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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09.01 다이어트 성공을 위해 꼭 식단 일기와 칼로리 계산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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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2012.06.14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제작기 #1 - 골다공증과 접합선 수정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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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2012.05.28 아주 오랜만의 세차/폴리싱/타르 제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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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2012.03.24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3 - 먹선/데칼/마감 8
2013. 9. 24. 14:57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 이렇게 드세요!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살을 빼고 유지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관리이고,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식이 관리입니다.


식이 관리 중에서도 첫번째로 가장 중요한 칼로리 관리와 계산에 관해서는 ☞지난 번 글☜에 제가 아주 장황하게^^ 써놨는데요.

칼로리 계산과 병행한 식단 일기는 내가 도대체 어떤 것들을 어떤 때 얼마나 먹는지 인식하게 함으로써 섭취 칼로리를 줄여줍니다.

☞지난 번 글☜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외의 식이 관리 방법에 대해 얘기해 보렵니다(역시 장황해질 듯합니다, 죄송^^).


사실 여기서 할 얘기들은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미 다 어디선가 들어보셨을 내용들입니다.

그런데 풍문으로 떠도는 다이어트 정보들 중에는 맞는 얘기도 있지만, 잘못된 속설들 또한 넘쳐납니다.

다이어트 정보는 진위 검증이 어려운(단기 효과뿐 아니라 장기적인 건강의 영향까지 검증하긴 어렵죠) 데다가

돈벌이 목적으로 일부러 옳지 않은 다이어트 정보를 유포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특히 쓰레기 정보들이 많습니다.


저는 다이어트에 계속 실패하는 비만인(바로 올해 초의 제 모습이기도 했고요)들이 건강한 모습을 되찾는 데 성공하길 바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과학적으로 입증된 올바른 식이 관리 방법만을, 제 경험을 토대로 중요한 순서에 따라 위에서 아래로 정리했습니다.


뭐 사실 저도 다이어트 글 처음 쓰는 듣보잡이긴 합니다만...

과학적 검증 방법론에 대해서 확실히 가르치는 학교에서 훈련을 받았고, 영양학, 운동학, 생리학에 이르기까지 아는 게 나름^^ 많습니다.

그리고 현재 5개월간 25kg의 감량을 통해 어느 정도 실적도 올리고 있고요,

사이비 다이어트 블로그와는 달리 약을 팔진 않아요^^


1. 식이관리 안 하면 안 되나요?


"감량을 위해서는 적게 먹고 운동을 해야 합니다."라고 얘기하면

"먹는 건 안 줄이고 운동만 해서 살 빼면 안 되나요?"라고 반문하는 분들 꼭 계시죠.

식사량을 줄이면 힘이 안 나서... 또는 배 고픈 건 못 참는다는 이유로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감량을 원하신다면 식이 관리를 안 하시면 안 됩니다.

식이 관리 없이 운동만으로 살 뺄 수 있다는 얘길 들으셨다면 아마도 운동기구 같은 걸 파는 선전문구였을 겁니다.

들은 얘기 말고 실제로 섭취량 안 줄이고 운동만으로 감량한 사람이 주위에 있는지 한 번 확인해보세요.

감량은 정말 굳은 의지와 끈기를 가지고 올바른 방법과 관리를 통해서 쉬지 않고 노력해야 해낼 수 있는 겁니다.

이건 이래서 싫다, 저건 저래서 싫다고 원하는 것만 하면서 성공할 수 있을만큼 감량이란 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목표 체중에 도달할 성공률이 10%도 안 돼요.

그 10% 성공률을 왜 또다시 1%까지 줄이려고 하시나요?


정말로 운동만으로 살을 빼려고 하면 섭취 칼로리는 그대로 두고 운동량만 늘려야 되겠죠?

그런데 운동으로 살 빼겠다는 분들은 섭취량 관리나 칼로리 계산 자체에 아예 신경을 끄려고 하십니다.

의식적으로 섭취량을 조절하지 않는 이상, 운동하고 나면 더 허기가 지기 때문에 분명히 평상시보다 더 먹게 돼 있습니다.

더 먹는 칼로리가 운동량보다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 워낙 고칼로리 식품이 많다 보니...


매일 힘 들게 운동을 해봤자 살이 너무 안 빠지거나 오히려 찌니까

한 달쯤 지나면 의지가 확 꺾이고 운동마저도 그만두게 될 모습이 눈에 훤합니다.


그렇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먹는 것 줄이는 것이 운동 더 하는 것보다 훨씬 쉽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식품들은 에너지 효율이 엄청나게 좋아서 소량에도 아주 많은 칼로리가 집약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 몸은 에너지 효율이 너무 좋아서 엄청나게 힘든 일을 해도 칼로리 소모가 얼마 안 됩니다.


예를 들어 500kcal라는 열량을 생각해 보죠.

크*스* 크*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도너츠 2개 반 칼로리이고, B*Q 치킨 두 조각입니다.

이정도는 마음만 먹으면 1분 안에 다 드실 수 있지 않나요^^? 이만큼 먹는다고 별로 배부르지도 않고요.


그런데 운동으로 500kcal를 소모하려면 진짜로 1시간 내내 헉헉거리며 땀을 삘삘 흘리고 운동해야 비로소 가능합니다.

단언컨대 평소에 운동 습관이 없으신 분은 1시간 안에 운동으로 500kcal 소모 못합니다. 힘들어서...

1시간 헉헉거리며 운동하는 게 쉬울지, 도너츠 2.5개 안 먹고 참는 게 쉬울지는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1시간 죽어라 운동한 보상으로 좋아하는 음식을 몇 개, 혹은 몇g 먹어야 심리적으로 공정한 보상이 될 것 같은지 한 번 상상해보세요.

그 운동과 보상의 칼로리 비율이 바로 여러분이 감량을 위해 늘려야 할 운동 칼로리와 줄여야 할 섭취 칼로리의 최적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1시간 죽도록 달린(500kcal) 보상으로 피자 한 판(2000kcal)쯤은 받아야 만족스럽겠다고 생각된다면

운동보다 식이 관리에 이 비율만큼 4배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감량에서 식이요법이 오죽 중요했으면 '식이요법'을 가리키는 'diet'가 한국에서는 감량이라는 뜻으로 통하겠습니까?

감량을 위해서는 식이 관리에 1순위, 운동 관리에 2순위로 집중해야 합니다.



2. 저칼로리 음식 섭취를 늘리고, 고칼로리 음식을 줄이세요


보통 1g 당 열량이 1kcal가 안 되면 저칼로리 식품, 1g 당 2kcal가 넘으면 고칼로리 식품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칼로리 음식을 더 많이 먹고, 고칼로리 음식은 적게 먹어야 하는 걸 모르는 분은 없으시죠.

다만 실천이 어려운 것 아닐까요?

많은 분들이 음식 종류는 습관적으로 원래 드시던 고칼로리 음식 그대로, 양만 줄이는 식으로 다이어트를 하십니다.


고칼로리 음식은 대부분 소화도 빨리 되는데, 양 자체를 적게 드시면 배가 더더욱 빨리 꺼집니다.

또 정제탄수화물을 많이 함유한 고칼로리 음식은 혈당을 빨리 올리고,

몸이 혈당을 정상상태로 내리려는 과정에서 체지방이 축적되며 빨리 배고파지게 만듭 니다.

반면에 저칼로리 음식은 이런 혈당 오버슈트 현상도 없고 양이 많아서 포만감이 좀더 오래 갑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왼쪽에 칼로리 높은 머핀 같은 것이 있고, 오른쪽에 바나나와 저지방 요거트, 그리고 뮤즐리 같은 저칼로리 식품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왼쪽과 오른쪽 식단이 칼로리가 같다는군요.

당연히 오른쪽의 저칼로리 식품들을 먹는 게 양이 많아서 더 포만감이 오래 가고,

그 결과로 덜 괴롭게 만들어서 다이어트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주겠죠?


또 저칼로리 음식은 칼로리를 내는 영양소 함량이 적은 대신 칼로리를 안 내는 영양소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일단 수분 함량이 많고요. 몸에 흡수가 안 되는 탄수화물인 식이섬유도 꽤 들어있습니다.

식이섬유는 0 칼로리이면서도 포만감을 주고, 장 속에서 다른 영양소를 머금고 있기 때문에 소화흡수를 느리게 하며, 배변에 도움이 됩니다.

저칼로리 채소나 과일 등에는 비타민과 무기질도 많이 들어있죠.


저칼로리 음식도 맛있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다이어트 중에는 저칼로리 음식도 참 맛있어져요.

물론 저칼로리 음식이 맛있어질 지경에 이르면 고칼로리 음식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천상의 맛으로 느껴지지만요^^;;

그래서 다이어트 중에는 고칼로리 음식이 최대한 눈에 안 띄게 해야 하는 겁니다.


저칼로리 다이어트의 실천사항으로써 1g 당 1kcal가 안 되는 저칼로리 음식들을 섭취 칼로리 목표량 내에서 최대한 많이 드세요.

식사 때는 차려진 음식 중에 우선적으로 저칼로리 음식으로 먼저 배를 채우시고요.

1g 당 2kcal가 넘는 고칼로리 음식들은 가급적 조금만 드세요.


하루 세 끼 중 단 한 끼라도 칼로리만 높고 다른 영양소는 거의 없는 정크 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으로 '때우는' 식으로 드셔서는 안 됩니다.

다이어트하시면 하루 섭취 목표량이 1200~1600kcal이실 텐데... 한 끼만 그런 고칼로리 음식으로 먹어도 목표량의 반을 넘을 겁니다.

이렇게 하루 섭취 칼로리의 절반 이상을 고칼로리 음식으로 채워서야 감량 식단이라고 불리기 부끄럽지 않을까요?


그리고 ☞지난 번 글☜에도 언급했지만 우리가 모르고 먹기 쉬운 숨겨진 고칼로리 식품들을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기름 들어간 고칼로리 드레싱이나 양념 종류, 크림 계열은 가급적 피하거나 적게 써야 하고요.

커피는 블랙으로 드시고, 과일주스건 뭐건 단 맛 나는 가공음료는 웬만하면 드시지 마시고요.


그렇다고 고칼로리 음식은 아예 입에도 안 대는 다이어트 또한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먹고 싶은 음식을 완전히 금지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폭식 또는 다이어트 포기 확률이 많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필수지방산과 지용성 비타민을 비롯한 몇몇 필수 영양소는 고칼로리 식품을 먹어야지만 섭취할 수 있습니다.

평생 저칼로리 음식만 먹고 살 수는 없으니 '지속가능한 다이어트' 개념에서 보아도 고칼로리 음식도 드셔야 합니다.


Noom 다이어트 코치 프로그램에서는 전체 섭취 열량 중 고칼로리 음식 비율을 대략 15% 정도로 맞추라고 하더군요.

열량비가 15%니까 용량비로 따지면 대략 5% 근방이라는 거 유의하시고요.

갑자기 섭취 열량이 줄어드는 다이어트 초기엔 포만감을 위해 최대한 저칼로리 음식을 드시고 고칼로리 음식은 엄격히 15% 이하로 맞추시고요.

일정 기간 다이어트를 지속하면 소위 위가 줄어든다고 하죠. 실은 위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뇌가 적은 음식 양에도 만족하도록 적응한 겁니다만...
다이어트 후기에는 음식 양을 좀 줄이고, 고칼로리 음식 비율을 조금 늘려도 괜찮습니다.


저도 다이어트 초기엔 고칼로리 식품 중에서 몸에 좋은 음식과 정말 간절히 먹고 싶은 음식만 거의 '맛만 본다'는 느낌으로 먹었지만,

5개월째 다이어트를 지속하고 있는 요즘은 고칼로리 음식 15% 넘게 먹는 적 많습니다^^

물론 총 섭취 칼로리는 목표량을 넘기지 않는 선에서요.



3.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세요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근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무산소 운동과 함께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근육의 구성성분은 75%가 물이고, 20%가 단백질이거든요.


또한 단백질은 탄수화물이나 지방에 비해 소화흡수 과정이 간단치 않기 때문에 소화흡수에 소모되는 열량(TEF: thermic effect of food)도 높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부분으로는... 아무래도 포만감이 오래 갑니다.


단백질이 좋다고 해서 바디빌딩 선수들같은 초고단백 식단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지방을 빼는 동시에 근육을 키우는 것은 생리학적으로 거의 불가능해서, 다이어터는 근육이 최대한 덜 줄어들게 하는 정도가 최선이거든요.

근육을 키울 것이 아니니 단백질 필요량도 그다지 높지는 않습니다.

입에서 닭똥냄새 날 정도로 닭가슴살만 먹지는 않아도 돼요^^


미국 의학원 발표에 따르면 성인 남자의 1일 단백질 권장량은 56g, 성인 여자는 46g 정도라 합니다.

연구에 따라서는 체중 1kg 당 단백질 0.8g이 필요하다는 설도 있고, 운동 많이 하는 사람 기준으로 ☞해트필드 공식☜이라는 계산법도 있습니다.


일반인 식단에서 이 정도 권장량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다이어트하는 사람이 매일 챙겨먹기엔 다소 버거운 게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닭가슴살만으로 단백질 56g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닭가슴살이 300g 정도 필요합니다.

계란으로는 9개, 우유로는 1.7ℓ, 두부로는 400g(2모), 고등어로는 1마리, 소고기 등심으로는 350g, 쌀밥으로는 2kg-_- 정도입니다.

(아시다시피 곡물은 고탄수화물 식품이지만 단백질도 탄수화물의 10% 정도 양은 들어있습니다)


다이어터의 최선의 단백질 섭취 전략은 다이어트 이전과 동등한 단백질 섭취량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즉, 다이어트 식단을 짜실 때 이전 식단에서 단백질은 그대로 두고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량만 줄여 칼로리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죠.

칼로리를 조절하면서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 끼니마다 달걀, 생선, 고기, 우유, 콩, 두부, 두유, 견과류 등 고단백 식품을 꼭꼭 챙겨 먹습니다.
  • 고기는 지방 부분을 잘라내고 먹습니다.
  • 우유, 요거트, 치즈 같은 유제품은 저지방/무지방 제품으로 선택합니다.
  • 계란을 여러 개 드신다면 두세 개째부터는 흰자만 먹습니다(노른자에도 단백질이 많지만 지방은 더더욱 많습니다).

단백질 하면 단백질 보충제를 떠올리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애초에 단백질 보충제는 엄청난 근육량에 빈약한 체지방 구성의 바디빌딩 선수들이 근력 운동 후에 생기는 근육의 이화상태(catabolic state)를 막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서 다이어트와는 잘 맞지 않습니다.

다이어트하시는 분은 근육과 지방 비율이 반대고^^;; 그리 무거운 웨이트를 드는 것도 아니라서 운동 후 근육 이화상태도 발생하지 않고요.

다이어트에서 중요한 포만감도 물에 타먹는 보충제에서는 별로 기대할 수 없고, 역시 자연산 단백질 식품이 포만감이 오래 갑니다.

식단에 신경 좀 쓰시면 다이어터에게 필요한 단백질 양 정도는 식품으로도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보충제는 식사를 통한 단백질 섭취가 정 여의치 않을 경우의 마지막 카드로 생각하시는 것이 좋겠지요.


무엇보다 주의할 것은 꼭 무산소 운동을 열심히 해주셔야만 섭취한 단백질이 근육으로 간다는 것입니다.

운동 없이 꾸역꾸역 먹어댄 단백질은 지방으로 전환되고, 단백질 대사 노폐물이 신장에 부담만 주며,

단백질 대사에 필요한 칼슘을 뼈에서 빼내오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답니다.



4. 좋은 탄수화물과 좋은 지방을 드세요


탄수화물과 지방은 비만의 주범이기는 합니다만, 우리 몸에 꼭 필요합니다.

지방은 신경계, 세포막, 호르몬의 원료로 사용되는 등 우리 몸의 중요 구성 성분입니다.

그리고 손상 치유, 심장근의 주 에너지원, 비타민 A, D, E, K의 섭취와 흡수, 체내수송을 담당합니다.


탄수화물은 에너지 대사도 빠르고 대사과정에서 깨끗하게 물과 이산화탄소로 연소되는, 우리 몸의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특히 몸 전체 칼로리 소모량의 20%나 소비하는 두뇌는 오로지 탄수화물(포도당)만을 에너지로 사용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살을 빼는 게 급선무인 다이어터라 하더라도 섭취 칼로리의 절반 가까이는 탄수화물로 먹는 것을 권장합니다.

다이어트 식단의 탄수화물 : 단백질 : 지방 배분은 열량 비율로 3 : 2 : 1이나 2 : 2 : 1 정도를 이상적으로 봅니다.

하루 1500kcal를 드실 분이라면 탄수화물 750kcal(188g), 단백질 500kcal(125g), 지방 250kcal(28g) 정도로 말이죠.


탄수화물과 지방을 꼭 먹기는 해야겠는데... 그 중에는 건강에 해로운 나쁜 탄수화물과 나쁜 지방이 있습니다.

트랜스지방은 혈중 저밀도 지단백(LDL) 농도를 높여 심장병, 뇌졸중, 동맥경화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이 되며,

암, 당뇨병, 치매, 알레르기 등의 유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포화지방은 트랜스지방만큼 해로운 수준은 아니지만 많이 먹으면 역시 심혈관계에 안 좋고요.

단순당과 정제 탄수화물은 지금까지 누누이 얘기했듯이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게 해서 몸에 지방이 쌓이게 하고,

배도 빨리 고프게 만들고, 몸의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서 당뇨병에도 걸리게 만듭니다.


패스트푸드점이나 음식점에서 사먹는 튀김 요리는 모두 몸에 좋지 않은 기름으로 튀긴 것으로 트랜스지방 범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튀김류는 사먹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 먹고 싶으면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걸로...

그리고 시판 식품의 지방은 대부분 맛을 위해 넣은 경화지방이나 팜유 같은 질 낮은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 덩어리입니다.

사먹는 식품 류는 가급적 지방이 적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에 우리가 먹어야 하는 좋은 지방과 좋은 탄수화물은 불포화지방과 복합탄수화물입니다.

불포화지방은 혈중 LDL 농도를 낮추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CLA(공액 리놀레산)나 중쇄지방산(얘는 포화지방산이지만 몸에 좋습니다)은 오히려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갖고 있습니다.

오메가 3와 오메가 6는 다가불포화지방이라고 하는데 우리 몸에서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 영양소이고요.


채소, 과일, 통곡류처럼 정제되지 않은 자연 상태로, 식이섬유도 포함하고 있는 탄수화물을 복합탄수화물이라고 하는데요.

흡수가 느리기 때문에 정제탄수화물처럼 급격히 혈당치를 올리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식품의 탄수화물이 얼마나 빨리 소화흡수되는지를 나타낸 수치가 GI지수(glycemic index)라는 것인데, 복합탄수화물은 GI지수가 낮습니다.

좋은 탄수화물과 좋은 지방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 우선 밥은 백미밥 말고 현미밥이나 잡곡밥으로 바꿔주시고요.
  • 밀가루 음식은 웬만하면 피하시되, 꼭 드시고 싶다면 통밀이나 호밀로 만든 제품을 선택합니다.
  • 가공식품 대신 자연 상태의 식품을 많이 드시고요.
  • 과자 같은 간식을 피하고 대신에 과일이나 견과류를 간식으로 먹습니다.
  • 마블링이 자르르 낀 고기보다는 등푸른 생선을 드시고요.
  • 요리하실 때 들기름, 아마씨유, 카놀라유 같은 오메가3 함유 기름을 사용합니다.



5.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드세요


'다이어트'라고 하면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원 푸드 다이어트 방법부터 연상되는 분들 계시죠?

토마토 다이어트니, 검은콩 다이어트니, 바나나 다이어트에, 사과 다이어트 등...

원 푸드 같은 극단적인 수준은 아니더라도 다이어트할 때는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 몇 종류만 정해놓고 거의 그것만 드시는 분도 계십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 닭가슴살과 고구마가 있죠^^;;


그렇지만 인간은 잡식동물입니다.

'아무거나 먹어도 죽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나 '다양하게(잡스럽게^^) 먹어야만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다이어트 중에는 절대적인 섭취량 자체가 줄어드는데, 특정 음식들만 먹어서 식단의 다양성마저 줄어든다면

영양의 균형이 깨지고 틀림없이 한 가지 이상의 미량 영양소가 결핍됩니다.

이건 젊었을 때는 문제를 잘 못 느끼지만 나이 들어 고생하는 수가 생깁니다.


다양하지 않게 섭취하는 것은 영양학적으로도 나쁠 뿐더러 심리적으로도 문제가 됩니다.

먹고 싶은 음식은 금지하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던 음식만 줄창 질리도록 먹다 보면

금단증상으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고, 다이어트 자체를 포기할 위험성이 커집니다.

한 마디로 그런 다이어트는 사람이 오래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저는 지금 5개월 동안 꾸준히 큰 기복 없이 매달 5kg씩 빠지는 속도로 감량 다이어트를 지속하고 있는데,

다양한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이 그 지속의 비결 중 하나입니다.


저는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지속 가능성이라고 보는데,

음식의 양은 줄이되, 음식의 종류는 줄이지 않는 것이 다이어트의 지속가능성뿐 아니라 감량 이후의 지속성을 위해서도 참 중요합니다.

감량이 끝난 후에 음식 양은 좀 늘더라도 먹던 음식 종류가 급격하게 바뀌지는 않는... 그런 게 소위 말하는 연착륙 아닐까요?

감량 식단과는 전혀 다른 유지기 식단을 드시게 되면 요요현상이라는 달갑지 않은 친구가 기다리고 있을 확률이 훨씬 높을 겁니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스스로 끊게 되는 음식도 생깁니다.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습관적으로 먹었던 몸에 나쁜 음식 같은 것 말씀이죠.

그렇게 끊는 음식 개수만큼 새로운 음식들에도 도전해서 식단의 다양성을 유지하시는 것이 좋겠고요.


반면에 트랜스지방과 정제 탄수화물로 범벅이 된 몸에 안 좋은 고칼로리 음식이지만 도저히 끊을 수 없을 만큼 좋아하는 음식도 사람마다 있죠.

그런 음식이 정말 간절히 먹고 싶으면 조금만 드시면 됩니다.

단, 배고플 때 충동적으로 먹으면 폭식을 하게 되니, 최대한 계획적으로 침착하게 하루 섭취 칼로리 목표량 이내에서 적게 드셔야 합니다.


먹고 싶은 음식이 치킨, 피자, 보쌈처럼 포장단위가 너무 커서 적게 먹기 어렵다면, 괜히 조금 먹고 남겨둔 후에 지속적인 유혹을 받지 마시고

'살 좀 더 쪄도 괜찮게 생긴^^' 가족이나 친구들을 불러다 놓고 그 음식을 한 턱 내는 겁니다.

그리고서 마치 살짝 뺏어먹거나 얻어먹듯이 조금만 먹고 끝내는 거죠.

여기서 본인이 돈을 내는 것이 중요한데, 고칼로리 음식을 먹는 것이 자신에게 금전적 페널티라는 네거티브 피드백이 되기 때문이고,

내가 다이어트 한다고 주위에서 눈치 보며 본의 아니게 피해 보았을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보상의 의미도 있기 때문입니다.



6. 술자리를 자제해 주세요


술자리에선 식욕이 자제가 안 되기 때문에 술자리 자체를 자제해야 합니다.

아무리 칼로리 계산 준비를 다 하고 굳은 의지로 무장을 해도 술이 한두 잔씩 들어가다 보면 먹는 걸 주체할 수 없게 되거든요.

점점 술이 들어갈수록 두뇌의 제어 중추가 억제되는 한편, 다이어트 한다고 못 먹던 고칼로리 안주들이 눈 앞에 아른아른하면

제 아무리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해도 버티지 못하고 대박 폭식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술의 알콜(에탄올) 성분은 우리 몸에 있어서 일종의 독입니다.

술을 많이 마시면 간은 에탄올의 해독작업에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신진대사는 거의 정지되는 수준이 됩니다.

단백질의 구성요소인 아미노산 대사도 멈추니 근손실의 원인이 되고요.

음주 다음날 숙취가 올 때 운동을 하면 간 등의 건강에 무지 안 좋기 때문에 운동도 하면 안 됩니다.


술 자체의 칼로리도 무척 높습니다.

에탄올은 1g 당 7kcal나 되는 고열량 영양소이고, 맥주나 막걸리, 과실주의 경우 에탄올 칼로리 만큼의 탄수화물도 들어있습니다.

에탄올의 열량은 몸에 축적되지 않는 뻥칼로리니까 에탄올은 아무리 마셔도 살이 안 찐다고 얘기하는 분들 계신데, 틀린 생각입니다.

감량하려면 몸 안의 지방을 에너지로 태워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술을 마시면 우리 몸은 최우선적으로 독성물질인 에탄올부터 에너지로써 태워 없애려고 합니다.

그리고는 딱 그 에탄올 칼로리만큼의 지방이 연소되지 않고 고스란히 우리 몸에 남습니다.

그러니까 뻥칼로리 같은 말은 잊으시고, 칼로리 계산하실 때 에탄올 칼로리도 다 합산하세요.


결론적으로 술자리와 음주는 하나부터 열까지 감량에 안 좋습니다.

일단 다이어트 기간에는 술자리는 최대한 피하세요.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게 아니고 최대한 이리저리 심부름 다니고 얘기를 많이 하면서 술과 안주를 적게 드시도록 하고요.

그리고 행여나 2차는 생각도 하지 마시고요.



7. 물을 많이 드세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건 여러 가지 건강 상의 이점이 있습니다.

신진대사를 좋게 하고, 노폐물을 잘 배출시켜 주고, 면역력을 좋게 하는 등...


감량 측면에서의 이점을 보자면... 우선 포만감을 주어 배가 덜 고프게 해준다는 점이 있습니다.

고체가 아닌 액체고, 열량도 없기 때문에 식사를 대신할 정도의 포만감은 아니지만

식사 중간에 배고픔을 경감시키는 정도의 역할은 가능하죠.

원래 인간에겐 '가짜 공복감(fake hunger)'이라고, 정말 음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단지 소화가 다 된 것을 알리는 신호로써 공복감이 오는데,

이럴 때 물을 마시고 조금 기다리면 가짜 공복감은 이내 사라질 겁니다.


그리고 물은 마시는 것만으로도 칼로리가 소모됩니다.

10℃의 차가운 물 2ℓ를 마셔서 체온인 36.5℃가 되게 만들면 53kcal가 소모됩니다.

그리고 물을 흡수하고 배출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물 2ℓ를 마시면 도합 80kcal 소모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하루에 1200kcal 섭취하는 다이어터라면 80kcal가 적은 양은 아니죠.

물을 많이 마시면 어쩔 수 없이 화장실을 자주 왔다갔다 하게 되니^^ 그 과정에서도 열량이 소모되고요.


업무공간의 눈에 잘 띄는 곳에 물병을 올려 놓고 생각날 때마다 마셔서 하루에 물 2ℓ씩 마셔보세요~


저 같은 경우 눈에 띄는 음식물은 모두 먹어치운다는 안 좋은 버릇이 있습니다.

비만인들 중에 이런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저는 그래서 주위에 다른 음식들은 모두 없애버리고 사무실 책상에 물병만 여러 개 놓아두었습니다.

일하다가 물병이 보이면 물 마시고, 딴 생각 하다가 물병이 눈에 띄면 물 마시고...

이렇게 하다 보니 하루에 2ℓ씩 물 마시는 게 어렵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마시던 모든 음료수 종류들은 탄산수로 대체해버렸습니다.

제가 원래 목에 넘어가는 탄산 느낌을 아주 좋아하는 편인데... 탄산음료들은 워낙에 칼로리가 높잖아요.

그런데 탄산수 중에 레몬라임향 탄산수는 달지 않다는 것만 빼면 칠X사이다하고 거의 느낌이 같아서 딱 좋더군요.

운동 후 목이 탈 때 차가운 탄산수 한 병 캬~ 좋습니다^^


물 마시기에 있어서 주의하실 점은 한꺼번에 너무 급하게 마시면 체내 전해질 농도가 급격히 낮아져서 안 좋다는 것이 있고요.

매일 막 5ℓ 이상씩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신장에 부담을 줍니다.



8. 영양제를 드세요


일반 현대인의 경우 편식이 아주 심한 사람이 아닌 이상 영양부족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다이어트를 하면 절대적인 먹는 양이 적으니 비타민이나 미네랄 같은 미량 영양소 중 하나라도 부족한 것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방을 에너지화하는 대사과정에 사용되는 비타민 B1, 칼륨, 마그네슘, 인산염 같은 미량 영양소는 일반인보다 더 많이 소모됩니다.

이런 영양부족이 심각해지면 머리가 빠진다거나 골다공증이 생기는 것이고,

그런 심한 증상은 아니더라도 비타민이나 미네랄 부족에 의해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되지 않아 감량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겐 비타민 중에서도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비타민 B 종류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비타민 C, 비타민 E 등은 유산소 운동 시에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중화하는 항산화제 역할을 해서 좋고요.

미네랄 중에는 마그네슘(Mg), 칼슘(Ca), 아연(Zn)이 특히 다이어터에게 중요합니다.

여자분들은 매달 철분 유실 현상이 생기니 철분(Fe)도 필요하고요.


영양제 복용의 목적은 다이어트 중에 혹시라도 한두 가지 미량 영양소가 결핍될지 모르니 미리 막자는... 어디까지나 예방 차원이고요.

그래서 영양제 한 알에 갖가지 비타민과 무기질 성분이 함께 들어있는 종합 비타민/종합 미네랄 제제 한두 종류만 먹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엔 종합 비타민제, 저녁엔 미네랄 제제, 이런 식으로 먹는 편이 흡수가 잘 된다고 하더군요.

미네랄 중 마그네슘은 근육 이완 효과가 있어 밤에 잠도 잘 오게 해준다고 합니다.

영양제를 세 종류 이상 드시다 보면 겹치는 성분 때문에 비타민 과다증이 생길 수도 있고, 서로 흡수를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과다증 발생률이 가장 높은 영양소는 비타민 A로, 과잉섭취 시 건강 상에 여러가지 악영향을 미칩니다.

비타민 B6도 과잉섭취 시엔 말초신경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데, 육류에도 들어있고 영양제나 건강식품에도 많으니 겹치기 복용을 주의하시고요.


마지막으로 영양제가 얘기가 나왔다고 "드디어 얘가 본색을 드러내고 슬슬 약을 파는구나."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아닙니다.

저는 그냥 무조건 제일 싼 종합 비타민제와 미네랄 제제를 먹고 있으며,

감량 기간이 끝나고 나면 유지기에는 영양제 복용을 끊고 충실한 식사만으로 제 몸에 영양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도 장황하게 글을 써봤지만

다이어트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미 다 알고 계시는 얘기일 겁니다.


"진리는 실천이 어려운 것이지 진리 그 자체는 어렵지 않다"는 말도 있죠.

"먹는 열량보다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하면 지방이 분해되고 살이 빠진다." 만고 불변의 진리입니다.

다른 거 싹 다 무시하고 어쨌든 먹는 열량보다 소모 열량이 많은 생활을 실천하면 살은 빠지는 겁니다.


제가 지금까지 정리한 칼로리 관리와 식이 관리 방법들은 그런 절대진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적게 먹고도 배고픔을 덜 느낄 수 있는 원리, 살을 빼면서도 건강을 상하지 않도록 하는 법칙이고요.

딱 저만큼만 따라하셔도 건강하게, 지속적으로 감량하실 수 있습니다.


아무리 자료를 찾아보고 생각을 해봐도 위에 쓴 것 이외에는 중요하고 보편적인 감량 식이요법의 원리가 더 나오지 않네요.

식사는 정해진 시간에 해야 한다든지, 저녁 6시 이후엔 먹지 않는다든지, 싱겁게 먹어야 한다든지, 오래 씹어먹어야 한다든지 하는
다른 여러가지 다이어트 팁과 어드바이스들도 있지만... 제 경험 상 따라해봤자 그다지 감량에 도움 되는 건 없더라고요.

오히려 그런 수많은 팁들을 외우고 지키느라 다이어트가 힘들어지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역효과일 듯합니다.


세상에 떠도는 다이어트 정보들 중에는 진리에 가까운 것이 몇 개 있는가 하면,
득 될 것도 없고 해 될 것도 없는 것들은 꽤 많고,
감량과 건강에 오히려 독이 되는 그야말로 쓰레기 정보와 잘못된 속설은 아주 그냥 넘쳐납니다.

다음번에는 다이어트의 잘못된 낭설들을 주의하고 피하시라는 의미에서 '이렇게 드시지 마세요!'라는 글을 써볼 예정입니다.


어쨌든 다이어트하시는 분들... 힘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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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9. 1. 16:28

다이어트 성공을 위해 꼭 식단 일기와 칼로리 계산을!!

☞지난 번 글☜에도 언급했지만

제가 다이어트 실패만 거듭하다가 이번에 최초로 어느 정도 성공에 다가갈 수 있었던 최대의 원인은 바로 매일매일의 칼로리 관리였습니다.

특히 식단 기록칼로리 계산를 통한 섭취 칼로리 관리가 주효했다고 여겨집니다.


목표 감량에도 뒤처지지 않으면서, 너무 무리해서 몸을 축내거나 다이어트를 포기하지도 않기 위해서는

매일매일의 섭취량과 운동량을 너무 적지도 않게, 너무 많지도 않게 잘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난 번 글☜에서 말씀드렸죠.


컨트롤/관리의 기본은 기록이죠.

식단 일기운동 일기를 쓰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제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여기에 추가로 칼로리 계산도 필수입니다.

이 중요하고 좋은 식단 일기와 칼로리 계산을 그 동안 왜 안 썼을까 싶습니다^^

제 주위에도 실제로 장기적인 감량에 성공한 사람들의 고백을 들어보면 칼로리 계산을 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칼로리 계산이 소용 없다고?!


요즘 잘 팔리는 다이어트 책 중에 '다이어트 진화론'에서는

"칼로리는 100년도 더 지난 구시대의 개념이며, 개개인마다 다른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정확하게 적용할 수 없으므로 쓸모없다"고 주장합니다.

이건 마치 아래 얘기들과 비슷한 수준의 궤변입니다.

"만유인력의 법칙은 발견된 지 300년이나 된 케케묵은 개념이기 때문에 현대 우주과학에서는 무시해도 된다."

"근시가 심한 사람은 사물이 정확히 보이지 않고 흐릿하기 때문에 차라리 눈을 감고 다니는 것이 낫다."

과학에 최신유행 여부를 따지는 것도 어이가 없고, 정확한 값을 구하기 어렵다고 해서 아예 폐기하라는 주장도 말이 안 되죠.

칼로리라는 것이 다소 부정확한 수치일지는 모르지만, 체중과 에너지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도구입니다.


다이어트 진화론 같은 소수 의견 외에는 감량에 있어 열량(칼로리)과 그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합니다.

우리 몸은 생명유지에 너무너무 효율적이라서 탄수화물이든 단백질이든 잉여 칼로리가 생기는 족족 지방으로 축적되고,

칼로리가 부족한 만큼 어쨌든 감량이 되게 돼있습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칼로리 그 자체가 아니라 칼로리 관리를 위해 과연 칼로리 계산이 필요한가 하는 것인데요.


다이어트 업계 전반의 분위기는 '칼로리 계산 무용론' 쪽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주로 영양학에 조예가 깊고 권위 있는 전문가분들이 칼로리 계산이 쓸모없다는 얘기를 많이 하시죠.

이분들이 칼로리 계산이 소용 없다고 얘기하는 근거는 이렇습니다.


  • 일상생활의 음식 량 측정이 부정확함
  • 음식의 칼로리 정보가 부정확함
  • 일일이 계산하는 작업이 불편하고 귀찮음


그런데 말씀입니다.

다이어터 입장에서 봤을 때 칼로리 계산 무용론은 일종의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edge)'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뭔가를 아는 상태로 오래 지내온 사람들은 그것을 모르는 상태가 어떤 느낌인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 지식의 저주인데요.

한 마디로 '아는 자는 모르는 자의 심정을 모른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것입니다.


영양학 지식 수준이 높은 전문가는 음식을 힐끗 보기만 해도 대략적인 양과 탄수화물/단백질/지방 조성이 바로 떠오르죠.

계산기 안 두드리고도 감량을 위한 건강한 하루 식단도 척척 짤 수 있습니다.

이분들은 이런 지식과 능력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에, 정확하지도 않고 귀찮은 칼로리계산을 하는 사람을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부터 드는 겁니다.

"그냥 대충 이거랑 이거 먹고, 저거랑 저건 빼고 먹으면 딱 감량 되겠구만. 그거 뭐 칼로리를 일일이 계산하고 있어. 잘 맞지도 않는 걸..."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백지 상태의 일반 다이어터들이 칼로리 계산 없이 과연 칼로리 관리가 가능할까요?

비전문가 비만인들 대다수의 실상은 다이어트를 위해서 무엇을 얼마만큼 먹어야 될지 감 자체가 없습니다.

밥 한 공기가 몇 g인지, 몇 칼로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삼겹살이 상추보다 열량이 몇 배 높은지도 모릅니다.

다이어트 중이라면서 휘핑 크림 올린 프라푸치노를 마시는 사람은 그게 다이어트에 나쁘다는 건 알더라도

그 열량이 한 끼 식사에 육박하는 400kcal라는 사실은 모름에 틀림 없습니다.


이러니까 매일 시켜먹던 통닭을 이틀에 한 번으로 줄인 걸 딴에는 다이어트라 부르는 사람도 있고,

거의 생존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식사량을 제한해서 하루에 300 ~ 400kcal씩만 먹다가 못 버티고 다이어트 포기하는 사람도 있고 하는 겁니다.

제가 볼 때 칼로리 관리가 더 필요한 사람일수록 칼로리 관리를 위한 기초 지식의 토대가 더욱 부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식의 저주로 인해 이런 일반인들의 '무지한 상태'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일반인들도 자신들처럼 영양 지식과 감이 있다고 무의식적으로 가정하니까 칼로리 계산을 안 해도 된다는 얘기를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영양 지식이 부족한 다이어터가 자기가 먹는 것의 실체가 무엇이며, 얼마나 먹고 있는지 알아가는 데는 칼로리 계산만한 방법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것들에 대한 영양정보이기 때문에 책으로 읽은 것에 비해 훨씬 더 잘 와닿고 훨씬 쉽게 기억됩니다.

지속가능한 다이어트의 목표는 식사 제한 자체가 아니고 궁극적으로 식사를 조절하는 능력을 몸에 익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열량섭취와 소비에 대해 몸으로 배우고 정량적인 감을 익히는 교육 훈련의 측면에서라도 칼로리 계산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적어도 제게 있어 칼로리 계산은 완전 신세계였습니다.

제가 매일매일 식단일기를 쓰고 칼로리 계산을 하면서 새롭게 알게된 각종 영양 정보가 그 이전까지 알고 있던 지식보다 더 많습니다.

그간의 칼로리 계산 덕분에 저도 이제는 뭘 얼마나 먹어야 할지 감이 생겼고, 하루 식단 정도는 짤 수 있게 됐습니다.


단언컨대 식단 일기칼로리 계산은 다이어트 관련 영양 지식을 익히기에 가장 완벽한 방법입니다.

아직 칼로리 계산 안 해보신 다이어터 분들~~ 영양학 공부를 따로 할 것이 아니라 식단일기와 칼로리 계산을 통해 배워나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영양 전문가 분들도 칼로리 계산하는 사람들을 볼 때 쓸 데 없는 짓 한다고 말리지 마시고

'영양학 초보자다', '공부하는 학생들이다'하고 좀 너그럽게 보아넘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식단 기록과 칼로리 계산의 이점들


식단 기록과 칼로리 계산의 단점이라면 위에도 언급했듯이 귀찮다는 점과 부정확하다는 점이 있습니다.


칼로리 계산을 하려면 내가 먹은 음식 하나하나의 양을 다 적어야 하고, 거기에 각 음식의 용량 당 칼로리를 곱해서 모두 합해야 합니다.

이건 예전엔 엄청나게 힘들고 귀찮은 일이었습니다만...

요즘엔 식단 기록 & 칼로리 계산 스마트폰 앱들이 나와서 많이 간편해졌습니다.

만약 이런 앱들이 없었다면 제가 여러분께 마음 놓고 권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칼로리 계산이 부정확해서 10%, 아니 20%까지 틀린다고 하더라도 무계획하게 먹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하루 1500kcal 섭취를 목표로 계산했는데 20% 틀려서 1800kcal 섭취했다고 하더라도 좀 느리기는 해도 살이 빠지기는 빠집니다.

반면에 칼로리에 감이 없는 사람이 계산 안 하고 먹다 보면 하루 2000kcal 넘기는 건 우습고, 정신줄 살짝 놓으면 3000kcal도 넘어가버립니다.


음식량 어림짐작 능력과 음식 별 칼로리 지식은 칼로리 계산을 하면 할수록 차차 정확도가 향상돼갑니다.
그리고 시간이 가면서 예상 감량치와 실제 감량의 차이를 보고 오차를 수정해가다보면 충분히 유용한 범위 내로 계산 오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자 단점에 대한 변명은 요기까지^^

반면에 식단 일기와 칼로리 계산에는 수많은 이점들이 있습니다.


우선 위에서 설명했듯이 칼로리 계산이라는 작업을 통해 식품 영양 정보를 배우고, 정량적인 감을 몸에 익힐 수 있습니다.

어떤 음식이 감량에 좋고, 어떤 것이 왜, 얼마나 안 좋은지 정량적으로 배워갈 수 있게 됩니다.

 

대략 g 수에 비해 열량 kcal가 낮은 음식들이 저칼로리 식품이고,

kcal 값이 g 수의 두 배가 넘는 음식들을 고칼로리 식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이가 저칼로리 식품이란 건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칼로리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도 아시나요?

100g당 15kcal밖에 안 됩니다. 커다란 오이 하나가 300g 정도 되는데 이걸 다 먹어도 50kcal가 안 된다는 말씀이죠.

오이를 비롯해서 채소들이 주로 저칼로리 식재료의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토마토(100g 당 18kcal), 양상추(100g 당 20kcal), 시금치(100g 당 23kcal), 양배추(100g 당 25kcal) 같은 것들요.


또 해조류들도 질 수 없죠^^ 미역과 다시마는 모두 100g 당 20kcal가 안 됩니다.

단, 조미김이나 튀각 류는 바싹 말려 칼로리 밀도를 높인 데다가 기름을 바르거나 튀겼기 때문에 고칼로리 식품에 속합니다.


그리고 정말 최저칼로리 식품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우무(100g 당 단 3kcal)와 곤약(100g 당 9kcal)이랍니다.

비슷한 식감의 도토리묵이나 메밀묵(얘들도 고칼로리는 아니지만요)보다 훨씬 칼로리가 낮으니 적극적으로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과일은 단당류를 포함하고 있긴 하지만, 과육이 있기 때문에 흡수가 비교적 느리며 칼로리도 100g 당 50kcal 이하로 낮습니다.

아보카도(100g 당 160kcal)나 바나나(100g 당 90kcal) 같은 예외적인 고칼로리 과일 빼고요.

반대로 칼로리 짱 식품은 뭐니뭐니 해도 기름에 튀긴 과자류입니다.

새X깡은 100g에 465kcal, 프X글X는 100g 당 550kcal나 됩니다.

칼로리 하면 초콜릿 류도 빠질 수 없지요. 100g에 500kcal 근방입니다.

카카오 몇%라고 자랑하는 다크 초콜릿도 몸에는 좋을지 몰라도 칼로리는 보통 밀크 초콜릿과 같다는 점 주의해 주시고요.


고기도 칼로리가 높아서 삽겹살은 100g에 350kcal 정도 나가죠.

하지만 같은 고기라도 닭가슴살은 100g 당 150kcal 정도이고,

명태, 대구, 조기, 갈치 같은 흰살 생선은 100g에 90kcal 정도밖에 안 나갑니다.

다이어트를 하시려면 비계와 마블링이 풍부한 고기보다는 역시 순살코기와 생선 쪽으로 전향을 하심이^^;;


밥은 대략 g 수의 1.5배 되는 kcal 열량을 갖습니다.

밥 한 공기가 대략 200g이니 300kcal쯤 되는 건데요.

칼로리가 그렇게 높은 건 아니지만, 흰쌀밥은 탄수화물 함량이 높고 흡수가 빨라서 혈당을 급격히 올리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혈당이 급격히 흡수되면 인슐린이 과다분비되어 체지방도 차곡차곡 쌓이고 빨리 다시 배고파지는 건 아시죠?

현미밥이나 잡곡밥이 칼로리는 거의 흰쌀밥과 같지만 탄수화물 흡수가 느리(고 비타민 등도 더 많)기 때문에 몸에 더 좋은 것이고요.


주의할 것은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해서 다 칼로리가 낮은 건 아니라는 겁니다.

몸에 필요한 필수지방산과 단백질,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견과류는 100g에 무려 600kcal에 달합니다.

일단 견과류를 한 주먹 이상 드셨다면 하루 칼로리를 목표량 이내로 맞추기가 매우 힘드실 겁니다^^

몸에 좋다고 무조건 많이 드시지 마시고, 드시는 모든 음식들에 대해서 한 번씩은 g 당 몇 kcal나 되는지 계산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식으로 칼로리 계산을 하다 보면 점점 음식의 실체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스스로 다이어트에 해가 되는 음식은 멀리 하고, 저절로 다이어트에 도움 되는 음식 위주로 먹게 됩니다.


그리고 식단 일기를 쓰고 칼로리를 계산하는 것을 하루에 몇 번씩 반복함으로써 지속적인 다이어트 자극을 주는 심리적 효과가 있습니다.

동기부여 방식의 하나로 현상태를 객관적으로 정확히 인식하게 함으로써 자극을 주는 방법이 있는데요.

식단 일기와 칼로리 계산이 바로 내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현 상태를 지속적으로 인식하고 신경 쓰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다이어트 동기부여에 매우매우 좋습니다.


굳은 결심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다 보면 결심이 점점 해이해지는 것이 인지상정인데요.

매 끼니마다 먹는 것을 적나라하게 적고 계산하며, 운동할 때마다 소모 칼로리를 계산하는 행동이

끊임없이 다이어트에 대해 상기시켜 주고, 좀더 정신을 차리게 하고, 결심을 다시금 굳게 해주며, 의욕이 솟아나게 합니다.


칼로리 계산의 또 하나의 장점은 과식과 폭식을 막아준다는 점입니다.

다이어트 의욕이 앞서서 너무 적게 먹거나, 좋아하는 음식을 완전히 끊고 지내면 특정 시점에 식욕이 폭발해서 폭식을 하게 됩니다.

과식과 폭식의 진짜 안 좋은 점은 그 후유증으로 "난 역시 안 돼ㅜㅠ"하면서 다이어트 자체를 포기하는 계기가 된다는 거죠.


이런 과식과 폭식을 막아줄 수 있는 1차적인 안전장치가 바로 칼로리 계산을 동반한 식단일기입니다.

식단일기와 칼로리 계산은 가급적 식사하면서 실시간으로 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다이어트한다는 사람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전부 칼로리 계산해서 적으면서도 과연 목표 칼로리를 훌쩍 넘게 과식할 수 있을까요^^?


특히 회식이나 연회처럼 과식 위험이 높은 곳일수록 더더욱 정신을 차려서 실시간 칼로리 기록을 하면 과식을 자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를 들어 저녁 때 회식 예정이라면 미리 아침과 점심을 적게 줄여 먹으면 하루 섭취 총 칼로리를 목표량에 맞추기 쉬워지겠지요.


또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도 너무 욕구불만과 스트레스가 쌓일 정도로 식사를 제한하지 마시고,

비록 좋아하는 음식이 몸에 좀 해롭더라도 아예 끊지 말고 때때로 맛만 보는 정도로는 먹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게 바로 무리하게 몸과 마음을 축내지 않는... 지속가능한 다이어트죠.


칼로리 계산을 지속하다 보면 스스로 다이어트 식단의 계획과 관리 능력을 배양할 수 있게 됩니다.

실시간 섭취 칼로리 기입 이상으로 섭취량 관리에 중요한 것이 미리 하루 세 끼 무엇을 얼마만큼 먹을 것인지 계획해놓는 것인데요.

칼로리 계산 초기에는 이런 식단 계획이 쉽지 않을 겁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다이어트 식단을 참고해서 식단을 계획하시거나 시행착오를 좀 겪으셔야 할 테고요.


식단 일기와 칼로리 계산을 지속하다 보면 음식에 대해 정량적인 감이 몸에 익고,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알게 됩니다.

아침, 점심, 저녁에 대략 칼로리를 얼마씩 배분하는 것이 내 식사 간격, 자가/외식 여부, 내 체질 등에 가장 적합한지도 깨닫게 됩니다.

음식을 직접 만들어 드신다면 장보기 단계부터 어떤 식재료를 살지, 음식을 만들고 도시락을 쌀 때 어떤 재료를 얼마나 넣을지 감이 옵니다.

식당에서 드실 경우에도 어떤 메뉴를 고르고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어떤 반찬은 안 먹고 남겨야 하는지 느낌 오고요.


이렇게 칼로리 계산을 한 달쯤 하면 내 체질, 나의 환경, 내 경제사정에 맞는 짜임새 있는 식단을 계획하는 능력이 저절로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궁극적으로 식단 계획실시간 기록의 2단계 방법으로 설취 칼로리의 철통관리^^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칼로리 계산을 하다 보면 깜빡 속아서 섭취했을 수도 있는 숨겨진 칼로리도 피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무심코 먹는 간식류나 있는 듯 없는 듯 모르게 먹는 양념류가 얼마나 칼로리가 높은지 아시나요?

위에도 썼지만 과자류, 초콜릿, 케이크 등 우리가 즐겨 먹는 간식류는 소량에도 상당히 많은 칼로리가 들어 있습니다.


별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마시기 쉬운 음료수들도 보통 1회 분량에 100kcal ~ 150kcal 정도 나갑니다(믹스 커피는 50kcal 정도).

서너 잔 마시면 밥 한 끼 칼로리요, 열 잔 마시면 바로 하루 섭취 열량입니다.

음료수의 칼로리는 거의 100% 단당류이고 간식류에도 흡수 빠른 탄수화물이 많기 때문에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금방 배고프게 만들고요.

몸에 좋을 것처럼 포장된 비싼 과일 주스라도 다를 것 하나 없습니다.


그리고 다이어트 하시는 분들 샐러드 많이 드시는데요.

샐러드에 쓰이는 사우전드 아일랜드, 허니 머스타드, 시저 샐러드 드레싱 등 기름 들어간 드레싱은 1큰술(15g)에 막 70~100kcal씩 나갑니다.

양상추와 토마토 같은 저칼로리 채소 200g에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 서너 큰술을 버무려 드시면 채소보다 드레싱 칼로리가 훨씬 더 높습니다.


이걸 알고 나면 도저히 샐러드에 드레싱을 뿌리거나 버무려서 먹는 만행^^을 저지를 수가 없습니다.

드레싱을 따로 담아놓고 샐러드 야채를 살짝 찍어먹는 것이 정답이죠.

드레싱 종류도 오리엔탈이나 프렌치 드레싱처럼 칼로리 낮은 것을 쓰시거나, 아예 드레싱 대신 저지방 플레인 요거트를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드레싱 외의 양념 류도 기본적으로 적은 양으로 맛을 내야하는 속성 상 마요네즈, 바베큐 소스, 케첩처럼 칼로리가 높은 것들이 많고요.

커피 크림, 크림 치즈, 휘핑 크림, 크림 소스, 크림 수프 등 '크림'자 들어가는 음식은 우유의 포화지방 때문에 칼로리가 높습니다.


아무튼 무심코 지나치면서 집어먹는 것들이나 곁들여먹는 것들도 잊지 말고 하나하나 꼭 식단일기에 적으시기 바랍니다.

섭취한 모든 것을 칼로리 계산하다보면 이렇게 모르고 먹게 되는 숨겨진 칼로리들을 파악할 수 있게 되는데요.

그 실체를 알고서는 참... 못 먹겠더라고요.


간식류와 음료수는 다이어트와 건강을 위해서 아예 끊어버리는 것이 베스트입니다.

유전적으로 당뇨 위험이 높은 한국인이 고탄수화물 간식과 음료를 매일같이 먹는 건 마치 당뇨병을 향해 카운트다운해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다이어트 초기, 식사 사이에 너무 배가 고파서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면 고칼로리 음식 대신 과일을 간식으로 드시고요.

좀 비싸고 번거롭지만 과일주스보다는 진짜 과일이 백 배 낫습니다.


그리고 커피는 꼭 크림이나 설탕, 시럽 빼고 블랙으로 드세요.

양념류도 가급적 적게 넣으시고요.


또 한 가지 이점은 정체기나 요요 같은 문제 발생 시 지금까지의 기록을 분석해 가면서 원인을 규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체중 정체 현상은 그냥 몸 속의 염분과 글리코겐의 증가 또는 약 복용으로 인한 수분 적체 현상이고 일시적이지만...

한 달 가까이 계속 되는 체중의 정체/증가는 정말로 체지방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정체기/요요현상의 징후입니다.


새로 먹기 시작한 음식의 칼로리를 잘못 알고 있었다든지 운동량이나 생활 활동량이 줄었다든가 하는 원인이 있을 수가 있는데,

지난 기간 동안의 식단 일기와 운동 일기를 찬찬히 들여다 보면 그런 정체기의 원인을 찾아내고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 밖에 식단 기록과 칼로리 계산을 하신다면 쓸 데 없이 자잘한 다이어트 팁들을 외우고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죠.

저녁 6시 이후로 먹지 않는다든지, 천천히 씹어 먹어야 한다든지, 식후에 양치질을 해야 식욕이 준다든지 하는 류의 팁들은

칼로리를 관리하지 않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원시적인^^ 방법입니다.

칼로리 계산이라는 우월한 방법으로 관리하는 분이라면, 사정 상 저런 팁들을 따르기 어려울 때는 굳이 구애받지 않아도 됩니다.

마치 전자계산기 잘 쓰는 사람이 굳이 계산도 느리고 틀릴 수도 있는 주먹구구를 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요.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다이어트 성공률을 높여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식단 일기를 쓰면 감량 속도가 2배로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식단 일기와 칼로리 계산은 음식에 대한 정량적인 감을 키워주고,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과식과 폭식도 방지해주며,

매일의 식단을 계획하게 해주고, 숨겨진 칼로리도 피하게 해주고, 혹시 정체기가 찾아왔을 때 원인 분석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씀드렸죠.

정말 다이어트 도구로서 칼로리 계산만한 게 없지 않나요^^?


여러분이 칼로리 계산을 바탕으로 섭취 칼로리와 운동량 관리를 하시면, '에너지 보존의 법칙'이라는 자연법칙이 살을 빼줍니다.

당연한 일이고, 반드시 빠지고, 확실히 빠집니다.

정말 다이어트 성공을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꼭, 칼로리 계산을 수반한 식단일기를 쓰시기 바랍니다.



칼로리 계산 도구


칼로리 계산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도구는 바로 주방 저울입니다.

2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고요.

자리도 많이 차지하지 않고, 그릇 무게를 빼주는 영점조정 기능이 있어서 편리하게 음식 무게만 잴 수 있게 돼있습니다.

다이어터에게 있어서 주방저울 사용의 목적은 무게 계량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고,

각 음식 별로 어느 정도의 양이 무게가 얼마나 나가는지 눈대중 감을 배우고 익혀나가기 위한 목적이라고 생각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나중에는 저울 없이 음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무게를 어림짐작할 수 있도록요.


일반적으로 스테이크처럼 넓적한 식재료는 어른 손바닥(손가락 빼고 손바닥 부분만) 정도 크기가 대략 200g 정도 나가고,

둥글둥글한 식재료의 경우 손에 꽉 차게 쥐어지는 크기의 양이 100g 정도 됩니다.

빵처럼 속에 공기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은 그보다 훨씬 가볍고요.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그릇에 평상시에 담아먹는 양이 몇 g 나가는지도 기억해두면 좋겠지요?


식판이라는 도구도 칼로리 계산에 도움이 꽤 됩니다.

기본적으로 한식 상차림은 요리와 반찬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게 되어 나만의 섭취량을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도 식판을 사용한다면 내가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는지 한 눈에 들어와서 좋습니다.

식사 후에 설거지도 하나만 닦으면 되니까 편해요.

스테인리스 재질의 식판은 만원 안쪽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시중에 다이어트 식판이라고 파는 식판 정도의 사이즈가 여자분들에게는 딱 알맞을 것 같은데요.

B5 사이즈라고 아시나요? 프린터 용지로 많이 쓰는 A4보다 한 둘레 작은 사이즈인데... 다이어트 식판 크기가 대략 B5만합니다.

작은 식기를 사용하는 편이 실제로 덜 먹게 만든다는 심리학 연구결과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남자분에겐 좀 모자랄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방저울과 식판을 이용해서 빠른 시간 안에 음식 별로 간편하게 계량을 마칠 수 있는 팁을 알려드리자면...

식판을 주방저울 위에 올려놓고 주방저울 영점조절하고(tare 혹은 0 set이라고 쓰인 버튼을 누르면 됩니다),

식판에 밥 담고 무게 잰 후 영점조절하고,

국 담고 무게 잰 후 영점조절하고,

반찬 담고 무게 재고 영점조절하고...

이런 식으로 하시면 모든 음식의 무게 각각을 빠르고 간편하게 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식단 기록과 칼로리 계산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바로 칼로리 관리 앱입니다.

요즘 다들 스마트폰 사용하시죠?

칼로리 계산은 예전엔 엄청나게 귀찮은 일이었지만... 요즘에는 식단 기록 & 칼로리 계산 스마트폰 앱들이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참 간편해요.


저는 안드로이드 용 Noom 다이어트 코치라는 앱을 사용중인데요.
없는 음식도 많고, 용량 단위도 좀 이상하고, 칼로리 정보도 좀 부정확해서 칼로리 계산기로서의 기능은 좀 떨어집니다.
다만 운동 칼로리 계산도 되고, 만보계 기능도 있고, 매일 미션 등 다이어트의 필수요소들이 한 앱에 집약되어 있어서 편하게 쓰고 있습니다.
무료 버전으로 쓰다 보면 유료로 업그레이드하라는 안내가 자꾸 뜨는데,
유료 기능도 별 것 없고 비싸니 그냥 무료 버전 쓰세요^^

Noom의 특이한 점은 '미역국'을 입력하면 그게 하나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미역, 참기름, 육수처럼 각 식재료로 분해돼서 입력됩니다.

한 마디로 미역국이라고 해도 재료와 함량에 따라 칼로리는 천차만별이니 좀더 정확한 입력방법이긴 한데... 솔직히 좀 귀찮네요^^


Noom 다이어트 코치는 아이폰 버전도 있는데, 만보계 기능도 안 되고 전반적으로 기능이 떨어집니다.

Noom 아이폰 버전은 비추!

그리고 칼로리 계산기로서의 기능과 정확도만 따진다면 Noom보다는 FatSecret의 칼로리 카운터 앱이 더 낫더군요.


사실 제가 모든 칼로리 계산 앱을 써본 것이 아니라서^^ Noom이나 FatSecret보다 더 나은 앱이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앱스토어나 플레이마켓의 건강 카테고리에서 높은 순위에 있는 칼로리 앱들을 한 번씩 써보시고 본인 스타일에 잘 맞고 정확한 앱을 고르셔요.



식단 일기와 칼로리 계산의 실천 방법


이번에는 식단 일기와 칼로리 계산의 실제적인 실천 방법을 친절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칼로리 계산을 아무리 열심해 해도 꾸준히 많이 먹어서는 아무 의미가 없겠죠.

우선 적절한 하루 칼로리 섭취량 목표를 세워 놓고 거기에 맞게 섭취해야 합니다.

☞지난 번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하루에 대략 자신의 기초대사량 정도를 섭취하시면

막 괴로울 정도로 배고프지는 않으면서도 꽤 만족할 만한 속도로 살을 뺄 수 있습니다.


기초대사량은 사람이 아무 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필요한 열량이기 때문에 딱 그만큼만 섭취한다면

움직이고 운동하는 모든 열량이 온전히 그대로 감량으로 이어지게 돼있습니다.

헬스장이나 보건소 등에서 인바디 기계로 체성분을 측정하시면 결과용지 한 귀퉁이에 BMR이라고 표시된 숫자가 기초대사량인데요,

성인 남성이라면 대략 1700kcal, 성인 여성이라면 1200kcal 근방이 나올 겁니다.


대략 이 정도를 목표로 하시고, 혹시 다이어트 의욕이 넘치더라도 기초대사량의 90% 미만을 하루 섭취 목표로 잡지는 마세요.

목표 섭취 칼로리를 너무 낮게 잡으면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고, 실제 기초대사량도 줄어들어 다이어트를 지속하기가 아주아주 힘듭니다.


이제 목표 섭취 칼로리와 목표 운동 칼로리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감량 속도를 예측해보세요.

성취 목표를 예상하고 인식한 상태로 감량하는 건 다이어트를 무작정 하는 것보다 훨씬 동기부여가 잘 됩니다.


감량 속도를 예측하는 계산식은 ☞지난 번 글☜에서도 간략하게 소개했지만 좀더 정확히 써보자면


1달 간 감량 = {(기초대사량 x 1.2) + 매일 운동 칼로리 + (체중 x 하루 걷는 걸음 수 / 2000) - 매일 섭취 칼로리} / 240


정도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기초대사량 x 1.2가 아무 운동도 안 할 때의 생활 대사량에 해당되고요, 체중 x 걸음 수 / 2000이 생활 속의 걷기를 통해 소모된 칼로리입니다.

전체 칼로리를 240으로 나누는 이유는 지방조직 1kg이 7200kcal에 해당되니 7200으로 나누고, 한 달이라서 다시 30을 곱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70kg, 기초대사량이 1200kcal인 사람이 매일 운동을 200kcal씩 하고 8000보를 걸으며, 1200kcal를 섭취한다면

이 식에 따라 매달 3kg씩 빠질 것이라고 예측할 수가 있는 거죠.

저는 다이어트 시작 후 4달 간 거의 정확히 저 식으로 예측했던 속도대로 계속 살이 빠지고 있습니다.


그리고서 정해진 하루 목표 섭취량을 세 끼로 대략 배분합니다.


요즘은 1일 1식이 유행하고 있고, 다이어트 업계에서는 1일 5식이나 6식도 많이 얘기하고 있는데요.

감량은 식사 회수에 관계 없이 오직 총 섭취 칼로리하고만 관련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입니다.

[F. Bellisle et al., "Meal Frequency and Energy Balance," British Journal of Nutrition, vol. 77, pp.S57-S70, Apr. 1997]

[J. D. Cameron et al., "Increased meal frequency does not promote greater weight loss in subjects who were prescribed an 8-week equi-energetic energy-restricted diet," British Journal of Nutrition, vol. 103, pp.1098-1101, Apr. 2010]


그런데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봤을 때는 역시 1일 3식이 가장 좋아보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이 다들 1일 3식을 하고, 감량기간 이후 유지기에는 주위 사람들을 따라서 먹어야 할 테니까요.

괜히 1일 5식 같은 습관을 잘못 들여놨다가 감량 이후 하루 세 끼 다른 사람처럼 다 먹고 간식까지 챙겨먹게 되면 바로 요요 직행이겠지요.


하루 세 끼 칼로리 배분은 자기 몸에 맞게, 식사 시간 간격 등 자기 생활 패턴에 맞게 하시면 됩니다.

제 경우 점심은 식당에서 직장동료들과 함께 식사하기 때문에 저 혼자 적게 먹는 데는 한계가 있거든요.

아침 300kcal, 점심 700kcal, 저녁 500kcal 정도로 배분해서 먹고 있는데, 제 몸에도 이런 비율이 잘 맞더군요.


혹시 저녁 때 회식 같은 약속이 있을 경우 미리 아침과 점심을 적게 먹어 목표량을 맞추는 센스도 필요합니다.
칼로리 배분뿐만이 아니라 무엇을 얼마나 먹을지 식단도 계획하고, 음식 준비까지 해놓는다면 더더욱 금상첨화고요.

음식을 먹을 때는 가급적 실시간으로 먹은 양을 기록합니다.

실시간으로 적어야 하는 이유는 첫째로 위에도 적었듯이 과식을 방지하기 위해서이고,
둘째로는 시간이 지나면 먹은 음식을 잊어버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반찬들이 많고 실시간으로 기록할 상황이 안 될 경우 사진을 찍어놓거나 반찬 이름만이라도 메모해놓았다가 나중에 정리하면 편합니다.


식단 기록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식단 기록 오차는 거의 항상 마이너스(-) 쪽으로 편향된다고 합니다.

즉, 자신이 먹은 음식을 잊어버리거나, 실제로 먹은 양보다 더 적게 먹었다고, 실제 섭취량보다 적게 기록할 확률이 높다는 건데요.

'나는 다이어트를 잘 하고 있다'고 믿고 싶은 무의식이 사람을 이렇게 일정하게 마이너스 편향이 되게 만든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식사 내용을 기록할 때는 아주 사소한 음식도 빠뜨리지 말고 기록해야 합니다.

정식 식사가 아니고 지나가다가 한두 개 집어먹은 과자도 절대로 빠뜨리지 말고 그자리에서 다 적고 계산해야 됩니다.


특히 초기에 집에서 식사할 때는 가급적 모든 음식을 주방저울로 계량해가면서 먹습니다.

눈대중 어림짐작의 오차를 없앨 수 있고, 음식의 양에 대한 감을 키워나가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죠.

가능하다면 저울을 들고 다니면서 밖에서 식사할 때도 재서 드시면 좋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다이어트한다고 너무 유난 떤다'는 눈총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저울이 아닌 눈대중으로 잴 경우엔 일부러 어림짐작되는 양보다 좀더 많이 먹었다고 기록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일부러 다소 높여 적는 것이 우리의 심리적인 마이너스 칼로리 편향을 보정해줄 것이고,

혹시라도 보정이 너무 과해서 실제 먹은 것보다 더 많이 먹었다고 기록된다면 그 결과는... 살이 좀더 잘 빠질 뿐입니다^^


칼로리 관리 앱을 사용할 경우, 먹은 음식 양을 기록하는 시점에서 이미 칼로리 계산까지 자동으로 끝납니다만...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듯이 우리가 먹은 음식 중에 앱에 입력이 안 되거나, 아무리 생각해도 앱의 칼로리 값이 이상한 것이 있을 겁니다.

그럴 때는 아래 칼로리 정보 사이트들을 참고하셔서 칼로리를 직접 계산하고 입력하시기 바랍니다.



사이트마다 칼로리 값이 제각각일 가능성도 있지만 대략 중간치 정도를 선택한다면 꽤 정확한 범위에 있지 않을까요?

영양 데이터를 보실 때, 칼로리만 보지 마시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함량과 GI지수도 눈여겨봐두시면 다 다이어트를 위한 지식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운동 시 소모 칼로리도 대부분의 칼로리 관리 앱에서 계산해줍니다만,
다음과 같은 운동 칼로리 정보 사이트도 한 번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실천이죠.
이렇게 칼로리 계산을 해가면서 목표량에 맞춘 하루 칼로리 섭취를 실천해야 합니다.
목표량보다 적게 드시는 건 배고프고 괴롭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지속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반대로 자꾸 목표보다 초과해서 드시게 되면 감량 목표 체중은 점점 멀어집니다.

어쩔 수 없이 많이 드셨다면 그만큼 운동으로 열심히 소모해서 만회하세요.
단, 운동으로 만회하려고 하더라도 운동 시간은 1시간을 넘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너무 힘들고, 자칫하면 운동하다 다쳐요.

이런 식단일기와 칼로리 계산 과정을 최소한 석 달은 지속해야 합니다.

저도 한 석 달은 쓰고 나니까 비로소 감이 잡히고 습관화가 되더군요.


가급적이면 식단일기와 칼로리 계산을 감량기간 내내 해나가시는 것이 좋습니다만...

일일이 기록하는 것이 귀찮으시고 칼로리를 감으로 얼추 맞출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시면 석 달 후부터는 칼로리 계산을 꼭 안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칼로리 계산을 안 하시더라도 회식이나 식사 약속처럼 위험한^^ 행사가 있는 날이라든지

명절이나 새로운 음식을 맛보게 되는 휴가 같은 특별한 때는 꼭 식단 일기와 칼로리 계산을 제대로 하시길 바라고요.


저는 물론 감량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해서 꾸준히 식단 기록과 칼로리 계산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이상 칼로리 계산의 장점과 준비물, 그리고 실천 방법에 대해 열심히 얘기해봤습니다.

한 분이라도 더 다이어트에 성공하실 수 있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가급적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과 제 실제적인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린 것이고요.

다이어트 성공을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꼭, 식단일기와 칼로리 계산을 해보시기를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아무튼 다이어트 하시는 분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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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7. 30. 13:45

다이어트, 비법은 없다! '지속'과 '관리'뿐...

그동안 제 블로그에 글이 좀 뜸했죠?

실은 제가 100일 전에 다이어트를 시작해서 그동안 열심히 살을 빼고 있었습니다.

100일간 17kg을 뺐습니다. 96kg에서 79kg으로...

뭐 이정도면 다이어트에 반쯤 성공했다고 자랑해도 되겠죠^^?


 

4월 20일

7월 30일

체중

96 kg 

79 kg

체질량지수 (BMI)

35.3 kg/m2

29.0 kg/m2 

허리둘레

 108 cm

88 cm

체지방률

 38.5 %

25.6 %

골격근량

33.6 kg  32.8 kg

기초대사량 (BMR)

1652 kcal 1645 kcal


지방은 많이 빠졌지만 근육은 거의 빠지지 않았다는 게 특히 자랑거리입니다. 이 부분이 무지 어려운 거거든요.

요기 인증샷도 있습니다.

물론 배에 힘 줬습니다. 다이어트 인증샷 찍으면서 배에 힘 안 줄 자신 있는 분만 제게 돌을 던지세요^^;;

아직 뭐 동네방네 자랑할 만한 몸짱이 된 것도 아니고, 여전히 BMI 29.0, 체지방률 25.6%의 비만자입니다.

그래도 BMI 기준으로 '심한 과체중'에서 그냥 '과체중'으로, 복부비만률(WHR) 기준으로 '복부비만'에서 '표준'으로 개선되긴 했네요^^;;

목표인 체지방률 10%(체중 64kg)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긴 합니다만...

그래도 지난 100일 간의 제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목표 체중에 도달하고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 거라는 확신과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다이어트 시작 100일이 지난 오늘이 공교롭게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D-100일인데요.

다시 100일 후인 수능 날에는 얼마나 더 빠질지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그리고 다이어트에 관해 하고 싶은 말들도 꽤 많이 쌓였는데요^^

그래서 블로그에 '다이어트' 카테고리를 신설했고, 제 진솔한^^ 경험에서 우러난 예닐곱 편 정도의 글을 써볼 예정입니다. 

모쪼록 다이어트 중이시거나 계획하시는 분들께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시간으로... 그 동안 뼈저리게 느꼈던 감량의 기본정신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고요.

지난 날들의 숱한 실패와 이번 다이어트의 (절반의) 성공을 통해 제가 뼛속 깊이 깨달은 것은...

첫째, "다이어트에 비법이나 왕도는 없다ㅜㅜ"는 것입니다.

둘째,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방법이 아니다, 독한 의지와 정신력은 더더욱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지속관리다"라는 것입니다.


비법은 없다!


'XXX만 먹었을 뿐인데... XX kg 뺐어요' 라든지

'잠만 자도 1달에 O kg 빠지는 OOO 비법' 등등...

시중에는 온갖 (허황된) 다이어트 비법 광고들이 난무하죠.

그리고 레몬 디톡스니 마녀 수프니 해독 주스니 간헐적 단식이니... 매년마다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들이 유행하고 있고요.


사람들은 다이어트의 '비법', '방법'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다이어트를 계속 시도해봐도 계속 실패하니까 뭔가 방법이 잘못된 건 아닐까 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싶은 거죠.

그래서 저렇게 혹세무민하는 다이어트 제품들도 판 치고, 새 다이어트법이 등장할 때마다 다들 귀가 솔깃해져서 희망을 걸고 달려드는 것인데요.


현대 사회는 날씬한 외모를 중시하기 때문에 감량을 시도하는 사람은 많지만,

먹을거리는 지천에 널려있고 활동량은 부족한 관계로 감량 성공 확률이 무지 낮은 게 현실입니다.

갖가지 다이어트 방법으로 감량에 도전한 사람 중에 목표 체중 도달에 성공하는 비율은 열 명 중 한 명이 안 된다고 하고,

목표에 도달한 사람 중에서 그 체중을 3년 이상 유지하는 비율도 세 명 중 한 명이 못 된다고 합니다(정확한 통계자료는 아닙니다만).


이렇듯 다이어트는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수요가 있지만 아직까지 진정한 성공은 못 이룬 시장이기 때문에

만약 어떤 다이어트 비법이 정말로 특출나게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면 'SBS 스페셜' 급의 매체가 아니라

사이언스, 네이처, 타임, 뉴스위크, 월 스트리트 저널 같은 세계적인 과학 저널과 언론에서 대서특필했을 겁니다.

그런데 아직 그런 소식은 없죠^^?


생존 기계인 인체의 지극히 효율적인 지방축적 시스템을 속이고 간편하게 지방만 쏙 빼고 유지하는 기술은 아직 못 만들어진 겁니다.

현대 과학과 의학의 수준을 봤을 때... 앞으로 몇 년 내에 가능할 것 같지도 않고요ㅜㅜ


지금까지 유행한 비법들은 단기 효과는 있어도 장기 유지가 안 되거나(대표적으로 원 푸드 다이어트),

개인차가 심해서 보통 사람들은 따라할 수 없는(간헐적 단식 등) 방법들뿐입니다.

저도 지금까지 여러 가지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들을 시도해봤습니다.

갖가지 원 푸드 다이어트에... 식욕억제제도 먹어봤고요.

그렇지만 결국 다 허사였고, 모두 실패했습니다.

배고프고 괴로워서 중도에 포기하거나, 살이 빠졌다가도 다시 원상태 이상으로 더 찌는 요요현상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요요 없기로 소문난 최선의 다이어트 방법으로 살을 뺐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지속하지 않고 중단하면 요요는 반드시 옵니다.

게다가 근육량까지 손실되는 안 좋은 다이어트 방법일 경우 급속도로 예전 체중 이상으로 다시 찌게 되죠.


그런데 감량 실패만 거듭하던 저를 이번 성공의 문턱까지 다다르게 만들어준 방법은 특별하거나 혁신적인 비법이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시시하고 기초적인 원리에 입각한 평범하고, 수수하고, 착실하고, 고전적인 정공법이었습니다.


  1. 저칼로리 고단백의 건강한 식품 위주로 영양 균형을 맞춰 적은 칼로리를 섭취한다.
  2. 무산소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3. 위의 두 가지를 습관화하고 유지한다.


"먹는 것보다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하면 지방이 분해되고 살이 빠진다." 만고 불변의 진리죠?

또 지속적으로 살을 빼고 유지할 수 있으려면 지방은 빠지되 근육이 빠지면 안 됩니다.

그래서 무산소 운동과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고요.

탄수화물과 지방은 비만의 주범이기는 하나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에 아예 안 먹으면 안 되고

복합 탄수화물이나 불포화지방 같은 질 좋은 것들로 균형을 맞춰 섭취해야 합니다.


그리고 줄어든 체중 유지를 위해서는 감량 성공 후에도 식이조절과 운동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다이어트 습관이 몸에 배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고요.

이것이 고전적인 다이어트 정공법입니다.

살찐 사람이라면 이미 귀에 못이 박일 정도로 많이 들은 얘기일 겁니다.

다 아는 내용이라 시시하고, 읽으면서 "아니 누가 그걸 몰라!"하고 막 화가 치밀어오르시죠^^;;?

그렇지만 이것이 현재의 과학기술로 가능한 최선의 감량 방법입니다.

이게 참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인 거죠.


감량하는 방법! 살찐 사람이라면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이 쉽지, 행동으로 옮기고 지속하기가 어려운 거죠.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속하는 것이고, 다이어트 지속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관리입니다.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


다이어트 비법을 찾아다니는 이들의 심리는 이렇지 않을까요?

'이 비법으로 X주 동안만 빡세게 고생해서 살을 쪽 빼고, 다시 예전처럼 풍요롭고 편안하게 먹고 살 테다.'

사실은 예전의 제 생각이 이랬거든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런 사고방식에는 세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1. 지속 불가능한 수준의 힘든 식이요법이나 운동을 선택하니까 웬만한 정신력이 아니고서는 목표체중 도달 전에 지쳐 포기합니다.
  2. 다이어트 이전의 생활은 다이어트 이전의 체중에 최적화된 생활방식입니다. 생활방식을 되돌리면 살도 필연적으로 다시 찝니다.

  3. 다이어트가 힘들고 지긋지긋하니, '다이어트 = 고생,불행'이라는 부정적 고정관념이 박혀버리고 점점 더 다이어트를 기피하게 됩니다.


즉, 빡센 시한부 다이어트 비법에 의존하면 실패 확률도 높고,

혹시 성공한 것처럼 보이더라도 요요현상이 100% 오며,

그 후엔 재도전 의지마저 꺾입니다.


결국 감량 다이어트에 대한 기본정신을 확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다이어트 실패와 요요의 무한 루프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혹은 몇 kg까지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식의 시한부 다이어트 개념은 폐기해버리고

'앞으로 죽을 때까지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겠다'는 각오로 평생 지속적인 다이어트에 임해야 합니다.

그것이 2013년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에서 감량에 성공하고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접근방법입니다.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는 많이 빠지고, 확실히 빠지고, 건강하게 빠집니다.

유행 따라 떠도는 다이어트 비법들에 비해 감량 속도는 느릴지 몰라도 더 오랫동안 꾸준히 살을 빼니 감량의 총합은 더 큽니다.

느린 속도라도 꾸준히 지속할 수만 있다면 언젠가는 목표체중에 도달할 수 있고, 죽을 때까지 요요 없이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 빡세고 힘든 여타 비법들처럼 중도포기가 속출하지 않으니 지속가능 다이어트는 성공 확률도 높습니다.

그리고 근육량도 줄지 않고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니 살이 빠져도 건강하게 빠집니다.


지금까지 시도하셨던 다이어트 방식을 되돌아보고 스스로에게 한 번 '과연 내가 그 방식 대로 평생 살아갈 수 있을까?'하고 물어보세요.

다이어트를 함으로써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신경이 날카로워지거나 우울해진다든지,

날이 갈수록 특정 음식에 대한 갈망이 눈덩이처럼 커진다든지,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내가 뭘 바라고 이 짓거리를 하고 있는 거지?' 같은 회의감에 빠진 적 있다면 그건 지속불가능한 다이어트였던 것입니다.

'평생 다이어트'라는 것, 할 수 있습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신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는 다이어트법이라면 일평생 지속하는 게 불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평생 밥을 먹어야 한다는 숙명을 저주하거나, 평생 TV를 보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에 몸서리 치는 사람은 거의 없듯이

힘들지 않고, 재미도 붙는다면 다이어트와 운동 또한 평생 해나갈 수 있습니다.


저도 4월부터 지금까지 해온 식이요법과 운동을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그만두지 않고 계속 해나가겠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계속 살이 빠지고 몸에 힘이 나는 것이 느껴지는 데다가... 그 외에도 그 속에서 소소한 재미들을 발견했거든요.


100일 전에 제가 또 다이어트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코웃음쳤습니다.

제가 원래 뭘 해도 용두사미이고... 참을성, 끈기, 인내심, 뒷심 같은 정신력과는 인연이 없다는 거,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거든요^^;;

그런데 그런 저도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다이어트로 17kg을 뺐고, 앞으로도 쭉 지속할 예정입니다.

아직 100일밖에 안 지나 설득력이 좀 부족하긴 하나^^;; 저같은 의지박약자도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정말 누구든 '평생 다이어트' 가능합니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란 환경이나 생태계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서도 무척 중요하다는 거, 이제 아시겠죠^^?

지속가능한 다이어트에는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필요합니다.

 

  • 식이조절도, 운동도 무리하지 말고, 내 체질, 성향과 주위환경에 맞는 현실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 배고픔에 고통 받지 않도록, 먹는 양(부피)은 가능한 한 그대로 두고 저칼로리 음식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칼로리를 조절합니다.
  • 근육이 손실되면 감량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무산소 운동과 단백질 섭취로 근손실을 막아야 합니다.


섭취 칼로리와 운동량 관리


다이어트 최고의 동기부여 요소는 바로 살이 빠져가는 자신의 모습입니다.
체중이 착착 줄어들고 허리둘레도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볼 때,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살 빠졌다'고 알아봐줄 때,
흐뭇한 보람을 느끼면서 다이어트를 계속해나갈 의지가 더더욱 활활 불타오르게 되는 법이죠.

그런데 위에서 얘기한 지속가능성만 너무 강조하고, 무리하지 않으려고만 하다보면 감량이 너무 더디게 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나름 감량을 위해 신경 쓰고 노력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고작 한 달에 몇백g 감량이라면...
진짜 맥이 탁 풀리고 '이런 효과도 없는 다이어트 왜 지속해야 하나' 하는 실망감과 회의감이 물밀 듯 밀려들게 되지 않을까요?

지속성에 수반되기 쉬운 이런 비효율성을 막고 의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관리입니다.

배고픔이나 근육통에 몸부림치지 않도록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도 동기부여가 무너지지 않을 만큼 차곡차곡 효과적으로 감량되려면...

식이와 운동을 적절하게 아주 잘 관리하고 조절해야 합니다.


저의 숱한 다이어트 실패와 이번의 유일한 성공(절반의 성공^^)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매일매일의 칼로리 관리였습니다.

예전에 다이어트 할 때는 무작정 적게 먹고, 그냥 무계획하게 운동하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매일 1500kcal 섭취, 1시간 400kcal 운동, 8000보 300kcal 걷기 목표를 가능한 한 맞출 수 있도록 관리를 했습니다.

운동은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편차가 좀 컸지만, 음식 섭취는 매일 최대한 칼 같이 엄격하게 지켰습니다.


정해놓은 칼로리 목표보다 더 먹거나 덜 운동하면 안 되는 이유는 아시죠? 살이 안 빠지니까^^...
반대로 적절한 목표보다도 훨씬 적게 먹고 너무 많이 운동하는 것도... 힘들어서 지속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렇게 섭취 칼로리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칼로리 계산이 필수입니다.

칼로리 계산에 관해서는 다음번 글에 좀더 상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고 지금은 일단 넘어가도록 하죠^^


그런데 내 몸에 맞는 '적절한' 섭취 칼로리와 '적당한' 운동량 목표는 대체 어느 정도로 설정해야 할까요?


보통 본인의 기초대사량 정도를 섭취하면 무리하지 않는 식이요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아무 것도 안 하고 숨만 쉬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를 기초대사량(basal metabolic rate, BMR)이라고 하는데요.

사람이 생활하면서 소비하는 열량(운동으로 소비하는 열량 제외)은 기초대사량의 1.2배 정도 된다고 합니다.

즉, 기초대사량만큼만 먹으면 매일 기초대사량 0.2배만큼의 열량이 부족해지고, 운동 안 하고 가만히 있어도 그만큼 지방이 타고 살이 빠집니다.


정확한 기초대사량을 측정하는 방법은 무척 어렵기 때문에, 보통은 계산을 통해 추정합니다.
체중, 키, 나이, 성별만으로 기초대사량을 추정하는 식은 1990년에 발표된 ☞Mifflin이라는 사람의 식☜이 가장 정확하다고 합니다.

기초 대사량 = 10 x 체중(kg) + 6.25 x 신장(cm) - 5 x 연령 + 166 x 성별 (남자 1, 여자 0) - 161

그렇지만 이것은 체성분 비율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오차가 좀 있고,
헬스장, 보건소, 건강검진 등에서 인바디 체성분 측정을 하시면 지방과 근육량에 기반한 좀더 정확한 기초대사량(BMR)이 찍혀나옵니다.
성인 남성이라면 대략 1700kcal 근처, 성인 여성이라면 1200kcal 근방이 나올 겁니다.

1700kcal나 1200kcal 만큼 섭취하는 것... 지금까지 드시던 음식 구성비는 그대로 두고 양만 줄여서 맞추기엔 다소 무리가 따를 겁니다.
하지만 음식의 부피와 무게는 지금까지와 동일하게 두고, 칼로리만 줄인다면 어떨까요?
이러면 위와 장이 느끼는 물리적인 포만감이 동일하기 때문에 막 무리가 될 정도로 배가 고프지는 않습니다.

채소, 과일, 나물, 버섯, 해조류 등 저칼로리 식품은 보통 예상하시는 것보다 훨씬 칼로리가 낮기 때문에
식단에 조금만 신경 써서 저런 저칼로리 식재료의 비율을 높이면 부피와 무게는 그대로, 칼로리만 낮추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극단적 절식이 아니고 기본적인 필요 영양분 이상은 섭취하니까 건강에도 문제 없습니다.

지난 100일 간의 제 경험 상 기초대사량 1650kcal의 90%인 1500kcal 정도 섭취했을 때가 딱 배고픔으로 스트레스가 올락말락하는 한계였습니다.

물론 섬유질과 단백질이 많은 저칼로리 식품을 최대한 포함해서 먹어야 되죠^^

고칼로리 음식으로만 하루에 1500kcal 먹으면 배고플락말락은 고사하고 무지무지하게 배고픕니다-_-

그리고 운동은 개인차가 크겠지만 매일 30분~1시간 정도 운동하면 무리가 없겠습니다.

운동 습관이 몸에 배려면 매일 운동이 최선이지만, 여건이 정 안 된다면 하루 걸러 하루씩 1시간 운동하면 되겠고요.
직장이나 학교 생활을 하는 사람이 매일 1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다소 무리고...
또 너무 오래 운동하면 피곤하고 지루하며, 무엇보다 부상 당할 위험이 커집니다.
운동 강도와 체중에 따라 달라지지만 30분 운동이라면 150 ~ 350kcal, 1시간이라면 300 ~ 700kcal 정도 소모됩니다.

그리고 일상생활 속에서 걷기의 열량 소모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육체노동을 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체중에 눈에 보일 정도의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상 활동은 걷기가 거의 유일합니다.
'만보 걷기'를 실천해서 10,000 걸음을 걷는다면 체중에 따라 대략 250~400kcal 정도 소모됩니다.

제 경우 매일 열량 섭취는 1500kcal를 했고요.

제 하루 생활 대사량 1650 x 1.2 = 1980kcal에다가 추가로 매일 운동 400kcal 정도, 8000보 걸어서 300kcal 정도 소모했으니...

이러면 몸의 에너지 수지가 매일 1500 - 1980 - 400 - 300 = -1180kcal씩 적자가 납니다.

1g의 지방 조직(adipose tissue)이 대략 7.2kcal의 열량으로 변환되니까, 한 달에 지방이 대략 4.9kg씩 빠진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실제로 제 감량 속도가 대략 한 달에 4.9kg 꼴이었고요.


여러분도 다이어트할 때 매일 섭취할 칼로리와 운동할 칼로리를 정해서 한 달에 몇 kg이나 빠질지 한 번 계산해 보세요.

기초대사량만큼만 섭취하고, 하루 30분 운동하고, 5000보씩만 걸어도 상당히 체중이 감량될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정도를 관리하고 유지하기만 해도 남자라면 한 달에 3kg, 여성이라면 2kg 이상 감량이 가능합니다.

꽤나 만족스러운 수준 아닌가요? 상당히 동기부여 되죠?


하루에 막 두 끼씩 굶거나 지옥훈련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상식단에서 밥을 좀 덜고 채소와 고단백 식품을 많이 먹고 고칼로리 식품을 피하면 기초대사량 이내로 섭취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하루 30분 조깅이나 줄넘기 정도만 하고, 때때로 근력 운동을 포함시키기만 해도 훌륭한 운동이 됩니다.

이렇듯 감량이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게 아닌데도 사람들이 감량에 실패하는 것은...

바로 관리하지 못하고 지속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 외의 관리


이제 매일의 섭취 칼로리와 운동량을 관리하면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살을 뺄 수 있다는 데 동의하시죠?

지속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그 외에도 필수적인 관리항목들이 몇 개 있습니다.

근손실을 막으려면 운동 강도와 단백질 균형을 관리해야 하고,

다이어트의 성공적인 지속을 위해서는 심리적 측면의 관리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관리해야 할 항목들을 아래에 표로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식이 관리

섭취 칼로리량, 영양 균형, 음식 종류

운동 관리

운동량, 운동 강도(무산소/유산소), 생활 활동량(만보 걷기)

심리 관리

동기 부여, 환경 정비, 스트레스, 실수 관리


사실 개수가 많아서 그렇지 크게 번거로울 것은 별로 없습니다.

유행성 다이어트 비법들의 극심한 배고픔이나 근육에 쥐나도록 운동하는 노력에 비하면 저 관리에 드는 노력을 다 합해도 보잘 것 없습니다^^


저는 관리 항목들 중에 특히 심리 관리 혹은 정서적인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다이어트 관련 자료에서는 심리 관리 부분을 놓치고 있거나 중요하게 다루지 않지만

다이어트 해보신 분은 공감하실 텐데 다이어트 지속이라는 측면에서는 본질적으로 심리적 측면의 관리가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살 빼는 방법을 몰라서 못 빼는 사람은 없습니다.

"살을 빼자. 당장 식이요법과 운동을 시작하자." 하고 행동으로 실천할 만큼 심리적인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아서 못 빼는 것이죠.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살을 뺄 수 있어."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그 마음을 먹지 못해서 살을 못 뺍니다.

다이어트 중 한 순간의 실수로 폭식했을 때, 정신 차리고 다시 일어서지 못하고

"난 할 수 없어. 끝장이야."하고 다이어트 자체를 자포자기해버리는 것도 심리 관리의 문제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다이어트 심리전을 겪어오면서 느낀 것은... 자기 자신을 마치 어린애 다루듯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올해 한국 나이로 '세상 일에 미혹됨이 없다'는 불혹(不惑)이 됐는데요.

미혹됨이 없기는커녕 유혹에 약하고, 실수하고, 착각하고, 비합리적이고, 불안하고, 게으르고, 성급하고, 연약한 자신을 더 깨닫게 되더군요.

뭐 저만 그렇겠습니까만^^;; 사람의 의지력, 정신력이라는 게 원래 그다지 강하지 못하고, 믿을 것도 못 되고, 알고 보면 한없이 연약합니다.

특히 다이어트는 가장 기본적 욕구인 식욕과 맞서야 되는 부분이라서, 더더욱 자기 의지와 정신력에 의지하면 안됩니다.


다이어트에 있어서 의지를 시험하려고 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오히려 유혹이 되는 환경은 최대한 차단하고,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써야 하고, 자신을 계속 격려해 주고, 잘 어르고 돌봐줘야 됩니다.

마치 어린아이 다루듯이요. 나는 소중하니까요^^

다이어트 초기에는 꼭, 반드시 신경을 쓰고 주의를 기울여서 강제성과 피드백, 격려 등을 동원해야만 이런 모든 관리가 가능합니다.

가급적이면 감량하는 본인 이외의 다른 사람이 이런 관리 역할을 맡아주면 좋고요.

그런데 이런 다이어트와 운동 관리를 3개월 정도 지속하고 나면 몸에 배고 생활화, 습관화되어 나중엔 저절로 유지될 겁니다.

평생 하나하나 신경 써가면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면서 살 수는 없잖아요^^


아무튼, 다이어트에 있어서 지속과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짤막하게 정리하려고 쓴 글인데 너무 길어졌네요^^

이번엔 이 정도로 마치고 앞으로 각각의 관리 항목들에 대한 상세한 관리 방법에 대해 차차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다음 포스팅에서는 식단 일기와 칼로리 관리에 대해 쓸 예정입니다.



다이어트 관련 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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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5. 1. 23:55

세차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돌아온 세차의 계절'이란 예년 같았으면 4월에 어울릴 법한 칭호인데 말씀이죠.

올해 4월은 날씨가 좀 이상했습니다.

반짝 따뜻했던 4월초 이후로 지속적으로 추웠고...

벚꽃 만개 시기조차 지난 4월 하순에 눈이 내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난 몇 주 동안 항상 주간 일기예보에 비 소식이 떠있었습니다.


저는 그래서 세차를 못 하고 있었죠.

눈비 아랑곳하지 않고 매주 세차하면서... 비 맞는 차체의 물방울 비딩(water beading)을 즐기는... 시절은 벌써 옛날 얘기고요^^

지금은 사나흘 후 예보에 비 그림자라도 비치면 세차를 하지 않는... 나약한 인간이 돼버렸습니다.


아무튼 이제 달도 바뀌었고, 5월 첫날은 쉬는 날이고, 주간 예보에도 비 소식은 없는 관계로 계절맞이 세차를 감행했습니다.

(어제 오늘 곳곳에 소나기가 내렸다고는 하는데, 저희 동네는 다행히 안 왔네요)


그런데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준비(라고 쓰고 '지름'이라고 읽습니다^^)가 중요하죠.

마침 휠 클렌저와 퀵 디테일러가 똑 떨어졌더라고요.

'뿌려대는' 타입의 약제들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찍어바르는' 타입의 약제에 비해서 소모주기가 빠르더군요.


오랜만에 세차를 하려다 보니 휠에 브레이크 분진이 아주 찌들 대로 찌들어붙어서 휠 클렌저 없이는 세차가 불가능해보이고,

1년 만에 클레이 바 가지고 클레잉을 할 예정인데... 도장면 스크래치 없는 클레잉을 위해서는 윤활제 역할을 할 퀵 디테일러가 필수고요.

그래서 그 둘을 질렀습니다.


Flash Wax Brown Royal


휠 클렌저는 이름 그대로 휠을 닦을 때 쓰는 약제입니다.

전에 쓰던 휠 클렌저는 케미컬 가이즈의 Diablo gel(디아블로 젤)이라는 제품이었는데요,

세정력도 좋고,휠 클렌저스러운 독한 냄새 대신 달달한 냄새가 나는 괜찮은 휠 클렌저였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좀 부담되는 수준이라서(500ml에 2.5만원) 이번에 바꿔봤는데요.


때마침 모 카페에서 Espuma(에스푸마) 사의 Revolution(레볼루션) 휠 클리너 1ℓ짜리를 만원대 초반에 공동구매하던데...

주말 쯤에나 배송될 것 같아서 당장 제가 세차할 때 쓸 수가 없어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습니다ㅜㅜ


결국 제가 구입한 휠 클렌저는 Flash Wax의 Brown Royal(브라운 로얄)이라는 제품으로,

작년? 재작년?쯤 퍼펙트 샤인 카페에서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화제가 되었던 휠 클렌저입니다.

일단 구하기가 쉽고 가격이 나쁘지 않아서(1ℓ에 1.85만원) 1ℓ짜리로 확 질러버렸습니다.


브라운 로얄을 1:4로 희석해서 휠에 뿌려봤는데 역시 냄새가 독하더군요. 기침이 콜록콜록...

그리고 광고문구처럼 뿌리고 놔뒀다가 고압수로 헹구기만 해도 휠이 깨끗해진다는 건 좀 과장이고

제 차 휠이 브레이크 분진이 많이 찌들어서 그런지 브러쉬질이 필수더군요.

세차하느라 힘들어서 브라운 로얄 적용 사진은 따로 못 찍었습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세정력은 디아블로와 비슷비슷하고 화학적으로 더 독하기만 한 듯합니다.

휠이 부식되지는 않을지 걱정도 되고... 500ml짜리 살 걸 괜히 1ℓ짜리 샀다는 후회가-_-


Meguiar's Last Touch


퀵 디테일러는 자동차 디테일링을 하긴 해야 하는데 시간이 별로 없을 때 퀵하게 뿌리고 닦아내는 개념의 약제입니다.

'불스원 물왁스'라는 이름의 퀵 디테일러 제품 때문에 액체왁스와 혼동되기도 하지만 도장면에 보호막을 만드는 정식 액체왁스와는 다릅니다.

퀵 디테일러의 주 효과는 '세정 작용'과 '광택 보강'의 두 가지가 있는데, 다음과 같은 다양한 활용법이 있습니다.


  1. 새똥이나 벌레 시체 등을 재빨리 닦아낼 때
  2. 세차 후 물자국이 남지 않도록 2차 드라잉 시 뿌림
  3. 클레잉 작업의 윤활액으로써
  4. 세차할 시간이 없을 때 가벼운 먼지 제거 용도
  5. 왁스/실런트 작업 전 어플리케이터 윤활 목적
  6. 작업성 나쁜 왁스/실런트 버핑할 때
  7. 정전기가 잘 생기는 왁스/실런트 작업 후 정전기 방지
  8. 왁스/실런트의 광택을 유지 보완
  9. 카샴푸가 없을 때 비상시 카샴푸 대용


퀵 디테일러에 대해 좀더 상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이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전에 쓰던 퀵 디테일러는 Finish Kare 사의 FK-425 Extra Slick Final Body Shine이라는 제품으로

FK라는 글자와 '뿌린다'는 속성 때문에 퍼펙트 샤인 카페에서는 '에프킬라'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세정력도 좋고, 광택도 좋고, 정전기 방지 기능도 있는 좋은 제품입니다만...

크게 부담되지 않는 선(500ml에 9천원)의 가격이긴 해도 드라잉 용도나 윤활액으로 막 쓰기에는 좀 아까운 가격대죠.


요즘은 영국 Auto Finesse(오토 피네스) 사의 Finale(피날레)라는 퀵 디테일러가 새로운 별로 떠오르는 것 같더군요.

이 제품 한 번 써보고 싶지만 아직 국내 판매처가 없네요.


결국 제가 구입한 퀵 디테일러는 가격 대 성능 비가 좋은 메과이어 Last Touch(라스트 터치)입니다.

세정력으로는 거의 최강 클래스의 퀵 디테일러인데 1갤런(3.78ℓ)에 2.7만원밖에 안 해요.

문제는 1갤런 단위로밖에 안 판다는 것...-_-

뭐 그래도 싸니까... 정 안 되면 먹고 죽겠다는 각오로 갤런 사이즈를 질러버렸습니다.


혹시 세차장에서 저와 만나는 분께는 400ml 분무기에 담은 라스트 터치 한 병 나눠드릴게요~~^^

퀵 디테일러를 드라잉이나 윤활액으로 사용할 때는 물과 1:1 희석해서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입니다만...

이 때 일반 수돗물에 희석하는 것보다는 약국에서 파는 위 사진과 같은 정제수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물자국이 남지 않게 하려고 쓰는 건데 물자국의 주성분인 각종 미네랄과 불순물이 함유된 수돗물과 섞는 건 좀 이치에 맞지 않거든요.

생각해 보면 먹고 죽을 만큼(1갤런) 사놓고... 물로 희석해서 아껴쓰려는 행위 자체가 좀 이치에 맞지 않긴 하네요^^


뭐 암튼 아무 생각 없이 1:1로 1ℓ 희석해 놓은 라스트 터치 희석액을 윤활제로 써서 세차 후에 열심히 클레이질을 했습니다.


클레잉 후 Lime Prime(라임 프라임) 프리왁스 클렌저를 써서 도장면에 눌어붙은 화학적 불순물들을 깨끗이 박박 닦아냈고요.

Pre-wax cleansing(프리왁스 클렌징)이라고도 하고 페인트 클렌징이라고도 하는 이 작업은 1년에 한두 번은 해주는 게 좋은데,

세차도 제대로 못해서 꼬질꼬질 했던 겨울이 끝나고, 본격 디테일링 시즌이 시작되려 하는 요즘 같은 시기가 딱 적절한 것 같습니다.



프리왁스 클렌징 후에 케미컬 가이즈 JetSeal 109(젯실 109) 실런트로 도장면을 보호해주었습니다.

이 모든 작업은 차 루프와 차 앞부분에만 적용했습니다. 차 전체를 하기엔 시간도 시간이고 힘이 너무 드니까요.

차의 나머지 옆면과 뒷면의 클레잉과 프리왁스 클렌징은 다음번 세차 때 작업해줄 예정입니다.


이렇게 작업하고 나니 차 앞부분과 뒷부분 광택이 좀 다른 것처럼 보이기도 하더군요.

사진은 없습니다. 힘들어서 못 찍었어요-_-



Richtek RCP-A1 타이어용 에어 컴프레서

디테일링 용품은 아니지만 지르는 김에^^ 같이 질렀습니다.

저는 타이어 공기압계도 갖고 있고, 타이어에 바람 넣는 발 펌프도 갖고 있습니다만...

발 펌프로 타이어 바람 넣는 게 너~무 오래 걸리고 힘들어서 자동차 시거잭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자동 펌프 하나 장만했지요.

정식 명칭은 Richtek 디지털 에어 컴프레서 RCP-A1입니다.


디테일링 용품들은 독일차의 프리미엄 이미지 때문인지 독일어스러운 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Zymöl이라든지 Wolfgang이라든지 Sonüs라든지 Souverän이라든지... 주로 미국 회사들이 이런 짓을 많이 합니다.

오히려 실제 독일 회사인 Sonax나 Klasse의 제품명은 독일어스럽지 않은데 말씀이죠.


그래서 Richtek도 이런 식으로 '리히텍' 같은 독일식 발음이 아닐까 예상했었지만

리치텍이라고 읽더군요. 아마도 '풍부한 기술'을 의미하는 듯...


제품은 괜찮습니다.

바람 넣는 속도도 빠르고, 세팅해놓은 압력까지 공기가 주입되면 자동으로 멈춥니다.

야간 작업을 위한 LED 라이트도 달려있고, 자동차뿐 아니라 자전거 타이어, 물놀이 튜브, 공 등에 공기 주입이 가능한 각종 니들도 들어있고,

보관과 운반이 편한 가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감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고, 조작계가 좀 오락가락하기는 하지만, 5만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납득이 가는 수준...

바람 넣을 때 '타타타타타...'하는 작지 않은 소음이 나긴 하는데

아마도 에어브러시 도색을 해보신 분이라면 친숙하실 다이어프램 방식 컴프레서의 일반적인 소리입니다.


이제 바람 넣기 힘든 발펌프는 내다버려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재작년에 구입한 아날로그식 Hella 공기압계도 이젠 쓸모가 없어진 것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공기압 점검만 할 때는 사진의 공기압계가 훨씬 간편하고, 또 더 정확하기도 하거든요.

공기압 점검을 RCP-A1 컴프레서로 하려고 하면 시거잭 연결하고 이리저리 들고다니고... 거추장스러우니까요.

주기적으로 Hella 공기압계로 타이어 압을 점검하고,

타이어 압력이 적정 공기압의 90% 이하로 떨어진 게 감지될 때만 RCP-A1 컴프레서를 꺼내서 공기를 보충하는 식으로 관리하면 좋을 듯합니다.


참 오랜만에 세차를 했고, 더더욱 오랜만에 세차 관련 글을 써봤네요^^

써놓고 보니 제목과는 별 상관 없는 내용 같기도^^;;

2013. 3. 23. 22:37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기변 7개월 만에 느낀 점

제가 지난 번에 썼던 ☞아이폰 3Gs 쓰다가 갤럭시 S3로 기변하고 느낀 점 10가지☜ 글에 대해

몇 분께서 댓글로 "지금은 갤3 산 지 얼마 안 됐으니 6개월은 써 보고 평가하시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글을 써봅니다.

약속한 시간보다 한 달이 더 지나긴 했으나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최근에 갤럭시 S4가 발표됐기 때문에 한 달 전보다는 좀더 정확한 정보에 기반해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 폰은 정말 반년 쓰면 ㅂㅅ 되나?


이건 '쓰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안드로이드 폰을 처음 접한 것이 갤럭시 S3부터라서 안드로이드 폰 전반에 대한 일반론을 내세울 자격은 없겠지만...

안드로이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ver. 4.0) 이후 버전을 올린 갤3 LTE는 확실히 쓰기 나름이었습니다.


저도 초기에 여러가지 앱들을 시험 삼아 마구 깔아보는 짓을 대략 석 달 정도 계속하니

폰이 버벅거리기도 하고 때로는 멈춰 버리거나 저절로 재부팅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Advanced Mobile Care(아래 사진) 같은 최적화 앱도 돌려보고,

불필요한 백그라운드 앱들도 삭제하고 나니 다시 안정적으로 돌아오더군요.

그 이후로는 지금까지 가끔 이런 식으로 정리해가면서 갤3를 잘 써오고 있습니다.

'공장 초기화'라든지 '포맷' 같은 일은 한 번도 안 했고요.

안드로이드 앱들이 백그라운드 작업도 가능하고 시스템 자원에 접근도 가능하고 좀더 자유롭다 보니

악성 코드 문제라든지 시스템 프리즈라든지 메모리 누수라든지 각종 문제의 위험성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위험성을 잘 인지하고, 대처 수단도 확보하고, 관리를 잘 한다면 안드로이드도 충분히 안정적으로 잘 쓸 수 있습니다.

윈도우즈 PC도 관리만 잘 하면 몇 년 동안 아무 탈 없이 포맷 안 하고도 잘 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어쩌면 이건 갤3처럼 안드로이드 4.0 이후 버전, 쿼드 코어 CPU에 2GB 이상의 RAM을 가진 스마트폰 기종에만 해당되는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 이하 스펙의 폰들은 안드로이드를 원활히 돌리기엔 부족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의 안드로이드 폰들은 다들 저 정도 스펙 이상은 될 테니까 '쓰기 나름'이라는 말이 크게 틀리지는 않을 거라 생각 되네요.


반면에 정보기기 다루는 것에 능숙하지 않으시고, 주위에 도움 줄만한 사람도 없다면...

안드로이드 폰을 반년 쯤 쓰시면 불편을 겪으실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본인의 PC가 심하게 느려지는 등의 문제가 있는데 적절한 해결법을 못 찾고 참고 쓰시거나 포맷하시는 분이라면...

스마트폰 처음 구입하실 때부터 안드로이드보다는 아이폰을 선택하시는 게 역시 안전할 듯합니다.



7개월 쓰면서 느낀 갤3의 진정한 단점들


제가 갤럭시 S3를 7개월 간 쓰면서 시스템의 느려짐이나 프리징 같은 문제보다 더 심각하게 다가온 문제는

민감해도 너~무 민감한 버튼들이었습니다.


일단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이 말썽인데요, 그냥 폰을 쥐기만 해도 눌려서 입력됩니다.

저는 쌩폰이 얇고 간편해서 주로 그냥 케이스 없이 쌩폰 상태로 다니는데요,

쌩폰 상태로 주머니에서 갤3를 꺼내면 대략 30% 확률로 볼륨 버튼이나 전원 버튼이 눌립니다.

폰을 잡으면 눌리기 딱 좋은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버튼 압력이 약해서 폰을 가볍게 잡기만 해도 버튼 입력 상태가 되거든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다가 잘못해서 음량 키우기 버튼을 쥐게 되면...

소리가 점점 커져 1초 내에 최대 음량이 되고 귀청이 떨어져 나갑니다ㅜㅜ

그리고 폰을 손에 쥐고 있다 보면 종종 전원 버튼이 꾸욱~ 눌려 재부팅 들어갑니다.

이 문제 때문에 회의 중에 우렁찬 SK텔레콤의 '생각~대로~ T~~♪' 로고 음악이 흘렀던 경험이 두어 번 있습니다ㅜㅜ

전에는 벨소리를 진동으로 해놔도 부팅 시의 SK텔레콤 음악은 안 꺼지더군요(지금은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고쳐진 듯).


뭐 이런 현상들은 갤럭시 S3에 케이스를 씌우신 분들께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케이스로 인해 볼륨 버튼과 전원 버튼이 묻혀버리거나 커버되니까요.

그치만 쌩폰의 마력에 흠뻑 빠져버린 저로서는 이런 문제 때문에 비굴하게 제 의지를 꺾고 케이스를 뒤집어쓰고 싶지는 않네요.


갤3에 비해서 갤노트2는 버튼 압력도 약간 더 세고 버튼 눌리는 깊이도 좀더 깊어서 문제의 현상이 좀 덜 발생하는 것 같더군요.

갤3보다는 갤노트2에 가까운 디자인의 갤럭시 S4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아이폰의 경우 볼륨 버튼은 버튼압이 세고 전원 버튼은 위쪽에 있어서 폰을 쥐는 것만으론 절대로 버튼들이 눌리지 않습니다.

저는 앞으로 스마트폰을 살 때 한 번 꽉 쥐어보고 사이드 측의 버튼들이 눌리지 않나 반드시 체크해보고 살 예정입니다.


볼륨과 전원 버튼만큼은 아니지만 갤럭시 S3의 취소 버튼(back 버튼) 또한 민감합니다.

갤럭시 S3의 취소 버튼과 메뉴 버튼은 폰의 맨 아래쪽에 터치 버튼 형태로 배치돼 있는데요.

특히 갤럭시 S3를 오른손만으로 조작 시에... 스크린 위쪽을 터치하려고 할 경우 가끔씩 엄지손가락 쪽 손바닥에 의해 취소버튼이 눌려집니다.

또 (특히 누워서) 폰을 가로로 잡고 볼 경우, 그냥 편안한 기본적인 자세로 잡으면 원하지 않게 취소 버튼이 터치되기 일쑤입니다.

이렇게 버튼이 잘못 눌리면 사용자가 그 사실을 인지할 때까지 대략 1초 남짓한 시간동안 버튼이 연속적으로 눌리게 되는데요.

취소 버튼이 연속적으로 눌려서 동영상 재생이 중단될 뿐만 아니라 동영상 파일의 복잡한 파일 경로까지 다 빠져나와 버리거나

천신만고 끝에 여러 단계를 거쳐 찾아들어간 웹 페이지들이 휘리리릭하고 다 닫혀 버리거나

게임 끝판왕에게 회심의 일격을 날려야 하는 크리티컬한 시점에서 공격이 취소된다든가 하면...

짜증이 날까요, 안 날까요-_-?

메뉴 버튼의 경우 연속적으로 눌려도 피해가 적긴 하지만 잘못 눌리기 쉬운 건 취소 버튼과 마찬가지입니다.


폰 아래쪽 끄트머리에 터치 버튼을 만들어 놓을 거였다면

터치 버튼의 팜 리젝션(palm rejection, 손바닥으로 터치된 것은 무시하는 기능) 등 대책을 좀 세워놨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갤럭시 S4도 버튼 위치가 갤3와 같아 보이던데 이 문제가 해결됐을지 어떨지 궁금합니다.


또 최근에는 폰 충전기가 고장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갤럭시 S3처럼 하루에 1.5회는 충전을 해야 하는 제품에서 충전기 고장이란... 거의 재난급의 문제였습니다.

AS 센터가 평일 6시까지만 접수를 받기 때문에 평일에 못 가고 토요일까지 기다리느라 더더욱 힘들었습니다.


AS 기사의 말에 따르면 폰에 연결되는 충전 단자 끝 부분이 힘을 받아 휘면서 내부 전선 연결이 끊어진 것 같다고 합니다.

물론 사용자 과실도 원인 중의 하나겠지만... 집에서만 쓰던 충전기가 반 년만에 고장났다는 건 좀 문제가 있죠.

가장 주된 이유는 첫째, 충전기 단자가 일상 생활에서 받을 수 있는 힘 대비 기계적 강도가 약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일 테고,

둘째로 아래 사진처럼 갤3가 조약돌 디자인이니 뭐니 하면서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어 충전 단자가 꺾일 공간적 여지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갤3의 충전기 등 주변기기는 전반적으로 별로 튼튼하지 않고... 제대로 신경 써서 만들지 않은 듯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나중에 갤럭시 주변기기 리뷰라도 한 번 써보겠습니다.


그리고 또 통화품질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될 것 같은데요.

제 갤3 사용 초기에는 가끔 통화 시 상대방에게 내 목소리가 안 들리는 등의 통화품질 문제가 있었는데...

펌웨어 업그레이드 몇 번 하는 동안 그 문제는 사라진 듯합니다.



아이폰으로 다시 돌아갈까?


제가 지난 번 ☞아이폰 3Gs 쓰다가 갤럭시 S3로 기변하고 느낀 점 10가지☜ 글 말미에서 '아이폰으로 다시는 못 돌아갈 것 같다'고 했었는데요.

죄송합니다. 번복합니다.

순정 아이폰으로는 못 돌아갈 것 같지만, 탈옥 아이폰으로는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번 글에서 또 한 가지 번복 사항이 있는데요, '삼성 Kies가 아이튠즈를 잘 베껴 만들어서 아이튠즈 대용으로 쓰기 좋다'고 썼더랬지요.

Kies를 쓰다 보니 폰 인식을 못하는 일은 비일비재하고, 폰 백업 도중에 뻗기도 하고, PC의 USB 속도 저하를 일으키기도 하고...

이런 문제 많은 놈을 감히 아이튠즈와 비교했다니... 죄송합니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서... 제가 순정 아이폰 대비 안드로이드의 장점으로 꼽았던

  • 다양한 미디어 코덱 지원
  • 자유로운 파일 전송
  • 바탕화면 꾸미기
  • 커스텀 키보드 사용
  • 사제 SMS 앱과 전화 앱 사용
  • 멀티 태스킹

등등 다시 생각해 보니 모두 탈옥 아이폰에서는 가능한 것이더라고요.


사실 지난 번 글을 쓸 때만 해도 '다양한 미디어 코덱 지원' 항목은 아이폰 쪽이 확실히 안드로이드보다 뒤진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후에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에서 돌아가는 ☞XBMC☜라는 걸출한 미디어 플레이어 앱을 발견하고 나니 차별성이 없어지더라고요.

XBMC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한 번 써볼 예정인데,

제가 지금까지 본 휴대기기용 미디어 플레이어 중에 코덱/자막 호환성이 가장 높고, CPU/RAM 리소스도 적게 먹습니다.

다만 순정 아이폰에는 설치가 안 되고, 탈옥을 해야만 설치할 수 있습니다.


탈옥 아이폰에서도 가능한 위의 항목들을 빼고 나면 안드로이드 폰의 순수한 장점은

  • 큰 화면
  • 다양한 바탕화면 위젯
  • SD 메모리 증설 가능 
  • 배터리 교체 가능
  • 기종의 다양성 (저가 모델 존재)
  • AS가 용이함 (국산 제품의 경우)

정도가 남는군요.

추가로 제 개인적인 사정이지만 회사 업무 프로그램 사용, 일정 연동, 사내 Wi-Fi 사용 등도 안드로이드 폰에서만 되고, 아이폰에선 안 됩니다.


반면에 아이폰이 안드로이드보다 나은 점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죠. 

  • 반응성 좋고 세련된 유저 인터페이스
  • OS의 안정성
  • 좀더 오래 가는 배터리
  • 다양한 게임 (카카오톡 게임은 제외-_-)
  • 다양한 주변 기기


순전히 제 개인적인 판단 기준이긴 하지만...

순정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을 비교한다면 안드로이드 쪽 손을 들어주고 싶고요.

탈옥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에 비교 점수를 매긴다면 탈옥 아이폰이 약간 더 점수가 높지 않을까... 하고 생각됩니다.


물론 탈옥으로 인한 단점도 분명히 있죠.

  • 취약한 보안성
  • AS 거부 가능성
  • 배터리 시간 단축
  • 관리가 귀찮아짐

그치만 뭐 이것도 '쓰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탈옥 아이폰의 보안상 취약점이나 배터리 시간 단축, 관리 상의 귀찮음 따위는... 솔직히 순정 안드로이드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되고요^^;;

AS 문제도 폰이 안 켜질 정도로 망가지지 않은 이상 DFU 공장 초기화 후 새 기기 상태로 복원해서 AS 맡기면 되고요.

(혹시 애플 측에 탈옥 기록이 전달될지도 모르니 탈옥 전에 폰 설정에서 '진단 및 사용 내용'을 애플에 '보내지 않음'으로 해놓아야 할 것 같고요)

만약 2년쯤 후에 나올 아이폰 6S 정도가 안드로이드 폰에 뒤지지 않는 성능에, 가격도 비싸지 않고,

완탈(Untethered Jailbreak, 리부팅 가능한 탈옥)이 가능하다면 저는 얼마든지 아이폰을 구입할 의사가 있습니다.

애플에서 탈옥을 봉쇄해서 탈옥이 불가능해진다면 안 살 거고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을 둘 다 일정 기간 써보니... 각기 저마다의 장점이 있고 나름의 체계가 잡혀있었습니다.

저의 ☞이전 글☜에도 정리했지만, 사용자의 성향과 특성에 따라서 어느 한 쪽이 본인에게 좀더 적합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한 쪽도 다른 쪽에 비해 객관적으로 뒤떨어지는 열등재는 절대로 아니다"라고 제 양심에 손을 얹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제가 처음 기변 시에 불편하다고 느꼈던 부분들 중 상당수는 그저 아직 새 폰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쪽 제품에만 익숙한 분이 다른쪽을 만져보면 첫인상은 '안 좋다'는 느낌을 받는 게 당연할 것 같고요,

그렇지만 그렇게 느끼는 이유의 태반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즉 단순한 적응의 문제일 겁니다.

한 번 저처럼 양쪽 진영을 왔다갔다 하면서 반년 이상씩만 써보세요(박쥐라고요^^?).


아이폰 열혈 옹호자분들과 안드로이드 열혈 옹호자 분들도 이제는 좀 진정하시고...

상대편을 이해하고 인정해 주시면 좀더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갤럭시 S4, 그리고...


우선 지난 15일 공개된 갤럭시 S4의 주요 특징들에 대해 정리해보겠습니다.

항목 커멘트
옥타 코어 정확하게는 big.LITTLE이라는 기술인데, Cortex-A15 코어 4개와 Cortex-A7 코어 4개입니다.
A7의 성능은 A15의 1/3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대하시는 옥타 코어는 아닙니다.
5인치 풀HD 스크린

좋아보이더군요.

그렇지만 펜타일 방식(RGBG)이기 때문에 경쟁사들의 RGB 방식 풀HD보다 해상도는 낮습니다.

7.9mm 두께, 130g 무게 얇고 가볍긴 하네요.그렇지만 7.6mm의 아이폰 5보다는 두껍습니다.
1300만 화소 카메라, 듀얼 레코딩

좋죠. 그런데 옵티머스 G Pro도 동일합니다.

스마트 포즈, 스마트 스크롤 기능 갤3의 스마트 스테이, 스마트 로테이트 기능의 인식률로 미루어보아 그다지 기대되지는 않습니다.
정확한 90도 정면에서 벗어나거나 실내에서 사용하면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에어 뷰, 에어 제스처 기능

갤노트2 쓰시는 분들 에어 뷰 기능 사용하긴 하시나요?

장갑 끼고 터치가 가능하다는 부분은 상당히 좋을 것 같지만 실제 구현 성능은 어떨지...

무선 충전

아직은 갤럭시 S4에 무선 충전 기능이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 불확실하지만...
일반 자기유도 방식의 경우 선을 연결하지 않을 뿐, 충전기에 붙여놔야 하는 것은 동일하기 때문에
공진자기유도 방식 정도는 돼야 유선 충전보다 이점이 있을 듯합니다.

기타 등등 기능

뭐 별로 기대 되는 다른 기능은 없더군요^^;;


갤4는 확실히 갤3보다는 좋습니다.

진퉁 옥타 코어는 아니라지만 Cortex-A15이 4개 들어간 시점에서 이미 갤3의 A9 쿼드코어보다 훨씬 고성능이고요.

손바닥보다 작은 화면에 풀HD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1:1로 놓고 비교하면 화면도 좀더 크고 해상도 높은 게 더 좋겠죠.


그런데 갤럭시 S4의 주된 변화는 스펙 상승 뿐, '혁신'이 없었다고 실망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지난 번 아이폰 5 발표 때 국내 언론에서 혁신이 없네 어쩌네 말이 많았는데,

갤럭시 S4는 아이폰 5보다도 혁신적인 요소가 적어보이더군요.


흠흠... 그렇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에 더 이상 혁신적인 뭔가가 추가되기 어렵다는 걸 인정해야 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제품 자체가 이제는 충분히 완숙기에 접어들었기에

앞으로는 혁신적인 요소의 도입뿐만 아니라 스펙 상의 발전마저 점점 느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분명 발전의 여지가 있기는 있겠으나...

과연 앞으로도 매년마다 '혁신'이란 말에 어울리는 무언가를 토해낼 수 있을까요?

스마트폰에 CPU 코어가 막 16개씩 들어갈 수 있을까요?


반대로 생각하면... 스마트폰은 이미 충분히 혁신적이고 강력하지 않나요?

몇 년 전만 해도 통신사에 돈 안 내고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돈 내고 인터넷에 접속해도 시각적으로 조악한 웹페이지밖에 볼 수 없었죠.

또 휴대기기에 현재 같은 다양한 앱들을 마음대로 깔아서 사용할 수도 없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이러한 모든 것들을 가능하게 하고,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증강 현실, 위치 기반 서비스, 실시간 소셜 네트워킹, 클라우드 동기화, 개인 비서 기능까지 현실로 끌어들인

혁신적인 제품이 바로 스마트폰 아니냔 말씀이죠.

여기서 계속해서 더더욱 혁신적인 걸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하는 것이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




이상, 제 귀를 위협하는 음량버튼 트러블에서부터 (근거 없는^^) 스마트폰의 미래 전망까지...

아이폰에서 갤럭시로 기변 후 7개월 동안 느낀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한 번 정리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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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 22. 22:20

홈 미디어 네트워크 보완 계획 #4 - NAS 세팅

드디어 우리 집에 '항상 준비된 미디어 서버'인 NAS가 갖춰져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미디어 감상을 할 수 있는 홈 미디어 네트워크'가 완성되었습니다.
아주 좋더군요. 아직 많이 써보지는 못했지만...

지난 번에 ☞NAS 구입기☜를 올려봤는데요.

이번에는 저처럼 개인용, 미디어 서버 용으로 사용하실 분들께 참고가 될까 해서 세팅 과정을 올려봅니다.

제가 사용하는 NAS 기종은 DS213인데요, 대부분의 Synology사 2 베이 NAS 제품들의 세팅에 동일하게 적용 가능합니다. 


WD Green 하드의 헤드 파킹 문제 예방 (실패)

제가 NAS 용으로 구입한 웨스턴 디지털(WD) Green 하드 디스크는 '헤드 파킹' 관련한 문제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문제의 원인은 WD Green 하드가 8초간 access되지 않으면 헤드가 파킹 위치로 이동하는 기능(전력 절감 목적) 때문인데요.
Windows나 MacOS의 경우 지속적으로 8초보다 빠른 주기로 HDD에 access를 하기 때문에 헤드 파킹이 안 일어나고, 문제도 없습니다.
문제는 OS가 HDD에 access하는 주기가 30초쯤 되는 Linux 기반 기기들에서 생기는데요,
하필이면 Synology NAS도 Linux 기반입니다.


WD Green 하드가 달린 Linux 기반 기기를 켜놓고 아무 짓도 안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냐면...
Linux가 하드에 access하면 헤드가 로딩되고, 8초가 지나면 헤드가 파킹 되고, 22초 후에 다시 로딩되고... 하는 짓을 반복합니다.
하드 디스크의 S.M.A.R.T. 정보를 보면 ID 193번(0xC1) Load Cycle Count(LCC)라고 있는데, 이것이 헤드 파킹 회수를 나타냅니다.
하루 24시간 지속적으로 켜둘 경우 이 LCC가 한 달에 8만회씩 증가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요.
일반적으로 제조사에서 보장하는 LCC는 30만회니까... 4개월 만에 하드가 고장날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해결책은 wdidle3라는 유틸리티로 헤드 파킹 타이머를 조절하면 됩니다.
wdidle3는 DOS에서만 돌아가는 프로그램이라서 NAS에서는 안 되고 일단 하드를 먼저 PC에 장착해야 합니다.
Windows의 DOS 커맨드 창에서는 안 되고, DOS 부팅용 CD/USB 드라이브를 만들든지 VirtualFDD를 이용해서 DOS로 부팅을 해야 합니다.
DOS로 부팅 후 'wdidle3 /s300'이라는 커맨드를 입력하면 된다는군요.
그러면 그 PC에 장착된 모든 WD Green 하드 디스크의 헤드 파킹 타이머가 300초 = 5분으로 세팅되어 헤드 파킹 문제가 방지됩니다.

...고 열심히 해봤습니다만 저는 안 되더군요ㅜㅜ

DOS 부팅 CD도 여러가지 이미지로 구워보고 VirtualFDD도 해보고 다른 하드 다 뽑고 WD Green 하드만 연결하고 별 짓을 다 해봐도...
WD Green 하드를 발견할 수 없다는 메시지만 나옵니다ㅜㅜ

그래서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wdidle3 적용 안 된 상태로 그냥 NAS에 장착해서 쓰고는 있는데...
지금까지 관찰한 바로는 LCC가 막 급격히 늘고 그러는 현상은 없었습니다.
WD에서 최신형 Green 하드를 내면서 문제를 해결한 건지, 아니면 Synology에서 WD Green에 대응되도록 펌웨어에 모종의 조치를 취한 건지...
아무튼지간에 지금까지 별 문제는 없네요.


하드 디스크 장착 및 OS 설치

DS213은 따로 SATA 케이블이 필요 없이 HDD 트레이를 쏙 밀어넣으면 NAS의 SATA 커넥터에 연결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hot-swappable bay라고 해서 전원이 켜진 채로 하드 디스크를 뺐다꼈다 할 수도 있습니다.

하드 디스크 장착 후 NAS에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고 네트워크 케이블로 공유기에 연결하면 사용 준비 완료!



NAS도 일종의 서버 컴퓨터이기 때문에 세팅 과정은 PC와도 비슷한데,

다른 점이라면 모니터와 키보드를 달 수 없기 때문에 원격으로 다른 PC에서 세팅해야 한다는 점이죠.

먼저 NAS에 OS(Operating System)를 설치해야 하는데, Synology NAS용 OS의 이름은 DSM(DiskStation Manager)이라고 합니다.

NAS와 같은 공유기에 물린 PC로 ☞Synology 다운로드 센터☜에 가서 NAS관리 프로그램 Synology Assistant와 DSM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PC에 Synology Assistant를 설치하고 실행하면 네트워크에 접속된 NAS가 보입니다.

아직 HDD 포맷도 안 되고 OS도 안 깔려있다 보니 상태가 '설치되지 않음'으로 나오고, NAS 본체에도 'STATUS' LED가 주황색으로 깜빡입니다.

Synology Assistant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해서 '설치'를 선택하면 DSM 설치 마법사가 시작됩니다.


설치 마법사의 지시에 따라 다운로드 받은 DSM의 .pat 파일 경로를 입력합니다.

그 다음에 아래와 같은 서버 정보 입력화면에서 '설치 후 SHR 볼륨 생성' 옵션은 해제하는 게 좋습니다.

하드 디스크 2개를 설치한 2 베이 NAS에서 SHR이나 RAID 1 볼륨을 생성하면 하드 디스크 용량을 반밖에 못 쓰게 되기 때문이죠.
앞으로도 서너 번 더 자동으로 볼륨 생성을 하겠냐는 옵션이 나오는데, 매번 거절하는 게 좋습니다.

그 다음엔 NAS의 IP주소를 세팅하는 창이 나오는데, 보통 DHCP 자동 설정으로 하시면 되고...

'종료' 버튼을 누르면 DSM이 알아서 설치됩니다.


DSM 설치 후 Synology Assistant에서 NAS를 보면 상태가 '준비'로 바뀌어있고,

더블클릭하면 웹 브라우저를 통해 DSM에 로그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이 DSM 웹 매니저 화면인데요, 윈도우즈나 맥OS의 데스크탑 화면과 비슷한 구성입니다.


볼륨 구성과 RAID

이제 하드의 데이터 영역을 포맷해야죠. 즉, 디스크 볼륨을 구성할 차례입니다.

DSM 웹 매니저에서 자동으로 뜨는 '빠른 시작' 창에서 볼륨 생성을 하지 말고, 화면 왼쪽 위의 시작 버튼을 눌러 '저장소 관리자'를 선택합니다.

그러면 볼륨 생성 마법사가 시작되는데, 2 베이 NAS 사용자라면 첫번째 모드 선택 창에서 일단 사용자 지정을 선택합니다.

'빠름' 옵션은 앞서 말한 것처럼 HDD 두 개를 장착했을 경우 하드 용량을 반밖에 못 쓰게 만들어줍니다.

그 후 볼륨 생성 마법사의 선택창이 몇 개 뜨는데, 'RAID에 단일볼륨'을 선택하고, 하드 디스크를 하나만 선택한 후,

데이터 삭제 경고창에서 '예'를 누르고, RAID 유형 선택 화면에서 '기본(basic)'을 설정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디스크 검사 수행은 '없음'을 선택했습니다. 3TB 하드 디스크를 검사할라 치면... 정말로 하루종일 걸리거든요.

저는 도저히 그만큼 기다릴 인내심도 없고... 설마 신품 하드디스크에서 배드 섹터가 나올라구요^^

이렇게 모든 설정을 하고 '적용' 버튼을 누르면 볼륨이 생성됩니다.

하드 디스크를 두 개 장착했을 경우 이런 볼륨 생성 과정을 동일하게 두 번 수행하면 됩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수많은 볼륨 유형 중에 '기본'인가? RAID(Redundant Array of Independent Disks) 좋다던데 왜 안 쓰나?


일단 RAID에서는 서로 다른 용량의 하드 디스크 사용 시, 모든 하드의 용량을 가장 작은 하드 용량에 맞춰 그만큼밖에 못 사용합니다.

그리고 RAID에서는 하드 디스크를 떼었다 붙였다 하는 것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저처럼 하드 디스크 하나씩 사서 달고 떼고 하는 사람에게는 역시 기본 볼륨이 편합니다.

RAID 0는 데이터를 읽고쓰는 속도가 HDD 개수에 정비례해서 증가하는 반면, 데이터 손실 위험성은 HDD 개수의 제곱에 비례해서 증가합니다.

n 개의 디스크를 RAID 0로 묶을 경우 HDD 하나일 경우에 비해 문제 발생 확률도 n 배, 문제 발생 시 피해 용량도 n 배가 되니까요.

또한 RAID 0로 묶어봤자 NAS의 전송속도가 느려서 HDD 속도의 발목을 잡기 때문에 속도 향상이 거의 없습니다.

즉, NAS에서 RAID 0는 이득은 없고 손실 위험만 크니 안 쓰는 게 좋습니다.


RAID 1은 두 디스크에 동일한 data를 저장(미러링)해서 한 쪽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복구 가능한 데이터 보호 기능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같은 데이터가 두 배 용량을 잡아먹기 때문에 예산이 빠듯한 개인 사용자가 쓰기에는 너무도 사치스러운 짓입니다.

RAID 10은 4, 6, 8... 개의 HDD를 이용해서 RAID 1의 미러링과 RAID 0의 속도 향상을 동시에 꾀하는 건데... 역시 사치스러운 짓이고요.

속도 상승과 데이터 보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도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RAID 타입은 RAID 5 정도지만...

이건 HDD가 3개 이상 필요합니다. 2 베이 NAS에서는 그림의 떡이죠.


JBOD(Just a Bunch Of Disks)라고 여러 개의 HDD를 단지 논리적으로만 하나의 볼륨으로 묶는 옵션도 있습니다만...

볼륨이 하나로 통일된 느낌이 좋기는 한데... 하드를 바꿔 달거나 하기에는 역시 골치 아픕니다.

그리고 어차피 DSM에서 관리의 기본 단위는 볼륨이 아니고 '공유 폴더'이기 때문에 굳이 하드들을 한 볼륨으로 묶어놓을 필요가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2 베이 NAS의 개인 사용자에게 RAID나 JBOD는 장점이 거의 없으니-_- 그냥 '기본'만 하세요.

데이터 보호 기능이 없는 것이 불안하면 백업이나 동기화를 이용해서 데이터를 보호하면 되고요.

RAID 1은 하드 디스크를 통째로 복제하는 반면에 백업이나 동기화는 중요한 데이터에만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으니 용량도 절약되지요.



한글 설정


제 경우 NAS를 한글 설정 안 하고 그냥 쓰다가 ZIP 압축 파일에 들어있던 한글 이름 파일 몇 개 날려먹고,

한글로 된 음악 태그도 온통 깨져서 못 알아보는 까막눈 생활을 일주일 정도 했는데요.

여러분들은 저처럼 삽질하지 마시고 처음부터 한글 설정해서 쓰시기 바랍니다.

DSM의 제어판 → 지역 옵션 → 언어 탭에서 마지막 '코드 페이지' 부분을 '한국어'로 설정하면 한글 관련한 문제는 거의 해결됩니다.

저는 그 위의 '표시 언어'나 '알림 언어'도 혹시 몰라서 다 한국어로 설정했습니다.

음악 태그가 이미 깨진 상태에서 위의 한글 설정을 했다면 제어판 → 미디어 색인 서비스 → 색인 재설정까지 해야 태그가 제대로 보일 겁니다.


그리고 서비스 중에 고질적으로 한글 문제가 있는 놈이 뭐냐면 FTP입니다.

FTP 클라이언트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한글 파일 이름이 깨질 수도 있고 안 깨질 수도 있는데...

제어판 → FTP → FTP/FTPS 탭에서 'UTF-8 파일 이름 지원 활성화'에 체크해주면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UTF-8 설정도 하고 클라이언트 쪽 언어 세팅도 아무리 만져봐도 한글이 전혀 먹통인 클라이언트가 더러 있는데요.

세상은 넓고 FTP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은 많으니 괜히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그런 건 쓰지 마세요^^

참고로 FTP와는 반대로 WebDAV는 웬만해서는 한글이 안 깨집니다.

FTP와 WebDAV 둘 다 지원하는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이 FTP에서 한글이 깨진다면 맘 편히 WebDAV로 접속하시기 바랍니다.



프로그램 설치


DSM에서는 프로그램, 앱이라는 명칭 대신 '패키지'라고 부르는데, DSM 바탕화면의 '패키지 센터'에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사용가능' 탭의 많은 패키지들 중 내게 필요할 듯한 패키지를 골라 '설치'버튼을 누르면 마치 스마트폰 앱처럼 다운로드를 받아 설치가 됩니다.

제 NAS의 주된 용도는 미디어 서버라서 비디오 스테이션, 오디오 스테이션, 포토 스테이션, 그리고 미디어 서버를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토런트와 각종 파일 다운로드를 위해 다운로드 스테이션, 파일 동기화와 백업을 위해 클라우드 스테이션,

바이러스 예방책으로 안티 바이러스 에센셜... 정도의 패키지들만 우선 설치해봤습니다.

PC는 Windows만 설치해도 '내 문서'니 '비디오'니 '음악'이니 하는 폴더들이 자동으로 만들어지지만

Synology NAS에서는 패키지를 설치해야 'music', 'photo', 'video' 같은 폴더들이 자동으로 만들어집니다.

대부분의 패키지들은 알기 쉬운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로 되어 있지만, 세세한 세팅에 들어가면 꽤 어렵습니다.

설명이 필요할 때는 DSM 바탕화면의 'DSM 도움말'이나 패키지 창 오른쪽 위의 ? 버튼을 클릭해서 도움말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스마트폰 시대에 발맞추어 Synology에서는 훌륭한 스마트폰 용 NAS 클라이언트 앱들을 다양하게 준비해놨습니다.

구글 플레이 마켓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Synology로 검색하면

DS audio, DS cloud, DS download, DS file, DS photo+, DS video 등 여러가지 클라이언트 앱들을 받아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주력 앱인 DS file이 WebDAV 프로토콜로 NAS에 접속하기 때문에 DSM 제어판의 WebDAV에 들어가서 활성화시켜놔야 합니다. 


기존 PC Data 옮기기


저처럼 2베이 NAS를 처음 구입하는 사용자들은 대부분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새 HDD는 하나만 구입하고 나머지 한 베이에는 기존 PC에 있던 하드 디스크 중 가장 용량이 큰 HDD를 옮겨 다는 겁니다.

사실 대용량 하드 디스크는 PC에 달아놓는 것보다는 네트워크 공유도 잘 되고 항상 켜져 있는 NAS에 다는 편이 활용도가 좋잖아요.

내부 네트워크 속도만 받쳐준다면 PC 사용 시에도 NAS의 HDD를 거의 로컬 하드와 같은 감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말이죠.


그런데 여기 한 가지 장애물이 있습니다.

PC 하드 디스크의 파일 시스템 포맷은 NTFS고, Synology NAS에서는 Linux 파일 시스템 포맷인 EXT4나 EXT3만 알아먹다는 것이 문제죠.

PC에 있던 HDD를 NAS에 달려고 하면 데이터를 다 날리고 EXT4로 포맷을 새로 해야 합니다.

데이터 보존을 위해서는 먼저 PC에 HDD가 장착되어 있는 상태에서 HDD의 데이터를 네트워크를 통해 모두 NAS(의 새 HDD)로 복사하고,

그 다음에 HDD를 PC에서 NAS로 옮겨달고 포맷하는 순서로 진행해야만 합니다.


흐... 제 경우 NAS 세팅 중 이 부분에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렸네요.

동영상이나 음악처럼 단위 파일들의 크기가 큰 경우 PC에서 NAS로 비교적 수월하게 빨리 옮겨지는 반면,

자잘한 파일들의 개수가 많고 폴더 계층이 복잡한 데이터는 옮기거나 삭제하는 데 정말 오래 걸리더군요.

파일을 만 개쯤 옮기려고 하면 전체 용량이 아무리 작더라도 1시간은 기본으로 걸렸습니다.

윈도우 PC에서는 파일이 만 개 들어있는 폴더를 삭제하는 데 10초도 안 걸리지만, NAS에서는 1시간 가까이 걸리데요.


한 달이 지나서야 이 자잘한 파일들의 복사/삭제 느려짐 문제의 진짜 원인을 찾아냈는데...

'music', 'photo', 'video' 같은 멀티미디어 공유 폴더에 파일을 복사/삭제하면 인덱싱(색인)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제 NAS나 하드 디스크에는 별 문제가 없더랬습니다^^;;

여러분들도 가급적 'music', 'photo', 'video'에 자잘한 파일들은 많이 올려놓지 마세요.

다른 폴더도 공유 폴더 옵션에서 '파일 색인 지정'을 활성화하시면 유사한 현상이 발생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PC에 달려있던 1TB짜리 HDD의 데이터를 NAS로 모조리 옮긴 뒤, 1TB HDD도 NAS에 옮겨끼우고 새로 볼륨을 생성했습니다.

디스크 검사는 역시 안 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릴 테니까요.



공유폴더, 사용자, 그룹, 권한 설정


이 부분이 사실상 NAS 설정에서 가장 중요한 세팅인데요.

NAS에 올려놓을 데이터를 종류 별로 폴더 분류하고,

어떤 사용자가 어떤 데이터를 읽을 수 있고, 어떤 폴더에 쓸 수 있을지 결정하는 단계입니다.


PC만 사용하던 분들에게는 개념이 조금 생소하고 적응이 다소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NAS의 존재 목적 자체가 '네트워크를 통한 공유'이기 때문에
Synology NAS에서 data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최상위 단위는 볼륨이 아닌 '공유 폴더'입니다.

OS 상의 공유 폴더 path는 '/volume1/(공유 폴더)' 이런 식으로 볼륨 안에 속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접속에서는 그런 path로는 접근이 안 되고, NAS 이름 바로 밑에 공유 폴더들이 보이게 됩니다.


앞 단계에서 미디어 관련 패키지들을 설치했다면 'video', 'music', 'photo' 등의 최상위 공유 폴더들이 이미 만들어져 있을 겁니다.

서브 폴더들은 윈도우 PC처럼 마음대로 만들 수 있지만 이런 최상위 공유 폴더는 DSM 제어판의 '공유 폴더' 메뉴에서만 만들 수 있습니다.


공유 폴더는 만드는 시점부터 어떤 사용자에게 읽기를 허락하고, 어떤 사용자에게 쓰기를 허락할지 결정해놓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면 저는 'video'나 'music'등 개인적인 내용이 없는 자료들은 모든 NAS 사용자들이 읽고 쓸 수 있게 하고,
개인적 자료가 담긴 'photo'와 'home video'는 가족들만 읽고 쓸 수 있게 할 겁니다.
그리고 제가 찍은 사진 중 가족과 관련 없는 사진들은 따로 'velvio photo'라는 공유 폴더를 만들어 저만 읽고 쓸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공유 폴더 생성 시 '권한 없는 사용자에게 폴더와 파일 숨기기' 옵션을 켜놓으면 다른 사용자들에게는 그 폴더 자체가 안 보이게 됩니다.
더 확실히 숨기려면 '이 공유 폴더 암호화'라는 옵션도 있긴 한데, 사람들이 별로 추천하지 않더군요.

하드 디스크 볼륨이 두 개 있을 경우, 어느 공유 폴더를 어느 볼륨에 넣을지 용량을 고려해서 잘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용량을 많이 차지하는 'video'와 각종 동영상 및 사진 관련 폴더들을 3TB짜리 볼륨 1에,
그 외 잡다한 데이터는 모두 1TB짜리 볼륨 2에 저장하려고 합니다.

공유 폴더 설정이 끝났다면 이제 사용자와 그룹 설정을 해보도록 하죠.

NAS는 다른 Linux 서버와 같이 ID와 패스워드가 등록된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수단은 제한적이며,
정상적으로 NAS의 데이터를 사용할 사람들은 ID와 패스워드를 등록해서 사용자 계정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말 나온 김에 등록된 사용자 이외의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을 얘기하자면,

윈도우 탐색기와 비슷한 File Station에서 파일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클릭 후 '파일 링크 공유'를 선택하면 HTTP 공유 링크가 생깁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 링크를 보내면 그 사람들은 웹 브라우저를 통해 해당 파일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습니다.
공유 링크의 유효기간이나 패스워드도 설정해줄 수 있고, 네이버나 다음 메일의 '대용량 첨부 파일' 기능과 여러 모로 비슷합니다.

다시 사용자 설정 얘기로 돌아오면, DSM 웹 매니저의 제어판 → '사용자' 메뉴에서 새 사용자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일단 'admin'이라는 아이디는 너무 개성적이지 않아서
제 사용자 아이디를 따로 하나 등록하고 admin은 '사용 안함' 처리했습니다.

사용자 설정에서 '사용자 홈 서비스'를 활성화하면 각 사용자 별로 'home' 공유폴더가 생깁니다.

기본적으로 home 폴더는 각 사용자 개개인을 위한 자기 저장 공간입니다.
클라우드 스테이션에서 개인 데이터를 동기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기 알맞습니다.
그런데 관리자는 'homes/(사용자 이름)' path를 통해 다른 사용자의 home 폴더도 마음대로 읽고 쓸 수 있습니다^^

실제 폴더는 homes/(사용자 이름)으로 만들어져 있고, 그게 'home'이라는 이름으로 바로가기 링크가 걸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NAS의 사용자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유 폴더의 접근 권한 설정입니다.

그렇지만 시시콜콜하게 각각의 사용자에 대해 권한을 지정해주는 것은 귀찮으니
사용자들을 그룹으로 묶고, 그룹에 권한을 설정하는 게 편합니다.

그룹은 제어판 → '그룹' 메뉴에서 새로 만들 수 있고, 그룹을 만들 때 기존 공유 폴더들에 대한 권한 설정을 해줄 수 있습니다.

제 경우 원래 있던 'administrators'와 'users' 그룹 외에 'family'와 'friends'의 두 그룹을 만들었습니다.

위에 말한 대로 video나 music 공유 폴더는 누구나 읽고 쓸 수 있게 하고, photo와 'home video'는 administrators(= 나)와 family만,

'velvio photo'나 homes는 administrators만 읽고 쓸 수 있게 설정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폴더에 쓰고 지울 수 있다는 사실이 불안할 경우, 공유 폴더의 고급 권한 설정에 가서 '기존 파일 수정 비활성화'를 체크해놓으면
사용자가 새 데이터를 올릴 수는 있지만 실수로라도 기존 데이터를 변경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좀더 안전합니다.

권한 설정 중에 공유 폴더 권한 설정 말고 '응용 프로그램 권한'도 있는데, 이건 그룹 단위로 못하고 사용자 별로 세팅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뭐... 응용 프로그램 권한은 전부 허용해줘도 별 상관 없을 것 같습니다.



백업 설정


하드 디스크의 용량 당 가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싸지고 있지만,

사용자 데이터의 가치는 저렴해지거나 하지 않는 관계로

하드 디스크의 용량이 늘어날수록 한 하드에 담을 수 있는 데이터의 가치는 점점 커지게 되죠.

그래서 하드 디스크가 고장날 경우 겪는 정신적, 금전적 충격도 커집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중요 데이터의 백업(backup)을 생활화해야죠.

데이터 백업의 근본 원칙은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분리된 다른 저장장치에 복사해서 저장해 놓는 것입니다.


뭐 사실 일반 사용자가 하드 디스크에 저장해놓은 데이터 중에 백업이 필요한 데이터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백업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데이터의 요건은

  1. 내가 만든 데이터
  2. 잃어버리면 다시 구하기 힘든 데이터
  3. 돈 주고 구입한 데이터

정도겠지요.

저는 제가 작성한 문서들과, 제가 찍고 편집한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오래전부터 모은 음악파일 정도만 백업하려고 합니다.


Synology NAS에는 백업을 위한 추가 패키지도 있지만 DSM 시작 메뉴의 '백업 및 복원' 기본 메뉴만 사용해도 웬만한 백업 기능은 충분합니다.

공유 폴더 단위로 주기적으로 자동 백업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백업을 해놓으면 하드 디스크의 고장뿐 아니라 사용자의 잘못으로 생긴 손실도 복구할 수 있고, 삭제된 파일도 살릴 수 있습니다.

타임머신처럼 원하는 과거의 특정 시점으로 데이터의 상태를 되돌리는 것도 가능하죠.

두번째 이후의 백업은 그 이전 백업에 비해 달라진 것만 저장하는 차분 백업(differential backup) 방식이라서 용량도 절약되고요.

용어가 좀 헷갈리긴 하는데, DSM 백업 및 복원에서 '대상'이란 것은 백업해야 할 데이터가 아니고 백업 데이터가 저장될 위치를 말합니다. 

'backup2'는 볼륨 2에 제가 만든 백업 용 폴더입니다.

2 베이 NAS니까 볼륨 1의 데이터는 볼륨 2에 백업하고, 볼륨 2의 데이터는 볼륨 1에 백업하는 게 좋죠.

같은 HDD 상에 백업을 해놓으면 HDD가 고장났을 때 둘 다 날아가니까요.

그리고 '대상에서 백업된 파일 보존(incremental backup)' 옵션을 켜면 한 번 삭제된 파일도 백업 대상 안에는 지속적으로 남아있게 됩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백업은 아니지만 동기화(synchronization) 기능을 백업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클라우드 스테이션으로 PC의 특정 폴더와 NAS의 폴더를 동기화해놓으면 동일한 데이터가 물리적으로 PC와 NAS에 항상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만약 PC나 NAS 둘 중 하나의 HDD가 고장나더라도 한쪽 데이터는 온전하게 남아있습니다.


동기화는 전통적인 주기적 백업처럼 사용자 실수로 삭제된 파일을 되살리거나 과거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동기화만의 '실시간 업데이트'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동기화된 아무 PC에서나 편집하던 데이터의 최신 버전을 작업할 수 있고, 여러 사람이 데이터를 공유하기도 좋습니다.


저는 음악 파일 컬렉션과 제가 만든 문서, 사진, 동영상 모두를 제 데스크탑 PC와 동기화해놓으려고 하는데,

이렇게 NAS 안의 임의의 폴더를 동기화할 수 있는 기능은 클라우드 스테이션 2.0 패키지부터 제대로 지원될 거라고 합니다.

현재 클라우드 스테이션 2.0이 베타 테스트 중인데, 정식 버전 릴리즈를 기다려보도록 하지요.

일단 지금은 NAS의 기본 백업 및 복원 메뉴를 이용해서

제가 만든 문서, 사진, 동영상만 매주 일요일 새벽 2시에 주기적으로 NAS의 반대쪽 HDD에 백업하도록 설정해놨습니다.


데이터 보호를 위해서는 백업도 중요하지만 하드 디스크에 문제의 징후는 없는지 잘 감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장소 관리자 → HDD 관리 탭에 가면 S.M.A.R.T.라는 하드 디스크의 상태 진단 기능이 있습니다.

가끔 S.M.A.R.T. 정보도 확인해보시고, 확장 테스트도 돌려보시기 바랍니다.

S.M.A.R.T. 확장 테스트는 시간이 꽤 걸리니까 NAS를 안 쓸만한 시간에 테스트 스케줄을 예약해두는 것도 괜찮습니다.


인터넷 설정


대략 이정도까지 설정하고 나면 집 안에서 NAS를 사용할 준비는 다 됐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훌륭한 파일 서버를 구축해놓고 집 안에서만 쓴다면 너무 아깝지 않을까요^^?

집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그리고 가까운 친지들도 우리집의 미디어 서버 컨텐츠를 이용하게 하고 싶은데 말이죠.


이런 인터넷 사용 설정을 자동으로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도구가 DSM 바탕화면의 'EZ-Internet'인 듯한데...

안타깝게도 이 도구는 저희집 ipTIME 공유기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못 씁니다-_-

그리고 QuickConnect라고 복잡한 세팅 없이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있기는 한데...

이건 DS file이나 클라우드 스테이션 같은 일부 서비스밖에 지원이 안 됩니다.


결국 NAS를 인터넷에서 제대로 쓰려면 다음과 같은 꽤나 복잡한 방법으로 직접 수동 설정해주는 것이 정석입니다.


1) DMZ / 포트 포워딩


IP 공유기의 역할은 집안의 수많은 기기들이 외부에서는 하나의 IP로 보이도록 묶는 것이라서...

인터넷에서 NAS에 접속하려면 IP 공유기에 연결된 여러 기기들 중 바로 NAS에 해당 외부 접속이 연결되도록 세팅해줘야 합니다.

그 수단이 DMZ나 포트 포워딩인데요, NAS에서 설정하는 것이 아니고 IP 공유기에서 하는 세팅입니다.


우선은 로컬 네트워크 내에서 NAS의 IP 주소를 수동으로 고정시키도록 하죠.

고정시키지 않을 경우 만에 하나 공유기가 NAS의 내부 IP를 바꿔버리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거든요.

저희 집에는 ipTIME T3008 유선 공유기에 NAS가 물려있는데요.

ipTIME의 고급 설정 → 네트워크 관리 → 내부 네트워크 설정에서 NAS의 내부 IP 주소를 192.168.0.200으로 수동 할당했습니다.

이렇게 안 하고 NAS의 제어판 → 네트워크 →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탭에서 수동 할당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DMZ는 NAS의 모든 포트가 인터넷에 그대로 노출되게 해주는 방식이고, 포트 포워딩은 특정 포트만을 전달해 주고 다른 포트는 막아놓습니다.

포트 포워딩은 아래처럼 포트 번호를 일일이 다 적어줘야 하는 불편은 있지만, DMZ보다 외부 해킹으로부터 좀더 안전합니다.

아래가 기본적인 포트 포워딩 리스트고요. 메일 서버를 사용하든지 '응용 프로그램 포털'을 사용하면 그 포트들도 추가해주셔야 합니다.

저는 하필 ipTIME 공유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직접 입력해야 했지만...

외국 유명 메이커의 공유기라면 DSM의 'EZ-Internet'이나 제어판 → 라우터 구성 메뉴에서 자동으로 포트 포워딩을 세팅해줍니다.

요기까지 설정이 성공했을 경우 웹 브라우저에서 공유기의 외부 IP주소를 치면 NAS가 연결되어 DSM 웹매니저의 로그인 화면이 뜹니다.

외부 IP주소라는 건 192.168.0.1 이것 말고, 아래 사진에서 제가 모자이크 쳐놓은 게이트웨이 정보의 '외부 주소' 부분에 보이는 숫자를 말합니다.


2) DDNS 설정


DMZ나 포트 포워딩을 설정하면 이제 집 외부에서도 (공유기의) 외부 IP 주소를 사용해서 NAS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IP주소가 외우기도 힘들고, 영원하지도 않다는 것이죠.

보통은 DHCP가 적용되기 때문에 공유기가 일정 시간 꺼졌다가 켜지든지 하면 IP 주소가 바뀝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DDNS(Dynamic Domain Name System)입니다.

외우기도 어려운 IP 주소 대신 '(원하는 이름).synology.me' 같은 알기 쉬운 도메인 네임을 쓸 수 있게 해주고,

IP주소가 바뀌거나 해도 알아서 잘 연결해 줍니다.

Synology NAS에서 DDNS를 등록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DSM의 제어판 → DDNS에서 서비스 제공 업체를 Synology로 놓고 '지금 등록'을 눌러☞Synology의 MyDS 센터☜에 가입하고,

'(원하는 이름).synology.me'를 정해서 입력하면 끝입니다.

위 사진처럼 상태 '정상'이라고 뜨면 성공이고,

그러면 이제 웹 브라우저나 DS File 같은 앱에서 '(내가 정한 이름).synology.me' 주소로 내 NAS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3) 점보 프레임 설정


이건 외부 인터넷이 아니고 내부 네트워크의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세팅인데요,

기가비트 네트워크에서는 NAS의 이더넷 프레임 오버헤드를 줄여 전송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점보 프레임'이라는 것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1Gbps 기가비트 네트워크여야 하고, 공유기 또는 허브도 점보 프레임을 지원해야 하고, NAS와 PC 모두 점보 프레임을 활성화시켜야 하며,

NAS와 PC의 MTU(maximum transmission unit) 값을 동일하게 세팅해야 합니다.

NAS의 점보 프레임 설정은 DSM 제어판 → 네트워크 →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탭에서 하면 되고,

PC의 설정은 윈도우의 제어판 → 장치 관리자 → 네트워크 어댑터에서 실제 장치 이름 더블 클릭 → 고급 탭에서 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 IP 공유기는 12KB MTU까지 지원한다고 하지만, PC의 랜 카드가 MTU를 7KB까지만 지원하기 때문에 7KB로 맞췄습니다.




대충 이정도까지 세팅해놓으면 NAS의 기본적인 셋업은 일단락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 옵션들도 많고, 각 패키지와 스마트폰 앱 별 세팅까지 들어가면 더더욱 복잡합니다.

Synology에서 쉽게 만들려고 노력한 모습은 보이지만, 컴퓨터 구조와 네트워크를 잘 모르는 사람이 쓰기에는 여전히 어려운 부분들이 있네요.

쬐끄만 놈이 쉽지 않아요^^;;


처음으로 NAS라는 물건을 접해보니 상상 이상으로 편리한 기능에도 놀랐지만,

CPU 성능이 2,3년 전의 스마트폰 수준밖에 안 된다는 점에서 좀 안 좋은 방향으로도 또 놀랐습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까지 전반적으로는 DS213이라는 NAS에 대해 만족 중입니다.

요즘은 NAS 세팅도 이것저것 건드리고 데이터들도 체계적, 구조적으로 정리하려니 시간이 참 잘 가고 있네요^^;;


저희집은 이제 동영상 출력 장치만 업그레이드하면 거의 완벽한 홈 미디어 네트워크 환경이 완성될 텐데...
그게 언제가 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홈 미디어 네트워크 보완 계획 관련 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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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 14. 23:21

홈 미디어 네트워크 보완 계획 #3 - NAS 선택과 구입

저의 홈 미디어 네트워크 보완 계획의 화룡점정으로서 NAS(Network Attached Storage)를 드디어 구입했습니다.
이제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 귀찮게 PC를 켤 필요가 없게 되었고,
언제 어디서나 친지들과 사진 등을 공유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혹시 NAS 구입을 고려중이신 분들께 참고 되실까 해서 제 선택과 구입 과정을 정리해봤습니다.
원래는 이번 글에서 NAS 세팅까지 한꺼번에 다루려고 했으나 구입만으로도 참 구구절절 할 말이 많다 보니^^;; 세팅 과정은 따로 썼습니다.

혹시라도 NAS를 잘 모르시는 분을 위해 설명을 좀 드리자면요.
Network Attached Storage, 번역하면 '네트워크 접속 저장장치'라는 명칭만 들어서는 그냥 외장하드 케이스 같은 것을 상상하실지도 모르나,
네트워크를 통해 SAMBA, AFP, NFS, FTP, WebDAV 따위의 여러가지 프로토콜을 통한 파일 공유와
DLNA, 웹, 토런트, 블로그, 클라우드, 메일, 아이튠즈, 타임머신, CCTV, 프린터 서버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서버입니다.
PC보다 전력도 적게 소모하고 OS도 안정적이고...
CPU 성능은 좀 뒤쳐지지만 서버로서의 기능 면에서는 PC보다 우월한 스토리지 서버랍니다.

제가 NAS를 사용하고자 하는 주된 용도는 어디까지나 홈 미디어 네트워크의 서버입니다.
미디어 서버 용도 외에 개인 데이터 백업과 친지들과의 미디어 공유, 클라우드 동기화 서버 정도의 용도만 생각하고 있고,
동시 접속자 수도 5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웹 서버 같은 걸 돌리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으며^^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는 회사의 정책 상,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업무용으로는 쓰지 못하고 오로지 개인용으로만 사용할 예정입니다.


NAS 메이커 선택

저와 같은 용도로는 그냥저냥 저렴한 ipTIME NAS 같은 제품을 사용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만...
저장장치의 특성 상 그 안에 담길 정보의 가치를 고려한다면 가격보다 안정성과 메이커의 지속적인 지원을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ipTIME 유선/무선 공유기 제품을 다년간 써보고 몇몇 제품을 반품해 본 경험에서 우러난 결론은
ipTIME 브랜드의 EFM 네트웍스라는 회사는 가격 대 성능 비는 훌륭하지만 안정성과 신뢰성은 영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겁니다^^;;

정보 수집 결과 Synology(시놀로지)와 QNAP(큐냅) 사의 제품들이 편의성과 신뢰성이 독보적이라더군요.
이들 메이커는 최저가형 제품만 해도 ipTIME보다 2배는 비싸지만...
안정성과 풍부한 전용 소프트웨어들이 돈값을 하며, 최저가형 제품만 해도 저의 용도로는 충분히 쓸만하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이런 정보기기들은 세팅하다 보면 막히는 경우나 궁금한 점이 분명히 생기는데...
이들 두 메이커는 그럴 때 정보를 얻고 질문할 만한 국내외 사용자 커뮤니티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둘 중에도 Synology 쪽이 중저가형 컨슈머 제품 라인업이 더 좋더군요.

Synology는 최저가형 제품이 매년 모델 체인지가 되는 반면, QNAP의 동급 제품은 2년 전에 발매된 게 마지막입니다.
그리고 중급 제품은 Synology 제품이 QNAP보다 국내 가격이 더 싸고요.
저는 아무래도 중저가형 제품에 관심이 많은 관계로 QNAP이 아닌 Synology를 선택했습니다.


하드 디스크 베이 수 결정

제 하드 디스크 사용 패턴은 동영상 조금 모으고, 음악 조금 모으고, 사진 조금 찍으며, 딱히 하드 용량을 많이 잡아먹는 작업은 안 하거든요.
그래도 제가 사용하는 데이터 용량은 지속적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현재 제 PC 저장 용량의 총합이 1.8TB쯤 되는데, 요즘 들어 용량이 간당간당해져서 자주 디스크 정리를 하는 중입니다.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이런 용량을 감당할 수 있는 건 그만큼 꾸준히 더 큰 용량의 하드 디스크가 발매되고 꾸준히 저렴해지고 있는 덕분입니다.
하드 디스크의 지난 20년의 역사를 돌아보면 HDD의 용량은 대략 4년에 10배 꼴로 계속 증가해왔네요.
요즘 들어 이 증가세가 좀 주춤한데... 기술적인 벽에 부딪친 건지, 메이커들 간의 담합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는 하드 디스크의 용량 당 가격 비로 봤을 때 2TB~3TB 제품이 가장 경제적입니다.

Synology NAS의 현행 기종에 장착할 수 있는 하드 디스크의 용량은 최대 4TB로 제한되는데...
Synology의 중저가형 NAS는 하드 디스크 베이의 개수에 따라 1베이, 2 베이, 4베이 제품이 있습니다.
1 베이 제품은 2 베이 제품보다 한 20%밖에 안 싼 반면, 4 베이 제품은 2 베이 제품의 1.8배쯤... 거의 두 배 비쌉니다.

이런 제반 상황을 바탕으로 판단할 때, 1 베이 제품은 가격 대 성능 비로 보나 용량 한계로 보나 불합격!
4 베이짜리는 비싼 돈 주고 들여놓는다고 해도 향후 몇 년간은 그걸 다 채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 사용 패턴과 NAS 가격, 그리고 하드 디스크 값을 고려하면 제게는 2 베이 제품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당장은 2베이짜리 NAS에 2~3TB 정도 되는 하드디스크 하나 달아서 쓰고,
몇 년 후에 4TB 하드 디스크가 현재의 2TB 제품 가격 정도인 10만원대로 떨어지면 4TB짜리 하나 추가 구매해서 2개의 베이를 채워 쓰다가...
그 후에 또 용량이 부족하게 되면 USB 외장하드를 추가하든지, 아니면 4TB 이상을 지원하고 성능도 더 우수한 미래의 NAS로 갈아타면 되겠죠.
저처럼 딱히 하드 용량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사용자의 첫번째 개인용 NAS로는 역시 2 베이짜리가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추천해 봅니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NAS 영입으로 데이터 저장과 사용이 수월해짐으로 인해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한데...
그로 인해 예상보다 훨씬 빨리 2 베이짜리 NAS가 꽉 차버리면 어쩔까 하는 것입니다.
뭐, 그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용량을 아껴 써야겠죠^^;;


NAS 등급 선택

Synology는 NAS 전문 메이커답게 다양한 등급의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데, 모델명만 봐도 딱 한 눈에 알아보기 쉽습니다.

사진의 제품이 Synology의 2 베이짜리 기본형 모델 DS213입니다만...

DS는 DiskStation의 약자이고, 앞자리 숫자 '2'는 장착 가능한 하드 디스크 수를 나타냅니다.
그 뒤 숫자 '13'이 2013년형임을 나타내고요.
DS213하고 딱 끝나버리면 기본형인데, 그 뒤에 j(아마도 junior의 머릿글자)가 붙으면 저가 보급형, +가 붙으면 고급형입니다.
DS713+는 최고급형 2 베이 제품인데, 왜 '7'로 시작하냐면 익스팬션 유닛을 붙여 최대 7개의 하드로 RAID 볼륨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Synology의 '11년 모델과 '12년 모델은 서로 거의 스펙 차이가 나지 않는 반면에,

'12년 모델과 '13년 모델의 스펙은 거의 한 등급만큼의 차이가 납니다.
아래 표에 나타낸 것처럼 '13년형 제품들의 반 정도가 한 등급 위의 '12년형 제품과 CPU와 RAM 스펙이 동일합니다.
아마도 기존 상위 모델의 메인보드와 부품을 재활용함으로써 하드웨어 연구개발비를 절약하려는 제품전략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13년 모델

'12년 모델

CPU RAM

DS213air

DS212 Marvell 88F6282 1.6GHz

16-bit DDR3 256MB

DS213

DS212+

Marvell 88F6282 2.0GHz

16-bit DDR3 512MB

DS413j

DS412

Marvell 88F6282 1.6GHz

16-bit DDR3 512MB
DS713+ DS1512+, DS1812+

Intel Atom D2700 2.13GHz

64-bit DDR3 1GB


놀라운 건 기본형 DS213이 eSATA 포트가 없다는 단 한가지 외에는 10만원 더 비싼 '12년 고급형 DS212+와 완전히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계정 개수나 프로세스 개수 제한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제약도 좀 다르긴 합니다만...)
DS213j는 DS212와 동일할 거라는 제 예상과는 달리 Marvell Armada370 1.2GHz CPU에 16-bit DDR3 512MB를 장착했습니다.
용어가 복잡하지만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DS213j는 DS212나 DS213air보다도 성능이 오히려 뛰어납니다! 
결론적으로 가급적 '12년 이전 모델보다는 '13년 모델을 구입하는 게 좋겠지요.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한 번 Synology 2 베이 모델들의 가격 대비 효용성을 분석해봤습니다.
아래 그래프는 DS212j, DS213, DS213+, DS713+의 '13년 1월 중순 현재 에이블스토어 정품 기준 네이버 최저가를 나타냅니다.
DS213j는 아직 발매되지 않았으니 DS212j의 발매 초기 가격인 28만원 정도로 가정해봅니다.

'효용(Utility)'이라는 개념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고, 사실 정량적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일단 대충 속도, 편의성, 확장성, 만듦새(build quality)의 네 항목에 대해 제 용도와 취향에 기반한 주관적인 점수를 매기고 합산해서
기본형 DS213을 100점이라고 쳤을 때 아래와 같이 각 기종의 효용성 점수 비교 그래프를 얻었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제 주관적 평가이고, 제가 NAS 초보라서 중요한 뭔가를 빼먹었을지도 모른다는 걸 감안해 주시길^^;;

DS213j는 91점이나 나오더군요. 예상보다 너무 높은걸요^^;;

DS213j가 DS212j 대비 속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된 관계로 DS212j는 점수가 별로 안 좋네요. WOL (wake on LAN) 기능도 없고...

DS213의 가격을 '1'로 놓고 각 제품의 상대 가격으로 효용성을 나누면 아래 그래프처럼 가격 대비 효용성이 나옵니다.
DS213j가 1등이네요.
등급이 나뉘는 재화들의 일반적인 경향과 동일하게, 가격 대 효용 비는 저가형 제품일수록 좋고 고급 제품일수록 나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파란 추세선이 그 경향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추세선보다 아래쪽에 위치한 DS212j와 DS213은 그런 경향까지 감안하더라도 가격 대비 효용성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의 용도를 생각해도, 가격 대 성능 비를 봐도, 정말 DS213j가 딱이라는 건 알겠는데요.
DS213(작년 8월)이나 DS213+(8월), DS713+(10월), 그리고 4 베이 최저가형인 DS413j(8월)도 모두 작년 하반기에 발매되었는데...
DS213j만 2013년 5월에나 발매됩니다.

그래서 DS213j가 발매되기만을 학수고대하며 참고 기다리다가... 다나와 장터에서 30만원에 파는 DS213 중고를 발견한 겁니다.

DS213 가격이 30만원이라면 가격 대비 효용성에서 DS213j도 능가하는 거거들랑요.
냉큼 데려왔죠^^
가격 대 성능 비 분석까지 다 해서 DS213j로 결정해놓고 결국은 딴 걸 사버렸네요^^;;
한 가지 아쉬운 건 수입원이 에이블스토어가 아니라 데카아이앤에스라는 점인데...
고객지원이 안 좋다는 평판이지만, 그래도 공식 수입업체이긴 합니다.

DS213을 받아보니 오돌토돌 무광 검정 케이스는 싼티 나는 j모델의 번떡번떡 하얀 케이스에 비해 나름 고급스럽더군요.
집에 데스크탑 PC와 모니터도 검정색이라 서로 잘 어울리고... 하드 디스크 트레이도 원터치로 넣고 뺄 수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저가형 모델엔 없는 SD카드 슬롯도 있고, SD 카드에서 NAS로 자동 카피해주는 기능은 사진 자주 찍는 제겐 꽤 편리한 기능입니다.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선택

작년에 웨스턴 디지털(WD)에서 NAS 전용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신제품 하드 디스크 Red 시리즈가 발매됐습니다.
WD Red는 NAS 환경을 고려하여 저전력/저소음/저발열에 안정적인 RAID 동작, 하루종일 구동하는 환경에 적합한 내구성을 가진다고 합니다.
저는 뭐 어차피 2 베이 NAS니까 RAID 따위는 별 관심 없지만... '매일 24시간 구동 환경의 내구성' 이게 맘에 확 와닿더군요.

원래 데스크탑 PC라는 건 가정에서 하루종일 켜놓지 않잖아요. 전기를 많이 먹으니까...

아마도 데스크탑 PC용 하드 디스크도 계속 돌아가지 않고 상당기간 쉬는 이런 사용환경에 맞게 만들어졌겠죠.
그렇지만 NAS는 아무래도 PC보다는 더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켜져 있게 되니 HDD 수명이 그만큼 짧아지고,
장시간 사용으로 인한 발열 등도 데이터 안전성에 더더욱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겠죠.
그렇기 때문에 NAS에 들어갈 하드 디스크는 일반 데스크탑용 HDD보다는 더 내구성 있는 WD Red가 좋지 않을까 하고 마음이 기울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기울어지는 마음을 다시 확 일으켜세우는 요소가 한 가지 있으니... WD Red는 비쌉니다.
2TB짜리 WD Green 하드 디스크(WD20EZRX)가 11만원인데, WD Red(WD20EFRX)는 17만원입니다. 16만원짜리 Green 3TB보다도 비싸요.
비싸도 너~~~~무 비싸!
한 번 해외 가격을 검색해봤더니 2TB짜리 WD Green이 $100, WD Red가 $110이더군요. 딱 10불 차이밖에 안 납니다.
WD Red 발매 초기에는 외국에서도 꽤 비쌌던 걸로 기억하는데... 외국에서 $110까지 내리는 동안 국내가는 그대로 유지된 듯합니다.

저장장치라는 특성 상 그 안에 담길 정보의 가치를 고려한다면 가격보다 안정성이 우선돼야 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12만원도 안 하는 WD Red를 17만원 넘게 주고 사는 돈지*은 도저히 못 하겠더군요.
그냥 싼 놈 사고, 중요한 데이터는 좀더 자주 백업을 해주죠 뭐.

결국 제가 구입한 것은 16만원짜리 3TB WD Green WD30EZRX입니다.
NAS 영입으로 데이터 저장이 수월해짐으로 인해 하드 사용량도 더 늘어날 것 같아 2TB는 좀 불안하더라고요.
그리고 또 4TB HDD x 2 베이 = 8TB까지 가능한 NAS에 일단 2TB 하드를 달아버리면 최대 용량이 6TB로 제한된다는 것이 꺼림찍하기도 하고요.

WD30EZRX에도 플래터 4장짜리 구형 WD30EZRX-00MMMB0가 있고, 3장짜리 신형 WD30EZRX-00DC0B0이 있는데, 신형이 왔네요.
같은 용량이면 플래터 적은 게 좋죠. 기록밀도가 높으니 속도도 더 빠르고, 발열도 더 적고^^

WD Red보다는 저렴하긴 하나 WD Green도 과히 싼 가격은 아닙니다.

하드 디스크 시세를 아시는 분이라면 2TB짜리 WD Green의 가격이 대략 2년전 시세와 거의 같다는 걸 아실 겁니다.
IT 제품으로서 2년 전 가격과 동일하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죠(만약 아이폰 4를 지금 아이폰 5 가격에 판다면?).
이런 현상의 원인은 하드 디스크 가격을 몇 배로 폭등시켰던 '11년 여름의 태국 홍수로 인한 하드 디스크 대란,
그리고 같은 해 WD의 히타치 인수와 시게이트의 삼성 인수로 인해 형성된 완전 독과점 시장 때문입니다.
폭등 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가격이 대란 전 가격에 가까워지자 몇 달째 딱 멈춰버린 현상은 독과점 담합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을 듯합니다.

그리고 웨스턴 디지털 하드 디스크 구입하실 때 주의하실 점이 있는데,
최저가로 검색을 하면 '명 정보기술'에서 수입한 Recertified 혹은 Refurbished, 즉 재생하드가 맨 위에 뜨게 됩니다.
누누이 말씀 드리지만 저장장치는 그 안에 담길 데이터의 가치를 고려해서 가격보다는 안정성을 우선해야 되죠.
신제품과 가격 차이도 만원 정도밖에 안 나는데, 만원 아끼겠다고 보증기간도 더 짧은 재생하드를 구입하는 건 좀 아닌 듯합니다.
그리고 WD Green은 헤드 파킹 문제와 RAID 오류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만...
저는 뭐 RAID는 안 할 것이고 헤드 파킹 문제는 해결책이 잘 알려져 있으니 괜찮을 듯합니다.

왜 비슷한 가격의 시게이트 ST3000DM001 대신에 굳이 저런 문제점들이 도사리고 있는 WD Green을 선택했냐면...
WD Green은 5400RPM의 저속이라서 전력소모, 진동, 발열 등이 덜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시게이트 제품은 7200RPM이라 데이터 읽고쓰기 속도는 빠르지만, 어차피 NAS와 네트워크의 속도 때문에 제 속도를 다 못 낼 테니까요.
오래 켜두어야 할 NAS용 HDD는 속도보다는 역시 전력이나 발열 같은 특성들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NAS 한 달 전기요금은 얼마나?

초기 구입 비용은 그렇다 치고, NAS의 유지비가 궁금해졌습니다.
유지비라고 하면 딴 게 아니고 전기요금이죠 뭐.
인터넷이야 다들 정액제 쓰실 테니 NAS 추가된다고 인터넷 회선 비용을 더 내는 건 아니니까요.
NAS가 PC보다 전기를 덜 먹는다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하루 종일 켜놓을 거라서 무시할 정도는 아닐 것 같습니다.

DS213의 스펙을 보면 동작 시에 18.48W, HDD 절전 모드 시에 8.28W의 전력을 소모한다고 나옵니다.
하루 12시간 동작, 12시간 절전한다고 가정하면 18.48 x 12 + 8.28 x 12 = 321.12, 하루에 대략 321Wh의 전력량을 소비합니다.
여기에 30을 곱하면 321.12 x 30 =  9633.6 한 달 전력량은 대략 9.6kWh가 나옵니다.

요즘은 뭐 자고 일어나면 전기요금이 오르는데, '13년 1월 현재 kWh당 요금 단가는 아래 표의 두번째 열과 같습니다.
누진요금이 적용되기 때문에 전기를 많이 쓰는 집은 적게 쓰는 집보다 최대 10배 넘게 비싸다는 걸 알 수 있고요.
여기에 10%의 부가세와 3.7%의 전력산업기반기금이 붙은 세번째 열의 수치가 실질적인 kWh 당 단가입니다.

전력사용 구간

전력량 요금(원/kWh)

세금 포함 요금(원/kWh)

NAS 전기 요금(9.6kWh)

100kWh 이하 사용 59.10 67.20647원
101kWh ~ 200kWh 사용 122.60139.40

1343원

201kWh ~ 300kWh 사용183.00 208.07

2004원

301kWh ~ 400kWh 사용

273.20 310.63

2992원

401kWh ~ 500kWh 사용

406.70 462.42

4455원

500kWh 초과 사용

690.80 785.447567원


NAS의 9.6kWh를 요금으로 환산한 것이 맨 오른쪽 열입니다만
101~200kWh 쓰는 집은 1300원 정도, 201~300kWh인 집은 2000원 정도, 301~400kWh인 집은 3000원 정도 나온다는 계산이네요.
한 달 유지비가 이 정도면 별로 부담 되는 수준은 아니죠^^?



지난 번에 마음 흔들리지 않고 DS213j를 쭉 기다리겠노라고 글을 쓴 지 한 달이 채 안 되어

지름신이 훌쩍 강림하사 한 등급 위의 DS213을 질러버리게 됐습니다.
지름의 결과에 대해서는 후회 없고, 나름 만족하고 있답니다^^

그럼 다음편 NAS 세팅 과정 글로 이어집니다~


홈 미디어 네트워크 보완 계획 관련 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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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30. 09:15

홈 미디어 네트워크 보완 계획 #2 - 네트워크 1단계 구축

지난 번 ☞홈 미디어 네트워크 보완 계획☜ 글에서 다짐하길, 이사를 하면 계획을 실행에 옮기겠노라 했었는데요.

드디어 새 집으로 이사를 해서, 홈 미디어 보완 계획의 1단계를 실시했습니다.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지난 번 글☜에서 사설 네트워크 구성 계획을 세우긴 했으나 막상 이사를 가고 보니 계획에 없던 다른 점들이 눈에 띄더군요.

일단 세대 통신 단자함을 열어보니... 전에 살던 집과는 모양이 전혀 달라요ㅎㅎ-_-

예전 집 단자함에는 광케이블이 막 왔다갔다 하고, 좁은 단자함에 뭔가 복작복작거리며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는데...

새 집은 좀더 넓은 공간에 심플하게 들어있는 모양이네요.

그치만 모양만 좀더 깔끔할 뿐...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장비들의 구성이나 성능은 이전 집과 대동소이합니다.

아파트 세대별 광 단자가 있고, SK브로드밴드 광단말(광모뎀, ONT)이 중간에 있고, 요걸 네트워크 선으로 분배해주는 허브가 있는 구성은 같고,

장비들도 모두 100Mbps용 장비들이란 점도 이전 집과 같습니다.

예전 집이랑 새 집이랑 연식이 4년 차이 나고 새 집은 대기업 H건설사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나아진 건 겉모습뿐^^;;


네트워크 케이블에 일일이 레이블이 붙어있고, 전화용(회색 케이블) 분배기와 인터넷용(파란 케이블) 허브가 깔끔하게 분리되어 있는 점,

단자함 공간이 넓고, 아래 사진과 같은 연결도가 단자함에 친절하게 붙어있다는 점 정도가 다릅니다.

사실 저 파란 케이블들이 많이 꼽힌 장비는 광단말 겸용이지만, 광단말로 안 쓰고 그냥 허브처럼 쓰더군요.

그리고 아파트에 Wi-Fi AP가 이미 내장되어 있더라고요.

보안 세팅도 적절하게(WPA2-PSK의 AES 모드) 되어 있고, 채널도 세대 간 간섭이 적도록 할당되어 있는 등 나름 신경은 썼는데...

전파가 약한 게 흠입니다-_- 구석 방에서는 Wi-Fi가 잘 안 터집니다.

새 집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예상과 다소 다르기는 하나... 결국 그냥 ☞제 지난 번 글☜의 네트워크 계획처럼 개조를 강행했습니다^^

단자함의 모양은 좀 다르지만 계획대로 스위칭 허브 대신에 기가비트 유선공유기 ipTIME T3008을 넣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전파가 약한 아파트 Wi-Fi는 꺼버렸습니다.

대신에 사제^^ 무선 공유기 N2를 단순AP 모드로 동작하게 세팅해서(☞지난 번 글☜ 참고) 거실에 두니 구석방에서도 Wi-Fi가 잘 뜨더군요.


결국 최종적인 네트워크 연결도는 아래 그림처럼 결정되었습니다.

NAS가 아직 없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지난 번 글☜에서 구상하고 계획했던 것과 거의 동일한 네트워크 구성이 완료된 것입니다.

지난 번 계획에서는 IPTV 셋탑박스를 N2에 연결하기로 했었는데, 그렇게 하면 인터넷에서 IPTV 방송을 받을 때 공유기를 두 개나 거치게 되죠.

IPTV 셋탑박스는 나름 데이터 전송량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지난 번 계획과는 달리 N2가 아닌 T3008에 연결해줬습니다.

T3008로 연결된 이더넷 포트가 거실에만 4개나 있는데, 그 중 TV 뒷벽에 2개가 있어서 하나는 N2에, 하나는 IPTV 셋탑에 연결해준 거죠.


그런데 데스크탑 PC와 NAS를 둘 다 제 방에 두려고 했었는데, 제 방 벽에는 이더넷 포트(아래 사진에서 'PC'라고 쓰인 것)가 하나뿐이더군요.

우리집은 어차피 일반 유선전화는 안 쓰기 때문에 제 방의 전화선 케이블을 빼다가 T3008에 연결해서 이더넷 용으로 대신 쓰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NAS를 구입하면 위 사진의 '전화'라고 쓰인 포트에 꼽아 쓰면 됩니다.


집 밖에서 들어오는 통신 속도는 예전 집이나 이사 온 집이나 동일하게 100Mbps밖에 안 됨에도 불구하고 기가비트 유선 공유기를 구입한 이유는

PC와 NAS 간의 대량의 데이터 전송 같은 경우를 고려해 내부 네트워크 속도만이라도 기가비트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입니다.

기가비트 이더넷을 지원하는 8포트 이상의 유선 공유기를 인터넷 쇼핑몰에서 찾아보니 ipTIME T3008이 거의 유일하더군요.



위의 연결도처럼 T3008을 중심축으로 구성된 새로운 홈 미디어 네트워크가 정말로 기가비트 속도로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해봤습니다.


확인 방법은 데스크탑 PC와 노트북 PC를 각각 네트워크 포트에 연결하고 iperf 프로그램으로 PC 간의 전송속도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위 연결도와는 달리 노트북 PC를 N2에 무선으로 연결한 것이 아니라 T3008에 유선으로 연결했습니다)

iperf 사용법은 ☞요기☜를 참고했는데, 제가 실제로 사용한 것은 ☞iperf3 GUI 버전☜이지만 사용법은 거의 같습니다.


좀더 성능이 나은 데스크탑을 서버로, 노트북을 클라이언트로 설정했고요.

노트북 PC의 LAN 카드가 점보 프레임을 지원하지 않는 관계로 점보 프레임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프와 같이 대략 평균적으로 400Mbps = 50MB/s 정도의 전송속도가 나왔습니다.

기가비트 유선 공유기임에도 불구하고 1Gbps의 반도 안 나와서 다소 실망이네요.


제가 구입하려는 DS213j NAS의 쓰기 속도가 50MB/s, 읽기 속도가 100MB/s 정도로 예상되는데,

NAS 쓰기 속도는 받쳐주겠지만, 읽기 속도는 반쯤 손해를 보겠네요.

NAS를 구입하면 점보 프레임을 사용할 예정인데, 점보 프레임으로 인한 전송속도 향상이 좀 있으면 좋겠습니다.



야마하 RX-V473


이사 오면서 전에 쓰던 구닥다리 야마하 HTR-5630 AV 리시버는 누구 드릴만한 분도 없어서 그냥 버렸고, 새 리시버 RX-V473을 들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같은 RX 형제인 RX-93 ν건담 Ver. Ka와 거의 같은 날짜에 저희 집을 찾아왔네요^^;;

한 번 블루레이 몇 개를 감상해 봤는데, 전에 쓰던 HTR-5630보다 더 소리가 좋아진 것 같더군요.

사실 이놈이나 저놈이나 둘다 최저가형 제품이라^^ 앰프나 DAC 같은 아날로그적인 성능은 아마도 거기서 거기일 텐데...

오디오 소스 부분과 이퀄라이저 부분의 향상으로 음질이 나아진 것 아닐까 추측됩니다.


요즘 블루레이들은 모두 DTS-HD 마스터 오디오니 돌비 트루 HD처럼 96kHz/24비트의 무손실 오디오 코덱으로 녹음되어 있는데,

RX-V473은 이런 HD 오디오 코덱 소스를 지원하지만, HTR-5630은 저음질 손실 코덱 소스만 재생이 가능했었거든요.


또 RX-V473에는 스피커 간 거리와 이퀄라이징까지 자동으로 맞춰주는 YPAO(Yamaha Parametric Acoustic Optimizer) 기능이 들어있지만

HTR-5630에는 없었습니다.

이퀄라이저만 잘 매만져줘도 저가형 스피커가 한두 등급 더 비싼 제품처럼 들리도록 변신하는 거, 아시는 분은 아시죠^^


사실 RX-V473에서 음질보다 더 중요한 장점은

쓰리 박스 모델 홈 네트워크에서 디지털 미디어 렌더러(DMR, Digital Media Renderer)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PC나 NAS(서버)에 저장된 음악 파일을, 스마트폰(컨트롤러)으로 검색해서, RX-V473(렌더러)에서 플레이하는 쓰리 박스 구성이 가능합니다.

써보니깐 꽤 편하더군요.

제가 대략 1997년부터 MP3 파일들을 수집하기 시작해서 나름 방대한 컬렉션을 PC에 저장해놨는데,

아무 때나 음악이 듣고 싶을 때 집안 어디에서든 스마트폰 앱 'AV Controller'로 이 음악들을 골라서 RX-V473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다만 앱의 유저 인터페이스(UI) 완성도가 좀... 조잡합니다^^;;

가사 표시 기능도 없고, 플레이 리스트 편집 기능이 없어서 다소 불편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야마하 AV Controller 앱이 기존 방식의 리모콘을 완전 대체할 수 있다고 얘기하던데...

자주 쓰는 기능들은 AV Controller 앱에도 있지만 세부적인 설정 같은 걸 건드리려면 어쩔 수 없이 리모콘으로 조작할 수밖에 없더군요.

들리는 얘기론 파이오니어 사의 스마트폰 컨트롤 앱이 야마하와는 격이 다를 정도로 좋다더군요.

그치만 스마트폰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파이오니어의 최저가 AV 리시버 VSX-822-K가 야마하 RX-V473보다 한국에서 30만원 비쌉니다.

저는 UI 개선 하나만을 위해 30만원이나 쾌척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UI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안드로이드에서는 야마하 AV Controller 앱밖에 못 쓰지만 아이폰/아이패드에서는 'AirPlay'가 대응됩니다.

AirPlay는 DLNA와 비슷한 애플 전용의 미디어 네트워크 서비스 표준인데요.

iOS 용 미디어 플레이어 앱들은 대부분 AirPlay를 지원하기 때문에

UI가 조잡한 AV Controller 앱 대신 아무 앱에서나 아래 그림 모양의 AirPlay 아이콘을 누르면 RX-V473을 통해 사운드를 출력할 수 있습니다.

AirPlay 기반의 쓰리 박스 모델은 제가 아직 테스트는 못 해봤지만,

Synology 측의 설명에 따르면 Synology NAS(서버) - 아이폰(컨트롤러) - RX-V473(렌더러)의 AirPlay 쓰리 박스 모델이 가능하다더군요.

기기마다 호환성이 중구난방인 DLNA보다는... 똘똘한 AirPlay의 쓰리 박스 모델을 어쩌면 앞으로 더 애용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RX-V473에서는 수많은 인터넷 라디오 방송들도 수신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문제는 SBS와 KBS가 vTuner라는 표준 인터넷 라디오 방식을 지원하지 않고 전용 방송수신 앱을 따로 만들었다는 건데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인터넷 라디오는 쓰임새가 좀 제한되고... 음악만 계속 틀어주는 음악 장르별 방송 같은 거나 들을 만할 듯합니다.


저희 집에서 RX-V473을 설치한 장소는 FM 전파 수신도 잘 안 되기 때문에...

두시탈출 컬투쇼를 듣기 위해서는 아이폰에 'SBS 고릴라' 앱을 깔아서 AirPlay로 RX-V473에 보내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하더군요^^;;



아아~ 네트워크 비디오 플레이어


☞지난 번 글☜의 비디오 네트워크 구성 계획에 따르면 IPTV 셋탑 박스가 메인 네트워크 비디오 플레이어의 역할을 하기로 했었습니다.


이전 집에서 쓰던 SK 브로드밴드의 IPTV 셋탑 박스는 셀런이라는 회사의 910H라는 한 10년은 묵은 듯한 제품인데,

HDMI 출력 단자가 없고 뭔가 버튼 하나만 눌러도 반응하는 데 2~5초 정도 걸리는 느린 놈이었습니다.

반응이 느리다 보니 TV 채널 전환 땐 정지화면을 5초 동안 봐야 하고, VOD 보면서 빨리 감기를 해도 버튼이 눌린 건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이번에 이사하면서 셋탑박스를 교체해주지 않으면 LG U+로 갈아타 버리겠다고 협박을 했더니

최신형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신형인 삼성 SMT-E5030 셋탑박스로 교체해주고 갔습니다.

최신형 셋탑박스 제품을 원하신다면 더 비싼 요금제를 쓰시라고 친절히 덧붙여주시더군요-_-

SK 브로드밴드 BTV의 셋탑박스에서는 마이콘텐츠라는 메뉴를 실행하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SMB 서버의 동영상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문제가... 요즘 많이 쓰이는 MKV 파일을 인식하지 못하더군요-_-

예전 구형 910H 셋탑 박스에서는 MKV 파일도 플레이가 되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네요.

그리고 빨리 감기 되감기 등이 잘 안 되는 인덱싱 문제, SMI 자막 문제 등 시시콜콜한 문제들이 많더라고요.

결국 삼성제 BTV 셋탑 박스는 네트워크 비디오 플레이어로서는 '사용불가' 판정ㅜㅜ!


으으 SK 브로드밴드... 사은품 토해내는 문제 때문에 1년은 유지해야 하지만... 그 후에는 다시 LG U+로 돌아가야겠습니다.

LG U+는 요즘 스마트 7이다 Google TV다 세컨드 TV다... IPTV 신제품과 신 서비스를 속속 쏟아내는데, 정말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LG U+의 셋탑박스는 사제 IP 공유기에는 연결할 수 없다는 소문이...-_-)


아무튼 IPTV 셋탑박스가 네트워크 비디오 플레이어의 역할이 안 되니, 그 대타로 집구석에 쳐박아둔 오래된 DIVX 플레이어를 꺼내봤습니다.

'06년산 구닥다리이긴 하지만 제 기억으론 분명히 MKV, DIVX, XVID 등 모든 파일들이 재생되고, 자막 문제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의외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놈은 SMB나 FTP 같은 보편적인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용 서버 프로그램이 필요했던 것이었더랬습니다.

그런데 '07년쯤에 제조사가 문을 닫아서 전용 서버 프로그램이 윈도우즈 XP까지만 지원합니다.

Win7 PC에서 호환성 옵션을 아무리 조절해 봐도 전혀 안 되고... Linux OS 기반의 NAS에서는 뭐... 당연히 안 되겠죠-_-?

결국 지금 우리 집에서 네트워크 비디오 플레이어 역할로 쓸만한 놈은 스마트폰 류밖에 안 남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HD급 영상을 HDMI로 TV에 뿌려줄 수 있는 건 갤럭시 S3 외에는 없습니다.

당분간 갤럭시 S3로 근근히 버티다가 LG U+ IPTV로 갈아타든지 스마트TV(돈이...ㄷㄷㄷ)란 놈을 장만하든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은 위에 다 적지 못한 숱한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뭐가 어찌 됐든 간에 저희집 홈 미디어 네트워크의 1단계 구축은 완료됐습니다.

기가비트까지는 못 되더라도 몇백메가비트 속도는 가능한... 모든 미디어 기기들이 유무선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인프라를 완성했고,

RX-V473 디지털 미디어 렌더러를 들여놓음으로써 오디오 쓰리 박스 모델도 확립되었습니다.


문제는 Audio/Visual 중 비주얼 쪽의 출력 기기가 아직도 시원찮다는 점입니다.

또한 언제든지 손쉽고 빠르게 미디어 데이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서버 쪽 보강도 필요합니다. 즉 NAS를 들여놔야한다는 얘기죠^^

NAS는 전부터 계속 Synology DS213j 제품이 발매되기만을 기다리는 중인데...

Synology 사의 페이스북을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2013년 1분기까지는 발매 예정이 없다고-_-

그래도 여태까지 기다려왔다가 몇 달 남겨두고 구형 DS212j를 사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계속 기다려보려고 합니다.


아마도 내년에 꽃 피는 봄이 올 때쯤이면 비주얼과 서버 쪽 결함도 보완되어 진정한 홈 미디어 네트워크의 완성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홈 미디어 네트워크 보완 계획 관련 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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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2. 8. 17:54

잘 가 원두막~

미러리스 GX1을 구입할 때 우려했던 바와 같이 그 후 DSLR EOS-1D Mark II(원두막)의 사용 빈도는 현저히 줄었습니다.
P&I, 서울오토살롱, 장인어른 팔순 때... 요렇게 세 번 사용했네요.
쓰지도 않을 거 그냥 자리만 차지하게 놔두느니 헐값에라도 팔아치우는 게 가정 경제에도 도움이 되겠지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장터용 출품 사진들을 찍어봤습니다.

EOS-1D Mark II 본체


7년 쓴 카메라 치고는 상태가 참 양호하다고 자부합니다.
셔터수 확인 프로그램 CanCount로 확인했을 때 2005년 중고로 구입 당시 20000회쯤 되었었는데, 현재 정확히 41188회입니다.
7년 쓴 거 치고는 별로 많이 안 찍은 편입니다.

바닥 쪽은 아무래도 다른 물체들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 보니 작은 찍힌 자국 같은 것이 조금 보입니다. 
시리얼 넘버 뒷부분은 혹시라도 사진이 악용될 소지가 있을지도 몰라서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7년 쓴 카메라의 렌즈 마운트 상태가 이정도면 꽤 깨끗하게 쓴 거 아닐까요^^?

그리고 포커싱 스크린은 수동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Ec-B 스플릿 스크린으로 교체하였습니다(기존 스크린도 있음).

배터리 부분이 본체와 약간의 유격이 있는데, 이것은 카메라 본체가 아닌 배터리 부분이 약간 틀어진 것 같더라고요.

배터리 대신 DC 커플러(전원 어댑터 연결 부품)를 끼워보니 저런 유격 없이 딱 들어맞았습니다.

아마도 가장 까진 상처가 많은 부분이 외장 플래시 마운트인 것 같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듯.

캐논 코리아 이전에 LG상사에서 캐논 카메라 관련 제품을 공식 수입할 때 구입했던 LG상사 정품입니다.


EF 24-70mm f/2.8 렌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표준 화각의 고정조리개 줌 렌즈를 '계륵'이라고 부르지만

1D Mark II가 풀 프레임은 아니지만 나름 센서가 크고, 제 선호 화각이 약간 망원 쪽으로 치우치다 보니 제겐 계륵이 아닌 주력 렌즈였습니다.

렌즈를 하나만 챙겨나가야 할 때의 선택은 항상 이 렌즈였죠.

가장 많이 쓴 렌즈이다 보니 마운트에는 흠집이 좀 있는 편입니다.
UT01... 2005년도 1월 생산 제품이네요.
시리얼 넘버는 역시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얘는 정식 수입품이 아닌 내수 제품입니다.


EF 70-200mm f/2.8 렌즈


행사와 인물사진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EF 70-200mm f/2.8 망원 줌 렌즈... 일명 엄마 빽통입니다.

UO12... 2000년 12월 생산 제품이고요.

얘도 내수 제품입니다.

일명 '도시락통'이라 불리는 파우치가 있는데, 렌즈 판매 다음날 집 장농 구석에 쳐박혀있는 것이 발견되어서 사진을 같이 못 찍었네요^^;;

렌즈 구매자께 따로 택배로 보내드리기로 했습니다.


EF 16-35mm f/2.8 렌즈

참 좋은 렌즈인데 제가 개인적으로 광각을 별로 선호하지 않아 냉대 받았던 비운의 광각 줌 렌즈랍니다.

UQ06... 2002년 6월 생산제품입니다.
마운트 상태는 제가 갖고 있는 렌즈들 중에서 가장 깨끗합니다. 자주 쓰질 않아서 그런지...

얘는 LG상사 정품입니다.


EF 50mm f/1.4 렌즈


'쩜사렌즈'라고 불리는 렌즈죠.

f/1.4라는 대단한 조리개와 칼 같은 선예도가 우수한 단초점 렌즈이지만서도...

줌렌즈들도 성능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는 L 렌즈들로 갖고 있다 보니, 줌렌즈의 편의성에 밀려 별로 활약하지 못했습니다.

올해 초에 모터를 교체수리하였는데, 수리 때 들어갔는지 대안 렌즈 속에 눈에 띄는 먼지가 두어 개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렌즈로 사진 찍었을 때 이런 먼지들이 사진에는 안 나타나는 것 확인했고요.

610으로 시작하는 시리얼인데... 요게 연식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어요.

얘도 LG상사 정품입니다.


Extender EF 1.4x


렌즈와 바디 사이에 장착해서 초점거리를 1.4배 늘려주는(화면을 1.4배 확대해주는) 익스텐더입니다.

캐논 식 용어로는 익스텐더라고 하지만 '텔레컨버터(Teleconverter)'라는 명칭이 더 일반적이죠.

그런데 사놓고 거의 쓸 일이 없었네요.

UL 시리얼... 응답하라 1997년 생산품이군요.

요런 식으로 70-200mm f/2.8 렌즈에다가 달아주면 100-280mm f/4 렌즈 구실을 하게 됩니다.


Speedlite 550EX


캐논 제 외장 플래시입니다.

정확히 세어본 것은 아니지만 대략 5000회 정도 발광한 것 같습니다.

아직도 빛의 색상이나 밝기는 거의 변함 없이 쌩쌩합니다.

LG상사 정품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보증서나 한글 매뉴얼 같은 건 없네요-_-


리모트 스위치 RS-80N3


캐논 DSLR 카메라 용 리모트 스위치(유선 원격 셔터 릴리즈)입니다.

Manfrotto 190CL + 141RC


미러리스에 쓰기에는 다소 과하다 싶게 튼튼한 삼각대와 요즘은 볼헤드에 밀려 완전 퇴물취급 받는 3-way head입니다.

삼각대 + 헤드에 추가로 만프로토 삼각대 스트랩이 들어가는 구성입니다.



Manfrotto 680 + 234RC


이 또한 미러리스에 쓰기에는 다소 과한 모노포드와 모노포드 전용 퀵슈 헤드입니다.

연장 레버 중 가운데 놈이 살짝 부러지기는 했으나 조작하는 부분이나 힘을 지지하는 부위가 아니라서 사용에 불편은 없습니다.


Lowepro Specialist 85 AW


어깨에 메고 다니다가 사진 찍을 찬스를 만나면 바로 카메라를 꺼내서 찍을 수 있는 구조를 가진 카메라 가방입니다.

크기는 좀 큽니다.

1D Mark II에 빽통를 꼽은 채로 수납할 수 있고, 그 상태에서 양쪽에 추가로 렌즈와 액세서리를 더 넣을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기타 잡다


아래 것들은 따로 돈 받고 팔기는 뭐해서... 위 제품들 중 2개 품목 이상 한꺼번에 구입하실 분께 사은품으로 증정할 제품들입니다.

77mm 호야 CPL 필터 및 묻지마표 UV 필터 4개

SLR클럽 넥 스트랩과 하늘색(연보라색) 캐논 별매 넥 스트랩


2006년 결혼 이후로 전혀 기변을 하지 않았더니 제품들이 다들 6~8년 전 물건들입니다^^;;

7년의 세월 동안 대부분 후속 세대 제품들이 리뉴얼되었고, 후속 제품이 3세대 이상 나온 것들도 있네요.

그래도 다들 아직 쌩쌩하고, 성능 면에서도 별로 신상들이 부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SLR 클럽에서 시세를 알아보니 바디나 외장 플래시는 그야말로 헐~소리 나는 헐값(초기 구입가의 1/4~1/5)이 되어 있는 반면,

렌즈들은 그래도 대략 75%는 받을 수 있더라고요.

카메라나 플래시는 거의 매년 신상이 나오는 전자제품류인 데다가 셔터라든지 발광 램프처럼 부품들이 소모성인 관계로 감가상각이 심하고,

렌즈는 제품 주기도 길고 딱히 소모성이 없는 광학기기이다 보니 중고가 하락이 느린 듯합니다.

아무튼 드디어 떠나보내는군요.
시원섭섭...

잘 가~

좋은 새 주인 만나라구~





2012. 11. 7. 23:09

월동준비의 첫걸음, 겨울용 타이어 장착

오늘 겨울용 타이어로 갈아끼웠습니다.

작년 겨울에 구입해서 사용 후 여름 동안 타이어 샵에 맡겨놨던 ☞W310 Winter i*cept evo☜로 갈아신었죠. 

벌써부터 뭔 겨울용 타이어냐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타이어 성능 그래프를 보시면 외기온도 7℃를 경계로 더 따뜻할 때는 여름용 타이어가, 더 추울 때는 겨울용 타이어가 성능이 더 좋습니다.

중부지방 기준으로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는 겨울용 타이어를 달고 다니라는 거죠(☞참고 자료☜).

올해는 일찍 추워져서 벌써부터 일평균기온이 7도를 밑도네요. 

그리고 겨울용 타이어는 생산일로부터 3년만 지나면 재질이 딱딱하게 굳어버려서 성능이 떨어진다고 하죠.

어차피 3년 시한부 인생이라면... 그 안에 최대한 많이 굴리는 것이 타이어의 일생을 알차게 보내는 것 아닐까요^^

겨울용 타이어를 오래 장착하고 다닐수록 여름용 타이어는 덜 쓰니까 여름용 타이어 수명도 더 길어져서 좋고...

제 경우 겨울용 타이어는 더 작고 가벼운 휠에 끼웠기 때문에 연비(오늘은 19.6km/l 나왔네요)도 더 잘 나와서 좋고 말이죠^^

이 글이 지금까지 제가 쓴 블로그 글 중에 가장 짧은 글이 아닐까 싶은데요, 너무 짧아서 막 어색하려고 합니다^^

근데 사실 겨울용 타이어에 대한 내용은 이미 ☞작년에 웬만한 얘기는 모두 다 상세히 써놨기☜ 때문에 더 이상 쓸 말이 없어요ㅎㅎ

주차 테러 글과 한 글로 합쳐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주제가 너무 달라서 분리하는 게 나은 듯합니다.


아무튼 이제 겨울용 타이어를 시작으로 슬슬 본격적으로 자동차 월동준비를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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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7. 23:01

마트 주차장 짐 끌기 테러 복구

2주쯤 전에 운전석 앞쪽 자동차 후드에서 이런 스크래치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_-

이건 아무래도 마트 같은 곳에서 옆차 사람이 박스 같은 짐을 제 차 위에 올려놓은 후 대각선 방향으로 쫙~~~ 끌어서 생긴 자국인데요.

지난 번에도 ☞트렁크에 거의 비슷한 피해☜를 당했었는데 이번에는 훨씬 눈에 잘 띄는 부위에 더 크게 스크래치가 났습니다.

아무튼 남의 차를 함부로 흠집내고 다니는 뺑소니 테러범들이 정말 밉습니다!!


블랙박스를 봐도 기록이 없더군요.

제 블랙박스에 사용 가능한 최대 용량인 32GB짜리 메모리 카드를 꼽아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3일 정도밖에 저장이 안 되어 있더라고요-_-

발견 당시에 이미 3일 이상 지난 상처라는 얘기지요.


아니 뭐 애시당초 블랙박스에 기록이 남아있다 한들

상식적으로 이런 정도의 스크래치를 가지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뺑소니범에게 보상을 요구하기도 어렵죠.


주차장에서 테러 뺑소니, 전문용어로 '물피도주' 당했을 경우의 대처방법을 찾아보니 ☞이 글☜이 유명하더군요.

좀더 알아보기 쉽게 플로우 차트로 정리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제 경우는 뭐... 현장에서 발견했다 해도 피해액이 워낙 소액이라 위 플로우차트처럼 경찰 신고나 주차장에 배상 요구는 못했을 것 같고요.

뭐 할 수 없이 제 몸으로 때워야죠-_-

복구 작업을 도와줄 친구는 폴리싱 팰(polishing pal, pal은 친구라는 뜻이죠, 사진에서 분홍색 손잡이 같은 것)과 각종 패드,

그리고 메과이어 얼티밋 컴파운드입니다.



처음엔 폴리싱 팰에 흰색 폴리싱 패드를 부착하고, 컴파운드를 묻혀서 열심히 문대문대 해보았으나 뭐 전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였고요.

좀더 거친 오렌지색 라이트 커팅 패드로 4~5회에 걸쳐 핸드 폴리싱 작업을 했더니만 그제서야 스크래치가 좀 사라지더군요.

그리고 나서 흰색 폴리싱 패드 → 검정색 피니싱 패드에 각각 컴파운드를 묻혀 광을 내고 마쳤습니다.

어떤가요?

깊은 스크래치는 아직도 좀 남아있지만 이 정도면 만족할만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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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4. 09:08

홈 미디어 네트워크 보완 계획

요즘은 거의 모든 가정에서 Wi-Fi 무선 IP 공유기를 사용하고 있고,
PC, 스마트폰, 태블릿, TV, 게임기, 셋탑박스, 카메라 등 유무선 네트워크에 연결하여 활용할 수 있는 가전제품들도 많아졌습니다.

저는 PC에 들어있는 미디어 컨텐츠를 Wi-Fi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감상한다든지 하는 간단한 형태로 홈 미디어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비슷하실 겁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 12월에 이사를 갈 예정인데...
새 집에서는 이보다 좀더 체계적이고, 더 편리하고, 더 빵빵한^^ 홈 미디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음악, 동영상, TV, 사진 컨텐츠를 집안의 모든 기기들끼리, 또한 인터넷을 통해 어디서나 공유할 수 있고,
  2. 부팅이나 번거로운 세팅 과정 따위 필요 없이 바로바로 감상할 수 있고,
  3. 가급적이면 좀더 큰 화면에 빵빵한 사운드로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4. 위 조건을 만족하면서도 (기존 인프라를 최대로 활용해서) 추가 투자 금액은 좀 적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이런 홈 미디어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나름 공부도 좀 해보고, 많은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DLNA 3-Box Model

홈 미디어 네트워크에 대해 전세계적인 표준이 이미 존재합니다.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liance)라고 들어보셨나 모르겠네요.

전세계 표준이라고는 하지만 DLNA 인증 받은 기기들도 호환성이 제멋대로라서 솔직히 아직은 제대로 쓰기가 좀 그렇습니다^^

호환성이 특히 안 맞는 부분이 뭐냐면...

  • 파일 이름이 한글로 되어 있을 경우 인식과 표시 문제
  • 각종 코덱과 컨테이너 포맷 호환성
  • 자막 지원이 안 되는 문제. 지원이 되더라도 SMI 형식은 안 되는 문제
  • 빨리 돌리기, 되감기가 안 되는 등 동영상 인덱싱 관련 문제

주로 동영상 관련된 부분, 특히 한국 환경에서 중요한 한글과 자막 지원이 말썽인데요.
그 이유는 DLNA 표준 문서에 외국어나 자막에 대한 규정이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012년 현재 한국에서 DLNA를 통해 동영상을 본다는 것은... 많은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이렇듯 DLNA 표준 자체는 아직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개념은 잘 정립되어 있기 때문에 저희 집 홈 미디어 네트워크를 구상하면서 DLNA의 개념을 많이 참고 했습니다.

DLNA에서 정의된 기본적인 홈 네트워크 모델은 미디어 컨텐츠가 저장된 서버(Digital Media Server, DMS)가 유선 또는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미디어 데이터를 보내고, 미디어 플레이어(Digital Media Player, DMP)가 그 데이터를 받아서 플레이하는 구성입니다.

그림에 2개의 박스가 있다고 해서 투 박스 모델(2-box model)이라고 부릅니다.
플레이어는 미디어의 재생뿐만 아니라 서버 안의 미디어 파일들을 브라우징하고 선택하는 기능을 갖고 있고,
서버는 플레이어가 파일들을 브라우징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장된 미디어 컨텐츠를 플레이어에 스트리밍해주는 기능을 갖고 있죠.
PC(서버)에 저장된 미디어를 스트리밍하여 스마트폰 등(플레이어)에서 감상하는 것도 투 박스 모델입니다.

그런데 DLNA 1.5에서 추가된 아래 그림 같은 쓰리 박스 모델(3-box model)이 더 편리하고 강력한... 좀더 진화된 네트워크라고 생각됩니다.
서버는 컨텐츠 데이터를 제공하고, 컨트롤러(Mobile Digital Media Controller, M-DMC)가 서버의 컨텐츠를 브라우즈, 선택, 컨트롤하며,
렌더러(Digital Media Renderer, DMR)가 미디어를 재생합니다.

투 박스 모델에서는 출력 장치를 플레이어(DMP)라 하고, 쓰리 박스 모델에서는 렌더러(DMR)라고 하는데, 
이들 사이의 차이점은 자기가 재생 조작을 하느냐(플레이어), 컨트롤러의 조작을 받느냐(렌더러)입니다.

그러면 왜 투 박스 모델보다 쓰리 박스 모델이 더 나은 네트워크라는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문해 보죠.
애시당초 홈 미디어 네트워크라는 건 왜 구축하려고 할까요?
그냥 스마트폰 메모리에 동영상 담아다가 스마트폰으로 컨트롤하면서 스마트폰 화면으로 봐도 되잖아요?

그야... 스마트폰은 메모리가 작아서 미디어를 많이 넣지도 못하고... 화면 크기나 음질도 별로잖아요.
스마트폰보다는 PC나 NAS처럼 용량이 큰 기기들이 더 많은 미디어 컨텐츠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유능한 서버가 될 수 있고,
스마트폰보다는 홈씨어터 같은 AV시스템이 더 큰 화면과 빵빵한 다채널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유능한 렌더러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스마트폰은 손에 쥐기도 편하고 모니터와 터치 스크린, 키보드를 지원하니 다른 기기들에 비해 좀더 유능한 컨트롤러이긴 합니다.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역할을 세분화하여 각 역할에 전문적으로 특화된 기기들이 네트워크에 더 많이 참여할수록,
그리고 이들이 더욱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시너지를 발휘할수록 네트워크의 능력과 가치는 올라가는 것입니다.
미디어 네트워크는 아직은 4개 이상의 기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모델을 구상하기는 어렵고, 3개 정도면 충분할 듯합니다.

예를 들어 공부방 PC(서버)에 저장된 음악을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컨트롤러)으로 조작하며 거실의 AV 시스템(렌더러)으로 듣는 식으로
수많은 컨텐츠를 편리하게 골라 빵빵하게 즐길 수 있는 네트워크, 얼마나 좋나요^^?
그래서 저의 홈 미디어 네트워크 구현 목표는 '쓰리 박스 모델'로 결정했습니다^^


오디오 쓰리 박스 모델 보완 계획

음향기기 쪽에는 이미 DLNA 쓰리 박스 모델이 실제로 구현된 제품이 몇 년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AV기기라는 것들은 워낙에 가격이 후덜덜해서... 네트워크 오디오 렌더러 전용기기들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 가량 합니다.
그나마 가장 저렴한 제품이 로지텍 Squeezebox Touch라는 제품인데, 국내에 발매도 안 되고 단종되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제 눈에 띈 제품이 바로 위 사진의 야마하 RX-V473입니다.
이것은 네트워크 오디오 렌더러 전용기기는 아니고 AV 리시버에 네트워크 기능이 추가된 놈입니다.
PC나 NAS,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 파일을 네트워크를 통해 받아서 플레이할 수 있으며,
'AV Controller'라는 이름의 전용 컨트롤러 앱을 깔면 스마트 폰에서 네트워크를 통한 원격 조작이 가능합니다.
비록 DLNA 표준 쓰리 박스 모델은 아니지만 어쨌든 간에 쓰리 박스 모델이 가능하지요^^

가격은 40만원대로... "어디 네트워크 오디오 함 시작해볼까?"하는 마음으로 사기에는 좀 부담되는 가격이긴 하지만...
네트워크 오디오 렌더러뿐만 아니고 AV 리시버까지 일체형인데 40만원대면 엄청 싼 거거든요(사실 AV 리시버 중엔 최저가 보급형^^;;).

때마침 저희 집에 AV 리시버 교체가 필요한 시기라서요.
세월이 흐르며 HDMI를 지원하는 최신형 입출력 기기들은 하나둘씩 늘어가는데 기존 오래된 AV 리시버가 HDMI를 지원하지 못해서...
리시버 혼자 왕따 신세에... 소스 기기들은 연결 포트가 부족해서 매번 HDMI 선을 끼웠다 뺐다 하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무선 데이터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이런 HDMI 유선 연결 같은 부분도 정리돼야 진정한 홈 미디어 네트워크 아닐까요^^?

제 경우 40몇 만원 투자하면 소파에 누워 PC의 음악 파일을 마음대로 골라 듣는 네트워크 오디오뿐만 아니라
TV, PS3, 셋탑박스, 아이패드, 스마트폰, 카메라 등 현재는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던 HDMI 기기들이 체계적으로 연결되면서
5.1 채널 서라운드 스피커 출력으로 빵빵하게 즐길 수 있는... 전반적인 AV 환경의 업그레이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RX-V473을 구입해야 하는 또 한 가지 이유!
저희 집에 RX 시리즈의 친구들이 많거든요^^ 아마도 새 친구를 따뜻하게 맞이해주지 않을까 하는...^^
RX-V473은 HDMI 1.4a의 3D 비디오와 4K 전송까지 지원하는 제품이라서 지금 사놓으면 한 10년은(과연?) 현역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염려되는 부분이라면 HDMI 입력 단자가 4개라서 당장은 딱 맞지만 향후 입력 기기가 더 늘어나면 불편해질지도 모르겠다는 것과
어쩌면 조만간 네트워크 비디오 렌더러 기능까지 내장된 AV 리시버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_-;;

쓰리 박스 모델에서 렌더러는 뭐 이렇게 낙찰 봤고요^^
저희집에서 서버 역할을 할 만한 기기는 현재 PC밖에 없습니다. 1TB짜리 하드 디스크와 기타 더 작은 용량의 디스크 몇 개가 달린...
아래에도 쓰겠지만 여기에 추가로 NAS(Network Attached Storage)를 들여놔 볼까 생각중이고요.
컨트롤러 역할을 할 기기라면 제 갤럭시 S3와 아내의 아이폰 4, 그리고 구닥다리 아이패드 정도가 있습니다.


비디오 쓰리 박스 모델 보완 계획 (실패)

동영상 쪽의 쓰리 박스 모델은 정말 답이 잘 안 나오더군요-_-
DLNA 표준의 렌더러(DMR) 역할이 구현된 제품이 거의 없고, 그나마 있어도 다들 PC용 소프트웨어입니다.
저희집 데스크탑 PC는 메인 영상 출력기인 TV와는 다른 방에 놔둬야 하고, 노트북은 TV에 연결할 HDMI 포트도 없고 해서 그건 곤란하고요.
수소문 끝에 아이패드를 탈옥해서 XBMC란 걸 깔아보았으나 DLNA 렌더러 동작이 잘 안 되고, 무엇보다 HDMI 출력이 잘 안 되더라고요-_-

DLNA 표준 외의 쓰리 박스 모델 비스무리한 방법으로는 우선 스마트폰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LG U+의 스마트7이라는 IPTV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저희 집 인터넷 서비스를 LG U+에서 SK브로드밴드로 바꾼지 몇 달 안 되기 때문에 LG U+로 돌아가려면 위약금을 물어야 합니다.
또 한가지 방법은 스마트 폰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TVIX 동영상 플레이어가 있는데요.

그런데 제가 몇 년 전 MediaJuke라는 요상한 중소기업제 동영상 플레이어를 샀다가 회사가 넘어간 이후로 사후 지원이 안 됐던 슬픈 기억도 있고,
PS3에 셋탑박스에 아이패드에 스마트폰에... 네트워크 동영상 플레이어가 집에 이렇게나 많은데 또 사는 것도 좀 그렇더라고요.

아니 애시당초 동영상의 경우 네트워크 컨트롤러가 따로 있는 쓰리 박스 모델이 왜 필요하죠?
어차피 동영상 플레이어에 연결된 디스플레이가 있고, 터치 패드나 키보드보다는 불편하지만 리모트 컨트롤러도 있습니다.
음악 플레이와는 달리 네트워크 컨트롤러가 없더라도 크게 불편하진 않을 것 같은 걸요.

그래서... 동영상은 그냥 현재 환경의 투 박스 모델만으로 만족해야 할 듯합니다.
지금 있는 플레이어들 중에 한글 처리와 자막 관련하여 가장 호환성이 좋은 기기는 IPTV 셋탑박스입니다. 전용 리모콘도 있어서 편하고요.
그래서 일단 TV에 연결할 메인 비디오 플레이어는 IPTV 셋탑이 맡고,
경우에 따라 방 침대 같은 곳에 누워서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으로도 보려고 합니다.

투 박스 모델에서 요즘 소위 스마트 TV라고 하는 TV 보완 계획도 생각해봄직하나 그건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관계로 기각되었습니다ㅜㅜ
결국 동영상 부문의 보완 계획은 '현상 유지' 내지 '보류' 되겠습니다-_-


서버 보완 계획

지금까지 PC를 미디어 서버로 고려했었으나 기분전환으로 가볍게 음악 한 곡 들어보자고 켜기엔 PC 부팅에 시간이 참 오래 걸립니다.
PC는 부팅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전기도 많이 먹고, 안정적이지도 않죠.

이런 단점들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NAS(Network Attached Storage)입니다.
일반적인 PC는 평균적으로 50W~100W 정도의 전력을 소모함에 비해
NAS는 최대소모전력이 20W 정도이고, 작업이 없을 때는 스스로 절전 모드로 들어가서 5W 정도만 소모합니다.
그래서 전원을 끌 필요 없이 그냥 계속 켜둬도 됩니다.

'NAS→네트워크 접속 저장장치'라는 명칭만 들어서는 그냥 외장하드 같은 것 정도로 예상하실지도 모르나,
SAMBA, AFP, NFS, FTP, WebDAV 등 여러가지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이용한 파일 공유와
DLNA, 웹, 토런트, 블로그, 클라우드, 메일, 아이튠즈, 타임머신, CCTV, 프린터 서버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강력한 서버입니다.
PC보다 전력도 적게 소모하고 OS도 안정적이라서 서버로서는 거의 모든(CPU 성능 빼고^^) 면에서 PC보다 우월합니다.
그냥 홈 미디어 서버 용으로만 쓰기에는 과분할 정도죠^^

홈 미디어 서버 용으로는 그냥저냥 저렴한 ipTIME NAS 같은 제품을 사용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만...
저장장치의 특성 상 그 안에 담길 데이터의 가치를 고려한다면 가격보다 안정성과 메이커의 공신력을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보 수집 결과 Synology 사의 제품들이 편의성과 신뢰성이 훨씬 우수하다는군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도 꾸준히 되고...
Synology 최저가형 제품만 해도 ipTIME보다 2배 비싸지만... 돈값을 하며, 개인용으론 충분히 쓸만하다고들 합니다.

사진의 제품이 Synology 제품 중 현재 가장 잘 팔리는 보급형 DS212j인데요.
DS는 Disk Station의 약자이고, 첫번째 숫자 '2'는 하드 디스크를 2개 장착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그 뒤 숫자 '12'가 2012년형임을 나타내고, 마지막 j(아마도 junior의 머릿글자)는 저가 보급형을 뜻합니다.

저는 2013년에 발매될 DS213j를 기다려보려고 합니다.
213j는 212j에 비해 CPU와 메모리의 속도 향상과 더불어 WOL(Wake on LAN)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거든요.
CPU 성능이 큰 영향을 미치는 토런트 다운로드에서 212j가 꽤 느리다는 얘기가 있던데 다소 향상이 있겠지요.
그리고 하드 디스크 값이 태국 홍수로 인한 급등 이후로 아직도 이전 가격까지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내년 이후 하드 디스크 가격이 안정화되기를 기다려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네트워크 인프라 보완 계획

현재의 저희 집 네트워크는 홈 미디어 네트워크로서 보완되어야 할 2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 집 네트워크 인프라부터 설명드리자면 2008년에 입주한 정보통신 특등급 아파트라서 광 케이블이 집 단자함까지 직접 들어오고,
세대 단자함에서 ONT(Optical Network Terminal)라는 기기가 광 신호와 전기 신호 간에 변환을 해주고,
패치 패널을 지나 벽 속에 매설된 Category 5e(CAT 5e) 네트워크 케이블을 통해 각 방 벽마다 유선 네트워크 포트들이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PC가 있는 방과 TV가 있는 거실이 좀 떨어져 있다 보니,
유무선 IP 공유기는 PC가 있는 방 벽의 포트에 연결하고, IPTV 셋탑박스는 거실 벽에 있는 포트에 꼽아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네트워크 연결 상으로는 아래 그림처럼 IPTV 셋탑박스 혼자 왕따 당하고 있는 모양새가 되었는데요.
그림에서 실선 연결은 유선 접속을, 점선은 무선 접속을 나타냅니다.

메인 비디오 플레이어를 담당할 셋탑이 이렇게 덩그러니 따로 노는 네트워크 연결 구조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내부에 사설 네트워크를 만들고, 외부에는 이 네트워크 전체가 마치 한 IP를 가진 하나의 기기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IP공유기의 역할이라서
공유기가 만든 사설 네트워크와 그 외부의 네트워크 사이에는 많은 서비스들(DLNA, SAMBA 등)의 연결이 불가능합니다.
저희집 셋탑박스는 SAMBA를 통해 서버 동영상을 받기 때문에 현재 구조로는 셋탑박스에서 네트워크 플레이가 안 됩니다.
위 그림과 같이 기기들이 서로 다른 공유기에 연결되어 있다거나 공유기가 다단계로 연결되어 있을 경우,
A, B, C 기기끼리, D, E, F 기기끼리는 DLNA 등 네트워크 동작이 잘 되지만, 두 그룹 사이에서는 잘 안 됩니다.
 
이상적인 미디어 네트워크는 모든 기기들이 하나의 IP 공유기에 유선 또는 무선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사설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입니다만...
공유기 하나만으로는 도저히 커버할 수 없는 경우, 아래 오른쪽 그림처럼 공유기 밑에 스위칭 허브 또는 단순 AP를 두는 구조로 가져가야 합니다.
허브/AP는 공유기처럼 자신의 사설 네트워크를 따로 만들지 않고, 상위 네트워크를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보완이 필요한 또 한가지 문제점은 네트워크 속도입니다.
제가 현재 사용하는 공유기는 사진의 ipTIME N2(N604M)라는 모델인데, 내/외부 네트워크 공히 100Mbps의 유선연결 속도를 지원합니다.

100Mbps는 지금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현재 쓰고 있는 SK 브로드밴드 광랜 속도도 100Mbps 이하 수준이고,
현존 최고 화질과 음질의 블루레이 소스라 해도 최대 전송속도가 48Mbps이기 때문에 100Mbps 공유기로 감당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렇지만 앞으로 문제될 것이 뭐냐면 NAS를 들여올 경우 PC와 NAS 간의 전송 속도입니다.
저희집 PC나 구입 예정인 NAS나 모두 100Mbps보다 10배 빠른 1Gbps 기가비트 이더넷을 지원하고,
DS213j NAS의 내부 실효 속도는 읽기 80MB/s, 쓰기 40MB/s 정도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PC는 그보다 빠릅니다.
Mbps에서 b는 bit, MB/s에서 B는 byte(8 bit)이기 때문에 100Mbps의 네트워크 속도는 12.5MB/s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NAS 최초 구입 시 PC의 1TB 하드 디스크에 담긴 데이터를 NAS로 옮길 경우의 소요 시간을 계산해 보니
100Mbps 이더넷으로 보내면 네트워크 속도가 병목이 되어 12.5MB/s로 꼬박 하루(22.2시간)가 걸리고-_-
기가비트 이더넷으로 보내면 NAS의 쓰기 속도 40MB/s가 병목이 되어 7시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엄청나게 빨라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PC-NAS 간 연결은 기가비트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싶네요^^

위에서 말한 두 가지 문제점, 즉 네트워크 연결 구조 문제와 PC-NAS 간 전송속도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1. 기가비트 유선 공유기를 하나 사다가 세대 단자함의 패치 패널과 바꿔치기 하고,
  2. 기존 공유기 N2는 허브 모드로 동작하게 하는 것입니다.

패치 패널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전화 신호를 분배해주는 역할도 하나, 저희 집은 유선 전화를 안 쓰기 때문에 떼어버려도 상관 없거든요^^

...라고 말은 쉽지만 위 사진에서 아래쪽에 네트워크 선들이 무지 많이 꼽혀 있는 까만 박스가 패치 패널인데요.
과연 저 선들을 제대로 맞추어 유선 공유기에 옮겨 꼽아줄 수 있을까요-_-
그리고 위 사진은 현재의 저희 집 단자함이고, 이사갈 집은 전혀 다른 모습일 확률이 99%입니다.

아무튼 어려운 건 나중에 생각하고^^;; 이사갈 집의 최종 네트워크 연결도는 아래 그림과 같이 계획하였습니다.
단자함의 패치 패널 대신 기가비트 유선 IP 공유기로 바꿔치고, 벽에 매립된 네트워크 케이블을 통해 방에 있는 PC와 NAS에 연결합니다.
이러면 PC와 NAS는 기가비트 공유기와 CAT 5e 케이블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기가비트급 통신이 가능합니다.

여기에 사용할 기가비트 유선 공유기로는 ipTIME의 T3008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존 N2가 ipTIME 제품이다 보니 같은 회사 제품으로 맞춰야 서로 잘 동작할 것 같고, 무엇보다 동급 최저가라서요^^(7만원 가량)

그리고 기존의 무선 공유기 N2는 스위칭 허브(단순 AP) 모드로 동작하도록 설정해서 거실 TV 근처 네트워크 포트로 T3008에 연결할 겁니다.
TV 근처에 놔둘 예정인 IPTV 셋탑박스와 AV 리시버, 그리고 PS3는 스위칭 허브 모드의 N2에 유선으로 연결되고,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는 단순 AP 모드의 N2에 무선 Wi-Fi로 연결되는 거죠.
N2는 공유기가 아닌 허브로서 동작하기 때문에 따로 사설 네트워크를 만들지 않으며, 모든 기기가 T3008의 사설 네트워크를 공유하게 됩니다.

N2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시중 IP 공유기 제품들은 허브 모드로 동작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설정법도 거의 같아서

  1. DHCP 서비스를 끄고,
  2. 192.168.XXX.1 이외의 내부 IP 주소를 할당하고,
  3. WAN 포트가 아닌 LAN 포트로 다른 IP 공유기에 연결하면 됩니다.

한 가지 주의하실 점은 IPTV 셋탑박스 관련 세팅인데요.
아무 생각 없이 위의 네트워크 그림처럼 공유기에 연결해놓기만 하면 IPTV 시청이 제대로 안 될 확률이 무지 높습니다.
일단 공유기 설정에서 멀티캐스트 포워드(IGMP) 설정을 켜야 합니다.

저희집은 IPTV 셋탑박스가 인터넷에 직접 연결된 형태라서 이렇게만 해도 실시간 IPTV 시청이 가능했는데...
IPTV 사업자가 인터넷과 셋탑 사이에 자신들의 유선 공유기를 설치한 경우, 이 세팅만으로는 시청이 안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럴 때는 MAC cloning 기능을 이용하여 내 공유기의 MAC 주소를 IPTV 사업자 공유기의 MAC 주소와 동일하게 덮어써주면 된답니다.



이렇게 저희 집 미디어 네트워크 보완 계획을 세워봤는데요.
이것저것 고려해야 될 점들이 많다 보니 한 번 깔끔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었고,
혹시라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참고가 될 수도 있을까 해서 블로그 글로 남겨봤습니다.
집집마다 환경이 각양각색이라서 별로 참고가 안 될 가능성이 높지만요^^;;

총 예산은 40만원대 AV리시버 + 20만원대 NAS + 10만원대 2TB 하드디스크 + 7만원짜리 기가비트 공유기 구입으로 80만원대 규모가 되겠네요.
아마도 AV리시버와 기가비트 유선 공유기는 이사 가자마자 구입하게 될 것 같고,
NAS와 하드디스크는 내년에 DS213j와 하드디스크 가격이 좀 안정화된 이후에 사게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실제 구입할 때는 예산보다 좀더 저렴해질지도 모르겠군요.

AV 리시버 구입하고 나서 한 번, NAS 구입하고 나서 한 번씩 후속 글을 적어볼까 합니다.
과연 계획 대로 꿈 같은 사이버 홈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지...
혹시 총알 부족이나 의외의 난관에 부딪쳐 좌절하게 되지는 않을지 살짝 염려가 되는군요^^;;

홈 미디어 네트워크 보완 계획 관련 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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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0. 2. 07:58

미러리스 카메라 선택 가이드 (updated)

4월 초에도 ☞동일한 제목의 글☜을 썼었습니다만...
반년이라는 시간 동안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도 꽤 많은 신제품 소식과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이유뿐이라면 업데이트 글을 새로 쓰지는 않았을 텐데^^ 실은 잡지 '월간 사진'에서 기사 의뢰가 들어와서요.
월간 사진 2012년 10월호에 제 글이 기사로 실렸답니다^O^
제가 쓴 원고 내용을 월간 사진의 허락을 받고 블로그에도 공개해 봅니다.

저의 아래 원고 내용이 편집되어 위 사진의 잡지 기사가 되어 나왔습니다만...
기사 몇몇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역시 글과 책을 업으로 하시는 기자분들인 만큼 제 원고보다 기사 쪽이 표현도 더 맛깔스럽고 타이틀도 주목을 끌도록 잘 편집하셨더군요^^ 



취미 사진가들이 카메라에 바라는 희망사항들 중 베스트 3를 꼽자면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1. 다양한 화각대(초점거리)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로움
  2. 배경이 확 날아가는 얕은 심도 표현
  3. 어디에나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성(크기와 무게)

이 세 가지는 서로 상충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세 가지 모두를 동시에 얻기란 예전엔 거의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고배율 줌 컴팩트 카메라는 1번과 3번은 가능한 반면 2번이 어렵습니다.
렌즈 교환식 DSLR 1번과 2번은 가능하지만 3번에는 다소 불만이 남습니다.

DSLR 카메라 바디와 렌즈가 크고 무거운 것은
SLR의 미러와 펜타프리즘 구조로 인해 렌즈 마운트와 촬상면 간의 거리인 플랜지 백(flange back)이 길고,
실제론 작은 센서를 쓰면서도 기존의 35mm 필름 SLR의 마운트에 맞춰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08년부터 SLR 구조를 버리고, 센서 크기에 딱 맞는 새로운 마운트를 정의한
렌즈 교환형 미러리스 카메라(Mirrorless Interchangeable-Lens Camera, MILC)가 등장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들은 렌즈 교환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1번의 다양한 화각대를 가능하게 했고,
DSLR
과 동등 수준의 이미지 센서 크기로 2번의 얕은 심도 표현도 어느 정도 가능하며,
하이엔드 컴팩트 카메라와 비슷한 무게와 사이즈로 3번의 휴대성도 좋습니다.
초기에는 DSLR과 컴팩트 카메라의 장점을 융합했다는 의미에서 하이브리드 카메라(Hybrid Camera)라고도 불렸었으나,
지금은 '미러리스 카메라'라는 명칭이 업계 표준으로 정착된 듯합니다.

미러리스는 아직 성능이나 화질, 렌즈의 다양성, 그리고 경제성 면에서 DSLR에 비해 뒤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
11년 하반기 제품들부터 기존의 문제점들이 많이 해소되고, NEX-7이나 E-M5 같은 고성능 플래그쉽 미러리스 제품들이 등장하면서
퀄리티가 상당히 상승했고 선택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그리고
12 9월 캐논을 마지막으로(핫셀블라드는... 일단 패스하도록 하죠^^) 실질적으로 모든 카메라 메이커가 미러리스 카메라를 출시함으로써 브랜드 장벽마저 사라져 버렸습니다.
바야흐로 DSLR의 화질과 컴팩트의 휴대성을 두루 갖춘 미러리스 카메라가 DSLR을 제치고 취미 사진계의 '대세'로 자리잡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미러리스 같은 렌즈 교환형 카메라를 구입한다는 것은 약간 과장을 보태면 렌즈군을 포함한 특정 카메라 메이커의 시스템 전체를 사는 것입니다.
그만큼 메이커 선택이 중요하고요, 여기에 도움 되도록 각 메이커 단위로 미러리스 카메라 시스템의 장단점과 특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전체 카메라 시장은 캐논과 니콘이 1,2위를 다투고 있으나 미러리스 카메라만 놓고 보면 캐논과 니콘은 후발주자입니다.
미러리스 카메라 발매 순서를 보면
파나소닉('08)
올림푸스('09) 삼성('10) 소니('10) 펜탁스('11) 니콘('11) 후지필름('12) 캐논('12)의 순서입니다.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겠으나 바디/렌즈 라인업, 성능, 편의성 등도 대략 이 순서대로 먼저 발매한 메이커일수록 좋습니다.
특히 초기 제품들의 결함이 보완된 3세대 이후의 제품을 이미 내놓은 파나소닉, 올림푸스, 삼성, 소니의 4대 메이커와
아직 1~1.5세대 제품만 출시한 다른 후발업체들과의 사이에는 격차가 꽤 있습니다.

파나소닉

장점 다양한 렌즈군, X 렌즈의 휴대성, AF 성능, 편리한 UI, 동영상 성능
단점 심도 표현, 하이라이트 날아감 현상, 노출부족 현상, 색감
추천 기종 DMC-G3 이후 기종들 (G3, GX1, GF5, G5, GH3)

최초의 미러리스 카메라 규격인 마이크로 포서즈(Micro-4/3)는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공유하고 있으며,
이 두 메이커는 서로 호환되는 마이크로 포서즈 렌즈들을 꾸준히 발매해 왔습니다.
타사의 렌즈군들에는 아직도 군데군데 비어있는 화각이 존재하는 반면, 마이크로 포서즈 진영은 모든 영역이 골고루 다 갖춰져 있습니다.


표준 팬케이크(납작한 디자인의 렌즈들을 이렇게 부릅니다) 단렌즈, 광각 팬케이크 단렌즈, 망원 단렌즈, 표준 줌, 표준 팬케이크 줌, 표준 고정 조리개 줌, 광각 줌, 망원 줌, 고배율 줌, 매크로 렌즈, 어안 렌즈에 3D렌즈까지 있습니다.
환산 초점거리로는 14mm부터 600mm까지 폭넓게 커버합니다.

다양성뿐만 아니라 렌즈 크기 면의 이점도 있습니다.
흔히들 바디 사이즈만 비교하지만, 실제로 렌즈를 장착하면 렌즈 크기 때문에 휴대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렌즈 사이즈도 중요합니다.
마이크로 포서즈는 경쟁 규격들 대비 이미지 센서 사이즈가 작아서 렌즈 사이즈 측면에서도 유리한데,
특히 파나소닉 X 14-42mm 팬케이크 표준 줌 렌즈는 전원 끈 상태에서 바디보다 2.5cm 정도밖에 안 튀어나오며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 수준의 작은 크기와 휴대성을 자랑합니다.

파나소닉 미러리스 카메라는 AF 성능 등의 전반적인 카메라 성능과 조작성, 반응성이 우수합니다.

근본적으로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와 동일한 방식인 컨트라스트 AF를 쓰는 기종 중에서는 AF 속도가 가장 빠른 축에 속하고,
터치와 버튼 조작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유저 인터페이스(UI)도 아주 편리합니다.

캠코더 대체용으로 미러리스를 구입하거나 동영상 촬영 빈도가 높은 분들에게는 동영상 성능의 격이 다른 파나소닉 GH 시리즈가 최고입니다.
디지털 카메라는 동영상 해상도보다 화소수가 훨씬 많아서 화소 샘플 데이터를 띄엄띄엄 사용하는 라인 스키핑을 적용하는 것이 보통인데,
GH
시리즈는 전체 화소의 데이터를 모두 사용해서 축소하는 방식으로 동영상을 만들기 때문에 디테일의 차원이 다릅니다.
GH 이외의 G, GX, GF 시리즈는 타사 제품 대비 동영상 성능이 딱히 뛰어나지는 않다는 점 주의하시고요^^

한편, 마이크로 포서즈(17.3mm x 13mm) 센서가 삼성, 소니, 후지필름, 캐논의 APS-C 사이즈(23.5mm x 15.7mm) 센서에 비해 대략 1.3배 작기 때문에 얕은 심도로 뒷배경이 뭉개지는 표현이 약합니다.
다이나믹 레인지, 해상도, 노이즈 등의 화질도 APS-C 센서 기종 대비 뒤졌었으나,
신형 센서가 적용된 DMC-G3 이후로는 해상도와 노이즈 차이는 많이 줄었습니다.
그렇지만 다이나믹 레인지 문제만은 현재까지도 남아 풍경사진 등에서 하이라이트 부분이 하얗게 날아가는 현상이 있습니다.

하이라이트가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어둡게 측광하는지 타사 대비 0.5~1 스탑 정도 어둡게 찍히며, 측광이 조금 들쑥날쑥합니다.
측광이 어두울 뿐만 아니라 컨트라스트와 채도도 다소 높게 나오고, 화이트 밸런스가 약간 푸른 보라색 쪽으로 치우치는 편이라서
풍경에는 좋지만 인물 색감은 별로 안 좋은 편입니다.

 

올림푸스

장점 다양한 렌즈군, 바디 내장 손떨림 방지 기능, 감성적 디자인, 인물 색감
단점 심도 표현, 고감도 노이즈, 동영상 성능
추천 기종 PEN E-P3, E-PL3, E-PM1, OM-D E-M5, PEN E-PL5, E-PM2

올림푸스도 마이크로 포서즈 규격을 공유하기 때문에 렌즈군이 다양하다는 장점과 얕은 심도 표현이 어렵다는 단점은 파나소닉과 동일합니다.

올림푸스는 손떨림 방지 기능이 바디에 기본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그 어떤 렌즈를 써도 손떨림 방지가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카메라의 디자인이라든지 따뜻한 인물 색감이라든지 감성적인 측면이 좋습니다.
미러리스 4대 메이커 중 유일하게 카메라만 만드는 전문 메이커라서 그런지 노출 정확도 같은 카메라로서의 기본기도 우수합니다.

그렇지만 올림푸스의 미러리스 카메라들은 한동안 동시대의 타사 제품 대비 전자기술 면의 성능들이 전반적으로 조금씩 뒤처져 왔습니다.
초기
 기종들은 AF 속도도 무척 느리고 동영상 성능이 매우 안 좋았었는데, PEN E-P3부터 AF와 동영상은 상당히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현행 PEN 시리즈(E-P3, E-PL3, E-PM1)에 와서도 
해상도와 고감도 노이즈 성능 등이 여전히 타사 대비 안 좋고,
망원 측에서 동영상 촬영 시 화면이 울렁거린다든지 하는 문제점도 계속 남아 있습니다.

그러다가 12년에 OM-D E-M5라는 올림푸스의 플래그쉽 카메라가 발매됐습니다.
방진방적, 5축 손떨림 방지 같은 E-M5의 신기능들도 대단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이전의 올림푸스 마이크로 포서즈 제품들의 모든 문제점들이 E-M5에서 일거에 해결됐다는 부분입니다.
신규 센서의 채용으로 해상도와 고감도 노이즈 문제를 해결했고,
AF
성능도 미러리스 카메라 전체를 통틀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울렁거리는 동영상 문제나 동영상 포맷 문제 등이 완전히 다 해결됐습니다.
E-M5
는 정말로 단점을 찾기 힘든 카메라가 되어버렸습니다.

E-M5는 고가의 플래그쉽 기종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은 아니지만,
후 E-PL5나 E-PM2 같은 보급형 PEN 시리즈가 E-M5의 신기술을 물려받아 나온다면 대박^^이 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삼성

장점 고화질 렌즈들, 깨끗한 저감도 화질, 정확한 화이트 밸런스, Wi-Fi
단점 플래시(스피드라이트) 시스템 미흡, RAW 파일 크기와 저장 속도터치 스크린 미지원
추천 기종 NX200 이후 기종들 (NX200, NX20, NX1000, NX210)

삼성 NX 시리즈의 장점은 고성능 렌즈군과 ISO 100 저감도의 깨끗한 화질, 정확한 화이트 밸런스 등 주로 이미지 퀄리티 쪽이 좋습니다.
'
광학의 삼성'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삼성 NX 렌즈들의 성능은 정말 뛰어납니다.
20-50mm
렌즈는 줌 렌즈임에도 선예도가 웬만한 타사 단렌즈 수준이고, 단렌즈들은 DSLR 렌즈도 능가하는 선예도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발표한 12-24mm 광각 줌 렌즈의 추가로 전 영역을 커버하는 렌즈군이 구비될 예정이며팬케이크 단렌즈도 3종이나 있습니다.

미러리스 최초로 APS-C 사이즈(23.5mm x 15.7mm) 이미지 센서를 채용하여 더 작은 센서를 사용한 카메라들 대비 심도 표현도 유리하며,
NX200
이후 기종들에 적용된 2천만 화소 이미지 센서는 해상도와 저감도 노이즈 성능이 상당히 좋습니다.
또한 화이트 밸런스가 매우 정확하고 색감도 실제 색깔을 정확하게 잘 잡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러리스 카메라들 중 최초로 전기종에 Wi-Fi를 넣어주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고 바로 페이스북 등에 공유할 수도 있고, 무선으로 PC나 스마트폰,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손쉽게 사진을 옮길 수도 있으며,
스마트폰을 리모트 뷰파인더로 사용하는 등의 응용이 가능합니다. 

삼성의 가장 큰 약점은 플래시 시스템입니다.
삼성 NX 전용의 가장 좋은 외장 플래시도 헤드가 좌우로 돌아가지 않고, 고속동조도 지원하지 않으며,
삼성 TTL 방식을 지원하는 서드파티 플래시 제품도 없습니다.
그리고 RAW 파일 저장 중에 다른 조작을 하려고 하면 '처리중' 메시지가 뜨면서 조작을 못하는 부분 같은 것도
NX 시리즈를 프로페셔널한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치명적인 단점들입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카메라들이 터치스크린을 채용해서 터치로 AF를 잡거나 촬영, 메뉴 조작을 하는 등 편리한데,
삼성 미러리스에는 터치 스크린 기종이 아직 없습니다.
터치 스크린이 없다 보니 Wi-Fi 업로드 관련 인터페이스도 좀 불편합니다.

 

소니

장점 세련된 디자인, 깨끗한 고감도 화질, 전반적 하드웨어 성능
단점 렌즈의 화질과 크기, 복잡한 UI, 색감
추천 기종 NEX-5N 이후 기종들 (NEX-5N, NEX-7, NEX-F3, NEX-5R, NEX-6)

소니의 NEX 시리즈는 바디가 아주 얇고 세련된 형태이며, 렌즈들도 마치 마운트와 한 몸처럼 딱맞는 원통 모양으로 되어 있는 등,
디자인에 많이 신경을 썼습니다.
NEX-F3
부터는 180도 플립되는 틸트 LCD 모니터를 적용해서 셀프 카메라 찍기도 좋아졌습니다.

전세계 이미지 센서 점유율 1위 업체답게 이미지 센서의 성능도 소니가 가장 좋습니다.
APS-C
사이즈로 크기도 크고, 다이나믹 레인지도 넓고, 이면조사(BSI) 방식이라 고감도 성능도 탁월합니다.
주로 실내에서나 야간에 사진을 찍으시는 분은 고감도 화질이 좋은 소니 제품이 좋습니다.

그리고 셔터 랙이나 고속 연사, 동영상 등 하드웨어 성능이 전반적으로 우수합니다.
최초로 플래그쉽 클래스의 미러리스 제품인 NEX-7을 출시한 것도 소니입니다.
NEX-7
LA-EA2 어댑터를 달고 소니의 기존 DSLR/DSLT용 렌즈를 사용하면 DSLR과 동일한 AF 성능도 가능합니다.
NEX-5R
부터 위상차 AF와 Wi-Fi를 도입하는 것이나 얇은 팬케이크 줌 렌즈의 개발 등,
타사의 장점이나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신속하게 도입하는 것도 소니의 장점입니다.

소니의 가장 큰 단점은 미러리스 E마운트 렌즈들이 선예도, 조리개 수치, 사이즈, 경제성 등의 면에서 타사 대비 전반적으로 뒤떨어지는 점입니다.
NEX-7
2400만 화소의 탁월한 센서의 능력을 100% 발휘할 만한 선예도를 내줄 수 있는 E 마운트 렌즈가 거의 없고,
렌즈들이 다들 타사 렌즈 대비 조금씩 커서 얇은 NEX 바디의 휴대성을 깎아먹습니다.
렌즈군 구성 면에서는 밝은 조리개의 표준화각 단렌즈가 아직 없고 팬케이크 렌즈가 단 한 종류뿐이라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래도 50mm F1.8 렌즈나 칼 짜이스 24mm F1.8 렌즈, 앞으로 발매될 16-50mm 팬케이크 줌 렌즈 등,
화질이나 휴대성 면에서 점점 향상되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NEX-7 3개의 다이얼로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지만,
그 이외의 기종들은 다이얼도 하나뿐이고 UI가 매우 복잡해서 세팅 하나 바꾸려면 꽤 오래 걸립니다.
NEX-5R
NEX-6에서 다이얼 개수는 2개로 늘어나지만 촬영시에는 둘 중 하나만 사용할 수 있게 만들 예정이라고 하니 참 답답한 노릇입니다.

소니의 색감은 예전부터 채도가 높고 컨트라스트가 강해서 호불호가 갈립니다.
NEX 기종들은 화이트 밸런스가 전반적으로 주황색 톤의 따뜻한 쪽으로 치우치며, 약간 노출 부족으로 사진이 어둡게 찍히는 편입니다.

 

펜탁스

장점 작은 사이즈, 마크 뉴슨의 디자인, 펜탁스 K 마운트용 렌즈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점
단점 애매한 제품 포지션

위 표의 장점만 보면 작은 사이즈에 SLR용 렌즈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환상의 카메라가 나왔구나라고 잘못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저 두 가지는 사실 각각 다른 두 카메라의 장점이라는 점이 함정입니다.
전자는 펜탁스 Q 시리즈, 후자는 펜탁스 K-01의 장점입니다.

펜탁스는 미러리스 구매자들이 기대하는 ‘컴팩트 카메라 수준의 휴대성’과 ‘DSLR 급의 화질’ 중
한 쪽만 추구하고, 다른 한 쪽은 포기한 2 종류의 카메라를 발매한다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펜탁스 Q 시리즈는 휴대성만 추구하고 화질을 포기하여 소위 ‘똑딱이’ 카메라에 사용되는 1/2.3” 사이즈(6.2mm x 4.6mm) 센서를 사용했습니다.
이런 작은 센서로는 심도 표현, 선예도, 노이즈, 다이나믹 레인지 등 화질이 크게 희생됩니다.
반면에 K-01
DSLR급 화질을 추구하기 위해 펜탁스 SLR의 K 마운트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결과적으로 SLR 카메라와 같은 사이즈가 되기 때문에 다른 미러리스 카메라 대비 훨씬 커서 휴대성이 많이 희생됩니다.

그렇다고 포기하지 않은 반대쪽이 파격적으로 특출난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펜탁스 Q는 화질을 잃은 대가로 휴대성이 아주 약간 좋아졌을 뿐이고,
K-01은 휴대성을 잃었지만 타사 미러리스 카메라나 DSLR 대비 화질이나 성능이 특별히 뛰어난 점은 없습니다.
제품들의 포지션이 정말 애매합니다.

 

니콘

장점 빠른 하이브리드 AF, 60fps 고속 연사
단점 심도 표현, 화질

아직은 DSLR보다 동체추적 AF 성능이 뒤떨어지는 미러리스 카메라이지만 그 중에서 가장 뛰어난 기종을 꼽으라면 니콘 1 시리즈입니다.
니콘은 이미지 센서 상에 초점을 앞뒤 어느 방향으로 옮겨야 하는지 감지할 수 있는 위상차 센서를 두어 기존의 컨트라스트 AF를 돕는
하이브리드 AF를 미러리스 최초로 구현했습니다.
AF
속도도 빠르며 특히 동체추적 성능에서 타사 제품들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또한 타사의 고속연사는 작은 이미지 사이즈의 JPEG만 저장할 수 있다든지 하는 제약이 있지만
니콘 1 시리즈는 그런 제약도 없이 JPEG+RAW 포맷으로 초당 60장 속도의 고속 연사가 가능합니다.
아마도 니콘의 플래그쉽 DSLR D4와 동일한 고성능 프로세서를 1 시리즈에도 탑재했기 때문인 듯한데,
덕분에 니콘 1 시리즈는 AF나 연사 속도도 빠르고 메뉴 조작이나 리뷰 시에도 빠릿빠릿하게 반응하는 등 '속도'가 인상적인 카메라가 됐습니다.

니콘 1 시리즈는 CX 포맷이라는 이름의 1 사이즈(13.2mm x 8.8mm) 이미지 센서를 사용합니다.
마이크로 포서즈도 작은 이미지 센서 때문에 얕은 심도 표현이 잘 안 되고 화질이 떨어진다고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CX
포맷은 그 마이크로 포서즈보다도 1.35배 더 작습니다.
다이나믹 레인지는 양호한 편이지만 심도 표현과 노이즈 등의 화질은 딱 센서 사이즈에 비례한 만큼 안 좋습니다.

현재까지 발매된 니콘 1 시리즈는 모두 엔트리 레벨 모델이며,
올해의 신모델 니콘 1 J2는 기존의 J1 LCD 모니터만 고해상도로 바꾸고 이미지 필터 효과 같은 것만 추가한 마이너 체인지 모델입니다.
니콘 1 시리즈의 타겟은 어디까지나 컴팩트 카메라 사용자들이고,
니콘은 DSLR
사용자들이 미러리스로 유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후지필름

장점 해상도, 색감, 하이브리드 뷰파인더, 레트로 스타일 디자인
단점 가격, 사이즈

후지필름의 미러리스 카메라는 필름회사 제품답게 최고의 이미지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일반적인 디지털 카메라 사진은 100% 확대해 보면 모아레 방지를 위한 로우패스 필터 때문에 마치 블러 처리된 듯이 보이지만,
후지필름의 미러리스 카메라에 사용된 X-Trans CMOS 이미지 센서에는 로우패스 필터가 없어서
100% 확대해도 픽셀 단위의 디테일이 살아 있습니다.
센서도 비교적 큰 APS-C 사이즈이고, 후지논 XF 렌즈들의 선예도도 대단하기 때문에 해상도가 엄청납니다.
그리고 DSLR 시절부터 정평이 나 있던 화사하고 뛰어난 색감은 물론이고, 측광이나 화이트 밸런스의 정확도도 무척 우수합니다.

X-Pro1의 하이브리드 뷰파인더는 그 실용성은 차치하고서라도^^ 광학 뷰파인더 상에 정보들이 오버레이되는 모습이 매우 신기합니다.
그리고 광학 뷰파인더를 비롯한 레트로 스타일의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 디자인은 올드 카메라 팬들의 마음을 뒤흔들 만합니다.

후지필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격입니다.
X-Pro1
은 촬영 성능 면에서 E-M5 NEX-7 같은 타사 플래그쉽 바디 대비 많이 뒤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더 비쌉니다.
그리고 렌즈 가격도 모두 타사 최고급 렌즈들 수준으로 비쌉니다.
이런 고가에도 불구하고 초기에는 저조도 AF 성능이 매우 안 좋았기 때문에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바디 사이즈도 다른 미러리스 카메라들보다 꽤 큰 편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펌웨어 2.0 업데이트로 AF 성능도 크게 개선되었고,
앞으로 X-E1이나 좀더 저렴하고 컴팩트한 보급형 바디와 보급형 렌즈가 발매된다면
더 많은 유저들을 후지필름 미러리스 카메라의 매력에 빠뜨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캐논

드디어 캐논에서도 EOS M이라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발매되었습니다.
기사 작성 시점에는 아직 발매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만져보지는 못했습니다만, 해외 리뷰에 나타난 EOS M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l  버튼과 다이얼이 적은 엔트리 레벨 지향의 카메라

l  동시발매 렌즈는 번들 표준 줌 렌즈와 22mm 팬케이크 단렌즈뿐임

l  이미지 센서 상의 위상차 센서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AF를 적용하였으나 AF 속도는 느림

l  정전식 터치 스크린을 사용한 멀티 터치 인터페이스가 우수함

캐논 역시 니콘과 마찬가지로 DSLR 시장이 큰 수익원이기 때문에
DSLR 사용자가 미러리스 쪽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컴팩트 카메라 유저들을 주 타겟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니콘처럼 이미지 센서 상의 위상차 센서를 채용했지만
AF 속도는 니콘 1 시리즈만큼 빠르지는 않고, EOS 650D의 라이브 뷰 AF 정도의 상당히 느린 속도를 보입니다.
터치스크린은 파나소닉 같은 감압식이 아닌 스마트 폰과 같은 정전식 멀티 터치 방식이라서
터치감도 좋고 두 손가락으로 핀치 줌 같은 조작이 가능하며, 메뉴 시스템 또한 터치 인터페이스와 적절하게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직접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측광이나 색감, 화질 같은 부분은 EOS 650D처럼 충분히 훌륭한 특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맺으며

이상 각각의 브랜드 별 미러리스 카메라 시스템의 장단점을 정리해봤습니다.
이미 상당히 완성된 시스템을 갖춘 메이커가 있는가 하면 그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인 메이커도 있고,
미러리스는 그냥 구색 맞추기 정도로 내겠다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메이커도 있습니다.
미러리스 시장을 선점한 4대 메이커와 DSLR 계의 거두들 사이의 대결은 앞으로 어떻게 지각 변동을 일으키게 될지 기대 됩니다.
제조사들끼리의 경쟁이 심화될수록 더 좋은 제품을 더 싼 값에 살 수 있으니 소비자로서는 반길 만한 일이죠^^

DSLR 사용자 중에 미러리스로 전향을 고려하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현재 DSLR에 사용중인 렌즈를 미러리스에도 계속 사용하겠다'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미러리스에 DSLR 렌즈를 주력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DSLR 대비 미러리스의 유일한 장점인 휴대성을 포기하는 일입니다.
만약 현재 원하는 브랜드에 미러리스 렌즈군이 구비되어 있지 않다면,
DSLR
바디를 좀더 사용하다가 원하는 미러리스 렌즈가 발매된 후에 기기변경을 하거나
아니면 이미 렌즈군이 충실한 다른 브랜드의 미러리스 시스템으로 전향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기술 트렌드를 보건대
이미지 센서 상의 위상차 AF 센서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AF, 멀티 터치 스크린, 그리고 Wi-Fi는 조만간 전 기종에 기본장착될 것으로 보입니다.
180도 플립 모니터도 더 많은 기종에 들어갈 것 같긴 한데, 비용과 부피 문제 상 전 기종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 같고요.
특히 DSLR 대비 최대의 약점인 동체추적 AF 성능을 보완해줄 하이브리드 AF 기술은 아직 제대로 구현한 곳이 니콘밖에 없으나
이 기술이 좀더 숙성되고 모든 미러리스 카메라에 탑재됨으로써 DSLR의 성능과 똑딱이의 휴대성의 궁극적인 융합을 이룩하는 바로 그 때가
미러리스가 카메라 시장의 진정한 대세로 등극하는 시점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이 기사가 미러리스 카메라 구입을 고려중인 분들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시스템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 관련 글 바로 가기

 

2012. 9. 7. 16:04

아이폰 3Gs 쓰다가 갤럭시 S3로 기변하고 느낀 점 10가지

통신업계용어로 엄밀히 따지자면 기변(기기변경)이 아니고 번이(번호이동)인데요^^
KT 몇 년 써왔지만 오래 쓴다고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변 가격이 번이보다 훨씬 비싸서 그냥 SKT로 번호이동했습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10만원 어치 이상의 유료 앱을 사서 쟁여놨음에도 불구하고-_-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이번에는 갤럭시 S3를 구입하게 되었는데요.

할인 요금을 토해내는 새로운 위약금 제도가 이번달부터 시작되니 그 전에 폰을 장만하자는 심산에 지른 것이었지만...

제가 사자마자 바로 그 다음주에 '갤럭시 대란'이 벌어졌습니다ㅜㅜ!
갤럭시 S3 LTE 가격이 20만원 정도 급락한 거죠.
그 다음주에 다시 가격이 원복되는 듯 보였으나... 9월 10일 현재 다시 30만원 급락했습니다 허허허 나참...-_-
저는 사나흘만 더 기다렸으면 20만원을, 보름만 기다렸으면 30만원을 아낄 수 있었는데, 그냥 앉은 자리에서 홀랑 날려먹었네요ㅜㅜ

비싼 돈 주고 샀으니 뽕을 뽑아보겠다는 자세로다가 제 개인적인 기변 소감을 담아 글 하나 적어봅니다. 
그런데 제가 아직 갤럭시 S3 LTE를 보름 남짓밖에 안 써봤고, 폰 전문가도 아니라서 멋들어진 리뷰를 쓸 수준은 안 되네요.
또 제가 쓰던 아이폰 3Gs와 요번에 바꾼 갤럭시 S3는 발매 시기가 3년이나 차이 나서... 성능 스펙을 비교하는 건 너무 불공평하죠.
(그러고 보면 제가 ☞8년 전 사진기와 최신 카메라 성능 비교 글☜ 같은 걸 쓰기도 했습니다만^^;;)
그래서 전문적인 비교 리뷰는 아니고, 그냥 '직접 사용하면서 느낀 디테일한 차이점 체험기'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네요.

1. 아이폰에서 애용하던 앱이 없네.

애플의 앱스토어에 해당하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뒤져보니 기존에 아이폰에서 썼던 앱이 똑같이 있는 경우가 태반이기는 하나...
제가 아이폰에서 쓰던 앱 중 30~40%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는 없더라고요.

제가 쓰던 앱 중에 대략 1/3은 처음부터 iOS와 안드로이드 용으로 동시에 출시된 것 같고,
또다른 1/3은 iOS로만 나오고 안드로이드 출시는 전혀 계획에 없는 것 같고, 
나머지 1/3은 Flipboard나 Instagram처럼 처음엔 iOS용으로만 발매되었다가 1~2년 지난 후에 안드로이드 버전도 출시된 것 같더군요.
아이폰이 불법복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테스트해야 할 폰 기종이 적다는 점에서 개발사들이 아이폰 플랫폼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로는 안 나오는 앱들에 대해서는 대체재를 찾아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결국 대부분 찾아내기는 찾아냈습니다.
http://open2world.tistory.com/241☜ 이 블로그가 많이 도움이 됐네요. 블로그 주인장님께 감사~^^
아이폰 앱을 영~ 대체할 수 없는 경우는 정말 혹가다가 한두 개 정도고, 대부분의 경우는 대체할 수 있는 앱이 있더군요.
1:1로 대체할 수 없는 경우라도 두 개 이상의 안드로이드 앱을 동원하면 되고요^^

예를 들어 아이폰에는 RemoteX PowerManager라고 폰으로 PC를 원격으로 켜고 끌 수 있는 앱이 있는데 안드로이드에는 없습니다.
얘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원격으로 PC를 켜는 앱과 끄는 앱 따로따로 두 개가 필요하더군요-_-

사진 편집/관리 앱 iPhoto는 아이폰 3Gs를 지원하지 않아 못 써봤습니다만 SnapSeed라는 아이폰 앱만 해도 편집 기능이 참 좋습니다.
SnapSeed를 대체할 사진 앱을 찾아 헤매다 끝내 안드로이드 오리지널 앱인 PicSay를 발견했는데요.
고정 종횡비 crop도 지원되고, 다양한 사진 보정 기능도 있습니다만... SnapSeed처럼 보정을 한꺼번에 실행하지 못하는 건 아쉽더군요.
사진 보정은 한 번 적용할 때마다 quantization noise(양자화 잡음)라는 게 생기는데,
밝기 보정, 대비 보정, 컬러 밸런스 보정을 따로따로 적용할 경우에 비해 한꺼번에 보정해버리면 quantization noise가 좀 덜 생기거든요.

그런데! 게임은 그 고유의 특성 상 대체재를 찾을 수 없습니다.
그나마 요즘은 메이저 게임 개발사들이 iOS와 안드로이드로 동시 발매하는 일이 많아 예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애플 앱스토어에만 있고 구글 플레이에는 없는 게임이 꽤 됩니다.
예를 들어 Infinity Blade 시리즈 같은 경우 안드로이드 이식 계획이 전혀 없다고 하니 안드로이드에서는 즐길 방법이 없죠.

그리고 안드로이드는 폰들이 워낙 종류가 다양하다 보니 게임을 아이폰처럼 하드웨어 성능에 최적화시키기가 어렵나 봅니다.
일례로 Real Racing 2를 갤럭시 S3에서 돌려 보니 아이폰 4S는 물론, 아이폰 4보다도 프레임 레이트가 떨어지는 것 같더군요.
1:1로 비교실험을 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갤3에서 프레임 뚝뚝 끊기는게 확연히 눈에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열심히 하시는 분이라면 게임 수로 보나 최적화로 보나 안드로이드 폰보다는 아이폰이 현명한 선택 같습니다.
스마트폰 게임은 그냥 심심풀이 정도로만 하는 분이라면
게임 이외의 앱들은 안드로이드도 iOS를 많이 따라잡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폰도 괜찮다고 할 수 있겠고요.

그리고 폰 꾸미기나 커스터마이징, 시스템 관련 앱들은 안드로이드 쪽이 오히려 훨씬 강력합니다.
아이폰에서는 바탕화면, 잠금화면, 시스템 설정 같은 걸 건드리는 게 아예 불가능하니까요.

그리고 안드로이드로 넘어와서 느낀 신기한 사항들이 한두 가지 더 있는데요.
안드로이드 폰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Plants vs Zombies처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있더라도 갤럭시 S3에서 안 되는 앱도 종종 있더라고요.
그리고 모든 앱이 앱스토어에 있는 아이폰과는 달리 어떤 안드로이드 앱은 구글 플레이에 없고 다른 데서 받아야 하네요.
외환은행 앱이 플레이 스토어에 없어서 망연자실했었는데 SKT의 T스토어에 있더라고요.


2. 미디어 플레이의 자유로움~

아 갤럭시 S3는 음악 듣고 동영상 보기 매우매우 좋습니다.

화면 해상도, 하드웨어 동영상 코덱, 사운드 얼라이브 음장 뭐 이딴 스펙들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닙니다.
저런 것들은 그냥 시간에 따른 기술 발전이라고 보이고요. 어쩌면 곧 발표될 새로운 아이폰이 갤럭시 S3보다 더 스펙이 좋을지도 모르죠^^
플레이 성능도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저는 미디어 플레이를 둘러싼 관리 환경이 자유스러워서 너무너무 좋습니다.

아이폰에서는 폰이 아이튠즈에 종속되는 구조라서 폰에서 마음대로 음악이나 동영상을 추가하거나 지울 수도 없고,
음악 하나, 동영상 하나 폰에 옮기려고 해도 '아이튠즈에 등록' → '폰 동기화'라는 귀찮은 과정을 거쳐야 하죠.
특히 맥이 아닌 PC의 경우 아이튠즈가 느려서 더더욱 짜증 나고요.
PC를 포맷하거나 폰을 새 PC의 아이튠즈와 동기화시키려고 하면 기존에 다른 PC에서 옮겼던 미디어들은 다 날아가버리고요.

게다가 아이폰에서는 MPEG4 AVC(MP4) 또는 Quicktime(MOV)포맷의 동영상만 볼 수 있고, 영상 사이즈도 규격을 지켜야 하죠.
그렇지만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동영상들은 워낙에 포맷과 사이즈들이 다양해서 아이폰에서 그냥 플레이할 수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동영상을 아이폰에 맞춰 인코딩하거나 AV Player 같은 특별한 앱을 써야 하죠.
동영상 인코딩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건 다들 아실 겁니다. 특히 제 PC는 구형 AMD 프로세서라서 더더욱 오래 걸려요ㅜㅜ
AV Player도 동영상 파일을 아이튠즈의 어느 구석탱이에 있는 AV Player만의 특정한 경로를 통해서 넣어주어야만 돼서...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폰에서는 폰 카메라로 찍은 영상, PC에서 옮긴 영상,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받은 영상은 통합 관리가 안 되고 각각 다 따로 취급하죠.

벨소리 같은 경우, 아이폰의 벨소리 앱에서 음악을 편집해서 벨소리를 만들었다고 해도
이걸 다시 PC로 옮기고 나서, 아이튠즈에 벨소리로 등록한 후 아이폰과 동기화하는 아주 우스꽝스러운 짓을 해야만 폰 벨소리로 등록됩니다.

이런 모든 시시콜콜한 제한규정들의 목적은 하나, 불법 컨텐츠 복제를 막기 위해서인 것 같은데요.
그렇지만 그걸 위해 사용자의 자유를 지나치게 많이 구속하고 억압하는 건 아닐까요?

안드로이드에서는 뭐... 그 모든 것들이 자유롭습니다.
미디어 파일을 옮기는 건 폰을 USB나 Wi-Fi로 PC에 연결하고 그냥 복사만 하면 땡입니다.
벨소리도 지정된 폴더에 그냥 복사하거나, 아니면 폰에서 앱으로 벨소리를 만들고 바로 벨소리 등록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폰카로 찍은 영상이나 PC에서 옮긴 영상이나 구분 안 하고 그냥 다 똑같이 볼 수도 있고 메일 첨부나 공유 같은 것도 가능하고요.

갤럭시 S3는 웬만한 영상 코덱도 다 디코딩 되고, 1080p 사이즈의 동영상도 변환할 필요 없이 그냥 다 플레이가 되네요.
갤럭시 S3 기본 동영상 플레이어에서 안 돌아가는 동영상들은 DICE Player 같은 앱을 설치하면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DICE Player는 뭐 아이폰의 AV Player처럼 특별한 동기화 경로 따위 전혀 필요 없고요.
아 정말 미디어 파일 관리가 너무너무 자유로운 거 있죠!

그래도 "난 아이튠즈의 중앙집중적인 미디어 데이터베이스 관리 체계 같은 부분이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삼성에서 아이튠즈와 거의 똑같이 만든 Kies라는 프로그램을 쓰시면 됩니다. 꽤 잘 베꼈더라구요^^;;

그리고 기변 전에는 Air Video라는 앱으로 다른 방 PC에 있는 동영상을 Wi-Fi로 스트리밍 해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많이 봤더랬습니다.
갤럭시 S3로도 이걸 하고 싶어서, 처음엔 삼성에서 제공하는 AllShare Play로 시도해봤는데...
대부분의 동영상이 AllShare Play로 플레이가 되지 않아서 그냥 지워버렸습니다-_-
그리고 안드로이드에서 Air Video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VLC Stream&Convert나 Qloud Media 같은 앱들도 써봤습니다만...
그보다 더 편하고 화질 좋은 방법은 따로 있더군요.

아이폰에서 스트리밍으로 보려면 필수적으로 Air Video처럼 PC에서 동영상을 트랜스코딩(인코딩, 컨버팅, 변환)해야만 합니다.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PC의 동영상은 다양한 코덱과 사이즈로 존재하지만 아이폰은 특정 사이즈의 MP4 동영상밖에 못 보니까요.
그러나 갤럭시 S3의 경우 PC에서 트랜스코딩 안 하고 그냥 동영상 파일 자체를 그대로 폰으로 스트리밍해줘도 됩니다.
화질 열화의 주범인 트랜스코딩을 거치지 않으니 이쪽이 화질도 훨씬 좋고요.
특별한 다른 앱을 깔 필요도 없고 윈도우에서 동영상 폴더를 공유한 다음에 DICE player에서 PC를 SMB 서버로 등록하면 끝입니다.
요렇게 하면 PC의 동영상 파일을 마치 폰에 있는 파일인 것처럼 탐색할 수 있고, 플레이도 됩니다.

이 방식의 한 가지 문제점은 파일을 그대로 전송하기 때문에 고해상도 동영상은 꽤 빠른 전송 속도가 요구된다는 건데요.
이 문제는 SMB 프로토콜보다 전송 효율이 훨씬 좋은 FTP 프로토콜을 사용하면 거의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짓을 하려면 PC를 FTP 서버로 세팅해야 하기 때문에 귀찮아서 아직 안 해봤고요^^;;

저는 주로 이렇게 Air Video로 동영상 볼 때 앞에서 언급했던 RemoteX PowerManager로 원격으로 PC를 켜고 껐거들랑요.
안드로이드에는 RemoteX가 없기 때문에 다른 WOL(Wake on LAN) 앱을 찾아서 깔면 원격으로 PC를 켤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WOL 앱들은 PC를 켤 수만 있고, 끌 때는 Teamviewer 같은 앱으로 PC에 원격 접속해서 윈도우를 종료해야 됩니다.  


3. 탈옥 아이폰 쓰는 느낌

저도 아이폰 한 번 탈옥해봤더랬습니다.
그런데 프로세싱 파워가 워낙에 딸리는 아이폰 3Gs이다보니 탈옥하고 나면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느려져서 다시 순정으로 복귀했죠.

탈옥을 해보니 순정 앱 대신에 훨씬 편리한 다이얼러(전화) 앱이나 SMS 앱도 쓸 수 있고,
스프링보드(바탕 화면)에 날씨 위젯 같은 것도 띄울 수 있고, 아이콘 개수와 배치, 폴더 모양과 크기 같은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있더군요.
키보드도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 락 스크린에도 각종 정보를 띄울 수 있고 말이죠.
완전 편한 신세계라고 생각했었더랬는데...

그랬는데 안드로이드로 와 보니 그런 기능들이 순정 폰에서도 그냥 다 되는 겁니다-_-
갤럭시 S3의 순정 전화 앱도 숫자 키패드로 초성검색이 되는 등 꽤 괜찮지만... 더 맘에 드는 다이얼러가 있다면 마음대로 깔아쓰면 됩니다.
아이폰의 스프링보드에 해당하는 런처(launcher)를 통째로 다른 런처를 깔아서 써도 되고요.

삼성의 순정 런처인 터치위즈는 위젯이 프리뷰가 되는 등의 편리한 점도 있는 반면 홈 화면 편집이 불편하고 커스터마이징이 빈약해서
GO런처를 깔아서 쓰고 있는데, 앱 아이콘을 일정 시간 누르면 편집 모드가 되는 등 아이폰과 UI가 비슷해서 쉽게 익숙해지더군요.
아이콘 모양이나 바탕화면 테마 같은 것도 다양하게 바꿀 수 있어서 좋고요.

안드로이드는 '위젯'이 있다는 점이 특히 좋네요.
아이폰은 아이콘을 탭해서 해당 앱을 전체화면에 띄워 실행시킨다는 획일화된 앱 실행 인터페이스밖에 없지만...
딱히 '실행'이 필요 없고 정보만 체크하는 종류의 앱이라든지, 실행이 LED플래시를 켜고 끄는 것 같은 단순한 앱일 때
안드로이드에선 굳이 번거롭게 앱을 '띄울' 필요 없이 바탕화면에서 위젯을 통해 바로 정보 확인이나 작동을 할 수 있는 게 정말 편합니다.
PC에서도 많이 봤던 날씨, 시계, 배터리, 일정 같은 뻔한 위젯뿐만 아니라
휴대폰 사용량 표시, 음악 플레이어, 환경 설정 토글 버튼처럼 스마트폰에 특화된 위젯들도 다양해서 좋네요.

그리고 여기저기 살짝살짝 보이는 버그들과 마무리가 덜 된 듯한 흐트러진 모습도 탈옥 아이폰 느낌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 사진의 음악 플레이어 위젯을 보면 글자 아래쪽이 약간 잘리는 것 같은...
품격 있고 정갈한 순정 아이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죠.

아무튼 아이폰에서는 탈옥하지 않으면 불가능했던 대부분의 일들이 순정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가능하더군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이폰은 정말 너무 불필요한 부분까지 지나치게 막아놨다는 느낌입니다.


4. 입력 시스템 적응기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로 옮기고 가장 먼저 당황했던 부분은 텍스트 편집을 위해 커서를 옮기는 일이었습니다.
아이폰에서는 텍스트 중간 부분을 탭하면 확대경 모양이 뜨면서 정확한 커서 위치를 지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요.
안드로이드는 그런 게 없는 겁니다.
그래서 커서 위치가 틀릴 때가 많은데, 그럴 때 맞는 위치를 손가락으로 다시 찍어도... 아 이놈의 커서가 당최 옮겨질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커서 위치가 틀렸을 때는 커서 아래쪽에 나타나는 화살표를 잡고 옮기면 되는 거였더랬더군요^^
'대충 찍고 화살표로 미세조정'이 안드로이드 커서 이동의 기본인 것 같긴 한데요.
아이폰 방식에 비해 덜 직관적이고, 때로는 잘 동작하지 않을 때도 있어서... 이 부분은 안드로이드가 아이폰보다 딸린다고 봐야할 듯합니다.

그리고 제가 워낙 덕후스런 취미가 많다보니 폰에서도 일본어를 써야 할 상황이 종종 있습니다.
아이폰에서는 키보드 설정에서 일본어를 살짝 추가해주면 손쉽게 자유로운 일본어 입력이 가능한데...
갤럭시 S3에는 그 어디를 찾아봐도 일본어 키보드 설정이 없는 겁니다.

검색을 약간 해보니 플레이 스토어에서 구글 일본어 입력기를 받아서 깔면 되더군요.
아이폰에서 키보드나 입력기라는 건 애플이 정한 그 방식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에 입력기를 설치한다는 걸 생각조차 못했었네요.
아이패드가 한국 정식 발매 이전에 한글을 지원하지 않을 때, 아이패드용 한글입력 앱이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만...
그건 앱을 띄워서 한글 문장을 쓰고 그 문장을 복사한 후, 앱을 닫고서 필요한 곳에 붙여넣는 아주 원시적인 형태였죠.
하지만 안드로이드에서는 입력기를 설치하면 폰의 표준 키보드 자체를 마음대로 바꿔쓸 수 있습니다.

입력기 전환은 키보드가 화면에 떠있는 상태에서 알림 창을 끌어내려서 바꿀 수가 있는데요(어쩌면 갤럭시만의 알림창 기능일지도^^).
얼핏 생각하면 아이폰 방식보다 번거로운 것 같지만, 저는 오히려 이게 더 편합니다.
아이폰에서는 키보드 언어를 바꾸려고 하면 한글→영문→일본어→한글→영문→일본어→... 이런 식으로 바뀌기 때문에
일본어가 필요 없는 평상시에 한/영 전환만 하고 싶어도 불필요하게 일본어 키보드를 한 번씩 거쳐갔어야 했는데,
안드로이드에서는 일본어 입력이 필요할 때만 일본어 입력기를 쓰고 평상시에는 한/영 전환만 되기 때문에 더 편합니다.

그리고 한글 키보드 말인데요.
저는 2년 넘게 쓴 아이폰의 QWERTY용 두벌식 자판이 손에 익어서 천지인이나 나랏글 같은 숫자 자판용 키보드는 잘 못 쓰겠더라고요.
천지인 같은 게 키(key)가 커서 오타가 덜 나기는 하는데 키를 여러 번 누르는 동작이 많아서 타자 속도도 느리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삼성 키보드의 QWERTY 배열로 썼지만...
다른 것들도 몇 개 써보니 제 개인적으로는 구글 한글 키보드의 '단모음' 키보드가 가장 좋더군요.
'반츄 키보드'나 'Smart Keyboard PRO'라고 단모음 키보드에 추가로 여러가지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한 앱도 있습니다.
루비루비 님께서 알려주신 'Smart Keyboard PRO'가 종합적으로 가장 훌륭하긴 한데, 제 폰에선 가끔 'ㅓ' 입력을 무시하는 버그가 있네요-_-

단모음 키보드는 'ㅗ' 위치만 빼고는 두벌식 자판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익숙해지는 데 오래 걸리지 않고,
Shift 키가 없고 ㄲ, ㄸ, ㅃ, ㅆ, ㅉ, ㅑ,ㅕ, ㅒ, ㅖ, ㅠ, ㅛ는 키를 두 번 치면 입력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보면 아시겠지만 'Shift → ㄱ'과 'ㄱ 두번'을 비교하면 후자가 빠르고 오타율도 낮습니다.
따라서 타자속도는 단모음 키보드가 두벌식 QWERTY와 비슷하거나 좀더 빠릅니다.

이런 입력시스템은 색기, 학교, 헛소리처럼 받침과 그 다음 초성이 동일한 글자의 경우 새끼, 하꾜, 허쏘리처럼 잘못 입력될 가능성이 있으나...
그런 오타 가능성이 있기는 하나 실제로 한 번 아무 생각 없이 쳐보면... 오타가 나지 않습니다!
색기의 받침 ㄱ과 초성 ㄱ 사이에는 서로 다른 글자라는 심리적인 간격이 존재하지만 새끼의 ㄲ은 그냥 한 글자라서 바로 연달아 치게 되는데요.
입력기가 이 심리적인 간격을 나름 정확하게 인지하네요.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한 번 구글 한글 키보드를 까셔서 단모음 키보드로 색기와 새끼를 쳐보세요. 희한하게 마음먹은 대로 글자가 나옵니다.
그리고 키 간격이 일반 두벌식보다 넓어 오타 확률도 적습니다.

오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안드로이드에서 백스페이스를 누르면 가장 최근 글자만 음소 삭제가 되고 그 다음부터는 글자 전체가 삭제돼서 오타 수정이 불편합니다.
MS 윈도우와 같긴 하지만, 키보드가 취약한 휴대기기 환경을 감안해서 아이폰처럼 음소단위 삭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듯합니다.
예를 들어 '귀찬ㅅ아'라고 잘못 쳤을 경우 아이폰에서는 백스페이스를 세 번 눌러 '귀찬'이라고 표시된 상태에서 'ㅎ'부터 다시 치면 되는데,
안드로이드에서는 백스페이스를 네 번 눌러 '귀'로 만들고 'ㅊ'부터 다시 새로 쳐야 합니다.
(그런데... Smart Keyboard PRO를 깔아보니 아이폰처럼 음소삭제도 되더군요)

그렇지만 구글 키보드에는 글자 전체 단위 삭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고성능의 자동완성 기능이 있습니다.
위의 경우처럼 '귀찬ㅅ아'라고 치면 키보드 바로 위에 '귀찮아'라고 수정 후보가 떠줍니다. 그럼 그걸 터치하면 한번에 오타가 수정되죠.
구글 키보드는 이렇게 오타를 쳤을 경우 높은 확률로 맞는 글자를 후보로 골라줍니다.
사람 이름 틀린 것도 잘 고쳐줍니다. 주소록에 있는 이름이라면요(구글에서 내 폰에 도청장치를...-_-).

아이폰의 자동수정보다 훨씬 유용합니다.
아이폰의 자동수정은 정확도도 떨어지고 사용자 입력보다 아이폰 권장 단어가 우선시되기 때문에 생각 없이 치다 보면 황당한 문장이 나오죠. 
아이폰 자동수정 유머 사이트(http://www.damnyouautocorrect.com/)가 따로 있을 정도고,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아이폰 구입하자마자 곧바로 끄는 기능이 바로 자동수정 기능이잖아요.
반면에 구글 키보드의 권장 단어는 정확도도 높고 권장 단어는 어디까지나 권장일 뿐, 사용자 입력이 우선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키를 약간 오랫동안 누르고 있으면 키 오른쪽 귀퉁이에 쓰여진 숫자나 기호들이 찍힙니다.
숫자나 기호를 딱 하나만 쓰고 다시 글자 자판으로 돌아와야 할 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죠.

종합적으로 봤을 때 키보드 입력은 안드로이드 쪽이 아이폰보다 여러모로 더 좋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적응 기간이 약간 필요하긴 하지만 말이죠.


5. 갤럭시 S3만의 특별한 기능들...

처음에 갤럭시 S3가 공개되면서 내세운 신기한 기능들 중에서 제가 가장 기대했던 기능은 스마트 로테이트입니다.
기존 폰은 자동회전 모드로 놓았을 때 옆으로 누워서 보든지 하면 화면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회전돼버려서 짜증 나잖아요.
스마트 로테이트란 건 카메라로 사람 얼굴 방향을 인식해서 눕거나 할 때 화면이 제멋대로 회전되지 않도록 해주는 획기적인 기능입니다!
근데 이 기능은... 발표회장에서만 보여주고 실제품에는 안 들어가 있네요-_-
(10월의 젤리빈 업그레이드에 드디어 스마트 로테이트 기능이 추가됐습니다만... 아래의 스마트 스테이와 동일하게 인식률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폰을 쳐다보고 있으면 화면이 꺼지지 않는다는 스마트 스테이 기능은 인식률이 좀 떨어집니다.
폰을 책상 위에 눕혀 놓고 비스듬히 바라보고 있을 경우... 작동 안 됩니다.
그리고 아무리 완전 정면에서 바라본다고 해도 해질녘의 실내 정도로만 어두워도 작동 안 됩니다.

음성 명령 시스템 S보이스는 SIRI의 대항마가 되지 못할 거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좀 많이 부족합니다.
일단 좀 느리고... 걸핏하면 웹 검색으로 떠넘기네요.
S보이스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S보이스가 인식하는 명령들을 외워야 하는데... 좀 귀찮죠. 왜 사람이 기계에 맞춰줘야 됩니까!
그래도 음성 인식률 하나는 상당히 좋긴 합니다.

잠금 화면을 누르면서 폰을 돌려 카메라 실행, 기울여서 확대축소, 패닝하여 아이콘 이동, 패닝하여 이미지 탐색 등의 모션 기능은
전혀 직관적이지도 않고, 기존 방법보다 오히려 불편하고, 삼성 앱에서만 동작합니다.

모션 기능 중 일부는 그럭저럭 잘 동작하고, 유용하기도 하네요.
화면을 좌우로 쓸어 캡처한다든지...
SMS가 왔을 때 폰을 귀에 대면 SMS 발신자에게 전화를 걸어준다든지...

DMB나 동영상을 보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팝업 플레이 기능은 대단해보이기는 하는데...
동영상을 작은 화면으로 보면서 딴 일 할 만한 상황이 그다지 자주 있을 것 같지는 않고요.
S-Beam은 안 써봐서 잘 모르겠지만 역시 폰끼리 데이터 옮길 일이 뭐 그리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아무튼 결론적으로 갤럭시 S3가 대단한 장점이라고 내세우던 기능들의 대부분은 잘 작동하지 않든지 별로 쓸모가 없습니다.
그런 기능들에 너무 기대하지 마시길 바래요^^


6. 그런데 뱃지는 어디 갔지?

아이폰에서는 아이콘 오른쪽위 구석탱이에 뱃지라고 빨간 동그라미 안에 숫자가 적힌 것이 있습니다. 
해당 앱의 상태 알림(Status Notification) 내용 중에 사용자가 아직 확인하지 않은 내용이 그 숫자 개수만큼 있다는 걸 의미하죠.

그런데 안드로이드에는 이게 없는 겁니다.
아니 있긴 있습니다. 삼성 터치위즈나 GO Launcher EX Notification을 사용하면 전화, 문자, 메일, 이 세 가지 앱에는 뱃지가 달리네요.
아무튼 안드로이드에선 뱃지가 없는 앱이 대다수라서 호불호를 떠나서 시각적으로 뭔가 허전하긴 합니다^^

안드로이드에서는 알림 사항이 생기면 앱에 표시되지 않고 화면 상단 알림 바(Notification Bar) 왼쪽으로 작은 아이콘들이 다닥다닥 뜹니다.
그리고 알림 바를 끌어내리면 전체 화면에서 알림 창이 떠서 상세한 알림 내용들을 볼 수 있게 해놨죠.
이 기능은 iOS 5에서도 알림 센터(Notification Center)라는 이름으로 베껴갔습니다^^
그렇지만 아이폰은 어디까지나 뱃지가 기본이고, 상단바 알림 아이콘이 없어 알림 센터를 잘 안 열어보게 되더라고요(제 주 용도는 날씨확인^^).

갤3의 알림 창은 안드로이드 순정 알림 창을 삼성에서 약간 어레인지한 건데요.
알림 창만 내려보면 현재 내가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한 눈에 들어오고, 별별 상세 정보까지 다 알림창에 표시되거든요.
Wi-Fi, GPS, 소리/진동, 자동회전, 블루투스 등등 자주 사용되는 토글 설정들도 바로바로 알림 창에서 바꿔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폰을 꼽았을 경우 알림 창에 이어폰을 사용하는 앱을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좍 떠주고, 음악 플레이어 컨트롤도 뜹니다.

개인적으로 아이폰의 뱃지 표시보다는 안드로이드의 알림 방식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떨렁 숫자만 있는 것보다 좀더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고, 뭔가 중앙집중식으로 일목요연하게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어서요.
그리고 안드로이드에서는 시덥잖은 알림은 그냥 지워버리면 땡인데,
아이폰에선 아이콘에 뱃지가 계속 붙어있으면 시덥잖은 일인 걸 알면서도 왠지 꼭 앱을 열어보게 되잖아요^^;; 귀찮게시리.


7. 이거 왜 사람들 이름이 뒤집히는 거야!

아이폰 연락처를 구글 Gmail 주소록과 동기화해서 쓰시던 분들은 안드로이드로 오시면 저처럼 당황할 확률이 높습니다.
아이폰에서는 동서양 이름 모두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성과 이름 순서를 지정해줄 수 있습니다.
당연히 한국 사람은 성-이름 순서로 쓰죠.

그런데 구글 주소록 데이터베이스는 무조건 이름-성 순서입니다.
그래서 아이폰을 구글 계정과 동기화한 후, 구글 계정을 안드로이드 폰으로 동기화하면...
아이폰에서 '성: 홍, 이름: 길동'으로 적어놓은 사람들 이름이 안드로이드 폰에서 '길동홍'이 되어 있을 겁니다.

이걸 해결해보자고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네이버 주소록 백업' 앱을 이용해서 이름 순서 뒤집히지 않게 옮기는 데 성공!
...했으나 네이버와 구글의 연락처 데이터베이스 구조가 다르기 때문인지 폰과 구글 계정 주소록이 서로 동기화가 잘 안 되더군요-_-
(나중에 http://somnium.blog.me/50149037675☜ 글를 읽어보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긴 하는데 아무튼 저는 당시에 아래처럼 밀어붙였습니다)

사람 이름 순서와 구글 동기화 중에 저는 어느 쪽이냐면 구글 동기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냥 Gmail 주소록에서 뒤집어진 이름들을 하나하나 고쳐주는 편이 시간은 많이 걸리긴 하지만 깔끔합니다.
고쳐야 할 이름이 많을 경우 웹상의 Gmail 주소록에서 직접 편집하는 것보다는
Gmail 주소록을 CSV 파일로 '내보내기' 한 후 Excel에서 수정작업하고 다시 Gmail 주소록으로 '가져오기' 하는 정도가 그나마 덜 귀찮습니다.

참고로... 혹시 실수로 Gmail 주소록을 날려먹었을 경우,
당황하지 마시고 Gmail 주소록에서 더 보기→연락처 복원을 선택하시면 10분 전 ~ 1달 전 주소록 상태로 다시 되돌릴 수 있습니다.


8. 페이지 맨 위로 순간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아이폰에서는 스크롤을 내려서 페이지 아랫부분을 읽다가도 화면 맨 위의 스테이터스 바를 누르면 페이지 맨 위로 순간이동이 가능합니다.
웹에서 장문의 글을 읽고 나서 페이지 맨 위에 있는 브라우저 메뉴를 보려고 할 때라든지 무척 편리하죠.
근데 요게 아마도 애플 특허인지 안드로이드에서는 안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무지 안절부절했었는데요, 지금은 조금 적응이 됩니다.
페이지 맨 위로 가려는 이유가 주소창 입력이나 뒤로 가기, 앞으로 가기 같은 브라우저 메뉴를 실행하기 위한 경우라면
꼭 맨 위로 이동할 필요 없이 백 버튼으로 뒤로 가거나 메뉴 버튼을 눌러 주소창을 보이게 하면 되는 것이고요.
아니면 크롬처럼 주소창이 항상 떠있는 브라우저를 쓰든지요.

브라우저 메뉴가 아닌 정말로 웹 페이지의 맨 위가 보고 싶은 경우엔 관성 스크롤을 활용해서 빨리빨리 페이지를 끌어내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갤럭시 S3(+ 4.0.4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급한 마음에 너무 빨리 여러 번 검지 끝으로 끌어내리는 것보다는
적절한 속도와 빈도를 잘 맞추어 엄지손가락이나 검지 옆의 넓은 면으로 하는 편이 더 효율적으로 잘 스크롤되더군요^^
(검지 끝으로 황급히 끌어내려도 충분히 빨리 내려가는 아이폰에 비해 터치감 안 좋은 게 확연히 느껴집니다. 젤리빈에선 나아지려나요.) 

참고로 갤럭시 S3는 폰을 두 번 두드리면 맨 위로 이동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건 오로지 삼성 앱에서만 지원되는 기능으로... 거의 무용지물입니다-_-


9. 배터리 광탈

아이폰 3Gs는 2년 넘게 썼지만 회사에 전원 어댑터가 필요 없었습니다.
만충전 상태로 출근하면 집에 들어올 때까지 배터리가 다 되거나 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갤3는 개통 첫날 만충전된 배터리 두개를 회사에서 탈탈 다 쓴 후-_- 전원 어댑터를 새로 사서 회사에 비치해놨습니다.
첫날이야 계속 켜놓고 만져대느라 그랬다 쳐도...
요즘은 화면도 어둡게 하고 나름 저전력 세팅 맞추고, 폰으로 하는 거라곤 시간 확인 & 걸려오는 전화 받는 일밖에 없는데도
아이폰보다 2배 이상 빨리 배터리가 줄어듭니다.

대화면 고해상도 AMOLED도 배터리를 많이 먹고,
LTE 모뎀도 배터리를 많이 먹고,
쿼드코어 AP도 배터리를 많이 먹고...
뭐 배터리 광탈의 물리적인 이유를 대자면 다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제 생각에 근본적인 원인은 설계사상 자체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안드로이드 폰들은 대부분 배터리를 갈아끼울 수 있으니까 전력 소모에 대한 제약도 좀 느슨하고...
폰끼리 경쟁이 심하다 보니 차별화를 위해 화면크기와 성능을 키우고, 기능들을 많이 넣을 수밖에 없고...
결국 그런 환경 하에서 배터리 수명 확보는 비교적 우선순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단 말이죠.
배터리 광탈은 개방성을 추구하는 안드로이드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 아닐까 싶네요.

반면에 아이폰은 배터리 탈착이 불가능하다는 제한점 때문에 저전력소모가 상당히 높은 설계 우선순위를 차지합니다.
제 생각엔 아이폰이 화면을 안 키우는 이유가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를 맞추려는 것보다는 LCD소모 전류를 줄여 배터리 수명을 확보하려는 것이 더 크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근데 생각해 보니 폰이 커지면 배터리도 커지는군요^^;;)


10. 결론: 역시 공돌이는 안드로이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은 겉보기에는 공통점이 매우 많습니다. 그리고 점점 서로를 닮아왔죠.
초창기 안드로이드 폰의 형편없이 두두둑 끊어지던 화면 스크롤도 지금은 아이폰의 매끄러움을 상당히 따라잡았고...
반대로 아이폰은 안드로이드에서 알림센터 같은 것도 베껴갔고요^^

그치만 폰을 구석구석 살펴보니 디테일 속에서 뭔가 모든 것의 근간이 되는 설계 철학, 설계 사상의 차이가 슬쩍 엿보이는데...
안드로이드의 근본 철학은 개방성, 확장성, 효율성이며, 사용자에게 폰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자유를 최대한 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아이폰은 직관성, 완결성, 인간과의 상호작용 같은 중요한 몇 가지 설계 철학을 사용자의 자유보다도 더 중시하는 것 같죠.

앱 실행을 예로 들면
아이폰에서는 스프링보드(바탕화면) 상에서 앱을 찾아서 실행해야 합니다. 폴더에 들어있을 수도 있는데 그 폴더도 스프링보드 상에 있죠.
애플의 직관성과 완결성 철학에 따라 스프링보드 상의 아이콘과 실제 앱이 1:1 대응 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안드로이드에서는 개방성, 확장성, 효율성을 추구한 결과로
홈 화면의 아이콘을 눌러 앱을 실행시킬 수도 있고, 위젯으로 앱을 실행시킬 수도 있고, 어플리케이션 서랍에서 찾아서 실행시킬 수도 있습니다.
한 앱의 아이콘이 홈 화면의 여러 곳에 있을 수도 있고, 서로 다른 폴더에도 중복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그렇죠.
그리고 한 앱에서 다른 앱을 불러다가 실행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어떤 사람에겐 안드로이드가 자유로워 보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겐 너무 어지럽고 지리멸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요.
그냥 제 생각에^^ 다음과 같은 성향의 분들은 아이폰이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 스마트폰의 주 사용 목적이 게임인 분
  • PC와 별로 친하지 않으신 분 (맥이 있으시다면 궁합도 급상승↑^^)
  • 인문 계열이나 예술 계통에 종사하시는 분
  • 완벽주의 성향이 다소 있으신 분
  • 어르신, 어린이, 시각장애인

아래와 같은 성향의 분들은 안드로이드 폰이 잘 어울릴 것 같고요.

  • 스마트폰의 주 사용처가 영화나 음악 감상인 분
  • PC나 전자기기 같은 걸 깊게 파고 들면서 갖고 노는 걸 좋아하는 분
  • 이공 계열에 종사하시는 분
  • 폰 꾸미기를 통해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분
  • 폰에서 가격 대 성능 비를 추구하시는 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저는 아이폰보다 갤럭시 S3가 훨씬 마음에 듭니다.
물론 비교 대상이 구닥다리 아이폰 3Gs이다 보니 속도와 스펙 차이가 많이 나긴 하지요^^

그렇지만 저는 그보다도 '자유도'라는 측면 때문에 안드로이드 쪽이 훨씬 마음에 듭니다.
위 리스트에서 보면 제가 좀 아래쪽 성향이걸랑요^^ 
미디어 파일을 마음대로 옮기고 마음대로 재생할 수 있는 것도 그렇고, 이것저것 폰 세팅을 만져가며 노는 것이 참 재미있네요.
버그나 2% 부족한 점이 좀 있기는 하지만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열린 가능성과 개방성이 있잖아요.

저는 아마도 잡스 아저씨가 살아돌아오기라도 하지 않는 이상 아이폰 쪽으로는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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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2. 12:26

최고의 자동차 도장면 흠집 제거 방법

이전의 흠집들에 비하면 왕대박 수준의 셀프 테러ㅜㅜ가 지난 주에 있었습니다.
그 이전의 가장 큰 흠집이라면 몇 달 전 생긴 조수석쪽 뒷범퍼 까진 것이었는데...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큰 규모로 이번에는 조수석 쪽 앞 범퍼 하단 안개등 옆에 도색까지 많이 까지는 스크래치가 나버렸네요.
지난 주 일요일에 벌초하고 본가에서 차 뺄 때 아버지가 오라이~ 하셔서 돌았는데 그만... 콘크리트 담벼락을 확 긁었습니다.
아버지한테 화 팍 내고 돌아왔지만... 뭐 어쨌든 결국은 운전대 잡은 사람 책임이죠ㅜㅜ

제 차에 생긴 눈에 띄는 흠집은 모두 처가 아니면 본가에서 생겼네요.
어설프게 익숙한 듯하면서도 그다지 손에 익지 않은... 그리고 도로사정이 별로 좋지 않은 골목길...
요런 곳에서 주차하고 운전할 때 조심해야겠습니다.
이 부분은 차 뒷부분도 아닌 앞면이라 눈에도 잘 띄고, 피해규모도 커서 미관 상 도저히 부분도색을 안 하고는 넘어갈 수가 없죠.
흠집이 파이기도 깊이 파여서 퍼티질 필수고요.

☞지난 번 뒷범퍼 부분도색을 DIY했던 경험☜을 살려서
제 나름대로 퍼티질 → 사포질 → 프라이머 → 실버 터치업 페인트 도색 → 클리어 도색을 하는 공정을 생각해봤지만...
아무래도 견적이 안 나오더군요.

걸리는 시간도 시간이고...
흠집 중 가장 큰 부위는 아무래도 에어브러싱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잘 될지 모르겠고...
무엇보다 가장 걱정되는 건... 열심히 DIY 질을 했는데 결과가 과연 만족스러울지 자신이 없어서요.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차에 ☞이승환☜ 군으로부터 조언을 들었습니다.
그냥 전문가한테 맡기라고... 우리가 자주 가는 세차장 근처에 있는 바디샵들이 실력이 좋다고...

그래도 자동차 도색 작업을 맡기는 건 처음인 데다가...
실버라는 게 원래 색깔을 맞추기 힘든 페인트이기도 하고...
자동차 동호회 같은 데 보면 바디샵에서 수리했는데 오히려 더 큰 트러블이 생겼다든지 바가지 썼다는 경험담 같은 게 많아서
선뜻 맘이 내키지 않고 반신반의하게 되더군요.
그래도 나름 ☞퍼펙트 샤인 카페☜에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고 세차장 사장님이 실력 좋다고 칭찬했던 샵을 찾아서 어제 큰 맘 먹고 맡겼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찾아와 보니... 이렇게 나왔네요.
일부 엣지가 조금 무뎌진 것만 빼면 거의 완벽하네요ㅎㅎ
무뎌진 엣지 따위는 이 부분만 유심히 쳐다보지 않는 이상 아무도 못 알아봅니다^^
주위 다른 부위와 비교해봐도 완전히 동일한 색상 같고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제가 DIY를 했다면 절대로 이렇게 깨끗하게 나오지 못했을 거란 점입니다^^;;

페인트도 폴크스바겐 순정 페인트를 썼다고 하시고,
범퍼를 분리해서 도색한 후 적외선 건조기로 건조해서 도막 강도도 확실하고,
도색 작업 후에 폴리싱도 제대로 해주셨더라고요.
바디샵 사장님 말씀으로는 국내에서 이렇게 제대로 해주는 곳은 5% 정도밖에 안 된다고...
곧이곧대로 믿기는 좀 그렇지만^^ 그래도 동호회 게시판에 자주 올라오는 실패사례의 빈도 수를 생각해 보면 완전 허풍도 아닌 것 같네요.
 
☞DIY☜가 싸게 먹히기도 하고 재미도 있지만 최상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역시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만약 DIY를 했다면 힘은 힘대로 들고 그 결과물 또한 별로 마음에 안 들었을 게 뻔합니다.
차 앞범퍼 볼 때마다 아버지가 원망스러워지면서 부자관계에도 막 스크래치 나고 말이죠^^;;
결국 최고의 자동차 도장면 흠집 제거 방법은... 최고의 전문가에게 맡기는 겁니다^^

이 경우 가장 어려운 건 역시 믿을만한 전문가를 찾아내는 일 같습니다.
동호회나 주위에 차를 잘 아시는 분을 통해 괜찮은 공업사나 바디샵을 잘 찾으시는 것이 중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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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8. 2. 09:08

MG RX-0 유니콘 건담 2호기 밴시 제작기 #1 - 표면정리

제가 건프라에 (본격적으로) 손 대기 시작한 것도 어느덧 5년이 다 되어 갑니다만...
5년동안 만든 완성작의 수는 손에 꼽을 정도밖에 안 됩니다.

아이 키우는 직장인 분들이 다들 그러실 테지만 취미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도 하고 싶고, 고수 분들 작례도 따라해 보고 싶고, '특별한 나만의 무엇'도 추구하고 싶어서...
개조에, 개수에, LED에, 메탈 디테일업에, 패널 라인 추가에, 명암 도색에, 특수 도료에, 별의별 시도들을 많이 하다 보니...
괜히 고민하고, 시도하고, 노가다하고, 실패하고, 포기하고 하느라 시간만 흐르고 흘러...
이제 와 돌이켜 보니 힘들기만 하고, 남는 것도 없고 허무한 것 같습니다ㅜㅜ

원래 취미생활이란 이런 게 아닐 건데 말이죠.
아무 생각 없이 조립만 해도 참 즐겁고, 그냥 에어브러시 쥐고 색깔 뿌려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은데 말이죠.

그래서 앞으로 한동안은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괜히 특별하고 자랑스러운 뭔가를 만든답시고 깔짝대느라 결과물도 못 내고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보다는
그냥 매뉴얼 대로 스트레이트로 만들면서... 작업 과정 그 자체의 순수한 즐거움에 집중함과 동시에 결과물 내는 속도도 올려 보려고요.
생각대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_-


귀찮은 작업 없이 매뉴얼 따라 스트레이트 빌드만 해도 만족감이 높은 모델은 역시 인젝션, 그 중에서도 MG와 RG 그레이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MG 아니면 RG만 제작하려고 하고요, 이번 대상은 MG 밴시 되겠습니다.

밴시는 최신 킷을 가장한 전통의 우려먹기 사골국물 MG 유니콘의 배리에이션 킷인데요.
MG 유니콘 하면 마스크 키우기, 혀 늘리기, 목 늘리기, 어깨 키우기, 허벅지 줄이기 등 이미 정석으로 굳어진 개수 패턴이 있습니다만...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고, 속도를 우선하기로 했으니 개수 같은 건 일절 안 할 겁니다^^

그래도 인간적으로 뿔은 뾰족하게 갈아주고, 면수축 정도는 잡아주는 것이 도리겠죠^^?
근데 얘는 뭐 이렇게 삐죽삐죽 튀어나온 뿔도 많고, 게다가 가동식에 유니콘 모드 고정식에 디스트로이 모드 고정식에... 뿔 부품 숫자도 많은지-_-

뿔이 워낙 많다 보니 하나하나 뿔끝을 뾰족하게 갈아낸다기보다는 둥그스름 뭉뚝한 엣지들만 살짝 잡아주는 식으로 갈아... 엇!

아니 이건 도대체ㅈㄱㅁ대ㅑㅗㅊ수ㄱ재ㅠㅁㅈ표ㅣㅕ뮤ㅔ!!?!ㅠㅜ
멘붕 회복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며칠 전에 아이가 밴시를 떨어뜨렸는데 그 때 뿔에 금이 갔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사포질 하는 동안 부러져버린 거죠ㅜㅜ
그냥 접착만 해버릴까 하다가...
돌출되어 걸리는 부분이라 또 부러질 가능성이 높은 관계로 0.5mm 황동선을 잘 박아서 보강해준 후에 접착하고 퍼티를 발랐습니다.
아무튼... 뿔끝을 뾰족하게 만든다기보다는 엣지를 강조한다는 느낌으로 갈았고요.
유니콘 모드에서 정면에 오는 뿔의 엣지 부분은 특히 신경 써서 날카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는 고정식 뿔을 선호하는 관계로 가동식은 내버려두고 고정식 뿔들만 갈아주었습니다.
흰색 유니콘일 때는 잘 몰랐는데 남색의 밴시 표면은 면수축이 눈에 참 잘 보이고... 그야말로 '모든 곳'에 수축이 있군요!-_-
특히 길쭉하고 넓데데한 부품들이 많은 암드 아머 같은 경우 아주 올록볼록 난리네요-_-
그래도 뭐 인젝션의 수축은 퍼티를 쓰지 않고 열심히 사포질해주는 것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죠.
아 근데 밴시는 부품이 또 왜 이리 많은지-_-

수축은 외장 장갑에만 신경쓰기 쉽지만 사이코 프레임에도 있습니다.
특히 가슴 사이코 프레임의 수축은 MG 유니콘/밴시 부품 전체를 통틀어 가장 깊은 수축이라서 확실히 다듬어줘야 합니다.
이 부품은 패널 라인들이 얕아서 사포질 도중에 지워져버릴 수 있기 때문에 패널 라인들을 다시 깊게 파주었습니다.
사이코 프레임은 클리어 도색 예정이라서 퍼티와 서페이서도 사용하지 않고, 2000방짜리 고운 사포로 표면을 마무리해줬습니다.


그리고 ☞지난 번 리뷰☜에도 언급했지만 허리의 회전 가동을 위해 유니콘 건담 OVA판의 엉덩이 부품을 슬쩍 해왔습니다.
휑한 뒷무릎을 커버하기 위해서 유니콘 건담 OVA판에서 남는 구형 뒷 종아리 부품들을 가져왔고요.


아근데 여기까지 딱 기본만 하고 도색작업 단계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방구석에 쌓인 레진 핸드랑 메탈 버니어들이 눈에 밟히는 겁니다.

전에 레진 핸드를 저렴하게 구할 기회가 있어서 RX-78NT-1 알렉스용 1/100 레진 핸드를 예닐곱 세트나 구해다 놨는데...
아직 한 세트도 안 썼는데...
요즘 나오는 MG들은 디테일이 괜찮은 고정손이라서 앞으로 레진 핸드 쓸 일 없을 것 같아 고민인데...
때마침 MG 밴시가 디테일 딸리는 구식 MG 가동손이라 레진 핸드로 교체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OVA판 밴시의 무기 형태 상 주먹손과 편 손 정도만 제작해도 되겠지요?
그런데 레진 핸드가 손목 연결부품이 짧고 볼관절도 작아서 손목 연결부품은 이식해줘야 할 듯하네요.

메탈 버니어 제품들도 예전에 꽤 많이 사재기해놓고는 안 쓰고 있었는데...
때마침 밴시 버니어 크기와 딱 맞는 비슷한 사이즈의 모델업제 메탈 버니어가 숫자도 딱 맞게 8개가 방구석에 있는 겁니다.
그래서 버니어들도 메탈 버니어로 교체해줄 생각입니다.
위에선 질보다 양이네, 속도를 내겠네 어쩌구 얘기해놓고선
이것저것 시간 잡아먹는 작업들을 꾸역꾸역 집어넣고 있고... 뿔 파손 같은 돌발 사태도 발생하고...
이거 참 잘 될지 걱정입니다-_-
2012. 7. 25. 09:55

MG RX-0 유니콘 건담 2호기 밴시 철 지난 리뷰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다음으로 제가 제작할 대상은 MG 밴시 되겠습니다.
발매된 지 넉 달이나 지난 킷이고 해서 리뷰 안 쓰고 그냥 바로 작업 들어가려고 했는데...
나중에 제가 참고하기 위해서라도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 리뷰 글을 남겨 봅니다.

MG RX-0 유니콘 건담 2호기 밴시는 기본적으로 5년 전 발매된 MG 유니콘 건담의 색놀이 배리에이션 킷입니다.

'BANSHEE'라는 이름의 유래는 아일랜드 전설에 나오는... 죽음을 앞둔 사람 근처에 나타나 통곡하는 여성 요정? 요괴? 라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가 기원인 '가능성의 짐승' UNICORN과는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기동전사 건담 UC(유니콘)' 소설에 혹시 설명되어 있으려나요?

한정판 vs. 일반판

소설 상에서 밴시는 유니콘 건담 1호기와 바디 색상, 뿔과 얼굴 형태만 좀 다르고 무장이나 그 외 부분은 동일한 놈이었습니다만,
애니화될 때는 그것만으론 심심했는지, 팔에 결합된 형태의 '암드 아머'라는 신무장들이 기존 유니콘의 빔 매그넘과 실드를 대체했습니다.
오른팔의 무기는 암드 아머 BS(Beam Smart gun)라는 사격 무기, 왼팔의 무기는 암드 아머 VN(Vibration Nail)이라는 격투 무장입니다.

이런 사연 때문에 MG 밴시는 두 가지 다른 버전으로 거의 동시에 발매됐습니다.
한정판은 소설판 디자인을 기준으로 하고, 유니콘과 같은 무장에 녹색 사이코 프레임, 그리고 Ver. Ka 타입의 데칼이 들어간 버전인데요.
한정판의 공식 명칭은 'MG 유니콘 건담 2호기 밴시 Ver. Ka 최종결전사양'입니다. 아 길다.
일반판 MG는 OVA(Original Video Animation)판 디자인을 기준으로 양 팔에 암드아머를 장비하고, 사이코 프레임이 오렌지색인 버전입니다.
차이점을 항목 별로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무장 사이코 프레임 색상 목덜미 형태 뿔과 마스크 재질 동봉 데칼
한정판(소설판, Ver. Ka) MG 밴시 빔 매그넘, 바주카 클리어 형광 그린 유니콘과 동일 금색 도금 부품 Ver. Ka 금색 데칼
일반판(OVA판) MG 밴시 암드 아머 BS, VN 클리어 형광 오렌지 금색, OVA 신규 펄 들어간 플라스틱 심심한 데칼

무장 중 빔 사벨은 한정판과 일반판 모두에 포함되고, OVA판에는 설정 상 실드가 없지만, 남는 부품으로 실드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니콘 1호기에서는 OVA판에만 헤드 발칸이 있었고 Ver. Ka에는 없었지만...
밴시는 양쪽 버전 모두 헤드 발칸이 있습니다.

한정판 밴시의 데칼 타입은 습식 데칼인 반면에 일반판 밴시는 건식 데칼과 스티커 씰이 들어있습니다.
저는 금색 Ver. Ka 데칼이 탐이 나서 한정판에 대해 고민도 좀 해봤지만,
저는 애니판의 새로운 무기가 참 마음에 들고 오렌지색 사이코 프레임도 좋아 보여서 OVA 일반판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종결전사양'이면 마리다 크루스가 아닌 리디 마세나스가 파일럿일 텐데... 그건 안 되죠, 마리다 쨔응~~ㅎㅎ
<이미지 출처: ろあの~く雑記帳♪♪>

그래도 금빛 데칼엔 아직도 좀 미련이 남기는 하네요.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MG 밴시 한정판 판매는 이미 종료되어 신품 구입은 불가능하긴 합니다만-_-


사출색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도색 안 하고 조립만으로 끝내시려는 분은 한정판이 훨씬 나아 보입니다(라고는 해도 이미 한정판은 신품 구매 불가-_-).

일반판 MG 밴시의 뿔과 유니콘 모드 얼굴, 목덜미 부품들이 있는 BB 런너는 펄 들어간 오렌지색으로 나왔는데요.
도금이 아닌 사출색으로는 그나마 최선인 것 같긴 합니다.
...만 역시 극중 이미지와는 좀 다른 재질이라 아쉽네요.
한정판은 일반판보다 훨씬 더 극중 이미지에 가까운 고급스러운 금색 도금입니다.
그런데 제 개인적인 느낌엔 색이 좀 연한 것 같습니다. 클리어 오렌지를 한 겹 더 올려주고 싶은...^^
<이미지 출처: ろあの~く雑記帳♪♪>


좀더 문제가 되는 것은 사이코 프레임입니다.
일반판 MG 밴시 사이코 프레임의 클리어 형광 오렌지 색은 따로 놓고 보면 매우 영롱한 아름다운 색입니다만...
조립해놓으면 뒷면의 거무튀튀한 남색과 회색이 비쳐보여서 색이 매우 탁해보인다는 것이 문제죠.
도색을 한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긴 하지만 비도색파들은 어찌하라는...

MG 유니콘 계열의 사이코 프레임은 자외선에 반응하는 형광 재질이기 때문에
한 번 블랙 라이트(라고 하면 뭔가 있어보이지만 정체는 천원짜리 비밀펜^^)도 비춰보았습니다.
뒷면도 안 비치고 훨씬 멋지네요~~
핑크, 초록, 오렌지 삼총사 사이코 프레임 비교 샷!
밴시 바디가 어두운 색이라서 사이코 프레임이 더 돋보이긴 하는데... 개인적으론 풀아머의 영롱한 녹색이 제일 예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헐랭이 삼형제들을 이렇게 일렬로 세워놓는 것만 해도 엄청 힘든 작업입니다. 흐느적거리고 빠지고 넘어지고 완전 휴우-_-
함께 만져보니깐 HD컬러 버전의 뽀도독 소리 나는 탄탄한 관절 고정성이 더더욱 돋보이더군요.
플라스틱 위에 코팅이 한 겹 입혀져 관절이 빡빡한 HD컬러 버전이나 티타늄 피니쉬가 이런 면이 좋네요.

MG 일반판 밴시 사출색 문제의 하이라이트는 BD 런너입니다.
이 런너는 밴시 하반신의 금색 버니어 부품들과 암드 아머 가동부품들이 들어있는 런너인데요.
BD 런너의 초기 계획된 사출색은 BB 런너와 같은 불투명 금색이었다가 도중에 암드 아머 부품들을 클리어 오렌지로 변경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반신 버니어 부품들도 덩달아 클리어 오렌지가 되어버린 건데요.
버니어가 클리어 색상이라니... 설정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도색을 안 하면 좀 흉합니다.
한정판에는 암드 아머가 없는 관계로 BD 런너가 초기 계획대로 클리어가 아닌 불투명 부품으로 나왔습니다.
펄이 안 들어간 싸구려 색깔이긴 하지만 그래도 클리어 색상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네요.
<이미지 출처: ろあの~く雑記帳♪♪>

그리고 암드 아머 말인데요. 대충 설계됐다는 티가 폴폴 납니다.
암드 아머 VN의 관절은 마치 '안녕하십니까, 고갱님? 저는 플라스틱 장난감입니다'라고 말을 거는 듯 관절과 고정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아래 사진에서 화살표로 표시한 암드아머 BS의 안쪽면과 둥근 관절부위는 설정 상 본체 프레임과 같은 회색이어야 되는데요.
2012년의 MG에서 이렇게 '색분할 따윈 나몰라라' 식의 통짜 무장이 나올 줄 몰랐네요.
사출색에서 마지막으로 조금 특이한 사항은 BC런너 색상이 다른 남색 부품들과 아주 약간 다르다는 것입니다.
약간 더 밝고 살짝 보라색 끼를 띠는데요.
뭐 큰 의미는 없어 보이고, 다른 남색부품들(PS재질)과 다른 ABS 재질이라서 사출색을 똑같이 맞출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기구 설계 측면

MG 유니콘은 5년이나 된 디자인을 사골 우려먹듯 수많은 버전으로 우려먹은 거라서 지금 관점으로 보면 기구적으로 많이 불만스럽습니다.
그렇게 울궈먹으면서도 유니콘 소체의 치명적인 발목 고정성, 지나친 롱다리 프로포션 등의 문제점은 개선할 생각도 안 하고,
금형 노후화로 인해 사출 불량 같은 문제점들은 오히려 자꾸만 늘어나고 있고요.
제가 구입한 밴시 킷에서는 A런너에 지느러미들이 많았고, H, I런너의 관절 부품들은 너무 헐겁다는 느낌이 들었고,
C런너의 머리 부품에는 사출불량이 있었습니다(C런너 머리 부품은 버려지는 부품이라 큰 문제는 아닙니다만...).

MG 유니콘이 이렇게 많은 배리에이션 버전을 거쳐오면서 가동성이나 편의성 관련한 수정 사항들이 전혀 없었던 건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서기도 힘든 헐렁 발목, 전후/상하 가동 안 되는 어깨, 황당하게 긴 다리 등등 개선되어야 할 문제점들은 무지 많지만...
수정된 문제는 무릎과 허리 회전 가동성 정도밖에 없는 데다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점점 나아지는 게 아니고 이미 수정된 사항들조차 다시 슬그머니 빼버리기나 하고... 참 맘에 안 듭니다.
역대 유니콘들의 수정 사항을 발매일 순서대로 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은데요.

  60˚ 접히는 종아리 부품 90˚ 접히는 종아리 부품 허리 회전 엉덩이 부품 디스트로이 모드 고정뿔
유니콘 Ver. Ka, 티타늄 피니쉬 O X X X
OVA판 유니콘 O O O O
풀아머 유니콘 Ver. Ka X O X X
밴시 (OVA판, Ver. Ka 공통) X O X O

현존하는 MG 유니콘 중에서는 ☞OVA판 유니콘☜이 기구적인 면에서 가장 진보되어 있습니다(그래봤자 엄청나게 개선된 건 아니지만^^).

허리가 회전되는 엉덩이 부품 이거 좋은데 왜 그 이후 버전에서는 안 넣어주는지 모르겠네요.
밴시는 왠지 역동적인 박스아트 느낌부터 유니콘 1호기보다 허리가 더 잘 돌아가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요번에 밴시 제작하면서 OVA판 유니콘의 엉덩이 부품을 훔쳐다 쓰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무릎이 90˚까지 접히는 종아리 부품들은 가동성은 향상되는 대신 무릎 안쪽이 휑하니 들여다 보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문제점도  ☞요기☜ 내용처럼 종아리 양 옆 부품은 90˚ 부품을 쓰고, 종아리 뒤쪽 부품은 60˚짜리를 쓰면 간단히 가릴 수 있습니다.
비록 유니콘 모드일 때 무릎 접히는 각도가 85˚ 정도로 다소 줄어들기는 하지만요.
그래서 요번 밴시에는 OVA판 유니콘에 들어있는 60˚ 뒷종아리 부품을 갖다 쓰기로 했습니다^^


결론

일반판 MG 밴시는 사출색이 잘못된 하반신 버니어, 색분할 덜 된 무장, 뒷면이 비쳐 탁한 색이 되는 사이코 프레임, 볼품 없는 펄 재질 뿔 등...
도색 작업이 거의 필수인 킷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신에 잘만 도색한다면 꽤 예쁘게 나올 것 같습니다. 특히 클리어 사이코 프레임의 특성을 잘 살린다면...
 
비도색파 분들께는 금도금 뿔과 불투명한 하반신 버니어가 들어가 있는 한정판 밴시가 더 나을 듯하고요.

MG 유니콘은 2007년 발매 당시에는 그 정교한 변신 기믹이 매우 놀라운 킷이었습니다만...
정교한 변신을 위해 희생된 가동성, 고정성, 프로포션 등의 단점까지 고스란히 2012년의 MG 밴시에 이어지고 있는 건 좀 아쉽습니다.

제가 HD컬러 유니콘과 비교해 보니 관절 강도에 현격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흐느적거리는 관절 고정성 문제는 코팅판 밴시가 나오면 꽤 해결될 것 같은데요.
비도색파 분들은 티타늄 피니쉬 밴시(아직 발매예정 없습니다만)를 기다려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완성품에 거부감이 없으시고 금전적인 여유가 되시는 분이라면 GFFMC 밴시(역시 기약 없습니다만)를 기다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건프라 킷으로서의 MG 밴시는 쉽게 개발할 수 있는 유니콘의 색놀이 배리에이션이고, 때가 됐으니 나왔다는 것 이외에 딱히 내세울 건 없습니다.
새로 추가된 암드 아머라는 무장의 디테일도 좀 별로고요.
그렇지만 어찌됐든 밴시에겐 킷의 그런 문제점들을 다 가려버리는 외모와 매력과 카리스마가 있죠.
역시 건프라는 품질보다는 캐릭터성이 중요한 걸까요^^
2012. 7. 23. 15:44

메탈릭 도료의 원리와 분류

레전드BB 나이트 건담을 메탈릭 도색하면서 메탈릭 도료에 대해서도 공부를 좀 했습니다.
공부한 내용을 정리도 할 겸, 지식 공유를 위해 글을 써봅니다.

여기에서 '메탈릭 도료'라는 것은 '메탈릭 블랙'이니 '메탈릭 레드'처럼 일반 유색 도료에 메탈릭 펄을 섞은 도료가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아예 노출된 금속 표면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칠하는 도료 말씀인데요,
엔진이나 배기구, 버니어, 프레임 등을 표현하거나, 황금색으로 빛나는 일부 기체^^의 바디 색상을 재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 말입니다.
색상 이름도 주로 'OO 실버', '△△ 골드', 'XX 알루미늄', '□□ 티타늄' 같은 금속 이름을 가집니다.

리핑 효과 (Leafing Effect)

이런 사용목적 상 모형용 메탈릭 도료에 요구되는 특성은 '도색 결과물이 얼마나 진짜 금속 같은 외관을 갖느냐'하는 것입니다.
예전의 일반적인 모형용 메탈릭 도료들은 아무래도 진짜 금속처럼 느껴지지는 않을 수준밖에 안 됐더랬지요.
그러다가 최근 몇 년 간 금속 재질이라고 거짓말 해도 깜빡 속을 만한 금속광택을 내는 모형용 메탈릭 도료들이 많이 늘어났는데요,
이렇게 요즘 메탈릭 도료에서 금속 느낌이 크게 향상된 원인이 바로 '리핑 효과(leafing effect)'라는 것입니다.

leaf란 단어는 '나뭇잎'이라는 뜻도 있지만 '얇은 금박, 은박'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리핑 효과란 도료 액체성분의 표면장력에 의해 메탈릭 안료가 도료 위에 떠서 정렬되면서 은박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도료는 일반적으로 색을 내는 안료, 안료를 고정하고 도막의 형태를 유지하는 바인더 수지, 그리고 바인더 수지를 녹여 액체 상태로 만드는 신너의 세가지 성분으로 이루어집니다.
메탈릭 도료의 안료는 아주 곱게 갈린 금속 가루고요.
도색 후 건조되고 나면 신너는 날아가고 바인더 속에 안료가 둥둥 뜬 상태로 굳어 도막을 형성합니다.
리핑 현상을 이해하는 데는 이 안료가 어떤 모양으로 떠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왼쪽 그림이 리핑 없는(non-leafing) 메탈릭 도료의 도막 단면도인데, 바인더 내에 안료가 균등하게 퍼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면 빛이 안료에서 반사될 때 제각각의 방향으로 난반사되기 때문에 금속 표면 느낌보다는 딱 '은색 자동차 도색면' 같은 느낌이 납니다.

한 편, 오른쪽 그림은 리핑 효과가 강한 도막의 단면인데, 우선 메탈릭 안료 자체가 매우 평평한 형태입니다.
(그림에선 가는 막대기 같은 모양으로 보이지만 그건 옆에서 본 모습이라 그런 것이고, 위에서 보면 아래 사진처럼 평평하고 넓적합니다)

리핑 도료의 바인더는 점성이 작고 신너는 표면장력이 강하기 때문에 액체 분자들끼리는 서로서로 끌어당기고,
안료는 지방산 같은 것으로 코팅을 해놔서 액체들로부터 밀려나 도막 표면에 가지런히 늘어서게 됩니다.
리핑 효과가 강하게 일어난 표면은 빛을 비췄을 때 반사 방향이 거의 일정하여 마치 거울처럼, 크롬 도금면처럼, 광낸 금속면처럼 보입니다.
실제 도료들은 위 양쪽 그림의 중간 형태가 되는데, 리핑 효과가 약할수록 왼쪽에 가까운 형태가 되고, 강할수록 오른쪽에 가까운 형태가 됩니다.

강한 리핑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안료가 일단 아주 고우면서도 평평한 형태를 가져야 하고,
수지와 신너도 점성이 적고 표면장력이 강한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만들려다 보니 도료 값이 비싸지죠.

일반적으로 리핑 효과가 큰 메탈릭 도료일수록 더더욱 금속 느낌이 강하고 비싸며,
리핑 효과가 적거나 없을수록 금속 느낌이 약하고 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러 크롬 계열

가장 비싼 메탈릭 도료는 거울처럼 상이 비쳐보일 정도로 리핑 효과가 강한데요.
메이커에 따라 미러 크롬, 멕기 실버, 수퍼파인 크롬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데, 편의 상 '미러 크롬 계열'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보통 이런 미러 크롬 계열 제품은 리핑 효과를 극대화하려다 보니 수지와 신너가 다른 제품과 호환이 되지 않으며,
설명서에도 '신너에 희석하지 말고 그냥 쓰라'고 나옵니다.

 
그런데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는 미러 크롬 계열에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합니다.
리핑 효과를 극대화하려다 보니 바인더 수지 성분이 물리적으로나 화학적으로나 약합니다.
그래서 피막이 물리적인 상처를 입기도 쉽고, 마감제를 올리면 바인더가 마감제에 녹아나오면서 리핑된 안료들이 흐트러지고 광택을 잃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러 크롬 계열의 바인더를 녹이지 않는 안전한 전용 마감제가 필요합니다.

또한 미러 크롬 계열의 최대의 리핑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하도 도장도 최대한 매끄럽게 칠해놓아야 하고,
칠할 때도 최대한 얇게 뿌려야 하는데... 실수로 조금이라도 두껍게 뿌리면 광이 확 죽기도 하고,
도색과 건조 공정에 시간도 무지 많이 소모되고,
여러 모로 까다롭고 골치 아픈 점들이 많습니다.

'크롬 같은 거울 광'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일반 바인더와 신너를 사용하는 도료들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반 바인더와 신너를 사용하는 메탈릭 도료는 가장 급이 높은 제품이라도 미러 크롬 계열의 ½~⅔ 가격밖에 안 합니다.
그치만 미러 크롬 계열의 이 거울광... 한 번 맛 들이면 헤어나오기 힘든 매력과 중독성이 있습니다^^

 

금속 광택이 뛰어난 황금색 도료는 없다?

리핑 효과에는 한 가지 달갑지 않은 부작용이 있으니... 바로 '황금색'을 포함한 유색 금속을 제대로 재현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리핑 효과가 없는 안료는 안료 자체가 금색 구리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을 내도록 만들 수 있지만,
리핑 안료는 알루미늄 재질로밖에 못 만들기 때문에 은색밖에 못 내는 것 같습니다.
리핑 안료로 황금색 도료를 만들기 위한 궁여지책은 바인더에 누런 염료를 섞어서 메탈릭 안료에 반사된 빛이 누런 바인더 층을 통과하여 금색처럼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만...
문제는 리핑 효과의 특성 상 메탈릭 안료가 바인더의 최상층으로 밀어올려진다는 것이죠.
리핑효과 단면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안료가 맨 위에 있기 때문에 빛이 누런색을 내는 바인더 층 자체를 거의 통과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SMP의 수퍼파인 골드나 GSI크레오스의 수퍼 골드 같은 도료는 뿌릴 때는 황금색이지만 건조되면 샴페인 골드 같은 연한 색으로 바뀝니다.

정말로 샴페인 골드 같은 색을 원하시는 거라면 저런 도료를 구입하셔도 무방합니다만...
샛노란 황금색을 원한다면 리핑 효과에 의한 금속 광택을 좀 포기하고 싼 황금색을 쓰시든지,
아니면 리핑 잘 되는 비싼 실버 도료를 바탕으로 깐 후, 그 위에 클리어 골드를 따로 오버코팅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위 사진에서 왼쪽이 SMP 수퍼 파인 골드입니다.
금속 광택은 리얼하지만 이게 과연 골드라는 이름을 붙여도 될까 싶을 정도로 색이 연하죠.
가운데가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골드인데 안료 입자도 굵고 금속 느낌은 떨어지지만 색깔 자체는 금색에 가장 가깝고요.
오른쪽은 FINISHER'S 적금(赤金)입니다. 리핑 없는 도료이고, 금속 안료 자체에 색이 들어가 있습니다.
리핑 없는 도료 치고는 금속 광택이 좋지만 색상이... 제가 원하는 금색과는 다르네요.


메탈릭 도료 비교 테스트

백문이 불여 일견이라고, 시험 삼아 제가 갖고 있는 메탈릭 도료들을 모두 직접 뿌려서 비교해보았습니다.
검정 바탕 위에 칠하는 것이 금속 광택을 돋보이게 해주기 때문에 프라판에 FINISHER'S 퓨어 블랙을 먼저 올린 후 메탈릭 도료들을 칠했습니다.
도색에는 이와타 3호 에어브러시를 사용하였고, 신너는 SMP 레벨링 신너를 사용했습니다.
에나멜 도료의 경우 에나멜 신너에 희석했고요.

그런데 얼마나 진짜 금속 표면같은 광택을 가지는지 사진 상으로는 좀처럼 잘 나타낼 수 없더군요.
최대한 머리를 짜내고 짜내서 고안한 방법이 건프라 박스에 밀착시켜 박스의 글자가 얼마나 잘 반사되는지 비교하는 것이었습니다.
금속 광택 이외의 도막 표면에 의한 반사는 제거하기 위해 카메라 렌즈 앞에 CPL 필터를 사용했습니다.

우선 리핑 없는(non-leafing) 도료에 해당되는 도료들입니다.
반사는 뭐 거의 안 됩니다. 건프라 박스의 글자들은 한 줄 정도 가까스로 반사될락말락 하죠?


FISNISHER'S CLK실버

FISNISHER'S 적금(赤金)

SMP 울트라 레드 골드


FINISHER'S 적금이 의외로 반사가 훌륭해서 화들짝 놀랐는데...
자세히 보니 제가 도료를 너무 성기게 뿌려서 밑색인 블랙에서 반사되는 거더라고요.
이제 와서 새로 칠하기는 귀찮고^^;; 그냥 옆의 애들과 비슷할 거라고 감안하고 봐주세요.
SMP 울트라 레드 골드는 가격이 쎄서 리핑 도료인 줄 알았는데, 뿌려 보니 리핑 없는 도료였습니다-_-


SMP 라이트 건메탈

SMP 건메탈

타미야 크롬 실버

SMP의 라이트 건메탈과 건메탈은 메탈릭 안료 자체는 리핑 안료입니다만... 안료 양이 적어서 그런지 리핑 도료 느낌은 거의 안 납니다.
타미야 크롬 실버는 에나멜 도료입니다. 리핑 도료는 아니지만, 이름에 '크롬'이 들어가는 만큼 반사광은 제법 좋네요.

이제부터는 리핑 도료들입니다.

싼 것은 일반 도료 가격과 같은 것부터 비싼 것은 3배 가격까지 하지요.

리핑 없는 도료에 비하면 확실히 금속 광택이 뛰어납니다.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실버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골드

GSI크레오스 수퍼 아이언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시리즈는 가격 대비 금속 광택이 매우 좋네요.
스타 브라이트 골드의 경우 샛노란 금색도 제 취향에 맞고요.
한 가지 단점은 안료 입자 크기가 꽤 크기 때문에 가까이서 보면 입자들이 좀 튑니다.
스케일 모형의 경우 금속 광택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입자가 작은 동사의 브라이트 실버나 브라이트 골드 쪽이 낫겠는걸요.
GSI크레오스의 수퍼 메탈릭 시리즈는 그 비싼 가격 대비 금속 광택은 꽤 부실한 편입니다.


SMP 수퍼 메탈릭 실버

SMP 수퍼 아이언 실버

위의 두 도료는 SMP의 '수퍼 OO 실버'라는 나름 저가형 메탈릭 도료 시리즈인데요.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시리즈보다 광택은 야악간 떨어지지만 입자가 아주 고와서 더 고급스러운 금속 느낌이 납니다.
가격 차이가 2배 나는 GSI크레오스의 수퍼 메탈릭보다는 모든 면에서 뛰어난... 정말 가격 대 성능 비가 좋은 도료들입니다.

그런데 이 시리즈의 문제점은... 단종됐습니다.
마앗님의 제보에 따르면 단종된 이유는 워싱이나 먹선작업 시 에나멜 신너에 녹아나오는 문제 때문인 것 같네요.
SMP 라인업에서 '수퍼 OO 실버' 도료들이 없어지고 비슷한 이름의 'OO 실버'들이 새로 생겼지만... 광택은 많이 떨어집니다-_-
뭐 좀 써보려고 하면 단종되고, 성분이 바뀌고, 이름이 바뀌고, 용량이 바뀌고... 국내 도료 회사들은 성능은 좀 좋을지 몰라도 신용이 안 가네요.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 실버

SMP 수퍼 파인 골드

위 사진의 것들이 일반 도료 대비 3배 이상 비싼 SMP의 고급 메탈릭 도료 '수퍼 파인 OO' 시리즈입니다.
사진 상으로는 저가형과 큰 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물로 보면 입자도 더 미세하고, 리핑 효과가 더 두드러지기 때문에 진짜 금속이라고 해도 깜빡 속아넘어갈 만한 하이 퀄리티 느낌이 납니다.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수퍼파인 골드는 흐릿한 샴페인 골드 같은 색깔만 나지 절대로 '황금색'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일반 도료 가격의 5배 이상 되는 미러 크롬 계열의 SMP 크롬 실버입니다(요즘 이름은 수퍼파인 크롬입니다).
작업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까탈스러운 도료입니다만,
제대로만 칠하면 사진에서 보듯이 다른 메탈릭 도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완벽한 거울면이 됩니다.


리핑 효과를 높여주는 메탈릭 전용 신너

가이아노츠에서는 '메탈릭 마스터'라고 리핑 효과를 높여주는 모형용 신너를 최초로 발매했습니다.
일반 신너 대비 2배 비싸서 가격 부담은 좀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IPP라는 메이커에서 '메탈릭 이노베이션'이라는 유사품이 나와 있습니다.
저는 가이아노츠의 메탈릭 마스터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품절이라 못 사고, IPP 메탈릭 이노베이션을 사서 테스트해봤습니다.

메탈릭 이노베이션을 사용함으로써 금속 느낌이 얼마나 향상될지, 아래에 사진으로 1:1로 비교해보았습니다.
왼쪽이 SMP 레벨링 신너로 희석한 것, 오른쪽이 IPP 메탈릭 이노베이션으로 희석한 것입니다.
먼저 리핑 없는 도료들입니다.


FISNISHER'S CLK실버

FISNISHER'S 적금(赤金)

SMP 울트라 레드 골드

SMP 라이트 건메탈

SMP 건메탈

타미야 크롬 실버


리핑 없는 도료들은 메탈릭 이노베이션을 사용해도 별 차이가 없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FINISHER'S 적금은 메탈릭 이노베이션과는 관계 없이 왼쪽 것이 밑색이 비쳐보이기 때문에 더 반사가 잘 되는 겁니다.
그리고 타미야 에나멜 도료는 메탈릭 이노베이션 사용시 표면이 갈라져 버리네요. 에나멜에는 사용하면 안 되겠습니다. 

이번엔 저가형 리핑 도료들인데요.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실버

가이아노츠 스타 브라이트 골드

GSI크레오스 수퍼 아이언


SMP 수퍼 메탈릭 실버

SMP 수퍼 아이언 실버

메탈릭 이노베이션의 효과가 눈에 확 들어오지는 않네요.
그냥 느낌 상 조금 더 광택이 좋아졌다는 느낌?
더 묽게 희석해서 그런지 골드의 노란 색감이 약해졌다는 건 느껴지지만 금속 광택 면에서 뭔가 눈에 띄는 극적인 변화는 없는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고급 리핑 도료입니다.


SMP 수퍼 파인 알루미늄 실버

SMP 수퍼 파인 골드

이쪽 역시 메탈릭 이노베이션을 써봐도 광택 면에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고, 느낌 상 조금 좋아진 정도네요.
수퍼 파인 골드는 메탈릭 이노베이션 쪽을 더 묽게 희석했더니 색깔이 더 옅어져 '샴페인 골드'도 아니고 '티타늄'이라고 불러야 할 판입니다.

미러 크롬 계열의 경우 신너 희석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메탈릭 이노베이션을 테스트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일반 신너보다 2배나 비싼 메탈릭 이노베이션입니다만... 왜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은 걸까요?
제가 뭔가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원조 가이아노츠 메탈릭 마스터가 아닌 짝퉁이기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SMP 레벨링 신너가 이미 꽤 좋은 신너이기 때문에 차이가 별로 없는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메탈릭 도료 서열 분류

위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메이커 별 메탈릭 도료들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서열을 매겼습니다.
표에서 위쪽으로 갈수록 리핑 효과가 강하고 금속 느낌을 잘 내는 도료입니다.
일단 크게 특수 수지를 사용하는 미러 크롬 계열, 일반 수지를 사용한 리핑 도료, 리핑 없는 도료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그 분류 안에서 더 금속 광택이 좋은 제품이 더 위쪽으로 올라가도록 서열을 매겨봤고요.

분류 GSI크레오스 SMP하우스 IPP 가이아노츠 Alclad II Spaz Stix
미러 크롬 계열 멕기 실버 NEXT 수퍼 파인 크롬 수퍼 파인 크롬   하이 샤인 시리즈 미러 크롬
일반 리핑 도료 크롬 실버

 기타 수퍼 메탈릭 
 
기타 수퍼 파인
수퍼 계열 (단종)

메탈릭 실버 계열 
기타 수퍼 파인


메탈릭 도료 계열 

 메탈릭 컬러


레귤러 시리즈


 
리핑 없는 도료 Mr. 컬러 시리즈 울트라 골드 계열 메탈릭 골드 계열  


Alclad II나 Spaz Stix는 제가 직접 테스트해보지는 않았지만 가격이라든지 사람들의 평판에 따라 서열을 매겼습니다.
Alclad II 도료는 예전부터 그 금속 광택이 세계적으로 유명했었죠.  
IPP는 대부분 SMP와 비슷한 것 같아서 비슷한 가격대 도료들끼리 동일 선상에 놓았습니다.
IPP에는 '프리미엄' 메탈릭 도료가 있던데, 가격대 상 SMP의 단종된 '수퍼 OO 실버' 계열과 비슷하긴 하나, 확인은 못해봤습니다.

위 표에 없는 FINISHER'S나 타미야의 경우, 모든 메탈릭 도료가 '리핑 없는 도료'에 속합니다. 아마도...
그리고 GSI 크레오스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문질러서 광 내는 타입의 '메탈 컬러'라는 시리즈도 있었습니다.
리핑처럼 안료 입자들을 일렬로 늘어서게 하는 효과를 수동으로 문질러서 내는 도료인데, 저도 이 종류로 '크롬 실버'를 갖고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문지르는 작업도 번거롭고, 마감제도 아무 거나 못 쓰고, 수퍼 메탈릭 시리즈에 밀려서 요즘엔 거의 안 쓰입니다.

국내 회사의 메탈릭 도료들이 성능도 좋고 종류도 다양한 것 같기는 하나...
성능이 좋은 고급 라인 쪽은 타사 대비 그다지 저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중저가 라인에서 개인적으로 꽤 맘에 들었던 '수퍼 OO 실버' 계열이 단종된 것도 아쉽고요.
가격대 성능 비 면에서는 가이아노츠 쪽이 가장 좋지 않나 생각됩니다.


결론 - 메탈릭 도료 선택과 사용

지금까지 각종 메탈릭 도료들과 리핑 효과라는 것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메탈릭 도료는 금속 광택에 따라서 가격이 5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이 거울 같이 비쳐보이는 금속 광택이라고 하면 비싸고 까다롭기는 하지만 미러 크롬 계열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무쇠', '건메탈', '주철'  같은 둔탁한 느낌의 금속 재질을 재현하는 데는 반짝반짝하는 고급 리핑 도료를 쓸 필요는 없을 겁니다.
오토 모델의 차체를 메탈릭으로 도색하는 것 같은 경우 비싼 리핑 도료보다는 리핑 없는 도료가 오히려 진짜 같고요.
이렇듯 용도와 광택에 맞게 경제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용법에 있어서, 거울 광을 내는 미러 크롬 계열 도료는 다음과 같이 최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1. 본바탕이 매끄러워야 합니다.
    1000방, 2000방 이런 수준이 아니고 바탕면에서 광이 날 정도로 매끄러워야 하기 때문에
    우레탄 프라이머 도료 같은 것을 먼저 깔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2. 최대한 얇게 뿌려야 합니다.
    우선 에어브러시 압력을 낮게 해야 합니다. 에어브러시 압력이 높을 경우 과다하게 두껍게 뿌려질 확률이 높고요.
    겹쳐뿌린 곳은 광이 탁해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구석구석 잘 뿌려지면서도 최대한 겹치지 않게 주의하면서 한 번에 뿌려야 합니다.
     
  3. 전용 마감제를 올려야 합니다.
    미러 크롬 계열은 손만 대도 변색될 정도로 피막이 약하기 때문에 마감제는 필수이고,
    미러 크롬의 바인더 수지를 녹이지 않는 전용 마감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미러 크롬 계열의 위와 같은 주의사항들은 모두 리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들입니다.
따라서 일반 리핑 도료의 리핑 효과를 높이고 금속 광택을 향상시키는 데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위 내용처럼 엄격할 필요는 없고요, 일반 리핑 도료 사용 시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1. 본 바탕이 매끄러워야 합니다.
    우레탄 프라이머까지는 아니더라도 광택이 좋은 유광 블랙이나 유광 화이트 도료로 하지 도색을 깔아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2. 일반 도료보다 좀더 묽게 희석합니다.
    묽게 희석할수록 점도가 낮아서 리핑이 더 잘 일어날 것이고, 도색도 더 얇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급적이면 메탈릭 전용 신너 또는 레벨링 신너를 써야 건조 시간이 길어져 리핑도 더 잘 일어나고 안료들도 더 잘 퍼지게 됩니다.

  3. 가급적 얇게 뿌립니다.
    일반 리핑 도료도 가급적이면 압력을 낮게 해서 얇게 뿌리고, 겹뿌리는 것보다는 한 번에 뿌리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리핑 없는 도료라면 뭐 그냥 일반 도료 칠하듯이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상,  메탈릭 도료 선택과 사용 방법까지 짧게 정리해보았습니다.
모쪼록 도색과 모형 생활에 도움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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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7. 15:36

서울 오토 살롱(SAAS) 2012

지난 번 P&I 행사만 찍고 방출하겠다던 1D Mark II는 아직도 제 곁에 남아 있는데, 벌써 서울 오토 살롱의 계절이 찾아왔네요.
그래서 1D Mark II와 함께 냉큼 다녀왔습니다^^

서울 오토 살롱은 약자가 왜 SAS가 아닌 SAAS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서도...
애프터마켓이라고 하죠? 자동차 용품 및 튜닝 관련 전시회입니다.
당연히 레이싱 모델 분들이 다수 참여하시죠.

자동차 자체를 전시하는 모터쇼는 아니고...
디테일링 용품은 별로 제 관심 밖인 소낙스나 메과이어스 같은 메이커 밖에 없고...
카 튜닝에는 관심이 전무한 관계로...
솔직히 말해서 레이싱 모델들 사진 찍으러 갔습니다^^

7월 12일 ~ 15일 4일간 개최되는 행사였는데 저는 마지막 날 일요일에 갔습니다.
마지막 날에 갔더니만 주다하 씨나 김하율 씨 같은 몇몇 모델 분들은 안 나오셨고, 모델분들이 다들 더위에 지쳐서 표정이 안 좋으시더군요.
전력 공급 능력을 확보하지 못한 정부 실책의 책임을 사용자에게 떠넘기는 전기절약정책에 따라 전시회장 냉방이 제대로 안 되고 있더라고요.
모델 분들의 생기발랄한 표정을 찍기 위해서는 역시 첫날 가야 하나봅니다.
아무리 늦어도 토요일 오전에는 가야 할 듯하네요.

그리고 저도 더위에 지치다 보니 플래시 세팅을 좀 실수했습니다ㅜㅜ
플래시가 강해서 부자연스럽게 나온 사진들이 좀 많네요.
강한 플래시 불빛에 눈 아프셨을 모델 분들께도 죄송하게 됐네요.

아무튼 사진 갑니다. 제가 이름을 아는 모델분들은 사진 위쪽에 이름을 적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린 부스라면 역시 현장 세차 퍼포먼스를 했던 소낙스 부스였습니다.

 이지민 씨

장지유 씨

ECS 부스의 황인지 씨. 뭔가 지친 표정...

그 옆 소니 부스의 서다인 씨

필립스 부스의 고정아 씨와 남궁은애 씨

고정아 씨는 귀여운척이 다소 심하셔서 정상적인^^ 사진을 찾기가 힘드네요ㅎㅎ

플랜비 모터스 부스의 민시아 씨와

류지혜 씨

사람들을 구름떼처럼 몰고 다니던 미스디카 부스의 이은혜 씨.
SLR클럽 자유게시판에서 '뭐걍'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건 알지만 인기가 정말 압도적이네요.

같은 부스의 연다빈 씨

투크레이브 부스의 박시현 씨.
기본 포즈가 상당히 도발적이라서 이분 또한 정상적인^^ 사진을 찾기 어려워요ㅎㅎ

스파이 코리아 부스의 고현선 씨와

최별하 씨

카프리텍 부스의 조세희 씨. 피곤해 보이시더군요.

이쪽은 보센 부스의 최별이 씨와

임지혜 씨. 이쪽도 인파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제일카넷 부스의 김하음씨.
지난번 P&I 때랑 얼굴이 달라져서 못 알아볼 뻔했어요^^
페록스 부스의 이서현 씨

오토램프 부스의 장인영 씨


그런데 제가 마지막 날 가서 모델분들이 많이 교체된 건지 이름을 모르는 모델분들이 많더라고요.

제가 뭐 이쪽 전문가는 아니다 보니 꽤 유명한 분인데도 이름을 모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이름 아시는 분 계시면 제보 부탁 드립니다~~

튜닝 카 페스티벌 부스(입구에서 쭉 걸어가면 맨끝 오른쪽)에 계셨던 분

F-Tech 부스에 계셨던 분

투크레이브 부스에 계셨던 분
틴트 어 카 부스에 계셨던 분
카프리텍 부스에 계셨던 분
Amtecol 부스에 계셨던 분.

그리고 제가 주구장창 모델만 찍은 건 아니고 차도 좀 찍었습니다,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LP670-4 SV.
근데 카메라에 망원 렌즈를 끼고 있어서 차가 좀 일부분만 나왔네요ㅎㅎ

저도 최신형 람보르기니 한 대 장만 예정입니다.
다음달에 아오시마에서 1/24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가 나오거든요(모형입니다, 모형^^).

위 사진의 차량 색은 Arancio Atlas라고 람보르기니를 대표하는 약간 노란 톤의 펄 오렌지색인데,
아벤타도르에는 새로 Arancio Argos라고 붉은 톤이 많이 섞인 펄 오렌지 색상이 추가되었더군요.
아벤타도르 전용의 새 컬러라서 그런지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아란치오 아르고스 색상의 아벤타도르가 가장 많이 나옵니다.
저도 담달에 아벤타도르 구입하면 아란치오 아르고스 비슷한 색깔로 조색해서 칠해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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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5. 04:28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완성

6월 초에 작업 시작 한 지 한 달 하고도 한 주 정도 더 지나서 드디어 레전드BB 나이트 건담의 완성을 보았습니다.

SMP 크롬실버 관련 도료 건조 시간만 열흘이 넘게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제 작업 치고는^^ 나름 일찍 완성된 편이죠.
SD다보니 부품 개수도 적었고, 데칼 작업이 없었던 데다가...
레전드BB로 오면서 킷 퀄리티가 극적으로 향상되어 기존 SD에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던 원흉인
골다공증 메꾸기, 접합선 수정, 마스킹 도색 작업이 훨씬 줄었기 때문입니다.

거울광 나는 메탈릭 도색은 제가 이번이 처음인데, 그냥 지금까지 사진 찍던 식으로는 안 될 것 같더라고요.
배경이 비쳐보이는 거울광의 특성 상 가급적 지저분한 배경이 안 비치도록 해야 하고...
배경을 너무 균일하게 해놓았을 때 배경과 반사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문제를 방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아래와 같은 촬영환경을 마련했습니다.

나이트 건담 앞쪽 양 옆의 흰 보드지로 된 반사판이 지저분한 배경 대신 밝고 깨끗한 흰색이 비치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뒤쪽의 양 옆의 검은 보드지는 나이트 건담의 반사면에 검은 경계선이 생기도록 하기 위해 설치한 것입니다.
저 보드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머리를 짜내서 받침대도 만들어 주었는데... 뒤로 안 넘어가는 대신 앞으로 너무 잘 넘어가네요-_-

이 판대기들의 효과를 한 번 보실까요?
우선은 경장(輕裝) 타입 모드입니다.

골반쪽 부품이 제작 도중 발생한 SMP 크롬실버 전용 마감제 트러블의 최대 피해발생지역이라서ㅜㅜ 티가 꽤 많이 나긴 합니다만...
어차피 갑옷 씌우면 안 보이는 부분이죠.
경장 모드는 프로포션도 별로고 만들다 만 느낌이라서 이 상태로 전시할 일은 없을 듯.

이마의 III 표식은 그냥 킷에 들어있는 스티커 씰 갖다 붙였습니다. 


이제부터가 메인이 되는 나이트 건담 모드입니다.

투구 뒤쪽의 빨간 카메라 센서 부분도 킷에 동봉된 스티커로 처리해줬습니다.
바이저는 가동식이라서 아래 사진처럼 내려쓸 수도 있습니다.
바이저만이 유일하게 런너 상태에서 도금된 부품인데요. 다른 부품들과 비교하면 때깔이 다르죠^^?

전자 스피어 액션~~

요번 나이트 건담 제작에서 가장 신경 많이 써서 마스킹 도색한 부품은 바로 나이트 소드입니다.

나이트 소드 액션~


마지막으로 켄타우로스 모드입니다.

말의 다리가 달렸으니 뭔가 다이나믹한 액션 포즈를 취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앞다리에 있는 관절 세 개 모두 가동범위가 즈질이라서 생각만큼 좋은 포즈는 안 나옵니다.

거의 SMP 크롬 실버(수퍼 파인 크롬) 등의 도료 테스트를 위해서 제작한 거나 다름 없는 킷인데,
테스트의 목적도 잘 달성한 것 같고, 결과물도 꽤 마음에 드네요.
가조립 상태에서는 허여멀겋게 떠보이던 킷인데 거울광을 올려주니 샤프한 맛이 살아나는데요.
앞으로도 종종 메탈릭 도색이 하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또 SD 제품들은 골다공증과 접합선, 색분할 부족으로 인해 그동안 기피해왔는데 레전드BB 정도의 퀄리티라면 앞으로도 해볼만 할 듯합니다.
우주세기 기체들이 레전드BB 퀄리티로 나오면 참 좋을 텐데^^;;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작업기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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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7. 12. 09:44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제작기 #2 - 도색

저의 작업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MG 풀아머 유니콘, 밴시, 마라사이나 RG 마크투 같은 킷들을 마다하고
뜬금없이 BB전사 나이트 건담(기사 건담)을 손에 잡은 이유는 무엇보다 메탈릭 도색이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비싼 SMP 크롬 실버(수퍼파인크롬으로 이름까지 바뀐 지도 벌써 꽤 됐습니다만...-_-) 도료를 사놓고 쓰지도 않고 썩히는 게 아깝기도 했고요.

메탈릭 도색

메탈릭 도색을 진짜 금속 느낌이 나도록 잘 하기 위해선 우선 좋은 메탈릭 도료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요.
그 다음으로는 '반짝반짝 매끈한 도색 표면'과 '붓보다는 에어브러시 사용'이 중요하고,
메탈릭 안료 입자를 잘 퍼지게 하는 좋은 신너, 최대한 얇게 도포하는 테크닉, 정확한 희석비, 적절한 에어브러시 공기압 등도 중요합니다.

베이스 도색, 본도색, 마감처리 어느 것 하나 방심하면 안 되고 아주 공을 들여서 해야 광이 제대로 납니다.
높은 습도, 먼지 부착, 부적합한 마감제 등 단 한가지 실수만으로도 메탈릭 광택이 단번에 죽어버릴지도 모르고요.
그래서 먼지 날리지 않도록 오래간만에 작업대와 방도 깨끗하게 청소했고, 작업하는 도중에 지속적으로 제습기도 돌렸고,
최대한 도료 매뉴얼에 따라 충실하게 작업했습니다.

SMP 크롬 실버 설명서에 보면 플라스틱 부품에 아무 것도 밑칠하지 말고 도료를 그냥 뿌리는 게 최선의 광택을 얻는 방법이라고 나오지만...
그냥 뿌리기엔 골다공증 매립이나 접합선 수정, 파팅 라인 제거 작업 등으로 인해 부품 표면이 이미 너무 거칠어졌거든요.
그래서 설명서에서 차선책으로 제시하는 (비싼) SMP 크롬 실버 전용 우레탄 프라이머를 먼저 베이스로 올렸습니다.

문제는... 설명서에 따르면 프라이머 뿌린 후 4일간 건조시키고 나서 크롬 실버를 뿌려야 하고, 그 후 또 4일을 건조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저 자신의 귀차니즘^^ 이외의 이유로 일정이 지연되는 건 딱 질색입니다만...-_- 
그래도 번쩍번쩍한 광택을 얻겠다는 일념으로 지시한 시간 동안 인내하며 기다렸다가 후속작업을 진행했답니다. 대단대단^^

크롬 실버는 희석하지 말고 원액 그대로, 낮은 압력으로 흩뿌리듯 딱 한 번만 도색해야 한다고 해서 최대한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크롬 실버 이거 뿌리면 스스로 촥~ 퍼져가면서 굳어져서 거울처럼 변하는 것이 정말 신기한 물건이더라고요.
그렇지만 제가 크롬 실버를 제대로 뿌려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서 실수를 많이 했고, 결과적으로 군데군데 거울광이 좀 죽었네요-_-

사진 왼쪽에 손에 들고 있는 부품은 애초에 런너째 은색 도금되어 나온 바이저(기사 투구에서 눈 가리는) 부품인데요,

이것과 비교해봐도 제가 도색한 부품의 거울광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것 같죠^^?

마감제로는 설명서에서 (비싼) SMP 크롬 실버 전용 유니버설 클리어라는 걸 쓰라길래 그걸 썼습니다만..
읭?
아니 무광도 아닌 유광 마감제가 백화현상을 일으키다니~~ㅜㅜ!!
혹시 "쯧쯧, 습도 높은 장마철에 마감제를 뿌리니까 그러지"라고 손가락질하실지도 모르지만...
저 백화현상 발생일은 장마가 본격 시작되기 전이었고, 제 작업실은 제습기를 돌리기 때문에 습도가 20%도 안 되도록 유지되고 있다고요.
이건 습도 문제나 저의 실수가 아닌 마감 도료의 '변질' 문제인 것이 확실합니다.

정말 SMP하우스 마지막까지 말썽이군요.
지금까지 몇 번의 국산 도료 트러블을 경험한 후 더 이상 국산 도료는 안 사기로 마음 먹었고, 이미 사놓은 것만 쓰고 있는 중인데...
이렇게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질되니... 있는 것들도 다 갖다버려야 될 판입니다-_-

화딱지가 나서 그냥 마감제 안 올리고 말까도 생각해봤지만...
이런 거울광이 나는 미러 크롬 계열 도료는 피막도 약하고 변색도 잘 되기 때문에 일반 도료보다도 더더욱 마감이 필요합니다.
그치만 또 이런 미러 크롬 계열은 일반적인 마감제를 뿌리면 광이 확 죽어버린다는 까다로운 특성으로 아무 거나 못 뿌립니다-_-
요런 도료에 사용할 수 있는 전용 마감제가 나오는 곳은 일본 Spaz Stix 사와 국내 SMP 정도고요,
전용은 아니지만 국내 회사 IPP의 유광 우레탄 클리어도 미러 크롬 계열 도료 위에 사용할 수는 있다고 합니다.

Spaz Stix사 제품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것 같고, SMP는 또 똑같은 트러블이 발생할지도 모르고...
결국 나이트 건담 킷 값의 두 배쯤 비싼(22,000원) IPP 우레탄 클리어를 새로 구입해버렸습니다-_-
국산 도료 욕은 욕대로 하면서 결국은 돈 다 퍼다주고...ㅜㅜ 왜 이러는 걸까요.

아무튼 IPP 우레탄 클리어를 뿌려본 결과는 위 사진과 같았습니다.
처음 써보는 제품이라 실수를 해서 광이 좀 죽었습니다.
다행히 광이 심하게 죽지는 않았지만 실물로 보면 사진 왼쪽 멕기부품과 광택 차이가 꽤 납니다-_-
그나마 백화 현상은 없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ㅜㅜ
IPP 우레탄을 거울광 메탈릭 도료 위에 올릴 때는 신너는 적게 넣고 에어 브러시 압력은 강하게(3기압 이상) 하는 것이 요령인 것 같습니다.

장갑 안쪽 부분은 검정색으로 칠해줬습니다.
갑옷 안쪽엔 결합핀 같은 장난감 티 나는 구조물들도 많고 해서... 크롬 색깔보다 블랙으로 어둠 속에 묻어버리는 편이 나을 듯했거든요.
설정색이 노란 부품들은 크롬 실버 위에 (마감제 올린 후) 클리어 골드 컬러를 오버코팅하는 기법으로 황금색으로 도색했습니다.
잘만 칠했으면 거울 광 나는 황금색이 됐을 텐데 크롬 실버 도색 시의 실수와 마감제 트러블까지 겹쳐 거울 광까지는 안 나네요-_-
그래도 나름 만족스러운 색상과 광택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황금색 도료를 사용해봤지만 색상이 황금처럼 진하고 좋은 도료는 금속 광택이 약하고,
반면 금속 광택이 제대로인 도료는 순금의 노란색이 아닌 흐리멍덩한 색상(샴페인 골드에 가까운)밖에 안 나오더군요. 
제가 원하는 휘황찬란하면서도 샛노란 황금색을 얻기 위해서는 황금색 단일 도료로는 안 되고 역시 오버코팅이 답인가 봅니다.

마지막으로 광택과 도막 보호 차원에서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Mr. Hi-COATING이라는 비싼 광택 코팅제를 발라줬습니다.
사용법이나 특성이나... 딱 봐도 자동차용 합성 왁스와 동일한 약제 같더군요.
묽은 허연 액체상태인 것이... 바로 클라쎄 High Gloss Sealant Glaze (HGSG)가 떠오르더군요.
제가 자동차 디테일링을 좀 미리 알았다면 이딴 거-_- 이렇게 비싼 돈 주고 사놓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_-;;
하여간에 거울광 나는 미러 크롬 계열의 메탈릭 도색 작업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용 프라이머, 도료, 전용 마감제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시간 부담이 엄청나군요.
프라이머 바르고 4일, 도료 뿌리고 4일, 그 위에 클리어 골드까지 올리려고 하면 마감제 뿌리고 또 3일을 기다려야 하고요.
성질 급한 사람은 숨 넘어갈 듯-_-
기사 갑옷처럼 거울광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건조시간 부담이나 전용 마감제가 필요 없는 그 아래급 도료를 쓰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일반색 도색

메탈릭 도색에서 워낙에 국산 도료에 학을 뗀 관계로, 메탈릭 이외의 일반 색상은 100% 일제 도료만 사용했습니다.
빨간색 부분은 밑색으로 FIINISHER'S 파운데이션 핑크를 깔아준 위에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를 올렸습니다.
가이아노츠 프리미엄 레드는 비싼 안료를 사용한 한정판 도료로, 단가는 일반 도료의 2배였습니다만...
용량 두 배, 한정판, 한국 구입이라는 트리플 크리 작렬로 따따따블 값을 치르고 구했다지요ㅜㅜ
(최근 국내 메이커 IPP에서도 프리미엄 레드가 훨씬 싸게 출시됐다고는 하는데... 안 살 겁니다^^;;)
시난주 칠하겠다고 사놓고(몇 년 전이냐-_-) 아직 개봉도 안 해봐서^^ 어떤 색깔인지 확인도 해볼 겸 한 번 써봤습니다.
뿌려놓고 보니 '고급스러운 다홍색'이라는 느낌이네요. 표면도 매끈매끈하니 광택도 좋고요.
흠흠... 그렇지만 따따따블 주고 살 정도로 좋다거나 그렇지는 않고... 2배 가격이면 사줄만한 정도랄까요^^?
메탈릭 바탕 위에 한 번 올려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반투명 도료라서 얼룩 없이 칠하려면 주의가 필요하고, 여러번 덧칠할수록 색깔이 진해집니다.
파란색 부분은 조색하기 귀찮아서  FINISHER'S 블루 퍼플 그대로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조색하지 않고 바로 블루 퍼플로 칠해줬습니다.

빨간색 부분과 파란색 부분은 무광으로 마감했습니다.
너무 전체적으로 완전 번쩍번쩍하는 것보단 적재적소에 차분한 무광 포인트도 있는 것이 밸런스 잡혀 보일 것 같아서요.
그것도 그렇고 써본 사람들마다 호평하던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를 최근 드디어 입수한 관계로 테스트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제가 즐겨 사용했던 SMP 우레탄 무광 마감제는 대략 '반광'과 '무광'의 중간쯤 되는 광택을 보이는데 이게 또 나름 고급스러워 보이거든요^^
그래서 혼합하느라 번거롭고, 경화시간 내에 뿌려야 하는 압박도 있고, 트러블이 언제 생길지 모른다는 위험을 무릅쓰고 애용해왔죠.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를 써보니 우레탄보다는 더 무광에 가깝지만, 약간의 광택이 있는 고급스러운 무광 표면이란 점은 비슷합니다.
무광이긴 하지만 GSI크레오스 수퍼 클리어처렴 허옇게 뜨거나 하는 일 없이 원래 컬러 그대로 잘 드러내주고요.
도막 강도만 어느 정도 받쳐준다면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가 정말 무광 마감제로서는 이상적인 특성의 제품인 듯합니다.
앞으로의 무광 마감 작업에서는 SMP 우레탄 무광 대신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로 완전 대체해서 사용해 보려고 합니다.


마스킹 도색

레전드BB 나이트 건담의 사출색은 박스아트나 설정화와 거의 동일하게 부품 색분할이 잘 돼 있습니다만...
실상은 킷 색분할에 맞춰 일부러 설정화의 일부 색상을 단순화해서 바꿔 그린 것이더라고요^^
옛 문헌이나 SDX 나이트 건담의 색상을 들여다보면 검 손잡이 같은 부분 등 나이트 건담의 원래 설정색은 좀더 복잡합니다.
그래서 저도 원 설정을 반영하여 마스킹 분할도색을 해줬죠.

그리고 또 레전드라는 명칭이 무색하게시리 애초부터 색분할이 안 된 부품도 좀 있습니다.
이것들도 설정에 맞게 분할도색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레전드BB 나이트 건담의 도색을 완료하긴 했습니다만...
왠지 온통 묵혀둔 도료들의 테스트와 시행착오로 점철된 작업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네요^^

이번 도색 작업에서 얻은 교훈은...
"건프라든 도료든 사재기해놓지 말고 당장 필요할 때 구입하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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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22. 09:51

터치업 페인트로 흠집 제거

나이트 건담 메탈릭 도색을 진행중인데 말이죠.
SMP 크롬 실버 도색을 위해서는 도료가 건조될 때까지 4일 동안 손을 놓고 기다리라는 공정이 두 번이나-_- 나오더군요.
그 막간을 이용해 이번엔 실차도색^^ 작업에 도전해봤습니다.

우리 제타에 '도색' 작업이 필요할 정도의 흠집이 난 것은
차 사자마자 멋모르고 대관령 삼양목장의 비포장도로를 타고 올라갈 때 돌이 튀어서 스톤칩 자국 몇 개 찍힌 것 말고는 한동안 없더랬는데...
이전의 흠집들에 비하면 대박 수준의 셀프 테러ㅜㅜ가 두어달 전 있었습니다.
주차하다가 조수석쪽 뒷범퍼로 나무 울타리를 퍽! 가격... 부분도색을 안 하고는 넘어갈 수 없는 상처가 나버렸습니다.
(뭐 사실 금속 부분이 아니라서 녹이 스는 것도 아니니 부분도색 안 하고 넘어가도 되긴 합니다만... 미관상 그렇단 얘기죠^^;;)

실버는 특히 메탈릭 펄의 재질이나 크기, 베이스 색상 등이 페인트마다 달라서 가급적 순정 페인트를 써야 재도색 티를 최소화할 수 있는데요.
폴크스바겐 AS 센터에서 순정 '리플렉스 실버' 페인트 9ml와 클리어 코팅 페인트 9ml 세트 가격이 무려 17,930원!
모형 도료 중 가장 비싼 수퍼파인크롬보다도 고가이고, 나름 비싸다는 FINISHER'S 파운데이션 화이트를 80ml나 살 수 있는 가격입니다.
일단 차부터 팔아놓고 AS에서 바가지를 씌워 남겨먹겠다는 수입차 업계의 이 상술... 맘에 안 듭니다-_- 
아무튼... 샤마님 블로그의 ☞요 페이지☜와 ☞요 페이지☜ 내용을 참고로 최대한 티 안 나도록 노력하면서 터치업 페인트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1. 표면 정리

우선 터치업 페인트를 바를 부분을 최대한 청결하게 만들어 놔야 합니다.
덮여있는 왁스층과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1:10으로 희석한 All-Purpose Cleaner를 뿌려서 브러시로 살살 닦았습니다.
그리고 물을 뿌려가며 1000방 → 2000방짜리 사포 스틱으로 물사포질을 해서 흠집 표면과 가장자리를 매끄럽게 다듬었습니다.
벽면에 부딪쳐 생긴 흠집이라서 손상부위가 넓은 관계로 사포질도 넓게 했네요.
맨 위 사진에서 흠집처럼 보이던 자국들 중 실제로 페인트가 까진 상처는 빨간 리플렉터 바로 위아래의 두 개뿐이고,
나머지는 울타리 페인트가 묻은 자국이라서, 사포질을 하니 사라지더군요.
 
그리고 나서 이소프로필 알콜 용액을 면봉에 찍어 문질러서 사포질 찌꺼기와 아직도 혹시 남아있을지 모르는 왁스층을 제거했고요.
요것은 표면정리와 세척 완료 후의 사진입니다.
사포 자국이 허옇게 보기 싫게 눈에 띄네요-_-


2. 도색

터치업 페인트를 그냥 바로 칠하는 것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금속이나 범퍼 플라스틱은 본래 페인트가 잘 정착되는 재질이 아니라서 밑바탕으로 프라이머를 발라주는 게 좋거든요.
범퍼는 플라스틱 재질이고 때마침 RG 프레임 도색을 위해 구입한 자동차용 플라스틱 프라이머가 집에 있어서 칠해줬습니다.
이런 데 쓸 목적으로 산 게 아닌데... 살 때만 해도 내 차에 바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ㅜㅜ

페인트는 오래 보관하면 성분들이 분리되기 때문에 사용 전에 잘 섞어줘야 하는데요.
폴크스바겐 순정 터치업 페인트는 병 속에 쇠구슬 같은 게 들어있어서 흔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나름 꽤 섞이긴 합니다만...
모형쟁이라면^^ 당연히 페인트는 조색 스틱으로 병 밑바닥까지 빡빡 긁으면서 저어줘야죠.
프라이머와 모든 페인트는 바로 이 붓, 타미야 모델링 브러시 프로 세필로 칠해줬습니다.
붓은 호수 넘버가 작을 수록 가는 붓이고, 0호보다 가는 붓은 0의 갯수를 늘리거든요. No.000는 가장 가는 붓입니다.
순정 페인트 병뚜껑에도 붓이 붙어있기는 한데, 두껍기도 하고 어설퍼 보여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첫날은 프라이머 1회, 리플렉스 실버 페인트를 2회, 각 회마다 2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붓칠을 해줬고요.
둘째날엔 클리어 코트를 각 회마다 2시간씩의 간격을 두고 3회 붓질해주었습니다.
이것은 도색 완료 후 사진...

3. 폴리싱

마지막 도색 작업 후 24시간 이상을 건조시키고 나서, 삐져나가거나 우툴두툴하게 칠해진 페인트를 2000방짜리 사포로 물사포질했고,
주변부를 컴파운드로 핸드 폴리싱 해줬습니다.
☞지난 번 트렁크 폴리싱☜ 때와 마찬가지로 메과이어 UC를 라이트 커팅 패드 → 폴리싱 패드 → 피니싱 패드를 사용하여 문질러줬고요.
괜히 엉뚱한 다른 도장면까지 깎이지 않도록 주위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고 작업했습니다.
이것이 폴리싱까지 마친 후의 사진인데요.
예상보다는 꽤 눈에 띄는군요ㅜㅜ
실버라는 색깔이 아무래도 재도색 티가 많이 나는 색깔인데다가... 제 붓칠이 아무래도 고르지 못해서 그런가 봅니다.
제가 붓칠엔 소질이 없는 것 같으니 앞으론 모형 도색도 계속 에어브러시만 써야겠어요-_-
그래도 생각 없이 지나치면서 멀찍이 보면 별로 눈에 안 띄긴 합니다.
부위 자체가 서있는 사람 눈높이에선 잘 안 보이는 부위이기도 하고요.
작업 결과 자체는 한 50%정도밖에 맘에 안 들지만 뭐 이 정도로 만족을 해야겠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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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 14. 09:44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제작기 #1 - 골다공증과 접합선 수정

오랜만에 메탈릭 도색이 하고싶어져서 레전드BB 나이트 건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 에어브러시 사자마자 멋모르고 풀 도색에 도전했었던 BB전사 레드 프레임의 골다공증과 분할 결핍증에 학을 뗀 이후로는

SD 쪽엔 눈길도 안 주고 살아왔습니다만...
듣기로는 BB전사 윙건담 이후로 색분할 등 도색 편의성이 많이 개선되었다기에,
그리고 이번엔 BB전사 25주년 기념으로 반다이에서 레전드BB라고 뭔가 새 시리즈를 야심차게 내놓았길래 얼씨구나 하고 샀죠^^;;

조립해본 소감은 우선 '색분할은 나름 잘 되어있다'는 겁니다.
세가지 색으로 분할된 방패 따위, 기존 SD 시리즈에선 꿈도 못 꿨죠.

그런데 골다공증은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아쉽습니다.
역시 아직 SD 건프라는 모형이라기보단 완구라는 개념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네요.

인간형 소체 부분의 골다공증은 손 이외에는 눈에 잘 안 띄는 부분이라 용서가 가능하지만...
켄타우로스 모드의 경우는 뒷다리 전체가 뻥 뚫려있는 수준으로... 상태가 열악합니다.
제가 뭐 기사 건담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라도 있는 것도 아니고,
정성 들여 구석구석 빈 뼈속까지 차곡차곡 채워주고, 관절도 조형해주고 하는 작업은 좀 오버액션이다 싶어...
골다공증 메꾸기 작업은 인간형 부분까지만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말다리의 골다공증은 레드썬~^^

골다공증 메꾸기 작업의 Before & After 샷입니다.

에폭시 퍼티와 락커 퍼티를 사용했고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작업량은 최소한도로... 눈에 잘 띄는 부분만 메꿨습니다^^;;

그립손의 골다공증은 위 사진처럼 3mm 핀바이스 드릴을 손에 끼운 채로 에폭시 퍼티를 쳐발랐고, 퍼티 경화 후에 드릴을 빼냈습니다.
드릴이 퍼티에 들러붙지 않도록 미리 이형제를 듬뿍 발라뒀고요.

그리고 뿔, 칼, 창 모두 뾰족하게 갈아냈네요.
다른 것들은 그냥 갈아내기만 했지만 전자 스피어는 워낙 뭉뚝한 관계로 런너 일부를 갖다붙여 길이를 늘인 후 갈아줬습니다.

아래는 접합선 수정 작업의 Before & After 샷입니다.
접합선 수정에는 무수지 접착제와 락커 퍼티를 사용했고요.

이 부품들 외에도 접합선 수정이 필요한 부품들이 있지만... 눈에 잘 안 띄는 부분인 관계로 패스입니다^^;;

이렇게 골다공증과 접합선 수정 작업을 했던 부품들만 1000방까지 사포질을 한 후
표면 확인과 퍼티면의 도료 정착성 향상을 위해 Mr. 프라이머 서페이서 1000을 뿌려줬고요.
다른 부품들은 서페이서 안 뿌리고 간단하게 게이트 자국과 파팅라인 제거 정도만 해주고 바로 도색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메탈릭 도색과 사포질/서페이서는 궁합이 그다지 좋지 않으니까요(라고 쓰고 '귀찮으니까요'라 읽습니다^^).
2012. 6. 4. 11:21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완성

드디어 끝마쳤습니다.
결국 작년 5월에 시작한 지 만 1년을 넘겨버렸습니다-_-
이런 한 뼘 크기도 안 되는 물건 하나 완성하는 데도 1년 넘게 걸리다니... 나란 인간은 대체...
실제 완성은 4월초에 끝냈는데... 카메라 등 다른 것들에만 신경 쓰다보니 사진 찍고 글 올리는 데 두 달이나 지나버렸네요-_-
 

카메라 얘기가 나와서 말씀인데... 이 글의 대부분의 사진들이 새로 산 GX1으로 찍은 사진들입니다.
여기 사진 중에 딱 한 장 1D Mark II로 찍은 사진이 있는데요, 혹시 파일 정보 안 보고 눈만으로 어느 것인지 알아맞추실 수 있을까요^^?

사진이 다들 축소됐고, 포토샵으로다가 색감, 노이즈, 사진 종횡비 등 안 만진 부분이 없기 때문에 제 생각엔 못 알아맞추는 게 정상입니다^^
맞추신다면 정말 '절대 색감'이나 '절대 시각' 같은 능력자이실지도...

AILE는 불어로 날개, 발음은 '엘르', 강조하기 위해 한자로 날개 익(翼)자를 써봤습니다.

완성 사진 몇 장...

요기부터는 액션 샷입니다.
쪼그맣고 부품 복잡한 놈을 되도 않는 액션 샷 찍는다고 폼 잡아주다가 몇 군데 빠지고, 몇 군데 부러지고, 몇 군데 헐렁해졌네요.
선물로 주려고 만든 건데 못 줄 것 같습니다-_-

아무튼 아머 슈나이더 액션

빔 사벨 액션

빔 라이플 액션

마무리는 역시 씨앗포즈로...

뭐 스트레이트 빌드라서 특기할 만한 사항은 별로 없긴 하지만...
  • 자동차용 플라스틱 프라이머를 사용해서 어드밴스트 MS 조인트를 메탈릭으로 도색한 것
  • 컬러링이나 마킹을 PG 스트라이크 느낌이 조금 나도록 어레인지 한 것
  • 킷에 동봉된 씰 대신 모델링홀릭의 데칼을 사용한 점

언급할 만한 내용은 요 정도인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작업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RG 엘 스트라이크 작업기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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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5. 28. 11:14

아주 오랜만의 세차/폴리싱/타르 제거

정말 오랜만에 세차를 했습니다.
작년엔 얼음이 얼지 않는 이상 내일 비가 온다고 해도, 아니 당장 비를 맞으면서도 매주 세차를 했더랬는데 말이죠.
이번엔 한 달 반쯤 만에 차에 물을 뿌린 듯...
왁스 칠한 지는 석 달쯤 된 것 같고요.

요즘엔 카메라 바꿈질에 과도하게 신경 쓰느라 차에 소홀했었던 면도 없지 않지만...
차에 자꾸 상처가 나면서(물론 그 상처는 많은 경우 제가 냈지만-_-) 흥미가 많이 줄어든 게 더 큰 이유 같네요.
제 맘 속에서 '이봐, 넌 차를 사랑한다면서 왜 그렇게 함부로 다루고 흠집을 낸 거지?' 이런 인지부조화적인 모순이 생겨났다가...
'그래, 난 원래 차를 별로 사랑하지 않았어.' 뭐 이런 자기 보호의 심리가 작동한 모양입니다.
'상처'라는 사실은 바꿀 수가 없으니 '감정'을 바꿈으로써 모순과 부조화를 해소했다고나 할까요...

최근 석 달 간 참 여러 군데 흠집이 났습니다.
처가에서 후진하다가 나무 울타리에 부딪쳐서 뒷범퍼 까지고...
카페 공동구매로 가죽 시트를 했는데 마감 처리가 완전 날림이라 두 번이나 AS 받았는데도 상태가 메롱-_-
오른쪽 뒤 휠엔 언제 어디에서 생겼는지도 알 수 없는 큰 상처까지ㅜㅜ
범퍼 아래쪽은 어디를 몇 번 긁혔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그치만 아직 산 지 1년도 안 된 새 차인데... 상처도 치료해 주고 관심과 사랑도 회복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차 후에 핸드 폴리싱을 한 번 해줬습니다.

지난 겨울, 마트에서 어떤 몰지각한 옆차 사람이 제 차 트렁크 위에 물건을 올려놓고
그걸 사뿐히 다시 들고 간 것도 아니고 옆으로 주욱 잡아 끌어서 스크래치를 냈더랬습니다.

사진 보시면 광원 좌우로 밝게 보이는 세로 선들 보이시나요? 차 트렁크 뚜껑의 1/5 정도 되는 면적에 이런 스크래치가 골고루 났는데요.
얼핏 보면 잘 안 보이고, 이렇게 불빛을 비춰야 보이긴 하지만... 아무튼 당하면 기분 안 좋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혹시라도 남의 차에 물건 올려놓지 마시길요.

이 스크래치 복구를 위해 출동한 약제는 메과이어 얼티밋 컴파운드(Meguiar's Ultimate Compound)입니다.
자동차 도장면 폴리싱은 모형의 사포질과 마찬가지로, 일단 가장 거친 컴파운드로 원하는 만큼 깎아내고,
거친 연마제가 표면에 낸 상처를 더 고운 것으로, 더 고운 것으로, 지워가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메과이어 제품들은 Super Micro Abrasive Technology라 해서 동일 약제에 패드만 달리함으로써 연마제를 바꾼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지난 번에 써봤을 때☜는 폴리싱 패드부터 시작을 해서 스크래치를 없애지 못했던 실패 경험이 있는 관계로,
요번에는 커팅 패드부터 시작해봤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오렌지색이 라이트 커팅 패드, 흰색이 폴리싱 패드, 녹색이 폴리싱/피니싱 패드, 진한 회색이 피니싱 패드입니다.
왼쪽으로 갈수록 거칠고 도장면을 많이 깎아내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곱고 광택을 내는 패드입니다.
이 패드들은 원래 폴리싱 머신에 부착해서 사용하도록 나온 제품이지만...
저는 뒤쪽에 있는 분홍색 문고리처럼 생긴 폴리싱 팰(polishing pal)에 이 패드들을 붙이고 손으로 열심히 핸드 폴리싱을 했습니다.

라이트 커팅 패드로 두 번 열심히 컴파운드질을 하니 아래 왼쪽 사진처럼 되었습니다.
가는 스크래치들은 일단 모두 사라졌고, 사진에는 잘 안 보이지만 좀 깊게 파인 스크래치는 아직도 남아 있긴 합니다.

은색 차라서 뭐... 이 정도만으로도 별로 자국이 눈에 안 띄지만...
그래도 확실히 하기 위해 폴리싱 패드와 피니싱 패드로 뒷마무리까지 했습니다(오른쪽 사진).


그리고... 뭐 왁스질이라든지 다른 디테일링을 해주고 싶어도...
차체에 타르가 워낙에 많이 붙어서 도저히 안 되겠더군요.
봄에 봄비가 자주 와서 그런 듯...

사진은 운전석 도어 하단부인데요.
요렇게 다닥다닥 깨알같이 붙어있는 타르 덩어리들을 오토글림 타르 제거제를 써서 말끔히 닦아냈습니다.

타르를 다 닦아내도 왠지 차 표면 느낌이 찜찜한 관계로...
다음 세차 때는 클렌징 뿐만 아니라 클레잉도 시도해볼까 생각중입니다.

그건 그렇고 오랜만에 날 잡아 세차를 하고 나니 때맞춰 비가 내려주시더군요ㅜㅜ
자포자기한 느낌으로 빗물웅덩이 앞에서 스냅샷 한 장 찍어봤습니다.


 
2012. 5. 24. 10:27

캐논 EOS-1D Mark II와 파나소닉 루믹스 DMC-GX1 비교

카메라를 좀 아시는 분이라면 제목만 보고도 조금 황당하실 겁니다.
아니 무슨 이런 덩치부터 전혀 다르고, 종류, 발매년도, 등급, 메이커 등 모든 면이 전혀 다른 카메라를 비교하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제 카메라라서' 비교합니다.
7년간 제 손때가 묻은 카메라, 그리고 또 앞으로 비슷한 기간을 함께 해줄 제 카메라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제대로 파악해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7년간 써온 사진기 EOS-1D Mark II는 캐논 DSLR 중 나름 플래그쉽 패밀리고... 성능은 가히 최곱니다^^
(공식명칭 상  다른 시리즈는 EOS 와 숫자 사이에 '-'이 안 들어가는데, EOS-1 시리즈만 들어갑니다. 아마도 플래그쉽만의 소소한 예우?)
45측거점 동체 추적+예측 AF에, 최고셔터속도 1/8000초에, 초당 8.5연사로 40장까지 찍을 수 있고, 방진방적에, 뷰파인더 시야율 100%입니다.
(전자식 뷰파인더라면 시야율 100%는 당연한 거겠지만 광학식 100% 시야율은 꽤 비싼 기술이라 플래그쉽 기종에나 들어갑니다)

거대한 카메라 바디에, 커다란 렌즈에, 렌즈를 둘러싼 빨간 띠... 뽀대^^도 확실합니다.
어디 나들이나 행사 가서 사진 찍고 있으면 사람들이 더 잘 비켜주고 더 잘 협조해주며,
자기 카메라 셔터 눌러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왠지 잘 찍어줄 것 같아 보이니깐^^).

이런 느낌 싫지 않더라고요.
저도 뭐 뼛속까지 허세와 허영에 약한 한국인이다 보니^^;;

그렇지만 너무 무겁습니다.
카메라 바디만 1.6kg에... 망원 렌즈 같은 것도 1.3kg씩 하고... 가방에 삼각대까지 챙기면 뭐... 나이 먹다 보니 힘들어요.
지난번 P&I 행사에서도 1D Mark II + 70-200mm f/2.8 렌즈 + 550EX 외장 플래시 해서 도합 3.5kg쯤 되는 걸 몇 시간 들고 찍다 보니
나중엔 팔이 아파서 더 이상 사진을 못 찍겠더군요ㅜㅜ

SLR 카메라와 렌즈가 크고 무거운 것은 바로 SLR(Single Lens Reflex)이란 이름 그 자체의 속성인 미러와 펜타프리즘 구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실제론 작은 센서를 쓰면서도 기존의 35mm SLR 마운트에 맞추다 보니 바디와 렌즈가 필요 이상으로 큽니다.
따라서 휴대성을 위해서는 SLR 구조를 아예 버리고, 센서 크기에 딱 맞는 새로운 마운트를 정의한 미러리스 카메라가 정답인 듯합니다.

저도 그래서 이번에 결국 미러리스 카메라 파나소닉 루믹스 DMC-GX1으로 기변을 했습니다.
혹시 궁금하시면 ☞저의 미러리스 카메라 구입에 관한 고민의 흔적☜을 참고해 보시고요.

처음에는 GX1을 서브로 쓰고, 1D Mark II는 메인으로 그냥 놔둔다든지...
갖고 있던 캐논 DSLR용 렌즈들을 마운트 어댑터로 GX1에 달아서 활용해보자는 생각도 있었으나
미러리스 카메라와 렌즈를 일단 직접 손에 쥐고 써보니...
이렇게 가볍고 사진 잘 나오는 미러리스 놔두고 과연 앞으로도 벽돌 같은 DSLR이나 그 렌즈들을 헉헉 대며 쓸 일 있을지 의구심 들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GX1을 서브가 아닌 메인으로 사용하고, DSLR 관련 제품들은 다 팔아치우려고 합니다. 
그놈의 휴대성 하나 때문에... 지금까지 정들었던 캐논 시스템을 다 내치게 생겼네요ㅜㅜ

아무튼 7년 동안 정 들었던 제 카메라가 이번에 떠나버리면 영영 다시 볼 수 없을 테니까 그 마지막 모습을 새겨두고 싶습니다. 
그런 이유로... EOS-1D Mark II와 DMC-GX1의 성능과 화질을 비교해봤습니다.

내용들이 다들 조금씩 긴 관계로 모두 접어놓았습니다.
관심 있으신 부분만 펼쳐서 보시기 바랍니다.




위의 모든 테스트 결과를 종합해보자면...
GX1이 우세한 측면은 동영상 촬영이 된다는 것, 사이즈, 무게, 해상력이고,
1D Mark II가 우세한 측면은 AF, 연사속도 및 전반적인 사진 촬영 성능, 노이즈 성능, 얕은 심도, 측광 등이네요.

가벼운 무게를 위해 GX1으로 가면서 잃는 것이 생각보다 꽤 상당히 많군요.
이번 기변이 업그레이드도 옆그레이드도 아닌 다운그레이드라는 것은 확실하네요ㅜㅜ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하하하하ㅜㅜ

이렇게 비교 실험을 하고 정리하고 글 쓰는 것은 참 어려웠고, 시간도 한 달 넘게 걸렸습니다만...
이를 통해 GX1의 단점은 물론 그 극복 방법에 대해서도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 관련 글 바로 가기

 
내용이 마음에 드시면 아래 손가락 모양을 살짝 클릭해 주세요.


2012. 5. 2. 09:21

P&I 2012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는 Photo and Imaging의 약자로 올해로 벌써 21회를 맞는 한국 최대의 사진 장비 전시회입니다.
...는 것은 사실 제 관심 밖이고요^^ 요기 가면 여러 모델 분들의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새로 구입한 미러리스 카메라 DMC-GX1과 기존에 갖고 있던 DSLR 사진기 EOS-1D Mark II의 인물 촬영 성능 비교 겸,
멀리 떠나보내야 할 1D Mark II에게 마지막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1D Mark II에는 '엄마 백통'으로 통하는 EF 70-200mm f/2.8 망원 줌 렌즈와 550EX 외장 플래시를 끼워서 들었고,
GX1에는 파나소닉 LUMIX G 20mm f/1.7 팬케이크 렌즈나 올림푸스 M. ZUIKO Digital 45mm f/1.8 렌즈를 물리고 내장 플래시로 찍었습니다.

토요일에 갔는데 하여간에 사람이 무지 많아서...
GX1의 단렌즈로는 화각 자체를 잡기 힘들었고, 그러다 보니 1D Mark II로 찍은 사진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단체샷, 전신샷, 배경이 또렷한 몇몇 사진만 GX1으로 찍은 것이고, 그렇지 않은 건 전부 다 1D Mark II 사진이라고 보심 될 듯... 


뭐 일단 부스의 규모로 보나 뭘로 보나 캐논 부스가 가장 흥하더군요.
인물 사진으로 이름난 캐논이다 보니 모델분들도 수준급...
저는 다른 관람객들 관심 많으신 EOS 5D Mark III나 EOS-1DX같은 제품 따위 보지도 않고 모델들 사진만 찍고 왔네요.

근데 허윤미 씨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 거죠?

교대 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다면 서너 겹의 구름떼 같은 군중에 밀려나 사진도 못 찍을 뻔했습니다.


그리고 김지민 씨


주다하 씨

박시현 씨

장정은 씨

니콘도 부스 규모만으로는 캐논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팔다리가 너무 가늘어서 건강상태가 걱정될 지경인 송주경 씨

강유이 씨

이가나 씨


송지나 씨


허효진 씨


방은영 씨

그리고 국내 행사다 보니 삼성 부스가 꽤 볼만하네요.
요번에 NX20, NX210, NX1000의 신제품 삼총사도 발표했고, 뭔가 기세가 좋습니다.

이번 P&I에서 찍은 사진 중에는 개인적으로 조세희 씨의 이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드네요.

근데 다른 관람객분들껜 최별이 씨가 더 인기 있었던 것 같기도...

임지혜 씨

김나현 씨


소니는 2층 구조의 부스에 댄스 이벤트라든지 뭔가가 많이 있었고...
모델들도 상당히 여러 분 계셨지만, 눈에 띄는 분은 많진 않네요^^;;

레이싱 모델 중엔 보기 드문 귀여운 이미지의 김현진 씨


이지민 씨


서드파티 렌즈 메이커인 탐론(썬포토) 쪽이 의외로 유명 모델도 많으시고, 부스나 의상 컨셉도 명확하더군요.

최은하 씨와 차선화 씨

선화씨~ 목걸이 뒤집어졌;;

김하음 씨

김나나 씨

시그마의 황미희 씨


한채이 씨


EPSON의 이연아 씨와 박소유 씨


오로라의 한구름 씨


후지필름 부스는 뭔가 어두컴컴한 분위기에 모델들의 의상이나 메이크업이 무서워서 황급히 도망쳐 나왔어요^^;;
김모아 씨

올림푸스의 장지유 씨

샌디스크의 민수아 씨

파나소닉의 황가히 씨

파나소닉 부스는 경쟁사 대비 확연히 좁고, 의미 불명의 풍선 + 테니스 코트 컨셉의 스튜디오와 유리 진열장 몇 개가 끝이었고...
신제품도 미러리스 하위 기종의 마이너 업그레이드 판인 GF5 뿐이라서 참 볼품 없었습니다.
캐논을 내치고 파나소닉으로 가는 제 선택이 막 후회되게 만드는 수준이었죠-_-
파나소닉 부스에서 제가 가장 관심있던 것은 LUMIX G X VARIO 35-100mm f/2.8 고정조리개 망원 줌렌즈였는데...
제품 샘플은 없고, 되는대로 막 스티커로 레터링한 수준의 뫀업 모형뿐이더군요. 올해 안에 나오긴 하려나...
백통과 유사한 화각과 조리개 수치임에도 크기는 한참 작아서, 이런 행사 사진 찍을 때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텐데 말입니다.


이번 P&I 인물 촬영에서 제가 테스트하고 싶었던 부분은 GX1의 AF 성능이나 노출, 색감, 배경날림 같은 것도 있었지만...
과연 모델분들이 이런 작은 카메라에도 아이 컨택트를 해줄까 하는 점이 사실은 가장 궁금했었습니다.
인물 사진에서는 인물이 정확히 카메라를 쳐다보느냐 아니냐의 여부에 따라 임팩트가 크게 달라지는데요.
이런 행사장 같은 경우, 수많은 카메라들이 모델분을 둘러싸고 시선을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상황이 됩니다. 

1D Mark II와 GX1을 번갈아 들고서 이런 시선 경쟁에 뛰어들어본 결과, 역시 1D Mark II가 GX1보다 아이 컨택트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렇지만 똑딱이처럼 생긴 작은 미러리스 카메라 GX1도 아예 무시 당하거나 눈길조차 못 받은 건 아니고, 시선을 조금 받긴 했습니다.

제가 받은 인상은... 모델 분들이 여러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눈을 맞춰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역시 장비 갖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아마추어들이나 하는 일...
그녀들은 프로니까 카메라와 렌즈가 작다는 이유로 안 쳐다본다거나 그러는 건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하긴 이번 아이 컨택트 실험에서 1D Mark II와 GX1은 사실 동일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이란 원래 본능적으로 자기를 쳐다보는 눈을 더 쳐다보며 눈을 맞춰주게 돼있는데 말씀이죠.
망원을 물린 1D Mark II로는 버스트샷이나 반신샷을 주로 찍었기 때문에 렌즈 자체가 좀더 모델분들의 눈을 향한 반면,
전신샷을 찍은 GX1은 모델분들의 허리 쪽을 향했기 때문에 모델분 입장에서 보면 뭔가 좀 엉큼한 아저씨로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_-;;
그리고 또 DSLR은 광학 뷰파인더에 눈을 붙이고 있느라 제 얼굴도 모델분을 향한 상태가 되지만,
GX1으로 촬영 시에는 제가 LCD 모니터를 쳐다보니까 모델분 보시기에 제가 사진을 찍는 건지, 딴짓 하는 건지 모를 수도 있었을 듯 합니다.

다음 번에 이런 기회가 또 생기면 LCD만 쳐다볼 게 아니고 좀더 아이 컨택트를 받기 위해 손짓발짓이라도 하든지^^ 노력해봐야겠습니다.

아무튼 행사 촬영 한 번 뛰고 나니 1D Mark II를 방출해버리기엔 찜찜하고 아쉬운 뭔가가 왠지 마음 한 구석에 남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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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토 살롱(SAAS) 2012  (0) 2012.07.17
2012. 4. 17. 09:24

나의 미러리스 선택기

저는 지금까지 10년 넘게 캐논 DSLR 카메라를 써왔지만... 바꿈질의 끝에 지금 갖고 있게 된 기종은 너무 무겁습니다.
카메라 본체만 1.6kg에... 렌즈를 마운트하면 2.5kg쯤 되고, 카메라 가방에 플래시랑 이것저것 넣고 다니면 5kg이 됩니다.
여기에 3kg 가까이 되는 삼각대까지 든다면... 나들이나 출사가 노동이 되어버리죠-_-

그래서 언제부턴가 카메라를 잘 들고 다니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컴팩트 디카나 폰카를 쓰자니... DSLR에 맛들인 손과 눈이 거부하고 말이죠^^

2008년부터 DSLR과 동급의 이미지 퀄리티와 렌즈 교환 시스템을 작은 크기에 구현한 미러리스 카메라라는 게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미러리스 카메라들은 바디 무게가 대략 300g 전후로, 일반적인 DSLR의 반 정도, 제 카메라의 1/5 정도 됩니다-_-
무게나 사이즈 면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는 DSLR보다 캐논 G12나 파나소닉 LX5 같은 하이엔드 컴팩트 카메라와 비교 수준이 맞죠.

저도 처음부터 미러리스 카메라에 관심은 많았지만...
딱 1년 전만 해도 미러리스는 성능, 화질, 렌즈 구색, 경제성 면에서 아직 멀었다는 느낌이었고...
제가 캐논 색감도 좋아하고 캐논 렌즈도 몇 개 있다보니 캐논에서 미러리스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심산이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트위터 친구분의 영향으로 ☞미러리스 카메라 동향 조사☜를 좀 해봤다가, 요즘 미러리스 카메라가 꽤 쓸만하다는 걸 깨달았고...
또 모든 메이커가 너도나도 렌즈교환형 미러리스를 발매하는 이 시국에 캐논에선 G1 X라는 변종 똑딱이나 내는 답답한 짓을 해서리...

바로 캐논에 대한 기대를 접고 타사 미러리스 카메라 하나 질렀습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카메라 메이커에서 내놓고 있는 수많은 미러리스 카메라 중에 어느 것을 골라야 하는가?
카메라 자체도 비쌀뿐더러 나중에 렌즈와 플래시 등의 구입을 생각하면 작은 돈이 아니기에 신중히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 구입을 생각하시는 분들 참고 되시라고 제 선택 과정을 정리해봤습니다.

저는 이번에 대안 결정 방법 중에 Must-Want Matrix라는 방식을 따랐습니다.
필수적인 요소들(Musts)을 갖추지 못한 후보들을 1차로 탈락시킨 후,
원하는 사항들(Wants)에 대해 가중치 점수를 매겨서 그 총합 점수가 가장 높은 후보를 2차로 최종 선택하는 방법이죠.

물론 사진이 본업이 아닌 취미인 경우 Musts나 Wants나 모두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기준은 달라집니다.
제 선택 과정은 참고하시되 평가항목과 점수 모두 제 개인적인 특수한 취향을 반영한 주관적 평가라는 걸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주로 찍는 사진은 뛰어댕기는 걸 좋아하는 5세 남아 사진

아니면 건프라 사진이거든요.

일단 1차 후보들은 제가 ☞미러리스 카메라 선택 가이드☜ 글에 지목했듯이 니콘, 후지필름, 펜탁스를 제외한 '11년 후반 이후 모델들이었습니다.
그리고 Must 요소들은 핫슈 유무, 바디 두께(마치 G3를 떨어뜨리려고 일부러 넣은 것 같죠^^;;), 가격, 신형 센서 여부였습니다.

평가기준 DMC-G3 DMC-GX1 PEN E-P3 PEN E-PL3 PEN E-PM1 OM-D E-M5 NX200 NEX-5N NEX-7
핫슈 O O O O O O O X O
바디 두께 4cm 이하 X O O O O X O O O
100만원 이하 O O O O O X O O X
신형 센서 채용 O O X X X O O O O

Must matrix에서 X 표시 있는 후보들을 거르고 보니 딱 두개만 남네요. 파나소닉의 DMC-GX1과 삼성의 NX200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이들 둘 사이에서 최후의 최후 순간까지 선택이 망설여지더군요.
사실은 이미 구입하고 난 지금도 선택을 달리 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살짝 아쉬운 면이 없지 않네요-_-

아래와 같이 want matrix로 저 두 후보의 점수를 매겨봤습니다.
Want matrix 계산 방법을 살짝 설명하자면 평가항목 별로 GX1과 NX200을 각각 점수로 평가하되,
항목에 따라 '중요도'를 두어 그 값을 점수에 곱해서 가중치점수를 계산합니다.
그리고 그 가중치점수들을 모두 더해서 그 총합이 가장 큰 놈을 최종 선택하는 것이죠.

일단 그 어떤 항목보다도...
크고 무거운 카메라에 워낙 학을 떼다 보니 줌렌즈를 달고도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파나소닉 X렌즈의 휴대성이 너무나도 절실히 와닿았습니다.

미러리스가 하이엔드 컴팩트 디카만큼 작다고들 얘기하지만 그건 팬케이크 렌즈를 마운트했을 때의 얘기입니다.
팬케이크 렌즈는 (X렌즈 이전에는) 단초점 렌즈에만 국한되어 왔고, 많은 사람들이 단렌즈보다 선호하는 줌렌즈는 대략 6cm 길이로 꽤 큽니다.
6cm라고 하면 DSLR 사용자들은 코웃음칠지도 모르지만, 미러리스에선 카메라 앞뒤 길이가 카메라 폭과 같아지게 만들 정도의 길이이고,
팬케이크 렌즈보다 휴대성이 확실히 떨어져서 카메라 가방이 아닌 일반 가방에는 넣고 다니기 어렵습니다.

삼성 20-50mm 줌 렌즈는 길이가 대략 4cm로 여타 표준 줌 렌즈들에 비해서 컴팩트하긴 하지만...
바디보다 2.5cm밖에 안 튀어나오는 X 14-42mm 팬케이크 줌 렌즈와는 휴대성에서 꽤 차이가 나죠.

세번째 항목 '인물용 준망원'에서 85mm f/1.4라는 걸출한 렌즈를 가진 삼성이 왜 파나소닉에 밀리냐고 물으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85mm의 환산 초점거리 128mm는 제게 익숙한 화각이 아니고, 비싸고, 휴대성이 좋지 않아서요.

삼성에서 55mm f/1.8 렌즈가 아직 나오지 않은 현재로서는 올림푸스 45mm f/1.8 렌즈(환산 초점거리 90mm)가 제게는 더 맞을 듯합니다.

요즘처럼 SNS로 즉석에서 사진을 공유하는 시대에는 JPG 파일을 그냥 쓰는 경우도 많아서 다섯번째 '색감'이 꽤 중요한데요.
RAW 포맷으로 찍으면 카메라의 색감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실 분도 계시겠죠.
저도 주로 RAW로 찍긴 하지만, 경험상 사진의 기본적인 색 밸런스가 맞느냐 안 맞느냐에 따라 RAW 변환 시의 보정 난이도가 달라지더군요.
일단 화이트 밸런스와 색의 정확도 부분에서 삼성은 정평이 나있고, 파나소닉은 거의 업계 꼴찌 수준인 듯하고요.
이런저런 이유로 색감에 중요도도 상당히 높게 두고 점수 차이도 꽤 두었습니다.

색감 이외의 센서 화질, 그리고 심도표현 부분은 딱 두 카메라의 센서 사이즈 차이만큼 차이 나는 것 같더군요.

노이즈를 얘기할 땐 보통 고감도 노이즈가 중요한데... 샘플 사진을 보니 고감도에선 GX1이나 NX200이나 비슷한 노이즈 수준인 듯하더라고요.
이렇게 둘이 서로 같은 점수로 나온 항목은 편의 상 표에서 뺐습니다.
어쩌면 고감도 노이즈보다 중요할 수도 있는 것이 저감도에서의 노이즈 없는 맑고 깨끗한 이미지인데...
GX1은 최저 감도가 160, NX200은 최저 감도가 100이다 보니 딱 그 차이만큼의 저감도 노이즈 차이가 있어 보이더군요.

평가기준 중요도 DMC-GX1 NX200
그룹 상세 평가 가중치 평가 가중치
렌즈군 다양성 5 10 50 8 40
표준줌 휴대성 8 10 80 7 56
인물용 준망원 8 8 64 5 40
선예도 8 8 64 10 80
센서 화질 색감 8 5 40 9 72
화소수 5 6 30 8 40
다이나믹 레인지 5 6 30 8 40
저감도 노이즈 5 6 30 8 40
성능 AF 성능 10 7 70 5 50
터치 AF 5 7 35 0 0
조작성 5 9 45 7 35
파일 버퍼링 8 10 80 5 40
심도표현 10 6 60 8 80
플래시 시스템 5 9 45 6 30
RAW파일 용량 5 9 45 6 30
가격 10 5 50 9 90
총점 - - 818 - 763

제가 DSLR에서 미러리스로 옮겨가면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AF였는데요.
초점이 틀릴 경우 얼마나 더 멀리 맞았는지 혹은 더 가깝게 맞았는지까지 감지할 수 있는 SLR의 위상차 AF 시스템과는 달리
미러리스의 AF는 태생적으로 똑딱이와 원리가 동일해서, 초점이 맞았는지 아닌지 정도만 판별하는 수준이라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더욱이 DSLR 중에서도 거의 최고의 AF 성능을 가진 기종을 써왔기에,
(예를 들어 거리가 들쭉날쭉한 장면 상황에서 반셔터 상태의 카메라로 쓱 훑어보면 거리가 바뀔 때마다 팍팍팍 AF 맞춰가는 게 느껴집니다)
미러리스로 바꾸면 AF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까봐 그나마 미러리스 중 최고 수준의 AF 성능을 자랑하는 GX1으로 좀더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GX1 사고 보니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DSLR 대비 크게 AF의 불편함을 못 느낄 정도더군요.
그치만 애 뛰어다닐 때나 동영상 찍을 때 필요한 동체추적 AF 성능은 완전 OTL... 요건 사용자 내공을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ㅜㅜ
위에 DSLR의 예로 든 들쭉날쭉한 장면 따위... 언감생심이지요-_-)

그리고 터치 AF/터치 슈팅 기능도 순간 포착에 꽤 편리하더라고요.
DSLR 쓸 때는 성능이 가장 좋은 중앙 AF 센서로 초점을 맞추고 그 다음에 각도를 틀어 원하는 구도를 잡고 촬영하는 습관이 들었었는데,
AF 센서가 따로 없고 터치 스크린이 있는 미러리스는 그럴 필요 없이 원하는 위치를 터치해서 초점도 맞추고 바로바로 찍는 게 가능하더군요.
(실제로 써보니 GX1의 터치스크린은 감압식이라 손톱으로 터치하지 않으면 인식이 잘 안 되고, 터치 슈팅 셔터 랙이 꽤 있네요.
그래도 아예 불가능한 삼성보단 훨씬 낫죠^^ 여기서 NX200이 0점을 맞는 바람에 대세가 GX1으로 기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 RAW 파일 버퍼링의 '처리중' 문제와 파일 사이즈가 꽤 걱정이 되더군요.
여기저기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아이 사진을 찍기 위해선 좋은 AF 성능뿐만 아니라,
사진을 여러 장 연속으로 찍어도 문제 없이 잘 저장되는 버퍼링 성능의 뒷받침도 필요합니다.
전 몇 년간 계속 RAW로만 찍어왔고, 아이 사진 찍다 보면 1분에 수십 장씩 찍을 때도 있습니다만...

NX200은 RAW 파일 버퍼링 중에 셔터 버튼 이외의 뭔가를 조작하려고 하면 '처리중' 메시지가 뜨면서 아무 것도 못하는 반면,
GX1은 버퍼링 중에도 조작이 자유롭고 빠른 후속 촬영도 가능하더군요.
만약 NX200 쓰다가 RAW 파일 '처리중'에 최고의 셔터찬스를 놓치는 일이 발생한다면 엄청 열 받지 않을까요?
 
그리고 NX200은 최근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RAW 파일 사이즈가 30MB대 중반으로 줄었지만 예전에는 40MB대 중반이었습니다.
반면에 GX1은 18MB 근방이네요.
2000만화소 vs. 1600만 화소의 화소수 차이보다 파일 사이즈 차이가 큽니다.
용량이 작은 편이 메모리 카드와 하드디스크에 담을 수 있는 사진 수도 많고, 촬영 시 버퍼링 시간도 적어 유리하겠죠.

마지막으로 중요한 부분은 플래시 관련 시스템인데요.
삼성 NX 카메라 용으로는 TTL도 지원되고 헤드 좌우회전(도리도리)도 되는 플래시가 없네요.
건프라 찍을 땐 세로 촬영이나 벽 바운스 촬영이 많기 때문에 도리도리가 필수인데 말씀이죠.
그리고 삼성 NX용 플래시 중 가장 좋은 제품조차도 고속동조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대낮에 필 플래시 용도로 쓰기는 힘들다는 거죠.
반면에 마이크로 포서즈 진영의 플래시들은 예전부터 도리도리도 되고, 고속동조도 지원됐었죠.
특히 미러리스와 어울리는 컴팩트 사이즈에, 충전시간도 개선되고, 동영상 조명으로도 사용 가능한 신상 FL-600R 이거 정말 제 맘에 쏙 드네요^^

가격 면에서는 저희 회사에서 삼성 카메라와 렌즈를 직원 특가로 상당히 싸게 팔기 때문에 삼성 NX 쪽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만...

결국 이것저것 다 고려하여 합산해 보니 근소한 차이로 GX1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전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결국 이 과학적이고 정량적인^^ Must-Want Matrix의 의사결정을 따랐고요.

이마트몰 생일쿠폰이랑 카드 청구할인이랑 해서 DMC-GX1 + X 14-42mm 줌렌즈, 그리고 올림푸스 45mm f/1.8 렌즈로 구입했답니다^^



이상 저의 미러리스 카메라 구입기를 정리해봤는데요.
미러리스 카메라를 새로 구입하시려는 분들의 선택에 도움이 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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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4. 3. 12:30

미러리스 카메라 선택 가이드 (구버전)

사진(또는 카메라)을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카메라에 바라는 것들 중 베스트 3를 꼽자면 다음과 같을 겁니다.
  1. 다양한 화각대(초점 거리)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로움
  2. 배경이 확 날아가는 얕은 심도 표현
  3. 어디에나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성(크기와 무게)

이 세 가지는 나름 서로 상충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세 가지 모두를 동시에 얻기란 예전엔 거의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렌즈 교환식 DSLR은 1번과 2번은 가능한데 3번은 좀 아니다 싶고요.
고배율 줌 컴팩트 카메라는 1번과 3번은 가능한데 2번은 힘들고요.

그런데, 2008년부터 저 세가지를 얼추 갖추고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Mirrorless Interchangeable-Lens Camera)라는 게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렌즈 교환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1번의 다양한 화각대를 가능하게 했고,
나름 작지 않은 이미지 센서로 2번의 얕은 심도 표현도 어느 정도 가능하고,
하이엔드 컴팩트 카메라와 비슷한 수준의 무게와 사이즈로 3번의 휴대성도 좋습니다.

미러리스는 아직도 발전 초기인 만큼 성능 면이나 화질 면, 또 렌즈 구색 면, 경제성 면에서 DSLR에 비해 뒤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지금부터 딱 1년 전만 해도 미러리스를 구입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들 정도였죠.

그런데 최근 트위터 친구 중 한 분이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입한다길래 참견이나 하려고 조사를 좀 해봤더니...
아, 요즘 미러리스 카메라 기종들 정도면 꽤 쓸만 하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 저처럼 미러리스 카메라 구입을 생각하시는 분들 참고 되시라고 저의 조사를 바탕으로 미러리스 선택 가이드를 정리해봤습니다. 



미러리스 3대 메이커라 하면 파나소닉, 올림푸스, 소니를 들 수 있겠고요.
한국 상황에서는 삼성을 추가해서 4대 메이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니콘 1 시리즈나 펜탁스 Q는 이미지 센서가 너무 작아 얕은 심도 표현이 어려우므로 내맘대로^^ 후보 탈락입니다.
펜탁스 K-01은 DSLR과 동일한 마운트를 쓰기 때문에 휴대성이 떨어져 후보 탈락입니다.
후지필름 X-Pro1은 미친듯한 가격과 그에 비해 애매한 성능 때문에 탈락입니다.

미러리스 초창기부터 아래 표와 같이 4대 메이커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했으나 '11년 하반기 이후 발매 제품부터 그 폭이 줄어드는 추세이며,
제가 '이만하면 미러리스도 쓸만 하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도 최근 들어 메이커 별 치명적인 단점이 어느 정도 보완되면서
퀄리티가 상향평준화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메이커 장점 단점 
파나소닉 AF 성능, X렌즈의 휴대성, 편리한 UI 하이라이트 날아감 현상, 색감
올림푸스 디자인, 바디 내장 손떨림 방지 기능, 인물 색감 고감도 노이즈, 동영상 성능 
삼성
고화질 렌즈군, 정확한 화이트 밸런스 
RAW 파일 크기와 저장 속도, 플래시 시스템 미흡 
소니 디자인, 깨끗한 고감도 화질, 전반적 성능 우위  렌즈군의 저화질과 사이즈, 복잡한 UI

파나소닉은 AF(자동초점) 성능 같은 기계적인 성능과 함께 크기 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X 14-42mm라는 팬케이크(납작한 디자인의 미러리스용 렌즈들을 이렇게 부릅니다) 줌렌즈를 장착한 상태의 사이즈는
동급 줌렌즈를 장착한 타사의 카메라와는 비교도 안 되는 수준의 작은 크기와 휴대성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터치와 버튼 조작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유저 인터페이스(UI)가 일품입니다.

단점이라면 다이나믹 레인지가 좁아서 풍경사진 등에서 하이라이트 부분이 하얗게 날아가는 현상이 있습니다.
센서 사이즈가 작은 것이 원인이겠지만, 동일 센서를 쓰는 올림푸스는 파나소닉만큼 심하지는 않은데 말이죠.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의 마이크로 포서즈 Micro-4/3 센서는 삼성과 소니의 APS-C 사이즈에 비해 길이로는 1.3배, 면적으로는 1.6배 작습니다)
색감 면에서도 파나소닉 색감 좋다는 분 잘 못 봤고^^;; 화이트 밸런스도 잘 못 잡는 편이고... 이미지 프로세싱이 좀 뒤처지는 듯해요.
그리고 초기엔 파나소닉 코리아가 좀 미친 듯이 비싸게 가격 책정을 했었는데... 경쟁 때문인지 요즘은 좀 안정화된 것 같기도 하네요.

올림푸스는 우선 손떨림 방지 기능이 바디에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그 어떤 렌즈를 써도 손떨림 방지가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카메라의 디자인이라든지 따뜻한 인물 색감이라든지... 감성적인 측면이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반적으로 타사 대비 성능이 조금씩 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OM-D E-M5 기종이 최근에 발매됐는데, 가격이 무려 140만원입니다. 그것도 바디만...

삼성의 장점은 고성능 렌즈군과 ISO 100 저감도의 깨끗한 화질, 정확한 화이트 밸런스 등 주로 이미지 퀄리티 쪽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이미지 센서 사이즈가 크다 보니 전반적인 화질과 심도 표현 등이 더 좋은 것 같네요.
그리고 아는 사람 중에 삼성전자 직원이 있다면 카메라부터 렌즈까지 모두 싸게 살 수 있다는 메리트^^도 있습니다.

그런데 RAW 파일 저장 중에 다른 조작을 하려고 하면 '처리중' 메시지가 뜨면서 멍하니 기다려야 되는 부분과
헤드가 상하좌우 회전 가능하면서 삼성 TTL 방식을 지원하는 외장 플래시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마음에 걸립니다.
삼성 NX 전용의 가장 좋은 외장 플래시도 목이 좌우로 돌아가지 않고, 고속동조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미러리스에선 움직이는 물체나 동영상 촬영 시 스크린을 터치해서 AF를 잡는 기능이 매우 편리한데, 삼성에는 터치 UI 기종이 전무한 점이나
작년부터 품질관리가 잘 안 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감점 요인입니다.

소니는 다 좋은데 렌즈들의 성능, 사이즈, 경제성이 타사 대비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150만원짜리 칼 짜이스 렌즈마저도 색수차와 비네팅이 꽤 있더군요.
카더라 통신에 따르면 소니 미러리스 자체가 바디를 미친듯이 얇게 만들면서 플랜지 백(렌즈 마운트와 센서면 간의 거리)을 극단적으로 짧게 했기 때문에 현재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도 좋은 렌즈 만들기 힘들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후지 X-Pro1은 NEX보다도 플랜지 백이 더 짧으면서 렌즈가 좋은 거 보면 틀린 말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결국 어느 놈을 사란 말인가?

가격 하락이 가파른 디카 시장에서 최신기종을 사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긴 합니다.
그런데 앞서도 말씀 드렸듯이 메이커마다 이전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해결된 제품들이 나온 시점이 바로 작년 하반기입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문제점이 개선되고 신형 센서로 바뀐 '11년 하반기 이후 모델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각사별로 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메이커 기종 개선점
파나소닉 DMC-G3, GX1 화소수, 고감도 노이즈 개선 
올림푸스 PEN E-P3, E-PL3, E-PM1 AF 속도 개선, 동영상 촬영 성능 개선 (신형 센서 아님)
OM-D E-M5 화소수, 노이즈 개선 (+ 방진방적, 5축 손떨림 보정, 고속연사 등 고급 사양)
삼성 NX200, NX20, NX210 화소수, 고감도 노이즈 및 전반적 성능 개선 
소니 NEX-5N, NEX-7 셔터 랙, 확장성, 렌즈 수차 보정

사용자의 취향에 따른 추천 기종을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1. 디자인을 중시하시는 분


위 표에 있는 것들 중 원하시는 디자인의 제품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아무래도 올림푸스나 소니 제품일 확률이 높을 것 같은데요.
제가 위에 표로 정리한 기종 중에 고르시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겠습니다.
성능의 상향평준화로 인해 '디자인만 보고 골랐더니만 성능이 완전 욕 나오는 수준'의 뒤떨어지는 제품은 없으니까요.


2. 다양한 화각 표현을 위해 렌즈군을 중시하시는 분

미러리스 각 진영마다 어느 정도 렌즈군들이 구비되어 가는 것도 제가 요즘 미러리스를 쓸만하겠다 생각한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의 마이크로 포서즈 진영은 이제 렌즈군은 다 갖추어졌고 앞으로는 고급화/성능개선 정도만 하면 되겠다는 느낌입니다.
반면에 삼성과 소니는 웬만한 화각대는 구비돼 있지만 어딘가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올림푸스, 파나소닉  : 같은 마이크로 포서즈 시스템이기 때문에 렌즈가 서로 호환되며, 모든 종류의 렌즈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표준 팬케이크, 광각 팬케이크, 인물용 준망원 단렌즈, 표준 줌, 광각 줌, 망원 줌, 고배율 줌, 매크로 렌즈, 어안 렌즈에 3D렌즈까지 있습니다.
환산 초점거리로는 14mm부터 600mm까지 폭넓게 커버합니다.
삼성이나 소니에 비해 먼저 시작한 데다가 한 곳이 아닌 두 회사에서 렌즈를 만들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겠죠.
밝은 망원렌즈가 아직은 없지만 용도와 미러리스의 휴대성을 고려하면...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같은 마이크로 포서즈라고는 해도 올림푸스는 손떨림 보정이 바디에 들어가기 때문에 렌즈에 손떨림 방지 기능이 없다든지,
요즘의 올림푸스 렌즈는 적외선 AF 보조광에 대응한다든지 하는 부분들이 파나소닉과는 다르기 때문에
올림푸스 바디엔 올림푸스 렌즈를, 파나소닉 바디엔 파나소닉 렌즈를 물리는 게 낫긴 합니다만... 아무튼 근본적으로는 서로 호환됩니다.

삼성 ○ : 광각 줌 렌즈만 빼면 대부분의 렌즈군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85mm f/1.4라는 미러리스와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대단한 인물용 망원 렌즈도 있고, 표준~광각의 팬케이크 렌즈도 3종이나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렌즈들이 화질 하나는 좋다고 평가되고 있고요.
그런데 최대 광각이 환산 초점거리 24mm 정도밖에 안 되고, 줌기능이 의외로 중요한 광각 화각에서 줌 렌즈가 없다는 것은 좀 문제입니다.

소니 △ : 렌즈군 구성 자체는 거의 삼성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렌즈 선예도와 조리개 수치, 표준 화각 팬케이크 렌즈의 부재 등 삼성에 비해서도 딸리는 면들이 꽤 있습니다.

특히 적절한 표준 단초점 렌즈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젭니다.
화각 상으로는 30mm(환산 45mm) 매크로가 표준화각에 가장 가까우나 최대 조리개값이 f/3.5라 심도표현이 자유롭지 않고요.
24mm(환산 36mm) f/1.8 칼 짜이스 렌즈가 약간 광각 측 표준화각인데 가격이 150만원쯤 한다죠-_-

광각 줌 렌즈 부재와 환산 24mm 밖에 안 되는 최대광각은 삼성과 동일하나, 광각 컨버터를 써서 환산 18mm 광각도 가능하긴 합니다.


3. 사진 색감이 중요하신 분

카메라 회사마다 특유의 색감이란 건 있는 것 같습니다.
후지필름, 캐논, 올림푸스, 펜탁스 등이 색감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듣긴 하지만, 저 회사들 중에도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죠.

그런데 불행히도 미러리스 제품 중엔 색감 뛰어난 메이커를 고르기가 쉽지 않네요.
원래부터 올림푸스 색감을 좋아하시는 분은 미러리스도 올림푸스로 바로 가시면 되겠지만...
후지필름 색감이 마음에 드신다고 해도... X-Pro1으로 가시기엔 가격 대 성능 비가 참 안 좋습니다.
펜탁스 색감이 마음에 드신다고 해도... 펜탁스Q는 센서가 작아 DSLR급 화질이 안 나오고, K-01은 휴대성이 안 좋고 말이죠.
어느 정도 타협하셔서 파나소닉, 올림푸스, 삼성, 소니 중 하나를 고르셔야 할 듯합니다.

올림푸스 ○ : 인물 색감은 역시 좋더군요. 그런데 제 주관적인 느낌엔 마치 모든 컬러를 조금씩 살색으로 치우치게 만드는 듯한 느낌이^^;;

삼성 ○ : 우선 화이트 밸런스가 매우매우 정확하고 색감도 실제 색깔을 정확하게 잘 잡는 것 같습니다.
치우치지 않고 실제와 비슷한 이런 색감은 대부분의 사진을 보정할 필요가 없고, 보정을 하게 되면 원하는 색감을 내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죠.

소니 △ : 소니는 예전부터 채도가 높고 컨트라스트가 강한 편이어서... 호불호가 좀 갈리죠.
소니 카메라는 기종마다 어떤 것은 따뜻한 색감 쪽으로 치우치고, 어떤 것은 차가운 쪽으로 치우치고 하는 것이 다른데,
최신 NEX 기종들은 좀 따뜻한 쪽으로 치우치는 편이라 인물 색감은 그럭저럭 괜찮은 듯합니다.

파나소닉 △ : 파나소닉도 채도와 컨트라스트는 높은 편, 화이트 밸런스가 다소 푸른 쪽으로 치우치고, 측광을 어둡게 하기 때문에...
풍경에는 좋지만 인물 색감은 별로 안 좋습니다. 피부색이 좀 어둡게 나오며, 가끔은 입술이 살짝 자주색-_-으로 찍히기도 하죠.
인물 색감을 중시하시는 분이 파나소닉 기종을 쓰시려면 일단 노출보정 +1 주시고, 후보정과도 친해지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4. 작은 크기와 휴대성이 중요하신 분

미러리스의 휴대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얇은 팬케이크 단초점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베스트죠.
파나소닉의 20mm f/1.7 렌즈라든지 삼성의 30mm f/2.0 렌즈 등이 화질과 크기 면에서 호평 받고 있고, 표준화각이라 쓰임새도 좋습니다.
하지만 역시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더 선호하시는 건 범용성이 좋은 표준 화각대의 줌 렌즈입니다.
그런데 보통 미러리스에 줌 렌즈를 달면 앞뒤 길이가 폭과 비슷해지면서 컴팩트 디카처럼 막 외투 주머니에 넣고 다니긴 힘들어집니다.

파나소닉 ◎ : 줌 렌즈를 달고도 컴팩트 디카 수준의 휴대성을 바라신다면 파나소닉 DMC-GX1 + X 14-42mm 렌즈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X 14-42mm 줌 렌즈는 전원 끈 상태에서 바디보다 2.5cm 정도밖에 안 튀어나옵니다. 사이즈 면에선 정말 독보적이죠.

파나소닉 GF3나 곧 발매될 GF5 바디가 좀더 컴팩트하긴 하지만 구형 센서를 쓰기 때문에 별로 안 좋을 것 같습니다.

올림푸스 ○ : 파나소닉과 렌즈가 호환되니 E-PM1이나 E-PL3 바디만 사서 파나소닉 X 14-42 렌즈를 달아줄 수도 있습니다만...
X 14-42 렌즈는 단품으로 사면 꽤 비싸더라고요.
올림푸스의 번들 줌 렌즈 14-42mm II R도 나름 컴팩트한 편입니다(길이 5cm).

삼성 ○ : 
 삼성 NX 20-50mm 표준 줌렌즈는 길이가 4cm가 안 되는, X 14-42에 이어 두번째로 작은 줌 렌즈입니다.
그런데 20-50mm 렌즈는 손떨림 보정 기능이 없고 AF 소음이 커서... 크기가 더 큰 18-55mm 렌즈를 선호하는 분들이 많죠.

소니 △ :
  소니는 바디 사이즈 자체는 정말 미친듯이 얇고 작습니다만... 렌즈를 끼우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18-55mm 표준 줌 렌즈도 4사 중 가장 크고(엄밀히 따지면 삼성 18-55mm가 더 크지만 삼성엔 더 작은 20-50mm가...) 화질이 떨어집니다.
다른 렌즈들도 타사 동급 렌즈 대비 일단 조금씩 크며, 유일한 팬케이크인 16mm 렌즈도 타사 대비 크고 화질이 안 좋다고 합니다.


5. 본인이나 지인이 삼성 직원인 분

삼성 ◎ : 
 카메라에 대해서 웬만큼 까다로운 취향이 아니시라면 그냥 삼성 카메라로 사십시오.
미러리스 4사 제품이 다 각자 이부분이 낫고 저부분이 못하고 나름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임직원가라는 가격적인 메리트가 들어가면 균형이 깨져버립니다. 삼성이 가격 대 성능 비 최강이 되어버리는 거죠.
한 가지... 무슨 NX11 특가 행사 이런 거에 혹하지 마시고 꼭 NX200 이후의 기종으로 사셔야 합니다^^


6. 사진 화질이 중요하신 분

삼성
  삼성 NX200의 이미지 센서는 BSI 방식은 아니지만 2천만 화소의 APS-C 사이즈로 저감도에서는 상당히 좋은 성능을 내주며,
'광학의 삼성'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렌즈 성능은 정말 후덜덜합니다.
20-50mm 렌즈는 줌 렌즈임에도 선예도가 웬만한 타사 단렌즈 수준이고, 단렌즈들은 DSLR 렌즈도 능가하는 선예도를 갖고 있다고 하죠.

소니  : 이미지 센서의 성능은 소니가 가장 좋습니다.
APS-C 사이즈로 크기도 크고, 다이나믹 레인지도 넓고, 이면조사(BSI) 방식이라 고감도 성능도 탁월합니다.
주로 실내에서나 야간에 사진을 찍으시는 분은 고감도 화질이 좋은 소니 제품 추천합니다.
문제는 이런 탁월한 센서 성능을 100% 발휘시켜줄 좋은 렌즈가 없다는 거죠.
18-55mm 번들 줌 렌즈는 NEX-7의 2400만화소의 해상도를 살릴 수 있을 만큼의 선예도가 안 나온다고 합니다.
그나마 최근에 나온 50mm f/1.8 렌즈나 칼 짜이스 24mm f/1.8 렌즈가 화질이 좀 괜찮은데... 칼 짜이스 렌즈는 150만원쯤 합니다-_-

파나소닉  : 센서 크기가 작아서 해상도, 다이나믹 레인지, 노이즈 면에서 소니나 삼성에 뒤집니다만...
신형 센서가 적용된 파나소닉 G3와 GX1의 경우 해상도와 노이즈는 많이 향상돼서 그 차이가 줄었습니다.
100% 확대해 보거나 대형 인화를 해야 비로소 눈에 띌 정도랄까요.

올림푸스 △ : PEN 시리즈의 현행 기종들은 구형의 작은 센서를 쓰기 때문에, 해상도와 고감도 노이즈 면에서 타사 대비 밀립니다.
최신 기종인 OM-D E-M5에선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하는데... 문제는 가격이-_- 


7. 기계적 성능이 중요하신 분

DSLR을 쓰다가 미러리스로 옮기는 분들 중에는 DSLR처럼 빠릿빠릿하게 반응하는 기계적 성능과 조작성을 중시하는 분이 계실 것 같습니다.
아직 발전 초기의 미러리스에 DSLR과 동등 수준의 기계적 성능과 신뢰도를 기대하시는 건 좀 무리이고, 기대치를 다소 낮추실 필요가 있고요.
미러리스가 DSLR에 비해 특히 뒤떨어지는 부분은 동체추적 AF입니다.
아이가 이리저리 예측불허로 뛰어돌아댕기는 모습을 초점이 딱 맞게 쨍하게 찍고 싶으신 거라면 현재의 미러리스는 비추천입니다.

소니 ○ : 현행 기종 중에는 소니의 NEX-7이 전반적인 바디 성능은 가장 뛰어납니다. 또 가장 비싸죠-_-
3개의 다이얼을 도입해서 기존 NEX 시리즈 대비 조작성이 혁신적으로 개선됐으며, DSLR 수준의 빠른 조작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NEX-7에 LA-EA2 어댑터를 달고 소니의 기존 DSLR/DSLT용 렌즈를 사용하면 DSLR과 동일한 AF 성능까지 가능해집니다.
이건 소니 DSLT용 렌즈를 이미 몇 개 갖고 계신 분께는 매력적인 옵션일 수도 있겠으나...
이 LA-EA2라는 게 웬만한 카메라 한 대 가격이고-_- DSLT 렌즈를 주력으로 쓸 거라면 애초부터 미러리스보단 DSLT 카메라를 사는 게 낫죠.

한 가지, NEX-7 이외의 기종은 다이얼도 하나뿐이고 UI가 매우 복잡해서 세팅 하나 바꾸려면 꽤 오래 걸립니다.

파나소닉 ○ : DMC-GX1은 셔터 랙, 연사속도 등의 성능에선 NEX-7에 다소 뒤지지만
AF 성능과 조작성, 반응성 만큼은 NEX-7(LA-EA2 미사용) 이상으로 좋습니다.
G3도 버튼 수는 좀 적지만 GX1과 비슷하고요.

올림푸스 △ :  이전에 문제가 됐던 AF 속도는 PEN E-P3 이후 대폭적으로 개선됐지만... 메뉴가 복잡해서 세팅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매된 따끈따끈한 OM-D E-M5는 NEX-7에 뒤지지 않는 우수한 성능에, 방진방적 기능까지 들어가 있답니다.

삼성 △ : RAW 파일 저장시 다른 조작을 못하는 부분이 아무래도 문제가 되겠죠.
그리고 사람들 얘길 들어보면 NX200이 좀 나아지긴 했지만 기계적인 조작감 면에서 뭔가 좀 부족하다고들 하는 것 같습니다.


8. 동영상 성능이 중요하신 분

캠코더 대체용으로 미러리스 디카를 구입하시는 분이나 동영상 촬영 빈도가 높으신 분들은 동영상 성능이 중요하실 텐데요.

파나소닉  동영상 성능 면에서는 파나소닉 GH 시리즈가 다른 브랜드는 물론 파나소닉의 다른 시리즈와도 격을 달리합니다.
디카는 동영상 해상도보다 화소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라인 스키핑이라고 실제 화소 샘플 데이터를 띄엄띄엄 사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만...
GH 시리즈는 전체 화소의 데이터를 모두 사용해서 축소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만들기 때문에 타기종과 디테일의 차원이 다릅니다.

파나소닉의 14-140mm 렌즈는 동영상 촬영 도중 매끄러운 조리개 변경이 가능한 무단 조리개를 채용했고, AF 소음도 적습니다.
그리고 파나소닉의 X 렌즈들은 전동 줌을 채용해서 줌링 돌리느라 영상이 흔들릴 일도 없고, 일정한 속도의 줌 촬영도 가능합니다. 

파나소닉 GH 시리즈 이외의 다른 기종, 타사 제품들의 동영상 성능은 대동소이합니다.
요즘 기종들은 다들 Full HD 사이즈(1920 x1080) 프로그레시브 30 프레임(30p)이나 인터레이스드 60 프레임(60i) H.264 동영상을 지원합니다.
사실 전문적인 용도로 쓰실 것 아니면 이 정도만으로 충분하고도 넘칩니다.

소니 ○ : 소니의 최신 NEX 시리즈는 1080/60p의 부드러운 동영상 및 영화 필름과 같은 프레임 레이트인 24p 영상이 가능합니다.
보다 전문적인 촬영을 위해 외장 마이크(전용)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삼성  : NX200부터는 이전 기종 대비 젤로 현상 등의 문제가 줄었으며, 슬로우 모션 같은 재미있는 동영상 촬영 모드가 있습니다.

올림푸스 △ : E-P3 이후 파일 포맷 변경을 비롯한 동영상 성능의 개선이 있었지만 아직 타사에 비해 좀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동영상 촬영 시 화각이 좁아져버리는 부분이라든지, 특히 망원의 경우 손떨림 보정 때문에 화면이 울렁거린다든지...
한 가지 장점은 EMA-1이라는 옵션 어댑터를 사용하여 외장 마이크도 연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9. 셀프 카메라 촬영이 많으신 분

파나소닉   자기 모습을 직접 보며 셀카를 찍을 수 있는 스위블 액정이 달린 기종은 최근까지 파나소닉 G 시리즈와 GH 시리즈 뿐이었습니다.
무게도 더 가볍고, 가격도 더 저렴한 G3가 셀카용으로는 가장 좋을 것 같고요.
그런데 셀카 좋아하시는 분의 스타일 상 G3의 디자인이 맘에 안 들 가능성이 좀...^^

삼성 ○ : 삼성에서도 스위블 OLED 모니터가 달린 NX20이 5월에 발매입니다.
그런데 요것은 최신제품이고, 등급도 G3보다 위라서 비싸고, 더더욱 호불호가 갈리는 스타일인 듯하네요^^;;

올림푸스 ○ : 미러리스는 심도가 얕기 때문에 셀카 찍을 때 눈에 초점이 맞지 않으면 흐리멍텅한 실패작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스위블 액정 없이 셀카를 찍어야 하는 기종에서는 카메라가 자동으로 얼굴을 인식해서 초점을 잘 맞춰주길 바랄 수밖에는 없겠죠.
얼굴인식 AF는 모든 기종이 지원하지만, 그 중 올림푸스는 iDetect라고 해서 얼굴 중에서도 눈동자에 초점을 맞춰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인물 색감으로 유명한 올림푸스니까요.
올림푸스 기종으로 셀카 찍어본 적은 없지만... 아무래도 타 기종보다는 결과물이 더 좋지 않을까 싶네요.

소니에서도 NEX-C3 후속 기종으로 셀카에 특화된 180도 플립 LCD를 장착한 NEX-F3가 6월 발매 예정입니다.

그리고 제조사 별로 이름은 다르지만 파나소닉의 소프트 스킨, 올림푸스의 e-포트레이트, 삼성의 뷰티샷, 소니의 소프트하이키 등
얼굴의 잡티를 제거해주고 피부 톤을 더 밝게 찍어주는 기능도 셀프 샷에 도움이 될 듯합니다.


이상 미러리스 카메라 구입을 위해 제가 조사한 정보를 토대로 약간의 어드바이스를 정리해봤는데요.
미러리스 카메라를 새로 구입하시려는 분들의 선택에 도움이 좀 되면 좋겠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 관련 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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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 24. 08:02

RG GAT-X105 엘 스트라이크 건담 제작기 #3 - 먹선/데칼/마감

표면 정리 후 8개월간 방치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도색 이후엔 바로바로 완성하자고 마음 먹었으나...
그놈의 파이널 판타지 13-2 한다고 또 몇 주간 방치했다가 돌아왔습니다^^

우선 먹선 작업입니다만, 표면정리 때 미리 패널 라인 등 먹선 넣을 부분을 깊숙히 파준 관계로 수월하게 넣을 수 있었습니다.
수월하다곤 해도 워낙 패널 라인이 많은 Real Grade인지라 정말 오래 걸렸네요ㅜㅜ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RG 킷이 사이즈가 더 큰 MG보다도 먹선 작업량이 (훨씬ㅠㅠ) 더 많다는 것입니다.

오웃, 그런데 제가 프라에서 잠시 손을 놓고 있던 사이에 타미야에서 놀랍도록 편리한 제품이 나왔습니다.
이름 하여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Panel Line Accent Color)!
기술적으로 대단한 물건은 아니지만...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제품이랄까요?
에나멜 먹선작업에 안성맞춤인 제품입니다.
혹시라도 에나멜 먹선 테크닉을 모르시는 분을 위해 좀 설명 드리자면...
에나멜 도료 원액 : 신너 비율을 1 : 5~10 정도로 묽게 희석하여 패널라인 일부에 붓으로 콕 찍어줍니다.
그러면 모세관 현상에 의해 저절로 전체 패널 라인에 쪽쪽 퍼져나가주죠(요거 보고 있으면 상당히 쾌감이 있다는^^).
그리고 건조된 후에 붓자국과 삐져나온 자국 등을 신너로 살짝 지워주면 패널라인 먹선이 완성됩니다.

그런데 기존 에나멜 도료로는 희석 농도 맞추기가 어려우며, 작업 후 붓과 조색접시 등을 세척하기가 귀찮다는 불편한 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희석 농도는 너무 진하면 먹선이 잘 안 퍼지고, 너무 연하면 패널 라인의 색상 균일성이 떨어져서, 나름 까다롭게 맞춰야 하는데...
보통 먹선 용으로는 에나멜을 코딱지만큼밖에 안 쓰니까 도료와 신너의 양을 계량하기도 힘들고 농도 맞추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 패널 라인 액센트 컬러는 이미 패널 라인 먹선 넣기에 적절한 농도로 희석되어 있어서 농도 잘못 맞출 걱정도 없고,
병에 붓까지 달려있어서 쓰기도 편하고, 보관도 편하고, 세척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것도 딱 제가 자주 쓰는 색깔 별로 그레이, 블랙, 브라운의 3종이 출시돼 주었습니다.

RG 엘 스트라이크 작업에서는 세 가지 색을 각각 다음과 같이 부위 별로 적용했지요.

  • 그레이 : 흰색 장갑 부분
  • 브라운 : 붉은색, 노란색 장갑 부분
  • 블랙 : 파란색 장갑, 회색 프레임 부분

저는 처음에 Panel Line Accent Color 그레이의 색이 너무 밝아서 걱정 했습니다.
내부 프레임 색이 화이트 : 블랙 = 2 : 1로 섞은 밝은 회색인데, 그보다도 더 밝고, 거의 서페이서의 색과 맞먹을 수준의 밝은 회색입니다.
그런데 이게 실제로 먹선을 넣어놓고 보니 또 꽤 괜찮고 잘 어울리더군요.

그래서 ☞먹선이 검정색이 아닌 더 흐린 색이 잘 어울리는 이유☜에 관해 생각하고 정리해봤습니다.

저처럼 먹선 색상에 대해 고뇌^^해보신 적 있는 분이라면 링크의 글을 한 번 읽어보시길...


아무튼 먹선은 잘 일단락되었고요. 문제는 데칼인데...
RG 엘 스트라이크가 발매된 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소드/런처 스트라이커 팩까지 발매됐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RG 스트라이크 용 반다이 제 습식 건담데칼은 발매 예정조차 안 잡혀 있습니다.

걱정 되는 건 RG 스트라이크 데칼뿐만 아니고 별매 건담 데칼이라는 시리즈 자체가 재작년말 이후로 1년 넘게 신제품 소식이 없다는 겁니다.
그나마 최근에 건담 데칼 DX라는 한정판 소식이 들려왔지만... 알고 보니 그냥 예전 데칼들을 크게 한 장에 모은 것뿐이더라고요.
1년 전의 동일본대지진으로 반다이의 별매 습식 데칼 신제품 설계 부서가 피해라도 입은 걸까요?
아니면 건담 데칼이 잘 안 팔리니깐 이제부턴 일반 판매 안 하고 한정판 장난질을 치겠다는 걸까요-_-?

아무튼 RG 스트라이크 건담 데칼이 안 나온다고 작업을 중단하고 데칼 나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건 영 성격에 안 맞고...
조사를 좀 해봤더니 작년 11월에 모델링홀릭 카페의 '칠식이' 반찬식님께서 RG 스트라이크 데칼을 만들어서 판매하셨더라고요.
연락을 드려보니 시간이 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재고가 있다고 하셔서 급히 공수해왔습니다.
대부분은 찬식님 데칼을 사용했으며 일부 기존 MG 스트라이크 용 반다이 습식 데칼 또는 범용 코션 데칼을 붙였습니다.
데칼링은 기본적으로 설명서를 따르되, 일부는 PG 스트라이크를 흉내내어 다르게 붙이거나, 다른 위치에 붙인 것들도 있습니다.
PG 스트라이크 흉내를 내자면 스커트의 요 커다란 CINQUE 마크를 빼놓을 수 없죠.
Cinque(칭퀘)란 스트라이크의 형식 번호인 GAT-X105의 마지막 숫자 '5'의 이탈리아어 표기입니다.
제가 PG 스트라이크를 만들 때는 데칼링 후에 페이즈 시프트 아머의 독특한 재질 표현을 위해 펄 파우더를 뿌려주었습니다만...
귀찮아서RG 같은 작은 스케일에는 안 어울릴 것 같아서 생략했습니다.

수퍼 아이언 실버로 도색한 어드밴스트 MS 조인트(AMSJ)의 마감은 유광 우레탄 클리어로 했는데요.
역시 우려했던 바대로 가동시에 까지는 관절 부분도 있고(팔꿈치 관절),
가동부분이 너무 빡빡해서 관절이 빠지기도 하더군요(허벅지 장갑 연동 부분)ㅜㅜ
다음번에 AMSJ를 도색할 때는 좀더 신경써야겠습니다.
AMSJ는 그냥 1차 도색까지만 하고 마감제는 안 뿌리는 게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그 외 부분은 전체적으로 SMP 무광 우레탄 클리어로 마감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번엔 SMP 무광 우레탄 클리어의 보존기간이 오래 돼서 그런지 칠하면서 트러블이 많았습니다.
에어브러시 노즐이 막힌다거나 부품 표면에 이따만한 알갱이가 박힌다거나...

SMP 제품들 싼 맛에 잘 써왔는데, 가끔씩 이렇게 트러블이 발생하곤 하면 정신적 비용이 더 크죠-_-
그리고 요즘은 가격도 올라서 안 쌉니다. 15ml 도료가 SMP는 현재 2100원 하는데, 가이아노츠는 일본에서 보통 160엔이면 사니깐 비슷합니다.

맘 같아선 쓰던 SMP 제품들 다 퇴출시켜버리고 싶습니다만... 딱히 대안이 없네요.

가이아노츠나 피니셔즈 도료 제품들은 국내에선 구하기가 힘들고...
GSI크레오스 제품들은 성능도 별로 안 좋으면서 가격만 비싸고...
E5라든지 다른 국내 도료업체들은 SMP 이상 못 미덥고...

무광 마감제로 가이아노츠 EX 플랫 클리어를 사고 싶어도 국내 판매점은 모두 품절이고요.
피니셔즈 수퍼 플랫 코트도 사고 싶지만 K모샵에서 20cc짜리가 18,260원이라니...플랫 베이스 대신 금가루라도 탔냐?
나중에 가이아노츠와 피니셔즈 제품 해외구매라도 한 판 뛰어야겠습니다.

네, 뭐, 아무튼... 눈과 엘 스트라이커 팩 분사구 같은 곳에 킷에 들어있는 메탈릭 스티커를 붙여줌으로써 모든 작업을 완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