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1. 13:08

홧김에 해본 LSP 발수성 비교 테스트

지난 번에 후드를 4등분해서 각기 다른 LSP(Last Step Product)를 발라 날광와 웻룩 비교 실험을 했고 실망스러운 결과만 얻었는데요.
모처럼 마스킹도 하고 실험 세팅도 했는데 그렇게 끝내기는 아까워서 곁다리로 발수성도 비교해봤습니다.

차 후드를 탈지/클렌징한 뒤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 4등분해서 각 영역에 아래의 4가지 LSP를 정성스레 바르고 버핑해줬습니다.
상세한 실험 세팅은 ☞날광와 웻룩 비교 실험 글을 참고하시고요.


 Klasse High Gloss Sealant Glaze  Dodo Juice Supernatural Wax
 RaceGlaze Signature 42 Wax  Zymöl Glasur Glaze

애초부터 발수성 테스트를 위해 선정한 제품들이 아니라 광택 비교를 위한 선택이었고,
발수성은 곁다리로 테스트한 거라서 비교제품 라인업이 좀 그렇긴 합니다만...^^

비딩(water beading)을 보기 위해 분무기로 물을 뿌려 봤습니다.
날광와 웻룩 비교 실험에서 그냥 봤을 때는 전혀 안 보이던 왁스들 간의 경계가 물을 뿌리자 보이기 시작하네요.

 

역시 HGSG가 카나우바 왁스들에 비해 확실히 비딩이 약합니다.
마스킹 테이프에 가려져서 LSP가 올라가지 않았던 부분과 HGSG 바른 부분이 거의 동일한 비딩을 보입니다.

카나우바 왁스를 바른 발수성이 높은 표면 위에는 물방울들이 최대한 도장면에 붙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작고 동그란 물방울이 생기지만
LSP를 바르지 않았거나 HGSG를 바른 친수성 표면에는 물방울이 도장면에 잘 붙어 물방울도 더 커지고 찌그러진 모양이 되네요.
 
카나우바 왁스들끼리도 비교해 보자면 레이스글레이즈 42나 수퍼내추럴에는 가끔 약간 찌그러진 물방울이 눈에 띄지만
글레이저 위에는 완벽히 동그란 물방울밖에 안 보이더군요.

좀더 멀리 떨어져서 보거나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표면의 전반적인 색깔이 달라보이기도 합니다.



주된 원인은 친수성과 발수성 차이로 물방울의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어쩌면 날광과 웻룩의 차이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확실히 오른쪽 부분, 특히 오른쪽 아래 자이몰 글레이저 바른 부분은 왁스 안 발린 표면과는 많이 달라보입니다.

물을 계속 뿌리면 물방울들이 흘러내리는 쉬팅(water sheeting)이 시작되는데요.
글레이저 바른 부분에서 확실히 쉬팅이 많이 일어납니다.


후드가 볼록한 관계로 위쪽 부분은 경사가 덜하기 때문에 HGSG나 수퍼내추럴 쪽은 공평한 비교가 안 되지만,
같은 아래쪽에 있는 레이스글레이즈 42와 비교해 봐도 더 많은 쉬팅이 일어나며,
레글 42의 쉬팅 자국 한 가운데를 보면 물방울들이 점점이 남아있지만 글레이저에는 그런 것이 없다는 점이 다르더군요.

아무래도 발수성 좋고 매끈매끈한 표면일수록 물방울들이 표면에 붙어있지 못하고 잘 흘러내리겠죠?

비딩과 쉬팅을 비교했을 때 이번 실험에 사용된 4개의 LSP 중에서는 글레이저가 발수성 면에서 가장 우수한 것 같습니다.
대략
글레이저 > 수퍼내추럴 > 레이스글레이즈42 >> HGSG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일반적으로 발수성과 방오성(防汚性)은 어느 정도 비례한다고 하니 글레이저에게는 좋은 방오성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이쯤 되니 발수성과 방오성 면에서 최고라는 자이몰 티타늄도 한 번 발라보고 싶어지는군요ㅎㅎ^^;;


비록 이번 실험에서 처음에 원했던 광택의 차이를 느끼는 데는 실패했지만
곁다리로 해본 발수성 차이 실험을 통해 재미있는 사실을 개인적으로 새롭게 경험했네요.
비딩의 물방울 모양, 색깔 차이, 쉬팅 자국의 차이 등등 말이죠.
왠지 글레이저에게 더 호감도 갖게 됐고요.

담번엔 한 번 차량 전체에 글레이저를 발라봐야겠습니다.
발수성도 인상적이고...
지금까지 날광 LSP만 바르다가 웻룩의 글레이저를 바르면 혹시 차체 어느 구석에서 이전과는 다른 미묘한 광택 차이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