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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19. 02:06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0 - Concept



이번에 다음카페 민봉기의 건프라월드 온라인 컨테스트에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으로 출품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Strike Zeta Gundam)은 한마디로 말하면 '제타건담 3호기의 코마츠바라(小松原)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제작에서는 제타건담 3호기의 또다른 버전인 네오그레이드 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컨버전 킷을 베이스로
코마츠바라 버전에 가까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이 기체에 대해서는 아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아서
먼저 MSZ-006-3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이라는 외전적 기체의 유래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겠습니다.

1. Green Divers

MSZ-006-3이라는 형식 번호의 기체가 최초로 세상에 등장한 것은 2001년 선라이즈에서 제작한 플래니테리엄(별자리 등을 투영하는 반구형 스크린) 용 CG(컴퓨터 그래픽스) 영화 '건담 신체험 -0087- 그린 다이버즈'였습니다.

스토리는 궤도상의 전투로 피해를 입고 대기권으로 추락하는 민간여객선 프로스페로 호에 남겨진 두 남매를 에우고와 티탄즈, 카라바가 협동하여 구한다는 내용인데,
탈출한 남매들의 대기권 돌입 캡슐을 회수하는 역할을 한 것이 카라바 소속의 MSZ-006-3 제타건담 3호기입니다.
초고속으로 대기권 돌입 중인 캡슐을 따라잡는다는 것은 제타건담의 추진력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리형 부스터 유닛을 사용합니다.

<이미지 출처: GUNDAM EVOLVE MATERIAL>

2001년의 기술에 그다지 넉넉치 않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CG 영화라서 제타건담 3호기의 모델링은 별로 세밀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3호기라고 해도 오리지널 제타건담과 형태가 다른 것은 아니고 백색, 보라색, 회색의 컬러링 외에는 눈에 띄는 차이점이 없습니다.
이 컬러링은 제타건담의 원 디자이너인 후지타 카즈미(藤田一己)씨가 디자인했다고 하고요.

작품 내에서 제타건담 3호기의 파일럿은 얼굴도 안 나오고 이름 대신 '화이트 유니콘'이라는 코드 네임으로 불리우지만
어깨의 A자, 카라바 소속인 점, 그리고 성우가 후루야 토오루(古谷徹) 씨라는 점에서 '아무로 레이'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2. GUNDAM EVOLVE../9

제타건담 3호기가 그 다음으로 세상에 선보인 것은 제타건담 극장판이 완결되던 2006년이었습니다만,
우연히도 두 가지의 서로 다른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다른 매체로 발표됐습니다.

그 중 하나가 선라이즈의 애니메이션 GUNDAM EVOLVE../9 입니다.
EVOLVE../ 시리즈는 원래 건프라 매장에서 킷의 프로모션을 위해 상영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상이지만,
EVOLVE../9은 EVOLVE../ 시리즈 6~10의 모음집 DVD 발매를 위해 특별히 따로 제작된 영상입니다.

GUNDAM EVOLVE../9에는 3기나 되는 서로 다른 타입의 제타건담 3호기가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 MS-006-3A 화이트 제타가 그린 다이버즈에 등장한 제타건담 3호기와 동일 기체입니다.
디자인은 SD건담 만화 등의 작가인 이치시키 마사토(一式まさと)씨가 담당했는데, 그린 다이버즈 디자인을 살짝 리파인한 수준입니다.
부스터 유닛의 디자인도 그린 다이버즈와 거의 동일합니다.
파일럿의 코드네임은 역시 '화이트 유니콘'인데, 얼굴로 보나 극중에서 '1년전쟁의 영웅'으로 불리는 걸로 보나 분명히 아무로 레이입니다.

<이미지 출처: GUNDAM EVOLVE MATERIAL>

이 기체는 2007년 반다이에서 MG 제타건담 2.0의 컬러 배리에이션 한정판으로 제품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제타 2.0 런너를 그대로 쓰다 보니 백색과 회색의 배치가 그린 다이버즈나 EVOLVE../9 버전과 좀 달랐지요.


3. Masterpiece Zeta Gundam

그런데 EVOLVE../9보다 몇 달 빨리 공개된 다른 제타건담 3호기가 있었으니,
개라지 킷 메이커인 studio RECKLESS의 코마츠바라 히로유키(小松原博之) 씨가 조형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입니다.
코마츠바라 씨는 카토키 하지메(カトキハジメ) 씨의 디자인을 가장 Ver. Ka스럽게 조형해내는 천재 원형사로 유명한데요.
요즘은 카토키 디자인을 벗어나서 독자적인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데, 스트라이크 제타도 코마츠바라 씨의 이런 오리지널 디자인 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버전으로 완성이 가능한 '1/144 Z GUNDAM +α Ver. 2006 FINAL' 레진 킷이 캐러하비 2006 행사장에서 판매됐고,
9월에는 '마스터피스 제타 건담(Masterpiece Zeta Gundam)'이라는 책으로까지 발간되었습니다.
마스터피스의 재미있는 점은 마치 '우주세기 0106년의 사이드6에서 발간한 제타 건담에 관한 책'인 것처럼 꾸며져 있다는 것입니다.
책에 나오는 사진들은 모두 코마츠바라 씨와 다른 유명 모델러의 모형 작품들을 연출 촬영한 것인데,
그 중에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기종이 바로 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그린 다이버즈에 등장한 제타건담 3호기와 동일한 형식번호 MSZ-006-3이고, 소체의 디자인도 거의 같습니다.
(실제로 소체의 조형은 studio RECKLESS에서 2005년에 '제타건담'으로 발매한 킷과 동일합니다)
기존 제타건담 3호기와의 가장 특징적인 차이점은 실드가 거대한 전용 서브유닛으로 대체된다는 점입니다.

이 서브유닛에는 자체 제너레이터가 내장되어 있어, 하이퍼 메가 런처 급의 빔 캐논과 추진용 엔진에 파워를 공급하고,
미사일 등를 수납할 수 있다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그 외 변경점으로는 사이드 스커트에 빔 캐논이 추가되고, 등 뒤의 플라잉 아머의 디자인도 다소 변경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

2008년에는 '마스터피스 롤아웃 제타 건담(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이라는 이름으로
마스터피스에 등장한 모형작례와 설정자료를 담은 책도 발간되었습니다.
마스터피스 롤아웃에 나온 제타건담 3호기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설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타건담 3호기는 본래 제타 건담의 예비 부품 용으로 애너하임 일렉트로닉스에서 보관중이었다.
그런데 제타 건담의 뛰어난 항공작전능력에 주목한 카라바의 요청으로 카라바 '아우둠라(Audhumla)' 부대에 인계되었다.
카라바는 제타건담 3호기의 지구상에서의 항공작전능력 향상을 위한 여러가지 기체 장비를 가지고 평가시험비행을 실시했다.

그 중 하나는 뉴타입 파일럿이 탑승한 제타건담을 부스터에 의해 탄도비행시켜 지구상의 어느 전선이라도 45분 이내에 투입한다는 '전지구NT전력즉응파견구상'이었다.
이 훈련 도중에 여객선 프로스페로 사고의 인명 구조에 관여하게 된다(그린 다이버즈).

장비 옵션 중 '스트라이크 제타'라는 기체는 애너하임사의 투자자 자료에 그 모습이 공개되어 있다.
스트라이크 제타는 대MS전뿐만 아니라 후방 침투, 적 시설에 대한 종심타격의 역할도 하는 Strike Fighter를 목표로 한다.

그래서 전용 서브유닛에 초저속부터 마하 10 이상의 극초음속까지 대기권내 항행능력이 뛰어난 복합 사이클 엔진을 탑재하고,
지상 공격용 무기를 수납할 수 있는 4개소의 내장식 웨폰 베이도 장비하였으며, 스텔스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서브유닛 앞단에는 하이퍼 메가 런처 급의 빔 캐논을 장비했으며, 이것과 엔진은 내장된 제너레이터로부터 동력을 공급받는다.
이 때문에 본체의 파워가 여유로워져서 사이드 스커트의 빔 사벨 수납부도 대형 빔 캐논으로 교환하였다.

그러나 카라바의 시험평가 결과 뉴타입 외엔 다루기 힘든 섬세하고 과민한 제타건담의 조종성 때문에 도입구상 자체가 소멸되고,
카라바 수뇌부는 제타건담을 베이스로 한 양산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뭔가 그럴듯하죠?
설정은 됐다 치고, 제가 이 스트라이크 제타에 유달리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오리지널 제타 보다도 멋지기 때문'입니다.
제타 건담의 웨이브라이더도 멋지긴 한데, 확실히 짤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데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웨이브라이더는 서브유닛으로 인해 훨씬 길어져서 좀더 항공기스러운 샤프한 프로포션을 갖게 되었죠.

<이미지 출처: 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

그리고 웨이브라이더 옆면을 보면 파란 띠가 서브유닛에서 윙 바인더, 허벅지, 종아리, 테일 버니어 스태빌라이저까지 사선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테일 버니어 스태빌라이저 에서 발부분으로 A자를 그리듯이 이어져 내려오는데요.
저는 이것이 왠지 멋지고, '역시 아무로 전용기'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4.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네오그레이드의 원형사이신 피아님의 2007년작입니다.
정식 명칭은 1/100 Strike White Zeta ver. Evolve 9이고, 반다이 1/100 MG 제타 건담 ver. 2.0 프레임을 사용하는 레진 컨버전 킷입니다.

Evolve../9의 화이트 제타와 studio RECKLESS의 스트라이크 제타, 그리고 G-System 활제타의 특징들을 모아 한 데 융합한 디자인입니다.
이름부터 스트라이크 제타와 화이트 제타가 융합되었죠.
구석구석 살펴보면 배색과 일부 몰드 형태는 화이트 제타를, 사이드 스커트와 서브유닛은 스트라이크 제타를,
발과 활 모양은 활제타를 닮았으며, 그 외 패널라인이나 세부 디테일은 피아님의 오리지널 리파인입니다.


<이미지 출처: 민봉기의 건프라 월드>

제가 하려는 작업은 이렇게 세 기종이 융합된 킷으로부터 다시 코마츠바라 버전의 스트라이크 제타를 추출(?)해 내는 일이 될 텐데요.
가장 큰 작업은 아마도 서브유닛 개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피아님 킷의 서브유닛은 얼핏 보면 스트라이크 제타와 유사하지만 어디까지나 '실드 + 활 수납공간' 역할입니다.
엔진 노즐이나 빔 캐논 총구가 없고, 바깥쪽과 위쪽 부분이 코마츠바라 버전과 전반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개조가 필요합니다.
또, 사이드 스커트에도 빔 캐논을 추가해 주어야 할 것이고요.


5. GFF 제타 플러스의 컬러 패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보고 건담 센티넬의 제타 플러스(Z Plus)와의 연관관계가 느껴진 건 혹시 저 뿐일까요?
제타 플러스도 스트라이크 제타처럼 평가시험 타입의 아무로 레이 전용기가 있었고,
제타 플러스에도 사이드 스커트에 빔 캐논이 장비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죠.
그리고 아마도 위의 박스글에서 카라바가 도입하기로 한 '제타 건담을 베이스로 한 양산기'가 바로 제타 플러스일 겁니다.

<이미지 출처: 魂Web>

Gundam Fix Figuration 시리즈의 제타 플러스를 보면 위 사진과 같이 청색 부분이 기하학적 패턴으로 색분할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 계획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푸른색 부분도 GFF 제타플러스와 비슷한 패턴으로 칠하려는 것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와 제타 플러스는 설정상 동일한 연장선 상에 있는 기체이니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색분할 무늬는 모델러들 사이에선 보통 스플린터(Splinter) 도색이라고 통하고 있지만
현실 세계의 스플린터 미채(迷彩, camouflage) 패턴이라는 것은 병기보다는 전투복 용도이고, 무늬 모양도 꽤 다릅니다.



<2차대전시 독일군의 스플린터 미채>


<스웨덴의 M90 스플린터 미채>


<페리스 미채의 예>

건담 센티넬 때부터 건프라 도색에 널리 쓰여온 색분할 패턴은 스플린터 미채 패턴보다는 오히려
60~70년대 미국 전투기에 일부 적용된 페리스 미채(Ferris camouflage) 패턴에 가깝다고 볼 수 있고요.
카토키 하지메 씨가 모델 그래픽스에 건담 센티넬 내용을 연재할 때도 '페리스 풍 분할 미채'라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좀 석연치 않은 것은 GFF 제타 플러스의 컬러링은 '미채'라고 부르기엔 너무 화려하고 눈에 띈다는 것이죠.
이것은 아마도 기체의 평가 테스트와 홍보를 위해 편의 상 일부러 눈에 잘 띄는 색으로 도색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현실세계의 예로 러시아 전투기들의 시험비행용 도색 패턴(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습니다)과 비교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러시아의 Su-35BM 프로토타입 2호기>


요약

제 작업 구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ver. Evolve 9' 컨버전 킷을 베이스로 해서
코마츠바라 버전의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설정과 디자인을 좀더 살려내고,
GFF 제타 플러스 같은 시험비행 용 색분할 패턴으로 도색하는 것입니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아래와 같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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