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27. 23:26

자동차 월동준비 #4 - 엔진룸 디테일링과 각종 점검

지난주부터 기온도 영하로 떨어지고 겨울의 문턱을 넘어선 듯합니다(오늘은 막 더울 정도로 따뜻하긴 했지만-_-).
지금까지 월동준비라고 겨울용 타이어도 바꾸고 도장면에도 쳐발쳐발해주고 했는데, 이제 화룡점정의 때가 온 듯하네요.

겨울철 안전운행을 위해서 엔진룸 내 각종 점검 사항들을 살펴보고,
기왕 열어보는 김에 엔진룸도 예쁘게 닦아주었습니다.

원래는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11월 14일부터 12월 2일 사이에 무상점검 서비스를 해준다길래 거기서 점검 받아볼까 했더니만
11월 17일에 전화했는데 이미 예약이 꽉 찼다더군요ㅜㅜ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제 손으로 점검했습니다.
서비스 센터만큼 전문적인 정비는 못 하지만 엔진룸 내 각종 액체들의 수위와 타이어압 체크 정도는 오너 정비도 가능하니까요.

엔진룸 디테일링

엔진룸 내부도 차 산 후 넉 달 동안 두어 번 정도 대충 닦았기 때문에 뭐 엄청 더럽거나 그렇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요 부품들은 다 케이스나 커버가 씌워져 있어서 청소할 곳도 별로 많지 않고요^^


아무튼 월동준비 기념으로다가 엔진룸을 제대로 한 번 닦아줬습니다.
뭐 제대로라고는 해도 커버를 벗기고 속속들이 닦는다거나 그런 수준의 '제대로'는 아니고요^^
일단 엔진후드 안쪽면부터 먼저 닦았습니다.
여길 나중에 닦으면 더러운 먼지와 물이 떨어져서 엔진룸이 다시 더럽혀질테니까요.
가장자리의 금속면은 메과이어 All Purpose Cleaner (APC) 1:4 희석액을 분무기로 뿌리고, 데이토나 주니어 브러쉬로 박박 닦았습니다.
그리고 분무기로 물을 뿌려서 헹궈주고, 극세사 타월로 물기를 닦아주었죠.

가운데 부직포로 된 부분은 APC 용액을 스펀지로 묻혀준 뒤에 다시 물에 적신 극세사 타월로 닦아주었습니다.
세차장 사장님께서 엔진룸 디테일링을 도와주신 데다가, 손 모델까지 해주셨습니다^^;;

엔진룸 내부 청소도 비슷한 방법으로 닦았습니다.
먼저 분무기로 APC 희석액을 전체적으로 뿌렸습니다.
공기 흡입구나 전기 배선에는 물이 묻지 않도록 마스킹 같은 걸 하는 게 좋겠지만... 그런 거 없고^^ 그냥 좀 조심해서 뿌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디테일링 브러쉬와 데이토나 주니어 브러쉬를 동원하여 열심히 세정을...
그리고는 분무기로 물을 뿌려서 헹궈주었습니다.
압축분무기 같은 걸로 뿌려주는 게 헹굼 효율은 좋겠지만 압축 분무기를 따로 사기는 귀찮고...
폼잇으로 뿌리면 물이 너무 팍팍 나가서 전기배선 등에 위험할 것 같아 그냥 일반 분무기로 뿌렸습니다.
 
그리고 세차장 에어건으로 구석진 곳의 물기를 털어낸 후 극세사 타월로 물을 한 번 닦아주고,
다시 한 번 물에 적신 타월로 닦아주어서 세제잔류물을 최대한 제거했습니다.
이것으로 엔진룸 세척은 끝!
깨끗하긴 한 것 같은데 좀 뭔가 허옇게 떠보이죠?
이제 기름진 색감과 광택의 복원, 그리고 부품의 보호를 위해 코팅제가 나설 차례입니다.
최근에 구입한 Ultima Tire & Trim Guard Plus(UTTG)를 모든 부품들과 커버에 전체적으로 발라주었습니다.
트림, 타이어, 휠에 사용하는 제품이니까 플라스틱, 고무, 금속 등 엔진룸 내 모든 재질에 사용해도 별 문제 없을 거라 예상됩니다.

UTTG까지 발라준 후의 결과물은 아래와 같습니다.
확실히 좀더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느낌이 나죠^^?

엔진 오일 점검

겨울에는 특히 시동 시에 온도가 낮기 때문에 엔진오일 점도는 높아지고 윤활성능은 떨어지고, 엔진에 손상을 준다고 하죠.
이에 대비해서 엔진오일을 보충하거나 교체해주고, 시동 걸 땐 엔진 예열 시간을 충분히 주라고 합니다.

제타는 순정 엔진 오일이 롱라이프 오일인 관계로 아직 오일을 갈아야 할 시기는 안 됐습니다.

엔진 오일뿐만 아니고 기타 모든 오일과 액체류 점검은 수평이 잘 맞는 곳에서 해야 됩니다.
엔진 오일 점검을 위해서는 우선 평평한 곳에 차를 세우고 시동을 끈 후 5분 기다립니다.
그리고 나서 오일 게이지를 닦은 후 다시 점검 홀에 끼웠다 뽑아서 오일 묻은 높이를 체크하라고 하네요.
오일 게이지를 찍어보니 최고점과 최저점의 정중간보다 모자랍니다.
매뉴얼을 보니 오일이 중간쯤일 경우 500ml 정도 보충하면 된다고 해서
출고시에 트렁크에 넣어준 1ℓ짜리 순정 엔진오일을 따서 눈대중으로 반통쯤 보충해주었습니다.
보충하고 나니 MAX 지점 가까이까지 차는군요.


냉각수 점검

거의 새 차니까 냉각수에 문제가 생길 일은 별로 없겠지만 일단은 점검해 봤습니다.
작은 엔진룸에 뭘 그렇게 많이 쑤셔 담았는지 배관과 배선 같은 것들에 가려 냉각수 보조 탱크의 수위가 잘 안 보이네요.
가까스로 틈새를 들여다 보니 MIN과 MAX 중간보다 더 위쪽으로 적당한 위치까지 차있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운행 후 바로 열면 화상의 위험이 있다고 하니 주의하시길) 순정 부동액 색깔은 진한 핑크색이네요.
일반적으로 부동액은 형광연두색 같은 색깔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특이한 색깔 외에는 딱히 녹 같은 이물질도 없고, 결빙 위험이 있을 정도로 부동액 농도가 옅다든가 하지도 않네요.
별 이상은 없는 듯...

매뉴얼에 보면 냉각수 보충할 때는 폴크스바겐 순정 부동액을 수돗물이 아닌 정제수에 타서 보충하라고 합니다. 번거롭게시리...


배터리 점검

어떤 종류의 전지든 겨울철의 저온에서는 특성이 나빠집니다.
자동차용 납축전지는 영하의 온도에서 대략 20% 성능이 나빠진다고 하니 겨울 전에 점검해두는 게 좋습니다.
네이버 제타클럽의 쥔장님이 블루모션에 2채널 블랙박스를 상시전원으로 달아놓으면 겨울에 배터리가 반드시 완전방전될 거라고 악담을 하셔서
특별히 꼼꼼히 들여다보았습니다.

배터리 커버 때문에 배터리 상태를 직접 볼 수 없는 관계로 커버를 벗겨냈습니다.
보통 요즘의 MF(maintenance free) 배터리에는 전해액 상태를 알 수 있는 점검창이 있는데, 제타 블루모션 배터리에는 그런 게 없더군요.

그 대신이라기엔 뭣하지만 전압계로 배터리 단자전압을 측정해봤습니다.
시동 꺼진 상태에서는 12.4V, 시동 걸린 상태에서는 14V로 현재 상태는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배터리 단자나 케이블의 상태도 녹이 슬거나 전해액이 말라붙은 가루가 날리거나 하지 않고 깨끗하네요.

폴크스바겐 블루모션 차량의 배터리에 점검창이 없는 이유는 이 배터리가 AGM(Absorbent Glass Mat) 배터리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보시면 중간 쯤에 AGM이라고 쓰여 있죠?
AGM 배터리는 Mercedes-AMG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요^^
전해질 용액을 유리섬유 솜(AGM)에 적셔놓고, 전기분해로 발생된 산소와 수소를 다시 물로 되돌리는 밸브장치를 추가했기 때문에
일반 MF 배터리에 비해 수명과 안전성이 향상되었고, 무엇보다 충방전 속도가 빠르고 효율이 좋습니다.

폴크스바겐의 블루모션 차량은 스타트-스탑 기능 때문에 차량 정지 상태에서 배터리 충전이 안 되는 데다가 시동은 자주 걸어대고,
에너지 회생 제동 시스템의 채용으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만 배터리가 충전됩니다.
그래서 다른 일반 차량에 비해 배터리가 소모될 기회는 많은 반면 충전되는 시간은 현저히 짧습니다.

이런 사용환경 하에서 일반 배터리로는 좀 불안했는지 폴크스바겐은 결국 AGM이라는 충방전 효율이 좋은 특수 배터리를 채용했더라고요.
AGM 배터리가 좋은 건 알겠는데, 문제는 가격이 일반 MF 배터리에 비해 두 배 이상 비싸요ㅜㅜ
블루모션 기술로 기름값 한두 푼씩 아꼈다가 나중에 배터리 값으로 수십만원 한 방에 훅 들어가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윈드실드 워셔액 점검

흠흠... 워셔액 주입구는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지만 얼마나 들어있는지 수위를 점검할 방법은 없더군요.
뭐 순정 워셔액은 사계절용이라 -25℃까지는 얼지 않을 것이고, 계기판에 워셔액 부족 경고등도 안 들어왔으니 보충 안 해도 별 문제는 없겠지요.
사실 전 워셔액 쓸 일이 거의 없답니다^^
워셔액이 아닌 제 손으로 유리창을 닦는 걸요~~
워셔액 한 번 뿌리면 루프까지 튄 자국 남고-_- 실수로 전조등 안 끄고 뿌리면 전조등 커버용 워셔액이 엔진후드 전체에 막-_-;;
오 노~~


브레이크 오일 점검

새 차나 다름 없는 차에 벌써 브레이크 오일 문제가 생겼을 리는 없겠지만,
워낙에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인 관계로 한 번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너무 복잡한 곳에 틀어박혀 있는 데다가 브레이크액 색깔도 눈에 잘 띄는 색깔이 아니라 높이를 확인할 수가 없네요.
뭐 MIN과 MAX 사이에 잘 있겠죠?
문제가 생긴다면 경고등이 들어오겠죠 아마^^;;


타이어 공기압 점검

타이어 속의 공기가 완전히 식도록 밤새 차를 세워둔 후에 타이어 공기압을 측정해 보았습니다.
네 바퀴 평균 34.7psi 정도가 나오네요.
11월 1일에 겨울용 타이어로 갈아끼우고 바로 쟀을 때 36.7psi였는데 한 달도 안 돼서 꽤 많이 줄었습니다.
타이어 바꾼 초기이고, 11월달 중에 기온이 뚝 떨어져서 그런 것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적정 타이어압이 36 psi인데, 적정 압력보다 10% 넘게 떨어지면 타이어 이상마모가 시작되고 더 떨어지면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고 하니
조만간 자동 공기 주입기가 있는 모현 세차장에 갈 일 생기면 반드시 타이어 공기를 보충해야겠습니다^^


이젠 정말정말 월동준비 끝!
저로선 겨울철을 대비해서 차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모두 해줬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