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보기'에 해당되는 글 171건

  1. 2010.08.20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2 - 개수 14
  2. 2010.08.06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1 - 가조립 26
  3. 2010.07.28 아이폰 공식 AS의 모든 것을 까발려 주마 - AS, 남의 일이 아닙니다 10
  4. 2010.07.27 건프라 엑스포 다녀왔습니다. 8
  5. 2010.07.21 PiFan,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인터뷰 15
  6. 2010.07.19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0 - Concept 13
  7. 2010.07.13 택배왔어요~! 16
  8. 2010.07.10 2010년 6월 (24개월)
  9. 2010.07.01 건프라 사진 강좌 #1 - 정자세 포즈 잡는 법 16
  10. 2010.06.20 아이폰 iOS 4.0 깔아보니 세 가지가 좋더군요. 15
  11. 2010.06.10 1/100 GN-001/hs-A01 애벌랜치 엑시아 리뷰 16
  12. 2010.06.06 건프라 사진 강좌 #0 - 캐릭터 모형 사진 어떻게 찍을까? 10
  13. 2010.05.28 파이널 판타지 13 120시간 리뷰 : 최후의 FINAL FANTASY? 39
  14. 2010.05.27 90년대의 목소리 ZARD(坂井泉水, 사카이 이즈미) 3주기(週忌) 6
  15. 2010.05.22 가격 대비 실속 있는 프라탑 수납장 11
  16. 2010.05.17 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14
  17. 2010.05.13 24년간의 숙원이 현실로... MG 디오(The-O) 2010 여름 발매!! 6
  18. 2010.05.12 가정의 달 맞이 소소한 지름 - 폐암 예방 대책^^ 6
  19. 2010.05.08 MG RMS-099 릭 디아스 완성! 5
  20. 2010.05.03 우리는 이런 대통령 왜 못 만드나? - 오바마 미시건대 졸업식 축사 4
  21. 2010.05.03 MG&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직전 Coming Soon!
  22. 2010.04.30 파이널 판타지 13 일본어판을 산 사람도 한글판을 또 질러야 하는 이유 6
  23. 2010.04.25 SPEED - 어쩌면 한국 걸그룹들의 미래 모습? 4
  24. 2010.04.09 경제위기, 고령화 사회의 '지키는 재테크' - 마법의 돈관리 2
  25. 2010.04.06 스틱!(Made to Stick) - 1초 만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에 숨겨진 6가지 법칙 3
  26. 2010.04.05 MG&HGUC RMS-099 릭 디아스 도색 완료 2
  27. 2010.03.26 MG RX-0 유니콘 건담 HD 컬러 + MS 케이지 리뷰 15
  28. 2010.03.20 宇多田ヒカル(우타다 히카루) - Addicted To You 7
  29. 2010.03.18 MG & HGUC RMS-099 릭 디아스 표면정리 완료 4
  30. 2010.03.16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 아이폰 6
2010. 8. 20. 04:40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2 - 개수


원래는 지지난 주 포스트하려고 계획했었던 개수 작업기입니다만...
역시 개수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군요. 컨테스트 마감(8/31)에 시간 맞출 수 있을지 진심으로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개수 작업에서는 프라판을 사용한 작업이 주가 됩니다만... 프라판으로 어디어디 개수했습니다, 끄읕~ 하면 재미 없으니까
제가 개수 작업을 할 때 사용한 방법에 대해서 팁이랄지 설명부터 좀 드리겠습니다.

1. 프라판 공작 팁

건프라 개조/개수 작업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프라판 공작일 텐데요.
먼저 실토할 것은 이 방법들이 제가 고안해낸 방법은 아니고 전격하비에서 스크래치 빌드 모델러로 유명한 미사키 미츠아키(岬光彰) 씨의 책
'GUNDAM SCRATCH BUILD MANUAL'에 나오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1) 도면 대로 재단하기
프라판 작업 중엔 그냥 대충 프라판을 닥치는 대로 잘라서 해도 되는 작업이 있는가 하면,
조금 복잡한 모양의 경우 도면을 그려서 도면에 따라 프라판을 재단해야 할 필요성이 있죠.
도면을 그리는 방법으로는 CAD나 벡터 그래픽 프로그램을 아주 잘 다루신다면 거기서 모양을 그려서 프린트하시는 것이 베스트일 텐데요.
일반인이라면 그보다는 방안지(모눈 종이)에 자 대고 연필로 직접 그리시는 것이 더 편하고 빠를 겁니다.

이렇게 얻어진 도면 대로 재단하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정확하고 오차가 적게 재단할 수 있는 방법은 도면이 그려진 종이를 프라판에 붙인 상태로 도면과 함께 잘라내는 것입니다.
딱 하나만 필요한 모양이라면 도면 원본도 그냥 잘라버려도 별 상관이 없겠죠.

<'영구고정용', '강력접착용' 이거 말고 딴 거 사세요-_- 프라 표면에서 닦아내기 힘듭니다>

그런데 종이를 프라판에 붙인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종이 붙이는 풀은 프라판에 안 붙고, 플라스틱용 접착제는 프라판 표면을 녹인다는 문제가 있죠.
이럴 경우 가장 유용한 것이 '스프레이 접착제'입니다.
종이와 프라판을 잘 붙여주고, 스프레이 형식이라 사용도 편하고, 종이가 울거나 프라판이 녹지도 않죠.
3M사 제품이 유명한데, 국내 메이커에서도 유사 제품이 나와 있습니다. 문구 전문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뿌리는 접착제 중엔 가장 많이 사용되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강력 접착용(영구고정용), 다른 하나는 임시 접착용(재접착용)입니다.
이름만 들어봐도 프라판 재단할 때 뭘 사용해야 하는지 아시겠죠? 그렇습니다. 임시 접착용입니다.
임시접착용은 포스트 잇 같은 느낌으로 몇 번이고 붙였다 뗐다 할 수 있고, 종이 쪽에 뿌리면 프라판 표면엔 찌꺼기가 잘 남지 않습니다.
칼질 도중에 떨어지거나 할 만큼 접착력이 약하지도 않습니다.
레진 부품 가조립할 경우에도 가벼운 부품이라면 편리하게 접착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저는 실수로 강력접착용을 사버렸답니다ㅜㅜ.
3M 제품에선 75번, AMOS 제품에선 100번, NABAKEM 제품에선 B2가 임시 접착용입니다(O).
3M에선 77번, AMOS 200번, NABAKEM A1이 강력 접착용이고요(X).
저처럼 실수하지 마시고 확인하셔서 꼭 임시 접착용(재접착용)으로 잘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스프레이 접착제에는 분사 노즐 팁(분사구가 있고 손가락으로 누르는 부분)이 두 종류 들어있습니다.
기본 빨간 팁은 좁은 원형으로 분사되는 것이고, 스페어 흰색 팁은 세로 방향으로 넓게 분사되는 것이지요.
도면처럼 넓은 것을 붙일 때는 흰색 팁으로 교체하셔서 가로로 지나가듯이 뿌리면 한번에 넓게 칠해져서 편합니다.
노즐 팁 교환시 유의할 점은 노즐 토출구 방향과 캔 위쪽에 까만 매직(?)으로 표시된 점과 같은 방향을 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캔스프레이 도료 뿌리듯 20cm 정도 떨어져서 흰색 팁으로 스프레이 접착제를 도면 뒤쪽에 넓게 잘 뿌리고 위 사진처럼 프라판에 붙였습니다.
이제 도면의 선을 따라서 잘라내기만 하면 되는데, 여기서 또 유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프라판 재단 시에 가장 쓰기 편하고 단면도 매끄럽게 나오는 도구는 아래 사진 맨 위의 P커터인데요.
칼날이 P자 비슷하게 생겨서 이 이름이 붙은 것 같은데, 이 도구는 일반 칼처럼 재료를 베는 것이 아니고 긁어내서 얇게 만들어 절단합니다.
그래서 문제인 것이 도면을 붙이고 재단 시에 P커터를 쓰면 도면을 긁으면서 잡아찢는다는 점입니다-_-
결국 도면을 붙인 상태로 재단 시엔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사진 아래쪽의 일반 커터나 아트 나이프를 사용하셔야 됩니다.


P커터가 아닌 일반 커터 사용 시의 단점은 절단면이 예쁘지 않고 프라표면 위로 툭 솟아나온다는 것인데요.
일반 커터로 완전히 베어질 때까지 잘라내는 것보다 프라판을 반복적으로 커터로 긋다가 프라판이 반쯤만 잘렸다 싶은 상태가 됐을 때
손으로 프라판을 꺾어서 부러뜨리는 것이 그나마 절단면이 깔끔하게 나오니 참고하시기 바라고요.


다 재단한 뒤 부품에 남은 도면 종이는 떼내어 버리시면 됩니다.
프라 표면에 남은 접착제는 임시 고정용이든 강력 접착용(많이 남습니다-_-)이든 에나멜 신너로 지워지니 깨끗이 닦아내시고요.
그래도 끈끈함이 남을 경우 사포질 한 방 살짝 해주시면 깔끔해집니다.

그런데, 도면을 한 번 쓰고 버릴 게 아니고 재활용해서 똑같은(비슷한) 모양을 여러 개 잘라내야 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애초에 프린터로 뽑은 도면이라면 또 뽑으면 되고, 집에 복합기 같은 게 있으시면 복사해서 쓰시는 게 가장 정확해서 좋습니다.
이런 기기들이 없을 경우 차선책이 먹지 등을 이용해서 프라판 표면에 도면을 옮겨 그린 후 그 도면을 따라 자르는 겁니다.

또다른 방법은 이미 잘라놓은 프라판을 템플릿처럼 써서 그것을 대고 다른 프라판을 자르는 것입니다.
그냥 대고 자르다 보면 움직일 가능성이 있으니 순간접착제를 몇 군데 점 찍듯 조금씩 발라 프라판끼리 접착한 후 재단하고 나서 다시 떼냅니다.


계속 새로 자른 프라판을 새 템플릿으로 삼아서 다른 프라판을 자르다 보면 오차가 쌓이고 쌓여 마지막엔 전혀 다른 모양이 될 수 있으니
최초에 재단한 것만 계속 템플릿으로 사용해야 된다는 것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방법은 모양이 직선으로만 이루어져 있을 때 사용 가능한, 특히 서로 다른 도안을 한 도면에 그렸을 때 유용한 방법입니다.
우선 도면를 프라판에 붙입니다.
위에서 말한 임시접착용 스프레이 접착제로 붙여도 되고, 없으면 마스킹 테이프로 붙여도 됩니다.


그리고 도안의 각 꼭지점에 철필이나 송곳 같은 것으로 찍어서 프라판에 표시를 남깁니다.


도면을 뗀 뒤에 먹선펜 같은 걸로 철필 자국을 더 잘 보이게 표시합니다.
이렇게 안 하고 칼질하면 철필 자국이 어디였는지 못 찾는 수가 생깁니다-_-.

그리고는 점 잇기 놀이 하듯이 점들 사이의 직선 부분에 자를 대고 P커터 등으로 자르면 됩니다.
철필 자국이 스토퍼 역할을 해서 커터가 더 나가지 않고 딱 꼭지점에 멈추게 해주는 반가운^^ 부작용도 있습니다.
이 방법의 결과물로서 비슷하게 생겼지만 약간 다른 프라판 부품 삼종 세트가 얻어졌네요.


2) 매끄러운 모서리 만들기
일반적으로 프라판으로 입체 다면체를 만들려고 하면 각 면을 이루는 모양을 따로 재단해서 엣지들끼리 접착하는 방법을 씁니다만,
이렇게 접착해서 만든 모서리는 매끄럽지 않기 때문에 퍼티질이나 사포질 같은 후가공이 필수가 됩니다.
그런데 두 면이 밀접한 관계에 있고, 서로 이루는 각이 둔각일 경우 프라판을 꺾는 방법으로 매끄러운 모서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위에서 봤을 때 복잡한 모양의 옆면을 만드시려고 하면 아주 많은 개수의 프라판 조각이 필요하겠지만,
긴 띠 모양의 프라판을 가지고 이 방법으로 매끄러운 모서리를 만들면서 둘레를 두르시면 훨씬 편합니다(말만으로는 이해가 힘드시죠?).


이 작업의 개념은 윗 그림과 같습니다.
우선 얇은 프라판(바깥면)과 두꺼운 프라판(안쪽면) 한 장씩을 같은(비슷한) 모양으로 재단합니다.
모서리가 될 부분은 P커터를 사용하여 얇은 프라판에선 안쪽에 접는 금을 내고, 두꺼운 프라판은 절단합니다.
P커터를 쓰는 이유는 절단선이 두꺼워서 모서리의 꺾일 틈을 내주기 때문입니다.


얆은 프라판이 바깥쪽, (두 조각 난) 두꺼운 프라판이 안쪽이 되도록 서로 접착한 후 접는 금을 따라 꺾어접습니다.
그리고 꺾인 모서리 안쪽에 순간접착제나 순접 퍼티를 발라 보강하고서, 다른 부품들에 각도를 맞춰놓고 순접이 굳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바깥쪽 얇은 프라판의 살짝 꺾인 부분이 모서리가 되어 절단 자국 같은 것 없는 예쁜 둔각 모서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대략 120도 정도의 둔각까지는 가능하지만 그 이상 많이 꺾이게 되면 바깥쪽 프라판이 파손돼서 절단될 우려가 있습니다.

3) 프라판 엣지 경사면 가공
프라판 여러 장을 연결해서 입체를 만들 경우 엣지끼리 직각으로 만나면 후처리 가공이 그나마 쉽지만 어정쩡한 각도로 만나면 번거로워집니다.
아래 그림의 A나 B 경우처럼 접합하게 되면 순접 퍼티가 필요해지거나 삐져나온 부분을 갈아내야 하죠.
그런데 만약 프라판 옆면 엣지를 미리 C처럼 경사지게 가공해 놓으면 후처리가 훨씬 간단해지고 접합 자국도 별로 표가 안 납니다.
A나 B의 경우 치수를 재고 도면을 그릴 때부터 접합부의 두께를 계산에 넣어야 하는 데 비해서 C는 그렇게 안 해도 되는 장점도 있고요.
그리고 이런 접합부뿐만 아니라 오픈된 엣지의 경우도 직각이 아닌 각도로 마무리해야 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는 보통은 줄 같은 걸로 엣지를 대강 비스듬하게 맞추어 깎아내려고 하시겠지만, 정확한 각도는 불가능하죠.
이 용도로 유용하게 쓸만한 도구를 미사키 씨의 스크래치 빌드 매뉴얼 대로 따라서 만들어봤습니다.
준비물은 각도기, 프라판, 커터날, 볼트,너트, 워셔, 핀바이스, 접착제/강력 양면 테이프 정도입니다.
볼트는 가급적 손으로 돌리는 타입이 좋지만 전 그런 게 없어서 드라이버로 돌리는 타입으로 했네요.


프라판을 각도기 지름과 비슷한 크기로 위 사진 같은 모양으로 자르고 가운데에 선을 그어둡니다.
그리고 각도기의 중심과 프라판의 중심에 볼트가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을 뚫습니다.


그리고 프라판 가장자리에 커터 칼날부분이 조금 튀어나오도록 커터날을 강력접착용 스프레이 접착제나 강력 양면 테이프로 붙입니다.
그리고 나서 볼트와 워셔, 너트를 이용해서 아래 사진처럼 결합하면 완성입니다~


이제 이것을 프라판 경사면 엣지 가공에 사용하는 방법인데요.
먼저 경사면 가공을 할 엣지 부분에 마커 등으로 칠해놓습니다.
이렇게 하면 깎이면서 마커 칠한 부분이 사라짐으로 인해 엣지가 균형있게 잘 깎이고 있는지 체크하기가 편합니다.


그리고 각도기 눈금을 보고 원하는 엣지 경사면 각도를 맞춘 후,
오른쪽 사진처럼 프라판에 직각으로 대고 옆으로 밀면서 커터날 부분으로 깎습니다.
이 도구가 줄로 대충 깎을 때보다 훨씬 정확한 각도의 엣지를 낼 수 있고, 속도도 줄로 깎는 것보다 결코 느리지 않습니다.

4) 슬릿 프라판 제작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서브 유닛 분사구 부분을 보면 촘촘한 슬릿 모양의 판이 있습니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 코토부키야나 WAVE 사의 옵션 파츠 기성품을 이용해도 좋겠지만,
프라판을 이용해서 직접 만드는 것도 괜찮습니다.

슬릿 프라판을 만들기 위해선 우선 P커터 날이 여러 개 있어야 합니다.
P커터 날은 튼튼하기 때문에 갈아끼울 일은 별로 없지만, 이 용도를 위해 좀 쟁여놓았습니다^^.
OLFA 사의 PB-450용 칼날이 2000원 정도에 5개가 들어있으니 4000원이면 10개를 장만하실 수 있겠네요.

P커터 날과 스페이서(P커터날들 사이를 일정한 간격으로 띄워주는 물건)를 교대로 가지런히 쌓습니다.
저는 이번에 아트나이프 날을 스페이서로 사용했지만, 꼭 아트나이프 날을 쓰실 필요는 없고요.
촘촘한 슬릿을 원하시면 스페이서 없이 P커터 날만 쌓으셔도 되고,
더 성긴 슬릿을 원하시면 두꺼운 프라판 같은 것을 스페이서로 사용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P 커터날의 구멍에 고정용 봉을 끼운 후 테입 등으로 감아서 고정합니다.
저 구멍 사이즈가 3mm에 조금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3mm 프라봉은 안 들어가고, 3mm짜리 핀바이스 날이 들어가길래 저것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자를 대고서 원하는 깊이가 될 때까지 열심히 그어주시면 됩니다.
10개로는 원하는 폭보다 부족할 경우, 맨 가장자리 라인끼리 잘 맞춰가면서 옆으로 확장해서 그어주시면 되고요.


그 결과물은 오른쪽 사진과 같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슬릿 부분의 위쪽이 사선 모양으로 끝나는데 이것은 그 위쪽에 별도의 매끈한 프라판을 따로 잘라서 붙인 것입니다.
이 방법대로는 슬릿 끝쪽이 사선모양을 이루도록 만들 수는 없죠.

5) 원형봉 끝 가공
개수/개조 작업을 하시다 보면 프라판뿐 아니라 프라봉, 프라 파이프 등도 사용하실 때가 많으실 겁니다.
제 경우도 이번에 서브유닛과 사이드 스커트의 빔 캐논 용으로 프라 파이프를 사용했는데요.

그런데 원형봉 끝을 반듯하게 잘라놓으면 뭔가 사실감이 떨어지고 장난감 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보통은 원형의 가장자리를 비스듬하게 가공해 주는 게 좋습니다만...
손으로는 원형을 정확히 맞춰서 깎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죠.

만약에 전동 라우터나 전동 드릴 같은 전동공구가 있으시면 쉽습니다.
아래 왼쪽 사진처럼 끝부분을 평평하게 다듬은 프라봉을 전동 툴에 고정하고, 사포를 비스듬히 대고, 전동툴의 스위치를 넣어 회전시키면
아주 쉽게 오른쪽처럼 원형봉 끝을 가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이런 전동 툴이 없으시다면, 아래 사진처럼 프라봉을 핀바이스에 꼽아 사포에 대고 돌림으로써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프라봉 사이즈가 너무 굵어 핀바이스에 안 들어간다면 프라봉에 구멍을 뚫고 황동선을 박아넣은 후,
황동선을 핀바이스에 고정해서 이렇게 하면 됩니다.



2. 서브유닛

반 이상이 지나서야 이제부터 제대로 된 제 작업 내용이 시작인데요^^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이 오리지널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다른 부분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이 실드 서브유닛입니다.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 1/144 STUDIO RECKLESS 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서브 유닛과 삼면도를 일대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그나마 비슷해 보이는 상면도(실제 웨이브라이더 형태에서는 아랫면이지만 편의상 윗면으로 지칭하겠습니다)입니다.
왼쪽이 1/144 렉클레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오른쪽이 1/100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입니다.
눈에 띄는 차이점이라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서브유닛은 유선형 내지는 물방울 형태로 중간 이후에선 뒤로 갈수록 좁아짐에 비해
네오그레이드 킷은 그냥 끝까지 넓어져가는 형태라는 점입니다.


옆모습의 큰 차이점은 파란 점선으로 나타내었습니다만 양 옆의 에어 인테이크부 윗면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수평을 이루고 있는데 비해
네오그레이드 킷은 뒤쪽으로 갈수록 한없이 위로위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맨 뒤의 메인 부스터 부분도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완만하게 뒤로 갈수록 좁아지지만
네오그레이드 킷은 거의 맨 끝에서 뚝 떨어져버립니다.



뒷모습을 보면 그 차이가 가장 명확히 보이는데요.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서브유닛의 메인 동체 부위는 위쪽이 좁은 사다리꼴임에 비해서
네오그레이드 킷은 아래쪽이 좁은 사다리꼴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지적했듯이 양옆 에어 인테이크 부가 뒤로 갈수록 계속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훨씬 높이 붙어있는 것으로 보이죠.

한 마디로 말해서 견적이 안 나옵니다ㅜㅜ. 기본 틀이 비슷해야 살을 붙여서 개수할 텐데 완전히 뼈대부터 다르니...

그렇다고 이제와서 완전 자작을 할 수도 없고 해서...
뼈대를 바로잡지는 못하고 그대로 두고, 살을 잘 붙여서 '이미지'나 '느낌' 상으로라도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느낌이 나게 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개수를 위해 잘라내고 파내야 하는 부분을 파란 색 건담 마커로 아래 사진과 같이 표시했습니다.
표시한 이유는 전체적인 개수 부위를 파악하자는 의미도 있지만
줄로 갈아내거나 할 때 정확히 필요한 부분까지만 갈아낼 수 있도록 알아보기 쉽게 표시해 놓은 것입니다.

잘라내고 파내고 깎아내는 과정이야 다들 비슷하시겠지만
처음엔 없애버려야 되는 부분의 중심부위부터 아트 나이프, 니퍼, 핀바이스 등을 동원하여 무차별 난도질로 부숴갑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아트 나이프로 조심조심 깎고 파내고,
마지막 단계에서 줄로 표면을 고르게 만들어주죠.


아래 사진이 이번 작업에 사용한 줄들입니다.
첫번째 것은 타미야 Plastic Modeling File입니다. 그 중에서 폭 16mm짜리 평줄이고요.
원래는 반원줄을 사고 싶었는데, 물건이 평줄밖에 없어서 이놈으로 샀습니다.
그 아래에 있는 것은 Daddy's Pocket이라는 프라모델링 전문 메이커의 P5 모델링 줄입니다(머피님 사이트에서 구입 가능).
줄 폭도 7mm밖에 안 되고 겉보기엔 허름해 보이지만 바로 위의 타미야 줄과 가격이 거의 같습니다.
둘다 줄 치고는 비싸죠. 각각 2만원대 중반입니다.


그런데 확실히 몇천원에 몇 개씩 들어있는 저가형 줄들과는 성능이 다릅니다.
갈리는 절삭력과 절삭 표면의 매끄러움이 확 다르고요. 400방 사포 스틱 대신에 써도 될 정도인 듯합니다.
줄 눈에 낀 플라스틱 찌꺼기 청소도 더 편한 것 같습니다. 사진 아래 있는 황동솔로 줄 눈 방향으로 몇 번 털어주면 깨끗해집니다.

굳이 둘 중에 비교하자면 절삭력이나 매끄러움은 P5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Daddy's Pocket 제품은 평줄밖에 못 구하는 것 같고, 타미야 제품은 반원줄, 원줄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측면 절삭 특성이 서로 다릅니다. 구석진 부분을 갈 경우 타미야 줄은 정면만 갈고 측면은 전혀 건드리지 않습니다.
반면에 P5는 양 측면이 서로 다른데, 한쪽 측면은 정면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갈아버리는 반면,
다른 한 쪽은 옆면은 깎이지 않고 구석진 꺾인 부분만 파고 들어갑니다.
그래서 측면을 건드리고 싶지 않을 때는 타미야 줄, 정면을 깎으면서 구석진 엣지를 확실히 하고 싶으면 P5로 경우에 따라 나눠쓸 수 있겠습니다.

서브유닛의 프라판 작업에는 전반적으로 1mm 프라판을 사용했습니다.
예외로는 다층구조가 필요한 맨 위의 덮개 장갑을 1mm 프라판 위에 0.3mm 프라판을 두 장 얹었고요.
1-2) 프라판 공작 팁 내용처럼 안쪽의 1mm 프라판과 가운데 0.3mm 프라판은 절단하고, 바깥쪽 0.3mm 프라판 안쪽에 접는 금을 내고 꺾었습니다.
부스터 배출구의 핀 형태의 구조물은 원래도 두께가 좀 있고 해서 1-4) 팁처럼 만든 1mm 프라판과 매끈한 1mm 프라판 두 장을 붙여 만들었습니다.

작업 내용은 사실 1번에서 프라판 공작 팁을 소개하면서 대강 사진이 올라갔고요.
그 작업 결과물은 다음 사진들과 같습니다.



빔 캐논의 총구는 1-5)의 팁대로 5mm 프라파이프의 끝면을 경사지게 가공한 후 가운데에 3mm 메탈 파이프를 넣어 만들었습니다.지금은 그냥 프라판들만 붙여놓은 상태고, 표면 정리와 패널라인 작업 등을 추가로 해주어야 합니다.


3. 사이드 스커트

거대 서브유닛과 더불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특징 짓는 것이 바로 빔 캐논이 달린 사이드 스커트인데요.
얼핏 봤을 때는 네오그레이드 킷을 조금만 수정하면 비슷하게 될 것 같았습니다만...
1 : 1로 비교해 보니 달라도 너무 다르네요.

아래 사진 맨 왼쪽이 1/144 STUDIO RECKLESS의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킷의 사이드 스커트입니다.
그리고 가운데가 1/100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오른쪽이 1/100 MG 제타 플러스 C1입니다.



옆에 붙어 있는 굴곡진 무늬의 장갑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네오그레이드 킷이 비슷할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전혀 달라요.
그리고 제타 플러스는 혹시라도 떼어와서 쓸 수 있을까 싶어 들여다보았는데, 구조적으로는 거의 같지만 모양이 상당히 다릅니다.



그래서 얻어진 결론은. '그래 자작하자'입니다.
뭐 서브유닛에 비하면 훨씬 작으니 자작하는 것이 엄청나게 큰 일 같지는 않더군요.
서브 유닛 작업시에는 마치 상자곽을 만들듯이 외부 면의 모양들을 프라판으로 만들어서 엣지끼리 붙여 만들었는데요.
사이드 스커트는 왠지 그보다는 프라판을 쌓아서 만드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위의 1-1) 프라판 공작 팁에 소개한 방법 처럼 도면 하나 그리고 철필로 찍어서 프라판을 잘라내는 방법으로 제작했습니다.
요 도면 안에 실은 네 가지 서로 다른 도안이 들어있습니다.


각각의 모양대로 1.2mm 프라판을 잘라서 늘어놓았습니다.


그리고 우선 가장 바깥쪽의 것만 빼놓고 쌓아서 접착 후 줄로 표면을 고르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바깥쪽의 장갑은 디자인에 맞게 1-3) 프라판 공작 팁의 도구를 이용해서 엣지를 경사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제타건담 킷의 사이드 스커트와 허리를 연결해 주는 프레임 부품을 새 스커트에 맞게 잘랐습니다.



이런 모든 작업의 결과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빔 캐논은 서브유닛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5mm 프라파이프의 끝면을 경사지게 가공한 후 가운데에 3mm 메탈 파이프를 넣어주었습니다.



4. 헤드



헤드는 지난 번 가조립기에서 MG 제타 2.0 인젝션 헤드로 어떻게 해보겠다고 말씀 드렸었죠.
MG 제타 2.0 헤드에서 가장 문제 되는 부분은 넓데데한 얼굴입니다. PG 제타와 거의 같은 스타일이죠.
STUDIO RECKLESS의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도 그렇고, 네오그레이드 제 모델도 그렇고,
요즘 모델들은 얼굴이 이정도까지 넓고 길고 순박하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턱을 갈아주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정확히 갈아내기 위해 왼쪽 사진처럼 건담마커를 칠하고 갈았습니다.
결국은 마커 칠한 부분보다 훨씬 많이 갈아냈지만요^^
그리고 턱을 갈아주는 김에 아트나이프로 마스크 부분 전체를 좀 파서 윤곽선을 뚜렷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벼슬(?) 부분이 둥그스름한 것도 마음에 안 들어서 오른쪽 사진처럼 0.5mm 프라판과 순간접착제를 사용하여 각진 형태를 만들어줬습니다.
앞부분은 원래부품을 0.5mm 깊이로 파서 프라판이 묻히게 만들어줬고, 각진부분 쪽은 프라판이 두 겹으로 되어 있습니다.
프라판들 사이의 틈새는 퍼티 쓰기가 귀찮아서 순접으로 메꿨고요.

아래 사진들은 개수 결과를 알아보기 위한 비교사진인데요. 왼쪽이 MG 제타 2.0 순정, 오른쪽이 개수 후입니다.
턱 깎인 게 눈에 좀 띄시나요?
어쩌다 보니 순정 킷에는 먹선과 스티커까지 붙어있어서 이쪽이 윤곽선이 더 뚜렷해보이실지도 모르지만
실물로 보면 개수 후의 모양이 윤곽선이 훨씬 또렷하답니다. 




5. 기타 개수 취소된 부분

지난 번 가조립기에서 무거운 거대 레진 등짐을 들기엔 헐렁해 보이는 가녀린 허리 볼관절과
웨이브라이더 형태일 때 서브유닛과 윙바인더의 연결이 불안해서 개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만...

허리 관절을 좀더 튼튼한 옐로서브머린 볼관절로 교체하려고 들여다 보니 순정 볼관절에 뭔가 튀어나온 돌기가 달려있더군요.
반대쪽을 들여다 보니 그 돌기를 꼽을 수 있을 만한 홈이 있었습니다. 
즉, 이것이 등짐의 무게 때문에 뒤로 넘어가지 않게 하는 스톱퍼였습니다. 정자세로 허리를 위아래로 눌러주면 이 스토퍼에 의해 고정됩니다.


역쉬~ 반다이 사람들은 건프라를 허투루 설계하지 않는다니까요.
스토퍼가 제 구실을 하게 하려면 허리를 꼿꼿이 세우는 자세만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기왕 있는 스토퍼를 없애가면서까지 관절 교체하는 것은 조금 아닌 것 같아서 개수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그리고 웨이브라이더 형태 시 서브유닛, 윙바인더, 본체의 연결을 네오디뮴 자석 같은 것을 이용해서 보강하려고 좀 찾아봤지만
자석을 심어줄 마땅한 위치를 못 찾겠더군요.
다시 들여다 보니 왠지^^ 고정이 될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다음 작업이 바빠서 이것도 패스해버렸습니다.



어쩌다 보니 이번 제작기는 제가 작업한 내용보다는 프라판 가공 팁이 주된 내용이 되어버렸네요.
다음번 작업은 디테일 업 되겠습니다.
기한을 맞추기 위해서 가속을 좀 붙여야 할 텐데 쉽지 않네요.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8. 6. 03:11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1 - 가조립



정말 작업 진도가 이상하게 잘 안 나가서 이제야 가조립 작업기를 올립니다.
윗 사진은 건프라월드 온라인 컨테스트 공고 후에 봉지를 까고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증샷인데요.
벌써 한 달이나 지나서 작업기를 올리면서 뭘... 별 의미 없는 인증샷입니다.

1. 세척

세척 얘기부터 나오는 작업기는 아마 거의 못 보셨을 겁니다.
지금까지 해놓은 작업이 너무 없어서 이번 세척엔 최신 테크놀로지가 적용돼서 특별히 소개하려 합니다^^

레진 킷 만들 때 중요한 작업 중 하나가 바로 이형제를 세척하는 일이죠.
레진 부품이 실리콘 틀에 붙어버리지 말라고 바르는 기름 같은 것이 이형제입니다만,
이 이형제를 제대로 씻어내지 않고 작업을 하게 되면 접착이나 도색도 잘 안 되고,
설령 도색이 다 된 후라고 해도 도색이 다 일어나 벗겨져버리는 참혹한 사건을 목격하게 될 수가 있죠.

그래서 보통은 도색 작업 전에 중성세제를 물에 타서 레진 킷 표면의 이형제를 칫솔로 박박 닦아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저는 노동력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처음부터 초음파 세척기로 세척했습니다.


이번에 제가 구입한 SD-80H 초음파 세척기입니다. 안경 쓰시는 분들은 안경점에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요즘엔 좀더 디자인이 예쁘고 기능 많고 저렴한 타사 제품들도 있지만
30년 가까이 초음파 세척기를 꾸준히 만들어 온 '성동 초음파'사를 믿고 구입했습니다.

강력하고 수명이 긴 BLT(bolted Langevin transducer) 진동자를 사용하고, 정밀한 세척이 가능한 40kHz 초음파를 발생시키고,
용량은 1.2L에 보온 기능이 있는 모델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타이머 기능이 없는 정도랄까요?


세척조 크기 상 1/100 스트라이크 제타의 서브유닛 부품은 세척이 불가능합니다.
세척조 크기가 SD-80H보다 커지면 가격이 수직급상승하기 때문에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할 듯하고요.
앞뒤쪽 끝부분만 담가서 세척하고, 중간부분은 치솔에 퐁퐁 묻혀서 닦았어요.


이것이 이번 세척에 사용한 SMP 이형제 제거제입니다. 일종의 약한 신너 같은 유기용제입니다.
500ml 단위로만 팔기 때문에 두 병이 필요했습니다.

처음엔 물에다가 중성세제 타서 세척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컨테스트 작품이다 보니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특별히 이형제 세척 전용 용제를 구입했습니다.
위쪽 사진에 보시면 초음파 세척기를 스프레이 부스 앞에 놓았는데,
세척 시 이형제 제거제가 증발돼서 집안에 퍼지면 안 좋을 테니 스프레이 부스를 켜놓고 세척 작업을 했습니다.

초음파 세척기의 원리는 초음파가 액체 매질을 통과할 때 그 빠른 진동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캐비테이션(cavitation)이라는 진공 거품이 생겼다가 터지면서 거기서 발생한 에너지로 부품 표면의 오염원을 떼내는 것입니다.

초음파 세척기에서 초음파 발생부는 보통 바닥 부분이기 때문에 부품의 세척하려는 쪽이 바닥을 향해야 하고,
캐비테이션 현상은 액체에서만 생기기 때문에 세척하려는 부품이 고체인 세척기 바닥면에 딱 붙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철사 바구니 같은 것으로 부품을 액체 속에 띄워놓으면 좋지만, 철망이 너무 조밀하면 초음파가 투과를 못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품을 겹겹이 쌓아놓으면 아래쪽 부품이 초음파를 가려서 위쪽 부품 세척이 안 되므로 한 겹만 펴놓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이형제 제거제를 붓고, 적절한 철사 바구니가 없어서 부품들을 그냥 바닥에 펴놓았습니다.


그리고 파워 온!


오른쪽 스위치는 초음파 발생 스위치, 왼쪽 스위치는 보온 기능 스위치인데요.
캐비테이션은 온도에 따라 그 강도가 달라지는데, 물의 경우 75도에서 캐비테이션 발생과 세척 효율이 가장 좋습니다.
이 제품은 물 사용을 가정하고 75도로 보온을 해주는데요. 웬만한 유기용제는 75도에서는 끓어버린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보온 스위치는 몇분만 켰다가 따뜻해졌다 싶을 때쯤 껐습니다.


찌르르르르~~ 하는 소리가 나면서 세척이 되고 있습니다.
2분간 세척하고 나서 부품들을 뒤집고, 다시 2분간 세척했습니다.


유기 용제가 집안에 확산되지 않도록 뚜껑을 덮었고, 말씀 드렸듯이 보온 스위치는 껐습니다.

이렇게 세척하기를 대여섯 번 정도 반복해서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 전체를 세척했습니다.
세척이 다 끝나고 난 이형제 제거제는 다음번에 다시 사용하기 위해 다시 원래의 병에 담아놓았습니다.


2. 가조립 (MS 형태)

이렇게 닦아낸 부품들을 게이트 제거하고, 휜 부품들은 펴고 해서 가조립을 해보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부분을 수정하고 개수해야 할지 들여다 보고 분석하는 작업인 만큼 킷의 단점과 문제점만 들춰내는 내용이 될 것 같은데요.
아래 나올 내용을 읽고 "이렇게 불평만 늘어놓을 거면 딴 킷 만들지 왜 이거 만들고 있냐?"고 말씀하지 마시고,
가조립 과정이라는 특성을 감안하고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는 반다이 MG 제타건담 2.0의 일부 외장장갑 부품을 레진 킷으로 치환하는 컨버전 킷입니다.
그런데 사진처럼 세우는 것만 해도 만만치 않더군요.
원래 부품들 지탱하기도 버거운 준 낙지건담에 속하는 MG 제타건담 2.0 프레임인데 거기에 돌덩어리 같은 레진을 주렁주렁 달아놓으니
제대로 낙지건담이 됐습니다ㅠㅜ.

저 무거운 서브유닛을 들어올리는 건 언감생심, 서브유닛 끝을 바닥에 올려놓고도 어깨가 휘청휘청합니다.
더 문제되는 것은 양쪽 합치면 서브유닛보다 무거운 등의 윙바인더입니다. 이것들 때문에 허리와 골반 및 몸 전체가 뒤로 기울어집니다.
골반 쪽은 관절을 좀 보강해주어야 할 것 같고, 허리 같은 경우 아예 고정을 해버리든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위 사진을 보면 뭔가 좀 허전하지 않으신가요?
아래 오른쪽 사진처럼 곧휴 부품이 윗부분에 양쪽으로 돌기가 있었는데 조립 도중에 부러져버렸습니다.
부품이 너무 얇게 성형된 관계로, 붙여 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아예 그냥 MG 제타건담 2.0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의 상태가 크게 나쁘지는 않은데 좀 상태 메롱한 부품들이 몇 개 있습니다.
특히 반대편이 비쳐보일 정도로 얇게 성형된 부품들이 많습니다.
표면정리 작업 도중에 구멍이 뚫리거나 하지 않도록 그 전에 퍼티 등으로 보강이 필요하겠습니다.
테일 스태빌라이저의 경우 양쪽에 이렇게 얇은 부위가 생겨버린 데다가 안쪽도 마구 퍼티를 칠 수 없는 디테일한 부분이라서 작업이 좀 곤란하네요.

서브 유닛을 보니 실리콘 틀의 일부가 딸려나와 뜯겨진 것도 보이네요.
저는 이런 것 처음 보는데, 제가 가진 킷이 소위 '막타'라는 의미일까요?
뜯겨져서 파손된 실리콘 틀은 다시 사용하지 못할 테니 파기했을 것이고, 제 킷이 그 틀을 파기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만든 킷이겠죠.


헤드는 MG 제타 2.0 부품에 비해 여러 모로 조금씩 수정이 되어 있기는 한데 MG의 편리한 부품 분할의 유혹을 이길 정도의 메리트는 없는 듯합니다.
그리고 후두부 카메라 테두리의 얇은 부품 상태도 안 좋고요.
아마도 MG 머리를 사용해야 할 듯...

어깨는 맨 앞쪽 장갑만 레진 부품으로 되어 있는데,
A자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A자 형태와 조금 다르고, 왼쪽 오른쪽 어깨의 몰드 모양도 달라서
MG 제타 2.0 킷의 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옆 모습을 보니 역시 서브유닛밖에 안 보이는군요^^
활은 휜 상태가 심해서 팔팔 끓인 물에 담가서 열심히 직선으로 잘 펴줬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서브유닛 개수 작업을 가늠하는 데는 활을 꼽지 않고 사진 찍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뺐습니다.


서브 유닛에 빔 캐논의 포구(砲口)와 덮개만 만들어서 덮어주면 제법 제대로 된 스트라이크 제타건담처럼 보일 것 같습니다.

사이드 스커트의 옆면을 보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과 같은 몰드가 있는 것은 반갑습니다만...
끝에 빔 캐논을 달아주려면 사이드 스커트의 단면이 정사각형에 가까워야 하는데 아주 펑퍼짐한 직사각형을 하고 있습니다.
킷을 개수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보이지만 그래도 완전히 새로 자작하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뒷면은 또 윙바인더밖에 안 보입니다.
윙 바인더가 이렇게 커진 이유 중 하나는 원래는 서브 유닛에 있어야 할 부분을 윙 바인더 아래쪽에 붙여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수정/개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놔둘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또 윙 바인더가 조각조각 분리된 날개처럼 펴지는 연출을 위해 층층이 쌓이는 구조로 만들다 보니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문제점은 이들 조각들 간의 결합 핀이 오직 한 곳, 가동축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제대로 결합하고 접착하려면 가동이 안 되고, 가동이 되게 하려면 제대로 결합이 안 된다는 상황인 것이죠.

가동도 되고, 결합도 되게 하는 방법은 자석을 사용하는 방법 뿐일 것 같습니다만...
윙 바인더가 조각조각 날개처럼 펼쳐지는 스타일은 다소 중국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석을 쓰지 않고 그냥 고정 접착해 버리려고 합니다.


3. 가조립 (웨이브라이더 형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에서 웨이브 라이더 형태는 MS 형태만큼의 중요성이 있기 때문에 웨이브라이더 형태도 반드시 가조립을 해봐야겠죠.



그런데... 역시 웨이브라이더 형태도 고정이 잘 안 됩니다.
부품은 무거운 레진 덩어리로 바뀌어 부담이 더 가는데,
MG 제타 건담 2.0에 있었던 웨이브라이더 모드 시의 고정 핀들이 추가되기는커녕 오히려 일부 삭제되었습니다ㅜㅜ
제대로 고정을 하기 위해서는 삭제된 핀들을 되살리거나 군데군데 추가로 자석을 심거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MG 제타건담 2.0 자체가 완전변형을 제일의 목표로 삼은 반면 변형 시 가동 부품들의 내구성에는 별로 신경을 안 쓴 듯합니다.
가슴과 따로 노는 어깨 고정부위라든가, 정확하게 내부 부품이 부러지는 방향으로 힘을 받도록 설계된 허리 변형 기구,
아주 작은 부분에 온 힘을 받게 만들어진 골반 고정부 등등... 불안한 부분이 한둘이 아닙니다.
변형 부품들의 내구성 보강에 대해서도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빨간 화살표가 가리키는 에어 인테이크 형태의 부분이 원래는 서브 유닛에 달려있어야 하는 부분인데,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킷에서는 윙바인더로 옮겨진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원래대로 개수하는 것은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저대로 놔두려고 합니다.

네오그레이드 킷의 웨이브라이더 형태에서 한 가지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무릎 부품이 과도하게 앞으로 튀어나와 있어서 다리가 제대로 접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무릎 부품도 결국 제타 2.0의 부품을 사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 첫번째 작업기 '가조립' 편을 마칩니다.
다음번 작업기는 서브 유닛과 사이드 스커트 빔 캐논 등의 개수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7. 28. 19:42

아이폰 공식 AS의 모든 것을 까발려 주마 - AS, 남의 일이 아닙니다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지난 월요일 아침, 저의 아이폰은 피곤했는지 출근길에 제 손에서 미끄러져 떨어졌습니다.

지금까지 너댓번 떨어뜨렸지만 다행히 뒤쪽의 케이스가 충격을 막아줘서 큰 손상은 없었거든요.
제 예전 포스트☜에도 나오지만 제가 사용하던 케이스는 뒤쪽에서 스냅형태로 끼우는 하드 케이스이기 때문에
앞부분 크롬 테두리와 강화유리는 보호가 잘 안 됩니다. 그래도 '강화'유리라 별 일 없을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아스팔트 위에 엎드려 있는 제 아이폰을 뒤집어든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앞면 왼쪽 위 구석의 크롬 베젤(스뎅 테두리-_-) 부분에 충격을 받으면서 강화유리가 와장창 깨져버린 것입니다.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파손 상태를 감정해 보니, 강화 유리만 깨지고 LCD는 아직 멀쩡합니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저렇게 박살난 강화 유리 위로도 터치가 정상적으로 되더군요.
그러니까 보기엔 상당히 처참해 보이지만 실제로 파손된 것은 아이폰 앞면의 가장 바깥 층에 있는 유리뿐이란 겁니다.
사진엔 잘 안 보이지만 왼쪽 위 크롬 베젤 부분에도 찍힌 자국이 났구요.

이제부터 저의 파란만장한 아이폰 공식 AS체험기가 시작되는데요.
혹시라도 저와 비슷한 경우를 겪으신 분께 도움이 될까 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상세하게 정리해봤습니다.

1. 공식 AS? 사설 AS?

국산폰의 경우 메이커별 공식 AS 센터에 들고 가면 유리를 갈아주면서 유리값을 유상으로 청구하겠죠.
하지만 아무리 강화되어봤자 지가 유리지... AS 기사의 공임까지 고려하더라도 아무리 후하게 쳐줘도 5만원 안쪽일 겁니다.
사제 AS에서 이걸 아무리 더 싸게 해준다고 해도 그 차액을 노리고 위험을 감수하며 사설 AS 업체에 맡기는 사람은 없겠죠.

그런데 아이폰 사용자들은 대부분 아시겠지만 아이폰은 다릅니다.
아이폰 공식 AS는 고장난 폰을 한국에서 수리하지 않고 다 애플 본사로 보내버리고, 사용자에겐 다른 리퍼비쉬(refurbish) 폰을 줍니다.
리퍼비쉬 폰이란 전에 이런 식으로 본사로 보내진 고장난 폰들의 고장 부품과 겉껍데기를 개수해서 만든 '수리 받은 중고 폰'이고요.
유리가 깨졌든, 단자가 파손됐든, 카메라가 고장났든, LCD가 깨졌든... 모든 단순 고장 시에 리퍼비쉬 폰과 교환해줍니다.

이게 1) 보증 기간(구입 후 1년) 내에 2) 사용자의 과실 없이 3) 경미한 고장일 경우엔 무상으로 교환해주는데,
저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만족을 못하면 유상입니다.
그리고 유상 수리의 수리비는 단순하게 두 가지 경우밖에 없습니다. 290,400원 또는 폰값
아무리 작은 수리라 하더라도 보증 기간이 지나거나 사용자의 과실 때문이면 290,400원을 내야 합니다.
아마도 본사로 보내고 받고 하는 비용 때문인 듯합니다.
그리고 아이폰이 총체적인 타격을 입어 도저히 회생불능의 상황에 빠졌을 경우엔 AS 비용으로 거의 폰값에 해당하는 금액을 청구합니다.
(8GB 모델은 594,000원, 16GB는 712,800원, 32GB는 831,600원입니다)

아이폰에 문제가 생겼는데 유상 수리가 필요할 경우, 공식 AS의 이런 엄청난 비용 때문에 사설 AS의 유혹을 받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사설 AS업체도 용산, 강변, 강남 등지에 많이 있습니다. 검색창에 '아이폰 수리 업체'라고 치시면 많이 보실 수 있을 듯...
사설 업체에 맡기는 것도 아니고 아예 본인이 직접 아이폰 강화유리를 인터넷으로 구입하셔서 DIY로 교체하시는 분도 계신 것 같더군요.

비용은 강화유리 교체 같은 경우 6만원대이기 때문에 공식 AS에 비해 훨씬 쌉니다.
DIY로 하면 더더욱 싸게 먹히겠죠.
그런데 유리가 깨지면서 센서가 고장나든지 송수화기 쪽에 문제가 생겼다면 추가 수리 비용이 들어가게 되겠고요.
제 폰은 유리 깨진 저 왼쪽 위 귀퉁이가 조도 센서, 근접 센서 등이 몰려있는 부분이라서 센서 고장의 우려가 있었습니다.
낙상사고 후 폰을 얼굴에 대고 통화하면 1분 동안 화면 터치가 안 먹는 등, 근접 센서 계통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리고 일단 이런 사설 AS를 받으시고 나면 다음 번에 문제가 생겨도 공식 AS를 이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저는 아이폰 보험도 들어놨는데, 보험 들어놓고 공식 AS가 아닌 사설 AS를 이용한다는 것이 좀 우스웠죠.
그래서 이것저것 따져보아 공식 AS를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2. 아이폰 보험

일단 한 번 소비자 과실로 AS를 받게 되면 무시무시한 금액을 얻어맞게 되는 이런 아이폰이기 때문에 보험이 있습니다.
2009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쇼킹 안심 서비스라는 보험이 있었고, 2월 이후 가입자는 쇼 폰 케어 서비스라는 것이 있네요.
이런 보험에 가입해 놓으면 분실로 인한 대체 폰 구입 시나 AS 수리 비용 발생 시 보조를 해줍니다.
전액 지원해주는 것은 아니고 자기 부담금이라는 것이 있어서 고객도 기본적으로 3만원 ~ 7만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험계약금액보다 수리비나 교체폰값이 더 나올 경우는 고객이 그 차액만큼 또 부담해야 하는 것이고요.

자기부담금이 있긴 하지만, 수리비용 29만원에 비하면 훨씬 적으니...
보험에 가입하셨으면 공식 AS를 받으시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이 아래에 아이폰 보험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만한 얘기를 정리해 두었으니 관심 있으면 읽어보시고요.
별 필요 없으시면 다음으로 넘어가도록 하죠.



3. AS 받기 전 백업

사설 AS의 경우는 폰은 그대로 놔두고 파손 부품만 갈아주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준비할 것이 없습니다(돈 말고는-_-).
그런데 공식 AS는 폰을 바꿔주는 것이기 때문에 폰 내부 데이터를 백업(backup)해놔야 합니다.
그리고 탈옥된 폰은 '회생 불능의 극심한 손상'과 동격으로 간주되어 AS비용이 폰값이 됩니다.
AS 맡기기 전에 탈옥 전 상태로 복원해놓아야 합니다. 탈옥하신 분들이야 어떻게 하는지 다 잘 아실 것이고요.

순정 상태로 사용하시는 분들은 아이튠즈를 통해 백업해야겠죠?
우선은 아이튠즈의 버전을 최신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010년 7월 28일 현재 Ver. 9.2.1이 최신이네요.

아이튠즈에서 백업은 왼쪽 사이드바의 아이폰 아이콘을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해서 메뉴의 '백업'을 선택하면 간단히 됩니다만...
가급적 '백업' 말고 '동기화'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동기화를 하면 백업도 동시에 되는 것은 아시죠?

동기화를 해야 되는 이유는 아이튠즈의 '백업' 명령이 아이폰의 모든 데이터를 백업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튠즈 백업은 OS와 응용프로그램(어플)의 각종 설정, 주소록, SMS 이력 등등 잡다한 데이터들은 다 보관해줍니다.
그런데 어플 자체는 백업이 안 됩니다. 그리고 음악, 동영상 등의 컨텐츠도 백업이 안 되고요.
그래서 제가 백업에서 복원하면서 좀 당황했는데요, 이들은 '백업'의 대상이 아니고 '동기화'의 대상입니다.

음악이나 영화야 아이튠즈로 옮기셨으면 다 동기화 정보가 남아있을 것이고, 지워져도 사실 큰 문제는 아닙니다만...
어플은 보통 아이튠즈를 통해서가 아니고 아이폰에서 직접 앱스토어로부터 받아서 사용하시는 경우가 많죠.
어플을 수백 개씩 사용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폰에서 설치한 어플들을 아이튠즈와 동기화시켜놓지 않으신다면 리퍼 폰에 다시 하나하나 찾아서 까는 게 고역이 될 겁니다.

아이튠즈 왼쪽 사이드바의 아이폰을 클릭하시면 메인 화면에 여러 개의 탭들이 뜨는데요.
거기서 '응용 프로그램' 탭을 선택하시고 '응용 프로그램 동기화' 체크박스가 체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시고,
현재 사용중인 어플들 옆의 체크박스가 체크되어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나서 아이튠즈 화면 오른쪽 아래의 '동기화'버튼을 누르고 기다려주시면 필요한 데이터들은 다 백업되고,
공식 AS를 받으러 가실 준비가 되는 겁니다.


4. 공식 AS, 어디서 받을 것인가?

아이폰 공식 AS를 받으시려면 KT 플라자(舊 한국통신 전화국)나 KT CS(소비자 서비스) 센터에 방문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복잡하게도 이들 서비스 센터는 AS 방식에 따라 세 종류로 나뉩니다.

1) iPhone Care 센터
AS 판정과 리퍼 폰 지급까지 한번에 다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런 곳들은 모두 서울에 있습니다-_-

괜히 며칠 동안 신경 쓰기 싫기 때문에 저도 이 중 하나인 강남 KT 플라자를 갔는데요.
아무래도 아이폰 사용자가 많은 지역이고, 휴무일 다음날인 월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번호표를 뽑으니 제 앞에 88명 남았다고 나오더군요ㅜㅜ
AS 접수만 하는 게 아니고 AS 관련 모든 처리를 한꺼번에 하니 한 사람 당 걸리는 시간도 무지 오래 걸립니다.
저는 오후 세 시 반쯤 갔다가 영업 시간이 끝난 6시 반에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ㅜㅜ

지인들 얘기를 들어보니 신도림 KT 플라자 같은 곳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지 않다더군요.
iPhone Care 센터들의 위치는 ☞여기☜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iPhone AS 지정점
KT의 대부분의 AS 센터가 이 카테고리에 해당합니다.
방문시 그 자리에서 AS를 접수하고 리퍼 폰을 지급해주는 것은 iPhone Care 센터와 같은데,
차이점은 맡긴 폰이 무상 교환 대상인지, 유상 교환 대상인지, 아니면 정상인지 판정하는 것은 며칠 뒤에 연락해서 알려준다고 합니다.

보통의 경우엔 나중에 연락이 오면 '네, 알겠습니다'하면 그만이라서 어쩌면 iPhone Care 센터보다 더 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정상폰으로 판정이 나거나 판정에 불만이 있는 경우는
다시 한 번 방문해서 리퍼 폰을 반납하고 맡긴 폰을 되찾아가야 한다는 불편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험 보상금을 받으셔야 할 경우는 AS 접수증이 반드시 필요한데, 어쩌면 AS 접수증을 받기 위해 다시 방문해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iPhone AS 지정점의 위치는 ☞여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 iPhone AS 접수점
몇몇 지방의 KT AS 센터가 여기에 해당되는데요, 이곳들은 리퍼 폰이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장난 폰을 맡기면 며칠 후에 연락해서 AS 여부를 알려주고, 판정 결과에 따라 리퍼 폰을 줍니다.
그 사이 며칠 동안은 아이폰 없이 불편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죠.
가까운 곳에 iPhone AS 지정점이 있으면 가급적 그 쪽으로 가시는 게 나은데, 없으시면 접수점에 맡기는 수밖에요-_-

iPhone AS 접수점의 위치는 ☞이곳☜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여담이지만 한 달쯤 전에 KT에서 아이폰의 USB/충전 케이블을 제품 결함에 의해 무상교환을 해준다고 공지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의 빨간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전선 피복이 벗겨지게 되어 있습니다.


제것도 저모양으로 교환대상이었지만 귀찮아서 안 가고 있다가 이번에 아이폰 AS 맡기면서 교환해달라고 했더니,
아글쎄 교환이 안 된다는 겁니다.
KT에서는 무상 교환해주려 했는데 애플에서 거절해서 안 된다고... 정 바꾸고 싶으면 23,100원 내고 바꿔가라고...
끄응... 뭐 아이폰 관련 AS는 다 이 모양이니, 무상 교환해준다는 말 나올 때 재깍 가서 바꿔오는 게 정답이었던 겁니다.


5. 백업 데이터 복원

이제 리퍼 폰을 받아들고 집에 왔습니다.
제가 받은 리퍼 폰에 깔린 OS 버전은 3.1.3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어플은 하나도 깔리지 않은 초기 상태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전 폰에서 백업한 데이터를 다시 새 폰으로 옮겨야 하겠죠.
리퍼 폰을 전에 쓰던 폰과 같은 상태로 만들기 위해선 다음 순서에 따라 작업해주셔야 합니다.

(OS 업그레이드 →) 백업에서 복원 → 동기화

1) OS 업그레이드
일단 리퍼 폰을 PC에 연결한 후 아이튠즈를 띄웠습니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메시지가 나오는데, 복원을 위해 '새로운 iPhone으로 설정'이 아니고 '다음 백업에서 복원'을 선택하는 것이 상식이죠.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백업된 원래 폰의 OS는 iOS ver. 4.0.1인데 리퍼 폰은 3.1.3이라고 복원을 못 하겠다고 뻐팅기는 겁니다-_-


저처럼 리퍼 폰의 버전이 오래돼서 백업 복원이 안 될 경우는 아이폰의 OS 업그레이드 작업부터 해줘야 합니다.
우선 한 발 물러나서 '새로운 iPhone으로 설정'을 선택한 후 계속합시다.
그럼 아이폰이 저절로 꺼졌다 켜졌다 하고 이것저것 세팅을 마칩니다.

그러고 나면 아이튠즈의 '업데이트 확인' 버튼을 눌러 최신 버전의 OS로 업그레이드를 합니다.
이렇게 OS 업그레이드가 다 끝나고 난 후 '복원'을 선택하면 됩니다.
그러면 '데이터가 다 지워진다'고 겁을 주는데 지워질 데이터도 없으니 계속 진행하시면 되고,
그럼 아이폰이 또 꺼졌다 켜졌다 한 후 다시 위와 같은 메시지가 뜨지요.

2) 백업에서 복원
OS 버전에 문제가 없거나, OS 업그레이드 하신 뒤에 '복원'을 선택하시면 다시 위 그림 같은 메시지가 뜨는데요.
이번에는 위 그림과 같이 '다음 백업에서 복원'을 선택하시고, 저 오른 쪽 칸의 백업 파일을 잘 선택하셔야 합니다.
'마지막 동기화' 날짜 시간를 잘 보시고 AS 맡기기 직전에 저장한 백업 파일이 맞는지 확인하세요.

맞는 백업 파일을 선택하셨으면 '계속'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시면 됩니다.
그러면 또 아이폰이 꺼졌다 켜졌다 하고 백업 복원이 완료됩니다.

3) 동기화
아직 마지막 과정이 남았는데, '동기화'를 해 주셔야 하죠.
AS 가시기 전에 제가 위에 적은 방법대로 동기화를 하셨다면 동기화 후 어플들과 음악, 동영상까지 AS 이전과 동일하게 돌아올 겁니다.


흑흑... 부활한 나의 폰... "어서 오세요."

아,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닙니다.
폰이 교환됐잖아요. MAC 어드레스가 다릅니다.
NESPOT 존에서 Wi-Fi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아이폰의 MAC 어드레스를 등록하게 되어 있지요?
여기☜로 가시면 NESPOT 등록된 MAC 주소를 수정하는 방법과 새 폰의 MAC 주소를 확인하는 방법이 나오니 그대로 해 주세요.
만약 댁에서 쓰시는 무선 공유기도 MAC주소 인증 방식을 사용하도록 세팅되어 있으시면 거기도 새 폰의 MAC 어드레스를 등록하시고요.

이제 여기까지 하시면 리퍼 폰을 이전 폰과 완벽히 동일하게 사용하실 수 있도록 환경 세팅이 끝나신 겁니다.


6. 보험 보상금 청구

어쩌면 이 부분이 아이폰 AS에 있어서 제일 골치 아픈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AS 비용 290,400원은 다음달 휴대폰 요금으로 자동적으로 빠져나가지만,
쇼킹 안심 서비스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쇼 폰 케어 서비스는 보험 계약 주체가 KT가 아니고 보험회사이기 때문에
보험 보상금이 자동으로 나오지 않고 소비자가 보험회사에 직접 보상금을 청구해야 합니다.

쇼 폰 케어 서비스 1577-2822로 전화를 해보니 그쪽으로 다음 4가지 서류를 팩스로 보내달라고 합니다.

1) 쇼폰케어서비스 보험금 신청서 및 정보제공 동의서 (이하 경위서)
2) 신분증 사본 (여백에 돈 받을 은행 계좌번호를 적음)
3) 통화 내역서 (사고일 4일 전부터 사고일 당일까지의 5일간의 내역)
4) AS 접수증

iPhone Care 센터에서 AS를 받으니 1)번의 경위서에 몇가지 내용을 적어주고, 4)번의 AS 접수증도 주더군요.
iPhone AS 지정점에선 어떻게 해주는지 모르겠습니다.


경위서에는 사고 경위 같은 내용을 자필로 다 써야 합니다. 반드시 손으로 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사고는 반드시 내 잘못으로, 국내에서 발생했다고 써야 합니다.
괜히 '지나가던 사람이 툭 쳐서 떨어졌다' 이런 식으로 쓰시면 보상이 안 될 수가 있습니다.
해외 여행 중 고장이 발생했다면 고장난 뒤에도 통화를 좀 하시고(통화 기록이 남으니), 한국 들어온 뒤에 고장났다고 해야 할 것 같고요.

통화 내역서는 KT 고객 서비스 센터(1588-0010)로 전화해서 팩스로 받으시든지 KT 플라자에 방문하셔서 받아야 합니다.
이것도 팩스, 저것도 팩스... 제가 다니는 회사는 보안이 까다로워서 회사에서 팩스를 보내고받을 수 없단 말입니다~~!!
여름 휴가 때 날 잡아서 처리해야 할 듯...ㅜㅜ

아무튼... 이렇게 서류들을 잘 갖춰서 제출하고 나면 보험사에서 보상 심사를 하고,
심사가 통과되면 다음달 전화요금으로 수리비가 빠져나간 날로부터 5~6주가 지난 후 신분증 사본에 적어준 계좌로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답니다.

아,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사고 발생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보상금을 청구해야 합니다.
깜빡 잊고 이 기간을 넘겨버리든가 하면 보상금이 안 나오니 아무리 바빠도 잘 챙기시길...


7. 튼튼한 아이폰 케이스 구입

제가 이 글을 통해서 모든 아이폰 유저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겁니다.
"좋은 케이스 쓰세요~~"
더더욱이 보험에 가입하지 못하신 분이라면 보험이라고 생각하시고 좋은 케이스 쓰시기 바랍니다.

제 아이폰 유리가 깨진 사건이 제가 쓰던 케이스의 형태와 무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 예전 포스트☜에 좀더 자세히 나오는데, 제가 쓰던 케이스는 SGP ultra thin Air라는 제품입니다.
아이폰의 크롬 베젤과 강화유리가 완전히 노출되는 타입이었지요.
그 때는 괜히 겉멋만 들고, 돈 아껴보겠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이런 제품을 선택했습니다만...



아이폰 유리가 이렇게 쉽게 깨진다는 걸 알게 된 지금은...
아이폰 AS가 사소한 고장에도 29만원이나 되는 수리비가 필요하다는 걸 체감한 지금은...
너무나도 후회하고 있습니다ㅜㅜ

보험을 가입하더라도 AS 받으면 5만원이 나가고 엄청 귀찮은 일들과 시간낭비를 겪어야 하는데...
가장 비싼 놈이 5만원인 아이폰 케이스에는 왜 그리 돈을 아꼈던 걸까요?

결국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거지만, 아직도 지켜야할 소들이 더 남아 있기에... 나름 열심히 튼튼한 아이폰 케이스에 대해 고민해봤습니다.
제가 알아본 모델들 중에는 대략 네 가지 모델 정도가 확 눈에 띄더군요.
이 네 가지 외에도 튼튼하고 좋은 케이스가 많이 있을 것이고, 저렴한 실리콘 케이스 중에도 완충이 잘 되는 모델이 있을 겁니다.
저는 불편할 것 같아서 아예 선택에서 배제했지만 유리 보호에는 뭐니뭐니해도 유리 전체를 덮는 가죽 케이스가 최고겠고요.
아래 내용은 그냥 '이런 것도 있구나'하는 참고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1) 인케이스 슬라이더


'아이폰 케이스의 진리'로 유명하죠. 애플샵에서 파는 애플 공인 케이스입니다.
크롬 베젤도 완전히 가려지고, 아이폰 3G/3Gs에 유격 없이 딱 들어맞고, 척 보기에도 매우 튼튼하게 생긴 하드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아랫부분만 분리해서 뺄 수도 있기 때문에 Dock이나 외장 스피커 등에 연결하실 때 좋습니다.
또 아이폰을 세워놓을 수 있는 스탠드도 줍니다.
색깔과 표면 질감이 다른 수많은 종류의 모델들이 나와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일단 가격이 비싸고(정가 5만원),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액정보호필름을 끼워주지 않으며,
두께가 좀 두껍다는 정도 되겠습니다(가격이나 두께는 여기 소개하는 네 제품 모두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만^^).
인터넷 등을 잘 뒤져보면 스탠드 빼고 케이스만 싸게 파는 벌크 제품도 있다고 합니다.

전 처음엔 요 다음에 소개할 캔디쉘(CandyShell)을 사려고 했는데,
인터넷 주문을 했더니 짝퉁 제품이 와버려서 정 떨어져가지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인케이스 슬라이더 샀습니다.
화이트 사려고 했는데 오프라인에는 화이트가 없어서 마그네슘 색으로 했네요.
아이폰에 마그네슘 색을 장착하고 다녔더니 누군가 제 폰 보고 넥서스원이냐고 묻더군요. 기뻐해야 하는 걸까요? 기분 나빠 해야하는 걸까요?


2) speck 캔디쉘


2009년 iLounge 선정 Accessory of the Year에 빛나는 하이브리드 소재의 아이폰 케이스입니다.
폰에 직접 닿는 부분은 실리콘 같은 연질 소재로 되어 있어서 완충 작용을 하고 폰에 잔 기스를 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바깥을 단단한 경질의 플라스틱이 보호하고 있습니다.
크롬 베젤 부위는 100% 가려지지는 않지만 케이스의 연질 부분이 아이폰의 강화유리보다도 위로 튀어나오게 되어 있어서
평평한 곳에 떨어뜨렸을 때 유리나 베젤이 바닥에 직접 닿지 않습니다.
평평한 곳이 아닌 울퉁불퉁 뾰족뾰족한 바닥에 떨어뜨리면 유리가 바닥에 닿겠지만... 이건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일 듯...
색상도 매우 고급스럽고 다양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무겁다는 점, 그리고 경질 플라스틱 두께가 얇아서 잘 깨지며 특히 USB 단자 앞부분이 가늘어서 취약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캔디쉘과 비슷한 형태에 투명한 SeeThru라는 모델이 있는데, 연질 소재와 경질 소재가 박리되는 치명적 문제가 있다고 하니 주의 바랍니다.

이걸 쓰는 사람이 주위에 좀 있고, 어쩌다 보니 혹해서... 인터넷으로 주문했는데... 짝퉁 제품이 왔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4만원대, 인터넷에서는 3만원대로 구할 수 있습니다만... 인터넷 쇼핑몰에선 가짜제품 주의하세요~

3) Tech21 아이밴드


d3o라고 하는, 평상시엔 부드럽다가 충격을 받으면 강하게 반발하는 성질을 가진 특수한 소재로 된 케이스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얼마나 충격에 강한지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뒷면이 뻥 뚤려있기 때문에 스크래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액정보호 필름뿐 아니라 뒷면 코팅지도 필요하다는 점과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해서 보푸라기 같은 것이 좀 보이는데, 사용자가 칼 같은 도구로 정리해 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흰색과 검정색이 있고, 4만원대에 구하실 수 있습니다.

4) 스위치이지 캡슐레벨 M


하이브리드 타입의 케이스 '캡슐' 시리즈의 최신 모델입니다.
안쪽 케이스의 재료는 ADSP(적응형 동적 소프트 폴리머)라는 명칭부터 뭔가 있어보이는 부드러운 최신소재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단단한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뼈대는 충격 받을 확률이 높은 네 귀퉁이와 뒷면을 보호하고요.
캡슐, 캡슐네오, 캡슐레벨, 캡슐레벨M(Menace, 위협적이군요^^) 등등 다양한 모델과 컬러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스위치이지 사의 제품은 액정 보호 필름도 2장에 융, USB 단자 마개, 아이폰 스탠드 등등 딸려오는 것들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단점이라면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는 디자인 말고는 잘 모르겠습니다.
4만원대에 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7. 27. 14:31

건프라 엑스포 다녀왔습니다.

건프라 팬들 사이에선 볼 것 없다고 악명이 자자한 건프라 엑스포를 다녀왔습니다.
COEX에서 SICAF (Seoul International Cartoon & Animation Festival, 7.21 ~ 7.25)의 일환으로 개최되었는데요.

그래도 한국에서 열린 건프라 엑스포인데 안 가면 후회할 것 같아서 가봤습니다.
공교롭게도 입장료 7천원을 받던(캐릭터 라이센싱 페어 행사에도 입장 가능) 일요일에 가서 보게 됐네요.



입구는 건담 투구 모양, 바깥벽은 건프라들의 박스아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SICAF의 일부라서 전시회장도 COEX 3층 SICAF 전시장의 일개 부스입니다.
전체 전시장 면적의 1/10쯤 되려나요? 1/10도 안 될 것 같기도...

안에 들어가면 곳곳에 이런 사람 키보다 큰 거대 건프라들이 놓여 있습니다.
큰 것은 좋지만 디테일이 좀 부족한...



RG 퍼스트 건담은 올해 반다이에서 주력하는 상품 답게 눈에 띄는 자리에 전시해놨더군요.
MG를 내부 프레임을 조립한 채로 전시해 놓아서 RG 부품 수가 상대적으로 더 많아보이게 하려는 꼼수^^
일본엔 이미 발매됐고, 한국에서도 오늘내일이면 직접 손에 쥐어보시는 분들 많으시겠네요.


그리고 퍼스트 건담 프라모델의 역사도 한 눈에 볼 수 있게 전시해놓았습니다.


이것이 최초의 건프라. 저는 어렸을 적 아카데미의 카피판 '기동전사 칸담'을 300원 주고 사서 만든 기억이 나는데요.
300엔짜리를 300원에 냈다는 것은 설마 원:엔 환율이 1:1이었다? 기보다는 아카데미에서 그만큼 싸게 내줬던 거였겠죠.


요 1/100 모델도 아카데미 카피판으로 사서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격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대략 1000원대 아니었을까요?

같은 신상인데도 MG 디오는 찬밥신세입니다.
색분할이 너무 보기 안쓰러웠는지 도색작이네요.

버니어는 색분할 안 돼 있고 도색한 것 확인했고요, 버니어 안쪽에 뭔 디테일이 있는 게 아니고 그냥 맨질맨질합니다.
팔 다리의 파이프는 구슬꿰기가 아닌 통짜 맞는 것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슬쩍 보이는 내부 프레임에 뭔가 디테일스러운 것을 기대했지만... 정말 매끈한 민짜네요.
이런 개조 필수 킷이 12000엔이라니... 뭐 그냥 숙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렵니다.

그러고 보니 HGUC 기라줄루 안젤로 자우퍼 기도 나름 신상인데 찬밥신세네요.


이들 외에도 HGUC, MG, PG 킷 등등 전시해놓은 것은 많았는데 딱히 사진 찍어야할 만한 것은...

그리고 다음카페 '민봉기의 건프라월드' 운영진 작품들이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들 아니면 건프라 엑스포 정말 볼 것 없었을 것 같습니다.


HGUC 앗가이로 포켓볼 한 세트 만들기 프로젝트



박사장님의 건담 OYW0079 색놀이 프로젝트

그리고 아래 사진의 삼국전 디오라마는 아마도 베이스만 건프라월드 운영진이 만든 것 아닐까 합니다.
원래는 가운데 강을 중심으로 위, 촉, 오 삼국의 군사들이 세 갈래로 나뉜 멋진 디오라마인데,
사람들에 치여서 전체 모습은 못 찍고 한 나라씩 찍었습니다.
붉고 검은 색이 위나라, 푸른색이 촉나라, 노란색이 오나라네요.

이외에도 건프라 조립 체험 행사도 있었고, 건프라들을 싸게 파는 코너도 있었는데요.
이런 것들은 '건프라 엑스포' 같은 거창한 행사가 아니더라도 그냥 반다이 직영 건담 베이스 매장 같은 데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네요.

이번 건프라 엑스포에서 가장 볼만했던 건 바로 미녀 도우미분들 아닐까 합니다.
흠흠... 그만큼 내용이 부실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주세요^^

한국에서 8년만인지 몇년만에 열린 정식 건프라 행사라고 해서 가보기는 가봤지만... 규모도 너무 작고 부실했습니다.
일본만큼은 안 되더라도 홍콩의 건프라 엑스포 정도 되는 규모와 퀄리티의 행사라도 정녕 한국에서는 열릴 수 없는 걸까요?
이걸 7000원 내고 보았다니 더더욱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7. 21. 10:39

PiFan, 건담의 아버지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 인터뷰

지난 주말에는 밤낮 가리지 않고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PiFan, Puch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에 있었네요.
이유는 다름이 아닌 건담이죠.
PiFan의 '아시아 제작 배급사 회고전: 선라이즈 기동전사 건담, 우주세기의 기억'이라는 코너로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1, 2, 3편, 기동전사 제타 건담 극장판 1, 2, 3편,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 기동전사 건담 UC(유니콘)을 상영했거든요.

17일부터 18일까지 주말 동안에 저 순서대로 상영을 했습니다(작품 제작 순서가 아니고 건담 세계의 시간 순서를 따랐네요).
그리고 재상영도 예정되어 있으니 관심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차 상영을 놓치신 분은 ☞시간표☜ 체크하시고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걸 이틀 동안 연달아 보기엔 체력과 시간이 뒷받침해주지 않아서 저는 퍼스트 건담은 패스하고 제타 극장판부터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타 극장판 3부작은 무려 17일 밤에 시작해서 18일 아침에 끝나는 살인적인 스케줄이었어요.

그래서 17일 낮에 오지 않는 잠을 이리저리 땡겨서 자고 저녁 때 부천으로 떠났습니다.
완전 초행길인데 비도 퍼붓듯이 내리고 내비는 PiFan 행사장이 고속도로 출구(중동 IC)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 출구를 두 개나 미리 내리라고(시흥IC) 해서 앞은 잘 보이지도 않는 지방도와 시내도로를 한참을 달렸습니다ㅜㅜ.

천신만고 끝에 부천에 도착해서 chaoskoo 님과 인사하고 부천시청에 있는 상영관에 입장을 했는데...
밤 11시부터 기동전사 건담의 감독 토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 씨와 인터뷰가 있다고 합니다.


토미노옹의 거만하고 괴퍅하고 독선적인 언행은 익히 들은 바가 있고,
'이런 영화제에서 준비한 인터뷰에 건담 팬이 건질 만한 내용이 뭐 있겠나, 그냥 수박 겉 핥기 식이겠지'하는 생각으로
별 기대 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상당히 새롭고 재밌데요.
토미노 옹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 것은 보통 인터뷰와 같았으나, 이 질문들이 PiFan 측에서 맘대로 정한 게 아니고
질문 후보군 몇십개를 놓고 팬들에게 스티커 투표를 시켜서 그 중에서 12개 정도를 엄선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 진행자인 권용민씨나 통역하시는 분(성함이 잘...-_-)도 진행과 통역을 무리 없이 매끄럽게 잘 하시더군요.
권용민 씨는 PiFan 프로그래머라는데, 이 프로그래머가 소스 코드 짜는 그런 의미 같지는 않고 행사 계획, 진행 같은 걸 하는 사람 아닐까 싶네요.
통역은 사실... 예를 들면 '아'라는 한국말 질문을 '어'라고 물어보는 실수가 왕왕 있었던 것 같은데...
토미노 씨의 '어' 질문에 대한 대답도 흥미로웠고, 토미노 옹의 말씀을 한국어로 통역하는 건 잘 하셨기 때문에 크게 불만은 없습니다^^.

인터뷰 때의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봤습니다.
들으면서 적느라 잘못 듣거나 놓친 부분이 좀 있을 겁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지적 부탁 드립니다.


1. 감독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MS와 애착이 가는 MS는 무엇인가요?
나이가 나이고 MS들이 워낙 많다 보니 이름 다 까먹었습니다. 그래서 다 좋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군요.
가장 애착이 가는 건 돔(MS-09)입니다. 제가 그린 삼면도를 바탕으로 오오가와라씨(건담의 디자이너)가 완성한 거라서 제 맘대로 좋아합니다.

2. 감독님 이외 사람의 건담 작품 중 좋아하는 것과 용서가 안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건담을 만든, 말하자면 부모 같은 사람이지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은 볼 수가 없습니다.
저로서는 그런 것을 보는 것은 매우 괴롭습니다. 그렇지만 건담의 저작권을 제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결국 다른 사람의 건담 작품을 보지 않았고, 그래서 질문에 답변을 할 수 없습니다.

3. 감독님 작품 중 이것은 꼭 봐라는 것과 이건 보지 말아달라는 걸 골라주십시오.
제가 그런 답을 할 수 있다면 작품을 만들어 공개하지 않았겠죠.
어차피 이미 공개되어 있는 작품들이고, 작품이 재미 없으면 제 능력이 그것밖에 안 되기 때문에 그런것이니
보시는 분들 맘대로 알아서 보고 판단해 주세요.

4. 제타건담 극장판 엔딩이 TV판에 비해 좀더 희망적인 내용으로 바뀌었는데요.
어차피 픽션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TV판 이후 극장판이 나오기까지 20년이나 지났습니다. 그동안 세상도 달라지고, 저도 바뀌고, 건담도 달라졌죠.
영화로서의 간결성을 위해 변경했습니다.
한가지 알아두실 건 프로 크리에이터에게 이미 자기가 만든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건 매우매우 괴로운 일이란 겁니다.


5. 요즘 건담이나 다른 작품들은 예전 건담에 비해 전쟁을 가볍게 보고 있는 듯한데요.
전쟁도 모르고 군대도 없는 세대기 때문에 전쟁을 일종의 게임처럼 생각하고 그리게 된 듯합니다.
애니메이터들은 영상적으로 예쁜 것만 추구하는 사람들이라 전쟁의 고통이나 상처까지 아름답게 표현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폭발 장면 같은 것도 멋지고 아름답게 그리는데, 그 안의 죽음과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지요.

6.
요즘 인터넷 상에서 한중일 세 나라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작품을 통해 느껴줬으면 하는 게 있으신가요?
저는 인터넷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인터넷 사용자들이 시야가 좁은 것은 알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에 글을 써서 내 의견을 알리고 싶다는 충동이 강한 사람은 시야가 매우 좁습니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이 쓰는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다들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기 쉽지만 극히 일부의 의견일 뿐입니다.
그래서 전 전혀 걱정을 안 하고있고, 앞으로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 익숙해지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많은 작품들을 통해 일관되게 전해 온 메시지가 있습니다. '손으로 쓴 문장이 가장 중요한 데이터'라는 거죠.

7.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만 좋아하고 다른 작품을 배척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우주세기 vs. 비우주세기)?
그런 행동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도 호불호가 극명한 사람이라서...
다만, 나이가 들고 보니... 내가 싫더라도 다른 사람 100명이 인정하는 작품이라면 관심 가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 되네요.

8. 작품의 주인공 젊은이들과 요즘 젊은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전 요즘 젊은이들은 전혀 모르겠습니다.
알고 싶다고는 생각하지만 겪어온 것이 다르기 때문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세대차이 때문이죠.
질문에 답변을 못 드리겠네요.

9. 로봇물을 많이 제작하셨는데, 다른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으셨는지?
저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만 결국은 애니메이션 비즈니스의 일개 스탭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스탭으로서 누가 어떤 걸 만들어 달라고 제안한다면 만들겠지만 제가 만들고 싶은 건 없습니다.

10. 건담을 보면 전쟁만 계속되는데, 인류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계신가요?
그런 것밖에 만들지 못하는 인간이 만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애니는 어린이들이 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세대에서는 전쟁 얘기만 했지만 다음 세대 작품들이 아이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면 좋겠습니다.
퍼스트 건담은 '어른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애니를 만들자'는 동기로 만들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어린이들이 이해하고 감동 받을 수 있는 작품이야말로 진정으로 어른들도 감동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깨달았습니다.

11. 감독님의 인터뷰 중에 어떤 작품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지금 기억 나는 작품은 어떤게 있나요?
숫자가 너무 많고, 건담과 관련 없는 질문이라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스티커 투표로 선정된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고, 그 이후로는 티켓 추첨을 통해 무작위로 관객들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1.
감독님 작품 중에 기회가 되면 리메이크하고 싶으신 작품은 어떤 것일까요?
없습니다.

2.
건담을 왜 만드셨나요?
의뢰를 받았기 때문이죠. 그게 프로입니다. 제가 좋아서 한 것이 아니라는 건 확실합니다.

3.
감독님의 신작 링 오브 건담에 대해서 얘기해주시죠.
작년에 시작품을 만들었는데, 출자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현재 프로젝트 중지 중입니다.

4.
한국과 관객들의 인상은 어떠신가요?
그런 건 아무래도 괜찮지 않습니까? 인사치레를 하자면 한국 정말 좋아합니다.


5.
MS를 타는 캐릭터를 통해 표현하고 싶으신 것이 무엇이셨나요?
MS는 인간형이라서 포즈를 통해 탑승자의 감정 표현이 가능하죠.
여러 작품을 작업하면서 출자자들이나 저나 인간형 로봇의 이런 편리한 장점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거대 로봇의 포즈를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 때문에 영화적으로는 강렬한 이야기밖에 다룰 수 없다는 제약이 생겼고,
결국 전쟁 이야기밖에 할 수 없었던 겁니다.
MS라는 물리적으로 강력한 힘을 갖는 탑승자 이외의 강한 등장인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권력자로 설정할 수밖에 없었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토미노 감독에게 한 말씀 부탁 드렸습니다.
"건담이 벌써 31년을 맞이했는데요. 다음 세대 어린이들에게 좀 더 좋은 건담적인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한 60년 정도 사랑해 주세요."
이 말이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토미노 감독이 처음 등장할 때도 한 차례 기립박수가 있었고, 매 질문의 답변이 끝날 때마다 사람들이 박수를 치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토미노 감독의 언행에 대해 들어왔던 정보는 사실 말투 따위는 나타나지 않는 축약본 성격이었고,
제가 정리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도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한 마디로 요약해서 정리하자면 건방지고 독선적이고 괴퍅한 말인데,
이걸 실제로 옆에서 들어 보니 그런 거부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저는 정말 놀란 것이... 엄청나게 건방진 내용을 상당히 공손한 태도로 말하는 겁니다!!
뭐, 일본인 특유의 몸에 밴 습관이기 때문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저는 ZZ건담이나 V건담 같은 토미노 감독의 작품보다는 오히려 건담이 멋지게 나오는 0083이나 SEED나 유니콘을 더 좋아하는 '건담 팬'의 입장이라서 자기 작품 이외의 건담을 비하하는 듯한 토미노 감독을 경원시해온 것이 사실입니다만...
토미노 감독이 11번 질문의 답변을 하는 도중에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전 건담 팬이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건담 외엔 모릅니다."

뭔가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맞습니다. 분명히 그는 건담 팬이 아닌데, 건담 팬인 저와 같은 느낌으로 건담을 대해주길 바랬고, 제 기대에 어긋나자 맘에 안 들어 한 겁니다.
마치 어떤 수퍼스타의 아버지가 그 아들을 막 대하는 걸 보고 분노를 느끼는 팬 같은 유치한 감정이었죠.

어쨌든 건담은 그것을 낳아준 아버지의 생각과는 달리 잘 자라서 많은 새끼도 치고 있고,
원래의 기원이었던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보다는 캐릭터 상품 사업이 메인이 되어버리는 등 성격도 많이 바뀌어버렸는데요.
좋아서 낳았든 출자자들에게 당해서 원치 않게 낳았든지 간에 건담을 최초로 낳아준 아버지인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은
존중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가 끝나고 탑처럼 쌓인 건프라와 건담 디 오리진 만화책 번역본 전집 등 호화로운 경품 추첨이 있었고 (제 바로 뒷자리에 있던 사람이 당첨 됐는데, 매우 안타깝...) 밤샘 영화 보느라 배고플 사람들에게 팝콘 치킨과 콜라를 나눠주더군요.
좀 식고 김 빠진 감이 없진 않았지만 공짜로 주는 거라 맛있게 먹었습니다.
일단 배 부르고 나니깐 기분이 좋네요. PiFan 좋아요!!

밤샘 영화를 보고 오전에 집에서 한 잠 잔 후 오후에 부천에 복귀해서 영화를 또 봤습니다.
역습의 샤아와 유니콘 건담을 연달아 봤네요.
chaoskoo님과 승순님, 그리고 다른 분들과 함께 봤습니다.


이미 집에서 다 봤던 영화들이었지만,
큰 화면, 좀더 나은 음향으로 봤다는 사실과 더불어
건담 팬들과 함께 보았다는 사실이 나름 재미있고 뿌듯했습니다.
영화 끝날 때마다 박수치는 것도 느낌이 좋았고, 영화 도중에 주위에서 속닥거리는 오타쿠스런 대화들도 과히 싫지 않더군요^^.

그리고 건담 작품을 상영하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로비에는 극장판 포스터, 우주세기 그림 연표 비슷한 것, 건프라 킷 등이 전시되어 있고,
민봉기의 건프라월드 운영진들의 작품도 진열되어 있습니다(사진기를 안 갖고 가서 폰카로-_-).




올 해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는 수도권 거주 건담 팬이라면 한 번 와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작년까지는 PiFan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올해 처음 와봐서 건담전에 꽤 좋은 인상을 받았고요.
어쩌면 내년 이후로도 흥미로운 작품이 걸린다면 또 와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7. 19. 02:06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 제작기 #0 - Concept



이번에 다음카페 민봉기의 건프라월드 온라인 컨테스트에 1/100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으로 출품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Strike Zeta Gundam)은 한마디로 말하면 '제타건담 3호기의 코마츠바라(小松原)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번 제작에서는 제타건담 3호기의 또다른 버전인 네오그레이드 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컨버전 킷을 베이스로
코마츠바라 버전에 가까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이 기체에 대해서는 아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아서
먼저 MSZ-006-3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이라는 외전적 기체의 유래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겠습니다.

1. Green Divers

MSZ-006-3이라는 형식 번호의 기체가 최초로 세상에 등장한 것은 2001년 선라이즈에서 제작한 플래니테리엄(별자리 등을 투영하는 반구형 스크린) 용 CG(컴퓨터 그래픽스) 영화 '건담 신체험 -0087- 그린 다이버즈'였습니다.

스토리는 궤도상의 전투로 피해를 입고 대기권으로 추락하는 민간여객선 프로스페로 호에 남겨진 두 남매를 에우고와 티탄즈, 카라바가 협동하여 구한다는 내용인데,
탈출한 남매들의 대기권 돌입 캡슐을 회수하는 역할을 한 것이 카라바 소속의 MSZ-006-3 제타건담 3호기입니다.
초고속으로 대기권 돌입 중인 캡슐을 따라잡는다는 것은 제타건담의 추진력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리형 부스터 유닛을 사용합니다.

<이미지 출처: GUNDAM EVOLVE MATERIAL>

2001년의 기술에 그다지 넉넉치 않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CG 영화라서 제타건담 3호기의 모델링은 별로 세밀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3호기라고 해도 오리지널 제타건담과 형태가 다른 것은 아니고 백색, 보라색, 회색의 컬러링 외에는 눈에 띄는 차이점이 없습니다.
이 컬러링은 제타건담의 원 디자이너인 후지타 카즈미(藤田一己)씨가 디자인했다고 하고요.

작품 내에서 제타건담 3호기의 파일럿은 얼굴도 안 나오고 이름 대신 '화이트 유니콘'이라는 코드 네임으로 불리우지만
어깨의 A자, 카라바 소속인 점, 그리고 성우가 후루야 토오루(古谷徹) 씨라는 점에서 '아무로 레이'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2. GUNDAM EVOLVE../9

제타건담 3호기가 그 다음으로 세상에 선보인 것은 제타건담 극장판이 완결되던 2006년이었습니다만,
우연히도 두 가지의 서로 다른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다른 매체로 발표됐습니다.

그 중 하나가 선라이즈의 애니메이션 GUNDAM EVOLVE../9 입니다.
EVOLVE../ 시리즈는 원래 건프라 매장에서 킷의 프로모션을 위해 상영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상이지만,
EVOLVE../9은 EVOLVE../ 시리즈 6~10의 모음집 DVD 발매를 위해 특별히 따로 제작된 영상입니다.

GUNDAM EVOLVE../9에는 3기나 되는 서로 다른 타입의 제타건담 3호기가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 MS-006-3A 화이트 제타가 그린 다이버즈에 등장한 제타건담 3호기와 동일 기체입니다.
디자인은 SD건담 만화 등의 작가인 이치시키 마사토(一式まさと)씨가 담당했는데, 그린 다이버즈 디자인을 살짝 리파인한 수준입니다.
부스터 유닛의 디자인도 그린 다이버즈와 거의 동일합니다.
파일럿의 코드네임은 역시 '화이트 유니콘'인데, 얼굴로 보나 극중에서 '1년전쟁의 영웅'으로 불리는 걸로 보나 분명히 아무로 레이입니다.

<이미지 출처: GUNDAM EVOLVE MATERIAL>

이 기체는 2007년 반다이에서 MG 제타건담 2.0의 컬러 배리에이션 한정판으로 제품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제타 2.0 런너를 그대로 쓰다 보니 백색과 회색의 배치가 그린 다이버즈나 EVOLVE../9 버전과 좀 달랐지요.


3. Masterpiece Zeta Gundam

그런데 EVOLVE../9보다 몇 달 빨리 공개된 다른 제타건담 3호기가 있었으니,
개라지 킷 메이커인 studio RECKLESS의 코마츠바라 히로유키(小松原博之) 씨가 조형한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입니다.
코마츠바라 씨는 카토키 하지메(カトキハジメ) 씨의 디자인을 가장 Ver. Ka스럽게 조형해내는 천재 원형사로 유명한데요.
요즘은 카토키 디자인을 벗어나서 독자적인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데, 스트라이크 제타도 코마츠바라 씨의 이런 오리지널 디자인 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버전으로 완성이 가능한 '1/144 Z GUNDAM +α Ver. 2006 FINAL' 레진 킷이 캐러하비 2006 행사장에서 판매됐고,
9월에는 '마스터피스 제타 건담(Masterpiece Zeta Gundam)'이라는 책으로까지 발간되었습니다.
마스터피스의 재미있는 점은 마치 '우주세기 0106년의 사이드6에서 발간한 제타 건담에 관한 책'인 것처럼 꾸며져 있다는 것입니다.
책에 나오는 사진들은 모두 코마츠바라 씨와 다른 유명 모델러의 모형 작품들을 연출 촬영한 것인데,
그 중에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기종이 바로 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은 그린 다이버즈에 등장한 제타건담 3호기와 동일한 형식번호 MSZ-006-3이고, 소체의 디자인도 거의 같습니다.
(실제로 소체의 조형은 studio RECKLESS에서 2005년에 '제타건담'으로 발매한 킷과 동일합니다)
기존 제타건담 3호기와의 가장 특징적인 차이점은 실드가 거대한 전용 서브유닛으로 대체된다는 점입니다.

이 서브유닛에는 자체 제너레이터가 내장되어 있어, 하이퍼 메가 런처 급의 빔 캐논과 추진용 엔진에 파워를 공급하고,
미사일 등를 수납할 수 있다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그 외 변경점으로는 사이드 스커트에 빔 캐논이 추가되고, 등 뒤의 플라잉 아머의 디자인도 다소 변경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

2008년에는 '마스터피스 롤아웃 제타 건담(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이라는 이름으로
마스터피스에 등장한 모형작례와 설정자료를 담은 책도 발간되었습니다.
마스터피스 롤아웃에 나온 제타건담 3호기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설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타건담 3호기는 본래 제타 건담의 예비 부품 용으로 애너하임 일렉트로닉스에서 보관중이었다.
그런데 제타 건담의 뛰어난 항공작전능력에 주목한 카라바의 요청으로 카라바 '아우둠라(Audhumla)' 부대에 인계되었다.
카라바는 제타건담 3호기의 지구상에서의 항공작전능력 향상을 위한 여러가지 기체 장비를 가지고 평가시험비행을 실시했다.

그 중 하나는 뉴타입 파일럿이 탑승한 제타건담을 부스터에 의해 탄도비행시켜 지구상의 어느 전선이라도 45분 이내에 투입한다는 '전지구NT전력즉응파견구상'이었다.
이 훈련 도중에 여객선 프로스페로 사고의 인명 구조에 관여하게 된다(그린 다이버즈).

장비 옵션 중 '스트라이크 제타'라는 기체는 애너하임사의 투자자 자료에 그 모습이 공개되어 있다.
스트라이크 제타는 대MS전뿐만 아니라 후방 침투, 적 시설에 대한 종심타격의 역할도 하는 Strike Fighter를 목표로 한다.

그래서 전용 서브유닛에 초저속부터 마하 10 이상의 극초음속까지 대기권내 항행능력이 뛰어난 복합 사이클 엔진을 탑재하고,
지상 공격용 무기를 수납할 수 있는 4개소의 내장식 웨폰 베이도 장비하였으며, 스텔스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서브유닛 앞단에는 하이퍼 메가 런처 급의 빔 캐논을 장비했으며, 이것과 엔진은 내장된 제너레이터로부터 동력을 공급받는다.
이 때문에 본체의 파워가 여유로워져서 사이드 스커트의 빔 사벨 수납부도 대형 빔 캐논으로 교환하였다.

그러나 카라바의 시험평가 결과 뉴타입 외엔 다루기 힘든 섬세하고 과민한 제타건담의 조종성 때문에 도입구상 자체가 소멸되고,
카라바 수뇌부는 제타건담을 베이스로 한 양산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뭔가 그럴듯하죠?
설정은 됐다 치고, 제가 이 스트라이크 제타에 유달리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오리지널 제타 보다도 멋지기 때문'입니다.
제타 건담의 웨이브라이더도 멋지긴 한데, 확실히 짤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런데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웨이브라이더는 서브유닛으로 인해 훨씬 길어져서 좀더 항공기스러운 샤프한 프로포션을 갖게 되었죠.

<이미지 출처: Masterpiece Rollout Zeta Gundam>

그리고 웨이브라이더 옆면을 보면 파란 띠가 서브유닛에서 윙 바인더, 허벅지, 종아리, 테일 버니어 스태빌라이저까지 사선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테일 버니어 스태빌라이저 에서 발부분으로 A자를 그리듯이 이어져 내려오는데요.
저는 이것이 왠지 멋지고, '역시 아무로 전용기'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4. 네오그레이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네오그레이드의 원형사이신 피아님의 2007년작입니다.
정식 명칭은 1/100 Strike White Zeta ver. Evolve 9이고, 반다이 1/100 MG 제타 건담 ver. 2.0 프레임을 사용하는 레진 컨버전 킷입니다.

Evolve../9의 화이트 제타와 studio RECKLESS의 스트라이크 제타, 그리고 G-System 활제타의 특징들을 모아 한 데 융합한 디자인입니다.
이름부터 스트라이크 제타와 화이트 제타가 융합되었죠.
구석구석 살펴보면 배색과 일부 몰드 형태는 화이트 제타를, 사이드 스커트와 서브유닛은 스트라이크 제타를,
발과 활 모양은 활제타를 닮았으며, 그 외 패널라인이나 세부 디테일은 피아님의 오리지널 리파인입니다.


<이미지 출처: 민봉기의 건프라 월드>

제가 하려는 작업은 이렇게 세 기종이 융합된 킷으로부터 다시 코마츠바라 버전의 스트라이크 제타를 추출(?)해 내는 일이 될 텐데요.
가장 큰 작업은 아마도 서브유닛 개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피아님 킷의 서브유닛은 얼핏 보면 스트라이크 제타와 유사하지만 어디까지나 '실드 + 활 수납공간' 역할입니다.
엔진 노즐이나 빔 캐논 총구가 없고, 바깥쪽과 위쪽 부분이 코마츠바라 버전과 전반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개조가 필요합니다.
또, 사이드 스커트에도 빔 캐논을 추가해 주어야 할 것이고요.


5. GFF 제타 플러스의 컬러 패턴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을 보고 건담 센티넬의 제타 플러스(Z Plus)와의 연관관계가 느껴진 건 혹시 저 뿐일까요?
제타 플러스도 스트라이크 제타처럼 평가시험 타입의 아무로 레이 전용기가 있었고,
제타 플러스에도 사이드 스커트에 빔 캐논이 장비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죠.
그리고 아마도 위의 박스글에서 카라바가 도입하기로 한 '제타 건담을 베이스로 한 양산기'가 바로 제타 플러스일 겁니다.

<이미지 출처: 魂Web>

Gundam Fix Figuration 시리즈의 제타 플러스를 보면 위 사진과 같이 청색 부분이 기하학적 패턴으로 색분할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 계획은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푸른색 부분도 GFF 제타플러스와 비슷한 패턴으로 칠하려는 것입니다.
스트라이크 제타와 제타 플러스는 설정상 동일한 연장선 상에 있는 기체이니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색분할 무늬는 모델러들 사이에선 보통 스플린터(Splinter) 도색이라고 통하고 있지만
현실 세계의 스플린터 미채(迷彩, camouflage) 패턴이라는 것은 병기보다는 전투복 용도이고, 무늬 모양도 꽤 다릅니다.



<2차대전시 독일군의 스플린터 미채>


<스웨덴의 M90 스플린터 미채>


<페리스 미채의 예>

건담 센티넬 때부터 건프라 도색에 널리 쓰여온 색분할 패턴은 스플린터 미채 패턴보다는 오히려
60~70년대 미국 전투기에 일부 적용된 페리스 미채(Ferris camouflage) 패턴에 가깝다고 볼 수 있고요.
카토키 하지메 씨가 모델 그래픽스에 건담 센티넬 내용을 연재할 때도 '페리스 풍 분할 미채'라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좀 석연치 않은 것은 GFF 제타 플러스의 컬러링은 '미채'라고 부르기엔 너무 화려하고 눈에 띈다는 것이죠.
이것은 아마도 기체의 평가 테스트와 홍보를 위해 편의 상 일부러 눈에 잘 띄는 색으로 도색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현실세계의 예로 러시아 전투기들의 시험비행용 도색 패턴(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습니다)과 비교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러시아의 Su-35BM 프로토타입 2호기>


요약

제 작업 구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네오그레이드 제 '스트라이크 화이트 제타 ver. Evolve 9' 컨버전 킷을 베이스로 해서
코마츠바라 버전의 스트라이크 제타 건담의 설정과 디자인을 좀더 살려내고,
GFF 제타 플러스 같은 시험비행 용 색분할 패턴으로 도색하는 것입니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아래와 같은 것이죠.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7. 13. 17:53

택배왔어요~!

예전에 예약 걸어놓은 상품이 드디어 입고돼서 택배로 발송되었고,
그리고 어찌어찌하다 보니 지르게 된 물품들도 오고 해서
지난 주말엔 택배 상자 끌러보는 즐거움이 좀 있었습니다.

이번에 배달된 것들은 아무래도 저의 주종목인 건프라와는 거리가 좀 있는 것들이 많은데요.

우선 두 달쯤 전엔가 예약 걸어놨다가 이제야 받은  바로 그 놈입니다.
하세가와 제 계란비행기(EggPlane) 마크로스 발키리죠.
한정 생산품이라길래 예약까지 걸고 샀는데, 제가 예약한 쇼핑몰보다 다른 곳이 훨씬 입고가 빨랐고... 구하기도 쉽네요.
괜히 예약 걸었어~~-_-


건프라만 만지다가 계란 비행기를 보니 박스도 정말 작고 런너가 한 봉지~ 아주 단촐하군요.
근데 이게 1300엔이나 하다니~~
대부분의 컬러링은 데칼로 가능하기 때문에 도색은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시간 날 때 만들어야겠네요.

그리고 함께 주문한 FineMolds 사의 1:144 밀레니엄 팰컨입니다.
아무래도 인간세상에서 건담은 좀 마이너하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아는 스타워즈 모형이라도 한 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구입했죠.
박스는 HG 건프라보다 가로로 좀 긴 대신 얇네요.
건프라는 최종 완성물의 크기가 박스부피 대비 10% 될까말까 한데, 이런 모형을 보니 박스 대비 알맹이도 꽤 크네요.


FineMolds라는 사명에 걸맞게 몰드와 부품들이 매우 디테일합니다.
전에 나온 1:72 제품은 압도적으로 부품 수가 많았다고 하는데, 1:144는 한 번 해볼 만한 부품수인 것 같습니다.
표면의 색깔 다른 부분도 다 데칼로 나와서 도색도 어렵지 않을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아직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웨더링이 들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_- 언제 손대게 될는지...

그리고 아래 사진의 이것은 1:144 Real Grade (RG) 건담 발매에 맞춰 장만한 건담 트레일러 트럭입니다.
박스에 그려진 것 같은 건담 최초의 기동 장면을 연출하고 싶어서요.

그런데 가격이 무려 3000엔... 최첨단 기술이 들어간다는 RG 퍼스트 건담보다도 비싸고, HGUC 건담보다 3배나 비쌉니다.
계란 비행기만한 박스에 부품도 몇 개 안 되고 디테일 수준도 많이 딸리는 이 물건이 말이죠-_-



그리고 이것은 좀 실수로 구입했다 싶은 빔 라이플 볼펜입니다.
분명히 상품에는 퍼스트 건담의 설정과 동일한 '다크 그레이'라고 쓰여 있는데...이 색상은 아무리 봐도 다크 블루인데요.



사진으로 보심 그럴듯해 보일지 모르지만 실물을 보면 마감 처리가 영~ 아닙니다.
그리고 볼펜으로 쓰기엔 그립감도 안 좋고, 펜을 조금만 눕히면 총구 플라스틱 부분이 종이에 닿아서 글씨가 안 써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옆면을 보시면 알겠지만 볼펜 심을 나오고 들어가게 하는 기구가 몇십년 된 모나미 153 볼펜과 똑같습니다-_-

"나 이런 볼펜도 있다~"라고 자랑하려면 신기함 + 퀄리티가 어느 정도 기본적으로 받쳐줘야 하는 법인데...
제가 만들어도 이것보단 나을 것 같은 이 퀄리티는 다른 사람 앞에서 쓰기가 부끄러울 수준입니다.
숨겨놓고 쓸 볼펜이라면 애초에 빔 라이플 모양일 필요가 없잖아~~!!

이상이 계란비행기와 함께 온 택배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꾸러미의 택배는 트위터에서 로토 얘기를 하다가 @chaoskoo님이 한 인터넷 쇼핑몰을 알려주셨는데,
가보니 괜찮은 책도 있고 데칼도 싸고 해서 이것저것 고르다 보니 무료 배송 액수만큼 지르게 되었다는 사연의 택배랍니다.
 

바로 이놈이 문제의 로토 트윈셋!
한 박스에 동일한 킷 두 개가 들어있는 이런 제품은 처음 사봅니다.
한 놈은 MS 형태, 다른 놈은 전차 형태로 변형시켜서 전시해놓으라는 반다이 님의 친절한 배려~
(그럼 변형도 안 되는 볼은 왜 트윈 셋으로?)

후... 이로써 현재까지 발매된 건담UC(유니콘) 관련 인젝션 킷은 (배리에이션 빼고) 모두 소유하게 되는군요.
MG는 시난주 Ver. Ka와 HD컬러 유니콘 + 케이지,
HG는 크샤트리아, 스타크 제간, 기라 줄루, 리젤 대장기, 유니콘 디스트로이 모드 + 헤드 베이스가 있었는데,
이제 로토로 화룡점정을 찍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래는 그 쇼핑몰에서 발견한 GUNDAM WEAPONS 원서입니다.
예전에 나온 책들이라 지금은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가격도 한국어 번역판 수준인 18000원이라 부담 없이 질렀습니다.
하나는 인젝션 건프라 중에 가장 큰 RX-78GP03 덴드로비움과 기타 0083 건프라 제작기를 다루었고,
또 하나는 애니메이션화 되지 않은 소설/만화 시리즈 등장 MS들을 스크래치 빌드한 작례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 덴드로비움은 유명 모델러인 MAX 와타나베(MAX渡辺)씨와 여러 모델러들이 협력해서 제작한 작례인데, 정말 후덜덜하네요.
과연 프로 모델러 여럿이 달라붙어 만든 저런 것을 나 혼자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반면,
또 한 편으로는 엄청난 덴드로비움 뽐뿌가...^^

스크래치 빌드 작례집은 정말 그 자체로 봐줄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책 발행 후 이미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은 저 책의 작품들 중 반 이상을 반다이에서 인젝션 건프라로 발매한 상황인데,
발매된 MG 킷과 모델러들의 스크래치 빌드 작례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군요.
혹시나 작업에 좀 참고가 될까 해서 샀는데, '이런 건 도저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면서 깨끗이 포기하게 해주시네요^^

그리고 이번에 구입한 것 중 재미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아카데미 공작용 정밀 나이프입니다.

저는 OLFA 사의 AK-4 아트 나이프를 사용중인데요.
용도에 따라서 직선 나이프날, 둥근 나이프날, 톱날, 그리고 파팅라인 마스터를 매번 바꿔끼워가면서 사용중인데, 이게 좀 귀찮단 말이죠.
그렇다고 AK-4를 하나 더 사자니 이게 또 비쌉니다.
그런데 이 아카데미 나이프 상품 소개를 보니 칼날이 AK-4와 비슷하게 생겼고 가격은 1/3 수준인 4000원이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구입했는데 역시나!
OLFA AK-4와 날 끼우는 부분 형태와 사이즈가 동일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이 AK-4 용, 오른쪽이 아카데미용입니다.




그립감이라든지 굴러가지 않는 설계 등의 면에선 AK-4보다 조금 안 좋지만 그래도 가격을 생각해볼 때 훌륭한 대용품인 것 같습니다.
그립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파팅라인 정리 작업 같은 데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주의하실 점은 많이들 사용하시는 아트나이프 AK-1 용의 칼날은 아카데미 공작용 나이프와는 맞지 않습니다.
AK-1 용의 칼날이 AK-4 용의 칼날에 비해서 5배 이상 싸기 때문에 이것까지 사용할 수 있으면 정말 만능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말이죠.


이상, 7월 둘째주 택배수령품 보고였습니다^^
2010. 7. 10. 22:35

2010년 6월 (24개월)


2010. 7. 1. 10:30

건프라 사진 강좌 #1 - 정자세 포즈 잡는 법

지난 번 강좌 #0에서는 건프라 사진의 의미에 대해 다소 철학적인 논의를 해보았는데요.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진 찍는 방법을 얘기해보도록 하죠.
사진 찍을 때 맨 먼저 해야 할 일은 건프라의 포즈를 잡는 일입니다.

그리고 포징의 기본은 뭐니뭐니 해도 정자세로 선 포즈입니다.
액션 포즈보다 포징도 쉽고, 완성 인증샷이라든지 프로포션의 체크, 디테일의 체크 같은 다양한 용도에서 기본이 되고, 도색이 까지는 것이 두려워 포즈 바꾸기가 걱정 된다든지, 아예 직립 정자세로밖에 못 만들게 되어 있는 개라지 킷의 경우 등등 건프라 포즈 중에 가장 빈도 높게 사용되는 자세입니다.


그럼 이 정자세를 어떻게 잡아야 포즈 잘 잡았다고 소문이 날까요?

지난 번 강좌 '캐릭터 모형 사진 어떻게 찍을까?'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건담 같은 캐릭터 모형은 인간처럼 보이게 다루어야 합니다.
사람의 두뇌는 '인간의 형태'와 '인간의 자세'를 가진 것을 매우 선호하고,
인간형 물체는 무의식적으로 인간처럼 행동해주기를 기대합니다.
건담의 기계적인 측면을 특별히 부각시켜야 하는 연출 사진이 아닌 한, 최대한 인간처럼 느껴지는 포즈를 취하는 게 좋습니다.
포즈 잡을 동안은 건담이 기계라는 사실을 잊어버리시고 인간이라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

'인간의 형태'는 건담 메카닉 디자이너와 반다이님/원형사님들이 이미 잘 갖추어놓았으니,
이제 '인간의 자세'를 잡는 것은 모델러/촬영자의 몫입니다.


건프라 세워놓는 방법 하나 가지고 너무 주저리주저리 길게 늘여서 썼죠?
그냥 '팔은 어떻게 하고, 다리는 어떻게 하고 목은 어떻게 해라' 이런 식으로만 쓰면 두세 줄이면 끝날 얘길 말이죠.

위에 쓴 얘기 중에는 사실 제 맘대로 끼워맞춘 개똥논리 같은 것도 많은데(혹시 내용이 잘못됐다고 생각되시는 분은 제보 부탁 드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얕은 밑천 다 드러날 것을 무릅쓰면서까지 이렇게 최대한 제가 아는 세세한 내용을 다 적어보려고 노력한 이유는
두세 줄짜리 어드바이스는 단지 껍데기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읽는 사람은 쉽게 읽힌 만큼 잘못 받아들이거나 잊어버리기도 쉽고, 응용할 수도 없는 획일화된 한 가지 포즈만 남을 것입니다.

반면에 조목조목 들여다 보고,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고, 의미와 이유와 배경을 알아가면서 익힌 지식은 그야말로 몸에 체화돼서
잘 잊혀지지 않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맞추어갈 수 있고, 스스로 분석을 통해서 자신만의 개성 있는 포즈를 확립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카토키 포즈의 이런 점은 마음에 들지만, 저 부분은 이러저러한 느낌이 들도록 이렇게 바꾼 포즈가 더 멋지겠다'는 식으로 말이죠.
그런 생각에 이것저것 두서 없이 늘어놓다 보니 본의 아니게 글이 상당히 길어져버렸습니다.


이번 강좌가 건프라 작품의 멋을 사진 상에 100% 드러내고 싶으신 모델러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고요.
다음번엔 '액션 포징'에 대해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강좌는 글 쓰는 데는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예제 이미지 촬영에 의외로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요.
다음 주제가 정자세보다 더 다양하고 복잡한 액션 포즈이다 보니 강좌 완성까지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기약할 수가 없네요.
(사진을 새로 찍지 말고 그냥 다 포토샵 CS5의 Puppet Warp 기능으로 편집해서 만들어 버릴까요^^?)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6. 20. 02:09

아이폰 iOS 4.0 깔아보니 세 가지가 좋더군요.

전에는 아이폰 개발자로 등록된 사람들만 iOS 4의 베타 버전을 설치해볼 수 있었는데,
6월 8일 iOS 4 발표 후 일반인들도 GM(Gold Master, RGM-79 GM 아닙니다^^) 버전을 설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건 맥 사용자들에게나 해당되는 얘기였고,
PC 사용자들은 최근 iTunes ver. 9.2가 공식적으로 업데이트되고 나서야 가능해졌습니다.

GM 버전은 그래도 아직 정식 버전은 아니고,
며칠만 기다리면(22일 새벽 예정) 진짜 정식 iOS 4.0을 입수할 수 있을 텐데,
저는 궁금하기도 하고 주말에 심심해서 GM 버전으로 업데이트해 보았습니다.


아이폰의 기존 OS 버전인 3.1.3에 비해 iOS 4.0에서 달라진 것을 들자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제게 가장 팍 와닿는 개선점은 다음의 세 가지 였습니다.

1. 바탕화면 설정 가능

제가 탈옥(jail break)의 유혹을 가장 많이 받았던 이유는 다름 아닌 바탕화면 때문이었다지요.
아이폰의 시꺼먼 기본 바탕화면은 깔끔하긴 하지만 멋도 없고, 나만의 개성을 살릴 수도 없었죠.

그렇지만 이제 4.0부터는 정식 버전에서도 바탕화면을 깔 수 있습니다.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잠금 상태의 바탕화면과 홈화면의 바탕화면, 이렇게 두가지를 별도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맘 같아서는 스프링보드 페이지마다 바탕화면을 각각 별도로 지정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아이콘들이 윤아양 눈코입 안 가리게 맞추려고 살짝 별 짓 다 했습니다^^


2. 어플 폴더

iOS 4에서 가장 좋은 점이라면 역시 어플리케이션 아이콘들을 폴더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점이죠.

앱스토어는 워낙 방대하고 새로운 어플리케이션들은 워낙에 자주 등장하다보니
기존 버전에선 그 수많은 어플리케이션 아이콘들을 폴더 없이 바탕화면에 늘어놓는 일은 너무 귀찮고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처음엔 어플 종류 별로 한 페이지씩 몰아넣으려고 노력했지만... 페이지 간에 아이콘 이동시키기도 힘들고,
중간에 새로 한 페이지를 만드는 일은 더더욱 힘들어서(뒤쪽 페이지 아이콘들을 모두 수동으로 한 페이지씩 밀어주는 수밖엔-_-)
한 페이지에 아이콘 16개씩 거의 9 페이지를 꽉꽉 채우고 난 뒤엔 완전히 포기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뒤쪽 페이지에 놓인 어플들은 유용함에도 불구하고 귀찮아서, 눈에 안 띄어서, 헛갈려서 못 사용하게 되죠.

그런데 이것들을 iOS 4의 폴더에 몰아넣으면 상당히 편하고 좋습니다.
윈도우의 폴더처럼 폴더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안 보이거나 하나만 보이는 게 아니고, 9개나 보여줍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폴더들 속에 많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낯익은 아이콘들이 꽤 많이 눈에 띄시지 않나요?
폴더 기능 덕분에 9 페이지에 달하던 제 스프링보드가 단 2 페이지로 줄었습니다.
모든 어플이 최대 3번의 손동작 이내에 실행이 가능하다는 말씀입니다.


몰아놔서 좋긴 한데 폴더가 많으면 화면이 너무 번잡스러워 보인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폴더를 만드는 방법은 아이콘 정리 모드(한 아이콘을 오랫동안 누르고 있으면 아이콘들이 흔들거리게 바뀌는 그 모드)에서
한 어플리케이션 아이콘을 끌어다가 다른 아이콘 위에 겹쳐놓으면 폴더가 생깁니다.
그리고 겹쳐놓은 그 어플리케이션의 앱스토어 분류명에 따라 자동으로 폴더명까지 생성해줍니다(물론 사용자가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른 원하는 어플리케이션들도 끌어다가 폴더에 놓아주면 폴더 속에 포함되게 됩니다.

기본 화면에서 표시되는 폴더 내 어플의 개수는 9개지만 실제로는 12개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아래쪽 3개는 기본화면에서 안 보임).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폴더는 일반 바탕화면뿐 아니고 맨 밑의 Dock Bar에도 갖다놓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팁이라면 여러 페이지에 흩어져 있는 어플들을 한 폴더에 몰아넣어야 할 때
폴더를 고정한 채 어플들을 페이지 간에 옮기며 모아넣는 것보다는
폴더 자체를 옮겨가면서 각 페이지 내에 있는 어플들을 주워담는 게 더 편하더군요.


3. MP3 재생목록 편집 가능

아이폰을 사기 전까지는 아이팟을 제대로 만져본 적이 없는 저는
처음에 MP3 음악 플레이하기가 정말 어색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아무래도 어둠의 경로로 구한 MP3 파일들이 많다보니
폴더의 개념 없이 아티스트와 앨범 별로 데이터베이스 검색 형태로 정리가 되는 아이팟의 분류법은 그닥 효용성이 없었고,
기존 MP3 플레이어처럼 사용자가 원하는 재생목록(Play List)을 직접 편집해서 듣는 것이 베스트였습니다.

그러나 아이폰에서 그나마 만들 수 있는 선곡 list는 'On-The-Go'라는 이름으로 하나밖에 만들 수 없었고,
동기화할 때마다 On-The-Go 1, On-The-Go 2, ... 이런 식으로 자동적으로 새로 만들어져버리는데, 정말 없는 것보다 나을 게 없었죠.
그나마 제대로 편집을 좀 해보려고 하면 PC의 iTunes에서 해야 하는 게 참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iOS 4의 iPod Player에서는 On-The-Go 이외의 재생목록을 새로 만들고 편집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뭐 이건 아무 MP3 플레이어나 폰에서 이미 되는 기능이라서 새삼 자랑할 거리는 아니겠네요.


4. 기타 등등

1) 홈 버튼을 두 번 누르면 멀티태스킹이 된다는데, 확실히 잘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이 좁은 화면에서 제가 하는 멀티태스킹이란 음악 들으면서 다른 어플 하나 띄우는 정도라 기존 버전에서도 가능했었고요.
지금 iOS 4 멀티 태스킹에서 제일 맘에 드는 점은 다른 어플 실행 시에도 iPod 음악 재생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 정도네요^^

음악 이외의 멀티태스킹 기능 중에 가장 필요한 것이라면 폰 뱅킹 중에 보안카드 어플 띄우는 것일 텐데, 일단 지금은 안 됩니다.
제 주거래은행 어플 자체가 이미 iOS 4.0에서는 띄우자마자 죽고 헤롱거리더군요.
다른 은행 어플은 보안카드 입력 화면에서 다른 어플로 태스크 전환했다가 돌아오면 초기화면으로 돌아오고요-_-
멀티 태스킹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으려면 어플들도 좀 수정되어야 할 것 같고, iOS 4.0의 정식 배포 후에도 시간이 좀더 걸릴 것 같습니다.

2) 복수 개의 메일 계정을 통합 정리할 수 있게되었다는데,
그건 괜찮다 치고 안 읽은 메일 전부를 읽은 것으로 표시되게 하는 기능이나 넣어주면 좋겠습니다.

3) 카메라에서 디지털 줌 기능의 배율 범위가 커지고 찍은 위치의 GPS 정보와 사람 얼굴 정보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페이스북을 의식한 기능 같은데, 워낙 아이폰으로 사진 찍을 일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4) 그룹 문자 전송이 가능해졌습니다.
모임의 짱이나 총무 같은 직책을 맡게 되면 꼭 필요한 기능이 문자로 공지를 날리기 위한 그룹 SMS 메시지 전송기능이죠.
이전까지는 아이폰의 기본 문자 어플에서도 그룹문자 지원을 안 했고, 써드파티 어플에서조차 못하게 막아놨더랬습니다.
그런데 iOS 4부터는 API 같은 쪽에서 막혔던 게 풀렸나보더군요.
iOS 4도 '메시지' 메뉴 자체는 그룹문자 전송을 지원하지 않지만, MyGroup 같은 써드파티 어플을 사용하시면 그룹문자 전송이 됩니다.

5) 스팟라이트 검색이 좀더 좋아졌습니다.
홈 스크린을 왼쪽으로 슬라이드하거나 홈 버튼을 누를 때 나타나는 스팟라이트 검색에 뭔가 여러 종류 추가됐습니다.
일단 제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웹 검색, 위키백과 검색, SMS 메시지 검색이 추가됐습니다.
한 번 누군가가 제게 보냈던 SMS 내용을 찾아야 할 일이 있을 때 한참을 진땀 뺐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부턴 쉽게 검색할 수가 있게 됐네요.

6) 온라인 멀티 게임을 할 수 있다는 Game Center라는 것이 추가되었는데,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네요-_-.
아마 아직 iOS 4가 정식 배포가 안 돼서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일 듯...
(6월 22일 추가: 정식 버전 배포 후 Game Center 메뉴는 삭제되었습니다. 한국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를 만들지 않는 이유와 같을 듯)

7) iBooks 지원한다는데 바탕화면에도 없고, 앱스토어에도 없군요.
이것도 정식 배포 후에 지원? 아님 한국에선 서비스 안 함?
(6월 22일 추가: iOS 4.0 정식 버전 배포 후 앱스토어에서 iBooks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Books 카테고리에서 수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혹시 순위에서 밀려나더라도 iBooks로 검색하셔서 받으심 됩니다) 

8) 어플리케이션을 띄울 때 바탕화면이 갈라지는 효과라든지 새 웹 페이지나 태스크 전환 시의 화면효과 등이 세련되고 미려해졌습니다.

9)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달력이 아이콘 상태에서 날짜와 요일을 표시하는 것처럼
아이콘 상태의 시계 바늘도 현재 시간을 가리켜 주면 좋을 것 같은데, iOS 4에서도 역시 안 해주는군요. 어려운 일도 아닐 텐데...

10) iOS 4.0 GM 버전에도 버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만 해도 한 번 화면 맨 위의 스테이터스 바가 마구 미쳐날뛴 적 있습니다. 그래도 큰 치명적인 버그는 없는 듯합니다.
아직 업데이트 안 하셨다면 이젠 정말 며칠 안 남았으니 GM 버전보다는 정식 버전을 정식으로 설치하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굳이 GM 버전을 설치하고 싶으시면 설치 전에 폰 백업은 꼭 해두시길 권장합니다.


예, 아무튼... 아이폰 OS 3.XX 버전을 쓰면서 제가 애로사항이 많았던 부분을
iOS 4.0에서는 가려운 곳만 골라 긁어주는 식으로 잘 해결을 해주었네요.
이정도면 iPhone 4 나와도 별로 안 부러울지도...(설마)
적어도 탈옥을 하고 싶은 욕구는 많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탈옥하면 물론 더 좋아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탈옥의 귀찮음을 생각해 볼 때...^^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6. 10. 08:28

1/100 GN-001/hs-A01 애벌랜치 엑시아 리뷰

GN-001/hs-A01 건담 애벌랜치 엑시아(Gundam Avalanche Exia)는 건담OO 본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기체는 아니고, 모형잡지 하비 재팬에서 연재 중인 건담OOV라는 외전 설정놀음^^에 등장한 기체입니다(살짝 마이너하다는...).

이번에 때아닌 기회로 1/100 무등급 애벌랜치 엑시아의 조립을 의뢰^^받게 되어 조립작업을 했습니다.
그냥 보내기는 아쉬워 리뷰를 써봅니다.

아무래도 도색 같은 것 없이 순수하게 조립의 퀄리티만으로 승부를 해야 하고, 제 것도 아닌 남의 것이라 신경 써서 해야 하겠기에 게이트 처리에 사용하는 도구들부터 '최정예'로 준비했습니다.

프라모델을 좀 해보신 분들이라면 타미야 Sharp-Pointed Side Cutter for Plastic, 속칭 금딱지 니퍼를 아실 겁니다.
완전 부드럽게 잘리는 그 손맛과 진정 매끄러움 그 자체인 절단면!
타미야 금딱지 니퍼의 OEM은 케이바(KEIBA)라는 공구회사인데, 케이바 브랜드로는 이 금딱지를 팔지 않습니다.
케이바 브랜드 중 가장 우수한 플라스틱 니퍼가 HN-D14라는 제품인데, 요것은 타미야의 Side Cutter for Plastic과 동일 제품입니다.
(이름 앞에 Sharp-Pointed가 빠진 것으로도 유추하실 수 있겠지만, 한 등급 아래 제품입니다)
 

저도 금딱지 니퍼가 하나 있었는데(사진 가운데), 여기저기 막 사용하다 보니 날이 좀 닳는 느낌이더군요.
그래서 서브 니퍼^^로 3-Peaks SP-33, 속칭 모델업 니퍼(사진 왼쪽)를 영입했습니다.
그렇지만 SP-33은 절단면의 깔끔함이 금딱지를 따라가지 못하더군요.
대략 10%의 확률로 부품 표면을 파먹기 때문에 부품 표면에 아주 바짝 대고 자르기엔 위험합니다.
그래서 전 SP-33은 부품을 런너로부터 떼어내는 데만 사용하고, 부품에서 정밀하게 게이트를 제거하는 데는 금딱지를 씁니다.

그런데 이번에 단골샵의 5월 쿠폰으로 금딱지 니퍼를 3만원 이하의 착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쓰던 금딱지가 날이 닳기도 했고, 이번에 정부의 '1번어뢰' 드립으로 환율이 엄청 올랐을 때 '다시는 이 가격에 못산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신품을 하나 더 구입했고요, 이번 조립의 게이트 정리에는 그 신품을 투입했습니다.

금딱지로도 정리되지 않고 남은 게이트를 다듬는 데는 OLFA 사의 곡선날 아트나이프(날: KB4-R, 본체: AK-4)를 사용했습니다.
직선날 나이프를 사용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게이트 이외의 부분에 칼날자국을 남길 수가 있는데,
그런 사고의 확률을 줄이기 위해 게이트 부분에서만 부품 표면에 닿는 볼록한 곡선날을 썼습니다.
(물론 날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것으로 골랐죠^^)

덕분에 게이트 자국 처리는 나름 깔꼼하게 잘 했는데, 의외의 복병이 스티커 씰이었습니다.
평상시에 스티커질을 잘 안 하다보니 비뚤게 붙인 곳도 많고 스티커 표면에 손톱자국도 많이 남았습니다ㅜㅜ


아래 사진은 지난 번에 한 번 올린 적 있는 우리집 프라탑 수납장입니다.
박스는 세로로 쌓아야 덜 구겨진다는 조언을 듣고 세로로 쌓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중간에 공간이 남아서 저기에 배경지를 놓고 건프라 사진촬영 스튜디오처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저 프라탑 수납장 자리가 제가 그라데이션 배경지를 놓고 사진 찍던 자리였는데,
프라탑을 쌓고 나니 촬영장소가 마땅치 않게 되어버렸거든요.

전에 썼던 그라데이션 배경지는 워낙에 크기가 커서 수납장 안에 들여놓을 수가 없었고요,
결국 차선책으로 색깔 있는 전지(머메이드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진 결과물을 보니 확실히 그라데이션 배경지 때보다 배경이 상당히 심심하네요-_-
그라데이션 배경지를 좀 잘라내서 구겨넣는 한이 있더라도 복귀를 시켜야 할 듯...

아무튼 스탠딩샷 나갑니다.


앞에서 보면 뒤쪽 스커트의 골다공증이 그대로 보입니다-_-






세워놨을 때는 꽤 멋지지 않습니까?
1/100 엑시아도 무등급치고는 프로포션이 꽤 괜찮은 제품인데,
마치 더블오 건담에 오라이저 달아주듯 어깨와 등쪽에 뭘 붙여주니 일단 떡대에서 오는 카리스마가 상당합니다.

그리고 제품 박스에 'Mechanical Detail'이라고 써서 자랑할 만큼, 나름 디테일 몰드들이 섬세합니다.

또 보너스는 일반 엑시아 용 런너가 100% 그대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일반 엑시아로도 조립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일석이조랄까요?
덕분에 총 부품 수가 300개를 넘고, 박스 크기도 웬만한 MG보다 큽니다.


그런데... 일단 색분할이 잘 안 된 것이 눈에 띄는군요.
1/100 치곤 나름 색분할이 잘 된 편이긴 하지만 버니어 가이드(?)의 노란 색들은 모두 스티커입니다.
원래 1/100 엑시아 자체가 머리, 팔, GN소드 등 색분할 안 된 곳들이 많아서 도색하려고 하면 마스킹 해야 할 부분이 꽤 많습니다.

그리고 원래 엑시아도 골다공증 부분이 많았는데, 애벌랜치 엑시아 용 추가 부품 중 뒷스커트의 골다공증이 너무 확 눈에 띄고요.
역시 MG가 아니고 무등급이라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이제부터 액션 샷을 찍어보도록 하죠.
먼저 유명한 소위 '시드포즈'부터 나갑니다.


액션 포즈를 취해보면 바로 알 수 있는 것이 뭐냐면...
엑시아에서 애벌랜치 엑시아로 바뀌면서 추가된 부품들이 하나같이 가동성을 제한한다는 겁니다.
엑시아는 처음부터 건프라화를 염두에 둔 디자인으로 무등급에서도 A급 가동성을 자랑했었는데...
어깨 아머, 백팩, 앞스커트, 뒷스커트 모두 만만치않게 가동에 방해돼서... 점수를 주자면 대략 B급과 C급의 중간쯤 됩니다.

GN소드도 뭔가 착 접혀서 안정된 것이 아니고 덜렁덜렁 들떠 있는 듯한 느낌인 것도 팔에 추가된 아머 때문에 제대로 접히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


무기는 일반 엑시아와 같이 7개의 칼을 갖고 있는데, 장착부위가 모두 변경됐습니다.
오른쪽 등뒤에 GN 소드 장착이 가능하고, 허리춤에 있던 GN 블레이드들은 왼쪽 등뒤로,
뒷스커트와 어깨 뒤에 있던 빔 사벨들은 어깨와 등 위로 옮겨졌습니다.


일반 엑시아였다면 좀더 역동적인 포즈가 가능했을 텐데 추가 부품의 간섭 때문에 영 맘대로 안 됩니다.




GN 롱 블레이드와 쇼트 블레이드 액션


빔 사벨과 빔 대거 액션입니다.


애벌랜치 엑시아는 온몸의 부스터와 버니어들을 같은 방향으로 집중할 수 있는 플라이트 모드로 변형 아닌 변형이 됩니다만...
팔 아머쪽 부스터가 아귀가 딱딱 맞는 느낌이 안 들더군요.


결론적으로 총평을 내려보자면 이렇습니다.

장점
  1. 덩어리감과 프로포션이 상당히 괜찮다.
  2. 디테일 몰드도 1/100 무등급 치곤 비교적 섬세하다.
  3. 엑시아와 애벌랜치 엑시아로 선택 조립이 가능

단점
  1. 출신 성분이 약하다(외전인데다가 애니메이션이나 소설 같은 스토리도 없는 순수 설정 기체).
  2. 색분할에 노력을 하긴 했지만 색분할이 덜 된 부분이 아직도 많다. 부분도색 많이 필요~
  3. 정면에서 골다공증이 보이는 뒷스커트와 그대로 드러나는 손발목 등 전체적으로 마감처리가 부실
  4. 애벌랜치 엑시아용 추가 부품들이 간섭이 심해서 가동성을 많이 깎아먹음. 역동적인 액션은 불가능

결론
한 마디로 평하자면 '내 돈 주고 사기는 좀 아깝고, 한 번 만들어 보라고 누가 주면 재밌게 만들어 볼만한 킷'입니다.
바로 제가 이번에 한 일이 그것이죠^^.
무등급 치고는 괜찮은 킷이지만 색분할, 골다공증, 가동성 등 무등급의 한계를 확실히 보여주는 킷인 듯...

그런데 이런 문제들은 MG화된다면 다 해소될 수 있는 것들이죠.
MG 엑시아도 발매되었고, HG 애벌랜치 엑시아도 곧 발매된다고 하니, MG 애벌랜치 엑시아가 발매될 확률도 상당히 높습니다.
MG 엑시아는 내부 프레임 부실이라는 단점은 있지만 프로포션, 색분할, 골다공증, 가동성 등 무등급 엑시아의 문제점은 완벽히 해결한 걸작입니다.
MG 애벌랜치 엑시아가 나오면 또 하나의 명품이 될 수 있을지도요.

그래서 결론은... 저라면 무등급은 패스하고 MG 애벌랜치 엑시아가 나오면 사겠다는 겁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6. 6. 02:07

건프라 사진 강좌 #0 - 캐릭터 모형 사진 어떻게 찍을까?

저는 프라모델은 고딩 때(대략 1990년) 이후로 손을 놓았다가 2007년말부터 다시 건프라에 손을 대게 되었고요, 그 이전 몇년 동안은 사진이 취미였습니다.
뭘 감추겠습니까? Velvio라는 닉네임은 Velvia라는 사진필름 이름에서 따왔답니다.

그러다 보니 건프라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건프라를 사진으로 찍는 데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건프라 만드시는 분들 중에는 사진을 조금만 공부해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상식적인 테크닉들을 잘 모르시기 때문에 작품이 가진 매력의 반의 반도 사진 상에 표현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셔서 안타깝더라고요.
물론 건프라 취미 본연의 재미는 조립과 도색, 그리고 실물 전시이겠지만 역시 요즘 세상에 사람들이 내 작업의 결과물을 접하게 되는 가장 보편적인 경우는 웹에 올린 사진을 통해서 아닐까요?
모형 생활에 있어서 사진 촬영이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저는 그래서 2007년에 건프라를 다시 손에 잡았을 때부터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사진 테크닉 강좌 글을 써보리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렇지만 몇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어서 이걸 실행에 옮기지 못해왔죠.

건프라 잘 만들지도 못하면서 무슨 건프라 사진에 대해 논하느냐,
남을 가르칠 정도의 사진 전문가도 아니지 않느냐 등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도대체 건프라 사진의 본질은 무엇이고, 왜 찍는 것이고, 추구해야 하는 바가 무엇인지 제 속에서 정리가 안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스타워즈 EP2, 우주전쟁, 스피드 레이서, GI Joe 등의 영화에 Pre-Visualization Artist로 참여하신
이의성(노타입)님의 블로그 '플라팬'을 최근에 발견했고, 거기에서 그 해답을 찾았습니다.
플라팬에서는 '건프라를 실물 건담처럼 보이게 촬영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고,
아무래도 그쪽 방면의 전문가께서 쓰신 것이다 보니 내용의 완성도가 무척이나 높습니다.
알고 보니 건프라 세계에선 꽤 알려진 블로그였는데 제가 뒤늦게 이제야 발견했던 거였더군요.

<플라팬 블로그에는 대략 이런 후덜덜한 사진을 만드는 방법이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플라팬에 이미 완성도 높은 건프라 촬영 강좌가 정리되어 있다면 링크만 걸면 되지 뭐하러 강좌를 또 쓰느냐?
예, 그것도 좀 고민했습니다만...

노타입님의 주된 타겟은 '건프라를 실물처럼 보이게 촬영하는 방법에 대한 프로페셔널한 내용'이라면
저는 '건프라를 멋지고 돋보이게 촬영하는 방법에 대한 초보자를 위한 강좌'를 목표로 강좌를 새로 하나 더 써도 괜찮지 않을까요?


1. 건프라란 무엇인가?

건프라 사진 촬영을 논하기에 앞서 건프라의 본질에 대해 다소 철학적인 고찰을 해 보도록 합시다.
플라팬 블로그의 곳곳에서 얘기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한데, 한마디로 말하자면 '건프라'라는 것은 모순과 역설의 덩어리입니다.

1) 모형이라는 존재의 역설
모형(Model)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존재 자체의 모순을 갖고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자기 자신의 존재답지 않아야 더 훌륭한 존재가 된다는 겁니다.
즉, 모형은 모형 티가 팍팍 날수록 가치가 낮고,
모형스럽지 않고 모사하고자 하는 원형 실체의 모습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모델러가 접합선 수정을 하고, 골다공증을 메꾸고, 도색을 하고, 디테일 업을 해주고, 디오라마를 꾸미는 것도
플라스틱 모형 티가 안 나게, 원래의 실체와 흡사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하는 것이고요.

모형 사진을 찍을 때도 '이것이 모형이라는 것을 드러내놓고 사진을 찍을 것인지',
아니면 '마치 모형이 아니라 원형 실체인 것처럼 보이도록 찍어줄 것인지' 같은 갈등이 생깁니다.

2) 캐릭터 모형의 역설
모형이란 것은 원형의 실체를 사실적으로 비슷하게 모사할수록 훌륭한 것이라고 했는데,
건프라나 미소녀 피겨 같은 캐릭터 모형의 원초적인 문제는 원형이 실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1> '원형에 충실하다'는 것과 '사실적이다'는 것이 서로 상충될 수 있다.
2> 통일된 기준 원형이 없고 제작자의 취향에 따라 모형의 형태가 제각각이 된다.
는 문제들이 생깁니다.

<marswolf님의 1/8 아키야마 미오 - 학원제 작품입니다>


위 사진에서 베이스 기타나 마이크 스탠드는 원형이 되는 실물의 베이스나 스탠드 형태를 상당히 그럴 듯하게 잘 재현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얼굴이 저렇게 생긴 사람은 현실 세계에 존재할 리가 없겠죠?

아키야마 미오는 케이온!이라는 애니메이션의 세계 내에서는 분명히 인간입니다.
그렇지만 애니의 과장된 2차원 캐릭터 원형과 최대한 비슷하게 모형을 만들려고 하면 인간의 사실적인 형상은 포기할 수밖에 없고,
최대한 실제 인간처럼 만들려고 하면 케이온!의 아키야마 미오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리고 이 피겨의 머리 크기라든가 몸매(프로포션)는 애니에 등장하는 아키야마 미오와는 좀 다릅니다.
피겨 제작자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형태로 리어레인지된 것이죠.

건프라도 대략 비슷한 문제점들에 부닥치게 됩니다.
'건담'들은 건담 세계에선 대략 20m 정도 크기의 병기입니다만,
현실 세계의 20m 크기의 병기라면 애니에서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밍숭밍숭한 형태일 수도 없고,
그렇게 채도가 높은 알록달록한 색깔이어도 안 됩니다.

그런 이유로 모델러들은 사실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표면에 패널라인을 추가하기도 하고, 좀더 세밀한 부품으로 디테일업을 하기도 하고, 웨더링을 하기도 합니다(색깔은... 거의 건담의 정체성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실제 병기처럼 바꾸시는 분이 많지는 않죠).
가장 널리 알려진 사실적인 건담 모형이라면 작년에 오다이바에 세워졌던 1:1 퍼스트 건담 모형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애니판 건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수많은 디테일 몰드와 패널라인과 리벳과 마킹들이 박혀있습니다.

<왼쪽부터 MG 건담 Ver. 2.0, 오다이바 1:1 건담 모형, MG 건담 Ver. One Year War 0079>


역설적인 것은 취향에 따라, 보는 관점에 따라, 오다이바의 건담 모형이 사실적이고 더 좋은 모형이라고 할 수도 있고,
기동전사 건담 애니에 나왔던 맹숭맹숭한 형태를 최대한 재현한 MG 건담 2.0이 더 좋은 모형이라고 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저런 디테일이나 프로포션 같은 것도 통일되지 않고, 유행도 타고, 그야말로 만드는 사람 맘입니다.
오다이바 건담과 MG 건담 One Year War 0079 버전(속칭 페담)도 둘 다 패널라인이 복잡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패널 라인 위치와 모양도 다르고, 얼굴도 다르고, 프로포션도 다르고, 컬러도 다르죠.

3) 인간의 형태를 가진다는 것
이건 건프라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인간 형태'에 집착하는 인간 두뇌의 본능적인 시각 인식 과정이 문제죠.
사람의 두뇌는 인간 형태를 가진 것을 매우 선호하고, 인간형 물체는 무의식적으로 인간처럼 인식해버립니다.

애초부터 전투병기가 인간형으로 생겨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의 주인공 메카닉이 인간형으로 생기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시청자들이 훨씬 좋아한다는 이유로
건프라를 포함한 여러 로봇 캐릭터 모형들은 인간형이 되었습니다.
만약 건담류 MS들이 얼굴은 없고 팔다리가 네개씩 달렸다면 건프라 30주년 행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많이 팔리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건프라의 '프로포션이 좋다', '포즈가 멋지다'라고 할 때 비교 기준이 되는 것은 당연히 인간의 프로포션과 인간의 포즈입니다.
건프라를 무의식적으로 인간처럼 보고 있다는 증거죠.

인간 형태가 건프라 사진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우선
1> 사람의 시각은 인간형 로봇을 인간과 비슷한 크기일 것이라고 인식한다는 점인데요,
사진 속의 건프라를 거대한 실물로 상상하게 하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2> 사람들이 건프라를 인간처럼 인식하니까 건프라 사진을 멋지게 찍기 위해 인물사진 촬영 테크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 건프라 사진, 왜, 어떻게 찍는가?

모델러의 입장에서 건프라 사진을 찍는 이유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작업한 작품이 이렇게 멋지고 대단하다!'는 것을 뽐내기 위함일 겁니다.

이런 목적과 위에서 말씀드린 건프라의 본질을 고려했을 때,
건프라 사진의 촬영방식은 대략 아래 표의 4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류법은 전혀 MECE하지도 않고 명칭도 그냥 제가 자의적으로 붙인 것이긴 합니다만...
노타입님의 경우 '현실감'의 높고 낮음에 따라 4가지로 분류하셨는데, 살짝 따라해봤다고 할 수도 있죠^^.

방식 설명 목적 건프라를 보는 관점
제작기 사진 (제작중인) 건프라의 (일부만) 촬영 건프라 제품 리뷰, 개조/개수/도색 내용 설명 작업물, 그냥 모형일 뿐
정자세 사진 건프라의 직립 정자세를 촬영 소개, 전체적인 프로포션/컬러링/디테일의 확인 모형/실제, 인간형
액션 사진 액션 포즈를 취한 건프라를 촬영 역동적인 임팩트 있는 사진을 위해, 가동성 확인 모형/실제, 인간형
연출 사진 포토샵 등으로 실제상황처럼 연출 관람자에게 실제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최대한 모형이 아닌 실물처럼

<제작기 사진과 정자세 사진의 예>


<액션 사진과 연출 사진의 예>


고수 모델러들이 올리는 사진이나 모형잡지에 나오는 사진이나 건프라의 박스 아트를 보시면
대부분의 사진(그림)들이 위 표의 네 부류 중 한가지에 속한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제작기 사진의 경우 사실 특별한 테크닉이 필요한 게 아니고 초점 맞춰서 흔들리지 않게 찍을 수 있기만 하면 됩니다(물론 사진 완전초보자분에겐 이것도 특별한 테크닉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출 사진, 혹은 합성 또는 시각효과 사진의 경우 액션 사진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정말 실물처럼 보이는 하이퀄리티의 연출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모형 제작단계부터 조명, 촬영, 포토샵 후작업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쉽지 않은 작업이 되므로 저는 패스하도록 하겠습니다^^
연출/합성/시각효과 사진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노타입 님의 플라팬 블로그를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앞으로 주로 정자세 사진과 액션 사진에 초점을 맞춰서 건프라 작품의 매력을 100% 이상 최대한 뽑아낼 수 있게 사진을 찍는 방법에 대해 강좌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런 사진들에서 건프라는 '내가 만든 모형의 퀄리티를 뽐낸다'는 관점에서 모형으로 볼 수도 있고,
또 어느 정도는 관람자가 마치 실물 건담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별 생각 없이 촬영하면 아무래도 모형처럼 느껴지게 찍히기 마련이죠(모형이니까^^).
그렇게 하는 것은 감상자로부터 다른 관점에서 감상할 수 있는 여지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저는 가급적 '사진 작업으로 인해 모형 티가 더 나는 일은 없도록' 촬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습니다.


좀 급작스럽지만 0번째 강좌는 우선 이렇게 방향 제시만 하는 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번 글은 노타입님 블로그에 이미 나온 내용을 다시 쓴 것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내용이 너무 없긴 하네요.
'캐릭터 모형 사진 어떻게 찍을 것인가?' 질문을 던져놓고 대답도 제대로 안 하고 말이죠.
어떻게 찍는지에 대한 본격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은 다음번 포스트 '정자세 포징'부터 시작해볼 예정입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5. 28. 09:23

파이널 판타지 13 120시간 리뷰 : 최후의 FINAL FANTASY?

오늘 드디어 파이널 판타지 13 한글판이 발매되는군요.
그 기념으로 지난 번에 썼던 일본어판 리뷰를 블로그 톱으로 끌어올려봤습니다.

그리고 나름 정성들여 작성한 공략 기사도 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초반은 일자 진행이라서 공략은 후반이나 되어야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제 블로그를 즐겨찾기에 추가해 놓으셨다가 나중에 다시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겠죠^^)





파이널 판타지 XIII 관련 글 바로 가기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5. 27. 10:57

90년대의 목소리 ZARD(坂井泉水, 사카이 이즈미) 3주기(週忌)

'90년대 JPop을 대표하는 여성 아티스트'를 딱 한 명만 꼽으라면 누굴 꼽을 수 있을까요?
바로 ZARD가 아닐까요?

90년대를 통틀어 JPop 여성 아티스트 중 가장 많은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고,
92년 9월 발매한 HOLD ME부터 99년 9월 발매한 ZARD BEST ~Request Memorial~까지의 앨범들이 9연속으로 100만장 넘게 팔렸습니다.
한국 가수 중 이수영 씨가 ZARD를 자신의 '롤 모델'로 삼았다고 하며(출처 불명),
ZARD의 노래 GOOD DAY와 Forever you를 번안해서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3년 전인 2007년 5월 27일(사고일은 26일),
폐로 전이된 암의 수술과 치료를 위해 입원 중 계단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소속사의 공식 발표는 '사고'였지만 정황적으로는 '자살'의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지금처럼 자궁경부암의 원인 바이러스가 밝혀지고 백신이 대중화되는 것이 몇 년만 빨랐어도 아직 살아있을 텐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90년대면 딱 제가 대학과 대학원을 다닐 때인데요,
한참 미래에 대한 고민과 좌절을 반복할 때 위로와 힘이 되어 주었던 것이 바로 그녀의 노래였습니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인생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 같은 목소리...
지금 다시 들으니 막 눈물이 나려고 하는군요.

어제 날씨를 기억하시나요?
가시거리 33km에 이를 정도로 밝고 투명하고 따뜻한... 그러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그것이 그녀 노래의 분위기입니다.
데뷔 초에는 롹 쪽으로 방향을 잡았던 것 같지만 2~3집 앨범 쯤부터 밝은 분위기의 팝으로 전향했습니다.

2~3집 앨범 속지를 보면 사카이 이즈미(坂井泉水)씨 이외에 다른 세션맨들의 사진이 실려있어서
전 처음에 ZARD가 밴드의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만,
나중에 알고 보니 ZARD는 사카이 이즈미 한 사람으로 이루어진 1인 유닛이었습니다.
(90년대만 해도 일본 연예계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았던 데다가, 94년부터 ZARD는 TV에 출연하지 않았습니다)
즉 ZARD = 사카이 이즈미인 거죠.

그녀의 노래들 중엔 こんなに愛しても, 負けないで, きっと忘れない, あなたを感じていたい, Just believe in love, Forever you, マイ フレンド, Don't you see!, 永遠, 運命のルーレット廻して 등 주옥 같은 곡들이 정말 많은데,
거의 저작권 문제에 걸려서 극히 일부밖에 공유하지 못했습니다. 죄송~

모든 곡의 가사는 사카이 이즈미 씨 본인이 작사했고,
작곡은 오다 테쯔로(織田哲郎) 씨와 쿠리바야시 세이이치로(栗林誠一郎) 씨가 주로 맡았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 오다 씨와 쿠리바야시 씨가 소속 레코드사를 옮기고 다른 사람들이 작곡을 맡게 되는데요.
그 이후의 노래들 중에는 확 와닿는 것이 별로 없네요.
그래서 그녀가 더더욱 90년대의 목소리로 기억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グロリアス マインド (Glorious Mind)는 그녀가 죽기 전에 녹음했던 음성을 가지고 그녀 사후에 작업해서 발매한 싱글입니다.
영어 가사가 많이 나오고 왠지 힘겨워하는 듯한 목소리인 것은 암 수술과 치료로 인해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정말 안쓰럽네요.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5. 22. 16:01

가격 대비 실속 있는 프라탑 수납장

모형이 취미이신 분들은 아마도 대부분 쌓아놓은 미개봉 킷 박스가 꽤 되실 겁니다.
그것들을 가리켜 보통은 프라탑, 규모가 좀더 크신 분들은 프라벽 또는 프라성(城)이라고 하지요.

전 지금까지 별다른 수납장 없이 미개봉 킷들을 그냥 이곳저곳 쌓아놓았는데,
킷 박스가 두꺼워봤자 어차피 종이이기 때문에
높이 쌓으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래쪽에 있는 박스가 찌그러지고 이리저리 기울어져 불안정합니다.

그런데 최근 승순님의 프라벽(http://noboru78.egloos.com/3687306)을 보니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프라탑을 지지하고 수납해줄 수 있는 선반형 프레임이 있더군요.
'왕자행거'라는 메이커 제품인데, 비슷한 놈으로 바로 주문했습니다.
지금은 행사기간이라 '네이버 체크아웃'을 이용해서 10% 할인가(5만 3천원)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조립하는 데는 뭐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스프링의 반발력으로 기둥을 바닥과 천장에 고정시키는 형태라서 천장이 2.8m가 넘는 곳에는 설치하지 못합니다.
깊이는 40cm이고 너비는 70cm에서 1m까지 조절이 가능합니다.


저는 중간 선반 프레임이 네 개 들어있는 4단형으로 주문했는데, 만 원 더 싼 3단형으로 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네요.

선반 바닥은 판으로 되어 있는 게 아니고 7개의 파이프로 되어 있어서 상자 형태의 것 이외에는 놓기 힘듭니다.
그리고 지지력과 짜임새도 손으로 잡고 흔들면 흔들거리는 수준이라 아주 무거운 걸 올리긴 위험해 보입니다.
한마디로 모형 킷 박스 쌓기에 최적화된 제품이라 할 수 있을 듯...^^


킷 박스들을 올려봤습니다.


여기저기 늘어놨을 땐 꽤 많아보였는데, 모아서 정리해 놓으니 얼마 안 되는군요.
어디에 '나 프라탑 좀 쌓았노라'고 명함도 못 내밀겠네요.

왠지 듬성듬성 있는 저 공간들을 꽉 채우고 싶다는 생각이 막 들고 그렇습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5. 17. 09:05

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지난 번에 MG와 동시에 완성했지만 바주카 걸이가 부러져서 같이 찍지 못했던 HGUC 릭 디아스를 이번에 촬영했습니다.
얘도 개수, 디테일업, 이런 거 전혀 없는 스트레이트 빌드고요,
제타건담 애니 최초에 쿼트로와 함께 그린 노아2 콜로니에 잠입하던 아폴리의 2호기라는 컨셉으로 도색하고 데칼을 붙였습니다.


부러진 바주카 걸이는 힘을 받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냥 접착제로만 붙여버리면 곧바로 또 힘을 받아 다시 부러져 버릴 겁니다.
그래서 부러진 부분 양쪽에 핀바이스로 직경 0.5mm의 구멍을 뚫고, 직경 0.5mm의 황동선을 심었습니다.




그렇게 가운데에 보강재 심을 넣은 상태로 접착제로 붙이고, 사포로 표면정리를 한 후 다시 도색했습니다.
'감쪽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봐줄만 합니다.
그래도 혹시라도 또 부러질까 걱정돼서 아직 바주카를 백팩에 꼽아보진 않았습니다^^

스탠딩 사진 전후좌우 나갑니다.
일단 프로포션이 MG보다 더 짤뚱하고 머리가 큽니다.




여기부터는 이제 액션포즈 샷인데, 고관절, 무릎, 발목의 가동성이 총체적으로 문제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세우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10년 전 킷을 가동성 개조도 안 해놓고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 되는 거겠죠?


그래서 주로 액션 베이스로 공중에 띄워놓고 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HGUC 릭 디아스가 MG보다 나은 점이라면 목이 더 많이 돌아간다는 것 정도일까요?



MG 릭 디아스와도 함께 찍어봤습니다.
이 사진은 바로 옆에 세워놓고 마치 HGUC 릭 디아스가 뒤로 멀리 있어서 작아보이는 것처럼 나름 연출을 해봤습니다^^


아 사진은 HGUC 릭 디아스를 카메라에 가깝게 배치해서 둘이 비슷한 크기로 찍히게 찍었습니다만...
초점도 흐려지고, 조명 각도와 그림자 같은게 서로 살짝 어긋나서 좀 어색한 티가 나네요-_-



이렇게 해서 MG와 HGUC 릭 디아스 제작을 완료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들이 제가 올해초에 야심차게 시작한
"제타건담 25주년 기념으로 제타건담 애니 등장 MS들의 MG와 HGUC 킷 25개를 만들겠다"는
'제타건담 완전정복' 개인 프로젝트의 처음 두 킷입니다.

2010년도 이젠 3/8이 지났는데 이제 두 개라니... 이대로라면 목표의 20%도 달성하기 힘들겠다는 결론이네요ㅜㅜ
올해는 떡대가 커서 시간도 오래 걸릴 MG The-O도 발매될 텐데 이거 참 착잡시럽네요.


아무튼, 스트레이트 빌드이긴 하지만 혹시라도 작업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MG & HGUC 릭 디아스 작업기 바로 가기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5. 13. 14:28

24년간의 숙원이 현실로... MG 디오(The-O) 2010 여름 발매!!

이번 시즈오카 하비 쇼에서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제타건담의 라스트 보스 PMX-003 The-O가 반다이에서 1/100 Master Grade(MG)로 2010년 여름에 발매된다고 합니다.

올해가 제타건담 TV 방영 25주년이라서(1985년 3월~1986년 2월 방영) 반다이에서 뭔가 나올까 잔뜩 기대했다가 지금까지 제타의 '제'자도 꺼내지 않아서 내심 속 상했는데,
이런 대박 소식을 안겨주다니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짧게 기다리신 분도 MG 제타 건담이 발매된 1996년부터 14년을 기다려오셨을 테고,
길게 기다리신 분은 The-O가 TV에 등장한 1986년 1월 25일부터 무려 24년이나 기다리셨을 바로 그 킷이 드뎌 올 여름에 나옵니다.
실제로 디오는 MG화 희망 조사를 할 때마다 거의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그야말로 숙원 제품이었습니다.





한두 달쯤 전에도 건프라 30주년 웹사이트에서 MG화 희망 순위 앙케트를 했습니다.
저도 재미 삼아 디오와 사이코건담, 사이코건담 Mk-II에 투표했었고요.
그 결과로 1위 V2건담, 2위 디오, 3위 더블오라이저가 나왔는데, 1~3위는 모두 실제로 MG화해주려나봅니다.


시즈오카 하비 쇼장에 붙어있는 자료에 의하면
V2건담은 '구성기술 연구중',
디오는 '여러분의 성원과 기동전사Z건담 25주년을 맞아 긴급발진!!',
더블오라이저는 'MG화 검토개시!?'랍니다.

디오는 '긴급발진'이라는 용어와 벌써부터 목업모형까지 공개된 사실을 볼 때 앙케트 하기 전부터 한참 개발하고 있었던 거죠.
기특하네요.


살인적인 가격! 너무 작은 크기! 밋밋한 디테일!

그런데 기대가 컸기 때문인지 벌써부터 MG The-O에 대한 불만 사항이 한둘이 아닙니다.

가격이 소비세 빼고 12000엔(소비세 포함 12600엔)이랍니다.
지금까지 가장 고가였던 MG는 무려 36cm라는 말도 안 되는 초거대 사이즈의 10000엔짜리 퍼펙트 지옹이었는데요.
그보다 2000엔이나 높고, PG 퍼스트 건담과 동일한 12000엔이라는 가격은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MG 디오가 정말 그런 가격에 걸맞는 덩치로 나왔나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전시 사진을 보시면 반다이 액션 베이스 1을 두 개나 밟고 서 있는 것은 호쾌하긴 합니다만...
바로 옆에 있는 제타 건담에 비해 별로 크지 않습니다.

설정 상으로는 제타건담이 실드 끝까지 높이가 19.8m, 머리 끝까지 높이가 18.7m이고,
디오는 등 뒤의 스태빌라이저 끝까지 높이가 28.4m, 머리 끝까지 높이가 24.8m입니다.
머리 높이 기준으로 디오가 제타건담보다 33% 더 커야 하는데요.
아무리 잘 봐줘도 10% 더 클까말까입니다.

이래서야 MG 사자비(설정 상 머리 끝까지 23m, 가격 8000엔)보다도 작겠는걸요-_-


그리고 디테일 말씀인데요, 도저히 MG라고 봐줄 수 없는 밋밋함 그 자체입니다.
마치 HGUC 디오를 그대로 크기만 뻥튀기한 것 같은 디테일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1/100 MG The-O

기 발매된 1/144 HGUC The-O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작고 밋밋한 디오에 12000엔의 가격을 붙인 걸까요?
뭔가 비장의 카드라도 있는 걸까요?


저는 어쨌든 2010년 제타 완전정복 프로젝트를 추진중이었으니(한참 난항중이긴 하지만요-_-)
바로 예약구매 해서 바로 제작에 들어가야 되겠지만, 지금으로썬 불만이 많습니다.
앞으로 더 공개되는 정보들에 촉각을 세우고 있어야 할 듯하네요.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5. 12. 10:56

가정의 달 맞이 소소한 지름 - 폐암 예방 대책^^

가정의 달,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맞이해서 소소하게 좀 질렀습니다.
많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어린이날 기념 세일을 실시했고,
가정 없이 자란 불쌍한 고아(?) 마리다 크루스도 생각나고,
이젠 저도 어버이로서 제 건강도 챙겨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하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죠.
 

지름 품목은 다음과 같은데요.

1. 3M 방독 마스크(반면형)
2. HGUC 크샤트리아, 기라 줄루
3. GSI 크레오스 락커 도료 16번 농록색(IJA Green), 313번 옐로우 FS33531
4. GSI 크레오스 건담 컬러 CG23 그린(3) (자쿠 몸체용), CG24 그린(4) (자쿠 팔다리용)
5. E5 서페이서(회색) 2병, 화이트 서페이서 1병

크샤트리아는 사정상 직접 참석 못하고^^ 매뉴얼만 출연했군요.

제가 원래 도료들은 빨갛고, 파랗고, 노랗고, 하얀 원색 계열밖에 안 사놨는데,
최근들어 크샤트리아, 기라줄루, 자쿠2 F2, 하이잭 등 '국방색' 킷들이 많이 영입돼서 그에 맞는 칙칙한 색들을 좀 샀습니다.
역시 칙칙한 색 하면 GSI 크레오스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방독 마스크입니다.

지난 주(5월 3일) 위기탈출 넘버원 을 보니 주부들이 요리 매연 때문에 '선암(腺癌)'이라는 폐암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하더군요.
(폐암은 흡연자들이 많이 걸리는 편평상피암과 소세포암, 그리고 선암, 대세포암의 대략 네 종류로 구분된다고 합니다)
요리 매연보다 벤젠, 톨루엔 같은 발암물질 농도가 훨씬 높은 공업용 신너 같은 것을 프라모델 도색할 때 사용하는 저는 훨씬 위험하겠죠?
그래서 바로 방독 마스크를 주문했습니다.

그 전까지 사용하던 것은 아래 사진 왼쪽의 '방진(防塵) 마스크'라는 것이었는데요.
에어브러쉬나 스프레이로 모형에 도색하실 때 필요한 최소한의 용구입니다.

방진마스크를 쓰고 1시간 정도 도색을 하고 나면 저 방진마스크 색깔이 도색에 사용한 도료 색깔이 됩니다.
스프레이 작업시에 생기는 도료 방울의 미세한 분진(粉塵)이 들숨에 의해 빨아들여져 방진 마스크 내의 흡착재에 흡착되었기 때문이죠.
만약 방진 마스크를 안 쓰고 작업한다면... 코속과 폐속이 그런 색깔이 되겠지요?
마스크 안 쓰고 도색작업을 지속적으로 하면... 진폐증에 걸릴 테고요.

방진마스크는 황사에도 짱입니다.
황사 올 때 저 동그라미 안에 '안'자가 찍힌 멋진 방진마스크를 하고 나가면 사람들의 부러움의(?) 시선을 한 눈에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방진 마스크는 분진은 막아주지만... 벤젠, 톨루엔 같은 신너에 섞인 휘발성 발암물질은 막아주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도 암 안 걸리려고 방독 마스크로 업글한 거고요.


이번에 구입한 방독 마스크는 3M사 제품으로
사진 오른쪽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6200 마스크 면체, 6003 유기용제용 정화통, 501 방진필터와 5N11 방진필터 케이스입니다.
저것들을 다 조립하면 이 글 맨 위의 사진처럼 되는 거고요.

정화통 자체로도 분진을 걸러줄 테니 방진필터는 필요 없을 것 같기도 한데...
방진필터를 덮어씌워 주면 정화통의 수명이 길어질 것 같기도 하고... 세트로 팔길래 함께 샀습니다.

에어브러시/캔 스프레이 도색을 하시는 분들 중 기대여명을 줄이고 싶지 않으신 분은 꼭 사용하시길 권합니다.
마눌님께서 매연이 많이 나는 요리를 하실 때 씌워주셔도 좋고요^^
(단, 요리의 향이나 타는 냄새도 맡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운 나쁘게 담배 피우며 걷는 사람 뒤에서 길을 걷게 될 때 간접흡연을 피하기 위해 써 주셔도 좋습니다^^



아무튼... 이제 유니콘 계열 건프라도 제간 시리즈와 로토 빼고는 거의 갖추었네요(HGUC 유니콘도 매뉴얼만 출연^^).
아마도 건담UC 시리즈가 제타건담 시리즈 이후로 MG와 HG 전모델을 모두 모으게 되는 저의 두번째 시리즈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서페이서가 떨어진 차에
주위 분들 중에 E5 도료를 사용하신 분이 꽤 계시고, 다들 서페이서를 칭찬하셔서 E5 서페이서를 주문해봤습니다.
일반적으로 화이트 서페이서는 물성과 연삭성이 회색보다 안 좋다고 알려져서 안 쓰고 있었는데,
E5 화이트 서페이서는 회색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들어서 화이트 서페이서도 처음 사봤구요.


병 속에 든 채로 비교하는 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많이 쓰는 피니셔즈 파운데이션 화이트 도료(사진 왼쪽)와 비교해봤을 때 비슷한 수준으로 하얘서
이제 노란색, 빨간 색 같은 은폐력 낮은 색도 화이트 도료를 밑에 깔 거 없이 바로 서페이서 위에 뿌려도 될 것 같습니다.


이상, 소소한 지름 보고였습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5. 8. 04:15

MG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우주세기 건담 세계의 영원한 주인공 아무로 레이와 영원한 숙적 샤아 아즈나블,
이 두 사람이 공통으로 탑승했던 MS는 무엇일까요?

퍼스트 건담요? 샤아가 탔다는 캐스발 건담이란 것은
정식 건담 시리즈가 아닌 '기렌의 야망'이라는 게임에 오직 설정상으로만 등장하는 기체라서 무횹니다!

정답은 바로... 릭 디아스(Rick Dias)입니다.
샤아가 쿼트로 바지나란 가명으로 에우고에 가담해서 릭 디아스 타신 건 다들 아실 텐데...
아무로가 7년의 공백을 깨고 컴백해서 멋지게 앗시마를 날려버릴 때 타고 있던 것이 릭 디아스인 것도 아시나요?

네네, 아무튼 그런 뜻 깊은 기체를 완성했습니다.
실은 MG와 HGUC를 동시에 만들었는데... HGUC가 마지막 포즈 잡을 때 바닥에 떨어지면서 바주카 걸이가 부러졌습니다ㅜㅜ
보수용으로 황급히 황동선과 드릴을 주문하긴 했는데... 중간에 어린이날이 낀 관계로 배송과 작업이 좀 늦어졌습니다.

좀 외롭긴 하지만 일단 MG 릭 디아스부터 나갑니다.
개수, 디테일업, 이런 거 전혀 없고 스트레이트 빌드에... 도색에만 살짝 신경 썼습니다.







요기부턴 액션샷입니다.




릭 디아스는 역시 바주카가 어울리죠. 그런데 MG의 바주카는 몸에 비해 좀 작은 거 아닌가 생각됩니다.



덩치에 비해 가동성은 좋은 편이긴 하지만, 역시 형태상 발목 움직임에 제약이 많아서... 공중에 띄워야 좀더 자연스럽습니다.


요것은 MG 쿼트로 전용 박스 아트 포즈 흉내. 확실히 바주카가 작습니다.



비록 스트레이트 빌드이긴 하지만 혹시라도 작업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MG & HGUC 릭 디아스 작업기 바로 가기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5. 3. 12:48

우리는 이런 대통령 왜 못 만드나? - 오바마 미시건대 졸업식 축사

"우리는 이런 거 왜 못 만드나?"
요즘 높으신 분들이 아랫사람들에게 많이 하는 말입니다.

유명한 사례로는 작년에 우리의 대통령 각하께서 "우리는 닌텐도 게임기 같은 거 왜 못 만드나?"라고 말씀하신 적 있고,
요즘의 아이폰, 아이패드 사태로 통신사와 휴대폰 업체 회장님, 사장님들이 이런 얘기를 많이 하셨을 걸로 추측 됩니다.

저 말의 의미가 "우리 공동체는 왜 이런 것을 못 만들었는지 같이 반성해 보자"는 의미가 아니라
"너희들은 이런 거 나올 동안 뭐 했냐? 당장 만들어 내!"라는 의미라는 것쯤은 한국에서 사회 생활 좀 해보신 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오마이뉴스의 강인규 기자님께서 ☞적절한 논평☜을 해주셨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회장님, 사장님이야 우리가 뽑은 게 아니지만,
민주국가에서 대통령은 우리가 선출하고,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사람입니다.

최근 미국의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 대통령이 미시건 대학(University of Michigan) 학위 수여식에서 한 축사 연설은
"아 정말 우리는 이런 대통령 왜 못 만드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감동적인 연설이었습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동영상 링크로 연결됩니다)

영어가 좀 되시는 분들은 이☞링크☜를 클릭하셔서 연설문 원문을 한 번 읽어보시길 바라고요.
영어가 잘 안 되시는 분들을 위해서 saiparan님께서 한글로 번역해 주신 글을 요 아래 퍼왔습니다.
여기☞saiparan님 블로그☜ 글을 직접 보시거나 아래 연설문 보기 버튼을 클릭해보시기 바랍니다.


번역해 주신 saiparan님께 감사 드립니다.

이런 대통령을 가진 미국이 정말 부럽군요.
우리는 이런 대통령을 왜 못 만드나요?
물론 "대통령 각하는 그 동안 뭐했습니까? 당장 바뀌십시오!"라는 의미가 아니고
"우리들은 왜 이런 대통령을 만들지 못했는지"에 대한 반성의 의미에서 말이죠.

저쪽 대통령에겐 있고, 우리 대통령에겐 없는 건 뭘까요?"

멋진 문장력?
지적인 목소리?
유머 감각?
많은 것이 있겠지만^^
우선 '국민을 존중하는 마음'이 맨 먼저 눈에 띄는군요.

국민을 존중하는 대통령을 만들지 못한 국민으로서 반성합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미야 1/24 포르셰 911 GT3  (2) 2011.05.16
원전 사고와 방사능 오염에 관한 도움 되는 상식들  (10) 2011.03.17
2010. 5. 3. 09:11

MG&HGUC RMS-099 릭 디아스 완성 직전 Coming Soon!

먹선/데칼/마감에 3주가 넘게 걸려버렸네요-_-
뭐 한다고 이렇게 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초정밀 몰드의 엄청난 먹선질을 한 것도 아니고, 지옥 데칼질을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었던 건 더더욱 아닌데...


네, 아무튼... 에나멜로 먹선을 넣었습니다.
붉은 장갑부품에는 레드 브라운 + 플랫 블랙 에나멜을 섞어서 먹선을 넣었고, 회색 장갑에는 저먼 그레이,
그리고 나머지 짙은 색깔들에는 플랫 블랙을 쓰거나 아예 먹선을 안 넣었습니다.

요번에 좀 특이하게 시도해본 거라면
손가락 관절이나 파이프 마디에 기계적인 느낌을 주려고 메탈릭 컬러로 먹선질 하듯이 칠했다는 건데요.
타미야 크롬 실버 + 건메탈 에나멜을 섞어서 칠하고 닦아주었습니다.
...만 으음... 그다지 눈에 띄는 효과는 없는 듯...



데칼은 반다이 별매 건담데칼(릭 디아스 용 & 기타 에우고 MS 용), 그리고 키드님제 데칼을 썼습니다.
곳곳에 큼지막하게 AEUG 마크와 소속함 표시(AG: Argama), 그리고 편대 내 MS번호를 넣어주었는데요.
MG Rick Dias는 1번 쿼트로 기, HGUC는 2번 아폴리 기라는 설정입니다.




그런데 반다이 데칼에 보면 머리 콕핏 해치 옆에 친절하게 파일럿 이름까지 써주었는데요.
헉! 쿼트로 바지나의 바지나 스펠링이... 남자가 입에 담기 부끄러운 여성 신체 부위를 뜻하는 해부학 용어네요.
네 개의(Quattro는 이탈리아 어로 넷이라는 뜻) X이라니... 이 무슨...
데칼 제작자가 모르고 저렇게 쓴 건지... 일부러 저런 건지...
참고로 바지나의 공식 로마자 표기는 Bajeena입니다(MG 박스와 설명서엔 또 Vageena로 되어 있습니다만...-_-).



마감은 쇠색으로 칠한 프레임 등의 부품은 SMP 반광 우레탄 클리어로 반광 마감을,
그 외의 장갑 부품들은 SMP 무광 우레탄 클리어로 무광 마감을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아폴리 기의 팔다리 색이 너무 칙칙하고 맘에 안 들더라고요.
그래서 최종 마감제를 올리기 전에, 혹시 효과가 있을까 싶어서 일전에 구입한 가이아노츠 형광 클리어를 뿌려줘봤습니다.



사진 왼쪽이 형광 클리어 뿌리기 전, 오른쪽이 뿌리고 난 후인데요.
사진으로는 잘 구분이 안 가지만 육안으로 보면 뿌리고 난 후에 정말로 색깔이 좀더 화사해졌습니다.
특히 형광등 밑에서 보면 차이가 확 난단 말이죠.

형광 클리어에 맛 들여서^^ 빔 사벨에도 형광 클리어에다가 웨이브제 그린 펄을 섞어서 뿌려줬습니다.
원래 빔 사벨 클리어 부품이 좀 형광 끼가 있긴 했지만서도...
왠지 더 형광스러워졌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암튼 이제 마감제도 다 건조되어 가니,
완성 사진도 곧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4. 30. 10:09

파이널 판타지 13 일본어판을 산 사람도 한글판을 또 질러야 하는 이유

FF13 일본어판을 샀더라도 한글판을 또 지르라는 취지의 보도가 어제 있었습니다.
FF13 한글판 발매일이 5월 28일로 결정이 됐는데, 조건이 상~당히 괜찮습니다.

아래는 기사 전문입니다.


이미 일본 내수판이나 SCEK에서 1월 29일에 한국에 정식 발매된 일본어판 FF13 사용자도 이번 5월 28일에 발매되는 한글판을 또 구입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격이 저렴
FINAL FANTASY XIII가 일본에서 발매될 때는 정가 8800엔(현재 환율로 10만4천원), 정발 일본어판 정가가 8만3천원인데 비해
한글판은 정가가 5만7천원 입니다.
'부담 없이 지를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일본어가 많이 불편하신 분들은 '번역료'라는 의미로 지불할 수도 있을 만한 금액이죠.

2. 세이브 데이터 연동
보통 같은 게임이라도 다른 언어로 된 버전들 사이에서는 저장 데이터가 서로 인식이 안 되는 것이 상식이죠.
그런데 FF13 한글판의 경우 일본어판 세이브 데이터가 연계됩니다.
한글이 편해서 한글판을 사고 싶지만 "아 똑같은 게임을 어떻게 지겹게 첨부터 다시 해!" 이렇게 생각하던 분의 고민은 해결됩니다.

3. 2종의 한정판 패키지
일본어판의 경우 주인공 라이트닝의 문양이 새겨진 '라이트닝 에디션' 화이트 PS3가 동봉된 한정판 스페셜 패키지가 있었는데요.
한글판에서는 '라이트닝 에디션' 듀얼쇼크3 컨트롤러와의 한정 패키지,
그리고 'FF13 OST 스페셜 패키지'가 동봉된 '딜럭스 팩'으로
컬렉터 충동을 자극하는 2종류의 한정판 패키지가 발매됩니다.




이것은... 일본어판을 이미 구입한 사람에게도 구매동기를 불러일으키는 훌륭한 마케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한 편으로는 '정발 일본어판 구매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파이널 판타지 XIII 관련 글 바로 가기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가입/로그인 불필요!

2010. 4. 25. 22:13

SPEED - 어쩌면 한국 걸그룹들의 미래 모습?


SPEED가 2010년 4월 21일에 재결성 후 3번째 싱글곡 ヒマワリ -Growing Sunflower-를 발매했습니다.
ヒマワリ(히마와리)는 해바라기라는 뜻입니다.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지난 번 S.P.D.에 비하면 훨씬 낫지만,
재작년에 재결성하면서 들고 나왔던 あしたの空(내일의 하늘)보다는 좀 평범한 곡이네요.
당연하게도 해체 이전의 White Love처럼 주옥 같은 명곡들에는 못 미치는 퀄리티입니다.

이번 신곡의 프로모션 비디오(PV)도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고 있습니다만,
한국 걸그룹들의 파워풀한 댄스에 익숙하신 팬들이라면 차마 눈 뜨고 봐주기 힘든 민망한 감이 없지 않아서 일부러 안 퍼왔습니다.
(혹시 그래도 보고 싶으신 분은 http://www.youtube.com/watch?v=PGywxM9H_5E 요기로 가 보시길...)



이렇게 많이 망가져버린 SPEED입니다만, 90년대 후반 일본 최고의 걸 그룹이었습니다.

96년 데뷔 당시 초6, 중1, 중2, 중3이었던 멤버들의 나이에 걸맞지 않게
가사 내용도 참 성숙한 이미지에, 파워풀한 댄스를 선보였고요.
저도 "아니 중딩들이 이렇게 멋지다니!!" 하며 깜딱 놀라 팬이 됐습니다.

98년 전성기 때의 SPEED는 발표하는 곡마다 오리콘 차트 1위를 차지하고 밀리언 셀러를 기록했었죠.
지금의 소녀시대보다 훨씬 더 대단한 인기를 구가했더랬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에 전격 해체를 하고 멤버 각자 솔로 활동을 시작했으나...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에 다시 재결성을 해서 기대를 모았지만
"아니 중딩 시절에 비해 발전한 게 이렇게 하나도 없다니!!"하고 깜놀중입니다.
참 암울하고 안타깝네요.



요즘은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 2NE1, 포미닛, 티아라, 브아걸, 애프터스쿨, f(x)... 헥헥...
한국의 걸그룹들의 인기가 정말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요.
그들의 10년 후, 아니 5년 후의 모습이 바로 지금의 SPEED와 같은 모습이 아닐지... 예상해 봅니다.

바다 건너 SPEED까지 갈 것 없이 한국의 S.E.S, 핑클, H.O.T 등등 예전의 아이돌 그룹들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룹 활동 전성기가 지나면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그룹이 해체되고,
멤버들 각자 솔로활동하다가 슬럼프에 빠지고,
서서히 팬들로부터 잊혀져가는 것이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진행되죠.



잘 나가던 걸그룹들이 해체된 이후 다들 부진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SPEED의 구성을 예를 들어보죠.
가창력 있는 메인 보컬 시마부쿠로 히로코(島袋寛子, 위 사진 앞 가운데), 서브 보컬이자 얼굴마담이라고 할 수 있는 이마이 에리코(今井絵理子, 왼쪽), 댄스/코러스/랩 담당의 우에하라 타카코(上原多香子, 뒤 가운데)와 아라카키 히토에(新垣仁絵, 오른쪽)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멤버들 각자의 역할분담이 확실히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분업화(?)가 확실히 되어 있었기 때문에
뭉쳐놓으면 각자의 장점이 최대한 부각되어 매우 완성도 높고 매력적인 걸그룹이 구성되지만...
흩어져서 솔로 활동을 하려면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룹에서 다른 사람이 맡았던 역할을 일정 부분 소화할 수 있어야 되는데,
그게 그렇게 쉽게 될 리가 없겠죠.

그리고 매니지먼트 사의 입장에서 봐도 기존에 그룹 활동 하던 때 집중되었던 예산과 노력을 분산시키려니
멤버 각자에게는 SPEED에 지원되던 수준의 1/4씩밖에 지원이 안 될 테고...
그것으로는 치열한 경쟁의 연예계에서 SPEED가 누렸던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게 당연하겠죠.

SPEED의 경우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속도위반 결혼 후 이혼이라든가 매니지먼트사 사장의 구속 같은 악재들이 사태를 더 악화시켰고요.



아무튼 한국의 걸그룹들은 SPEED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의 정신으로
괜히 인기 좀 있다고 혼자서 잘 나가보겠다고 해체 같은 거 생각 하지 말고, 더 이상 인간적으로 안될 때까지 그룹활동 하라 이겁니다.
괜히 해체했다가 다시 재결성한다고 해봤자 안 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한국의 걸 그룹들도 SPEED처럼 두부 자르듯 한 역할 분담은 아니더라도
소위 비주얼 라인, 보컬 라인, 이런 식으로 어느 정도 역할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멤버들의 자기개발에 있어서 각자의 장점과 개성을 살리는 것이 물론 가장 중요하겠지만,
언젠가 그룹이 해체되어 솔로 활동을 하게 될 때를 대비해서
다른 멤버들이 맡았던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도 게을리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됩니다.
해체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시적으로 솔로활동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요.



그런 면에서 이효리 씨는 참 예외적으로 대단한 듯...

그리고 SPEED도 아직 젊으니 앞으로 더 좋은 활동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SPEED 관련 글 바로 가기
2010. 4. 9. 10:42

경제위기, 고령화 사회의 '지키는 재테크' - 마법의 돈관리


때는 바야흐로 2010년, 벤처 투자 붐도, 부동산 급등기도 다 지나가고,
이제는 본격적인 불황, 불경기의 시대인 것 같습니다.
지난 10여년 간은 부자아빠 열풍을 비롯해서 주식, 부동산, 경매 등 수많은 공격적인 투자 서적들이 쏟아져나왔는데요.
요즘처럼 경제위기, 고령화가 문제시 되는 시대에는
공격적인 투자보다 '지키는', '방어적인' 투자 방법론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진 것 같습니다.

로또를 맞더라도 돈 관리를 잘 못해서 제대로 지키지를 못하면 몇 년 내로 다 날려 버리듯이
관리하고 지키는 것이 버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고 어렵습니다.

그런 '지키는 재테크' 관련 서적 중에 단연 눈에 띄는 책이 바로 이 '마법의 돈관리'라는 책입니다.
원론적인 면에서는 지금까지 나왔던 수많은 책들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그런 모든 내용을 통합/정리해서 수입 자동 배분 시스템을 통한 5대자산 관리 라는 개념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특장점입니다.
결국 이 책이 말하려는 포인트가 바로 이 5대자산별 관리법이고 다른 내용들은 부수적인 요소에 불과합니다.

책 내용은 1. 돈 관리의 원리, 2. 5대자산별 관리법, 3. 투자 어드바이스, 4. 빚 갚기 전략의 대략 4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부분 별로 간략히 요점을 정리해 보도록 하지요.
 
1. 돈관리의 원리

  • 수입의 원리 - 돈 관리의 첫 출발이자 지속적인 부의 성장을 위한 기본 축은 생업에서 발생하는 '수입'이 되어야 합니다.
    수입을 소중히 여기고 재테크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자기 계발을 통해 생업에서의 선순환의 흐름을 타야 합니다.
  • 복리의 원리 - 이자 수익을 원금에 붙여 재투자 한다면 그 어떤 투자수단도 복리효과를 냅니다. 복리의 효과는 수익률이 클수록, 장기간일수록 강력합니다. 예를 들어 연복리 10%라면 30년 후에는 17배가 됩니다.
  • 기회비용의 원리 - 마찬가지로 빚도 복리 효과에 의해 이자율이 높을수록, 장기간일수록 개인 재정에 큰 타격을 입힙니다. 지갑 안의 돈은 한 번밖에 쓸 수 없습니다. 복리 자산을 키울 것입니까? 역복리에 파묻혀 평생 빚의 노예로 살 것입니까?
  • 꿈의 원리 - '돈이야 무조건 많으면 좋은 거지' 이런 태도보다 꿈을 돈과 연결하는 편이 훌륭한 재정상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집, 세계여행, 자녀유학, 재정적 자유... 등등의 꿈은 재산 증식의 목표와 동기부여가 됩니다.
  • 필요와 소망의 균형 원리 - 필요한 지출, 재정의 안정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투자가 적합하고, 재정적 자유라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투자가 적합합니다. 젊고 돈이 많을 때는 소망에 중점을, 중년을 넘어서는 필요에 관심을 두고 관리해야 합니다.
  • 순자산 관리의 원리 - 개인 대차대조표와 현금흐름표를 매월 단위로 업데이트하고, 매년 가계 예산을 계획합니다. 부자지수 = (순자산 x 10 / 나이 / 세전 연수입) 은 재정 성적표 같은 것입니다. 1이 안 된다면 상태가 안 좋은 것, 2 이상이면 우수한 돈 관리라 할 수 있습니다.


2. 5대 자산 별 관리

돈 관리의 핵심은 당신의 수입을 평생 동안 꾸준히 목적대로 배분하여 투자하는 것입니다.
수입의 50% 이상은 따로 떼어 5가지 다른 목적의 5대 핵심자산에 투자하고, 남는 돈 중에서 소비해야 합니다.
즉, '선저축 후지출' 원칙을 지켜야 하고, 수입이 들어오자마자 자동적으로 5대 자산으로 배분되도록 하는 자동 시스템이나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5대 자산은 각각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금융상품, 다른 통장으로 분리해서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소위 포트폴리오 관리라는 것이죠.


- 예비자산
갑작스런 실직으로 소득이 끊기거나 질병, 사고 등으로 돈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서 유지해야 할 비상/응급 자산입니다.
최우선으로 마련해야 하며, 일단 3~6개월치 생활비 정도가 모이고 나면 더 투자할 필요는 없습니다.
수시 입출금(중요) 가능 상품 중 금리가 높은 CMA 같은 상품이 적당합니다.

- 보장자산
다양한 재해, 질병, 사고로부터 가족 재정을 지키기 위한 보험 자산으로, 보험료 전체 합계가 수입의 5~8% 되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장자산은 환급금이 없는 소멸형 보험이 보장 대비 훨씬 싸기 때문에 환급형보다 좋습니다.
그리고 주의할 것은 정액형 보험은 중복 지급이 되지만 실손형 보험은 중복 지급이 안 되므로 여러 개 들어봐야 소용 없다는 것입니다.

보장 자산 중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실손형 민영 의료보험입니다.
그리고 암, 뇌졸중, 급성 심근경색의 중요질병에 대한 보장도 중요한데,
이들 질병에 대한 가족력이 없다면 실손형 의료보험 또는 통합보험에 중요질병 특약으로 보완하시고,
가족력이 있다면 CI보험(보험료는 비싼 반면 지급 조건은 까다롭다)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합니다.

사망보험은 종신보험보다는 3~4배 저렴한 정기보험으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종신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종신보험을 해약하지 않고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는 연장정기보험이나 감액 완납 보험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단 주의해야 할 것은 보험 가입 시 특약 사항들은 연장정기보험으로 전환 시에는 확실히 소멸되며,
감액완납보험으로 전환 시에는 특약 소멸 여부가 보험회사마다 다릅니다.

어린이 보험도 가급적 환급금 없는 것으로 가입하시고요. 실손형 의료, 진단비 특약(암, 백혈병, 조혈모세포 이식수술비), 입원 당일부터 보상, 골절, 화상 진단비 보상, 자녀배상책임 등의 요건을 잘 챙겨서 가입하시기 바랍니다.

자동차 보험은 남을 위한 보험이고, 운전자 보험은 나를 위한 보험입니다.
운전자 보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사합의 지원금 5000만원이고, 그 다음으로는 방어비용 담보(소송 비용), 면허 정지/취소 위로금 등의 요건을 챙기시면 좋습니다.

- 은퇴자산
한국은 2026년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만큼, 지금의 젊은 세대는 은퇴/노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노후에는 소비도 줄어들 것 같지만, 지금은 젊기 때문에 간과하고 있는 의료비와 간호비가 늘어납니다.
전체 수입 중 은퇴를 대비한 은퇴저축률은 (나이 - 15)%만큼 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은퇴자산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현금흐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수십억 짜리 토지를 갖고 있더라도 매달 충분한 돈이 나올 구석이 없다면 노후는 불편한 것입니다.
종신지급형 연금, 수익형 부동산 등의 방법으로 가급적 은퇴전 수입의 70%를 지속적으로 받는 것을 현금흐름의 목표로 합시다.

현재까지 발표된 계획이 추가로 바뀌지만 않는다면 국민연금이야말로 최고의 연금 상품입니다.
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퇴직금을 연금 형태로 지급)을 합하면 대략 은퇴전 수입의 35% 정도는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나머지 35%는 세제적격연금저축이나 연금보험, 또는 중기 운용 상품 투자를 통해 마련해야 합니다.

종신지급형 연금보험은 일찍 가입할수록 유리합니다.
물론 복리의 효과도 있고, 연금보험은 계약 시의 평균 수명에 맞춰 수령액을 정하는데 평균 수명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같은 금액을 30년에 맞춰 나눠주는 것과 40년에 맞춰 나눠주는 것은 당연히 30년 쪽이 액수가 많겠죠?

이들 은퇴자산의 투자방식은 젊을 때는 공격적인(주식 비중 높은) 포트폴리오를,
은퇴가 가까워지면 위험이 낮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 집 자산
굳이 피터 린치의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면 주식 투자를 하지 마라."는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집은 내 가족의 보금자리로서의 안정함과 인플레이션 대비 자산 가치 보존의 의미로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한국의 부동산 버블과 주택 매수인구(35~54세) 감소 추세로 볼 때 집값하락 가능성은 높습니다.
'00년대처럼 주택에 올인할 만큼 매력적인 대상은 아닙니다.

적절한 집값은 세후 연봉의 4.6배(모기지 대출 이자율이 9%일 때) ~ 5.8배(대출 이자율이 6%일 때)입니다.
이자 부담 상 DTI(소득 대비 대출상환 비율) 20%, LTV(집값 대비 부채 비율) 40%를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월소득 400만원, 모기지 대출 이자율 7%라면 1억 5천의 자기 자본에
20년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모기지로 1억을 대출 받아 2억 5천짜리 집을 구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합니다.

- 투자 자산
다른 4가지 자산은 재정의 안정 플랜(우선순위 높음)이라 할 수 있는데, 투자 자산은 재정의 자유 플랜(우선순위 낮음)입니다.
목적(자녀 교육비, 주택대출 조기상환, 주택 확장, 창업, 조기 은퇴, 세계여행)이 명확해야 자산을 제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
단기운용은 예금과 채권이, 장기 운용은 주식형 펀드가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투자 어드바이스

주식형 펀드
저자는 투자 수단 중 주식(형 펀드)을 가장 좋은 것으로 보고 있고(최소한 2015년까지는 좋다고 예상),
전체 투자 자산 중 주식 비중은 (100 - 나이)% 정도로 가져가라고 합니다.

주식은 20% 기간에 전체 수익의 80%가 납니다. 진득하니 기다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반면에 또 다른 20%의 기간에 전체 손실의 80%가 발생한다고도 하지요)
이론적으로 인덱스 펀드가 액티브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아야 하는데,
희한하게도 일부 한국 액티브 펀드의 경우 꾸준히 인덱스 펀드 몇 배의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펀드 선택은 과거 운용 성과가 좋았고, 오랜 기간 운용됐고, 자금규모가 큰(최소 100억 이상) 운용사의 대표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주식형 1호 같은 것이죠.
모르는 펀드는 쳐다보지도 말고, 운용 성과나 나쁜 펀드는 과감히 버리라고 합니다.
펀드 운용비용 면에서는 단기일 경우 후취보수 펀드, 장기일 경우 선취판매수수료 펀드가 낫습니다.

변액보험
선취 수수료가 매우 높은 펀드라고 생각하면 되므로 원하는 금액의 일부만 가입하고, 나머지는 추가납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30만원짜리 변액보험을 가입하지 말고, 15만원짜리 변액보험에 가입해서 15만원을 추가납입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변액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소득세가 비과세 되므로 꼭 10년 이상 꾸준히 유지해야 됩니다.
계좌 내에 포함된 하위 펀드 상품들 중에서 이익과 손실이 발생할 경우 서로 상쇄되어 세금이 없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경기 변동

자산 중 주식 비중은 (100 - 나이)%라고 했는데, 이를 중심으로 경기변동에 따라 비중을 ±20% 내에서 조정하라고 합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경기는 돌고 도는 것이고, 경기에 따라 더 유리한 상품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 비중을 줄여 예금으로,
경기 하락 진행중에 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국공채로,
불황국면 근처에서는 주식을 매입하고,
바닥에서 회복국면으로 돌아서면 부동산, 실물 펀드, 하이일드 채권 펀드 등으로 갈아타는 것이죠.

좀 복잡한데 간단히 말하면 경기가 좋으면 금리형 상품 위주로, 나쁘면 주식 같은 공격적 상품 위주로 포트 폴리오 구성을 꾀하라고 합니다.


4. 빚 갚기 전략

1) 빚과 연동된 자산(예금 담보 대출, 자동차 등)을 처분합니다.
2) 미리 지출 예산을 정하고, 집행합니다
   지출을 줄여 예산 범위 내에서만 지출하고, 은퇴자산과 보장자산은 빚 갚는 것보다 우선하여 지출 예산에 포함시킵니다.
3) 70 : 30 원칙으로 빚을 줄이십시오.
  지출하고 남은 여유돈의 70%로 빚을 상환합니다.
  100% 가까이 상환할 경우 지치고 허탈해지며, 긴급 사태에 대한 예비자산이 없어 또 다른 빚을 지게 되는 위험성도 있습니다.


주저리주저리 많이 늘어놓았는데, 결국 핵심은 수입 자동 배분 시스템을 통한 5대자산별 관리, 이게 다입니다.
참으로 외우기 쉽고 구체적인 방법이지요.

제가 이 책의 방법론이 특히 마음에 드는 이유는 제가 상당 부분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생각하고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마치 저를 칭찬하는 듯한 내용이라서...^^
예비자산은 CMA에 넣어놓고 있었고, 보장성 보험은 환급금 없는 것 위주로 들어놓았고, 연금보험료도 대략 수입의 15%쯤 내고 있습니다.

뭐, 아무튼 30대,40대 분들이라면 꼭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을 다룬 개인 재정관리 관련서로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은 한 때 투자/경영 분야 베스트셀러였지만, 이 저자가 지은 다른 책들은 별 내용도 없고 재미 없다는 평판입니다.
듣자 하니 이 책도 출판사에서 책을 사재기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합니다만... 아무튼 내용은 괜찮습니다.
책 고르실 때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2010. 4. 6. 15:57

스틱!(Made to Stick) - 1초 만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에 숨겨진 6가지 법칙


회사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인데, 읽고 나니 너무 내용이 좋아서 소장하려고 구입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상대방의 뇌리에 스티커처럼 착착 붙는 메시지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선거운동 문구, 프레젠테이션, 광고, 회사의 비전, 신문 기사 등등... 듣는 이의 마음 속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가 필요한 분야는 많죠.
하다 못해 이렇게 블로그나 카페에 올리는 글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끝까지 읽고 싶어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게 글쓴 이의 인지상정입니다.

이 책의 저자들이 발견해 낸 '스티커 메시지'의 특성은 다음의 6가지였습니다.
이 6가지 요소만 갖춰주면 아무리 창의성이나 말재주가 없는 사람이라도 강력하게 전달되는 메시지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1. 단순성(Simple) : 메시지의 핵심을 찾는 원칙
2. 의외성(Unexpected) : 사람들이 메시지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원칙
3. 구체성(Concrete) : 메시지를 이해하고 기억하게 만드는 원칙
4. 신뢰성(Credible) : 메시지에 동의하고 신뢰하게 만드는 원칙
5. 감성(Emotional) : 메시지에 상대방이 마음을 쓰도록 자극하는 원칙
6. 스토리(Stories) : 상대방의 행동을 유발하는 원칙

신기하게도 머릿글자를 따면 SUCCESs(성공)가 됩니다.
6가지 특성에 대해 좀더 설명해보도록 하죠.

단순성

여기서 단순하다는 것은 그냥 긴 메시지를 짧게 요약한다는 것이 아니고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찔러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간결하면서 핵심이 되는 내용은 메시지의 첫 문장(lead)으로 놓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신문의 기자에게 다음과 같은 정보가 들어왔다고 칩시다.

'오늘 베벌리 힐즈 고등학교의 교장은 다음주 목요일 전교직원이 새크라멘토에서 열리는 새로운 교수법 세미나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세미나에는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 시카고 대학 학장,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강연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

여기서 lead로 뽑아야 하는 내용은 위 정보의 요약문이 아닙니다.
'다음주 목요일 휴교!'라는 사실이죠.

이렇듯 단순한 메시지는 '간결하면서도 동시에 심오한' 속담과 같은 것입니다.
짧은 메시지 안에 심오하고 다양한 의미를 압축하여 채워 넣는 방법으로는 도식(schema)이라고 해서 이미 존재하는 것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헐리우드에서 어떤 영화를 제작할 때는 제작자, 감독, 작가, 배우 등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해서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그 영화에 대해 통일된 하이컨셉트(high concept)라는 것을 공유합니다.
예를 들면  SPEED의 하이 컨셉트는 '버스 버전 다이 하드', 에일리언은 '우주선 버전 조스' 이런 식입니다.
다들 다이 하드나 조스가 어떤 영화인지 도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의견 충돌의 여지가 없어지게 되죠.


의외성

관심을 끄는 스티커 메시지는
1) 사람들의 상식, 도식이라는 추측 기제를 충격적이고 반 직관적인 방법으로 깨뜨린 후
2) 새로운 추측 기제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줍니다.
 
백화점을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상식적인 '친절한 백화점 점원들'에 대한 추측 기제는
"웃는 얼굴로 대하지만, 살 사람에게만,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만 친절하다"는 것일 겁니다.
그렇지만 노드스트롬이 말하는 '친절한 백화점 점원들'은
"다른 백화점에서 구입한 선물도 포장해 주고, 고객의 차에 히터를 틀어놓고 기다려 주고, 노드스트롬에서는 취급하지도 않는 타이어 체인을 환불해달라는 고객에게 환불도 해주는 점원들"로 상식을 깨고 있습니다.

메시지 자체에 이런 상식을 깨는 의외성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인간의 본성을 이용한 '지식의 공백' 활용 방법이 있습니다.
'당신이 아는 것은 이것이다. 자, 그리고 여기 당신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라는 식으로 처음에 지식의 공백을 만들고
추리소설 형식으로 맨 마지막에 그 해답을 제시하면 보통의 사람들은 끝까지 읽게(듣게)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체라 일컬어지는 토성의 고리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각국 과학자들이 궁지에 몰렸다가 단서를 발견하고 추리소설처럼 한꺼풀 한꺼풀 벗겨나가는 식으로 마지막에 밝혀낸다면
비록 그 결론이 단순히 '우주의 먼지로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독자가 충분히 흥미롭게 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구체성

이솝 우화의 여우와 신 포도 얘기는 수천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이해하고 기억합니다.
신 포도 얘기의 강점은 '여우'와 '포도'라는 구체적인 사물이 등장하는 것으로,
만약 '실패를 합리화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같은 추상적 단어들로 이루어졌다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추상적인 개념은 메시지를 이해하거나 기억하기 힘들게 만들고, 사람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개발도상국 아이들 수백만 명의 목숨을 위협하는 것은 설사병에 의한 탈수증인데,
탈수증에 효과적인 것은 ORS(Oral Rehydration Solution, 경구용 수분보충액)입니다.

UNICEF 사무총장 그랜트 씨는 소금 1스푼과 설탕 6스푼을 섞어 봉지에 넣고 다녔는데, 이것을 물 1리터에 녹이면 간이 ORS가 됩니다.
그랜트 씨는 개발도상국 정상들을 만날 때면 그 봉지를 보여주면서 "차 한 잔 가격도 안 되는 이것이 당신 나라 수천 수백의 어린이 생명을 살린다"는 구체적이면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답니다.
소금, 설탕, 물, 차 한 잔 같은 것들은 다소 추상적으로 보이는 ORS라는 약자에 비해 훨씬 구체적이죠.


* 스티커 메시지의 적 - 지식의 저주
효과적인 메시지를 방해하는 악당 중 가장 악명 높은 것이 지식의 저주입니다.
바로 '다른 사람들 모두 내가 아는 것을 안다'고 착각하는 현상이죠.

사람은 일단 뭔가를 알게 되면 알기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없고, 모른다는 느낌을 까먹습니다.
스티커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선 배경지식이 전무한 상대방을 상상해야 하고,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에 대해 '왜? 왜? 왜?'하고 질문하고 대답을 찾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인간의 본성 상 뭔가를 아는 사람, 전문가들은 추상적인 언어와 개념을 사용하고 싶은 욕구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공통언어는 결국 구체적인 것이니 구체적인 언어를 쓰도록 합시다.


신뢰성

권위자(유명 인사, FDI, 안전보장이사회)의 말이나 실화(폐기종으로 사망한 흡연자 팸 라핀,
위궤양 원인을 밝히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를 직접 마신 배리 마셜)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처럼
'메시지 외적 신뢰성'이 있을 경우는 그것으로 OK입니다.

그런데 이런 메시지 외적 신뢰성의 지원이 없을 경우에도 다음과 같은 '메시지 내적 신뢰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1. 세부사항 - 포괄적인 메시지보다 세부사항 묘사가 들어간 메시지가 더 신뢰성 있게 느껴집니다.
2. 통계 - 요즘처럼 통계를 이용한 속임수가 횡행하는 시대에서는 오히려 역효과일 수도 있습니다.
3. 시내트라 테스트(뉴욕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 어디서든 성공할 수 있다) - 택배사의 보안성과 안전성을 논할 때 '수능시험지와 답안지를 운송한 택배사'라는 사실은 큰 신뢰성을 주겠죠?
4. 검증가능한 신용(testable credential) - '웬디스에서 여러분은 더 작은 빵과 더 많은 고기를 드실 수 있습니다'라는 광고는 실제로 소비자 스스로가 검증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감성

상대방이 내 메시지를 신경 쓰고 소중히 여기게 하는 방법은 감성에 호소하는 것입니다.
일반론을 내세우기보다는 특정 개인에 감정적인 연합을 느끼게 하고, 상대방의 욕구를 파악하여 동기부여를 시키고, 그들의 정체성을 자극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마더 테레사의 "대중을 위해서라면 행동하지 않겠지만 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발 벗고 나설 것이다."라는 말처럼
실제로 우리는 대중보다는 특정 개인에게 감정적인 자극을 느끼기 쉽고,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험에 따르면 '아프리카 빈민 실태 통계자료'를 보여주었을 경우와 '말라위 소녀 로키아의 불쌍한 삶 이야기'를 보여주었을 경우
사람들이 내는 성금 금액이 크게 차이가 났다고 합니다.

감성적 자극을 직접 불러일으키는 방법은 상대방에게 주어지는 개인적인 이익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는 매슬로우의 욕구 단계 중 직접적인 하부 단계(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에서 벗어나
위쪽 단계(미적 욕구, 자아실현 욕구, 초월 욕구 등)로 올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나는 단순히 병사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들의 사기를 책임지고 있다"라고 자랑스러워하는 이라크 바그다드의 페가서스 군사식당 주인처럼 말이죠.

그리고 그들의 정체성에 호소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텍사스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텍사스를 더럽히지 마시오"라고 말하는 캠페인으로 텍사스인들이 고속도로에 쓰레기를 버리는 빈도가 다른 주보다 반으로 줄어든 예처럼 말입니다.



스토리

메시지가 스토리 형태를 하고 있으면
듣는 이에게 시뮬레이션(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한 지식)과 동시에 영감(행동에 대한 동기)를 주는 작용을 통해 행동을 고취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례로 샌드위치점 서브웨이의 가장 성공적이었던 광고는
아침저녁으로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고 110kg 감량한 재레드라는 대학생의 스토리였습니다.

그런데 스토리라는 건 스스로 지어내기는 어렵고, 주위에 돌아다니는 스토리 중 좋은 것을 잘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력한 메시지를 주는 스토리의 플롯은 대체로 다음 3 종류의 플롯 중 하나로 되어 있습니다.

  • 도전 플롯 - 다윗과 골리앗처럼 도전에 직면하지만 장애를 넘어 성공을 성취하는 스토리.
    끈기와 용기, 장애 극복을 격려하므로 새로운 프로젝트 오프닝 등에 적합
  • 관계 플롯 - 선한 사마리아인의 얘기처럼 인종, 계급, 종교, 문화, 민족 같은 간극을 메우는 관계를 발전시키는 이들에 관한 스토리. 파티 연설 등에 적합
  • 창의성 플롯 - 뉴턴의 사과와 만유인력의 법칙, 잉거솔 란트의 개발자들이 테스트 기간을 줄이기 위해 공구를 차에 매달고 달리기한 스토리처럼 듣는 이의 창의력을 불러일으키고 싶을 때 적합


이 정도가 책 내용의 요약입니다.


그런데 돈 주고 구입한 책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의 '개정증보판'이네요. 표지 디자인도 다르고...
내용 면에선 뒤쪽에 부록 비슷하게 6가지 법칙의 실생활 활용법 정도만 추가됐구요,
책 안의 모든 소제목들을 구판의 평이한 번역체에서 낚시성^^ 제목으로 바꿔놨군요.
한 편으로는 재미있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살짝 눈에 거슬리기도 합니다.

가격적으로 구판이 훨씬 싸니깐 구판을 구하실 수 있으면 구판을 사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2010. 4. 5. 10:44

MG&HGUC RMS-099 릭 디아스 도색 완료

MG Rick Dias는 쿼트로 전용 빨간색으로, HGUC는 초기생산형 일반기의 짙은 청회색으로 도색을 완료 했고,
일부 마스킹이 필요한 부분, 적층장갑, 버니어 등을 약간 신경 써서 칠해줬습니다.

다 칠하고 보니 별것도 없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도색에만 2주일이 걸렸네요.

아래는 조색 레시피입니다.
도료명 뒤의 F는 Finisher's 도료 제품, S는 SMP사 제품임을 나타냅니다.

MG 쿼트로 전용기의 팔다리 색 - 파운데이션 핑크(F) 위에 실크 레드(F)


지금까지 레드는 주로 브라이트 레드(F)를 사용했었는데, 좀더 진한 빨간색을 나타내기 위해 실크 레드를 써봤습니다.
원래 붉은색이 은폐력이 좀 낮은 편이긴 하지만 실크 레드는 뭐 거의 반투명색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은폐력이 낮군요.
여러 번 덧칠해주면 좀더 진한 빨간색이 될 것 같긴 한데... 도료가 아까워서^^ 가볍게 두 번만 칠해줬습니다.


HGUC 일반기 초기생산형의 팔다리 색 - 퓨어 블랙(F) + 블루 퍼플(F) + 파운데이션 화이트(F)


으음... HGUC 일반기 박스아트 비슷한 좀더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색을 만들 심산이었는데...
영 바라는 대로 안 나와주는군요. 칙칙해요.


발과 관절 등의 색 - 파운데이션 화이트(F) + 퓨어 블랙(F) + 블루 퍼플(F)


사용한 도료는 일반기 팔다리색과 동일하지만 조색 비율이 다릅니다. 왼쪽에 쓴 도료가 더 많이 들어간 도료라는...
칠할 때는 색이 좋다고 느꼈었는데, 다른 색깔들이 전부 어두운 계통이다 보니 너무 밝아 튀는 듯한 느낌도...


가슴과 백팩의 다크 브라운 - 울트라 블랙(S) + 초콜릿(S)


초콜렛 색에 블랙을 섞으니 카카오 99%짜리 초콜릿 제품의 색감이 나오는 듯...^^


내부 프레임 - 수퍼 아이언 실버(S) + 건메탈(S)


프레임은 역시 쇠맛이 나야 제맛!


클레이 바주카 - 건 팬텀 그레이(S)
요건 사진을 못 찍었네요.


HGUC의 경우 마스킹 도색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 자잘하게 여러 개 됩니다.
사실은 바인더도 청회색과 다크 브라운의 2색이어야 하는데, 레드썬~ 하고 청회색만 칠했습니다^^.


MG 의 경우 일부 장갑에 적층 장갑 형태가 구현되어 있는데, 적층장갑 옆면을 마치 금속 재질이 드러나는 것처럼 칠해줬습니다.
마스킹은 귀찮고... 에어브러쉬 각도를 잘 맞춰서 뿌리는 식으로 이렇게 만들어줬죠.
적층 장갑 옆면을 도색을 안 하고 재질이 드러나도록 놔둔다는 설정은 좀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따지고 들자면 군용 장비에 눈에 잘 띠는 빨간 칠을 하는 것부터가 비현실적이죠.


버니어의 경우 별매 디테일업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킷의 것을 그대로 썼습니다.
바깥쪽은 내부 프레임에 사용한 쇠색을 칠했고,
안쪽은 파운데이션 크림(F) 위에 황등색(GSI 크레오스)과 실크 레드(F)로 그라데이션을 넣어주었습니다.

버니어 안팎의 도색 경계면이 울퉁불퉁하고 영 마음에 안 들지만...
그냥 레드 썬~하고 다음부터 잘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모노아이는 별매 디테일업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킷 순정의 녹색 클리어 부품에 플라스틱 느낌을 줄이고 뭔가 카메라 렌즈스러운 느낌을 더해주려고
Wave제 그린 펄을 수퍼클리어에 타서 뿌려주었습니다.


이제 먹선, 데칼, 마감, 최종 조립만 남았군요.
2010. 3. 26. 15:30

MG RX-0 유니콘 건담 HD 컬러 + MS 케이지 리뷰

MG 유니콘 건담 HD 컬러 + MS 케이지 버전, 통칭 'OVA SP판'을 구했습니다.

구닥다리만 구입하는 저로서는 정말 오랜만에 만져보는 신상인 관계로,
좀 자세하게 리뷰를 써보고자 합니다.

본 킷은 2007년 12월에 발매된 MG RX-0 Unicorn Gundam Ver. Ka를 베이스로 한 킷이라서
기존 Ver. Ka와의 차이점 위주로 리뷰를 진행하겠습니다.


Ver. Ka로부터 2년이 지나 새로이 발매된 MG 유니콘 건담의 공식 명칭은 Ver. Ka 떼고 그냥 유니콘 건담입니다.
그치만 'Ver. Ka 떼고'라고 부르면 이상하니까,
그리고 건담 UC OVA가 공개된 시점과 때를 맞추어 발매되니까 통칭 OVA 버전이라고 부르는 것이죠.

유니콘 건담 Ver. Ka는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변형 기믹이 찬사를 받았지만,
그 반면 가동성에 있어서는 뻣뻣하고, 지지력에 있어서는 흐물텅거리는 관절들때문에 호불호가 엇갈리는 킷이었습니다.

반다이는 OVA 버전 유니콘에 대해 '일부 부품을 교체하여 다리와 허리의 가동률을 향상 시킬 것이다'라고 발표했고,
SP판(특별판)에는 OVA 1화에서 유니콘 건담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MS 케이지'를 넣어준다고 해서
한껏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그 기대의 결과는...
나중에 얘기하도록 하죠^^

우선 박스아트입니다. '폭풍간지'라는 말은 바로 이런 그림을 표현하기 위해 나온 말 아닐까요?


박스 사이즈도 크고 길어서, PG 퍼스트 건담 정도 크기의 박스 내부가 가로로 3등분 되어 런너가 3줄로 담겨 있습니다.
3줄 중 가장 오른쪽에는 이번에 추가된 MS 케이지의 런너들이 들어있습니다.
케이지가 포함된 OVA SP판이 7500엔, 포함 안 된 일반판이 5000엔으로 케이지 값이 전체 가격의 1/3이라고 할 수 있는데,
1/3의 공간를 차지함으로써 "정말 그 값어치가 된다고~ 믿어 달라고~" 하는 무언의 외침이 들리는 듯한 느낌이네요.


1. 교체 부품

교체부품이라기보다는 추가 부품이라고 해야 할 듯합니다.
Ver. Ka의 원래 부품은 그대로 원래 런너에 남아있고, 교체용의 부품을 따로 추가로 사출해 주었네요.


위 사진의 R1과 R2 런너에 무릎 가동성 향상을 위한 종아리 양 옆쪽, 뒤쪽 장갑 부품과,
허리 가동성 향상을 위한 엉덩이 가운데 부품,
발칸이 추가된 머리 장갑 부품,
그리고 디스트로이드 모드 변형 시의 고정식 뿔 부품이 들어있습니다.


종아리 속의 사이코프레임 교체 부품은 시스템 인젝션으로 B런너에 붙어 나왔습니다.

교체 부품이 어떤 식으로 무릎 가동률을 향상시키는가 봤더니...
아래 사진을 보시면 왼쪽의 세 부품이 기존 Ver. Ka 부품들이고, 오른쪽 세 부품이 이번에 교체된 부품들입니다.
다른 건 별반 차이 없고 그냥 단순하게 무릎 뒤쪽 장갑을 깎아낸 것에 불과하네요.


실제로 그 효과를 보니...
60˚ 정도밖에 안 꺾이던 무릎이 90˚까지는 꺾여주네요.
아래 사진의 무릎 뒤쪽을 비교해 보시면 새 장갑 부품이 무릎 꺾이는 모양에 맞추어 설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내부 프레임 자체의 가동률 상 대략 90˚가 한계인 것 같습니다.


흠... 부품까지 교체해가며 얻은 효과치곤 불만족스럽습니다. 불만족스러워요.
2010년의 MG 건프라 기술이 이것밖에 안 될까요?
HGUC 유니콘도 이것보다는 많이 꺾이는데 말이죠.

게다가 교체 부품에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뒤쪽에서 슬쩍 내려다 보면 무릎과 종아리 사이에 플라스틱스러운 내부 부품들이 들여다보인다는 말이죠.
아래 사진 왼쪽의 Ver. Ka 버전과 오른쪽의 OVA 버전을 비교해 보시면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그래서 제가 생각해낸 간단한 절충안은 이것입니다.
종아리 양 옆의 장갑은 새로 추가된 부품을 사용하고,
사이코 프레임과 종아리 뒤쪽 장갑은 기존 Ver. Ka의 부품 (B8과 F11)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죠.
이러면 아래와 같이 무릎 가동률은 90˚에서 85˚ 정도로 약간 줄어들지만 무릎 뒷부분의 공허함은 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왼쪽 사진을 보시면 엉덩이 가운데(똥꼬?)의 교체 부품을 기존 Ver. Ka 부품과 비교해 보니 높이가 낮아졌습니다.
그냥 위를 쳐냈다는 느낌이네요.
이렇게 함으로써 이 부품과 허리 위쪽 부품의 간섭으로 인해 허리 회전이 안 되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머리 부분의 교체 부품들은 가동성 때문은 아니고,
OVA 설정과 맞추기 위해 발칸이 추가되면서 주위 장갑 부품이 3개 교체되었습니다.

아래 사진들 중 왼쪽이 기존 Ver. Ka 부품을 사용하여 조립한 상태, 오른쪽이 교체 부품을 적용한 상태입니다.
먹선을 안 넣어서 그런지 그다지 티가 안 나죠?
특히 디스트로이 모드는 안테나가 발칸을 거의 가려서 잘 보이지도 않는군요.




디스트로이 모드 왼쪽 사진의 안테나는 기존의 가동식 안테나, 오른쪽 사진의 안테나는 추가된 고정식 안테나입니다.
역시 별 차이는 눈에 띄지 않고요.


지금까지 보여 드린 부품들은 OVA 일반판과 SP판 모두에 포함된 교체 부품들이고요.
SP판에만 추가된 부품도 있습니다. OVA 등장 캐릭터들의 1/100 피겨 되겠습니다(인간이 부품은 아니지요, 네).


일반판에도 주인공 버나지 링크스가 노멀수트(=우주복)를 입은 피겨가 두 개 (앉은 모습, 선 모습) 들어있는데요.

SP판에는 추가로 평상복 차림의 버나지, 오드리 번(미네바 자비), 카디어스 비스트, 마리다 크루스의 피겨가 들어있습니다.
케이지 부품 런너인 W런너에 붙어있기 때문에 일반판에는 포함이 안 되죠.
MS 케이지에 올려놓으라고 W런너에 넣어주었나봅니다.
근데 이런 손톱만한 피겨는 도색하기가 귀찮아서...-_-


아무튼 지금까지 교체/추가 부품들에 대해 정리해 봤는데요.
저와 비슷한 느낌이실지 모르겠는데,
개선 포인트들의 임팩트가 좀 약해서, 기존 Ver. Ka 킷을 이미 갖고 있는 사람이 또 사고 싶을 정도는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저 정도의 개수는 아트 나이프질 좀 해본 사람이라면 한두 시간 만에 해낼 수 있을 정도 아닐까요?


2. 사출색의 변화

유니콘 SP판의 부제가 'HD 컬러 + MS 케이지'인만큼 사출색이 기존 Ver. Ka 판과 다른 'HD 컬러'입니다.
건프라에서 말하는 HD 컬러란 사실은 색깔이 아니고 표면의 광택입니다.
좀더 표면에 광택이 나도록 하는 글로스 인젝션이라는 사출 방법의 결과죠.

MG 유니콘 SP판의 흰색 부품들은 모두 이 글로스 인젝션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밝은 색깔의 글로스 인젝션은 별로 눈에 안 띕니다.
특히 유니콘처럼 새하얀 순백색일 경우 육안으로는 그나마 좀더 광택이 있는 듯 느껴지지만 사진 찍어놓으면 아무 구분이 안 갑니다-_-
위에 제가 올린 사진들을 한 번 보시죠. 광택이 느껴지십니까?

유니콘 건담은 온 몸이 흰색이라서 HD 컬러라고 해도 큰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흰색 이외의 부품들 중에는 사출색의 변화가 확 눈에 띄는 것들이 있습니다.
발과 백팩의 군청색과 내부 프레임의 회색은 각각 메탈릭 펄이 첨가되어 메탈릭 블루와 흑철색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작년 요맘때쯤 발매된 MG 유니콘 건담 Ver. Ka 티타늄 피니쉬와 비슷합니다.


그렇지만 티타늄 피니쉬에서는 M런너와 P런너에만 메탈릭 펄을 넣어주었는데,
이번 SP 판에서는 모든 내부 프레임과 관절부품에도 모두 메탈릭 펄을 넣어 흑철색으로 해줬습니다.

반다이에서 흰색은 HD컬러로 해봤자 눈에 잘 안 띄는 점을 알고 관절과 발 같은 곳에 메탈릭 펄로 포인트를 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신기한 것은 이것입니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소설 제목이죠?) 색깔의 빔 사벨입니다.


OVA 1화 마지막 장면에서 유니콘이 뽑아든 빔 사벨은 분명히 보편적으로 많이 쓰는 핑크색이었는데 말이죠.
유니콘 Ver. Ka는 물론이고 HGUC 유니콘 계열 킷에서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건담 센티넬 시리즈 킷에서나 사용되었던 투명 블루로 나왔습니다.
OVA 버전 일반판에서도 이 색일까요?

그 외에 회색의 무기 부품이나 투명 형광 핑크의 사이코 프레임 부품 같은 경우 Ver. Ka와 사출색의 차이는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HD 컬러판의 유니콘은 몸 전체를 뒤덮는 흰색의 글로스 인젝션은 눈에 띄지 않지만
관절이나 발, 백팩 등의 포인트에 메탈릭 펄이 들어가서
'일반판과 큰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부분부분의 차이로 구분은 가능할 정도'로는 뽑아준 것 같습니다.


3. 씰과 데칼

Ver. Ka하면 특유의 빨간 동그라미 데칼이 수백 개씩 들어있는 '지옥 데칼'로 유명하죠.
그런데 Ver. Ka를 떼면서 데칼 갯수가 반 이하로 확 줄고 디자인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건식 데칼의 수가 좀 많아 보이지만 유니콘 본체용은 20개 정도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모두 MS 케이지 용 데칼입니다.
알파벳 기호로 구분하는 것만 유니콘 본체용 건식 데칼이고,
숫자로 넘버링되어 있는 것은 모두 MS 케이지 용입니다.


그리고 디스트로이 모드 고정용 뿔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호일 씰에도 뿔용 씰이 두 쌍으로 늘었습니다.
MG 시난주를 갖고 계신다면 거기에 유니콘 건담 뿔 용 습식 데칼도 있다는 것 참고하시고요.

데칼 붙이기 싫어하는 분들에게는 데칼 개수가 확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매우 반갑게 다가올 수도 있겠네요.

저 개인적으로는 Ver. Ka 스타일의 빨간 동그라미가 더 마음에 드는데...
뭐 그럴 경우는 별매의 유니콘 Ver. Ka용 습식 건담데칼을 구입하면 되니까 큰 문제는 없습니다.


4. MS Cage

지금까지 이것저것 잡다한 것들을 떠들었지만 결국 OVA SP판의 포인트는 이것이죠, MS 케이지~
MG 유니콘 Ver. Ka가 2대 (한 놈은 유니콘 모드, 한 놈은 디스트로이 모드로 전시) 있고, 티타늄 피니쉬도 있고,
HGUC도 2개 구입하신 분이 SP판을 또 구입하게 만드는 이유도 역시 MS 케이지 때문일 겁니다.

OVA 1화에서 유니콘이 이 MS 케이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클라이막스 시점의 인상 깊은 배경도 되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 있는 아이템이긴 합니다.

그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저도 실제로 조립은 제일 먼저 해놓고서 리뷰 순서는 마지막으로 잡았습니다.


아래는 가조립 사진인데 어떤가요? 괜찮아 보이나요?

케이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새장의 창살처럼 여러 개의 가동식 암(arm)들이 유니콘을 둘러싸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중간쯤에 있는 암에는 사람이 서있을 만한 난간 같은 구조도 있습니다.
1/100 캐릭터 피겨들을 올려놓으면 좋겠군요.




암들을 다 펼치면 아래 사진처럼 됩니다.
맨 위의 암들은 앞으로 열리는 것뿐만 아니라 사진 처럼 위로 여는 것도 가능합니다.


아래처럼 별매의 액션 베이스 1을 이용해서 OVA 1화 마지막에 유니콘 건담이 케이지를 열고 출격하는 장면도 연출할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하려고 해봤는데, 잘 안 되는군요.



디자인 적인 측면에서의 완성도는 매우 높습니다.
암들도 가동 되고, 아마도 OVA에 실제로 나온 케이지와 거의 비슷한 형태로 만들었겠죠.

그리고 지금까지 인젝션으로 발매된 이런 형태의 제품들 중 가장 낫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크투 2.0이나 제타 2.0의 아가마 격납고를 모티브로 한 베이스나 PG 제피랜더스의 메인테넌스 행거,
고토부키야의 체인베이스 같은 것들 보다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이라 하겠습니다.

유니콘 본체 조립이 아직 덜 끝난 관계로 유니콘을 격납한 상태의 사진이 없어 죄송합니다만...
저기에 유니콘을 넣어놓으면 왠지 뽀스가 좔좔 흐를 것 같지 않습니까?


그리고 수납함으로서의 기능도 발군입니다.

아래의 케이지 뒷면 사진을 보면 뭔가 꼽는 구멍들이 많이 보이죠?
왼쪽부터 빔 매그넘 랙 2개, 실드 랙 4개, 하이퍼 바주카 랙 2개가 있습니다.

어쩌면 향후 풀아머 유니콘 발매를 염두에 둔 설계가 아닐까 합니다.
아니면... 유니콘 Ver. Ka를 이미 갖고 있는 사람도 안심하고 지르라는 반다이의 세심한 배려일지도요^^


변신하고 남은 뿔 같은 부품들 넣어놓으라고 아주 진짜 수납함처럼 생긴 수납공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케이지 밑바닥엔 빔 사벨 부품까지 수납해주시는 센스~



이렇게 일견 좋은 것만 있을 것 같은 MS 케이지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그것도 많이요.
마감처리랄까... 디테일한 부분이 참 엉성합니다.

유니콘 건담은 Ver. Ka의 피를 이어받아 폴리캡이 없습니다.
모든 관절이 ABS 수지 부품 자체의 탄력성으로 지지되고 있죠.

그런데 케이지는 가동 암의 관절에 폴리캡을 사용합니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아닌데, 아래 왼쪽 사진처럼 그 폴리캡들이 다 밖으로 보입니다~-_-
초창기 무등급 건프라도 아니고, 2010년의 MG 건프라에 폴리캡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니...



그리고 골다공증도 많습니다.
케이지는 정면에서 보면 멀쩡해 보이지만 암의 안쪽면이라든가 잘 안 보이는 부분은 여지없이 골다공증입니다.

위의 오른쪽 사진은 암들이 달려있는 기둥의 안쪽을 찍은 것인데요.
텅텅 비어 있습니다. 아주 플라스틱스러운 칸막이 몇 개 있고 말이죠.

내부 프레임이 꽉꽉 여물게 들어차 있고 아귀가 딱딱 맞는 손맛이 일품인 유니콘 건담 본체를 다 조립하고 나서 케이지를 조립하신다면
갑자기 저하된 킷의 퀄리티에 '이거 같은 박스 안에 들어 있던 것 맞아?'하는 생각이 들지도요.

이런 어처구니 없는 마감처리 퀄리티의 문제는 아마도
이 MS 케이지라는 것의 설계 사상이 'MG 유니콘 건담이라는 캐릭터 모형의 연장선상에 있는 부속 모형'으로서가 아니고,
"유니콘 건담의 전시 베이스이자 수납함" 이런 개념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모형이 아니라 받침대나 수납장 같은 일종의 가구이기 때문에 1/100 사이즈의 정밀한 디테일 재현보다
서랍이나 쓰레기통처럼 실용성을 우선한 간단한 형태가 되어버린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다른 아쉬운 점들도 몇 가지 있는데요.

중간에 있는 3쌍의 가동 암들은 격납 상태에서 끝이 서로 붙게 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요.
그런데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팔의 끝이다 보니 서로 위치를 정확하게 딱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래 사진처럼 어정쩡하게 어긋난 모습이 되는데요.


가동 암들 맨 끝에 체결기구 같은 걸 달아서 서로 딱 맞물려 걸리게 해놓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각이 딱 잡히게...

또 이 케이지는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좀 있습니다.

이름은 '유니콘 케이지'가 아니고 'MS 케이지'인데,
유니콘 건담의 유니콘 모드 사이즈에 너무 타이트하게 딱 맞아서 다른 MS를 넣기 힙듭니다.
아래 사진 위쪽의 두 집게가 유니콘 건담의 어깨를 집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저 사진 아래쪽의 수납함 위쪽 공간으로 백팩이 쏙 들어가도록 배치해야 합니다.


 
또 맨 아래 발 근처의 암의 위치상 다리는 쩍 벌려야 됩니다.

디스트로이 모드로 변형하면 유니콘 모드보다 키가 커지는 관계로 케이지에 격납하기가 애매해집니다.
설정상 디스트로이 모드는 특수한 경우에만 발동되게 되어 있어서 그 모드로 케이지에 있다는 게 말이 안 되기도 합니다만...

그렇다면 유니콘을 디스트로이 모드로 전시할 때는 케이지는 그냥 놀리느냐?
우연히 케이지 안에 딱 맞는 것프라가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고요.
그런 킷이 없으시면 디스트로이 모드든 다른 킷이든 그냥 가동 암들을 뽑아놓든지 개방한 채로 넣어놓으심 됩니다.
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할 거 없죠.


암튼 MS 케이지 있으면 좋기는 합니다만 자잘한 퀄리티의 문제와 아쉬운 점들을 봤을 때 2500엔의 값어치는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결론

먼저 가동성 개선 요소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기존 Ver. Ka에 비해서 대단히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Ver. Ka에 비해서 좋아진 것은 좋아진 것이기 때문에
MG 유니콘 구매를 생각하시는 신규 구매자로서는 Ver. Ka보다는 요번에 나온 OVA 일반판이나 SP판을 선택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단, OVA 판에 들어있는 데칼은 Ver. Ka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 참고하시고요.

SP판은 그 부제 대로 HD 컬러라는 특성과 MS 케이지라는 부록(?)이 있습니다만...
온통 흰색으로 되어 있는 유니콘 건담에게서 HD 컬러란... 관절과 발에 메탈릭 색감 포인트가 있다는 정도의 의미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비도색파 분들 중에 메탈릭 색감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SP판이 아무래도 더 매력적이겠지요.

SP판 전체 가격의 1/3에 해당하는 MS 케이지는 일단은 스타일 괜찮고 실용성 면에서는 괜찮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베이스로 생각해야지 모형으로서 보시면 참 허점이 많은 제품입니다.
2500엔은 약간 좀 비싸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로서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케이스지만,
아무런 기대를 안 하셨던 분이나 '디테일보다는 뽀대'를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감동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요.

결론적으로 유니콘 SP판 이 제품은
'건담UC OVA를 보고 감동을 먹어서 유니콘 건담을 처음 사려고 하는데, 금전적 여유도 있고 극중에서 나온 베이스 같은 것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 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 같고요.
'이미 유니콘 Ver. Ka 킷이 있으시거나 케이지의 필요성이 별로 없으신 분'은 패스하셔도 되는 아이템 되겠습니다.

2010. 3. 20. 22:28

宇多田ヒカル(우타다 히카루) - Addicted To You

宇多田ヒカル(우타다 히카루) 씨를 아시나요?

애니메이션 팬이시라면 신극장판 에반게리온의 주제가 Beautiful World를 부른 가수로서 알고 계실 테고,
일드 팬이시라면 라스트 프렌즈(Prisoner Of Love), 꽃보다 남자2(Flavor Of Life), HERO (Can You Keep A Secret?),
마녀의 조건(First Love) 등의 드라마 주제가로 친숙하실 겁니다.

애니나 일드 팬이 아니시더라도 우타다 히카루란 이름은 워낙 유명하니 어디선가 들어보셨음직도 한데요.

1983년 뉴욕주 출생, 1998년 일본에서 메이저 데뷔 이후 음반 판매량 등 각종 기록들을 갈아치웠고,
R&B 붐을 일으키며 일본 가요계의 판도와 트렌드마저 바꾸어 버린 놀라운 천재 싱어 송라이터입니다.

가창력도 대단하지만 가요순위 1위를 누비는 곡들을 15세 때부터 직접 작사작곡해왔다는 게 정말 대단하지요.


그런데 요즘 딱히 새로 발표한 곡도 없는데, 갑자기 블로그에서 웬 우타다 히카루 타령이냐고 의아해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은 딴 이유가 아니고 주말에 창문 열어놓고 건프라 도색을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엄청 심한 황사가 몰려와서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도색을 포기하니 할 일이 없어서
PC에 있던 음악을 아이폰에 옮겨서 음악을 듣다보니 오랜만에 우타다 히카루 씨의 노래가 참 좋더군요.


요즘 노래들도 좋긴 하지만, 전 왠지 예전 노래들이 훨씬 맘에 듭니다.

솔직히 2004년 이후의 곡들 중에는 좋아하는 곡을 찾기가 참 힘든데요.
2004년부터 미국에 진출했고, 작사작곡뿐 아니라 편곡까지 우타다 히카루 씨 본인이 전담하기 시작했고,
곡의 스타일도 R&B 스타일을 완전히 벗어났고, 뭔가 슬픈 발라드 느낌의 곡들이 많아졌습니다.

아무래도 한꺼번에 이런 여러 변화를 소화해내기는 힘들었던 것이 아닐까요?


아무튼 앞으로도 우타다 히카루 씨가 계속 좋은 곡들을 많이 만들어 주길 바라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1999년말, 그러니까 그녀가 16세 때 발표했던 Addicted To You랍니다.

그럼 저와 함께 즐겁게 감상해 주시길...^^



2010. 3. 18. 12:42

MG & HGUC RMS-099 릭 디아스 표면정리 완료

아이폰에 정신 팔려 있느라 프라 작업은 진전이 지지부진하네요.
지금 글로 올리는 표면정리 작업도 사실은 지난 주까지 한 일이고, 그 이후로 그냥 이 상태로 방치되어 있습니다요-_-

뭐 표면정리라고는 해도 수축을 잡아주었다거나 퍼티질을 했다거나 1차 서페이서칠 후에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주었다거나 한 것은 절대 아니고...
접합선 수정(퍼티 안 씀) → 게이트 제거 → 파팅라인 제거 → 패널라인 다시 파주기 → 서페이서 도포, 끝!
요래 작업하고 마쳤습니다.

시간이 없으니까요^^
흠집이나 잡티 같은 건 레드썬^^ 신공으로다가 패스~~


그런데 접합선 수정 말씀인데요.

MG Rick Dias는 등 양쪽의 커다란 바인더에 접합선 수정이 필요합다만,
바인더 안에 내부 프레임 같은 것도 있고 해서 후조립 가공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MG 접합선 수정은 걍 패스~

HGUC는 옛날킷 답게 팔다리 정중앙에 정직하게 세로 접합선이 쭉쭉 나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팔다리의 구조가 접합선 수정하기 아주 편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무려 10년전 킷임에도 불구하고,
팔은 후조립 가공 필요 없이 그냥 접합선 수정하고, 색깔 별로 도색 후 다시 끼우면 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다리는 후조립 가공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위 사진처럼 암핀 부분을 C자 모양으로 깎아주기만 하면 되거든요.


그리고 이번에는 서페이서를 뿌릴 때 좀 새로운 시도를 해봤습니다.

병 서페이서를 모형용 락커 신너로 희석해서 에어브러쉬로 뿌려주면 왠지 캔 스프레이 서페이서보다 정착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서페이서는 아무래도 도료와는 다른 성분이고, 프라 표면에서 도료와는 다른 화학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캔 스프레이 서페이서를 쓰자니 용량 대비 비싼 관계로...
병 서페이서를 공업용 신너로 희석해서 에어브러쉬로 뿌렸습니다.

흰 플라스틱 통에 담아서 파는 공업용 신너는 쓰고 남은 폐신너들을 재생해서 파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불순물들이 들어있죠.
이런 불순물들 때문에 막 플라스틱 부품도 녹이고 그러는데요.
플라스틱을 녹이는 이 특성을 이용하면 서페이서가 표면에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험 삼아 뿌려봤습니다.

머리속 시뮬레이션으로는
  1. 공업용 신너가 플라스틱을 살짝 녹이고
  2. 녹은 플라스틱 성분과 서페이서 성분이 뒤섞였다가
  3. 신너가 건조되면서 플라스틱과 서페이서가 유기적으로 강하게 결합된다는...
뭐 이딴 상상을 하면서 말이죠^^.


전에 서페이서 뿌릴 때는 3호 에어브러쉬 아니면 캔 스프레이만 사용했었는데,
이번에 서페이서 뿌릴 때는 Evolution Silverline 4호 브러쉬로 뿌려줬습니다.

공업용 신너로 희석한 서페이서가 프라 표면에 고이거나 하지 않도록 살살 뿌려야 되는데...
4호라서 그런 건지 아님 Evolution 계열 특성이 그런 건지 너무 촥촥 나가더군요ㅜㅜ
결국 40ml짜리 병 서페이서 새 것 한 병을 다 썼고요.

그래도 뭐 공업용 신너를 촥촥 뿌렸는데도 아직은 녹거나 깨지거나 한 부품은 없습니다.
공업용 신너 실험의 정확한 성공 여부는 도색 다 하고 조립까지 끝마쳐봐야 알 수 있겠지만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도색 작업을 달려봐야죠.
2010. 3. 16. 11:08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 아이폰

드디어 저도 대세 동참~!
아이폰(iPhone) 유저가 되었습니다.

바야흐로 세상은 스마트폰 세상으로 변해가는 것 같고...
분위기를 봤을 때 1~2년 내로 경쟁사들의 반격이 본격화 되고 스마트폰 가격이 저렴해질 것 같긴하지만...
그렇다고 1~2년간 손가락 빨고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아서 현재 스마트폰 계의 독보적 존재인 아이폰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는데...

트위터에서 알게 된 어떤 분이 USIM비와 채권보존료 무료에 +α보상을 해주는 대리점을 소개해 주셔서
(+α 보상을 받는다 해도 어쨌든 앞으로 24개월 동안 다달이 66,000원을 퍼부어야 하는 노예 계약...ㅜㅜ)
뉄름 iPhone 3GS 32GB짜리 화이트 색상으로 구입했습니다.
첨엔 블랙으로 주문했다가 모모씨의 "애플은 화이트지~"라는 멘트에 황급히 바꿨다는...



그리고 SGP ultra thin Air라는 투명 케이스를 입혀주고 Steinheil Crystal 액정 보호 필름을 발라주었습니다.

투명 케이스 중에는 에어 자켓인가 하는 제품이 유명한 것 같은데,
ultra thin Air는 그에 비해서 크롬 도금 테두리도 노출되고 좀 덜 보호되는 느낌이긴 하지만...
에어 자켓의 반 값(15000원)밖에 안 한다는 점이 참 좋군요.

인터넷으로 구입했기 땜에 액정 보호필름은 제가 직접 붙였습니다.
먼지 한두 개 들어가긴 했지만 비전문가가 붙인 것 치고는 참 잘한 듯^^


근데 광택면이라 화면이 쨍해서 좋긴 한데 지문 인식이 장난 아닙니다.
다음 번에 붙이게 될 때는 지문방지 보호필름으로 한 번 바꿔봐야 할 것 같군요.


저도 2003년 쯤 스마트폰은 아니고 Windows CE(그렇습니다. Windows Mobile이 아니고 WinCE였습니다) OS를 사용하는 PDA를 사용했었습니다만... 그 때는 딱히 편리하다거나 재미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이폰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군요.
내 손 안의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는 물론이고
말로만 듣던 Cloud Computing, 위치기반서비스(Location Based Service)라든지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같은 기술이
간단하게나마 이미 구현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까? 

제가 PDA 쓰던 시절에 비하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발전한 면도 있긴 합니다만...
아이폰이란 존재가 나오지 않았다면 스마트폰 세상은 2003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이폰의 앱스토어(AppStore) 중심으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서로 결합되고 공존공생하는 생태계가 아주 잘 정립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발전이 가능했다고 보이네요.

아무튼 앱스토어에는 수많은 매력적인 어플들이 있고,
저도 며칠 만에 스프링보드 6페이지를 채울 정도로 어플들을 깔아댔습니다.


위 스샷은 제 아이폰 스프링보드 첫번째 페이지 화면입니다.
멋진 배경화면 같은 것도 깔고 싶었는데, 그러려면 탈옥(해킹)을 해야 한다는군요-_-

보통 다른 분들을 보면 사용 빈도 기준으로 자주 쓰는 어플들을 첫번째 페이지에 배치하시던데...
저는 첫 페이지 채택 기준을 '급하게(재빨리) 실행시켜야 할 필요가 있는' 어플 위주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자주 안 쓰더라도 일단 필요할 때는 빠른 시간 내에 접근하고 결과를 얻어야 하는 어플들이 좀 있습니다.

무료 어플 여러개로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AppBox Pro나 EggWallet 같은 어플 모음집(유료)을 깐 것도 나름 이런 접근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제 첫페이지의 어플들은 대부분 많이 사용하시는 것들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이 중에서 특기할 만한 어플이 몇가지 있습니다.


Dock 메뉴의 아이팟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아이팟은 홈버튼 더블클릭으로...) Gorillacam, 좋습니다.
아이폰 카메라로 사진 촬영할 때 필요한 모든 기능을 담고 있습니다.
디지털 줌 기능, 터치로 AF포인트를 설정하는 기능, 타이머 기능, 연사 기능, 셀프 카메라에 쓰기 좋은 화면 전체가 셔터 버튼이 되는 기능, 떨림 방지 기능, 수평 기능, 구도 잡기 좋은 격자 표시 기능을 지원합니다.
그리고 여타 카메라 어플과는 달리 반응속도도 빠르고요, 무엇보다 무료입니다!!

동영상 촬영과 후보정 기능이 없긴 하지만... 순수하게 사진촬영만 본다면 완벽한 무료 어플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그 다음이 iStarDict, 사전 어플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사전 자체가 아니고 사전 뷰어죠.
StarDict라는 포맷으로 만들어진 사전 data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어플입니다.

보통 쓸만한 사전 어플들은 다 유료고...
Dictionary Universal이나 WeDict같은 StarDict 포맷의 사전 뷰어도 $5.99씩 하는데...
한국 개발자가 개발한 이 iStarDict는 무료 어플입니다!!

사전 data도 StarDict 사이트에서 자체 제공하는 것들은 좀 부실한 감이 없지 않지만...
목적이 분명한 블로그☜이곳을 참고하시면 괜찮은 영한/한영 사전과 표준 국어대사전 등의 data를 '만들어내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 문제로 바로 다운로드는 안 되고 직접 만들어서 쓰라는군요.



암튼 몇 시간 동안 씨름해서 왼쪽 사진과 같은 사전 data들을 구비했습니다.
웬만한 전자사전 안 부럽죠.
무료 어플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고, 사전 안에 이미지도 나오고, 보이스 사운드도 지원하고, 가로 입력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DropBox는 아시는 분들은 아실 만한 웹하드 어플인데요.
요즘엔 한국 업체에서 만든 2ndrive(세컨드라이브)라는 1TB짜리 무료 웹하드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2ndrive의 PC용 클라이언트가 우리집 PC의 OS(Windows 7 64-bit)를 지원하지 않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DropBox를 사용합니다.

앞으로 2ndrive가 64bit Windows를 지원하게 되면 바로 갈아탈 생각인데요.
1TB짜리 웹하드가 가능하다면 아이폰 플래쉬 메모리가 32GB나 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132,000원이나 더 주고 32GB짜리 산 게 후회되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