프라 팬들에겐 이런 무지막지한 외장 색분할이 RG라는 등급의 대표 특성으로 각인됐을 거라고 예상합니다만...
RG 스트라이크도 퍼스트 건담과 완전히 동일한 3가지 화이트 컬러로 사출되긴 했습니다만...

이 서로 다른 색들이 어우러지는 형태에서 퍼스트와 스트라이크는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
퍼스트에서는 정말 오밀조밀하게 뒤엉킨 세 가지 화이트가 외장표면 정보량을 증가시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강렬한 디테일을 느끼게 한 반면,
스트라이크에서는 세 가지 화이트 색이 디테일감의 측면에 그다지 공헌을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리 쪽을 보면... 분할된 부품 자체가 더 큼직큼직하고,
서로 다른 화이트 색의 부품들이 인접하지 않고 서로 떨어진 경우가 많아 얼핏 봐서는 색이 서로 다른지 눈에 안 띕니다.
한 마디로 '따로 논다'는 거죠.

화이트를 2가지 이상의 색으로 사출했었던 건프라는 RG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현존 최고의 건프라(라고 제가 생각하는) 퍼펙트 그레이드(PG) 스트라이크 건담입니다.
그런데 RG 스트라이크의 화이트 컬러 패턴은 PG의 패턴과도 또 다르고, 약간 더 단순합니다.
(PG 스트라이크 건담의 사진은 달롱넷 http://www.dalong.net 에서 퍼왔습니다)

그리고 또 PG와 비교하면 사출색 말고 외장 디테일의 디자인 방향 차이도 좀 보이죠?
RG는 자잘한 패널라인과 표면 몰드가 많은 반면,
PG는 장갑 자체가 여러 조각으로 분리돼 있고 몰드들이 올록볼록, 울퉁불퉁 입체적인 스타일의 디테일입니다.
개인적으론 PG 스트라이크 스타일의 디테일이 더 마음에 드네요.

아무튼 RG 퍼스트 건담의 색분할이 가장 완성도 높은 퍼스트 건담 모형인 시즈오카 1:1 건담을 최대한 재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RG 스트라이크의 색분할도 가급적 현존하는 가장 완성도 높은 스트라이크 건담의 모형인 PG를 재현해줬으면 했는데... 아쉽습니다.

이렇게 색분할이 단조로워진 이유는 뭘까요?
아무래도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은 RG 퍼스트의 조각조각 색분할로 인한 부품 결합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바꾸었을 가능성이겠고요.
아님 스트라이크의 디자인 자체가 퍼스트처럼 밋밋하지 않기 때문에 외장을 분할하기 힘들었을 수도 있겠지요.
아니면 그냥 귀찮아서^^?

어떤 이유가 됐든지 간에 앞으로 당분간은 RG 퍼스트 건담과 같은 현란한 색분할의 킷은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프로포션도 다소 마음에 안 듭니다.

다른 등급들은 유행에 따라 점점 더 머리와 몸통이 작고 팔다리가 길게 강조되는 프로포션으로 가고 있는데...
RG는 이런 경향이 조금 덜한 것 같습니다.
등급 이름처럼 '리얼'을 추구하기 때문일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좀 머리가 작고 팔다리가 과장되게 긴 프로포션을 선호하는데(신체 컴플렉스^^?) 약간 아쉬운 부분입니다.
물론 인체 비율에 비하면 여전히 다리가 길지만, 10두신을 가뿐히 넘는 '요즘 건프라'들과 비교했을 때 왠지 다리가 짧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게다가 처음에 그냥 조립해서 딱 세워놓고 사진으로 찍었을 땐 그나마 좀 괜찮아 보이는데...
다리를 좀 움직여 액션포즈를 취하다 보니 왠지 이상하게 상체가 더 길어지고 다리가 더 짧아진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 이유를 곰곰이 따져본 결과, 고관절이 매우 낮은 위치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겉모습은 다리가 적당히 길어보이지만, 벗겨보면 다리가 시작되는 부분 자체가 매우 아래쪽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으로 치면 밑위길이가 월등하게 긴 거죠.

이건 스트라이크만의 문제가 아닌 다른 RG에서도 볼 수 있는 문제인데요.
AMSJ에서 골반을 앞뒤로 기울이는 가동을 가능하게 하다 보니 고관절을 이렇게 아래쪽에 놓을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사이드 스커트가 다리 가동에 상당히 방해됩니다.

얘는 사이드 스커트가 위로 많이 튀어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가동축은 스커트 중간 쯤에 있어서
아래 왼쪽 사진처럼 다리를 벌리려고 하면 사이드 스커트의 위쪽이 허리부품을 눌러 간섭이 일어납니다.
그 때문에 더 이상 벌어지지 않고, 힘으로라도 벌릴라 치면 사이드 스커트가 쏙 빠져버리는 일이 발생하죠.

사이드 스커트가 일단 빠지고 나면 다시 끼우기도 힘듭니다.
다른 킷들은 사이드 스커트가 빠지면 그냥 밀어 끼우기만 해도 안쪽에서 다리의 윗부분이 스커트 연결 부품을 받쳐줘서 잘 끼워지지만...
RG 스트라이크는 고관절이 아래로 밀려나서 다리 위쪽에 넓다란 허공이 있단 말이죠.
위 오른쪽 사진처럼 스커트 연결부품이 그 공간 속에서 덜렁거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으론 잘 안 끼워집니다-_-

스커트가 걸리적거리지 않게 처리하는 기술은 이미 PG나 MG 킷들에 적용된 좋은 가동기구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RG는 공통의 AMSJ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데다가
공교롭게도 RG 스트라이크에서 다른 등급과 달리 사이드 스커트 위쪽을 뾰족하게 디자인한 것이 겹쳐지면서 특히 문제가 된 듯합니다.

아무튼 RG 스트라이크의 다리를 양 옆으로 잘 벌리는 방법은 사이드 스커트를 빠지지 않게 조심조심 뒤쪽으로 밀어내는 것 뿐인데요.
이렇게 해도 다리가 좌우로 올라가는 각도엔 한계가 있고,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자잘한 단점들이 있습니다.
  • 엘 스트라이커 팩과 몸체의 연결이 다소 불안합니다. 정확히 끝까지 꽉 끼워놓으면 괜찮은데, 조금이라도 각도를 잘못 끼워놓으면 힘 없이 쏙 빠져버립니다.
  • 엘 스트라이커 팩의 날개가 MG처럼 아래로 완전히 수직으로 접히지 않고, 45도 정도까지밖에 안 접힙니다.
  • 빔 라이플을 손에 고정하는 부품을 빔 라이플에 고정하는 부위(아 어렵다)가 약해서 부러지기 쉽습니다.
  • 그리고 PG에서는 종아리 뒤쪽의 버니어가 가동되는데, RG에서는 그냥 고정돼 있습니다.



향후 배리에이션 제품 예상

RG 엘 스트라이크 건담의 런너들을 보면 배리에이션 제품을 준비하는 흔적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런너에서 위 사진과 같은 형태의 부분을 '시스템 인젝션 스위치'라고 하는데요.
사출성형 시에 액체상태의 플라스틱이 런너를 따라 흘러들어갈 때 방향을 조절하거나 막는 밸브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것을 어느 방향으로 돌려놓느냐에 따라 런너의 일부분이 사출될지 사출되지 않을지 결정됩니다.
그래서 이런 스위치는 주로 배리에이션 킷을 만들 때, 런너의 공유 부품 부분과 비공유 부분 사이에 들어가는 것이고요.

RG 엘 스트라이크 건담에는 대부분의 런너에 이런 스위치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떤 곳에 있는가 보면... 우선 키라 야마토 피겨 있는 곳에 있네요.
흠흠... 엘 스트라이크 건담에서 키라 야마토를 빼버리고 딴 피겨를 넣고 사출색을 바꾼다는 것은? 스트라이크 루즈군요.

그리고 엘 스트라이커 팩 부품이 있는 부분에도 예외 없이 시스템 인젝션 스위치들이 박혀 있습니다.
이건 소드/런처 스트라이크 건담 발매를 위한 준비겠지요.
그치만 MG의 경우 이런 런너 스위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드/런처 스트라이크 발매에 4년 이상 걸렸다는 것을 고려하면...
RG 소드/런처 스트라이크가 곧 발매될 거라고 확신할 수는 없겠습니다ㅜㅜ

그리고 현재 시기적으로 SEED 외전 작품들의 인기는 시들한 상태이니 만큼, IWSP 같은 외전 제품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결론


Real Grade 엘 스트라이크 건담은 기본적으로 고품질인 RG 킷의 바탕에다가
허리와 하퇴부의 새로운 가동 기믹 같은 약간의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고 기존 RG 킷의 몇몇 문제를 수정한 킷입니다.

사출색이 RG 퍼스트에 비해 좀 수수해졌다는 점이나 사이드 스커트가 걸리적거리는 등의 약간의 단점은 있지만...
뭐 세상에 단점 없는 제품이 어디 있나요?
아주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고, 제작 기간과 비용과 품질 사이에서 타협을 하다 보면 이 정도의 문제는 생기기 마련이죠.

다른 등급의 스트라이크들과 비교하자면 PG는 정말 넘사벽이지만 HG는 물론이요 MG 스트라이크보다도 우수한 킷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라이크 건담이나 SEED 스타일 건프라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당연히 구입해야 하는 제품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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