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6. 14:48

타미야 1/24 포르셰 911 GT3

타미야의 1/24 PORSCHE 911 GT3, 오랫동안 제 프라탑 꼭대기를 점유하고 있던 유일한 오토 킷이었는데...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빠빵' 매니아 아들내미님이 지난 주말에 바닥에 누워 자지러지기 신공을 펼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봉지를 깠습니다.


911이라고 하면 포르셰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모델입니다만...
대외적으로는 모두 911이라고 불러도 89년 이후로 큰 모델 체인지가 있을 때마다 포르셰 내부 형식번호는 다른 숫자로 바꿔 왔습니다.
헤드라이트 모양이 이렇게 생긴 건 996이라고 하네요.
타미야의 이 킷은 996타입 911 중에서도 FIA GT 대회를 타게팅해서 만들어진 GT3 모델의 시판차 트림인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야~ 근데 도색 안 하고 조립만 했는데도 무지 멋지데요.

건프라만 조립하다가 스케일 모형을 하려니 접착제 때문에 좀 실수를 많이 했지만 그래도 멋지더군요.


제가 오토 모델을 만져본 건 어렸을 적 아카데미에서 나온 람보르기니 쿤타치 이후로 20여년 만에 처음인데요.

특히 하체 쪽 조립할 때 메카닉 디테일들이 대략 감동이더군요.
건프라에서 메카닉 디테일이란 얄팍한 상상의 날개 위에 얹힌, 그야말로 디테일을 위한 디테일일 뿐이지만...
오토 모델 쪽은 정말 공학적인 현실의 기계장치 디테일이다 보니 선이 굵은 그 입체감 하며... 당위성의 수준이 다르죠.


뒷바퀴 쪽의 복잡한 멀티 링크 서스펜션은 정말 이런 가는 플라스틱 막대기 몇 개가 제대로 차를 지지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 접착하고 나니 의외로 튼튼한 겁니다.

조립하면서 '오오~ 이것이 기계 공학의 승리구나' 따위 생각을 하며 여러 번 감탄하게 되더군요.


엔진 배기구는 이렇게 연결되고, 트랜스미션은 이렇게 연결 되고...

자동차의 구조에 대해서도 공부가 많이 되더라고요.

(포르셰 RR 차량 따위... 우리집 FF 차와는 많이 다른 관계로 실생활에 별 도움은 안 되지만서도-_-)


아무튼 아직 만 3세도 안 된 난폭한 유아에게 던져주기엔 너무 아까워요, 흙흙...

조립하는 도중에도 아들내미님의 수퍼 파워가 작렬해서 조수석 쪽 A필러가 부러졌습니다-_-(위쪽 사진들 보시면 알 수 있으실 텐데요).

이 포스팅의 사진을 찍고 나서 1시간 내로 와이퍼는 둘 다 완파됐고, 반나절 만에 사이드 미러와 윈드실드(앞유리)도 뜯겨 나갔습니다ㅜㅜ


아, 장렬히 산화한 911이 아깝긴 하지만-_- 오토 모델의 매력을 새롭게 느낄 수 있었던 주말이었네요.